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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시름의 세월

겨울날 새벽녘이면
 
할아버지 방에서 설친 잠 기침 잦아들고
 
곧이어
 
곤한 잠결에 곰방대 재 터는 소리
 
그 기척에
 
부시시한 눈을 뜨는 식구들
 
어머니는 선잠 뒤로하고
 
아직도 어둠이 졸고 있는 부엌으로
 
그림자처럼 들어선다
 
 
 
이젠 새벽잠이 없어진 내가
 
건조해진 목이 참지 못하고 기침을 한다
 
잠든 시구들 깨울세라
 
곰방대 대신
 
나는 얼른 가습기의 눈금을 올린다
 
빠른 탄식으로
 
시름의 세월이 흩어지고 있다

양기석 / 시인·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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