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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의 향기] 삐라야 날아라

전달수 신부/성마리아 엘리자벳 성당

60년 대 말 군대생활을 할 때 춘천에서 잠시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연병장이나 사무실 옆 소나무 숲속에 떨어져 있던 북한의 삐라(전단)를 본 적이 있다. 삐라라는 것을 그 때 처음 보았다. 내용은 유치했다. 지루한 군생활이라 한번 보고는 던져버리는 주간지 같은 것이었다.

마침 옆 사무실이 보안부대 분실이라 그쪽으로 넘겨주면 그들은 무슨 진귀한 보물이라도 찾은 듯이 좋아들 했다.

그러나 중대장과 정훈 장교는 중대한 것으로 여기고는 이북의 선전에 현혹되지 말라는 훈시로 엄포를 놓곤 했지만 그런 말에 넘어갈 군인은 아무도 없었다.

한참 세월이 지난 후 로마에서 공부할 때는 불란서 빠리에서 출판된 이북 신문이 우리에게 정기적으로 배달되곤 했는데 수신인은 60년 대 유학하신 은사님의 존함으로 되어 있었다. 역시 조잡한 내용들이라 바쁜 우리에게는 그런 것에 눈 돌릴 시간이 없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뉴스를 보니 남북군사회담에서 이북이 제시한 의제 중의 하나가 남한의 전단을 중지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우리 쪽에서 보내는 전단이 이북 사람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는 모양이다.

우리 정부 측에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고 단속하겠지만 신문을 보니 탈북자들과 자유를 사랑하는 이들이 이북 사람들의 인권을 위하여 그런 활동을 한다고 한다. 이북의 "요덕"이라는 곳에 정치범 수용소가 있는 모양인데 그곳을 탈출한 사람이 직접 증언한 내용이니 사실일 것이다.

1985년이면 23년 전인데도 그 때 삐라를 통해 남한 실상의 일부를 보고 놀랬다고 하니 요즈음의 남한 실상을 보는 북한 사람들의 놀램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 수용소를 탈출한 이들과 기타 탈북자들은 북한의 사정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므로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투철한 각오로 하고 있다고 하니 대단한 분들이다.

자유를 위해 남한으로 온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의 심리적 상태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전단지에는 탈북자들이 보고 느낀 자유민주주의와 남한의 실상이 적혀 있을 뿐 아니라 북한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이북의 독재자 김씨에 대한 실상이 적혀 있고 그 정권에 대한 실상들이 적나라하게 실려 있다고 하니 외부와 차단되어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의 놀램이 어떠할까?

좀 더 구체적으로는 최근 김씨의 건강 이상에 대해서는 이북 사람들이 대부분 모르고 있을텐데 이를 상세히 알릴 뿐 아니라 다른 소식들도 알려주고 있다고 하니 우물 안의 개구리 같은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는 수로를 열어주는 셈이다.

최근 남북군사회담에서는 전단이 계속해서 살포되면 개성공단과 관광사업까지도 문제를 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하니 그 전단들이 북한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모양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는 법이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 있겠는가? 누군가가 말했다.

이미 통일은 시작되었다 다만 완성되지 않았을 뿐이다. 우리의 민족과 언어가 살아있는 한 통일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단지 우리는 그들을 맞이할 준비만 하면 되지 않을까?

민족의 하나 됨을 위하고 생명보다 귀한 자유를 빼앗기고 봉건노예상태에 있는 북한 동포를 위하여 투철한 사명감으로 일하는 그들은 러시아 공산당을 대항하여 싸운 사란스키나 티벳트의 성자 달라이라마에 버금가는 이들이다.

삐라야 날아라. 그리하여 진실이 드러나게 하라. 예수님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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