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외교·협상 길 닫지 않았다”…아라그치, 30일까지 미국 체류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 등을 담은 이란의 협상안에 대해 미국의 확실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지만, 이란은 중재국을 통한 미국의 공식 입장이 전달되기를 기다리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아라그치 장관은 27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반응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아직 중재자들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된 확실한 입장은 없다. 중재자들을 통해 확실한 입장이 전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은 좋은 말도 했지만 서로 모순되는 말도 많이 했다”며 “이는 안타깝게도 우리가 자주 봤던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확정적인 입장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며 30일까지 체류할 예정이다.
이란은 앞서 중재국을 통해 미국에 ‘7일 계획’을 제안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동결 자산 일부를 반환하는 한편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를 완화하고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적대행위를 중단하면, 이란도 7일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재개하고 핵 협상에 나서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제안을 했지만 나는 이를 거절했다”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즉시 개방하는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완전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란은 미국과의 외교적 협상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아라그치 장관은 “우리의 조건은 분명하다”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진전은 이란이 제시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직 협상을 통해서만 이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며 “우리는 외교와 협상의 길을 결코 닫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조건은 국가최고안보회의의 결정이라며 이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아라그치 장관은 25일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미국에 제안한 ‘7일 계획’에 대해 “일정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7일째 되는 날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협상을 재개한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측은 미국이 제시한 조건을 수용할 경우 해협을 개방하고 핵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