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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국경장벽 도입 이어 체류권부여 폐지…'반이민' 본격화

칠레 국경장벽 도입 이어 체류권부여 폐지…'반이민' 본격화 '칠레 트럼프' 카스트 우향우 정책 가속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칠레의 트럼프'라 불리는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 취임 이후 칠레 정부가 급격히 우경화하고 있다. 최근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한 국경 장벽 건설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대규모 이민자 체류권 부여 계획을 철회했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크 사우어바움 이민청장은 이날 "우리는 보리치 정부가 제안했던 대규모 거주권 부여 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18만2천명에게 체류권을 부여하려던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앞서 가브리엘 보리치 전 좌파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체류권을 신청한 이민자들에게 거주증을 발급하는 법령을 준비해 왔으나, 정권 교체와 함께 이 정책은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카스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살인, 납치, 갈취 등 강력 범죄의 급증이 이민자 급증에 따른 현상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한 이민자 단속을 예고해 왔다. 그는 취임사에서도 "치안 없는 민주주의는 허구이며 치안 없는 자유는 소수만이 누리는 특권"이라고 말하며 '치안'에 방점을 둘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카스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주요 정책으로 페루·볼리비아 접경 지역에 이른바 '국경 방패'(Border Shield) 구축을 선언하고, 500㎞ 규모의 장벽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칠레 정부는 거주권 서류가 없는 외국인이 약 33만7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송광호

2026.03.31. 9:26

김영환 컷오프 효력 정지에…국힘 “편향된 결정, 즉시항고”

국민의힘은 31일 법원의 김영환 충북지사 컷오프(공천배제) 효력 정지 결정에 "즉시항고를 포함해 필요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규택 당 법률자문위원장은 논평에서 "헌법상 보장되는 정당의 자율성과 공천에 관한 본질적 재량을 충분히 존중하지 않은 채 사법적 잣대를 들이댄 편향된 결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곽 위원장은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김 지사에 대한 컷오프를) 결정했다"며 "김 지사 또한 예외 없이 동일한 지침과 절차에 따라 심사받았으며, 특정인을 배제하거나 차별하기 위한 자의적 결정이 개입될 여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지사 측이 제기한 이른바 '김수민 후보 내정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근거가 불분명한 의혹 제기를 전제로 정당의 공천 절차 전체를 불공정한 것으로 단정하는 것은 결코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앞서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는 6·3 지방선거 공천에서 자신을 배제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결정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김 지사가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민의힘이 컷오프 결정 과정에서 당헌·당규 규정을 위반했거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 중대한 하자가 있고, 이로 인해 김 지사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법원의 결정에 김 지사는 이날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천길 벼랑 위에 선 저에게 대한민국 사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줬다"고 말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6.03.31.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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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사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이란에 있다”

지난달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폭사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이란 최고지도자에 오른 아야톨라세예드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가 이란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현지시간) 이란에 주재하는 알렉세이 데도프 러시아 대사는 이날 보도된 러시아 매체 RTVI 인터뷰에서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연락을 취했나'라는 질문에 "이란 지도부가 거듭 밝힌 바와 같이 새 지도자는 이란에 있다"고 답했다. 다만 데도프 대사는 "아직 새 최고지도자와 접촉하지는 않았다"며 "그는 여러가지 이유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모즈타바는 이달 8일 이란 헌법기관인 88인의 전문가회의 임시회의에서 하메네이의 후임으로 선출된 이후 한 번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서방에서는 모즈타바가 부상을 당했다거나 러시아로 압송됐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데도프 대사는 이같은 추측을 일축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즈타바에게 가장 먼저 축전을 보낸 인물 중 하나"라며 "이는 테헤란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와 이란 친구들과의 연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과 관련해 이란 당국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다"며 "우리 파트너들은 러시아 선박의 통항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신혜연([email protected])

2026.03.31. 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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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첫 토론…'어르신 무임승차 제한' 질문에

전현희·박주민·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31일 열린 첫 TV 토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출퇴근 시간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제한 연구' 제안을 두고 취지엔 공감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론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진행된 본경선 첫 합동토론회에서 이와 관련해 전 후보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절감을 위해 대중교통으로 유도하고자 이 대통령이 문제 제기한 취지를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이 경우 출퇴근 혼잡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후보는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비율이 약 8.3%"라며 "출퇴근 시간에 실제로 일하러 가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별도로 교통카드를 지급해 기존의 무상교통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최근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오고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되 대중교통의 혼잡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 보자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 9유로 티켓 등을 활용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게 하고 출근 시간도 유연 조정해 혼잡도를 떨어뜨리는 패키지 정책을 한 적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한시적으로 대중교통을 무상화하거나 요금을 완화해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되 출근 시간은 다변화·유연화해 혼잡도를 떨어뜨리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정 후보는 "어르신들께서 무상으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에 당연히 찬성한다"며 "사회적 공감대에 기반하여 계속 유지해야 할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어르신들의 지하철 무임승차에 출퇴근 시간을 정부나 서울시의 조치로 제한하는 것보다 어르신들에게 출퇴근 시간 승차를 조정해 달라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 후보는 이날 서울시정의 핵심인 부동산 정책을 두고 격돌하기도 했다. 전 후보는 가격을 낮춘 실속형 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 후보를 겨냥했다. 전 후보는 "(정 후보 공약은) 시장 임기 내 공급될 가능성이 매우 낮고 현실성이 거의 없다"며 "재건축·재개발이 10년 이상 걸린다고 가정하면 착공은 될지 몰라도 공급은 불가능하다. 주택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무늬만 실속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 정책은 내구연한이 도래한 공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것"이라며 "토지는 공공이 가지고, 건물은 분양이나 임대하는 모델이다. 시장이 의지만 있으면 당장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후보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필요하면 실속형 아파트를 만들어야 한다"며 "취임하면 그간 있었던 정책의 장점을 가져와 공급 대책을 만들겠다"고 받아쳤다. 그는 "거품 뺀 실속형 아파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수요에 응답하는 것"이라며 "도시복합개발이나 소규모 정비 사업 때 용적률을 대거 높이고 기반 시설을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방식으로 건설단가를 낮추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접근 가능성 큰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며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부분은 속도를 내면서 시민 펀드 등을 통해 재정 지원을 덧붙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은 주거 공급에 성과를 보였다고 하지만, 착공 기준으로는 공급이 안 되고 있다"며 "(저는) 용산 정비창 부지의 경우 매각하지 않고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고 덧붙였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6.03.31.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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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세 워런 버핏의 후회…"애플 주식 너무 일찍 팔아"

95세 워런 버핏의 후회…"애플 주식 너무 일찍 팔아" 향후 대량 추가매수 시사하면서도 "지금 시장에선 안 사" "엡스타인, 역대 최고의 사기꾼…'친분 의혹' 빌 게이츠와 대화안해" '버핏과의 점심' 올해 부활…수익금 자선단체 기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투자의 구루(스승)'로 불리는 워런 버핏(95) 버크셔해서웨이(이하 버크셔) 이사회 의장이 31일(현지시간) 버크셔가 보유한 애플 주식을 너무 일찍 팔았다고 밝히며 향후 대량으로 추가 매수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2022년을 마지막으로 중단했던 '버핏과의 점심' 자선 경매를 올해 재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게이츠는 이날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버크셔의 애플 투자에 대해 "애플을 너무 일찍 팔았다. 하지만 애플을 일찍 사기는 했다"라고 말했다. '가치투자자'로 유명한 버핏은 주가가 미래 성장성에 의해 주로 좌우되는 기술주 투자에 소극적이었지만 예외적으로 애플에는 2016년부터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버크셔는 지난 2024년 들어 애플 지분을 절반 이하로 대폭 줄여 그 배경을 두고 월가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다만, 대규모 지분 매각 후에도 애플은 버크셔가 보유한 전체 상장주식 중 가장 큰 투자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버핏은 "애플이 최대 보유 종목인 것은 매우 만족스럽다"면서도 "다만 다른 모든 종목을 합친 것과 맞먹을 만큼 비중이 커지는 것은 원치 않았다"고 과거 지분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어 애플이 우리가 대량으로 매수할 만한 가격에 도달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해 추가 매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하지만 지금 이 시장에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버핏은 연례 자선행사였던 '버핏과의 점심' 경매를 올해 부활한다고 밝혔다. 버핏은 2000년부터 매년 이 행사 낙찰액을 샌프란시스코 빈민 지원단체인 글라이드 재단에 기부해오다가 지난 2022년을 마지막으로 중단한 바 있다. 2022년 경매는 1천900만 달러(약 290억원)에 낙찰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누적 모금액은 5천만 달러(약 760억원)를 웃돈다. 자선 경매는 5월 중 열리며 버핏과의 점심 식사는 오는 6월 24일 네브래스카 오마하에서 이뤄진다. 올해 행사 수익금은 글라이드 재단 외에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간판스타인 스테픈 커리 및 그의 배우자 아이샤 커리가 설립한 자선단체 '잇·런·플레이 재단'에도 전달된다. 작년 말 버크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 그레그 에이블에게 CEO 자리를 넘긴 버핏은 현재도 여전히 투자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신규 투자에 관여했느냐는 질문에 "한 건의 소규모 매수를 했다"고 답하면서 "그레그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전쟁 이후 변동성이 커진 최근 증시 상황과 관련해선 대규모 매수 기회를 만들어낸 과거 시기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버핏은 "내가 경영을 맡은 이후 세 차례는 (증시가) 50% 이상 폭락했다"며 "지금은 (매수 기회로) 흥분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버크셔는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 말 기준 3천700억 달러(약 560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버핏은 유명 인사들과 친밀하게 교류한 억만장자 성범죄자 엡스타인에 대해 "그는 역대 최고의 사기꾼이었을 것"이라며 "그는 모든 사람을 속이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엡스타인과 친분을 유지했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자신을 뉴욕으로 초대해 엡스타인과 만나게 했을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그러지 않았다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에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버핏은 엡스타인과 게이츠의 교류 관계가 불거진 이후 게이츠와 전혀 대화하지 않았다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게이츠와) 많은 얘기를 나누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지난 2004년부터 2020년까지 10여년 간 버크셔 이사회 이사를 지냈고, 버핏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게이츠가 설립한 게이츠 재단의 운영자금 중 약 40%에 이르는 막대한 재산을 기부하기도 했다. '가치투자' 투자철학을 고수해온 버핏은 1965년 쇠락해가던 직물회사 버크셔를 인수해 보험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 부문을 거느린 지주회사로 키웠다. 앞서 버핏은 작년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2025년 말 은퇴한다는 계획을 전격으로 발표해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1월 1일을 기해 후계자로 지명된 에이블에게 CEO 직책을 넘겼다. 다만, 버핏은 버크셔 이사회 의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지헌

2026.03.31. 8:26

러 대사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이란에 있다"

러 대사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이란에 있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폭사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이란 최고지도자에 오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란에 있다는 주장이 러시아 측에서 31일(현지시간) 제기됐다. 이란에 주재하는 알렉세이 데도프 러시아 대사는 이날 보도된 러시아 매체 RTVI 인터뷰에서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연락을 취했나'라는 질문에 "이란 지도부가 거듭 밝힌 바와 같이 새 지도자는 이란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새 최고지도자와 접촉하지는 않았다"며 "그는 여러가지 이유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란의 전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숨졌다. 이달 8일 이란 헌법기관인 88인의 전문가회의는 임시회의에서 알리의 차남인 모즈타바를 후임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모즈타바는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육성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서방에서는 모즈타바가 폭격 때 다쳤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러시아로 이송됐다는 소문까지 돌았는데, 이날 데도프 대사의 발언은 이런 추측을 일축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데도프 대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즈타바에게 가장 먼저 축전을 보낸 인물 중 하나라며 "이는 테헤란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와 이란 친구들과의 연대를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과 관련해 이란 당국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다"며 "우리 파트너들은 러시아 선박의 통항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호

2026.03.31. 8:26

EU, '팔 테러범 사형' 법제화한 이스라엘에 "깊은 우려"

EU, '팔 테러범 사형' 법제화한 이스라엘에 "깊은 우려" "심각한 퇴보"…스페인 총리 "아파르트헤이트 근접"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테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팔레스타인인을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이스라엘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누아르 엘 아누니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이 법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명백히 퇴행적인 조치이자 차별적인 성격을 지녔다"고 지적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이 법이 이스라엘의 인권 존중 의무 측면에서 "심각한 퇴보"라고 경고하고 정책을 되돌릴 것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유럽 전문매체 유로뉴스가 EU 성명 초안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성명 초안에는 특히 사실상 팔레스타인인만 사형 대상으로 삼는 이번 법의 차별적인 속성에 대한 EU의 강한 우려가 담겨 있으며 이스라엘이 기존의 원칙과 국제법상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사형제는 비인도적이며, 생명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강력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서방 지도자 가운데 팔레스타인을 가장 강력히 옹호하는 인사로 꼽히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이번 조치는 "'아파르트헤이트'에 한 걸음 다가간 것으로, 국제 사회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20세기 후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정권이 흑인을 상대로 자행한 인종 차별 정책이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건국 후 사형을 집행한 사례는 1962년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흐, 1948년 반역 혐의로 처형됐으나 추후 무죄가 인정된 장교 마이어 토비안스키 등 단 2차례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현윤경

2026.03.31. 8:26

UAE·카타르 정상, 이란 공격 '테러'로 지칭

UAE·카타르 정상, 이란 공격 '테러'로 지칭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이란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정상은 31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UAE 국영 WAM통신은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아부다비 군주 겸 대통령은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에미르(군주)와 회담에서 걸프 지역을 겨냥한 이란의 '계속되는 테러 공격'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WAM 통신은 민간인,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는 이란의 행위를 테러로 지칭했다. 셰이크 타밈이 방문한 이날에도 이란은 UAE에 탄도미사일 8발, 순항미사일 4발, 드론 36대를 발사했다. UAE와 카타르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이전까지 중동에서 이란에 가장 우호적인 나라였다. UAE는 이란의 제재 우회로 역할을 하며 경제적으로 밀접했고 카타르는 중재국으로서 이란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대변하는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이란은 전쟁이 발발하자 UAE와 카타르 내 미군 기지는 물론 가스전, 정유 시설 등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하면서 피해가 커졌고, 이에 이란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었던 이들마저 점차 강경해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이 정상회담에서 이례적으로 이란의 공격을 '테러'로 지칭하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특히 UAE는 전쟁 직접 당사국인 이스라엘보다 더 많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강훈상

2026.03.31. 8:26

이란 혁명수비대, "美빅테크, 테러 작전 협조" 보복 경고

이란 혁명수비대, "美빅테크, 테러 작전 협조" 보복 경고 "테헤란 시간 4월1일 오후 8시부터 공격할 것"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테러 작전'으로 규정하고, 이에 협조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및 인공지능(AI) 대기업 등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 이란 국영방송 IRIB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3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란 시민을 숨지게 한 테러 공격의 배후에는 테러 대상을 설계하고 추적하는 미국 ICT 및 AI 기업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반복적인 경고에도 테러 행위가 멈추지 않는다"며 "이제부터 테러 작전에 연루된 주요 기관들은 우리의 합법적인 타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인텔, HP, 오라클, IBM, 델, 엔비디아, 팔란티어, 시스코, 보잉, 테슬라, GE, J.P. 모건, G42, 스파이어 솔루션즈 등 18개 기업을 보복 대상으로 거론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들 기업은 테헤란 시각 기준으로 4월 1일 오후 8시(한국시간 2일 오전 1시30분)부터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테러 행위에 상응하는 관련 시설의 파괴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의 직원들에게 즉시 사업장을 떠나라고 권고했고 이들의 사업장에서 1km 이내 거주자에게도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이란군은 또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인프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날 새벽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 인근과 하이파에 위치한 지멘스, AT&T의 통신·산업 센터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지멘스 산업용 소프트웨어 센터는 AI와 산업 자동화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이스라엘군의 무기 생산 라인 최적화 및 군사 시스템 설계를 담당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또 하이파의 AT&T 통신 센터는 이스라엘군을 위한 첨단 네트워킹 기술, 클라우드 컴퓨팅 및 AI 분야를 지원하는 거점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상훈

2026.03.31. 8:26

"우즈, 사고 현장서 체포될 때 마약성 진통제 소지"

"우즈, 사고 현장서 체포될 때 마약성 진통제 소지" 보안관실 보고서…"우즈, 처방약 복용 여부에 '몇알 먹는다' 말해"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지난 27일(현지시간) 교통사고를 낸 현장에서 음주 또는 약물 운전((DUI·Driving Under the Influence) 혐의로 체포될 당시 우즈의 주머니에서 마약성 진통제가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플로리다주 마틴 카운티 보안관실이 31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서 이뤄진 조사 당시 우즈의 주머니에서는 통증 치료에 사용되는 오피오이드 계열 흰색 알약 2개가 발견됐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우즈는 경찰관들이 처방약을 복용하는지를 묻자 "몇 알 먹는다"고 답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오피오이드는 마약성 진통제의 범주를 일컫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후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한 근거가 된 '좀비 마약' 펜타닐 역시 오피오이드 계열이다. 보고서에 서술된 우즈의 상태는 눈이 충혈되고 흐릿했으며 동공이 확장된 상태였다. 또 움직임은 느리고 무기력했으며, 경찰관들과 대화하는 동안 땀을 흘리기도 했다. 아울러 우즈는 경찰관들에게 앞차와 부딪치기 전까지 휴대전화를 보거나 라디오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우즈는 지난 27일 오후 2시께 마틴 카운티 주피터 아일랜드의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자신의 랜드로버 차량을 몰면서 앞차를 추월하려다 충돌하며 자신의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냈다. 우즈는 음주 측정기를 통한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약물 검사를 위한 소변 검사를 거부해 체포됐으며, 이후 8시간 동안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당시 사고로 우즈와 상대 운전자는 다치지 않았지만, 피해 차량에 5천 달러(약 764만원) 상당의 손상이 발생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성민

2026.03.31. 8:26

[사설] 26조 ‘전쟁 추경’…사업성 정밀히 따져 적기·적소 투입해야

정부가 어제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해 국회에 제출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추경으로, 중동전쟁의 충격 완화를 위한 것이다. 총 4조8000억원을 투입해 소득 하위 70% 가구(3256만 명)에 지역화폐 등으로 1인당 10만~60만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고, 석유 최고가격제 손실 보전(4조2000억원)을 포함한 유류비·교통비 경감에 5조1000억원을 배정했다. 민생 안정(2조8000억원), 산업 피해 최소화와 공급망 안정(2조6000억원)을 위한 예산도 반영했다. 여야는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중동전쟁이 촉발한 3고(고유가·고환율·고물가)로 인해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는 민생을 감안하면 여당의 ‘전쟁 추경’ 속도전도 일리는 있다. 추경은 적기·적소에 이뤄져야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렇지만 속도에만 방점을 찍은 졸속 추진은 곤란하다. 우선 26조원은 당초 거론됐던 추경 규모보다 5조~10조원이나 많다. 현금성 지급 대상도 넓어졌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상인 하위 70%는 국민 10명 중 7명으로 사실상 ‘보편적 현금 살포’ 수준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위기 상황을 틈타 슬쩍 밀어넣은 선심성 사업 등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면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매표용 추경’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대규모 추경의 부작용도 따져야 한다. 정부는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한다고 강조하지만, 이번 추경으로 올해 본예산은 지난해보다 11.8%나 늘어나게 된다. 초과 세수를 쟁여두거나 적자 국채 상환에 쓰는 대신 돈 풀기에 동원하면서 정부의 대응 여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금성 지원으로 물가 압력이 커지며 금리 상승을 자극할 여지도 다분하다. 이미 국채 금리가 오르며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7%를 돌파했다. 이런 기조가 이어지면 서민 가계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전쟁 추경’에 대해 “회사는 어려워지는데 사장이 회식비만 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의 말처럼, 물가오름세를 잡지 못하고 거시경제를 안정시키지 못하면 추경을 통한 민생 지원 효과는 퇴색한다. 전례 없는 위기 대응을 위한 추경인 만큼 여야는 추경을 정쟁이나 선심의 도구로 삼기보다 꼼꼼한 심사를 통해 최대한의 효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추경안을 의결한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긴급재정명령 발동까지 시사하며 강력한 위기 대응 의지를 밝혔지만, 오히려 시장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추경의 효과를 갉아먹을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한 발언과 사려 깊은 접근이 필요하다.

2026.03.31. 8:26

[사설] 금융위기만큼 치솟은 환율…너무 잠잠한 외환당국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달러당 1500원 중반까지 치솟았다. 어제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14.4원 오른 1530.1원으로 집계됐다. 고(高)유가에다 고(高)환율까지 굳어지면 물가 부담은 증폭되고 민생의 주름은 더 깊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 환율이 치솟는 건 중동 사태 여파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대거 내다팔고 있다. 문제는 속도다. 지난달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달러인덱스)는 2.9% 상승했지만 원화 가치는 6.27%나 떨어졌다. 일본 엔(-2.50%), 대만 달러(-2.53%) 등 주요 아시아 통화에 비해서도 절하 폭이 지나치게 크다. 정작 우리 외환당국의 대응엔 긴장감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재정경제부는 눈에 띄는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일본 재무성 등이 연일 강도 높은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또 다른 축인 한국은행에선 총재 교체라는 과도기를 맞아 메시지가 정교하게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어제 신현송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환율 관련 질문에 “현재 레벨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위기론’을 불식하는 데 무게가 실린 발언이었지만 시장 일각에선 원화 약세를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최근 가파른 환율 상승세를 감안하면 쏠림 현상에 대한 경고와 대응 의지를 함께 밝히는 게 좋았을 것이다. 당국도 나름의 고민이 있을 것이다. 중동전쟁이 얼마나 지속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환율 상승을 막으려 개입했다가 성과 없이 외환보유액만 축낼 수 있다. 하지만 원화가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응은 오히려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것으로 비쳐 시장 쏠림을 더 키울 수 있다. 시장의 불안감이 확산하지 않도록 당국이 단호한 의지를 천명할 필요가 있다.

2026.03.31. 8:24

[사설] 검사 발언 진상규명 필요, 선택적 폭로는 안 된다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측에 회유와 압박을 한 정황이 담긴 음성 녹음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가 3년 전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와 나눈 전화 통화를 녹음한 내용은 언론 보도, 더불어민주당 기자회견,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조금씩 공개되고 있다. 어제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박 검사가 서 변호사에게 “약속드린 건 그대로 될 것”이라며 회유하는 듯한 발언 등이 나왔다. 박 검사가 이 대통령을 대북 송금 사건의 주범으로 만들고 이 전 부지사는 종범이 되도록 법정 진술을 요구하고 혐의 축소와 형량 감경 등을 시도했다는 게 서 변호사의 주장이다. 현직 검사와 피의자의 변호인이 진술과 형량을 거래하는 듯한 발언은 충격적이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녹음 내용이 찔끔찔끔 공개되면서 사건의 실체와 전체적인 발언의 맥락에 대한 궁금증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유튜브에 나온 패널들조차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문 공개가 필요하다고 언급할 정도다. 박 검사도 “전체 맥락을 무시한 채 특정 단어만 부각한 악의적 짜깁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가 이런 선택적 폭로로 비치는 것은 이 대통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까지 나온 내용은 검찰에 상처를 줄 수 있지만, 대북송금을 3자 뇌물로 본 검찰의 판단을 결정적으로 뒤엎을 정도의 논리는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민주당이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를 위해 여론몰이를 한다는 의심만 키운다. 조작 기소로 답을 정해 놓은 듯한 독주가 기껏 도입한 국정조사의 신뢰도를 망가뜨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명예 회복을 원하는 이 대통령도 원치 않는 결과일 것이다. 민주당은 어제 국조 특위에서도 야당이 요구한 증인은 배제하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남욱 변호사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진상규명의 과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어야만 조사 결과가 정당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새기기 바란다.

2026.03.31. 8:22

[정운찬 칼럼] 코스피 5000, 실물경제로 이어져야 한다

증시가 들썩였다.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하며 오랜 박스권을 벗어났고, 투자자들의 자산 증식 기대감이 부풀었다. 주가 상승은 또한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는다.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코스피 5000은 단순한 축하의 대상만은 아니다. 경계해야 할 것도 있다. 한국 증시는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 출범으로 시작됐다. 당시 상장사는 12개, 시가총액은 150억원에 불과했다. 오늘날 상장기업 수는 2700여 개 이상, 시가총액도 4800조원 이상 규모로 확대됐다. 단순한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 70년 동안 시가총액은 명목GDP(3억 달러→1.8조 달러)보다 훨씬 빨리 증가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가가 저평가되었다며 증시가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금융이 실물보다 비대해지면 자금은 생산 아닌 투기로 이동 자본시장은 투기의 장 아닌 혁신과 생산 잇는 플랫폼 돼야 그렇다면 왜 지금 코스피 5000인가. 대통령의 남다른 관심과 함께 연금기금 등 공공기금의 매수 확대가 시장을 떠받쳐왔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최근 증시 상승에는 무엇보다도 두 가지 구조적 요인이 깔려 있다. 첫째는 AI 투자 확대다.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면서 고성능 반도체와 메모리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했고,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이 주목받으며 증시 호황을 선도했다. 둘째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다.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제도 개혁이 이어지면서 오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한국 기업은 오랫동안 낮은 배당과 내부유보 중심 경영, 지배주주 위주의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를 면치 못했다.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는 원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보완장치이지만, 현실에서는 지배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2025년 7월과 8월 1·2차 상법 개정이다. 이사의 충실의무가 회사뿐 아니라 주주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도록 확대됐고, 대규모 상장회사의 집중투표제 도입이 의무화됐으며, 감사위원 분리 선출도 2인 이상으로 확대됐다. 올해 2월 3차 상법 개정에서는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제도가 도입됐다. 자사주가 지배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되는 관행을 줄이고, 주주가치와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일련의 개혁은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제도적 전환이다. 물론 경계해야 할 점도 만만치 않다. 반도체 산업 특유의 경기변동성을 감안하면 증시 전체가 아직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이란 공격 등 대내외 충격으로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증시가 달아오르는 동안에도 실물경제는 저성장과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다. 2023년 이래 매년 2%를 밑도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대기업·중소기업 간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격차는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금융이 실물경제보다 지나치게 비대해지면 경제는 ‘금융화’되고, 산업자본주의는 금융자본주의로 변한다. 최근 증시에서 신용거래와 레버리지 투자가 늘면서 자산가격 상승이 다시 투기를 부르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제임스 토빈(James Tobin)이 지적했듯 금융시장은 ‘카지노적 성격’을 띨 수 있으며, 조순 선생 역시 이러한 금융화가 결국 ‘돈 놓고 돈 먹기’식의 카지노 경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폐단은 개인 차원의 왜곡으로 시작되어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제로 번진다. 금융 수익률이 산업 투자보다 더 높으면 자금은 생산이 아니라 투기로 이동한다. 도박에 빠진 농부가 농사를 등한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단기 수익 추구가 확산되면 근검절약과 장기 축적의 가치관이 약해지고, 유능한 인재들도 산업보다 금융으로 쏠린다. 이렇게 형성된 투기적 자금 흐름은 자산 가격을 실물과 괴리시키고, 거품 붕괴는 금융을 넘어 경제 전체의 위기로 이어진다. 자산 가격 상승의 과실은 특정 계층에 집중되고, 경제는 점점 ‘1% 경제’로 기운다. 이것이 금권경제(plutocracy)다. 코스피 5000 시대의 정책과제는 분명하다. 자본시장을 투기의 장이 아니라 혁신과 생산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다. 장기 투자 중심의 시장구조를 만들고, 중소·벤처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성장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자본시장이 지렛대 역할을 해야 한다. 증권시장은 자본주의의 꽃이라고들 한다. 그리고 주가는 경제의 체온계다. 체온이 오른다고 환자가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코스피 5000이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그 온기가 혁신과 생산의 현장, 그리고 골목 깊숙이까지 닿아야 한다. 그때에야 비로소 한국경제는 새로운 도약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2026.03.31.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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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리의 시시각각]커피 석 잔에 검찰까지 갔다

"이게 맞아?" 어제(31일) 아침 신문을 보다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입 밖으로 툭 튀어나왔다. 세상이 뭔가 잘못됐다는 감각을 새삼 일깨워준 뉴스는 알바하던 A 카페에서 주인 허락 없이 커피 석 잔 가져갔다는 이유로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수사받는 20살 알바생 얘기였다. 재수 시절인 지난해 수능을 앞두고 일하던 B 카페를 관두겠다고 하자 그곳 주인은 고객 쿠폰 무단 적립 등을 문제 삼아 5개월 동안 지급한 알바비의 두 배 가까운 550만원의 합의금을 받아갔다고 한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 주인 소개로 가끔 일하던 A 카페의 주인은 로펌까지 동원해 1만2800원 상당의 커피 석 잔을 문제 삼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알바생을 고소했다. 또 경찰은 혐의가 성립된다고 보고 검찰에 송치, 청주지검의 보완수사 지시로 추가 수사 중이다. 두 점주와 알바생 간 협박·무고 고소가 오가는 등 복잡한 내막을 전부 알 수는 없어 섣불리 누구의 잘잘못을 예단하긴 어렵다. 다만 지금 우리 사회가 뭔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건 확실히 알겠다. 5개월 알바 끝 합의금 550만원 실패 두려워 공대생도 창업 주저 취업도 창업도 막힌 청년 현실 선거 앞 '매표용 돈뿌리기' 최선인가 일부 커뮤니티에 도는 얘기처럼 이 알바생이 일부 지역에 만연하다는 점주의 삥뜯기 수법의 피해자가 아니라, 상습적으로 커피를 공짜로 가져가는 잘못을 정말 했을 수 있다. 설령 그렇더라도 이런 사소한 갈등을 대화로 해결하지 않고, 그것도 어린 알바생을 대상으로 형사처벌하겠다고 윽박지르는 사회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니다. 여당 폭주로 꼬여버린 사법체계 탓에 지금 검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데, 백번 양보해도 고작 커피 석 잔이 검·경 자원을 투입해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우선순위에 있는 매우 위험하거나 대단한 범죄는 아니라 하는 말이다. 혹자는 커피 공방은 지극히 이례적인 해프닝이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혹독한 현실을 견디고 있는 우리 청년들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거 같아 계속 마음이 쓰인다. 어제 이런 뉴스도 있었다. 카이스트 등 4대 과학기술원 창업 관련 설문 결과를 보니 열에 아홉(87.8%)은 창업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실제 창업하겠다는 학생은 열에 하나(10.9%)에 불과(한경협 조사)했다. 창업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패에 대한 심리적·경제적 리스크’였다. 평균적으로 창업 후 5년 내 3분의 2가 사라진다. 이 과정에서 기성세대보다 자산 적은 청년 창업자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실패자로 낙인찍히기 일쑤다. 안전망 없이 실패 리스크를 개인이 떠안는 구조가 이 땅에서 가장 똑똑한 이공계 인재들조차 창업에 나서길 두려워하도록 내몬다. 실패하면 인생이 한 번에 부러질 수 있다는 공포가 만연한 게임판 같아서, 창업을 망설인다고 도전정신이 부족한 게 아니냐고 감히 손가락질하기 어렵다. 문제는 창업을 피한다고 정말 위험을 회피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500대 기업의 50대 직원 수가 20대 추월할 정도로 청년 일자리가 쪼그라들었다. 경제 위기에 AI발 고용감소까지 겹쳐 20대 이하 일자리가 12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안정된 일자리로 들어가는 입구는 계속 줄어드는데, 창업이라는 우회로마저 외면하고, 취약한 일자리에선 점점 더 열악한 노동환경을 맞닥뜨린다면 지금 청년은 대체 어떤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어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 글로벌 경제 위기 때와 맞먹는 1530.1원에 마감했다. 고환율 추세 속에 이란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까지 더해져 세대 불문 월세·생활비 부담에 고통스럽다. 하지만 자산 없이 오직 알바비나 낮은 월급으로 겨우겨우 월세·학자금을 막아야 하는 청년들에게 더 가혹한 게 사실이다. 알바하던 카페에서 커피 몇 잔 마셨다고 기소당하고, 취업은 막혔는데 창업 공포에 떨어야 하고, 환율·물가는 폭주하는데 내 월급(알바지)만 그대로다. 말로는 민생을 말하지만 권력다툼에만 눈 멀어 매표용 돈뿌리기 하며 세상을 이 지경으로 만든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이게 맞아?" 안혜리([email protected])

2026.03.31.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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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준봉의 시선] 정치인의 인세, 작가의 밥통

4, 5년 주기로 돌아오는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총선거는 출판계에서는 대목이다. 팔리지 않기 어려운 유력 정치인들의 책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해 인세 수입은 초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재산공개에서 인세 수입이 15억6000만원이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저자인 책은 6종.(교보문고) 일부 스타 작가의 경우 판매 부수에 따라 인세율이 올라가는 러닝 개런티 출판 계약을 맺기도 하지만 인세는 대개 책 가격의 10%가 일반적이다. 1만원짜리 책 한 권을 팔면 저자에게 1000원의 인세가 돌아온다는 얘기다. 대통령의 15억 인세 수입에는 전자책 인세도 당연히 포함되지만(국내 전자책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종이책으로만 단순 환산하면 6종 합쳐서 80만 부 가까이 팔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세 수입을 2024년 단행본 평균 가격(1만9526원)의 10분의 1인 1952로 나눈 결과다. 선거의 해에는 정치인 책 쏟아져 인세 수입 적은 작가들 노조 결성 작가들 돕는 공공대출권 숙의를 비결이 뭘까. 유력 정치인이었다가 결국 대통령이 됐다 해도 새삼스러운 판매 수치다. 지난해는 평범한 선거의 해가 아니었다. 대통령의 6종 가운데 유일한 신간인 『결국 국민이 합니다』(오마이북)는 전체 300여 쪽의 절반가량을 계엄 발생 시점부터 윤석열 대통령 파면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내란 극복 과정에 할애했다. 지난해 4월 15일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순위 1위를 찍었으나 차츰 힘이 빠지다가 같은 달 30일 김어준의 유튜브 응원 발언(“한동안 책 캠페인을 해야겠다”), 5월 1일 대법원의 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이 겹치면서 판매가 반등했다. 재판비를 보태주자며 책 구매가 폭발했다는 것이다. 영화 산업의 침체를 염려하며 천만 영화를 반기는 것처럼 필자가 누구든 때를 어떻게 잘 만나든 대형 베스트셀러의 출현을 마다할 하등의 이유는 없다. 하지만 천만 영화 한 편이 영화판 전체를 먹여 살릴 수 없는 것처럼 한강이나 이 대통령 같은 일부 스타 작가의 활약이 침체일로의 출판계를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출판 생태계의 체세포 격인 수많은 작가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는다. 지난 2월 말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한 작가노조(위원장 오빛나리)는 그런 점에서 시사적이다. 일종의 자구책이다. 하지만 통념에 반하는 것도 사실이다. 좋아서 하겠다는 일에 노조라니. 영혼과 영감의 영역을 다루는 필경(筆耕)까지 노동법의 보호 대상이어야 하는 걸까. 노조에는 시·소설 쓰는 이른바 순문학 작가만 있는 게 아니다. 에세이·웹소설·웹툰 작가도 포함돼 있다. ‘예술가는 가난하다’는 식으로 작가의 글쓰기를 낭만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열악한 노동(글쓰기!) 조건이 가려진다는 것이다. ‘출범 결의문’에서, 수십 년째 그대로인 원고료, 개별 작가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출판 계약 관행 등을 문제 삼겠다고 했다. 노조가 아니더라도 이 땅의 작가들이 처한 어려움에 대한 조사나 연구 결과는 차고 넘친다. 그렇더라도, 배부른 서재에서 명작이 탄생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원고료 하한선이든 출판 계약 관행이든 사회 통념에 비춰 작가들에 대한 지원 적정선을 합의할 수 있지 않을까.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요즘 공공대출권 도입을 검토 중이다. 생소한 사람도 있겠지만 출판계와 문단, 도서관계를 아우르는 독서 생태계의 해묵은 과제이자 뜨거운 감자다. 저작권법에 명시된 ‘최초 판매의 원칙(first sale doctrine)’에 따라 도서관이 구입한 도서의 저자 권리는 사라지기 때문에, 공공도서관이 이용자에게 해당 도서를 무료 대출해주고 있는데, 이는 저자의 권리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저자의 손해를 보상해주자는 것이다. 도서관계는 반대다. 가뜩이나 도서관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 도서관 사정은 시설·장서 면에서 열악한데 공공대출권에 필요한 예산이 결국 공공도서관의 장서 구입 예산에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게 반대 이유 중 하나다. 출판계와 작가들은 당연히 찬성이다. 소설가 방현석(중앙대 교수)씨는 “공공도서관의 도서 대여 횟수에 비례해 작가에게 보상을 해준다면 별도의 지원 심사 과정이 필요 없는 최고의 복지 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첨예한 갈등 사안이 대개 그렇듯 공공대출권도 손쉬운 타협은 어려워 보인다.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것일수록 정말 진지하게 터놓고 진짜 숙의를 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지론처럼 공공대출권 도입 여부야말로 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6월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출판기념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작가의 밥줄을 챙기는 후보는 어디 없을까. 신준봉([email protected])

2026.03.31.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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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기초연금 삭감 또 있다…국민연금 53만원 넘는 84만명 한숨 [신성식의 레츠 고 9988]

기초연금 개편 작업이 시작됐다. 2014년 도입 이후 12년 만이다. 전신인 기초노령연금(2007년 도입)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약 20년 만이다. 보건복지부는 개편 시기와 관련, “결정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해 기초연금 수급자는 707만명이다(사회보장정보시스템 통계). 월 34만 9700원이다. 현재 윤곽이 드러난 개편 방향은 하후상박이다. 그간 기초연금 확대를 주장해오던 이재명 대통령이 하후상박으로 방향을 확 틀었다. ‘중산층까지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논란이 적은 편이다. 기초연금 삭감 개선 본격화 부부삭감축소에 하후상박 적용 국민연금 연계 삭감 문제 많아 "대상 축소, 모든 삭감 개선을" 이 대통령 "부부 삭감은 패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X(옛 트위터)에 “부부가 해로하는 것이 불이익을 받을 일이 아니다. 감액을 피하려 위장 이혼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가급적 시정해야 한다”며 부부 삭감 축소를 지시했다. 이는 논란이 많은 과제다. 그래서 개편 작업이 더 복잡해졌다. 기초연금을 부부가 받으면 20% 깎는다. 69만 9400원에서 20% 깎여 55만 9520원을 받는다. 이 대통령은 2021년 민주당 대표 시절부터 삭감 폐지를 주장했고, 2022, 2025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삭감을 “위장 이혼을 부르는 패륜”이라고 강하게 비판해 왔다. 지난해 삭감된 사람은 314만명(157만쌍), 전체 수급자의 44%이다. 노인들은 기초연금에 애정을 표한다. 서울 동대문구 조창신(81)씨는 “주변을 둘러보면 나라에서 매달 월급 주는 것이라며 기다린다”며 기초연금을 ‘나라 월급’으로 표현했다. 조씨는 “6년 만에 남편(사별) 친구를 만났는데,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부부가 같이 산다고 (기초연금을) 깎는 건 아니지 않으냐’고 하더라. 우리가 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너무 억울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저소득 부부 절반만 감액 정부는 부부 삭감 축소에도 하후상박을 적용할 방침이다. 저소득층 감액 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서영석·이수진·김태년 의원 등이 개정 법안을 발의해 놨다. 서영석 의원은 소득 하위 40% 저소득 부부의 감액률을 20%에서 5년에 걸쳐 10%로 낮추는 게 골자다. 이 중 정부 방침에 가장 가까운 안은 서 의원 안으로 보인다. 서 의원 안대로 하면 126만명가량(2025년 기준 산정)이 10%만 깎이게 된다. 이들은 소득인정액(재산의 소득환산 포함, 2024년)이 100만원 아래다. 10%만 깎으면 부부 기초연금이 약 56만원에서 63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비용 추계에 따르면 2027~2031년 2조 4089억원이 들어간다. 부부가 같이 산다고 생활비가 두 배 들지 않는다. 그래서 기초연금을 2배가 아니라 1.6배 지급한다. 기초수급자 2인 가구의 생계급여 최대액이 1인 가구의 1.64배인 점과 비슷하다. 게다가 단독가구보다 상대적으로 부부의 소득·자산이 많다. 이런 점을 들어 부부 삭감 축소에 반대하는 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오랫동안 “패륜”이라고 강하게 비판해온 점을 고려하면 반대 목소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다. 저소득 부부 삭감 축소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지난해 7월 보고서(기초연금 부부 감액 수준에 대한 논의)이다. 소득분위 별로 따져보면 저소득(1~5분위 중 1분위) 부부 가구의 소비 지출과 주거·의료·교통비가 단독가구보다 1.7~2배 높다. 전체 기초연금 부부(1.6배)보다 높다. 김민수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부부가구가 감액 안 되고 전액을 받아도 생계가 힘들 수도 있다”며 “저소득 부부가구의 감액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경기도 한모(65)씨는 “국민연금, 부부 삭감 기초연금, 노인일자리·학교안전도우미 소득을 합해 월 200만원 조금 더 번다. 60만원 월세 내고 병원비·약값으로 쓰면 빠듯하다”며 “기초연금 삭감을 줄이면 고마울 것 같다”고 말한다. 기초연금은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국민연금 연계 삭감, 기초수급자 삭감, 공무원·군인·사학연금 수급자와 배우자 배제 등이다. 월 국민연금이 52만4600원 넘으면 기초연금을 최대 50% 감액한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많이 깎인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내고 받는 것이고, 기초연금은 나라 재정으로 하는 것이라 성격이 다른데 둘을 붙여 삭감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4만여명이 1인당 월 9만6000원(월 804억여원) 깎였다. 삭감 피하려 국민연금 조기수령 이 때문에 기초연금 삭감을 피하려고 국민연금을 깎아서 받는 사람도 있다. 손모(62)씨는 기초연금 삭감을 줄이려고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했다. 정식 수령보다 5년 앞당겨서 57세에 받느라 30% 깎였다. 그는 “국민연금을 많이 받을수록 기초연금이 삭감된다”고 말했다. 이는 ‘조기노령연금 개선 방안 연구’보고서(2022)에 나오는 사례이다. 김선민 의원은 국민연금 연계 감액을 폐지하고, 공무원·군인·사학연금 수급자도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안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연계 감액을 전면 폐지하지 않더라도 삭감 기준선을 높이거나 최대 감액률(50%)을 낮춰 저소득 노인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돈이다.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좁히고, 중산층의 연금액을 줄여 조달하는 방안이 있다. 기초연금 관련 이슈를 다 모아 개편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신성식([email protected])

2026.03.31.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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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허리띠 더 졸라맨다…공공부문 차량 2부제 검토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현재 시행 중인 공공부문 차량 5부제를 2부제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1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현재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될 시 공공기관에 승용차 2부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용된다. 정부는 지난달 5일 ‘관심’ 단계 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18일엔 이를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기후부는 지난달 26일부터 공공기관 차량 5부제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자원안보 위기경보 격상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경계 단계 경보가 발령되면 2부제를 포함한 공공부문 에너지 절약 강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차량 2부제는 격일로 승용차 운행을 금지해 ‘홀짝제’로도 불린다. 앞서 2008년엔 ‘초고유가 대응 에너지 대책’ 일환으로 공공부문 2부제가 시행됐다. 2002년 월드컵 기간엔 수도권에선 민간 차량 2부제가 시행된 적이 있다. 당시 교통량은 19.2% 줄고, 대중교통 이용은 6%가량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공무원들의 출퇴근, 공공기관 업무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준비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행 시점을 4월 6일 전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부 관계자는 “공공부문 차량 2부제 시행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향후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권필([email protected])

2026.03.31. 8:13

한동훈 “조작기소특위, 날 설계자라 하면서 왜 안 부르나”

━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31일 중앙일보 정치 토크쇼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해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조작기소 국조특위)가 본인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김만배를 증인으로 부르면서 한동훈은 못 부르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조작기소 국조특위는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2023년 9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강하게 역설했었다. Q : 조작기소 국정조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A : “어제 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조특위 위원장이 내가 조작기소 설계자라고 얘기하더라. 그럼 설계자를 증인 1호로 불러야 하지 않나. 박살 낼 좋은 기회인데 뭐가 무서워서 부르지 않나. 이른바 ‘박상용 녹취록’ 갖고 민주당이 문제 삼던데, 그거 폭로한 이가 이화영 부지사 변호했고, 민주당에 청주시장 후보로 공천 신청한 서민석 변호사다. 그렇다면 이건 민주당 입장이다. 그리고 그 녹취록이 결정적 증거라면, 서 변호사는 공천 신청할 것이 아니라 이화영 사건부터 법원에 재심을 신청하는 게 우선이다.” Q : 박상용 녹취록이 문제가 안 된다는 건가. A : “‘이화영 사건’은 이미 법원의 1심, 2심, 3심 판결문을 통해 이재명 경기지사를 위해 북한에 수백만 달러를 줬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검사가 피의자에게 연어를 먹여서 조작이라고? 도대체 무엇을 조작했다는 건가. 돈이 북한에 안 갔다는 거? 이재명 방북 비용이 아니라는 거? 그건 아니지 않은가. 증거는 다 나와 있다. 민주당이 본질을 건드리지 못하니 변죽만 울리는 거다. 무엇보다 당시 수사하는 입장에선 해당 사건의 최종 수혜자인 이재명 지사가 무엇을 시켰는지 밝히는 게 수사의 핵심이었다. 그걸 밝히기 위해 중간 공범 설득하는 게 뭐가 문제인가. 그걸 안 하면 직무유기이고, 눈감으면 민주당이 말하는 법왜곡죄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깡패 출신 기업인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위해 북한에 수백만 불을 보냈다는 게 대법원 판결을 통해 확인됐는데, 이번 국조특위가 국민도 까먹고 있던 사건을 새삼 들추면서 오히려 판이 커지게 됐다.” Q : 그래도 민주당이 절대다수라 증인 채택이 어려울 수 있는데. A : “나한테 조작기소 설계자라고 하지 않았나. 설계자를 못 부르면서, 심지어 김만배도 부르면서 한동훈을 못 부르는 게 말이 되나. 나를 청문회에 부르지 못한다면 이번 국조특위가 얼마나 허접한 협잡이며,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를 위한 빌드업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거다.” Q : 당 얘기로 돌아오자. 국민의힘 지지율이 최근 10%대까지 하락했다. A : “국민은 오래전부터 답을 내놨다. 계엄 옹호, 부정선거 옹호 같은 ‘윤 어게인’과 단절하고 유능하게 재건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눈감고, 귀 막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그맨 이혁재씨가 청년오디션 심사위원을 한다? 장애인 비하하는 사람을 다시 대변인으로 임명한다? 민심은 이미 지긋지긋한 계엄과 탄핵의 바다를 건너고 있다. 지금 ‘윤 어게인’ 노선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나. 강성 지지층도 배려해야 하지만, 간판으로 쓰는 것은 다르다. 지지자는 잘못이 없다. 정치인이 문제다.” Q : 장동혁 대표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단합 부재로 본다. A : “대표가 이상한 행동을 해도 따르는 게 리더십인가. 장 대표는 ‘절윤 선언문’도 자기가 안 읽었다. 후속 인사를 보면 오히려 ‘윤 어게인’이 가속화하고 있다.” Q : 재·보궐 선거 출마 후보지로 여러 곳이 언급된다. A : “아직 결정된 게 없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 사퇴 시한(4월 30일) 이후에 결정될 것 같다.” Q : 일각에선 민주당 전재수 의원 지역구(부산 북갑)에서 조국 대표와의 대결설도 나온다. A : “저는 대결을 피해본 적이 없다. 근데 조 대표는 같은 ‘산’인데 (민주당에 유리한) 전북 군산, 경기 안산을 노리는 것 아닌가. 부산 출신인 조 대표가 (부산에서 나와 맞붙을) 배짱이 있는지 모르겠다.” Q : 김부겸 전 총리는 대구시장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며 ‘국민의힘을 버려야 보수가 산다’고 했다. A : “선거 솔직히 어렵다. 하지만 바뀌면 이길 수 있다. 특히 리더십의 본질이 바뀌어야 한다. 장동혁 대표는 서울·부산 정도 이기면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라. 아니 서울·부산만 이기면 경기·강원·충청·제주는 다 져도 되나. 예를 들어 6·25 남침이 일어났는데 부산만 지키면 되는 건가. 리더라면 인천상륙작전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Q : 최근 SNL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는데. A : “대통령이 SNS 하는 거 좋다.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을 문제 삼았던데, 계산은 정확히 하면 좋겠다. 이 대통령은 저를 두고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직접 부추겼다. 또 백해룡 경정에게 수사팀장까지 시키면서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으로 있을 때 마약 사건을 외압으로 막았다는 의혹도 부추겼다. 그걸 말하는 거다. 이 대통령은 한동훈한테 사과했나.” 양수민([email protected])

2026.03.31.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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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의 직격토론] 호르무즈 위기, 정권에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 대계 세우자

글로벌 공급망 위기, 어떻게 풀 것인가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마비됐다.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성장률 전망치가 0.4%포인트 하락한 1.7%로 수정되며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타격을 입었다. 반도체 등 에너지 집약형 제조업에 의존하는 한국의 구조적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차량 5부제 같은 단기 처방을 넘어, 이번 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안보의 근본 틀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에너지 지정학이 던진 이 중대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를 관련 분야 전문가들에게 듣는 긴급 토론회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과 함께 마련했다. 박소영 논설위원이 진행한 토론에는 이재승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과 정용헌 전 아주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호르무즈충격 한국경제 취약성 산업 셧다운 막을 공급망 구축 민간 주도 생태계로 체질 개선 원전 등 조합 에너지믹스 재편 Q : 에너지 위기의 관점에서 이란 사태를 평가해달라. A : 이재승(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우리는 지난 10여연간 소위 ‘에너지의 태평성대’를 누려왔다. 2010년대 중반부터 공급증가로 시장이 가격을 주도하면서 지정학적 요인에 의한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방심하는 사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란 사태로 ‘호르무즈 봉쇄’라는 블랙스완이 현실화됐다. 에너지 지정학은 이제 가격 문제를 넘어 생존의 문제가 됐다. A : 정용헌(전 아주대 교수)=우리나라도 대비를 전혀 안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진’급 위기를 완벽히 극복할 만큼의 대비는 비용 문제로 누구도 하지 못한다. 불행하게도 이번엔 단순한 태풍이 아니라 지진이 왔다. 70년대 이후 반복된 위기와 이번 사태는 결이 다르다. 과거가 단순한 ‘물량 확보’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공급망 자체의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A : 김진수(한양대 자원공학과 교수)=산업에 미치는 치명적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수송용 원유보다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에너지양이 압도적으로 많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곧 산업 경쟁력 약화와 국가 경제 붕괴로 직결된다. 특히 천연가스 위기는 전력 요금으로 전가돼 제조업 전체의 생산 원가를 압박한다. 전력 생산을 위한 가스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반도체 등 초정밀 공정이 필수적인 우리 주력 산업은 단 한 순간의 전압 강하만으로도 셧다운 될 수가 있다. 가계의 불편을 넘어 산업의 ‘생존’이 걸린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Q : 에너지 시설 복구까지 얼마나 걸릴까. 또 이번 사태의 수혜자와 피해자는. A : 정=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보면 더 절망적이다. 현재 카타르 라스라판 가스전의 핵심 트레인 14개 중 2개가 폭격당하는 등 지상 설비 피해액만 보수적으로 잡아도 2,500억 달러에 달한다. 유전은 한 번 닫으면 복구가 매우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특히 LNG 냉각에 필수적인 열교환기 같은 핵심 부품은 조달에만 50개월 이상이 걸린다. 전쟁이 당장 끝나도 인프라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지금 위기의 끝이 아니라 ‘초입’에 서 있는 셈이다. A : 김=식량 위기로의 전이도 심각하게 봐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비료 원료인 요소(Urea)의 물량은 전 세계 물동량의 30%에 달한다. 에너지 수급 불안은 비료 가격 폭등을 불러오고, 이는 곧 북반구 파종 시기와 맞물려 전 세계적인 식료품 가격 폭등으로 이어진다. 국민의 밥상 물가와 직결된 생존의 위기인 셈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에너지 시스템의 ‘효율화’다. ‘에너지 합리화 기본계획’ 같은 정책이 있지만, 대중의 관심은 낮다. 삶의 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시스템적으로 에너지를 아끼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A : 이=이번 사태의 단기적 수혜국은 유가 급등과 제재 완화로 외화를 벌어들인 러시아와 셰일 가스를 수출하는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다. 반면 한·중·일은 압도적인 피해국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아직 크기에 궁극적인 대체 공급자로 고려하기엔 한계가 있다. 지금 위기는 위험 대비 안전성 중심으로 에너지 시장이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A : 김=이번 사태를 겪으며 가장 부러운 것은 오랜 시간 축적된 일본의 인적·물적 네트워크다. 일본의 외교관과 기업들이 중동 현지에서 쌓아온 인연이 매우 깊다. 일본 상사기업들은 LNG 가치사슬 전반에도 엄청난 수의 특허와 지분을 보유하고 시장의 규칙을 만들고 있다. 반면 우리는 기반이 아직 부족하다. 한국도 기업 단위에서 실질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민간 주도의 에너지 생태계를 정부가 전폭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A : 정=일본 종합상사들의 정보 수집 능력은 웬만한 국가 정보기관을 능가한다. 1979년 이란 혁명 당시에도 다국적 기업 셸(Shell)이 지분을 매각하고 철수할 때, 일본 현장 전문가들은 리스크를 피하거나 기회를 잡는 민첩함을 보여줬다. 민간 경영인들이 수십 년간 한 분야를 파고들며 중동 왕실과 개인적 친분까지 쌓은 결과다. 3~4년마다 바뀌는 우리 공공기관장 체제로는 이런 ‘연속성의 힘’을 이길 수 없다. 민간 역할을 전면 개방하고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A : 이=과거 자원 개발 사업은 정치적 성과와 홍보에 매몰되어 ‘사진 찍기 좋은’ 사업 위주로 진행됐다. 유가 급등기에 급하게 뛰어들었다가 좌절을 겪기도 했다. 에너지 판은 속된 말로 ‘범생이’들이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수십 년간 갈고닦은 ‘타짜’들이 피도 눈물도 없이 달려드는 곳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급망 가치사슬의 한 축을 장악하는 긴 안목이 필요하다. A : 정=한·중·일 에너지 협력은 과거부터 시도됐으나 시장 구조가 달라 실익이 적었다. 하지만 한·일 관계는 다르다. 두 나라 모두 수입 의존도가 높고 시장 구조가 비슷하다. 국가 간 거창한 합의가 어렵다면 기업 차원에서의 긴급 비축이나 공동 구매 프로젝트부터 시작해야 한다. A : 이=SK와 같은 민간 기업들이 이미 한·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작게 시작해 빠르게 작동하는 프로젝트 단위 협력이 생존 모델이 될 것이다. Q : 에너지믹스 재편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A : 정=지금 같은 위기상황에선 ‘깨끗한 에너지’보다 ‘끊임없는 에너지’가 더 중요하다. 특히 ‘석탄 발전’을 다시 봐야 한다. 동해안 신규 석탄 발전소 가동률이 20~30%에 불과한데, 송전망만 확보된다면 가장 싸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중국과 미국도 여전히 석탄을 줄이지 않고 있다. “맑은 하늘도 배고파보면 귀찮다”는 말처럼, 생존이 걸린 위기 상황에서는 고효율 석탄 발전을 보험용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 A : 이=에너지믹스에서 원자력은 과거 공격수였다면 이제는 기저 전력을 담당하는 ‘최종 수비수’ 역할을 해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에너지원의 선악을 따지기보다 각 에너지원이 가진 기능을 유기적으로 조율하는 감독의 안목이 필요하다. 석유 위기는 시차를 두고 오지만 전력 위기는 즉각적이다. A : 정=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입선 다변화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사우디 유전은 생산단가가 배럴당 5달러 수준이지만 미국의 셰일은 50~60달러가 든다. 향후 20년, 즉 2050년까지 내다보는 장기 전략하에서 에너지 도입 가격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A : 이=중동의 중질유(Heavy Oil)는 아스팔트부터 정밀 화학제품까지 활용도가 매우 높다. 반면에 미국의 셰일 오일은 경질유(Light Oil)라 용도가 다르다. 중동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미국과는 에너지 안보 대화를 상설화해 외부적 교란요인을 최소화하는 외교력이 필수적이다. Q : 앞으로 있을 유사한 사태에 대비, 정부가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할 정책이 있다면. A : 이=이제는 분산된 에너지 정책 시스템을 통합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이 컨트롤타워의 핵심 키워드는 ‘상설화’와 ‘전문화’다. 정치를 가급적 배제하고 전문가들이 꾸준히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나는 이를 ‘스마트(SMART) 에너지 안보’ 전략으로 제안한다. 안정성(Stable), 다각적 외교(Multilateral), 첨단 기술력 지원(Advanced), 회복력(Resilience), 통합거버넌스(Total)가 그 핵심이다. A : 정=정부는 기업을 간섭하기보다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전후 복구 사업은 우리 EPC(설계·조달·시공) 기업들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정유 공장 설비나 LNG선 제조 기술은 우리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강점을 활용해 우리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병목을 쥐는 ‘역발상 전략’이 필요하다. A : 김=가장 큰 리스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의 근간이 널뛰는 것이다. 정책의 일관성이야말로 에너지 안보의 핵심이다. 탄소중립이라는 가치는 분명 소중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중단 없는 공급’과 ‘국민이 수용 가능한 가격’이라는 현실적 균형이 잡혀야 한다. 정치적 판단에 매몰되지 않고 20~30년을 내다보는 에너지 비전이 유지될 때 비로소 위기에 강건한 체계를 가질 수 있다. 박소영([email protected])

2026.03.31.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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