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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얼굴들

지난해 가을 엽서들이
 
더덕 진 채 긴 겨울잠에서
 
쌓였던 낙엽을 털며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한장 두장 열린 엽서엔
 
어린 사연들이 애처롭게
 
연약한 얼굴들 내밀었다
 
 
 
한겨울 움츠렸던 가지마다
 
흙의 내음에 취한
 
2월의 여인네 입술처럼
 
봄의 아지랑이로 피어난 꽃
 
파릇한 봄이 보인다

오광운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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