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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살인 사건

박춘호

박춘호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시카고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 전년 같은 기간에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첫 세달 동안 시카고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으로 주민 96명이 숨졌는데 이는 작년에 비해 15%가 감소한 것이다. 비록 1분기 자료에 불과하지만 이는 최근 몇년간 있었던 범죄 발생 감소 추세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팬데믹 기간 중에 크게 늘었던 살인 사건이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도 재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이와 같은 현상이 시카고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도 살인 사건 발생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면 왜 살인사건과 같은 강력 범죄 발생이 줄어들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추후 대책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시카고 경찰국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범죄 발생과 관련한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시카고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경우 최근 50년간 기록을 보면 1990년대 초반이 가장 많았다. 1992년의 경우 한해 시카고에서 900명 이상이 살인 사건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이어 1980년대 초반이 880건을 오르내리면서 범죄 도시로서의 악명을 이어갔다. <<〈사실 시카고는 범죄 도시라는 오명을 알 카포네가 악명을 떨치던 1900년대 초중반 얻었다. 이후 이런 꼬리표는 떨어지지 않고 계속됐다.〉>>
 
이후 1990년대 중반부터는 살인 사건 발생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1~2년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었으며 2010년대 초반에는 연간 400명대로 떨어졌다. 199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약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던 시기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후 살인 사건이 폭증해 2021년에는 다시 800명을 넘겼다. 이런 추세는 2022년부터 감소세로 들어서 작년에는 600건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올 1분기 살인 사건 감소율이 15%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경찰과 범죄 관련 전문가들은 살인 사건이 두 자리수로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간의 범죄 발생 감소세가 이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비단 시카고만의 상황은 아니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2021년을 전후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자료로 확인된다. 올 1분기의 경우만 보더라도 필라델피아의 경우 1960년대 중반 이후 살인 사건이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볼티모어 역시 최근 10년새 가장 적은 살인 사건 발생 건수를 보였다. 남부의 뉴올리언스 역시 비슷한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니까 시카고 역시 이런 전국적인 추세를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범죄에 대한 인식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범죄의 경우 주변에서 체험한 사건에 대한 이미지가 오래가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즉 아는 사람이 강도 피해를 당하거나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강력 사건의 경우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개인적인 인식이 통계가 보여주는 것을 넘어선다는 뜻이다.  
 
정치적으로 왜곡된 메시지 역시 영향을 끼친다. 최근 연방수사국장이 TV 인터뷰에 나와 범죄가 지난 4~5년간 폭증했다라고 발언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가지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4~5년전에 범죄 발생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이 발언이 완전한 거짓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이후 범죄 감소 현상을 언급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작금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전국의 범죄 발생 현황 자료를 누구보다 자세히 파악하고 있을 연방수사국장이 이런 발언을 내뱉고 있는 것은 다른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아울러 범죄 발생 현황을 면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관련 자료의 부재도 문제다. 최근에서야 전국 주요 도시의 자료가 연계돼 세세한 내용까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기 때문에 이전까지는 살인 사건 등을 제외한 다른 범죄가 얼마나 극성을 부리고 있는지 한 눈에 확인하기 힘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범죄의 경우 전국적인 트렌드를 확인하는 순간 이에 필요한 대처 방안도 마련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관련 자료의 수집은 재발 방지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치다.  
 
전문가들은 또 범죄 발생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다양한 자원들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물론 모든 범죄가 정부 정책이나 캠페인으로만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투입되어야 범죄 발생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범죄의 감소 배경에 어떠한 요인들이 작용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사실 시카고의 경우 지난 2019년 이후 경찰 인력은 큰 폭으로 줄었지만 실제 범죄는 줄어든 것이 확인되고 있다. 그렇다면 범죄 발생이 증가세로 돌아설 경우 경찰 인력을 크게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범죄 발생 감소의 이면에는 환경 자체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찰의 대응과 함께 범죄 발생을 막기 위한 방과 후 활동과 재취업 프로그램 등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이러한 범죄 감소의 원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나중에 범죄 증가세가 나타났을 때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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