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샤보나 레이크 주립공원의 역사

박춘호
프레리 밴드 포타와토미 네이션(Prarie Band of Potawatomi Nation)이라는 아메리칸 원주민이 있다. 그리고 이 부족의 추장인 샤보나(Shabbona)가 있었다. 샤보나는 오타와 부족에서 태어났지만 후에 포타와토미 부족의 추장이 된다. 그리고 1800년대 초기 미국 군대와 전쟁을 벌인다. 당시 미국은 미시시피강의 서쪽 땅을 확보하기 위해 중서부 지역의 원주민들과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었다.
샤보나 추장은 당시 유명 전투인 티페카누 전투에도 참전해 미국 군대와 전투를 벌였다. 그 때가 1811년과 1812년이다. 이 전투로 인해 인디애나주가 현재의 주 경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샤보나 추장은 전투에 참전한 이후로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미국 군대와 협상을 선호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노력으로 1829년 원주민과 미국 군대는 평화 협정을 체결하게 되는데 이것이 프레리 두 치엔 협정이다.
중서부에 거주하고 있던 세 개의 원주민 부족이 미시시피강 동쪽의 땅 약 350만 에이커를 포기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 대신 현재 드켈브 카운티의 1280에이커를 원주민 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이 곳에 살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 이 땅을 다른 주인에게 넘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국 대통령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명시를 했다.
문제는 샤보나 추장이 일리노이와 캔사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시작됐다. 캔사스 지역에도 미시시피강 서쪽으로 이주한 원주민 부족들이 많았기 때문에 샤보나 추장은 두 지역을 돌아다니곤 했다. 그러다 1852년 샤보나 추장은 자신들의 보호구역이 백인 개발업자에게 팔린 것을 확인하게 됐다. 이런 일은 당시 시카고 트리뷴 보도에도 소개된 바 있다. 샤보나 추장이 관할하는 땅에 풍부한 목재를 손에 넣기 위해서 백인 개발업자들이 글을 읽을 수 없는 샤보나 추장을 속여 계약서에 서명하게 한 것이다.
샤보나 추장이 캔사스에서 돌아오자 이미 원주민 보호 구역은 개발업자들이 세운 집들로 가득했다. 당초 조약대로 하자면 땅을 팔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승인이 있어야 하기에 이런 계약들은 무효인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연방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원주민 보호구역을 약속받고 자신들의 터전을 내준 부족들만 터전을 빼앗긴 것이다. 결국 샤보나 추장은 보호구역에서 남쪽으로 50마일 떨어진 세네카라는 지역에 살다가 1859년에 숨진다.
샤보나 추장은 현재 일리노이강과 만나는 지역에 위치한 모리스 지역에 매장돼 있다. 1980년대 인디언들은 그의 묘지 앞에 ‘평화를 추구하는 신사, 백인 정착민들에게 충실한 친구’라는 팻말을 세우기도 했다. 인디언 추장의 이름은 지금도 시카고 지역 곳곳에 남아 있다. 시카고와 스코키, 노스브룩, 모리스, 오타와, 페르미랩 등에는 그의 이름을 딴 학교나 연구소, 타운 이름이 있다.
시간이 흘러 일리노이 정부는 샤보나 타운 근처를 매입해 주립공원으로 조성하게 된다. 1969년의 일이다. 인디언 크릭에 주정부는 댐을 만들어 낚시터를 만들었다. 지금도 샤보나 공원의 핵심은 이 낚시터다. 이후로도 샤보나 추장의 후손들은 이 지역을 자주 찾곤 했다. 그리고 포타와토미 부족이 이 땅의 원래 주인이었다는 사실을 주장했다. 그리고 인근 지역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2006년 포타와토미 부족은 샤보나 주립공원 주변 농지 128에이커를 확보할 수 있었다.
포타와토미 부족이 이렇게 빼앗긴 땅을 사들일 수 있었던 것은 캔사스주의 원주민 보호구역에 있는 카지노가 1998년에 설립됐고 여기에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샤보나 주립공원을 확보한 포타와토미 부족이 일리노이에도 카지노를 건립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32마일 떨어진 가까운 지역인 오로라에 이미 카지노가 성업 중이고 인근에 고속도로가 없어 외부인을 대상으로 영업해야 하는 카지노 입지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부족의 입장이다. 다만 포타와토미 부족은 주립 공원에 이미 캠핑 그라운드가 위치해 있어 숙박 시설은 건립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샤보나 추장의 아내 포카노카의 이름을 딴 식당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샤보나 공원이 이전에 포타와토미 부족이 거주했던 지역과 완전히 겹치는 것은 아니다. 그 지역에는 이미 골프장이 들어서 있고 여러 차례 거래가 오고 가면서 주민들이 터를 닦고 살고 있기 때문에 법정 소송을 거쳐 현실적으로 그 땅을 되돌려 받기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리노이 정부는 정부 소유인 주립공원을 포타와토미 부족에게 되돌려 주기로 한 것이다.
주립공원을 어떻게 관리할지 여부는 주정부와 포타와토미 부족이 추후 상의를 이어가야 한다. 이 과정이 올해말까지 완료되면 주립공원을 원래 주인인 포타와토미 부족에게 돌려준다는 공식 행사도 열릴 계획이다. 그렇게 원주민들과 정착민들이 어울려 일리노이에 살게 되는 셈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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