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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야하롱, 베트남서 여자친구 살해 자백 "양극성 장애 감형 주장" ('그알')

발견된 현아 씨. 누군가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했고, 목이 졸린 흔적도 남아있었다. 이직을 준비하던 현아 씨는 5월 31일 예정된 면접을 연기한 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베트남 방문 목적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왜 갑자기 베트남에 가게 됐고, 어쩌다 변고를 당하게 된 걸까. # 살인자의 정체와 의문의 범행동기 호텔 CCTV를 확인한 결과, 5월 30일 오후 1시 9분경 6012호로 들어가는 현아 씨 곁엔 한 남성이 있었다. 함께 방에 들어간 지 10분 뒤 홀로 방에서 나온 남성은, 이후 옥상으로 이동해 자살 소동을 벌였다고 한다. 경찰에 체포돼 자신이 현아 씨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는 남성. 놀랍게도 그는 현아 씨의 남자친구이자 유명 프로게이머로 알려진 이 씨였다.  닉네임 ‘야하롱’으로 알려진 이 씨는,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의 프로게이머로서, 한때 최고의 유망주로 불렸던 바 있다. 처음에는 여자 친구가 성관계를 거부해 살해했다고 진술한 그는, 과거 성매매를 한 사실이 발각돼 여자 친구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말을 바꿨다. 둘뿐이었던 밀실 6012호에서는 10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계속된 기행과 소동, 야하롱은 누구인가 현아 씨보다 하루 먼저 출국했다는 이 씨는, 왜 베트남을 찾았던 걸까. 현지 취재 결과, 그는 호텔 직원에게 이상한 요구를 하거나 화를 냈고, 사람이 많은 호숫가에서 옷을 벗는 난동도 부렸다고 한다. 이 일로 베트남 공안에 체포돼 구금됐다가 풀려난 이 씨. 그가 기행을 벌인 이유와 살인까지 저지른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따르면 야하롱은 현재 베트남 감옥에 갇혀 있다. 아직 기소가 이뤄지지 않아 면회도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그의 부친은 '양극성 장애'를 주장하며 감형을 주장하고 있었다.  / [email protected] [사진] SBS 제공. 연휘선([email protected])

2025-02-15

"제2의 '옷소매'·'이친자' 찾자" MBC '2025 극본 공모' 개최 [공식]

어쩌다 발견한 하루'(인지혜/2018년 당선, 송하영/2017년 당선), 사회에 만연한 '갑'질을 응징하는 사이다 전개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김반디/2014년 당선) 등도 MBC 드라마 극본공모 당선 작가 중 꾸준한 인연을 이어와 MBC에서 빛을 발한 작품들이다.    특히, 다른 공모전 대비 선발된 극본의 실제 작품화가 매우 빠른 것이 MBC 극본 공모의 특성으로 손 꼽히는 데, 실제 2023년 당선된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가 1년 만에 실제 작품화되어 시청자를 만난 것에 이어 지난해 단편/시나리오 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맹감독의 악플러’(김담/2024년 당선)도 올해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처럼 신인 드라마 작가의 등용문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MBC 드라마 극본 공모'의 당선작들이 빠른 기간 내에 실제 작품화되거나, 당선 작가들이 활발하게 집필을 할 수 있는 이유는 MBC의 체계적인 작가 발굴 및 작품 개발 노하우가 집약된 덕분이다. MBC는 그간 극본공모 당선작에 대한 맞춤형 연출, 프로듀싱 멘토링, 인터뷰 및 현장 견학 지원 등 세심하고 과감한 투자와 오랜 기획 프로듀싱 노하우를 투입해 조기 작품화를 위한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해 왔기 때문이다.  강대선 MBC 드라마IP개발팀장은 "MBC 극본 공모를 통해 매해 다양한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한 번 인연을 맺은 작가들과의 협력을 소중히 여기고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만큼, 올해도 재능 있는 많은 작가님들과 뜻깊은 만남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email protected] [사진] MBC 제공. 연휘선([email protected])

2025-02-13

'123만 팔로워' 정건주 “‘보석함’ 기점으로 확 올라..홍석천 형에 감사하죠” [인터뷰④]

어쩌다 발견한 하루’, ‘월간 집’, ‘오마이베이비’ 차근차근 쌓아올라갔다”며 “‘보석함’을 기점으로 확 올라갔다. 하나의 필모다. 실제로 관계자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잘 봤다면서 그래서 만나보고 싶었다고 하신 분도 계셨다. 가끔 석천이 형에 안부인사 드리고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올해 정건주는 만 나이로 서른을 맞이했다. 지난 20대와 앞으로의 30대에 대해 묻자 “정신없이 흘러갔다. 일반 대학생이엇던 사람이 배우로서 들어가는 과정도 있었을 거고, 순탄했던 것도 있고, 쉽지 않았던 과거도 있었다.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20대 정건주에 해주고 싶고, 그런 순간이 지금의 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지금의 평온한 마인드가 자리잡은 것 같고, 앞으로 30대는 어떠한 일이 있든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정건주가 되고 싶다. 들뜨지 않고”라고 강조했다. 정건주는 올해 계획에 대해 “올 한해도 열심히 일 하고, 열심히 여행 가고, 열심히 벌고 싶다”며 “최근에 대만갔다. 초등 친구 1명이랑 대만을 갔는데 야시장이 깜짝 놀랐다. 그렇게 큰 야시장을 처음 봤고, 맛있었다. 생각보다 K-드라마를 많이 보시구나 느꼇다. 한국말도 잘하시고 알아보시더라. 준화를 얘기하시더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정건주는 한 작품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보다 차근차근 성장하는 과정을 거친 배우 중 한 명. 그는 성장하는 순간에 뿌듯함을 느낀 적이 있냐는 물음에 “‘체크인 한양’ 이 작품이 제가 사실 연기적으로 좀 약간 흑화된 순간에 연기적인 칭찬을 많이 해주시더라. 인정 받았구나 그런 생각은 처음이었다. 칭찬을 해주신 순간이 처음이라, 개인적으로 되게 짜릿했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정건주는 “전에 가늘고 길게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조금 욕심내서 조금 굵고 길게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시청자분들에게 좋은 연기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채널A ‘체크인 한양’ 김채연([email protected])

2025-02-10

"키스신 너무 불편" 지진희X이규형, 어디까지 망가졌나…웃음세포 살릴 '킥킥킥킥' [종합]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로맨스를 보여줄 지진희와 이규형. 특히 예고편에서는 키스신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이규형은 “너무 불편했다. 키스신이라기보다는 격한 감정과 격투에 가까웠다. 감정의 흐름이 이어지는대로 가다보니 입술 박치기까지 갔는데 당시가 촬영 초반이었지만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불편하지만 즐거웠던 기억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지진희는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친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도 있는 시기에 그런 장면을 찍다보니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그 이후부터는 더 재미있게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지원은 ‘킥킥킥킥 컴퍼니’ 직원 전담 테라피스트 백지원 캐릭터를 연기한다.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다 돌연 절에 들어가 정신 수행에 힘썼던 예사롭지 않은 전적의 소유자. 어쩌다 다시 속세로 컴백을 하게 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킥킥킥킥 컴퍼니’ 식구들의 지친 심신을 어루만져주는 백지원의 비범한 손길이 안방까지 닿을 것으로 기대된다. 백지원은 “처음에 대본 보고는 속세를 떠나고 싶을 만큼 상처가 깊은 인물이라서 사람을 멀리하고 돌아오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사람인데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사람들 사이에 계속 있고 싶은 사람이라고 봤다. 본인의 장기를 살려서 팬심으로 ‘킥킥킥킥’을 보고 입사해서 모두를 치유해주려고 한다. 하지만 그게 과하다. 성심성의껏 하는데 따라주지 않는 분도 있고, 신나게 하는 분도 있다. 여러 인물을 아우르면서 정리 정돈을 하는 기능을 하는 역할이다”고 설명했다. 이민재는 워커홀릭 MZ의 표본 이민재 역으로 ‘킥킥킥킥 컴퍼니’의 미래를 책임진다. 넘치는 상상력에 결단력을 겸비, 야망이 넘치면서도 차분하고 호기심 가득하지만 집중력까지 있는 일명 ‘사기캐’ 같은 존재다. 콘텐츠 제작자로서 최적화된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생애 첫 콘텐츠 제작으로 쓰라린 아픔을 맛봤고 그럼에도 끊임없이 도전하다 운명처럼 이들의 일원이 된다. 일명 ‘라떼’ 오너들 사이에서 신선함을 불어넣을 이민재의 패기가 주목된다. 이민재는 “꿈과 적성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를 갖다가 우연히 ‘킥킥킥킥’에 방문하는데 채용 소식을 듣고 입사한다. 거기부터 적성에 맞다고 깨달으면서 재미있게 섞이려고 노력도 한다”며 “대본 보면서 내가 쓰는 말투나 화법이 묻어나 있어서 놀랐다. 그래서 연기할 때 편하기도 했다. 말 말고 성격 자체만으로는 닮았다고 표현하긴 어렵다. 나는 너무나도 F다. 극 중에서는 돌직구도 날리는데 그것과는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전혜연은 극 중 국민배우 지진희를 향한 팬심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선 왕조연 역을 맡는다. 낮엔 예능 작가, 밤엔 19금 로판 작가로 이중생활을 이어가던 조연은 콘텐츠 회사 ‘킥킥킥킥’ 창립 멤버로 합류해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전망이다. 전혜연은 “코미디 장르라서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대본에 있는 코믹적 요소를 살리면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부분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컸다. 많이 고민하고 분석하고 연습했다”며 “성격적인 부분이 캐릭터와 닮았고 연애 경험이 많지 않다는 부분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정한설은 지진희와 운명적 만남으로 ‘킥킥킥킥 컴퍼니’에 입사하는 노인성 역을 맡았으며, 김은호는 40세에 은퇴를 계획하고 있는 파이어족 예능 PD 강태호 역으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정한솔은 “저와 캐릭터가 맞닿은 부분도 있지만 반대인 부분도 많기에 개인적으로 연기할 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으며, 김은호는 “첫 작품이라는 점에 마냥 기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처럼 연기가 안 될 때는 속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폐는 끼치지 말자는 마음을 갖고 촬영에 임했고 부족한 점이 보이겠지만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전소영은 극 중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3년 차 예능작가 가주하 역으로 분하며, 백선호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자 사랑 앞에서 댕댕이와 폭스를 오가는 매력을 가진 싱어송라이터 이마크 역을 연기한다. 백선호는 “막내 라인이지만 인생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음악과 영화다. 기타와 노래는 따로 준비했다기보다는 원래 준비를 했고 좋은 기회가 닿았다”고 말했다. 시트콤, 코믹 드라마라는 부분에서 기대가 되는 가운데 시청률 또한 기대를 모은다. 구성준 감독은 “시즌 하나만 하고 끝내고 싶진 않다. 캐릭터, 세계관을 만들고 해외에서는 시트콤이 시즌제로 가니까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호응과 재미를 얻으면서 시즌제로 쭉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진희는 “시청률 잘 나올 거라고 믿지만 어차피 나중에 다시 돌려보시게 될테니 미리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KBS2 새 수목드라마 ‘킥킥킥킥’은 5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email protected] 장우영([email protected])

2025-02-04

추영우, 뽀시래기 ‘유퀴즈’ 과거까지 파묘..변우석 급 신드롬 '이젠 너다' [Oh!쎈 이슈]

발견의 해였다면 2025년에는 추영우 신드롬이 일어날 전망이다.  1일,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에 따르면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는 1월 31일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톱(TOP) 10에서 3위(531점)를 차지했다. 지난 29일 처음으로 '오징어게임' 시즌2를 꺾으며 2위에 안착한 뒤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카타르, 필리핀, 페루, 칠레, 볼리비아, 파라과이,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베네수엘라 등 14개국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 분)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다. 환자들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리는 중증외상팀의 거침없는 질주와 통쾌한 활약으로 국내외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추영우는 극 중 한국대학교 의대 부동의 전체 수석 출신 엘리트 펠로우 양재원 역을 맡았다. 188cm의 주지훈 못지않게 훤칠한 키와 훈훈한 의사 가운핏으로 국내외 여심을 홀리고 있다. 비주얼 뿐만 아니라 실제 펠로우 같은 실감나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높인다. 환자를 위해 달리고, 환자를 위해 눈물 흘리는 양재원으로 완벽하게 분한 추영우는 반박불가 요즘 대세다.  ‘중증외상센터’ 이전엔 JTBC ‘옥씨부인전’가 있었다. 천상계 전기수 천승휘와 양반가 맏아들 성윤겸까지 1인 2역 연기를 펼치며 일찌감치 안방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것.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불사하는 전무후무한 '조선 최고의 순정남'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추영우로서는 ‘옥씨부인전’과 ‘중증외상센터’까지 연타석 홈런을 날린 셈이다.  이쯤 되니 추영우 필모그래피 다시보기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1999년생인 추영우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출신. 지난 2021년 KBS2 '경찰수업’을 시작으로 KBS2 '학교 2021’, tvN 단막극 '바벨 신드롬’, 카카오 TV '어쩌다 전원일기’, KBS2 '오아시스’까지 쉼 없이 내달렸고 2023년 'K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신인상을 수상하며 확신의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심지어 대학생 시절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영상까지 온라인상에서 ‘끌올’ 되고 있다. 2019년 전파를 탄 35회에서 한에종 학생으로 스몰 인터뷰에 나선 그는 “포털에서 나를 검색한다면 어떤 연관 검색어를 희망하는가”라는 질문에 '배우 추영우', '추영우 연기', '추영우 작품' 등을 꼽았다. 앳된 얼굴이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 만큼은 이미 뜨거웠다.  지난 2024년은 변우석 신드롬으로 핫했다.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라는 인생작을 만난 그는 19살의 패기 넘치는 학생 류선재와 20살의 풋풋한 대학생 류선재, 그리고 톱스타 34살의 류선재까지, 10대와 30대를 오가는 캐릭터를 각기 다른 청춘의 얼굴로 그려내 신드롬 급 인기를 얻었다. 해가 바뀐 2025년에도 변우석의 인기는 여전하다.  이젠 추영우가 그 바통을 이어 받았다. 2025년? ‘유퀴즈’ 영상까지 파묘된 추영우의 해다.   /[email protected] [사진] 방송 캡처 박소영([email protected])

2025-01-31

두개골 2개 나온 핑크집 화덕…'살인 괴물'은 전교 5등이었다

발견했다. 한 형사는 곧장 수갑을 들고 운전석으로 뛰어갔다. 차 안에는 행동대장 김현양과 부두목 강동은의 여자친구 이경숙이 쓰러져 있었다. 훗날 김현양은 경찰을 눈치채고 내리막길에 있는 주유소를 들이받아 자폭할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 평소에도 이들은 경찰이 아지트를 급습할 것에 대비해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해 놓곤 했다. 이제 남은 일당은 4명. 그중에 두목 ‘지존’이 있었다. 한 형사와 동료들은 영광경찰서 병력을 지원받아 아지트로 향했다. 민트색 담벼락에 분홍빛으로 물든 외벽은 묘한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 이계훈 형사가 수신호를 보내곤 현관문을 열어젖혔다. 눈앞에 칼을 든 두 명이 나타났다. 깜짝 놀란 이 형사가 권총을 겨눴다. 행동대장 문상록과 조직원 강문섭이 단검을 든 채 얼굴을 드러냈다. 이 형사가 빈 곳으로 공포탄을 쐈다. 총소리에 깜짝 놀란 두 사람은 불안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더니 단검을 떨어뜨렸다. 이들에게 수갑을 채운 뒤 아지트를 수색했다. 혼란한 틈을 타 백병옥이 담을 넘어 도주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몇십 분 뒤 주변 인가 담벼락 밑에 숨어 있던 그도 동네 이장의 신고로 붙잡혔다. 아지트 도착 7시간 만에 지존파 일당 6명을 검거했다. 하지만 이들이 두목으로 부르는 김기환이 보이지 않았다. 사건을 제보한 피해자 이영순도 그의 얼굴은 본 적 없다고 했다. 김기환이 있는 곳은 뜻밖의 장소였는데…. 두목 김기환의 옥중 지시 김기환은 이미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몇 달 전 지인의 여중생 딸을 성폭행해 구속됐다. 이후 감방에서 부두목 강동은을 통해 범죄를 지시했다. 두목의 명령으로 산속에서 칼 한 자루를 들고 일주일 버티는 지옥훈련도 했다. 이영순을 납치한 것도 김기환의 지시였다. 그러나 행동대장 김현양이 ‘여자는 절대 믿지 말라’던 두목의 명령을 어기고 이영순을 감쌌다. 대신 이영순이 살인 행위에 가담토록 했다. 달아나려던 조직원에게 비닐봉지를 씌워 질식시킬 때 억지로 손을 갖다 대게 했다. 다른 범죄 행각을 벌일 때도 동참하게 했다. 이영순 납치 며칠 뒤 지존파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30~40대 부부를 납치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소씨와 그의 아내가 성묘를 마치고 오는 길이었다. 이들은 당시 고급 차로 불리던 그랜저를 타고 있었다. 지존파는 몸값으로 1억원을 요구했고 돈을 받으면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랜저 타는 중년 부부 납치 소씨는 직원에게 전화해 현금 다발을 가방에 넣어 오도록 지시했다. 지존파는 광주 광천시외버스터미널을 접선 장소로 정하도록 한 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다이너마이트를 챙겼다. 여차하면 자폭할 생각이었다. 소씨는 충분히 탈출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이유는 두 가지. 첫째는 아지트에 갇혀 있는 아내가 위험해질 것이 두려웠다. 둘째는 돈만 주면 풀어주겠다는 지존파의 회유를 믿었다. 그러나 지존파는 소씨 부부를 참혹히 살해했다. 이 과정에도 이영순을 억지로 가담시켰다. 소씨 부부 살해 뒤 조직에선 이영순을 죽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김현양이 문상록과 주먹다짐까지 벌이며 이영순을 지켰다. 목숨을 건 필사의 탈출 이영순에게 탈출 기회가 찾아온 것은 다음 날이었다. 손을 다친 김현양이 병원에 가게 되자 이영순이 따라나섰다. 진료실로 들어가던 김현양이 이영순에게 지갑과 휴대전화를 맡겼다. 순간 이영순은 갈등에 빠졌다. ‘혹시 다른 조직원들이 지키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러나 이영순은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애써 태연한 척 차분히 걸어 병원을 빠져나왔다. 그 길로 택시를 잡아타고 병원을 떠났다. 그러곤 다음 날 서울까지 가까스로 올라왔다. 서초서 강력반 형사들을 만나 지존파의 범행을 제보하고 아지트까지 동행했다. 조직원들을 모두 검거할 수 있던 것은 이영순의 탈출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지하 감방과 시신 소각로 일당을 모두 검거한 뒤 한 형사는 수사 자료로 쓸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구겨진 이불 아래 잔뜩 깔린 만원짜리 지폐가 보였다. ‘돈방석’을 실감하고 싶어 한 짓이란 걸 나중에 알았다. 한 형사와 동료들이 가장 경악했던 것은 지하 감방이었다. 1층 차고 바닥에 지하로 통하는 비밀 계단이 보였다. 무도가 특기인 강력반 에이스들이었지만 지하실로 들어선 순간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졌다. 계단 양쪽엔 철창이 쳐진 공간 두 개가 있었다. 철창 너머로 혈흔이 여기저기 흩뿌리듯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커다란 화덕이 보였다. 시신을 소각하는 곳이었다. 그 안에서 소씨 부부의 두개골이 나왔다. 한 형사와 강력반원은 현장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서울로 향했다. 엽기적인 범죄 행각과 달리 이들의 태도는 고분고분했다. 되레 ‘경찰서에서 때리지 말아 달라’고 읍소했다. ‘한날한시에 죽게 해 달라’는 말도 했다. 서초서에 도착해 잡탕밥을 시켜줬다. 범인들 중 누군가 “이렇게 비싼 밥은 처음 먹어 본다”고 했다. (계속) 조사를 마치고 보니 두목 김기환의 어린 시절은 뜻밖이었습니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땐 학급 반장을 맡았고, 중학교에선 전교 5등의 우등생이었습니다. 이랬던 그는 어쩌다 “부자들의 돈을 빼앗고 응징하겠다”는 적개심을 키웠을까요.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1106 〈시대탐구 1990년대〉 더 많은 기사를 보시려면? 그랜저 탄 부부 팔다리 잘랐다…“부자 증오” 지존파 살인공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9348 유서 써놓고 매년 고쳐 쓴다, 19살 ‘삼풍 알바생’의 그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5812 “살점 한 조각, 내 딸이었다” 삼풍백화점 유족에 남은 비극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7621 “난 포르노 주인공이고 싶다” 그 후 25년, 서갑숙의 지금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2556 윤석만.김나한([email protected])

2025-01-22

‘나완비’ 한지민 이준혁, 뜨거운 불금 홈데이트..시청률 10.7% ‘1위’

발견한 지윤은 지난 밤 그도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왜 기억 안 나는 척했냐, 어디까지 기억하냐고 따져 묻는 지윤에게 은호는 촉촉한 눈빛으로 “어디까지 기억했으면 좋겠어요?”라며 되물었다. 지윤은 숨이 멎을 듯한 텐션에 지금처럼 안 온 걸로 정리하자며 한발 물러섰다. 시청자들의 심장도 가득 조여온 순간이었다. 한편, 은호는 딸 별(기소유)의 유치원 캠핑으로 간만에 아이 없는 ‘불금’을 보내게 됐다. 하지만 일 중독 대표를 닮아 가는지, 흔치 않은 ‘빅 이벤트’ 날에 그의 계획은 고작 지윤의 강연 자료 준비였다. 그런 그를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던 CFO 미애(이상희)가 ‘피플즈’ 임원진 모임을 제안했고, 은호는 이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그러나 은호를 의식중인 지윤은 초대를 거절하고 쓸쓸히 텅 빈 집으로 퇴근했다. 때마침 밀려오는 허기에 물만 가득한 냉장고를 열어 보다, “오세요. 집밥 해드리고 싶어요”라던 은호의 따뜻한 한 마디가 떠올랐다. 그 길로 지윤은 그의 집으로 향했지만, 모임이 결렬됐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엄청난 창피함이 몰려왔다. 은호는 지윤이 민망하지 않게 “마침 고마워요. 재료 다 사놓고 다들 못 온다고 해서 아쉬웠는데”라고 돌려 말하며 도망가려는 그녀를 붙잡았다. 드디어 지윤에게 집밥을 해줄 수 있다는 게 기쁜 은호는 금세 된장찌개, 잡채, 불고기 등 맛있는 한 상을 차려냈다. “밥이 다 거기서 거기”라며 못 미더워하던 지윤도 은호의 요리 실력에 감탄하며 몸과 마음의 허기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뛰어난 솜씨 뒤엔 어렸을 때부터 혼자였다는 사연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지윤은 그 시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 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래서 “잘 컸네요. 애썼어요”라며 진심 어린 한 마디를 건넸다. 은호 역시 별이의 ‘참 잘했어요’ 도장을 지윤의 손에 찍어주며 혼자서도 잘 버텨낸 그녀의 삶에 공감하고 위로했다. 그 따뜻함이 주는 안정감 때문인지, 불면증에 시달렸던 지윤은 은호가 별이와 통화하는 사이 소파에서 잠들었다. 그러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이미 날이 밝았고, 어쩌다 보니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는 사실에 한껏 당황했다. 하필이면 그때 별이가 곧 도착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여자친구도 만들고 데이트도 하고 그래, ‘불금’인데!”라던 별이가 오해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정신없이 급하게 뛰어나간 두 사람은 얄궂게도 1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수현(김윤혜)과 함께 돌아온 별이를 맞닥트렸다. 은호는 당황한 나머지 딸꾹질을 했고, 별이가 책방에서 자주 봤던 그 아이라는 걸 알게 된 지윤의 동공은 한껏 확장됐다. 완벽한 지윤과 은호의 허둥지둥 엔딩은 웃음을 유발했고, 드디어 이뤄진 심장 쫄깃 삼자 대면은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이날 방송의 에필로그에서는 지윤이 은호 집에서 편히 잠잘 수 있었고, 은호가 지윤의 곁에서 잠든 이유가 밝혀졌다. 악몽을 꾸는 듯 누군가에게 “가지마”라며 흐느끼는 지윤을 발견한 은호가 살며시 다가가 손을 잡아주며 “괜찮아요”라고 토닥인 것. 그렇게 꽉 마주잡은 두 사람의 손은 시청자들의 심박수를 다시 한번 높인 완벽한 끝마침이었다. /[email protected] [사진] SBS ‘나의 완벽한 비서’ 방송 캡처 강서정([email protected])

2025-01-17

‘유죄인간’ 이준혁, 악몽 꾸는 한지민 ‘손 꼭 잡고’ 밤새 지켰다..“괜찬아요” (‘나완비’)

어쩌다 하룻밤을 보낸 유은호(이준혁 분)와 강지윤(한지민 분)이 딸 유별(기소유 분)에게 들킬 위기에 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강지윤은 회식이 끝나고 술에 취해 회사에서 잠이 들었던 바. 잠에서 깬 그는 자신의 옆에서 졸고 있는 유은호를 보더니 얼굴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이어 눈을 뜬 유은호와 눈이 마주치자 강지윤은 “잘생겼다. 유은호”라며 그의 어깨 위로 쓰러졌다. 다음날 아침, 강지윤은 지난 밤 일에 대한 기억이 흐릿하자 “뭐지? 꿈인가? 설마 진짜 아니야 꿈이겠지”라며 혼란스러워했다. 결국 강지윤은 “유실장 어제 회식 끝나고 회사 다시 안 왔죠?”라고 물었고, “네 안 왔는데요”라는 답에 안도했다. 그것도 잠시, 유은호와 키스하려는 듯한 장면을 떠오른 강지윤은 깜짝 놀라며 유은호를 피해다녔다. 그러다 서점에서 유은호의 딸 유별(기소유 분)을 만난 강지윤은 함께 슈퍼에서 우유를 먹으며 데이트를 했다. 강지윤은 “그런데 아무한테나 어디 가자고 하면 안 된다”라고 했지만, 유별은 “나는 아무한테나 안 그런다. 언니가 마음에 들어서 그렇다”라고 친근감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강지윤은 우연히 자신의 사무실에서 유은호 휴대폰에 붙여있던 스티커를 발견하면서 꿈이 아닌 사실임을 알게 됐다. 이어 그는 유은호에게 “그날 회사에 다시 왔었죠. 이거 여기 내 방에 떨어져 있던데? 우리 회식 있던 날 그날 나랑…사무실에 같이 있었죠?”라고 물었다. 이어 “왜 기억 안 나는 척 했어요? 어디까지 기억해요?”라고 했고, 유은호는 “어디까지 기억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강지윤은 “안 온 걸로 정리하죠 그럼. 지금처럼”이라고 선을 그었고, 유은호는 “알겠습니다. 그럼 저도 지금처럼 기억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은호는 유치원 행사로 딸이 하룻밤을 보내게 되면서 혼자 금요일 밤을 보내게 됐다. 이에 유별은 “아빠 이제 독립해야지 언제까지 나만 보고 살거야. 여자친구랑 데이트도 해야지. 오늘 불금인데”라고 말해 유은호를 놀라게 했다. 유별 말대로 의도치 않게 유은호는 강지윤과 집 데이트를 하게 됐다. 앞서 유은호 집에는 서미애(이상희 분)을 비롯해 사무실 직원들이 놀러 가기로 했었다. 하지만 약속이 취소됐고, 이를 모르는 강지윤이 뒤늦게 집을 찾아가면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다시 돌아가려는 강지윤을 붙잡은 유은호는 “대표님 저녁 같이 먹을래요? 사놓고 못 온다고 해서 아쉬웠는데”라며 된장찌개부터 각종 반찬을 만들어 대접했다. 식사 후 강지윤은 “인정, 맛있었다. 요리는 언제부터 한 거냐”라고 물었고, 유은호는 “30년 됐다. 30년 도안 갈고 닦은 생존 능력?”이라고 답했다. 또 강지윤은 “칭찬 좀 해줬다고 오바는. 내가 유실장 나이는 안다. 그럼 뭐 한 초등학생 때부터 혼자 살았냐”라고 물었다. 유은호가 “뭐 이만하면 잘 컸죠?”라고 하자 강지윤은 “잘 컸네요. 애썼어요”라고 위로했다. 이에 유은호는 강지윤 손 위에 도장을 찍으며 “대표님도요. 참 잘했어요. 기왕 칭찬할 거면 제대로 해주셔야죠”라고 웃었다. 유은호가 딸과 통화하는 사이, 강지윤은 소파에서 깜박 잠이 들고 말았다. 유은호는 잠든 강지윤에 담요를 덮어주며 방으로 향했다. 이후 “가지마”라고 울먹이며 강지윤이 악몽을 꾸자 유은호는 손을 잡으며 “괜찮아요 괜찮다”라고 밤새 곁을 지켰다. 그리고 다음날, 유은호 집에서 아침을 맞이한 강지윤은 깜짝 놀랐고, 유은호 역시 딸이 도착한다는 소식에 서둘러 집을 나섰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딸 유별을 마주했고, 들킬 위기에 놓여 궁금증을 높였다. /mint1023/@osen.co.kr [사진] ‘나의 완벽한 비서’ 방송화면 캡처 박하영

2025-01-17

정건주·최희진, 6년 만 전격 재결합…잔잔한 따뜻함과 설렘 ‘모퉁이를 돌면’ [종합]

발견한 길치 여자의 동행을 그린 멜로 드라마다. ‘사관은 논한다’, ‘핸섬을 찾아라’, ‘영복, 사치코’에 이어 시청자들과 만나는 ‘드라마 스페셜 2024’의 네 번째 작품이다. 이해우 감독은 “대본을 처음 보고 서후와 은하에게 마음이 많이 갔다. 방식은 다르지만 관계를 시작하고 끝맺을 때 시간과 공을 많이 들이는 인물이라 생각했는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인물들로만 꽉 찬 단막극을 만들어보고 싶어 작가님에게 연락을 드렸다”며 “잔잔한 따뜻함과 설렘을 가지고 있다. 이별의 아픔을 벗어나지 못한 서후와 집 나간 아버지를 로드뷰에서 발견한 은하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대본을 보면 두 인물의 감정이나 두 사람의 관계 변화가 정말 은은하고 연연하게 그려져있다. 그래서 배우들도 어려운 지점이 있었을텐데 촬영이나 후반 작업을 하면서 그 톤을 지켜나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제가 앞서가지 않으려고 참는 과정이 있었다. 특히 이해우 감독은 “여름에 더울 때 찍었는데 그림을 보면 더운 티가 나지 않는다. 요즘 쌀쌀한 날씨와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정서와 호흡을 가지고 있다. 단막극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걸 보여줘야 해서 꽉 찬 느낌을 주로 받으셨을 텐데 ’모퉁이를 돌면‘은 조금은 비어있지만 재미있다”고 말했다. 정건주는 “부담 없이 따뜻하게 보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건주와 최희진은 ‘모퉁이를 돌면’에서 아픈 이별을 겪은 한 남자와 사라진 아버지를 찾는 여자가 이별의 길을 더듬어 사랑의 골목으로 진입하는 스토리를 섬세한 감정선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이해우 감독은 “저도 메인 연출이 처음이지만 두 분도 주인공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건 처음이라 열정과 책임을 가지고 임해줬다. 기분 좋은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우 감독은 “원서후는 극 중 직업이 로드뷰 촬영팀이라 무거운 장비를 하고 골목을 묵묵히 누비는 바른 남자의 이미지를 떠올렸는데 외적으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정건주가 맡은 캐릭터가 원서후가 가장 조용하고 차분할 거 같다. 연출로서는 배우의 색다른 모습을 찾아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은하는 솔직하고 단단하고 사랑스러운 인물인데,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길치라는 설정이 있어서 이질감 없이 이런 성격을 보여주려면 배우 본인과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높아야겠다 싶었다. 첫 미팅 때 최희진은 성은하 같았고, 대본 리딩 하면서 더 겹쳐 보였다. 배우 본인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드라마톤과 어우러지지 않았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 ‘오 마이 베이비’, ‘월간 집’, ‘우리, 집’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정건주는 극 중 로드뷰 제작사의 촬영팀에서 근무하는 원서후 역을 맡았다. 길눈은 밝지만 감정 표현에는 서툰 서후는 떠나간 연인을 가슴에 꾹꾹 눌러 가며 사는 인물이다. 정건주는 “대본이 술술 읽은 뒤에는 따뜻한 힐링을 받았다. 이런 감정을 시청자 분들도 받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무조건 참여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저와 원서후의 싱크로율은 30%도 안될 것 같다. 나는 표현 많이 하는 스타일이고 친구들과 있으면 말을 많이 하고 에너지가 있는 편이다. 그러나 원서후는 특수한 상황이라 그런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건주는 “캐릭터를 만들어감에 있어서 감독님과 사전에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톤도 다졌다. 작품에서 시적인 대사가 많아서 최대한 내 것으로 가져가며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을 나눴는데 실제로 감독님이 집 앞에 찾아오기도 하시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저 혼자가 아닌 함께 연기한 기분이다”고 말했다. '힘쎈여자 강남순', '힙하게', 'D.P. 시즌2', '로얄로더',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 '거래완료', '옆집사람'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가고 있는 최희진은 약사 성은하로 분한다. 가슴 아픈 사연으로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밝고 따뜻하게 성장한 인물이다. 최희진은 “대사가 너무 예쁘다고 생각이 들었다. 공들여서 쓰셨다는 마음이 들었고, 은하가 하는 대사들이 너무 와닿았다. ‘애쓰는 제가 좋아요’ 등의 대사가 있는데 내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긍정적이고 밝게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인데 은하도 그런 걸 보면서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서 꼭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저와 성은하의 싱크로율은 70%다. 가치관은 비슷한데 저보다는 고민을 더 많이 하고 생각이 더 깊은 멋진 친구 같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최희진은 “전작에서 강렬한 역할들을 많이 맡았는데, 배우로서 다양한 걸 도전하고 싶다는 고민이 있던 때에 이 작품을 만나서 좋았다. 조금 더 덜어내고 싶었고, 담백함에 대해 더 공부하게 됐다. 배우로서 성장하게 된 작품이고, 단막극이라는 게 장점이 있는게 내가 열정을 가질수록 감독님과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개인적인 어려움이 있어서 매일 전화 드리면서 소통했다”고 말했다. 정건주는 “케미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었다. 전에 같이 한 작품과는 다르기에 우리의 케미를 어떻게 녹일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희진은 “같이 한 작품이 데뷔작이었다. 그래서 다시 만난다는 게 엄청 떨렸다. 그때 케미가 좋았기에 지금도 살아있을까 싶었는데 살아있더라. 서로 교감하는 부분에서 신기하고 짜릿했다”고 이야기했다. 이해우 감독은 “두 분의 작품을 알고 있어서 그 팬 분들은 그 작품으로 기억하고 싶을 수도 있어 고민이 많이 됐다. 그래도 시간이 지났고, 각자 보낸 시간이 있기에 다른 모습 보여줘도 되겠다 싶었다. 빠듯한 촬영에도 서로를 잘 알고 있어서 케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수월했다”고 말했다. 정건주는 ‘모퉁이를 돌면’ 관전 포인트에 대해 “골목 골목이 정말 많이 나온다. 한국의 따뜻한 길들을 볼 수 있는 요소도 있다. 그리고 각자의 사연을 탄탄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최희진은 “저희 드라마는 풋풋한 성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0.1씩 쌓이는 드라마 같다고 하시더라. 감정이 조금씩 쌓이는데 그게 어느 순간 위로와 공감이 되고 힐링이 되는 드라마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따뜻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KBS 드라마 스페셜 2024 ‘모퉁이를 돌면’은 3일 밤 10시 45분 방송된다. /[email protected] 장우영([email protected])

2024-12-02

'모퉁이를 돌면' 정건주 "감독님이 집 앞까지 찾아와…같이 연기한 기분"

발견한 길치 여자의 동행을 그린 멜로 드라마다. ‘사관은 논한다’, ‘핸섬을 찾아라’, ‘영복, 사치코’에 이어 시청자들과 만나는 ‘드라마 스페셜 2024’의 네 번째 작품이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 ‘오 마이 베이비’, ‘월간 집’, ‘우리, 집’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정건주는 극 중 로드뷰 제작사의 촬영팀에서 근무하는 원서후 역을 맡았다. 길눈은 밝지만 감정 표현에는 서툰 서후는 떠나간 연인을 가슴에 꾹꾹 눌러 가며 사는 인물이다. 정건주는 원서후 캐릭터를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 “캐릭터를 만들어감에 있어서 감독님과 사전에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톤도 다졌다. 작품에서 시적인 대사가 많아서 최대한 내 것으로 가져가며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을 나눴는데 실제로 감독님이 집 앞에 찾아오기도 하시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저 혼자가 아닌 함께 연기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건주는 싱크로율에 대해 “30%도 안된다”며 “나는 표현 많이 하는 스타일이고 친구들과 있으면 말을 많이 하고 에너지가 있는 편이다. 그러나 원서후는 특수한 상황이라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KBS 드라마 스페셜 2024 ‘모퉁이를 돌면’은 3일 밤 10시 45분 방송된다. /[email protected] 장우영([email protected])

2024-12-02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연금술

어쩌다 선생님께서 남기신 몽당 색연필을 애지중지 보관했다가 방과 후 빈 교실에 몰래 들어가서 칠판에 알록달록 낙서하곤 했다. 한번은 친구가 크레용을 땅에 묻고 매일 소변을 주면 일주일 후에 색분필이 된다고 해서 열심히 따라 했지만 내 최초의 연금술은 소득 없이 끝났다. 하지만 연금술은 과학과 마술의 세상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인류의 과학 발전에 큰 몫을 했다.   연금술이라고 하니까 아주 엉터리 마술 수준인 것으로 선입견을 품는데 놀라지 마시라, 우리가 잘 아는 사람 중 평생 연금술에 빠져 살던 사람이 있다. 바로 영국의 조폐국장을 역임하고 만유인력을 규명한 아이작 뉴턴이다. 뉴턴은 물리학이나 수학보다도 연금술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데 인생의 아무런 낙도 취미도 없었던 그는 매일 연구실에서 오로지 연금술에 매달렸다. 그는 돈을 더 갖고 싶어서가 아니라 기존 원소를 인위적으로 다른 원소로 바꿔보려고 애썼다.   연금술은 근대 화학이 자리 잡기 전까지 과학과 철학을 기반으로 일종의 마술과 같은 분야였다. 나중에 돌턴의 원자설이 자리를 잡으면서 한 원소를 다른 원소로 바꾼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은 납 같은 흔한 금속을 금으로 바꿔보려고 노력했는데 현대 과학 기술로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입자가속기에서 납이 금으로 변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싸구려 금속을 고가의 금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엄청난 설비와 에너지가 필요하여 결국 배보다 배꼽이 훨씬 더 커져서 경제성이 전혀 없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발품 팔아 금 광산을 찾아서 채굴하는 편이 오히려 싸게 먹힌다.     연금술이란 말은 처음에 이집트에서 생겼다가 나중에 아랍권으로 흘러 들어갔는데 흔한 금속으로 값나가는 금을 만들려는 시도에서 유래된 말이다. 과학이라기보다 주술과 미신으로 흐른 까닭에 14세기 초에는 로마 교황이 연금술을 금하기도 했다. 나중에 화학으로 발전하였기 때문에 영어 단어 화학(chemistry)의 어원은 연금술(alchemy)에서 유래한다.     글 서두에서 필자의 경험을 예로 들었지만 흔하고 가치 없는 금속을 땅속에 오래 묻어두면 나중에 금이 된다는 민간 신앙이 연금술의 시작이었다. 게다가 꼭 값나가는 금을 만든다기보다 쓸모없는 것이 금이 되는 것처럼 자신의 인생도 정화된다는 일종의 인생 수양이란 점에서 철학과도 연결된다.   얼핏 보아서 아주 비과학적인 연금술이지만 연금술사들이 금을 만들기 위해서 고안해 낸 증류 장치 같은 수많은 실험 도구들과 그 부산물로 얻어진 새로운 물질은 나중에 과학의 영역으로 자리 잡은 화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17세기 중엽 독일의 한 연금술사는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소변이 색이 같은 황금과 아무래도 무슨 연관이 있을 것 같아서 소변을 가열하고 정제하다가 어떤 물질을 발견했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고 한다. 그가 발견한 것은 원자 번호 15번 인(phosphorus)이었다. 사실 물리학과 천문학이 주류 과학으로 자리매김을 하는 동안 약학과 화학 등은 겨우 연금술의 형태로 그 명맥을 이어 내려오고 있었다. 동양에서는 돈이 되는 금을 만들려 하기보다 오히려 불로장생약에 더 관심을 두었다고 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연금 과학과 철학 과학 발전 현대 과학

2024-10-25

“전쟁 악몽으로 매일 소파에서 잠들어”

어쩌다 “내 심장은 한국에 두고 왔다”고 말하게 됐을까.     미국과 한국을 모두 증오했다   “너무 많은 동료들이 내 품에서 죽어 나갔다”는 그는 처음으로 동료의 죽음을 목격했던 그날 밤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전쟁터에서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일주일을 앞둔 동료는 갑작스런 공격으로 총알을 맞고 스칼라토 회장의 몸 위로 쓰러졌고, 복부 압박을 했지만 결국 그의 품에서 차갑게 식어갔다. 그는 “미국과 한국을 증오했고, 왜 우리가 남을 위해 목숨 바쳐 희생해야 하는가에 대해 분노했다”고 전했다.   주머니 속 잘린 아이의 손   그랬던 그는 한 아이의 죽음을 목격하며 생각을 바꾸게 된다. 전쟁 중 폭격을 맞아 주민 대부분이 사망한 한 마을에서 손이 잘려나간 한 남자아이를 발견한 그는 잘린 손목을 주머니에 넣은 채 아이를 안고 의사가 있다는 고아원으로 향했다. 그는 “공포에 질린 아이가 남은 한쪽 손으로 내 목을 꽉 끌어안았다”며 “아이를 의사에게 넘겨주고 나왔다가, 주머니 속 아이의 손이 생각나 다시 들어가 전달했지만 이미 아이가 죽은 후였다”고 설명했다. 아이의 시체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던 그는 그때 결심했다고 한다. 이 죄 없는 한국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노라고.     그 어디에도 없었던 기록   통역병으로 전투에 참여했던 KWVA 하세종 수석부회장은 “전쟁에 참여한 미군 17만5000명 중 10만5000명은 부상, 8600명은 실종, 8000명은 포로로 잡혔다”며 “살아 돌아온 미군 중 70~80%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로 귀국 후에도 병원 신세를 지며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목숨 바쳐 싸웠으나 몇십 년이 지나도록 미국에서 한국전에 대한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살바토르 회장은 “1985년 한국전에 대한 리포트를 쓰겠다는 딸에게, 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찾아보라고 전한 뉴욕의 한 참전용사는 ‘그 어디에도 자료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이에 심각성을 느껴 KWVA가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에서 ‘잊혀지지 않은 전쟁’〈Unforgotten War〉으로       1999년 연방의회 결의안 통과로 예우받기 시작 전국 참전용사들 ‘텔 아메리카 프로그램’ 착수   한국 위상 높아지며 인식 개선…교육은 여전히 부족 어쩌다 ‘잊힌 전쟁’이 됐을까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전쟁 영웅으로 예우를 받기 시작한 건 전쟁 발발 약 50년 후인 1999년부터다. 이전까지 한국전은 트루먼 대통령 재임 당시 지시된 군사 작전(police action) 정도로만 규정됐고, 1999년 한국 정부가 미국의 참전용사들에게 메달을 지급하고 싶다고 요청하며 연방의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돼 전쟁 지위를 회복했다.     ‘잊혀진 전쟁’에서 ‘잊혀지지 않은 전쟁’으로     살바토르 회장은 요즘 길에서 마주친 사람들에게 “땡큐 포 유어 서비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물론 문화·경제적으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보다 많은 이들이 한국전에 관심을 갖게 된 덕분도 있겠지만, 여기에는 50개주 참전용사들의 피나는 노력도 들어가 있다. 협회가 결성된 이후 전국의 참전용사들은 ‘텔 아메리카 프로그램’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잊혀진 전쟁’으로만 남을 게 아니라, 한국을 위해 싸운 이유와 목적을 차세대 청소년들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참전용사들이 직접 발벗고 나섰다. 전국의 중·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며 학생들에게 강연했고, 또 교회와 도서관을 다니며 일반 시민들에게 체험담을 공유했다.     한국전 교육 여전히 부족   참전용사들은 “그럼에도 여전히 한국전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살바토르 회장은 “지금은 예전보다 도서관에 가면 한국전 관련 책들이 몇 권 생겼다”며 “그래도 한국전은 베트남전 등에 비해 미국에 큰 의미가 없는 전쟁이라, 역사 교과서에서도 1~2페이지만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텔 아메리카 프로그램’도 이전에 비해 활발히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 남아 있는 참전 용사들이 얼마 없고, 대부분의 참전용사들이 고령화돼 외부 강연이 힘들기 때문이다. 하세종 부회장은 “협회 창립 당시 회원이 3만여 명이었는데, 현재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며 “차세대 한인들도 우리가 어떻게 지금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시 찾은 대한민국은 반짝였다     전쟁 후 한국을 9번이나 방문했다는 살바토르 회장은 “다시 찾은 대한민국은 반짝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0년 방문 당시 동료 참전용사가 서울의 야경을 보고 “맨해튼과 다를 게 없지 않냐”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한국에 갈 때마다 만감이 교차한다는 그는 “전쟁 당시 움츠렸던 대한민국은 이제 두려운 게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아직도 생생한 전쟁의 기억 때문에 침대에서 잠을 이루기 힘들어 소파를 찾는다는 살바토르 회장. 마지막으로 중앙일보 독자들에게 전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국전을 기억해달라”고. 그리고 “우리의 희생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잊지 말아달라고”.  글·사진=윤지혜 기자전쟁 악몽 한국전 참전용사들 전쟁 기록 전쟁 지위

2024-06-24

[이 아침에] 완전히 개판

어쩌다 눈이 내려 쌓였다 해도 고온으로 인해 곧 질척이는 상태로 변하곤 한다.발밑에서 전달되는 눈의 질을 느낄 수 있게 된 이후로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스키장엔 갈 마음이 잘 생기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정월 중반 황금연휴에 매머드로 줄행랑을 쳤다.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생일이 그렇게 잘 알려진 휴일이 아닌 탓에 약국을 경영하는 남편에겐 휴일이 아니다. 그러니 잽싸게 눈치 봐서 줄행랑을 치기가 제격이다. 제법 처신 잘하던 Y가 남편 두고 합세했다. 나와는 띠동갑이다. 친구를 데려온다더니 동갑내기란다.     이렇게 개띠 세 명이 관광회사 버스에 올랐고, 남편이 개띠라며 한 여성이 합세했다. 남편은 한국에 있지만 어쨌든 개띠와 관련이 있어 인정해 줬다.     스키강습을 받으며 또 다른 개띠가 발견됐다. 스키 실력이 뛰어난 테드 리로 그는 1958년생, 유일한 남성 개띠였다. 첫날 강습에 다섯 명이 참가해서 네 명이 개띠라면 이건 완전 개판이 된 거다.     강사님이 기가 죽을 판이다. 한 사람은 남편이 개띠이니 반은 개에 속한다고 해 모두 깔깔댔다. 결국 강사만 양띠로 개들이 지켜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런 이야기가 버스 안에 퍼지자 운전기사가 합류한다. 자기도 음력으로는 개띠라나. 어차피 띠 따지는 것은 음력이니 개판에 끼워 주겠다고 마음 좋은 Y가 허락했다. 이렇게 해서 설원을 장악한 개들이 완전히 개판을 이루어 신명 나게 시간을 보냈다.     정말 오랜만에 큰 소리로 웃었고 모든 사람이 박장대소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그중 테드 리의 한 마디는 또다시 모두를 웃게 했다. 58년생 개가 아닌 개가 펄펄 나는 것은 망령이라고 볼멘소리를 한 것이다. 모두 까르르 웃었지만, 유난히 난 행복했다. 그 정도 망령이라면 얼마든지 나고 싶다. 앞으로 12년을 계속 나처럼 스키를 타다 보면 12년 후에는 58년생 개띠들도 모두 망령 난 개띠가 되어 있을 것이다.     운동은 건강 유지에 필수과목 아닌가. 비록 남편과 함께하지 못한 여행이지만 재미있었다. 마음이 맞아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58년 개띠들에 고마운 마음이다.     곁에서 지켜보던 사람들로 놀라는 반응이다.  “12년 차이인데도 그렇게 같이 놀 수 있어요? 저 쇼크 먹었어요.”  그러니 망령 난 개띠란 말이지. 앞으로도 개판엔 꼭 참여해서 계속 자리매김을 할 것이다. 당시 다음 연휴까지 제발 눈보라가 다시 쳐주길 기대했었다. 생각만 해도 즐거운 연휴였는데 다음 연휴까지 우리 강아지들 집 지키는 임무에 충실하길 바란다.  노기제 / 수필가이 아침에 개판 완전 개판 매머드 스키장 이곳 스키장들

2023-08-28

황소 앞에 선 투우사

발견한 것이다. 이세민은 위징을 국사로 인정하여 용서하고 위징은 그 은혜를 느끼어 태종에게 충성을 다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위징이 병으로 죽는 순간까지 태종과 위징은 물과 고기처럼 어울렸다.     두 사람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태종은 새매를 몹시 좋아했다. 어느 날 새매를 어깨 위에 올려놓고 놀리고 있을 때 노신 위징이 입궐했다. 태종은 그 새매를 숨길 겨를이 없어 할 수 없이 자신의 안쪽 품에 넣고 위징을 접견했다. 위징은 일부러 시간을 오래 끌면서 옛날 제왕들이 향락에 빠져 국가를 위태롭게 한 예를 이것저것 들어 이야기를 계속했다. 태종은 안쪽 품에 넣은 새매가 숨이 막혀 죽지나 않을까 하여 안절부절 못했으나 노신 위징을 노엽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여 꾹 참고 있었다. 위징이 돌아가자 곧바로 새매를 꺼냈으나 새매는 이미 죽어 있었다. 태종은 새매의 죽음을 매우 슬피 여겨 위징을 미워했다.     어느 날 후궁에서 돌아온 태종이 성난 얼굴로 중얼거렸다. “내 그 촌놈을 죽여 버릴 테다.” 문덕황후가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혹시 폐하에게 거역하는 자라도 있습니까?”“누군 누구겠소. 그 늙은 위징이란 작자이지. 사사건건 짐에게 거역하니 그 자가 있는 한 나는 아무 일도 못 하겠소.” 문덕황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방을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예복으로 갈아입고 조용히 방에 들어서면서 태종에게 축하의 말을 보냈다. 태종은 무슨 영문인지를 몰라 의아스럽게 생각하며 물었다.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요. 축하한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오?”“임금이 어질면 신하가 충성된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폐하께서 어지시기 때문에 위징도 아무 두려움 없이 충간을 드리는 것이옵니다. 이 얼마나 경사스런 일입니까!”문덕황후의 말을 듣고 있는 동안에 태종의 노여움은 완전히 풀어지고 말았다. 신하된 자로서 자신을 알아주는 군주보다 고마운 존재는 없다. 누구라도 그런 군주를 위해서라면 분골쇄신하게 된다. 위징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몸이 아파도 쉴 수가 없었다. 여러 차례 사직을 청했지만 그때마다 태종은 위징의 손을 잡으며 ‘당신이 떠나면 천하를 바로 다스릴 수 없다’고 만류했다. 일신의 평온함을 위해 군주의 청을 뿌리치기에는 그의 은혜가 너무 컸다.  위징이 죽었을 때 태종은 위징을 위해 직접 비문을 지어주었다. 그리고 한탄했다..“동으로 거울을 만들면 의관을 단정히 할 수 있고,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천하의 흥망과 왕조 교체의 원인을 알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자기의 득실을 분명하게 할 수 있다. 짐은 일찍이 이 세 종류의 거울로 스스로 허물을 범하는 것을 방지해왔다. 지금 위징이 세상을 떠났으니, 거울 하나를 잃은 것이다.” 태종에게 위징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족함을 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이세민을 당태종으로 만든 힘이었다.     지도자의 자리는 외롭다. 한 나라의 운명을 움직이든, 한 조직의 우두머리든, 지도자라는 직업은 피를 말린다. 쿠바위기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던 1962년 10월 16일,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잔뜩 긴장한 언론사 편집장들 앞에서 생뚱맞게 스페인의 전설적인 투우사 오르테가의 시를 읊었다     투우 구경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거대한 광장을 빽빽이 메운 채/그러나 황소와 싸우는/단 한 사람은 바로 그다'   때는 쿠바 미사일 위기가 정점으로 치닫던 시기였다. 소련에서 출발한 열여섯 척의 미사일 적재 선단이 미국의 코앞 쿠바를 향해 항진 중이었다. 미국 군부 강경파들은 카리브해에 들어서기 전 선제공격을 하라며 허약한 비주류 대통령을 윽박질렀다. 케네디는 3차 세계 대전으로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순간을 맞이했다. 한없이 외로운 케네디는 그 순간 시를 읽었다. 광장을 메운, 고함지르는 이들은 모두 구경꾼이고 황소와 싸우는 것은 대통령 오직 하나뿐이라는 걸 절감했다. 참모가 있고, 국민이 있지만 달려드는 황소 앞에선 그 누구도 도움이 될 수 없다.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제3의 길은 없는가. 최종 선택은 오로지 지도자만의 몫이다. 지도자의 실패는 국민의 불행으로, 지도자의 성공은 국민의 행복으로 귀결된다. 쿠바 미사일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한 케네디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었다. 이후 뒤따라온 미국의 번영과 동서 화해는 성공한 대통령이 내린 선물이었다.   .지금 윤 대통령을 보면 사납게  달려드는 황소 앞에 선 외로운 투우사의 모습이다. 번번이 사건 뒤처리에 매달려 끌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 터지면 그리 달려가고 저기 막히면 그리 몰려간다. 주변을 둘러봐야 믿을 사람 하나 없고, 야당 쪽에는 아는 사람 없고 자기편의 제갈공명도 없다. 그야말로  단기필마의 고군분투다. 윤 대통령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왜 대한민국 국민이 이런 시기에 그를 대통령으로 불러들였을까. 초심으로 돌아가 그 답을 구해야 한다.  일대 쇄신만이 그 답일 것이다. 성공한 대통령은 국정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상응해 국력을 집중한 사람이다. 우리 역사를 보더라도 대통령이란 자리에 집착하고 천착한 사람 치고 좋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던, 신출의 ‘어쩌다 대통령’이 더 좋은 업적을 남겼다. 그는 스스로 총선 승리 전까지는‘임시 대통령’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대통령병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황소 앞에 선 투우사처럼.       김지민 기자투우사 황소 비주류 대통령 투우사 오르테가 태종 인간

2022-11-16

[오늘의 생활영어] get to do (something); (무언가를) 할 기회가 생기다

어쩌다 비 오는 날이 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기막히게 좋았어.     Joe: Did you get to do any fishing?   조: 낚시할 기회는 있었어?   Ken: Oh yeah! I caught some big tuna!   켄: 아 그럼! 참치를 큰 것으로 좀 잡았다니까!   Joe: I never catch any fish when I go fishing.   조: 난 낚시 가서 뭘 잡은 적이 없어.   Ken: You don’t?     켄: 그래?   Joe: For me the only time I catch any fish is when I go to the supermarket.   조: 내가 물고기 잡은 거라고는 수퍼마켓에 갔을 때가 전부야.   Ken: We’ll go fishing some time. I’ll teach you my technique.   켄: 언제 같이 낚시 가자. 내가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줄게.   Joe: Thanks but I don’t think that will help.   조: 고맙기는 한데 도움이 안될 거야.   Ken: You have to try a different method. Give it a shot.   켄: 다른 방법을 시도해 봐야지. 한 번 해 봐.   기억할만한 표현   *come across: 우연히 발견하다, 경험하다.   "I came across some old photos of me when I was in high school."     (나는 우연히 고등학교 때 찍은 낡은 사진을 몇 장 찾았습니다.)   *all in all: 대체로 전반적으로     "It wasn't funny but all in all it was a good movie."     (재미있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영화였습니다.)   *give it (or something) a shot: (뭔가를) 시도하다 해보다.   "Give exercising in the morning a shot. You'll like it."     (아침 운동 한 번 해 봐. 좋아할 거야.)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기회 go fishing so ken different method

20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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