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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재난방지법 제정으로 산불·산사태·병해충 통합 대응 시스템 구축" [월간중앙]

년 동안 산림청에서 일하며 얻은 37개의 인사이트, 청장 임명 뒤 정책화 추진” “산림의 환경적·사회적·경제적 가치를 세대 불문 도시와 산촌이 공평하게 누려야” “산불조심기간 1주일 당긴 것 성공적, 헬기와 ICT 확충해 예방과 조기진화에 총력” 산림청은 ‘2024년 정부업무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 조달청과 더불어 산림청까지 3개 부처만이 선정됐다. “산불 피해를 최소화하고 산사태 피해를 감소시킨” 성과를 인정받아 5개 평가 부문(정책·협업·규제혁신·정부혁신·정책소통)에서 전부 우수 평가를 받아냈다. 산림청이 이렇게 ‘일 잘하는 조직’으로 해마다 지목되는 주된 이유는 “산림 정책에는 여야가 없다”는 대승적 합의가 깔린 덕분이다. 이 토대 위에서 산림청 임직원들의 전문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2024년 7월 취임한 임상섭(55) 산림청장은 27년 공직 인생을 산림청에서만 보낸 전문가다. 서울대 조경학과를 졸업한 뒤 기술고시를 거쳐 1998년 산림청에 임용됐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산림자원관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임 청장은 산림청의 2인자인 차장에서 승진 임용됐기에 업무의 연속성이 바로 확보될 수 있었다.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이미 알고 취임한 셈이다. 산림청 내에서 ‘직원 투표 베스트 상사’에 여러 번 뽑힌 적이 있을 정도로 신망도 얻고 있다. 리더십은 팔로십에서나오는 법이다. 평판이 곧 경쟁력이다. 2월 6일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만난 임 청장은 “27년 동안 근무하면서 나중에 청장이 되면 꼭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기록해왔다”며 “모아 보니 37개가 되더라”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추출된 산림청의 캐치프레이즈가 “모두가 누리는 가치 있고 건강한 숲”이다. 임 청장을 만나기까진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당초 취임 100일 시점에 맞춰 인터뷰를 제의했지만 숙고를 거듭했다. 가시적 성과를 내기 전에 나서는 듯한 모양새를 조심스러워 하는 듯했다. 그러더니 산림청에서 “봄철 산불조심기간에 대국민 홍보가 필요할 것 같으니 맞춰서 2월 초에 하자”는 답신이 왔다. 매사 철저히 실용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Q : 산림청의 철학과 지향을 ‘모두가 누리는 가치 있고 건강한 숲’으로 압축했다. 풀어서 설명해달라. A : “산림을 관리하는 패러다임 중 현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지속가능성, SFM(Sustainable Forest Management)이다. 산림의 환경적 가치·사회적 가치·경제적 가치를 현 세대와 미래 세대, 도시인과 임업인, 도시와 산촌 등 모든 분야에서 공평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만든 37가지 과정 중 가장 성과가 빨리 나온 것이 산림재난방지법 제정(2025년 1월 31일 공포, 2026년 2월 1일부터 시행)이다.” Q : 임 청장이 추구하는 37개 우선순위 정책은 곧 산림청의 방향성으로 기능할 것 같다. 국민에게 알리고 싶은 구상을 축약해서 소개한다면? A : “산림은 목재를 수확하는 경제적 기능과 휴양ㆍ레크리에이션 등을 하는 사회적 기능, 그리고 생태계를 보호하는 환경적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겸한다. 그런데 목재를 수확하기 위해 벌채를 하면 휴양과 레크리에이션은 어려워진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어 산림의 경제적 활동이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목재 생산을 위한 벌채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산림자원의 다양한 기능을 골고루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 산림청의 포인트다.” ━ 중개 플랫폼 형태로 확장하는 산림청 Q :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처럼 들린다. A : “예를 들어 어떤 산이 산사태 예방, 경관 등을 위해 산림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그 지역에선 생산 활동이 금지된다. 이러면 산주(山主) 입장에선 그 산이 자신의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공익을 위해서만 활용해야 하는 불합리한 측면이 발생한다. 이런 갈등을해소하기 위해 공익적으로 보존되는 산림의 주인에게는 생산 기능이 금지된 만큼의 지불금을 정부에서 주는 방안을 생각했다. 그 혜택은 국민이 누린다.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이를 법제화하려면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고, 정부 재정 담당 부서와 협의해야 하는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Q : ‘산지은행’ 역시 이런 맥락에서 나온 개념으로 봐야겠다. A : “우리나라의 산림 구조는 매우 복잡하다. 대한민국의 개인 산주가 220만 명에 달한다. 그 가운데 60% 정도가 부재(不在) 산주다. 산의 소유자가 자기 산과 멀리 떨어져서 거주하는 것이다. 이보다 더 어려운 것은 산 하나에 산주가 많은 경우다. 주로 상속으로 발생하는 케이스인데, 지분이 쪼개지면 의사결정이 어려워진다. (이런 사례가 많아질수록) 결국 산이 계속 방치되는 경우가 늘어난다. 하지만 산지은행제도라는 플랫폼을 도입하면, 그런 산지를 산지은행에 맡겨서 산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귀촌·귀농·임업 종사자 등 타인에게 임대할 수 있다. 거대 플랫폼을 매개로 산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산을 활용하면 산림이 계속 기능할 수 있게 된다.” Q : 현재 어느 단계까지 와 있나? A : “이미 법안이 발의돼 있다. 올해 안으로는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 ━ “산불 대응 헬기 비싸지만 대체할 방안 있어” Q : 2025년 봄철 산불조심기간이 1월 24일 시작됐다. 2월 1일 시작했던 예년에 비해 10일 당긴 이유는 무엇인가? A : “산불은 영농부산물을 소각하는 곳에서도 나지만, 입산자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꽤 많다. 주로 연휴 기간에 많이 발생한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고 설 연휴가 있어서 산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앞당겼다. 산불조심기간을 설정하면 감시 체계 운용이나 입산자 통제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마침 설 연휴 기간 눈비가 지역적으로 많이 내려서 산불은 크게 나지 않았다.” Q : 기후 이상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어 산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A :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예방 활동을 강화해 사고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두 번째는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해가 크지 않게 조기 진화하는 시스템이다. 그다음은 산불 이후 복원하는 과정에서 산불에 강한 숲으로 가는 것이다. 이렇게 3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Q : 예방은 홍보의 영역과 포개진다. A : “언론을 통한 홍보, 법령 개정을 통한 산불 관련 처벌 규정 강화, ICT 등 과학기술을 도입해 인공지능으로 산불을 감시하는 CCTV, 드론 등이 예방 단계에 해당한다. 또 시골 어르신들이 영농부산물을 태우다가 발생하는 소각산불이 많기 때문에, 파쇄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파쇄된 영농부산물은 지력 활성화에 기여함과 동시에 산불 예방 기능도 한다.” Q : 산불 헬기나 진화 차량의 가격이 매우 비싸서 공수가 쉽지 않은 여건이라고 알고 있다. 어떻게 보강할 방침인가? A : “대한민국은 임도(林道)가 부족해서 산불 진화에 가장 효율적인 자원이 헬리콥터다. 지금은 러시아산 헬기가 산림청에 가장 많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장비와 부품 수입이 어려워져서 향후 진화 헬기의 다변화 및 국산화가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헬기를 무작정 늘릴 순 없기 때문에 일정 부분 외국의 진화 헬기를 임차하는 방법이 있다.” Q : 헬기를 늘리지 않고도 헬리콥터 숫자를 늘리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방편이 있다고 들었다. A : “담수지(헬기가 물을 뜰 수 있는 수원지)와의 거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상습 산불 피해지 근처에 이동식 저수조를 도입하면, 최대 헬기 4대를 운영하는 효과가 있다. 또 저수조는 1000만원 이하로 가격이 저렴하다. 디지털 도면에 헬기가 활용 가능한 전국의 담수지, 담수화 가능 지역을 GPS로 기록해 놓으면, 산불 발생 시 헬기 조종사에게 가장 가까운 담수지 정보를 줄 수 있다. 거의 100% 정보화시켜 놓고 있다.” Q : 임도의 중요성에 비해 산림을 훼손하다는 선입견이 워낙 견고하다. 어디서부터 교정해야 할까? A : “산불 진화뿐 아니라 목재 생산, 산악자전거, 숲길, 레크리에이션 등 산림 관리에 임도는 필수적이다. 산에 길이 있어야 경제적이든 공익적이든 활용할 수 있다. 단적으로 국내의 임도 밀도는 일본, 오스트리아, 독일 등 산림 선진국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임업·산림 선진국은 임도와 관련해 환경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는 나무 베는 것을 싫어하고, 임도내는 것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우리는 벌목을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하는데,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다. 오스트리아, 캐나다, 뉴질랜드, 스위스는 청정국가임과 동시에 목재 수출국이다. 우리는 녹화(綠化)에 성공한 지 이제 50년 정도 돼 가는데, 목재 수확기를 거친 경험이 없어서인지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Q : 이번 LA 산불을 보니 미국도 대형 산불 앞에서는 재간이 없다는 실감이 나더라.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대재앙급 산불의 우려는 없나? A :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LA 산불로 산림 2만2000헥타르 이상이 소실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 발생한 삼척·울진 산불이 가장 컸다. 당시 1만6000헥타르가 불탔다. 사실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산불 진화 역량이 좋다고 생각한다.” Q : 우리나라 진화 역량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A : “장비, 산악 지형에 대한 전문성, 지자체 산림과의 산림 이해도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산불 진화 파일럿들 대부분이 군에서 경력을 쌓은 베테랑들이다. 외국인들을 중앙재난상황실에 초대하면 다들 놀란다. 우리나라는 감시원들 모두가 GPS를 착용해서 그들이 어디에 있든 컨트롤할 수 있다. 헬기에서 찍은 영상을 앉아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한국의 산불 진화 역량” Q : 산림의 3대 재난 가운데 산불 외에도 산사태와 소나무재선충병과 관련해서도 우리나라의 대응이 세계 일류급인가? A : “매우 잘하는 편이다. 산사태도 국토 면적당 산림 피해를 따져보면 확실히 다른 나라들보다 잘한다. 특히 소나무재선충병을 제대로 관리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처음 국내로 유입돼 218만 그루의 피해를 낳았다. 지금은 100만 그루 정도이고, 적을 땐 30만 그루까지도 줄었다. 일본만 하더라도 이렇지 않다. 우리나라가 소나무를 중시하는 만큼 대처 역량을 갖추고 있다. 걸리면 무조건 죽기 때문에 발병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Q : 경북 울진의 600년 된 대왕소나무가 최근 고사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A : “울진 금강소나무림의 경우, 재선충보다 기후 변화로 인한 건조가 원인이었다. 소나무는 겨울에 내린 눈이 녹으면서 수분을 공급받는 수종이다. 그런데 겨울에 적설량이 적으면 봄철 수분 스트레스 때문에 고사하는 경우가 잦다.” Q : 임 청장 취임 후 산림청이 중점을 두고 법제화한 산림재난방지법에 대해 설명해달라. A : “과거에는 3대 재난인 산불·산사태·병해충 관련 인적·물적 자원을 개별적으로 운영했다. ‘봄철과 가을철에는 산불, 여름철에는 산사태, 겨울철에는 병해충’ 같은 식이었다. 담당 인적·물적 자원이 소규모였다. 그래서 이것을 연중 운영하는 시스템을 추진하려 한다. 산림 재난에 신속, 정확하게 전문성을 갖추고 대처하자는 취지에서 법안을 추진했다.” Q : 이 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지자체나 산하 기관과의 협업도 필요할 것 같다. A : “법을 만들 때 다른 중앙 부처와 협의했고, 지자체 의견도 수렴했다. 산불, 산사태, 병해충을 담당하던 공공기관도 하나로 통합될 것이다. 예산이 대폭 증가할 일은 없고, 현재 예산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Q : 산림청 내부적으로 산림재난방지법의 진척 상황은 어디까지 와 있나? A : “산불방지과, 산사태방지과, 산림병해충방제과가 이 법을 개별적으로 담당한다. 이 3과를 통제하는 국장급 지위가 재작년 산림재난통제관이라는 이름으로 신설됐다. 이 외에 24시간 산림 재난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중앙산림재난상황실이 있고, 이를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산림재난총괄과를 준비 중이다.” ━ “지자체장과의 공조 강화될 것” Q : 산림청장의 대피명령요청권도 법제화됐다. A : “지금까지는 산불이나 산사태가 발생하면 대피명령권자가 지자체장이었다.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기상 상황 정보 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래서 산림청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지자체장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도록 권고하는 법이 제정됐다. 형식적으로는 권고이지만, 대부분 산림청 권고를 따를 것이다. 인명 피해를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Q : 경제적 측면을 이야기해 보자. 우리나라는 목재 수입국이다. A : “데이터에 따르면 18%만 자급하고 나머지는 전부 수입한다. 자급률이 높아지지 않는 첫째 이유는 임도다.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니 너무 큰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둘째 이유는 과거 녹화 위주로 수종을 심어서 고부가가치로활용할 수 있는 수종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된 역사가 짧아서 노하우 축적이 선진국에 비해 약하다.” ━ ‘한목’과 ‘숲푸드’로 국산 산림 브랜드화 Q : 수출입 불균형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정책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A :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해선 탄소 배출을 많이 줄여야 한다. 목재를 많이 쓰는 것도 탄소 감축에 들어간다. 수입보다 국산재가 더 비싸지만, (국산재를 써야만) 탄소 감축 활동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서라도 국산재를 더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국산 목재 가공시설 현대화에 보조금을 늘리거나 융자를 장기 저금리로 하거나 목재 생산의 수요자와 생산자가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국가 차원에서 임도 인프라를 확대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방향 등 과거와 다른 패러다임으로 임하고 있다.” Q : 대국민 홍보 캠페인이 병행돼야 할 것 같은데. A : “나무는 ‘카본 뉴트럴(탄소 중립)’을 이루는 자원이기 때문에 나무를 많이 쓰면 화석 연료를 적게 쓰게 된다. 외국에서 수입하면 운반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자국에서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생산된 목재를 많이 써야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된다.” Q : 산림청의 국산 브랜드 ‘한목’은 잘 정착되고 있나? A : “고기는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해도 국산을 선호하는데, 아직 목재는 국산재와 수입재의 차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내가 캐나다에서 공부했는데, 종이 제품에 산림 인증을 받은 목재로 만들었다는 점을 거의 다 명시한다. 캐나다나 유럽 국가들은 비용이 좀더 들더라도 그런 제품을 쓰겠다는 인식이 강하다. 국산 목재의 품질은 무엇을 쓰더라도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는다.” Q : 산림청은 국산 먹거리 임산물 브랜드 ‘숲푸드’도 출시했다. A : “숲에서 생산되는 비목재 임산물에는 열매, 버섯류, 산채류 같은 식용도 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장점이 있는데 첫째, 약리성과 기능성이 뛰어나 건강에 좋다. 둘째, 임산물 생산이 잘 돼야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지역 소멸을 막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임산물은 농지처럼 숲을 베고 만든 것이 아니라 지구 환경에 이롭다. 숲을 그대로 둔 채 임산물을 채취하기 때문에 숲을 유지할 수 있다.” Q : 산림청장으로서 과업을 이루기 위해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 “산림 정책은 수확하기까지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다. 향후 100년을 보고 진행해야 한다. 당장 성과가 안 나오더라도 정책을 믿고 꾸준히 추진하는 신뢰가 필요하다. 산림청 직원들도 어떻게 국민에게 홍보하고 교육할지 꾸준히 고민해야 ‘문화’가 형성돼정책이 잘될 수 있다. 산림청은 법과 제도, 정책 등을 잘 만들어 국민과 임업인, 도시민과 산촌인,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행정서비스 기관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 김영준 월간중앙 취재팀장 [email protected]

2025-02-21

‘캐나다 국민 카페’ 팀 홀튼 “한국서도 푸드 소비 트렌드 확산”

한국에 진출한 지 1년이다. 19개국에서 58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팀 홀튼이 본 한국 시장은 어땠을까. 서울 종로구 광화문G타워 본사에서 만난 팀 홀튼 한국사업 총괄 BKR의 이동형(사진) 대표는 한국 카페가 북미의 트렌드를 닮아가고 있다고 봤다. 이 대표는 “북미에서 카페는 던킨도너츠·맥도날드같이 커피를 마시면서 간단히 식사할 수 있는 곳인 ‘퀵 서비스 레스로랑(QSR)’을 뜻한다”며 “그간 한국에서 카페는 커피 등 음료를 마시는 곳이었지만, 커피와 푸드를 함께 소비하는 트렌드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10만 개가 넘는 카페가 있고, 국민 1인당 연간 405잔의 커피를 마시는 세계 3위 커피 시장이다. 이 대표는 한국 시장만의 특징으로 카페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는 점을 꼽았다. 이 대표는 “북미나 유럽에서 카페는 맛있는 커피가 있는 음식점 정도의 의미지만, 한국에서 카페는 친구나 지인과 대화를 나누거나 공부나 일을 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커피 외에 먹거리를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고 봤다. 이 대표가 팀 홀튼으로 한국 커피 시장 공략에 나선 이유다. 팀 홀튼은 각 매장마다 ‘팀스 키친’이라는 별도의 조리 공간이 있다. 매일 각 매장에서 도넛과 팀빗(공 모양의 작은 도넛)을 굽고 샌드위치, 멜트 등은 주문 즉시 만든다. 팀 홀튼 전체 매출의 40%가 푸드인 비결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도 최근 푸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다양한 브랜드와 손잡고 콜라보레이션 푸드를 선보이는 테이스티 저니(Tasty Journey)를 선보였다. 스타벅스 매출에서 푸드 비중은 20%까지 늘었다. 이 대표는 “한국은 풍요 속에서 새로운 맛과 경험을 지속해서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 세계적으로도 가장 치열하고 활기찬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그간 한국 카페와는 다르게 팀 홀튼은 푸드에 강점을 적극 활용할 것 ”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팀 홀튼은 서울을 중심으로 직영매장 13곳을 열었다. 올해 상반기에 서울 신사·상암점·마곡원그로브점이 문을 연다. 하반기에는 가맹점 모집도 시작해 4년 안에 138개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팀 홀튼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요구도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의 한국에서도 출시해달라고 요청했던 도넛 ‘허니크룰러’는 8월 출시후 5일 만에 1만개가 팔릴 정도로 성과가 좋았다”며 “글로벌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로컬 시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푸드 메뉴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email protected])

2025-02-16

"커피공화국 韓, 이 점 달랐다" 캐나다 국민카페, 도넛 굽는 이유

한국에 진출한 지 1년이다. 19개국에서 58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팀 홀튼이 본 한국 시장은 어땠을까.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G타워 본사에서 만난 팀 홀튼 한국사업 총괄 BKR의 이동형 대표는 한국 카페가 북미의 트렌드를 닮아가고 있다고 봤다. 이 대표는 “북미에서 카페는 던킨도너츠‧맥도날드같이 커피를 마시면서 간단히 식사할 수 있는 곳인 '퀵 서비스 레스로랑(QSR)'을 뜻한다”며 “그간 한국에서 카페는 커피 등 음료를 마시는 곳이었지만, 커피와 푸드를 함께 소비하는 트렌드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10만 개가 넘는 카페가 있고, 국민 1인당 연간 405잔의 커피를 마시는 세계 3위 커피 시장이다. 이 대표는 한국 시장만의 특징으로 카페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는 점을 꼽았다. 이 대표는 “북미나 유럽에서 카페는 맛있는 커피가 있는 음식점 정도의 의미지만, 한국에서 카페는 친구나 지인과 대화를 나누거나 공부나 일을 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커피 외에 먹거리를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고 봤다. 이 대표가 팀 홀튼으로 한국 커피 시장 공략에 나선 이유다. 팀 홀튼은 각 매장마다 ‘팀스 키친’이라는 별도의 조리 공간이 있다. 매일 각 매장에서 도넛과 팀빗(공 모양의 작은 도넛)을 굽고 샌드위치, 멜트 등은 주문 즉시 만든다. 팀 홀튼 전체 매출의 40%가 푸드인 비결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도 최근 푸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다양한 브랜드와 손잡고 콜라보레이션 푸드를 선보이는 테이스티 저니(Tasty Journey)를 선보였다. 스타벅스 매출에서 푸드 비중은 20%까지 늘었다. 이 대표는 “한국은 풍요 속에서 새로운 맛과 경험을 지속해서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 세계적으로도 가장 치열하고 활기찬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그간 한국 카페와는 다르게 팀 홀튼은 푸드에 강점을 적극 활용할 것 ”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팀 홀튼은 서울을 중심으로 직영매장 13곳을 열었다. 올해 상반기에 서울 신사‧상암점‧마곡원그로브점이 문을 연다. 하반기에는 가맹점 모집도 시작해 4년 안에 138개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팀 홀튼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요구도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의 한국에서도 출시해달라고 요청했던 도넛 ‘허니크룰러’는 8월 출시후 5일 만에 1만개가 팔릴 정도로 성과가 좋았다”며 “글로벌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로컬 시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푸드 메뉴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email protected])

2025-02-14

[하준경의 퍼스펙티브] 산업정책 업그레이드하고, 국가 공동체 유지에 힘써야

년 동안 우리 정치인들은 불공정한 무역협정과 세계화라는 세이렌의 유혹에 빠져 우리의 일자리와 생계를 외국에 팔아넘겼습니다.” 세계화를, 그리스 신화에서 뱃사람들을 홀려 물에 빠져 죽게 만든 달콤한 유혹의 노래에 비유하고 있다. 공화당의 반세계화 강령은 세계화 때문에 외국 상품이 미국 시장에 넘쳐나 미국 제조업이 망가지고 좋은 일자리와 중산층이 붕괴했다는 현실 인식에 근거한다. 세계화는 1990년대 냉전 종식 후 미국 클린턴 정부에서 본격화됐고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가속화됐다. 그 과정에서 미국의 제조업 기반이 약화하고 전통적 산업 지역에서 좋은 일자리가 사라졌던 것이 사실이다. 또 세계화로 운동장이 넓어지자 강자와 약자 사이의 격차가 커지면서 돈의 흐름이 강자 쪽으로 몰리게 됐다. 한쪽에 쌓여 넘치는 돈을 경제 전체적으로 순환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사람들로 하여금 빚을 지게 하는 것이었고, 금융규제 완화가 이를 뒷받침했다. 모든 자산이 금융상품처럼 거래되는 금융화가 심화하면서 늘어난 빚은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 집값 거품으로 부풀어 올랐다.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게 됐는데,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선 큰 은행과 대기업들은 공적자금과 구제금융의 혜택을 받았던 반면, 서민들은 일자리와 집을 잃었다. 이런 경험은 세계화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는 인식을 초래하기에 충분했다. 경제학계에선 데이비드 오토 MIT 교수가 ‘중국 충격’이라는 논문에서 중국 상품과 경쟁하는 부문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반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더딤을 보임으로써 세계화, 특히 중국의 부상이 미국에 미친 충격이 작지 않음을 보인 바 있다. 반세계화의 논리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적어도 세계화가 가져다주는 자유무역의 이익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선, 세계화의 부작용이 초래한 손실보다 자유무역의 이익이 더 크니 함께 견뎌내자고 할 수가 없다. 미국 노동자의 시각에서 생각해 보자. 이들에게 ‘세계화의 이익이 충분히 크니 세계화를 확대해서 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가 돈을 더 많이 벌게 한 후 세금을 걷어 분배를 강화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마 대다수 노동자는 복지의 시혜를 받는 존재가 되기보다는 예전처럼 노동의 존엄을 되찾고 노동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는 당당한 중산층이 되고 싶다고 할 것이다. 이들이 좋은 일자리를 외국인에게 빼앗겼다고 믿는 한 반세계화 기조는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다. 수출 타격에 국내 투자도 부진 전망 그러나 반세계화가 미국의 문제를 실제로 해결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사실 세계화의 부작용 스토리에서 ‘세계화’의 자리에 ‘기술혁신’을 갖다 놓아도 비슷한 설명이 가능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셉 스티글리츠는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한다 해도 제조업 일자리가 다시 예전처럼 생겨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과거에 농업이 일자리의 70%를 차지했었으나 지금은 미미한 수준으로 줄어들었듯 제조업도 좋은 일자리를 대량으로 창출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기술 혁신과 세계화라는 큰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하는 것보다는 세계화, 구체적으로는 외국인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목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훨씬 쉬운 접근법이다. 분노의 대상이 명확해지면 정책 대응 방향도 명확해진다. 국경, 장벽, 그리고 관세는 이제 손에 잡히는 문제 해결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 수단을 쉽게 버릴 수 있겠나. 노동자와 청년층의 불만, 1.6명대로 떨어진 출산율 등을 감안하면, 미국이 과거처럼 세계화-양극화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정치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중국 견제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도 있다. 따라서 미국은 자유무역으로 돌아가기보다는 미국의 시장 규모가 주는 힘을 활용해 다른 나라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게 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정부는 이 일을 외국 기업에 보조금이라는 당근을 주는 방식으로 실행했으며 실제로 그것이 미국에 투자 붐을 일으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트럼프 정부는 이런 효과를 일으키기 위해 관세라는 채찍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 이 상황에선 한국과 같은 대미 수출 의존형 국가들은 수출에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대미 투자 확대가 가져올 국내 투자 부진 문제도 함께 겪을 수 있다. 대미 수출이 어려워진 중국 기업들과는 세계시장에서 더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한다. 국내 산업 공동화가 우려되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미국이 겪었던 산업 공동화와 중산층 붕괴 문제가 대미 수출 흑자국들에 수출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선택은 무엇인가. 보호무역이 강화될수록 가격 경쟁력보다는 품질 경쟁력, 특히 대체 불가능성이 중요해진다. 한국 상품을 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선 한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그 부담은 주로 상대방이 지게 된다. 결국 국내 산업 경쟁력이 관건인데, 이를 위해서는 경제와 사회의 운영 방식도 새로운 환경에 맞게 바꿔야 한다. 다시 말해,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화 과정에서 자리 잡았던 워싱턴 컨센서스, 즉 자유무역과 정부 역할 축소라는 글로벌 규칙이 미국에서부터 변화하는 만큼 우리도 새로운 질서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로드릭의 세계 경제 트릴레마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대니 로드릭 하버드대 교수가 제시한 세계 경제의 트릴레마, 즉 세 가지 중 두 가지만 선택이 가능한 상황을 생각해보자. 로드릭 교수는 저서 『세계화의 역설』에서 초세계화(hyperglobalization), 국민국가(nation state), 민주정치 세 가지 중 두 가지만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국민국가를 유지하면서 자유무역, 작은 정부 등 세계화의 규칙을 따르려면 민주정치로 대중의 요구를 수용하는 일은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한다. 또 국민국가가 국민의 요구에 따라 민주적으로 정책을 펴면 세계화의 규칙을 모두 따르기는 어렵게 된다. 세계화를 따르면서 민주정치를 유지하려면 국민국가를 포기하고 세계정부를 받아들여야 한다. 로드릭은 국민국가가 세계화의 규칙을 따르는 조합을 스스로 손발을 묶는 ‘황금 구속복’에 비유했으며, 국민국가가 민주정치에 충실한 조합은 각국의 자율성이 폭넓게 허용되는 ‘브레턴우즈 타협안’이라 불렀다. 한국은 ‘브레턴우즈 타협안’이 지배적이던 시기에 산업화를 시작했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세계화라는 황금 구속복을 입고 선진국 반열에 진입했다. 대신 대중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는 정치는 일정 정도 포기하면서, 국내의 여러 문제는 정부 재정보다는 민간 금융, 특히 대출 확대를 통해 틀어막아 왔다. 그러나 이제 세계화의 중심인 미국이 방향을 바꾸게 되면 스스로 황금 구속복을 입고 있는 것은 무의미해진다. 작년에 IMF가 주요국에 다시 재정 긴축으로 돌아가라고 강력히 권고했었으나 그 말을 실제로 따른 나라는 한국 이외에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주요국들은 브레턴우즈 타협안에 가까운 자국 중심 산업정책을 펼치며 기술패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경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는 트럼프의 말이 ‘상식’이 되는 상황에선 한국도 좋든 싫든 초세계화보다는 국민국가와 민주정치의 조합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세계화가 후퇴하는 가운데 국민의 요구인 좋은 일자리를 늘리면서 국가 공동체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산업의 질적 경쟁력을 높여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산업정책을 강화하되 선진국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노동시장 정책, 교육정책도 충분히 뒷받침돼야 하고, 필요하면 재정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 함께 적응하기 위해 지혜를 모을 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2025-02-13

“엔비디아 줘도 안 바꾼다” Arm 쥔 손정의 ‘큰그림’

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설립된 Arm은 반도체의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저전력 설계에 특화된 업체다. 전 세계 스마트폰의 99%가 Arm의 설계 밑그림을 쓰고,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의 94%는 Arm의 IP를 최신 차량에 활용했다. 이제까지 Arm은 ‘반도체 업계의 스위스’였다. 설계도를 제공만 할 뿐 직접 칩을 만들지는 않아 고객들과 경쟁하지 않았다. x86 진영(인텔·AMD)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즉 애플·엔비디아·퀄컴·미디어텍·삼성전자 등이 Arm의 IP로 칩 설계를 완성한다. Arm은 그 대가로 사용료(로열티)를 받는다. 그런데 그 Arm이 중립지대를 벗어나, 여차하면 반도체 전쟁에 직접 뛰어들 태세다. 스마트폰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서버, PC, 자율주행 시장까지 넘본다. Arm을 손에 쥐고 있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의 야망과 맞닿아 있다 ◆손정의 회장의 ‘AI 최종병기’=20년 넘게 조용히 반도체 거물들의 뒤에 섰던 Arm의 운명은 2016년 ‘IT업계의 승부사’ 손정의 회장을 만나면서 완전히 바뀐다. 소프트뱅크 그룹이 Arm을 320억 달러(당시 42조원)에 전격 인수한 것. 손 회장은 인수 당시 “바둑으로 비유하면 50수 앞을 내다보고 인생 최대의 베팅을 했다”면서 “이제 Arm이 소프트뱅크 성장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I의 기술 발전 속도는 생각보다 느렸고, Arm의 주특기인 저전력 설계가 AI와 결합하기까지는 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 사이 손 회장의 비전펀드는 위워크·우버 등에 대한 투자에서 막대한 손실을 내며 위기에 몰렸다. 손 회장이 아끼던 Arm 매각설도 흘러나왔다. 이때를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2020년 9월 황 CEO는 “Arm과 함께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기술을 만들겠다”며 400억 달러(당시 47조4000억원)를 베팅했다. 엔비디아가 Arm을 손에 넣고, 손 회장이 엔비디아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거래로 알려진다. 성사만 됐다면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인수합병으로 남았을 해당 거래는 역설적으로 Arm의 ‘무기상’ 역할이 발목을 잡으며 무산됐다. 전 세계 규제 기관이 Arm 인수 시 엔비디아의 독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후에도 손 회장은 ‘Arm 카드’를 종종 꺼냈다. 2022년 9월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은 “손 회장이 (Arm 공동 인수에 대해) 제안을 해올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해 국내에서도 ‘빅딜’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었다. 하지만 삼성의 Arm 인수는 없었다. “한국 반도체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서의 경쟁력을 단숨에 확보할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과 함께 “몸값이 지나치게 높았던 데다 어차피 ‘반독점 문턱’을 넘기 힘들었을 것”이란 반론이 아직도 엇갈린다. 그리고 2022년 11월 말 챗GPT의 등장 이후, AI 시장이 활짝 열리며 상황은 반전됐다. 손 회장은 매각 카드를 접고 2023년 9월 Arm을 나스닥에 직접 상장시켰다. 이제 Arm은 AI 시대 손 회장과 소프트뱅크 그룹의 가장 중요한 전략 자산이다. ◆마침내 ‘반도체 전쟁’ 뛰어들다=Arm 도 상장 이후 변신을 본격화했다. 고객사와의 소송전도 불사했다. Arm은 지난해 10월 최대 고객사인 퀄컴이 약속을 어겼다며 소송에 나섰다. Arm이 특정 고객사에 자신들의 밑그림을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양사 간 법정 싸움이 격해지면서 폭로전도 벌어졌다. 그사 이 Arm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자료도 튀어나왔다. 퀄컴 측에서 Arm이 고객에게 설계 밑그림만 제공해 왔던 것을 넘어, 직접 칩을 설계해 고객과 경쟁하려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는 내용의 내부 문서가 있다고 폭로한 것이다. Arm이 직접 링으로 올라와 퀄컴·애플·삼성전자와 싸우려 준비했다는, 충격적인 주장이었다. 르네 하스 Arm CEO는 “다양한 사업 기회를 검토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고객과 경쟁할 의향이 없다”고 해명했다. 손 회장은 Arm이 지금보다 더 크고 강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지난해 6월 소프트뱅크 그룹 주주총회에서 “만약 다시 한번 Arm과 엔비디아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이번에도 망설이지 않고 Arm을 살 거다.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된 엔비디아의 주주가 되는 길을 포기할 수 있을 만큼 Arm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기대를 감안하면 손 회장에게 Arm의 현재 시가총액이 아직은 아쉬울 수 있다. 10일 현재 1700억 달러(약 249조원) 수준. 반면에 Arm의 설계 밑그림을 가져가 칩을 만든 애플·엔비디아는 시총 3조달러가 넘는 기업들이다. 사업 영토도 넓히고 있다. 크리스 버기 수석부사장은 “AI PC 비중이 높아지면서 저전력 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확장현실(XR) 분야에서도 Arm의 핵심 역량인 고성능 저전력 기술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도 새 먹거리다. 엔비디아는 Arm의 CPU 설계 밑그림이 탑재된 차량·로봇용 컴퓨터 젯슨 토르를 올해부터 메르세데스-벤츠 등 양산차에 적용한다. 딥티 바차니 Arm 오토모티브 수석부사장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구현을 위해 여러 반도체 기업은 물론 완성차 업체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게이트와 Arm, 엔비디아, 삼성전자=4년 만에 다시 돌아온 트럼프의 ‘1호 투자’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Arm도 참여한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5000억 달러(약 719조원)를 투자해 미국 전역의 AI 인프라 건설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오픈AI·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랠리를 이끄는 미국 기업들이 총출동했다. 이날 발표 현장엔 올트먼 오픈AI CEO,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과 함께 손 회장도 나타났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에 Arm의 저전력 AI 반도체 설계 자산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럴 경우 지난 4일 서울에서의 ‘3+1 회동’에서 Arm의 설계 역량과 삼성전자의 제조 역량을 결합하는 협업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도 있다. 손 회장의 비밀병기 Arm은 이날 새로운 협력의 물꼬를 터냈을까.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는 ‘기업’입니다. 기업은 시장과 정부의 한계에 도전하고 기술을 혁신하며 인류 역사와 함께 진화해 왔습니다. ‘기업’을 움직이는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더중플이 더 깊게 캐보겠습니다. 손정의의 비밀병기 Arm에 관한 더 자세한 스토리는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1264 (또는 위 QR코드 스캔) 요 땅덩어리에 美만큼 많다…항공 전문가 놀란 LCC 개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7110 ‘쓱타벅스’된 스벅의 고민…묘수는 ‘DMZ 핫플’이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3945 “나 희망퇴직 좀 시켜주세요” 회사 멀쩡한데도 퇴직런, 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2171 “4000만원에 46억 약 개발” 송도가 노리는 ‘양자컴 대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6576 이희권([email protected])

2025-02-10

[소년중앙] 선사시대 통나무배부터 스마트 항만까지...바닷길 통한 수천년 교류 한눈에

년 창립 40주년을 맞이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실시한 ‘2024년 해양수산 국민 인식도 조사’를 통해 알 수 있죠. 19세 이상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83.7%가 우리나라를 해양국가로 인식하고 있으며, 83.2%가 ‘우리나라는 앞으로 해양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응답해 해양국가 비전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어요. 해양강국이 실현되면 기대할 수 있는 효과에 대해선 ‘수출 등 경제도약 기반’(71.9점), ‘국가 경쟁력을 강화한다’(71.2점), ‘안전한 수출입 물류망을 확보한다’(71.1점), ‘수산 선진국 도약에 기여한다’(71.0점) 등의 순으로 평가했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가이고, 많은 사람이 해양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정작 해양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해양 유산을 보존하고 현재를 조명하며 미래를 그려나가는 국립 해양문화시설이 지난해 12월 수도권 최초로 개관해 화제입니다. 인천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월미도 갑문매립지 2만 5809여㎡ 부지에 지상 4층, 연면적 1만 7318여㎡ 규모로 건립된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2012년 부산에 문을 연 국립해양박물관에 이은 국내 두 번째 해양 전문 국립박물관이죠. 국민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에서도 이제 보다 가까이에서 직접 보고 경험하며 바다의 소중한 가치를 확인할 기회가 생긴 거예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에 가다 인천 월미도의 명소인 월미테마파크 앞에 자리 잡은 해양박물관은 파도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부드러운 곡선 형태로 지어진 흰색 건물로 바다 쪽에서 바라보면 커다란 한 마리의 고래를 닮았습니다. 박물관 내부 중앙홀로 들어간 권혜원·이시온·최수혁 학생기자는 창문 밖으로 넓게 펼쳐진 월미도 앞바다를 잠시 감상했죠. 4층 규모로 상설전시실·기획전시실·디지털 실감영상실·어린이 박물관·도서자료실·수장고 등을 갖추고 ‘교류의 바다, 연결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해양 교류의 역사와 해운 항만의 발전, 삶의 터전으로서 바다와 관련한 문화예술을 전시합니다. 김동우 해설사가 먼저 1층 실감영상실로 소중 학생기자단을 이끌었죠. 1624년 이덕형을 중심으로 중국 명나라로 바닷길 사행을 떠났던 조선 사신단의 여정을 그린 ‘항해조천도’를 구현한 영상이 펼쳐지는데요. 벽면에는 배가 떠다니고 바닥에는 파도가 치며 바다를 누비는 몰입감을 느낄 수 있죠. 상설전시는 2층 해양교류사실과 해운항만실, 3층 해양문화실 등 3개실에 걸쳐 소개돼요. 바다는 지구 표면적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바닷길을 개척하며 문명을 발전시켜 왔어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환경을 이용해 선사시대부터 바다를 통해 다른 지역과 교류하면서 다채로운 문화를 지닌 오늘의 대한민국으로 발전했죠. 혜원 학생기자가 "박물관 규모가 큰데 놓치지 말아야 할 공간이 어딘가요"라고 질문했어요. “지금 관람할 해양교류사실이 주요 공간이라고 할 수 있고요. 모든 전시품이 해양 관련 유물이거나 해양 교류가 있었던 유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서 보면 좀 더 재밌을 것 같아요.” 해양교류사실에선 총 9개 시대로 나눠 해양을 통해 교류해온 역사를 조명합니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일찍부터 바닷가에 터를 잡고 어로활동을 했어요. 이는 전국 해안가에 분포한 조개 무덤 등의 유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더 많은 먹거리를 구하기 위해 먼바다로 나아갔죠. 처음에는 물에 나무를 띄워 몸을 의지하다가 나무를 엮어 뗏목을 만들었고, 마침내 통나무를 파내 배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배는 바다 너머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게 하며 인류 문명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 전시품은 현재까지 발견된 배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창녕 비봉리 배'를 재현한 겁니다. 2005년 경남 창녕 부곡면 비봉리 조개 무덤 유적에서 출토됐는데, 200년 된 소나무를 U자형으로 깊게 판 형태의 통나무배로 약 8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해요. 노가 뾰족한 게 특징인데, 방향을 잘 바꾸고 물살을 가르기 편하기 위해 뾰족하게 만들었다고 해요.” 한반도와 일본 열도는 지리적으로 인접해 선사시대부터 바닷길을 이용해 교류했어요. 한반도 남부 지역에서는 신석기시대 일본 규슈 지역에서 생산된 흑요석이, 일본 규슈 지역에서는 한반도의 빗살무늬토기와 장신구가 출토됐죠. 신석기시대에 칼이나 화살촉 등으로 가공해 썼던 흑요석 조각은 일찍부터 이루어진 한일 간 해양 교류를 짐작게 했죠. 우리 역사상 첫 국가인 고조선은 위로는 중국, 아래로는 한반도 서북부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연안항로의 길목에서 중계무역을 하며 성장했죠. 이 시기 한반도 남부에 자리한 삼한도 바닷길을 이용한 대외 교역에 나서, 이를 통해 오고 간 문물은 사회 변화를 촉진했고 이후 고대국가 등장의 원동력이 됐어요. 인천 영종도에서 출토된 중국 화폐 오수전과 청동화살촉은 영종도를 거쳐 한반도와 중국 사이에 해양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주죠. 이어 등장한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과 가야는 건국 이래 서로 대립하거나 연합하고, 중국·일본과도 갈등 또는 협력 관계를 맺어가며 성장했어요. 이들은 대외관계에 따라 바다를 통해 수군을 일으키기도 하고, 바닷길로 사신을 보내 외국과 친교를 맺고 선진 문물을 도입해 국가의 기틀을 마련하며 고대국가로 발전해 나갔습니다. 삼국시대 섹션에서는 조선 후기 작품으로 능허대 일대 풍경을 그린 ‘능허대 실경산수화’를 볼 수 있어요. 현재 인천 연수구 지역으로 추측되는 능허대는 백제에서 중국으로 가는 사신들의 출발지였죠. 남북국시대 동양과 서양은 해양 실크로드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실크로드는 독일 지리학자 리히트호펜이 중국의 비단 교역로를 ‘비단길’로 명명한 것에서 비롯된 용어로 바다와 육지로 연결된 동서양의 다양한 문물 교류를 상징합니다. 이 길을 따라 국제 교역항들이 생겨났는데, 대표적인 예가 신라의 청해진이죠.” 신라는 청해진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해상권을 장악하며 해양 실크로드의 한 축을 담당했어요. 2012년 인천 옹진군 영흥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영흥도선’을 복제한 전시물도 볼 수 있습니다. 통일신라시대 우리나라 연안은 물론 중국과의 교류를 위해 운항했을 것으로 추정되죠. 실크로드를 통한 문화 교류를 나타내는 양탄자도 눈에 띕니다. 페르시아 지역에서 성행한 양탄자 제작 기술은 실크로드를 통해 신라에 전해졌고, 신라에서 만든 양탄자는 바다 건너 일본에 수출됐어요. 고려시대에는 도자기 기술이 발달해 청자·백자·흑자·도기 등이 활발히 생산됐죠. 고려의 대표적인 특산품으로 꼽히는 청자는 강진과 부안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되어 각지로 보내졌어요. 청자를 비롯한 고려의 도자기들은 주로 바닷길로 운송됐는데, 파손 위험이 커서 포장에서 운반까지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도자기 사이사이에 볏짚과 갈대 등을 깔고, 소나무와 새끼줄 등으로 포장한 다음, 선박의 화물칸에 가로와 세로로 엇갈리게 차곡차곡 쌓았다고 해요. 예성항을 통해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인도·아라비아 지역과 바닷길로 교류하며 경제 성장과 문화 발전을 이룬 고려에는 외국인도 많이 체류했는데요. 아라비아 상인들에 의해 고려가 ‘꼬레아’라는 이름으로 세계에 알려지면서 지금의 ‘코리아’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해요. “조선시대엔 명나라의 해금 정책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해적들이 매우 많아 무역을 할 수가 없다 보니 바다에 웬만하면 나가지 말라고 해금 정책을 내린 거죠. 섬을 비우는 공도 조치를 시행하고, 왜구의 침탈을 막기 위해 수군을 강화했어요. 전시실에서 판옥선·거북선 모형을 통해 조선 수군의 우수성을 살펴볼 수 있죠” 바다를 통해 세계로 나간 조선 사신들의 활동이 정리된 구역엔 일본에 보낸 공식 외교사절단인 통신사들이 탔던 관용 선박인 통신사선의 축소본도 있었어요. 조선은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약 200년간 12회에 걸쳐 일본에 통신사를 파견해 다각적인 문화 교류를 했죠. 개항기에 들며 조선사회는 개항장을 중심으로 큰 변화를 맞이합니다. 신식건물이 들어서고 전등·전화·우편·전차 등 새로운 문물과 제도들이 도입되죠. 수혁 학생기자가 “개항으로 들어온 서양 문물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라고 질문했어요. “개항장을 통해 들어온 신문물은 사람들의 삶의 방식뿐 아니라 의식까지 변화시키며, 조선이 근대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고 해요.” 개항기 섹션은 전통 한복 대신 서양식 양복을 입는 사람들을 표현한 판넬부터 관련 소품들로 꾸며져 당시의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개항장 중 하나인 인천항은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대형 선박의 정박이 어려웠어요. 국권 피탈 후 일제강점기, 일본은 조선의 물자를 원활하게 수탈하기 위해 인천항에 조수간만의 차에 상관없이 배가 드나들 수 있는 항만 시설인 갑문을 설치했죠. “문 옆에 펌프 시스템을 갖춘 갑문은 물양을 조절해서 배가 상시 드나들 수 있게 했어요.” 1911~1918년 이루어진 갑문 공사에는 독립운동가 김구를 비롯해 수많은 조선인이 강제로 동원되었습니다. 갑문을 통해 대형 무역선이 들어올 수 있게 되면서 인천항은 국제 무역항으로 발전하는 동시에 수탈의 창구가 됐죠. 제물포 개항과 인천항 갑문 이야기는 해양교류사실 옆 실감영상실에서도 볼 수 있는데, 갑문을 만들어 조수간만의 차와 관계없이 인천항에 대형 선박이 드나들게 된 모습을 생생하게 보다가 화면을 터치하면 현재의 모습이 나타나서 신기했죠. 직접 체험하며 이해하는 해양 교류 해운항만실에는 우리나라 항만과 해운물류의 발전상, 일상 속에서 만나는 해상물류를 소개합니다. 해운은 바다를 통해 선박으로 사람과 물자를 이동시키는 해상운송의 줄임말이죠. 멀리 떨어진 대륙들을 이어 교류할 수 있게 하는 해운의 시작점은 항만입니다. 항만은 선박이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는 항구, 화물의 하역·보관시설 및 가공·포장·제조 등의 시설을 갖춘 곳을 말해요. 해상운송과 항만은 세계 무역의 중심으로 인류의 경제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한반도는 동아시아의 서해·동해·남해·동중국해 연안과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 이러한 지리적 이점으로 오늘날 우리 항만은 동북아 해운물류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항만들은 물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항만을 중심으로 365일 24시간 운영되며 국가와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죠. 해상운송은 육상운송에 비해 시간은 조금 더 걸리지만, 크고 무거운 화물을 대량으로 실어 나를 수 있으며 장거리 운임이 훨씬 저렴합니다. 전 세계 물류의 약 80%가 해상운송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우리나라는 군사분계선으로 육로가 막혀 있어 그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고 해요. 지리적 이점과 뛰어난 조선 기술을 바탕으로 한 해운물류 산업은 대한민국이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실제 선박을 옮겨놓은 듯한 화물운반선과 LNG선, 선박 내부 경사로를 따라 자동차처럼 움직일 수 있는 화물들이 직접 승·하선할 수 있는 로로선 모형 등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365일 잠들지 않는 항만과 컨테이너·선박들은 미니어처 모형으로 구현해 놨어요. 그중 한국해사기술 신동식 회장이 작성하고 해양수산부 설립 토대가 된 ‘1960년대 우리나라 해사행정 일원화 관련 공문서’, 현존하는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인 ‘알헤시라스호 모형’이 대표적인 전시물이죠. 김 해설사는 “알헤시라스호에는 전 세계 70억 인구가 초코파이를 1개씩 먹을 수 있는 양을 실을 수 있다고 해요”라고 설명했죠. 또 해상물류를 통한 식료품·생활용품 등의 원산지와 운송 경로, 스마트 항만 등을 디지털 키오스크와 인터랙티브 영상 등으로 직접 경험하며 이해하는 체험형 전시가 조성돼 있는데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실제 마트를 연상시키는 체험 마켓에서 수입량이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바코드 찍기를 통해 상품이 수출을 통해 교류되고 실생활과 어떻게 접목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죠. 이 밖에 직장인으로 변신해 사원증을 찍으면 전자제품은 어느 나라에서 왔고 치즈는 어느 나라 제품인지 물류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공간까지 모두 포토존으로도 인기였죠. 해운의 미래, 디지털 시대의 해운과 항만도 엿볼 수 있습니다. 시온 학생기자가 “미래의 해양은 어떻게 발전할까요”라고 묻자 김 해설사가 “4차 산업혁명으로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항만은 무인화·자동화 체계를 갖춘 스마트 항만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어요. 스마트 항만은 높은 효율성으로 운영비용을 절감시키며 세계 물류를 주도하고 있는데요. 국제해사기구가 선박 배출가스 및 온실가스 규제를 선포하는 등 국제적으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친환경 선박·항만 체계가 도입되고 있죠.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지속가능한 스마트·친환경 항만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요. 3층 ‘해양문화실’에서는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생활·신앙·예술 등 삶의 터전으로서의 바다와 이를 통해 형성된 문화 등을 알려주죠. 우리나라 해안 형태에 따른 어업발달사부터 물고기나 갯벌 생물 잡는 도구도 만나볼 수 있고, 바다와 육지가 만나 탄생한 보물창고 갯벌 구현 모형, 소금 이야기와 소금을 만드는 과정, 뱃사람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던 민속 신앙 등까지 다양하게 조명해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천일염전인 ‘주안염전’을 다룬 곳에선 설명과 함께 천일염전에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기구인 무자위(수차) 모형도 볼 수 있죠.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사람들, 항만 노동자를 짚어보는 코너 등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생생하게 기록했습니다. 반대편에 마련된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 기념 기증 특별전 ‘순항-새로운 여정의 시작’이 3월 30일까지 전시됩니다. 박물관 개관을 위해 소중한 해양유산을 기증한 기증자들의 주요 유물을 소개하는데, 한국인 최초로 국적선을 타고 세계를 일주한 고(故) 배순태 선장이 기증한 ‘동해호 게양 태극기’와 선박 운항에 필요한 정식 면허를 소지한 해기사의 기록들도 만날 수 있죠. 신민준 대외협력부 과장은 인천국립해양박물관에서 놓칠 수 없는 공간으로 ‘꼬마 항해사의 바다 모험’을 주제로 해양문화를 다각도로 체험하고 즐기며 배울 수 있도록 구성한 어린이 박물관을 꼽았죠. “가장 인기가 많은 곳으로 초등학생까지 사전 예약 후 이용 가능한데 벌써부터 예약 경쟁이 치열해요.” 어린이 박물관 전시관에 들어서자 중앙에 돛과 핸들이 달린 커다란 배가 놓여있고, 옆에는 망원경 등 각종 항해도구들이 보입니다. 항해사가 되어 직접 배를 출항하고, 노를 저어보거나 작동시키며 배가 움직이는 원리를 이해하고 체험하게 한 거죠. 우리나라 전통 배의 종류와 작동 원리, 항해술과 항해도구 체험, 바닷속 보물, 별자리를 이용한 항해술 체험, 포토존 등으로 구성됐어요. 한켠엔 바닷속 깊이 잠겨있는 보물선과 그 안에 숨겨진 보물들이 펼쳐져 있어요. 남극과 북극을 알려주는 블록 놀이터는 키즈카페 비슷한 느낌으로 만들어져 인기죠. 항해사 코스튬을 입고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공간도 매력적입니다. 신 과장은 “하반기에 준비하고 있는 전시 시설이나 체험형 전시물이 더 많아요. 다음에 재방문했을 때 어떻게 달라졌나 찾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그동안 해양박물관을 보려면 멀리 가야 했던 수도권 시민들이 이제 가까운 인천에서 전시도 보고, 교육 프로그램 참여도 하고, 월미도에서 해양 관련 음식들도 체험할 수 있으니 더욱 재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예요”라고 설명했죠. 해양유물과 역사를 직접 체험하고, 바다의 소중한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해양박물관을 처음부터 끝까지 둘러보면 인류와 바다가 맺어온 교류를 되새기며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배를 타고 바다를 통해 다른 곳과 연결되고 새로운 것을 만나는 경험도 할 수 있죠. 전시실을 오가며 바다를 실컷 볼 수 있는 것도 이곳의 장점이에요. 특히 도서자료실에선 오션뷰를 즐기며 해양을 주제로 한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죠. 인천 앞바다를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박물관 앞 등대길은 물론, 월미테마파크, 차이나타운, 신포국제시장 등 근처 관광지도 곁들여 둘러볼 수 있답니다. 전국의 해양박물관 여행하기 대부분의 해양박물관은 바다 근처, 바다가 많은 도시에 있는데요. 이번 겨울방학엔 해양박물관 여행을 통해 겨울의 바다 풍경도 구경하고, 해양 역사도 공부해보는 건 어떨까요. 국립해양박물관(부산 영도구 해양로 301번길 45) 부산 앞바다를 배경으로 물방울이 튀어 오르는 모양을 형상화한 외관이 인상적이에요. 국립해양박물관은 바다의 문화와 역사, 고고학, 과학에 이르는 전문적인 자료를 전시하고 수준 높은 해양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눈을 사로잡는 대형 수족관, 우리 선조들의 항해기술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선박, 바다를 향한 도전을 계속한 해양인 등을 관람할 수 있죠. 실물 크기와 비슷하게 복원한 조선통신사 목선 앞은 인기 있는 포토존이에요. 울산해양박물관(울산 울주군 서생면 해맞이로 1251) 울산 최초의 사립 박물관으로, 관장이 지난 60년 동안 세계 70여 개국에서 수집한 다양한 해양 생태 자료들을 전시하는 전문 박물관입니다. 전시관 1층에선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희귀 패류와 어류 박제품 등의 해양 생태 자료를 볼 수 있죠. 해저 깊은 곳에 사는 심해 관벌레를 비롯해 가공하기 전의 자연 상태의 진주와 하트 조개, 청자 고둥, 바다뱀, 바다거북 등 약 1000여 점이 전시됐어요. 2층은 세계 희귀 산호 전시실로 구성됐습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산로101번길 75) 해양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며, 다각적인 전시 및 교육을 통해 해양생물자원의 소중함을 알리는 곳입니다. 4층으로 이루어진 씨큐리움에는 7000여 점의 해양생물 표본, 어린이 체험전시실, 초대형 LED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콘텐트가 마련됐죠. 1층 특별전시실 씨큐레이션 랩은 과학자들의 연구 공간을 재현한 열린 실험실로 해양 생물에 대한 궁금증을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운영됩니다. 국립해양과학관(경북 울진군 죽변면 해양과학길 8) 국내 유일한 해양과학 전문 교육·전시·체험 기관으로 국민에게 해양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제고하고 청소년의 해양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을 함양하여 장차 해양과학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요. 393m에 이르는 국내 최장 해상 통로를 지나 바닷속 세상을 만나는 해중전망대, 다양한 심해어류 조형물을 전시한 잔디광장, 어린이 놀이 시설을 갖춘 해맞이공원 등이 관람객에게 인기죠.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국립인천해양박물관에 취재하러 갔어요. 해양교류사실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의 해양교류 역사를 차례대로 보여주는 전시로 이루어져 해양교류의 흐름을 차근차근 알 수 있었어요. 특히 저는 옛 시대의 유물들이 다른 나라와의 무역 흔적으로 새롭게 해석되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박물관 곳곳에 영상 자료가 있던 것도 흥미로웠죠. 덕분에 내용이 더 생동감 있게 느껴졌고, 그 시대의 역사적인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 보며 해양 역사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었어요. 다양한 체험 공간과 전시 덕분에 특별하면서도 유익한 경험이 되었고,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권혜원(서울 당서초 6) 학생기자 이번 취재는 우리나라 해양에 대해 알아봤어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을 방문해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어떤 교류를 했는지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죠. 사람들의 표류로 인해 문화가 전달되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됐고, 현재 우리에게 해양과 해양 교류가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여러 디지털 체험 시설과 화면들로 직관적으로 지루하지 않게 보면서 자세한 설명을 들으니 이해를 잘할 수 있었고 평소에 알지 못했던 사실들도 알게 됐어요. 특히 여러 종류의 선박들이 인상적이었죠. 옛날부터 이렇게 많은 종류의 선박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앞으로 미래에 해양이 어떻게 발전할지도 더욱 궁금해졌죠. 국립인천해양박물관 덕분에 해양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이시온(경기도 홈스쿨링 5) 학생기자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취재를 하면서 우리나라 해양 문화와 역사를 알 수 있었어요. 특히 옛날부터 배를 타고 다른 나라와 무역을 했다는 것이 재미있었고, 개항기 때 인천으로 들어온 서양 문물이 우리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도 알 수 있었죠. 어린이박물관에서는 해양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데, 모형 배 안에 들어가서 닻을 내려보고 키도 돌려보고 나침반도 사용해볼 수 있었어요. 박물관이 바다 바로 앞에 있어서 실제 바다를 함께 볼 수 있는 것도 특별한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최수혁(서울 한서초 4) 학생기자 한은정([email protected])

2025-02-09

커피 '1500원vs7000원' 둘 다 불티…카페 포화에도 남는 장사, 왜

한국 커피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적당한 가격대의 적당한 맛을 내세운 커피 보다는 특별한 맛을 볼 수 있는 고급 커피나 싼값에 즐길 수 있는 저가 커피 시장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커피음료점 수는 2022년 10만729개를 기록한 후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커피음료점 수는 9만6404개로, 1년새 603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신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더벤티 같은 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이 부쩍 늘었다. 이들 4개 브랜드 매장 수만 1만개에 이른다. 지난달 말 기준 메가MGC커피 매장 수는 3469개로,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2009개)를 앞섰다. 컴포즈커피 매장 수도 2500개가 넘는다. 이들 매장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1500~2000원으로, 스타벅스(4700원)의 30~40% 수준이다.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고가의 스페셜티 시장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만 ‘북유럽 3대 커피’로 불리는 노르웨이 푸글렌, ‘커피계의 에르메스’로 통하는 모로코 바샤 커피, 미국패션 브랜드인 랄프로렌이 운영하는 랄프스 커피 등이 한국에 매장을 열었다. 이들 매장에선 아메리카노 한잔이 5000~7000원 선이다. 세계 유명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앞다퉈 한국을 찾는 이유는 커피 소비량이 많아서다. 한국은 국민 1인당 커피 소비량이 405잔으로, 세계 평균(152잔)의 2.6배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고객 1명을 확보했을 때 팔 수 있는 커피양이 다른 국가보다 많아 소수의 고정 수요만 확보해도 남는 장사"라며 "외형적 규모는 포화가 맞지만, 커피를 기호 식품이 아닌 습관처럼 소비하고 있어 아직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커피에 함께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강화하기도 한다. 캐나다 커피 브랜드인 팀 홀튼은 매장 안에 ‘팀스 키친’이라는 별도의 조리 공간이 있다. 도넛이나 샌드위치 등을 주문받으면 바로 조리해서 판매한다. 팀 홀튼의 매출에서 커피 비중은 60%로, 나머지 40%는 푸드가 차지한다. 스타벅스도 매출에서 커피 등 음료(70%) 외에 푸드 비중이 20%를 차지한다. 팀홀튼 한국 운영사인 BKR 이동형 대표는 “카페라는 공간에 머물기를 즐기는 한국 고객들에게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업계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몽고 울란바토르에 매장을 열었다. 몽골 내에서도 한국 문화에 익숙한 젊은 층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컴포즈커피는 싱가포르에 2개 매장을 냈다. 빽다방도 필리핀과 싱가포르에 1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디야는 괌, 말레이시아에 진출했고 올해는 라오스에 매장을 낼 계획이다. 최현주([email protected])

2025-02-04

'혁신' 주도하는 '코메리칸 파워' 시대 열어야

한국 굴지의 IT기업을 발굴한 벤처캐피탈(VC) 알토스벤처스 창업가 한 킴(한국명 김한준) 대표의 이야기다.   김 대표가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기업에 처음 투자했던 때가 20여년 전이다. 시간이 흘렀다. 미중갈등으로 중국 자본이 빠져나가고, 수백명 규모의 한인 창업 커뮤니티가 실리콘밸리와 뉴욕 등지서 생겨났다. 이젠 한국 기업 투자를 넘어 미국 내에서 차세대 한인 유니콘이 나와야 할 때다. 실리콘밸리 한인 VC인 A2G캐피탈의 공경록 대표 파트너와 한인 여성 최초 스탠퍼드 의대·공대 종신 교수이자 바이오 스타트업 엘비스(LVIS) 창업자 이진형 교수를 화상으로 각각 만났다.   이진형 교수는 "선점 효과와 승자독식 구조의 첨단기술 업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한 커뮤니티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술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대기업도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다. 그는 "부모세대는 의사, 변호사하면 성공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인공지능(AI)이 대다수 직업군을 대체하는 시대에는 모두가 구직자 정신이 아닌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빠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업의 안정성은 낮아졌지만, 잠재력은 무한하다. 특히 미국 테크산업이 그렇다. 공경록 대표는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화되며 인터넷 인프라 분야에서 중국기업이 대거 빠져나갔다"며 "트럼프 2기엔 해외기업 견제가 더 강화될텐데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오히려 안전지대인 태풍의 눈(미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한국 내 기업에 투자하는 알토스벤처스와 달리 미국 내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VC 3세대 A2G캐피탈을 만든 배경이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국내 창업 후 한국을 연구개발(R&D) 기지로 활용하는 이스라엘 모델이 더 보편화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실제 이진형 교수의 스타트업 엘비스는 AI 기반의 뇌파 검사(EEG)를 통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같은 뇌질환을 진단하는데, 대구에 연구센터를 두고 있다. 이 교수는 "본국(한국)과의 관계를 레버리지삼을 수 있는 것은 한인만의 특권"이라며 "인력 조달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부족한 네트워크 해결이다. 한국계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임인 팔로알토 리더십’포럼을 이끌기도 한 이 교수는 "타 민족에 비해 커뮤니티의 저력이 턱없이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코리안 커뮤니티 전체의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는 일꾼이 나오곤 있지만 한인사회 전반의 성숙도가 부족하다"는 성찰이다.   삼성 주재원으로 처음 미국생활을 시작했다는 공 대표는 "주재원 2~3년 파견으로는 실리콘 밸리 네트워크에 속할 수 없다. 커뮤니티 일원이 되기까지 꼬박 7년이 걸렸다"며 "그래도 1세대 한인 로우테크 사업가들이 후배 성공을 돕자는 마음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10년안에 한인 스타트업 생태계가 탄탄히 자리잡힐 것"으로 전망했다. 첨단기술 분야가 아니더라도 이민 1세대 창업 경험이 신산업 분야의 교재로 쓰일 수 있다. 소 폐사율을 줄이는 축산 데이터 AI 한국기업이 미주 한인 농부들과 협업에 나서면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바야흐로 AI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전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혁신과 변화 속에서 대기업의 가려운 곳을 신생기업이 긁어주는 식으로 파트너십이 활성화될 여지도 커졌다. 이 교수는 "덩치가 큰 대기업은 오히려 미국 진출 후 사업 변화가 더디다는 점에서 취약점이 노출될 수 있다. 이때 민첩한 신생기업과 지식, 자원 교류를 늘린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서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며 전진하는 데 매우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한인사회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할 때다. 차세대 인재들이 더이상 고소득 전문직종에만 몰려 안주하지 않고 AI혁명 시대에 걸맞는 시대정신과 벤처 마인드,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하고 한인경제의 새로운 생태계 구축을 위해 도전해야 한다. 세탁소, 부동산, 융자, 뷰티, 리커 등의 업종에서 밤낮없이 일하며 이뤄온 이민 1세대의 '아메리칸 드림'이 새로운 차원의 한인경제로 발전하고, 미국 사회에서 '코메리칸 파워'(Komerican Power)로 우뚝 서길 기대해본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실리콘밸리 드림 실리콘밸리 한인 한인 창업 차세대 한인

2025-01-31

"간장은 거들뿐"…치킨의 나라가 전혀 몰랐던 닭 요리의 맛

한국전래음식』 누구에게나 어머니의 손맛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그 어머니는 할머니에게서 음식 만드는 법을 배웠을 테고, 할머니는 또 당신의 어머니에게서 그것을 배웠을 것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 대를 이어 전해져오는 음식이 한국의 전래(傳來)음식이고, 한국 고유의 맛이다. 최근 발간된 『한국전래음식』(사진)은 다양한 고 문헌을 바탕으로 한국의 전래음식을 깊이 공부하고 그 배움의 결과를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한 모임 ‘한국전래음식연구회’가 공동 집필한 책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이말순 고문이 있다. 사라지거나 잊힌 원형과 조리법도 재현 한국 전래 음식과 반가 음식을 집대성한 고 강인희 교수의 ‘강인희 전통음식연구회(한국의 맛 연구회 전신)’에 1986년 조교로 들어간 이 고문은 강인희 교수와 함께 전국에서 수집한 전래음식을 정리했고, 2001년 강인희 교수가 별세한 후에는 한국의 맛 연구회 일반인 수업을 맡았다. 2013년 건강상의 문제로 수업을 잠시 중단했다가 2015년부터는 한국전래음식연구회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 햇수로 따져보면 무려 40년 동안 한국에서 전래되는 모든 음식의 조리 과정을 반복해 습득하고 또 반복해 가르쳤으니 그 내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한식 레스토랑의 셰프와 대표, 조리과 교수와 강사, 식품 회사 연구원, 식품 관련 회사 대표와 잡지 에디터들로 구성된 회원 50여 명은 지난 8년간 매월 이말순 고문을 만나 반가음식을 중심으로 전국의 향토 음식, 궁중 음식으로 전해져오는 밥·죽을 비롯해 각종 반찬과 떡·한과·장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통 한식을 사사했다. 그중에는 현재 사라지고 있거나 이미 잊힌 원형과 조리법들도 있다. 그렇게 오랫 동안 공부하고 연구한 한식 중 131가지를 선정해 그 레시피와 정통 조리법을 정리한 책이 『한국전래음식』이다. 한국전래음식연구회 2기 회장이자 2020년 아시아 최고의 여성 셰프로 선정된 조희숙 셰프는 “이 책에는 우리 전래 음식의 원형이 오롯이 담겨 있다”며 “이말순 선생님은 변형되거나 변질되지 않은 우리 음식의 모습 그대로를 지켜왔고 그 특징은 최고의 재료 선정, 한 치도 낭비 없는 재료 사용, 편법 없는 정직한 맛내기”라고 했다. 조 셰프는 또 “한 나라의 음식이 단순한 먹거리 이상으로, 오랜 세월 동안 역사와 문화가 켜켜이 축적된 결과라는 점을 생각하면 표본처럼 지켜야 하는 줄기와 뿌리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리 식문화의 고유성을 지켜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시장성 있는 동시에 신토불이를 기본으로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했다. 책은 크게 주식, 부식, 병과로 구성됐다. 주식은 밥·죽·국수·만두로 나뉜다. 부식은 국, 찌개와 전골, 찜과 선, 조림과 초, 저냐(전유어를 부르는 궁중용어), 구이, 적, 나물, 자반과 장아찌, 김치로 나뉜다. 병과는 찌고, 빚고, 치고, 지지는 떡과 한과, 포와 마른안주로 나뉜다.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음식들이 대부분이지만 그중에는 이름조차 생소한 것들도 있다. 치킨의 나라? 전혀 몰랐던 닭 요리의 맛 한국전래음식연구회 3기 회장인 김현숙 전 우송대학교 조리학과 교수는 그중 몇 가지를 소개했다. “어알탕은 민어나 도미 같은 흰살생선의 살을 다져 양념해 어알(완자)을 빚어 넣고 끓인 맑은 국인데 교자상이나 주안상에 올리던 귀한 음식으로 맛이 산뜻하죠. 배피떡은 개성 지방의 향토 떡으로 찐 찹쌀을 쳐서 만드는데 황해도에서 주로 먹던 오쟁이떡과 유사하지만 오쟁이떡에는 붉은 팥소를 넣는 것이 다릅니다. ‘곤떡(고운 떡의 준말)’은 두 종류가 있는데, 책에서는 찹쌀가루를 익반죽해 지치(지초를 말린 자주색 염료)를 끓는 기름에 넣어 색을 추출한 붉은 기름에 지진 충청도 지방의 것을 소개했습니다.” 시중에는 이미 요리책이 많다. 그렇다면 『한국전래음식』은 어떤 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이 책이 나오기까지 총괄 진행을 맡은 잡지 에디터 출신의 강신혜 회원은 “한식 셰프라면 길을 잃을 때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면서 “원형, 즉 기본에 충실한 조리법을 통해 초심으로 돌아갈 힘과 마음가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 회원은 전문 셰프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이 책은 충분히 재밌고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한국을 ‘치킨의 나라’라고 할 만큼 한국인은 닭 요리를 좋아하는데 요즘의 닭 요리는 양념이 강하죠.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수계탕, 반가찜닭, 영계찜 등을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닭 요리와는 전혀 다른 맛이에요. 주로 쓰는 양념인 간장은 그저 주재료의 맛 자체를 살리기 위해 받쳐주는 역할만 하죠. 단순하지만 고급스러운 닭 요리를 맛보고 나면 우리 음식의 특징이 양념이 아니고 주재료를 살리는 데 있음을 알게 돼요. 한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생기는 거죠. 심봉사가 눈을 떴을 때처럼 놀랍고 감동적인 재미를 느껴보세요.” 사실 요리책의 모든 음식을 따라해 보는 사람은 없다. 다만, 『한국전래음식』이 소개하는 레시피와 조리법은 “최대한 변형 없이 한국 고유의 전래 조리법을 계승했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인다. ‘예전 맛’이라는 게 대체 어떤 맛일까. 가장 기본적인 나물 무침부터 책이 소개하는 대로 만들어보고 싶어진다. 서정민([email protected])

2025-01-25

이순실 "3살 딸, 탈북중 인신매매단에 빼앗겨 생이별" 오열('같이 삽시다')

년 세대가 직면한 현실과 노후 고민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하고, 상처와 고민을 함께 나누며 같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16일 방송되는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영덕 바다를 가로지르는 배기음과 함께 바이크 탄 ‘걸크러시 요리사’ 신계숙이 떴다. 중식 대가이자 조리학과 교수인 신계숙은 맛을 찾아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여행하는 프로그램으로 2024년 한국방송대상 진행자상을 수상한 방송인이기도 하다. 자매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넨 그녀는 박원숙에게 사과하고 싶어 영덕에 찾아왔다며 뜻밖의 인연을 고백해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어 신계숙은 동맥 파열로 휘어진 손가락을 보여주며 주방의 텃세를 무릅쓰고 중식 셰프로 살아남기 위해 했던 피나는 노력을 증명한다. 능청스러운 충청도 사투리에 반전 카리스마 요리 실력으로 사선가의 분위기를 압도할 신계숙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중식 대가 신계숙에 이어 북에서 내려온 요리사 이순실이 사선가를 찾는다. 이순실은 김치, 만두, 평양냉면 등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북한 음식으로 연 매출 100억을 기록한 성공한 사업가이자 화끈한 입담으로 방송가를 휩쓴 신흥 예능인이다. 그녀는 북한에서 구걸하며 사는 꽃제비 생활을 했음을 밝히며, 8번이나 북송당하며 고문으로 생긴 상처로 순탄치 않았던 인생사를 짐작게 한다. 또 이순실은 자매들을 위한 음식과 간식을 한가득 챙겨오는데 명태김치, 인조고기, 북한식 과즐 등 먹거리에 이어 국수 기계까지 챙겨와 눈길을 끌 예정이다. 특히 북한, 중국, 한국에서 총 3번 결혼했다는 이순실의 결혼 이야기가 공개된다. 그녀는 북한에서 한 첫 결혼생활에서 가정폭력을 피해 가출한 후, 뒤늦게 임신 사실을 알게 되어 길에서 출산할 정도로 힘든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어렵게 낳은 아이를 키우기 위해 탈북을 결심했지만 사선을 넘자마자 인신매매단에 3살 딸을 빼앗겨 생이별하게 된다. 충격적인 사건 이후 이순실은 딸을 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나 전부 사기였다며 눈물로 고백한다. 자매들은 아이를 잃은 엄마의 참담한 심정에 공감하며 위로하는 시간을 가진다. 신계숙, 이순실 두 요리사와의 기대되는 만남은 1월 16일 목요일 저녁 8시 30분,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사진] KBS2 김나연([email protected])

2025-01-14

[멕시코이민 120주년] '눈물의 애니깽'에서 이젠 '비바 꼬레아'

년] '눈물의 애니깽'에서 이젠 '비바 꼬레아' 1905년 인천서 출항해 한 달여 만에 유카탄州 도착…1천31명 첫발 농장서 4년 노동 후 디아스포라 생활…한글학교 건립·독립운동도 지원 3·4세 후손 정계·의료계 활약…한류 열풍 타고 현지인 호감도 높아져 [※ 편집자 주 = 올해는 멕시코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1905년 5월 멕시코에 도착한 한인 1천31명은 에네켄(애니깽) 농장에서 4년 안팎의 시간을 보낸 뒤 뿔뿔이 흩어져 현지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현재 멕시코에는 3만여명의 후손이 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멕시코 한인 이민사 조망, 주멕시코 한국대사 인터뷰, 진입장벽 높은 멕시코 테킬라 시장 진출로 보는 현지 안착 사례 등 기획 기사 3편을 송고합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120년 전 한국인에게 멕시코는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와 부족한 먹거리로 곤궁에 빠졌던 선조들의 눈에 '묵서가'(墨西哥·멕시코를 뜻하는 한자어) 근로자를 모집하는 언론 광고는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문구로 채워졌다. '4년 계약. 주택 무료 임대. 높은 임금'이라는 조건의 초대장을 손에 쥔 1천33명은 그렇게 멕시코 첫 한인 이주민으로서 1905년 4월 4일 인천 제물포항에서 영국 상선 일포드호에 몸을 실었다. 일본 요코하마를 거친 일포드호는 출항 한 달여 뒤 멕시코 오악사카(와하까) 살리나크루스항에 닻을 내렸다. 그간 아이 2명과 어른 1명이 숨지고 아이 1명이 태어나 1천31명이 뭍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곧바로 기차와 배로 이동해 유카탄 프로그레소항으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10∼25명씩 무리로 나뉘어 메리다의 에네켄 농장에 배치됐다. 에네켄은 날카로운 잎을 가진 선인장의 일종이다. 에네켄은 당시 수요가 많았던 선박용 로프의 재료였다. 한인들은 이르면 오전 4시부터 일몰 때까지, 여름 한낮 기온 4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 속에서 에네켄 잎을 자르고 섬유질을 벗겨냈다. 얼굴이 검게 타고, 가시에 찔려 손에서 피가 나기 일쑤였다. 임금 체불에 임대주택과 식량도 직접 구입해야 했다는 게 당시 상황을 연구한 역사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황성신문은 1905년 7월 29일자 사설에서 "조각난 떨어진 옷을 걸치고 다 떨어진 짚신을 신는다", "한국 여인들의 처량한 모습은 가축같이 보이는데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실정", "농노들의 그 비참한 모습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도다" 등과 같은 비탄 섞인 글로 당시 한인들의 처참한 일상을 폭로하기도 했다. 계약 기간 종료 뒤에도 이주민들은 일제 치하에 놓인 고국에 돌아가기 어려웠고, 대부분 멕시코 전역으로 흩어져 정착하는 삶을 택했다. 일부는 멕시코 주민과 결혼하며 현지화했다. 1세대 이주 한인 중 270여명은 1921년 쿠바 사탕수수 농장으로도 넘어갔다. 이들은 현재 아바나와 마탄사스 등지에 사는 한국계 1천100여명의 선조다. 멕시코 이주 한인들은 '고생을 대물림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실현하고 정체성 수호를 위해 한글학교를 설립해 직접 아이들을 가르친 한편 독립운동자금을 모금해 모국에 보내기도 했다. 옛 국가보훈처(국가보훈부)에서 발행한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 실태 조사 보고서: 멕시코, 쿠바'를 보면 유카탄반도 한인들은 농장 계약 만료를 앞두고 대한인국민회의 메리다 지방회를 설립해 국권 회복 운동을 전개했다. 무관 양성기관인 숭무학교(崇武學校)를 세워 군인을 양성하기도 했다. 현재 멕시코에는 이들의 후손 3만여명이 살고 있다. 세대를 거듭하며 외모나 언어는 현지화했으나, 한인후손회를 조직해 활동하거나 한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즐기며 뿌리를 기억하고 있다. 2022년 '데센디엔테스(Descendientes. 후손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후손'이라는 제목의 23분 분량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멜리사 몬드라곤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후손들은 서로 다른 전통을 가진 매우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성장했다고 봐야 한다"며 "한인 후손들이 선조의 슬픔을 공유하며 멕시코 내 공동체로 자리 잡은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현재 후손들은 5세대까지 이어졌다고 한인후손회는 전했다. 3·4세 후손 중에는 상원 의원(노라 유)과 주 대법원장(리스베스 로이 송)을 지낸 사례도 있다. 후손들은 한국 사회와 더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며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각종 동포 간담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며 후손들의 바람을 전달하는 마르타 김 멕시코시티 한인후손회장(전문의)은 "선조들의 희생을 기리고 후손들이 더 단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후손들은 특히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인의 높은 관심을 기반으로 양국 간 교류가 더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분석 자료를 보면 중남미 지역 콘텐츠 시장은 2021년 이후 6년간 연평균 예상 성장률(6.63%)이 전 세계 평균 예상 성장률(5.19%)을 웃돌 것으로 관측됐는데, 특히 멕시코 내 한국 문화 소비 의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은 올해 한인 이주 120주년 기념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재외동포청과 국가보훈부 등에 적극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또 한편으로는 한인 후손에 대한 전수 현황 조사를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현지에서는 한국이민사박물관이 있는 유카탄주 메리다를 비롯해 캄페체주 캄페체가 5월 4일을 '한국의 날'로 지정해 기리고 있다. 유카탄주 정부 차원에서도 같은 날을 '한국의 날'로 기념한다. 2021년에는 멕시코 연방의회가 특정 국가 기념일로는 최초로 '한인 이민자의 날'을 지정했다. 이처럼 멕시코에선 이주 120주년을 맞이한 한국인들의 족적을 기리고, 한국과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려는 노력이 한 해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끝) 이재림

2025-01-04

김일우♥박선영, 이미 연애 중..결혼만 남았다 “공동명의로 주택살 것”(‘신랑수업’)[종합]

후, 담당 선생님이 들어서자 두 사람은 본격 ‘출산 교육’을 받았다. 이때 심형탁은 손을 들어 “선생님, 한 가지만 부탁드리겠다. 아내가 한국말을 잘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빨리 말하면 반 정도는 못 알아듣는다. 중요한 말에서는 조금 천천히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청했다. 선생님은 “이런 게 임신한 아내를 위해 남편이 해야 할 역할”이라며 그를 칭찬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두 사람은 출산 관련 퀴즈를 풀었고, 출산에 도움이 되는 커플 요가도 배웠다. 이후 심형탁-사야는 태교를 위해 주얼리 전시회를 방문했다. 전시회에서 온갖 예쁜 보석들로 ‘눈 호강’을 즐긴 두 사람은 인근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 중, 사야는 남편에게 “내년에 출산하면 일본에서 엄마가 오실 거다. 2월 중순쯤 오셔서 일주일 정도 계실 것”이라고 알렸다. 심형탁은 “한 달은 계셨으면 좋겠는데”라면서, “아예 함께 사셨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사야는 “어머니가 오시면 심씨가 부담스러울까 봐”라고 말했고, 심형탁은 “전혀”라면서 “내가 집을 나갈게”라고 용기(?)있게 말했다. 이에 사야의 눈총을 쐈고, 심형탁은 즉각 “장난이다~”면서 다급히 상황을 수습했다.  이어 그는 “혹시 임신 기간 중 내가 뭘 제일 잘 해준 것 같아?”라고 물었다. 사야는 “병원 같이 다녀 준 것”이라며 “(병원에서) 한국말을 잘 알아들어야 해서 심씨가 꼭 필요했다”고 고마워했다. 심형탁은 “사야가 그런 걸 행복하게 생각해주니 오히려 고맙다”고 화답했고, 사야는 “그래서 앞으로가 기대된다. 심씨는 새복에게 좋은 아빠가 될 것”이라고 폭풍 칭찬했다. 또한 사야는 남편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손편지와 세 식구의 탄생석을 담은 키링을 건넸다. 특히 사야가 쓴 손편지에는 “내후년엔 (우리 가족에게) 또 한 명이 있을까? 매년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자”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 심형탁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든든한 아빠로서 성장한 심형탁의 모습에 ‘멘토군단’은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심형탁-사야의 훈훈한 크리스마스 데이트에 이어, 이번엔 김일우의 하루가 공개됐다. 김일우는 강릉역에서 ‘꾸안꾸’ 스타일로 멋짐을 뽐낸 채 누군가를 기다렸다. 얼마 후, 박선영이 반갑게 웃으며 김일우 앞에 나타났다. 이를 본 ‘멘토군단’은 “됐다, 됐어!”라며 대리 설렘을 폭발시켰다. 김일우는 강릉의 명소인 월화거리 등으로 박선영을 안내했고, 거리 한복판에 있는 ‘소원 물고기’에서 각자의 소원을 적었다. 이때 김일우는 “SY(선영), 내 인생의 로또♥”라고 적어 넣어, “거의 프러포즈 아니야?”라는 ‘신랑즈’ 김종민의 감탄을 유발했다. 박선영 역시 흐뭇해하면서, “만약 내가 로또 1등에 당첨이 되면, 강릉에다가 오빠와 공동 명의로 주택을 살 것”이라고 돌발 발언을 했다. ‘교장’ 이승철은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공동 명의 플러팅!”이라며 대환호했고, 나아가 박선영은 “거기서 카페를 하든, 같이 관리를 하면 되잖아”라고 덧붙여 김일우의 광대를 승천시켰다. 달달한 분위기 속, 두 사람은 재래시장으로 향했다. 여기서도 시민들은 “부부시냐?”, “잘 어울린다”라고 열띤 응원을 보냈다. 김일우는 “내가 봐도 선영 씨랑 같이 서 있으면, 부부라고 오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슬쩍 웃었다. 시장에서 대게와 각종 먹거리를 사온 두 사람은 김일우가 사전에 예약한 캠핑장으로 갔다. 캠핑을 거의 해본 적이 없다는 박선영을 위해 김일우는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꾸미는 것은 물론 과일을 듬뿍 넣은 따끈한 뱅쇼를 만들었다. 박선영 또한 “오빠 생각이 나서 하나 챙겨왔다”며 김일우에게 선글라스를 건넸다. 김일우는 박선영과 함께 만든 키링에 이어 선글라스도 ‘커플템’처럼 장착한 채 행복해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가운데, 김일우는 박선영이 끓인 된장찌개를 먹으면서 “너무 맛있다!”며 ‘엄지 척’을 했다. 이후, 양갈비와 대게 살을 직접 발라 접시에 놔줬다. 박선영은 다정한 김일우의 모습에 “오빠 많이 늘었다”, “왜 오빠가 장가를 못 갔지?”라며 폭풍 칭찬했다. 두 사람의 꽁냥꽁냥 모드에 ‘스튜디오 멘토군단’은 “식장은 여기가 먼저 잡아야겠다. 박현호를 추월하겠다”며 설레어 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김일우는 후식으로 ‘크리스마스용 빵’인 슈톨렌을 꺼내 대접했다. 빵에 초를 꽂아 슈가 파우더를 뿌려 화이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낸 두 사람은 다정히 촛불을 껐다. 직후 박선영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김일우에게 목도리와 장갑 세트를 안겼다. 그러면서, “오빠 요즘 되게 좋다. 어떻게 보면 더 편해진 것 같다. (‘신랑수업’에서) 교육을 잘 받은 거 같아”라며 웃었다. 이어 “난 연애 세포가 죽어 있는데, 우리 모두 죽은 (연애) 세포를 살려야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일우는 “어떻게 살리나?”라고 쑥스러워했고, 박선영은 “2025년도에는 살아나지 않을까?”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이에 스튜디오가 확 달아 오른 가운데, 박선영은 “2024년 가장 잘한 일이 뭔거 같아?”라고 물었다. 김일우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널 만난 거!”라고 답했다. 박선영의 웃음이 빵 터진 가운데, ‘멘토군단’은 행복한 크리스마스 전야제를 보낸 두 사람을 향해, “내년이 더 기대된다”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email protected] [사진]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 방송 캡처 강서정([email protected])

2024-12-25

아이유 탄핵집회 응원했다고 "美CIA 신고" 생떼 부리더니.."수신차단" 엔딩[Oh!쎈 이슈]

한국에서 신고가 엄청 빗발쳐서 CIA가 놀라워하고 있다"며 "평균 2~3만명은 신고돼서 ESTA(비자) 막혔을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개된 이미지에 적힌 것은 "여러 개의 댓글을 너무 빨리 제출하려고 시도했다"는 안내문구였다. 해당 안내에는 "동일한 컴퓨터에서 10분마다 다른 의견 양식을 제출할 수 없다", "이 정책은 양식 남용을 줄이기 위해 수립된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는 A씨가 단시간에 같은 IP로 동일한 내용의 문의를 반복적으로 보낸 탓에 수신을 차단하는 자동 안내문이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CIA가 놀라워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 이를 본 다른 누리꾼들은 "저걸 저렇게 해석한다고?"라며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이같은 사태의 시작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요구하는 물결이 일어나면서다. 지난 7일과 14일 많은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모여 탄핵소추안 가결을 외쳤고, 이 과정에 가수나 배우와 같은 유명 연예인들 또한 집회에 참석하거나 참석자들을 위해 음식을 선결제 하는 등 힘을 보탰다. 아이유 역시 13일 공식 팬카페를 통해 "추운 날씨에 아이크(응원봉)를 들고 집회에 참석해 주변을 환히 밝히고 있는 유애나들의 언 손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지길 바라며, 먹거리와 핫팩을 준비했다. 건강과 안전에 꼭 유의하시고 아래 사항 참고 후 해당 매장에 방문 부탁드린다"고 빵 200개, 음료 200잔, 떡 100개, 국밥 200그릇 등 여의도 내 음식점 곳곳에 선결제를 한 뒤 주소를 공유했다. 이를 본 일부 극우 성향 네티즌은 아이유가 광고 모델인 기업 상품을 불매하자고 목소리를 낸 데 이어 그를 미국 CIA에 신고하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이에 아이유와 같은 연예인 외에도 정치인 등 탄핵 찬성을 지지한 많은 이들에 대한 CIA 신고가 이어졌고, 탄핵 찬성 리스트까지 만들어 공유하며 집단적인 신고 행위와 인증 글이 쏟아졌다. CIA에 신고하면 비자 발급이 막히거나 미국 입국이 어려워진다는 주장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CIA 신고와 미국 입국 사이에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 됐다. "CIA 반미주의자로 신고하면 미국 입국이 영구 금지된다"는 주장은 2018년에도 한 차례 떠돈 적 있었다. 하지만 당시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주한 미국대사관 측은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비자나 체류 업무는 CIA가 아닌 국무부 주관이며 단순 정치 성향만으로 비자 발급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 결국 일부 극우 성향 네티즌들은 이미 8년 전 거짓으로 판명된 가짜뉴스에 속아 황당한 행위를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같은 이유로 CIA 신고를 당했던 한 정당인은 "제 미국 입국엔 아무 문제 없다"며 여행 비자 허가 승인을 받은 내역을 인증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OSEN DB, 온라인 커뮤니티  김나연([email protected])

2024-12-23

2024 달라스 코리안 페스티벌, “최선의 준비, 아쉬운 참여”

한국의 맛과 멋을 즐기는 장이 됐다. 오전 11시 개막식을 필두로 이날 행사가 본격 시작됐다. 중앙 무대에서 웅장한 북 소리가 행사의 시작을 알렸고, 화이트 타이거 태권도 시범단이 본 무대 위에서 태권도 시범으로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광개토 사물놀이 팀을 필두로 한 행렬이 행사장 주변을 한바퀴 돌며 사물놀이 연주로 행사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행렬에는 귀빈들과 코리안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공연자들, 그리고 일반 방문객들이 함께 했다. 행렬을 마치고 귀빈들이 무대에 오르며 축사와 인사말이 이어졌다. 무대에는 달라스 한인회 김성한 회장을 비롯해 스티브 베빅 캐롤튼 시장, 그리고 한인사회 및 주류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함께 했다. 개막식이 끝난 후 귀빈들이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대형 비빔밥 체험관으로 이동해 비빔밥 비비기에 동참했다. 이 비빔밥은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됐다. 무대 공연 첫 스타트는 한국의 걸그룹 위나가 끊었다.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케이팝 커버 댄스 팀들의 공연이 있은 후 한국의 남성 아이돌 그룹 이스트샤인의 무대가 펼쳐졌다. 은혜 노인복지센터 노인들의 우클렐레 연주와 남성 중창단 공연, 섹소폰 연주, 라인댄스 및 에어로빅 댄스 공연 등이 이어졌다. 중앙 무대 위에서 여러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아래에서는 많은 외국인들이 딱지, 제기차기, 투호 등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했고 친구와 가족들끼리 함께 한복을 입어보며 사진을 찍는 모습도 많이 포착됐다. 한복을 입어보던 미국 여성 모네(18)씨는 “8살 때부터 한국 케이팝과 한국 문화를 좋아했다. 캐롤튼에서 코리안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말을 듣고 직접 한국 문화, 음식, 케이팝 관람을 체험해보기 위해 포트워스에서 운전해왔다”고 전했다. 마가렛(24)씨는 “2018년에 다니고 있던 대학 TCU 밴드에서 케이팝을 연주하며 코리안 문화를 알게 되는 기회를 가졌고, 그때부터 한국 문화와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 음식과 문화를 맛보고 한복을 입어보며 사진도 찍고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갖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달라스 경찰국에서 파견된 경찰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안전을 지키는 한편 간간히 한국 음식을 맛보며 미소 띤 얼굴로 공연을 관람하기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달라스 협의회(회장 오원성)의 2024 청소년 통일 그림 공모전 시상식 및 전시회가 전시 부스에서, 그리고 달라스 한인회(회장 김성한)가 주최하고 한솔문학(대표 김미희)가 주관한 제1회 한글날 기념 디카시 공모전의 수상식이 무대 위에서 진행됐다. 달라스 한인회에서는 각종 대한민국 소개 책자와 자료를 구비하며 홍보했고, 주달라스영사출장소에서는 국적과 병역에 대한 상담 부스를 마련했다. DMS 간호조무사학교 부스에서는 혈압 측정 및 간단한 상담과 함께 학생 모집 홍보를 진행했고, 아퀼라 항공(US Aviation)학교, 달라스 장애인체육회, 신시스 재정 등이 홍보 부스를 마련해 홍보했다. 또한, UTD와 UTA 한국 학생 연합회에서 나온 대학생들이 귀여운 캐릭터 인형들을 팔아 자체 후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태권도 시범이 있은 후 길쌈놀이가 진행됐다. (사)한국국악협회 북텍사스지부 박성신 회장이 이끄는 문하생들이 길쌈놀이를 재연했고 행사장 안에 있던 모든 방문객들이 길쌈놀이를 중심으로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하며 이날 오후 프로그램은 고조에 달했다. 예년과 마찬 가지로 이번 코리안 페스티벌에서 가장 인기를 끈 것은 한국 먹거리였다. 행사장 입구부터 늘어선 한국의 각종 먹거리와 한국 전통 놀이 및 한복 전시가 미국 대도시 한 가운데에서 진행 중인 한국 축제의 장에 와 있음을 실감나게 해줬다. 한국 대표 거리 음식인 떡볶이, 오뎅, 떡꼬치, 라면, 컵밥, 김밥 등을 비롯해 한국의 맛을 널리 알린 K-바베큐인 갈비, 불고기와 치킨 등 시각, 후각, 미각을 만족시키는 각종 음식 및 디저트들이 한인들 뿐만 아니라 타문화권 방문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발걸음을 이끌었다. 북텍사스 한인상공회에서는 직접 라면 기계를 가져와 방문객들이 직접 끓여 먹게 해 인기를 끌었고, F&F 케이더링, Rock Pepper Fire, 넘버원 플러스 치킨, 토리도리 치킨, CM치킨도 한국의 치킨 맛을 알렸다. 언빌리버보울(UnbelievaBowl)에서는 그릴에 직접 LA갈비, 불고기를 구워서 밥, 야채와 함께 그릇에 담아 팔았고 밀크티, 아이스티 등 음료도 함께 제공했다. 직접 뽑은 떡과 신선한 재료들로 부스에서 직접 음식을 요리하며 판매한 에스카페 임향숙 사장은 “이런 기회에 가족들이 함께 나와서 즐겁게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각종 떡, 오뎅, 소떡소떡 및 직접 만든 떡으로 만든 떡볶이를 팔았는데, 소떡소떡이 외국인들에게 제일 반응이 좋았다. 찾는 손님들은 미국인 및 외국인들이 좀 더 많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가 한차례 연기됐던 탓인지 이날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수가 예년에 비해 현저히 적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해가 지면서 본격적인 케이팝 무대가 펼쳐졌다. 걸그룹 위나와 보이그룹 이스트샤인이 무대를 빛냈고, 프로 못지 않은 실력의 케이팝 커버 댄스 팀들이 행사장을 들썩이게 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광개토 사물놀이와 비보이, 그리고 케이팝이 어우러진 무대였다. 광개토 사물놀의 한국 전통 가락에 비보이들이 신기에 가까운 춤을 선보였고, 여기에 케이팝 음악이 섞여 진정한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환상의 조화를 이루는 무대를 펼쳤다. 코리안 페스티벌 준비위원회는 이날 행사장에 2만여 명의 방문객들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캐롤튼 경찰국은 본지에 보내온 이메일을 통해 이날 2천여 명이 행사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주최측이 행사 준비를 위해 최선은 다했지만 참여가 저조해 아쉽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달라스 한인회는 지난 25일(월) 배포한 이메일을 통해 “2024년 코리안 페스티벌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참여해 주신 모든 벤더분들과 방송국, 기자분들, 달라스 어머니회, 텍사스 어머니회, 북텍사스 간호사협회, 민주평통, 달라스 출장소, 달라스 태권도협회, 북텍사스 한인상공회, 달라스 장애인 체육회, 북텍사스 한국여성회, 그리고 모든 봉사자분들께 감사에 마음을 전한다”며 “행사 날짜변경 등으로 여러 어려움들이 있으셨을 텐데 끝까지 응원과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부족한 부분들을 개선해 나가면서 더 열심히 준비하는 달라스 한인회가 되겠다”고 밝혔다.   〈달라스 중앙일보 합동취재단〉페스티벌 달라스 달라스 코리안 코리안 페스티벌 달라스 한인회

2024-11-29

[기고] 잔인한 10월

한국은 아직 과학 분야에서 한 명도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10월은 한국 과학계엔 잔인한 달인 셈이다. 그동안 한국의  문제점은 수없이 지적됐다. 그러나 매년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9월과 10월에 반짝하다 곧장 사라진다.   최근 알래스카에서 94세인 한 일본인 과학자의 강연이 있었다. 그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야외 관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상식을 벗어난 일에 전념하라는 진심 어린 충고를 남겼다. 이 과학자는 20대에 알래스카로 와 평생 오로라 연두에 몰두했다. 소위, 한 우물만 판 것이다. 그 결과는 최고의 업적이라는 성적표를 남겼고, 미국과 유럽에서 오로라 연구 관련 최고상을 받았다.   그는 내가 알래스카대학에 왔을 때 초대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었다. 그는 젊은 연구자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다. 관련 분야의 과학자들을 소개해 줬으며, 어떤 연구든 참신성과 창의력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때 그의 나이가 이미 70세였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021년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마나베 슈크로 박사(93·프린스턴 대학 수석연구원)와의 만남도 큰 축복이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일본 과학기술청 프런티어 연구 시스템 지구 온난화 연구 책임자로 일한 마나베 박사는 호기심이 넘치는 아이처럼 연구 내용을 꼼꼼히 듣고 많은 조언을 해 주었다.     이들 일본 과학자를 만난 것은 큰 축복 중 하나였다. 두 석학에게서 배운 것은 학문을 대하는 태도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충고는 두 석학의 공통된 조언이었다. 실패 속에서 새로운 개념이나 정설을 세울 수 있다는 격려가 아직도 귓전에 남아 있다.     또 하나는 비판과 비평을 곱씹으라는 것이다. 좋은 말은 귀에 거슬리고,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말처럼 남의 비판을 새겨듣고, 앞으로 정진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한국과 공동연구를 한 지도 10년이 넘어간다. 연구비를 받는‘을’의 입장과 연구비를 주는 ‘갑’의 입장은 천지 차이다. 먼저, 한국 공무원들은 3년간의 보직 재임 기간에 성과를 내야만 승진에 유리하다. 그러다 보니 승진에 목을 매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연구자에게 매년 뚜렷한 연구 실적을 요구한다. 그런데 이게 과학자 입장에서는 어불성설이다. 연구 결과는 예측하는 대로 나오는 법이 절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과학 선진국과의 차이다.   기초과학 분야는 그 성과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노벨상 수상자는 20대에서 40대 초반의 연구 성과가 30~40년 후에 개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한 기초 과학 분야는 없다. 특히,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분야에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것은 2021년이 최초였으니 말이다.   국가의 지원이 생산력이 높은 분야에 집중되는 것은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일이다. 그렇지만, 생산력이 높은 분야의 근본도 기초학문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숲을 보려면 숲속이 아니라 숲을 벗어나야 제대로의 숲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초과학 분야에 임하는 과학자의 마음 자세다. 우선, 대학에서 이들을 위한 최상의 교육이 필요하다. 1000명의 인재 중에서 한 명이라도 특출한 인재를 만들면 그 인재로 인한 파급효과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변함없는 국가적 투자를 부탁하고자 한다. 정권에 따라 변하는 교육은 미래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다. 왜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하는가를 명심해야 한다.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과학자는 현재와 미래를 위한 연구에 전심을 다 해야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기초 과학자들에게는 매년 10월이 잔인한 달이 될 수밖에 없다. 이들만의 잘못이 아니라 이들의 연구를 지켜주지 못한 환경과 시스템 잘못도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도 기초학문이자 종합학문이다. 특히, 극지 연구는 산학연의 집합체가 응집된 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잔인 과학자 입장 노벨상 수상자 이들 과학자

2024-10-27

[문예마당] 추석의 그림자

먹거리가 푸짐하다. 조용했던 교회가 추석 기분에 모처럼 활기가 넘친다. 고희가 넘은 권사님들이 사명감으로 먹을거리를 많이 준비하는 것을 보니 너무나 감사하다. 노 권사님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노라니 추석이 되면 부엌에서 바쁘게 일하시던 어머니 모습이 연상된다. 아무튼 보기 좋은 풍경이다.     추석은 한가위,중추,중추절,가배일 이라고도 부른다. 설날과 더불어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전통 명절이다. 미국에서의 추수감사절에 해당하는 명절이다. 가을 추수를 끝내고 풍성한 햅쌀과 햇 과일로 조상께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한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가족끼리 모여 파티를 열고 칠면조 고기를 비롯해 여러 음식을 먹으면서 하나님께 감사하며 보낸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추석을 맞으면 으례  할머니, 할아버지의 차례를 지낸 후에는 온 식구가 한 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했다. 그때 아버님을 비롯한 어른들은 시종일관 추석 대목 이야기만 하셨다. 청계천 6가에 자리 잡은 평화시장은 50~60년대에는 의류 도매상이 밀집해 있어 지방 도시 상인들은 모두 그곳에서 도매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해 갔다. 어른들은 고객에 대한 이야기, 판매 수익 등의 이야기로 끝날 줄을 몰랐다. 하지만 나는 장사 이야기가 별로 재미가 없었다. 그 외 가족들은 지난 이야기들을 하느라 온 집안이 떠들썩했다.     그런데 미국에 이민 와서 나도 장사를 하다 보니 형제들을 만나기만 하면 장사 이야기가 절로 나온다. 모두 장사를 했기 때문이다.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가다 보니 이제는 장사 이야기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모두가 아쉬운 지난날의 추억이 되고 말았다. 두 형제는 이미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고, 남은 형제들도 머리에 염색해야 될 나이가 되었으니 말이다.     아버지가 장손이라 추석이면 작은아버지들과 사촌 형제들이 모두 큰집인 우리 집으로 모였다. 집안은 떠들썩해지고 완전히 도떼기시장이 되고 말았다. 가족 간에도 빈부의 차가 있고 처지가 다르다 보니 모두의 비위를 맞추고 그들의 마음을 격려하기란 그리 쉽지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어머니는 누구 하나 상처받지 않도록 무척 애를 쓰셨다. 사람을 차별 없이 고루고루 인격을 존중하는 것도 리더십의 일부가 아닌가.  쉽게 말해 개개인의 비위를 잘 맞추셨다. 공짜로 생긴 것도 남의 것과 비교해 적으면 불평이 먼저 나오게 마련이다. 받은 것에 감사보다는 남보다 적은 것만 생각한다. 이것을 소위 ‘상대적 가치관’이라고 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행복이 온다는 것을  인간은 종종 망각한다. 제사가 다 끝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갈 때  어머니는 한 사람 한 사람 음식과 과일 등을  챙겨 한 보따리씩 쥐여 보낸다. 당시는 모두 살기 힘들고 마음대로 먹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이 장남이라 동생들을 비롯해 모든 가족을 돌봐야 할 책임이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모두 돌아간 후 텅 빈 집안은 쥐죽은 듯 고요하다. 그러나 뒤처리는 어머니 몫이다.  어머니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화가 나고 안타까워  그저 옆에서 어머니를 도왔다. 어머니는 화가 나면서도 “이렇게 사람 꼬일 때가 좋은 거란다”하시며 열심히 치우신다. 그런 생활도 끝낸 지가 수십 년 지났고 모두가 추억의 그림자가  되고 말았다. 그것이 사람 사는 거지. 과거는 모두가 아름답다. 미국으로 건너온 후부터 그런 추억은 찾아볼 수가 없다.   미국생활  수십여년이 훌쩍 흘러갔다. 사랑하는 부모님도 멀리 가시고 세월은 무자비하게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바람도 아닌데 세월은 내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꽃잎들을 떨어뜨렸다.   미국에서 추석을 지킨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인 마켓에는 여느 날보다 많은 손님으로 북적였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에서처럼 추석을 보낸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지만 아이들도 만나기 힘들고 모든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 하지만 보름달 만은 예나 지금이나, 한국이나 미국이나 변함이 없다.   옛날 송강 선생이 사모하는 여인을 생각하며  쓴 시 한 수가 생각난다, 추석날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고운 임이 보고 싶어 쓴 시인 것 같다.     ‘내 마음 도려내어 둥근달 만들어서/ 구만리 높은 하늘 덩그러니 걸어놓고/ 고운 님 계신 곳에 비쳤으면 싶구나.’   슬그머니 엄습해 오는 외로움에 싸여 지난날 온 가족들과 오손도손 지내던 추석의 장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그것은 그림자일뿐  잡을 수가 없다. 모든 식구의 생생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훌쩍 왔다 훌쩍 가버리는 추억의 그림자라도 붙들고 싶다. 세월을 뒤로 움직일 자 누구랴. 세월을 거꾸로 되돌려 내 마음 도려내어 보름달 만들어서 서울 하늘에 드높이  걸어놓고 지난날 추석의 그림자라도 구석구석  보고 싶구나.     백인호 / 수필가문예마당 그림자 추석 추석 분위기 추석 기분 시종일관 추석

2024-09-19

달라스 한인회·여성회 주최, 제1회 재정 콘서트 성료

한국여성회(회장 이송영)가 주최하고 신시스가 주관하는 재정 콘서트가  지난 7월 20일(토) 달라스 한인회 사무실에서 열렸다. 오전 10시 부터 오후 6시 까지 하루종일 계속된 이 행사는 지역 경제전문가들과 한인들의 많은 관심과 후원 속에 20여명의 신시스 에이전트들과 강의를 맡은 재정전문가들을 포함 약 100명의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재정 콘서트에서는 융자, 부동산, 세금, 상속, 학자금 등의 재정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통합 세미나를 통해 재정 관련 여러 부분에 대한 유익한 정보들을 제공했다. 신시스의 기획으로 시작된 재정 콘서트는 올해 처음으로 시작되었으며, 두 달 전인 5월에 엘에이에서 처음으로 막을 연 후, 지난달 6월에는 조지아에서, 한 주 전에는 버지니아에서 각각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는 미셸 리 신시스 디스트릭트 디렉터와 박수현 스타트 에셋(Smart Asset) 대표 및 신시스 이사가 사회를 맡았고, 총 8개 세션으로 나뉘어 8명의 전문 강사진이 개인 재정 운용과 금융 서비스에 대한 다양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전달했다. 처음으로 달라스 한인들을 위해 경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과, 한인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경제 다방면에 관한 금융 정보를 한국어로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줬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의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세미나를 진행한 강사 명단은 다음과 같다. 윤은진 공인 학자금 전문가의 학자금 마련 방법에 대한 ‘밀리어네어 베이비 프로젝트’  △ 김수현 서밋 파이넨셜 그룹(Bright Summit Financial Group) 재정전문가의 ‘생명보험과 리빙 베네핏’ △ 미아 방 신시스 미주 중남부 대표의 ‘선택이 아닌 필수, 소셜 연금 알아보기’ △ 로돌포 시에라(Rodolfo Sierra) F&G National 부대표의 ‘Annuity & Life, Financial Industry’ △ 조나단 리 조나단 파이넨셜 그룹 재정 전문가의 ‘개인 은퇴 연금 IRA와 401K에 관한 모든 것’ △ USC Law School 교수인 팀 청(Tim Chung) 상속 변호사의 ‘텍사스의 상속 플랜과 트러스트’ △ 라프 송(Rafe song) 택사스 레거시 부동산 대표의 ‘달라스 부동산 현황과 바뀌는 관행’, 고창오 신한 아메리카 본부장의 ‘SBA 론과 금리동향’   사회를 맡은 미셸 리는 “지역사회와 한인사회에 더 공헌하기 위해 이 재정 콘서트처럼 한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넓혀가고자 한다”는 달라스 한인회의 포부를 대변해서 전달했으며, 이어서  11월9일에 열릴 예정인 코리안 페스티벌을 홍보했다. 그는  “2016년부터 달라스 한인회가 주최해온 코리안 페스티벌은 K팝을 비롯해서 전통과 현대 문화를 아우르는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이고 미국 전역에서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큰 행사이다”고 설명하며 “한국의 문화와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장이니 많은 호응과 적극적 참여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성회와 함께 이번 행사를 주최한 김성한 달라스 한인회 회장은 “신시스를 비롯해서 행사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이런 유익한 세미나를 기획해서 한인들을 위해 한인회가 도움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아 방 신시스 미주 중남부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에이전트들이 손님들과 만나면서 신시스의 전문 분야 뿐만 아니라 경제의 다른 방면에 대해서도 각각 전문가들을 초대해 콜라보로 세미나를 열어서 필요한 정보들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말하며   “유투브나 각종 매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많지만, 서로 연결이 안 되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융자, 부동산, 세금, 상속, 학자금 등의 전문인들과 함께 콘서트 형식으로 경제 정보를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이번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첫 번째 경제 콘서트를 열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이어서 “한인 커뮤니티 단체들과 연합으로 함께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달라스 한인회와 북텍사스 한국여성회가 함께 해주고 전체를 다 코디네이트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터뷰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박수현 스마트 에셋 대표이자 신시스 이사는 “달라스 한인회와 여성회와 함께 주최한 이번 재정 콘서트를 통해서 많은 달라스 한인들에게 금융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접할수 있는 통로를 마련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며, “신시스는 다가오는 9월 초 중에 ‘앙코르 미니 콘서트’ 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재정 세미나로 찾아올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재정 콘서트에 참여한 다수의 한인들은 유익한 정보를 얻게 되어 좋은 시간이고 매우 만족했다고 소감을 말하며,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준 경제 전문가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금리 시대, 인플레이션과 불안정한 유가와 주식 시장 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 이에 따른 소비 위축과 낮은 취업률 등의 현실 속에서 세미나나 교육 프로그램이 더 많이 생겨나기를 바라는  한인들의 바램이 더 커지고 있다.   캐서린 조  기자달라스 한인회 달라스 한인회 재정 콘서트 북텍사스 한국여성회

2024-07-26

시카고 ArchFS사 저스틴 신 COO 인터뷰

한국스타일의 프리미엄 고기 유통을 시작으로 향후 한국식 밀키트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습니다. 단순한 고기 공급을 넘어서 고객의 필요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본격적인 ‘프리미엄 고기 유통 시장’ 진출을 선언한 ArchFS(Arch Food Service Inc.)사 저스틴 신(사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1일 롤링 메도우스 소재 시카고 중앙일보를 방문했다.     신 COO는 이날 “ArchFS는 최고 품질의 고기와 혁신적인 포장 기술을 결합하여, 유통 산업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반조리 식품은 인스턴트”라며 “ArchFS는 기본인 육류와 육수, 소스 등을 별도로 포장하는 한식 스타일 육류 패키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육류의 두께와 무게를 다양하게 나눠 가정용에서부터 대형 식당까지, 심지어 식품 서비스 업체의 벌크 옵션까지,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는 ‘음식의 물류화’라고 전했다.     ArchFS 사는 엄선된 벤더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상의 품질만을 취급한다. 특히 도축 당일 또는 최소 하루 전 것만 공급 받아 당일 작업 후 즉시 첨단 특수 진공 포장과 급속 냉동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최고의 신선도를 자랑한다. 유효 기간은 1년으로 표시되어 있어도 사실상 유통 기한 없이 이용 가능한 셈이다.     신 COO는 이날 ‘위생’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을 만한 먹거리,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USDA(미국 농무부) 승인을 받아 최고 수준의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고 있으며 HACCP(위해 요소 중점 관리 기준) 인증을 통해 위생적이고 안전한 고기 유통을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격은 상대적으로 기본 비용이 많이 들지만 창업 초기 프로모션을 위해 현재 한인 마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카고 북서 서버브 윌링에 최첨단 설비와 유통 센터를 갖춘 본사를 두고 있는 ArchFS사는 Fresh Farm International Market, Tony’s 등 시카고 일원 마트 20여 곳에 납품 중이고 현재 주얼과 마리아노스와도 입점을 논의 중이다.     신 COO는 “한인을 넘어 미국 시장 전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Bobiyo라는 브랜드로 밀키트 제조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향후 반조리 제품과 밀키트 시장으로 더욱 확대, 식품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 오겠다”고 말했다.     1990년대 가족 이민으로 미국에 온 신 COO는 잡화, 식품 도매 등 다양한 업종에서 경험을 쌓은 후 아내가 부모님께 물려 받은 식당을 돕다가 식품업에 본격 관심을 갖게 됐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반조리 식품을 직접 제조, 마트 등에 납품하다가 4년 정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작년 말 ArchFS(www.archfs.com)를 이진천 현 대표와 함께 창업했다.     노재원시카고 저스틴 소재 시카고 고기 유통 식품 서비스

2024-07-02

지역사회와 함께한 축제 “올해도 빛났다”

한국 문화와 맛, 멋을 즐기는 자리로 마련됐다.     간간히 내린 비로 야외 공연과 야드 세일 등이 실내에서 진행되었지만 3000여명을 웃도는 방문객들이 참여해 풍성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는 잔치 한마당으로 진행되었다.   김요셉 목사는 “이번 행사로 많은 이웃들이 교회를 방문하고 함께 기쁨의 시간을 갖게 된 것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계속해서 영적인 기쁨을 나눌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K-팝 가수 한희준 초청 공연을 비롯해 지역 고등학교 학생들의 K-팝 댄스공연, 사물놀이, 태권도 시범 등의 문화 행사를 선보이며 차세대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잔치음식으로는 떡볶이, 컵빙수, 메밀전, 김치전, 불고기, 녹두빈대떡, 달고나 커피, 김밥 등 열린문교회 성도들이 준비한 다양한 한식 메뉴가 준비된 음식 부스에는 인파로 가득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미끄럼틀, 문 바운스, 트램폴린, 기차놀이 등의 이벤트가 체육관에서 열리며 아이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이밖에 지역사회 주민들을 위한 워싱턴한인복지센터에서 진행하는 법률, 사회복지 상담 부스가 설치돼 도움을 제공했다.    한편 2018년부터 아트 달란트를 개발하고 장학금을 수여해온 아트 컨테스트에는 Pre-K부터 12학년 학생 70여명이 참가했다. 워싱턴 한미 미술가 협회 회원들의 심사후 각 그룹당 장학금 지급과 심사위원 특별상 수여시간이 이어졌다.     Pre K-K 금상 수상자에 오시훈, 1-4학년 금상에 조앤 리(포퓰라트리 초1), 5-8학년 금상 에이미 신(락키 런 고 8) , 특별상에 한나 TSOI(밀런 초1)가 수상했다. 이들의 수상작품은 내달 2일(일) 부터 8일(토), 오후4시부터 7시까지 센터빌에서 열리는 국제축제미술대회전시회(14631 Lee Hwy #314) 전시될 예정이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지역사회 축제 지역사회 주민들 아트 컨테스트 댄스공연 사물놀이

2024-06-17

[콜로라도 주 한인회 & 노인회 주최] 어버이날 행사 성료

한국소릿길 국악예술단'과 '여수우도풍물굿보존회'를 초청하여 노인데이케어 센터를 이용하는 한인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국악 한마당' 행사를 성대하게 진행했다. 이번 초청공연은 1, 2차로 나누어 진행하였으며 1차는 5월 8일 수요일 오후 1시 한마음 시니어케어(원장 에스더 한), 2차는 5월 10일 금요일 오후 12시 파라다이스 시니어센터(원장 낸시 김)에서 열렸다. 문주석 준비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된 10일 행사는 내빈 인사말, 여수우도풍물보존회 김영 단장의 한인사회 발전기원 덕담, 소릿길 국악예술단의 춘향가 중 '사랑가', 사물놀이, 남도민요, 어서치고 술 묵세 조포국에 짐난다 등으로 진행되었다. 공연 후에는 파라다이스 시니어 케어에서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점심식사를 제공했으며, 풍성한 먹거리와 다채로운 공연으로 어르신들에게 흥겨움을 안겨드렸다.      이날 행사에는 콜로라도주 한인회 정기수 회장, 전미주 총연 국승구 총회장, 조영석 전 한인회장과 조석산 전 한인회장, 소릿길 국악회 허양석 예술 총감독, 한신기획 배언병 대표 등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콜로라도주 한인회 정기수 회장은 환영사에서 “어버이날을 경축하기 위해 소릿길국악예술단과 여수우도풍물굿보존회의 수준 높은 공연을 준비하게 되었다. 국악 한마당이 모두에게 좋은 추억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승구 전미주 총연 총회장은“한인회에서 어버이날을 맞아 어르신들께 이렇게 뜻깊은 행사를 준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장소를 제공해 주신 시니어 센터측에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격려사 했다. 여수우도풍물보존회 김영 단장은 인사말에서 “어머니라는 단어는 언제나 떠올려도 가슴이 먹먹해져 오고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며 “어버이날을 맞아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공연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미소를 머금고 공연을 지켜보던 어르신들은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에 “얼쑤 좋다!”라는 추임새를 함께 넣기도 했다. 또, 신명나는 사물놀이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어깨춤을 추며 공연내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어르신은 “어버이날을 맞아 흥겨운 국악한마당 공연을 보며 친구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는 소감을 전했다 .    한편 여수우도풍물굿보존회는 1989년 열린문화패 ‘솔뫼’란 이름으로 출발하여 중간에 ‘한울림’, 2004년에 ‘여수우도풍물굿보존회’로 개명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매년 수많은 공연들을 개최하고 있으며, 특히 전남지역의 100여개의 학교를 방문해 풍물·사물지도를 해오고 있고, 곳곳에 풍물동아리·단체를 만들어 예인들을 양성하고 있다.   김진 기자콜로라도 주 한인회 & 노인회 주최 어버이날 행사 어버이날 행사 콜로라도주 한인회 국악한마당 공연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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