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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잣대’ 기준 중위소득, 올해 4인 649만원…역대 최고 인상

올해 각종 복지사업의 기준선이 되는 ‘기준 중위소득’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인상된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중위소득은 4인 가구 기준 월 649만4738원으로 전년보다 6.51% 오른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의 인상률로, 최근 물가 상승과 생계비 부담 증가를 반영한 조치다. 기준 중위소득은 모든 가구를 소득 순으로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으로, 80개 정부 복지사업의 대상자 선정 기준으로 활용된다. 기준 중위소득 인상에 따라 생계급여 선정 기준도 함께 상향된다. 기초생활보장제도 가운데 생계급여는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32% 이하인 가구가 대상이다. 4인 가구 기준 전년 195만1287원에서 올해 207만8316원으로 오른다. 같은 기간 1인 가구 기준으로는 76만5444원에서 82만556원으로 인상된다. 정부는 빈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수급자 선정 기준도 완화한다. 우선 청년이 근로를 통해 자활할 수 있도록 청년층 근로·사업 소득 공제 대상을 확대한다. 기존에는 수급자의 근로·사업 소득 가운데 30%를 공제하고, 29세 이하 청년에게는 40만원을 추가 공제하는 방식을 적용해 왔다. 올해부터는 청년 추가공제 대상 연령이 29세 이하에서 34세 이하로 확대되고, 추가공제 금액도 4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상향된다. 또 자동차 보유로 인한 수급 탈락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 재산 기준도 완화한다. 원칙적으로 소득환산율 100%를 적용하는 자동차 재산 가운데 소형 이하면서 10년 이상 또는 500만원 미만인 승합·화물차에 대해서는 일반재산 환산율(월 4.17%)을 적용한다. 또 자녀가 2명 이상이면 다자녀 가구 차량으로 인정해 해당 차량도 일반재산 환산율을 적용받게 된다. 기준 중위소득 인상과 이 같은 제도 개선을 통해 약 4만 명이 새롭게 생계급여를 받을 것으로 복지부는 전망했다. 이와 함께 지역별 토지 가격 적용률을 25년 만에 폐지하고 앞으로는 토지 재산 가액을 공시가격 그대로 반영한다. 또한 생계급여 부정수급 환수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이면 반드시 고발하도록 기준을 강화한다. 이른바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로 여러 채의 주택이나 상가를 보유하면서 임대보증금 부채 공제를 통해 수급자로 선정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주택·상가 등을 여러 채 보유했을 때는 1채의 임대보증금만 부채로 인정한다. 채혜선([email protected])

2026.01.01. 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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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쨈이·도리, 병오년 첫 울음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 첫날인 1일 0시0분, 서울 강남차여성병원에서 ‘새해둥이’ 2명이 동시에 태어났다. 윤성민·황은정 부부 사이에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쨈이’(왼쪽 사진)와 정동규·황혜련 부부 사이에서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도리’로 모두 여아다. 쨈이는 몸무게 2.88㎏, 도리는 3.42㎏으로 모두 건강한 상태다. 김종호([email protected])

2026.01.01.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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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선거 비상 걸린 국민의힘, 벼랑 끝에 서 있다

━ 신년 3개 격전지 여론조사에서 하락세 보여 ━ 30% 부동층 잡으려면 중도층 민심 되찾아야 6·3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둔 신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주요 격전지에서 지지율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가상 대결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신인급 후보인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37%대 34%로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였고, 경기지사와 부산시장 가상 대결은 민주당 김동연 지사와 전재수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군에 오차 범위를 넘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의 약세는 계엄 후 1년여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하고 강성 지지층만 바라본 결과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오 시장이 어제 “국민의힘은 벼랑 끝에 서 있다”며 당 지도부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한 것도 여론 흐름이 심상치 않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전 의원이 악재에도 불구하고 가상 대결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국민의힘으로선 뼈아픈 성적표다. 유권자들에게 제1 야당의 존재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중도층 지지율에서도 오 시장이 정 구청장에게 32%대 38%로 뒤졌고, 박형준 부산시장은 전 의원에게 24%대 49%로 크게 밀렸다. 확장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외연 확장에 완전히 실패한 것으로 나타난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말로만 변화를 외치고 이전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책임이 크다. 그런데도 장 대표는 “국민의 삶을 진심으로 돌보면 선거의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만 보인다. 게다가 신년 여론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의 갑질 논란, 강선우 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 등 여당의 대형 악재가 반영된 것이다. 야당의 무대가 열렸는데도 지지율을 높이지 못한 셈이다. 국민의힘은 오히려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계파 갈등을 키우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윤 전 대통령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지도부를 중도층은 외면했다. 오죽 답답하면 현직 시장들이 “계엄을 옹호하는 발언은 더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오세훈)거나 “강성 지지층만으로는 선거에서 못 이긴다”(박형준)는 하소연을 하겠는가. 이번 여론조사에서 지지 후보 없음과 모름, 무응답이 30%에 이른다는 점이 국민의힘으로선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여야 모두에 실망한 부동층이 여전히 두텁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여당의 독주에 맞서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균형을 잡아준다면 제1 야당의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고 반전의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말의 해를 맞아 “뼈를 깎는 각오로 뛰겠다”는 장 대표의 향후 행보가 중요한 이유다.

2026.01.01. 8:34

[사설] 서해 공무원 사건, 검찰에 항소포기 지침 내렸나

━ 1심 무죄 후 대통령·총리 검찰 수사 비판 발언 ━ 항소 시한 임박…검찰 상급심 판단 구해야 마땅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은폐 의혹으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고위 공직자 5명에 대한 법원의 1심 무죄 판결 이후 항소 시한(2일 자정)이 임박하도록 침묵하고 있다. 유가족은 억울하다며 검찰에 항소를 촉구하고 있다. 검찰이 신중한 판단을 위해 고심 중이라면 다행이지만, 대통령과 총리가 검찰의 수사와 기소 자체를 문제 삼는 발언을 한 것에 영향을 받고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0년 9월에 발생했다.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8급 공무원 이대준씨가 선상에서 이탈해 실종된 이후 북한 쪽 바다에서 총격을 받고 불태워졌다. 사건 직후 해경·국가안보실·국방부 등은 “월북으로 판단한다”고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이씨가 피살된 다음 날 새벽 종전선언 필요성을 역설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예정돼 있던 터여서 당시 정부가 북한을 의식해 월북으로 몰았다는 의혹이 퍼졌다. 2022년 정권 교체 이후 감사원이 감사한 뒤 고발이 이뤄지자 검찰은 북한의 피격 첩보를 확인하고도 보안 유지를 지시하며 자진 월북으로 사건을 왜곡했다는 혐의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을 기소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울중앙지법은 당시 월북 판단과 발표 과정이 결과적으로 미흡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고의로 (은폐 등) 범죄가 이뤄졌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5명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법리와 증거를 고려해 선고를 내렸을 1심 재판의 판단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유무죄를 치열하게 다투는 이런 형사사건의 경우 수사·기소 검찰이 곧바로 항소해 2심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자연스럽고 선례도 그래 왔다. 우리 사법체계가 3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30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검찰 수사를 문제 삼으며 “책임을 묻든지 해야 할 것 같다”고 했고, 김민석 총리는 “사실상 조작 기소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발언했다.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할 검찰에 행정부의 1, 2인자가 항소 포기 지침을 내린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언급이다. 바로 그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검찰은 극도로 신중한 분위기다. 당시 국정원과 국방부 등에서 5000여 건의 문건 삭제가 벌어졌고, 문 대통령의 구체적 지시와 행적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는 바람에 이 사건의 진상이 아직도 완전하게 규명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국민의 생명이 무참하게 희생된 중대 의혹 사건에서, 더구나 그 진실이 완전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이 특별한 이유 없이 항소를 포기한다면 두고두고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

2026.01.01.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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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나를 향해 걷는 일과 나라를 살리는 일

기원전 11세기께, 신(上帝)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세계관으로 살던 시대에 주(周)나라가 상(商)나라를 멸망시켰다. 상나라나, 주나라나 각각의 멸망과 건국이 신의 뜻임을 구성원들에게 설명해야 했다. 신은 덕(德)이 사라진 곳을 버리고, 덕이 있는 곳에 찾아든다는 새로운 관념이 생겼다. 상나라는 덕을 잃었기 때문에 신이 떠나버려 멸망했고, 주나라는 덕을 지켰기 때문에 신이 찾아와 건국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덕은 자신을 자기자신이게 하는 힘 덕 상실하면 직업을 꿈으로 착각 나라 흥망, 국민 개개인의 덕에 달려 자신을 묻는 질문이 나라 살리는 길 상(商)과 주(周)의 교체기에 출현한 ‘덕’이라는 개념으로 인간은 제한적으로나마 신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격이 높아졌다. 덕은 신과도 통할 수 있는 순수한 인간의 본질이자 자기를 자기로 지키는 힘이다. 덕이 없어지면 자기 자신도 무너지고, 나라도 멸망한다. 덕이 있으면 자기 자신도 탁월함에 이르고, 나라도 번영한다. 민주주의로 번성하던 아테네는 어느 순간 쇠퇴기로 접어들었다. 어느 나라나 쇠퇴기에 들면 ‘말의 질서’가 무너질 뿐만 아니라 올바름이 객관적 기준을 잃고 각자의 이익에 따라 해석되는 상대주의에 빠진다. 이것을 중우(衆愚)정치라고 한다. ‘중우’를 ‘어리석은 대중’이라 직역하기도 하지만, 의미는 ‘자아를 상실한 자들’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자기를 자기이게 하는 힘인 덕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정해진 마음’이나 돈, 명예, 권력, 진영 등의 피상적인 것을 삶의 기준으로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영혼이 어떤 상태인지 돌보지 않는다. 덕(德)을 아테네 사람들은 아레테(Aret?)라고 했다. 플라톤은 “국가는 그 구성원들의 ‘성격(?th?)’으로부터 생겨난다. 그 성격의 기울어짐이 나머지 모든 것을 자기 방향으로 끌고 간다”고 말한다. ‘에테(?th?)’는 에토스(?thos)의 복수형이다. 에토스는 도덕적 기질이나 성격, 품성을 가리킨다. ‘성격의 기울어짐’은 에토스가 아레테의 지도 여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남을 함축한다. 아레테의 지도를 받은, 즉 덕을 지키는 방향으로 형성된 기질은 자신뿐 아니라 나라에도 질서 있고 성장하는 기운을 주지만, 아레테의 지도를 받지 않은, 즉 덕을 지키지 않은 방향에서 형성된 기질은 그 반대라는 뜻이다. 정리하면, 국가는 구성원의 기질(에토스)에 의해 결정되는데, 기질의 핵심은 덕(아레테)을 갖췄느냐의 여부다. 따라서 개인의 덕(아레테)을 회복하는 것만이 무너져 가는 국가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나라를 바로 세우려면 우선 내면의 덕성을 지키는 일부터 해야 한다는 뜻을 담아, 소크라테스도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플라톤은 경고한다. 만일 자신으로 돌아가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자신의 덕을 돌보지 않은 채, 말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철이나 동의 기질을 가진 자가 통치하게 되는 날, 그 국가는 파멸할 것이다.” 망해 가는 자신의 나라, 명(明)나라를 보면서 “나라의 흥망은 필부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한 고염무의 말도 이런 맥락에서 쉽게 이해된다. 한 나라의 흥망은 전적으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덕이 어떠한가가 결정한다는 웅변이다. 덕은 자신을,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 자신이게 하는 힘이다. 이 힘을 통해서 인간은 언제나 ‘지금의 자기’를 넘어서려는 야망을 갖는다. 꿈이라고도 부르는 이 야망이 우리를 혁신하고 도약하게 한다. 왜냐하면 꿈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을 하나 차지해서 수행하려는 기능적인 태도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려는 창의적이고 존재론적인 도전이기 때문이다. 덕이 상실돼 꿈을 잃은 상태에서는 직업을 꿈으로 착각한다. 예를 들어, 검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사람은 검사가 되는 순간 꿈을 이뤘기 때문에 할 일을 다 한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이런 느낌에 사로잡히는 순간 존재론적인 성장은 멈춘다. 지위가 올라가는 성장은 모르겠지만 영혼이 튀어오르는 성장은 없다. 내 내면이 나에게 하는 소리는 들을 수 없게 되고 돈, 자리, 권력, 진영 등의 피상적인 것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더 무서운 것은 ‘덕’이나 ‘영혼’이나 ‘내면’이나 ‘자신이 자신에게 하는 자신의 소리’ 등등의 표현이 한없이 사소하게 들려버리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이렇게 영향력이 크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헤르만 헤세)이지만, 자기 자신을 향해 걷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기도 하다. 덕을 잃기는 쉬워도, 덕을 지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다음의 몇 가지 질문을 자주 해보는 일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자기 얼굴을 자신에게 이르는 길 쪽으로 향하게 할 수는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 “죽을 때까지 완수하고 싶은 나의 소명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이 나라를 살리는 길에 드는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 최진석 새말새몸짓 기본학교 교장

2026.01.01.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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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근의 시시각각] ‘먹사니즘 2.0’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원전 논쟁을 하다가 5년을 다 보내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탄소중립과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정책토론회.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인사말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문재인 정부의 실패’에 대한 자성이었다. 이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새울 3호기의 운영을 허가했다. 문 정부 시절 공사가 중단되는 등 사연이 많았던 원전이다. 속도를 내는 인공지능(AI) 산업에 전력 수요 폭증이 예고된 상황에서 그나마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문재인 정부 답습 않겠다지만 ‘적당한 실용주의’로는 역부족 더 과감해지고, 더 유연해져야 문 정부의 ‘탈(脫)원전’은 이재명 정부에서 ‘에너지믹스’로 대체됐다. 하지만 그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났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문제는 신규 원전인데, 기후부는 이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겼던 2기의 원전을 사실상 원점 재검토로 돌려놓았다. 정책토론회 역시 이를 위한 이른바 ‘공론화’의 시작이었다. 공론화가 갈등을 관리하는 장치라고는 하지만 골치 아픈 결정을 미루는 수단으로 활용됐던 것도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때 흔히 벌어진 일이었고, 이날 토론회 현장에서도 같은 의심이 제기됐다. 한 기업인은 “에너지믹스도 중요하지만 철강 등 기간산업이 죄다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경쟁력 있는 에너지를 확보할지, 앞으로 뭘 먹고살지도 고민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정부는 시작부터 문재인 정부를 의식했고, 차별화하려고 했다. 대선 직후 만난 경제 분야 핵심 관계자는 “우리는 문 정부와 다르다. 아마추어나 설익은 이론가가 발 붙일 곳은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들이 보기에도 문 정부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특히 경제, 즉 먹고사는 문제에서의 실패가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뼈아픈 결과를 낳았다는 공감대가 현 정부 내부에 있었다. 그리고 그 핵심 요인을 이념의 도그마에 빠진 아마추어적인 국정 운영에서 찾고 있었다. 이 정부가 실용주의와 함께 유능함을 유독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를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는 말로 정리하기도 했다. 정권 출범 6개월이 지난 지금, 공언했던 차별화는 과연 성공하고 있을까. 경제팀의 핵심 포스트를 채운 인사들의 결은 사뭇 다르다. 정부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케인지언 성향의 인사들이 포진한 건 과거와 유사하다. 하지만 ‘소득주도 성장’처럼 족보에도 없는 이론을 내세우는 이들이 전면에 나서는 일은 없었다. 배경훈 과학기술 부총리,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기업을 거친 인사들도 내각에 다수 진출했다. 하지만 원전 논란에서 보이듯 완연한 실용주의로 돌아섰다고 보기도 어렵다. 특히 결정적 장면에서 멈추고 주저하기 일쑤다. 대통령과의 각종 간담회에 참석했던 기업인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기업들이 처한 현실을 예상보다 더 소상히 파악하고 있고, 실용적으로 문제에 접근하려 한다고 한다. 하지만 건들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도 확실하다고 한다. 대표적인 게 핵심 지지층인 노동조합과의 이해관계다. 그러니 글로벌 무한경쟁에 내몰린 반도체 업계의 호소에도 ‘주 52시간 예외’는 결국 수용되지 않았다. 기업들의 투자와 구조조정까지 불확실성의 함정에 빠뜨릴 노란봉투법도 3월 3월 시행된다. 돌이켜보면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단지 무능함에서만 비롯된 건 아니었다. 더 본질적인 건 무책임이었다. 지지층이 열광하는 선심성 정책에만 열을 올리고, 표는 안 돼도 꼭 해야 할 ‘궂은일’은 미루고 방기했다. 그 실패가 누적된 결과가 악화한 재정과 만성화한 저성장, 심화한 양극화라는 이재명 정부가 맞닥뜨린 환경이다. 멈칫거리고 주저하는 ‘적당한 실용주의’로는 돌파하기 어려운 위기다.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더 과감해지고, 더 유연해지는 수밖에 없다. 조민근([email protected])

2026.01.01.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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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출근길, -17도 한파특보

새해 첫 출근일인 2일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의 영향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며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추위는 4일 다소 누그러지겠지만 1월초 전국 대부분이 영하권에 머무는 추위가 계속되겠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2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17~-5도, 낮 최고기온도 -6~4도로 예보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경기 내륙과 강원 내륙·산지, 경북 북동부를 중심으로는 -15도 안팎의 강추위가 예상된다. 이번 추위는 대기 상층부의 기압골을 따라 찬 공기가 유입되고 중국 북부지방의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확장하고 있는 영향이다. 서울의 기온 역시 2일 -12~0도, 3일 -9~2도로 종일 춥겠고 4일부터는 -1~4도 분포로 다소 기온이 올라가겠다. 1일 수도권과 강원내륙, 전북동부, 경북내륙 등에 내려진 한파특보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3일 오전까지 울릉도·독도 등엔 10~ 30㎝, 제주산지엔 10~20㎝의 눈이 내리겠다. 이 외에 ▶서해5도 1~3㎝ ▶광주·전남서부·전북서해안 3~8㎝ ▶대전·세종·충남내륙 1㎝ 등 전국 곳곳에 눈도 예보돼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것”이라며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와 어린이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온실과 축사에 난방장치를 가동해 피해를 예방하라”고 말했다. 5~11일 전국이 대체로 고기압 영향권에 들면서 맑겠다. 다만 전라권과 제주도는 구름이 많거나 대체로 흐리겠다. 기온은 아침 -9~2도, 낮 0~9도로 평년과 비슷해 강추위가 완전히 풀리지는 않겠지만 극심한 한파 대신 예년 수준의 추위가 지속되겠다. 허정원([email protected])

2026.01.01. 8:27

트럼프, 자신 비판해온 배우 클루니 佛국적 취득에 "굿뉴스"

트럼프, 자신 비판해온 배우 클루니 佛국적 취득에 "굿뉴스" SNS서 "클루니 부부는 역사상 최악의 정치 예언자" 조롱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할리우드의 대표적 '반트럼프' 인사인 스타배우 조지 클루니가 최근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한 데 대해 "좋은 소식(Good News)"이라며 조롱조의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좋은 소식!"이라며 "역사상 최악의 정치 예언자 두 명인 조지 클루니와 (그의 부인) 아말 클루니가 공식적으로 프랑스 시민이 됐다"고 쓴 뒤 프랑스는 이민정책의 실패에 따른 범죄 문제가 심각한 나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클루니가 2024년 대선 과정에서 인지력 문제가 불거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를 촉구해 결국 뜻을 관철한 뒤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2024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을 대체후보로 지지한 사실을 새삼 거론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클루니는 (그가 출연한) 극소수의 평범한 영화에서보다 정치에서 더 많은 지명도를 얻었다"면서 "그는 전혀 영화스타가 아니며 정치에서의 상식에 대해 끊임없이 불평한, 평범한 사람이었을 뿐"이라고 썼다. 할리우드에서 민주당 후보 대선자금 모금에 적극 관여해온 클루니는 2024년 9월 한 토크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를 그만두면 자신도 연기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히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뒤인 작년 3월에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 언론을 탄압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클루니 부부와 그들의 두 자녀는 최근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고, 클루니는 이에 대해 프랑스의 강력한 사생활 보호 제도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클루니는 미국, 프랑스 이중국적자가 됐기 때문에 미국 국적을 버린 것은 아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조준형

2026.01.01. 8:26

美건강보험 보조금 종료…중간선거 낀 새해 최대 정치쟁점으로

美건강보험 보조금 종료…중간선거 낀 새해 최대 정치쟁점으로 野의 3년 연장법안 하원 통과 가능성 있지만 상원선 부결 전망 美매체 "올해 보험료 평균 26% 상승…無보험률도 증가" 예상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의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에 따른 건강보험료 보조금 지급이 지난해 말로 종료되면서 미국인들의 보험료 부담이 새해부터 급등하게 됐다. 미국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까지 수백만명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돼 11월 중간선거가 있는 새해 벽두부터 미 정치권에서는 이를 둘러싼 논란이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는 공화, 민주 양당이 극단적 갈등 속에 지난해 12월 31일이 시한이던 해당 보조금을 연장하거나 대체하는 법안을 입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야당인 민주당은 보조금 지급을 3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또 보조금 지급을 없애되, 세제 혜택이 적용되는 건강저축계좌(HSA)를 확대하는 방안, 보험사가 아닌 저소득층에 보조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안 등 공화당의 대안 역시 민주당의 반발로 의회 통과에 실패했다. 이 사안은 지난해 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가 역대 최장(43일) 사태로 기록되는 최대 원인이기도 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1일(현지시간) 보조금 지급이 만료된 새해에 의회에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논쟁은 오바마 케어 보조금의 '폐지 및 새로운 제도로의 대체'냐 '연장'이냐를 놓고 입장이 극명하게 갈린 공화-민주 양당 사이에서뿐 아니라 각 당 내부에서도 격렬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새해엔 야당이 지난해 말 추진했던 보조금 3년 연장 법안이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이는 중도성향 공화당 하원의원 4명이 민주당의 해당 법안에 대한 '심사 배제 청원'(discharge petition)에 서명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이 청원은 특정 법안을 상임위원회 심사 없이 본회의에서 표결하도록 하는 제도로 하원의원 정원의 과반인 218명의 서명이 필요한데 이들 4명이 야당 쪽으로 돌아서면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 지도부 반대에도 표결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법안은 공화당 220석, 민주당 213석인 하원(2석 공석)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상원(공화 53석 VS 민주당 및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47석)에서는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더힐은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ACA 자체를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법이 보험사 배만 불리게 하는 것이라며 보험사 대신 국민들에게 직접 보조금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수많은 미국인이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상황이지만, 의회에서 합의가 이뤄지기까지는 큰 난관이 예상된다. 더힐은 건강보험 관련 비영리 기구 및 전문가를 인용, 올해 ACA를 통해 가입한 건강보험 보험료가 평균 26% 상승할 것이며, 보험 가입자의 연간 보험료 부담은 평균 114% 늘거나 1천16달러(약 147만원) 인상되면서 전년 대비 2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220만명에서 730만명이 보험 갱신을 하지 않기로 결정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추정도 전했다. 아울러 무보험률은 다른 연령대보다 젊은 층에서 크게 상승할 전망이며, 인종별로는 흑인에 이어 백인에서 무보험률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성민

2026.01.01. 8:26

새해 첫날 스위스 스키휴양지서 화재…수십명 사망, 100명 부상(종합2보)

새해 첫날 스위스 스키휴양지서 화재…수십명 사망, 100명 부상(종합2보) 세계적 휴양지의 붐비는 술집…이탈리아 "약 40명 사망 정보" 수사당국, 공격 가능성 배제…佛매체 "샴페인병 폭죽서 불 시작" (런던·서울=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곽민서 기자 = 새해 첫날 스위스 스키 휴양지의 술집에서 화재와 폭발이 발생해 수십 명이 사망하고 약 100명이 다쳤다. AP·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경찰은 1일(현지시간) 새벽 1시 30분께 스위스 남서부 발레주 크랑 몽타나의 한 술집 겸 나이트클럽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해 수십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술집 내부에는 새해맞이를 위해 인파가 몰려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스위스 경찰은 사망자 신원 확인과 유가족 연락을 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사상자 수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외무부는 스위스 경찰로부터 약 40명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AFP 통신도 한 지역 일간지를 인용해 약 40명이 숨지고 100명이 다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화상 환자가 많고 그중 중상자가 다수다. 현지 경찰과 지역 당국은 많은 부상자가 화상으로 치료받고 있으며, 부상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중상이라고 말했다. 마티아스 레이나르 발레주 정부 수반은 발레 병원 중환자실과 수술실이 꽉 차 부상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상자 일부는 외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발레주는 이탈리아 북부와 국경을 맞댄 지역이다. 또 새해맞이 파티 중 발생한 사고인 만큼 젊은이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로잔의 한 병원은 16∼26세 환자 22명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나 테러 공격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베아트리스 피유 발레주 검찰총장은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수사관들이 공격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스위스 당국이 이번 화재를 '전면적 연소'라고 불렀는데, 이는 화재로 가연성 가스가 방출되고 이것이 격렬하게 점화해 백드래프트(연소 가스의 순간적 발화)를 일으키는 것을 뜻한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를 인용하며 화재가 먼저 발생하고 나서 술집 내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프랑스 방송 BFMTV는 목격자들을 인용해 이번 화재가 샴페인 여러 병에 달린 폭죽에서 시작됐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폭죽 달린 샴페인 병을 천장에 가깝게 든 종업원들이 있었다"며 "천장에 불이 붙고선 한 10초 만에 클럽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다른 목격자는 "여성 종업원이 남성 종업원의 어깨 위에 올라가 서 있었다"며 "병과 (폭죽의) 불꽃이 천장에서 단 몇㎝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촛불이나 폭죽으로 술집 지하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처럼 보이는 영상이 돌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발레주 웹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강수량이 부족해 새해맞이 불꽃놀이는 금지됐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사고 지역은 현재 전면 통제됐으며, 크랑 몽타나 상공에는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됐다. 크랑 몽타나는 스위스 알프스에서 가장 잘 알려진 봉우리인 마터호른에서 북쪽으로 약 40㎞ 떨어진 알프스 중심부의 산악마을로, 인구는 1만명이다. 가장 높은 지점은 해발 3천m에 달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키 리조트 지역으로, 알파인 스키 월드컵 순회 일정에서 주요 개최지로 꼽힌다. 내년 2월에는 알파인 스키 세계선수권대회가 크랑 몽타나에서 열릴 예정이다. 또한 내달 6일 개막하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앞서 남녀 활강 사전경기에 참여할 선수들을 맞이할 예정이었다고 AP는 전했다. 한편 독일과 호주에서도 새해 첫날을 전후해 사고가 잇따랐다. 독일 빌레펠트에서는 18세 남성 두 명이 사제 폭죽 사고로 숨졌다. 사고는 시내 서로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폭죽의 구체적인 종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호주에서는 새해 전날 밤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18세와 20세 남성 2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호주 빅토리아주 경찰은 흉기로 무장한 남성들이 멜버른 외곽 칼튼 지역의 한 식당 앞에서 두 남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2026.01.01. 8:26

금값 급등에 밀수 기승…직접매입 나선 중앙은행들

금값 급등에 밀수 기승…직접매입 나선 중앙은행들 오염·범죄자금화 부작용…합법거래·국고 늘리려 매입확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국제 금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금 밀수가 늘어나자 중앙은행들이 채굴된 금이 불법 거래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소규모 금광에서 직접 금을 사들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국제 금값은 전년보다 60% 넘게 올라 온스당 4천300달러를 넘었다. 금값 급등은 불법 채굴과 밀수를 더욱 부추긴다. 특히 금값 급등은 소규모 금광에서 비공식적 채굴이 많은 지역에서 삼림 파괴, 수질오염, 인신매매 및 강제노동, 분쟁 및 조직범죄 자금 지원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데이비드 테이트 세계금협회(WGC) 최고경영자(CEO)는 소규모 광산업체가 채굴하는 금이 많게는 연 1천t이고 그중 상당량이 밀거래된다면서 "악당들에게 넘어가는 금이 얼마나 되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50%만 돼도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값 급등으로 범죄조직 수입 증가, 환경 파괴와 같은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타난다면서 "금값이 1만 달러라도 됐다간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많은 국가 중앙은행이 금광 부문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중앙화한 매입 프로그램으로 전환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금 생산량은 연간 20t, 현재 가치로 28억 달러(약 4조원) 규모에 달하나 대부분은 불법으로 국외 반출된다. 마다가스카르 중앙은행의 아이보 안드리아나리벨로 총재는 이런 밀수 조직들이 항공기와 헬기까지 동원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국고에서 세수와 외화를 도둑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은행은 금 보유고를 1t에서 4t으로 늘리는 걸 목표로, 전국의 소규모 금광을 대상으로 금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매입한 금은 국외로 보내 정제해 외화로 바꾸거나 금 보유고를 늘린다. 안드리아나리벨로 총재는 "금이 마다가스카르에 이득이 되도록 하는 것, 금 산업을 합법화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가나에서는 소규모 채굴에 따른 수은 배출, 수질 오염 문제가 정치적 위기로 이어졌다. 가나 수로의 60% 이상이 금광 활동으로 오염됐다고 한다. 가나 중앙은행은 지난해 중앙 금 매입 조직을 신설했다. 에콰도르에서는 마약 밀매 조직이 현금을 노리고 금광으로 몰리고 있다. 에콰도르 중앙은행은 2016년 시작된 국내 금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달 남부 마을에 새로운 거래소를 개설하기로 했다. 이 은행의 투자 총괄 디에고 파트리시오 타피아 엔칼라다는 금 매입 프로그램에서 빠른 거래를 위해 좋은 매입가를 제시한다면서 "금광업체가 다른 통로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할 유인책으로 가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 체계가 간단한 것은 아니다. 특히 금광석이 합법적으로 채굴돼 정상적으로 거래되는 것인지, 분쟁이나 범죄에 연루되진 않았는지 출처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비정부기구(NGO) 스위스에이드의 원자재 총괄 마르크 위멜은 "이런 프로그램의 문제와 실패도 많이 목격된다"며 "대부분 실사 및 추적 체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2026.01.01. 8:26

이탈리아 "미국, 伊파스타 반덤핑 관세 대폭 인하"

이탈리아 "미국, 伊파스타 반덤핑 관세 대폭 인하" "92%→2∼14% 조정…최종 결론 3월11일 발표"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미국이 이탈리아산 파스타에 부과하기로 한 90%가 넘는 반덤핑 관세를 10% 내외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이탈리아 외무부를 인용해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외무부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새해부터 이탈리아 파스타 업체 13곳 제품에 부과하기로 한 91.74%의 반덤핑 관세는 업체별로 하향 조정됐다. 업체별 관세율을 보면 라몰리사나 2.26%, 가로팔로 13.98%이며 나머지 11곳은 9.09%다.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 조사는 당초 3월까지였지만 예정보다 결론이 앞당겨졌다는 것이 이탈리아 외무부의 설명이다. 이탈리아 외무부는 "관세 조정은 미국 당국이 우리 기업의 협력 의지를 인정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최종 결론은 3월 11일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의 공식 발표 전까지 최종 반덤핑 관세율은 달라질 수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은 작년 9월 이탈리아 파스타 업체가 미국 시장에서 가격을 지나치게 낮췄다며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이는 대미 수출품에 적용되는 기본 관세 15%에 추가되는 것이다. 미국은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2위 파스타 생산국이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전체 파스타의 69%를 생산한다. 이탈리아 국가통계청(ISTAT)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이탈리아 파스타 수출액은 40억 유로(약 6조8천억원)를 넘어섰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민경락

2026.01.01. 8:26

"우크라군 드론 공습에 헤르손에서 24명 숨져"

"우크라군 드론 공습에 헤르손에서 24명 숨져"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점령된 동부 헤르손을 무인기(드론)로 공습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타스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블라디미르 살도 헤르손 주지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헤르손 지역의 흑해 연안 마을 호를리의 카페와 호텔이 드론 3대의 공격을 받아 최소 24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는 2019년생을 비롯해 어린이 5명이 포함됐다고 한다. 공습 당시 새해 첫날을 축하하기 위해 주민들이 모여 있다가 변을 당했다고 살도 주지사는 설명했다. 살도 주지사는 "무방비 상태의 여성과 어린이를 표적으로 삼은 호를리 테러 공격은 우크라이나 정권의 고뇌를 보여주는 징후"라며 "많은 이가 산 채로 불에 탔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당국은 오는 2∼3일을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키이우 정권이 이 야만적 만행으로 재차 비인간적이고 네오나치적인 본성을 보여줬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평화를 염원한다는 위선적인 신년사 발언 직후 민간인을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호

2026.01.01. 8:26

[이상재의 시선] 세 개의 ‘사업보국’

조금 고리타분한 얘기로 새해를 시작해 보자. 사업보국(事業報國), 10여 년 전 기업 총수 신년사에나 등장했던 표현이다. ‘사업으로 나라의 은혜에 보답한다’는 뜻, 여기서 보(報)는 ‘갚다’ ‘보답하다’는 의미다. 국가·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에 기업이 일자리와 세금, 수출로 공헌하겠다는 인식이다. 사업보국(報國)의 국내 원조는 이병철(1910~1987) 삼성 창업주가 아닐까. 그는 자서전 『호암자전』에 이렇게 남겼다. “독립 국가 한국의 기업가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 나라 부강의 기초가 되는 민족자본의 형성이야말로 최우선 과제다. 사업 입지를 굳혔던 것을 제1의 각성이라고 한다면, 해방과 함께 결심한 사업보국 신념은 제2의 각성인 셈이다…때로는 돈벌이주의자라는 비난까지 사면서 고난의 길을 가는 출발점이기도 했다.” 고용·세금·수출 공헌 ‘보(報)국’ 관세협상 땐 ‘지킬 보(保)’ 존재감 정부·기업 ‘도울 보(輔)’ 관계 돼야 일자리 하나 더 만들고, 해외에서 1달러라도 벌어오는 게 생존이고 애국이었다. 이렇게 호암의 사업보국엔 유교적·도덕적 결연함이 묻어 있다. 그 사업보국의 개념이 조금 달라지고 있다. 지난 한해 가장 짜릿했던 비즈니스 장면으로 ‘인공지능(AI) 깐부’를 맺은 젠슨 황과 이재용, 정의선의 쓰리 샷이 꼽힌다. 사진만 찍은 게 아니다. 젠슨 황은 한국에 AI 칩 26만 장을 깜짝 선물로 내놨다. 관세 협상 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사로잡았던 ‘마스가(MASGA·미 조선업 부활 패키지) 카드’도 인상적이었다. 젠슨 황이 깐부라서 ‘전략 자원’을 덥석 넘기고, 트럼프는 마스가를 시그니처 프로젝트(대표 사업)로 밀고 나갈까. 그럴 리가. 한국이 보유한 ‘넘사벽’ 반도체 칩과 조선 경쟁력 덕분이다. 무역 전쟁과 지정학 리스크 속에서 말 그대로 존재감 뿜뿜이다. 이쯤 되면 나라를 지킨 보국(保國)이다. ‘갚을 보’ 사업보국이 이병철식 기업관이라면, ‘지킬 보’ 사업보국은 아산 정주영(1915~2001) 스타일과 닮았다. 아산의 기업보국은 지난함에서 나온다. 세월을 사야 한다. K조선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가스터빈이 그렇다. 지난해 말 두산에너빌리티가 대형 가스터빈을 ‘종주국’ 미국에 수출했을 때 업계가 화들짝 놀랐다. 제너럴일렉트릭·지멘스 등 전 세계 서너 개 업체만 생산하던 제품이었는데 신출내기 두산과 손을 잡아서다. 여기엔 두산그룹 4세 박지원 회장의 ‘20년 설득’이 숨어있다. 그는 20년 내내 봉급쟁이 사장이 바뀔 때마다 가스터빈 국산화를 주문했고, 어김없이 ‘지금 역량으로 안 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때마다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설파했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안정적 전력 조달이 숙제가 됐다. 덩달아 가스터빈 수요가 급증하면서 두산은 ‘귀하신 몸’이 됐다. 이번엔 사업보국(輔國)이다. 이때 보는 ‘돕는다’는 의미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독립운동가 김기오(1900~1955) 선생 얘기를 듣다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일제의 고문으로 하반신 불구가 된 그가 마흔여덟에 대한교과서를 창업할 때 슬로건이 ‘출판보국(輔國)’이었다. 가장 먼저 펴낸 게 『누에치기』 『거름』 『농작물 두루풀이』 같은 실업 교과서다. 도서당 발행 부수가 400부 미만, 돈이 될 리가 없었다. 그래도 그는 “실용 교육은 갓 태어난 나라가 못하는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서서 도와야 한다”며 소신을 밀어붙였다(이태룡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장). ‘도울 보’ 사업보국은 국가가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부족한 영역을 민간이 채우는 방식이다. 그게 해방 후 실용 교육이었다면, 지금은 AI나 플랫폼 영역일 것이다. 경제 안보와도 직결되니 보국(保國)과 보국(輔國)은 동전의 양면 같다. 돈만 잘 벌면 문제없다는 시대는 지났다. 독점 해도, 갑질 해도 나라에 기여하니까 괜찮다는 마인드는 이제 소비자가, 투자자가 용서하지 않는다. 지속가능성이 경영 화두가 되고, ESG(환경·사회적 가치·지배구조) 열풍이 불면서 ‘세 개의 보국’은 필수 구비세트가 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정부·여당은 어떤가. 여전히 대기업 하면 하청업체 쥐어짜고, 서로 짬짜미나 하는 집단이라고 재단한다. 기업인은 벤츠 타고 다니며 로비하는 부류로 여긴다. 그러니 노란봉투법에 이어 제3차 상법 개정을 논의 중이다. 탄력근로제 확대, 업종별 차등 적용 같은 융통성을 열어두지 않고 주 52시간제 족쇄에 가둔다. 세계는 거꾸로다. 보조금 퍼주고, 규제 풀면서 기업을 모시고 있다. 이렇게 급박한데도 일단 기업 때려잡기, 이거야말로 고리타분함을 넘어선다. 지금은 그 이상의 위기다. 이상재([email protected])

2026.01.01. 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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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한국 정통망법, 표현자유 훼손” 공식 표명

최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가 미국 온라인 플랫폼의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네트워크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승인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새 법률을 신중히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날 사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도 “네트워크법은 한·미기술 협력을 위태롭게 한다”고 비판했다. 미 정부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개정안이 향후 한·미 외교·통상 마찰의 뇌관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7월부터 시행되는 개정안은 불법이나 허위조작 정보라는 걸 알면서도 고의로 유포할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하도록 했다. 하지만 허위조작 정보를 가려내는 근거가 모호해 정부 등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개정안이 한국의 새로운 비관세 장벽이라고 여긴다. 최근 열린 제10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도 미국 측은 개정안이 무역 합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구([email protected])

2026.01.01. 8:24

[문소영의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 “경제 양극화 심각한데, 기본소득은 소득 불균형 심화시켜”

문화체육관광부가 연말에 흥미로운 보고서를 내놨다. 1996년부터 30년 가까이 한국인의 속마음을 추적해온 ‘한국인의 의식 및 가치관 조사’의 9번째 결과물이다. 618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 보고서를 훑어보면 한 가지 경향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인은 경제적 양극화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만, 결과적 평등을 향한 단순한 재분배 처방에는 점점 더 냉담해지고 있다. 현 정부 핵심 정책 과제인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가 더 크다. 문체부, 13~79세 6180명 조사 “기본소득이 불균형 심화” 38% “경제 양극화 심각” 답변 89% AI는 변수, 64%가 “불평등 심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경제적 양극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0명 중 9명(89.7%)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2022년보다 소폭 늘었고, “매우 심각하다”는 비중은 18.9%에서 32.2%로 크게 뛰었다. “우리 사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도 “빈부격차”(23.2%)가 1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일자리”(22.9%), “부동산·주택 문제”(13.2%)가 뒤따랐다. “노력에 따른 격차 인정”은 61% 그런데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결과도 함께 나온다. “노력에 따른 소득 격차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최근 10년간 꾸준히 상승해 2025년 61.8%에 이르렀고, “소득을 공평하게 분배해야 한다”(13.5%)를 크게 앞섰다. 생계·복지 책임을 “당사자 책임”(37.6%)으로 보는 경향도 “정부 복지 책임”(31.1%)보다 높다. 2016년에는 반대로 정부 책임이 거의 2배였다. 교육에서도 “차등적 교육환경”(42.2%) 지지가 “동일한 교육환경”(27.0%)보다 우세해졌다. 하지만 이것은 모순이라기보다, 한국인이 ‘격차 자체’보다 ‘격차가 만들어지는 방식’에 더 민감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대표 사례가 기본소득 인식이다. “소득 불균형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28.2%)보다 오히려 “소득 불균형을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38.0%)가 우세했다. 단순히 복지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를 넘어, ‘일하지 않는 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시스템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거부감이 작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자유냐 평등이냐’에는 별 관심이 없고 ‘공정하냐’에 큰 관심을 갖더라”고 최근 만난 세계사 만화가 이원복 전 덕성여대 총장은 말했다. 이번 조사는 만 13~79세를 대상으로 했고, 처음으로 만 13~18세 청소년층이 포함됐다. 아직 연령별 세부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아, 이런 경향을 특정 세대가 주도했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다만 청년층이 많이 이용하는 유튜브·소셜미디어를 보면, 실력과 노력에 따른 격차를 ‘공정’으로 여기고 ‘무임승차’를 혐오하는 정서가 두드러진다. 관료·정치인의 자녀 입시 비리, 채용 비리, 규제 정보를 미리 입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동산·주식 투자 등은 대표적 ‘불공정’이자 ‘사다리 걷어차기’로서 격렬한 비난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조사에서 ‘집단 간 갈등의 크기’를 묻는 문항에서 세대 갈등·남녀 갈등이 커졌다는 응답이 늘어난 반면, ‘부유층 vs 서민층 갈등’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감소한 것도 흥미롭다. ‘공정하게 얻은 부는 인정한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 아닐까. 양극화는 해결해야 하지만, 무조건 배분이 아니라 ‘불공정 해소’ 및 ‘계층 사다리 복원’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식이 이동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 흐름은 『자유론』의 저자 존 스튜어트 밀(1806~1873)이 말한 “각 개인이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결과물에 대해 독점적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정당성을 지니는 사유재산제”에 대한 민감성과도 맞닿아 있다. 기본소득에 반감이 큰 것은 궁극적으로 사유재산제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은 재산·소득·노동 여부와 무관하게 지급되는 정기 소득이다. 기본소득·기본주택 등이 결합된 기본사회는 재원 조달을 위해 정부가 더 많은 세금을 걷어 다시 나누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 세금으로 나간 돈을 궁극적으로 돌려받더라도, 그 시기와 형태는 정부 결정에 좌우된다. 개인의 투자·소비 결정권이 제약받는 것이다. 나아가 국민이 소득·주거 등에서 국가에 더 의존할수록, 정부 결정에 종속될 위험도 커진다. 밀이 사회주의의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끝내 사유재산제를 지지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말했다. “국가가 설령 유익한 목적을 위해서라고 할지라도, 국민들을 자기 손안에서 다루기 쉬운 고분고분한 도구로 만들기 위해 그들을 난쟁이로 만든다면, 그렇게 작아진 사람들로써는 그 어떤 위대한 일도 결코 성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현실적 우려도 있다. 기본소득 같은 보편 현금이 풀리면 물가, 특히 자산 가격이 오르기 쉽다. 최종적으로 이득을 보는 집단이 자산 보유자와 시장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면서 “오히려 소득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자연스레 나왔으리라. ‘AI로 인한 일자리 나누기’ 51%가 동의 다만 이번 조사에서 AI 시대에 대한 응답은 변수가 된다. 시민 64.3%는 AI가 일자리 불평등을 심화할 것이라고 봤다. 경제학자들과 IT 전문가 중에는 AI 및 관련 자본을 소유하고 잘 활용하는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 사이에서 양극화가 발생할 것이고, 근로소득 기회를 잃은 사람들의 기초생활 보장을 위해 일종의 기본소득이 필요하리라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 가운데 조사 대상 시민들은 “AI로 인한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에 51.8%가 동의했다. 더 많은 여가를 누리되 밀의 말처럼 “개인이 자신의 노력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그 대가를 받는 시스템”은 유지하고 싶다는 대중의 의지가 읽힌다. 연말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불평등을 걱정하는 사회이지만 동시에 “평등”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자동적으로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사회다. 그 사이에서 새로 떠오른 키워드가 “공정”이다. 공정은 구호가 아니라 설계다. 불평등을 줄이되 노력의 보상을 훼손하지 않는 설계, AI가 일자리를 위협하는 가운데에도 고용과 시장의 역동성을 살리되 반칙과 불로소득을 줄이는 설계. 한국인의 의식이 원하는 것은 이것이다. 2026년의 한국은, 그 어려운 실험을 해야 할 것이다. 문소영([email protected])

2026.01.01.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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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원잠 공조 사실이었나…침몰 러 선박 수상한 화물

2024년 12월 지중해에서 침몰한 러시아 화물선이 북한에 전달할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용 원자로 부품을 싣고 있었을 수 있다는 외신 보도를 놓고 파문이 일고 있다. 꾸준히 제기돼 온 러시아의 북한 원잠 원자로 지원설이 물증으로 확인될 수 있어서다. 관련 의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매체 라 베르다드의 보도에서 비롯됐다. 라 베르다드는 “스페인 당국은 당시 침몰한 러시아 선박 우르사 마요르호가 북한으로 향하는 VM-4SG 원자로 2기의 케이싱(외부 덮개)을 싣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VM-4SG는 전략 원잠에 사용되는 VM-4 계열 소형 원자로의 개량형으로 여전히 러시아 해군이 운용하고 있다. 케이싱은 원자로를 둘러싼 금속 외피로 냉각·차폐·배관 체계와 맞물리는 핵심 구조물이다. 스페인 당국은 침몰 경위를 들여다보다 수상한 점이 포착돼 심층 조사를 벌였다고 한다. 선박 선미에 미신고 화물이 실려 있었는데, 서류상에는 항만 크레인과 쇄빙선용 덮개 등으로 명시됐지만 방수포로 덮여있던 대형 화물에서 원자로 부품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조사 당국은 선장이 말을 바꾼 점에도 주목했다. 쇄빙선용 덮개로 보기엔 65t 화물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지적에 선장은 맨홀 덮개라고 진술을 번복했다. 항로에서도 특이점이 발견됐다. 스페인 당국은 사고 전후 우르사 마요르호가 이유를 알 수 없는 감속과 항로 변경을 반복했다고 봤다. 라 베르다드는 “서방 잠수함이 북한으로 향하던 원자로 2기의 은밀한 운송을 차단하기 위해 격침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선박에는 초공동 어뢰로 추정되는 관통 흔적이 발견됐다고 한다. 사고 직후 러시아의 움직임도 의문을 키운다. 침몰 직후 러시아 해군 상륙함은 스페인 측에 구조 작전 통제권을 요구하며 스페인 구조대의 접근을 제한하려 했다. 이후 러시아 해양조사선 얀타르가 침몰 해역에 접근해 해저를 수색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현지 매체들은 러시아가 바다에 남은 화물을 확인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라 베르다드는 “스페인 당국은 이런 정황을 종합해 우르사 마요르호가 원래 목적지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북한 나선항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추정한다”고 보도했다. 나선항 하역에 사용될 용도로 대형 크레인이 선박에 함께 실렸다는 추론도 나왔다. 스페인 당국의 조사가 사실이라면 2024년 말 이미 러시아가 북한에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대가로 원잠용 원자로를 통째로 지원했다는 의미가 된다. 원잠은 본토가 공격당하더라도 수중에서 얼마든지 반격이 가능한 이른바 ‘제2격’ 개념의 핵심으로, 핵 위협 능력을 급격히 끌어올릴 수 있다. 이근평([email protected])

2026.01.01.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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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옛 지하철역서, 쿠란에 손 얹고…맘다니 취임

미국 뉴욕시 최초의 무슬림 출신 시장인 조란 맘다니가 1일(현지시간) 그의 아내(오른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슬람 경전 쿠란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뉴욕 시장 취임식에 쿠란이 사용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취임식은 1945년 폐쇄된 맨해튼 구 시청 IRT 지하철역에서 열렸다. 맘다니는 지하철역에 대해 “우리 도시의 활력, 건강함, 유산에서 대중교통이 갖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2026.01.01.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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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실제 지지율은 64%” 주장의 불편한 진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내 지지율은 64%”란 글을 올렸다. 그리고는 “그럴 만하다. 강력한 국경, 인플레이션 없는 환경, 막강한 군사력, 훌륭한 경제를 갖게 된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라고 했다. 여론분석 업체 ‘디시즌데스크HQ(DDHQ)’ 기준 트럼프의 지지율 평균은 44.1%다. 30%대 결과도 줄줄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를 “작가들의 글보다 훨씬 조작됐다”고 치부했다. 그럼 64%의 근거는 뭘까. 첨부된 사진엔 ‘트라팔가’란 표기가 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당선을 예측해 유명세를 탔던 업체다. 공화당 성향이 강하지만 당내 여론팀도 “조사기법을 공개하지 않아 어떻게 조사하는지 모른다”고 평가한다. 트라팔가의 조사 결과를 확인해봤다. 찬성 50.2%, 반대 44.6%라는 결과표와 함께 응답자의 대략적 비율만 공개한 7장짜리 리포트였다. 64%는 없었다. 가장 근접한 데이터를 찾아봤다. 그랬더니 트럼프의 인식을 추정할 단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첫 번째 가능성. 조사에서 ‘강한 반대’를 택한 37.4%를 제외하면 62.6%가 나온다. 이 경우 7.1%의 ‘반대’와 5.2%의 무응답자가 트럼프가 인식하는 지지자에 포함된다. 두 번째 가능성은 응답자의 36.5%인 민주당 지지자 전체를 제외한 63.5%다. 반올림하면 정확히 64%다. 두 가지 가능성의 공통점은 이분법이다. 이러한 극단적 ‘뺄셈의 정치’를 위해선 명확한 적(敵)의 개념이 필요하다. 64%가 자신을 지지한다고 믿는 트럼프는 야당 내 강한 반대론자는 물론, 더 나아가 유권자의 절반인 야당 지지자 전체를 적으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17일 대국민연설에서 표출됐다. 트럼프는 18분으로 제한된 생방송 연설 내내 바이든 전 대통령만 공격했다. 고물가와 일자리 부족, 복지비용 증가, 주거비 상승 등 모든 부정적 상황은 모두 바이든 때문이고, 바이든 정책의 핵심은 불법 이민자라고 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은 이를 ‘이민자 혐오 증후군’이란 정신이상 증세라고 했다. “대부분의 유권자는 이민자가 일자리를 뺏는다는 증오가 ‘이민자가 들여온 병든 소 때문에 쇠고기 가격이 올랐다’는 재무장관의 황당한 발언으로 확대된 상황까지 감당하기는 어려워한다”는 주장이다. ‘선진 미국’의 모범 사례를 좋아하는 한국의 정치도 참고하기를 권한다. 정치적 의도를 떠나 야권 인사의 발탁과 관련해 나오는 “변절자의 말로는 비참할 것”이라는 등의 무시무시한 대사는 조폭 영화만으로도 충분하다. 강태화([email protected])

2026.01.01.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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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 “빵집 성심당 70돌 축하합니다”

레오 14세(사진) 교황이 대전 성심당에 창립 70주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1일 성심당 등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이 교황이 서명한 축하 메시지를 성심당에 전달했다. 교황은 메시지에서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대전의 유서 깊은 제과점 성심당에 축복의 인사를 전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심당이 지난 세월 동안 ‘모두를 위한 경제’ 모델에 입각하여 형제애와 연대적 도움을 증진하고자 시민 공동체와 교회 공동체,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이루어 낸 중대한 사회적, 경제적 업적에 깊은 치하를 보냅니다”라고 적었다. 1956년 대전역 광장 노천 찐빵집으로 시작한 성심당은 수십 년째 어려운 이웃에게 빵을 기부해왔다. 정혜정([email protected])

2026.01.01.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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