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하늘의 이치와 사람의 심성은 일치
<9> 성리학의 사상
우주 변화의 이기론 바탕
인간 심성의 작용 탐구해
도덕적 실천의 근거 해명
유교는 공자와 맹자의 사상과 송나라 때 주희의 성리학(性理學) 사상이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성리학은 조선의 통치이념이 되면서 선비들의 출세에 발판이 되었다. 주희의 성리학은 하늘과 인간 심성의 합일을 통하여 인간과 우주는 하나로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용에서 말하는 하늘의 명령인 성(性)을 따르는 것은 도(道)요, 이것을 되게끔 하는 것이 교(敎)라 한 것과 맥락이 같다.
조선시대 이황은 이(理)와 기(氣)는 서로 구분된다는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을 주장했으나 이이는 기일원론(氣一元論)을 주장했다. 이 사상은 현재까지도 한국 유교철학에서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퇴계는 사단(四端)과 칠정(七情)을 분리시켰고, 율곡은 사단은 칠정의 선한 것만 추렸으니, 칠정인 기(氣)가 이(理)를 포함하는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을 주장했다. 퇴계는 '사단'은 하늘의 이치이자 본질이므로 이(理)로 보았고, '칠정'은 인간의 생각과 헤아림으로 인해 변화가 생기므로 기(氣)로 보았다. 즉, 이기이원론을 주장했다. 사단(四端)은 인간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씨. 즉, 선천적이며 도덕적 능력을 말하며 '맹자'의 공손추(公孫丑) 상편에 나오는 말로 실천도덕의 근거로 삼았다.
그 내용은 측은지심(惻隱之心, 남을 불쌍히 여기는 타고난 착한 마음), 수오지심(羞惡之心, 자신의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옳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 사양지심(辭讓之心, 겸손하여 남에게 양보하는 마음), 시비지심(是非之心,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을 말한다. 칠정은 '예기(禮記)'의 예운(禮運)과 중용(中庸)에 나오는 말로 기쁨(희, 喜), 노여움(노, 怒), 슬픔(애, 哀), 두려움(구, 懼), 사랑(애, 愛), 미움(오, 惡), 욕망(욕, 欲) 일곱 가지 인간의 자연적 감정을 가리킨다. 유교에서는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이라 하고, 불교에서는 희노우구애증욕(喜怒憂懼愛憎慾)이라 한다. 어리석음과 두려움, 증오로 표현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원래 사단은 인(仁).의(義).예(禮).지(智)의 덕목이 관련된 윤리적 범주에, 칠정은 인간의 감정을 총칭하는 인성론의 범주에 각각 속하여 서로 다른 맥락에서 사용되던 말이었다. 공자는 인(仁).예(禮)를 중히 여겼고, 맹자는 인(仁).의(義)를 중히 여겼다. 맹자는 인간은 선한 마음을 타고난다고 했으나, 순자는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악한 심성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인(仁).예(禮)로 소양을 쌓아야 한다고 했다.
성리학(性理學)에서는 하늘의 이치와 사람의 심성(心性)이 일치한다고 하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명제 아래, 우주 자연의 생성과 변화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 바탕으로 이기론(理氣論)을 발달시켰고, 다시 이를 근거로 하여 인간 심성의 발생 과정과 그 작용을 탐구함으로써 인간의 도덕적 실천의 철학적 근거를 해명하고자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사단칠정(四端七情)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퇴계는 영남학파가 되고, 율곡은 기호학파가 된다. 동서로 나누어지게 된다. 결국, 서인인 기호학파가 정권을 잡으면서 서인은 노론과 소론으로 또 갈린다. 사단칠정론의 논쟁은 퇴계(1502~1571)와 기대승(1527~1572)의 사칠이기논쟁(四七理氣論爭)으로 시작되어, 조선 유학사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퇴계와 기대승의 8년 논쟁(1559~1566) 끝에 기대승은 퇴계를 스승으로 모셨다. 그 후로 율곡(1536~1584)도 논쟁에 가세한다. 일본에서는 율곡보다 퇴계를 더 따른다. 퇴계의 사상이 성리학의 철학을 더 따른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검진
단국대 전자공학과 졸업.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기술경영학(MOT)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반도체 특허협상팀 팀장,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차장, 호서대 특허관리어드바이저,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거쳐 현재 콜라보기술경영연구소 대표.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