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검색조건
키워드
기간
-
검색대상
검색조건
키워드
기간
검색대상

국민연금ㆍ서학개미 힘 입어 순대외금융자산 1조 돌파 ‘역대 최대’

주식 투자 열풍에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의 해외 투자 비중 확대로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이 1조 달러를 돌파했다. 4년 연속 증가해 역대 최대인데다 연간 증가 폭도 가장 컸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1조1023억달러로 전년 말(8103억 달러)에 비해 2920억 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말 대비로는 1245억 달러 늘었는데 전년ㆍ전기 대비 증가 폭 모두 역대 최대다. 2023년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이 1조 달러를 상회한 국가는 일본ㆍ독일ㆍ중국ㆍ홍콩ㆍ노르웨이ㆍ캐나다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거주자의 해외 투자 등 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인 대외금융부채를 뺀 값으로, 한국의 대외지급 능력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2조 4980억 달러)은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1367억 달러)를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1663억 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부채(1조3958억 달러)는 비거주자의 국내증권투자(-1180억달러) 감소로 전년 말 대비 1257억 달러 줄었다. 특히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이 역대 최대인 데다,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 잔액을 처음 넘어섰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국내외 증시 디커플링(탈동조화) 등으로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가 크게 줄어든 사실도 순대외금융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 감소폭은 역대 3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크게 늘었다가 하반기 들어선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줄었다. 외환보유액과 함께 대외충격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순대외금융자산은 2014년 흑자 전환(809억 달러)한 뒤 10년 새 13배 늘었다. 무엇보다 3대 공적연금(국민ㆍ공무원ㆍ사학연금)과 한국투자공사의 해외 투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국내외 자본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 비중을 2023년 말 50% 이상으로 늘렸고, 2028년 6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2019년부터 서학개미 투자 열풍이 이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 투자가 늘면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을 부추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외 투자자금이 국내로 되돌아올 때 환율 방어막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달러 빚인 단기외채는 1469억 달러로 전년 대비 62억 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5.5%로 전년 대비 1.8%포인트 상승했다. 과거 대비(2019~2023년 중 37.1%)로는 낮은 수준이다. 전체 외채 중 단기외채 비중도 21.9%로 1년 새 1%포인트 올랐지만, 과거보다는 낮다. 박 팀장은 "단기외채 비중이 커진 것은 해외투자가 급증하는 과정에서 단기 차입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2023년에 비중이 크게 줄어든 뒤 소폭 반등했기 때문에 2019년∼2023년 평균 27.5%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관련 자료를 내고 “단기외채 비중과 비율 모두 전년 말 대비 다소 상승했으나 예년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의 외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외화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은 2024년 말 기준 171.8%로 규제 비율인 8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신정부 정책 파급 영향 및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지정학적 불안 등 영향으로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정부는 관계기관 간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대외채무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희([email protected])

2025-02-26

[임동연의 마켓 나우] 글로벌 배당금 전망 여전히 파란불

주식 시장에서 무엇을 기대할 것인지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코로나 이후 더딘 성장세를 보이던 글로벌 배당금이 지난해 8%의 깜짝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 기술주,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은행주, 일본의 자동차주, 정부의 주주환원 개혁에 대거 배당금을 올린 중국 기업까지 배당에 유독 호재가 많았다. 요즘 주식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이 고점이 올해에도 유지될지 여부다. 우리의 최신 분석 결과는 긍정적이다. 2025년 글로벌 총 배당금이 2조300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미 지역의 배당금 지급액은 4% 증가할 것이다. 일본·홍콩·호주·한국·싱가포르를 포함한 선진 아시아 지역은 배당금 지급액이 3% 증가하고 유럽은 3.4% 감소가 예상된다. 신흥 시장의 전반적 흐름은 감소세이지만, 지역별 추세는 다양하다. 중국 본토, 인도, 대만이 주도하는 아시아 신흥 시장은 5%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신흥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은 모든 지역 중 가장 큰 감소가 예상되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배당금 감소가 두드러질 것이다. 이는 사우디 아람코의 특별 배당 지급 계획이 2024년 4분기를 끝으로 종료되었기 때문이며, 이에 따라 신흥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배당금이 20% 하락할 전망이다. 라틴아메리카는 4%의 완만한 감소가 예상된다. 은행 부문과 에너지 부문은 전통적으로 배당금을 가장 많이 지급한다. 글로벌 은행 부문의 배당금 규모는 약 3800억 달러, 에너지 부문은 약 3200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 4년 동안 20% 성장했던 글로벌 은행 부문의 배당 증가율은 현재 약 2%로 둔화되고 있다. 과거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던 홍콩과 중국 본토의 은행 부문도 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각국 금리 변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은행들이 올해 배당 지급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분석과 맞물려 있다. 에너지 부문은 정기 배당금 외에도 일회성 또는 특별 배당금 비중이 상당히 높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경제 성장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에너지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향후 수요 둔화에 대비하려는 생산 증가는 공급 과잉의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에너지 회사들은 특별 배당을 줄이고, 정기 배당 유지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배당 삭감 리스크의 가능성은 작아 보이며 올해 글로벌 배당 시장은 작년의 고점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임동연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배당예측팀 글로벌 리드

2025-02-26

94세 강제동원 유족, 日기업 찾아 호소…"배상 판결 이행하라"

한국에서 연행돼 강제노동했고 2003년 일본에서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며 "한국 대법원에서는 승소해 아내의 오랜 한을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지코시는 대법원 판결에도 무엇도 하지 않고 있다"며 "판결이 나왔다면 사과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구로사와 쓰토무 후지코시 사장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모두 해결된 문제라면서 일본 정부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 사안은 민간 기업과 개인 간 문제인데, 후지코시가 정부를 언급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후지코시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이날 주주 자격으로 주주총회에 참석해 회사 측을 상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해 2월에도 후지코시 주주총회를 방문해 배상을 요구했지만, 후지코시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씨 부인 임씨는 일제강점기였던 1945년 3월 국민학교(현재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도야마시 후지코시 공장에 동원돼 하루 8시간 비행기 부품을 만드는 노동을 했다. 임씨는 후지코시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받기 위해 2003년 도야마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일본 사법부는 2011년 개인 청구권이 소멸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기각했다. 하지만 한국 대법원은 지난해 1월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유족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3건의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후지코시는 피해자 1인당 8천만∼1억원씩 총 21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email protected] (끝) 박상현

2025-02-26

금이 트럼프 진짜 대장주? 돌반지 팔까, 더 쟁일까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을 통한 거래다. 증권사에서 금 계좌를 개설한 뒤, 주식처럼 1g 단위로 금을 사고팔 수 있다. 거래 수수료는 매매금액의 0.3% 내외이고, 부가가치세·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매매차익에 세금도 붙지 않는다. ④ 상장지수펀드(ETF)도 있다.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어 가장 편리하다. 다만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되고, 금값을 100% 추종하지 못할 수 있다. ◆지난 1년, 금 투자 수익률 1위는=투자 성적표는 어떨까. 이들 네 가지 투자법의 지난 1년간(지난 14일 기준) 수익률을 따져본 결과, KRX 금시장을 통한 투자가 89.9%로 가장 높았다. 매매차익에서 세금과 수수료를 뗀 수치로, 골드뱅킹(44.8%)과 골드바(40.8%)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이유가 뭘까. KRX 금시장은 국제 금 시세에 달러당 원화가치(환율)를 반영해 금값을 산출한다. 달러가 쌀 때 금을 샀는데, 최근 달러 강세로 환차익이 늘어 다른 투자 방식보다 수익이 커진 것이다. ETF는 상품별로 수익률 편차가 컸다. 국내 ETF인 ‘ACE KRX금현물’이 76.1%를 기록해 ‘KODEX 골드선물(H)’(35.7%)이나 미국 최대 금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55.2%)를 앞질렀다. ‘ACE KRX금현물’은 KRX 금시장 같이 환율 변동 영향을 받는 환노출형 상품이다. 금값 상승분에 환차익이 더해졌다. 이에 반해 ‘KODEX 골드선물(H)’ 등은 환율이 바뀌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 환헤지형 ETF다. 기초자산의 성격도 수익률 차이를 만들었다. 금 ETF는 현물과 선물(先物) 기반으로 나뉜다. 선물 ETF는 기초자산을 계속 롤오버(만기가 다가온 보유 선물을 팔고 다음번 선물로 갈아타는 것)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비용이 들어 수익률을 갉아먹는다. 국내 금 현물 ETF는 ‘ACE KRX 금현물’뿐이다. ‘ACE KRX 금현물’이 같은 금 현물 ETF인 미국 ‘SPDR 골드트러스트(티커GLD)’보다 수익률이 높은 건 왜일까.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국내 금값이 수요 급증으로 해외 시세보다 급격히 뛴 게 한몫했다”고 말했다. ◆해외보다 20% 비싼 국내 금값 ‘주의’=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절세가 중요하면 KRX 금 투자를, 거래 편의성을 원하면 금 ETF를 추천한다”며 “장기 투자자는 골드바 매입도 괜찮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계좌에 금을 담고 싶으면 국내 금 현물 ETF를 활용해야 한다. 다만 KRX 금시장과 국내 금 현물 ETF 모두 괴리가 벌어질 수 있는 건 위험 요소다. 예를 들어 지난 14일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금 99.99)의 1g당 종가는 16만3530원으로, 국제 시세(13만6130원)보다 20.1% 비쌌다. 국내 금값에 ‘김치 프리미엄’이 붙은 거다. 그 여파로 KRX 금시장 가격을 따르는 ‘ACE KRX 금현물’도 괴리율(가격 차)이 높아졌다. 지난 13일 기준 1.49% 수준이다. ETF의 괴리율은 ETF가 담고 있는 기준가격(순자산가치)과 시장가격 차이를 비율로 표시한 투자위험 지표다. 괴리율이 플러스인 경우 ETF의 시장가격이 과대 평가됐다는 뜻이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ETF가 양(+)의 괴리율을 보일 때 비싸게 샀다가 괴리율이 축소된 시점에 싸게 파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괴리율 정상화 과정을 고려하면 KRX 금 현물보다 국제 금 현물이나 금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사는 게 좋다”고 했다. 환율 전망도 신경 써야 한다. 황병진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 또는 1300원대로 내려간다(원화가치 상승)고 보는 투자자는 환헤지 된 ETF를 골라야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신의 돈에 관한 모든 이야기, 투자 인사이트를 드립니다. 돈 되는 '머니 정보' 더중플에서 더 많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국장의 봄’이 왔다, ‘K배당 ETF’ 20개 총정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5377 당장 1000만원으로 뭘 살까, 트럼프빨 받을 ‘상반기 종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2649 ‘야성적 충동’ 자극하는 트럼프…투자 구루가 쓸어간 종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5074 M7 죽고 ‘배트맨’이 왔다…AI, 올해 주목할 ETF 20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9390 황의영([email protected])

2025-02-23

"내 뿌리는 한국인"…재일교포 파친코 사업가, 25억 쾌척 사연

한국교육재단에 따르면 성종태(91) 알라딘홀딩스 회장이 한국교육재단에 신한지주 주식 약 5만주를 기부하기로 했다. 한국교육재단은 1963년 설립된 재일한국인교육후원회를 전신으로 출범해 동포 사회의 기부와 한국 정부 예산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성 회장이 기부한 주식은 시가 약 25억원 규모로 한국교육재단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기부다. 성 회장이 보유한 신한지주 주식은 1980년대 초 재일교포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설립된 신한은행의 탄생 과정에서 이뤄진 출자 참여를 시작으로 늘려온 것으로 파친코 사업으로 번 돈으로 매입했다. 일본에서 태어난 성 회장은 젊은 시절 여러 군데 취업도 해봤지만 직장 생활을 계속 못 하고 많은 재일 교포 사업가들처럼 파친코 사업에 뛰어들었다. 1956년 후쿠시마현에서 최다 인구를 보유한 도시인 코오리야마에서 첫 점포를 연 그는 파친코 사업을 하면서도 지역사회나 장학사업 등을 위한 기부 활동은 꾸준히 해왔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1992년 경북 청도초등학교에 ‘성종장학회’를 설립하고 약 5억원을 출연한 것이 꼽힌다. 성 회장은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잠시 한국에 머물 때 청도초등학교에 몇 개월 다닌 인연이 있다고 한다. 성 회장은 현재도 ‘알라딘’이라는 상호로 파친코 10곳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파친코 인기의 쇠락에 대응하며 2000년대 후반부터는 부동산 임대업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했다. 현재 그의 회사는 호텔이나 쇼핑센터 등 사업용 부동산 약 60개를 보유하며 임차하고 있다. 회장 직함을 쓰고 있지만 사실상 회사 운영은 셋째 아들한테 넘긴 상태다. 성 회장은 “나이가 들면서 마지막 활동으로, 죽기 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한다”며 “아들 딸은 스스로 생활할 수 있고 그전부터 가족들에게는 조금만 남기면 된다는 생각을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에 한국교육재단에 보유 주식을 쾌척하기로 한 이유는 재단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성공한 재일교포 사업가들처럼 재단과 인연을 쌓게 됐는데 기금이 넉넉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2005년부터 그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이미 11억원가량을 기부해왔다. 성 회장은 일본에서 태어나 차별을 겪으면서도 회사 경영에 불리한 한국 국적을 유지해 왔다. 그 이유에 관해서 묻자 그는 “학교 다닐 때도 사업할 때도 일본 이름을 써왔지만 뿌리는 한국인이니까요”라고 답했다. 한국교육재단은 기부받는 신한지주 주식을 팔지 않고 별도 기금으로 분류해 연간 1억원 규모인 주식 배당금으로 한일 교류, 한국학 등 분야의 연구지원 사업 재원 등 용도로 쓸 계획이다. 배재성([email protected])

2025-02-23

"깨우침 줬으면"…재일교포 파친코 사업가 거액 기부

한국교육재단에 '역대 최고' 25억원대 주식 쾌척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제 기부를 보고 깨우침을 받아 저처럼 기부하려는 사람이 더 나오면 좋겠어요." 일본에서 태어나 파친코로 사업을 키운 성종태(91) 알라딘홀딩스 회장이 재일교포를 상대로 장학금을 지원하는 한국교육재단에 보유 신한지주 주식 약 5만주를 기부하기로 했다. 시가 약 25억원 규모다. 1963년 설립된 재일한국인교육후원회를 전신으로 출범해 동포 사회의 기부와 한국 정부 예산 지원으로 운영돼온 한국교육재단에는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기부다. 성 회장이 보유한 신한지주 주식은 1980년대 초 재일교포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설립된 신한은행의 탄생 과정에서 이뤄진 출자 참여를 시작으로 늘려온 것으로 파친코 사업으로 번 돈으로 매입했다. 그는 젊은 시절 여러 군데 취업도 해봤지만 직장 생활을 계속 못하고 많은 재일 교포 사업가들처럼 파친코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는 한국인이라는 국적이 드러나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어요." 1956년 후쿠시마현에서 최다 인구를 보유한 도시인 코오리야마에서 첫 점포를 연 그는 파친코 사업을 하면서도 지역사회나 장학사업 등을 위한 기부 활동은 꾸준히 해왔다. 대표적으로 한국에서도 알려진 기부 활동으로는 1992년 경북 청도초등학교에 '성종장학회'를 만든 것이다. 그동안 약 5억원을 출연했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잠시 한국에 머물 때 청도초등학교에 몇개월 다닌 인연이 있다고 한다. 정 회장은 사업 출발점인 파친코를 현재도 '알라딘'이라는 상호로 10곳 운영하고 있지만 파친코 인기의 쇠락에 대응하며 2000년대 후반부터는 부동산 임대업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했다. 현재 그의 회사는 호텔이나 쇼핑센터 등 사업용 부동산 약 60개를 보유하며 임차하고 있다. 회장 이름은 쓰고 있지만 사실상 회사 운영은 셋째 아들한테 넘긴 상태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종활(終活)로, 죽기 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한다"며 "아들 딸은 스스로 생활할 수 있고 그전부터 가족들에게는 조금만 남기면 된다는 생각을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에 한국교육재단에 보유 주식을 쾌척하기로 한 이유는, 재단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성공한 재일교포 사업가들처럼 재단과 인연을 쌓게 됐는데 기금이 넉넉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2005년부터 그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이미 11억원가량을 기부해왔다. 일본에서 태어나 차별도 경험하면서 회사 경영에 유리하지 않은 한국인 국적을 굳이 계속 유지해온 이유를 물었다. "학교 다닐 때도 사업할 때도 일본 이름을 써왔지만 뿌리는 한국인이니까요"라고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한국교육재단은 기부받는 신한지주 주식을 팔지 않고 별도 기금으로 분류해 연간 1억원 규모인 주식 배당금으로 한일 교류, 한국학 등 분야의 연구지원 사업 재원 등 용도로 쓸 계획이다. 재단 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양호석 주일한국대사관 교육참사관은 "성종태 한국연구소라는 이름으로 기부의 뜻을 살려 나갈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펴나갈 것"이라고 23일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경수현

2025-02-22

전문가 "반탄집회, 사다리 걷어 차인 젊은층 불안감"

무엇을 고를 것인지 묻는 소규모 앙케트가 있었다. 여기서 20대 여성은 빵을, 20대 남성은 복권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같은 연령대지만, 자산에 대한 인식이 남성 쪽에서 강하다. 그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 때 집값이 치솟고, 양극화가 가속하면서 20대는 이에 대한 압박과 불안감이 심해졌다. 그래서 코인과 주식 빚투에 올라탔다가 좌절을 겪은 경우도 상당수다. 부모 세대처럼 대학 나와서 취업해 조금씩 모으면 집을 사고 가정을 꾸릴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진 세대다. 사다리를 걷어 차인 젊은 세대가 압도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걸 자각하면서, 20·30대 남성들의 불만과 증오가 어느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주식도 투자를 많이 했다. 야권이 정권을 잡으면 대미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연금 문제 등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볼 때 이런 성향은 심화할 것이다. ━ 구본상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이나 유럽 등에선 반이민, 인종차별 등 극우로 분류할 수 있는 아젠다가 있고, 결집 현상도 뚜렷하다. 하지만, 한국의 청년 세대는 이런 이슈에 대해서는 되레 진보적이다. 20·30 보수화라고 하는데, 거꾸로 볼 필요도 있다. 지금 한국의 40·50이 역대급 진보적 세대다. 이들에 비교되다 보니 보수화로 설명되곤 하는데, 사실 20대는 매우 유동적이라고 보는 게 옳다. 한쪽만 공고하게 지지하는 게 아니라 선택지가 바뀌곤 하기 때문에 이념적으로 견고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군대 문제나 페미니즘 등 사회 구조와 분위기에 대한 불안과 억울함이 작용한다. 사회는 점점 여성의 입장에 맞춰가는데, 군 복무라든지 남성들의 의무는 그대로다. 그러면서 존중도 받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반페미니즘에 결집하는 경향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나 민주당 거부감엔 여성들의 지지가 높은 데서 오는 반감도 작용한다고 본다. ━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일단 구분 지어야 하는 것이 극우·보수화·반민주당의 개념이다. 자꾸 이것을 묶어서 해석하니까 현실과 괴리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20대 남성들이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건 확실한 신호가 나온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 물어보면 6:4, 55:45로 탄핵 찬성 쪽이 다수다. 그러니 정당 지지와 선호도를 놓고 ‘보수’다, ‘극우’다 말하는 것은 거리를 둬야 한다. 민주당이 싫으니 그들에 반대하는 움직임에 가깝다. 그 외 여러 가지 가치를 놓고 측정해봐도 20대 남성들의 이념적 좌표가 일관되게 나오지 않는다. ‘미투’ 운동 등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흐름은 있지만, 외국인 이주 문제나 노동자 권익 성장 등에 대해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20대 남성들 커뮤니티를 가봐도 계엄 찬성이나 극우적 주장은 ‘미친놈’ 취급한다. 86세대에 대한 반감, 민주당 불신 등을 놓고 20대 남성의 이념적 좌표가 오른쪽으로 움직였다고 보는 것은 과도하다. ━ 김한나 진주교대 교수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청년 남성과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청년 여성 간에 뚜렷한 정치적 대립이 있었고,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청년 남성과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청년 여성 간의 성향 차이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도 성별에 따른 정치적 행동의 차이가 유사하게 드러났다. 청년 세대 내에서 성별에 따른 정치 행동의 차이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 선호의 차이를 넘어서, 민주주의 체제 자체에 대한 신념 차이로까지 청년 세대의 젠더 균열이 확장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최근 조사에서 20대 남성들은 민주주의와 독재에 대해 무관심한 응답이 다른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계엄이나 탄핵에 강하게 반대하거나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는 경향이 뚜렷하지 않지만, 민주주의 체제 자체에 대한 깊은 실망감을 시사하는 결과다. 신수민([email protected])

2025-02-21

MS·메타는 팔았다…‘월가 전설’ 4인이 쓸어간 종목

한국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탓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미국도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트럼프발 관세로 미국 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예상되고,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와 인공지능(AI) 테마로 급등했던 미국 증시도 최근 과열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난이도 높은 시장에서 최고의 투자 대가들은 어떤 것을 팔고, 샀는지 궁금합니다.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https://www.joongang.co.kr/plus)’는 지식·정보·인사이트를 한번에 얻을 수 있는 알찬 투자 콘텐트를 제공합니다. 오늘 ‘추천! 더중플’에선 월가의 전설로 통하는 4명의 최근 포트폴리오를 분석해 봤습니다. 혼란스러운 시기에 투자 흐름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유용한 기회로 삼아보세요. 우선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미국 맥주 ‘모델로’를 만드는 주류회사인 컨스텔레이션브랜즈(STZ)를 신규매수했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와인 같은 술은 수요가 줄었지만 맥주는 4~7%대 성장을 유지해 탄탄한 실적이 전망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버핏은 이밖에 석유회사인 옥시덴털페트롤리움, 내수주인 도미노피자와 시리우스XM홀딩스 지분을 늘렸습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같은 은행주는 대거 매도했습니다. 또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을 모두 팔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최근 무섭게 오른 미국 증시가 가격 면에서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월가 헤지펀드의 대가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복제약 전문사인 테바제약 주식 비중을 크게 늘렸네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경우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정책의 수혜주로 꼽히죠. 이밖에 유나이티드항공·아마존·스케처스 주식을 새로 샀습니다. 드러켄밀러는 올해 1월 “반드시 전형적인 AI기업에 투자할 필요는 없다. AI를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적용할 기업들에 투자하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그는 브로드컴,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전량 매도했습니다.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은 캐나다 기반의 대체투자 운용사인 브룩필드를 추가매수했습니다. “AI인프라 등 디지털화, 탈탄소화, 탈세계화 등 메가 트렌드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죠. 또 지난해 4분기는 아니지만 올 1분기에 택시앱 ‘우버’에 23억 달러(약 3조3000억원)어치 신규투자했습니다. 완전한 자율주행차까지는 아직 시간이 오래 걸린텐데, 그 때까지는 오히려 기존 자율주행기업 우버의 협력 여지가 높다고 본 겁니다.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데이비드 테퍼는 알리바바·징둥닷컴·판둬둬 같은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갔습니다. 미중 갈등에도 불구하고 중국 주식 자체가 저평가돼있고,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의 수혜가 손에 잡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주식 중에선 비스트라에너지와NRG에너지 등 천연가스 기반의 발전업체 주식을 계속 사고 있습니다. 반면 아마존·메타·오라클 등 미국 빅테크 주식 비중은 줄였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5만5000주를 새로 사들였습니다. 그는 2023년 4분기 이후 엔비디아를 팔아왔는데, 지난해 9월 “엔비디아가 가격이 너무 높았다. 지속적으로 성장할지 확신이 부족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죠. 그렇다면 이제 다시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걸까요? ▶더 자세한 기사 내용은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야성적 충동’ 자극하는 트럼프…투자 구루는 항공주를 담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5074 시장 변화를 대비하는〈머니랩〉의 ‘투자 나침반’ ▶당장 1000만원으로 뭘 살까, 트럼프빨 받을 ‘상반기 종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2649 ▶돌반지 지금 팔까 더 쟁일까…“금 4000달러 간다”는 근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4793 ▶애플 11월, 엔비디아는 2월…미장 들어갈 때 꼭 챙길 ‘숫자’ [머니스쿨 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4274 ▶“트럼프, 美소비자에 세금폭탄” 로치의 2026년 3대 재앙 경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4523 ▶딥시크 떴다? 다음은 여기다…JP모간 찜한 中 AI주 10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3752 이소아([email protected])

2025-02-20

[서경호 논설위원이 간다] ‘나쁜 사마리아인’의 보호무역, 트럼프 후에도 계속된다

주식 시장과 각종 상품거래소를 포함한 자유롭고 개방된 거래공간(시장)을 꼽았다. 트럼프가 미국 시장에 접근할 권리를 특권(privilege)이라고 생각하고 관세를 휘두르며 ‘부담되면 미국에 공장을 세워라’고 강짜를 부리는 것도 미국 시장의 매력 때문이다. 아담 포젠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이 말한 대로 “미국은 이제 포트리스 아메리카(Fortress America)”, 관세로 장막을 친 요새가 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2위 수출 대상국이다. 지난해 전체 수출의 18.7%인 1278억 달러를 미국에 수출했다. 반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입액은 721억 달러, 전체 수입의 11.4%(2위)였다. 미국은 시장 자체가 협상무기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 하다. 내수시장이 크지 않아 주요 교역상대국의 대 한국 수출 비중이 작다. 한국이 독자적 무역보복 조치를 취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한국은 적어도 미국과의 양자 간 통상 이슈에서 룰 테이커(규칙 수용자)일 때가 많다. 미국의 룰 메이커(규칙 제정자) 지위는 여간해서 흔들리지 않는다. # 통상 변호사의 조언=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은 끊이지 않는다. 미국에 오는 모든 수입품에 매기는 보편관세, 특정 국가 수입품에 매기는 국가별 관세, 특정 수입품을 겨냥한 품목별 관세,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상호관세까지 이어지면서 ‘관세 4종 세트’라는 조어까지 국내 언론에 등장했다. 상호관세는 관세율뿐 아니라 부가가치세까지 포함하는 모든 비관세장벽을 따지겠다고 했다. 18일(현지시간)에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트럼프가 재확인했다. 자동차(대미 수출의 27.2%)와 반도체(8.4%)는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 1, 2위 상품이다. 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트럼프의 관세 압박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여기저기 총 쏘듯이 나오는 트럼프의 관세 발언에는 실현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섞여 있다”며 “실현 불가능한 것까지 피하겠다고 비용을 지불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우선 보편관세와 상호관세는 개념상 양립할 수 없다.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일괄적으로 관세를 매기면(보편관세) 동종 상품에 대해 원산지마다 관세를 달리 매길 수(상호관세)는 없다. 상호관세는 지난 80년간 유지된 GATT(관세·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와 WTO 체제의 최혜국대우(MFN) 조항을 무시하는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예외가 없는 한, 동종 상품 관세율이 나라마다 달라서는 안 된다는 게 최혜국대우 원칙이다. 더 중요한 건 상호관세가 미국 경제 자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송 변호사는 “무역 상대국의 무역장벽을 핑계로 동종 상품에 관세를 다르게 매기면 미국이 비용을 가장 절약할 수 있는 경제적 구매를 못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상호관세를 실행하려면 경제적 대가를 치러야 한다. 특히 반도체는 정보통신기술협정(ITA)에 따른 무관세 대상이다. 한국의 반도체는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부가가치가 큰 디자인과 패키징 등을 맡은 미국의 핵심이익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 반도체 관세가 모든 산업의 경쟁력을 직접 침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관세화를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송 변호사는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이 17일 발표한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의 주요 내용과 우리의 대응 방향’ 보고서에는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한국 주력산업의 기회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반가운 대목이 있다. 한국은 미국의 다른 무역적자국에 비해 상품 시장의 개방도가 높고, 환율 조작, 수출상품 부가세 환급, 직·간접 보조금, 수입 제한 등 ‘불공정 무역행위’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미국의 다른 수입국 관세율이 한국보다 더 높게 설정되면 관세를 맞더라도 한국 수출품의 미국 시장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경제학자들은 대부분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에 비판적이다. 관세는 미국 물가를 올리고 국제무역을 위축시키며 제조업 공급망을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부작용이 커지면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예봉이 꺾일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가 많다. 하지만 전직 통상관료는 전혀 다른 분석을 내놨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고립주의 시기가 더 길었다. 규칙 기반의 국제통상은 최근 수십 년에 불과했다. 지금의 트럼프가 미국의 노멀(normal)이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기거나 향후 대선에서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기껏해야 ‘착한 트럼프’ ‘점잖은 트럼프’로 바뀔 뿐이지, 미국의 자국 이기주의는 달라지지 않을 거다.” 통상법 전문가인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미국 민주당이 나중에 정권을 다시 잡아도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기조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장기적 이익을 위해 중국·동맹국과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고 국제교역 질서를 재편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이미 오바마 정부 후반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미국이 예전처럼 WTO로 상징되는 다자주의로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지금 같은 통상 전쟁이 오래 간다면 대책이 있어야 한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명예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이 불가능하고 가치를 중시하지 않는 대외정책을 펴고 있지만 비즈니스 거래에 익숙한 인물이라서 정치적 리더십만 제대로 서 있으면 한국에도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조선 분야 협력을 비롯해 양국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통상과 외교도 결국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며 “지금 워싱턴에 통할 수 있는 사람으론 주미 대사를 지낸 통상전문가 한덕수 총리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다. 물론 헌법재판소가 총리(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심판을 서두르고 탄핵이 기각돼야 한 총리는 복귀할 수 있다. 이재민 서울대 교수도 국내 리더십 부재 상황을 답답해했다. 그는 “최고위급 레벨의 논의가 중요하지만 장관급, 국장급, 실무자급에서도 양국이 논의할 게 많다”며 “실무자 레벨에서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이 원하는 것, 양보할 수 있는 것, 양보 못 하는 것에 대한 미국과의 공감대를 쌓고 사전 정지작업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지난해 12월 본지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거래를 위한 ‘코리안 오퍼’를 준비하되 ‘호들갑 떨지 말고 차분히 지켜보는(Wait and See)’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정 원장은 “트럼프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며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대비하되, 행여나 욕속부달(欲速不達, 서두르다 일을 그르침)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경호([email protected])

2025-02-19

2% 수익률 7%로 바뀐다…열렸다, 환승 연금의 문 [연금술사⑤]

한국인들이 실제 은퇴하는 나이는 63세가 채 되지 않습니다. 국민연금은 만 65세부터 받을 수 있으니 적어도 수년간은 ‘연금의 크레바스(crevasse, 깊은 틈)’를 버텨야 합니다. 반면에 한국인의 눈높이는 높아졌습니다. 설문조사해 보니 은퇴 후에도 한 달에 336만원(본인과 배우자 기준)은 있어야 그럭저럭 살 것 같다고 합니다. 매달 이 정도로 쓰려면 부동산(집)을 빼고 금융자산만 10억원은 있어야 합니다. 당장 내 집 마련, 사교육비, 부모 부양비 등 들어갈 곳이 천지인데 ‘돈 모으기’가 가능할까 싶습니다. 이에 중앙일보 머니랩은 연금 적립금 증권업계 1위(약 42조원)인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손 안의 연금 가이드북’을 제공합니다. 당장 목돈 마련이 급해 연금 가입을 미루는 2030세대부터 돈을 빼서 써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5060세대까지 모두의 ‘노후 내비게이션’이 될 수 있도록 총 12회에 걸쳐 ▶내 상황에 맞게 따라 할 수 있는 연금 투자법 ▶최신 연금 트렌드 ▶미국 주식 등 해외 자산 배분 전략도 담았습니다. 잘 읽고 실천한다면 지금의 작은 투자가 훗날 당신에게 보내는 최고의 선물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매년 16.5% 수익이 난다고? 당신이 당장 연금 시작할 이유 [연금술사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0624 건보료 폭탄? 뭘 몰라 하는 말… 상위 10% 꽂힌 연금펀드 전략 [연금술사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4440 ‘투자 MBTI’만 알려주면 돼, 알고리즘이 픽한 개인연금 [연금술사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7410 55세에 4억 쥐는데 안 해요? 13월의 월급, 여기 투자해라 [연금술사④]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0238 " 2.07% " 최근 10년간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2023년 말 기준)이다. 국민 노후 대책을 위해 2005년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지 20년이 됐지만 수익률은 물가 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한다. 퇴직연금은 2023년 기준으로 1272만2000명 근로자 중 53%가 가입했고, 적립금도 381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수익률이 저조한 건 많은 돈이 예금처럼 수익성이 낮은 상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노후 자금은 원금 보장이 중요하다. 하지만 예상 수명이 크게 늘어나고 ‘저금리 고물가’가 이어지는 시대에 노후 자금이 저수익 상품에만 매여있어서는 곤란하다. 계좌에는 플러스 수익률이 찍혀 있어도,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오히려 돈을 잃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퇴직연금을 바꾸는 건 번거로운 일이었다. 다른 금융사로 갈아타려면 상품을 모두 현금화한 뒤에 옮겨야 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10월 3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 이전제도를 도입하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방치해 놓은 ‘장롱연금’ 계좌에 다시 숨을 불어넣기에 적절한 시기다. 연금을 갈아타고 수익률을 높이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또 어떤 상품을 담아야 할까. ‘연금술사’ 5회는 정효영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팅본부장과 함께 세세한 궁금증을 모두 풀어본다. 수익률이 높은 계좌엔 어떤 상품이 들어있는지,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요령까지 알아봤다. 은퇴 후 든든한 버팀목이 되느냐, 용돈으로도 부족한 푼돈이 되느냐가 달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보자. 먼저 퇴직연금 유형부터 짚고 넘어가자. 퇴직연금 제도는 확정급여형(DB형), 확정기여형(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있다. 회사에서 직원이 퇴사할 때 퇴직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돈을 금융기관에 맡겨두는 제도가 DB·DC형 퇴직연금이다. 이와 별개로 IRP는 소득이 있는 근로자라면 자유롭게 가입해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계좌다. DB형, DC형, IRP 차이는? DB형은 회사가 운용하고, 운용 성과와 상관없이 정해진 급여를 퇴직 시에 근로자에게 준다. 근로자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신경 쓸 것도 없는 셈이다. 반면에 DC형은 회사가 연간 임금의 12분의 1 이상을 금융기관에 넣어주면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다. 투자 수익률에 따라 근로자가 퇴직 후 받는 금액이 달라진다. IRP는 직장에 다니지 않는 자영업자 등도 소득이 있다면 가입할 수 있다. DB·DC형 퇴직연금에 가입된 근로자도 추가로 개설할 수 있다. 물론 회사에서 따로 돈을 넣어주지는 않는다. 개인이 직접 납입해서(연간 1800만원 한도) 직접 운용하고, 만 55세 이후부터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국내 퇴직연금은 아직까지 안정성을 추구하는 DB형 비중이 가장 높다. 2023년 말 기준 DB형이 53.7%, DC형이 26.5%, IRP가 19.8%를 차지한다. DB형은 운용 주체가 회사라서 근로자 개인이 마음대로 계좌를 이전할 수 없다. 운용 주체가 근로자 개인인 DC형, IRP만 실물 이전의 대상이다. 7.11% vs 4.37%… 수익률 차이 왜 정부가 실물 이전 카드를 꺼낸 이유는 명확하다.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제 아무 제약없이 기존 계좌에 들어 있는 상품을 그대로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길 수 있다. DC형 퇴직연금과 IRP는 은행·보험사·증권사에서 취급한다. 수익률(2023년 연간 기준)을 살펴보면 은행은 4.87%, 생명보험사 4.37%, 손해보험사 4.63%, 증권사 7.11%로 증권사 수익률이 특히 높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자산 비중 때문이다. 수익률이 낮은 예금 같은 ‘원리금 보장 상품’이 많은 기관일수록 수익률이 낮다. 예를 들어 2023년 기준으로 퇴직연금에서 차지하는 원리금 보장 상품과 비보장(실적배당) 상품의 비중을 보자. 은행은 이 비중이 90대 10, 생명보험사는 92대 8, 손해보험사는 99대 1이다. 반면에 증권사는 73대 27로 다른 기관보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 비중이 높다. 미래에셋증권 정효영 연금컨설팅본부장은 “연금을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증권사가 대체로 수익률이 높다. 다만 2022년처럼 증시가 매우 안 좋았던 해에는 오히려 증권사 수익률이 낮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원리금 보장, 비보장 상품이란? 원리금 보장 상품은 말 그대로 일정한 기간 보유 시 원금과 이자를 보장해주는 금융상품이다. 위험성이 낮은 만큼 수익률은 대체로 높지 않다. DC와 IRP에서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원리금 보장 상품은 은행에서 주로 판매하는 ‘예금’,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이율보증형보험(GIC)’,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가 있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 또는 실적배당형 상품은 주식처럼 투자한 곳의 실적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다. DC와 IRP에선 개별 주식을 살 수는 없다. 대신 투자 가능한 상품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채권, 상장지수증권(ETN), 리츠 등이 있다. 은행·보험사·증권사… 나에게 맞는 곳은 실물 이전을 결심했다면 먼저 자신의 투자 방향성에 따라 은행, 보험사, 증권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은행은 다른 기관에 비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최근 금융사마다 비대면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대면 서비스가 더 편하고 익숙한 투자자에겐 전국 각지에 지점이 있는 은행 만한 데가 없다. 또 은행은 가장 안전한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연금을 까먹지 않고 안전하게 보유하는 게 중요하다면 은행을 택하는 게 좋다. 🏥보험사는 영업점이 없어 은행보다 접근성은 떨어진다. 하지만 은행 못지않게 안정성이 높은 상품이 많다. 특히 보험사는 은행 예금과 비슷한 이율보증형보험(GIC·Guaranteed interest contract) 상품이 있는데, 평균적으로 예금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안정적인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로 투자하고 싶다면 보험사를 선택해 볼 수 있다. 📈증권사는 업종 특성상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종류가 은행, 보험사에 비해 훨씬 다양하다. 증권사 계좌에선 상장된 거의 모든 상장지수펀드(ETF)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다. 반면에 은행과 보험사는 각 사마다 일부 ETF만 선별해 취급하고, 실시간 직접매매가 아닌 신청을 통해 매매하는 방식이다. 펀드의 경우 은행, 보험사,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선별해 판매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증권사 라인업이 다양한 편이다. 채권 역시 채권 판매가 주요 업무인 증권사가 다양하다. 만약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를 선택한다면, 지금까지 불편했던 점을 생각해 보는 게 좋다. 상품 제공이 원활하지 않았는지, 수수료가 비싸 불만이었는지, 모바일거래시스템(MTS)이 나에게 편하지 않았는지, 고객 서비스가 부족했는지 등을 생각해 보고 이를 개선해 줄 곳을 찾아가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업체별 수익률과 수수료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다. MTS 편의성이나 고객 서비스 등은 공시가 돼 있지 않지만,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온 정보를 참고해 볼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실물 이전이 불가능한 상품이 있다. 먼저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상품은 어느 기관으로도 옮길 수 없다. 디폴트 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을 운용할 상품을 일정 기간 방치할 경우, 사전에 설정해 둔 상품이 자동 매수되는 제도다. 특히 은행에서는 예금을 디폴트 옵션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증권사 등 다른 곳으로 옮기려면 중도 해지해야 한다. 이 경우 만기에 약속된 이자보다 이자 금액이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보험사에서 취급하는 이율보증형보험(GIC)도 실물이전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GIC는 일정 기간(1~5년) 유지해야 확정이자를 지급하는데, 중도 해지할 경우 이자를 덜 받게 된다. 수익률 상위 10%, 고수의 비결은 계좌를 옮겼다면 다음 단계는 금융상품을 담는 것이다. DC형 퇴직연금과 IRP는 ETF·펀드·채권·예금·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등 다양한 상품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다. DC형 퇴직연금, IRP에서 담을 수 있는 상품별 특징은? 📁ETF는 보수가 저렴하고, 증권사에서는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다양한 테마의 상품이 있다 보니 일반 주식계좌는 물론, 퇴직연금에서도 대세다. 정 본부장은 “다만 ETF 매매가 간편하다고 너무 빈번하게 매매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연금은 오래 투자하는 게 중요한데, 자꾸 사고팔고를 반복하고 테마를 좇다 보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펀드는 ETF가 뜨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품이다. 매수·매도 신청을 하면 며칠 뒤에야 거래가 체결되기 때문에 실제 매매 시점의 가격을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정 본부장은 “이런 펀드의 특성이 한편으로는 너무 빈번한 매매를 방지하는 완충장치가 될 수 있다. 방어적 성격의 펀드에 50% 정도 투자하고 나머지를 ETF로 직접 운용하는 방식도 추천한다”고 했다. 📁채권은 안정적으로 예금 이상의 이자수익을 챙기면서 금리가 떨어질 때 팔아서 자본 차익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어디까지나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 속한다. 금리가 오르면 애초에 샀던 채권 가격보다 떨어지면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금과 ELB 등 원리금 보장 상품은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에게 요긴하다. 대체로 금리는 예금이 가장 낮고 보험사가 취급하는 GIC가 그 다음, 증권사가 취급하는 ELB가 그나마 가장 높다. 은행보다 신용도가 낮은 증권사가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만 원리금 보장 상품은 예금 수익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뭘 사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힌다면 연금 고수들의 계좌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DC형 퇴직연금, IRP 고객 중에서 최근 3년간 수익률이 상위 10%인 계좌를 분석해 봤다. DC, IRP 모두 ETF의 비중이 약 76%로 가장 높고, 펀드가 14% 정도였다. 예금과 ELB 등 원리금 보장 상품 비중은 3% 수준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퇴직연금 고수들은 어떤 ETF, 펀드를 가지고 있을까. ETF 순위를 살펴보면 미국 주식형 상품이 압도적으로 많다. 미국 증시 대표지수인 나스닥10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을 추종하는 ETF가 상위다. 이 밖에는 미국 대형 기술주를 담은 ‘TIGER 미국테크TOP10’, 반도체주를 담은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상품이 인기였다. 지난해 두드러진 상승률을 기록한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상품도 10위 안에 들었다. 정 본부장은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았을 때엔 채권형 ETF 비중이 높았는데, 최근엔 미국 기술주 위주 투자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펀드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상위를 휩쓸었다. TDF는 주식·채권·대체자산 등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해 어떤 경제 상황에서도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펀드다. 퇴직연금 고수들은 미국 주식 위주의 ETF에 투자하면서도 안정성이 높은 TDF에 일정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펀드 상품명 뒤에는 ‘C-P2e’와 같이 암호 같은 영문 코드가 붙어 있다. 수수료를 먼저 떼는 상품은 ‘A’, 1년간 운용한 뒤에 떼는 상품은 ‘C’로 분류한다. P는 ‘연금(펜션·Pension)’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의미인데, P1은 개인연금, P2는 퇴직연금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붙는 e는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상품이다. 펀드 중에는 ‘C-P2e’ 상품이 가장 수수료가 저렴한 조합이다 ※TDF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머니랩 기사(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9178)를 참조하면 좋다. 노후 생활의 핵심인 퇴직연금은 수익률을 높이면서도 장기적으로 잃지 않는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각 금융사들은 자산 배분을 위한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보통 분기마다 투자 성향별로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주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서비스하는 곳도 많다. 이를 바탕으로 3개월마다 성과를 점검하고 리밸런싱(자산 재배분)하면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 쉬운 방법을 찾는다면 이미 자산 배분이 돼 있는 TDF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직접 투자할 여력이 부족하다면 디폴트 옵션만으로 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 본부장은 “디폴트 옵션은 각 기관이 고심해서 내놓는 일종의 ‘간판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특별히 신경써서 관리할 수밖에 없는 상품이라서 신뢰도가 높다”고 했다. ※디폴트 옵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머니랩 기사(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9089)를 참조하면 좋다). 남윤서([email protected])

2025-02-18

[신민영의 마켓 나우] 트럼프 관세, 별것 아니라 보면 큰코다친다

한국이 주목할 포인트는 무엇일까. 먼저, 각국의 대미 관세율을 미국도 부과한다는 상호관세는 큰 영향이 없다는 평가다. 한·미자유무역협정으로 교역품목의 98%가 이미 무관세다. 반도체·자동차·의약품·철강 등에 대한 25% 관세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과 미국 내 생산 비중 등에 따라 업종별로 영향이 다를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3~4년간 20% 이상 올라 이미 한국 기업들이 이득을 보고 있는 데다 반도체 등 한국기업들이 경쟁 우위에 있는 분야가 많다. 바이든 행정부 때 세계 최고수준을 기록한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까지 고려하면 25% 관세의 적용 대상이 많지 않고, 제3국에 비해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최근 주식시장 호조는 우려보다 충격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반영된 듯하다. 체감 충격이 당장 크지 않아도 향후 문제 소지가 충분하다. 특히 미국은 상호관세율 산정에 비관세장벽을 반영할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8위 대미흑자국인 한국에 대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엮어 대중교역·무역관행·기업정책·외환정책 등을 문제 삼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 합의가 쉽지 않은 비관세장벽과 결부시켜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 기업의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투자 등 사업 결정이 위축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미수출을 위해 멕시코나 중국에 투자를 모색했던 가상의 기업은 지난해 60% 대중관세 방침에 따라 멕시코로 기울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기업은 올해 들어 ‘대멕시코 관세 25%, 대중 관세 10%’ 소식에 중국으로 방향을 돌리려다 ‘대중관세 10%, 대멕시코 관세 유예’ 방침에 결국 결정장애에 직면했을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다리오 칼다라 국제금융국 차장은 최근 3개월간 관세와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신문기사 비중이 1960년대 이후 대부분의 기간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고, 트럼프 1기 때보다도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파행이 가장 큰 우려다. ‘우려보다 덜하다’는 일반적 평가가 있지만, 트럼프가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을 가능성은 작다. 지지층의 요구에 부응하고 패권 다툼에서 우위 확보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관세를 활용할 가능성은 임기 내내 세계 경제의 리스크로 도사릴 것이다. 관세에 대한 트럼프의 신념은 뿌리 깊다. 1988년 대통령 예비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그는 대일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15~20% 관세를 주장했다. 한국의 1, 2위 경제 파트너인 미·중 두 나라의 벼랑 끝 싸움이 특히나 한국경제를 크게 괴롭힐 것은 자명하다. 신민영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초빙교수

2025-02-16

윤이 키운 대왕고래, 산업부 “경제성 없다”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봤다. 생각지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들어서 이번 발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1차 탐사시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성공 확률을 높여 가며 추가 시추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장 기대를 걸었던 대왕고래에서 비관적인 판단이 나오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 비용 문제가 사업 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시추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석유공사는 2020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2차 시추부터는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석유공사와의 합작 형태로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야당에서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허술한 검증, 과대 포장된 전망, 그 정치적 이벤트로 변질된 석유개발 사업의 참담한 현실은 온전히 윤석열의 오만과 독선이 부른 결말”이라고 비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존에 생산했다가 종료한 동해 가스전이 11번째에 성공했으며, 가이아나는 13번째, 노르웨이 에코피스크는 33번째에 성공했다”며 “국민이 허락해 주시면 계속 이어가는 게 자원 개발 생태계에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종세 한국해양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첫 시추부터 바로 석유·가스를 발견할 수는 없는 일이며, 시추 프로젝트의 일반적인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는 데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면 투자 유치 등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성빈.김원.박태인.김자명([email protected])

2025-02-06

55세에 4억 쥐는데 안해요? 13월의 월급, 여기 투자해라 [연금술사④]

뭘 몰라 하는 말…상위 10% 꽂힌 연금펀드 전략 [연금술사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4440 ‘투자 MBTI’만 알려주면 돼, 알고리즘이 픽한 개인연금 [연금술사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7410 “연금 투자는 ‘시간을 녹이는’ 투자법이에요. 투자금을 10년 이상은 굴려야지 어느정도 노후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실천만 한다면 효과는 엄청나요. 연금저축 만기인 만 55세에 부동산 빼고 금융자산만 4억원 정도를 가진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 명이나 될까요?” 오기찬(39) 작가는 “노후에 돈이 안 필요한 사람은 없다. 20대든 50대든 연령에 상관없이 지금 당장 연금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그는 2017년 연금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그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싶어,『지금 당장 연금투자를 시작하라』는 책까지 썼다. 현재 KOTRA 해외진출상담센터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014년 1월, 연말정산 결과를 받아든 오기찬씨의 미간에 주름이 깊어졌다. ‘13월의 월급’이 아닌 ‘13월의 폭탄’이 된 것. 당시 직장생활 4년 차라서 연봉이 크게 높은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돈 들어갈 곳에 꽤 많이 썼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뱉어 내라’였다. 2013년 세법 개정으로 직장인에게 소득공제를 해주던 항목들이 세액공제로 바뀌었고, 몇몇 세액공제 항목이 없어져 추가로 세금을 납부하게 된 것이었다. 결과가 이렇게 되고 보니 연말정산 결과에서 ‘공제 금액 = 0원’이던 ‘연금계좌’ 항목에 관심이 생겼다. ‘연금계좌가 뭐길래 세금을 깎아주는 거지?’ ‘세금 깎아준다고 자산을 불릴 수 있나? 해볼까, 말까 고민이 됐다. “처음 연금계좌를 만들 땐 ‘연금계좌로 투자는 하지 말고 그냥 차곡차곡 저축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투자하고 싶은 연금상품이 전혀 없었거든요. 2014년엔 연금계좌 세액공제액이 연 700만원이었는데, 사실 그것만 따져도 수익률로 계산하면 13% 정도나 됐거든요.” 사실 오씨는 직장 초년생 시절이던 20대 후반에 월급을 받아 적금도 넣고 펀드 투자도 했다. 하지만 3년 동안 평균 수익률은 4% 안팎으로 당시 1년짜리 은행 적금보다 못했다. 특히 러시아 모스크바무역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무역관 근무 경험을 살려 러시아 펀드에 투자했지만 모두 큰 손해만 봤다. 2016년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기술주에도 투자했지만 이번엔 ‘너무 오른 것 같다’고 판단해 일찍 판 게 문제였다. 연금계좌에 돈을 쌓아오기만 하던 그는 본격적으로 자산운용을 하기 시작했다.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ETF 상품을 활용해 자산을 배분하는 투자를 선택했다. 오 작가는 “노후가 달린 연금 투자는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자산을 적절히 배분하는 투자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연금계좌로 10억원 정도는 배당주에 투자하고 2억원 정도는 자산배분 투자를 하고 있는데, 배당주 수익이 점점 하락하고 있어 자산배분 투자로 옮겨갈 계획”이라고 했다. 용어사전 > 자산배분 투자 자산배분 투자는 주식·채권·현금·부동산 등 여러 자산 종류의 투자상품에 비중을 나눠 투자하는 전략이다. 각 자산군이 서로 다른 위험과 수익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투자 위험을 줄이면서도 장기적인 수익 추구를 목표로 한다. Q : 초보자는 굳이 연금투자를 해야 되나 의심부터 든다. A : 한국에선 이미 다른 선진국들처럼 저성장·저이율(低利率)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어떤 자산에 투자하든 결국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연 4~8%의 복리수익은 그다지 매력적인 수익률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 정도도 충분하다. 정부는 초고령사회를 맞아 ‘개인이 연금에 장기투자 하면 어떤 형태로든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기조인데, 세금이 늘어나는 흐름 속에 연금 투자는 수익 면에서도 꽤 괜찮은 제도가 됐다. 과거엔 ‘하면 좋다’는 생각이었는데, 이젠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Q : 그런데 왜 연금 투자를 망설일까. A : 먼저 연금저축(연금저축펀드·연금저축보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세제 혜택 계좌가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알아도 돈 들어갈 데가 많다 보니 돈을 장기간 묶어두는 데 부담을 느낀다. 연금저축·IRP는 만 55세까지 목돈이 묶인다. 또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고수익 추구형’이다. 연금 투자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않은 거다. Q : 연금 투자는 몇 월에 하면 좋나. A : 일 년 중 언제 하든 상관없지만, 납입금을 넣는 시기는 정해 두는 걸 추천한다. 매월 일정 금액씩 납입할 수도 있고, 1년에 한두 번 큰돈을 넣을 수도 있다. 직장인들은 조만간 연말정산 환급금을 받게 될텐데, 아직 연금 투자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그 돈을 밑천으로 삼길 권한다. 내년 연말정산에서 돌려받는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기찬 작가는 “사회 초년생은 돈이 없어서 못하고, 45세 이상은 수익률이 낮다며 연금 투자를 안 하는데 지금이라도 투자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연령대별 투자법을 제시했다. 👉사회 초년생~30대 초반 “월 30만원씩 ISA에 투자하라” 사회 초년생이라고 해도 월 30만원 정도는 ‘죽어도 못 낼 돈’은 아니다. 또 ISA는 만기가 3년이라 돈이 장기간 묶이지도 않는다. ISA는 연 20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데, 소득이 늘어나면 납입금액을 늘릴 수도 있다. 만기 뒤 ISA에 재투자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만든 목돈으로 주식 등 다른 곳에 투자할 수도 있다. 특히 ISA는 3년 만기 뒤 60일 이내에 IRP로 옮기면 추가로 세액공제를 해준다. 👉30대 초반~40대 초반 주택 보유자 “연금저축(연 600만원)+IRP(연 300만원) 등 세액공제 최대한도로 투자하라” 부동산 보유자는 이미 큰 재산을 가졌기 때문에 재테크 필요성을 크게 못 느낀다. 오히려 집 살 때 빌린 대출금을 최대한 빨리 상환하는 게 급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노후자금은 필요하다. 많이 할 필요도 없다.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최대한도(연 900만원)만 연 7%의 수익을 기대하고 굴리면, 만기인 만 55세엔 4억원 넘는 금융자산을 갖게 된다. 직장생활을 10년 정도 했다면 현금 흐름이 충분해 큰 부담이 되는 돈도 아니다. 여기에 퇴직금과 국민연금까지 더하면 노후자금이 충분해진다. 괜히 집 있는데 너무 위험한 주식이나 암호화폐를 기웃거리지 말길. 👉30대 초반~40대 초반 무주택자 “연금저축(연 600만원)+IRP(연 300만원) 등 세액공제 최대한도로 투자하라” 내 집 마련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노후 준비까지 못 하면 낭패다. 연 900만원씩 연금 투자를 하고, 나머지 돈으로 부동산 자금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45세 이후~정년퇴직 10년 미만 “투자자문서비스 위탁해 투자하라” 노후자금에 관심은 가장 많은 시기인데 정작 연금 투자를 잘 못한다. 이 연령대는 대부분 부동산으로 큰 자산을 축적했다. 하지만 자산에 비해 금융투자 경험이 너무 적다. 이 연령대는 주로 국내 주식에만 투자했는데, 국내 주식은 출렁임도 너무 크고 투기 성향도 너무 강하다. 연금 투자를 위한 시드머니 자체가 부족하지는 않지만, 수익률이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퇴직금 3억원 중 퇴직 첫해 4000만원을 썼다고 가정하면, 남은 2억6000만원을 1년 동안 굴리며 수익률을 극대화해야 한다. ETF 운용사만 10여개인데, 개인이 모든 상품을 비교해 보고 가입하기는 쉽지도 않다. 퇴직금 소진 기한을 4~5년 늦추는 걸 목표로 삼아 투자자문서비스에 위탁하는 것을 권한다. 저의 경우는 지난해 4월 위탁한 상품의 수익률이 현재 22%다. 감내할 정도의 수익률과 MDD(Maximum Drawdown, 최대손실폭)를 설정하면 가파르진 않아도 계속 우상향(수익률 상승)하고 있다. 단 투자자문 수수료가 드는 건 단점이다. 🔎세제혜택 계좌 3총사, 그래서 뭘 가입해야돼? 연금저축·IRP·ISA 등 3대 ‘세제혜택 계좌’ 이름을 처음 접하면 어렵기만 하다. 😰 😰 😰  어떤 상품을 가입해야 할까. 오기찬 작가는 “일반적인 우선순위는 연금저축→ISA→IRP”라며 “돈을 넣었을 때 제공하는 세제 혜택이 기본이 돼야겠지만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와 돈이 묶이는 기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저축 VS IRP…“연금저축 WIN” IRP(개인형 퇴직연금)의 경우 위험자산 투자비중이 70%로 제한돼 있지만, 연금저축(펀드 or 저축)은 제한이 없다. IRP는 고용노동부가 퇴직금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제도라서 보수적인 투자를 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실과의 괴리도 발생한다. 예컨대 국내 규정상 ETF에는 해외 현물 채권은 30%밖에 담을 수 없다. 그래서 미국 국채에 투자하려면 선물 ETF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데 선물상품은 위험상품으로 분류돼 IRP에선 미국 국채에 충분히 투자할 수 없다. 반면에 한국 회사채는 현물ETF로도 투자할 수 있다. 오 작가는 “일반인들은 미국 국채가 한국 회사채보다 안정적이라고 인식하지만, 투자할 땐 반대로 적용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금저축은 특히 급전이 필요할때 진가를 발휘한다. 담보대출이나 부분 해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IRP의 경우 불가항력인 자연재해 피해를 봤을 때 등 특수사항을 제외하고는 계좌 자체를 해지해야 한다. 오 작가는 “종합적으로 연금저축이 IRP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연금저축 VS ISA…“우위 가리기 어려워” 오 작가는 “연금저축과 ISA는 사실 완전히 다른 상품”이라고 말한다. ISA는 세액공제가 없는 대신 세제혜택이 있다. 또 연금저축은 만기가 55세지만, ISA는 만기가 3년으로 목돈을 장기간 묵혀두지 않아도 된다. 연금저축은 담보대출이나 부분 해지가 가능한데, ISA의 경우 수익이 나면 가입기간 중 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예컨대 가입 첫해에 원금 2000만원을 투자해 1년 뒤 200만원의 수익을 봤다면, 2200만원 중 2000만원까지는 출금할 수 있다. 다만 매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선 연금저축이 더 낫다. ISA는 3년 만기 뒤 해지할 때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익금의 200만원까지 세액공제해 주고, 나머지 수익금에 대해선 9.9%를 분리과세한다. 오 작가는 “해외ETF를 매도할 때 차익금이나 배당이자에 매기는 소득세율(15.4%)보다 낮은 게 장점”이라며 “종합소득세를 내는 경우 산출금액에 포함되지 않아 절세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연금저축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우위를 가리기 어렵다”며 “ISA로 연금투자의 맛을 보고, 목돈을 장기간 묶어두는 게 괜찮다면 연금저축으로 넘어가면 된다. IRP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용어사전 > 세액공제와 세제혜택 세액공제(Tax Credit)는 납부해야 할 세금 자체에서 일정 금액을 차감해 주는 제도다. 세율과 관계없이 같은 금액만 절세한다. 연금저축이나 IRP(개인형 퇴직연금), 자녀세액공제 등이 해당된다. 세제혜택(Tax Benefit)은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포함한 개념으로, 세금을 계산할 때 유리한 조건을 적용해 납세자의 세 부담을 줄이는 모든 제도를 가리킨다. 소득에서 공제되는 방식이라 세율이 높을수록 더 큰 절세효과가 난다. 근로소득공제, 의료비나 교육비 소득공제 등이 있다. Q : 연금 투자에서 어느 정도의 기준을 세워야 하나. A : 당연하지만 수익률이 높으면 리스크도 높다. 그래서 연 4~8%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산배분 투자를 추천한다. 연 수익률 4% 이하도 괜찮다면 그냥 채권이나 예금에, 8% 이상을 원한다면 개별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에 투자해야 한다. Q : 자산배분 투자가 왜 중요한가. A : 종목이나 산업을 보지 않고, 그 자산의 덩어리를 보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이미 1970년대부터 대중화돼 있고, 이미 기업화돼 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 대학기금 등 연기금(연금·기금)이 대표적이다. 자산배분 투자의 실적을 따질 땐 크게 두 가지를 얘기한다. 하나는 기대수익률이고, 하나는 최대손실률(MDD)이다. 이 두 가지는 상충관계인데, 미국의 경제학자 해리 마코위츠(199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의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르면 자산배분을 하다 보면 기대수익률이 높아지지만, 오히려 MDD가 낮아지는 구간이 생긴다. 그 구간을 노리고 투자하는 거다. Q : 자산배분 투자를 어떻게 시작하면 되나. A : 가장 쉬운 방법은 우리가 한국인이니까 ‘국내 주식 50% & 한국 채권 50%’에 투자하는 거다. 이렇게만 해도 95점짜리 투자다. 한발 더 나아가면 주식 50% & 채권 50%를 유지하되, 각각 신흥국과 선진국으로 나눠 25%씩 투자하는 것이다. ‘국내 주식 25% & 미국 주식 25% & 한국 국채 25% & 미국 국채 25%’ 이렇게 나누는 건 97점쯤 된다. 추가로 더 해보고 싶다면 일본·중국·인도 등의 지수와 부동산 리츠 등을 더 넣을 수 있지만, 효용이 크지 않다고 본다. Q : 자산배분 투자에서 피해야 할 게 있다면. A : 특정 자산이 그 자산군(카테고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야 한다. 예를 들어 원자재 중 원유·천연가스는 시장 규모가 크지만, ETF로 하려면 수수료와 운용보수가 너무 많이 든다. 또 현물거래가 아닌 선물거래라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차라리 금이나 미국 달러 등이 더 안정적이고, 환율 헤지 효과(환율변동에 따른 손해를 줄임)도 볼 수 있어서 낫다. Q : 자산배분 투자에서 주의할 점은. A : 매년 수익률이 오르내리는 건 감내하고 이겨내야 한다. 평균 목표수익률을 7%로 설정했을 때 매년 7%의 수익이 나는 게 아니라, 마이너스 수익이 날 수도 있다는 거다. 예컨대 제 경우는 지난해 수익률이 22%였다. 연평균 목표수익률이 7%인데 22%이니까 3년치 수익률을 한꺼번에 당겨온 셈인데, 그렇다면 마음을 좀 비우고 ‘앞으로 2~3년은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론상 자산배분 투자의 손실은 10년에 한 번이라고 얘기하는데, 요즘 들어선 그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손실이 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적어도 3년은 유지하는 게 좋다. 🤔 세액공제 한도 넘게 납입한다면? “연금계좌 쪼개라” 초보자들은 연금계좌 1개만 만들면 연금 투자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기찬 작가는 “연금계좌를 쪼개는 방식으로 돈에 꼬리표를 붙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금계좌에 넣은 돈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았다는 꼬리표가 붙고, 이 꼬리표는 연금계좌 안에 있는 납입금을 모두 인출할 때까지 사라지지 않아요. 중도금을 인출할 때 붙는 세금이 결정되는 만큼 그 꼬리표가 중요합니다.” IRP 기준으로 돈의 성격을 알아보면 ①직장 퇴직연금이 이전된 돈 ②세액공제 받은 근로자 적립금 ③세액공제 받지 않은 근로자 적립금 ④운용수익이 있다. 중도금이든 연금이든 ‘세금 부담이 적은 순서’인 ③→①→②과 ④로 인출해야 유리하다. 하지만 연금으로 일부 수령하다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계좌를 해지하거나, 일시금으로 받아야 할 경우 이 순서가 불리하게 작용한다. 오 작가는 “특히 IRP는 연금저축보다 환매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중간에 계좌를 해지하게 될 경우 불이익이 크다”며 “ISA를 제외한 연금저축계좌나 IPR는 금융기관별로 1개씩 여러 개의 계좌를 만들 수 있으니,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금저축과 IRP의 연간 최대 납입 한도는 합산 1800만원이고, 세액공제 한도는 합산 연 900만원이다. 오 작가는 IRP 계좌를 3개로 나눠 운용한다. ▶퇴직연금을 이전할 IRP 계좌(①) ▶세액공제를 받은 IRP 계좌(②)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IRP 계좌(③)다. 그는 “월 100만원씩 적립한다고 할 때, 하나의 바구니에 담았다면 비상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하지만 30만원·30만원·40만원으로 쪼갠다면 일부 계좌의 납입을 미루거나 해지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석현([email protected])

2025-02-04

[일문일답] 하워드 막스 "미국주식 비싸지만 거품은 아냐"

주식 비싸지만 거품은 아냐" "시장서 빠져나갈 시점 아냐…성향따라 주식 비중 하향은 가능" "주식·채권 '60대 40' 투자전략은 옛날 개념…이젠 채권 40% 투자 안해" "中,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비트코인은 내재가치 없는 투기대상"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월가에서 '투자의 구루(스승)'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하워드 막스(78)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은 미국 주식의 가격이 비싸지긴 했지만 투자자들이 광기를 보이는 '거품'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과거 수십 년간 이어진 금리 하락기가 끝나는 대변환(sea change)의 시기를 맞아 과거에 잘 들어맞았던 투자전략이 앞으론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는 만큼 투자전략도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하이일드 채권 등 신용자산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는 투기적 자산이어서 진지한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순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오크트리 캐피털 사무실에서 열린 한국 언론과의 공동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계엄령 사태 등으로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 한국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을 전제하고 일반론 관점에서 말하겠다. 최근 사태로 미국과 한국 모두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한국의 정치 상황은 유동적이다. 한국의 경우 전례 없는 계엄령 선포와 대통령 탄핵, 체포 등을 겪으며 불확실성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하지만 나의 한국 내 소식통들의 조언을 기반으로 이해한 바로는 한국의 상황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한국의 제도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뢰를 가지고 있다. 특히 현재 한국 정부가 경제부총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긍정적이다. 그리고 한국 중앙은행 총재의 조언도 함께 한다는 점에 긍정적이다. 경제에 대한 깊은 고려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확신한다. 한국에 대한 내 견해는 항상 매우 긍정적이었다. 한국을 15년 가까이 방문해 왔고, 고객들도 있으며, 비즈니스 외에도 좋은 친구들이 있다. 한국에 대해 큰 존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한국은 매우 잘 운영되는 나라이며, 교육 수준이 높고, 강한 윤리를 가지고 있으며, 매우 효율적이고 체계적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한국 증시에 투자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며, 투자 대상을 계속 물색할 것이다. 한국에 대한 투자를 전혀 꺼리지 않으며, 한국의 증권거래소와 기업들이 투자자 중심의 시대로 진입해 주주가치를 창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다. 저는 이런 변화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은 어떤가. ▲ 미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전망이 더욱 불확실해졌다. 새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말하자면 '틀을 벗어난 사고'를 한다고 할 수 있겠다. 다른 사람들이 고려하지 않았거나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검토하고 실행할 것이다. 과거에는 확률이 극단적으로 낮은 사건(tail event)이거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들이 이제는 가능해진 것이다. 지금 대통령은 더욱 전술적이고 협상가적인 성향을 보인다. 그가 하겠다고 말하는 것들은 실제로 할 수도 있고, 협상 카드일 수도 있으며, 허세일 수도 있다. 그는 성과와 성공적인 협상, 그리고 문제 해결에 매우 집중하는 성향을 보인다.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특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하고, 양보를 얻어내고, 승리를 선언하는 게 그의 패턴이 될 것 같다. 내가 메모에서 자주 쓰는 말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선 더욱 강조하고 싶다. '두고 봅시다' (We will see) -- 뉴욕증시의 거품 가능성은. ▲ 내가 쓴 메모를 보면 나는 지금 우리가 거품 상태에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거품의 주요 요소 중 일부가 현재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주가가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매그니피센트7'의 주가는 꽤 높은 수준이다. 지난 2년간 시장은 특별히 좋은 성과를 보였다. JP모건의 자료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2년 연속 20% 이상 상승한 경우가 역사적으로 단 네 번밖에 없었는데,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일반적으로 그 이후 2년간은 상승하지 않았고, 오히려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두고 봅시다. 역사적으로 볼 때 현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인 약 22배에서 S&P 500 지수를 매수했을 때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2% 사이였다. 낙관론자들은 항상 미래가 과거와 다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역사적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을 고려할 때 그 주장이 맞을 확률이 낮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내 의견은 거품의 행태적, 심리적 측면이 현재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품은 단순히 높은 가격의 시기가 아니다. 그건 강세장이라고 부른다. 거품은 일시적인 광기의 시기로, 사람들이 특정 자산군에 눈이 멀어 결점은 전혀 보지 못하고 무한한 잠재력만 보는 때를 말한다. 잠재력이란 것은 보통 무한하지 않다. 사람들은 지금 매수하지 않으면 주가가 더 오를 텐데 그걸 놓쳤다며 자신을 책망하게 될 것이고, 돈을 벌고 있는 친구들과 경쟁자들을 보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이는 매우 강력한 힘인 질투와 후회를 자극한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요소들이 현재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본다. 요점은 거품기에는 사람들이 공정가격에 대한 합리적 사고를 멈춘다는 것이다. 포모(FOMO·뒤처지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어떤 가격도 너무 높다고 생각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보통 거품은 선례가 없는 새로운 것을 둘러싸고 형성된다. 오늘날의 경우 선례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시장에서 빠져나가라'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만약 여러분이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있거나, 걱정이 많은 편이거나, 은퇴가 시점이 가까워진 상황이라면, 포트폴리오의 공격성을 다소 낮출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0년간 S&P 500의 연평균 수익률이 3%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일드 채권을 보면 오늘 아침 기준으로 평균 수익률이 7.2%이다. 앞으로 몇 년간 주식이 하이일드 채권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는 증거가 아닌 단순한 관성적 사고에 기반한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위험회피적이고 뭔가 조치를 취하고 싶다면, S&P 500에서 신용자산 투자(credit investment)로 자금을 옮기는 게 전혀 불합리한 선택이 아닐 것이다. -- 연준이 다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나고 보나. ▲ 2023년 말 당시 시장 컨센서스는 2024년 중 여섯 번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0.50%포인트 더 높은 수준(4.25∼4.50%)에 있다. 마지막 인플레이션 하락 구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다.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여러 추세가 세계에서 진행 중이다. 세계화가 저물고 있고, 미국이 만성적으로 겪고 있는 재정적자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나는 경제학자가 아니고 나 자신의 경제 전망을 포함해 어떤 경제 전망도 맹신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다. 물론 쉽게 하락하지도 않을 수 있다. 이는 금리 인하의 여지가 더 이상 많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이유가 있다고 보지는 않으며, 따라서 금리 인상을 예상할 만한 이유도 없다고 본다. --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 미국 시스템에서 가장 나쁜 것은 재정적자이다. 미국은 한도가 무제한이고 청구서도 받지 않는 신용카드를 가진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 만약 청구서가 언제 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면, 무엇이 청구서를 오게 만들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청구서가 언젠가 온다면 그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이것이 가장 큰 단일 문제다. --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에도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생각하나. 어떤 섹터에 주목하나. ▲ 그렇다.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경제와 경제적 진보는 중국에 매우 중요하다. 국민들을 만족시키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그가 경제적 성공을 거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념을 제쳐두고 보면, 이런 요인들이 중국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본다. 또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보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보다 중국에 더 큰 위협으로 느껴질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의 경우 자극받았을 때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것이라고 아무도 단정 지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것이라고 본다. 만약 베팅을 해야 한다면 향후 6개월 이내에 미중 관계의 진전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보겠다. 트럼프는 자신이 그토록 즐기는 승리 선언을 하게 될 것이고, 긴장은 완화될 것이다. 중국은 매년 약 5%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필요하다. 나는 중국이 내수와 이란, 북한, 러시아로부터의 수요만으로는 5%의 GDP 성장을 달성할 수 없다고 본다. 5% 성장을 위해서는 나머지 세계로부터의 수요도 필요하다. 따라서 중국이 나머지 세계와 적대적 관계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내 개인적인 낙관적 편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전통적인 투자전략은 주식 60%, 채권 40%이다. 대변환을 고려했을 때 어떤 전략을 추천하나. ▲ '60/40 전략'은 매우 오래된 개념이다. 내가 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50여년 전 얘기다. 이제는 아무도 60/40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이른바 대체투자라는 범주가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에 매우 큰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사모펀드 같은 것들이 예다. 이제 거의 아무도 채권에 40%나 투자하고 있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은 주식과 같은 소유권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꽤 오랫동안 매우 좋은 성과를 거뒀다. 물론 사람들은 최근의 역사를 보고 이를 미래로 연장하려는 편향을 가지고 있다. 나는 단지 앞으로는 그렇게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나쁠 거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단지 예전만큼 좋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다. -- 앞선 투자자 메모에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지출 절감 노력을 낙관적으로 바라본다는 인상을 받았다. ▲ 그것은 내 희망이지 전망은 아니다. 예산의 약 75~80%가 국방비, 이자지급, 사회보장제도에 쓰인다. 이 중 어떤 것도 쉽게 삭감하기 어렵다. 따라서 나는 낙관적이지 않다. (일론 머스크의) 비즈니스적 접근방식이 정부 운영을 조금은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산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계속해서 재정적자를 겪을 것이며, 이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가장 큰 희망은 재정적자가 GDP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지 않고, 더 천천히 증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낙관적으로 되기는 매우 어렵다. --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를 어떻게 전망하나. ▲ 알다시피 나는 예측을 하지 않는다. 올해 남은 기간 금리 인하가 몇 차례 있을 것 같고, 금리는 약간 하락할 것 같다. 금리 인하 과정이 끝날 때쯤이면 기준금리가 3.0% 내지 3.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올해 안에는 그 수준까지 가지 않을 것 같다. -- 채권 10년물과 30년물 어떤 만기 투자를 추천하나. ▲ 내가 추천해야 한다면 30년물은 사지 않을 것 같다. 우선 30년물이 많이 없기도 하고, 30년이라는 기간은 너무나 큰 불확실성에 노출된다. 오늘 기준으로 10년물은 4.7% 정도의 수익률을 제공하는데, 이 정도면 좋은 수준이다. 나쁘지 않은 투자이지만, 유연성을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10년이 최대이고, 나라면 5년물을 선호할 것 같다. 참고로 장기물을 선택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더 오랫동안 해당 금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보통 수익률 곡선이 우상향하기 때문에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요즘은 수익률 곡선이 (우상향하지 않고) 거의 평탄한 상태라서 후자는 동기가 되지 못한다. --가상화폐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 기업, 주식, 채권, 부동산과는 달리 가상화폐는 어떠한 수익도 창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익을 창출하지 않기 때문에 가치를 매길 수가 없다. 비트코인의 내재 가치가 얼마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들은 투기성 화폐, 투기성 투자이다. 내재적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내재 가치가 얼마인지 말할 수도 없고, 10년 후의 내재 가치가 얼마가 될지도 알 수 없다. 여러분이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이유는 단지 미래에 누군가가 더 높은 가격에 사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종류의 투자는 하지 않는다. [email protected] (끝) 이지헌

2025-02-02

노무현 경제관, 이재명과 상극…'쿠폰 경제'만 꺼내면 질색했다

무엇보다도 국회를 장악했으니 거칠 바가 없었다. 실제로 노무현은 2004년 하반기에 이른바 4대 개혁법안과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 취임 직후부터 별러 온 과제들을 밀어붙였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한국은행은 극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른바 화폐개혁이었다. 화폐개혁이라 하면 극약 처방이라는 선입견 탓에 말을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그러나 당시 한국은행이 하겠다는 화폐개혁은 그런 게 아니었다. 기존 화폐 사용을 일시에 금지하고 예금도 묶어 두는 강압적 조치가 아니라, 화폐의 교환 단위만 바꾸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을 하겠다는 것이다. 1원, 10원, 50원짜리 동전 등이 무용지물이 된 현실을 감안해 한국 돈의 단위를 현실에 맞게 고치자는 것이다. 📌비밀리에 추진되던 화폐개혁과 박승 전 한은 총재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7412 노조 대통령의 변심 대통령부터 노조를 지극히 사랑한 나머지 노조와 정부는 마치 파트너 관계처럼 돈독해졌다. 기업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서 노사문제는 노사(勞使)가 아니라 노정(勞政)의 문제가 되어버렸다. 대통령이 자초한 일이었다. 그러나 노조 대통령 노무현이 집권 3개월이 못 가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노조 문제는 두고두고 노무현의 사고 체계를 휘청거리게 만든다. 화물연대 파업이 첫 번째 계기였다. 설상가상이었다. 철도 파업과 전교조 문제 등이 연이어 터져 나오자 노무현의 노사관은 크게 흔들렸다. 비로소 대통령의 말이 슬슬 바뀌기 시작했다. “노사관계는 이미 결론이 나서 영미식으로 가야겠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국제 수준으로 확보될 것이다.” “노사관계는 결코 일부에 의해 국가 경제가 희생되는 모습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盧, 참다참다 공권력 발동…“노조대통령, 노조 배신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3928 📌“노조에 손 내미니 물어뜯었다” 盧 노동관 바꾼 화물연대 파업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0612 한강다리 일곱 번 건넌 이헌재..."경제는 내가 책임" 탄핵소추 당일 고건 총리로부터 경제 부문을 위임받은 이헌재 부총리는 그날 오후에만 한강 다리를 일곱 번 건너다녔다. 경제 부처들이 과천청사를 쓰던 시절, 임시 국무회의와 비상대책회의, 경제장관회의, 은행장 회의 등 쏟아지는 회의를 뛰어다니며 시장을 향해 메시지를 보냈다. 이 부총리는 한국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점부터 분명히 했다. “이번 사태는 경제에 문제가 일어난 것이 아니다. 불안해 할 이유가 없다”면서 “책임은 내가 진다”고 강조했다. 해외 시각을 안정시키는 것도 시급한 과제였다. 권태신 국제업무정책관에게 e메일 문안을 준비시켰다. “한국 경제의 기초는 여전히 강하다. 정치 불안은 일시적인 만큼 한국 투자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메일을 IMF(국제통화기금)와 무디스 등 3대 신용평가기관, 해외 금융기관 등 1000여 곳에 밤새도록 보냈다. 주말에는 기자들을 불러 “시장을 비관해서 주식을 파는 사람들은 큰 손해를 볼 것”이라고 겁을 주기까지 했다. 폭락하던 주식시장은 주말을 넘기면서 오름세로 돌아섰다. 📌고건 대행, 11일 만에 거부권…盧 눈치 봐도 호락호락 안 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2154 이장규.손병수.고성표.박유미([email protected])

2025-01-31

전현무 전화 받자마자 “아, 형님!”→곽튜브, “풉…” ('전현무계획2')

한국인 같은 친근감을 폭발시킨다. 24일(금) 오후 9시 10분 방송하는 본격 리얼 길바닥 먹큐멘터리 ‘전현무계획2’(MBN·채널S 공동 제작) 14회에서는 ‘먹브로’ 전현무-곽튜브(곽준빈)가 뜻밖의 ‘사천잘알 먹친구’ 알베르토 몬디, 럭키, 다니엘 린데만과 만나 경상남도 사천의 ‘찐’ 맛집을 캐내는 ‘먹트립’이 펼쳐진다. 이날 난생 처음 사천에 방문한 전현무-곽튜브는 부드러운 식감이 ‘솜’을 연상케 하는 물메기탕을 영접해, 감칠맛 터지는 먹방을 선보인다. 여기에 특제 소스가 ‘킥’인 물회까지 클리어한 뒤, 전현무는 “오늘 무려 세 명의 게스트가 나온다. 나랑 인연이 오래된 가족 같은 사람들”이라고 밝혀 곽튜브의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직후 전현무는 ‘먹친구’에게 전화를 거는데, 상대방이 “아, 형님!”이라며 반갑게 전화를 받자 곽튜브는 “풉!”이라며 빵 터진다. 곽튜브가 상대방의 단 한마디만 듣고도 내뿜은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사천에 도착한 ‘먹친구’ 알베르토 몬디, 럭키, 다니엘 린데만은 시내를 활보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이때 ‘한국 거주 18년 차 이탈리아인’ 알베르토 몬디는 “사천엔 와봤어?”라고 묻고, ‘한국 거주 28년 차 인도인’ 럭키는 “사천? 한 ‘오천’ 번 왔어~”라며 한국식 아재개그를 시전해 웃음을 안긴다. 이에 알베르토 몬디 역시 “난 사천 많이 와봤다. 특히 겨울엔 무조건 온다”며 ‘사천잘알’임을 어필한 뒤, “특히 여기 오면 꼭 먹어야 하는 빵이 있다”고 ‘강추템’을 곧장 소개한다. 과연 ‘해산물 천국’인 사천에서 빵이 주식이었던 외국인 알베르토 몬디의 입맛까지 훔친 오픈런 빵 맛집이 어디일지 관심이 솟구치는 가운데, ‘먹브로’와 크로스 한 ‘비정상회담’ 세 친구의 리얼 먹트립 현장은 24일(금) 밤 9시 10분 방송하는 MBN·채널S ‘전현무계획’ 14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사진] MBN·채널S ‘전현무계획2’  최이정([email protected])

2025-01-22

권상우 “♥손태영, 좋은 사람인데 색안경 끼고 봐..악플 신경 NO” (종합)[인터뷰]

한국을 오고 가고, 손태영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미국에서 거주 중인 것. 손태영은 최근 미국 생활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권상우는 “와이프 유튜브 댓글을 다 본다. 이상한 얘기를 하면 ‘꺼져’라고 댓글을 단다. 그럼 본사에서 지우더라”고 이야기했다. 앞서 권상우는 ‘라디오쇼’에 출연해 “결혼하고 나서 와이프가 안 예뻐보이 적이 없다”는 발언을 해 화제를 모았다. 손태영의 반응을 묻자 “좋아하겠죠. 그런 쑥스러운 대화는 안 하는데, 들으라고 한 소리인데 좋아하겠죠”라고 담담하게 답해 웃음을 안겼다. 특히 권상우는 홀로 미국에서 아이들 교육에 힘쓰는 손태영에 대해 “와이프가 육아하느라 혼자 미국가있는게 얼마나 힘드냐. 진짜 혼자 다 한다. 타지에 혼자 있는 것도 힘든 일이고, 유튜브를 제안받을 때 할 생각이 없었는데 제가 해보라고 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와이프는 되게 제가 볼 땐 좋은 사람인데,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악플이 너무 많다. 우리는 신경 안쓴다. 그래도 아쉬움은 있다. 그걸 기대한 건 아니지만, 일상을 공개하면서 우리 와이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나보다 팬이 더 많아졌고, 제가 거들먹거릴 것도 없다. 그냥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와이프한테 당연히 남편이니까”라고 전했다. 권상우는 “오히려 이런 소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좋게 보여주니까, 와이프 유튜브 잘한 것 같다 저도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하는게 주식창 열어보고, 검색하는 게 아니라. 와이프 유튜브 최신 댓글보고, 유튜브 떴나 보고. 떨어져있으니까 그걸로 와이프를 보는게 반갑고, 펜팔하는, 채팅하는 느낌이다”고 털어놨다. 또한 권상우는 “저도 모르게 카메라를 키면 제가 뭘 하려고 한다. 전 함께 있을 때 나오니까, 그거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가 젊은 배우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나이 먹어가면서 모든게 자연스러운게 더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권상우는 지난 2008년 9월 4살 연하의 배우 손태영과 결혼해 슬하 1남 1녀를 두고 있다. /[email protected] [사진] (주)바이포엠스튜디오, SNS, 유튜브 캡처 김채연([email protected])

2025-01-15

故송재림 비보에 오열..'폭락' 감독 "마지막 작품 되는 게 싫다" [인터뷰 종합]

주식, 밤엔 코인 한탕주의에 중독된 청년들의 현실을 그려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배우 故 송재림의 유작으로, 송재림은 극중 자칭타칭 사업 천재 주인공 양도현 역을 맡아 MOMMY라는 이름의 가상화폐를 개발하면서 돈의 강렬한 유혹 속으로 빠져드는 인물의 복잡한 감정적 변화를 그려냈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권도형을 모티브로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송재림이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있까. 현해리 감독은 ”외형적인 걸 비슷한 사람을 캐스팅할까 생각을 했다. 그래도 어쨌든 영화로 보여지는 타입으로는 예민하고 서늘한 느낌을 원했다. 원래 송재림 배우가 예능에서 보여준 느낌이 밝고 사랑스러움이었는데, ‘야차’도 그랬고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며서 알수없는 얼굴, 좀 변한 모습이 있었다”고 외형적인 느낌에 먼저 시선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편스토랑’에서 주식이랑 이런걸 가계부를 썼다고 하시면서 금융에 대해 해박하고, 연예인 중에서도 세금을 잘 알려주는 좋은 형이라고 해서 흥미가 생겼다. 예상대로 굉장히 확신의 ESFJ로, 엄청나게 잘 디테일하게 금융에 해박했던 것 같고, 코인도 잘 알고 게시고. 보자마자 결정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해리 감독은 ‘폭락’ 촬영 현장 분위기에 대해 “정말 대화를 많이 했다. 일반적인 현장 대비해서 이번에 ‘폭락’ 스탭진이 전반적으로 영해요. 이번에 제작진이 전부 젊어서, 송재림 배우도 너무 영하니까 좋다고. 연극할때도 20명 같이 가서 보고, 안우연 배우 연극도 가고. 다른 영화 현장은 모르지만, 배우와 감독보다는 정말 친하게 지내서. 그게 마음에 많이 남는다. 항상 촬영 전날이나, 항상 보면서 ‘얘는 이렇게 말했을 것 같은데’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줬다”고 말했다. 그랬기에 송재림의 사망 소식이 더욱 믿기지 않았을 터. 송재림은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로써 영화 ‘폭락’은 故 송재림의 유작이 됐다. 앞서 현해리 감독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고 송재림을 언급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현해리 감독은 “사실 아직도 안믿긴다. 맨날 보는 얼굴이고 그래서, 아직도 안믿기고. 지금 영화가 송재림 배우와 보여진 모습이 사극도 그렇고 로맨틱코미디도 그렇고 다르다고 생각한다. 연기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출연한 작품이고 그렇게 나오기도 하고, 이걸 보면 좋아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 일부는 보긴 했다. 후시녹음을 하면서 봤고, 기대감을 표출해서 아쉽기도 하고”라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현 감독은 “송재림 배우가 20대에 예능을 많이했다면, 30대는 연기에 집중했다. 연기론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다는 것’ 그런 책도 선물로 주고받고, 안우연 배우랑은 너무 친해져서 서로 받은 대본을 바꿔가면서 연습하고 그랬다더라. 연기에 심각한 고민을 많이 했고, 이번 작품에도 편집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줘서 그래서 아쉽고. 그래서 오히려 저는 이 작품이 마지막 작품이 되는 게 싫다. 아니었으면 좋겠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는 “이걸 보내도 되는건가 생각이 들정도로 아쉬웠다. 3시간에서 1시간 10분 정도 덜어내면서 이걸 덜어내는 게 아쉽고, 나중에 찍은 모든 걸 보여드릴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현 감독은 개봉 시기에 대해 “이게 원래는 시의성이 있어서, 솔직히 말하면 가사화폐 흐름과 송환 여부 시기를 보고 있었다. 사실 송환 결정, 취소 이게 10번 정도 번복이 됐다. 그러면 미국 대선도 암호화폐 등락에 좌지우지 되니까, 미국 대선 이후로 보내자. 그럼 폭등을 하거나, 폭락을 하거나 암호화폐 자체가 이슈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폭등해서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러니해서 놀랐고, 영화가 개봉할 때쯤에 미국으로 갔더라. 이 사건이 재판도 시작을 안해서, 개봉시기는 잘 맞춘 것 같다. 아쉬운 건 배우가 같이 하지 못하는게 아쉽고, 작년에 했다면 같이 했을 수 있었는데”라고 故 송재림이 함께하지 못하는 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현해리 감독은 6일 진행된 ‘폭락’ 기자간담회에서 실제 ‘루나 사태’의 피해자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사실 피해자라고 하면 코인하는 분들이 욕하신다. 가상계좌를 트고, 플랫폼을 열면 모든 책임은 자기가 결정하는 거고 다 서약하고 투자하기 때문에”라면서도 “근데 피해자라고 말할 수 있는게, 많은 언론과 금융 당국, 미국 정부에서 루나 코인을 넥스트 자산 가치가 있는 것처럼 포장해서 알렸기 때문에 폰지성이 있는 사기 형태라고 예측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투자하고 제가 잃었지만 피해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2018~2021년 코인 투자를 열심히 해서, 루나 코인으로만 잃은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원래 금융에 관심이 많았냐는 물음에 현 감독은 “제 또래는 다 있는 것 같다. 다 코인했던 것 같고, 안하더라도 주식은 하고 있고. 안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관심없는 분들은 창작자, 그런 분들은 안하시는 것 같고. 그래서 저는 코인을 넣어서 잃었다는 현실보다도 대폭락 사태 일어나고 나서 사건의 당사자가 뻔뻔하게 ‘저 한국에 있다’고 하는데 사실 싱가폴에 있던 그런게 화가 나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남들 망하는 걸 보는 게 즐겁다’는 인터뷰, ‘일시적인거라 아무렇지도 않다’는 그런 게 충격이고 화났다. 그때 청부살인한다고 해서 집 찾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직장인 커뮤니티에 본인상이 엄청 올라왔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 사건은 ‘투자해놓고 피해자라고 그래?’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사자가 된 사람이 이정도까지 언론플레이라던가 망언을 안했다면 이정도로 붐업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저는 피해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해리 감독은 코인에 매달리는 세태를 영화에도 그대로 담아냈다. 그는 “이게 지금도 사실 가상화폐라는 게 높이 오르고 있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되게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게 계엄났을 때도 비트코인만 안 떨어지더라. 이런 걸 보면 가상화폐에서 오는 ‘가상’이라는 말 자체가 정확히 우리가 가상의 가치를 누구에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는 재무재표가 있는데, 가상화폐는 투자하는 사람도 개념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좀 멍하다. 이게 의미가 있는 건가, 아니면 된다하니까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이끄는 그런 것인지 아직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그 당시 사람들은 코인에 열광했을까. 현 감독은 “저도 모두가 하니까 해야된다고 느꼈다. 원래 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해야 되잖아요. 내가 오늘 50만원을 쓸 수 있으면 50만원을 써야하는데, 500만원을 어떻게든 만들어서 넣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런 투자가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현 감독은 “근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하냐면, 실제로 돈을 번 누군가가 있는 거다. 돈 번 한 명이 있으니까. 아예 번 사람이 없으면 기대도 안하는데, ‘500만원을 넣으면 5천만원 되는 거 아니야? 나도 벌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아예 번 사람이 없으면 나도 기대를 안 하는데, 애매하게 번 누군가가 있다”면서 “코인을 하면 처음에 오르는 추세가 있다. 24시간 시장이 열리고, 등락폭이 크다. 사이드카가 없어서 확 오르면 더 오른다. 거기서 팔면, 아이러니하게 오른다. ‘팔았어? 바보. 나 더 벌었는데’하고 서로가 서로를 그렇게 하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런 투자를 통해 현 감독이 느낀 점이 있을까, 그는 “자만하지 말자고 느꼈다. 저는 코인으로 잃기도 했지만, 벌기도 했다. 그래서 루나를 했던 것 같다. 그 전에는 리플이라는 걸 해서 잃었는데, 다른 걸 해서 벌었다. 한번 버니까, 이거 욕심 안내면 벌잖아. 굉장히 전략 자산이라고 느꼈고, 이걸 하면 뭘 하면 더 벌 수 있어 하면서 ‘영끌’을 했다. 한번 잘됐다고 계속 잘되는 게 아닌데, 나를 믿었던 것 같다. 남들이 우루루 맞다고 해야한다고 하는 것에 한번 더 ‘노’ 하는 사람이 됐다.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보는 사람이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무암/영화로운형제 김채연([email protected])

2025-01-12

"빵집 사장 꿈"..'연기대상' 장나라, 2025년 첫 행보는 'The 빵'('SBS스페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는 첩보에 수사관들은 그 실체를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제작진은 수사기관과 동행하며 초국가적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여기에 카리스마 배우 허준호가 수사극의 내레이터를 맡아 긴박한 수사현장에 무게감을 더한다. # “다시 태어나면 빵집 사장 꿈”…장나라 ‘The 빵’ 프리젠터 참여 배우 장나라는 “다시 태어나면 빵집 사장이 되고 싶다”고 할 정도로 빵 마니아다. 그가 전하는 빵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장나라가 달콤하고 고소한 빵의 세계로 시청자를 초대한다. 2024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의 영광을 품은 장나라는 2월 중 방송 예정인 2부작 ‘The 빵’의 프리젠터로 나서며 2025년 행보를 시작한다. 대한민국에서 빵이 주식으로 자리 잡은 지는 오래다. 유명 빵집이 새로 문을 열면 ‘오픈런’ 하는 풍경도 자연스러워졌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하나의 문화 현상처럼 빵도 트렌드를 만든다. 1부에서는 차별화 브랜딩으로 화제를 모은 빵이 주인공이다. 대기번호 1200번, 4시간을 기다려도 동나는 경우가 있다. 남다른 아이디어로 개발한 레시피, 감성적 인테리어 등을 통한 브랜딩과 마케팅의 조화가 신의 한 수로 꼽힌다. 2부는 동네 빵집의 부활을 조명한다. 한때 프렌차이즈에 밀렸지만, 개성 넘치는 시그니처 메뉴로 손님의 발길을 이끄는 제빵사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email protected] [사진] SBS  김나연([email protected])

2025-01-01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