중미 코스타리카 대선투표…우파 여당 강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인구 530만명(유권자 370만명)의 중미 코스타리카에서 임기 4년(퇴임 8년 후부터 재출마 가능)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가 1일(현지시간) 시행됐다.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정해진 투표 시간 중 각 투표소에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했다. 출사표를 던진 20명의 후보 중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인물은 우파 여당인 국민주권당(PPSO) 대표 라우라 페르난데스(39) 후보다. 로드리고 차베스(64)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서 이번 대선에 나선 페르난데스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사한 방식의 외국인 범죄자 즉각 추방과 이민통제 강화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조직범죄 급증 억제를 위해 주변국인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정부 스타일의 대규모 교도소 건설을 공약했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4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였다. 그의 선거캠프는 결선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짓기를 원한다고 텔레노티시아스와 텔레디아리오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코스타리카는 대선 결선 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40%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없어야, 득표수 1·2위 후보 간 결선 양자 대결이 치러진다. 올해 결선 투표 예정일은 4월 5일이다. 경쟁 상대로는 청각장애를 딛고 재무부 차관까지 지낸 국민해방당(PLN)의 알바로 라모스(42) 후보와 영부인이었던 시민의제연합당(CAC)의 클라우디아 도블레스(45) 후보가 있다. 이번 코스타리카 대선은 역내 우경화 추세를 확인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칠레, 볼리비아, 온두라스 등에서 펼쳐진 최근 중남미 대선에서 각국 유권자들은 경제난 심화와 부패 척결 실패 등에 대해 좌파 정부 책임을 물으며 우파에 힘을 실었다. 이날 코스타리카에서는 57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도 함께 실시됐다. 현재 코스타리카 국회는 여소야대 지형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2026.02.01. 10:26
최근 복원된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한 성당 벽화 속 천사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닮아 논란이 되고 있다고 독일 도이체벨레(DW) 등 외신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작업을 맡은 복원가가 우익 정치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멜로니 총리는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 형제당 소속이다. 문제가 된 벽화는 산 로렌초 인 루치나 대성당에 그려진 것이다. 날개 달린 천사가 두루마리를 들고 이탈리아의 마지막 왕인 움베르토 2세의 흉상 양 옆에 서 있는 모습이다. 이 중 한 천사의 모습이 멜로니 총리를 닮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일부 야당 정치인들은 벽화 복원 작업을 둘러싼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복원가 브루노 벤티네티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원래 그림을 살린 것 뿐이라며 멜로니 총리를 모델로 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멜로니 총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나는 절대 천사처럼 생기지 않았다"고 적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알렉산드로 줄리 문화부 장관은 해당 벽화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며 점검 결과에 따라 향후 취해야 할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6.02.01. 9:45
멕시코 교육장관 고모·사촌 피살…"청부살인 추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정계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교육부 장관이 청부살인으로 추정되는 사건으로 고모와 사촌을 잃었다. 마리오 델가도(54) 멕시코 교육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제 고모와 사촌이 자택에서 잔혹하게 살해당했다"라며 "제 생일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주시기도 했던 고모는 지역 전통 음식을 팔며 생계를 꾸려나가시던 분이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적었다. 콜리마주(州) 검찰 보도자료에 따르면 사건은 전날 오전 4시 30분께 플라세타스 에스타디오 지역에서 발생했다. 괴한들이 특정 주거지에 침입해 안에 있던 여성 2명에게 총격을 가했으며, 피해자 신원은 멕시코 교육부 장관의 고모인 에우헤니아 델가도와 사촌 셸라 델가도로 현지 검찰은 확인했다. 두 여성은 모녀지간이다. 현장 수색을 통해 경찰과 검찰은 이날 오후 사건 가담자의 것으로 보이는 차량을 찾아내 접근하다가 역시 총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갑작스러운 교전 속에 가해자 3명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콜리마 검찰은 전했다. 경찰관 1명도 총상을 입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라고 한다.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경찰을 인용, 청부 살인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여성 살인(feminicidios)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 퇴치에 안간힘을 쓰는 멕시코는 형법상 살인죄 외에 여성 살인죄 항목을 별도로 두고 가중 처벌한다. 마리오 델가도는 여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대표(2020∼2024년)를 지낸 멕시코 주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연방 상·하원 의원도 역임했다. 그의 형인 펠리페 델가도(54)는 여당 동맹인 녹색당 소속 현직 연방 하원 의원이다. 태평양 연안에 있는 콜리마는 멕시코에서 폭력적인 주 가운데 하나다. 2023∼2024년에 멕시코에서 가장 높은 살인율을 보인 바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2026.02.01. 9:26
러, 통근버스·산부인과 무차별 공격…민간인 17명 사망(종합) 러시아군 "하르키우 마을 2곳 장악"…젤렌스키 "물류 파괴 노려"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미국의 중재로 러시아의 혹한기 에너지 시설 타격은 잠시 멈춰 섰지만 통근버스·병원 등 도심 민간시설을 겨냥한 드론 공격은 계속됐다. 1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서 에너지기업 DTEK 통근버스가 러시아 드론 공격을 받아 1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버스에는 근무를 마친 광산 직원들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밤에도 같은 주에서 러시아 드론이 민가를 덮치면서 2명이 사망했다. 주택 3채와 차 1대도 파손됐다. 남부 자포리자 지역의 한 산부인과 병원은 두차례 공격을 받아 어린이 1명을 포함해 9명이 다쳤다. 최전방 전선에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이 보고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의 마을 2곳을 장악하고 인프라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미국 중재로 혹한기 에너지 시설 공격을 잠시 중단했지만 도심이나 최전방 공격은 계속되면서 긴장 완화로 나아가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1주일 동안 우크라이나에 980대가 넘는 공격용 드론과 1천100발의 유도항공폭탄,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1월 한 달 기준으로는 공격용 드론 6천대 이상, 유도항공폭탄 5천500발, 미사일 158발을 우크라이나로 날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러시아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고 도시와 지역사회를 잇는 물류를 파괴하려 한다"며 방공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전날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 공격이 잠시 중단되자마자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당국은 혹한 탓에 송전선에 얼음이 쌓이면서 전력이 자동 차단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민경락
2026.02.01. 9:26
美민주, 텍사스보궐선거 승리…여당 공화, 하원서 불과 4석 우위(종합) 2년전 트럼프가 압도했던 지역 州의원 보선도 민주 낙승…"공화에 경종"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이 텍사스주에서 연방하원 의석을 추가하면서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지위가 약해지게 됐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치른 텍사스주 18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크리스천 메네피가 당선됐다. 18선거구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메네피는 다른 민주당 후보인 어맨다 에드워즈를 상대로 결선 투표에서 승리했다. 18선거구는 민주당 소속 실베스터 터너 전 하원의원이 작년 3월에 숨지는 바람에 지금까지 공석이었다. 메네피는 내년 1월까지인 터너 전 의원의 잔여 임기 동안 하원의원직을 수행하게 된다. 메네피는 선거 기간 보편적인 건강보험을 공약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을 이끄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을 탄핵하겠다고 했다.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연방하원에서 민주당이 1석을 늘리면서 앞으로 공화당은 하원에 대한 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당 소속 의원의 이탈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총 435석인 하원은 현재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3석이며 텍사스주 18선거구를 포함해 4석이 공석이다. 메네피 의원이 취임하면 공화당과 민주당의 의석 차가 5석에서 4석으로 줄게 된다. 이번 보궐선거는 터너 전 의원이 숨진 지 거의 1년 만에 치르게 됐는데 이를 두고 민주당은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공화당의 하원 의석수 우위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려고 선거를 지연했다고 비판했으며 애벗 주지사는 지자체의 준비 부족을 탓했다. 한편 같은 날 텍사스 주의회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는 개표가 거의 완료된 가운데 민주당 후보 테일러 레메트가 공화당 후보를 14%포인트 차로 앞서 주목받았다. 텍사스는 공화당이 주정부와 주의회를 장악하고 있으며, 레메트가 이긴 선거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17%포인트 차로 이겼을 정도로 안정적인 공화당 텃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공화당 후보에 대해 지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낮은 가운데 민주당이 작년과 올해 보궐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공화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관측에 점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공화당 소속인 댄 패트릭 텍사스 부지사는 레메트의 승리를 두고 "텍사스 전역의 공화당원에 대한 경종"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현
2026.02.01. 9:26
트럼프, 역대급정치자금 보유…조기레임덕 관측에도 영향력 건재 작년말 기준 5천445억원 신고…중간선거 후보 지원에 사용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역대급' 정치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온라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우군들은 3억7천500만달러(약 5천445억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정치자금 모금단체와 정치인들이 전날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신고한 작년 말 기준 정치자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그 어느 정치인보다 훨씬 많이 모았으며, 그 규모가 전례가 없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 단체가 신고한 3억7천500만달러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보유한 9천500만달러의 4배에 육박해 트럼프 대통령을 당 조직으로부터 독립된 정치 세력으로 만들었다. 반면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보유 자금이 1천400만달러에 불과했으며 1천700만달러의 빚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운영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이 3억400만달러를 보유해 민주당에 크게 유리하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가 보도한 3억7천500만달러에는 MAGA 슈퍼팩도 포함된다. MAGA 슈퍼팩은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모금하고, 그로부터 사업 특혜나 사면을 받으려는 후원자들이 호응하면서 작년 하반기에만 1억1천200만달러를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금을 향후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오는 11월 예정된 연방 상·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특정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거나 민주당 경쟁자를 공격하는 데 쓸 수 있다. 막대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일종의 경고로 작용하면서 공화당 내 비판 세력을 견제할 수도 있다고 NYT는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직접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3선은 헌법상 금지됐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에는 이런 제한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한편 자금력에서 민주당이 불리해 보이는 가운데서도 노스캐롤라이나와 오하이오, 조지아 등 접전 지역의 상원의원 선거전에서는 일부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보다 더 많은 정치자금을 모았다고 NYT는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현
2026.02.01. 9:2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경고에 대응해 워싱턴DC로 급파됐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두 차례 회동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뉴스1]
2026.02.01. 8:38
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처리 지연을 이유로 한국에 상호관세 25%를 다시 부과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벌인 한·미 간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방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두 차례 협의를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그제 빈손으로 귀국했다. 김 장관의 귀국 직후 발언을 보면 미국은 한국이 의도적으로 법안 처리를 지연하고 있다고 보는 듯하다. 한국의 국회 사정을 미 측에 충분히 설명해 오해를 풀었다지만, 관보 게재를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볼 때 최악의 경우 상호관세 25% 재부과가 현실화될 수 있다. 특히 어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휴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구체적으로 2월 말~3월 초 국회 처리 입장을 밝히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 미 측이 법안 처리 시까지 상호관세 25% 관세 재부과라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다. 동맹을 배려하지 않는 트럼프발 미국우선주의는 상시화됐다. 현실적인 선택은 25% 관세 재부과 없이 이번 사태를 마무리짓는 것이다. 25% 관세가 이행될 경우 국내 산업계가 받을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여야는 정쟁이 아닌 국익의 관점에서 협의하고 조속히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통해 향후 대미 투자처 선정과 투자 규모 결정 등 뒤로 미뤄놓은 난제 협의 과정에서 미 측이 반복적으로 관세 재부과 카드로 압박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해 한·미 정상이 통상·안보 팩트시트를 통해 합의한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 사용후 핵연료봉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허용 등에 대한 미 측의 관련 후속 조치도 상호주의 관점에서 진행 상황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이와 관련해 조현 외교부 장관은 최근 미국 협상팀의 2월 방한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결론을 도출하길 바란다. 새해 들어 한·미 간에 각종 통상·안보 현안을 두고 살얼음판이다. 통일부의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법안 추진을 놓고 미군이 주축인 유엔사령부가 공개 반발하는 모양새는 한·미 관계 상황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청와대 차원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사안이다.
2026.02.01. 8:28
이재명 대통령의 SNS 글이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X(옛 트위터)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한다는 글을 올리더니, 부동산 대책 관련 언급을 늘려가고 있다. 어제(1일)는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날벼락”이라고 표현한 경제지 기사를 공유하며 “왜 이렇게까지 망국적 투기에 편드냐”고 비판했다. 대통령의 SNS는 국민과의 직접적 소통의 한 수단일 수 있다. 다만 대통령의 SNS는 일반인의 메시지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발신돼야 한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갖는 영향력과 무게가 큰 만큼, 예기치 않은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부동산 정책도 그렇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고, 현 정부의 철학에 맞는 원칙의 구현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정책이든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역기능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은 언론 본연의 기능이다. 양도세 유예 종료의 경우, 중과 대상이 되는 조정대상지역이 강남 3구 및 용산구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로 확대되면서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사람도 있어 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두고 “저급한 사익 추구 집단이나 할 생각 아니겠습니까”라고 비난하면 자유로운 논의를 막고 언론 자유 침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달 말 ‘설탕 부담금’ 발언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은 일부 기사를 언급하며 “증세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어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를 인용한 기사를 공유하면서 용도제한이 없는 세금과 목적 및 용도가 제한된 부담금은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부담금과 세금을 엄격히 구분할 수도 있지만, WHO는 이를 설탕세(sugar tax)로 통칭한다. 영국도 부담금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BBC 기사를 보면 ‘설탕세’로 표기되기도 한다. SNS를 통한 과도한 단문 소통은 오해를 부르기도 하고, 글을 올린 이 대통령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될 수도 있다. 청와대는 그런 부작용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보다 더 정제된 방향으로 메시지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6.02.01. 8:26
경찰이 1일 인천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벌어진 성적 학대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70여 명 규모의 특별수사단(특수단)을 구성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범부처 합동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철저히 진상 규명하라”고 지난달 30일 긴급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청은 이날 “국무총리 긴급 지시에 따라 1월 31일 서울경찰청 내에 ‘색동원 사건 특별수사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서울청 생활안전교통부장을 단장으로 2개 수사팀 27명과 장애인 전담 조사 인력인 10개 해바라기센터 근무 경찰 47명, 외부 전문가 등 70여 명 규모로 꾸려졌다. 특수단은 이미 수사 중인 장애인 성적 학대를 비롯한 시설 내 학대와 보조금 유용 등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전면 수사할 방침이다. 앞서 중앙일보는 여성 입소자 19명이 시설장 A씨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보도했다(1월 9일자 14면). 서울청은 관련 보도가 나가자 지난달 20일부터 전국으로 분리 조치된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 일정을 세운 뒤 수도권을 비롯한 광주, 대전, 충남 아산, 경남 창원 등을 방문해 피해 진술을 청취했다.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지 8개월 만이다. 서울청은 국내 한 대학 연구팀이 실시한 ‘인천 강화군 장애인 거주시설(색동원) 입소자 심층 조사 보고서’에 담긴 성폭행 피해 진술을 토대로 이들 19명에 대한 조사를 지난달 30일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청은 이전까지 4명의 피해자를 특정하고, 시설장 A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강제추행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해 왔다. A씨의 혐의점을 포착했지만 피해자 대부분이 피해 사실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인 데다 확실한 증거도 확보하지 못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입소자 심층 조사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면서 수사를 본격화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색동원 사건 법률지원단의 원의림 변호사는 “피의자의 증거인멸 시도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안이 중대한 만큼 법률지원단에서도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수단 구성과 함께 색동원에 거주하는 남성 입소자 16명과 지난번 조사에 참여하지 못했던 여성 퇴소자 1명에 대한 심층 조사도 진행된다. 여성 입소자 19명을 심층 조사했던 대학 연구팀이 맡는다. 해당 팀은 과거 국민적 공분을 산 ‘도가니 사건’(광주인화학교 사건)과 신안 염전 강제노역 사건 등의 피해 사실을 심층 조사로 규명한 바 있다. 장종인 색동원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여성 입소자들뿐만 아니라 남성 입소자들도 시설 관계자들에게 학대를 당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이번 심층 조사를 통해 시설 내에서 벌어진 인권 침해 사안을 모두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단은 남성 입소자 심층 조사 자료도 중요 참고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범부처 합동 대응 TF는 국무총리실과 보건복지부,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구성된다. 보건복지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전국 장애인 시설에 대한 인권보호 등 관리 실태를 전수조사한다. 변민철([email protected])
2026.02.01. 8:24
정부가 ‘국가 중심의 창업사회로 대전환’을 선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주재한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K스타트업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테크 분야 4000명, 로컬 분야 1000명 등 모두 5000명의 창업 인재를 선발해 1인당 200만원의 창업 활동 자금을 지원하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또 이 프로젝트에서 선발된 초기 창업가들에게 집중 투자하는 500억원 규모의 ‘창업 열풍 펀드’를 조성해 성장 자금을 공급한다는 계획도 보탰다. 시의적절하며, 환영할 만한 조치다. 대한민국은 지금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성장의 한계에 이르고, 인공지능(AI) 시대가 초래하고 있는 ‘노동의 상실’ 시대를 맞고 있다. 하지만 ‘모두의 창업’이 국가창업시대의 과정이라면 몰라도, 최종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창업의 양적 팽창이 실질적인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게임 체인저’를 키워내는 질적 성장에 정책의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핵심은 대학과 연구소에 잠들어 있는 초격차 기술을 사업화하는 ‘딥테크 기반 창업’에 있다. 이스라엘이 인구 900만 명의 소국임에도 ‘스타트업 국가’로 우뚝 선 비결은 단순히 창업자가 많아서가 아니다. AI와 양자·바이오 등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에 국가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이를 시장에서 꽃피우는 ‘기술 사업화’ 시스템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역시 ‘모두의 창업’으로 넓힌 저변 위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팀들이 ‘죽음의 계곡’을 건널 수 있도록 대규모 R&D 자금과 정교한 기술 지원 체계를 매칭해 주어야 한다. 국가 주도의 창업 프로젝트는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만 해도 전국 시도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세울 정도였으나 확실한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간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창업의 문을 넓혔다면, 이제는 그 문을 통과한 인재들이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장 시스템이 필요한 시기다. 이번 국가창업시대 선포가 구호를 넘어,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딥테크 혁신 허브로 탈바꿈시키는 실질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6.02.01. 8:24
1970년 봄, 동해안의 공군 레이더 사이트 헌병대. 제대를 석 달 남긴 고참 병장 조갑제(趙甲濟)는 고민에 빠졌다. 한 사병이 늦게 나왔다고 덩치 큰 헌병 하사가 정시에 와서 초소배치 대기 중인 우리에게까지 단체기합으로 턱에 주먹질을 하고 있었다. 퍽 퍽 하는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하사가 내 앞에 섰다. “잠깐, 나는 못 맞는다. 너보다 난 군번이 빨라.” 욕설과 함께 주먹이 날아오는데 내 주먹이 먼저 그의 얼굴을 강타, 뒤로 자빠지게 했다. 헌병대장이 뛰어나와 나를 조사실로 끌고 들어가 신문을 하기 시작했다. 김유신의 대당 결전이 만든 평화 냉전승리 시작은 이승만의 분노 엇갈린 한동훈과 한덕수의 운명 자유 위한 싸움, 평화로 보상받아 “왜 때렸어?” “부하한테 맞을 순 없잖아요?” “뭐, 너는 163기고 쟤는 162기야.” “저는 161기로 훈련소에 들어와 늑막염에 걸려 두 달 입원하는 바람에 163기로 훈련소를 수료했지만 군번은 내가 앞이고 제대도 군번 순이므로 내가 쟤 상사입니다. 군대에서 상사가 부하에게 얻어터지면 됩니까. 더구나 쟤는 병장인데 헌병이라고 가짜 하사 계급장 달고 다니잖아요?” 헌병대장은 말문이 막혀 한참 생각하더니 “알았어. 가 봐”라고 했다. 그때 내가 맞는 쪽을 선택했다면 그 뒤 기(氣)가 꺾인 삶을 살았을 것이다. 주먹으로 지킨 자존심이고 마음의 평화였다. 2024년 12월 3일 밤,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비상계엄이 선포되자마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텔레비전 자막으로 맨 먼저 나온 메시지는 여당 대표의 반대성명이었다. 체포자 명단 맨 앞에 올라 있었던 그가 공무원들에게 불복종을 요구하면서 국회로 달려가는 것을 본 나는 즉시 유튜브에 “오늘 밤중에 계엄 해제가 이뤄져 실패할 것이다”는 영상을 미리 올렸다. 이진관 재판장이 한덕수 전 총리에게 내란중요임무종사죄를 적용, 구형보다 훨씬 무거운 징역 23년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핵심 이유는 “왜 당신은 한동훈처럼 즉각적으로 막는 행동을 하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부작위에 대한 처벌의 성격을 띠고 있다. 친위 쿠데타를 막을 수 있는 직위에 있었던 여권의 세 사람 중 한동훈 당시 대표만 조건반사적 헌법수호 행동으로 역사적 사명을 다했고 머뭇거렸던 한덕수와 추경호는 투옥되거나 기소됐다. 우리 민족사에는 결정적 순간에 지도자들이 격정적으로 행동한 사례가 기록으로 남아 있다. 1950년 6월 25일 남침 보고를 받은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주한(駐韓)미국 대사를 불러 “우리는 남녀노소가 다 나와 몽둥이와 돌멩이를 들고서라도 싸울 것”이라 통보했다. 주한미군도 한미동맹도 없는 상태에서, 그것도 1:3(김일성, 모택동, 스탈린) 대치 국면에서 결사항전의 총력전을 선포한 것이다. 다음 날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화답이라도 하듯이 애치슨 국무장관에게 “딘,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 개자식들을 막아야 합니다”라고 했다. 미군 파병과 7함대의 대만해협 파견을 즉각적으로 결단한 것이다(대만은 한국전 때문에 살았다). 한국전을 계기로 일본은 경제 부흥을 이루고 서독은 재무장, 나토는 군사동맹체로 강화되었으며 미국은 군사비를 네 배로 늘려 본격적인 대소(對蘇) 군비경쟁을 개시했다. 40년 뒤 총 한 방 쏘지 않고 소련은 무너진다. 이승만과 트루먼의 ‘즉각적’ 분노 표출이 냉전에서 자유세계가 이기는 원동력이었다. 서기 660년 당의 소정방(蘇定方)은 13만 군대를 끌고 와서 신라군과 함께 백제를 멸망시킨 뒤 내친 김에 신라군을 공격해 한반도를 먹으려고 했다. 정보를 입수한 태종무열왕이 대책회의를 여는데 김유신이 한 말이 삼국사기 열전(列傳)에 적혀 있다. “개는 그 주인을 두려워하지만 주인이 다리를 밟으면 무는 법입니다.” 소정방은 신라의 결전 의지에 놀라 백제 왕 등 포로들을 사로잡아 돌아갔다. 김춘추, 김유신, 문무왕이 지휘한 신라군은 당군(唐軍)과 손잡고 백제·고구려·일본군을 차례로 배제한 뒤 당이 신라마저 삼키려 하니 7년간 세계제국을 상대로 결전, 한반도에서 밀어냄으로써 최초의 민족통일 국가를 만들었다. 한반도가 중심을 잡으니 당·신라·일본도 불교 문화를 공유하면서 동북아가 약 300년의 평화와 번영을 누린다. 세계사적, 문명사적 대전환이었다. 대한민국 국군은 건국의 초석, 호국의 간성, 근대화의 기관차, 민주화의 울타리 역할을 수행하며 휴전 이후 73년 간 이어지고 있는 평화를 지켜냈다. 윤석열 피고인은 이 위대한 국군 장교단을 병정놀이 같은 계엄으로 구렁텅이에 빠뜨렸으나 헌법이 명령하고 있는 ‘평화적 자유통일’은 신라의 삼국통일처럼 동북아에 항구적 평화를 선물하여 민족사 제2의 황금기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국군에 부여된 ‘자유통일 뒷받침 무력’이란 헌법적 사명은 포기할 수 없다. 자유와 자주를 지키기 위한 싸움은 평화로 보상 받는다는 게 민족사의 교훈이다. 조갑제 언론인, 조갑제닷컴·TV 대표
2026.02.01. 8:22
“브이 제로(V0)에 양탄자를 깔아준 해괴한 판결이다.” 김건희씨의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8개월이라는 ‘가벼운’ 선고 결과가 나오자 여권이 격앙했다. 징역 15년 구형의 9분의 1에 불과한 형량이 대중의 정의감에 어긋난다는 반응이다. 급기야 ‘봐주기 판결’이라며 사법부 개혁을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터져나온다.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판사 입장에서 사형 구형까지 받을 정도로 몰락한 전 정권 수장의 배우자를 굳이 ‘봐줄’ 이유가 무엇인가. 오히려 사법부로서는 거센 비난과 정치적 공세를 피하기 위해 중형을 선고하는 편이 훨씬 쉬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예상보다 낮은 김건희 1심 형량 여론보다 증거주의 고민한 흔적 특검, 여론전 대신 입증에 힘써야 재판부는 법 논리와 증거라는 원칙, 그리고 사회적 요구를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한다는 또 다른 압박 사이에서 고심한 흔적을 숨기지 않았다. 비록 형량은 예상보다 낮았지만,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라는 말로 매섭게 피고인을 질책했다. 법리적 한계로 중형을 선고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그 도덕적 책임만큼은 분명히 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결국 법관은 여론의 박수가 아니라 법전의 자구와 확립된 판례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판결은 특검이 설정한 무리한 기소 프레임과 사법적 형평성 원칙이 충돌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죄가 미워도 법률에 명시된 근거에 의해서만 처벌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의 엄중함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결국 특검의 허술한 논고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특검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끝까지 ‘공동정범’ 혐의를 고집한 것은 전략적 패착에 가까웠다. 공동정범은 주범과의 긴밀한 공모 관계와 역할 분담이 엄격히 입증돼야 한다. 이미 앞선 도이치모터스 재판에서 다른 전주(錢主)들이 공동정범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고, 방조 혐의를 추가한 뒤에야 유죄 판단을 받았던 선례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특검은 정치적 명분에 매몰돼 입증이 까다로운 카드만을 고집했다. 법원이 검사가 기소하지도 않은 방조 혐의로 처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검의 무리수가 결국 중형 선고의 길을 스스로 차단한 셈이다. 여권의 반응은 자기모순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간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며 ‘증거주의’를 강조하고 ‘정치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비판해 왔다. 확정되지 않은 혐의로 피고인을 낙인찍지 말라며 ‘무죄 추정의 원칙’을 내세우던 이들이 김 여사 판결 앞에서는 법리가 아니라 감정을 앞세워 사법부를 몰아붙인다. 내가 당할 때는 ‘사법 살인’이고, 상대가 벌을 받을 때는 ‘정서법’이 우선이라는 태도야말로 법치주의를 허무는 지름길이다. 우리 대법원 대법정 출입문 위에 있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 상(像)은 서구의 일반적 모습과는 다르다. 안대를 쓰는 대신 눈을 뜬 채 법전을 안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라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본다는 것이 결코 ‘광장의 함성’에 눈높이를 맞추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의의 눈은 여론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법전의 문구와 증거의 실체만을 응시할 때 비로소 권위를 얻는다. 1심 재판부는 광장에서 눈을 돌려 증거의 빈틈을 살폈다. 물론 이 판결이 국민 법 감정에 충분히 부합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1심의 판단이 반드시 옳다고 할 수도 없다. 상급심에서 다시 다퉈야 한다. 하지만 재판은 국민의 박수를 위한 이벤트가 아니며, 감정의 배설구는 더더욱 아님을 1심은 보여줬다. 특검은 항소를 결정하며 장문의 설명자료로 재판부를 공개 비판했다. 특검은 여론전을 택하기보다 먼저 증거주의의 벽을 어떻게 넘을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서초동의 유스티티아는 안대를 벗고 있다. 그 눈은 광장의 촛불이나 깃발을 헤아리기 위함이 아니다. 증거가 가리키는 실체적 진실을 응시하고, 법전의 자구를 살피기 위함이다. 정의의 여신이 광장을 돌아보는 순간, 법치는 길을 잃는다. 이현상([email protected])
2026.02.01. 8:20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56)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이다. 학벌(하버드대)과 경력(모건스탠리 임원, 백악관 보좌관, 연준 이사)에 더해 집안(재벌가 사위)까지 화려하다. 특히 공화당 거물인 장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인연이 관심을 끈다. 워시는 글로벌 뷰티 기업 ‘에스티 로더’ 가문의 사위다. 에스티 로더는 1946년 뉴욕에서 유대계 조셉 로더, 에스티 로더 부부가 창업했다. 워시는 창업주의 차남 로널드 로더(82)의 딸 제인 로더와 2002년 결혼했다. 포브스는 로널드 로더의 재산이 50억 달러(약 7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로더가 막후에서 사위의 연준 의장 지명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로더는 골수 공화당 인사다.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 국방부 차관보, 주오스트리아 대사를 지냈다. 1989년엔 공화당 후보로 뉴욕시장에 출마하려다 루디 줄리아니에게 밀려 뜻을 접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측에 10만 달러(약 1억4500만원)를 기부했고, 2024년 대선에선 트럼프 수퍼팩(Super PAC·정치활동위원회)에 500만 달러(약 72억6000만원)를 썼다. 현재 공화당 표밭인 세계유대인회의(WJC) 회장을 맡고 있다. 로더는 트럼프와 1960년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시절부터 친구다. 20대 시절 뉴욕에서 사회적, 정치적으로 비슷한 커뮤니티를 공유하며 각별한 사이가 됐다. 로더는 트럼프가 정치권에 뛰어들기 전인 2004년 민트와 오이 향이 나는 ‘도널드 트럼프: 더 프래그런스’란 브랜드 향수까지 출시했다. 로더는 트럼프에게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사들여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트럼프 1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텔레그래프에 “2018년 말 트럼프가 집무실로 불러 ‘로더가 그린란드를 사라고 조언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고 술회했다. 로더는 투자 컨소시엄 ‘그린란드 투자 그룹’에 참여하고 있다. 김기환([email protected])
2026.02.01. 8:18
인공지능(AI)을 둘러싼 미·중 경쟁은 2026년 새해에도 멈출 기미가 없다. AI 경쟁의 전선은 더 이상 챗봇이나 이미지 생성, 로봇에 머물지 않는다. 이제 과학 연구까지 확산되고 있다. 세상을 바꿀 과학 연구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심지어 혁신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이 영역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규정하고 공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미 에너지부(DOE)와 17개의 국립 연구소, 민간 기업과 학계의 역량을 결집해 추진하는 ‘제네시스(Genesis) 미션’은 생명과학·물리·기후·재료과학 전반에서 국가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를 AI로 가속화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구글 딥마인드는 최근 알파폴드의 성공을 넘어, 알파게놈(AlphaGenome)을 공개했다. DNA 변이가 질병과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측하는 이 모델은 생명과학 연구의 출발점을 바꾸고 있다. “구글이 또다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 과학연구에서 AI는 단순하게 연구 효율을 올려주는 보조의 역할이 아닌 기존 연구의 한계를 돌파하는 핵심 동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미국의 제네시스 미션에 맞불 40여 기관 7만 연구자 집결 생명·천문·지구 등에 AI 응용 산업·국방 직결되는 연구 매진 미국 ‘제네시스’ vs 중국 ‘AI 플러스’ 과학과 AI 모든 방면에서 공격적으로 미국을 추격하고 있는 중국이 이 흐름을 놓칠 리 없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여름 발표한 ‘AI 플러스’ 정책에서 과학을 제1의 응용 영역으로 명시했다. 과학 연구가 첨단 제조 산업이나 민생 서비스보다 앞에 위치한 이유는 명확하다. 과학에서의 돌파가 산업·국방·안보로 직결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중국의 AI 과학 융합의 중심에는 중국과학원 자동화연구소와 저장(之江)연구실, 상하이 AI 랩을 필두로 한 국가 인공지능 연구실이 있다. 이들은 생명과학·지구과학·천문학 등 거대과학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구축하여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다. 중국과학원의 ‘반석(磐石)’ 모델은 자동화연구소가 주도하며, 7만 명의 연구자들이 축적한 과학 데이터를 통합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과학운영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40여개 기관이 참여하는 과학 기초대형 모델 연맹을 출범시켜 운영하고 있다. 개별 연구자의 역량을 키우는 수준을 넘어, 과학 연구의 협업 방식과 생산성 자체를 재설계하려는 시도다. 저장연구실의 행보는 더욱 구체적이다. 2023년 국가천문연구실과 공동으로 개발한 천문학 전용 AI 모델과 2024년 자체 개발한 유전자가위(CRISPR) AI 모델이 중국 정부부처 중 하나인 공업정보화부가 선정한 모범 응용사례에 선정됐다. 2025년에는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규모의 유전체 서열 분석기관인 BGI와 함께 개발한 ‘제노스’를 공개했는데, 이 모델은 최대 100만 염기를 단일 염기 수준에서 처리하는 유전체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병원성 돌연변이 해석 정확도는 90%를 훌쩍 넘는다. 이외에도 수백 명의 지구과학자와 함께 구축한 데이터셋을 바탕으로, 논문 분석부터 지질도 생성까지 자동화한 지구과학 특화 모형인 지오GPT도 공개하였는데 이 모델은 2025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베스트 응용사례로 선정되었다. 상하이 AI 랩은 과학연구 에이전트인 ‘서생(인턴-S1)’을 공개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공개 당시 자연어 처리 및 멀티모달 성능에서 경쟁 모델을 앞섰고, 자체적으로 구축한 인공지능 기반 과학 연구 플랫폼을 통해 생명과학·지구과학·재료과학 분야에 특화된 에이전트와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특히, 중국상업용비행기공사(COMAC)와 협업하여 개발한 공기동역학 설계 에이전트는 전략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자체개발한 과학 인공지능 모델이 직접 투입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여기에 중국 빅테크도 가세했다. 화웨이는 ‘판구(Pangu)’ 시리즈로 기상·재료·생명과학 영역까지 파고들고 있고, 바이트댄스는 ‘시드(Seed) 시리즈’를 통해 과학·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알리바바는 자체개발한 고성능 기후예측 모델인 ‘바관(Buguan)’, 초정밀 암예측 모델 ‘판다(Panda)’를 공개하였고, 중국과학원·저장대학과 협력하여 스마트 농업용 AI 모델도 연구하고 있다. 또 한 번의 ‘딥시크 쇼크’ 오나 물론 중국 역시 세계 최고의 과학 생태계와 빅테크를 보유한 미국의 과학 AI 역량을 단기간에 추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또한 그들 역시 연구자들의 저항, 집단 이기주의로 인한 데이터 공유의 한계, 민간의 참여 유도라는 해결 과제를 안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럼에도 만약 ‘AI 기반 과학 연구(AI for Science)’의 영역에서 또 한 번의 ‘딥시크 쇼크’가 발생한다면 이는 단순한 기술 격차의 변화가 아니라, 과학 연구의 질서 자체를 뒤흔드는 사건이 될 것이다. 대학 순위나 논문 수의 변화로 설명할 수 없는 글로벌 AI 과학 생태계를 뒤흔드는 하나의 ‘X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가 관찰한 중국의 AI 기반 과학 연구 현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문구는 ‘모든 사람을 과학자로, 모든 과학자를 아인슈타인으로 만들겠다’는 상하이 AI 연구소의 비전이었다. 우리는 여전히 AI를 연구의 ‘도구’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과학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경쟁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가. 이것이 초래할 충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가. AI 기반 과학 연구는 선택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또 다른 생존 경쟁이다. 백서인 한양대 교수
2026.02.01. 8:18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의 비행갑판에서 이륙 준비를 하는 F/A-18F 슈퍼 호넷 전투기의 모습.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갔던 것보다 훨씬 더 큰 함정이 이란을 향하고 있다”며 이란을 공격할 군사적 방안을 참모들에게 주문했다. 다만 3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일단 이란 측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AFP=연합뉴스]
2026.02.01. 8:16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병합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주가 일단 멈췄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병합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대한 100% 관세 부과와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했고, 유럽 동맹은 기존 무역 합의 비준 유예와 보복 관세로 맞섰다. 미국 금융시장이 출렁대고, 마가(MAGA)는 물론 유럽 내 극우정당 등 지지층의 이탈 움직임에 트럼프는 일단 관세 철회와 군사 옵션 배제를 선언한 뒤 덴마크와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협상은 전술적 후퇴일 뿐, 지난해 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 따라 서반구 최북단인 그린란드를 병합하려는 트럼프의 전략적 야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유럽 반발에 일단 협상 착수 덴마크, “미 안보 우려 해소할 것” 미국 서반구 전략 목표는 병합 “트럼프 역사적 업적 야심 작용” 희토류 등 독점 개발, ‘골든 돔’도 추진 특유의 ‘거래의 기술’에 따라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 뒤 트럼프가 유럽 동맹으로부터 이번 협상의 토대(Greenland Framework)로 받아낸 것은 그린란드에 대한 전면적인 접근권(total access)이다. 트럼프는 “99년이니 10년이니 하는 시간제한이 없는 접근권”이라며 “우린 아무것도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1951년 미국-덴마크 방위협정에 따라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권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폴리티코가 ‘오래된 와인을 새 병에 담는 일’이라고 비유한 연유다. 이 협정을 근거로 냉전 당시 최대 1만명 이상의 미군 병력이 그린란드에 주둔했다. 현재는 북서부 피투피크 우주기지 한 곳에 약 200명이 주둔해 미사일 경보 및 방어, 우주 감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최근의 지정학적 상황 변화에 맞춰 세 가지 핵심 요구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각종 광물 자원 확보. 그린란드는 석유, 천연가스, 금, 구리 등은 물론 중국이 공급망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희토류 대량 매장지로 꼽힌다. 최근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축출 이후 미국이 석유 개발에 집중한 사례에서 보듯, 이에 대한 독점 개발권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혹한 기후 조건과 열악한 인프라로 실제 상업 개발이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다. 둘째는 트럼프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 돔(Golden Dome)’ 구상을 실행에 옮기는 것. 트럼프는 “‘골든 돔’은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Iron Dome)’의 100배 정도가 될 것”이라며 “‘나쁜 사람들(중국, 러시아)’이 발사하면 모든 것은 그린란드를 넘어 (미국으로) 온다”고 했다. 중국·러시아의 북극권 영향력 차단 마지막으로 그린란드의 제 1수출국인 중국과 전체 북극 지역 군사기지 66곳 중 30곳을 설치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에 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북극권에 투입할 핵추진 쇄빙선 건조를 서두르겠다고 밝히는 등 쉽게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덴마크로선 미국이 주권 이양이라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한, 이런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말 열린 첫 고위급 협상에서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우린 북극 지역과 관련한 미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이 전술적 일보 후퇴라면, 전략적 목표는 여전히 그린란드 병합이다. 트럼프가 주권만 아니면 안보, 투자, 경제 등 모든 걸 정치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의 제안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란 것이다. 반길주 외교안보연구소 비확산·국제안보연구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서반구 세력권 전략 차원에서 그린란드 장악은 빼놓을 수 없다”며 “과거 미국이 번번이 실패했던 그린란드 장악을 이번엔 성공시키겠다는 셈법이 NSS에 녹아 있다”고 분석했다. 반 센터장은 “역대 미국 대통령이 성공하지 못했던 차별화된 성과를 내겠다는 트럼프의 개인적인 야심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입·강점 외 ‘무혈입성’ 시나리오도 제레미 샤피로 유럽외교관계협의회(ECFR) 연구책임자는 최근 포린 어페어스지 기고문을 통해 제3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매입(미국은 1917년 카리브해 버진아일랜드를 덴마크로부터 2500만 달러에 매입한 적 있음)도, 동맹에 대한 무력 사용도 아닌 저변 침투를 통한 ‘무혈 정권 장악(geo-osmosis)’이라는 21세기형 제국주의 모델을 미국이 추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샤피로에 따르면 수순은 대략 이렇다. 미국은 전면적 접근권을 십분 활용해 그린란드 자원 개발을 위해 민간 차원의 경제 투자를 쏟아붓는다. 미국 본토의 4분의 1 크기지만 고작 150㎞에 불과한 열악한 도로망과 통신망 등 인프라 구축에도 집중 투자한다. 또 골든 돔 구축 등 북극 안보 강화를 위해 미군 기지와 병력 숫자를 대폭 늘린다. 다음으로 덴마크보다 많은 예산 지원을 통해 그린란드 의회를 친미화한다. 의회가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도록 유도한 뒤 현실화되면 그린란드의 주권을 바로 인정한다. 과거 미크로네시아 연방이나 마셜 제도와 유사한 자유연합협정(COFA·주권은 인정하되, 미국에 국방을 위임하고 경제 지원을 받는 내용)을 맺는다. 물론 괌 등 북마리아나 제도처럼 주민(그린란드 인구는 약 5만6000명) 투표를 통해 미국 편입을 선택한다면 환영한다. 그러나 현재 그린란드 주민들은 트럼프의 경제·군사적 강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AFP에 따르면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그린란드인의 85%는 미국령이 되는 것에 반대했다. 샤피로는 “이런 저변 침투와 흡수 전략은 동의, 강압, 항복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국가 확장전략의 원형이 될 수 있다”며 “이 전략이 성공한다면 향후 러시아의 조지아 합병과 중국의 대만 점령이 유사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세현([email protected])
2026.02.01. 8:16
눈구름대가 강하게 발달하면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최대 10㎝에 달하는 많은 눈이 쏟아질 전망이다. 폭설로 차량이 고립되거나 도로가 빙판길로 변할 수 있어 출근길 교통 혼란이 우려된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눈은 이날 밤부터 중부 북부에서 내리기 시작해 밤새 전국으로 확산하겠고, 2일 오전 대부분 그칠 전망이다. 이날 이창재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대설주의보 수준의 많은 눈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적인 폭설은 대기 상층에서 남하한 찬 공기와 온난한 서풍이 서해에서 충돌하면서 눈구름대가 상공 5㎞까지 높고 강하게 발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는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 시간당 1~3㎝의 강한 눈이 집중될 것으로 예보됐다.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5㎝ 안팎의 ‘눈폭탄’이 쏟아질 수 있다. 충청은 2일 새벽, 남부는 새벽부터 아침 사이에 폭설이 예상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의 영향에 따라 서울도 (눈의 강도가) 갈릴 수 있다”며 “좁은 구역 안에서 적설 편차가 벌어질 수 있다. 노원구 등 북쪽은 눈이 많이 쌓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예상 적설은 수도권 3~10㎝, 강원 5~10㎝(산지 최대 15㎝ 이상)로 중부 지방에 가장 많은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전북·전남동부내륙은 3~8㎝(충북 최대 10㎝ 이상), 경상권은 1~7㎝의 적설이 예고됐다. 기상청은 “눈이 내리는 지역은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지겠고, 빙판길이 되는 곳이 많겠다”며 “차량이 고립될 가능성이 있겠으니, 사전에 교통 상황을 확인하고 차량 이용 시 월동장비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2일 서울의 아침 기온은 -5도를 기록하겠고, 수도권 일부 지역은 -9도까지 기온이 하강한다. 3일부터는 기온이 점차 올라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권필([email protected])
2026.02.01. 8:14
“그 사람이 에이스는 맞죠. 그런데 이력에 ‘윤석열’이 묻어버렸어요.” 이재명 정부에서 잘나가는 한 고위 공직자에게 같은 기관 소속 A과장의 안부를 물었더니 돌아온 말이다. A과장은 보수 주류와는 거리가 먼 호남 출신이지만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윤석열 정부 때 동기들보다 빠르게 승진해 요직에 앉았었다. 그 승진은 이제 주홍글씨가 되어 A의 공직 생활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그 친구가 직접 문제가 되는 행동을 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어요. 워낙 에이스라 어디에라도 쓰고 싶지만 친윤으로 분류돼 어쩔 수가 없어요.” 고위 공직자의 말에선 안타까움마저 느껴졌다. 대통령은 송미령·이혜훈 발탁 부처선, 전 정부 승진자 줄 좌천 내란 종식, 선 정해야 성과 가능 내란 기여 공무원을 적발하겠다며 두 달 시한으로 진행된 부처별 ‘헌법 존중 정부혁신 TF’ 활동은 1월 중순 마무리됐지만, 뒤늦게 인사철을 맞은 각 기관에서는 A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공무원들 소식이 쏟아진다. “능력은 있지만….” 특히 검찰에선 전 정부에서 특별한 혜택을 보지 못했더라도, 과거 어느 시점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근무연이 있었다면, 대부분 승진 배제 또는 좌천 대상이다. 이재명 정부 노선에 적극 동의한다는 것만으로는 낙인을 벗을 수 없다. 12·3 비상계엄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무더기 고발과 감사청구로 1년 넘게 ‘수사중’이거나 ‘감찰중’에 놓인 각 부처 늘공(직업 공무원)들도 적지 않다. 이들 중 상당수는 문재인 정부가 검찰을 앞세워 저인망식으로 걷어내려던 국정농단 연루 공무원이나 윤석열 검찰이 문재인 정부를 등질 때 희생양으로 삼았던 탈원전 관련 공무원들처럼 언젠가 ‘죄가 없었다’고 밝혀질 것이다. 커리어는 결딴나고 자신과 가족의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었을 때 쯤. 민주당의 마구잡이 고발을 대거 떠안은 고위공직자 수사처 등의 사정을 잘 아는 사정기관 관계자는 “압수수색에 소환 조사까지 하고 나니 도저히 공수처 수사 대상인 윗선까지 엮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결국 국가수사본부에 넘겨야 하지만, 국수본에는 이미 3개 특검이 떠넘긴 사건만 수백 건 대기중”이라고 말했다. 번역하면 당사자가 무죄를 확신해도 사표조차 수리되지 못한 채로 수년 더 표류해야 하는 엘리트 공무원이 부지기수라는 얘기다. 상당수는 혐의 자체가 내란과는 무관할 뿐더러 윤 전 대통령과 말도 섞어볼 수 없는 직급이지만, 조직과 업무에 누적된 기여가 적잖은 각 부처 에이스들이다. 이들의 사회적 생사를 결정해야할 또 다른 늘공, 사정기관 공무원들의 처지도 이해는 된다. 살벌함이 아직 가득한 여권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들이 ‘증거가 없으면 무죄’라는 법치적 관념으로 ‘전 정부 관련’ 사건을 무혐의 처분이나 항소 포기로 종결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자신들의 다음 인사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얼굴은 이재명 대통령이다. 자신을 표적으로 사방에서 날아오는 사정의 화살 앞에서 억울함에 북받쳤던 이재명, 계엄 결정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송미령을 장관에 유임시키고 윤어게인에 빠졌던 이혜훈을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에 임명하려던 이재명이 동시에 떠오른다. 먼지털이식 수사와 증거 부족의 기소가 당사자와 그 가족의 존재를 얼마나 심각하게 침해하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도 이 대통령이고, 내란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능력만 있다면 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도 이 대통령이다. 그는 피해 의식에 갇힌 개인이기보다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본인이 지적한 문제들에 대한 행정 작용이 지연되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수차례 토로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 적극 행정이 언제든 직권남용으로 둔갑할 수 있는 환경에서 공무원들이 ‘민생 회복’과 ‘산업 발전’ ‘국익 수호’에 몰입하기란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눈높이에서 실패한 정부로 판명난 것은 상당 부분 3년이 넘는 적폐청산으로 공직사회를 동토로 만든 결과였다. 그 시절 공무원들의 생사를 가른 건 연줄이나 눈치였지, 능력과 성과가 아니었다. 지금 그런 ‘개혁’이 되풀이되고 있다. 일이 되길 바란다면, 공무원들이 본연의 소명인 공공의 이익을 위해 다시 뛰길 바란다면, 이제 그들의 수장은 ‘내란 종식’의 기준과 방법, 그리고 범위를 재정립해야 한다. 최소한 사정기관들이 증거가 없는 사건에 대한 수사와 감사를 과감히 무혐의로 종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죄가 없다고 판단된 사람은 다시 능력과 성과를 기준으로 등용할 수 있다는 보다 강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 그래야 분통 터지는 일이 줄어든다. 대통령도 국민도. 임장혁([email protected])
2026.02.01. 8:14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 중인 31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8.7%가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제한을 ‘현행 3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이직 규제가 풀린다면 중소업체가 인력난 심화를 겪을 것이며, 이는 곧 심각한 경영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어렵게 데려와 일을 가르쳐 놓으면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나버릴 것이라는 이탈의 공포가 우리 사회의 정책적 판단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가장 중요한 질문을 빼놓은 채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왜 떠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 말이다. 당장 급하다고 외국인 차별 중소기업 49%, 이직 제한 찬성 국경에서 멈춰선 인권 감수성 이동은 변덕이 아니라 생존의 호소이기 때문이다. 내가 상담을 했던 베트남 청년 ‘민(가명)’은 경기도의 한 금속 가공 공장에서 일했다. 그는 입국 후 2년 동안 단 한 번도 이직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나를 찾아왔을 때, 그의 손은 상처투성이였고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약속했던 수당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곰팡이가 가득한 샌드위치 패널 숙소는 겨울의 추위를 전혀 막아주지 못했다. 위험한 기계 앞에 서면서도 제대로 된 안전 교육 한 번 받지 못했다는 그의 말에 나는 가슴이 미어졌다. 민씨가 원한 것은 더 많은 돈이 아니었다. 그저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었다. 하지만 현행 고용허가제는 사업주가 동의해주지 않는 한 그를 그 지옥 같은 현장에 묶어둔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이 호소한 인력난 심화라는 명분 뒤에는, 버티다 못해 쓰러져가는 이들의 침묵이 숨겨져 있다. 이들에게 이직은 가벼운 변심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마지막 선택이다. 한국인 청년들이 3D 업종을 기피하는 이유와 이주노동자들이 이직을 원하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낮은 임금, 열악한 복지, 그리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일터를 떠나고 싶은 것은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이다. 그런데 유독 이주노동자에게만 이동의 자유를 빼앗아 인력난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공평하지도, 해결 방법이 되지도 않는다. “사람이 부족하니 이동을 금지하자”는 논리는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오직 이주노동자에게만 통용되는 슬픈 예외다. 만약 정부가 “중소기업 인력난이 심각하니 내국인 근로자들도 3년 동안은 이직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온 나라가 뒤집어질 것이다. 직업 선택의 자유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노동기구(ILO)는 한국의 고용허가제가 강제 노동의 소지가 있다고 거듭 경고해 왔다. 이주노동자 역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킬 권리가 있으며,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일터를 옮길 수 있는 권리는 그 존엄을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는 국적이라는 잣대로 이 소중한 가치를 차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인권 감수성이 국경선 앞에서 멈춰 서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을 강제로 붙잡아 두는 방식으로는 결코 숙련도도, 생산성도 높일 수 없다. 몸은 공장에 갇혀 있을지 몰라도, 마음이 떠난 노동자가 어떻게 정성을 다해 제품을 만들 수 있겠는가. 갈등과 불신이 가득한 현장에서 혁신이나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진정한 해결책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만드는 것,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며, 그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와 가족처럼 지내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공장들은 이직률 걱정 없이 숙련된 노동력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는 한국 경제의 빈틈을 메우는 소모품이 아니다. 현장에서 들리는 “더는 못 버티겠어요”라는 비명이 “여기서 더 일하고 싶어요”라는 희망으로 바뀌어야 한다. 발을 묶는 제도가 아니라 마음을 얻는 정책이 필요하다. 사람이 남고 싶어 머무는 일터, 국적에 상관없이 땀 흘린 만큼 존중받는 현장. 그 상식적인 풍경이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미래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사람이 머물지 못하는 땅에는 산업도, 미래도 머물 수 없기 때문이다. 원옥금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이주민센터 동행 대표
2026.02.01. 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