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첫 경기에서 ‘무적함대’ 스페인과 0-0으로 비긴 카보베르데. 첫 출전한 카보베르데는 월드컵 데뷔전에서 첫 승점까지 올리는 감격을 누렸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인 스페인에는 라민 야말, 가비, 로드리 등 천묵학적 액수의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들이 즐비하다. 스페인 대표팀의 세계적인 선수들이 쉴 새 없이 퍼붓는 27차례 슈팅을 육탄방어로 막아낸 40세 골키퍼 보지냐는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전 세계 축구 팬의 폭발적인 관심이 보지냐에게 쏠리면서 스페인전 직전 5만6000여명이던 그의 소셜미디어(SNS) 팔로워 수는 20일 기준 무려 1426만명을 넘어섰다. 1442만명의 수퍼스타인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과 비슷한 수준이다. 보지냐는 월드컵은 처음이지만, 2012년 국가대표 데뷔 이래 총 88번의 A매치에 출전하며 카보베르데 역대 최다 출장 2위에 올라 있는 축구 영웅이다.
보지냐의 아버지는 아르헨티나 스트라이커 호르헤 발다노처럼 아들을 스트라이커로 키우고 싶어 '발다노'로 이름 지으려고 했지만, 당국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모국어로 쓰는 포르투갈어로 '작은 목소리'라는 뜻의 보지냐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보지냐의 본명은 주지마르 지아스다.
스페인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낸 보지냐는 이날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뜨거운 눈물을 흘려 큰 감동을 줬다. 그는 “고향 어머니 집에서 큰 잔치가 열릴 것이다. 어머니가 현장에 오시지 못해 슬퍼하셨지만, 이 영광을 카보베르데의 모든 국민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미국의 비자 보증금 문제로 미국행을 포기했던 보지냐 선수 어머니도 최근 비자를 받으면서 22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우루과이전을 직접 관람하게 됐다. 아프리카 서쪽 대서양에 위치한 인구 52만여 명의 카보베르데는 15개의 섬으로 이뤄진 군도 국가로, 1986년 국제축구연맹(FIFA) 가맹국이 된 이후 2002년 한일 대회부터 월드컵 예선에 참가한 끝에 이번 북중미 대회를 통해 역사적인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