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관념·진리의 불변 vs 경험·변화 중시
<12>동서양 철학의 만남
과학·합리성 중시 모더니즘
공자 인의 본질 사상과 유사
본질 부정 포스트모더니즘
본질 없다는 노자와 공통점
파르메니데스는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헤라클레이토스'는 모든 것이 변한다고 주장했다. 버트런드 러셀은 그의 저서인 '서양철학사'에서 만일 기억을 지식의 원천으로 받아들인다면, 과거는 지금 정신에 그대로 나타나야 하므로 어떤 점에서 여전히 '과거의 그'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과거의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감각이나 기억이 사유에 떠오르는 것일 수밖에 없음을 들어서 파르메니데스의 논증에 오류가 있음을 지적한다. 즉, 그 존재가 남긴 사상이나 말은 변화되지 않고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러셀은 대신 '실체의 불멸성'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일자(一者)'의 영원성으로 보고 있다.
'모더니즘(modernism)'은 교회의 권위 또는 봉건성을 비판하며, 과학이나 합리성을 중시하고 널리 근대화를 지향하는 넓은 의미와 기계문명과 도회적 감각을 중시하는 현대풍을 추구하는 좁은 의미의 해석이 있다. 또한, 이성적 사유와 본질 및 '실체 관'을 근본으로 생각하는 사상 경향으로 20세기 서구 문학.예술상의 한 경향이고,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은 개성, 자율성, 다양성을 중시하면서 본질과 본성을 부정했다. 가령, '모더니즘'으로는 현상학의 본질이나 실존주의의 실존 등을 중시했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은 '질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에서 설명하고 있는 본질(뿌리를 의미)보다는 개별 사물의 특성(줄기를 의미)을 강조하고, 리좀(Rhyzome, 줄기가 뿌리처럼 땅속으로 파고들어 두 사물의 구분이 사실상 모호해진 상태) 구조처럼 뿌리에서 뻗어 오른 나무보다는 상호 연계(네트워크)를 더 중시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나무는 뿌리라는 본질이 있지만, 리좀은 뿌리와 줄기가 얽혀있어서 본질이 없는 상태이다. 즉, '모더니즘'이 공자의 인(仁)의 본질 사상과 유사하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은 노자의 본질이 없는 유무상생(有無相生) 사상과 유사하다.

박검진
단국대 전자공학과 졸업.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기술경영학(MOT)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반도체 특허협상팀 팀장,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차장, 호서대 특허관리어드바이저,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거쳐 현재 콜라보기술경영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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