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살았어도…불법 체류 부부 결국 추방
정기 이민 체크인 출석 중 구금
범죄 기록 없지만 불체면 대상
생이별 세 딸 “너무 가혹” 호소
![글레디스 곤잘레스(맨 왼쪽)와 넬슨 곤잘레스(아기를 안고 있는 이) 부부가 세 딸, 손주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고펀드 미 캡처]](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3/26/474e4475-9521-46c4-b521-643e76bdf4f4.jpg)
글레디스 곤잘레스(맨 왼쪽)와 넬슨 곤잘레스(아기를 안고 있는 이) 부부가 세 딸, 손주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고펀드 미 캡처]
LA타임스는 지난달 21일 정기 이민 체크인을 위해서 ICE 사무실을 찾았다가 구금된 뒤 추방 대기 중이던 넬슨·글레디스 곤잘레스 부부〈본지 3월 18일자 A-1면〉가 최근 콜롬비아로 추방됐다고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부는 지난 1989년 가주 샌이스드로 지역을 통해 미국으로 불법 입국했다. 그들은 수십 년간 미국에서 불법 체류 신분으로 정기 이민 체크인을 하면서 별다른 제한 없이 살아오다 미국에서 쫓겨났다.
이로 인해 부부의 세 딸인 제시카, 스테파니, 개비 곤잘레스는 미국 시민권자로 한순간에 부모와 생이별하게 됐다. 딸들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해 법률 비용 및 콜롬비아 정착 자금 마련을 위한 모금을 진행 중이다. 세 딸은 “부모님은 단 한 번도 법을 어긴 적이 없다. 이번 조치는 너무 잔혹하다”고 호소했다.
인권 단체들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전과가 없는 불법 체류자들이 추방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엔젤리카 살라스 인권 이민자 권리 연합(CHIRLA) 사무총장은 “시카고, 텍사스, 플로리다 등에서도 불체자들이 정기 이민 체크인 중 구금 및 추방된 사례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이 법을 어기지 않았고, 설령 어겼다 해도 사소한 수준이라 그들이 받은 처벌은 그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설명을 더했다.
단체들은 특히 불체자들이 정기 이민 체크인을 하지 않는 것도 추방 사유가 되기 때문에 그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전과 기록이 없는 불체자들의 추방은 향후 더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ICE가 구금 중인 이민자 절반이 범법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시라큐스대 업무기록평가정보센터(TRAC)가 ICE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ICE가 구금 중인 이민자 수는 4만6269명이다. 이 중 절반인 2만3081명은 범죄 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불체자들이 단속돼 추방당하면 다시는 미국에 입국할 수 없다며 불체자들이 제 발로 미국을 떠나야 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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