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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전광판에 광고 띄우고 춤춘 변호사…法 “정직 적법”

유흥업소 전광판에 표출된 자신의 광고 앞에서 춤을 춘 변호사를 변호사를 품위 훼손 이유로 정직 처분한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A 변호사가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상대로 “이의신청 기각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 변호사는 2021년부터 클럽 등 유흥업소에서 ‘대한민국 제일 핫한 변호사’, ‘누적 매출 12억 강남 1등’, ‘서초의 왕 A 변호사’ 등 문구를 전광판에 띄워 광고해 변호사 품위를 훼손했다는 등의 사유로 2023년 9월 대한변호사협회(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로부터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았다. 징계위는 A 변호사가 사실상 유흥업소 전광판 광고 게재를 직접 요청한 것으로 판단했다. 법무법인이 아닌 법률사무소를 운영했음에도 ‘법무법인 대표’라는 문구를 클럽 전광판에 띄우고, 유흥업소 실장에게 법률사무소 직원 명함을 만들어주면서 홍보를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법률사무소 홈페이지에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에 위반하는 내용을 게재하고 직원들의 퇴사 사실을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신고하지 않은 점도 징계 사유로 인정됐다. A씨는 이에 “유흥업소 전광판 광고 게재를 직접 요청한 적이 없다”며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에 이의를 신청했다. 법무부는 “유흥업소 전광판에 광고 게재를 직접 요청하진 않았으나, A 변호사가 광고를 지체 없이 제지하지 않고 되레 전광판 앞에서 춤을 추며 적극적으로 즐기는 등 부추기고 조장했다”며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해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A 변호사는 “광고 게재를 직접 요청하지 않은 점이 인정된 이상 법무부는 변협의 징계 결정을 취소할 수 있을 뿐, 사실관계를 다르게 확정할 권한이 없다”며 불복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도 징계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직접 요청한 행위’가 아닌 ‘부추기고 조장한 행위’로 인정됐다고 해 별도의 징계사유라고 볼 수 없고, 그로 인해 방어권이 침해됐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어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한다는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사회질서 유지와 법률제도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며 “징계 결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법무부 결정에서 배척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고, 2024년 3월 강남 클럽 앞 대로변에서 클럽 직원을 무릎 꿇리고 욕설했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며 “징계 사유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정시내([email protected])

2026.02.0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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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中위협이 다카이치 도왔다…日여당 승리, 美에 희소식"

美언론 "中위협이 다카이치 도왔다…日여당 승리, 美에 희소식" WSJ·WP 사설…"다카이치, 평화헌법 개정 나설수도"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의 주요 신문들은 일본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3분의 2 이상 의석을 차지한 8일(현지시간) 총선 결과가 미국에 희소식이라고 평가하면서 '중국 변수'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게 정치적 호재가 됐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일본 여당의 대승에 대해 "중국이 대만을 점령할 경우 일본의 안보를 위협하게 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며 진실을 밝힌 다카이치에게 수출과 관광 등 제재로 벌을 주려했던 중국에게도 '공(功)'이 있다"며 "(일본에 대한) 중국의 괴롭힘은 대만, 호주에서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역효과를 냈다"고 썼다. WSJ 사설은 이어 "다카이치는 자민당의 보수적이고 친미적인 파벌 출신"이라며 "그녀는 방위지출 확대를 선호하는데, 그것은 중국의 광대한 군비 확장을 감안할 때 시급히 필요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최고의 소식은 자민당의 확고한 다수당 지위가 다카이치에게 권한을 갖고 통치할 재량을 부여한다는 점"이라며 "미국과 자유세계는 중국 공산당의 제국주의 야심에 맞선 동맹으로서 강하고 자신감있는 일본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도 사설에서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일본 총선 결과는 "중국이 주는 실존적 위협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증가하는 각성을 반영한다"며 "일본인들은 다카이치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이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직설적으로 말함으로써 중국의 시진핑에 정면으로 맞선 뒤 다카이치 주위에 결집했다"고 평가했다. WP 사설은 이어 "다카이치의 성공은 미국을 위해 희소식이며, 미국은 그녀의 성공을 도울 수 있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일본 방위지출 확대, 공격용 군사역량 확대, 살상무기 수출금지 해제 등 매파적 안보정책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총선 압승으로 일본 여당이 의회에서 힘있는 다수당 자리를 차지하게 된 상황은 "다카이치가 2차대전 이후 일본 헌법에 들어가 있던 평화헌법 조문을 폐지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며 "그녀의 어젠다가 의회를 통과하면 일본은 중국에 맞서기 위한 더 많은 안보 부담을 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WP 사설은 다카이치 총리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일본의 부채를 감당불가능한 수준으로 늘림으로써 결과적으로 방위지출 확대에 걸림돌을 자초할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중의원 선거에서 전체 465석 중 개헌안 발의선이자 전체 3분의 2인 310석을 상회하는 316석을 차지했다. 이는 역대 최다 의석수를 확보한 역사적 대승이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조준형

2026.02.08. 16:26

美캘리포니아 '억만장자세' 논란에 이웃 네바다주 부동산 '들썩'

美캘리포니아 '억만장자세' 논란에 이웃 네바다주 부동산 '들썩' 소득세 없고 재산세도 낮아…최고급 주택 가격 1천만불→2천만불로 뛰어 "라스베이거스가 이제 자유로운 정신 상징"…부유세 도입 반대시위는 '썰렁'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억만장자세'로 불리는 부유세 도입이 추진되면서 이웃 네바다주 부동산 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밸리 등의 억대 부자들이 부유세를 피해 라스베이거스 등으로 이주를 택하면서 초고가 주택 시장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고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급 주택 중개업체 'IS 럭셔리' 창업자 이반 셔는 "라스베이거스의 고급 주택시장이 달아오르던 가운데 캘리포니아에서 전해진 소식이 이를 더 가속했다"며 "코로나 이후 우리 고객 중 캘리포니아 출신은 80%에 달했는데 억만장자세 법안이 제안된 이후 훨씬 높은 수준의 이탈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 렌트카페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대도시권의 백만장자 가구 수는 2019년 331가구에서 2023년 879가구로 166% 급증했는데, 이 같은 변화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호화 주택의 기준선도 달라졌다. 현지 중개인 내털리아 해리스는 "(5년 전만 해도) 라스베이거스에서 1천만 달러(약 145억원)짜리 주택은 '와우' 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의 최고가였다"며 "이제는 지난주에 나온 매물 3채가 1천100만∼2천만 달러 사이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부자들이 캘리포니아를 떠나 네바다로 기반을 옮기는 주요 이유는 세금 때문이다. 회계 소프트웨어 업체 인튜이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소득세율이 최고 14% 이상(정신건강서비스세 포함)이고, 재산세도 0.68%인 반면 네바다주는 소득세가 없고 재산세도 0.44%에 불과하다. 여기에 10억 달러 이상 부자들에게 일회성으로 5%의 세금을 걷는 억만장자세가 도입되면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일생을 캘리포니아에서 살다가 최근 라스베이거스에 2천100만 달러짜리 콘도를 구매한 돈 행키(82) 행키그룹 회장은 네바다행을 택한 이유가 억만장자세 논란 때문이라고 미 경제매체 포브스에 말했다. 그는 "원하지 않는 존재가 된 것 같았다"며 "이미 많은 부유층과 뛰어난 기업을 캘리포니아에서 떠나보냈다.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키 회장이 캘리포니아에 남고 억만장자세가 도입된다면 내야 할 세금은 4억1천만 달러(약 6천억원)에 달한다. 라스베이거스의 도시 분위기가 자유로운 데다 부자들이 선호하는 캘리포니아 서부 해안과도 거리가 가까워 비행기로 2시간이면 오갈 수 있다는 점도 네바다가 부상하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네바다주로 이주한, 기술기업 아톰의 창업자 자인 아지즈는 "라스베이거스밸리가 점차 캘리포니아가 예전에 가졌던 자유로운 정신과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라'는 정신을 상징하는 곳이 돼가고 있다"며 "그런 문화를 좇는 캘리포니아 출신들이 인접한 라스베이거스로 이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네바다주 타호호수 지역에 4천200만 달러 규모의 저택을 매입했고,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도 샌프란시스코 자택을 팔고 네바다 접경지로 자산을 옮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부유세 도입에 반대하는 이색 시위 '억만장자를 위한 행진'이 개최됐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창업자 더릭 카우프먼은 부유층 이탈이 캘리포니아 세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시위를 주최했지만, 참여자는 20∼30명에 불과했고 오히려 취재진이 더 많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과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 등이 전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부유세 도입 법안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영전

2026.02.08. 16:26

美재무, 日여당 압승에 "일본 강하면 美도 아시아에서 강해져"(종합)

美재무, 日여당 압승에 "일본 강하면 美도 아시아에서 강해져"(종합) "이란 지도부, 미친듯이 해외 송금…해결되면 이란 국민 돈 되찾아줄 것" "금 가격 변동은 투기에 따른 급락…中의 무질서한 거래도 원인"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8일(현지시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일본 자민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것과 관련해 "일본이 강하면 아시아에서 미국도 강해진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녀(다카이치 총리)는 훌륭한 동맹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훌륭한 관계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 경제가 중국과 "분리(disengagement·탈동조화)되는 걸 원치는 않지만, 리스크를 줄일(de-risk)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베선트 장관은 대(對)이란 경제 제재와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최대 압박을 가하기 위해 재무부 권한을 사용하라고 지시했다"며 재무부의 이란 석유 판매 제재와 자금 추적·동결을 거론했다. 이에 따라 이란의 최대 은행 중 하나(아옌데 은행)가 붕괴했고, 중앙은행의 구제금융에 이어 가파른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이 촉발돼 대규모 유혈사태를 부른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고 상기시켰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쥐들이 배에서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이란 지도부는 미친 듯이 자금을 해외로 보내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될 때 우리는 재무부에서 그 돈(동결된 자금)을 이란 국민을 위해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를 향해선 "매우 독립적이면서도 연준이 미국 국민에게 책임을 진다는 점을 인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적완화(QE)에 대한 연준의 정책 전환 전망과 관련해 "대차대조표를 어떻게 할지는 연준의 결정에 달렸다. 그들이 빠르게 무엇을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그들은 아마도 1년간 지켜보면서 무엇을 할지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연준이 다소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됐다'고 한 자신의 잡지 기고문도 언급했다. 워시 후보자는 연준의 QE가 자의적인 신용 배분으로 시장의 신호를 왜곡시켰고, 과도한 정부부채를 가능하게 했다며 '연준이 지나치게 비대해졌다'는 인식을 내비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은 금 가격이 지난주 큰 변동성을 보인 이유에 대해 "중국에서 (시장)상황이 좀 무질서해졌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금 거래시 필요한 증거금에 대한 요구 조건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금(가격 변동)은 전형적인 투기로 인한 급등 후 급락(blow off)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간 금 가격은 투기성 매수와 지정학적 불안정,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빠르게 오르다가 지난주 급락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가 증거금을 상향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를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하자 그간 귀금속을 사재기하던 중국 투기 자금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현

2026.02.08. 16:26

'美관세위협 불구' 쿠바 돕는 멕시코…원유 대신 식량

'美관세위협 불구' 쿠바 돕는 멕시코…원유 대신 식량 "인도적 지원 필요"…니카라과는 쿠바 상대 무비자 혜택 중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정부가 미국의 봉쇄 조처에 직면한 쿠바에 원유 대신 먹거리를 비롯한 생필품 지원에 나섰다. 멕시코 외교부는 8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 "우리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쿠바 주민을 돕기 위해 식량과 개인 위생용품을 실은 선박 2척을 쿠바로 보냈다"라며 "선박들은 오늘 베라크루스 항을 떠났다"라고 밝혔다. 멕시코 정부 설명에 따르면 파팔로아판 호와 이슬라 홀보쉬 호에는 814t(톤)의 물자가 선적됐다. 우유, 분유, 육류품, 과자, 콩, 쌀, 생선, 식용유 등이 구호품에 포함됐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정부는 분유와 콩 등 1천500t 이상의 물품을 추가로 운송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멕시코 외교부는 관련 결정을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대한 연대적 지원을 강조하는 멕시코의 외교적 전통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특히 긴급한 상황에 놓여 인도적 지원을 받아야 하는 이들과 지속 협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처는 최근 미국과 쿠바 간 긴박한 외교적 대치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쿠바 정부의 정책과 관행, 행동은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에 대해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을 구성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와 관련한 국가 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나라에 관세를 매긴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는 쿠바의 주요 원유 공급국 중 하나인 멕시코를 사실상 정조준한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관측이었다. 멕시코는 국영 석유기업 페멕스(PEMEX)와 쿠바 당국 간 계약에 따른 정상적인 석유 수출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인도적 이유로 쿠바에 물자 지원을 지속할 것임을 피력해 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달 말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과의 마찰을 원하지 않는다"라면서도 "석유를 직접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식량이나 다른 자원을 보내는 등 쿠바 내 인도주의적 위기를 막을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베네수엘라·쿠바와 함께 중남미 대표적 '반미'(反美) 성향 국가로 꼽히는 니카라과는 쿠바 주민들에 대한 무비자 입국 정책 시행을 중단했다. 현지 언론 라프렌사는 정부 공문을 인용, 쿠바 주민들의 경우 무료로 비자 발급 상담을 받도록 하는 범주에 포함시켰다면서 "이는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가 미국 제재를 피해 보고자 하는 전략"이라고 짚었다. AP통신은 니카라과가 '미국행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를 낼 전망이라고 전했다. 쿠바 이민자들은 수년간 니카라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뒤 밀입국 업자와 접촉해 중미와 멕시코를 거치는 북상 경로를 주로 이용해 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2026.02.08. 15:26

80세 대통령·90세 의원…美정치권 고령화에 "75세면 은퇴해야"

80세 대통령·90세 의원…美정치권 고령화에 "75세면 은퇴해야" 민주당 잠룡 이매뉴얼 주장…美기업들은 이사연령 상한선 두는 추세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에서 나이가 너무 많은 정치인의 임기를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정치인 람 이매뉴얼(66)은 대통령, 내각 각료, 연방 상·하원 의원, 연방판사가 75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은퇴하게 해야 한다고 최근 주장했다. 시카고 시장 출신인 이매뉴얼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주일미국대사를 지냈으며, 2028년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는 고령 정치인이 많은 편이며,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젊은 피'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전에도 제기돼왔다. 특히 2024년 대선 때 민주당은 당시 81세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고령 우려에도 출마를 강행했다가 TV토론에서 노쇠한 모습을 온 국민에 적나라하게 드러내 패색이 짙어지자 중도에 하차했다. 민주당은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을 급히 새 후보로 내세웠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역부족이었다. 대선 당시 78세였던 트럼프 대통령도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로부터 나이 문제로 공격받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75세가 넘는 정치인은 정신 능력을 감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올해 80세가 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에 비해 공식 일정 횟수가 줄었고, 공개행사에서 조는 듯한 모습을 보여 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제기됐다. 연방의회에서는 하원의 평균 연령이 1987년 50.7세에서 2025년 57.9세로 높아졌으며, 상원도 같은 기간 54.4세에서 63.9세로 늘었다. 대표적인 고령 정치인으로는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공화·아이오와)이 92세,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이 87세다. 2025년에만 고령 의원 3명이 재직 중 별세했다. 하원에서 28년을 지낸 케이 그레인저 하원의원(공화·텍사스)은 임기 마지막 해인 2024년의 여러 달을 텍사스의 노인시설에서 보내기도 했다. 다이언 파인스타인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인지력이 저하된 모습을 보이다 상원 법사위원회 간사 자리를 내려놔야 했으나 이후에도 의원직을 유지하다 2023년 90세로 별세했다. 여론도 정치인의 고령화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조사기관 유거브가 지난달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미국 성인의 73%는 대통령직에 상한 연령을 둘 필요가 있다고 답했으며, 69%는 상·하원에도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사법부도 고령화 추세다. 한 정부 기관 조사에 따르면 연방대법원 대법관 9명 중 거의 절반인 4명이 70대이며, 연방판사의 평균 연령은 2024년에 67.7세였다. 반면 민간 기업의 경우 이사회 구성을 새롭게 하기 위해 이사의 연령을 최대 72세나 75세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고 WSJ은 보도했다. 미국 1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연령은 61세다. 그러나 정치권의 경우 자리에 오래 있을수록 영향력이 쌓이기 때문에 정치인 본인은 물론이며 그 영향력의 혜택을 입고 싶어 하는 유권자들도 현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연방정부와 의회가 작동하는 방식을 깨닫고 업무를 효과적으로 하려면 현직 경험이 많을수록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현

2026.02.08. 15:26

포르투갈 대선서 중도좌파 사회당 세구루 당선

포르투갈 대선서 중도좌파 사회당 세구루 당선 결선에서 66% 득표…'현대적 온건 좌파' 내세워 승리 극우당 셰가의 벤투라, 패배에도 지지기반 확인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8일(현지시간) 치러진 포르투갈 대통령선거 결선에서 중도좌파 사회당(PS)의 안토니우 조제 세구루(63) 후보가 당선됐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세구루 후보는 이날 개표가 95% 진행된 기운데 66%의 득표율로 극우 정당 셰가의 안드레 벤투라(43) 후보(34%)에 크게 앞섰다. 세구루 후보와 벤투라 후보는 지난달 18일 1차 투표에서 1, 2번째로 많은 표를 얻어 이날 결선을 치렀다. 세구루 후보는 취재진에게 "포르투갈 국민이 오늘 보내준 응답, 자유와 민주주의,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헌신에 감동받았고 우리나라가 자랑스럽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포르투갈은 총리가 국정 전반을 운영하는 내각 책임제이지만, 대통령에게도 의회 해산권과 군 통수권, 법률안 거부권 등이 있다. 대통령은 5년 임기에 중임이 가능하다. 이날 투표는 포르투갈이 폭풍으로 큰 수해를 입은 가운데 치러졌다. 약 20개 선거구 투표가 1주일 연기됐으나 큰 표차로 당선은 이미 확정됐다. 세구루 당선인은 청년 시절 일찍 정치에 입문해 1991년 의회에 처음 입성했으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정부에 입각해 여러 요직을 거쳤다. 2011∼2014년 사회당 대표를 지내다가 2014년 당 대표 경선에서 안토니우 코스타(현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고배를 마신 뒤에는 학계에 머물렀다. 이번에 대선에 출마하면서 정계에 본격적으로 복귀했다. 선거 운동 초기에는 사회당의 지지를 받지 못하다가 점점 지지 기반을 넓히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세구루 당선인은 대선 기간 자신을 현대적이고 온건한 좌파 후보로 내세우면서 극단주의에 맞서 민주주의적 가치를 수호할 수 있는 중재자를 자처했다. 다만, 현 정부가 생산성 증대를 위해 추진 중인 노동개혁법안에 대해서는 노동자 권리를 희생해 기업에 유리한 정책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세구루 당선인은 여론조사에서부터 꾸준히 벤투라 후보에 큰 지지율 격차로 앞섰다. 그러나 신생 극우 정당 후보가 결선에 오른 것 자체가 포르투갈 정치 지형의 급변을 보여주는 중대한 사건으로 여겨졌다. 궁극적으로 총리를 목표로 하는 벤투라 후보는 이번에 패배했지만, 지난해 총선 득표율이 22.8%였다가 이번에 34%로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전국적으로 넓은 지지 기반을 확인하게 됐다. 벤투라 후보는 이날 취재진에게 "좌우를 막론하고 정계 전체가 나에게 맞서려 단합했다"며 "그럼에도 오늘 우파의 리더십이 확립됐다고 믿는다. 오늘부터 내가 그 정치 영역을 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6년여 전 창립돼 반이민을 내세우며 빠르게 성장한 셰가는 지난해 총선에서 사회당을 제치고 제1야당이 되면서 전통적인 사회민주당·사회당 양당 체제를 무너뜨렸다. 세구루 후보의 당선으로 사회당은 조르즈 삼파이우 대통령(1996∼2006년 재임) 이후 20년 만에 대통령을 냈다. 마루셀루 헤벨루 드소자 현 대통령과 전임 아니발 카바쿠 실바 전 대통령은 모두 중도우파 성향 집권 사회민주당(PSD) 출신이다. 세구루 당선인은 내달 드소자 현 대통령의 후임으로 취임한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2026.02.08. 15:26

日자민, 총선 역사적 압승…단독 개헌발의선 넘어 역대최다 의석(종합3보)

日자민, 총선 역사적 압승…단독 개헌발의선 넘어 역대최다 의석(종합3보) 다카이치 인기 열풍 힘입어 198→316석…단일 정당 ⅔ 의석은 전후 처음 연립여당 합쳐 중의원 ¾ 장악…최대 야당 '중도' 100석 이상 잃으며 참패 다카이치, 조기 총선 승부수 성공…'1강 체제' 구축에 보수 안보정책 동력 아베도 못한 '전쟁가능국가 개헌'·방위력 강화 등 주목…일단 적극재정 강조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이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역대 최다 의석수를 확보하며 역사적 대승을 거뒀다. 자민당 압승을 주도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자신의 정치 스승인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같은 강한 권력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벌써 다카이치 총리가 오랫동안 집권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가 이끈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465석 중 개헌안 발의선이자 전체 3분의 2인 310석을 상회하는 316석을 차지했다. 기존 의석수 198석과 비교하면 128석이나 늘었다. 이는 1955년 창당한 자민당이 나카소네 야스히로 정권 때인 1986년 총선에서 얻은 역대 자당 최다 의석 304석을 넘은 것이다. 아베 전 총리도 2012년 재집권 이후 총선에서 매번 자민당 대승을 주도했지만 당시 자민당이 300석을 넘기지는 못했다. 일본 언론은 단일 정당이 중의원(하원)에서 의석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것은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 의석을 보유하면 현재 여소야대인 참의원(상원)에서 부결된 법안도 재의결할 수 있어 정책 추진 과정에서 사실상 독주할 수 있다. 아울러 자민당의 연정 상대인 일본유신회도 의석수를 기존 34석에서 36석으로 소폭 늘리며 여당 세력 강화에 힘을 보탰다. 여당의 전체 의석수는 352석이며, 여당 의원 비율은 4분의 3을 넘는 75.7%다. 반면 기존 의석수가 167석이었던 최대 야당 '중도개혁 연합'은 49석을 얻는 데 그치며 참패해 여당을 견제할 힘을 잃게 됐다. 종전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 공명당이 총선 직전 결성한 중도개혁 연합은 지역구 289곳 중 단 7곳에서만 승리했다. 입헌민주당 출신 노다 요시히코 공동대표는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2024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제2야당 국민민주당은 종전 27석과 비슷한 28석을 얻었다. 우익 성향 야당 참정당과 인공지능(AI) 엔지니어 안노 다카히로가 세운 신생 정당 팀미라이는 각각 15석과 11석을 차지했다. 거대 정당 자민당이 승리한 주된 요인으로는 젊은 층까지 파고든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와 60% 안팎을 기록 중인 높은 내각 지지율이 꼽힌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달 23일 중의원(하원)을 해산했을 당시에는 부정적 평가가 우세했으나, 그는 전국 유세를 다니며 '강한 일본'을 호소해 판세를 자민당에 유리하게 만들었다. 그가 유세를 위해 이동한 거리는 1만2천㎞가 넘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명운을 건 조기 총선 승부수가 성공을 거두면서 중의원은 물론 자민당 내부에서도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게 됐고, 향후 '책임 있는 적극재정'으로 대표되는 경제 정책과 보수적 안보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론을 양분할 수 있는 사안'으로 꼽히는 매파적 외교·안보 정책을 다카이치 총리가 얼마나 과감하게 밀어붙일지가 주목된다. 아사히신문은 "여당이 수의 힘을 갖지 못한 취약 정권에서 '다카이치 1강'으로 변한다"며 "국민의 신임이라는 추진력을 얻었다고 본 다카이치 총리는 향후 '국론을 양분할' 정책 수행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해설했다. 일본 정부는 이미 방위력 강화를 위해 3대 안보 문서를 연내에 개정하고, 무기 수출과 관련된 일부 규제를 올해 폐지하기로 했다. 국가정보국 창설, 국기 훼손죄 제정 등도 다카이치 총리가 열의를 보인 정책이다. 나아가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육해공군 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 등을 규정한 헌법 9조 개정을 추진해 일본을 사실상의 '전쟁 가능 국가'로 변모시키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총선 이후 자민당과 유신회, 국민민주당, 참정당 등 헌법 개정에 긍정적인 세력의 의석수 합계는 개헌안 발의선을 훨씬 웃도는 395석이 됐다. 이들 정당의 기존 의석수는 261석이었다. 다만 자민당이 개헌 논의에 속도를 내더라도 당장 개헌안을 발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개헌안을 발의하려면 중의원뿐만 아니라 참의원에서도 3분의 2 이상 의원이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 참의원은 여소야대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음 참의원 선거는 2028년 여름에 열릴 예정이다. 개헌을 주장해 온 자민당은 아베 정권 당시인 2017년 총선 때도 연립 공명당과 함께 3분의 2 이상 의석을 차지했으나, 개헌안을 발의하지 못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여당의 개헌안 발의선 확보가 확실해진 상황에서 NHK에 출연했으나 개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제가 꼭 심판받고 싶었던 것은 경제 재정 정책을 크게 전환하는 책임 있는 적극재정"이라며 오는 18일 출범할 것으로 전망되는 새 내각에서 각료들을 대부분 유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번 선거 투표율은 56.26%로 6회 연속 50%대를 기록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2024년 직전 총선의 53.8%와 비교하면 투표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종전 이후 5번째로 낮았다. 투표일에 한파가 덮치고 눈이 올 것으로 예보되면서 사전 투표를 한 유권자는 2천701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일본에서 2월에 총선이 치러진 것은 1990년 이후 36년 만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상현

2026.02.08. 15:26

대법원 “日전범 기업 니시마츠, 강제동원 피해자에 배상해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유족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배모씨 등 5명이 일본 니시마츠건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배씨에게 2000만원, 나머지 4명에게 각각 1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한 2심 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원고들은 일제강점기 당시 함경북도 부령군에서 니시마츠건설에 강제 동원돼 노역하다가 사망한 이들의 유족이다. 이들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주장하며 2019년 4월 소송을 냈다. 소송 쟁점은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 대상에 강제동원 위자료 청구권이 포함돼 있었는지, 또 이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시효가 소멸했는지였다. 민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은 가해자가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혹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와 가해자를 피해자가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 소멸한다. 1심은 한일청구권협정 대상에 강제동원 위자료 청구권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2012년 대법원의 파기환송심 판결을 근거로 원고들의 청구권을 인정했다. 다만 이 판결 이후 3년이 지나 유족이 소송을 제기한 만큼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보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소멸시효 계산 기준을 2012년 대법원 판결이 아닌 이 판결이 재상고를 통해 확정된 2018년으로 봐야 한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2심은 “대법원은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강제동원 피해자의 위자료 청구권이 한일청구권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적 견해를 최종적으로 명확하게 밝혔다”며 “결국 원고들에게는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피고를 상대로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런 판단에 오류가 없다고 보고 2심 결과를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달 29일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이 구마가이구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도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정시내([email protected])

2026.02.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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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일상·환상 넘나들며 행복 좇는 77개의 시선 따라잡기

"책만큼 충실한 친구는 없다."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 말처럼 책은 우리 곁에서 지식과 지혜 그리고 위안을 줍니다. 문득 혼자라고 느껴질 때,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순간 책을 펴서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감정이 차분해지죠. 이처럼 책은 생각을 깊게 해주는가 하면 흔들릴 때 조용히 곁을 지켜주는 동반자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특히 그림책은 이런 역할을 더 충실히 해내는 매체로 아동 전용이 아닌 청소년·어른·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가 즐기는 문화 장르로 자리 자리매김했죠. 그림과 글의 조화를 통해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그림책은 전 세대를 잇는 연결고리인 셈이에요. 해마다 열리는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이 모든 세대에게 사랑받는 이유일 테고요. 올해 제59회를 맞은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3월 28일까지 열려요.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해마다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도서전인 '볼로냐 아동도서전(Bologna Children's Book Fair)'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1967년부터 시작됐어요. 이번 제59회 원화전에는 89개국에서 4374명이 응모해 역대 최다 참가를 기록했으며, 29개국 77명의 작가가 최종 선정됐죠. 치열한 공모 과정을 거친 만큼 어느 해보다도 문화적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고 해요. '제59회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77가지 시선, 일상 속 행복을 물들이다’라는 주제 아래 '볼로냐를 사로잡다, 이탈리아 일러스트레이터 14인전'을 비롯해 '일상 속 특별함' '환상 여행' '자연 이야기' '우리가 사는 세상' '감정의 조각' 총 6개 섹션으로 구성됐어요. 최신 일러스트 트렌드는 물론 세계 각지의 아티스트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로 다문화·환경·젠더 감수성 등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해 관람객 만족도도 높다고 합니다. 첫 번째 섹션 '이탈리아 일러스트레이터 14인전'은 서로 다른 개성과 감각을 지닌 14명의 일러스트레이터와 이들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를 담았어요. '피노키오'를 탄생시킨 카를로 콜로디를 비롯해 브루노 무나리 등 아동 문학 거장을 배출한 이탈리아 출신 작가 14인이 '제59회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에 선정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먼저 독특하고 유머러스한 상상력으로 일상의 판타지를 포착하는 작가로 유명한 알레시오 알치니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아요. 그가 글을 쓰고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린 '우주 토끼'는 평범한 주말 아침, 오렌지 주스를 찾아 우주선을 타고 집으로 날아온 작은 우주 토끼들과의 유쾌한 만남을 그린 작품이죠. 이탈리아 북부, 작은 시골 마을에 살며 고양이, 자연, 그리고 정겨운 마을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다루는 로렌조 산지오의 '서둘러, 서둘러' 작품이 이어집니다. 이 작품은 언제나 급하게 달리느라 주변의 소중한 순간과 풍경을 놓치는 토끼가 주인공인데요. 작가는 서정적인 시골 풍경 속에 어릴 적 읽었던 그림책과 자신에게 영감을 준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따스한 정서를 담아내며,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볼 것을 당부하죠. 수많은 일러스트레이터와 그림책 작가들은 일상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해요. 작가들은 주변 환경과 사물, 매일 마주하는 작은 사건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이야기의 씨앗을 발견하죠. 이렇게 지극히 평범했던 것들이 스토리텔링을 이끄는 특별한 주제로 거듭나는 과정을 '일상 속 특별함' 섹션에서 엿볼 수 있어요. 이번 섹션에서 소개하는 작가들은 공원, 비 내리는 날, 일상의 물건들, 도시의 풍경, 친구들과의 휴가, 집고양이 등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죠. 일상 속에서 유쾌하고 재미있는 상황을 포착하는데 능숙한 일러스트레이터 파울리나 라우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이미지를 대비시켜 유머를 극대화했는데요. 그의 작품 '어울리지 않는 것들'은 큰 문제가 벌어질 것처럼 보이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특유의 유머감각이 돋보여요. 루이스 캐럴의 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상상 속 환상세계는 언제나 작가들에게 매력적인 이야기 원천이자 독자를 사로잡는 힘이 됐습니다. 작가들의 뛰어난 상상력과 유머가 담긴 환상의 여정을 만끽할 수 있도록 꾸민 '환상 여행' 섹션에는 한국 작가 작품도 만나볼 수 있어요. 안경미 작가의 '가면의 밤'은 버섯이 핀 모습과 유사한 한국 전통 괴물 '가면소수'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고 해요. 여러 가면을 써보다가 진짜 얼굴을 잃고 혼란에 빠진 아이가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철학적인 여정을 그렸죠. 한국의 전통적인 미장센이 녹아 있는 이 작품은 아랍에미리트 '샤르자 어린이 독서 축제'에서 대상을 받으며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죠. 또 다른 한국 작가 오다라의 '불량감자'는 어느 여름 마주한 울퉁불퉁하고 싹이 난 감자로부터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 얘기는 못나 보이지만 여전히 존재 의미를 지닌, 불완전한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응원이라고 해요. 이 책을 다 읽고 "그래, 나도 바삭하고 맛있게 살아보자"는 용기를 얻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결말일 것이라고 작가는 강조했죠.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자연과 환경은 매우 중요한 소재입니다. 근대 계몽주의 시대를 거치며 자연과학이 발달하며 일러스트레이션은 자연 현상과 동물을 묘사하면서 발전했어요. 19세기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아동 문학 작가들도 자연의 요소를 주제로 쓰고 동물을 주인공으로 삼았습니다. 실제로 베아트릭스 포터, 레오 리오니 등 수많은 세계적인 거장들이 동물을 의인화한 작품을 많이 그렸고 이런 트렌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죠. '자연 이야기'는 자연의 경이와 아름다움에 대한 오마주를 바친 작가들을 소개하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보여주는 섹션이에요. 호주 자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많이 선보인 호주 출신 작가 마크 마틴은 해가 떠오르는 여명의 순간과 자연 속에서 깨어나는 생명체의 경이로운 활동을 조명하는 과정을 그림책에 담았는데, 그게 바로 전시작 '여명'입니다. 이 작품은 보는 이들에게 장엄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새로운 날의 희망을 심어주죠. 독일 드레스덴 출신 작가 니나피퍼의 '밤 산책'도 많은 관람객에게 주목받았어요. '밤 산책'은 글이 없는 그림책으로 밤 산책에 나선 한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갑니다. 헤드램프가 꺼져가자 그는 비로소 그동안 보지 못했던 숲속의 화려한 빛을 발견하게 되죠. 그림책은 종종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며 우리가 사는 시대의 현주소를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어린이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작품을 만들지만 어떤 작가들은 인간의 삶과 역사의 복잡하고 어두운 면을 다루는 것을 외면하지 않아요. '우리가 사는 세상' 섹션에서 선보이는 작가들은 연대의식·차별·아동 인권·장애·전쟁과 같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내요. 더불어 경쾌하고 재미있게 세상 사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어요. 페루 작가 멜리사 시레스는 코로나19 시기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애완동물'은 당시 한 길고양이와의 만남을 통해 삶의 즐거움을 회복했던 그녀의 개인적 치유의 경험에서 출발한 그림책이죠. 인간과 고양이가 사람이라는 낯선 생물을 발견해 입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애정과 돌봄의 의미를 따뜻하게 전해요. 양효주 작가의 '야만인'은 진정한 자아를 깨달은 후에도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려는 서커스 호랑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기로 선택하는가?"라는 질문을 건네죠. 그림은 글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정서적 경험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시각적 언어의 역할을 합니다. 특히 그림책은 어린이기 처음 만나는 문학이자 시각 예술로서 정서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죠. 이에 작가들은 두려움·외로움·불안·부끄러움과 같은 아이들이 가장 먼저 경험하는 원초적 감정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나아가 인간관계의 복잡함이나 죽음처럼 어른들도 깊이 공감하게 만드는 주제를 탐구합니다. 마지막 섹션 '감정의 조각'은 여러 감정을 다양한 표현 방식과 시각적 은유를 활용해 표현했어요. 대만 타이베이에서 활동하는 장 샤오치 작가는 일상의 유머에서 얻은 영감을 기발하고 유희적인 화풍으로 풀어내며 아동을 위한 따뜻한 세계를 그립니다. 작가는 '세 개의 주황색 동그라미'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불안과 부담감을 주인공을 졸졸 따라다니는 주황색 동그라미로 시각화했죠. 아이의 솔직한 시선으로 그려낸 따뜻한 그림체는 불편한 감정을 억지로 숨기기보다 다정하게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중국 작가 장쓰치의 '마사가 싫어'는 활기찬 색감과 유쾌한 서사를 통해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데요. 이 작품은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두 동물 친구의 오해와 화해를 다룬 이야기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을 재치 있게 그려냈습니다. 이처럼 다채로운 원화로 각국의 문화와 독특한 세계상을 만날 수 있는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새로운 작가 발굴은 물론 기존 작가들의 전문적인 성장을 돕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림책 예술의 깊이와 따뜻한 감동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제59회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기간: 3월 28일(토)까지 장소: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월요일 휴관, 입장은 오후 6시 20분 마감) 입장료: 성인 1만5000원, 청소년·어린이 1만원 이보라([email protected])

2026.02.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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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띠·의대 증원·지역의사제에…"N수생 16만명이 몰린다"

대입 정시 모집 전형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예비 고3과 학부모 사이에서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현역 수험생이 대규모 N수생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입시업계에서도 올해 N수생 규모가 예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190여개 대학이 2026학년도 정시로 선발하는 인원은 8만6004명으로, 전년(9만5406명)보다 9402명 감소했다. 반면 수험생 총지원 건수는 51만4873건으로 전년(49만6616건)보다 1만8257건 늘었다. 대학의 선발 인원은 줄었지만 출산율이 높았던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 고3 수험생과 15만9000여명에 달하는 N수생이 겹치면서 지원자는 오히려 증가했다. 그 결과 지난해 40만1210건이던 정시 탈락 건수는 올해 42만8869건으로 6.9%(2만7659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통상 탈락 규모가 커지면 다음해 N수생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는 지역의사제 도입과 의대 증원, 선택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마지막 해 여기에 ▶의대 모집 인원 확대 ▶지역의사제 도입 ▶선택형 수능 마지막 해라는 변수가 더해지면서 재도전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대 정원은 다음주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으나, 올해보다 700∼800명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다시 한번 수능에 도전할 유인이 될 만한 규모다. 실제 의대 선발 인원이 일시적으로 약 1500명 늘었던 2025학년도 수능에서 N수생은 16만1000여명으로 2004학년도 이후 가장 많았다. 2027학년도부터 시행되는 지역의사제 역시 변수로 꼽힌다. 지역의사제는 의대 신입생 가운데 일정 비율을 선발해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는 대신 졸업 후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원 자격은 해당 의대 소재지나 인접 지역 중·고교 졸업자로 제한된다.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지방 학생에게 또 하나의 통로가 생기는 셈이어서, 이미 대학에 재학 중이더라도 수능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 “올해 N수생, 16만명 초반 예상” 종로학원은 정시 탈락자 증가와 의대 정책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올해 N수생이 16만명 초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2004학년도 이후 N수생이 16만명을 넘긴 해는 2005학년도(16만1524명)와 2025학년도(16만1784명)뿐이다. 지난해 이른바 ‘불수능’이 재도전 움직임을 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026학년도 수능은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 비율이 3.11%에 그치는 등 난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로 인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시에 합격한 대학보다 낮은 수준의 정시에 지원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한편 수험생들이 재수를 결심하는 시점도 빨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확인한 뒤 정시 지원을 서둘러 접고 재도전을 택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한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최저 등급을 맞추지 못해 가지 못한 수시 합격 대학과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 간의 수준 차이가 매우 큰 탓에 수능 직후부터 ‘재수해야겠다’ 마음먹은 아이들이 계속 생겨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분위기를 봤을 때 N수생이 예년보다 최대 10% 정도는 늘지 않을까 예상한다”면서 “입시 설명회 참석 규모는 그 이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6.02.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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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판타지 속 판타지를 찾아서 97화. 호접지몽

꿈은 정말 미래나 운명을 보여줄까 어느 날 한 사람이 잠자다가 꿈을 꿨습니다. 꿈속에서 그는 나비가 되어 하늘 높이 날아올랐죠. 거칠 것 없이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것이 너무도 자유롭고 편안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한참을 날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한 사람이 잠들어 있었죠. 깜짝 놀라 깬 그는 자신이 바로 그 사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조금 전까지는 나비였는데 그렇다면 사람이 꿈속에서 나비가 된 걸까요. 아니면 나비가 꿈속에서 사람이 된 걸까요. ‘나비의 꿈(호접지몽·胡蝶之夢)’이라는 이 이야기는 중국의 사상가 장자의 설화로, 세상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근본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그의 대표적인 사상을 보여줍니다. 장자의 호기심처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꿈에 대해 궁금해하며 꿈과 현실이 연결되는 이야기를 했죠. 호접지몽뿐 아니라 많은 신화와 설화, 전설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잠을 자면서 맞이하는 꿈이 현실이나 또 하나의 세계가 아닐까, 또는 무언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요즘에도 흔한 태몽이 그중 하나죠. 아기를 낳기 전에 가족이 꾸는 꿈이 아기의 운명을 알려준다는 이야기인데, 불교의 창시자인 부처(붓다)가 태어나기 전 어머니 마야 부인이 흰 코끼리가 자기 몸에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고도 합니다. 그 밖에도 여러 위인에게 흥미로운 태몽 이야기가 있죠. 고대 이집트에서는 꿈을 신이 내리는 명령이라 생각했어요. 그리스에서는 꿈의 신인 오네이로스가 계시를 내려준다고 여겼습니다. 다만, 이 꿈에는 진실과 거짓이 있기에 구분해야 하는데, 트로이 전쟁 이야기에서 미케네 왕 아가멤논은 제우스가 내려준 꿈을 그대로 믿었다가 참패를 당하기도 했죠. 유대교 경전이나 구약 성경에도 꿈을 통해 미래를 예견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찍이 ‘해몽’ 관련 파피루스가 남겨진 이집트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해몽의 방법이 전해지는데요. 그중 흥미로운 것은 그리스 철학자 아르테미도로스가 남긴 ‘꿈 해석서(Oneirocritica)’입니다. 그는 꿈을 개인의 직업이나 지위,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꿈이 보편적인 예언이 아니라고 했죠. 특히 왕이나 대장군처럼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의 꿈은 단순히 그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나라나 군대 혹은 한 지역의 운명을 결정하는 ‘신의 계시’로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꿈을 통해 실제로 운명이 바뀌는 사례도 적지 않죠. 로마에 여러 황제가 존재하던 시대, 황제들은 하나의 권력을 위해 전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지도력은 충분했지만, 군사력이 뒤졌던 한 인물이 있었죠. 마지막 전투를 앞둔 어느 날, 그는 ‘이 표식으로 승리하라’라는 징조를 만나게 됩니다. 그것이 꿈인지 환상인지는 알 수 없으나, 징조에 따라 그는 십자가 표식을 깃발에 새기고 승리하죠. 그가 바로 로마를 동쪽으로 옮기고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을 건설하며 기독교를 받아들인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입니다. 전설처럼 전해지는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꿈이라는 것이 그만큼 사람들의 믿음에 와 닿는다는 말이 되겠죠. 그렇다면 정말로 꿈은 이처럼 현실을 예언하는 어떤 힘을 갖고 있을까요. 과학적으로 볼 때 꿈은 미래와는 사실 관계가 없습니다. 꿈은 우리의 기억이 뒤섞여서 만들어진 무언가이기 때문이죠. 잠을 잘 때 두뇌에서는 편도체처럼 감정에 관계된 영역이 활발하게 작동하지만, 논리나 판단을 담당하는 영역은 거의 작동하지 않아요.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감정에 따라 수많은 기억이 논리나 판단 없이 재조합되는데, 그것이 ‘꿈’이라는 형태로 스쳐 지나가는 것이죠. 다시 말해 꿈이란 ‘미래’가 아닌 ‘과거’의 조각인 셈입니다. 하지만, 꿈이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 건 아니에요. 일찍이 이집트에선 병, 특히 정신과 관련한 병을 앓는 사람들이 신전을 찾았습니다. 우울증뿐 아니라 악몽이나 불안, 공포처럼 마음이 아픈 이들은 우선 정결 의식을 치르고 잠을 잤는데, 이때 꾸는 꿈을 통해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여겼죠.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꿈에는 우리 마음을 치료하는 힘이 있어요. 꿈은 우리가 가진 감정에 반응하여 나타나는 기억의 단편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간절히 바라거나 걱정하는 것이 주로 등장하죠. 이들 기억은 다른 감정과 결합하면서 약화하고 그 결과 마음의 고통이 줄어들 수 있어요. 끝없이 악몽을 꾸면 반대로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을 수도 있지만, 악몽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르는 위험’에 어느 정도 대비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꿈은 미래를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고도 해요. 자동차 시뮬레이션을 통해 교통사고 대비 훈련을 하듯, 꿈이라는 ‘미래의 가능성’을 통해 미래에 대비하는 훈련을 한다는 거죠. 하지만 꿈은 단지 미래를 대비하는 훈련에 그치지 않습니다. 꿈이란 것은 과학적으로 보면 단지 수많은 기억이 조합되어 만들어지는 영상에 불과하죠. 하지만 거기에는 우리가 바라고 걱정하는 수많은 감정이 반영되어 의미를 줍니다. 단지 한순간의 신나는 간접 체험일 수도 있고 우리가 걱정하는 일을 대비하게 만드는 장치일 수도 있어요. 설날이 다가옵니다. 설날이면 사람들이 저마다 꿈(초몽)을 통해 운세를 점치곤 하죠. 물론 좋은 꿈으로 즐거운 새해를 맞이하는 것도 좋지만, 어떤 꿈이건, 여러분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으면 좋겠습니다.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은정([email protected])

2026.02.0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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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유승은도 메달 보인다…여자 빅에어 예선 4위로 결선행

한국 여자 스노보드 기대주 유승은(18)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린다. 유승은은 9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예선에서 합산 166.5점으로 29명 중 4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상위 12명에게 주어지는 결선행 티켓을 잡았다. 한국 선수의 이 종목 결선 진출은 유승은이 처음이다. 스노보드 빅에어는 급경사 슬로프를 내려온 뒤 공중에서 한 번의 기술을 쓰고 착지하는 종목이다. 공중에서의 회전 숫자, 스노보드를 손으로 잡는 기술 난도, 착지 안정성 등을 통해 점수가 매겨진다. 이번 올림픽에선 29명의 예선 참가자가 1·2·3차 시도를 한 뒤 가장 높은 점수의 두 시도를 합산한 점수를 기준으로 상위 12명 결선 진출자를 가렸다. 결선은 10일 오전 3시 10분부터 이어진다. 유승은은 뒤를 바라보고 세 바퀴를 도는 블라인드 점프 기술을 1·2·3차 시기 모두 완벽하게 구사했다. 1차 80.75점, 2차 77.75점, 3차 88.75점으로 고르게 득점했고, 이중 1·3차 시기를 합산해 총점 166.50점을 획득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3차 시기에선 점프 높이 5.5m, 점프 24m, 도약 시간 2초를 기록했다. 앞서 한국은 김상겸이 스노보드 남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은메달을 따내 이번 대회 1호 메달을 신고했다. 고봉준([email protected])

2026.02.0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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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없는' 베네수엘라서 野인사들 석방 이어져

'마두로 없는' 베네수엘라서 野인사들 석방 이어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베네수엘라 당국이 정치범 사면법 제정에 이어 과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비판에 나섰다 구금된 야권 인사 석방 조처를 이어가고 있다. 베네수엘라 대표 인권단체인 포로페날은 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오늘 최소 18명의 정치범이 풀려났다"라며, 후안 파블로 과니파와 페르킨스 로차 등 일부 석방자 명단을 공개했다. 법조인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과니파는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이자 지난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지방선거에서 인구 400만명 안팎의 술리아주(州) 주지사로 선출됐는데, 당시 마두로 집권당의 부정선거 의혹에 항의하며 제헌의회 선서를 거부했다가 파면 처분을 받았다. 이후 마두로 대통령 퇴진 운동을 진행한 과니파는 2024년 부정 개표 논란을 빚은 대선 과정에서 야권의 마차도를 도와 활동했다가 2025년 5월께 당국에 의해 '테러 모의' 등 혐의로 체포됐다. 과니파는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정부 하에서 가장 최근 풀려난 고위급 정치범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변호사인 로차 역시 2024년 대선에서 마차도와 야권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를 위해 일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대선 직후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베네수엘라 야권은 '실종된 내 남편은 범죄자가 아니라 우리가 모두 자유롭게 살기를 갈망하고 싸우는 시민일 뿐'이라는 내용의 로차 변호사 부인의 글을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하기도 했다. 과거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1999∼2013년 집권)과 마두로 대통령 시절, 정부 정책에 강하게 반대하는 이들에 대해 '사회 불안정화' 또는 '대중 공포 조성' 등 죄를 물어 구금 조처해 왔다. 지난달 3일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붙잡아 간 미국의 기습 공격 이후 베네수엘라 국정을 책임지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야권 인사를 포괄하는 수감자들을 풀어주는 한편 이들에 대한 사면법 제정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서 요구하는 사안으로 알려져 있다. 포로페날은 지난달 8일 베네수엘라 정부에서 일련의 수감자 석방 계획을 발표한 이후 383명의 정치범이 가족 품으로 돌아갔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2026.02.08. 14:26

멕시코 중부서 규모 5.7 지진…멕시코시티도 '흔들'

멕시코 중부서 규모 5.7 지진…멕시코시티도 '흔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8일 오후(현지시간) 멕시코 중부 태평양 연안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 멕시코 국립지진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2분 10초 멕시코 중부 오악사카(와하까)주 푸에르토에스콘디도 북동쪽 19㎞ 지점에서 규모 5.7 지진이 측정됐다. 진앙은 북위 15.98도, 서경 96.94도이며, 발생 깊이는 10.0㎞로 추정된다.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는 남쪽으로 440㎞가량 떨어져 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멕시코시티 등 중서부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정부 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는 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라고 알렸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2026.02.08. 14:26

방글라 총선 D-3…'사형 선고' 하시나 전 총리 퇴진 후 첫 선거

방글라 총선 D-3…'사형 선고' 하시나 전 총리 퇴진 후 첫 선거 옛 제1야당 BNP 압승 분위기…라흐만 총재 대행, 차기 총리 유력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2024년 대학생 시위를 유혈 진압한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퇴진한 이후 방글라데시에서 오는 1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총선이 치러진다. 옛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정당의 총재 대행이 차기 총리로 유력한 상황이다. 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단원제인 방글라데시에서는 오는 12일 총선 투표로 임기 5년의 지역구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다. 이후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여성 의원 몫으로 50석을 배분하고, 총리는 총선 결과에 따라 의회 다수당 대표가 맡는다. 유권자 수는 1억2천700만명이며 51개 정당 후보자 1천732명과 무소속 후보자 등 2천여명이 전국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총선은 2024년 대학생 시위를 유혈 진압한 하시나 전 총리의 집권이 끝난 뒤 처음 치러지는 선거다. 하시나 전 총리는 인도로 달아나 지금까지 머물고 있다.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된 그는 지난해 11월 방글라데시 다카 법원에서 열린 궐석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보고서를 통해 2024년에 3주 동안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대 1천4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달 2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번 총선에서는 옛 제1야당인 BNP가 무난하게 승리할 전망이다.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끄는 옛 여당인 아와미연맹(AL)은 정당 등록이 정지돼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AL은 2024년 1월 총선에서 압승했고, 당시 하시나 전 총리는 5번째 총리직을 맡았다. 예상대로 이번에 BNP가 압승하면 차기 총리로 유력한 인물은 이 정당의 타리크 라흐만(60) 총재 대행이다. 그는 17년간의 영국 망명 생활을 끝내고 지난해 12월 말 귀국했으며 곧바로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하시나 전 총리 집권기인 2007년 3월 부패 혐의로 체포돼 고문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 9월 보석으로 풀려난 뒤 신병 치료를 위해 영국 런던으로 떠났다. 라흐만 총재 대행은 하시나 전 총리 집권 기간에 5차례 궐석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하시나 전 총리가 퇴진한 이후 모든 혐의를 벗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에 청년 실업자가 수백만명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과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시나 전 총리의 오랜 정적이자 과거에 총리를 지낸 칼레다 지아(80) BNP 총재는 라흐만 총재 대행의 어머니로, 이번에 아들과 함께 총선에 출마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12월 폐 감염 증상으로 치료받다가 숨졌다. BNP에 맞설 주요 정당으로는 하시나 전 총리 집권기에 탄압받은 방글라데시 최대 이슬람주의 정당인 '자마트 에 이슬라미'(이하 자마트당)가 꼽힌다. 하시나 전 총리는 아버지인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 방글라데시 초대 총리와 독립 전쟁 당시 경쟁 관계였던 자마트당을 탄압했다. 샤피쿠르 라흐만 자마트당 총재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부패를 근절하고 모든 인종과 종교 공동체가 평등하게 대우받는 국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헌법 개정안을 놓고 국민투표도 함께 진행된다. 이 개정안에는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강화하고, 총리 임기를 2선(최대 10년)으로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손현규

2026.02.08. 14:26

[표] 일본 총선 정당별 의석수 최종 집계

[표] 일본 총선 정당별 의석수 최종 집계 ┌───────────┬──────────┬──────────────┐ │ 정당명 │ 기존 의석 │ 확보 의석(지역구/비례대표) │ ├───────────┼──────────┼──────────────┤ │ 자민당(집권당) │ 198 │ 316(249/67) │ ├───────────┼──────────┼──────────────┤ │일본유신회(연립 여당) │ 34 │ 36(20/16) │ ├───────────┼──────────┼──────────────┤ │ 중도개혁연합 │ 167 │ 49(7/42) │ ├───────────┼──────────┼──────────────┤ │ 국민민주당 │ 27 │ 28(8/20) │ ├───────────┼──────────┼──────────────┤ │ 공산당 │ 8 │ 4(0/4) │ ├───────────┼──────────┼──────────────┤ │ 레이와신센구미 │ 8 │ 1(0/1) │ ├───────────┼──────────┼──────────────┤ │ 겐제이닛폰유코쿠연합 │ 5 │ 1(1/0) │ ├───────────┼──────────┼──────────────┤ │ 참정당 │ 2 │ 15(0/15) │ ├───────────┼──────────┼──────────────┤ │ 보수당 │ 1 │ 0 │ ├───────────┼──────────┼──────────────┤ │ 사민당 │ 0 │ 0 │ ├───────────┼──────────┼──────────────┤ │ 팀미라이 │ 0 │ 11(0/11) │ ├───────────┼──────────┼──────────────┤ │ 무소속·기타 │ 15 │ 4(4/0) │ ├───────────┼──────────┼──────────────┤ │ 합계 │ 465 │ 465 │ └───────────┴──────────┴──────────────┘ (도쿄=연합뉴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상현

2026.02.08. 14:26

日 다카이치, 아베도 넘어섰다…자민당 단독 '개헌의석' 확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넘어서며 일본 정치사를 새로 썼다. ‘국론을 양분하는 정책’을 내세워 국민 신임을 묻기 위해 국회를 해산하고 지난 8일 실시한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자민당 단독으로 전체 의석 3분의 2를 넘어섰다. 두 차례 집권했던 아베 정권도 못했던 단독 개헌 의석(310석)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민당 창당 이래 ‘최전성기’를 맞이했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 정권 기록도 갈아치웠다. 다카이치 정권의 역사적 압승으로 개헌 논의 역시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9일 NHK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465석 중 316석을 차지했다. 연립정권 파트너인 강경보수 성향의 일본유신회(36석)를 더해 352석에 달하는 ‘초거대 여당’이 됐다. 다카이치 정권의 우경화를 견제하기 위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자민당의 26년 연립정권 파트너였던 공명당이 급조한 중도개혁연합은 49석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다카이치 열풍’에 밀려 의석수는 기존 167석에서 3분의 1토막이 될 정도로 참담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국민민주당은 28석, 공산당은 4석에 그쳤다. 다카이치 정권은 이번 총선에서 압승하며 전례 없는 ‘황금기’를 맞이하게 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18일 열릴 것으로 알려진 특별국회에서 총리지명선거를 무난히 통과한 뒤 새로운 내각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민당이 중의원에서 단독으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게 되면서 다카이치 총리는 압도적인 정권 장악력을 갖게 됐다. 국정 운영에 필요한 예산위원회 등 중의원의 모든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자민당이 차지하게 되고, 상임위원 역시 자민당이 대거 가져갈 수 있게 돼 연립정권인 일본유신회에 의지하지 않고서도 안정적인 정권 운영이 가능하다. 다카이치 총리가 손에 넣게 된 힘은 이뿐 만이 아니다. 참의원(상원)에서 부결된 법안도 중의원에서 재의결해 통과시킬 수 있게 됐다. ‘스승’으로 부르는 아베 전 총리도 이루지 못한 헌법 개정 발의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 헌법 개정을 위해선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에서 각기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참의원에서 여전히 ‘여소야대’ 상황인 데다 국민투표를 거쳐 절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해 당장 헌법 개정이 이뤄지긴 어렵다. 다카이치 총리가 평화조항으로 불리는 헌법 제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자고 주장해온 만큼, 개헌 논의는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일본은 세계2차대전 패전 후 제9조에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군대를 보유하지 않으며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기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그들(자위대)의 자부심을 지키고 확실히 실력있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라도 헌법 개정을 하게 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다음 참의원 선거는 오는 2028년에 치러질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론을 양분하는 대담한 정책 추진’을 내세워 총리 권한인 국회 해산권을 사용했다. 해산 후 16일 만에 치러진 선거는 전후 최단 기록으로 남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자민당 개표센터에 도착해 “경제·재정 정책의 대전환, 안보 정책 강화, 정보 수집·분석 능력 강화 등 반대가 많은 정책에 대해 호소해왔다”며 자신의 해산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대패한 중도개혁연합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공동대표는 전날 회견에서 “대패의 책임이 매우 크다. 목숨을 던질만 하다”며 사임 의사를 시사했다. 공명당 출신의 사이토 데쓰오(斉藤鉄夫) 공동대표 역시 참패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김현예([email protected])

2026.02.0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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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치 비판한 美 스키 대표선수에 “완전한 패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국내 정치상황을 비판한 미국 스키 대표 선수에게 “완전한 패배자”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올림픽 스키 선수 헌터 헤스는 완전한 패배자로, 현재 동계 올림픽에서 자신의 나라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그렇다면 그는 대표팀 선발에 도전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가 팀에 포함된 것은 몹시 유감”이라며 “이런 사람을 응원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헤스는 지난 6일 현지 기자회견에서 “지금 미국을 대표하는 것은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조금 어려운 것 같다”며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이 탐탁지 않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국가보다는 고향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내가 미국에 대해 좋다고 믿는 가치를 대표하러 왔다”며 “성조기를 달았다고 해서 미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대변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리건주 출신인 헤스의 비판은 최근 미네소타주 등지에서 미국인 2명 총격 사망 파문 속에 벌어지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이민 단속과 시위 강경 진압 등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미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는 ICE에 대한 비판을 고려, 최근 밀라노에 만든 올림픽 대표팀 선수단 지원 장소 명칭을 ‘아이스 하우스’(Ice House)에서 ‘윈터 하우스’(Winter House)로 바꾸기도 했다. 정시내([email protected])

2026.02.0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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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구국의 영웅 충무공부터 고뇌하는 인간 이순신까지 입체적으로 만나요

거북선·난중일기 말고 ‘이순신’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시대가 혼란할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올리는 위대한 인물 중 하나가 바로 이순신 장군입니다. 잊을 만하면 이순신 관련 영화와 드라마가 방영되며 이순신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아요. 우리나라의 국격이 높아진 오늘날에는 세계 각국에서 이순신을 알고 놀라는 현상도 유튜브 등 SNS를 통해 볼 수 있죠. 보통 전쟁의 영웅으로만 이순신을 기억하고 막연하게 알고 있기도 하는데요. 이번 설날 연휴와 봄방학에는 애국충정의 영웅 이순신부터 인간 이순신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2편에 걸쳐 연재됩니다. ① 구국의 영웅 충무공부터 고뇌하는 인간 이순신까지 입체적으로 만나요 ② 서울 한복판부터 전국 곳곳서 만나는 이순신 우리 국민에게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고 물어볼 때 가장 많이 꼽히는 인물이 바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이순신 전기를 읽거나 이순신 장군이 쓴 『난중일기』에 대해 들어 봤으며, 이순신 관련 드라마와 영화를 봤을 텐데요. 이순신은 불가능의 순간을 가능으로 만든 이름입니다. 패배와 좌절, 압도적 위기 앞에서 흔들리면서도 무너지지 않으려는 고뇌,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결단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주죠. 하지만 영웅 이순신이 아닌 인간 이순신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이 없었는데요. 드라마·영화·소설 등 창작물이 그린 이순신이 아닌 실제 역사적 자료를 통해 그의 인생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는 소식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방문했습니다. 역사적 사료로 조명하는 ‘우리들의 이순신’ 충무공 이순신 탄신 4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기념하여 3월 3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난중일기』와 『임진장초』 등 이순신이 직접 남긴 기록을 중심으로 전쟁 영웅을 넘어 인간 이순신의 내면과 감정, 그리고 시대가 만들어온 상징으로서의 이순신을 입체적으로 조명하죠. 이순신 종가와 일본·스웨덴 등 국내외 45곳에서 온 국보 6건(15점), 보물 39건(43점) 등 258건(369점)에 달하는 유물을 선보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이순신 전시입니다. 『난중일기』를 비롯한 이순신 종가 유물 20건 34점의 진본이 이렇게 한꺼번에 서울에서 선보이는 일은 처음이에요. 이서준 학생기자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순신을 단독 주제로 다룬 첫 전시회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전의 이순신 관련 전시와 비교해 이번 전시만이 가진 특징이나 차별점이 있나요”라고 질문했습니다. 유새롬 학예사가 “현충사에서 하는 상설 전시가 있지만 전국의 전시관을 보면 체험이나 영상 등 대부분 복제품으로 전시되고, 관련 유물로 전시한 건 거의 처음이다시피 해요. 대부분 진본 유물이고 그만큼 또 많은 자료가 나왔습니다”라고 답했죠. 개인을 포함한 45개 처의 협조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다양한 시대와 국가의 자료를 한자리에 모아 전쟁의 기록, 인간 이순신의 이야기, 그리고 시대가 만든 상징을 동시에 조망합니다. 홍원교 학생기자가 “여러 유물 확보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지” 궁금해했죠. 유 학예사가 “전시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고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의 하나가 유물 섭외예요. 소장자에게 대여 허가를 받는 것까지가 좀 어려운데 이순신 장군 종가 유물 같은 경우는 현충사 관리소의 수장고 밖으로 나간 적이 거의 없고 대여가 거의 되지 않았던 유물이라는 점에서 설득하고 허락을 받기까지가 제일 어려웠습니다”라고 설명했어요. 전시 도입부의 실감 영상은 전쟁에 임하는 이순신의 결의를 바다의 이미지와 함께 시각적으로 전달합니다. 전시는 이순신의 승리와 시련, 성찰, 사후의 기억까지 연속적 서사로 엮어 총 4부로 구성했죠. 1부 ‘철저한 대비, 그리고 승리’는 임진왜란 이전 이순신의 철저한 대비를 조명하고, 한산도대첩으로 이어지는 조선 수군의 전술 체계를 소개합니다. 또한 한산도로 진을 옮기고 삼도수군통제사로서 진을 경영했던 지휘관 이순신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1591년 2월, 정읍현감(종6품) 이순신은 당시 좌의정이던 서애 류성룡이 추천하여 파격적으로 전라좌수사(정3품)에 임명됐죠. 이순신을 전라좌도 수군의 지휘권을 가진 관원인 전라좌수사로 임명하면서 제29호 밀부와 함께 내린 문서인 ‘사부유서’도 볼 수 있어요. 병란(兵亂)이 일어났을 때, 비상명령이 있을 때는 왕명과 같이 내려온 밀부와 자신의 밀부를 맞추어 확인한 후 때를 가리지 않고 급히 군사를 움직일 수 있죠. 이순신은 여수의 전라좌수영에 부임하자마자 병력과 전선을 점검하고, 무기와 각종 장비, 성곽과 봉수대를 정비했죠. 좌수영 앞바다에는 쇠사슬을 걸어 기습에 대비했고, 판옥선을 보수하고 거북선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군사들을 철저하게 훈련하고 백성에게 피해가 없도록 엄히 다스렸어요. 임진왜란 직전, 이순신은 거북선의 화포 시험까지 마치며 만약의 사태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초상화와 임진왜란의 전초기지로 사용된 일본 나고야성에 배치한 다이묘(大名) 진영을 그린 지도, 다양한 형태의 투구를 쓰고 있는 구로다 나가마사와 가신 24명의 초상화도 눈에 띄었죠. 동래읍성 전투는 임진왜란의 두 번째 전투인데요. 2005~2008년 진행된 동래읍성 해자 발굴에서 확인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굴된 임진왜란 희생 유골 사례도 볼 수 있어요. 조총의 탄환이 관통한 흔적이 있는 유아의 두개골 등 굉장히 잔혹했던 당시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순신 장군이 전쟁을 대비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건 배를 다시 만드는 거였죠. 당시 조선의 배였던 판옥선을 개량해서 거북선을 만들었습니다. 거북선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전투는 1592년 5월 29일 사천해전이에요. 이순신은 거북선을 돌격선으로 삼고 대형총통(천자총통·지자총통·현자총통·황자총통)을 쏘아 일본 전선을 격파했죠. 이어 6월 4일 당항포해전에서도 거북선이 선두에서 돌진해 조선 수군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거북선은 갑판을 덮개로 덮고 그 위에 철촉을 박아 적이 오르지 못하게 했죠.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으나 밖에서는 내부가 보이지 않았으며 사방에서 포를 쏠 수 있었어요. 거북선은 조선 수군을 보호하며 적선 사이를 자유롭게 드나들며 큰 타격을 주었죠. 일본군은 안이 보이지 않아 사방에서 화포를 쏘아도 제대로 타격할 수 없는 거북선을 두려워했어요. 조선 후기 수군의 체제와 훈련 형태를 알 수 있는 자료인 수군조련도병, 이순신을 전라도·경상도·충청도의 삼도 수군을 총괄하는 삼도수군통제사에 임명한 문서도 봤죠. 명나라와 일본의 강화 협상이 진행되던 1593년 7월, 이순신은 진지를 한산도로 옮겼습니다. 한산도는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이어지는 바닷길의 요충지로 일본군의 보급을 차단하고 조선 수군의 방어에 유리한 지점이었죠. 그리고 8월에 이순신은 초대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되어 전라도·경상도·충청도 삼도의 수군 전체를 지휘하게 되었습니다. 전쟁 중 흉년과 전염병으로 많은 이들이 쓰러지자 이순신은 전력을 유지하면서도 백성들이 살길을 마련했어요. 병사들이 직접 농사짓는 둔전을 마련하고, 물고기와 소금을 팔아 군량을 확보했으며 전선을 건조했죠. 또 조정에 건의하여 진중에서 무과시험을 실시하여 군사들의 사기를 높였습니다. 이순신은 전투에 능한 용맹한 장수일 뿐만 아니라 군사와 백성의 삶을 섬세하게 살핀 따뜻한 인품의 지휘관이었습니다. 이를 덕장이라고 해요. 이순신과 조선 수군의 무기 운용 관련 자료도 볼 수 있었어요. 이순신과 조선 수군은 임진왜란 당시 해전에서 일본군의 조총과 백병전에 맞서 화포 중심의 전투 방식을 확립했죠. 이순신은 대형 화살인 대장군전·장군전을 천자·지자총통으로 발사해 나무로 만든 적선을 깨부수는 당파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거북선이 선두에서 적의 지휘선을 향해 돌진해 근접 사격을 가하면, 뒤이어 판옥선들이 각종 화포와 화살을 발사해 적을 무찌르고, 마지막에 화공으로 적선을 불태우며 전투를 끝냈죠. 일본군의 조총은 육지에서는 위력적이었지만 바다에서 파도에 흔들리는 배 위에서는 효과적인 공격 수단이 아니었어요. 일본 수군의 배는 가볍고 바닥이 뾰족해 빠르지만 충격에 약했습니다. 반면 조선 수군은 대형 화포의 화력과 신속한 방향 전환이 가능한 판옥선, 적진을 종횡무진 누빌 수 있는 거북선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영상을 통해 대형 화포인 천·지·현·황의 총통으로 대형 화살을 쏘아 상대의 배를 깨부수는 당파 전술부터 탄환과 화살을 비와 우박처럼 퍼붓고, 마지막으로 화약무기로 집중 공격하는 분멸의 전술을 입체적으로 살펴봤어요. 유 학예사가 “전시품 설명을 자세히 보면 패널 제목을 이순신 장군의 시점으로 써놨어요. 부산 함락 같은 경우는 ‘분하고 원통하다’, 거북선을 만든 부분은 ‘돌격하라 거북선이여’ 이런 식으로 이순신의 기록에서 뽑거나 아니면 이순신이 했을 법한 말로 구성했으니 제목을 따라가면서 읽으면 이순신의 시점으로 전시를 볼 수 있을 거예요”라고 관람팁을 전했죠. 2부 ‘시련과 좌절의 바다를 넘어’에서는 백의종군과 칠천량 패배를 거쳐 “신에게는 아직도 전선이 12척이 있습니다. 죽을힘을 다해 막아 싸운다면 오히려 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충무공행록』)라고 언급하며 출전했던 명량대첩의 기적, 그리고 노량해전으로 이어지는 절망과 재기의 서사를 다뤄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이순신 장검과 『난중일기』를 드디어 만날 수 있습니다. 장검은 2m에 가까운 길이와 고급스러운 장식 문양으로 보아 실제 전투에서 사용했다기보다는 위엄을 드러내는 의장용일 가능성이 높아요. 긴 칼 한 쌍의 슴베(칼 손잡이와 칼날을 연결하는 부위)에는 모두 “갑오년(1594) 4월에 태귀련과 이무생이 만들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제작 시기와 제작자를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칼날에도 각각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이충무공전서』에 수록된 검명과 내용이 같으며, 칼날의 명문은 이순신의 글씨라고 해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석 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두려워 떨고’,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이도다’. 이 칼이 만들어진 1594년은 명나라와 일본의 강화 교섭이 진행되던 때로, 이순신은 정유재란 직전인 1597년 2월까지 삼도수군통제사로 한산도에서 군영을 다스렸죠. 당시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이어진 전쟁과 전염병, 기근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어요. 이순신 장검 두 자루의 칼날에 새겨진 글귀에는 이러한 시련의 시기에 마음을 다잡고 반드시 백성들과 나라를 지켜내겠다는 맹세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서준 학생기자가 "임진왜란 당시 활약한 이순신이 두 명이라고 하던데, 진짜인지" 궁금해했어요. “맞아요. 한글로 하면 이순신 동명이인인데 한자가 달라요. 이순신 장군의 휘하에 이순신이라는 또 다른 장수가 있었죠. 이순신이 굉장히 아끼는 부하 중의 한 명이고 『난중일기』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유 학예사는『난중일기』 이야기를 이어나갔죠. “우리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이 말 많이 듣죠. 이순신의 명언이라고 하는데 바로 『난중일기』에 실렸습니다. 명량대첩 전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장수들을 독려하면서 한 말이고요. 이순신이 전쟁 중에 직접 쓴 친필 『난중일기』 7권이 모두 전시된 건 처음이에요.” 『난중일기』는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부터 노량해전이 있었던 1598년까지, 이순신이 남긴 7년의 기록을 말하죠. 7년 동안 거의 매일 성실하게 쓴 일기엔 전투와 군영 경영과 같은 공적인 내용도 있지만, 소소한 일상의 기록부터 선물 목록, 장계나 편지의 초안, 수결을 연습한 흔적도 남아 있죠. 또 전장을 이끄는 지휘관으로서의 책임감과 고뇌, 어머니에 대한 효심과 가족에 대한 애틋함, 나라에 대한 걱정, 주변 인물에 대한 평가와 감정이 솔직하게 기록돼 인간 이순신의 성품과 마음을 엿볼 수 있어요. “흰머리를 뽑았다는 되게 소소한 얘기도 있는데, 그 이유가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이 늙은 것을 걱정하실까 봐 흰머리를 뽑았다는 얘기도 있고요. 가족과 아들을 엄청 사랑했는데, 전쟁 중에 아들들이 군영에 왔다가 집에 가면 다 장성한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도착할 때까지 무사히 갈까 걱정이 된다 이런 글을 굉장히 많이 쓰셨어요. 이순신 하면 강인하고 흔들리지 않는 의지를 가진 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고민하는 인간적인 면모도 많고, 아들을 생각하는 평범한 아버지였다는 것도 알 수 있고요. 굉장히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드는 게 무인답지 않게 굉장히 시적인 표현들도 많아요. 특히 인상적인 일기를 꼽자면 명량해전이 일어난 한 달 후에 막내아들이 일본군에게 죽게 되는데, 그날의 일기가 정말 가슴 절절하죠.” 이번 전시에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의 다이묘가 보관해온 유물, 다치바나 무네시게 가문의 투구와 창, 금박장식투구, 나베시마 나오시게 가문이 소장해온 금채 ‘울산왜성전투도’ 병풍 등도 공개됐어요. 이는 임진왜란이라는 동일한 사건을 서로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귀중한 자료죠. 정유재란 때 조선의 구원군으로 온 명군이 조선 남해안의 일본군을 물리친 공을 기념하는 내용의 병풍 그림 ‘정왜기공도병’은 스웨덴 발렌베리가문이 소장하다가, 전반부는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 후반부는 국립중앙박물관이 각각 보관해왔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두 나라에 나뉘어 있던 병풍이 처음으로 한 공간에서 다시 만나는 역사적 순간이 구현됐죠. “전시 준비 과정에서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나 자료가 있나요”라는 정하은 학생기자의 질문에 유 학예사가 “지자총통은 두 번째로 큰 대형 화포인데요. 아마 발사 당시에 파열돼 바다에 잠겨 있다가 건져냈는데 이게 두 개가 한 짝이었던 거를 몰랐었어요. 근데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여기 단면이나 이런 것들이 일치함을 알아내서 몇백 년 만에 다시 한 개체를 찾아서 전시하게 됐어요”라고 얘기했습니다. 전시장엔 노량해전이 이루어졌던 전라남도 백도 근처에서 출수된 지자총통의 파편과 함께 사천왜성에서 출토된 총통과 탄환도 전시됐어요. 3부 ‘바다의 끝에서 나를 돌아본다’에서는 노량해전에서 생을 마감한 이순신의 시선으로 그의 삶을 돌아봅니다. 출생부터 임진왜란 이전까지의 삶을 반추하며 전쟁 영웅 이전에 한 인간의 내면을 엿보죠. 이순신의 전기들을 보던 소중 학생기자단이 류성룡의 임진왜란 회고록 『징비록』에 주목했어요. 임진왜란 때 영의정과 도체찰사를 말아 내정과 군무를 총괄했던 류성룡은 전쟁이 끝난 후 임진왜란의 전말과 당시 자신의 경험을 정리해 1604년(선조37) 『징비록』을 집필하죠. ‘징비’는 중국 고전 『시경』의 “지난 일을 징계하여 후환을 삼가다”라는 구절에서 딴 것입니다. 이 책에서 류성룡은 임진왜란을 끝낸 공로는 이순신과 조선 수군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고, 이순신을 천거한 본인의 역할도 강조했죠. 『징비록』은 17세기에 일본으로 전해져 일본 내에서도 간행돼 널리 읽혔고, 이어 청대 중국에도 알려져 동북아 삼국의 베스트셀러가 되었죠. “여기 이순신 장군의 죽음을 기록한 부분을 보면 당시에도 백성들이 이순신 장군이 나라를 구했던 것을 알고 영웅으로 여겨 죽음을 굉장히 슬퍼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4부 ‘시대가 부른 이름’에서는 이순신 사후 조선 후기부터 근대, 현대에 걸쳐 이순신이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 시대가 필요로 한 이순신의 모습을 추적합니다. 전쟁이 끝난 뒤 조선 조정은 이순신을 선무일등공신에 책봉했어요. 이순신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그의 전적지와 연고지 곳곳에 사당과 기념비가 세워졌어요. 여수의 충민사를 시작으로 여러 지역 백성들이 청원하여 사당을 세웠고, 부하 장수들은 여수에 타루비(눈물을 흘리며 세운 비)를 세워 그를 기렸죠. 인조는 시호 ‘충무’를 내렸고, 숙종은 아산 현충사에 현판을 내려(사액) 국가 차원에서 추모했습니다. 영조는 아산의 이순신 종가를 중심으로 사적을 정비하고 그의 후손을 예우했어요. 정조는 본격적으로 이순신을 나라의 영웅으로 받들었습니다. 이순신을 영의정에 추증하고 친히 충무공 이순신의 신도비명을 지었으며, 『이충무공전서』를 간행해 그의 생애와 업적을 왕조가 공인한 기록으로 남겼죠. 이순신은 조선 왕조가 대를 이어 기린 충신의 표상으로 자리 잡게 된 겁니다. 이순신을 공신에 책봉한 문서, 이순신 집안에 노비를 내려주는 문서, 이순신의 공을 기리기 위해 전라좌수영이 있던 전남 여수에 건립한 ‘통제이공수군대첩비’의 탁본도 만나볼 수 있죠. 1931년 충무공 묘소 운영에 필요한 토지가 경매 위기에 놓이자 국내외 동포 2만여 명이 성금을 모았는데요. 덕분에 이듬해 ‘이충무공유적보존회’에서 현충사를 중건했죠. 이는 일제강점기 최초의 전국적 문화유산 보존운동으로 기록되었습니다. 광복 이후 이순신은 분단과 전쟁의 시대 속에서도 남북한이 함께 기리는 위인으로 자리 잡았죠. 그의 이름은 화폐와 우표, 훈장에 새겨졌고, 연구와 기념사업은 물론 영화·연극·소설 등 대중문화 매체에서 시대를 넘어 살아 있는 우리들의 표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이순신은 19세기 말부터 꾸준히 세계 해전사에서 대단한 전술을 사용한 지휘관으로 소개되고 있는데요. 1899년에는 미국 선교사 호머 헐버트가 거북선을 세계 최초의 철갑선으로 소개하며 이순신의 이름이 미국과 호주에 알려졌죠. 이와 관련된 물품들도 다양하게 전시됐어요. “세계 해전사에서 거북선의 존재, 학익진 등의 진법같이 해류 등 자연 지형·지물을 잘 활용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는다고 생각해요.” 시대별 이순신에 대한 이미지가 어떤지 볼 수 있는 초상화도 있습니다. 1932년 현충사를 중건하면서 만들어진 초상화는 흔히 알고 있는 이순신의 이미지랑 좀 달랐죠. 무인의 느낌을 풍기는 강인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1940년대까지 이러한 이미지로 통용되다가 1962년 정읍군의 요청으로 장우성 화백이 현재 표준 영정으로 알려진 초상화를 제작했어요. 『징비록』의 ‘선비 같은 용모’ 등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고, 이순신 종손의 모습을 참고해 영정을 그려 아산 현충사에 봉안했죠. 전시는 에필로그 영상으로 끝나는데요. 이순신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의 삶을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조선에서 현대, 그리고 세계로 확장되는 이순신의 기억을 담아냈죠. “이 영상에 전시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이 좀 잘 담겨 있어요. 이순신이 썼던 『임진장초』라는 보고서를 보면 다른 사람들의 전투 보고서랑 다른 점이 있어요. 다들 전투에서 세운 공로를 기록하는데, 공을 세운 사람들의 이름을 다 적어요. 장수부터 노 젓는 사람, 노비의 이름도 다 적고 부상자·사망자까지 다 적습니다. 결국은 자신의 공만으로 된 것이 아니고 함께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공을 이야기한다고 얘기하고 있고요. 이순신 사후에 여러 가지 이순신에 대한 평가나 기록들, 현재 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받은 시민 인터뷰나 기획자들의 이순신에 대한 생각들을 다 정리한 영상이니 길더라도 꼭 보길 바랍니다.” 하은 학생기자가 “이순신이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이유는 전쟁에서의 극적인 승리 말고도 뭐가 있나요”라고 질문했어요. “방금 말한 『임진장초』를 보면 굉장히 사람들을 잘 챙기는 면모도 있죠. 전투에만 능한 장수가 아니라 백성과 군사를 살리기 위해 한산도에서 진을 경영하면서 둔전을 경영한다든가 또 물고기를 잡아서 그걸 팔아 백성들이 먹고살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등 사람들을 위한 그런 것들을 굉장히 많이 잘하셨던 분이라는 점에서 좀 존경받을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원교 학생기자는 "전시를 통해 미래 세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해했어요. “영웅 하면 나랑은 다른 사람, 그 사람은 잘났으니까 원래 잘했겠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순신도 우리랑 다르지 않은 인간이었다는 점이에요. 처음부터 잘하지도 않았고 좌절과 시련을 겪었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불안해하기도 했던 한 인간이거든요. 이순신과 같은 마음이 나한테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고, 늘 부하 장군들과 소통하고 아랫사람들은 물론 백성들과도 함께하려고 했던 그 마음이 의미 있다고 생각 들죠. 그러니까 특별한 사람만 영웅이 아니라 나 자신도 이미 한 사람의 영웅이고 나도 할 수 있다, 또 영웅은 혼자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주변 사람들과 잘 소통하면서 해야 한다는 거 이 두 가지를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1598년 11월 19일(양력 12월 16일) 노량해전에서 이순신은 적의 총탄에 맞아 전사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몸은 떠나갔지만 이순신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죠. 그에 대한 우리의 기억이 계속되며 지나온 세월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순신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우리 후손들에게 이어질 테니까요. 이순신과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기록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는다 -『난중일기』1597년 9월 15일(명량대첩 전날) 간담이 타고 찢어지고 또 타고 찢어졌다.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것이 하늘이 정한 이치가 아니냐. 그런데도 네가 죽고 내가 살았으니 이치가 어찌 이렇게 어긋날 수 있느냐. 하늘과 땅이 캄캄하고 한낮의 해도 빛이 바랬다. 불쌍한 내 어린 아들아!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 내가 지은 죄 때문에 받아야 할 하늘의 재앙이 네 몸에 미친 것이냐? 목 놓아 서럽게 울부짖을 뿐이다. 하룻밤이 1년 같다. 하룻밤이 1년 같다. -『난중일기』1597년 10월 14일 지금 신에게는 전선이 아직도 12척이 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막고 싸운다면 오히려 해낼 수 있습니다. - 이분,『이충무공행록』 자려 해도 잠들 수 없었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한시도 떠나지 않았다 -『난중일기』1593년 7월 1일 어머님을 모시고 같이 한 살을 더했다 이는 전쟁 중이라도 행복한 일이구나 -『난중일기』1594년 1월 1일 비가 아주 많이 쏟아졌다. 모든 일행이 다 꽃비에 젖었다. -『난중일기』1592년 2월 23일 아침에 흰 머리카락 십여 가닥을 뽑았다. 하얗게 머리가 세는 것을 어찌 꺼릴까. 다만 위로 늙으신 어머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난중일기』1593년 6월 12일 달빛은 낮과 같이 밝았다. 출렁이는 물빛은 하얀 비단 같았다. -『난중일기』1593년 8월 17일 어머님께서 평안하시다고 했다. 그러나 아들 면은 많이 아프다고 했다. 가슴이 지독히 탔다. 가슴이 지독히 탔다. -『난중일기』1594년 6월 17일 아침부터 흐렸다. 늦게 큰비가 내렸다. 농민의 바람을 가득 채워주었다. 기쁘고 행복한 것이 말할 수 없구나. 비가 오기 전에 훈련용 화살 5~6순을 쏘았다. 비가 밤새 그치지 않았다 -『난중일기』1596년 5월 6일 맑았다. 옥문을 나섰다. 남대문 밖 윤사행의 사내종의 집에 도착했더니 봉과 분, 울과 사행, 원경이 한자리에 같이 앉아 있어 오랫동안 이야기했다. 지사 윤자신이 와서 위로했다. 비변사 낭청 이순지가 와서 만났다. 한숨이 더욱더 깊어지는 것을 이길 수 없었다. 윤자신은 돌아갔는데, 저녁을 먹은 뒤에 술을 가지고 다시 왔다. 윤기헌도 왔다. 마음으로 권하며 위로했기에 사양할 수 없었다. 마지못해 술을 마셔 아주 많이 취했다....술에 취했다. 땀이 나 몸이 젖었다. -『난중일기』1597년 4월 1일 이순신은 천하를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찢어진 하늘을 꿰매고 흐린 태양을 목욕시킨 공로가 있는 분입니다 - 명나라 장수 진린 이순신은 진실로 장수의 재질을 지녔으며, 재능은 수륙을 겸비하여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 이런 사람은 쉽게 얻지 못하거니와 변방의 백성들이 우러러보고 적들이 두렵게 여깁니다. - 정탁,『신구이순신차초』 이순신은 충신입니다 이러한 사람이 십여 명만 있다면 왜적에 대해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 명나라 부총 이방춘,『선조실록』 지금 싸움이 급하구나, 부디 내가 죽었다고 말하지 마라 - 이분,『이충무공행록』 이순신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리자 우리 군사와 명나라 군사들이 모두 통곡하였으니, 마치 자기 부모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것 같았다. 이순신의 주검을 넣은 관이 지나는 곳곳의 백성들은 제사를 지내는 제단을 차렸고, 상여를 막으면서 “참으로 공께서 우리를 살렸는데 지금 우리를 버리고 어디로 가십니까!”라며 통곡하니, 길이 막혀서 상여가 나아가지 못하였다. 길가는 사람들도 모두 통곡하였다. -류성룡,『징비록』 임금의 수레가 한성으로 돌아오고 백성들이 사는 자리에서 편안하여 우리나라 억만년 대계를 회복했으니 이 역시 충무공의 공이 아니겠는가 - 정조,『어제 이순신신도비』 한은정([email protected])

2026.02.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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