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공연을 보다 보면 백스테이지와 무대 뒤 공간에 관심이 갈 때가 있습니다. 완성된 공연뿐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하며 경험하고 싶은데요.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경험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 공연 이후 남겨진 기록과 아카이브까지 공연예술을 이해하는 또 다른 콘텐트를 만날 수 있는 곳이 화제입니다. 화려한 조명 뒤에 숨겨진 진짜 무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 우리가 몰랐던 무대 뒤의 이야기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잘 몰랐던 무대 뒤 이야기를 알아보려 경기도 파주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를 방문, 백스테이지 공간에서 배우가 된 것처럼 ‘베니스의 상인들’ 주인공 의상을 입어본 김도혜·김도연 학생기자·임서현(왼쪽부터) 학생모델.
하나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그 뒤편에서는 수많은 손길이 분주히 움직입니다. 배우의 열연 외에도 세트·조명·음향·의상·분장 등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져 하나의 공연을 완성시키죠. 우리가 몰랐던 무대 뒤의 이야기, 무대 뒤의 세계를 일반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는 국립예술단체 무대용품을 전문적으로 보관하고 무대예술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또한 전시 및 체험, 공연 이벤트, 견학 등 다양한 공연 문화를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죠.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에 가다
소중 학생기자단을 맞이한 김연희 공연예술박물관 학예사가 “센터 내부는 3층 규모로 구성돼 있고, 건물은 2개 동으로 나뉘어 있어요. 1층에는 체험극장, 2층에는 상설전시실과 개방형 보관소 등 전시를 포함한 일반 관람 공간이고, 3층에는 의상·소품·장치 보관소가 모여있어 일반 관람객은 출입이 어려운 곳이죠”라고 소개했습니다.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는 국립공연예술단체 무대용품을 전문적으로 보관하고 전시 및 체험 등 다양한 공연 문화를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한다.
체험극장 무대에서는 ‘베니스의 상인들’의 한 장면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먼저 1층의 체험극장 ‘쏙’이 눈에 들어왔어요.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올림피코 극장에서 영감을 받아 조성한 공간입니다. 실제 공연이 가능한 110석 규모의 무대와 의상·분장 체험이 가능한 백스테이지 공간으로 조성해 실제 극장을 탐험하듯 체험하며 주말엔 공연도 진행해요. 안쪽에는 2025년도에 공연했던 국립창극단의 ‘베니스의 상인들’의 무대예술을 중점적으로 전시 콘텐트로 활용하고 있죠. 당시 무대 디자이너 이태섭과 협업해서 무대 배경이라든지 무대 장치 같은 것들을 포토존으로 만들었어요.
무대 뒤의 세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를 찾은 김도연 학생기자·임서현 학생모델·김도혜 학셍기자가 의상·분장 체험이 가능한 백스테이지 공간에서 배우가 된 것처럼 ‘베니스의 상인들’ 주인공 의상을 입어봤다.
체험극장 무대 위에서는 ‘베니스의 상인들’의 한 장면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무대 앞에 놓인 소품은 실제 공연 때 사용했던 것과 최대한 유사하게 제작했다고 해요. 그린룸에서는 ‘베니스의 상인들’ 주인공 안토니오·샤일록·포샤의 의상과 소품을 직접 착용해 볼 수 있는데요. 소중 학생기자단도 배우가 된 것처럼 주인공 의상을 입고 분장실에서 분장하는 것처럼 얼굴을 요리조리 살펴봤죠. 주인공으로 변신 후엔 무대 위에 올라 멋지게 기념 촬영도 했습니다.
무대 스케치, 무대 미니어처 등을 통해 하나의 공연이 완성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백스테이지 공간에는 국립극장에서 실제로 쓴 무대 장비와 공연에 사용됐던 탈 소품과 조명, 음향 기기들도 전시되어 있었죠. 무대 감독, 무대 디자이너, 무대 기계 감독 등 무대 뒤 스태프의 역할을 알 수 있는 패널 장식과 국립극장에서 가장 큰 해오름극장의 단면도도 관람할 수 있었어요. ‘베니스의 상인들’ 무대 스케치, 무대 미니어처, 무대 제작 타임랩스 영상 등을 보며 하나의 공연이 완성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죠.
별별스튜디오에서 음악극 ‘공생,원’의 실제 무대 세트를 관람한 소중 학생기자단.
별별스튜디오는 음악극 ‘공생,원’의 실제 무대 세트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원형 회전무대와 대형 달과 같은 무대 장치, 풍금, 책상, 휠체어 등 무대 소품을 확인할 수 있었죠. 무엇보다 무대 세트 위 조명과 음향을 체험 콘솔로 조작하며 주요 장면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요.
실제 무대 세트 안에서 조명과 음향 콘솔을 조작하며 주요 장면을 감상할 수 있는데, 직접 조작해 보는 경험은 묘한 전율을 준다.
실제 무대 세트 안에서 조명과 음향 콘솔을 직접 조작해 보는 경험은 묘한 전율을 줍니다. 이밖에 공연에서 실제로 사용된 주인공들의 무대 의상과 주요 소품이 전시되어 있고,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립극장 무장애 공연의 주요 작품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었죠.
별별실감극장을 방문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김연희(왼쪽) 학예사의 설명을 들으며 최신 기술과 공연 예술을 접목한 몰입형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최신 기술과 공연 예술을 접목한 별별실감극장에선 몰입형 영상 감상, 직접 무대를 만들어보는 실감형 체험 코너를 비롯한 실감콘텐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국립창극단 공연 음원에 그래픽을 결합하여 새로운 수궁가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귀토-토끼의 팔란’, 국립무용단 단원들이 재해석한 전통춤을 몰입형 실감 영상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온춤 월하정인 & 산수놀음’ 프로그램을 관람했어요.
터치스크린과 키오스크를 이용해 공연 연출가가 되어볼 수 있다.
‘스테이지 팩토리’ 공간에서는 안내데스크에서 체험 카드를 받아 등록하면 터치스크린과 키오스크를 이용해서 배경 스테이지를 고르고 무대를 뚝딱뚝딱 세우며 직접 공연 연출가가 되어볼 수 있었죠.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일반인들은 쉽게 들어가 볼 수 없는 국립극장의 백스테이지를 생생하게 투어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고요. 분장체험존에서는 국립극장 공연 포스터 속 배우와 무용수의 모습 및 주요 배역 분장과 의상을 증강현실(AR) 기술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무대예술이 만나는 체험을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증강현실(AR) 기술로 배우처럼 분장해볼 수도 있다.
2층에 올라오니 멀리 있는 무대를 가까이 볼 수 있게 해주는 오페라글라스가 비치돼 1층에서 봤던 전시 공간을 한눈에 볼 수 있었죠. 이제 상설 전시실을 관람할 차례입니다.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은 한국 최초의 공연예술 전문 박물관으로 2009년 12월 23일 개관했죠. 서울 남산 국립극장에 있다가 무대예술지원센터가 개관하며 이쪽으로 옮겨오게 되었어요. 무대에 올리는 순간 사라지는 시간적·무형적 특성이 있는 공연예술의 역사를 기록하고 자료를 수집·보존·활용하고 있습니다. 김도연 학생기자가 “공연을 ‘사라지는 예술’이라고 하던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했죠. 김 학예사가 “음악회를 ‘다녀온다’고 하죠. 그림은 그림으로 간직할 수 있고, 소설은 책으로 간직할 수 있지만 공연은 물건으로 간직할 수가 없어요. 이것이 우리가 열심히 기록을 남기는 이유랍니다”라고 설명했어요. 김도혜 학생기자가 “공연예술 자료는 얼마나 오래 보관하나요. 자료가 훼손되지 않도록 특별히 관리하는 방법이 있나요” 궁금해했습니다. “자료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요한 자료는 영구적으로 보관한답니다. 온도·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수장고에 자료를 보관해서 훼손되지 않도록 해요.”
공연예술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상설 전시에서는 20세기 이후를 중심으로 우리의 공연예술이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 사람들은 공연예술을 어떻게 창작하고 기억했는지 흐름을 살펴봅니다. 1900년대 초, 실내 공연장인 ‘극장’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들어오는데요. 주로 야외에서 펼쳐졌던 전통 방식에서 실내로 공간을 이동하며 공연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합니다. 극장에서는 전통 연희뿐만 아니라 신파극 같은 ‘신식’ 공연이 이루어졌고 영화와 연쇄극(공연과 영화를 결합한 공연 형식)이 상연되기도 했죠. 극장은 서울을 비롯해 부산·인천 등 도시 중심으로 생겨났습니다. 최초의 관립극장으로 황실의 후원을 받아 운영된 협률사,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를 상영한 단성사, 다양한 공연에 장소를 제공하고 각종 행사도 개최한 부민관이 그 예입니다. 일부 극장은 공연장과 영화관이 분리되기 전까지 종합문화공간의 역할도 했죠. 근대 연극과 무용의 발전 흐름을 보고, 근대 유성기 음반 체험도 해봤어요. 듣고 싶은 음반을 꺼내서 원형 판 위에 올리면 그 시절 음악이 흘러나왔어요. 예전엔 축음기로만 들을 수 있었던 음악을 기술이 발전해 파일로 추출해 들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죠. 김 학예사가 박물관에서 가장 오래된 자료라며 1905년에 만들어진 에디슨 스탠더드 축음기도 소개했습니다.
임서현 학생모델이 공연 자료를 디지털로 보관하는 이유를 궁금해했죠. “디지털로 보관하면 실물 자료를 수장고에서 계속 꺼낼 필요가 없고, 공간의 제약 없이 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펼쳐져요.” 국립극장의 탄생부터 6·25 전쟁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공연 예술 세계를 엿보고 공연 예술의 체계화, 확장 과정까지 모두 살펴볼 수 있었어요.
국립극장 공연 카드를 꼽으면 어떤 공연이 있는지 볼 수 있는 체험도 직접 해봤다. 포스터·공연 사진 등과 기획 의도, 프로그램 정보 등을 모두 볼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브다.
서현 학생모델이 “국립극장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공연은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김 학예사가 “아무래도 첫 공연이 의미가 크겠죠. 1950년 개관 기념 연극 ‘원술랑’은 엄청난 흥행 돌풍까지 일으켰답니다”라고 답했죠. 국립극장 공연 카드를 꼽으면 어떤 공연이 있는지 볼 수 있는 체험도 직접 해봤습니다. 포스터·공연 사진 등과 기획 의도, 프로그램 정보 등을 모두 볼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브였죠. “서울 국립극장 자료실에 가면 열람이 가능합니다. 이걸 하는 이유는 과거에 공연 예술인들이 어떤 작품을 했는지 등을 아카이브를 통해 연구하고 활용해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공연예술의 대중화와 세계화 섹션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뮤지컬 ‘렌트’ 무대 미니어처, ‘캣츠’ 전단, ‘아가씨와 건달들’ 등의 프로그램북 등을 만나볼 수 있어 반가웠어요. 국립무용단의 무대 의상, 공연 소품도 시선을 모으고, 최신 기술이 접목된 공연 자료도 눈에 띄었죠. 특히 국립국악관현악단 기획공연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에 등장한 휴머노이드 로봇 ‘세로피’가 눈에 띄었습니다.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음성 인식, 물체 인식, 얼굴 인식, 대화, 악수 등이 가능하며 공연에서는 실제 노래도 불렀다고 해요. 공연예술 직업 탐색을 할 수 있는 공간에서 소중 학생기자단은 질문에 답하며 배우·작가 등 어떤 공연예술 직업과 어울리는지 알아봤죠.
실제 공연에 사용되었던 소품을 일반인에게 일부 공개하는 개방형 보관소.
마지막으로 연극·창극·무용·
국악관현악 등 실제 공연에서 사용되었던 소품을 일부 공개하는 개방형 보관소를 둘러봤습니다. 다양한 공연에 등장했던 소품을 가까이에서 자유롭게 살펴볼 수 있죠. “특정 공연을 위해 만든 소품들이지만 다른 공연에서도 사용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전시 중 없어지기도 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공연이 끝난 후 모든 소품과 의상을 보관하는지도 궁금해했는데요. 김 학예사가 “공연 중 소품이나 의상이 활용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게 훼손이 된 경우에는 폐기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재공연에 대비해 전부 보관합니다. 이후 해당 작품의 재공연 가능성이 없어지면 다른 작품이나 공연에서 재활용되도록 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잘 몰랐던 무대 뒤 이야기를 알아보려 경기도 파주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를 방문, 백스테이지 공간에서 배우가 된 것처럼 ‘베니스의 상인들’ 주인공 의상을 입어본 김도혜·김도연 학생기자·임서현(왼쪽부터) 학생모델.
무대 뒤의 사람들을 만나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국립예술단체 무대 용품을 전문적으로 보관·관리하고, 수선 공간 및 공유 플랫폼 제공을 통해 무대예술 지원 환경을 제공하는 무대예술지원센터 보관소로 향했죠. 먼저 무대의상 보관소에선 전산시스템과 무인 물류 로봇(AMR)으로 의상·장신구를 반자동 입·출고하며 보관·관리는 물론 수선 및 재봉·세탁·건조·피팅까지 가능해요. 조가현 의상 감독이 반갑게 맞아줬죠. “총 2개의 보관소로 운영되고 있고요. 한 보관소당 1·2층 합쳐서 약 2만 벌 정도 보관할 수 있어서 의상을 꽉 채우면 최대 5만 벌까지 보관할 수 있습니다.”
무대의상 보관소에선 전산시스템과 무인 물류 로봇(AMR)으로 의상·장신구를 반자동 입·출고하며 보관·관리한다.
국립예술단체 및 국립중앙극장 전속 단체들의 의상이 보관된 1보관소에 들어가니 왼쪽엔 국립창극단, 오른쪽 안쪽으로 국립무용단, 2층엔 국립국악관현악단 단복, 국립극장 기획 공연인 마당놀이나 무장애 공연, 마지막으로 일반인들이나 민간 예술단체에 대여하는 의상이 가득했죠. “의상들은 국립극장에서 공연하고 세탁까지 마치면 쇼케이스 넣어서 보관소로 들어오고요. 지금 안쪽에 의상 많이 걸려 있죠. 상반기 공연 끝난 뒤 세탁을 마치고 정리하려고 들어와 있는 상태입니다. 보관소 직원인 저와 국립극장 의상실 감독님들이 출장 와서 맞는 구역을 지정해서 의상들이 들어가게 됩니다.” 보관하는 의상에는 전부 RFID 전자 태그가 부착돼 도서관처럼 전자칩 정보를 입력해서 바코드 찍는 PDA로 의상을 찍으면 정보 값이 다 나온다고 했죠.
가득 찬 의상을 옮기려면 힘들기 때문에 AMR이라는 물류 로봇도 사용한다. 바닥에 있는 빨간 선에 번호가 매겨져 의상을 싣고 원하는 위치로 보낼 수 있다.
한 의상을 태그하니 국립창극단의 ‘심청’ 2025년 공연에 쓰였고, 현재 어느 위치에 들어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어요. “무대예술지원 포털이라는 포털 사이트에 의상 사진·정보 등을 데이터화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가득 찬 의상을 옮기려면 힘들겠죠. 그래서 AMR이라는 물류 로봇도 사용하죠. 바닥에 있는 빨간 선에 번호가 매겨져 의상을 싣고 원하는 위치로 보낼 수 있다고 해요. 사람이 손대지 않아도 행거를 들어 올리고 지정한 위치까지 갖다 놓는 거죠. “지금 21번까지 갔다가 다시 5번으로 돌아오라고 명령을 해놨거든요. 이런 식으로 제가 작업해야 할 위치에 의상을 실어서 미리 보내놓고 정리하는 등 효율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도혜 학생기자가 “공연 의상이 굉장히 많을 텐데 가장 특색있는 옷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했죠. 조 감독이 “2019년도 국립창극단의 ‘패왕별희’ 공연의 항우 의상인데요. 중국 경극 배우가 입는 의상이라서 장식도 엄청 많이 들어가고 제작 비용도 많이 든 걸로 알고 있어요”라고 얘기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한형석(왼쪽) 장치 감독과 함께 무대 세트와 대형 소품이 보관된 무대장치 보관소를 둘러보고 있다.
무대 바닥판부터 배경막 등의 무대 세트와 국립예술단체의 악기 등 대형 소품들이 보관된 무대장치 보관소는 전산시스템과 무인 운반차(AGV)로 무대장치를 담은 파렛트가 자동 입·출고 가능한 보관·관리 공간입니다. 한형석 장치 감독이 AGV가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전체적으로 총 4개의 장치 보관소가 있는데 여기선 좀 작은 화물들을 보관하죠. 그래도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AGV를 이용해서 작업해요. 국립극장 단체 말고도 국립극단이나 서울예술단·국립오페라단·국립현대무용단 등 여러 단체의 물건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AGV는 높은 곳에도 올라가고 화물 엘리베이터를 직접 불러 타고 다니며 하역하고, 작업이 끝나면 충전기에 자동으로 충전할 수 있는 등 기특한 녀석이었죠.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무대 소품들도 아카이빙용으로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아래층에는 좀 더 큰 화물들이 많아서 지게차로 하역한다고 했죠. “무대예술지원센터 보관소가 없을 때는 서울 국립극장 내부나 따로 창고를 구해서 보관했는데 이제 시스템적으로 넣고 빼기가 깔끔해졌어요.” 도연 학생기자가 “무대가 움직이는 장치는 어떻게 작동하는 건가요”라고 궁금해했죠. “바닥은 보통 턴테이블이라고 하는 형태로 돌아가요. 밑에 모터를 깔고 그 위에 동그랗게 생긴 도르래를 하나씩 얹어 그 위에 합판을 덮는 거예요. 그래서 모터를 회전시키면 위에 합판이 돌아가죠. 또 모터에 와이어를 연결해서 위아래로 움직이게 해 세트나 배경막을 작업할 수 있습니다.”
무대 뒤의 세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를 찾은 김도혜·김도연 학생기자·임서현 학생모델(왼쪽부터)이 각종 소품 보관·관리부터 사진 촬영, 수선과 재가공 제작까지 가능한 무대소품 보관소를 찾았다.
전산시스템과 무인 물류 로봇(AMR)으로 반자동 입출고 가능한 무대소품 보관소에선 보관·관리부터 소품 사진 촬영, 수선과 재가공 제작까지 가능합니다. 오가연 소품 감독이 “공연 전후로 반출·입이 이루어지는데 여기 소품들은 공연이 끝난 후에 반입된 거예요”라고 설명했죠. 1200만원으로 이곳에서 가장 비싼 소품이라는 나무로 만든 소 모형도 봤는데, 국립창극단 ‘효명’이라는 작품에 썼다고 해요. 기록용 촬영 공간도 있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소품들을 반입해 사진 촬영하고 포털 사이트에 등록해 실시간으로 몇 개가 있고 어떤 소품이 있는지 볼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고 있죠. 그 단계가 끝나게 되면 보관소 랙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국립극장은 제작을 겸하는 극장이에요. 이 공간은 보수라든가 제작 같은 걸 도울 때 이용하고 있습니다. 요즘 디지털 장비를 활용한 소품들을 많이 만드는데 3D 프린터, 레이저 컷팅기 등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서 소품들을 같이 제작해요.”
무대소품 보관소에선 보관·관리부터 소품 사진 촬영, 수선과 재가공 제작까지 가능하다.
김혜선 장치 감독이 공연에 사용되는 세트나 소품을 보다 빠르게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장비들로 구성된 공간을 안내했죠. “필라멘트 3D 프린터, 레진 3D 프린터인데요. 레진 3D 프린터는 장신구나 의류 쪽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정교하게 만들어진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요. 필라멘트 3D 프린터는 플라스틱 소재의 필라멘트에 열을 가해서 층층이 쌓아가는 방식으로 출력하며 레진 3D 프린터보다 빠르고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만들어 놓은 샘플 중엔 에펠탑도 있었죠. 이렇게 복잡한 문양을 가진 모형의 경우 사람 손으로 직접 하게 되면 위험할 수 있어 레이저 커팅기로 제작한다고 해요. 서현 학생모델이 “소품 하나 제작하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라고 질문했어요. 오가연 소품 감독이 “천차만별이에요. 작은 거는 하루에 다 끝나기도 하고요. 큰 작품들은 작화도 같이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리고 말리고 하면 일주일까지도 갈 수 있죠”라고 설명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각 보관소를 둘러보며 생긴 궁금한 점을 추가로 질문했습니다.
각 보관소를 둘러보며 생긴 궁금한 점을 장치·의상·소품 감독님들에게 추가로 질문한 소중 학생기자단.
도연: 이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해 주세요. 한형석: 장치 감독은 공연이 끝나고 장치 세트가 보관소에 들어오면 보관하고 중간중간 상태 점검도 하며, 재공연 때는 재반출해 주는 그런 작업을 하고 있어요.
오가연: 소품도 똑같이 반출·입 작업을 하는데요. 추가로 디지털 제작소에서 소품을 제작하기도 하고 극장에서 썼던 소품들을 보수하는 역할까지 합니다.
조가현: 의상 보관소도 극장에서 공연 있으면 필요한 의상을 보내주고 공연 끝나고 온 의상들 관리·보관하고요. 센터에서 하는 공연용품 대여 업무도 맡아서 신청 들어오면 확인하고 준비해서 보내드리죠.
김혜선: 저도 장치 감독이어서 같은 일을 하는데 플러스로 소품 디지털 제작도 하고 있어요.
도혜: 어떻게 이 직업을 가지게 되었나요. 조가현: 의상 만드는 걸 옛날부터 좋아해서 의상학과를 갔어요. 그중 무대 의상을 좋아해서 무대 의상 제작소에서 프리랜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국립국악원에서 의상일을 하고, 일관적으로 일하다 보니 최종적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오가연: 저는 미술을 전공했는데 공예과를 나와서 미술과 관련된 업을 가지고 싶었어요. 소품도 계속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무대에 있는 소품들을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이 일을 하게 됐죠.
한형석: 원래는 연극배우를 했었는데요. 보통 배우를 하면 무대 일을 같이 경험하거든요. 겸업하다가 프리랜서로 무대 일을 좀 오래 했어요. 이제 좀 안정적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장치 감독에 지원했죠.
김혜선: 매번 달라지는 공연을 보고 되게 좋다 나도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돼 대학교에서 무대 기술 전공까지 하게 됐어요. 무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협업도 하고 만들었을 때 성취감이 굉장히 커서 계속 무대를 만들어 가는 직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베니스의 상인들’ 주인공 안토니오·샤일록·포샤의 의상을 착용하고 포즈를 취한 소중 학생기자단.
서현: 일반인이 가장 신기해하는 물건이 있을까요. 조가현: 보관소 투어 때 의상 중에서 신기해하는 거는 tvN 드라마 ‘정년이’ 방영했을 때 국립창극단에서도 ‘정년이’로 창극을 했었거든요. 그 의상들 전시된 걸 좀 신기하게 보셨던 것 같아요.
오가연: 동물 같은 걸 실제처럼 만들어 놓은 소품이 몇 개 있어요. ‘진짜 닭인 줄 알았어요’ 이렇게 놀라시는 경우가 좀 있습니다.
한형석: 장치는 엄청 크거나 회전 무대 같은 거를 좀 신기해하세요.
서현: 가장 관리하기 어려운 물품은 무엇인가요. 오가연: 소품에서는 종이류가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한형석: 장치에선 막이 곰팡이가 생기기 쉽고 무게도 꽤 나가기 때문에 보관하기 힘들어요.
조가현: 의상이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좀 어려운 것 같아요. 항온·항습해서 온도·습도도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하고 곰팡이나 벌레도 없어야 하죠. 그중에서도 실크로 된 한복 의상들이 제일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도연: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오가연: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면 사고예요. 다들 비슷한 경험 있을 텐데 저는 소품이 공연 도중에 떨어진 적이 있어요. 그래서 백스테이지에서 바로 수리했던 긴급한 상황들이 기억 남아요.
조가현: 5분 있다 나가야 하는 무용수가 갑자기 의상실로 달려오셔서 지퍼가 터졌다 그래서 바로 손바느질로 연결하고 옷핀으로 수정해드렸던 경험이 있었죠.
한형석: 움직여야 하는 것들이 안 움직여서 리프트가 올라와야 하는데 중간에 멈춘다거나, 사고 난 적도 있죠. 매트 위로 떨어져야 하는데 배우가 착각해서 잘못 떨어진다든가 그런 경우도 가끔 있어요. 정말 아찔한데 최대한 피하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도혜: 미래 공연은 지금과 어떻게 달라지고 앞으로 가장 발전할 기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조가현: 연출 효과가 많이 바뀌지 않을까요. 지금은 무대 세트나 조명 이런 것들을 감독님들이 다 맡아서 하는데 기술이 좀 더 발전되면 증강현실 이런 것들을 더 도입해서 그 효과를 좀 더 활용할 것 같아요.
오가연: 무대 막이 실물로 내려오는 게 아니고 영상으로 쏴주는 식으로 점점 바뀔 것 같긴 해요. 효율성이 훨씬 높거든요.
한형석: 영상은 한 10년 전만 해도 거의 안 썼거든요. 이상하고 좀 부자연스러웠는데 지금 퀄리티가 확 올라오면서 영상이 굉장히 각광받고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더 발전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대 뒤의 세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를 찾은 김도연·김도혜 학생기자·임서현 학생모델(왼쪽부터).
도연: 이런 일을 하려면 필요한 능력은 무엇이고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요. 김혜선: 무대에 대한 관심과 열정만 있다면 무대장치 감독은 누구나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신 내가 무대를 만들 때 필요한 공구에 대한 사용 능력이나 도면 작성 능력은 필요하죠. 근데 이거는 공부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때는 많은 공연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각각의 공연마다 담고 있는 의미가 다르거든요. 그런 걸 보고 느끼면 영감 같은 것도 생기지 않을까요.
오가연: 어떤 기성품을 사서 놓는다고 해도 위치나 무대 배치감도 있어야 할 것 같고요. 소품을 수리하는 능력도 중요하죠. 기성품이라도 수리할 능력이 있어야 바로 대체할 수 있으니 어느 정도 만드는 거에 감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조가현: 의상 감독에게 필요한 건 위기 대처 능력이에요. 의상을 잘 만들었다고 해도 갑자기 터지거나 할 때 순발력이 필요하죠. 보통 패션 디자이너가 본인이나 사람들이 입었으면 하는 의상을 만든다면, 공연 의상은 공연 작품을 이해하고 공연에 어울리며 무대 소품과 어우러지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게 만들어야 하므로 그런 고민이 필요합니다.
서현: 공연예술 분야를 꿈꾸는 어린이·청소년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조가현: 장르 상관없이 공연 자체를 많이 접해보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찾아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오가연: 여기서 무대 관련 전공자는 한 명이에요. 근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자기가 다른 과를 나왔다고 해서 무대 쪽으로 가고 싶은데 길이 안 닿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단 말이에요. 저도 벽을 조금 느꼈었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전공을 뽑고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 하고 싶다면 벽을 느끼지 말고 한번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서울에서 꽤 떨어져 있는 파주에 있는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에 취재를 갔습니다. 더운 날씨에 지쳤지만 신나는 마음으로 취재를 하며 지금껏 몰랐던 백스테이지의 비밀을 파헤쳐 봤죠. 무엇보다 무대용 소품과 무대 의상 등 아주 다양한 무대 소품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평소 공연을 보며 그 비하인드가 궁금했는데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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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서울 원명초 6) 학생기자
항상 무대 앞만 보았는데 무대 뒤에서 일하는 분들을 만나고 하는 일들을 알게 된 좋은 경험이었어요. 무대 뒤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게 멋지다고 느껴졌죠. 무대 장비들과 소품들을 가까이 보니 만드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사용된 무대 의상과 소품들이 정말 많다는 것도 알았고, 무대 장치가 많이 발전한 것도 느끼게 됐죠. 이번 취재로 무대 관련 직업에 관심이 가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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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혜(경기도 하안북중 1) 학생기자
화려한 공연을 볼 때마다 ‘무대 뒤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궁금증이 있었는데 이번 취재를 통해 그 답을 직접 찾을 수 있었죠. 공연이 기획되고 제작되어 관객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차례대로 살펴보며 공연예술이 많은 사람의 땀과 열정이 모여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보관소에서 거대한 무대 세트와 다양한 소품을 보니 마치 공연 속 장면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죠. 무대체험형 전시공간에서는 공연 제작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무대가 어떻게 완성되는지 이해할 수 있었고, 의상과 분장 체험에서는 배우가 된 듯한 기분을 느껴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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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현(서울 한영중 2) 학생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