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측에서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법원은 김건희 여사와 권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해선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28일 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2022년 2월 8일 권 의원은 가평에 한학자(통일교 총재)를 찾아가 만났고, 대선 이후엔 윤 전 본부장과 대통령 당선인의 독대를 주선하는 등 통일교의 영향력 확대를 도왔다”고 밝혔다.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권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고, 10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된다. 김건희 특검팀은 권 의원이 2022년 1월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윤 전 본부장을 만나 현금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 기재 내용, 카카오톡 내용, 이모씨(윤 전 본부장 아내) 사진 등의 증거 능력을 인정해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윤 전 본부장이 만남 직후 권 의원에게 “오늘 드린 것은 작지만 윤석열 대통령후보를 위해 요긴하게 써주시면 좋겠다”고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가 혐의를 뒷받침했다. 당일 다이어리에 ‘권성동 의원 점심, 큰 거 1장 support(지원)’라고 기재된 내용도 나왔다. 윤 전 본부장의 아내인 통일교 전 재정국장 이모씨가 현금 전달 전 포장된 1억원을 찍은 사진도 유죄의 증거가 됐다. 이번 판결은 20대 대선 과정에서 통일교가 국민의힘을 지원했다는 특검 공소사실을 법원이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1억원 전달과 함께 통일교 조직을 동원한 대선 지원을 약속했고, 윤 전 대통령 당선 시 통일교 현안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해 달라고 청탁했다고 봤다. 재판에선 위법 수집 증거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됐다. 특검팀이 수사에 활용한 증거물은 특검 출범 전 서울남부지검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것들인데, 당초 김 여사 샤넬백 수수 사건 수사를 위해 이뤄진 압수였던 만큼 별건으로 수집된 위법 증거라는 게 권 의원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김 여사는 배우자고, 권 의원은 윤핵관으로 모두 대통령과 밀접한 최측근”이라며 “앞선 압수수색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한 통일교 청탁을 수사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권 의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국회의원은 헌법에 청렴 의무가 규정된 유일한 국가기관”이라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건 국민 기대와 헌법상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했다. 이날 같은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에 대한 선고도 진행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징역 8개월, 청탁금지법과 업무상 횡령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처한다”고 밝혔다. 또 “윤 전 본부장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의 승인을 받은 다음 직접 실행에 나섰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의 혐의 중 미국 원정도박 수사에 대비해 회계 프로그램을 조작했다는 혐의(증거인멸)는 특검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정진호([email protected])
2026.01.28. 9:00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열린 외국인투자 기업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는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핵심 축이었고,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 조성을 약속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26.01.28. 8:56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8일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되지 않아 (투자 관련) 합의사항 이행이 늦어지는 데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쓴 이유를 김 실장은 이렇게 분석했다. 김 실장은 “미국 불만의 100%가 국회의 입법 지연에 있다고 보고 있고, 미국도 그렇게 답하고 있다”고 했다. 야권이 제기하는 ‘정부 책임론’에 선을 긋고 ‘국회 책임’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모든 사태의 책임은 중대한 통상 합의를 체결해 놓고 국회 비준 절차를 외면해 왔던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김 실장은 대미 투자 양해각서(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국회 비준 대상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MOU 체결 당시)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없다는 건 한국과 미국 간 아무 이견이 없었다. MOU를 비준하는 나라도 없다”며 “(비준은) 최근 한·미 간에 일어난 일에 대한 원인이 아니다”고 했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조현 외교부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가 나온 뒤 저희가 (미국) 국무부와 접촉한 바로는 쿠팡이나 온플법(온라인플랫폼법)과는 (관세 인상이)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조 장관은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정되는 특별한 이유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그런 이유에서 추가 메시지를 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선언 하루 만에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와 협의해 지난해 11월 26일 대미투자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미 합의에 따라 미국 정부는 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된 달 1일을 기준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15%로 내렸다. 하지만 석 달 동안 특별법 처리에 진척이 없자 ‘상호관세 25%’가 언급된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김 실장은 “미국에 우리 정부와 국회가 이런(특별법 처리) 노력을 한다는 점을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실제 관세를 올릴 가능성엔 “절차는 (미국) 관보 작업이 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그런 일이 없도록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일 한국의 대미 투자금이 알래스카 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활용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김 실장은 “대미 투자 프로젝트 최우선 원칙은 상업적 합리성”이라며 “알래스카 LNG (투자)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윤성민.여성국([email protected])
2026.01.28. 8:5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대(對)한국 관세 원상복구’ 선언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미국 테크기업 규제 움직임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원인일 수 있다는 관측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는 한·미 무역 합의 이행의 근거가 되는 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처리 지연을 문제 삼았지만, 이면에는 쿠팡 등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차별대우 논란과 온라인플랫폼법 등 디지털 규제 움직임에 대한 불만이 있다는 관측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술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와 조사에 대해 한국에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J D 밴스 부통령은 지난 23일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회동에서 쿠팡을 비롯한 미국 테크기업에 불이익을 주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쿠팡과 같은 테크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서 의미 있는 완화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고 한다. 특히 “밴스 부통령이 명시적인 위협을 가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테크기업에 대한 조치가 지속될 경우 한·미 무역 합의가 흔들리고 관세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김 총리는 지난 23일 부통령 회담 직후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밴스 부통령이 미국 기업인 쿠팡이 한국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물어 개인정보 유출 건에 대해 설명했다. 부통령은 이해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부통령이 품었던 의문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결과가 26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원상복구’ 선언으로 이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이날 “밴스 부통령과의 회담은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김 총리는 정확한 상황을 공유하고 (쿠팡에) 차별적 대우가 아님을 충분히 설명했다”며 “부통령이 쿠팡에 대해 차별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총리의 방미 기간 미 측이 주요 외빈을 보호하는 국무부의 외교경호실(DSS) 경호를 제공하지 않은 사실도 파악됐다. 28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 총리가 미국에 머무르는 동안 DSS 요원들이 김 총리를 경호하지 않았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미 측은 통상 DSS 경호는 외교장관에게 제공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타국 정상에게는 미 대통령을 경호하는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의 경호가 제공되지만, 김 총리는 정상은 아니기 때문에 SS 요원 경호도 없었다는 것이다. 국무부 조직 DSS는 국무부 고위 관료 등 외교 요인과 자산, 정보 보호가 주된 임무다. 통상 한국 외교장관의 방미 시 DSS 요원들이 근접 경호를 맡는다. 이와 관련, 총리실 관계자는 “의전이나 경호에서 어떤 불편함도 없었다. 각별한 의전과 특별한 배려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외교장관에게도 제공하는 경호를 총리에게 제공하지 않은 배경을 두고 여러 뒷말이 나온다. 한국 국무총리의 단독 방미 전례가 거의 없어서일 수도 있다. 다만 미 국무부는 DSS 요원의 국내 임무에 대해 ‘국무장관 및 방미하는 외국의 고위 관리 경호’로 설명하고 있다. 총리도 대상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18년과 2019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방미했을 때는 DSS 요원들이 근접 경호했다. 김형구.윤지원([email protected])
2026.01.28. 8:53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한동훈 전 대표 제명안 처리와 관련해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위원회의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사실상 제명 의결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을 요구하는 단식 농성과 이후 입원 치료 등을 거쳐 13일 만인 이날 당무에 복귀한 장 대표는 서울 서초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센터를 찾아 물가 점검 간담회를 진행했다. 장 대표는 행사 뒤 한 전 대표 제명에 대해 “절차에 따라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며 “당내 문제는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최고위에 제명안이 상정되고, 윤리위원회 결정대로 제명이 확정될 수 있다고 내비친 것이다. 그간 장 대표와 한 전 대표 사이에서 물밑 조율을 시도했던 한 의원도 “반전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제명안 처리가 임박하자 내홍은 극에 달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28일 김영삼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시사회 참석 이후 취재진을 만나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김 전 대통령 말씀처럼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국민과 계속 가겠다”고 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친한계 배현진 의원은 “승리만을 위해 가자는 절박한 목소리를 장동혁 지도부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파국을 막기 위해 “제명만큼은 안 된다”는 중재 목소리도 계속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특정인을 찍어내듯 제명하고 뺄셈의 정치를 강행하는 건 모두가 패배하는 길”이라며 “두 분이 오늘(28일)이라도 만나 터놓고 얘기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한 전 대표가 자기 스태프(장 대표)랑 진짜 (보수)냐, 가짜 (보수)냐를 놓고 싸우는 건 보수의 가치와 아무 상관이 없고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박준규.양수민([email protected])
2026.01.28. 8:5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앞쪽)가 지난 27일 ‘갱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발사된 네 발의 방사포탄들은 358.5㎞ 떨어진 해상표적을 강타했다”고 밝혔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2026.01.28. 8:50
미국 애리조나주 국경 지대에서 시민이 국경 단속 요원의 총에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27일(현지시간) 오전 7시30분쯤 애리조나 남부 국경 지대인 피마 카운티에서 일어났다. 미국인 패트릭 게리 슐레겔(34)이 국경순찰대(USBP) 요원이 쏜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현지 보안관에 따르면 인신매매 용의자를 쫓던 요원들이 의심스러운 트럭을 세우려고 시도했다. 운전자 슐레겔이 차에서 내려 총격전을 벌이며 도주하는 과정에서 요원들의 총에 맞았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슐레겔은 중태였다. 하지만 수술 후 안정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과 24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미국인 르네 굿과 알렉스 프레티가 단속 요원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일어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총격 사건이다. 야당인 민주당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을 거부할 경우 탄핵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프레티가 연방 요원을 학살하려 했다는 당국 발표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나자 백악관과 국토안보부, 세관국경보호국 등 관련 기관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국토안보부의 대대적 불법 이민자 단속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에게 총을 발사한 사례는 총 16번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시민 4명을 포함한 최소 10명이 요원의 총에 맞았다. 이 가운데 3명은 숨졌다. 하지만 총을 발사한 요원 중 형사 기소되거나 징계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2026.01.28. 8:48
층간소음 문제로 찾아온 이웃에게 끓는 식용유를 끼얹은 60대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늘었다. 대전지법 제2-3형사부는 특수상해·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60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이 거주하는 대전 서구 괴정동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찾아온 윗집 이웃 60대 B씨에게 욕설한 뒤 끓는 식용유를 끼얹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어깨와 목, 팔, 다리 등에 3도 화상을 입고 약 6주간의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소음문제로 찾아온 옆집 이웃 50대 C씨를 흉기로 협박한 혐의도 있다. 1심은 “범행 내용과 위험성을 볼 때 죄질이 매우 나쁘고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중하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 형량이 범죄의 중대성에 비해 낮다고 판단해 항소를 결정했고 A씨 측은 형량이 과하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죄를 더 무겁게 보고 검찰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장구슬([email protected])
2026.01.28. 8:4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관세에 대해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관세를 기존의 15%에서 25%로 기습 인상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결과에 따라 발표를 철회할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에서 진행한 경제 연설에서 한국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내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면 상대방은 ‘하겠다’고 한다”며 관세를 무기로 상대를 압박해 “미국이 세계에서 그 어느 때보다 존중받게 됐다”고 자화자찬했다. 백악관에서 아이오와로 출발하기 전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한국의 구체적 투자 성과가 절실할 수 있다. 실제 백악관은 이날 ‘관세 인상 배경’을 묻는 중앙일보의 질의에 “단순한 현실은 한국이 관세 인하의 대가로 합의를 했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관세를 인하했지만, 한국은 약속을 이행하는 데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했다. 실제 관세 인상 가능성과 시기 등을 묻는 말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최대한 조속한 투자 이행을 압박하기 위해 관세 카드를 꺼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의 대미 접촉도 본격화됐다. 방산 특사단으로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8일 오후까지 관련 일정을 소화한 후 미국으로 넘어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긴급 면담을 추진한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조만간 미국을 찾아 카운트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태화.안효성([email protected])
2026.01.28. 8:47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청 별관에서 열린 ‘2025학년도 영등포 늘푸름학교 졸업식’에서 만학도 졸업생들이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이날 초등반 20명과 중학반 25명이 졸업했다. 영등포구에서 직접 운영하는 늘푸름학교는 초등·중학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성인문해 교육기관으로 현재 초등 및 중학 과정을 포함해 총 6개 반이 운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2026.01.28. 8:47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재미교포 클로이 김(26)은 빅스타다. 미국 야후스포츠 등 주요 외신들은 올림픽 10대 관전 포인트 중 1위로 그의 3연패 여부를 꼽을 정도다. 하지만 미국의 기대를 산산조각 낼 강력한 대항마가 등장했다. 바로 한국 스노보드의 희망, 최가온(18·세화여고)이다. 두 선수의 대결은 단순한 신구 조화를 넘어, 여자 스노보드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 전쟁이 될 전망이다. 다음 달 11~12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리는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현재 기세만 보면 최가온이 한 발 앞서 있다. 최가온은 지난달부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파죽의 3연속 우승을 했다. 반면 2018 평창과 2022 베이징 올림픽을 제패하며 ‘언터처블’로 불렸던 클로이 김은 올 시즌 아직 우승 소식이 없다. 게다가 이달 초 어깨 부상까지 당해 컨디션이 100%가 아니다. 하프파이프는 U자 모양의 반 원통형 슬로프를 가로지르며 공중회전과 점프를 선보이는 종목이다. 심판들은 도약 높이와 기술의 난이도, 완성도는 물론 얼마나 다양한 기술을 조합하느냐를 종합해 점수를 매긴다. 기술 이름이 조금 어렵지만, 최가온의 주무기를 이해하면 이번 올림픽의 승부처가 어디인지 명확해진다. 오른손잡이인 최가온은 왼발을 앞에 두고 타는 ‘레귤러’ 포지션이다. 그의 시그니처는 14살 때 이미 마스터한 ‘스위치 백사이드 900(스위치 백 나인)’이다. 진행 방향을 거꾸로 뒤집어(스위치) 등을 진 채로(백사이드) 공중에서 두 바퀴 반(900도)을 도는 고난도 기술이다. 최가온은 “백 나인은 여자 선수 톱5 안에서도 구사하는 선수가 드물고, 남자 선수들도 이 기술로 주행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최가온은 올림픽 필살기로 반 바퀴를 더 도는 ‘스위치 백사이드 1080(스위치 백 텐)’까지 완벽하게 준비했다. 김준호 JTBC 해설위원은 “최근 FIS가 ‘스위치 백사이드와 앨리웁(진행 방향과 반대로 도는 기술)을 넣어야 높은 점수를 주겠다’며 최가온에게 유리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최가온에게 ‘공포’라는 단어는 없다. 사실 그는 2년 전 1080도 회전을 연습하다 척추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해 세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으나 보드 위로 돌아온 그의 점프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 최가온의 가장 큰 장점은 보통 여자 선수들의 두 배에 달하는 ‘최대 5m’의 폭발적인 점프력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이 정도 높이로 날아오르는 선수는 최가온과 클로이 김, 딱 두 명뿐이다. 물론 전설 클로이 김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의 주무기는 비스듬한 회전축을 이용해 세 바퀴를 도는 ‘캡 더블콕 1080’이다. 이미 작년에 세 바퀴 반을 도는 ‘1260’ 기술을 거의 완성했고, 최근에는 연습 현장에서 네 바퀴(1440도) 회전까지 성공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들려온다. 김 위원은 “베이징 때까지 클로이 김이 실력의 80%만 써도 우승했다면, 이제는 100%를 쏟아부어야 대등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명의 예선은 11일, 결선은 12일에 열린다. 하프파이프는 예선 1위를 차지하면 결선에서 가장 마지막 순서로 출발하는 특권을 얻는다. 앞선 경쟁자들의 점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더 높은 난이도의 기술을 던질지, 아니면 안정적인 기술로 굳히기에 들어갈지 결정하는 ‘눈치싸움’과 심리전이 결전의 백미가 될 전망이다. 고봉준.박린([email protected])
2026.01.28. 8:45
정부 일각과 여당에서 유엔군사령부(유엔사)의 승인 없이 비무장지대(DMZ)를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DMZ법’을 추진하는 데 대해 유엔사가 28일 “DMZ법이 통과되면 이는 정전협정에 대한 정면 충돌(direct conflict)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입장 표명 자제를 원칙으로 삼는 유엔사가 특정 사안에 대해 이처럼 강도 높은 우려를 표명한 건 이례적이다. 복수의 유엔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기지 드래곤힐로지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DMZ법이 통과되면 법적으로나 논리적으로 한국 정부가 정전협정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만약 한국 정부가 유엔사의 승인 없이 DMZ 내 민간인 출입을 허가한다면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각을 세우는 것 자체를 꺼려 온 유엔사가 ‘위반’, ‘충돌’ 등의 용어로 사실상 DMZ법을 반박한 셈이다. 다만 유엔사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관한 것이나 DMZ법에 대한 우려 표명도 아니며, 정전협정 등 법적 해석에 관한 문제”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정전협정과 DMZ법이 충돌할 소지”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은 “군사정전위의 특정한 허가를 얻고 들어가는 인원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군인이나 민간인도 DMZ에 들어감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DMZ법이 통일부 장관 등 한국 정부에 임의로 DMZ 출입 허가권을 부여하려는 건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게 유엔사의 입장이다. 다른 유엔사 관계자는 “DMZ 남측 지역이 대한민국의 주권적 영토라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1953년 한국 정부는 정전협정을 적용받기로 주권적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목은 지난해 조원철 법제처장이 유엔사 관계자들을 비공개 면담했을 때 조 처장도 동의한 부분이라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DMZ 남측 지역에 대해 한국 정부가 주권을 행사해 유엔사의 관할권을 빼앗아 갈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정전협정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게 되고, 한국이나 유엔사뿐 아니라 다른 이해 관계자들까지 심각한 여파(significant consequences)를 초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엔사는 “(DMZ법이) 언론 보도가 되기 전에 협의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도 했다. 또 다른 유엔사 관계자는 “DMZ 내부에서 어떤 사건이 양측 간 적대 행위로 귀결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닌 유엔사 사령관에게 있다”면서 유엔사의 권한뿐 아니라 관리 책임도 부각했다. 그는 책자로 만든 정전협정을 들어보이며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으로 명시적으로 대체되기 전까지 효력을 유지한다”며 “평화적 합의(평화협정)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유정([email protected])
2026.01.28. 8:42
외출 제한 명령을 어기고 수차례 집을 나서 재판에 넘겨진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73)이 법정구속됐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부장 안효승)는 28일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두순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재범의 우려가 있다”며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 직후 조두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두순은 지난해 3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여러 차례 외출 제한 명령을 어기고 경기 안산시 단원구 주거지를 무단 이탈한 혐의를 받는다. 조두순의 외출 제한 시간은 등·하교 시간대인 오전 7~9시와 오후 3~6시, 야간 시간대인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다. 또 집 안에서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망가뜨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준수사항을 정면으로 위반해 지역 사회에 극심한 불안감을 안겼고, 이미 동일한 위반 행위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범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조두순은 “건강 악화로 인한 우발적 행동”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전자장치 피부착자에게 (재택명령 등) 준수사항을 부과하는 것은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이를 위반한 것을 가볍게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은 이미 5년간 전자장치를 부착하고 있어 이를 위반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정신장애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이 이뤄진 점, 무단 외출 시간이 짧았고 보호관찰관에 의해 즉시 복귀 조치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최모란([email protected])
2026.01.28. 8:38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유명 성장클리닉. 평일 오후에도 번호표를 손에 든 부모와 아이들로 대기실이 가득찼다. 진료를 마친 아이들과 함께 클리닉 밖으로 나오는 학부모들은 저마다 손에 성장호르몬 주사제가 담긴 보냉가방을 들고 있었다. 지난 9일 초등학생 남매를 데리고 이곳을 찾은 학부모는 “아이들 키 때문에 걱정이 많아서 멀리서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를 중심으로 키 성장 치료제를 처방하는 성장클리닉이 성업 중이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선 ‘성장 검사는 필수 코스’라는 이야기가 돌고, 키가 그리 작지 않은 아이에게도 클리닉을 권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28일 한 유명 성장클리닉에 문의하니, 자녀 성장 검사를 받으려면 1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성장판 촬영에만 약 10만원, 혈액·초음파 검사를 추가하면 50만원 후반대 비용이 든다고 한다. 검사 비용만 이 정도며, 실제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를 시작하면 월 최대 1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클리닉을 찾는 학부모는 계속 늘고 있다. 9세 남자아이 학부모 정모씨는 “클리닉에서 5~9세가 ‘골든타임’이라고 안내하고, 우리 아이는 늦게 왔다고 했다”며 “주사를 안 맞으면 160~165㎝까지 크고, 주사를 맞으면 170㎝ 이상 큰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10세 남아 학부모 안모씨도 “주변 부모들은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히는 걸 자랑삼아 얘기하고, 다들 돈만 있다면 맞히고 싶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성장호르몬 치료가 마치 대세처럼 여겨지며 키가 또래보다 큰 어린이까지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19세 이하 미성년자에 대한 성장호르몬 처방 건수는 2020년 89만5011건에서 2024년 162만1154건으로 4년 사이 2배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처방액은 596억8100만원에서 1592억5400만원으로 2.6배가 됐다. 처방 건수보다 더 크게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처방 건수 증가와 함께 부작용 사례도 늘었다는 것이다. 성장호르몬 주사제의 중대 부작용(폐렴 등) 사례는 2020년 9건에서 2024년 165건으로 급증했다. 게다가 ‘10㎝ up(업)’이나 ‘부모들이 절대 알 수 없는 키 성장의 비밀을 공개한다’는 등의 과장 광고도 늘었고, 키 성장 효과를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자세·체형 관리 업체들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에선 ‘6개월 만에 15㎝가 컸다’ 같이 먹기만 하면 단기간에 키가 크는 것처럼 홍보하는 식품 광고들도 난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상적인 성장 흐름에 있는 아이까지 분위기에 휩쓸려 주사를 맞는 사례가 많아지는 것은 문제라고 진단했다. 서병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나 터너 증후군 등 명확한 병이 있을 경우 성장호르몬 주사를 권장하지만, 그게 아닌 아이에게도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주사를 맞으면 무조건 키가 큰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현재 키가 작아도 잘 크고 있는 아이에겐 주사 효과가 크지 않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도 “지난해 병·의원, 약국의 과대광고 여부 등을 점검했고, 올해도 성장호르몬 제제의 안전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성빈.류효림([email protected])
2026.01.28. 8:37
윤영오(사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27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1944년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연세대 행정학과-미국 조지워싱턴대(정치학 박사)를 졸업하고 1985년부터 국민대 교수로 재직하며 정치대학원장을 지냈다. 한국국제정치학회장 등을 역임한 고인은 김영삼 정부 당시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에 참여해 동명의 책을 저술했고, 4·19 민주 이념 계승 단체 사월회의 회장 등을 맡기도 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타협과 합의의 정치를 강조한 정치학자”라고 했다. 유족은 부인 장혜란(한양대 명예교수)씨, 딸 애리(전 한양대 부교수)씨, 아들 유진(커빙턴 앤드 벌링 변호사)씨, 사위 서병호(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실장)씨와 며느리 한정은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 발인은 30일 오전 9시30분. 김규태([email protected])
2026.01.28. 8:36
━ 김 여사 주가조작 무죄, 면죄부로 오인 안 돼 ━ 여당은 판결 존중하고 사법부 압박 중단해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징역 1년8개월 형이 선고됨으로써 전직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실형을 선고받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영부인 지위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고 질타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의 판결문은 준엄했다. 김 여사가 끝까지 안 받았다고 했던 그라프 목걸이도 여러 가지 증거를 토대로 받은 게 맞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징역형은 김건희 여사에게 내려졌지만 부끄러움은 국민 모두의 몫이었다. 이 같은 참담한 경험은 우리 헌정사에서 다시는 되풀이돼선 안 된다. 어제 판결에서 주목받은 것은 구형량(15년)보다 선고 형량(1년8개월)이 훨씬 낮았다는 점이다. 공소장에 기재된 여러 혐의 가운데 많은 부분이 무죄 판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무리한 특검 수사를 통해 작은 의혹을 침소봉대한 것을 재판부가 바로잡은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듯하다. 하지만 판결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김 여사가 억울하다고 주장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가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무죄로 판시했지만, 이는 특검의 공소장에 기재된 공동정범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며, 만일 주가조작 방조범으로 함께 기소했다면 유·무죄 판단이 달라졌을 수 있다. 이 부분은 항소심에서 공소장 변경을 통해 다시 판단을 받게 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또한 주가조작 혐의의 일부 행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판단이 내려졌는데, 이는 김 여사에 대한 ‘늑장 수사’와 ‘봐주기 수사’ 탓이 크다. 검찰은 권력의 눈치를 봤고, 권력자는 검찰에 유무형의 압력을 넣은 결과인 것이다. 일부 알선수재 혐의에서 무죄가 나온 부분도 김 여사의 행위 자체에 대한 면죄부를 내렸다기보다는 재판부가 증거와 법리에 대한 판단을 엄격하게 한 결과에 가깝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구형에 비해 낮아진 판결 형량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엄격한 잣대로 증거 판단과 법리 적용을 해 내린 재판부의 판결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여당이 낮은 형량에 불만을 표시하며 재판부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 한덕수 전 총리의 내란사건 1심에서 구형량(15년)보다 높은 형량(23년)이 나왔을 때 보인 태도와 정반대 아닌가.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법원을 몰아세우며 사법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명분으로 삼는 건 편의적 해석의 차원을 넘어 사법부에 대한 외압을 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설사 1심 판결에 불만이 있더라도 상급심 재판을 차분히 지켜보는 게 마땅하다. 김 여사에겐 ‘매관매직’ 혐의와 통일교 관련 재판도 더 남아 있다. 법원은 외풍에 흔들리지 말고 오직 증거와 법리에 따라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
2026.01.28. 8:36
━ 노동부·공정위·국세청 등 올해만 2550명 증원 ━ 공공부문 비대화 접고 민간 고용환경 개선해야 이재명 정부 들어 중앙 행정부처와 산하 공기업에서 인력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국민의 행정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는데도 인력이 부족해 불가피하다는 논리지만, 단기간에 공공부문 인력을 대폭 늘릴 경우 두고두고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 특히 규제 부처의 수사·감독 관련 공무원을 많이 늘리는 추세인데, 이는 민간의 자율성을 위축시키고 공공부문의 효율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 올해 증원이 확정된 중앙부처 공무원 규모는 2550명인데, 고용노동부·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부처에 집중됐다. 노동부의 경우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지위를 갖는 근로감독관을 2000명 증원한다. 기존 3000명의 약 66%를 단기간에 확충하는 셈이다. 아무리 산업재해 엄벌을 외치는 ‘노동 친화 정부’라지만 감독 조직이 이렇게 비대해지면 단속 실적을 채우기 위한 무리한 행정이 남발될 수 있다.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는 올해 167명을 늘리기로 했는데, 이는 전체 조직(약 700명)의 약 25%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국세청이 기간제 체납관리단 인력을 4000명 증원하겠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소심하다”고 질책하면서 “1만~2만 명도 가능하다”며 대폭 증원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감독원 특사경 증원에 대해서는 인지수사권 필요성까지 거론했다. “주가 조작은 패가망신”이라는 이 대통령의 거듭된 발언에 이어 나온 것으로 금감원이 주가 조작이나 기업 회계 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는 검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직접 인지수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금융위가 우려하듯 공권력 남용으로 이어질 소지를 무시할 수 없다. 이처럼 규제 공무원을 대규모로 늘리는 것이 과연 국민 생활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 의문이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높은 청년 실업률을 고려해 올해 공공기관 정규직을 지난해보다 4000명 늘려 2만8000명을 채용하겠다면서 2020년 이래 최대 규모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엔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재정에 부담을 안기게 된다. 올해 공무원 총인건비만 해도 5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행정서비스 수요는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정원 늘리기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대응하면 뒷감당이 되겠나. 인공지능(AI)을 최대한 활용하고, 재교육을 통한 기존 인력 재배치 등 효율화 방안을 먼저 고민하는 것이 순리다. 공무원은 신분을 보장받아 해고가 어려운 만큼 한번 뽑을 때 최대한 신중해야 마땅하다. 즉흥적으로 단기간에 공무원·공기업 정원을 늘릴 일이 아니다. 정부는 공공부문을 비대하게 키울 생각을 접고, 민간 부문의 고용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2026.01.28. 8:34
“기수로 올림픽 포문을 열게 돼 영광이다. 기수로 함께 뽑힌 차준환 선수는 여자인 저보다 더 아름다운데, 전 개성으로 밀고 나가겠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개회식 한국 선수단 기수로 뽑힌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박지우(28)가 웃으며 말했다. 박지우는 다음달 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에 차준환(남자 피겨스케이팅)과 태극기를 들고 한국 대표팀을 이끈다. 4년 전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수로 앞장섰던 쇼트트랙의 곽윤기와 김아랑은 남녀 계주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에도 매스스타트와 1500m에 출전하는 박지우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승훈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위원은 최근 이수경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에게 “지우가 요즘 (매스스타트 경기력이) 확 올라왔다.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박지우는 지난달 월드컵 매스스타트 동메달을 땄고, 지난해 11월 월드컵 여자 1500m에서 12년 묵은 한국신기록을 깼다. 박지우의 빙속 인생은 지독히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불운 속에서도 늘 감사를 잃지 않고 재기했다. 인터뷰 때도 “스케이트판에서 흔치는 않은 인생같다”고 푸념했지만 싱글벙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왕따 주행’으로 논란이 됐던 2018 평창 올림픽 여자 팀추월 8강에서 김보름, 노선영 사이에서 스케이트를 탄 게 박지우였다. 당시 김보름은 물론 10대였던 박지우도 국민적 ‘마녀사냥’의 표적이 됐다. 이후 고의적인 따돌림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여론도 바뀌었고, 억울함도 벗었다. 악연이 될 수도 있었지만 김보름과는 여전히 친하다. 박지우는 “며칠 전 보름 언니와 브런치를 먹었다. 내 경기에 대해 여러 전략을 피드백해줬다”며 고마워했다.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처럼 정해진 자리 없이 순위 싸움을 한다. 그래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진행하는 쇼트트랙’으로 불린다. 직선에선 강하지만 코너링이 약한 박지우는 쇼트트랙 경험이 있는 김보름에게 살뜰한 조언을 들었다. 박지우는 2022 베이징 올림픽 매스스타트에 출전했지만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넘어지면서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그간의 노력이 한순간 물거품이 됐지만 발을 건 러시아 선수를 일으켜 세워 박수를 받았다. 두 달 전에는 월드컵 매스스타트에서 어이없는 심판 실수로 절호의 우승 기회를 놓쳤다. 가장 먼저 들어왔다고 환호했지만, 바퀴 수를 착각해 마지막 바퀴를 알리는 종을 잘못 친 심판 실수로 순위가 밀렸다. 그런데도 박지우는 “더 잘되려고 그러나 봐요”라며 껄껄 웃었다. 박지우는 ‘나중에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예쁜 꽃을 피워낸 선수”라며 눈을 반짝였다. 이어 “난 재능이 있는 선수는 아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노력한 만큼 기록이 나온다. 다리가 터질 것처럼 훈련했다. 포기하지 않고 하니까 여기까지 왔다. 올림픽은 제 국가대표 10년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라고 했다. 박지우는 매스스타트 남자 국가대표 정재원 등과 강원도 양양에서 사이클을 5시간씩 타며 맹훈련했다. 박지우는 지난해 10월 절친인 스피드스케이팅 500m 국가대표 김민선(27)과 서울 종로에서 오륜기 모양의 우정 목걸이 맞췄다. 그는 “세공사가 밀라노에서 기술을 배웠다고 해서, ‘어머 이건 운명이야’라고 했다. 피부톤에 맞춰 민선이는 금빛, 난 화이트골드(은빛)으로 맞췄다. 나도 민선이도 꼭 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며 끝까지 환하게 웃었다. 박린([email protected])
2026.01.28. 8:32
이재명 대통령의 특기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기발한 정책이나 정치적 주장을 들고나오는 것이다. 지지자들은 열광하는지 모르겠지만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아찔할 때가 많다. 대선공약이었던 기본소득은 몇몇 나라에서 소규모 실험만 해보았을 뿐 세계 어느 나라도 전면적으로 시행한 적이 없는 정책이다. 당 대표 시절 내세웠던 직접민주주의는 세계 어느 나라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적이 된다는 것이 정치사상 연구의 변치 않는 결론이다. 이재명 당대표의 기발한 정책을 정청래 당대표가 이어받아서 탈탈 털어 활용하는 중이다. 기발한 시리즈의 최신판은 부동산 양도세 중과유예를 연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내놓은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는 주장이다. 역대 정부가 시장과 싸운 결과 집값 두배로 뛰고 서민만 피해 역사적 경험과 충돌하지 말고 검증된 정책을 꾸준히 실행해야 현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거래를 전적으로 시장원리에 맡기는 경제체제가 자유시장경제이다. 그 반대쪽 끝에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거래를 전적으로 정부가 결정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있다. 현실 속의 경제체제는 이 중간 어딘가에 존재한다. 정부 이기는 시장이 없다면 구소련이 몰락하는 게 아니라 미국이나 한국 같은 자본주의 국가들이 몰락했을 것이다. 지금쯤 동유럽 국가들을 탈사회주의(post-socialist) 국가라고 부르는게 아니라 한국을 탈자본주의(post-capitalist) 국가라고 부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세계사의 경험은 시장이 정부를 이긴다는 것이었다. 한정된 자원의 배분을 시장에 맡길 것인가 정부에 맡길 것인가는 사회과학의 핵심 연구주제라서 이 분야는 시장실패와 정부실패에 대한 연구들로 가득차 있다. 이 수많은 연구들의 압도적인 결론은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정부 정책은 몇몇 사람들의 제한된 합리성과 종종 왜곡된 정치적 목적 등에 따라 움직이는데, 시장은 최소 몇천만 명의 부단한 실천으로 움직인다. 정부가 시장을 이기겠다는 것은 손바닥에 물을 담아두겠다는 것과 다름없어서 아무리 조심해도 결국 물은 새나가는 허망한 노릇이 된다. 예외적이기는 하지만 정부가 시장을 이기는 사례가 없지는 않다. 투자업계의 유명한 격언인 “연준(Fed)과 싸우지 말라”는 말이 그것이다. 연준의 정책방향을 거슬러서 투자전략을 세우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 수단은 금리와 유동성이다. 연준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이 투자하고 싶게끔 인센티브를 유도하는 것이다. 부동산에 몰리는 자금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고 싶다면 더 매력적인 투자처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한국은 그게 아니라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을 세금으로 혼내주는 정책을 한다는 차이가 있다. 차이는 또 있다. 금리와 유동성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데 세금은 똘똘한 한 채 소유자나 다주택자에게만 차별적으로 적용된다. 국민의 일부만 특정해서 세금으로 혼내주는 정책을 하려니 그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이어야 앞뒤가 맞는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가 온갖 부양책을 동원하고 있는 자본시장 투자는 안 나쁘고 부동산 투자는 나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기는 궁색하다. 다주택 보유가 그렇게까지 나쁜 일이라면 두 마리 치킨도 처벌해달라는 처절한 조롱에 문재인 정부는 아무 답도 하지 못했다. 자신과 같은 자산가들의 세금을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투자자였던 워렌 버핏도 3주택자였다. 그는 나쁜 사람인가 좋은 사람인가. 한국 부동산 정책의 흑역사는 정부가 철저하게 시장에 패배해왔음을 말해준다.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를 기준으로 보면, 노무현 정부가 시장과 싸운 결과 2억5천이 5억이 되었고, 문재인 정부가 시장과 싸운 결과 6억이 12억이 되었으며, 이재명 정부가 1년 남짓 시장과 싸운 결과 12억이 15억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압도적인 피해자들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저축해도 정부가 시장과 싸워서 두 배씩 올려놓는 집값을 따라가는 건 불가능하다. 시대착오적인 대출규제에 묶이니 현금부자에게만 유리한 돈 놓고 돈 먹기 야바위판이 되었다. 원펜타스 36억을 현금으로 완납해서 35억 차익을 얻었다는 어느 장관 후보자 같은 사람들 말이다. 전세 매물이 사라지니 월세에 허리가 휜다. 징벌적인 양도세를 피하려 일찌감치 어린 자식에게 매도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흙수저가 금수저를 따라가는 건 언감생심이다. 대통령의 철학이 정말로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는 것이라면 아찔한 일이다. 세계사의 경험과 충돌하고, 수많은 전문가들의 연구 결론과 충돌하며, 지나간 부동산 정책의 실패 경험과 충돌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정책은 없다. 기발한 정책도 없다. 역사적이고 학문적으로 검증된 교과서적 정책을 꾸준히 실행해야 한다. 정책의 성과는 복리로 계산되는 적금과도 같이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늘어나는 것이지, 기발하게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2026.01.28. 8:32
“의도한 게 아니면 궁합이 안 맞는 거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친명(이재명)계 의원이 정청래 대표에 대한 경계심을 필자에게 나타냈다. 그가 의도를 의심한 일은 지난 22일 정 대표의 조국혁신당 합당 발표. 주가지수 5000을 달성한 정부의 호재가 정치 뉴스에 덮였다고 본 친명계는 정 대표가 야속했을 것이다. 설마 축제를 망치려고 의도한 건 아니었을 테니, 그렇다면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의 궁합에 문제가 있다는 ‘원초적 의심 본능’에 도달한 것이다. 정 대표에 대한 친명계의 근본적인 불신을 표출한 완곡 화법인 셈이다. 정청래 합당 발표에 분노 폭발 대표 연임 노린 ‘빌드업’ 의심 공익 빙자한 사심이 갈등 키워 최근 친명계는 정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못 미더워 한다. 당의 공익적 목표를 빙자해 사적인 자기 정치를 꾀하는 ‘빙공영사(憑公營私)’로 보는 것이다. 오는 8월 당 대표에 연임하려는 ‘빌드업’이 진행 중이라는 얘기다. 전격적인 합당 발표에 친명계 최고위원(이언주·강득구·황명선)들이 “조국혁신당 지도부에는 미리 알렸으면서 민주당 최고위원들에게는 발표 20분 전 통지로 끝냈다”고 분노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청와대와 조율했다”는 정 대표의 말에는 “정 대표가 대통령과 논의한 바 없다”며 ‘대통령팔이’라고도 했다. 청와대는 일단 거리를 두고 있다. “사전에 논의된 것이 없다”(강유정 대변인)고 했다가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론”(홍익표 정무수석)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미묘하다. 이후 정 대표의 경쟁자로 평가받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인터뷰에서 “발표 방식이나 시기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고 말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친명계의 불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 대표는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APEC의 성과를 누려야 할 타이밍에 재판중지법을 추진해 찬물을 끼얹었고, 당원 주권 시대라는 키워드로 1인 1표제를 추진해 당권 장악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궁합이 맞지 않는’ 상황이 누적됐다가 조국혁신당 합당 발표가 트리거가 된 상황이다. 지난 19일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만찬을 하며 갈등설을 잠재웠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반명입니까”라고 묻고, 정 대표가 “우리는 모두 친명이고 친청(청와대)입니다”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금 보니 서로 뼈 있는 농담을 했던 셈이다. 전격적인 합당 발표로 6월 지방선거와 8월 전당대회의 유불리까지 계산해야 할 상황이 되자 계파는 물론 족보와 궁합까지 따지게 된 것이다. 화석이 된 줄 알았던 모든 갈등 바이러스는 되살아날 것이다. 일촉즉발의 위기는 이해찬 전 총리 애도 기간으로 잠시 휴전 상태다. 정 대표는 지난 26일 위험 신호를 의식한 듯 ‘애도 기간 중 언행 주의, 정쟁적 논평 자제’ 등의 지시를 내렸다. 같은 날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의 총회가 연기되지 않았더라면 ‘정쟁적 언행’은 분출했을 것이다. 더민초에선 “장례가 끝난 뒤엔 전쟁”이라는 말도 나온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정 대표 말은 안 믿는 분위기라고 한다. 앞서 “절차적 정당성 없는 독단적 합당 추진”이라는 반대 성명도 발표했다. 친청 유튜버 김어준씨도 친명계의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그가 설립한 여론조사 기관(여론조사꽃)이 차기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를 제외해 달라는 총리실 요청을 거절한 게 뒷말을 낳고 있다. 김 총리의 당 대표 출마를 막으려고 시장 후보에 김 총리를 넣는다는 주장에 김씨는 “너무 유치해서 무시할 이야기”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안팎에선 김씨가 당권은 정청래, 대권은 조국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는 음모론이 돈다. 조국혁신당의 청구서까지 더해지면 범여권의 계파 갈등은 더 첨예해질 것이다. 공적인 명분을 빙자해 벌어질 수 싸움을 생각하니 벌써 뒷골이 쑤신다. 김승현([email protected])
2026.01.28. 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