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짐 에드가 일리노이 주지사

박춘호
그 중에서도 가장 모범적이고 존경받은 주지사를 꼽으라면 단역 에드가 주지사다. 중도 보수 성향이면서도 이념적으로는 크게 치우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 에드가 주지사가 현재 상황에서 보면 가장 눈에 띄는 업적은 주 재정 상황을 매우 합리적이고 건전하게 이끌었다는 점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수치로는 그가 주지사로 취임할 당시 일리노이주 재정은 10억달러 적자였지만 퇴임하던 해에는 15억달러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이었다.
시카고나 일리노이나 적극적인 재정 확대 정책이라고는 하지만 선심성 퍼주기 정책과 무책임한 공무원 연금 인상으로 인해 매년 적자가 늘어나고 있는 작금의 현실과 비교하면 매우 놀라운 수치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재정 상황을 반전하기 위해 그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주의회와 어려운 타협을 해야 했는데 그 파트너가 최근 뇌물 수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마이클 매디간 주하원 의장이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민주당이나 공화당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흔한 평가는 ‘integrity’ 하다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평가는 스티브 김 전 공화당 부주지사 예비후보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스티브 김 역시 공화당 소속이라 당 안팎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 정직, 성실, 청렴, 흠 없는 상태라는 뜻의 이 단어였다. 스티브 김은 에드가 주지사를 조금이라도 접했거나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들었다면 누구나 하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에드가 주지사 인생 자체가 그랬고 정치인으로 그가 가장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가치가 그 것이었으며 주변의 평가 역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스티브 김 역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에드가 주지사를 꼽기도 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당적을 가리지도 않는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지금도 주지사가 들어야 하는 조언이 있으면 에드가 주지사와 대화를 한다고 밝혔다. 크리스 웰치 일리노이 하원 의장 역시 에드가 전 주지사를 integrity의 전형이라고 언급했고 그가 진정한 정치인이면서 일리노이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아직도 계속 가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참고로 웰치 의장은 에드가 주지사가 현재도 이끌고 있는 에드가 펠로우 출신이다. 에드가 펠로우는 일리노이를 이끌어갈 유망 정치인들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유지되고 있다.
현실 정치에서도 그는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주지사로 처음 당선될 때에는 민주당 후보에게 단 8만4000표차로 신승했지만 4년간 주지사로 재임하고 난 뒤 치른 재선에서는 무려 90만표 차이로 당선되기도 했다. 일리노이 102개 카운티 중에서 단 한 개 카운티에서만 밀렸고 101개 타운티에서 승리한 압승이었다.
그의 영향력은 아직도 유효한 면이 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는 자신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혀 일리노이 공화당원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에드가 전 주지사는 최근 자신이 췌장암을 앓고 있으며 3주간의 키모 치료를 받았다고도 밝혔다. 그는 암 진단 소식을 공개하며 “아내와 나는 이 도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내일 삶이 끝난다 하더라도 나는 멋진 인생을 살아왔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담당 의사가 너무 멀리 내다보지 말고 하루 하루에 최선을 다하라는 조언을 했다. 이것이 아마도 내가 받은 최고의 어바이스일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존경받는 정치인이라도 에드가 주지사 정도는 되어야 자신의 삶을 이렇게 한 문장으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것일까. 한국이나 미국이나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현실 세계에서 존경받는 정치인을 쉽게 찾을 수 없는 현실에서 에드가 주지사가 밝힌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은 더욱 값질 수밖에 없다. 그의 투병 소식을 접하면서 차세대 정치 지망생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인물이 좀 더 오래 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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