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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탐욕의 블랙홀

김동일 목사/은혜의 방주교회

얼마 전 제 아들과 함께 교회를 가며 나눈 대화입니다.

"주찬아 요즘 미국의 금융회사들이 문을 닫고 미국경제가 어려운 것 아니?"

그러자 12학년인 제 아들이 금융회사들의 이름을 줄줄 대면서 대답했습니다. "너는 이번 경제 위기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그러자 앞으로 신학을 공부하겠다는 제 아들의 입에서 바로 이런 대답이 튀어나왔습니다. "탐욕(greed)이요. 사람들이 너무 탐욕적(greedy)인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이번 경제위기는 정확히 탐욕의 결과입니다. 그런 대답을 할 줄 아는 아들이 마음으로 대견스러웠습니다. 그러면서 오늘날 자본주의가 바로 그 탐욕 때문에 천박해지고 탐욕에 더 물이 들수록 사람들의 삶의 질은 더 척박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나누었습니다.

그동안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주의를 지배하는 월스트릿의 근본정신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것이었습니다. '탐욕은 좋은 것이다(Greed is good).' 하지만 그것은 틀렸습니다. 탐욕은 우리 인간들에게는 모든 것을 불행하게 만드는 블랙홀과도 같은 것입니다. 탐욕은 우리 인생을 보람 있고 의미 있고 행복하게 할 만한 모든 유의미한 조건들을 삼켜버립니다.

탐욕은 우리를 불행으로 이끕니다. 탐욕은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만듭니다. 비교하기 시작하면 행복도 감사도 다 사라지게 됩니다. 목양의 현장에서 성도들을 보면 어떤 사람들은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삽니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가 행복지수도 높습니다. 옆에서 지켜보기에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은 그 정도면 만족하고 살만한데 족함을 모르고 끊임없이 더 쥐려하고 더 벌려고 하고 더 올라가려고 하고 더 누리려고 합니다.

한번 탐욕에 빠지면 스스로를 닦달(?)하게 됩니다. 자신보다 저만큼 앞서가는 사람들은 늘 있기 마련입니다. 그들과 비교하다보니 자신은 실패한 사람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니 불행할 수밖에 없지요.

성경 야고보서 1장 15절은 우리에게 말씀합니다.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느니라." 결국 탐욕의 결과는 죽음이란 것입니다. 함께 생각해봅시다. 한 사람의 인생의 행복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여기에 대한 답변은 사람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겠지요.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그것이 얼마나 가졌느냐 의해 갈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 인생에 대한 평가는 오직 얼마나 세상적인 것을 이루었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많지 않습니다. 여행을 해보면 압니다. 며칠간의 여행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해가지만 실제로 한 번도 쓰지 않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이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어찌 여행뿐이겠습니까? 우리의 벽장에 걸리고 쌓여있는 많은 옷들 집안 구석구석의 사용하지 않는 박스들이 다 우리에게 말없는 선생들입니다.

요즈음 미국 최고의 대학에서 MBA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가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탐욕'을 잠재우고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입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우리도 이 일을 합시다.

이 감사의 계절에 감사를 되찾기 위해 먼저 할 일은 우리가 부렸던 탐욕을 다 털어내는 것입니다. 탐욕이 떠나간 자리에 비로소 감사가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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