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56.8%로 지난주보다 2.7%포인트(p) 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5∼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가 56.8%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부정 평가는 37.8%로 전주 대비 3.6%p 하락했다. '잘 모름'은 5.3%였다. 리얼미터는 "한중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코스피 사상 최고치 4600 돌파 등 경제·외교 분야의 가시적인 성과가 지지율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8∼9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7.8%, 국민의힘이 33.5%의 지지율을 보였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2.1%p 올랐고 국민의힘은 2.0%p 하락한 수치다. 개혁신당은 4.3%, 조국혁신당 2.6%, 진보당 1.6%, 무당층 8.5%로 나타났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p,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4.2%,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4.1%였다. 김지혜([email protected])
2026.01.11. 16:43
"이란 공격하면 반미 결집만 도울 뿐"…美상원 일각서 회의론 공화 랜드 폴·민주 마크 워너 이란 공격 역효과 경고 트럼프 측근 그레이엄은 "국민 죽이는 지도자 제거해야" 지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정부시위가 확산하고 있는 이란에 대한 군사개입 방안을 보고받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 상원 일각에서 이와 관련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일부 상원의원들이 이란에 대한 군사 옵션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인지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상원의원은 ABC뉴스에 출연해 이란에 대한 군사개입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나라를 폭격하면 국민은 외국이 침입해 자신들을 공격한다고 인식하고 결집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의 개입이 이란 국민을 정부 편으로 결집시키는 역효과를 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폴 의원은 "폭격은 해결책이 아니며 헌법에서도 대통령이 내키는 대로 다른 나라를 폭격하도록 허용하고 있지 않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시위대를 독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폴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 군사 작전을 못하도록 하는 '전쟁 권한 결의안'의 공동발의자이기도 하다.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상원의원도 폭스뉴스, CNN과 인터뷰에서 폴 의원과 같은 시각을 내비쳤다. 워너 의원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이란 정권도 하지 못한 수준으로 이란 국민을 미국에 맞서 단결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마지막으로 이란에 군사개입을 한 것은 1953년이었는데, 대부분의 역사학자는 그 일이 결국 1970년대 후반 이슬람 정권의 부상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고있다"고도 짚었다. 미국이 1953년 '아약스' 작전을 통해 이란 모사데크 정권을 무너뜨렸고, 이후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정이 복귀했지만 결국 1979년 이슬람 혁명이 발생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워너 의원은 그러면서 반정부 시위에 대한 외부의 지원은 국제적 압박의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군사 개입과 같은 강경책을 지지했다. 그는 폭스뉴스에서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국민을 죽이는 지도자를 제거할 것이라며 "이사태를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반정부 시위 발발 이후 수차례 이란 정권이 평화 시위자들을 살해하면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고 경고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군사개입 옵션을 보고받고 실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WSJ은 미 국방·외교 당국자들이 오는 1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이버 공격과 추가제재, 군사적 선택지 등 이란에 대한 구체적 개입 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란은 미국이 공격을 감행한다면 역내 미군 기지를 표적으로 삼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신영
2026.01.11. 16:26
핀란드 영하 37도 혹한에 항공편 취소…여행객 수천 명 발 묶여 예년보다 심한 추위…유럽 곳곳 폭설·한파 피해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핀란드에 예년보다 강한 한파가 덮치면서 항공편이 결항, 관광객 수천 명의 발이 묶였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혹한으로 인해 핀란드 북부 라플란드 지역의 키틸래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이 모두 취소됐다. 이날 아침 기온이 영하 37도까지 떨어지는 한파가 이 지역을 덮치면서 항공기 얼음 제거 작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AP는 전했다. 항공편 취소로 인해 관광객 수천 명의 발이 묶였다. 키틸래 공항은 스키를 즐기거나 오로라를 보러 라플란드를 찾는 관광객들이 거치는 관문이다. 12일에도 항공편 취소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핀란드 기상청은 12일 이 지역 기온이 영하 4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북유럽에 위치한 핀란드는 겨울 추위가 혹독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올해 한파는 유난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올해 한파와 폭설로 핀란드뿐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교통에 차질이 빚어졌다. 독일에서는 지난 9일 폭설로 인해 국영 철도 도이체반이 북부 지역에서의 모든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이틀 뒤인 이날까지 열차 지연과 취소가 이어져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아울러 독일 당국은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전역의 도로에 결빙이 예보됨에 따라 12일 모든 학교가 휴교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에서는 눈보라가 예상되면서 당국이 운전자들에게 불필요한 이동은 미뤄달라고 당부했으며 라트비아에서는 서부 지역에 폭설 경보가 발령됐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도연
2026.01.11. 16:26
'독도=일본땅 홍보' 日정부 전시관, 지방자료관과 협력강화 추진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독도 등에 대한 영유권을 선전·홍보하려는 목적으로 7년 전부터 운영해온 '영토·주권 전시관'과 지방 전시시설의 협력 강화를 추진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지요다 도라노몬 미쓰이빌딩 1∼2층에서 운영 중인 '영토·주권 전시관'과 '도야마현북방영토사료실'(도야마현 구로베시), '다케시마자료실'(시마네현 마쓰에시) 등 지자체가 운영 중인 지방의 영토 관련 자료관 간 협력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영토·주권 전시관의 시설을 강화하면서 확보한 체험형 영상시설이나 전시 패널 등을 지방에 대여해줄 계획이다. 도쿄 도심에 있는 영토·주권 전시관은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독도 등에 대한 영유권을 선전·홍보할 목적으로 2018년 1월 히비야공원 주변 건물 지하에 100㎡ 규모로 처음 개관했다. 그 뒤 일본 정부는 2020년 1월 전시관 크기를 종전보다 거의 7배로 키우면서 현 위치로 확장 이전했고 작년 4월에는 종전 패널 설치물 위주에서 영상 시설이나 이머시브(몰입) 시어터 등 시설을 보강해 재개장했으며 11월에는 '게이트웨이 홀'이라는 이름의 교육용 공간도 마련해 추가 확장했다. 한국 정부는 이 전시관의 개관 때부터 줄기차게 즉각 폐쇄를 촉구해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경수현
2026.01.11. 16:26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최첨단 무기를 사용해 베네수엘라 군인들을 무력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자신의 엑스 계정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인 한 네티즌이 올린 베네수엘라 경호원의 인터뷰를 공유했다. 미군의 베네수엘라 공습 현장에 있었다는 익명의 경호원은 당시 미군이 정체불명의 첨단 무기를 사용해 마두로 대통령 측 경호원들을 무력하게 만들었다는 목격담을 전했다. 그는 “경계 근무 중 갑자기 모든 레이더 시스템이 작동을 멈췄다”며 “하늘 위로 수많은 드론이 비행하기 시작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잠시 후 미군이 투입됐는데 총보다 강력한 무언가로 무장하고 있었다”며 “미군은 빠르고 정확하게 사격했다. 어느 순간 그들은 무언가를 발사했는데 ‘매우 강력한 음파’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갑자기 머리 속이 터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부 경호원은 코피가 나기 시작했고 몇명은 피를 토했다”며 “음파 무기인지 뭔지 모를 공격을 받고 나선 바닥에 쓰러져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었다”고 했다. 해당 게시물은 2620만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레빗 대변인은 “하던 일을 멈추고 이것을 읽어보라”는 글을 달았지만 인터뷰의 진위 여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뉴욕포스트는 전직 미국 정보국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이 극초단파 등 고출력 에너지로 목표물을 타격하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수년간 보유해 왔으나 이를 실전에 사용한 건 처음일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일 카라카스의 대통령 안전가옥을 기습해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체포했다. ‘확고한 결의’로 명명된 이번 작전에는 150여 대의 항공기와 미 특수부대인 델타포스 요원들이 동원됐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총 1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중 정확한 민간인 사망자 수는 밝히지 않았다. 미군 측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디오스다도 카베요 베네수엘라 내무장관은 마두로 대통령이 급습 과정에서 다리 부상을, 플로레스는 머리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지난 5일 뉴욕 연방 법원에 출석할 때 다친 모습으로 등장했다. 한편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작전에서 숨진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지난 6일부터 일주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
2026.01.11. 15:53
연수 기간 중 운동을 하다 쓰러져 사망한 교사에 대해 유족이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진현섭)는 숨진 교사 A씨의 배우자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순직 유족 급여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연수 기간 중 자택 인근 체육관에서 지인들과 배드민턴을 치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주막하출혈로 인한 심정지로 사망했다. 유족은 교직 생활 중 만성적인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병이 발병했다며 순직 유족 급여 지급을 요구했지만, 인사혁신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 측은 특히 과거 근무했던 한 학교에서 교장이 불법 촬영 사건을 일으켜 교직원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A씨가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사건이 발병 시점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고 전 6개월 동안 초과근무를 한 기록이 없고, 연수 중 휴식 시간에 사적인 운동을 하던 중 쓰러졌다"며 "업무 과중이나 돌발적 사건 등 급격한 환경 변화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망인은 고혈압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뇌동맥류는 격렬한 운동 등 비공무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공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질병이 촉발되었다거나 악화되었다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재판부는 교사의 과로와 스트레스가 사망의 직접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인사혁신처의 순직 유족 급여 불승인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고성표([email protected])
2026.01.11. 15:41
방미 통상본부장, '플랫폼규제' 美우려에 "정확히 설명하겠다"(종합2보) 여한구, 美강경파 의원등 만날 예정…"쿠팡문제, 통상·외교 이슈와 분리돼야" 美대법 관세 판결 임박 관측 속 "다양한 시나리오에 철저히 대응"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이유미 특파원 = 미국을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1일(현지시간) 쿠팡의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통상이나 외교 이슈와 구분해서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 부분에 대해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어떤 이슈를 (공식적으로) 들은 바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 본부장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특정 기업(쿠팡)을 타깃하거나 차별적으로 대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본질적으로 쿠팡에서의 대규모 정보 유출과 그 이후 대처가 미흡한 부분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그 과정에서 비(非)차별적으로 공정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통상이나 외교 이슈와 철저히 분리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쿠팡은 한국 법인의 지분 100%를 미국에 상장된 모회사 쿠팡 아이엔씨(Inc.)가 소유하고 있으며, 쿠팡 모회사 의결권의 70% 이상을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 아이엔씨 이사회 의장이 보유하고 있다. 미국 일각에서는 한국 국회가 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문제를 강도높게 따지는 데 대해 '미국 테크 기업에 대한 차별이며, 미국 테크 기업에 대한 더 넓은 규제 장벽 조성을 위한 밑자락 만들기'로 규정하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여 본부장은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을 두고 미국에서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선 "우리 정책과 입법 의도를 명확하고 정확히 설명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며 "미국 측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그 부분에 대해 미 정부, 특히 상·하원 의원들이 많이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방미 기간) 상·하원 의원들, 그리고 디지털 관련 각종 산업 협회 등을 광범위하게 아웃리치(접촉)하면서 한국 정부의 정확한 입법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지난 연말 한국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법' 등이 미국 기업을 겨냥한 규제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여 본부장은 한미 관세 협상에서 비관세 장벽 논의를 위해 진행하기로 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일정이 한차례 연기된 것과 관련해선 "일정과 의제를 계속 USTR(미 무역대표부) 쪽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양측에서 준비되는 대로 (한미 FTA 공동위) 일정을 잡을 예정"이라며 "핵심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에 있어선 상시 톱 레벨과 실무 레벨에서 계속 소통하며 건설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 본부장은 한미가 무역 합의를 통해 세율을 15%로 낮춘 상호관세와 관련해 미 대법원의 판결이 곧 나올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선 "어떤 판결이 나오느냐가 중요한데, 굉장히 변수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예단해서 말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방미 목적도 미국 정부, 로펌, 통상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철저히 대응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방미 기간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및 상·하원 의원들과 만난 뒤 15일 귀국할 예정이라면서 "우리 정부의 정확한 입장이 잘 반영되고 설득되도록 국익에 중점을 두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여 본부장의 면담 대상에는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인 대럴 아이사 하원의원(공화·캘리포니아)도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사 의원은 최근 언론 기고에서 한국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반미 디지털 규제를 추진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유미
2026.01.11. 15:26
구글-월마트 'AI 쇼핑' 손잡아…"챗봇과 대화중 상품 결제 가능" 오픈AI와 'AI 커머스 시장' 경쟁 본격화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구글이 월마트 등 상거래업체들과 협력해 자사의 인공지능(AI) 챗봇 플랫폼에서 곧바로 상품을 구매·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다. 구글은 11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소매업체가 구매 의사가 높은 고객과 연결돼 매출을 촉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에이전틱(비서형) 커머스 및 AI 도구를 위한 새로운 개방형 표준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월마트, 타깃, 쇼피파이, 웨이페어, 엣시 등 업계 선도 기업들과 함께 개발한 '유니버설 커머스 프로토콜'(UCP)을 적용해 구글의 검색 AI 모드와 챗봇 제미나이 앱에서 상품 구매·결제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구글이나 제미나이 플랫폼에서 AI 챗봇의 도움을 받아 상품을 검색한 뒤 곧바로 해당 소매업체 시스템으로 연결돼 결제를 완료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전미소매협회 행사에서 월마트 최고경영진과 함께 무대에 올라 양사의 협력 내용을 발표했다. 월마트 측은 "앞으로 몇 달 안에 고객들이 제미나이 브라우저나 모바일 앱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현재 월마트와 샘스클럽에서 판매 중인 의류, 소비재, 엔터테인먼트 상품, 식품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월마트는 지난해 10월 오픈AI와도 협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오픈AI의 챗GPT에서 상품 검색 후 '즉시 결제'(Instant Checkout) 기능을 통해 원하는 월마트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구글 역시 월마트 등 소매업체들과의 협업을 발표하면서 AI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피차이 구글 CEO는 "AI는 이용자가 가장 구매하고 싶어 하는 제품을 정확히 골라내는 힘든 작업을 대신해준다"며 "상품 발견과 구매 결정, 배송까지 완벽한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모든 과정에 걸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미나
2026.01.11. 15:26
美 FBI국장 "지난해 북중러 등 적국 스파이 체포, 전년比 35%↑" 北, 숙련된 IT인력 활용해 사이버 범죄로 무기개발 재원 마련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체포한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적성국' 스파이 숫자가 전년 대비 35% 늘어났다고 미 연방수사국(FBI) 수장이 최근 밝혔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 케이티 밀러의 팟캐스트에 지난 달 17일(현지시간) 출연, FBI의 성과에 대해 "대규모 단속과 대규모 체포가 대테러 및 방첩 분야에서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파텔 국장은 그러면서 "올해(2025년) 외국의 적대 국가 스파이들을 작년(2024년)보다 35% 더 많이 체포했다"고 말했다. 밀러가 체포된 스파이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는 질문에 파텔 국장은 "북한, 러시아, 중국"을 차례로 언급했다. 작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1년간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집권 마지막 해였던 2024년보다 더 많은 적성국 스파이 체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다만 파텔 국장은 전체 스파이 체포 숫자나 국적별 비중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 북한 국적 스파이를 체포했다는 것인지, 북한을 위해 활동한 미국 또는 제3국 스파이를 체포한 것인지 등도 분명치 않아 보인다. 미국은 북한이 IT 인력을 해외에서 위장 취업 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내부 정보 탈취와 해킹 등 사이버 범죄를 저지르고, 그 수익을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FBI는 이달 8일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해킹그룹 '김수키'(Kimsuky)가 QR 코드를 통한 새로운 해킹 수법을 사용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며 별도의 안내문을 내기도 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김수키 그룹 해커들이 최근 미국 내 비정부기구(NGO), 싱크탱크, 학계 등의 외교정책 전문가들로부터 '퀴싱' 수법으로 정보를 탈취하려는 시도를 한 것이 포착됐다. '퀴싱'은 'QR 코드'와 '피싱'을 합성한 말로, QR 코드 내에 악성 URL을 심어놓는 해킹 수법을 가리킨다. FBI는 지난해 7월에는 미국 블록체인 업체에 원격으로 위장 취업한 뒤 가상화폐를 탈취한 북한 국적자 4명에 대해 수배령을 내리고 최대 500만달러(약 68억원)의 보상금을 내건 바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유미
2026.01.11. 15:26
옥중 메시지?…마두로 아들 "부친, '美에 굴복안했다' 전해" 신빙성엔 의문…지지자 결집용 '전언 형식 선전' 관측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정부, '베네수 출국권고' 美 비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군의 군사작전으로 체포·압송돼 미국에 수감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가 "미 당국에 굴복하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베네수엘라 친(親)마두로 언론 매체인 엘우니베르살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인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 베네수엘라 국회의원은 전날 소속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 행사에서 "아버지는 투사이며, 그 어떤 방법으로도 (미국이) 그를 굴복시키지 못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며 "그는 건강하며 굳건히 버티고 계신다"라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마두로 게라 의원은 또 "우리에게 고개를 높이 들고, 무적의 민족으로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당부하셨다"라면서 주권 수호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은 어떤 경로로 부친의 메시지를 전달받았는지, 실제 정확한 메시지 전문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구체적인 신빙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그의 '옥중 전언'은 내부 지지자들의 투쟁 의식을 고취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한 정치적 선전 목적에 따라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전날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마두로 대통령과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있었는데, 시위 규모는 평소 마두로 진영에서 동원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작았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내 두 강경파 실세로 꼽히는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법무·평화부 장관이나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부 장관 역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마두로 측 무장 민병대인 '콜렉티보' 활동 증가에 따른 사회 불안이 가중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미국 정부의 '자국민 즉시 출국 권고' 알림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반 힐 외교부 장관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외교부 성명에서 "미국의 경보 발령은 존재하지 않는 거짓 정보에 근거한 것이며, 우리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위험 인식을 조작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현재 우리는 절대적인 평온, 평화, 제도적 안정 상태에 있다"라고 강조한 뒤 "공화국 내 모든 무기가 정부의 엄격한 통제하에 있으며, 합법적인 무력 사용의 독점권과 베네수엘라 국민의 안정을 보장하는 유일한 주체는 우리 정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감시·탄압 기구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으며, 민병대가 거리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는 등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환영하는 시민들을 색출하기 위한 '백색 테러' 수준의 검열이 자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2026.01.11. 15:26
만화책 '슈퍼맨'의 1938년 초판본이 역대 최고가인 219억원에 팔렸다. 10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미국 뉴욕의 만화 전문 경매 업체 메트로폴리스 컬렉터블스-코믹커넥트는 익명의 수집가가 1938년 '슈퍼맨' 초판본 만화책을 1500만달러(약 219억원)에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는 만화책으로 "사상 최고가"라고 업체는 설명했다. 이 만화책이 출시됐을 당시 가격은 10센트였으며, 현재 화폐 가치로 환산해도 2달러 25센트(약 3200원) 정도다. 이 초판본은 슈퍼맨이 최초로 등장한 만화책으로, 20세기 중반 슈퍼 히어로 장르의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현존하는 '슈퍼맨' 초판본은 100부 미만으로 추정된다. 만화책 등급 평가 업체인 CGC는 이번에 판매된 초판본에 10점 만점에 9점의 점수를 줬다. 이 만화책이 매우 잘 보존됐으며 사소한 결함만 있다는 의미다. 이 만화책은 할리우드 배우 니컬러스 케이지가 한때 소유하다 도난당해 더욱 유명해졌다. 케이지는 1996년에 이 초판본을 15만달러(약 2억2000만원)에 구매했으나, 2000년 자신의 자택에서 열린 파티 도중 도둑맞았다. 그러다 이 만화책이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창고에서 발견됐고, 이를 되찾은 케이지는 그로부터 6개월 뒤 경매에서 220만달러(약 32억원)에 되팔았다. 메트로폴리스 컬렉터블즈-코믹커넥트의 스티븐 피슐러 최고경영자(CEO)는 "11년간 (이 초판본의) 가치가 급등했다"며 "도둑이 케이지에게 돈을 많이 벌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email protected])
2026.01.11. 15:15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2’ 심사위원인 안성재 셰프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모수서울' 사칭에 주의를 당부했다. 안 셰프는 지난 1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수에서는 이러한 티켓을 발행하지 않는다. 더 이상피해를 입으시는 분들이 없기를 바란다"라며 문제가 된 가짜 식사권을 찍어 올렸다. 영문으로 '모수서울'이라고 적힌 식사권은 '2026년 1월 24일 오후 7시'라는 구체적 일시와 함께 안 셰프의 이름, 서명 등이 담겼다.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에 이 같은 식사권이 고가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안 셰프가 직접 주의를 당부하고 나선 것이다. 모수서울은 지난해 3월에도 사칭 문제로 한차례 곤욕을 치렀다. 당시 통신사 직원을 가장한 사기범이 "인근에 화재가 일어났다"며 착신 전환을 유도, 해당 번호로 연락하는 예약자들의 식사 비용을 계좌로 빼돌리는 일이 있었다. 이에 모수서울은 "지정된 앱을 통해서만 예약금을 받고 절대 계좌 이체를 요청하지 않는다"며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모수서울은 국내 유일 미셸린 가이드3스타를 받은 파인다이닝 식당이다. 1년간 재정비를 거친 뒤 지난해 3월 재개장했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6.01.11. 15:12
2018년부터 합계출산율 0명대 저출생 시대 한국에서 출산의 의미는 일정한 기간에 태어난 사람의 수가 적은 저출생 문제가 사회적 위기로 심화되는 시대, 생명과 탄생에 대한 소중함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15세부터 49세까지 가임 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은 2024년 기준 0.7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1.5명 안팎)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현저히 낮지만, 60~70년대만 해도 산아제한을 뒀을 정도였죠. “어디서 태어났니?”라는 질문에 요즘은 다들 “00 병원이요”라고 말하지만 옛날에는 집에서 태어났고요. 각자의 환경과 세대는 다르지만 출생의 숭고함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데요. 시대에 따라 출생과 출산 문화는 어떻게 변했을지, 한 생명이 세상에 오는 일, 그 의미를 돌아보려 합니다. 저출생 문제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꼽힙니다. 출생아수는 지난 30년간 급격히 감소했는데요. 1995년 71만5000명이었던 출생아수는 2005년 43만8000명으로 대폭 줄었고, 2023년 23만 명까지 계속 줄었습니다. 합계출산율은 1995년 1.63명에서 2005년 1.08명까지 낮아졌고, 2018년 0.98명으로 0명대에 진입해 2023년 0.72명까지 하락했어요. 세계 전체 평균인 2.3명에 한참 못 미치는 낮은 수준으로 국가 비상사태라는 평가도 나왔죠. 저출생 원인은 무엇일까 정부는 그간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아동에 대한 현금 지원, 돌봄서비스 확대, 보육시설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출생률(인구 1000명당 연간 출생아 수)은 지속해서 줄었습니다. 출생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흔히 소득 불평등과 육아에 대한 부담 등을 꼽는 경우가 많죠. 한국 사회의 소득 불평등 심화가 저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25년 12월 31일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 교수에게 의뢰해 펴낸 ‘소득·자산 불평등이 인구 구조에 미치는 영향 분석 및 인구 시뮬레이션’ 연구용역 보고서를 공개했는데요. 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소득분위 간 평균소득 격차가 2003년 약 399만원에서 2016년 690만원으로 확대됐고, 2023년 세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최상위 20%(5분위)의 평균소득은 최하위 20%(1분위)의 5.7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한국 사회의 불평등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2070년 35세 미만 인구는 약 542만 명으로 전망됐고, 불평등이 심화되는 시나리오에서는 35세 미만 인구가 347만 명까지 급감했지만, 불평등이 감소할 경우 737만 명으로 늘어났어요. 김 의원은 “정부가 교육 경쟁 완화와 주거·자산 격차 해소 등 저출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구조적인 접근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죠. OECD는 2025년 3월 발간한 ‘태어나지 않은 한국의 미래: 저출산 추세의 이해’ 보고서에서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수도권 과밀화가 가장 심각한 수준이며 출생률 감소의 중요 원인이라고 지목했습니다. 지방의 청년층 유출과 일자리 부족이 출산율 저하를 부추기고 수도권의 높은 주거비 부담과 주거 불안정 상황도 출산 결정을 어렵게 한다는 분석이죠. 국토연구원도 ‘국토 불균형과 저출산의 관계’ 보고서에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이 10% 오를 때마다 합계출산율은 0.01명, 조출생률(연간 출생아수를 당해 연앙인구(해당 연도의 중앙일인 7월 1일의 인구수)로 나눈 뒤 1000을 곱해 산출)은 0.09명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수도권에 인구가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주택 수요가 지방과 비교할 수 없이 늘었고 급등한 주거비 부담이 청년층의 결혼·출산 결정에 큰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에요. OECD는 또 사교육비와 장시간 근로를 당연시하는 직장 문화, 근무시간·장소에 대한 경직된 사고로 인해 일과 가정 양립이 어렵다고 지적, 노동시장 개혁과 육아휴직 제도 개선, 보육 서비스의 질과 접근성 향상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죠. 저출생 원인 분석과 더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각 지자체에서 인구 위기 대응의 해법을 제시하며 주목을 받고 있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해 2월 전국 243개 지자체(시·도 및 시·군·구)의 2024년 저출생 대응 자체사업 총 3122건(예산액 4조5670억원)을 전수조사하여 발굴한 우수사례들을 전 지자체에 공유하기도 했죠. 첫 번째로 중앙정부가 시행하는 결혼 및 임신·출산 지원 정책을 각 지자체가 확대·보완해 보다 두터운 혜택을 제공하는 ‘추가 보완정책’이 있어요. 중앙정부가 신혼부부에게 최대 100만 원의 세액공제를 지원하는 ‘결혼세액공제’의 경우 대전시는 신혼부부에게 최대 500만원의 결혼장려금을 지급하며, 충북은 ‘행복결혼공제’로 5년 후 5000만 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죠. 또 출산 시에는 첫째아 200만원, 둘째아 이상 300만원을 제공하는 ‘첫만남이용권’에 추가하여, 서울·대구 등은 산후조리비 지원, 출생축하금 제공 등으로 양육 초기 부담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지자체가 지역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자체 마련한 지역맞춤형 정책유형입니다. 결혼의 가장 큰 걸림돌인 주거문제 해소를 위해 서울시는 ‘미리내집’ 정책으로 신혼부부에게 시세 대비 80% 이하의 전세 주택을 지원하며, 인천시의 ‘천원주택’ 정책은 신혼부부가 월 3만원의 저렴한 임대료로 최대 6년간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죠. 광주·울산·경남 등에서는 조부모나 친인척이 육아를 돕는 경우 ‘조부모 돌봄수당’을 지급해 가족 돌봄의 부담을 완화하고 있는데 이 정책도 다른 지자체로 확산 중입니다. 세 번째 유형은 돌봄사각지대 해소 등을 포함해 중앙정부의 정책 공백을 유기적으로 메우는 틈새 지원이죠. 충남의 ‘아이키움뜰’, 경북의 ‘119아이행복돌봄터’, 광주시의 ‘삼삼오오 이웃집 긴급돌봄’ 사업은 24시간 365일 긴급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며, 서울·경북·포항·부산·전남 등에서는 등·하원 동행서비스와 아픈 아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여 돌봄 부담을 덜어줘요. 경북은 소상공인 출산 시 6개월간 월 200만원의 대체인력비를 지원하며, 경기·경남 등은 농·어업인을 위한 농가(영농)도우미 비용(90일간)을 지원해 농촌 지역의 저출생 대응에도 기여하죠. 마지막으로 중앙과 지방의 개별적인 지원사업을 통합해 출산부터 양육까지 전반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체감형 통합지원정책 유형입니다. 인천시의 ‘1억+i드림’ 사업은 양육수당을 1~18세까지 지원하면서 기존 정부 지원금을 합산한 총 지원액 1억원을 명시해 보다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죠. 전남은 중앙정부 지원에 추가로 ‘출생기본수당’(도와 시·군 50%씩 부담)을 더해, 출생 후 18세까지 총 4320만원을 지원하죠. 지자체의 강도 높은 지원이 저출생 추세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의견이 나오며,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9년 만에 반등했는데요.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며 늘어난 결혼과 30대 여성 인구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혼인 건수가 2024년 22만여 건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데다,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 출생)의 자녀인 에코세대가 출산 적령기에 접어들면서 출생아 수가 늘어난 것이죠. 여기에 정부의 저출생 대책으로 인한 청년 세대의 인식 변화도 작용했다는 의견입니다. 합계출산율 상승 흐름은 지속될 전망인데요.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0.02명 늘었죠. 2025년 합계출산율도 4년 만에 0.8명대로 올라설 거라는 관측이 많아요. 일시적 반등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정책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시대에 따라 변한 임신과 출생 문화 임신 및 출생에 관한 사회상과 문화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현재의 출산은 저출생과 보건·돌봄 정책 등 사회적 정책으로 주로 논의되는데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새로 태어날 아기를 맞이하는 가족들의 설렘과 기쁘면서도 두려운 마음, 기도와 희망, 서로를 돌보는 마음이 자리하는 것이죠.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새 생명을 기다리고 맞이하는 순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하는 전시가 있다는 소식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서울 노원구에 있는 서울생활사박물관을 찾았습니다. ‘아가 마중’은 서울생활사박물관이 올해 6월 발간한 서울생활사조사연구 보고서 『서울 시민의 임신 및 출생 문화』를 바탕으로 광복 이후 현재까지 서울 사람들의 임신 및 출생 문화의 변화를 다양한 실물 자료와 체험 등을 통해 소개하는 전시입니다. 고가람 학생모델이 최충기 학예사에게 “제목을 ‘아가 마중’으로 지은 이유가 있나요, 혹시 그림책에서 따온 건가요”라고 질문했어요. 최 학예사가 “맞아요.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인 고(故) 박완서 작가의 그림책 『아가 마중』에서 따온 거죠. 박완서 작가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한 『아가 마중』은 엄마와 아빠,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새 생명을 기다리는 동안 각자의 위치에서 마음을 쏟는 과정을 따스한 시각으로 풀어내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죠. 와이프가 임신했을 때 이 책을 태교용으로 사서 읽었는데, 전시 준비하면서 그 책이 생각나 다시 읽어보니 제가 생각했던 거랑 내용이 너무 잘 어울려서 제목으로 정하게 됐어요”라고 밝혔습니다. 서지안 학생기자가 “어떤 점에 포인트를 두고 전시를 관람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봤죠. “현재 저출생이 심각하다고 많이 얘기하는데 너무 그런 숫자로만 바라보지 말고 누구나 다 엄마 뱃속에서 나왔고 그 과정에서 나를 기다렸었던 가족의 마음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나의 행복, 임신과 출생에 대해 밝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포인트를 두고 구성했죠.” 먼저 ‘기다림의 시간: 임신’에서는 과거(1950년대~90년대)와 현재의 임신 문화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펴볼 수 있어요. 과거 임신과 출생의 기다림은 가난과 제약 속에서도 가족 구성원들의 삶을 이어가게 한 작은 희망이었습니다. 광복 이후 1960년대 중후반까지는 조선 중기 이후의 유교적 전통이 지속됐어요. 보통 3대가 함께 살아가는 대가족 문화와 부계 중심의 가부장제 전통의 짙은 영향으로 남아 선호가 지속되었지만 역설적으로 아버지들은 임신·출산 과정에 크게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오롯이 어머니의 몫이라고 여겼죠. 당시 어머니들은 삼신할미에게 아기를 점지해 달라고 빌었으며 태몽을 꾸면 아기가 찾아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태교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었지만 특별한 방법보다는 마음가짐과 행동거지를 늘 조심하는 것을 중요시했죠. 하지만 1960년대 후반 산업화와 경제 성장에 따른 급격한 사회 변화와 함께 국가 주도의 산아제한 정책이 시작되면서 많은 것이 변했어요. 대가족은 점차 해체되어 갔고, 남아 선호는 지속하였지만 그 강도는 과거에 비해 약해졌습니다. 민간신앙은 의학으로 대체되었으며, 과학적인 태교 방법과 함께 기다림의 모든 과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조금씩 커졌죠. 삼불제석이라는 그림이 눈에 띄었어요. 삼불제석은 출산과 사람의 수명, 농사의 풍요를 관장하는 신이죠. 본래 불교에서 불법을 따르며 이를 믿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수호신이었으나 민간신앙으로 전해지면서 출산을 관장하게 됐어요. 삼신할머니와 같은 존재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삼신할머니를 부처님의 모습으로 그린 민화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반대편에는 태교 이야기가 나옵니다. “태교가 뭔지 알죠? 엄마가 배에 아이를 품으면 아이가 실제로 맛도 볼 수 있고 귀로도 들을 수 있고 엄마의 감정을 공유하고 다 하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책도 읽어주며 좋은 것도 같이 보면서 아이를 기르는 게 시작된다는 그런 개념이에요.” 『태교신기 장구대전』은 네 아이를 키워낸 조선 사대부 여성인 사주당 이씨가 1800년 저술하고, 이듬해 아들인 유희가 한글로 음을 달아 편찬한 책으로 세계적으로도 가장 이른 시기에 간행된 임신부 태교법 이론서이자 교육서입니다. 태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독서와 음악 감상 등 지금도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태교법에 관해 설명해 시대를 한참 앞서간 저술로 꼽혀요. 현재의 기다림을 다룬 공간에는 동물과 과일 그림이 그려져 있었죠. 복숭아를 열어 봤더니 건강하고 복 많은 아이라는 글귀가 나왔고, 돼지를 열어보니 재물운이 있는 아이가 나왔어요. 꿈속에 나왔던 동물이나 과일이 어떻게 해석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체험이었죠. 뱃속 아기의 심장 박동을 느껴볼 수 있는 곳도 인상적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센서를 통해 녹음된 아이의 심장소리가 흘러나왔죠. 임신 중 해야 할 검사 안내판, 임산부들의 건강을 위한 체조법이 실린 잡지, 임산부 수첩과 배지 등 임신하면 받을 수 있는 키트, 태아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태아 심음 측정기도 전시됐어요. “요즘 엄마들은 단순히 수첩에 글만 적는 게 아니고 아기의 초음파 사진 등으로 앨범을 만들기도 해요. 뱃속의 아기에게 쓴 편지도 있는데 감동이죠.” 곧 만날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태교음악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체험존도 있었어요. 2024년 2월 28일, 헌법재판소가 임신 32주 이전 태아의 성별을 부모에게 알리는 것을 금지한 의료법 제20조 제2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해당 조항은 즉시 효력을 잃고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의료진은 태아의 성별을 부모에게 알릴 수 있게 됐어요. 과거 남아 선호로 인한 낙태 방지를 위해 도입되었던 법 조항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진 거죠. 이후 임신을 확인한 가족들은 요즘 전에 없던 특별한 행사를 준비합니다. 이름도 낯선 젠더 리빌(Gender reveal) 파티인데요. 가족들이 모두 모여 뱃속 아기의 성별을 공개하고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보통 파티가 열리는 곳에 풍선과 케이크, 각종 장식으로 예쁘게 꾸민 후 케이크 속 생크림의 색깔이나 풍선 속 장식 색깔로 성별을 나타냅니다. 기쁘고 감격스러운 순간을 영상으로 남겨 기념하는 것이 유행하는 만큼 젠더 리빌 파티를 간접 경험하며 기념사진을 찍는 공간이 마련됐죠. 오랜 농경사회의 전통 속에서 우리나라엔 다산(多産)은 곧 다복(多福)이란 믿음과 함께 “자기가 먹을 건 스스로 가지고 태어난다”라는 낙관적 의식이 강하게 뿌리내리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의식은 6·25 전쟁 이후 1960년대 초반에 걸쳐 폭발적 인구 증가를 가능하게 한 사회적 배경이기도 했죠. 하지만 국토가 넓지 않고, 자원도 한정돼 있다 보니 이 같은 인구 증가가 경제 성장의 압력 요인으로 간주되며1960년대 초반~80년대 초반까지 국가 주도의 가족계획 사업이 펼쳐졌어요.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유명한 표어가 등장했고 이는 국가 주도의 가족계획 사업의 성공을 대변하는 상징으로 기억되죠. 국가가 주도한 가족계획은 세계 어디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아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성공이 지금의 저출생으로 이어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전시장엔 가족계획에 관련된 자료와 홍보물도 만나볼 수 있어요. 이주호 학생기자가 “옛날에는 형제가 많았는데 지금은 외동이 많아요. 출생률이 떨어진 다양한 이유가 궁금해요”라고 물어봤죠. “앞서 얘기한 국가에서 주도했던 가족계획과 산아제한 정책이 너무 성공하기도 했고요. 예전엔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일손이 많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남자아이를 선호하기도 했던 거고요. 하지만 지금은 정보통신사회에서 AI 사회로 접어들면서 사람의 힘보다는 다른 것들이 더 중요해졌어요. 또 어머니들도 다 밖에서 일하는 시대다 보니 아이를 많이 낳아 기를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도 분명히 있을 거고요. 경제적인 측면도 있겠죠. 그런 것들이 다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아이를 낳는 게 많이 준 것 같아요.” 긴 기다림 끝에 아기를 처음 만나는 장소는 계속 변해왔습니다. 일제강점기 산부인과가 처음 소개되었지만 1960년대 초까지도 출산은 대부분 가정에서 산파와 가족의 도움을 받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행해졌죠. 1960~1970년대 임신 및 출산이 점차 의학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면서 산부인과로 특화된 병원이 빠르게 성장했고, 1980년대부터 병원 출산이 보편화했어요. 또 한편으로 전통적인 산파의 자리를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조산사가 차지해 1970~1980년대는 많은 사람이 조산원에서 자연 분만으로 아기와 만나기도 했습니다. 소중 독자들을 비롯해 지금 대부분의 아이는 병원에서 태어나죠. 조산원은 여전히 자연주의 출산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어 명맥을 유지하곤 있지만 조산사는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련 자료들을 통해 본 출산 장소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관련 산업과 연관되어 출생 문화 변화의 큰 흐름을 잘 보여줍니다. “다양한 아기와의 첫 만남을 기록한 전시물을 보다 보면 또 예전과 달라진 게 있는데, 병원에서 태어나서 바로 집으로 가는 게 아니라 산후조리원으로 가서 짧게는 1~2주 있다가 집으로 가죠. 산후조리원에서 나와 아이가 처음 집으로 가는 과정을 찍어서 올리는 엄마·아빠들이 있어서 조리원 퇴소 브이로그 영상도 준비했으니 관람해 보세요.” 전시장 한 켠엔 출생신고서를 작성해 볼 수 있는 체험 공간과 전시 제목을 따온 그림책 『아가 마중』을 비롯해 임신·출생·가족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들을 모아놓은 곳도 있어 쉬어갈 수 있었죠. 전시 마지막엔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행복했던 기억들을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코너가 있었어요. 시대별 출산 문화를 살펴보고 과거 사람들이 경험한 새 생명과의 만남을 되돌아본 소중 학생기자단도 나의 탄생에 대한 자신만의 행복한 기억을 남겼습니다. ‘아가 마중’ 전 기간 3월 29일(일)까지 장소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 174길 27 서울생활사박물관 기획전시실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종료 30분 전 입장 마감,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출산 문화를 다룬 또 하나의 전시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출산, 모두의 잔치’는 산모와 아이뿐 아니라 출산을 함께 기다리고 응원해 온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아이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100개의 옷감을 이어 만든 백일 저고리, 아빠가 쓴 육아일기, 아이를 위해 1000명의 글자를 받아 만든 천인천자문(千人千字文) 등 328건의 자료를 선보이죠. 생명의 소중함과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의 가치를 알 수 있으며 생명과 돌봄의 의미를 나누는 자리가 될 거예요. ‘출산, 모두의 잔치’ 전 기간 5월 10일(일)까지 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7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1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5시(종료 1시간 전 입장 마감, 설 당일 1월 29일 휴관) 관람료 무료 우리 엄마가 쓴 나의 육아일기를 공개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엄마랑 대화하며 나를 임신하고 출산했을 당시의 이야기를 듣고 관련된 물건들도 같이 살펴봤어요. 소중 독자 여러분도 이번 기회에 내가 태어났을 당시 관련된 물건이 남아있는지 찾아보고, 부모님과 대화하며 나를 가졌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날 기다렸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시간이 어떻게 이렇게 흘렀는지···어느덧 내 앞에 선 아이의 키가 내 코까지 올 정도로 길어졌어요. 2013년 따뜻한 봄. 결혼이라는 낯선 설렘이 채 가시기도 전인 3개월 만에 우리에게 찾아왔던 작은 생명. 태명은 ‘튼튼이’. 세상의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뿌리 내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어준 이름이었죠. 튼튼이는 뱃속에서부터 참 순했어요. 입덧으로 엄마를 고생시키는 대신 고기반찬을 찾게 하던 기특한 존재. 아이를 기다리며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던 퀼트 시간과 한동안 닫혀있던 피아노 건반을 다시 누르며 이 음들이 아이에게 전해지길 바랐죠. 태어난 뒤에도 아이는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했어요. 엄마의 모유보다 달콤한 분유를 더 반기며 꿀꺽꿀꺽 잘도 마시던 아이. 훗날 태어난 동생과는 사뭇 다른 그 고집스러운 식성이 또 다른 모습이라 우리 가족 사이에서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되곤 합니다. 태명처럼, 아이는 튼튼하게 쑥쑥 성장해 이제 열한 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딸은 제법 앵커처럼 야무지게 자기 생각을 말하고, 집안 가득 웃음 코드로 웃음을 끊이지 않게 해줍니다. 품 안의 아기였던 아이가 언제 이렇게 자라 엄마의 좋은 대화 상대가 되었을까요. 문득 이렇게 되돌아보니 뭉클해집니다. 제가 자주 딸에게 해주는 말이 있어요. “엄마가 태어나서 제일 잘한 일은 너와 동생을 낳은 일이야!” 이 고백을 우리 딸이 마음에 깊이 새기며 잘 성장해 주길 바랍니다. -가람 엄마, 장경옥 “매주 병원에서 촬영한 초음파 사진, 출생시 시간과 몸무게를 기재하고 출생 후 예방접종 목록이 들어간 아기 수첩, 탯줄 도장 등 다양한 물건을 엄마가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것을 보고 기분이 이상하고 감동적이었어요.” -고가람 학생기자 2011년 12월에 아이들 아빠와 결혼을 하였지만 1주년이 되기까지는 딱히 임신에 대한 계획이 없었습니다. 2013년 초쯤부터 신기하게도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슬슬 들더군요. 3월 첫 주에 생리를 하지 않아 테스트를 해보니 두줄(양성)이 나왔어요. 병원에 가서 검사했는데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집안에 쌍둥이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고 인공수정이나 시술을 받은 적도 없기에 처음에 저 포함 모든 가족들이 믿기지 않아 한참을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평소 아이를 낳는다면 정말 잘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던 터라 태교도 열심히 하고 음식과 운동도 꽤 많이 신경 쓰며 지냈습니다. 신기하게도 조금이라도 태아에게 좋지 않다는 음식은 평소 좋아했던 것이라도 전혀 먹고 싶지 않더라고요. 쌍둥이지만 뱃속에 있을 때부터 한 명씩 개별적으로 존중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배의 오른쪽에 동그랗게 자리 잡은 조금 더 큰 아이(지안)를 산처럼 많은 것을 품는 큰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산이, 왼쪽에 길게 자리 잡은 조금 작은 아이(지우)를 봄에 우리에게 찾아온 아이라서 봄이라고 태명을 지었습니다. 낳고 보니 각각 자기 태명에 어울리는 기질이라 정말 신기했죠. 태몽은 애들 아빠와 과일가게에 갔는데 엄청 크고 반짝반짝 예쁜 자두들이 바구니에 산처럼 쌓여 있어서 “우와! 정말 맛있겠다! 사자!” 했던 거예요. 입덧이 그리 심하진 않아 잘 먹기도 했고 쌍둥이라 배가 일찍 부르기 시작해 임신 20주 차쯤 되었을때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꾸만 곧 출산예정일이냐고 묻곤 해서 ‘내 배가 크긴 크구나’하며 웃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고 조산기도 없었던 덕분에 30주가 지날 때 쯤까지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께서 봄이 몸무게가 늘지 않아 위험할 수 있으니 35주가 되자마자 바로 제왕절개수술을 하자고 하셨습니다. 쌍둥이라 더 힘들 수 있어도 아이들을 위해 자연분만을 하고자 하였지만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었기에 모든 가족의 걱정 속에 35주에 수술을 진행했어요. 다행히 산이(2.41kg)와 봄이(1.83kg)는 몸무게는 적었지만 모두 건강하여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지 않고 무사히 퇴원했죠. 그 날 온 가족이 축제날처럼 기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뱃속에서 정말 두 명의 아이가 나오고 나니 그제야 쌍둥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습니다. 조그만 두 아이가 나란히 같이 있으니 정말 더 귀엽다며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것 같아요. 돌잡이는 지안이는 비행기를 잡았고 지우는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저의 몸은 하나고 저를 필요로 하는 같은 나이의 아이가 둘이라는 게 힘들기도 했고 아이들에게도 한명 한명 집중해주지 못한다는 죄책감도 들었는데요. 하지만 커가면서 둘이 의지도 많이 하는 모습에 뿌듯하기도 하고 힘들었던 것 두세 배 이상으로 행복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도 두 아이들이 제 양팔에 폭 안길 때 면 정말 복된 삶이라는 생각을 하며 지내오고 있답니다. -지안 엄마, 이승은 “50일 때 사진, 돌잔치 때 돌잡이 사진, 원아 수첩, 수유일지 및 육아일지. 특히 분유를 언제 어디서 몇 ㎖를 먹었는지까지 정말 꼼꼼히 써 놓은 것을 보니 엄마가 나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느낄 수 있었어요. 잠투정하는 등 떼를 쓴 것도 적혀 있었는데 지금 보니 매우 미안한 생각이 들었죠.” -서지안 학생기자 2012년 7월에 결혼하고 2013년 5월 임신한 것을 알게 되어 무척이나 기뻤어요. 산부인과에서 임신확인서를 받던 날, 주호 아빠가 좋아하는 류현진 선수가 MLB LA다저스에서 완봉승을 해서 태명을 ‘완봉’이라고 지었어요. 16주쯤 지났을 때 의사 선생님이 “아이가 아빠를 닮았네요”라고 성별 힌트를 주셨는데 저는 ‘아들이구나’ 눈치를 챘는데 아빠는 ‘얼굴이 날 닮았다고?’라고 해서 웃었던 기억이 나요. 입덧은 심하지 않아서 모든 음식을 잘 먹었는데 특히 자두, 포도, 장어, 소고기를 많이 먹었어요. 임신 기간 음식을 잘 먹어서 체중이 30kg 정도 쪘고 배가 아주 많이 나왔던 기억이 나요. 태몽은 할아버지께서는 토실토실한 감자꿈,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는 하늘에 반짝반짝 쏟아질 듯 빛나는 은하수와 샛별 꿈을 꾸셨어요. 예정일은 1월 29일이었는데, 예정보다 일주일 지난 2월 5일 수요일 오전 11시 51분에 4.07kg으로 주호를 건강하게 만났어요. 주호가 태어나서 주호의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양가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오셔서 축하해 주셨고 꽃과 아기 옷, 맛있는 과일 등 선물을 많이 받았죠. 주호는 온 가족의 사랑과 축복 속에서 무럭무럭 잘 자랐고 돌잡이를 할 때는 쌀과 책을 잡았어요. -주호 엄마, 김주형 “제가 태어났을 때 입었던 배냇저고리, 엄마가 출산 시 착용하신 부모님 팔찌, 키와 몸무게 예방접종 기록이 적힌 수첩, 태어나자마자 찍었던 사진과 할아버지가 쓰신 시 ‘샛별’, 임신 중 초음파 사진, 출산 후 받은 편지 등이 보관되어 있었어요. 오랜 세월 하나도 버리지 않고 간직한 엄마의 사랑을 느꼈죠.” -이주호 학생기자 동행취재=고가람(서울 송화초 4) 학생모델·서지안(서울 잠일초 6)·이주호(서울 아주초 5)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아가 마중’ 전시 취재를 한 후 시대별 출산 문화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특히 생명의 소중함과 탄생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죠.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지금과 옛날 출산 문화의 차이점이에요. 특히 지금은 대부분 병원에서 아이를 낳는데 옛날에는 집에서 출산했고, 관련 전시물과 이야기들이 흥미로웠죠. 시대별로 다른 점이 있지만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고가람(서울 송화초 4) 학생모델 옛날의 출산 문화와 최근의 출산 문화를 알 수 있는 취재였어요. 남아선호 사상이 사라지는 등 여러 가지가 많이 바뀌었는데 부모가 아이를 기다리는 설레고 기쁜 마음은 앞으로도 계속 바뀌지 않을 것 같아요. 전시 처음에 나오는 영상, 아기가 엄마와 아빠에게 가는 장면에서 엄마와 아빠는 설렘과 행복으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아이가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나의 엄마 아빠도 저런 표정으로 나를 기다렸겠지’ 생각했죠. 임신과 출생, 육아 모두 힘든 길이래도 그 과정은 아름다운 것 같아요. -서지안(서울 잠일초 6) 학생기자 청말띠의 해였던 2014년, 저와 함께 44만 명의 아이가 태어났다고 해요. 2026년, 다시 말띠 해가 왔는데 올해 출생률은 25만 명으로 예상하더라고요. 저출t생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여러 매체를 통해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출산 문화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었어요. 취재 전 전시 이름을 따온『아가 마중』책을 읽었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우리를 어떤 마음으로 기다렸는지, 우리 조부모님은 우리를 어떤 마음으로 기다렸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어요. 취재하면서 시대별 출산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소중 친구 여러분도 출산 문화와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주호(서울 아주초 5) 학생기자 한은정([email protected])
2026.01.11. 15:00
배드민턴을 치다 쓰러져 사망한 교사의 유족이 순직유족급여를 지급해달라는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뇌졸중의 일종인 지주막하출혈로 사망한 A씨의 질병과 업무 환경이나 공무상 스트레스의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진현섭)는 A씨 유족이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제기한 순직유족급여 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인사혁신처의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결정이 타당하다는 취지다. A씨는 2023년 2월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연수기간 자택 근처에서 지인들과 배드민턴을 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병원에서 지주막하출혈로 사망한다. A씨 유족은 공무상 재해를 주장하면서 순직유족급여 지급을 청구했지만, 인사혁신처가 이를 불승인하면서 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 A씨가 이전 학교에서 재직할 당시 학교장이 여자교직원 화장실에 카메라를 불법으로 설치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게 유족 주장이다. 지주막하출혈은 뇌동맥류 파열이 주요 원인인 뇌졸중의 일종인데 누적된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 “초과근무 없고, 고혈압 기저질환” 그러나 재판부는 “지주막하출혈과 공무 사이에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일단 A씨의 근무내역을 이유로 들었다. 사망 전 6개월간 초과근무가 전혀 없었고, 2023년 초 1개월간 겨울방학으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다가 1주일 근무 후 연수 중에 있었기 때문에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 A씨의 기저질환과 배드민턴 중이었다는 상황도 반영됐다. 재판부는 “A씨는 당시 만 57세였고 고혈압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다 배드민턴을 치던 상황을 고려하면 격렬한 신체활동으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면서 기존 발생한 뇌동맥류가 파열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진호([email protected])
2026.01.11. 15:00
전남 여수시 한 요양원에서 80대 노인이 입소한 지 두 달 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은 요양보호사의 폭행과 방치로 폐렴 증세가 악화돼 숨졌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의 80대 아버지는 지난해 11월 말 해당 요양원에 입소했다. 장애를 가진 남동생과 함께 사는 A씨는 어머니가 수술을 받으면서 아버지까지 돌보기 어려워져 요양원에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아버지는 경미한 치매가 있었지만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었다”며 세면·보행·용변을 직접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요양원에서 아버지는 두 차례 낙상 사고를 겪은 뒤 폐렴에 걸려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 퇴원 하루 만에 다시 고열 증상을 보여 응급실로 이송됐고 이 과정에서 간호사가 아버지의 전신에 든 멍 자국을 발견했다. A씨는 “응급실에서 병원복으로 갈아입히던 간호사가 온몸이 피멍투성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후 A씨가 확보한 요양원 폐쇄회로(CC) TV 영상에는 폐렴 치료 후 퇴원한 아버지가 바닥에 상의가 벗겨진 채 방치된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요양보호사는 오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머리를 뒤로 밀쳐 눕힌 채 그대로 뒀다. 이어 얼굴을 손으로 두 차례 때리는 장면도 있었다. A씨는 “아버지는 약 4시간 동안 떨며 바닥에 누워있었다”며 다음날 고열로 입원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 상태가 악화돼 숨졌다고 주장했다. 해당 요양보호사는 이전에도 입소자 학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0대 장애인 입소자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장실에서 변기에 앉아 있던 환자의 무릎 위에 올라타는 행위를 한 사실이 적발돼 지난해 10월 장애인복지법위반과 노인복지법위반으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요양원 역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와 별개로 여수시는 지난해 11월 요양원에 영업정지 6개월을 통지했으나 이의신청으로 검토 중이다. 요양원 관계자는 ‘사건반장’ 측에 “어르신이 누워서 바지를 내리고 있어 올려드렸고 ‘정신 차려라’며 가볍게 얼굴을 두 번 두드렸다”면서 “공손하지 못한 행동이며 잘못이 있지만 그걸로 상처가 난 것도 아니고 폐렴으로 돌아가셨는데 영업정지는 과하다”고 했다. A씨는 “아버지가 ‘여기 사람들이 때린다’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 경증 치매 증상이 있기도 했고 직원들이 ‘노는 걸 저렇게 표현하시는 거’라고 말해서 믿었다”며 “지금 와서 그 말을 믿어주지 못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토로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
2026.01.11. 14:48
12일 오전 2시 46분께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서산영덕고속도로 청주 방향 문의청남대휴게소 인근에서 화물차 4대가 잇따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9t 화물차 운전자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나머지 화물차 운전자들은 중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여파로 청주 방향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가 현재는 통행이 재개된 상태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서산영덕고속도로에서는 지난 10일에도 블랙 아이스에 의한 추돌 사고 3건이 발생해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고성표([email protected])
2026.01.11. 14:38
적토마 탄 관우처럼 힘차게 여는 붉은 말의 해 옛날, 그리스에서는 아침마다 4마리의 말(馬)이 이끄는 마차가 하늘을 질주하며, 세상을 비추었습니다. 따뜻한 기운과 함께 빛을 내려주는 마차, 바로 태양신 헬리오스의 마차죠.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길을 끝없이 달리는 건 절대로 쉽지 않지만, 헬리오스는 세상의 질서를 지키는 이 일에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아들 파에톤이 찾아왔습니다. 반갑게 맞이하며 무엇이든 부탁을 들어주겠다는 헬리오스에게 파에톤은 말합니다. “아버지의 마차를 끌어보고 싶어요.” 한번 내뱉은 ‘말(言)’은 돌이킬 수 없었기에 헬리오스는 걱정 끝에 결국 파에톤에게 고삐를 맡기고 말죠. 자신만만하게 하늘로 날아오른 파에톤, 하지만 자신감만으로 마차를 조종할 수는 없었어요. 이내 마차는 그의 지시를 벗어나 멋대로 달려갔고, 태양의 기운이 오락가락하며 바다는 끓고 대지는 얼어붙습니다. 아프리카는 사막이 되고, 에티오피아인의 피부는 까맣게 타버렸죠. 폭주하는 태양신의 마차, 과연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태양신의 마차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게르만 신화에서도 태양의 여신 솔이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를 몰고 하늘을 질주하며, 인도에서도 태양신 수리야가 마차를 타고 하늘을 달려요. 일곱 마리의 말이 끄는 수리야의 마차는 단순한 태양만이 아니라 시간의 순환, 우주 원리를 구현한 상징이기도 하죠. 메소포타미아의 우투 신은 말을 타지는 않지만 말채찍을 들고 태양의 이동과 법, 정의를 지킵니다. 켈트 신화에서 말을 수호하는 여신 에포나는 여행자와 농경, 풍요를 수호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가 타는 말은 서로 떨어진 이들을 이어주고 공동체를 유지하는 존재로 여겨졌기에 켈트를 포용한 로마 제국에서도 널리 숭배됐죠. 인도에는 의학을 맡은 쌍둥이 신 아슈빈이 있는데, ‘새벽을 끌고 오는 말의 신’으로 묘사되며 병을 고치고 늙음을 되돌리며, 회복을 이끄는 존재로 활약합니다. 신화에서 말이나 말 관련한 신이 매우 중요한 존재로 등장하는 것은, 모두 말이 단순한 탈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소중하며 인간 세상의 질서에 연결된 중요한 존재임을 잘 보여줘요. 오래전 인간이 말과 동행하면서부터 인류 문명은 급격하게 변화했습니다. 말을 통해 사람들은 자기보다 훨씬 빠른 사냥감을 손쉽게 쫓아가고, 더 멀리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죠. 말에 오른 사람은 더 멀리 내다보고 앞으로 나아가 더 많은 장소를 다니며 지식과 지혜를 쌓을 수 있었어요.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가 곧 세계의 크기’. 말이 있었기에 유라시아의 수많은 문명을 하나로 연결한 몽골과 같은 제국도 탄생합니다. 켈트 여신 에포나처럼 말이 사람들을 연결한 거죠. 하지만 말은 우리에게 빛만을 주지 않습니다. 신약 성경에서 인류의 종말을 예언한 『요한계시록』에는 세상을 파괴하는 4명의 기사가 등장해요. 종말의 네 기사는 각각 다른 상징의 말을 탔는데, 그중 전쟁을 상징하는 기사가 탄 말은 선혈처럼 붉다고 하죠. 그리스 신화에는 말과 인간이 하나가 된 종족, 켄타우루스가 등장하는데요. 야만적이고 난폭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들이 사실 스키타이 같은 유목민족을 상징화한 존재라는 설이 있습니다. 말과 일체가 되어 화살을 날리며 습격하는 유목민이 인간과 말이 합쳐진 괴물처럼 보였던 것이죠. 흉노와 몽골도 ‘악마의 군대’처럼 보였고, 가을을 뜻하는 ‘천고마비(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92회 참고)’란 말도 유목민족의 습격을 경계했기 때문이에요. 모두 끔찍한 재앙과 파괴의 상징이기도 했던 말에 대한 두려움이 만들어낸 이야기죠. 하지만 그것은 말의 잘못이 아닙니다. 세상을 파괴할 뻔한 것이 태양 마차가 아닌, 마차를 잘못 몬 파에톤 때문이듯, 말이 파괴와 재앙을 가져온 것이 아니죠. 말은 본래 겁이 많고 순한 동물입니다. 항상 주변을 경계하며, 조금만 큰 소리에도 벌벌 떨고 도망치곤 하죠. 이를 잘 알던 간디는 일찍이 말을 탄 영국군이 몰려왔을 때, 그 앞에 당당히 나섬으로써 물러나게 했습니다. 말이 스스로 전쟁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인간들이 말에게 전쟁을 강요한다는 것을 알고 말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그는 승리한 거예요. 2026년 새해는 붉은 말의 해입니다. 붉은 말이라 하면 먼저 적토마가 떠오르죠. 『삼국지』에서 가장 유명한 장수, 관우가 탔던 말입니다. 하지만 적토마의 시작은 절대로 영광스럽지 않았어요. 본래 폭군으로 알려진 동탁이, 배신의 대명사로 기억되는 여포에게 내린 선물이었기 때문이죠. 그들의 곁에서 적토마는 결코 좋은 상징이 아니었어요. 적토마가 오늘날까지 기억되는 이유는 자신이 내뱉은 말(言)을 반드시 지키고 따랐던 영웅, 관우와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병을 물리치고 재난을 막는 군신이자, 재물과 장사의 신으로까지 숭배되는 관우와 함께하면서 적토마는 폭군이나 배신이 아닌, 군신의 벗인 명마로 기억되죠. 2026년, 우리는 ‘붉은 말의 기운’과 함께 달려나가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어떤 해로 기억될지는 말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말과 함께 달리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달렸죠. 붉은 말의 해를 건강하고 힘차게 시작해 무엇보다도 보람 있는 시간으로 기억되기를 기원합니다.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은정([email protected])
2026.01.11. 14:30
서울시 버스노조가 13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사 양측이 12일 오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최종 협상에 들어간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통상임금 범위’와 인상률을 둘러싼 입장차가 여전히 커 극적인 타결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노사 협상은 지난해 5월 임금 단체협약 결렬 이후 장기 교착상태를 이어왔다. 이번 협상은 사측과 노조 대표, 조정위원이 참여하는 사후 조정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는 절차로, 합의가 결렬될 경우 노조는 13일 오전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갈등의 뿌리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문제다. 대법원은 2024년 12월, 이어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10월 동아운수 항소심에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법정수당이 연쇄적으로 증가해 실질 인상률이 12.8%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법원이 인정한 실질 인상분은 6~7% 수준으로, 여기에 추가 요구를 더하면 19%를 인상하는 셈"이라며 "노조의 주장이 과도하다"고 반박한다. 사측은 부산·대구·인천 등 광역시 버스 임금 인상률이 10%대에 그친 점을 들어 형평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는 노사 간 논의가 결렬되면 긴급 대체 운행과 지하철 증편 등 비상 수송대책을 가동할 예정이다. 지난해 두 차례 파업이 예고됐다가 철회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협상에서도 막판 타결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고성표([email protected])
2026.01.11. 14:15
미국에 등록된 특허 기술로 한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팔았다면 한국에 특허 사용료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미국 법인이 한국 과세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경정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했다. 지난해 9월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판단이다. 미국의 배터리 기술 보유 스타트업인 옵토닷은 2017년 7월 삼성 SDI와 국내외 등록 특허권 20개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1개는 국내 특허권이고 나머지 19개는 미국 등록 특허권이었다. 삼성SDI는 이 기술을 활용해 국내에서 배터리 등을 설계·제조했고, 그 대가로 옵토닷에게 295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33억 3610만원)을 사용료로 지급했다. 이는 법인세 약 5억원을 원천징수한 금액이었다. 옵토닷은 이중 국외 등록 특허 사용료에 대한 법인세 약 4억7500만원을 환급해달라며 기흥세무서장을 상대로 경정 청구를 했고, 세무서에서 거부하자 취소 소송을 냈다. 옵토닷은 "국외 특허권 사용료는 한·미 조세조약상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등록된 특허권을 사용한 것이므로 한국에서는 납세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재판에서는 '특허의 사용지'를 판단할 때 특허권 등록지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 혹은 특허기술이 실제 사용된 장소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2심 재판부는 원고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사용료 소득은 해당 재산이 사용된 국가에 원천을 둔 소득으로 보아야 하고, 이 사건 특허는 국내에 등록되지 않았으므로 국내에서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2심 역시 1심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조세 조약은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돼야 한다"며 "국외에 등록된 특허가 국내에서 활용됐다는 것만으로 국내원천소득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에서는 이같은 판결을 깨고 원심 법원으로 되돌려보냈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국외에 등록된 특허라 하더라도 그 특허기술이 국내에서 제조·판매 과정에 실제로 사용됐다면 해당 사용료는 국내 사용에 대한 대가로서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특허의 등록 여부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해당 기술이 국내에서 사실상 사용됐는지에 대한 실질적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는 국내에 등록되지 않고 미국에만 등록된 특허권 사용료도 과세 대상이 된다는 지난해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미조세협약은 "특허를 사용할 권리에 대해 대가를 지급한 국가"가 과세권을 갖는다고 규정한다. 이후 이 협약 속 '사용'의 의미를 두고 공방이 일었다. 지난해 대법원은 협약 속 '사용'의 의미는 '특허권 사용'이 아닌 '특허기술 사용'을 의미한다고 봤다. 이 판결로 국세청은 그간 불복 소송이 제기돼 온 약 4조원 규모 세금을 환급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최서인([email protected])
2026.01.11. 14:00
서울 은평구에는 청소년 언론매체 ‘토끼풀신문’(이하 토끼풀)이 있습니다. 2024년 4월 30일 창간한 토끼풀은 청소년들이 직접 기사를 쓰고 편집하며 발행하는 신문으로, 은평구에 소재한 중학교 재학생 30명가량이 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죠. 학교 주변부터 사회 문제까지 폭넓은 이슈를 다루는 토끼풀의 문성호(서울 연신중 3) 편집장과 서부건(서울 서일중 3) 사회부장을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토끼풀을 “청소년들이 주도해서 학교 밖에서 독립적으로 만드는 신문”이라고 정의했죠. “2024년 봄 교내 자율동아리로 시작했는데, 학교 공사의 학습권 침해라든지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걸 보도하다 보니 학교 입장에서 보기 불편하셨나 봐요. 간섭이 심해지며 2025년 초에 독립했죠. 발행 비용이 문제였는데, 학교 동아리는 교내 인쇄실을 사용할 수 있지만 독립하면서 못 쓰게 됐거든요. 광고 제안서를 수십 장 써서 돌렸는데 호응이 적어 후원을 받게 됐죠. 돈이 모자라 종이 신문 발행 못 한 달도 있습니다.”(문) ━ 중학생들이 만든 언론이 종이 신문을 택한 이유 중학생 또래 청소년에게는 종이 신문보다 유튜브 같은 영상매체가 더 익숙할 텐데, 신문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죠. 문 편집장은 “초1~2부터 가리지 않고 여러 신문을 봤다”며 “그때 소년중앙을 알고 보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갑자기 소년중앙 배달이 끊겨 아쉬웠다”고 했죠. “유튜브도 고려하긴 했는데, 이미 재밌는 영상이 엄청 많잖아요. 우리가 만든 걸 과연 사람들이 볼까 싶었죠. 학교에서는 휴대전화를 못 쓰니 못 보고, 집에서는 다른 할 것도 많고요. 또 영상은 촬영도 하고 재밌게 편집도 해야 하고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요. 신문은 일단 글만 쓸 줄 알면 되고, 지면 편집은 지금 제가 다 하고 있는데 인디자인 프로그램에 익숙해져서 할 만해요.”(문) 토끼풀 유튜브 채널도 있긴 하지만 유명무실하며, 기사는 홈페이지에 먼저 싣고 모아서 한 달에 한 번 종이 신문으로 발행한다는데요.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못 쓰다 보니 종이 신문을 배포하면 제법 많이 읽히는 모양입니다. 서 사회부장은 “여러 학교 다니는 기자단 친구들을 직접 만나기는 어려우니까 보통 카톡이나 슬랙 등 온라인으로 자기가 쓰고 싶은 아이템을 발제하고 얘기를 나눈다”고 했죠. “일반 언론에서 다루는 스트레이트성 기사는 안 써요. 그런 데서 아이디어를 얻긴 하지만요. 좀 더 깊고 넓게 자료를 찾아보고, 인터뷰 요청도 하고요. 저는 원래 영락중에 다니다가 전학을 갔는데요. 영락중은 종교단체가 선교를 목적으로 세운 미션스쿨이라 종교 수업도 있고, 아침 예배도 필수로 참여해야 하죠.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 자퇴도 안 되고 학생은 학교를 선택할 수가 없는데 말이에요. 여기에 착안해서 알아보다가 미션스쿨이 정부의 예산 지원을 많이 받으면서도 종교재단의 의무인 법정부담금조차 제대로 납부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기사화했죠. 다른 미션스쿨 학생들의 제보도 받고요. 이어서 재단 교회 설립자에게 서북청년단 관련 이력이 있는 걸 알았는데, 학교에선 공만 미화해서 얘기하고 과는 다루지 않더라고요. 관련 후속 기사도 냈습니다.”(서) 문 편집장은 “종교재단별 법정부담금 납부 현황 자료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찾아 그래프로 만들고, 학교 교목실 사진은 직접 찍었다”며 “만약 촬영이 불가능하면 저작권 프리 이미지를 사용한다”고 덧붙였죠. “인터뷰 섭외도 직접 하는데, 청소년의 이점이랄까 조금 쉽게 요청에 응해주시는 편이에요. 분야별로는 국회의원이 조금 어려운 편인데, e메일 확인을 잘 안 하셔서 의원실에 전화도 여러 번 했죠. 황당한 거절 핑계를 대는 경우도 있었고요. 근데 또 기후동행카드 롤모델 ‘독일 티켓’ 관련 인터뷰 요청에 독일 국회의원은 바로바로 답장해주셔서 수월했죠. 인터뷰이를 찾으며 기성 언론에 약간 실망하기도 했어요. 네팔 Z세대 반정부시위를 다루면서 현지 활동가 인터뷰는 토끼풀이 국내 언론 중 처음으로 했거든요. 대부분 외신 인용이거나 국내 유학 온 네팔 청년을 인터뷰했더라고요. 저희는 인스타그램 DM으로 연락하고 구글미트로 인터뷰했죠.” 후원 등 신문 발행비용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하니 문 편집장은 “토끼풀에는 청소년만 있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다”고 했죠. “신문 발행인은 법적으로 청소년이 할 수 없어요. 그렇다고 겉보기용으로 어른 사장이나 발행인을 내세우기는 싫었죠. 부모님도 지원해 주시지 않고요. 그래서 토끼풀은 사실 인가를 받은 신문은 아니에요. 일종의 비영리단체죠. 광고 유치를 위해 광고대행업 법인을 세우고, 후원을 받기 위해 토끼풀 계좌를 만들기도 쉽지 않았어요. 열몇 군데 은행을 찾아다니고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으며 겨우 계좌를 만들었죠. 신문 배포 금지 사건으로 토끼풀이 좀 알려지면서 후원도 늘어서 더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 토끼풀신문 압수·폐기 사건과 언론·출판의 자유 토끼풀은 2025년 10월 발행한 제17호 신문의 1면을 백지로 낸 것이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며 이름을 널리 알렸어요. “은평구 학생 언론 〈토끼풀〉은 최근 일부 학교의 언론 탄압에 항의해 1면을 백지로 발행합니다.”라고 크게 적힌 아래에는 “정상적으로 신문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청소년과 선생님을 비롯한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토끼풀〉 기자단 32인 일동-”이라고 쓰였죠. 이에 대해 문 편집장은 “문제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서로 타협하고 합의하고 그러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이잖아요. 저희가 계속 찾아갔는데 학교 측에서는 민주적인 대화 시도에 응하지 않고 무시했어요”라고 지적했죠. “그 전에도 기사 검열과 편집, 배포 금지 다 당한 적 있어요. 몇몇 학교는 지금도 몰래 신문을 뿌리죠. 신도중의 경우 배포 금지에 신문 전량 압수·폐기하고 그에 대해 대화를 나누려고 하질 않았어요. 압수 근거를 알기 위해 석 달 동안 정보공개를 두 차례 청구했는데, 학부모 민원 발생 소지, 교육 중립성 등을 이유로 규칙 위반이다, 외부 게시물 배포에 예외를 둘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됐죠. 그래서 관련 서명도 받고 기자회견도 열며 사회적으로 공론화됐고,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센터가 직권조사에 나섰으며, 학생 언론 자유 보장을 위한 규정 마련이 약속됐죠.”(문) 이어 “대한민국 헌법 제21조에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나오잖아요. 저희의 권리를 어느 정도 보장받아야죠. 교장선생님께 선물로 헌법과 언론의 자유를 다룬 책을 보내드리기도 했어요”라고 덧붙인 문 편집장은 “사실 신도중 사건으로 주목받으며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의 “민주적 학교공동체 위해선 정당한 표현의 자유 강화돼야” 기고도 싣고, 교육청에서 주시하며 전체적인 분위기는 완화된 편”이라고 했죠. “시민들의 후원이 크게 늘며 재정적인 걱정이 사라지기도 했어요. 덕분에 기사 원고료 제도도 도입하고, 기자들이 필요한 무선 키보드도 사줄 수 있게 됐죠. 11월에 발행한 18호는 올컬러로 만들고 1000부에서 2000부로 부수도 늘렸어요.”(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셈인데요. 청소년이지만 언론으로서 악성댓글이나 보통은 듣지 않을 험한 말도 들을 텐데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했죠. “온라인 악성댓글은 무시하고요. 사실 저희 앞에서 좌파 언론 운운하며 매도하고 신문을 찢기도 하고, SNS로 시비 거는 일도 꽤 있어요. 토끼풀신문을 제대로 봤으면 그 친구들한테도 도움 되는 내용이 많고 중도적이란 걸 알 텐데도요. 그래서 이번에 ‘윤어게인’을 자칭하는 중학교 1학년생을 SNS 대화를 넘어 직접 만나 밥 사주면서 이야기하고 청소년 극우화 논평으로 풀기도 했죠. 이른바 ‘애국보수’들이랑 DM으로 대화하다 본인이 밀리는 것 같으면 잠수를 타는 경우가 꽤 자주 있었거든요. 심지어 원고료 준다고 해도 글 써준 사람도 없어요. 직접 만나 보니 뉴스 소비에 대한 문제점이 보였죠. 부모님이 포털을 막아 네이버 검색을 못 하는 가운데 인스타그램에서 공유하는 가짜뉴스를 믿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게 충격적이었어요. 기초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실감했죠. 그래도 중1 ‘윤어게인’ 친구랑 3시간가량 얘기하며 대화로 풀 수 있겠다는 희망도 보고, 해당 기사를 수만 명이 보면서 응원도 많이 받았습니다.”(문) 토끼풀은 그동안 교내 급식 노동자 고충을 다룬 인터뷰 기사, 청소년 2655명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학원 12시 조례에 청소년 95%가 반대한다’는 기사 등 청소년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보도했습니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기후동행카드·K패스 정책에 청소년 혜택이 빠진 부분을 지적한 기사를 낸 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에 청소년 혜택을 포함시키기도 했죠. 2024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12·3 비상계엄 사태’ 호외판을 내는 등 사회·정치적 문제뿐 아니라 서울에 3개 있는 연신중 씨름부 인터뷰, 신문지 활용법, 진관중 학교생활 가이드 같은 문화·스포츠·일상생활 등 청소년 관심 분야를 다양하게 다뤘어요. 이 같은 활동과 학업의 병행은 어떻게 이뤄질까요. “처음엔 기사를 어떻게 쓰는지도 잘 몰랐지만, 계속 쓰다 보니 국어 실력이 확실히 좋아졌다”는 서 사회부장은 “3학년을 강남 8학군에서 보냈는데 국어시험은 5분만 봐도 100점 받을 정도가 됐고, 수학 등 다른 과목도 꼬아놓은 시험 문제 해석에 문제가 없다”고 했죠. “기자 활동으로 사회 이슈 잘 알고 문해력이 뒷받침되니까 고입 면접 인터뷰에도 도움이 됐다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16기 학생기자단을 모집하는 소년중앙과 마찬가지로, 토끼풀도 신입 기자 모집 중입니다. 현재 토끼풀을 이끄는 편집부가 중학교 졸업을 앞둔 가운데, 앞으로의 방향이 궁금했죠. 문 편집장은 “적자도 계속되고, 12월쯤 방학하면서 끝낼 생각이 있었는데 전국적으로 토끼풀이 알려지며 후원도 늘고,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시는 뉴스레터 구독자도 늘어 이젠 함부로 끝낼 수 없게 됐다”고 했어요. 토끼풀은 지난 12월 제27회 민주시민언론상 성유보특별상도 받고 책 출간도 준비 중이죠. “고교생이 되는 만큼 편집장 등 물려줄 만한 친구를 찾고 업무를 좀 내려놓지 않을까 한데,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계속해야죠. 토끼풀 발행 외에도 다른 청소년 언론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관련 연락도 꽤 받는데 겁나서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토끼풀도 일단 하다 보니까 된 케이스니 다들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서 사회부장 역시 또 다른 토끼풀의 탄생을 기대했어요. “또래 청소년 언론이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지금은 토끼풀만 있으니 외롭긴 하거든요. 교류도 하고, 우리끼리 청소년 언론협회 같은 걸 만들 수도 있을 거고요. 토끼풀이 먼저 주목받고 치고 나갔으니 지금이 딱 만들기 좋은 시기 같아요. 여러분,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 말고 일단 한번 해보세요!” 소중 보이스 소년중앙은 10대 어린이·청소년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토끼풀 같은 청소년 언론은 물론, 각종 청소년 활동을 제보해주세요. 소중 e메일([email protected])로 보내면 됩니다. ■ 「 」 김현정([email protected])
2026.01.11.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