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가까이 된 강경한 산불 진압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산림청이 1933년 의무화한 이른바 ‘오전 10시 규칙(10 a.m. rule)’이다. 산불이 발생하면 신고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반드시 진화해야 한다는 정책이다.
이 정책이 도입된 배경에는 1910년 몬태나와 아이다호 일대에서 300만 에이커 이상을 태운 ‘빅 번’ 화재가 있었다. 이 산불로 최소 85명이 숨지고 5개 마을이 파괴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드러났다. 작은 산불까지 모두 진압하면서 자연적으로 타 없어졌어야 할 낙엽 등 불쏘시개가 계속 쌓인 것이다. 오히려 한 번 불이 나면 더 크고 강한 산불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위험이 낮은 자연발화 산불은 그대로 타게 두는 ‘렛 번(let burn)’ 전략이 도입됐다. 이후 산림청은 1978년 오전 10시 규칙을 공식 폐기했다.
그러나 2025년 1월 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이후 화재를 초기에 진압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이 커졌다고 비영리 언론단체 캘매터스는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상식적인 산불 예방 및 대응 권한 강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행정명령은 LA 산불을 언급하며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재난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피해를 지적했다.
다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 정책의 초안에는 ‘오전 10시 규칙’을 부활시키는 방안도 포함됐던 것으로 캘매터스는 보도했다. 연방 의회에서 추진된 ‘픽스 아워 포레스트법(Fix Our Forest Act)’ 초안에도 모든 산불을 전면 진압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가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산불 대응 단체들은 일률적인 전면 진압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산불 대응 옹호단체 ‘메가파이어 액션(Megafire Action)’의 맷 와이너 최고경영자는 산림에 필요한 유익한 불까지 모두 제거해서는 안 된다며 “오전 10시 규칙이 법률에 포함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을 것”이라고 캘매터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다만 산림청은 올해도 강력한 초기 진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톰 슐츠 산림청장은 지난 7월 22일 청문회에서 “산불 발생 초기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산불에는 전면 진압 전략이 적용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