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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inside,China] 텍스리펀 효과 톡톡! 中, 외국인 관광 소비 큰 폭으로 늘어

중국이 택스리펀 정책을 확대하며 외국인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광저우(廣州)의 북적이는 한 백화점. 싱가포르인 리(李) 씨는 친구와 가족에게 선물할 고급 중국 차(茶)를 구매하자마자 바로 세금 환급을 받았다. 리 씨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공항에서 길게 줄을 설 필요 없이 계좌를 통해 현금을 바로 환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하며 중국의 새로운 택스리펀 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중국은 외국인 관광객의 경험 개선을 위해 '구매 즉시 환급' 택스리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상하이의 경우, 도시 내 택스리펀 매장 중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제휴 매장은 무려 절반가량에 달한다. 비자 정책 완화, 결제 접근성 향상, 통관 간소화, 택스리펀 등 변화로 인해 중국 여행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지면서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내 '중국 여행' 콘텐츠도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콘텐츠 크레이터 아이쇼스피드는 중부 지역의 유명 관광지인 소림사(少林寺)에서 쿵푸(功夫) 여행을 영상으로 기록하며 전 세계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중국의 출입경 외국인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2.9% 급증한 6488만 명(연인원, 이하 동일)으로 집계됐다. 1분기에는 1744만 명으로 33.4% 늘었다. 최근 택스리펀 정책 확대가 인바운드 관광객의 지출 증가, 중국 관광업의 성장 촉진, 중국 방문객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실제로 정책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 시내의 쇼핑몰 베이징 쥔타이(君太)백화점에서는 택스리펀 창구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고 직원들이 전했다. 한 직원은 "이제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서는 것이 일상이 됐다"면서 "몇 개만 사 가는 사람도 있고 한가득 사 가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 소재 도자기 매장의 한 매니저는 구매 즉시 현금으로 세금을 환급받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현장에서 추가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이러한 경향이 매장의 전체 매출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훙타오(洪濤) 베이징공상대학 상업경제연구소 소장은 향후 5년간 중국 인바운드 소비가 1조5000억 위안(약 292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인바운드 관광객의 총 지출액은 942억 달러 이상에 달했다. 한편 왕펑(王鵬) 베이징시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디지털 계약이 택스리펀 절차를 수초 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인공지능(AI)을 통해 피크 시간대의 부담을 완화하고 쇼핑 서비스를 표준화하며 지역 간 인프라 격차를 해소하는 방법을 강조했다. 출처 신화통신 정리 차이나랩

2025-04-24

美-이란 핵협상후속회의 앞두고…中·러·이란, IAEA수장과 회동

美-이란 핵협상후속회의 앞두고…中·러·이란, IAEA수장과 회동 "중러, 이란과 IAEA 대화·협력 강화 지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10년 만에 고위급 핵 협상을 재개한 미국과 이란이 조만간 전문가 협의 등 후속 회의를 열 예정인 가운데 중국, 러시아, 이란 대표들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수장과 만나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했다. 24일(현지시간) 중국 신화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쑹 오스트리아 빈 주재 중국 국제기구 상임대표, 미하일 울랴노프 빈 주재 러시아 국제기구 상임대표, 레자 나자피 빈 주재 이란 국제기구 상임대표가 이날 빈에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리 대표는 이란과 IAEA의 대화·협력 강화를 중국과 러시아가 지지한다고 말했다. 리 대표는 이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이란의 약속을 중국이 높이 평가하고, 이란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존중하며, 이란이 미국을 포함한 각국과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정당하고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긍정적 추진력을 불어넣고자 러시아, 이란, IAEA와 소통·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리 대표는 덧붙였다. 또 중국·러시아·이란 대표들은 상호 존중에 기반한 정치외교적 접촉과 대화만이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하고 실질적 경로라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IAEA가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정치·외교적 노력을 적극적이고 건설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문적이고 특수한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앞서 전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데 뒤이어 이뤄졌다. 아락치 장관은 전날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만나 미국과의 핵 협상과 관련한 최근 상황을 알리고 이란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에 대한 중국의 생산적 입장에 감사를 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2일 오만에서 10년 만에 고위급 핵 협상을 재개한 데 이어 1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2차 고위급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은 오는 26일 오만에서 기술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으며 그 뒤 3차 고위급 회의를 열 것으로 보인다. 이란 핵 문제는 국제사회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대신 서방이 가한 제재를 풀어주는 내용의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체결로 해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3년 뒤인 2018년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는 JCPOA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제재를 복원했다. 올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란을 향해 '최대 압박' 정책을 다시 꺼내면서 핵무기 생산 저지를 목표로 하는 핵 협상을 요구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수현

2025-04-24

드론전쟁 때문에…게임 컨트롤러도 '군사장비'

드론전쟁 때문에…게임 컨트롤러도 '군사장비' 영국 "우크라에서 살인도구" 러시아에 수출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영국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에 게임 컨트롤러(조종기)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드론으로 공격할 때 게임 컨트롤러를 조종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이날 게임 컨트롤러 수출 금지를 포함해 150여건에 달하는 대러시아 무역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스티븐 도티 외무부 부장관은 "게임기는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서 살인을 위한 용도로 전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영국 시장을 이용해 전쟁 노력을 강화하고 무해한 상품을 사들여 전쟁 도구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영국은 이 사악한 거래를 폭로하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새로운 병기로 떠올랐는데, 드론 조정에 게임 컨트롤러가 널리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도 게임 컨트롤러 등 게임 주변 기기가 군사 장비로 쓰일 수 있다고 보고 올해 초 러시아 수출을 금지했다. 영국은 이번에 러시아의 에너지 부문에 혁신적인 소프트웨어와 기술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새로운 석유 및 가스 시추공을 탐색하고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의 수출도 금지했다. 또 러시아의 군사 발전에 필수적인 화학 물질, 전자 제품, 기계, 금속 등에 대해서도 수출 제재를 발동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신재우

2025-04-24

英웨스트엔드 무대 화려함으로 채운 韓제작 뮤지컬 '개츠비'

英웨스트엔드 무대 화려함으로 채운 韓제작 뮤지컬 '개츠비' 브로드웨이 흥행 이어 런던서도 프리뷰 2주간 전회 매진 쉴새없는 시청각적 즐거움…제작자·연출 "관객 반응 뜨거워"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한국 제작사의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를 거쳐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랐다. 24일(현지시간) 저녁 영국 런던 콜리시엄 극장에서 선보인 오디컴퍼니의 '위대한 개츠비' 개막 공연은 호화로운 무대 세트, 반짝거리는 무대 의상, 배우들의 시원시원한 노래와 춤 동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제작자가 한국인일 뿐 작품 어디에도 한국적인 요소는 전혀 없지만, 눈과 귀가 쉴 틈을 주지 않고 150분을 꽉 채운 블록버스터 뮤지컬의 강렬함으로는 분명히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K-컬처를 닮았다.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 문학의 자존심' 미국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1925년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스위니토드', '드라큘라' 등을 흥행시킨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브로드웨이에 이어 웨스트엔드에서도 제작을 진두지휘했다. 신 대표는 개막 공연에 앞서 레드카펫 행사에서 "프리뷰 기간 내내 (함께 작품을) 봤는데 관객 반응이 뜨겁고 이 작품을 정말 사랑해주는 것 같다"며 "(브로드웨이 공연과 다른) 새로운 느낌이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1차 대전 종전 후 1920년대 '재즈시대'의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은 호황으로 물질주의가 팽배하던 시기 미국 사회의 도덕적 타락과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그렸다. 자수성가한 신흥 부자 제이 개츠비가 부유한 집안 출신 옛 연인 데이지 뷰캐넌을 향한 사랑과 집착 끝에 스러지는 과정을 화자인 닉 캐러웨이의 시선을 통해 그린다. 전반적인 줄거리는 원작과 같지만,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소설과는 사뭇 다른 작품이다. 개츠비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쨍한' 파티 장면의 비중이 훨씬 더 크며, 개츠비와 데이지, 닉 캐러웨이와 조던 베이커의 '러브라인'에 공연시간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전반적으로 무대는 화려함과 경쾌함을 내려놓지 않는다. 데이지와 상류층 삶에 대한 개츠비의 동경과 집착이 한낱 꿈인 듯 허무하고 쓸쓸하게 바스라지는 모습 등 어두운 측면은 무대 위를 빠르게 스쳐 간다. 무대는 웅장하고 매혹적이다. 에드워드 7세 때인 1904년 문을 연 극장의 멋들어진 실내와 1920년 '재즈 시대' 작품의 분위기가 오묘하게 어우러진다. 런던 콜리시엄 극장은 총 2천359석으로 객석 기준 웨스트엔드 최대 규모다. 로열 오페라와 함께 양대 오페라 극단으로 꼽히는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ENO)의 집이기도 하다. 제이미 무스카토(개츠비), 프랜시스 메일리 맥캔(데이지), 코빈 블루(닉 캐러웨이), 앰버 데이비스(조던 베이커), 레이첼 터커(머틀 윌슨), 존 로빈스(톰 뷰캐넌) 등 주조연 배우들의 노래는 흠잡을 데 없다. 특히 개츠비 역 무스카토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입이 벌어질 정도다. 화려한 의상으로도 눈은 시종 즐겁다. 작년 4월 브로드웨이 작품은 연극·뮤지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의상상을 받았다. 영국 유력 언론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일간 가디언은 "호화로운 파티 소리부터 자연스러운 서정성까지 뮤지컬화할 강력한 요소가 있지만, 그 전환이 설득력 있지는 않다"며 별 5개 중 1개만 줬다. 텔레그래프도 별 2개만 주면서 "위대한 재즈 시대 소설에 대한 해석은 파티 분위기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모든 것은 거의 놓친다"고 썼다. 그러나 관객 초기 반응은 뜨겁다. 웨스트엔드에서 지난 11∼23일 프리뷰는 전회 매진됐다. 프리뷰는 본 공연에 앞서 관객 반응을 살피면서 작품을 최종 수정하기 위해 관람료를 낮춰 선보이는 공연이다. 앞서 브로드웨이에서도 지난해 4월 개막 첫주부터 매출액 100만달러(14억원)를 돌파했고 연말에는 주간 매출액 260만달러(38억달러)까지 넘어서며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 공연은 분명히 상업적이다. 2천석 넘는 극장에 오르는 블록버스터 공연에 기대하는 바가 진지한 사색과 날카로운 성찰보다는 엔터테인먼트 또는 충만한 즐거움이라면 이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적이다. 브로드웨이에 이어 웨스트엔드 '위대한 개츠비'의 연출도 맡은 마크 부르니는 "2주간 프리뷰를 통해 2천400명 관객이 공연이 끝나자마자 일어나 환호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관객들은 웃고 충격받기도 하면서 장면 장면 호응했다. 연출로서 관객에게 받을 수 있는 긍정적 반응을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웨스트엔드 공연은 9월 7일까지 이어진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2025-04-24

"북한 해커들, 가상화폐 탈취에 러시아 인터넷 인프라 이용"

"북한 해커들, 가상화폐 탈취에 러시아 인터넷 인프라 이용"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북한 해커들이 러시아 인터넷 인프라를 활용, 해외 가상화폐 탈취 등 사이버 범죄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보안 전문회사 트렌드마이크로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내에서 북한과 연계된 사이버범죄 활동에 사용된 여러 IP 주소 범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IP 주소는 상업용 가상사설망(VPN), 프록시 서버, 원격 데스크톱 프로토콜(RDP)을 이용한 가상 사설 서버(VPS)를 사용하는 대규모 익명화 네트워크에 의해 숨겨져 있었으며 러시아 하산과 하바롭스크에 할당돼 있었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트렌드마이크로는 "이는 북한의 주요 사이버 공격 활동이 러시아 하산과 하바롭스크의 인터넷 인프라에서 이뤄지거나 이를 경유한다는 가설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러한 인프라는 2017년 구축됐고 2023년부터 규모가 확장됐다"고 짚었다. 아울러 이 회사는 북한이 IT 인력을 배치해 러시아 IP 주소 두 개와 북한 IP 주소 두 개를 연결했다고 분석하면서, 이들 인력이 중국과 러시아, 파키스탄 등지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분석에 따르면 북한과 연계된 해커들은 러시아 IP를 사용해 구인 사이트와 가상화폐 관련 서비스에 접속했다. 구인 사이트에서 미국, 독일, 우크라이나의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을 표적으로 삼아 접근해, 이들을 가짜 회사와 사기 면접으로 유인했다고 한다. 해커들의 목표는 가상화폐, 웹3.0,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이 있는 이들 전문가로부터 가상화폐를 훔치는 것이었다고 트렌드마이크로는 설명했다. 이 밖에도 무작위로 숫자를 집어넣어 가상화폐 지갑의 암호를 푸는 활동에도 러시아 IP가 쓰였다고 이 회사는 부연했다. 북한은 최근 수년간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 대한 해킹을 통해 가상화폐를 탈취해 현금으로 세탁한 뒤 핵무기 개발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미일 3국은 지난 1월 공동성명을 내고 지난해 발생한 6억6천만달러(약 9천400억원) 규모 암호화폐 탈취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공식 지목했다. 지난 2월에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인 바이비트가 해킹당해 14억 6천만달러(약 2조900억원) 상당의 코인이 탈취당했는데, 이는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의 소행으로 추정됐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도연

2025-04-24

종전협상 좌초되나…"우크라에 크림반도 포기는 '정치적 자살'"

종전협상 좌초되나…"우크라에 크림반도 포기는 '정치적 자살'" 트럼프 '현실인정' 압박에 젤렌스키, 헌법·국민정서 탓 저항 '영토강탈 인정' 나쁜선례…국제사회, 세계질서 훼손 우려에 초조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러시아가 2014년부터 강제로 점령하고 있는 크림반도의 주권 문제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새로운 난제로 떠올랐다. 전선 동결과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 등 기존 쟁점도 결코 단순하지 않았지만 그보다 훨씬 다층적이고 깊숙한 뿌리를 건드리는 일이라 협상이 좌초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애초 협상의 조건으로 거의 언급되지 않던 크림반도 문제는 미국이 러시아를 움직일 지렛대가 없다는 관측 속에 이달 불쑥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7일(현지시간) 파리에서 프랑스·영국·독일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방안을 조건 중 하나로 제시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이를 정면으로 반대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크림반도는 논의의 초점조차 아니다"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이 "평화협상에 매우 해롭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종전 협상에서 영토 문제와 관련해 초점이 되는 부분은 헤르손·자포리자·루한스크·도네츠크 등 4개주에 걸친 동남부 전선의 동결이지 크림반도는 아니다. 그런 면에서 러시아가 10년 넘게 실효 지배하고 있는 크림반도가 협상 의제가 아니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일리가 있다. 3년간 전쟁으로 영토의 20%가량을 빼앗긴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크림반도를 되찾을 대상으로 보기에 힘든 게 현실적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충돌 발을 무릅쓰고도 크림반도 포기를 반대하는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국민 정서와 법적인 한계가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러시아가 갖은 기만술을 동원해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할 때 받은 충격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은 이른바 '리틀 그린 맨'이라고 불리는 부대 마크도, 휘장도, 계급장도 없는 부대에 의해 도둑질하듯 진행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개입을 부인하다가 각종 증거가 드러나자 뒤늦게 시인했다. 병합 당시에는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았으나,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이어지는 전쟁의 신호탄이기도 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4일 "우크라이나에서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것은 사기꾼에게 위험한 양보를 하는 것이자, 크림반도에 남겨진 국민들을 포기하고 이산가족의 재결합 희망까지 봉쇄하는 일로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 발발 한참 이전인 2010년 러시아에 크림반도의 해군기지 사용 연장을 허가해준 정치인들이 반역죄로 기소되기까지 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비서실장 출신인 콘스탄틴 옐리세예프는 "법적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내주는 데 찬성할 정치인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정치적 자살을 능가하는 자충수"라고 말했다. 법률적·절차적 걸림돌도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헌법 제2조는 자국의 주권이 변경될 수 없는 현재 국경선 안 전체에 미친다고 규정한다. 법적으로 현재 영토의 범위를 변경하려면 의회의 승인을 거쳐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 계엄령 상태인 우크라이나에서는 헌법을 개정할 수도 없다. 반면 러시아의 시각에서 크림반도 병합은 과거의 '실책'을 바로잡는 일이다. 제정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여제 시절인 1783년 러시아에 편입된 크림반도는 1954년 니키타 흐루쇼프 소비에트연방 공산당 서기장에 의해 우크라이나로 편입됐다. 당시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소련의 일원이었으므로 대수롭지 않은 행정구역 조정이었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이 붕괴하고 우크라이나가 독립을 선언하면서 크림반도도 함께 독립했다. 독립 이후로도 크림반도는 관광산업 등으로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약 200만명 인구 중 절반 이상이 러시아인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는 원래 크림반도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던 타타르인이 스탈린 체제하에서 대규모 강제 이주를 당한 영향이 크다. 현재도 크림반도 인구의 약 15%가 타타르인이다. 정작 크림반도 주민들이 어느 나라의 지배를 받고 싶어 하는지, 실제 여론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러시아는 2014년 강제 병합 직후인 3월 주민투표를 시행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NYT는 "러시아의 점령 이후 많은 거주자가 인터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병합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신뢰할 수 있는 여론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영유권을 인정하는 것은 무력 사용을 통한 영토 탈취를 금지하는 국제법 위반 행위를 승인하는 셈이라 국제사회의 반발도 초래할 수 있다. 확고한 국제질서를 무너뜨리는 이 같은 나쁜 선례가 정착하면 확장주의 성향을 지닌 강대국 주변 약소국들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의 책임을 물어 세계질서 붕괴를 막기 위해 별도의 대러시아 제재까지 가동해왔다. 이번 사태를 두고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크림반도에 러시아 주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첫 집권 당시 같은 맥락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2018년 크림반도 선언을 통해 "어떤 나라도 무력으로 다른 나라의 국경을 바꿀 수 없다"며 국제사회의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고동욱

2025-04-24

빨래 횟수도 줄이는 미국인들…실적 전망 줄줄이 낮춘다

빨래 횟수도 줄이는 미국인들…실적 전망 줄줄이 낮춘다 펩시·치폴레·P&G, 연간 실적 가이던스 하향 조정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에 노출된 소비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펩시, 게토레이, 도리토스, 치토스 등을 생산하는 펩시코는 이날 소비자 지출 감소와 글로벌 관세 인상으로 인한 영향을 이유로 들며 연간 핵심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존 '한 자릿수 중간대 성장'에서 '작년 대비 대체로 변동 없음'으로 하향 조정했다. 제이미 콜필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개월 전과 비교하면 우리가 느끼는 소비자 환경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몬 라과르타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세계 무역과 관련해 더 많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예상된다"며 "이는 공급망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고 많은 시장에서 소비자 환경이 위축된 만큼 향후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고 했다. 펩시코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작은 스낵 팩과 함께 2달러를 넘지 않는 간식 가방을 주고 있다고 했다. 펩시코의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179억달러, 순이익은 10% 감소한 10억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멕시코 음식 체인인 치폴레도 1분기 동일 매장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치폴레는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2월부터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이런 추세가 이달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스콧 보트라이트 CEO는 소비자 행동에 대한 질문에 "돈을 절약하려는 생각, 경제적 불확실성, 외식보다 집에서 더 자주 식사하는 것이 전부였다"면서 근본적인 흐름은 "소비자들이 관망하고 있다는 점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했다. 치폴레 역시 올해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한 자릿수 초중반 성장'에서 '한 자릿수 초반 성장'으로 낮췄다. 또 관세가 올해 회사의 식음료와 포장 비용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생필품 회사인 프록터앤드갬블(P&G)도 마찬가지로 올해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안드레 슐텐 CFO는 기자들에게 "주요 원인은 불안한 소비자들이 단기간에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주식 시장, 고용 시장, 모기지 금리 등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관망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P&G는 관세가 연간 비용을 10억달러에서 15억달러 가량 증가시킬 것으로 추정하면서 가격 인상을 포함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G 한 임원은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세제 구입을 줄이기 위해 빨래 횟수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에 대한 우려가 소비자 지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는 항공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앞서 제공했던 올해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은 "경제 전망이 좀 더 명확해지면 업데이트된 연간 가이던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사우스웨스트항공과 델타항공도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간 실적 전망을 철회한 바 있다. 아메리칸항공의 로버트 아이솜 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2월부터 국내 여행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황정우

2025-04-24

‘불화설’ 오바마 부부, 단골 식당서 저녁 공개데이트

최근 불화설에 휩싸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워싱턴DC의 한 식당에서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2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최근 SNS상에는 저녁 시간 레스토랑에 방문한 오바마 부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이 영상은 워싱턴DC 소재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스테리아모짜의 한 개인실에서 오바마 부부가 식사를 마친 뒤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이다. 손님들이 손뼉 치며 환호하자 부부는 그들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어 준다. 다만 외신들은 영상이 촬영된 일시를 정확하게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부부는 이 식당의 단골로 알려졌다. 이혼설이 한창일 때 버락 오바마는 이곳에서 혼자 저녁을 먹었다. 두 사람이 공개된 장소에서 함께 모습을 보인 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를 놓고 부부가 불화설을 의식해 동반 외출에 나섰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이들의 불화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과 그 직전에 있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 때 미셸 여사 없이 연달아 혼자 나타나면서 불거졌다. 그가 이 식당에서 홀로 식사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도 소문을 부풀렸다. 미셸 여사는 이 같은 불화설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지난 9일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정치인 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일정을 스스로 선택하게 됐을 뿐이라며 뜬소문을 일축했다. 그는 “수년 전에도 이런 결정들을 많이 내릴 수 있었지만 스스로에게 그런 자유를 주지 않았다”며 “아이들은 내가 내 삶을 자유롭게 살도록 했지만 나는 아이들의 삶을 핑계 삼곤 했다”고 말했다. 미셸 여사는 “이제 그런 건 없어졌다”며 “해야 할 일이나 다른 사람들이 바라는 일이 아닌, 내가 가장 좋은 일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2025-04-24

트럼프의 균형 맞추기?…"푸틴에 우크라 軍보유 인정 요구할듯"

평화협상 중재자로 나선 미국이 러시아에 전후 우크라이나의 군대 보유 권리를 인정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크림 반도 포기 등 우크라이나가 달가워하지 않을 평화협상안만 압박해 온 미국이 양측 사이에서 균형 맞추기를 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평화협정의 일부로 이러한 방안을 포함하길 희망한다"며 "(미국이 러시아 측에) 우크라이나의 군대 보유를 인정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를 주장했는데, 이를 포기하라는 요구인 셈이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 중동특사가 25일 러시아에서 푸틴을 만나 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전쟁 초기부터 점령 중인 자포리자 원전을 일단 우크라이나에 반환토록 한 뒤 미국의 통제 하에 두는 방안도 희망하고 있는데, 이 방안도 같이 협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대대적으로 공습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24일 트루스소셜에 "불필요했고 매우 나쁜 타이밍에 이뤄졌다"며 "블라디미르, 멈추라!(Vladimir, STOP!)"라고 적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공습으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어린이를 포함해 90명가량이 부상을 입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공습에 북한산 단거리 탄도 미사일인 KN-23이 사용됐다"고도 전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 포기 ▶현재 수준의 영토 경계 동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등을 골자로 한 평화협상안을 그간 우크라이나 측에 압박해왔다. 모두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평가되는 내용들이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합의 준비가 됐다"며 우크라이나에 평화협상안 수용을 종용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 기자회견에서 "파트너들이 제안한 모든 것을 실행하겠지만, 우리의 법률과 헌법에 위배되는 것만은 할 수가 없다"며 크림 반도 포기 요구에 대해 재차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강력한 압박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날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러시아에 많은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이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폭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제재하겠느냐'는 질문엔 "난 나만의 기한(deadline)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하수영([email protected])

2025-04-24

트럼프 깜짝등판·방위비 논의 없어…韓美, 美日협의와는 달랐다

트럼프 깜짝등판·방위비 논의 없어…韓美, 美日협의와는 달랐다 재무부서 오전 70분간 '2+2' 뒤 오후 산업부·USTR간 별도 협의 美측에 한미 관세 협상 지렛대 'LNG운반선' 문양 기념주화 선물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김동현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의 관심사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판 여부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일본과의 협상 때는 예고 없이 등장해 일본 측을 당황케 하고 협상판을 흔들었기에 한국 협상단도 마지막 순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이날 오전 미국 재무부 청사에서 열린 협의는 계획대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가 참석한 가운데 '서프라이즈' 없이 진행됐다. 협의는 오전 8시 10분께부터 1시간 10분여가량 진행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개입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러 글을 올리면서도 한국과 '2+2 협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일본 협상단이 워싱턴DC로 오는 와중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자신의 협상 참석을 통보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장에 직접 나타나지 않은 데에는 이날 일정이 일본과 협상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빡빡했던 점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오찬을 시작으로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와의 정상회담 일정에 소화했다. 또 이미 일본을 본보기 삼아 미국과 협상을 앞둔 모든 나라를 잔뜩 긴장하게 만든 만큼 이전과 같은 '깜짝쇼'를 반복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협상에 대한 미국 측의 첫 반응은 뜻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노르웨이 총리가 오후 2시께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 "정상들이 무역과 관련해 나를 만나고 싶어 하는데 우리는 큰 진척과 훌륭한 합의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하고서는 정상회담에 배석한 베선트 재무장관에 그런 내용을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오늘 우리는 한국과 매우 성공적인 양자 회의를 가졌다"고 소개했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면서 "한국인들은 자기들의 최선의 제안(A game)을 가져왔고 우리는 그들이 이를 이행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통상협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브리핑은 오후 5시에 예정됐기에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이날 양국간 협의 분위기를 가늠할 첫 기회였다. 이후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은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8일 이전까지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7월 패키지'를 마련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무 및 고위급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일본과의 협상 때와 달리 방위비 문제도 언급하지 않았다. 베선트 장관이 이번 협의를 "매우 성공적"이라고 묘사했다는 점에서 미국 측은 협의 결과에 어느 정도 만족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 장관도 조선산업 협력에 대한 정부의 제안에 미국 측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면서 "오늘 저희가 상당히 좋은 출발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2 협의에서 양측은 기념주화를 선물로 주고받았다. 미국에 건넨 선물은 한국은행이 발행한 '한국의 주력산업과 경제발전 기념주화'로 조선업을 상징하는 LNG운반선과 거북선 문양이 새겨진 것이었다. 앞서 일본의 경우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받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문구가 적힌 모자를 쓰고 웃으며 찍은 사진이 공개돼 협상에 임하는 자세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일본 내에서 제기됐다. 2+2 협의가 끝난 뒤 이날 오후에 안덕근 산업장관과 그리어 USTR 대표 간 별도 협의가 이뤄졌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현

2025-04-24

유리한 종전안 받아든 러 "세부조정 필요하나 합의 준비됐다"

유리한 종전안 받아든 러 "세부조정 필요하나 합의 준비됐다" 외무장관 美방송 인터뷰로 우크라 압박 가세하며 여론전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크림반도 병합 인정 등 유리한 종전안을 받아든 러시아가 합의 준비가 됐다며 협상 타결을 압박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부 조정이 필요한 사안이 남았다면서도 "러시아는 합의를 체결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고 있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이 상황의 근본 원인을 다룰 필요성을 인정한 지구상 유일한 지도자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휴전 준비가 됐다는데도 러시아의 민간인 살상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군사적 목표물이나 군사적으로 이용된 민간 지역만 타깃으로 삼는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러 번 이런 입장을 밝혔고 이번에도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에 동원되는 타깃이라면 러시아군에 공격할 권리가 있다고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는 종전안을 마련하고 우크라이나에 수용을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 언론을 통해 여론전을 벌이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에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협상 타결 준비가 됐음을 부각하면서 타결 지연의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리고 종전안 수용 압박에 가세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인정, 현재 수준의 영토 경계 동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를 골자로 한 종전안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내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유리한 종전안을 등에 업은 러시아는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대대적으로 폭격,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90명이 다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격을 비난하는 한편 러시아에 협상에 나설 것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백나리

2025-04-24

농산물·車안전기준·알래스카 LNG…日, 美관세 카드 취합 속도

농산물·車안전기준·알래스카 LNG…日, 美관세 카드 취합 속도 내주 美서 2차협상 앞두고 대응책 고심…쌀·옥수수·대두 수입 확대 검토 車 충돌시험 기준 완화 등도 고려…LNG 개발 참여는 채산성 등 과제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내달 1일(일본 시간) 미국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2차 미일 관세 협상을 앞두고 미국에 제시할 '교섭 카드' 취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측 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이번 협상에서 향후 논의할 의제를 개괄적으로 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의 대일 무역 불균형에 관한 불만을 잠재울 카드를 일부 언급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난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에게 대일 무역적자를 '제로'(0)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고, 미국은 첫 관세 협상에서 일본을 특별 취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일본은 미국이 그간 농산물, 자동차 교역을 집중적으로 문제시했다는 점을 감안해 농산물 수입 확대, 자동차 안전기준 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관심을 보이는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 개발도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 '성역' 쌀 수입 확대도 논의…中 대신 옥수수·대두 수입↑ 추진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을 향해 "쌀에 관세 700%를 부과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한 것과 관련해 미국산 쌀 수입 확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일본이 현재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쌀 물량은 연간 약 77만t이며, 그중 미국산 쌀이 45% 정도를 차지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쌀 의무 수입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일본 정부 내에서 논의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쌀 수입량을 5만∼7만t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쌀값이 지난해에 비해 2배로 급등한 현실과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에 민간 쌀 수입량이 전년도의 20배 정도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하면 쌀 수입 확대는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면서 국내 민심도 달랠 수 있는 '일석이조 방안'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은 그동안 무역 협상에서 쌀을 '성역'으로 여겨 온 점이 부담이다. 농업정책을 담당하는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과 집권 자민당 간부 일부가 쌀 수입 확대를 반대하는 등 이견이 있어 조율도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은 이와는 별개로 옥수수와 대두(콩) 수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옥수수와 대두는 모두 미국과 무역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이 미국산 수입량을 대폭 줄인 품목이다. 일본은 옥수수의 경우 가축 사료와 지속가능항공유(SAF)로 활용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미국에서 4천590억엔(약 4조6천억원) 상당의 옥수수를 수입했다. 그중 무관세로 들여온 사료용이 70%를 넘었다. 요미우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진행된 무역협정 협상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 요구에 따라 미국산 옥수수 수입 확대를 약속해 자동차 추가 관세를 피했던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은 지난해 대두를 317만t 수입했고, 그중 미국산은 65.7%였다. 일본 정부는 민간 기업을 상대로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를 권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 '비관세 장벽' 자동차 안전기준 완화 모색…日업체 투자 계획도 제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일본산 자동차가 매우 많지만 일본에서는 미국 차를 볼 수 없다는 불만을 거듭 제기했고, 미국 정부는 이러한 현상의 주된 요인이 '비관세 장벽'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일본은 '비관세 장벽' 중 하나인 자동차 안전기준과 관련해 충돌사고 성능시험 기준 완화 등을 검토 중이다. 닛케이는 "충돌시험 기준, 수입차에 대한 형식 인증 절차가 의제가 될 것"이라며 "과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시 미국 차를 수입할 때 형식 인증을 일부 생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안전기준 완화는 안전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내 생산량 확대, 투자 계획을 모아 다음 협상에서 제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NHK가 전했다. 일본이 세계 최대 대미 투자국이자 미국 경제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혼다와 닛산자동차는 일본 등지에서 생산해 온 미국 수출용 차량 일부를 미국에서 만들어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도요타자동차는 23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공장에 8천800만 달러(약 1천26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가 검토…채산성·지속 가능성 과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약 1천287㎞ 길이의 가스관과 가스 처리 공장, 가스 액화 공장 등을 짓는 사업으로 2030년대에 상업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일본이 보조를 맞출 카드로 언급되기도 하는 이 프로젝트는 안정적 자원 확보와 대미 수입량 증가가 장점으로 꼽힌다. 일본 전기사업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연료 조달) 선택지가 넓어지고 에너지 안전보장 관점에서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케이신문은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연간 생산량은 2천만t이며, 이는 일본 연간 수입량의 3분의 1에 이르는 규모"라며 "미국의 다른 가스전보다 가까워 수입에 걸리는 기간이 20∼30일 단축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신문은 이 프로젝트 참가가 교섭 카드로 거론되고 있으나, 채산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또 차기 미국 대선에서 기후변화 대책에 적극적인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 사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섣불리 참여하기 힘든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상현

2025-04-24

'미국 매장 텅텅 빌 것' 경고…"장난감 먼저 사라질 것"

'미국 매장 텅텅 빌 것' 경고…"장난감 먼저 사라질 것" 의류·가정용품 등도 관세 충격에 취약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대형 소매업체 대표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여파로 '매장이 텅텅 빌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장난감과 저가 의류 등의 소비재가 가장 먼저 타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마트·타깃·홈디포 등 소매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매장) 진열대가 텅 비게 될 것"이라면서 2주 안에 공급망 혼란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했다. 미 CNBC방송은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관세 여파로 적은 재고로 운영되는 저가용품 매장이 먼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물류·공급망 플랫폼인 쉽밥의 케이시 암스트롱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는 "미국의 소매 시스템은 속도와 규모에 기반한다"면서 "관세 등으로 이 엔진이 버벅거릴 경우 적은 이익으로 빠르게 유통되는 상품이 먼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에 민감하고 수입품 비중이 높은 장난감·게임·저가 가정용품·의류 등을 이번 공급망 혼란에서 '탄광 속 카나리아'(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것)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 적용 시점과 생산에 걸리는 짧은 기간 등을 감안할 때 장난감과 신학기 용품 등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티셔츠·레깅스·양말·아동의류 등 패션 부문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보면서 "의류는 상품 회전이 빠르고 이윤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재고 여유도 적다"고 설명했다. 미국 의류·신발 협회(AAFA) 스티븐 러마 회장은 트럼프 관세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로 작용한다"면서 "145% 관세가 추가될 경우 평균 관세율은 160%를 넘고 일부 품목은 사실상 관세가 200%를 넘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에 총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의류·신발 수입에서 중국산 비중은 각각 37%, 58%로, 생산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길 시간도 부족한 만큼 "곧 제품 부족이 나타날 것"이라고 러마 회장은 예상했다. 미국소매협회(NRF) 조너선 골드 부회장은 소비자들이 재고 및 상품 선택지 감소, 가격 상승 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영세 소매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높은 관세가 적용된 상품이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몇 달 안에 여파가 분명해질 것"이라면서 "지금 연말 연휴 시즌 대목을 준비 중인 영세 업체들에 특히 관세 불확실성이 힘겹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음 달 2일부터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800달러(약 117만원) 미만 소포에도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이 제도를 활용해 저가 상품을 수입해오던 업체들도 타격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차병섭

2025-04-24

"캘리포니아 경제 규모, 일본 추월해 세계 4위로 올라서"

"캘리포니아 경제 규모, 일본 추월해 세계 4위로 올라서" 국가로 따지면 미국-중국-독일 다음에 해당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제규모가 일본을 추월해 세계 4위로 올라섰다고 개빈 뉴섬 주지사가 23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새로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경제분석국(BEA) 데이터를 인용해 2024년 캘리포니아의 명목 역내총생산(GDP)이 4조1천억 달러(5천900조원)로, 일본의 4조200억 달러(5조7천600억원)를 추월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GDP는 미국 전체와 중국, 독일에 이어 세계 4위가 된다.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의 경제는 세계 3대 경제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24년 캘리포니아주 경제성장률은 6%로, 미국 전체(5.3%), 중국(2.6%), 독일(2.9%)보다 높았다. 인구가 4천만명인 캘리포니아주에는 세계 테크 산업의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와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지인 로스앤젤레스가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농업 생산 규모도 미국에서 가장 크며 제조업체 3만6천여개가 주민 11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등 미국 제조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고 주 정부는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주가 연방정부에 보내주는 돈은 연방정부로부터 받는 돈보다 830억 달러(120조 원) 많다. 뉴섬 주지사는 발표문에서 "캘리포니아는 전 세계와 보조를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도를 주도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번영하는 이유는 사람에 투자하고 지속가능성을 우선시하며 혁신의 힘을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캘리포니아주의 경제적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섬 주지사는 "우리는 이러한 성공을 축하하는 가운데, 현 연방 행정부의 무모한 관세 정책으로 인해 우리의 전진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캘리포니아의 경제는 미국의 원동력이며, 이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지난주 연방법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권한을 남용해 관세를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으로 부과한 것은 위헌이고 위법이라며 소송을 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미국의 각 주와 소비자들과 기업들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따른 대혼란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으며 경제 위축 효과가 연간 1천억 달러(14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화섭

2025-04-24

미국 저소득층 덮친 트럼프 관세…부유층 대비 부담 3배 커

미국 저소득층 덮친 트럼프 관세…부유층 대비 부담 3배 커 하위 20% 지출 6.2% 늘고, 상위 1%는 1.7%만 더 지출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하는 관세 여파로 미국의 저소득층이 부유층에 비해 3배 많은 지출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진보 성향 조세경제정책연구소(ITEP)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시행 중인 관세가 내년에 그대로 유지될 경우 소득 계층별로 받게 될 부담을 분석했다. 연구소는 연간 소득이 2만8천600달러(약 4천100만원) 이하인 하위 20% 계층의 경우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득의 6.2%를 더 지출해야 하는 반면, 연간 소득이 91만4천900달러(약 13억1천160만원) 이상인 상위 1% 부자들은 소득의 1.7%만 더 쓸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소득 5만5천100~9만4천100달러인 중간 소득 가정은 소득의 5%를 더 지출하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총 145% 관세를 부과했으며 나머지 무역 상대국에는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기본관세 10%를 적용한 상태다. 멕시코와 캐나다엔 마약 유입 문제 등을 이유로 25% 관세를 부과했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무역협정 적용 항목에 대해선 관세를 유예했다. 철강·알루미늄에는 25% 품목별 관세를 부과했다. 경제학자들은 관세로 인한 비용이 궁극적으로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모든 계층의 물가가 상승하겠지만, 저소득층은 부유층에 비해 식품이나 생필품 등에 대한 지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소득의 더 많은 부분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도 관세로 인해 단기적으로 식품 가격이 2.6%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세 영향을 받는 모든 상품 중 의류의 가격 인상률(64%)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가정 평균으로는 연 4천700달러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종국

2025-04-24

구글 '광고 안정 성장' 실적 예상치↑…"관세로 일부 타격 우려"(종합2보)

구글 '광고 안정 성장' 실적 예상치↑…"관세로 일부 타격 우려"(종합2보) 1년 전보다 광고 8.5%·클라우드 28%↑…시간외 거래 주가 4.6% 상승 700억달러 자사주 매입 계획…로보택시 웨이모 유료 운행 25만건 돌파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 1분기 901억3천만 달러(129조301억원)의 매출과 2.81달러(4천22원)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출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예상치 891억2천만 달러를 웃돌고, 주당 순이익은 예상치 2.01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월스트리트 예상치인 10%를 넘었다. 순이익은 345억4천만 달러로 46% 증가했다. 온라인 광고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이 클라우드 부문 성장 둔화를 일정 부분 상쇄했다. 핵심 수익원인 광고 사업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5% 증가한 668억9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 분기 증가폭 10.6%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시장 예상치(7.7%↑)는 상회했다. 광고 매출은 구글 전체 매출의 약 75%를 차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광고 지출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디지털 광고 시장이 올해 1분기에는 건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28% 증가한 122억6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 분기의 30.1% 성장보다 둔화된 것으로, 시장 예상치(122억7천만 달러)에 약간 못 미쳤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17.8%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의 9.4%에서 크게 개선됐다. 구글은 자사의 검색 결과 최상단에 위치한 AI 도구인 'AI 오버뷰'의 월간 사용자 수가 15억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작년 10월에는 10억명이었다. 구글은 이와 함께 7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이날 호실적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향후에는 광고 사업이 일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는 '관세' 대신 '거시'라는 단어가 여러번 등장했다. 투자자들은 관세 정책으로 인한 '거시 경제' 영향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구글 경영진은 현재로서는 거시 경제 여건이 미칠 정확한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광고 사업에 역풍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글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인 필립 쉰들러는 "구글이 거시 경제적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홍콩에서 수입되는 저가 상품에 대한 무관세를 종료한 점을 언급했다. 그는 "면세 기준 변경은 올해 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소매업체로부터 발생한다"며 "이에 광고 사업에 약간의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또 인공지능(AI) 추진을 위한 데이터 센터와 같은 기술 인프라에 필요한 자재 수급에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연간 자본 지출과 관련해서는 750억 달러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분기별로는 일부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이와 함께 미국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 유료 운행 건수가 주당 25만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0만건에서 2개월도 안돼 20%가 증가했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웨이모가 지역별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으며, 우버와 같은 차량 호출 앱, 자동차 제조업체, 차량 유지관리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웨이모의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 완전히 정립된 것은 아니다"라며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이 개인 차량에 탑재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또 웨이모 운영을 확장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2.38% 올랐던 구글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4.6% 상승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태종

2025-04-24

스리랑카서 '부처 치아' 전시에 인파 몰려 4명 사망·2천명 실신

스리랑카서 '부처 치아' 전시에 인파 몰려 4명 사망·2천명 실신 전시 시작 닷새 만에 200만명 돌파…당국, 방문 자제 호소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에서 현지 불교도들이 석가모니의 것으로 믿는 치아 사리 전시 사찰에 대거 몰려드는 바람에 장시간 줄을 선 채 기다리던 4명이 숨지고 2천여명이 실신했다고 AFP통신이 25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리랑카 2대 도시인 칸디의 한 사찰이 보존 중인 '석가모니 치아'를 지난 18일 열흘 일정으로 전시하자 이를 친견하려는 불자들이 대거 몰리기 시작했다. 전시 개시일 몰려든 불자들은 1.2km에 이르는 줄을 서야 했다. 현지 관리들은 전시 7일 차인 전날 오전에는 약 45만명이 10km 길이의 줄을 서서 사찰 입장을 기다렸다면서 이는 당초 예측한 1일 방문자 20만명의 두 배를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AFP에 "현재 줄을 선 사람들이 이동하는 속도를 보면 오전 중 줄을 선 사람들조차 사찰 입장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제 사람들에게 칸디에 더 이상 오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자들이 밤을 새워 기다리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탈진 등으로 인한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칸디시의 한 국립병원은 전시 개시 이후 입원한 불자가 300여명이라면서 이들 가운데 연로한 여성 한 명을 포함해 4명은 병원에 도착한 즉시 사망 판정이 났다고 밝혔다. 또 현지 관리들은 "2천여명이 줄을 서고 있다가 실신해 이동보건센터로 옮겨져 치료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맞아 경찰 등 1만여명을 배치한 당국은 혹여 발생할 수 있는 압사 사고를 막고자 방문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당국은 순례 불자들에 의해 포화상태인 칸디시 상황을 감안, 모든 추가 열차 운행을 중단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석가모니 치아'는 2009년 3월에 이어 16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인들에 공개됐다. 직전 전시 기간에는 총 100만명이 찾은 것으로 추산됐다. 당국은 이번 전시 기간에 약 20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당초 예측했으나 이 수치는 전시 5일만에 돌파됐다고 AFP는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유창엽

2025-04-24

인텔 2분기 실적 전망, 예상치 하회…"관세 인한 불확실성"(종합)

인텔 2분기 실적 전망, 예상치 하회…"관세 인한 불확실성"(종합) 1분기 실적은 예상치 웃돌아…"관세 우려로 고객사 칩 비축 영향" 2분기부터 해고·비용 삭감 등 구조조정…시간외 거래 주가 5%↓ 탄 CEO "TSMC 회장 만나 양사간 협력 방안 논의…분명한 파트너"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1분기 126억7천만 달러의 매출과 주당 0.13달러의 조정된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출과 주당 순이익은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예상치 125억 달러와 0.01달러를 각각 웃돌았다. 인텔의 데이터 센터 그룹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4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또 다른 주요 사업인 PC용 칩을 포함한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매출은 8% 줄어든 7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47억 달러의 매출을 보고했다. 이 매출 대부분은 인텔의 다른 부문과 내부 거래에 의해 발생해 중복된다. 인텔은 2분기(4∼6월) 매출은 예상 범위 중간값 기준으로 11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주당 순손실도 손익분기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매출은 월가 평균 예상치 128억2천만 달러보다 낮고,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 0.06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인텔은 2분기 실적 전망이 거시 환경으로 인한 높은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 데이비드 진스너는 "관세 우려로 고객들이 인텔 칩을 비축해 1분기 매출이 증가했고, 이에 2분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2분기 전망은 관세로 인한 이러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와 함께 중국에 대한 AI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인텔은 중국 고객사들에 AI 칩 중 일부를 판매하는데 허가가 필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적은 팻 겔싱어 전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어 립부 탄 CEO가 지난 3월 취임한 이후 처음 내놓은 성적표다. 인텔은 실적 전망치가 부진함에 따라 비용 삭감 등 구조조정 계획도 발표했다. 인텔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진 직급을 줄이는 등 운영 및 자본 비용을 삭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올해 운영 비용을 당초 목표치인 175억 달러에서 170억 달러로 내렸고, 투자 등을 위한 자본 비용 목표치도 200억 달러에서 180억 달러로 하향했다. 탄 CEO는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공장 입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지난 2월 오하이오주의 280억 달러 규모의 공장 프로젝트를 2030년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추가 지출을 결정하기 전에 기존 공장 입지를 더 면밀히 검토해 내부 용량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스너 CFO는 구조조정 계획이 직원 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불확실하다며 2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탄 CEO는 "2분기에 해고가 시작될 것"이라며 "이는 회사의 내부 관료주의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중요한 변화로 인해 인력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은 피할 수 없다"며 "취임할 때 언급한 것처럼 회사를 미래를 위한 견고한 기반 위에 올려놓기 위해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탄 CEO의 메모에 따르면 인텔은 오는 9월 1일부터 직원들에게 주 3일 해오던 사무실 근무를 주 4일로 늘릴 계획이다 탄 CEO는 이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최고경영자(CEO)를 최근 만난 사실도 공개하며 "양사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TSMC를 분명한 파트너로 여기고 있으며, 그들은 매우 훌륭한 파트너"라며 "창업자 모리스 창과 웨이저자 CEO 겸 회장은 오랜 나의 친구"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는 최근에도 만나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각 사에) 윈-윈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TSMC는 지난 23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북미 기술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웨이저자 회장이 참석했으며, 탄 CEO도 자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과 TSMC 경영진은 최근 인텔의 제조 공장인 파운드리 부문을 운영할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데 잠정 합의한 것으로 이달 초 전해졌다. 그러나 웨이 회장은 지난 17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TSMC는 합작회사(joint venture), 기술 라이선스, 기술 이전 및 공유와 관련해 다른 어떤 회사와도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한 바 있다. 탄 CEO는 성명에서 "1분기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였지만,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4.37% 오른 인텔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5% 하락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태종

2025-04-24

횡령·사기로 '1심 징역형' 伊 추기경 “콘클라베 참석” 논란

횡령·사기 혐의로 1심 유죄판결을 받은 조반니 안젤로 베추(76·이탈리아) 추기경이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 참가해 투표하겠다는 의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베추 추기경은 교황청 2인자인 ‘국무장관’ 직책을 지낸 데 이어 2018년에는 추기경에 서임되면서 한때 ‘바티칸 실세’로 꼽히던 고위 성직자다. 그는 2023년 영국 런던의 고급 부동산 매매 비리 사건에 연루되어 바티칸시국 1심 법원에서 횡령과 사기 등으로 징역 5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추기경 칭호는 유지하고 있으며 추기경회의에도 참석하고 있다. 베추 추기경은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으며, 이에 따라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미국의 가톨릭 교계 언론 ‘내셔널 가톨릭 레지스터’에 따르면 베추 추기경은 2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인 사르디니아에서 출발하면서 이탈리아 기자들을 만나 “콘클라베에 참가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새 교황을 뽑을 선거인들이 모이는 콘클라베에 내가 참석하는 것을 막을 아무런 형식적 혹은 법적 장애가 없다고 나는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를 콘클라베에서 배제하라고 (교황이) 명시적으로 의지를 밝힌 적도 없고, (콘클라베에 참가할 권리를) 명시적으로 포기하는 문서를 작성하라는 요청이 있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베추 추기경의 콘클라베 참여를 인정할지가 추기경단 전체에 딜레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기 전에 선거인과 비선거인 모두를 포함한 추기경단 전체가 회의하게 된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깊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면서 “비록 갑작스럽게 (교황의) 선종을 맞긴 했으나, 7년간 긴밀히 함께 일했고 교회 생활의 최고위 수준에서 함께 결정을 내리고, 매일 쌓아간 우정이 사라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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