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롤라팔루자 콘서트
롤라팔루자(Lollapalooza)라는 이름 자체부터 생소하다. 평소에는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매년 여름에 열리는 큰 음악 축제로만 알려진 바 있다. 보통 젊은층들이 즐길만한 흥겨운 이벤트로 하루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일동안 계속되는 음악 축제다. 몇년 전에는 축제로 인해 그랜트 파크의 잔디가 크게 훼손돼 주최측이 시카고 공원국에 엄청난 금액을 물어주기도 하면서 지역 뉴스로 소개되기도 했다. 사실 시카고 다운타운 호변에 위치한 그랜트 파크에서 여름 시즌에 열리는 축제는 꽤 다채롭다. 테이스트 오브 시카고와 같은 야외 음식 축제를 시작으로 재즈 페스티벌도 유명하고 장소를 인근 밀레니엄 파크와 호변까지 넓히면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무료 공연과 한여름 밤의 영화 상영, 에어 쇼 등까지 확장될 수도 있다. 8월에는 시카고 출신의 바이올린 연주자 제니퍼 고가 그랜트 파크 오케스트라와 연주회를 열기도 한다. 도시인의 쉼터에서 활기찬 문화 이벤트가 즐비한 것이 시카고 여름철의 매력인 것이다. 롤라팔루자는 1991년 시작됐다. 제인스 애딕션이라는 그룹의 리드 싱어였던 페리 패럴이 만든 음악 축제인데 처음에는 이 밴드의 이별 투어였다. 하지만 곧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얼터너티브 록, 펑크, 힙합 등의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 축제로 성격이 변화했다. 그리고 1991년부터 1997년까지는 북미 지역을 순회하며 콘서트를 개최했다.이 때부터 메인 무대와 함께 신인급 가수들을 위한 무대가 별도로 마련됐고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1998년에는 재정 문제로 콘서트가 열리지 못하기도 했고 2005년부터 현재의 공연 장소인 시카고 그랜트 파크로 정착했다. 오랜 시간을 거치며 롤라팔루자는 칠레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등에서도 열리기도 했다. 단순한 음악 축제를 넘어서 음악과 예술, 사회 운동까지 포괄하는 이벤트로 성장하게 됐다. 롤라팔루자 무대를 거쳐간 뮤지션들만 해도 펄잼과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 블랙 사바스 등 이름만 대면 금방 알 것 같은 록 밴드와 가수들이 즐비하다. K pop 가수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2022년 BTS의 제이홉이 롤라팔루자의 헤드라이너로 출연했다. 헤드라이너라 함은 롤라팔루자의 경우 그랜트 파크 곳곳에 여러 개의 무대를 설치하는데 각 무대에 주요 시간에 등장하는 주연급 가수라고 보면 된다. 롤라팔루자 출연자를 소개하는 라인업를 보면 헤드라이너는 왼편에 큰 글씨체로 적혀 있고 다른 출연자들은 오른쪽에 작은 글씨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제이홉은 한국 가수로는 첫번째로 롤라팔루자의 헤드라이너가 됐다. 같은해에는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TXT)라는 보이 그룹 역시 무대에 섰으며 올해에는 여러 K Pop 그룹이 무대에 서게 됐다. 올해로 데뷔한 지 10년이 된 걸그룹 트와이스를 비롯해 엑스디너리 히어로스(Xdinary Heroes)와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킥플립(KickFlip) 등도 폴라팔루자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보이그룹인 BTS의 제이홉은 알아도 TXT 등은 생소한 한인들이 많을 것이다. 이 5인조 보이 그룹은 빅히트 뮤직 소속으로 흔히들 BTS 동생 그룹으로 불린다. 또 엑스디너리 히어로스는 JYP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록 음악의 영향을 받은 밴드로 소개된다. 보이넥스트도어는 떠오르는 그룹으로, 킥플립은 신인 그룹으로 일렉트로닉 댄스와 힙합, 팝 음악을 주로하는데 폴라팔루자를 통해 세계 무대에 처음 선보이게 된다. 올해 롤라팔루자에 출연하는 전체 가수들은 올리비아 로드리고와 사브리나 카펜터,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루크 콤브를 비롯해 170명이 넘는다. 7월말부터 8월초까지 4일간 열리는 롤라팔루자는 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주최측 추산에 따르면 이 음악 축제가 지역 경제에 끼치는 파급력은 연간 3억달러가 넘는다. 지난 2022년 기준 지역 경제 파급력은 3억3540만달러였고 2010년 이후로 따진다면 20억달러가 넘는다. 시카고 시청에는 입장요금에 붙는 세금 등으로 연간 400만달러가 넘는 수입을 가져다 줬고 2023년 기준으로는 지역에 소비된 금액만 4억2200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비욘세와 같은 유명 가수가 솔저필드에서 연 콘서트로 인해 다운타운 호텔에 빈 방이 없을 정도로 로컬 경제에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지역 주민들만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를 타고 타 주에서 오는 음악 팬들도 많기 때문에 요식업과 숙박업, 운수업 등은 반짝 특수를 기대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나이차가 훌쩍 나는 후배 두 명이 롤라팔루자에 갔다 밤새 놀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얘기에 나름 문화적 충격을 받은 바가 있다. 콘서트라고는 대학로 소극장이 처음이자 거의 마지막이었던 터라 어떤 이벤트길래 사람을 밤새 잡아 놓는 매력이 있는지 매우 궁금했었다. 이후 시카고를 찾은 원더걸스와 BTS, 블랙핑크, TXT 등의 콘서트를 멀리서마나 지켜보면서 K Pop의 영향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이제 K Pop은 단순히 한 뮤지션의 활약을 떠나 전세계 젊은이들이 즐기는 하나의 대중 문화상품이 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시카고에서 열리는 롤라팔루자 콘서트를 통해 세계 무대에 데뷔하고 인기몰이를 하는 K Pop 가수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롤라팔루자라는 말은 은어로 사용되면 매우 뛰어나거나 범상치 않은 사람이나 사물, 이벤트를 뜻한다고 한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롤라팔루자 시사분석 시카고 그랜트 시카고 다운타운 시카고 여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