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총리가 지난달 19일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지난 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한 장의 편지 사진을 올렸다. 일본어로 짤막한 글귀를 쓴 나뭇잎 모양 쪽지 여러 장이 붙어 있는 편지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한국 안동시의 풍산고등학교 학생 여러분 한 명 한 명이 일본어로 써준 메시지가 제게 전달됐다”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감상한 안동의 줄불놀이에도 참가해 우리를 환영해 주신 분들”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19~20일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시를 방문해 이곳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했다. 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은 안동 하회마을에서 열린 줄불놀이를 함께 관람하며 친교 행사를 진행했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자신의 엑스에 경북 안동 풍산고등학교 학생들로부터 받은 편지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엑스 캡쳐
다카이치 총리는 “하나같이 매우 예쁜 글씨로 적힌 마음 따뜻해지는 내용이라 감격스러웠다”며 “양국이 함께 강하고 함께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일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지 20여 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경북 안동과 일본의 인연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북도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奈良)현과의 교류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경북도는 최근 간부회의를 열어 일본 관광객을 겨냥한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 숙박·교통·다국어 안내·결제환경 등 관광 인프라 정비, 맞춤형 마케팅 전략 마련을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글로벌 브랜딩으로 확장하기 위해 공식 유튜브 채널 ‘보이소TV’와 일본 나라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연계한 ‘안동-나라현 트윈 시티(Twin City)’와 ‘총리의 길’ 등 전통문화·음식 비교 콘텐트를 공동 제작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달 28일 경북도청에서 실·국·원장 간부회의가 열린 가운데 경북도와 일본 나라현 간의 교류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안동에 집중된 관심을 북부권의 역사자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상징성과 연계해 경북 전역을 체류형 관광권역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안동찜닭 등 경북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농식품 수출, 밀키트 제작 등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한일 전통주와 전통음식 교류, 일본 현지 판촉행사,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등도 열 방침이다.
또 포항 이차전지, 구미 반도체·전자, 경주 소형모듈원전(SMR)·원전산업 등 경북의 전략산업과 일본 간사이(関西)·나라 지역의 정밀 제조·소부장 기업 간 연계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투자유치 홍보와 첨단 반도체 분야 국제 공동연구 등 다양한 협력 채널을 통해 정상외교 성과를 지역경제 협력으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경북도와 나라현 사이의 대학 협력 방안도 마련한다. 나라현의 역사·문화 자산과 두 자치단체 대학 역량을 바탕으로 교육·연구·교류 강화를 추진하고 내년에 가칭 ‘한일 지자체 인재 협력 국제포럼’도 개최하는 방식이다. 경북도에 위치한 포항공대(포스텍), 영남대, 대구대 등이 나라현 소재 대학과 교류해 온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19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선유줄불놀이를 보고 있다. 사진 청와대
먼저 지자체와 대학 중심으로 ‘한일 대학 교류 협력단’을 가동해 대학 간 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인적 교류, 대학 협력 등 안건 논의를 시작한다.
또 두 지역 대학생들 중심으로 역사·문화와 지역 현안 주제로 공동 학습, 현장 탐방, 프로젝트 수행 등 단기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공통 전략산업 분야에서 공동 교육프로그램 도입, 공동연구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황명석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한일 정상회담은 경북과 안동이 가진 전통문화·음식·산업 역량을 세계에 알린 중요한 계기”라며 “관광객 유치, K-푸드 산업화, 지역 기업 협력, 지방정부 간 교류로 연결해 실질적 성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