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스타머 총리 깊어지는 곤경…주미대사 임명 추가문건 공개
맨덜슨 재임 중 총리 맹비난 언급 공개…"완전 길 잃어, 전면 개조해야"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지방선거 참패 후 총리직에 위기를 맞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피터 맨덜슨 주미 대사 임명 논란과 관련한 추가 문건 공개로 더 깊은 곤경에 빠져들고 있다.
영국 정부는 1일(현지시간) 맨덜슨을 주미 대사에 임명하기 전후로 정부와 내각에서 오간 문건과 메모, 이메일, 왓츠앱 메시지 등 자료를 추가로 공개했다.
미국 억만장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틴과 관련된 추가 의혹이 불거져 지난해 9월 주미 대사에서 해임된 맨덜슨을 임명한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 그 과정을 전면적으로 공개하라는 압박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맨덜슨은 엡스틴에게 정부 내부 정보를 유출한 의혹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날 공개된 문건 중 하나는 맨덜슨 전 대사가 데이비드 래미 당시 외무장관에게 2024년 11월 보낸 자필 편지로 "나를 임명한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게 해주겠다"는 약속이 담겼다.
그러면서도 맨덜슨 전 대사는 지난해 대사 재임 중에 내각 인사들에게 보낸 여러 메시지에서 스타머 총리와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5월 팻 맥패든 당시 랭커스터장관에게 보낸 메시지에 "키어도, 내각 전체에도 활기가 부족하다"고 썼고, 지난해 7월에는 "(내각이)한 팀으로 일하질 않는다. 이끄는 사람이 없고 아무도 키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뭘 원하는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다른 메시지에서도 "총리실은 사면초가에 길을 잃었다"며 "전면 개조와 목적의식 및 자신감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맨덜슨 전 대사를 임명한 일이 올해 초부터 스타머 총리의 입지를 끊임없이 흔드는 가운데, 맨덜슨 전 대사 본인은 스타머 총리와 내각을 거침없이 혹평했던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스타머 총리는 2024년 7월 취임한 지 오래 지나지 않아 경제 부진, 정책 방향성 부족 등 국정 운영에 대한 실망감과 내각 및 총리실 내부 인사 논란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미 법무부의 엡스틴 파일 추가 공개로 맨덜슨 임명 논란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지난달 초 지방선거에서 우익 영국개혁당에 밀려 참패하면서 집권 노동당 내에서도 총리 교체론이 거세졌다.
스타머 총리는 계속해서 자진 사임은 없다고 선은 그었지만, 노동당에서는 이미 유력 인사들이 차기 총리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력 주자 중 한명인 앤디 버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맨덜슨 문건 공개와 관련해 "국민은 너무 적은 사람의 손에 너무 많은 권력이 집중된 웨스트민스터(영국 의회 정치) 시스템에 신뢰를 잃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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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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