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 완제품(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수원지법 민사31부(수석부장 신우정)는 20일 오전 삼성전자 DX부문 조합원 5인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 첫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날 DX 직원 측 변호인은 “채무자는 법령과 규약에 따른 필수 절차인 총회를 거치지 않았고, 대의원회는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며 “규약상 의견 수렴 절차도 법적 근거 없이 부실한 설문조사로 대체하는 등 노동조합법과 채무자 규약을 위반해 이 사건 교섭요구안 확정 절차는 절차적 정당성 등이 현저히 결여돼 위법하다”고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초기업노조 측 변호인은 “교섭요구 가안을 정하는 것은 총회 의결 사안이 아니어서 노조법 규정을 받는다고 보기 어렵고 의견 수렴 과정에서 비실명 기재로 다수 의견을 취합했기 때문에 비민주적 절차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신청인은 초기업노조만 상대로 신청을 제기했는데 실제적인 대표교섭은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맡고 있어서 저희를 상대로 제기한 신청이 인용돼도 공동교섭단의 교섭 상황에 변동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오후 재판이 있어서 금일 중 결정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두 노조는 “최대한 빨리 결정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DX 직원 측 변호인은 “오늘 협상이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절차적 위법성이 있다는 취지이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은 (철회하지 않고) 유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 피플팀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일이 끝나기 전 사건 신청인으로 출석한 DX 직원은 발언 기회를 얻어 재판부에 “회사에 다니면서 임금 협상에 한 번도 목소리를 못 내 노조에 가입했는데 여기서도 그 기회조차 보장해 주지 않고, 재판부가 이를 용납해 준다면 앞으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만약 (이 사건이) 잘 안되더라도 초기업노조 지도부가 우리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재판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을 만나 “(노조) 지도부가 다른 생각을 가진 조합원을 적으로 낙인 찍어 의사 표현을 탄압하고 있고, 고소·고발을 무기로 조합원 입을 틀어막고 있다”며 “돈만 많이 받으면 회사가 망가지더라도, 직원이 분열되더라도 상관없다는 식의 조합 운영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을 하루 앞둔 이 날 오전 10시부터 정부의 중재로 2차 사후 조정 3일 차 회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오는 21일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