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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협상 앞두고 하마스 수정안 거부…가자 난민촌 폭격

네타냐후, 협상 앞두고 하마스 수정안 거부…가자 난민촌 폭격 미국 주도 원안 고수…트럼프 압박 속 카타르에 협상단 파견 "휴전 합의시 트럼프가 직접 발표…네타냐후 방미 맞춰 타결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도하는 가자지구 휴전안에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내놓은 수정안을 거부했다.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시도 중인 변경 사항이 간밤 우리 측에 전달됐으며, 이스라엘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중 이스라엘 협상 대표단이 카타르에 파견될 예정이란 보도는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휴전 중재 노력에 관여 중인 소식통은 하마스 측의 수정안에 세 가지 핵심 요구사항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영구 휴전을 위한 협상을 지속하고, 유엔 및 국제구호기구들의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구호물자 반입을 전면 재개하는 한편 이스라엘군(IDF)을 올해 3월 휴전 협상 결렬 이전 위치로 철수시킨다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하마스는 전날 트럼프 미 대통령 주도로 마련된 휴전안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휴전안은 가자지구에서 60일간 교전을 멈추고 하마스가 억류 중인 생존 인질 10명과 사망한 인질 시신 18구를 이스라엘에 돌려보내는 대가로 이스라엘이 얼마간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넘겨주는 것이 골자다. 미 CNN 방송은 "새 휴전안은 협상가들이 이전에 제시했던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도 "새 제안에는 하마스의 요구에 대한 두 가지 핵심 양보가 포함됐다"고 평가했다.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을 한번에 풀어줄 것을 강요하는 대신 휴전 전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석방하도록 하고, 60일간의 휴전기간이 끝날 때까지 종전을 위한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휴전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 보장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양측은 곧 카타르에서 휴전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1개월 간 이어져온 양측의 전쟁이 종식될 수 있을지는 불명확하다. 과거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여러 차례 합의에 근접했다가 세부사항에서 이견 때문에 최종 타결에 실패한 전례가 있다. 하마스는 영구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를 요구 중이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군사·통치 역량을 제거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종전을 위한 추가협상에선 진통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최근 수일간 가자지구를 맹폭해 온 이스라엘군은 휴전 협상단 파견을 앞둔 5일에도 공격을 이어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가자지구내 의료기관 관계자들을 인용, 이날 하루 최소 24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남부 마와시 해안지구의 텐트가 공습을 받으면서 팔레스타인인 의사와 세 자녀를 포함해 7명이 사망했고, 칸유니스와 인근 소도시 바니 수헤일라에도 폭탄이 떨어져 각각 4명과 3명이 숨졌다. 이밖에 구호품을 받으려 배급소 등으로 향하다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인도 10명에 이른다고 현지 의료진은 주장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는 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가디언은 "제안된 합의문 초안에는 트럼프가 직접 휴전을 발표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에 맞춰 휴전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해 인질로 삼았다. 현재 남아 있는 인질은 약 50명이지만 절반 이상이 이미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궤멸시키겠다며 즉각 보복에 나섰고, 이후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는 최소 5만7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과 국제구호기구는 팔레스타인측 사망자 대다수가 민간인과 미성년자인 것으로 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황철환

2025.07.05. 16:25

조선후기 문인회 시화집·세계지도…英소장 문화유산 디지털로 재조명

조선후기 문인회 시화집·세계지도…英소장 문화유산 디지털로 재조명 주영 한국문화원, 英수장고의 희귀본 이미지 수집·의미분석 데이터화 인왕산 문인동호회 '옥계사' 시화집…"'풍류' 조선 지식인의 클럽문화" 안정복의 세계지도…"서양과학 이해하려던 조선 실학자의 선구적 작업"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18세기 인왕산 문학 동호회의 시화집, 조선 실학자가 만든 세계지도, 19세기 개화기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동사변형 문법책 등 영국 수장고에 잠들어 있던 희귀 문화유산들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주영한국문화원은 영국 주요 기관이 소장한 한국 문화유산을 디지털 이미지로 수집, 정리해 오는 1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염화미소:인공지능과 문화유산'에서 일반 공개한다고 6일 밝혔다. 문화원이 2023년부터 영국 도서관과 옥스퍼드대 보들리언 도서관, 빅토리아앤드앨버트(V&A) 미술관, 국립아카이브 등을 돌며 수장고나 서가에 있는 한국 문화유산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그 내용과 의미를 분석해 데이터화하는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도 남아 있지 않은 유일본 또는 희귀본을 포함해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문헌 여러 점이 디지털 이미지로 한데 모여 대중과 만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작품이 영국 국립 도서관인 영국도서관이 소장한 '옥계사(玉溪社)'로, 조선 후기 활발했던 여항 문인(중인 지식인층)들의 활동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문헌으로 평가된다. 인왕산 옥계 지역에서 결성된 문학 모임인 옥계사 또는 옥계시사(詩社) 회원들이 쓴 시를 모으고 그림을 곁들인 이 책은 1791년(신해년) 제작된 후 1818년(무인년)에 개수됐다. 특히 서화가 임득명이 그린 풍경화는 옥계에서 가진 모임의 모습을 운치 있는 풍경 속에 담아내 옥계십경(玉溪十景)이라는 이름으로 엮여 있다. 모임의 취지를 알리는 서문과 모임 규칙, 회원 명단도 담고 있어 모임의 존재와 활동상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선승혜 문화원장은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풍류 있게 그림도 그리고 시를 쓴, 조선의 지식인 클럽 문화"라며 "영국 18세기 시민문화가 커피하우스에서 모여 사상을 공유한 것이라면 조선에서는 산수를 배경으로 차를 마시면서 담론을 나눴다"고 소개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옥계사'의 3가지 서문을 분석한 선 원장은 지란지교와 같은 우정, 측은지심과 같은 정서적 교류, 정성을 다하는 결속이 옥계사 모임의 의의로 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단은 그 도리가 아름답고 무(武)와 성(成)의 법도가 마련된 것이다. 규정에는 가감이 없도록 하여 한결같이 약속을 따르게 하였고 각자가 마음속에 새기기를 바람으로써 이 일이 오래도록 성대하게 이어지기를 빈다." (임득명의 서문, 선승혜 해석) 옥계사 시화집은 예전에는 영국도서관 온라인 아카이브를 통해 볼 수 있었지만, 2023년 10월 영국도서관이 사이버공격을 받은 이후로 복구가 완료되지 않아 현재는 볼 수 없는 상태다. 문화원은 이번에 시화첩 전체 이미지를 선보인다.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 도서관이 소장한 18세기 세계지도도 전시에서 소개된다. '동사강목'으로 잘 알려진 조선 후기 실학자 안정복(1712∼1791)의 영고양계요동전도(寧古兩界遼東全圖)다. 원문 제목은 조선과 중국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도라고 돼 있으나 세계지도다. 옥스퍼드 도서관 도록의 영문명 역시 '한국어로 된 세계 지도'(Map of the World in Korean)다. 이 지도의 디지털 이미지를 살펴본 오상학 제주대 지리교육과 교수에 따르면 이는 지구의 제작을 위한 지도처럼 적도를 12등분해 지구를 12개의 배 모양으로 나눠 그린 주형도(舟形圖)다. 저서 '독사상절'에 세계지도와 자세한 중국지도를 수록할 만큼 지리학에 조예가 깊었던 안정복이 그러한 식견을 바탕으로 주형도를 제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오 교수는 "안정복이 주형도를 제작해 실제 지구의 제작까지 이어졌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그의 주형도 제작은 지구설 이해의 과정에서 이뤄졌다"며 "조선 실학자들이 서양 과학을 이해하려 했던 선구적 작업으로 높이 평가될 만하다"고 짚었다. 오 교수는 "옥스퍼드 소장 주형도는 현존하는 조선시대 단독 주형도로는 유일본으로 알려져 있는 희귀본으로, 앞으로 실사에 바탕을 둔 심도 있는 조사,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밖에 8월 2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 디지털 이미지로 선보이는 영국 기관 소장 유산으로는 순조가 혜경궁 홍씨의 관례 60주년 진찬(궁중 잔치)을 그린 '기사진표리진사의궤'(이하 영국도서관), '채제공 초상화', 상태가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홍길동전' 한글본, 그리고 V&A박물관의 '혼례복 자수'가 있다. 영조의 장례 행렬을 그린 '국장도감의궤반차도'(이하 옥스퍼드대 보들리언 도서관)와 '동사 하다의 종결형', 국립아카이브의 '조영수호통상조약' 영국 보관본, 케임브리지대 피츠윌리엄 박물관의 고려청자, 케임브리지대 도서관의 방각본 한글소설 '정수정전', '임장군전', '조웅전' 등도 선보인다. 선승혜 원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조선시대 등 우리 문화를 세계사적 관점에서 생각해 볼 기회이자, AI를 활용해 한류의 역사적 맥락을 조명하고 21세기 문화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2025.07.05. 15:25

美텍사스 폭우 사망자 어린이 14명 포함 32명으로 증가

美텍사스 폭우 사망자 어린이 14명 포함 32명으로 증가 전날 24명서 늘어…트럼프 "연방 정부, 주·지역 당국과 협력 중"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국 텍사스 내륙 지역에서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30명을 넘어섰다. 5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커 카운티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전날 급류로 인한 사망자 수가 32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24명에서 8명 늘어난 수치다. 사망자 가운데 성인은 18명으로, 어린이도 14명으로 늘어났다. 당국은 전날 한 기독교단체가 개최한 여름 캠프 '캠프 미스틱'에 참가한 여자 어린이 중 20여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종된 어린이만 여전히 20여명에 달하고 있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헬리콥터, 보트, 드론 등을 동원한 실종자 수색이 진행 중인 가운데 당국은 향후 며칠간 추가 폭우와 급류로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폭우는 여전히 샌안토니오 외곽 지역을 강타하고 있으며, 홍수 경보와 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국립기상청(NWS)은 이 지역에 추가 폭우와 급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또 이날까지 일부 지역에 30cm 이상의 폭우가 내렸고, 앞으로 시간당 15cm에 달하는 강우가 더 쏟아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님 키드 텍사스 비상관리국 국장은 "모든 실종자가 발견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이 지역에 최소 25㎝의 폭우가 내린 후 과달루페 강이 급격히 범람하면서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또 AP 통신에 따르면 단기간 존재했던 열대성 폭풍 배리(Barry)의 영향으로 예보보다 훨씬 많은 비가 내렸다. 급류는 전날 새벽 단 45분 만에 약 8m가 상승하며 집과 차량을 쓸어갔다. 이 지역은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캠핑을 즐기던 인파로 붐볐다. 특히, 수백명의 어린이들이 인근 여름 캠프 '캠프 미스틱'에 참가 중이어서 어린이들의 피해가 컸다. 한때 약 750명의 여자 어린이가 폭우에 갇히기도 했다. 이들이 머무르던 캠프장은 범람한 과달루페 강변에 있었다. 미스틱 캠프는 댈러스, 휴스턴, 오스틴 등지의 아이들이 한 달간 머무는 여름 캠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연방 당국이 주 및 지역 당국과 협력 중"이라며 "국토안보부 장관이 현장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용감한 구조대원들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피해 가족들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텍사스에도 신의 축복이 함께하길 기도한다"고 썼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태종

2025.07.05. 15:25

美, 범죄 저지른 이민자 8명 아프리카 남수단으로 추방

美, 범죄 저지른 이민자 8명 아프리카 남수단으로 추방 1명만 남수단 출신…연방판사가 제동 걸었으나 대법원이 뒤집어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범죄를 저지른 이민자 8명을 아프리카 남수단으로 추방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추방된 뒤 법적 논란 속에 아프리카 지부티의 미군 기지에서 대기해온 이민자 8명이 5일(현지시간) 남수단에 도착했다고 AP통신과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들 8명 중 1명만 남수단 출신이며, 나머지는 남수단에 연고가 없는 쿠바, 라오스, 멕시코, 미얀마, 베트남 출신자다. 2011년 수단에서 독립한 이후, 폭력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는 남수단에서는 최근 부통령 측 민병대와 정부군 간에 대규모 충돌이 벌어지면서 전면 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정정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는 남수단으로 추방된 8명에 대해 살인, 성범죄, 강도 행위 등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범죄자"라고 설명하면서 "이것(남수단으로의 추방)은 미국인의 법치와 안전, 안보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번 추방이 최종 이뤄지기까지 법적 공방이 있었지만 6대3의 '보수 우위'인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들을 지난 5월 20일 남수단행 비행기에 태워 추방했지만 한 연방법원 판사가 추방 절차상의 법적 문제를 지적하며 제동을 걸었고, 그에 따라 미국 정부는 이들 8명을 미국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사실상 억류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연방 대법원이 최근 연방법원 판사의 결정을 뒤집으면서 결국 8명은 당초 예정대로 남수단으로 보내졌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조준형

2025.07.05. 15:25

인도-아르헨티나 정상 회담…농업·광업·에너지 협력 의제

인도-아르헨티나 정상 회담…농업·광업·에너지 협력 의제 모디 인도 총리, 브라질 브릭스 정상회의 앞서 아르헨 방문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5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 카사 로사다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6일부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 전 아르헨티나를 먼저 방문, 밀레이 대통령과 만났다. 4일 밤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모디 총리는 이날 오전 산마르틴 광장에서 개최된 헌화식 참석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고, 아르헨티나 대통령궁으로 이동해 밀레이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모디 총리와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해 브라질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조우한 적이 있지만, 아르헨티나에서 공식 양자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이는 1968년 인디라 간디 당시 인도 총리가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연 이후 처음이라고 현지 매체 페르필이 전했다. 모디 총리는 앞서 2018년 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번 양자 회담의 주요 의제는 농업, 광업(리튬) 및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사리오 증권거래소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아르헨티나 대두유 수입 1위 국가다. 양국 간 교역규모는 연 50억달러(약 6조8천억원) 규모이며 아르헨티나가 큰 폭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인도의 식량·에너지 수요 증가가 아르헨티나의 농업, 산업, 에너지 부문에 상당한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양국 간 경제 협력은 전략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선정

2025.07.05. 15:25

하옵고·하였나니…개화기 외국인이 공부한 동사 '하다' 활용 희귀본

하옵고·하였나니…개화기 외국인이 공부한 동사 '하다' 활용 희귀본 옥스퍼드대 도서관 소장 문헌 '동사 하다의 종결형'…800가지 변형 활용형 하나당 영어 정의와 설명·한국어 예문·영어 번역 담아 "성공회 초기 한글성경 연계 교재"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하거니말거니, 하나이다, 하노라고, 하려니와, 하시오이다, 하여시면, 하엿겟시닛가, 하엿나니, 한들, 한지라, 할가보다, 할낙말낙하다, 할지어다, 합더이다, 합쇼…' 우리말 동사 '하다'에 다양한 어미를 붙인 800여 가지 활용형을 한글과 영문으로 풍성하게 정리한 19세기 말 희귀 문헌이 영국에서 재조명된다.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의 중앙 도서관인 보들리언 도서관이 소장한 1896년의 책 '동사 하다의 종결형(Terminations of the Verb Hada)'이다. 6일(현지시간) 학계에 따르면 가로 17㎝, 세로 21㎝ 크기에 총 116쪽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하다' 동사의 활용만 집중적으로 다룬 문법서로, 개화기 선교사를 중심으로 한 영어권 화자의 한국어 초기 연구사를 보여주는 희귀한 자료로 평가된다. 책 표지에는 '비공개 열람용'이라고 찍혀 있어 다량 유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도 이 책 인쇄본으로 현재까지 존재가 확인된 것은 보들리언 도서관 소장본이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여겨진다. 이 책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사서 하니 라일리 옥스포드대 위클리프홀 도서관장 겸 얀튼매너 라니어 신학 도서관장은 연합뉴스에 "'하다'라는 동사 하나만 심층적으로 분석한 특별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한국계인 라일리 관장은 "깊이 있는 지식을 얻고자 하는 비(非)한국어 화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저자가 한국어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지식과 언어적 능력을 지니고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책에는 '하다'의 활용형 하나당 영어 정의와 설명, 한국어 예문과 영어 번역이 제시돼 있다. 예를 들어 '하리오'에는 'How to do'라는 영문 설명과 함께 '엇지하리오. How shall I do'라는 한글 예문과 영문 번역이 달려 있다. '하옵고'에는 'Polite reply from an inferior to a superior'(윗사람에 대한 아랫사람의 공손한 답)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한들'에는 'In spite of being done'이라는 영어 설명과 함께 '설워한들슬데잇나'(서러워한들 쓸 데 있나), 'Though you sorrow you sorrow in vain'이라는 예문이 한글과 영어로 적혔다. 한국어에서 어미를 달리 붙임으로써 동사의 기능과 의미는 물론이고, 화자와 청자의 관계까지 달라지는 것을 외국인에게 최대한 세세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어간에 접사를 결합하는 교착어인 한국어과 형태 변화가 드문 고립어인 영어의 차이로 영어권 화자에게 온전한 한국어 습득이 얼마나 어려웠을지도 엿볼 수 있다. 책에는 저자와 출간 주체에 대한 정보는 찍혀 있지 않으나 19세기 조선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한 영국성공회 조선교구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표지 제목 아래에는 '루멘(Lumen)에 나오는 동사 종결어미 일부를 때때로 참조하여'라는 부제가 달렸고, 실제로 여러 활용형에 '루멘의 몇 장 몇 절을 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루멘'은 대한성공회의 초기 성서인 조만민광(照萬民光·Lumen ad Revelationem Gentium)을 가리키는 것으로 라일리 관장은 분석했다. '조만민광'은 초대 성공회 조선교구장인 찰스 존 코프(고요한) 주교가 1891년 조선에 인쇄기를 들여와 인쇄소 운영을 시작하고 나서 1894년 사도신경을 중심으로 편찬한 한글·한문 병용 발췌 성경이다. 제3대 조선교구장이 되는 마크 트롤로프 주교가 '조만민광' 편찬 작업에 참여했는데, 트롤로프 주교가 여러 문서에서 '조만민광'을 '루멘'으로 칭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 책에서 어떤 구절을 참조하라고 언급한 '하다'의 변형은 조만민광 속 해당 구절에 그대로 들어 있다. 라일리 관장은 "'조만민광'이 출판되고 이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하다'가 같이 출판됐다고 본다"며 "트롤로프 주교는 여러 언어에 능통한 언어 천재였다. 이렇게 뛰어난 선교사의 언어학적 노력이 결국 초기 한국학의 근간을 세운 셈"이라고 평가했다. '하다'는 몬시뇰 리차드 러트 신부가 2008년 기증한 책 약 2천권에 끼어 보들리언 도서관에 들어왔다. 2011년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보들리안 도서관이 출간한 책 '한국의 보물'(Korean Treasures·민 청)에 포함돼 처음 소개됐으나 여전히 학계 연구나 대중 인지도는 미미하다. 주영한국문화원은 '하다'를 비롯해 영국 주요 기관이 소장한 한국 문화유산을 디지털 이미지로 정리해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전시 '염화미소:인공지능과 문화유산'에서 일반 공개한다. 선승혜 문화원장은 "단순한 한글 문법서를 넘어 '하다' 앞에 명사만 붙이면 수많은 일이 가능해지는 한국어의 구조와 한국인의 사고 구조를 간파한 책으로, 한국의 역동성이 '하다'라는 동사로 압축해 드러나고 있다"면서 한국 미학의 관점에서 '하다'를 조명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2025.07.05. 15:25

[뉴욕증시-주간전망] 트럼프 관세 서한에 쏠린 눈…FOMC 의사록도 관심

[뉴욕증시-주간전망] 트럼프 관세 서한에 쏠린 눈…FOMC 의사록도 관심 증시 호조는 개인투자자 주도…밸류에이션 갑론을박 (뉴욕=연합뉴스) 최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이번 주(7~11일, 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서한 몇 통에 서명했고, 그 서한은 월요일(7일)에 발송할 예정이고, 아마도 12(통이 될 것)"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 발송 대상 국가와 관세율에 대해는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이에 앞서 "아마도 60%나 70% 관세부터 10%나 20% 관세 범위일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돈이 8월 1일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관세율은 최고 70%, 부과 시점이 8월 1일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7일 서한과 상호관세 유예 기한인 8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야누스 헨더슨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줄리언 맥마너스는 "90일간의 유예 자체가 시장이 무너지고 있을 때 시작한 것"이라며 "(상호관세 기한을) 엄격한 마감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 불안을 우려해 교역국의 숨통을 틔워줄 조치를 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최고 투자책임자(CIO)인 릭 라이더는 "사람들을 10%의 관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나는 15%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증시 밸류에이션에 대한 논쟁은 가열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이에 따른 파급 위험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는 개인 투자자의 강력한 '매수'에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마지막 거래일(3일)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올해 상반기 개별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1천553억달러 순매수했다. 지난 2014년 이후 가장 많다.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1년 상반기에 찍은 최고치(1천528억달러)도 상회했다. 반다리서치의 연구 담당 부사장인 마르코 이아키니는 "개인 투자자는 여전히 시장의 주요 세력"이라며 "저가 매수 성향은 완벽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개별종목, 특히 고(高)베타 및 레버리지 플레이에 대한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의) 성과는 견조하며, 위험 선호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면서 "그 어떤 것도 이 개인 투자자 열차를 멈출 수 없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모건스탠리 자산관리의 CIO인 리사 샬럿은 "지난주는 기관보다 개인이 더 많이 주도한 것 같다"면서 "기관의 포지셔닝은 평균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관들이 이 랠리를 믿을지 말지 어느 한쪽을 결정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바클레이스의 전략가 스테파노 파스칼은 "지수는 예상 수익의 23배로 거래되고 있다"면서 주가수익비율(PER)에 근거한 '거품론'을 언급했다.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따른 감세 정책으로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이 법안은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됐다. 이번 주에는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무게감 있는 경제 지표는 없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이달 8일 기대 인플레이션을 내놓는다. 투자자는 오는 9일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받아볼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내 몇몇 주요 인사(미셸 보먼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최근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기한 만큼 6월 FOMC에서 어떤 의견이 오갔을지 주목된다. 두 위원을 제외한 대부분은 공개 석상에서 '관망'을 주문하긴 했다. 제롬 파월 의장도 여름철 관세발(發)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관망에 더 무게를 실었다.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로는 오는 10일 델타항공과 식품 대기업인 콘아그라 브랜즈 등이 예정돼 있다. ◇주요 일정 및 연설 - 7월 7일 없음 - 7월 8일 6월 뉴욕 연은 기대인플레이션 - 7월 9일 FOMC 의사록 5월 도매 재고 - 7월 10일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연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연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연설 델타항공·콘아그라 브랜즈 실적 - 7월 11일 없음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제뉴스공용1

2025.07.05. 15:25

[특파원 시선] 李대통령이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찾는다면

[특파원 시선] 李대통령이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찾는다면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수도 워싱턴 DC를 찾는 많은 한국인, 특히 공무원들의 필수 참관 코스 중 하나로 로건 서클 공원 인근의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이하 공사관) 건물이 꼽힌다. 지난해 9월 미국 국가사적지로 지정된 이곳은 이재명 대통령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대통령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인 2018년 5월 방미 때 찾았던 곳이다. 이 대통령의 방미 추진 관련 국내 언론 보도가 최근 잇따르자 워싱턴의 교민들 사이에서는 이 대통령이 재임 중 첫 방미 때 공사관을 찾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나온다. 공사관은 1889년 2월, 조선왕조가 최초로 서양 국가에 설치한 외교공관으로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강탈당할 때까지 대미외교의 거점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공사관을 찾을지 알 수 없지만 만약 방문한다면 한미관계를 돌이켜 보고, 대미 외교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장소가 되지 않을까 한다. 가난했던 조선이 당시 2만5천달러, 현재 가치로는 90만 달러(약 12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들여 공사관을 설치한 데는 근대화 모색 과정에서 미국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싶었던 고종(高宗·1852∼1919·재위 1863∼1907)의 전략적 판단이 있었다고 한다. 조선이 미국과 거리가 멀어 침입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미국은 "종교(기독교) 지상주의" 국가로서 도덕을 존중할 것이라는 제2대 주미공사 이하영의 글에서 그런 판단 근거를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1905년 미국의 필리핀 지배와 일본의 조선 지배를 각각 인정한 미일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존재는 미국에 대한 당시 조선의 생각이 '순진'했었음을 상기시켰다. 공사관 홈페이지에는 '한미우호의 요람'이라는 수식어가 적혀 있지만, 그와 동시에 '약육강식'의 국제정세 속에 유교적 세계관으로 미국을 바라봤던 조선에 대한 씁쓸한 기억을 담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장황하게 공사관 이야기를 한 것은 이 대통령이 앞으로 대면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유 민주주의', '철통같은 한미동맹'과 같은 기존 프레임만으로 접근하다가는 과거와 같은 씁쓸함을 곱씹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조선의 기대를 '배신'하며 일본과 손잡았던 신흥 강대국, 6·25전쟁에 참전하고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국의 안보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공공재 제공자 역할을 한 초강대국은 한 나라 미국의 '양면'이지만 그런 양면을 관통하는 한 가지 목적은 미국이 판단한 자신들의 '국익'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미국은 역시 국익에 충실하되, 그 국익의 범위를 과거 미국 대통령에 비해 매우 좁게 설정하고, 동맹국을 '미국을 이용하는 나라'로 보는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전략경쟁 상대인 중국과 당장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하려 해도 할 수 없음을 상기시킨 중국의 희토류와 같은 무언가가 한미관계에, 보다 정확히는 한국에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반도체, 조선 등 호혜적 협력이 가능한 영역에서 한미관계의 내실을 더 채우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의 아이템들을 많이 발굴하길 기대한다. 그것은 '트럼프의 미국'이 국익을 위해서라도 한국의 안보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은 피해야겠다고 판단하게 할 것으로 믿어서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조준형

2025.07.05. 15:25

이란 최고지도자, 피신설 이후 첫 공개석상 등장

이란 최고지도자, 피신설 이후 첫 공개석상 등장 당국자들과 테헤란 종교행사 참석…이스라엘 공습 후 22일만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달 이스라엘과의 무력분쟁 후 처음으로 5일(현지시간)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 TV는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종교행사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행사는 시아파 최대 기념일 아슈라를 하루 앞두고 열린 애도식이었다. 아슈라는 1천400년 전 이맘 후세인의 비극적 순교를 기리는 날이다. 이란 국영 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검은 옷차림의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대중에 손을 흔들고 고객을 끄덕였다. 참석자들은 환호하며 주먹을 치켜들고 "우리 혈관엔 우리 지도자를 위한 피가 흐른다"고 외쳤다. 영상은 테헤란 중심부에 있는 이맘 호메이니 모스크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국영 TV는 전했다. 현장엔 이란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란 당국자들이 참석했다. 36년째 이란을 통치 중인 그는 지난주 사전 녹화된 영상을 통해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의 기습 공습으로 무력 분쟁이 시작된 후에는 20일이 넘도록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방 매체들은 그가 암살 가능성을 우려해 지하 벙커에 은신한 것으로 추측해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연숙

2025.07.05. 15:25

"하루 만 원 벌어 월세 80만원 우째 내노"…자갈치아지매 한숨 [르포]

“하루 5만원치 팔아서 만원도 채 못 버는데 월세 80만원을 우째냅니꺼. 못 드가예.” 지난 1일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이모(86)할머니의 한탄이다. 52년째 노점상을 하는 그는 “사람들 눈에 띄는 길바닥에 있어도 하루 5만원치 파는데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장사가 더 안될 게 뻔하다”고 했다. 부산시가 불법 노점(露店)을 정리하기 위해 2014년부터 235억원을 들여 지난해 말 자갈치아지매시장 신축건물(1동 면적 2441㎡·2동 면적 1827㎡, 각 3층)을 완공했지만, 노점 상인 200여명은 입점을 거부하고 있다. 매장 면적은 좁아지고, 월세를 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6월말 개장하려던 계획은 무산됐고, 올해 추석 연휴 전 개장도 물 건너간 상태다. 2015년 노량진 현대화 수산시장에 상인들이 입점을 거부하며 4년 넘게 수협과 갈등을 빚었던 상황과 비슷하다. 부산시가 상인회와 지난 4월부터 ‘소통 TF’를 구성하고 4차례 회의를 한 결과 시설 문제는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 유재인 자갈치아지매시장 상인회장은 “해수 수압 상승, 화장실과 화물용 엘리베이터 추가 설치 등 상인회 요구사항이 대부분 받아들여졌다”며 “지난 4월 입점 추첨에 아무도 응하지 않자 부산시가 많이 양보한 결과”라고 말했다. ━ ‘인심 야박’ 소문난 자갈치시장…입점하면 월 납부액 10배 이상↑ 사용료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자갈치시장 노상 약 300m 구간에서 영업하던 상인들은 한 달 전기사용료로 5만원 정도 내는 게 전부였다. 자갈치아지매시장에 입점하면 사용료와 관리비로 월 53만원~18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30년째 꼼장어집을 운영하는 오모(72) 할머니는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국내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자갈치시장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매출이 10분의 1로 줄었는데 월세를 낼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날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와 부둣가에 정박한 선박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캐한 매연 냄새 탓에 자갈치시장은 한산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도 구경만 할 뿐 생선을 사거나 꼼장어 포장마차에서 음식을 먹는 손님은 드물었다. 40년간 노점을 한 강모(83)할머니는 “자갈치시장 인심이 야박하다는 인식과 제사를 안 지내는 문화 등이 겹쳐 생선을 사 가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며 “월세를 낮춰주지 않으면 입점을 포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입점하면 ‘원산지 표시의무’까지 생겨 입점을 꺼리는 상인들이 많다. 상인회는 노점상인의 20%가량이 입점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다른 자갈치아지매 상인회를 맡은 정재우 회장은 “노점상인 200여명 중 40여명은 입점을 포기할 것 같다”며 “상인 70%가 70대 이상인데, 장사를 포기하고 기초생활수급비를 받는 게 낫다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 부산시 “내년 초 개장 예정…도로정비 후 관광명소 만들 것” 부산시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부산시 수산진흥과 관계자는 “사용료를 낮추려 해도 다른 상가와의 형평성 문제, 노점 상인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 수 있다”며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사용료를 낮춰도 될지 인근 상인들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자갈치아지매시장 시설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어 입점을 마냥 연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유 회장은 “배수관로에 녹이 슬고, 보일러 등 기계 부식이 시작됐다”며 “사용을 안 하니 부식이 더 빠르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상인회는 올해 말 입점 추첨을 마무리하고, 내년 설 연휴 전에는 개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부산시는 내년 초 자갈치아지매시장이 개장하면 홍보를 강화하고, 주변 도로 정비사업으로 상권 활성화를 꾀할 방침이다. 부산시 수산진흥과 관계자는 “위생과 안전관리를 하면서 크루즈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것”이라며 “정비된 도로에 버스킹 공연 공간을 마련하는 등 자갈치아지매시장이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지([email protected])

2025.07.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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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등재 앞둔 '반구천 암각화'…울산 국제관광도시 박차

선사시대 유산 '반구천의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임박하면서 울산이 문화관광 도시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 제147호 천전리 각석과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를 아우르는 명칭이다. 오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이미 등재를 권고한 만큼 등재는 확실시된다. 울산시는 이번 등재를 계기로 반구천 암각화 일대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2030년까지 175억원을 투입해 총연장 11.6㎞의 역사문화 탐방로를 조성할 예정이다. 탐방로는 '천전리암각화길(2.6㎞), '반구대암각화길'(3㎞), '반구옛길'(5.7㎞) 등 3개 구간으로 구성된다. 세계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전시회도 열린다. 울주군은 오는 31일까지 울주군청 1층 울주갤러리에서 '반구천 암각화' 전시를 연다. 울산암각화박물관이 보관 중인 사진 작품과 반구대 암각화 관련 옹기작품 35여점을 소개한다. 문화 콘텐트 개발도 활발하다. 울산시는 오는 18일부터 9월 20일까지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울산의 밤, 이야기 야시장'을 운영한다.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해 열리는 이번 야시장은 푸드트럭 20대, 체험·판매 부스 40곳, 포토존 등으로 구성된다. 암각화를 주제로 한 수제 기념품과 체험 프로그램은 청년 창업가, 지역 소상공인들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울산박물관은 오는 10월 26일까지 특별전 '고래 뼈, 시간을 꿰뚫다'를 통해 선사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전시 핵심은 고래 척추뼈에 동물 뼈로 만든 작살촉이 박힌 '골촉박힌 고래뼈' 유물로, 신석기 시대 고래사냥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평가된다. 울산시는 오는 19일부터 시티투어버스 코스에 반구천 암각화를 정식 포함하고 세계유산투어와 시간 여행 투어 등 테마형 코스를 확대한다. 또 짧은 시간에 주요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2시간 단기 코스를 신설, 이용자 편의성을 높인다. 디지털 기반 체험형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울주군보건소는 스마트폰 앱 '워크온(WalkOn)'을 활용한 반구천 암각화 캐릭터 잡기 걷기 챌린지를 운영 중이다. 참가자들은 걷기 활동을 통해 암각화 속 고래·호랑이·멧돼지 캐릭터를 수집하며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유적지를 직접 방문하면 추가 포인트를 준다.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해 울산 도심 곳곳에는 국내외 예술가의 공공미술 작품이 속속 설치되고 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선거 포스터를 제작한 셰퍼드 페어리, '포르투갈의 로댕'으로 불리는 조각가 빌스, 프랑스 출신 벽화 작가 존원 등이 참여한 벽화와 조형물은 울산의 거리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반구천 암각화는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울산의 정체성과 미래를 이끌 핵심 자산"이라며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울산을 선사 문화와 현대예술이 공존하는 글로벌 문화관광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인류 최초의 고래잡이 반구천의 암각화는 신석기 시대 인류 최초의 고래잡이 활동을 보여주는 유산이자, 동아시아에서 가장 이른 시기 암각화 문화로 평가받는다. 반구대 암각화에는 귀신고래를 비롯한 300여 마리의 동물 형상이 새겨져 있으며, 1971년 12월 25일 발견돼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상류에 위치한 천전리 암각화에는 신석기와 청동기 시대 그림뿐 아니라, 신라 시대의 금속 도구로 새긴 문자와 기하학적 무늬 등 625점의 조각이 남아 있어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높다. 김윤호([email protected])

2025.07.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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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커플 시신? 쫄지 말자"…집주인 울부짖은 악취의 반전

세놓은 방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였다. 날이 풀리면 으레 그런 신고가 들어온다. 잠긴 문 안쪽, 쥐 죽은 듯 고요한 집, 그리고, 이상한 냄새가 난다. 썩은 것도 고약한 것도 아니고 꼭 ‘이상한’이란 수식어가 앞에 붙는 데엔 이유가 있다. 일반인들에겐 익숙지 않은 냄새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임종을 지켰을 때 유사한 경험을 할 수도 있지만 오래된 시신, 부패한 시신의 냄새는 그것과 차원이 다르다. 굳이 표현하자면 억울한 죽임을 당한 계란이 원혼이 되어 나타난 듯한 냄새랄까. 그 강렬함과 생소함이 사람의 마음에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소방관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고독사 현장에서 받은 충격 때문에 현장을 떠난 동료들도 여럿 있었다. 「 # 시커멓게 썩어가고 있던 그것의 정체 」 그날 출동한 곳은 원룸 건물이었다. 건물주가 먼저 도착해 공동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입구부터 희미하게 풍기던 ‘이상한’ 냄새는 3층 복도에 들어선 순간 진해졌다. 문제의 장소는 20대 남녀가 동거하는 방이었고 몇 달째 월세가 밀렸다고 했다. 분명 저 문을 들어서면 부패한 시신이 우릴 맞이하리라 상상하자 섬찟함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구조대원이 전자 도어록 기판과 문 사이에 끌을 집어넣었다. 망치로 내려치다 내려치다 문짝이 넝마가 될 즈음 겨우 기판이 떨어져 나갔다. 집주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죽음을 목도하리란 직감에서 오는 초조함, 문짝 교체 비용을 떠올리는 바람에 피어난 절망감이 뒤섞인 표정이었다. 기판이 떨어져 나간 구멍에 일자 드라이버를 집어넣고 휘젓자 문이 열렸다. 동시에 작업을 하는 동안 스멀스멀 새어나오기만 하던 냄새가 작정한 양 문 밖으로 쏟아졌다. 코 안쪽이 찡해서 코피가 터질 것 같았다. 쫄지 말자. 나는 아직 살아 있다. 다짐하듯 되뇌며 뛰듯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 # 젊은 연인은 어디로 갔을까 」 쓰레기와 잡다한 살림살이로 가득한 방을 상상했는데 의외로 뭐가 없었다. 아니, 거의 텅 비었다고 보는 게 맞겠다. 방에도 화장실에도 눈 씻고 봐도 사람은 없었다. 젊은 연인의 죽음을 마주할 생각에 마음을 졸였는데 뒤통수를 걷어차인 기분이었다. 보통 수십 초만 지나면 후각이 마비돼 시체 썩는 냄새도 그럭저럭 견딜 만해 지는데 이 방의 냄새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지독해지는 것 같았다. 코를 찌르는 냄새 외에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분명 다 챙겼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들이 두고 간 것. 소방관을 따라 들어온 집주인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걸 어떻게 해요! 이걸 도대체 어디에 얘기해야 해요!” 방 한가운데 그것의 악취는 상상을 초월했다. 집주인을 울부짖게 만든 냄새의 정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4100 ‘119구급대원의 고백’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6684#’ 여교사 유언이었다…교감이 두려워한 소문의 실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934 피범벅 남자와 의문의 여자…"쪽팔렸다" 소방관의 고백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7082 “정녕 한국이 낙원입니까” 썩은 탈북자 시신, 그 옆 성경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7834 저수지 뒤지다 기겁했다…치매 노모 실종 5시간 뒤 생긴 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5282 백경.선희연([email protected])

2025.07.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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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50억 집, 女 골드바 10개…'0.1% 재벌가' 예단은 이렇다

「 현금 부자들 요즘 예물 1순위 ‘금괴’ 」 푸른색 비단과 고급스러운 한지로 두세 겹 둘러싼 정갈한 포장부터 남달랐다. 두 손으로 움켜잡았는데 생각보다 묵직했다. 조심스럽게 열어보니 1㎏짜리 순금 골드바였다. 정확히 10개. 요즘 시세로는 개당 1억5000만원, 부가가치세를 더하면 1억7000만원쯤 된다. 그게 10개니까 실구매가는 17억원이다. 수십 년 경력의 상류층 커플 매니저 A씨는 더중앙플러스와 인터뷰에서 요즘 ‘재벌가 0.1% 결혼’ 중 예물·예단 트렌드를 이렇게 전했다.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이 최고의 예단으로 꼽힌다는 설명이다. 그는 “신랑 측에서 50억~100억원 수준의 신혼집을 마련하면 신부 쪽에선 10억, 20억원 단위로 골드바를 선물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의 말대로 재력가 집안 사이에서 금괴는 신부 측이 신랑 측에 보내는 예단에 포함되는 핵심 리스트다. 최근 10년 새 현금 부자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저금리에다 경제가 불안할 때 금의 가치가 재벌가 혼사에서도 새삼 부각되고 있는 것. 이 기간에 금값이 세 배로 뛰었으니 재테크로도 현명한 수단이었던 셈이다. 여느 결혼식과 마찬가지로 ‘그들만의 결혼식’도 절차의 출발은 상견례다. 서로의 집안 내력과 예비 며느리·사위에 대한 ‘크로스 검증’을 마친 상태라 분위기는 대체로 화기애애하다. 그다음 약혼과 결혼식 등 ‘길일’을 잡는다. 커플 매니저 A씨는 “일부 독실한 기독교 집안을 제외하면 명문가일수록 양가 사주를 기반으로 역술인이나 풍수 전문가에게 결혼식 날짜를 의뢰한다”며 “대개는 음력으로 ‘손 없는 날’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 “재력도 재력이지만 정성 남달라” 」 재벌가 결혼식의 ‘실질적인’ 시작은 예단과 예물, 그리고 함이다. 여기서 이들이 얼마나 전통과 품격, 명예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신랑·신부의 새 출발에 어떤 메시지를 담는지, 양가에 대해 어떻게 예의를 갖추는지 등을 가늠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다른 집안과 비교해 어떻게 체면을 세우는지도 추정 가능하다. 돈으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 재벌가 결혼식 비용은 신혼집을 포함해 100억~130억원까지도 든다. 일반 가정의 결혼 비용과 비교해 많게는 37배 차이가 난다. 신부 측에서는 시댁에 들어갈 예단, 신랑 측에선 신부 집으로 함을 언제 어떻게 보낼지 등을 준비한다. 과소비 논란이나 ‘소음 민폐’ 때문에 요새는 일반 가정에선 대부분 사라졌지만, 재벌가에서는 요새도 함을 주고받는다. 형식은 과거보다 조용해진 대신 내용은 고급스럽다. 함진아비와 신랑 친구들이 문 앞에서 정중히 노크하면 “어서 오세요”라는 인사가 있고, 그다음에 예단을 내려놓는다. 이러면서 서로의 네트워크가 탄탄해진다. 「 “간소하면서 최고급”…요즘 트렌드 」 이렇게 예물과 예단은 예식 전 핵심 세리머니다. 금괴는 현금 부자나 신흥 사업가가 선호하는 선물.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재벌가나 정계 집안에서는 유명 작가의 그림, 고가 예술품, 문화재급 도자기 같은 예술품을 주로 주고받는다. 한정판 명품도 등장한다. 예단은 신부 측에서 신랑 댁으로 보내는 선물을 뜻한다. 보석과 한복부터 명품 가방, 침구, 반상기 등이 리스트에 포함된다. 조용하면서도 품위 있게 행사를 치른다고 하지만 ‘억’ 소리가 난다. 백미는 주얼리다. ‘찐’ 상류층은 웨딩 주얼리 구입 방법부터 다르다. 까르띠에, 불가리, 티파니 등 명품 브랜드의 책임자급 매니저가 혼수 세트를 들고 고객의 집으로 찾아간다. 베테랑 보안요원과 함께다. 모든 게 상상 이상이었지만, 준비는 은밀하고 치밀했다. 0.1% 그들이 선택한 ‘조용한 명품’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결혼 준비 중인 재벌가들이 찾는다는 뜻밖의 조력자. 아흔 살이 넘은 노파의 정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4475 ‘2025 新재벌 혼맥’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유학 때 만났죠” 거짓말이다…재벌이 감춘 ‘연애 결혼’ 진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1666 "여자라고 집에만 있지마라" 39세 가정주부, 이명희 깨운 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2656 재벌가 시집 간 최고 여배우…목까지 꽁꽁 싼 드레스 입혔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6281 "웨딩곡 순서가 틀렸잖아!" 재벌집 딸은 1억 환불해 갔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8217 이상재.최은경([email protected])

2025.07.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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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法'에 반기 든 머스크 "'아메리카당' 오늘 창당"

'트럼프法'에 반기 든 머스크 "'아메리카당' 오늘 창당" 엑스 통해 신당 창당 발표…"여러분들에 자유 돌려줄 것"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최근 법안을 둘러싸고 각을 세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신당 창당을 발표했다. 머스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여러분들은 새 정당을 원하며,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오늘 '아메리카당'이 여러분들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창당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어 "낭비와 부패로 우리나라를 파산시키는 일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민주주의가 아닌 '일당제' 속에 살고 있다"며 신당 창당의 취지를 밝혔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낭비'와 '부패'에 관한 한 다를 바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머스크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전날 창당에 대한 찬반을 묻는 온라인 투표 창구를 띄우며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추가로 올린 글에서 "이것을 실행하는 한 가지 방법은 상원 의석 2∼3석과 하원 선거구 8∼10곳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매우 근소한 의석수 차이를 고려할 때, 그것은 논쟁적인 법안에 결정적인 표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며 진정한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작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신흥 최측근으로 부상했던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및 국경보안 강화책 등 국정 의제를 두루 담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각을 세운 바 있다. 머스크의 신당 창당은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반(反)트럼프·비(非) 민주당 지지표'를 흡수함으로써 상·하원에서 일정 정도의 의석을 확보해, 지금처럼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것을 막고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조준형

2025.07.05. 13:25

은신처 이렇게 파헤쳤다…영화 같았던 마약왕 체포, 어땠길래

대선 후보 암살을 주모했다는 혐의를 받는 에콰도르의 마약왕이 군에 체포됐다. 각종 호화시설과 비밀 통로로 가득한 호화로운 자택에서 벌어진 체포 작전은 한 편의 영화를 방불케 했다. 에콰도르군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마약왕 '피토'를 체포했다. 본명은 호세 아돌포 마시아스 빌라마르로 에콰도르 마약 갱단 로스 초네로스의 두목이다. 그는 에콰도르의 살인율을 급증시킨 원인으로 꼽힐 정도로 악명을 떨쳤다. 에콰도르군은 그를 추적한 지 1년 6개월만에 그의 자택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그는 갱단의 마약 거점인 서부 마나비 지방에 호화로운 빌라를 짓고 지냈다. 군에 따르면 빌라마르의 자택은 대리석 벽과 수영장, 체육관, 게임룸 등 각종 시설로 이뤄져 있었다. 아직 공사 중인 흔적도 있었지만 가전제품까지 갖춰져 있었다. 특이한 점은 집의 한쪽 구석에 돌 바닥으로 위장한 '비밀 통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통로는 지하 벙커로 이어졌는데 이곳엔 침대와 에어컨, 냉장고 등이 갖춰진 생활공간이 있었다. 이곳에서 빌라마르는 보이지 않았다. 에콰도르군이 집 주변을 감시 비행한 끝에 뒷마당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군은 굴삭기를 동원해 뒷마당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존 라인버그 에콰도르 내무부장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군이 발굴을 시작하자 피토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발굴을 계속하면 벙커 지붕이 무너질까 봐 걱정한 것"이라며 "그는 군인들이 있던 해치를 열고 구덩이에서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로스 초네로스의 창립멤버인 빌라마르는 지난 2013년 살인 및 마약 밀매 혐의로 34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그는 전임 수장이 살해되자 감옥에서 차기 수장직을 맡아 갱단 활동에 관여했다. 지난 2023년 대선을 며칠 앞두고 선거 집회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페르난도 빌라비센 시오 후보의 암살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빌라마르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 시날로아와 동맹을 맺고 멕시코 카르텔의 잔혹한 수법을 에콰도르에 들여왔다. 지난해 1월 교도관을 매수해 탈옥했다. 이후 교도소에서 폭동이 잇따르자 정부는 빌라마르를 반드시 잡겠다며 체포 작전을 이어왔다. 군은 빌라마르와 그의 경호원 4명을 체포해 에콰도르의 최고 등급 보안시설인 라 로카 교도소로 이송했다. 빌라마르는 미국에서도 마약 및 무기 소지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다니엘 로보아 대통령은 빌라마르를 미국으로 인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보아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서 이번 체포를 계기로 "더많은 마약왕들이 무너지고 우리는 나라를 다시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서([email protected])

2025.07.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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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음료 '밀크티' 한잔에 설탕 40g…대만도 설탕세 도입 들썩 [세계한잔]

「 용어사전 > 세계한잔 ※[세계한잔]은 우리 삶과 맞닿은 세계 곳곳의 뉴스를 에스프레소 한잔처럼, 진하게 우려내 한잔에 담는 중앙일보 국제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 전 세계적으로 당류가 첨가된 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Soda tax) 도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여러 국가들이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을 위한 입법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한국에서도 도입 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건강연맹(THA)이 대만인 11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73.8%가 설탕세 부과를 지지했다. THA는 또 대만 위생복리부 통계를 인용해 "현재 당뇨병 환자 비율이 전체 인구 중 약 10%(약 250만명)에 달해 국민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대만 국민음료로 꼽히는 밀크티(500ml 기준)의 경우 약 40g의 설탕이 함유돼 있다. 한 잔만 마셔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성인 하루 당류 섭취량(25g)을 단번에 초과하는 셈이다. 설탕세 도입에 대한 국민 지지를 바탕으로, 대만에선 입법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대만 입법원(국회) 재무위원회에서 '설탕 무첨가 음료에 대한 세금 면제' 조항이 담긴 상품세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이다. 무설탕 음료에 혜택을 줘 소비자 선택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이 밖에 2027년부터 당 함량이 100ml당 5g을 넘는 음료에 과세하는 소비세법 개정을 추진 중인 베트남 등 여러 국가가 입법 절차 중이다. 이미 시행 중인 국가들도 많다. 영국의 경우 2018년 '청량음료 산업 과세제도(SDIL)'를 도입, 당류 함량에 따라 세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영국 재무부와 세관국에 따르면 제도 시행 결과 청량음료의 평균 당류 함량이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은 "현재 40개국 이상이 설탕세를 도입했다"며 "이들 국가는 설탕세로 비만 및 당뇨 위험 완화, 세수 확보 및 의료비 절감 등 보건과 재정 측면에서 모두 효과를 거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 한국, 58.9% 찬성…2021년 법안 발의, 진전은 없어 일본에선 정책적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해부터 후생노동성이 설탕세 도입 필요성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으로 인한 보건예산 사용이 늘어 건강보험 재정을 압박한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학계 자문 단계여서 법제화까지는 많은 절차가 남아 있다. 한국은 정책적 논의 전 국민 의견 수렴 단계다. 지난달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설문조사(일반국민 1000명 대상)에 따르면, 당류 과다 식품 건강개선부담금 형태로 설탕세를 부과하는 방식에 대해 58.9%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당류 첨가 음료에 당 함량별 건강부담금을 부과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으나 논의가 진전되지는 못했다. 일각에선 현실적으로 도입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당초 오는 7월 설탕세를 도입하기로 했다가 2026년으로 시행을 연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브리오 카차리부 인도네시아 재무부 정책국장은 "설탕세의 목표는 공중 보건이지만 거시경제 정책 우선순위와도 일치해야 한다"며 연기 이유를 밝혔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설탕세가 서민 물가에 미칠 영향을 정부가 고려해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하수영([email protected])

2025.07.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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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도 찾게 만든다"…연 430만명 찾는 '1호 국가정원'의 힘

두 차례의 국제정원박람회가 치러진 순천만국가정원이 지난해 전국에서 다섯번째로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순천만정원·습지 입장객은 430만4733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입장객을 기록한 경복궁(644만3600명)과 킨텍스(585만42명), 에버랜드(559만7998명), 롯데월드(525만6920명) 등에 이어 5번째다. 순천만정원에 이어 국립중앙박물관에는 1년간 386만5945명이 입장했고, 덕수궁(340만2284명), 대구 이월드(314만6076명), 과천 경마공원(252만2289명), 강원랜드 카지노(237만3346명) 등을 기록했다. ━ 에버랜드·롯데월드 이어 전국 5번째 순천시는 순천만정원에 지방 도시 최다 관광객이 찾은 것은 국제정원박람회 효과가 큰 것으로 본다. 순천만정원은 제2회 국제정원박람회를 치른 2023년에는 778만여명이 입장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박람회를 전후로는 정원 조성 및 산업화 비법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전국 810여개 기관·단체가 다녀갔다. 당시 국제정원박람회는 순천만정원에 한정됐던 박람회장을 도심권까지 확대한 게 호평을 받았다. 순천만정원 앞 홍수용 저류지(貯留池)에 만든 ‘오천 그린광장’과 4차선 아스팔트 도로 위에 잔디를 깐 ‘그린 아일랜드’ 등은 정원의 트렌드를 바꾼 콘텐트로 꼽히기도 했다. 순천만정원은 5㎞ 거리의 순천만습지를 보존하기 위해 만든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 정원이다. 순천만 보호를 위해 도심 외곽 부지 111만2000㎡를 꽃과 나무로 차단한 게 ‘제1호 국가정원’이 됐다. 순천만은 22.4㎢의 갯벌과 5.6㎢의 갈대 군락지에서 조류 252종과 동식물 1600여종이 살아가는 세계 5대 연안습지다. ━ 우주인도 놀러온다…‘즐기는 정원’ 진화 순천만정원은 두 차례 국제정원박람회를 치른 후 또 한 번 변신을 시도 중이다. ‘우주인도 놀러오는 순천’을 테마로 한 순천만정원에는 지난해 4월 재개장 후 8개월간 4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순천시는 기존 ‘아날로그 정원’에 디지털을 입히는 ‘K-디즈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순천만정원 안팎에 AI(인공지능)와 체험형 디지털 콘텐트 등을 도입해 ‘즐기는 정원’을 만드는 게 목표다. 기존 순천만정원의 랜드마크인 ‘꿈의 다리’를 우주인의 착륙을 구현한 ‘스페이스 브릿지’로 꾸미고, AI 캐릭터 체험 공간인 ‘두다 하우스’ 등을 조성한 게 시작이다. ━ K-디즈니, ‘아날로그 정원’에 디지털 입힌다 ‘K-디즈니’는 순천만정원을 기반으로 순천시가 월트디즈니 본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프로젝트다. 해외 기업 유치를 비롯해 순천만정원 내 국제습지센터를 창의적 기업공간으로 전환하고, 원도심 일원에는 타운형 제작공간을 구축한다. 순천시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전국 유일의 ‘문화콘텐트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바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순천만정원은 어떤 자원과 시책을 연계해도 성공 가능성이 큰 황금알과 같은 콘텐트”라며 “순천시가 추진 중인 문화콘텐트 산업을 촘촘하게 연결해 100년의 먹거리 곳간을 채워가겠다”고 말했다. 최경호([email protected])

2025.07.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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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의무인 특별감찰관…'9년 공석' 눈감은 여야, 왜

사무실은 있었지만 정작 일하는 사람은 없었다. 2016년부터 9년간 자리가 비어 있던 특별감찰관 얘기다. 대통령 친인척을 감찰하는 역할인 이 자리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조속히 채우라고 지시했다. 특별감찰관을 임명하겠다고 했으면서도 결국 임명하지 않은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은 다른 길을 갈까.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30일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권력은 권력을 가진 본인 안위를 위해서라도 견제받는 게 좋다”며 특별감찰관 임명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금이야 취임 한 달 밖에 안 돼서 비리를 하려 해도 시간이 없는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을 미리 예방하고 봉쇄하는 게 모두를 위해 좋겠다”며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지금 국회에 요청하라고 해놨다”고 했다. 특별감찰관 임명은 이 대통령의 공약 사안이다. 대선 공약집엔 “대통령 친인척 등에 대한 감찰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특별감찰관 즉각 임명 ▶실질적 권한 보장 방침이 적혔다. 현행법상 특별감찰관 임명은 대통령의 의무다. 특별감찰관법에 따르면 국회가 3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대통령은 추천한 날로부터 사흘 안에 후보자 중 한 명을 지명해야 하고, 결원이 발생하면 30일 이내 후임자를 임명해야 한다. 감찰 대상은 명확하다.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이 특별감찰관의 사정(司正) 범위다. 당연히 지켜야 할 법적 의무를 이 대통령이 공약한 것은 전임 대통령들이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 직속으로 특별감찰관을 두는 건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공약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뒤인 2014년 박범계·전해철 의원 등 당시 야당 의원 주도로 특별감찰관법이 입법됐다. 이듬해 3월 박 전 대통령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임명했지만 그는 처음이자 마지막 감찰관이었다. 이 전 감찰관은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감찰과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게이트’ 내사에 나섰다가 청와대와 마찰을 빚고 2016년 9월 사실상 해임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직후 “특별감찰관 기능을 회복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국회 추천을 요구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매의 눈과 사자의 심장으로 대통령 눈치를 보지 않고 샅샅이 감시한 포청천 같은 특별감찰관을 추천하겠다”(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고 화답했다. 하지만 여야는 추천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이후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대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에 집중하면서 논의 자체가 중단됐다. 민주당의 태세 전환을 이끈 건 당시 청와대였다. 2017년 12월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재는 공수처법 처리에 집중할 시기다. 공수처가 만들어지면 특별감찰관은 흡수될 것”이라고 했다. 두 기관의 기능이 일부 중첩되니 특별감찰관이 필요하지 않다는 논리였다. 당시 여권에선 이 발언을 “문 전 대통령의 의중”으로 받아들였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압승을 거둔 뒤 문 전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게 “민정수석이 중심이 돼 청와대와 정부 감찰에서 악역을 맡아 달라”고 주문했다. 법적으로 특별감찰관이 맡게 돼 있는 ‘악역’을 민정수석에게 본격 이양한 셈이었다. 임기 말인 2021년 5월 청와대는 4년째 공백인 특별감찰관에 대해 뒤늦은 변을 내놓았다. “국회가 여야 협의를 통해서 3명을 추천해주는 게 있어야 대통령이 임명할 것 아니냐. (후보 추천이라는) 앞의 행위가 없는데 무조건 대통령이 왜 임명 안 하느냐고 공박하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철희 정무수석)이란 얘기였다. 하지만 야당은 “대통령이 한 차례도 국회에 추천을 공식 요청한 적이 없다”(김도읍 국민의힘 의원)고 반박했다.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내걸고 당선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임명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2022년 8월 김대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특감 후보가 국회에서 결정되면 100% 수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반대하는 북한 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연계해 진행하자는 입장을 유지했다. 핑계를 댔지만 결과적으로 ‘시간 끌기 전략’이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먼저 ‘침대 축구 전략’을 폈던 민주당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렇다고 법정 조직을 없앨 수도 없기에 ‘특별감찰관 없는 특별감찰관 조직’은 사무실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으로 매년 1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꼬박꼬박 집행했다.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 위치한 특별감찰관 사무실 임차료와 관리비 등으로 5억원가량을 쓰고, 남은 인건비 등의 예산은 다시 반납하는 식이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그간 여야 모두 특별감찰관을 공석으로 두는 것에 대한 이해관계 일치가 있었다”며 “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만큼 이번에 달라질지 지켜볼 일”이라고 했다. 윤지원([email protected])

2025.07.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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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종다양성 정책 폐기하자 美장학재단들 지급기준 개편

트럼프, 인종다양성 정책 폐기하자 美장학재단들 지급기준 개편 흑인·라틴계 우대하던 인종 중심 장학금기준 중단·재검토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중시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정책을 펴면서 미국의 대학이나 기업, 자선단체들이 인종 등에 기반한 장학금 제도를 개편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전국장학금제공자협회(NSPA)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인종이나 민족, 성별을 기준으로 삼는 장학금 규모는 6월 기준 총 5천600만 달러로, 2023년 3월 대비 25% 감소했다. NSPA 통계가 한 해 수조원대에 달하는 미국 내 전체 장학금을 모두 집계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장학금 제도의 개편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 교육부는 학교 구성원에 대한 재정 지원책에서 인종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연방자금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고 대학들에 통보한 상태다. 실제로 미시간대 동문회는 연방정부 지침 준수를 위해 '리드'(LEAD) 장학금 프로그램을 지난 3월 중단했다. 2008년 개시된 이 장학금 프로그램은 그동안 흑인, 아메리카 원주민, 라틴계 학생들을 상대로 장학금을 제공해왔다. 일리노이주와 노스웨스턴대, 시카고의 로욜라대, 시카고대 등도 인종에 기반한 장학금 프로그램을 철회하거나 내부 평가를 위해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게이츠 재단도 지난 4월 장학금 지급 기준에서 인종 또는 민족 관련 부분을 삭제하고, 연방정부 장학금인 '펠 그랜트'(Pell Grant) 지원 자격이 있는 학생들이 모두 장학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게이츠 재단이 백인 학생을 차별하고 있다며 재단의 면세 지위를 재검토해 달라는 청원이 미 국세청에 제기된 뒤였다. NSPA의 재키 브라이트 회장은 "소송에 대한 우려 탓에 장학금 제공자들이 제도를 개편하고 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지헌

2025.07.05. 12:25

하마스 '긍정 반응'에 이스라엘, 카타르에 휴전 협상단 파견

하마스 '긍정 반응'에 이스라엘, 카타르에 휴전 협상단 파견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위해 카타르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휴전 협상 대표단이 오는 6일 카타르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영 칸 방송 역시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 대표단이 6일 카타르로 출발한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전날 미국이 제안한 가자지구 휴전안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전달했다"고 밝힌 만큼 양측은 곧 카타르에서 휴전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오랜 교착 상태에 빠졌던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이번 휴전안은 가자지구에서 60일간 교전을 멈추고 하마스가 억류 중인 생존 인질 10명과 사망한 인질 시신 18구를 이스라엘에 돌려보내는 대가로 이스라엘이 얼마간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넘겨주는 것이 골자다. 다만 휴전 협상이 최종 타결에 이르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하마스가 미국 측 휴전안에 어떤 변경을 요구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하마스와 연계된 무장조직인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는 인질 석방 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가 보증을 요구하는 등 세부적인 입장 조율도 필요하다. 과거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여러 차례 합의에 근접했지만 세부 사항에서 이견을 보여 최종 타결에 실패한 전례가 있다. 하마스는 전쟁의 영구적 종식을,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 및 통치 능력 해체를 우선시해왔기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는 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그간 연정 상대인 극우 진영의 눈치를 보면서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에서 비타협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란 직접 타격을 통해 정치적 입지가 강화되면서 휴전에 대한 입장이 변화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신창용

2025.07.0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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