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발언대] 자유를 위한 투쟁과 역사의 교훈

윤경중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

윤경중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

“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1775년 3월 23일, 미국 독립전쟁이 한창이던 시기, 패트릭 헨리는 버지니아 의사당에서 이 유명한 연설을 남겼다. 그는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유를 위한 싸움을 피할 수 없음을 역설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이야기했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전쟁이 이미 시작되었고, 동료들은 전장에서 싸우고 있었다. 헨리는 이렇게 묻는다.
 
“Is life so dear, or peace so sweet, as to be purchased at the price of chains and slavery?(속박과 노예의 대가로 얻은 생명과 평화가 중요한가?)”
 
이 연설은 미국 독립운동의 정신을 상징하는 중요한 순간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헨리의 급진적인 주장에 대해 논란도 적지 않았다. 자유를 향한 투쟁이 반드시 무력 충돌로 이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그 시대에도, 그리고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역사는 다양한 형태의 정치적 도전과 대응을 기록해 왔다. 2023년 12월 3일, 한국에서는 예상치 못한 정치적 위기가 발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나 이는 실행되지 못했고, 결국 공수처에 체포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호수 위에 비친 달빛을 건져내려는 것과 같은 허황된 일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표현은 노자의 철학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노자는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것”을 언급하며,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목표에 대한 경계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계엄이 실제로 실행되었는지 여부와 별개로, 이에 대한 법적·정치적 판단은 현재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계엄이란 일반적으로 전쟁이나 국가적 비상사태 시 군이 행정권과 사법권을 행사하며 치안을 유지하는 조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은 기존의 개념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며, 그 법적 정당성과 실행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공수처의 대응이 과했으며, 법적 절차와 권한의 경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주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역사는 늘 도전과 논쟁 속에서 만들어져 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싸움은 승리로, 어떤 싸움은 좌절로 끝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논의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패트릭 헨리의 말처럼, “뭉치면 서고 흩어지면 무너진다(United we stand, divided we fall.)”는 교훈은 시대와 상황을 초월해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어떠한 위기 속에서도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정치적 결정은 국민의 신뢰와 민주적 절차 속에서 이루어질 때 더욱 의미를 가질 것이다.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