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탐 아다니(인도)도, 야나이 다다시(일본)도, 이재용(한국)도 아니다. 1위는 장이밍(중국)이었다.
장이밍(張一鳴·43) 바이트댄스 창업자가 아시아 최고 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트댄스는 숏폼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을 서비스하는 회사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장이밍의 재산은 1055억 달러(142조4000억원)로 1위를 기록했다(9월 16일 기준). 2019년 블룸버그가 처음 장이밍의 재산을 집계했을 당시 130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7년여 만에 8배 이상 규모로 불었다. 올해만 재산이 403억 달러 증가했다.
수년간 1~2위를 놓치지 않은 ‘인도 부자’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1048억 달러)과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813억 달러)을 제쳤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창업자(637억 달러)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536억 달러), 17위를 차지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327억 달러)도 한참 앞질렀다. 에너지·유통업 중심의 전통 부호를 제치고 소프트웨어·인공지능(AI)으로 ‘부의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장이밍은 중국 푸젠성 룽옌 출신이다. 난카이대에서 소프트웨어공학을 전공했다. 개발자로 일하다 2012년 대학 룸메이트 량루보(梁汝波)와 바이트댄스를 창업했다. 바이두·텐센트·알리바바 등 ‘빅 3’로부터 투자 받거나 제휴하는 것을 성공 법칙으로 삼는 다른 중국 정보기술(IT) 스타트업과 달리 홀로서기를 택했다.
첫 서비스는 이용자 맞춤형 뉴스 앱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였다. 편집자를 따로 두지 않고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알고리즘으로 콘텐트를 추천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틱톡에서도 통한 성공 방정식이다. 2016년 숏폼 동영상 앱 더우인(중국판 틱톡)을 출시한 뒤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해외에서 틱톡은 숏폼으로 소통하는 Z세대(1997~2011년생)의 특성을 파고들어 인기를 끌었다.
성공 가도가 절정에 다다른 2021년. 장이밍은 돌연 38세 나이로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났다. “이상적인 관리자로서 갖춰야 할 역량이 부족하다”면서다. 현재 바이트댄스는 량루보가 이끈다. 미국의 틱톡 규제와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도 AI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살길을 찾고 있다.
장이밍은 CEO 자리를 내려놨지만, 바이트댄스를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다. 은둔하며 ‘틱톡 다음’을 준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