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인들의 제보가 변화 만든다
지난 1월30일 부에나파크의 ‘더 소소몰’ 인근의 비치 불러바드 철도 건널목에서 신호와 차단기 오작동으로 한인 운전 차량이 화물 열차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사건이 발생했다. 자칫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인근 한인들에게 큰 불안감을 조성했다.본지는 이 위험천만한 상황을 보도하고 관할 기관인 유니온 퍼시픽 레일로드(UPR) 측에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그리고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인 지난 12일 UPR측은 해당 문제를 시정했다고 본지에 알려왔다. 이번 사태 해결은 한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한인 언론의 발 빠른 보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특히 한인 해나 송씨의 제보가 없었다면 단순 해프닝으로 묻히거나, 더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뒤늦게 조치되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본지의 18일자 보도 이후, 패서디나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제보가 잇따랐고, 연방철도청의 통계에서도 캘리포니아 내 철도 건널목 사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심각한 현실이 드러났다. 이는 부에나파크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주변 곳곳에 잠재된 위험 요소임을 시사한다.
더욱이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철도 건널목 관리 시스템의 복잡성은 일반 운전자들이 사고 발생 시 적절한 대처를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고 당사자인 송 씨도 “어느 곳에 이 문제를 알려야 할지 몰랐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이러한 정보 접근성의 어려움으로 불편을 감내하길 강요받는 한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은 한인 언론으로서 가장 중요한 책무다.
본지는 소수계 언론으로서, 자칫 흘려버릴 수 있는 한인들의 작은 외침에 귀 기울이고, 그 목소리를 증폭시켜 당국과 책임 있는 주체들에게 전달하며 시정을 요구하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왔다. 이번 건널목 문제 해결 역시, 한인 사회의 절실한 요구가 미주 중앙일보의 영향력을 통해 정책 결정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다.
부에나파크시 제시카 퓨어 관리 매니저의 “중앙일보 보도를 계기로 시 당국은 즉각 관할 기관에 후속 조치 진행을 요청했다”는 발언은 한인 언론의 역할과 한인 커뮤니티의 협력이 만들어낸 긍정적인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변화의 씨앗은 우리 일상 속에서 겪는 작은 불편과 부당함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문제 제기에서 비롯된다. 이번 사건을 통해 한인들은 무관심이나 체념 대신,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언론에 제보하며, 필요한 경우 관련 기관에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미주 중앙일보는 지난해 창사 50주년을 맞아 ‘함께한 50년, 함께할 50년’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과거와 미래 100년을 꿰뚫는 키워드는 ‘변화’였다. 변화는 함께할 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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