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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통합 항공사 출범 앞두고 안전 강화 나선다

대한항공이 올해 12월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안전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덩치가 커지는 만큼 고객 신뢰의 근간인 안전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창립 기념사에서 “통합을 바라보는 고객들의 시선에는 기대 못지않게 불안감도 함께 담겨 있다”며 “안전과 서비스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 안전 정비 시설 대규모 신설·확충 대한항공은 늘어나는 통합 항공사 기단 규모에 대비해 정비 시설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 대규모 정비 격납고를 신설 중이며, 정비를 마친 항공기 엔진 성능을 시험하는 엔진 테스트 셀(Engine Test Cell·ETC)도 증설하고 있다. 운항 부문에서도 통합 준비가 한창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부터 같은 교재와 방식으로 운항승무원 교육과 비행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통합 항공사 출범 직후에도 이전과 다름없이 안전한 항공 여행을 제공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 선제 보고로 ‘하나의 안전’ 완성 하드웨어 강화만큼 중요한 것이 안전 문화다. 대한항공은 작은 위험 요소도 놓치지 않는 견고한 안전망을 형성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함께하는 안전 문화도 확립해 나가고 있다. 특히 통합을 앞둔 시점에서 ‘하나의 안전’을 완성하기 위해 직종과 부서를 막론하고 현장의 위험 요소를 투명하게 보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자발적 보고 비율이 높아질수록 잠재한 ‘미세 위험 신호’를 미리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관련 사내 임직원 교육과 지속적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자발적으로 안전 보고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지난 2024년 1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공정문화위원회(Just Culture Committee)’제도를 도입했다. 공정문화위원회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의도치 않은 인적 오류(단순 실수)와 용인할 수 없는 고의적 위반을 체계적 가이드라인에 따라 평가 및 심의한다. 단순 실수에 대해서는 처벌보다 공정하고 일관된 기준을 적용, 임직원이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위험 요소를 투명하게 보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의적인 잘못이 아닌 경우 처벌에 대한 우려 없이 위험 요소를 자발적으로 보고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수집된 안전 관련 데이터는 시스템 및 근무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 스카이팀 안전 의장사…. 그룹 차원 공동 대응도 대한항공의 안전 문화와 시스템은 글로벌 항공업계서도 인정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항공동맹체 스카이팀(Sky Team)의 안전·보안·품질 자문그룹(SSQ) 의장 항공사로 선출됐다. 항공 안전 정책은 한진그룹 소속 모든 항공 관련 계열사에 일관성 있게 적용될 예정이다. 한진그룹의 ‘세이프티 라운드 테이블(Safety Round Table)’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한국공항·아시아나에어포트가 참여한다. 그룹 차원의 안전 관리 체계를 논의하고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 금지 등 주요 정책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유지연([email protected])

2026.06.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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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 웃을 때 아니다…‘제 대리’ 자리잡자 닥친 일 [AI 일자리 지각변동]

향후 1~2년 안에 ‘채 대리’(챗GPT), ‘제 대리’(제미나이)가 ‘김 대리’ 자리를 꿰차게 될까. 기업마다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빠르게 업무 속에 녹아들며 ‘AI발(發) 일자리 대전환’에 대한 산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고연봉 직군을 중심으로 AI 활용이 일상화해 이로 인한 인력 재편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28~29일 한국여론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327개 대·중견·중소·공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AI 활용과 일자리 영향’을 조사한 결과, 기업 10곳 중 8곳(79.5%)은 이미 업무에 AI를 공식 도입했거나 곧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신뢰도 95%, 오차범위 ± 5.42%포인트). 특히 기업 규모가 클수록, 연봉이 높은 직군일수록 AI 활용도가 높았다. 대기업(77.3%)과 월 평균 임금 800만원 이상인 직군(78.7%)의 경우 10곳 중 8곳이 AI를 업무에 활용 중이라고 답한 반면, 중소기업(28.9%)과 평균 임금 200만원 미만의 직군(18.8%)은 10곳 중 2~3곳만 직장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AI는 서비스업(54.5%)뿐 아니라 제조업(60.5%)에도 깊숙이 자리잡았다. 제조업은 연구개발(57.1%)과 생산 운영(53.1%)에, 서비스업은 문서 작업과 번역 등 사무 업무(59%), 고객 서비스(41.8%)에 AI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업무에 AI를 도입한 목적은 업무 효율 향상(56.3%),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의사결정(54.6%), 근로시간 단축(36.1%) 순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60.2%는 AI로 근무시간이 줄어들 거라 답했으며, 50.2%는 전체 필요 인력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가 당장 어느 직위(능력)까지 대체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리급(26.6%), 사원급(22%), 과장급(18.3%) 등의 순으로 답했다. 부장·차장을 비롯해 모든 직급을 대체할 수 있다는 답변도 19.9%나 됐다. AI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으로는 고용 감소(52.4%), AI 의존도 심화로 인한 직원 역량 저하(52%) 등을 우려했다. AI로 인한 일자리 재편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은 9일 ‘AI 대전환’ 계획을 발표하고 전 계열사의 연구개발(R&D)·생산·마케팅·지원 등 모든 업무 영역을 AI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꾸라”는 메시지를 반영한 결과다. 가장 큰 변화는 챗GPT·제미나이·클로드 등 외부 생성AI 서비스를 전 계열사에 공식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삼성은 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 외부 AI 사용을 제한하고, 자체 AI 모델인 ‘삼성 가우스’를 활용해왔지만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빗장을 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달 중 전 관계사 사장단 50여 명을 경기 용인 인력개발원 호암관에 집결시켜 ‘AX(AI전환) 부트캠프’ 교육을 실시한다. 삼성 관계자는 “AI 대전환은 AI 네이티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AI 시대의 기회를 선점하고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도 오는 11일부터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2박 3일간 ‘뉴(New) 이천포럼’을 열고 그룹 전반의 ‘AI 전환’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LG그룹은 지난 3월 구광모 회장이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AI 전환 방향을 잡고 이끌라”고 주문하면서 주요 그룹 중 처음으로 기술·영업·인사·재무 등 직군을 가리지 않고 전 계열사 임원이 AI 교육을 받도록 했다. 김경미.이영근([email protected])

2026.06.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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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습도까지 맞춰 나사 조절…100명이 할 일, 60명이 한다 [AI 일자리 지각변동]

경남 창원의 가전부품 제조업체 신성델타테크. 공장 1층에는 세탁기 회전통에 세탁물을 넣는 스테인리스 통을 결합하는 자동 체결 로봇 십여대가 나란히 줄지어 있다. 예전에는 작업자 4명이 한 조를 이루어 세탁기 1대 당 17개 나사를 일일이 조였지만, 이제는 인공지능(AI) 두뇌를 갖춘 로봇이 기온과 습도에 맞게 나사 조임 강도를 조절해가며 제품을 조립한다. 생산라인 곳곳에 카메라 촬영 영상을 분석하는 ‘비전 AI’ 기기가 불량 여부도 꼼꼼히 살핀다. 이 회사의 이동한 대표는 “3년 전부터 AI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며 “AI 설비를 도입한 뒤 이전에 100명이 하던 일을 60명이 할 수 있게 돼 업무 효율이 높아졌고 인건비가 올라도 오히려 직원 복지에 신경 쓰며 인력 규모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조 현장부터 사무실까지 AI 도입에 따른 일자리 변화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1만5000명 줄었다.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이 업종은 연구개발(R&D), 정보기술(IT) 서비스, 법률·회계 등 고학력 전문직 비중이 높은 분야다. 업계에선 생성AI 확산으로 문서 작성과 코딩·회계 등 지식노동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하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인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변화를 체감하고 전직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서울 명문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박모(33)씨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6년간 개발자로 일하다가 지난 2월 사표를 내고 해외 비행전문학교에 입학했다. 박씨는 “AI 확산으로 결국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컸는데, 실제 회사가 AI 도입을 이유로 신입 채용을 줄이려는 걸 보고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실제 아마존은 올해 1월 1만6000명 감원 계획을 내놨고, 메타는 2028년까지 전체 인력의 20%를 줄이기로 했다. HSBC홀딩스도 2만명 규모 감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과 해고가 유연한 이들 글로벌 기업은 감원 이유로 AI·자동화에 따른 인력 효율화를 내세웠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이르면 올해부터 AI가 촉발할 ‘고용 없는 호황’이 본격화될 거라 경고했다. 힌턴 교수는 “고급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수개월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까지 AI 혼자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며 “AI의 업무 처리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지식 기반 직종 인력을 대폭 줄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AI 시대에 맞는 ‘산업별 직무 재설계’를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하는 방식과 산업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며 “AI를 혁신의 도구로 삼아 ‘어떤 비즈니스를 창출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영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객원교수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실무 교육과정을 대학 학점으로 인정하고, 기업이 청년 인재를 직접 육성할 수 있도록 인턴십, 직무 훈련 프로그램 세제 혜택과 재정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의 감각과 노하우를 다음 세대에 넘기는 숙련 전수 체계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신규 채용을 줄이게 될 경우 숙련자의 노하우(암묵지) 전수가 줄며 기업의 경쟁력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AI 혁신의 그늘을 고려해 새로운 직업 훈련과 고용 설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미.김수민.이영근([email protected])

2026.06.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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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성장 10% 착시…3고의 조용한 수탈 경계하라 [더롱뷰]

경제에서 새로운 용어를 쓰는 건 대개 두 가지 경우다. 하나는 전대미문의 일이 벌어질 때, 다른 하나는 원치 않는 결론을 가리려고 의도적으로 새 이름을 붙일 때다. 얼마 전 정부 쪽에서 나온 ‘3고 성장통’은 어디에 해당할까. 성장통은 아프지만 좋은 현상이다. 오늘의 고통은 내일의 성장으로 보상된다는 기대가 담겨 있다. 그렇다고 아무 통증이나 다 견뎌야 할 성장통은 아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과연 그런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통증을 상쇄시켜줄 성장 시나리오를 보자. 지난 3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엔 평소 보기 어려운 숫자가 담겨 있다. 한국경제 전체의 물가를 반영하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올해 7.6%로 산출됐다. 예년의 2~3% 수준을 크게 웃돈다. 이에 따라 올해 명목 GDP 성장률은 10.4%로 전망된다. 21세기에 명목 성장률이 두 자릿수였던 때는 한일 월드컵의 해인 2002년과 금융위기의 기저효과를 본 2010년뿐이다. 정부가 치적으로 내세우려 할 만하다. 하지만 가계의 실질소득이 개선되고 내수기업의 형편이 나아지는 건 별개의 문제다. 체력이 아닌 체온이 급히 오를 때 그렇다. OECD 회원국 중 우리보다 GDP 디플레이터가 높은 곳은 터키(27.6%)뿐이다. OECD 가입을 진행 중인 나라까지 보면 아르헨티나(27.3%), 불가리아(8.4%), 페루(7.9%), 루마니아(7.9%) 정도다. 인플레와 통화가치 하락을 겪고 있는 곳들이다. 루마니아를 제외한 이들의 올해 명목 성장률은 두 자릿수에 이른다. 높은 디플레이터와 명목 성장률을 공유하지만, 선진공업국인 한국에게 어울리는 클럽은 아니다. 인플레 국면에서는 기업 실적과 주가가 명목 기준으로 부풀려질 수 있다. 인플레로 몸살을 앓은 터키에서 이스탄불100 지수가 2020~25년 7배 넘게 상승한 게 대표적 사례다. 높은 디플레이터엔 양면성이 있다. 반도체 수출단가 상승이 국부를 키우는 빛이라면, 고환율과 인플레로 인한 생산비용의 급등은 외형만 부풀리는 그림자다. 전자 덕분에 나라경제 전체의 덩치가 커져도, 후자 때문에 내수 기업과 가계의 비용 부담은 무거워진다. 정반대의 두 얼굴이 하나의 지표 안에 기괴하게 동거하고 있다. 어쨌든 성장 기대가 높아지면 자본의 가격도 오르기 마련이다. 5월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채권시장에선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금리 상승이 위기의 신호가 아니라 성장에 대한 기대와 자금 수요의 증가에 의한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저공비행하던 자연이자율, 즉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지속케 하는 균형금리가 높아진다면 반가운 일이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의 하락이 멈추거나 반등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미국의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2013년 구조적 장기 침체론을 폈을 때 주목한 것도 자연이자율 하락이었다. 이게 일본처럼 바닥을 기면 제로금리 정책을 펴도 효과가 없다. 금리가 평소 어느 정도 높아져 있어야 위기 때 이를 낮춰 대응할 방어력이 생긴다. 고금리 성장통은 그 플러스 효과를 염두에 둔 말이라고 좋게 봐줄 수 있다. 문제는 금리 상승이 성장 기대감보다 물가 불안의 반영이라는 점이다. 이때 고금리는 성장의 과실이 아니라 뒤늦게 날아온 인플레의 청구서다. 그 통증은 2000조원에 가까운 가계부채의 상환 부담으로 나타난다. 이로 인한 소비 침체가 경기에 브레이크를 건다. 자영업자와 중소·영세기업 등 경제적 약자도 어려워진다. 고금리처럼 고물가에도 온통 나쁜 면만 있는 건 아니다. 약간의 인플레는 경제의 톱니바퀴를 부드럽게 움직이게 해준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토빈(1918~2002)이 말한 ‘윤활유 효과’다. 그는 몇 %가 바람직한지 말하진 않았는데,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2% 내외를 관리목표로 잡는다. 고물가를 성장통쯤으로 보는 이는 아마 2010년 우리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서울에서 연 공동 심포지엄의 제안을 떠올리는지 모른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올리비에 블랑샤르가 인플레 관리목표를 4%로 높이자고 했다. 당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지 2년 된 폴 크루그먼이 이에 동의하면서 큰 논쟁으로 번졌다. 결국 물가 안정론의 벽을 넘진 못했다. 윤활유를 들이붓는다고 차가 빨리 가진 않는다. 인플레의 해악은 직관적이어서 누구나 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금이다. 화폐가치를 떨어뜨려 실질소득을 깎고, 불확실성을 키워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킨다. 금리 상승과 가격 신호의 교란을 통해 성장 잠재력까지 해친다. 국채 가치를 하락시켜 국채 보유자인 민간에서 정부로 소득을 이전시키기도 한다. ‘인플레 택스’라는 말이 거기에서 나왔다. 현재 발행잔액 1267조원의 국고채의 평균 잔존만기는 약 13년이다. 만기까지 매년 2.5%의 인플레를 가정하면 4분의 1 이상인 348조원이 현재 가치에 비해 줄어든다. 우리나라 국방예산 5년치를 웃도는 규모다. 고환율의 고통은 더 크다.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를 자극하고, 국민의 생활수준과 대외 구매력을 두루 떨어뜨린다. 가계에 대한 조용한 수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도 피해자다. 올해 반도체 호황과 주가 상승을 근거로 정부가 전망한 세수는 415조원이 넘는다. 명목금액으론 기록적 세수다. 그런데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다른 풍경이 보인다. 올해 세수 전망치에 5월 평균환율(1490.11원)을 적용하면 2788억 달러쯤 된다. 과거 세수가 가장 많았던 2022년엔 평균환율 1291.95원 기준으로 3064억 달러였다. 세수가 원화로는 늘었지만, 달러로는 4년 전에 비해 되레 9% 감소한 것이다. 인플레까지 반영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고환율이 이어질수록 달러 기준 세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9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510원~1520원대를 오간다. 세금은 국내에서 걷어 쓰는 것이니 상관없다고 하면 절반만 맞는 말이다. 정부도 중요한 수입 주체다. 전투기와 미사일을 들여오고, 비축유나 원자재도 수입한다. 해외공관 경비뿐 아니라 국제기구 분담금도 내야 한다. 환율이 높아지는 만큼 국가의 대외 구매력은 약화한다. 세수 증가로 나라가 부유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부분적으로 착시다. 중동전쟁이 끝나면 환율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정부 고관의 인식도 안이하다. 고환율을 성장통이라 해놓고 외부변수에 기대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 환율은 전쟁 이전에 이미 1450원 선으로 올라 있었다. 전쟁이 끝난다고 그 밑으로 떨어질 보장이 없다. 구매력평가(PPP)에 비해 환율이 과도하게 올랐으니 언젠가 정상화된다는 주장도 안 먹힌다. 흔히 PPP환율의 참고로 인용되는 빅맥 지수는 현재 984.5원이다. 실제 환율과의 괴리는 35% 안팎에 이른다. 이 간격이 쉽게 좁혀질까. 환율은 균형점에서 한번 멀어지면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한참 걸린다. 그러는 동안 고환율은 물가와 임금 구조를 바꾼다. 먼저 수정되는 건 환율이 아니라 PPP다. 미국의 협조개입을 기대하는 것도 언감생심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992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영국 파운드화를 무너뜨린 경험이 있다. 시장개입의 무력함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가 협조개입에 선뜻 응하겠나. 이에 더해 연간 200억 달러로 상한을 정하긴 했지만 총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도 환율엔 부담이다. 고환율이 달러 부족 탓이 아니라며, 경상수지 흑자를 강조하는 정부 설명엔 구멍이 보인다. 거액의 흑자 덕에 달러가 충분하다는 건 장부상 그렇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1~4월 경상수지 흑자는 약 1027억 달러다. 이 가운데 해외투자로 벌어들인 소득수지 흑자 중 투자소득 68억 달러는 대부분 재투자돼 국내로 들어오지 않는다. 기업들이 수출대금으로 받은 외화를 환전하지 않고 들고 있는 경우도 충분히 예상된다. 또 같은 기간 내국인의 대외자산 취득을 보여주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909억 달러 증가했다. 그렇다면 달러의 캐시 플로우는 마이너스일 가능성도 있다. ‘경상수지가 흑자이니 괜찮다’는 위안보다 ‘흑자임에도 환율이 오른다’는 현실이 더 서늘하다. 이는 한국의 투자매력이 떨어진 게 아닌지 의심하게 만든다. 또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문도 크다. 흑자가 지속된다는 건, 경제 전체로 볼 때 저축에 비해 투자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투자가 부진하면 성장을 이어가기 어렵다. 외환위기의 트라우마 탓에 경상수지 흑자를 합리화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본질적인 저축-투자의 불균형까지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 시장엔 ‘테일 리스크’라는 게 있다. 확률은 극히 낮지만, 한번 일어나면 엄청난 피해를 주는 위험이다. 이를 경계해야 할 관료가 낙관적인 ‘3고 성장통’ 노래를 부른다. 최악에 대비해야 할 사람이 최선을 가정하고 있다. 관료의 임무는 희망을 파는 게 아니라 위험을 계산하는 일이다. 남윤호([email protected])

2026.06.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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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김이 난다고?…상상도 못할 일, 진짜 현실됐다

육상에서 양식한 김이 식탁에 오를 날이 가까워졌다. 풀무원은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국내 최초의 ‘김 육상양식 연구개발(R&D)센터’를 착공한다고 9일 밝혔다. 센터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회사는 이보다 앞서 육상에서 양식한 김을 내년에 시범 판매할 계획이다. 김 육상양식은 바다가 아닌 육상 양식장에서 김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고 연중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국내외에서 ‘K김’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지구온난화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김 육상양식은 차세대 해조류 산업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풀무원에 따르면 연구개발센터는 9473㎡(약 2865평) 규모 부지에 양식 시설과 연구개발동, 해수 전처리 시설 등을 갖춘다. 육상양식 기술을 실증하고 산업화 기반을 마련하는 핵심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공사는 육상양식동과 해수 처리 시설 등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는 1단계, 연구개발동·가공동 등을 조성하는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특히 육상양식동엔 대형 수조에서 바닷물과 비슷한 온도·빛·영양분 환경을 구현해 김 종자를 키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리액터(Bioreactor·생물반응기) 시스템이 들어선다. 안덕준 풀무원 푸드테크사업부장은 “센터가 완공되면 육상양식 김의 생산부터 가공·유통 전 과정을 아우르는 원스톱 산업화 체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은 연구개발센터가 완공되면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나설 계획이며, 상생을 위해 연구개발센터에서 개발한 김 육상양식 기술을 어업인들에게 보급할 예정이다. 임선영([email protected])

2026.06.09. 13:00

“가정환경 탓”…반올림피자 점주, 미성년 알바생에 폭언 논란

반올림피자 가맹점의 한 점주가 미성년자 아르바이트생에게 가정환경을 비하하는 등 상습적인 폭언을 일삼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반올림피자 본사는 “해당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해당 가맹점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과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올림피자 본사는 9일 자사 인스타그램 스레드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최근 한 가맹점에서 근무한 미성년자 아르바이트생에게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다는 내용을 인지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무엇보다 첫 사회 경험을 시작한 학생과 보호자께서 큰 고통을 느끼셨다는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조사 과정에서 학생에게 추가 부담이나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히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해당 가맹점주에게는 피해자 측과의 직접 접촉, 게시글 삭제 요청, 직원 진술 회유 등 추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안내했다”며 “본사는 확인 결과에 따라 운영 기준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본사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근로자 보호 기준과 관리 체계를 재점검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이번 사안으로 상처를 받은 학생과 보호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천 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혼자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아버지라고 밝힌 네티즌이 “딸이 아르바이트하던 피자집 사장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고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네티즌은 점주가 자신의 딸이 실수할 때마다 한부모 가정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가정환경이 그래서 그런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김지혜([email protected])

2026.06.09. 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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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내렸다가 8% 급등했다…현기증 증시

코스피가 하루 만에 8000선을 다시 회복했다. 한때 1560원을 웃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외환 당국의 연이은 고강도 대응과 국민연금의 ‘지원사격’(달러 선물환 매도)에 1510원대로 내렸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8.18% 오른 8096.93에 거래를 마쳤다. ‘검은 월요일’이었던 지난 8일 낙폭(8.29%, 676.18포인트)을 만회했을 뿐만 아니라 일일 상승 폭(612.52포인트)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간밤에 미국 반도체 주가가 일제히 오르고, 이란혁명수비대가 이스라엘 군사작전 종료를 선언한 게 영향을 미쳤다. 치솟던 환율도 외환 당국의 강도 높은 개입 이후 방향을 틀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하루 전보다 22.9원 하락한(원화가치 상승) 1512.1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5일 야간 거래에서 장중 1560원대까지 올랐던 환율이 2거래일 만에 50원 가까이 내렸다. 시장 불안이 가신 건 아니다. 환율이 하락하긴 했지만 2009년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 1500원대에 여전히 머물고 있다. 증시의 변동성 역시 극심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락이 반발 매수세로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유미.김선미.오효정([email protected])

2026.06.09. 8:13

올드테크는 한물 갔다? AI시대 다시 거물 됐다

━ Global Money Club 월가의 인공지능(AI) 투자 지형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AI 랠리의 중심이 엔비디아와 HBM 공급사에서 서버·네트워크·광통신·스토리지·전력 반도체 등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델 테크놀로지스·시스코·노키아·레노버·인텔·마이크론·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한때 성장 정체 기업으로 평가받던 ‘올드 테크’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7개 기업의 올해 평균 주가 상승률(5월말 기준)은 158%에 달했다. 이번 레거시 테크 랠리의 가장 극적인 주인공은 델 테크놀로지스다. 핵심 동력은 단순한 실적 호조가 아니라 월가의 태도 변화였다. 그동안 델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온 모건스탠리는 실적 발표 직후 “기존 투자 논리가 틀렸다(Our prior thesis was wrong)”고 인정했다. 투자의견은 ‘비중 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했고, 목표주가는 170달러에서 448달러로 대폭 높였다. 골드만삭스도 목표주가를 230달러에서 500달러로 끌어올렸다. 월가가 델을 다시 보기 시작한 이유는 ‘공급망 조달력’이다. 현재 AI 서버 시장은 주문이 부족한 시장이 아니다. 오히려 수요는 넘치지만 GPU·HBM·고성능 CPU 같은 핵심 부품이 부족한 공급 제약 환경이다. 누가 핵심 부품을 먼저 확보해 실제 서버를 납품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델은 거대한 구매력과 수십 년간 구축한 공급망을 바탕으로 경쟁사보다 유리한 부품 조달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때 ‘낡은 PC 회사’의 유산으로 여겨졌던 공급망이 AI 시대에는 핵심 경쟁력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델의 회계연도 2027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5% 증가한 438억4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기준(Non-GAAP) 희석 주당순이익(EPS)은 4.86달러로 전년 대비 214% 급증했다. 무엇보다 이번 분기 AI 최적화 서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7% 늘어난 161억 달러를 기록했다. AI 서버 매출이 델의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PC 사업 매출(146억 달러)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수요도 일회성으로 보기는 어렵다. 델은 1분기에만 244억달러 규모의 AI 서버 신규 주문을 확보했다. 분기 말 AI 서버 수주잔고(백로그)는 513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실제 서버 주문과 납품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CPU 기반 전통 서버 사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이번 분기 일반 서버 및 네트워크 장비 매출은 전년 대비 92% 증가한 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인프라 랠리는 델에만 머물지 않는다. 시스코와 노키아는 AI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병목인 ‘연결성’의 수혜주로 재평가받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칩만 많이 탑재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수천 개의 GPU와 서버가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움직이려면 서버와 서버, 랙과 랙, 데이터센터와 데이터센터를 초고속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 때문에 네트워크 장비와 광통신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시스코는 최근 AI 관련 주문 전망치를 기존 50억 달러에서 90억 달러로 상향했다. 올해 주가도 56% 상승했다. 휴대전화 사업을 접고 통신 네트워크 장비 기업으로 변신한 노키아도 2025년 광통신 전문기업 인피네라를 인수한 뒤 AI 데이터센터 간 초고속 연결 수요의 수혜를 받고 있다. 올해 주가는 124% 넘게 올랐다. PC·서버 기업의 재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레노버는 오랫동안 PC 산업 침체의 그림자에 묶여 있었지만, AI 제품과 서비스가 분위기를 바꿨다. 올해 홍콩 항셍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배경이다. 인텔 역시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수혜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50억 달러 투자, 신형 제온 칩의 일부 엔비디아 시스템 탑재, 애플 기기용 일부 칩 위탁 생산 예비 합의 보도 등이 이어지며 올해 주가가 211% 상승했다. 메모리 쪽에서는 단연 마이크론이다. 마이크론은 HBM 수요 폭증의 직접 수혜를 받으며 최근 12개월 동안 주가가 903% 넘게 상승했고, 시가총액이 5000억 달러에서 1조 달러까지 늘어나는 데 48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전력 반도체에서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주목받고 있다. AI 서버는 전력 밀도가 높아질수록 전류와 전압을 정교하게 제어해야 한다. 어쩌면 1990년대의 낡은 이름들이 가장 현실적인 AI 인프라 기업으로 돌아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가가 급등한 만큼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변수도 분명하다. 델 같은 서버 기업은 매출이 커져도 GPU·HBM·CPU 같은 고가 부품 비중이 높으면 이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AI 서버 수주잔고가 실제 매출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되는지,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서버와 함께 스토리지·네트워크·보안 서비스가 얼마나 붙는지를 봐야 한다. ☞글로벌머니클럽(GMC)=중앙일보가 블룸버그와 함께 만드는 미국 주식 정보 플랫폼입니다. 월가의 시각을 담아낸 글로벌 마켓 뉴스를 엄선해 선보입니다. 주요 증권사 MTS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배정원([email protected])

2026.06.09.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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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주범 ‘NDF거래’…정부, 14년만에 외환공동검사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14년 만에 특별 외환공동검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 과정에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영향력이 과도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외환 당국의 고강도 대응이 이어지면서 한때 1560원을 웃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1510원대로 내려앉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과 한은은 이번 주부터 주요 외국환은행에 대한 공동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공동검사 권한을 가진 두 기관은 역외 NDF 거래를 포함한 선물환 거래 내역과 외환 포지션 운용 현황을 집중 점검한다. 한은과 금감원의 외환공동검사는 통상 외환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됐을 때 동원되는 고강도 점검 수단이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 수차례 실시됐으며, 마지막 공동검사는 2012년 이뤄졌다. 현재는 외화 유동성이 충분하고 수출 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가 급증하는 상황이어서 이번 조치는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외환 당국은 역외 NDF 시장을 원화 약세를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NDF는 실제 원화를 주고받지 않고 미래 환율에 베팅하는 선물환 거래다. 예를 들어 현재 환율이 달러당 1500원일 때 한 달 뒤 환율이 1550원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는 달러 매수(원화 매도) 포지션을 취한다. 이후 환율이 실제로 상승하면 차익을 얻고, 반대로 하락하면 손실을 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실제 원화 거래 없이 환율 차액만 달러로 정산하기 때문에 실물 원화를 보유하지 않아도 거래가 가능하다. 해외 헤지펀드와 투자자는 원화를 직접 거래하기 어려운 만큼 싱가포르·홍콩·뉴욕 등 NDF 시장을 사실상 원화 투자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달러 역외 NDF 일평균 거래 규모는 155억50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27.7% 증가했다. 이는 전체 선물환 거래(189억4000만 달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문제는 이 시장이 국내 현물환 시장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서울 외환시장이 마감한 뒤 뉴욕 NDF 시장에서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딜러와 투자자가 이를 다음 거래일 환율의 선행지표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역외 시장이 국내 시장을 움직이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지성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도 이날 시장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역외 NDF 수요를 국내 외환시장에서 흡수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 관리관은 “시장 질서를 훼손하거나 환율의 일방향 쏠림을 조장하는 투기적 거래 및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외환 당국의 연이은 고강도 대응에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2.9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1512.1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오전 1555.2원에 개장한 뒤 정부가 고강도 개입에 나서면서 환율 급등세가 다소 진정됐다. ‘달러 큰손’인 국민연금의 환헤지도 환율을 끌어내렸다. 환 헤지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에 대비해 특정 환율로 미리 고정해두는 조치다. 하지만 원화가치를 끌어내릴 변수는 여전하다. 중동 사태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제의 시작점인 미국과 이란 전쟁이 끝나고 달러의 힘이 약해지는 것밖에 (해결책이) 없어 보인다”며 “그전까지 상단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다영.오효정([email protected])

2026.06.09. 8:02

[Biz & Now] 현대차, 뉴욕서 FIFA 뮤지엄 개관

현대차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에서 FIFA 뮤지엄 개관식을 열고, 내달 19일까지 ‘FIFA 월드컵 2026™’ 기념 전시 ‘레거시 오브 챔피언즈’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1999년부터 FIFA 공식 파트너를 맡아왔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부터 주요 개최 도시에서 FIFA 뮤지엄을 운영해왔다. 지성원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은 “축구의 역사를 기념하고 세대를 넘어 사람들을 연결하며 영감을 주는 축구의 힘을 조명한다”고 말했다.

2026.06.09. 8:02

V자 반등인가, 데드캣 바운스인가

코스피가 하루 만에 8% 넘게 반등하며 8000선을 회복했다. 전날 ‘검은 월요일’의 충격에서 벗어났지만 강세장 복귀의 신호탄인지, 급락 뒤 나타나는 ‘데드캣 바운스’(일시적 반등)인지를 두고 시장의 분석이 엇갈린다.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18% 오른 8096.93에 마감했다. 전날 676.18포인트(-8.29%)에 이르렀던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전날 증시 추락의 진원지였던 반도체주도 하루 만에 ‘V자’ 반등의 주역으로 돌아섰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8.97%, 15.91% 오르며 ‘32만 전자’ ‘220만 닉스’ 자리에 다시 올랐다. 간밤에 마이크론(9.87%), 인텔(11.19%), AMD(5.14%) 등 미국 반도체 주가가 일제히 급등한 여파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이스라엘 군사작전 종료 선언으로 중동의 지정학 위험이 진정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56.42포인트(6.19%) 오른 967.81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 향방을 두고는 전망이 갈린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급락을 “건전한 리셋”으로 규정하며 “강세장이 연말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간 조정이 불가피하며 오히려 필요한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강세장의 종료가 아니라 속도 조절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5일 코스피와 반도체 업종이 급락했지만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주가는 내렸지만 기업 이익 전망은 사실상 제자리였다는 의미다. 하지만 외국인의 한국 증시 탈출 행렬은 끝나지 않았고, 위험 요인도 여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국거래소 집계 결과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전장보다 19.05% 오른 91.23으로 장을 마쳤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89.30)마저 넘어선 사상 최고치다.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은 ‘빚투’(빚을 내서 투자)에 나선 개인의 손실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코스피가 큰 폭으로 내린 5일과 8일 이틀 동안 반대매매로 강제 처분된 개인 주식 규모는 3052억원에 이른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코스피가 8% 넘게 내린 8일 37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코스피가 다시 치솟은 9일 1조9838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현지시간 10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12일 스페이스X 상장, 17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울 굵직한 이벤트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와 물가 상승 경계 심리를 안고 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마크 해킷 네이션와이드 수석 전략가도 “투자자들이 물가 지표와 대형 기업공개(IPO) 물량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시장 회복력이 유지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AI 관련 주요 기업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죽은 고양이가 꿈틀거리는 것에 빗댄 ‘데드캣 바운스’ 장세에 그쳤다는 평가가 힘을 얻을 수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오라클(10일)과 어도비(11일) 실적 발표에서 브로드컴과 달리 실적과 전망이 (시장의 기대를) 동시에 웃돌아야 시장의 투자 심리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유미([email protected])

2026.06.09.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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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한국경제 1.8% 성장…명목 GDP 증가율은 10.5%

올해 들어 3월까지 한국 경제가 1.8% 성장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전기 대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로, 두 달 전 공개한 속보치(1.7%)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반도체 수출이 성장률을 끌어올리며 2020년 3분기(2.3%) 이후 5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GDP 증가율을 속보치·잠정치·확정치로 세 차례에 걸쳐 내놓는다. 물가 상승분까지 포함한 올 1분기 명목 GDP 증가율은 10.5%로 집계됐다. 1976년 1분기(13.0%) 이후 5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명목 GDP는 실질 GDP에다 물가지표인 GDP디플레이터를 반영해 산출한다. 명목 GDP를 끌어올린 주역도 반도체다. 반도체 수출 가격이 오르면서 GDP디플레이터가 치솟았다. 소득 지표인 국민총소득(GNI)과 국내총소득(GDI)도 반도체 호황 덕에 1분기 나란히 상승했다. 한 나라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뜻하는 실질 GNI는 전 분기 대비 9.2%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교역조건을 반영해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DI도 8.7% 오르며 GDP 증가율을 웃돌았다. GDI 증가율은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고 수출품 가격이 오를수록 높아진다. 김화용 한은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부장은 “반도체 가격이 원유 등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 폭을 넘어서면서 GDI가 GDP를 큰 폭으로 추월하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 덕에 눈에 보이는 지표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지만 체감 경기와는 차이가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고용 유발 효과가 제조업 평균보다 낮아 체감 경기에는 아직 온기가 전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효정([email protected])

2026.06.09.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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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하철 대합실서 열린 일자리박람회

9일 부산 강서구청역에서 열린 ‘2026 서부산권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부산 북구, 강서구, 부산북부고용노동지청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40개 업체가 참가해 채용 면접 등을 진행했다. 송봉근([email protected])

2026.06.09.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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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과제 ‘우주 데이터센터’…태양광 첫발 경쟁

“인공지능(AI)을 배치할 가장 저렴한 장소는 우주이고, 우주에 태양광 발전 데이터센터를 짓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국제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이렇게 말하며 “우주데이터센터가 2~3년 내에 현실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성AI 확산으로 데이터 연산 수요가 폭증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가 ‘우주 데이터센터’에 주목하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확보하는 게 가장 큰 과제인데, 이 국면에서 차세대 소재를 활용한 우주 태양광 발전도 각광받고 있다. 9일 한화큐셀(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꿈의 태양전지’로 불리는 탠덤셀(Tandem cell·사진)을 달에 보내는 우주태양광 실증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자금을 지원하고, 이지스에어로스페이스·조지아공대연구소(GTRI) 등이 참여하는 ‘우주 과학기술 실증(SSTEF-1)’ 프로젝트의 파트너가 된 것이다. 탠덤셀은 상부(페로브스카이트)와 하부(실리콘)에 각각 다른 종류의 셀을 결합한 차세대 태양전지다. 실리콘 셀로만 이뤄진 기존 태양전지에 비해 빛 흡수율을 크게 높였다. 연구진은 달 탐사선 표면에 탠덤셀 샘플을 설치해 ▶진공 ▶극심한 온도변화 ▶자외선 ▶우주방사선 등 우주 환경에 노출시켜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고 안전성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박승덕 한화큐셀 대표는 “우주태양광은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원이자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방산·통신 등 안보와 밀접한 핵심 산업 전반에 큰 파급력을 지닌 플랫폼 산업”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가능성을 우주까지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머스크 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를 비롯해 미국 스타클라우드와 구글, 유럽 엣지에어로스페이스 등 기업들은 우주 데이터센터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서버를 구동할 대규모 전력, 이 과정에서 발생할 열을 처리할 냉각 설비, 초고속 네트워크 등 인프라가 필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밀도와 발열량이 높아 ‘전력’과 ‘냉각’이 가장 큰 과제인데, 우주 데이터센터는 냉각수 확보나 대형 공조설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대규모 전력 확보다. 한화큐셀이 이번에 실증하는 탠덤 기술은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발사 중량과 설치 공간이 제한적인 우주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글로벌 업계도 우주태양광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영국 스페이스솔라는 우주에서 생산한 전력을 마이크로파로 지상에 송전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고, 에테르플럭스는 저궤도 태양광 발전소 구축을 계획 중이다. 전문가들은 우주태양광 발전이 우주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본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명예교수는 “이미 우주태양광 발전·송전 실증 사례가 있으니 상업화, 규모화,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라며 “한국은 지상용 태양전지와 정보통신기술 산업경쟁력을 갖춘 만큼 우주에서 실증 단계를 넘는다면 충분히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주 인프라는 고속도로나 KTX 같은 국가 기반 시설”이라며 “정부가 누리호나 재사용 발사체를 활용해 우주 실증 플랫폼을 구축하는 판을 깔아주고, 한국 기업들이 잘하는 태양전지·IT·부품 기술을 실증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우주 인프라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2026.06.09.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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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의 라스트 댄스…‘시리 AI’ 베일 벗었다

2년간 공개가 미뤄졌던 애플의 ‘시리 인공지능(AI)’이 마침내 세상에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애플의 연례 개발자 행사 ‘WWDC 2026’에서다. 오는 9월 1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팀 쿡 CEO가 15년 임기를 마무리하며 오른 마지막 WWDC 무대이기도 했다. 시리 AI란 애플의 음성 비서 시리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입힌 서비스다. 챗GPT·제미나이 같은 별도 앱을 열지 않아도 ‘시리야’라고 불러 호출하거나 특정 버튼을 눌러 AI를 쓸 수 있다. 과거 시리보다 음성 대화가 더 자연스러워지고 인식 정확도도 높아졌다. 또 웹상에 있는 정보를 활용해 답변할 수 있다. 이날 무대 시연에서 마이크 록웰 시리 담당 부사장이 “(가수) 수키 워터하우스의 샌프란시스코 공연이 언제야?”라고 질문하자 시리는 “7월 26일”이라고 답했고, “티켓 추첨 신청하라고 알림 설정해줘”라고 말하자 알림도 알아서 설정했다. 애플은 사용자의 개인적 맥락을 이해한다는 점을 시리 AI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화면에 보이는 내용뿐 아니라 문자·메일·사진 등 다른 앱의 정보까지 활용한다. “친구 A 집에 들렀다 가는 길 알려줘”라고 하면 A와 주고받은 문자에서 주소를 찾아 경로를 안내한다. “지난주 강릉 여행 사진을 공유 앨범으로 정리해줘”라고 하면 알아서 사진 앱을 조작해준다. 다만 이런 기능들이 완전히 새로운 기능은 아니다. 맥락을 읽어 사진을 정리·공유하고, 일정을 자동 등록해주는 AI 에이전트는 지난 2월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 S26 시리즈에도 비슷하게 탑재됐다. 또 이번 WWDC가 발표가 AI에 집중되면서,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폴더블 폰이나 스마트 글래스 같은 새 하드웨어 발표도 없었다. 여러 번 지적된 것처럼 애플이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결국 제미나이를 엔진으로 사용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이날 WWDC에선 팀 쿡 CEO가 기조 연설 말미에 그간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제품으로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늘 애플의 북극성(목표)이었다”며 “그 사명을 발전시키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었던 것은 일생의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김민정([email protected])

2026.06.09.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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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서 성과급 받을래요” 창업 대신 취업 택한 구직자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창업같은 도전보다 안정적이고 확실한 보상을 받는 반도체 대기업 취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9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가정신 및 경제교육 국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7%는 자신의 기업가정신 수준이 낮다고 평가했다. 그 원인으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33.7%)’이 가장 많았고, ‘고소득 임금노동자 선호 분위기(21.2%)’가 뒤를 이었다. 창업 호감도(100점 만점)는 지난해 70.6점에서 올해 66.6점으로 4점 떨어졌다. 스타트업은 75.7점에서 73.2점으로, 벤처기업은 75.8점에서 74.0점으로 각각 하락했다. 실제 창업을 하겠다는 의향은 52.0점으로 2년 전보다 4.7점 낮아졌고, 스타트업(-2.8점)·벤처기업(-2.1점)도 동반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구직자들이 실제로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은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같은 날 잡코리아가 구직자 3287명을 대상으로 발표한 ‘2026 기업 선호도 리포트’에 따르면 1위는 SK하이닉스, 2위는 삼성전자가 올랐다. 이어 네이버·토스·현대자동차·아모레퍼시픽·구글·카카오·넥슨·하이브 순이었다. 지난 2022년 1위였던 카카오는 8위로 내려앉은 반면, 당시 5위였던 SK하이닉스는 정상에 올랐다. 여기엔 반도체 초호황이 빚어낸 천문학적 성과급이 청년층의 선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고졸 생산직 근로자들도 성과급으로 약 6억원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인기 학과 서열을 나타내는 ‘의치한약수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반도체)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응답자의 32%가 연봉·성과급을 취업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복리후생(15%), 직무 성장 가능성(13%), 기업 브랜드·인지도(10%)가 뒤를 이었다. 선호하는 복지제도 역시 성과급·인센티브(23.2%)가 1위였고, 휴가 제도(17.8%)·식대 지원(16.8%) 순이었다. 배태준 한양대 창업융합학부 교수는 “창업이나 스타트업 진출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줄어든 건 실패 가능성을 감수하기보다 안정적이고 확실한 보상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확산했기 때문”이라며 “도전보다는 안정이 합리적 선택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2026.06.09. 8:02

2000억달러 대미 투자 ‘원금·이자 회수’ 조건 못 박았다

정부가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사업에 적용할 ‘상업적 합리성’ 판단 기준을 확정했다. 한국에 분배되는 예상 수입이 투자 원금과 이자를 모두 회수할 수 있는 정도인지를 따져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9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한미전략투자특별법 시행령안을 의결했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이 오는 18일 시행을 앞둔 가운데, 특별법의 대통령령 위임사항을 구체화했다. 시행령은 ‘개별 대미 투자 사업의 예상 존속 기간 동안 한국으로 분배되는 총 예상 수입이 해당 투자의 원리금을 전부 충당할 수 있는 경우’를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것으로 정의했다. 원금과 이자 모두 회수할 만큼 수익성 있는 사업에 한해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원리금 산정 때 적용할 이자율은 투자 시점의 2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에 한·미가 협의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하기로 했다. 현재 미국 20년물 국채금리가 5%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정부는 앞으로 최소 연 5% 이상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대미 투자 대상을 추릴 가능성이 크다. 예상 존속 기간, 가산금리 외 상업적 합리성 판단 기준 관련 사항은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과 협의해 정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최종 의사결정 기구인 운영위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다. 운영위 산하에는 재무·금융·외환, 산업·기술·투자, 리스크·법률·규제 등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둔다. 특별법에 따라 설립되는 한미전략투자공사는 설립 등기일로부터 20년간 운영된다. 구체적인 프로젝트는 특별법 시행 후 사업관리위원회 검토와 운영위 심의에 더해 국회 보고, 대미 협의 등을 거쳐 결정된다. 1호 프로젝트로 원전 건설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상업적 합리성 분석 등에 시간이 걸려 이달 내 확정은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상업적 합리성을 따져 프로젝트를 선정해도 실제 투자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래 수익을 계량화해 원리금 회수 가능성을 따져야 하는데, 그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남수현([email protected])

2026.06.09. 8:02

[Biz & Now] 하나금융, 군 장병에 10억 규모 복지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국방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군 장병들의 사기 증진과 복지 향상을 위한 ‘히어로 위드 하나’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히어로 위드 하나’ 프로그램은 순직·공상 장병의 가족과 공상을 입은 장병 지원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군 복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나금융은 협약을 통해 매년 300여 명의 군 장병과 가족을 대상으로 연간 10억원 규모의 복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2026.06.09. 8:02

편의점 점주·식당 사장님도 “더는 못 견뎌요”

서울 관악구에서 30년 넘게 김치찌개 식당을 운영하는 유덕현(68)씨는 9일 오전 점심 장사를 접고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으로 향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삼중고 속 자영업자가 겪는 고충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는 최근 지난해보다 매출이 20%가량 줄어 3명이던 직원을 2명으로 줄이고, 그마저도 한명은 시간제로 전환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상인연합회·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소상공인업계와 공동으로 ‘생존권 사수와 고용정책 대전환 촉구 범소상공인결의 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소상공인들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그간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상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지급 등 일부 조항에서 예외였다. 소규모 사업장은 대체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과 정부가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을 논의하자, 소상공인들은 영업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에서 편의점을 하는 이상운(57)씨는 “임대료·전기세 등 고정비와 인건비로 월 1000만원이 나가 실제 매장 수익서 가져가는 비율은 40%도 채 안 된다”며 “이미 직원을 줄일 만큼 줄였는데도 매해 인건비 부담이 커져 진지하게 폐업을 고려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자영업자의 3분의 2가 월 160만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세청에 따르면 2024년 개인·법인을 합쳐 폐업신고를 한 사업자는 100만8282명으로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겼다. 이날 참가자들은 ▶‘5인 미만 근로기준법 확대’ 추진 중단 ▶‘주휴수당 폐지’ 및 ‘최저임금 구분적용’ 시행 ▶소상공인 ‘단결권’과 ‘교섭권’ 법제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방침 철회 ▶‘대통령 직속 소상공인 특별위원회’ 설치 ▶소상공인 최저소득 보장 제도 도입 등 6대 요구사항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하고 이를 정치권에 전달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2026.06.09.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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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보험협회 이사장에 김기환

화재보험협회는 제19대 이사장으로 김기환(사진) 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9일 밝혔다. 김 신임 이사장은 KB국민은행 상무,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 전무, 재무총괄 부사장 등을 지냈다.

2026.06.09.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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