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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엽 아내 '대만 금잔디' 쉬시위안 폐렴으로 별세…향년 48세(종합)

꽃보다 남자' 대만판 드라마 여주인공으로 인기…2022년 구준엽과 재혼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대만의 유명 배우로 그룹 클론 출신 가수 구준엽의 아내인 쉬시위안(徐熙媛·영어명 바비 쉬)이 폐렴으로 사망했다. 향년 48세. 3일 대만중앙통신(CNA)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들은 전날 확산했던 쉬시위안의 사망설을 가족이 확인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쉬시위안의 여동생인 방송인 쉬시디는 에이전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설 연휴에 우리 가족이 일본에 여행을 왔는데, 내 가장 사랑하고 착한 언니 바비 쉬가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렸고 폐렴으로 이어져 불행히도 우리 곁을 떠났다"고 밝혔다. 쉬시디는 "이번 생에서 그의 여동생으로 살며 서로를 돌보고 함께한 것에 감사하다. 나는 영원히 그에게 감사하고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가족들은 쉬시위안이 언제 어디서 사망했는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대만에서는 전날 밤 '외국인과 결혼한 대만의 48세 대스타가 일본에서 독감에 걸려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네티즌들은 그 주인공이 쉬시위안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었다. 쉬시위안은 배우이자 가수, 방송 진행자로 활동한 대만의 스타다. 1990년대 여동생 쉬시디와 2인조 그룹 'SOS'를 결성해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큰S'(大S)로 불리며 '작은S'(小S)인 쉬시디와 함께 가수와 방송 진행자로 활동했다. 그러다 2001년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유성화원'(流星花園)에서 여주인공 '산차이'를 맡으면서 대만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이 드라마는 국내에서도 방영돼 인기를 얻었다. 한국에서 2009년 같은 만화 원작의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방영돼 유성화원이 다시 조명되자 쉬시위안은 한국판 여주인공 이름을 따서 '대만 금잔디'로 불리기도 했다. 이밖에 2003년 드라마 '천녀유혼'에서 섭소천 역을 맡았고 검우강호(2010년) 등 영화에서도 주연으로 활약했다. 다만 최근 몇년 동안에는 건강상 문제로 연예활동에서 물러난 상태였다. 그는 2011년 중국인 사업가 왕샤오페이(汪小菲)와 결혼했으나 2021년 이혼했고 2022년 구준엽과 재혼했다. 쉬시위안과 구준엽은 클론이 대만에서 활동하며 큰 인기를 얻었던 1990년대 후반에 교제했던 사이로 알려졌다. 한국과 대만의 스타가 오랜 엇갈림 끝에 백년가약을 맺은 사실은 양국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유족으로는 남편인 구준엽, 전남편 왕샤오페이와의 사이에서 둔 딸(10), 아들(8)이 있다. [email protected] (끝) 권수현

2025-02-02

틱톡 중단에 '슬픔·분노' 美 이용자들, 복구 조짐에 '희망'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중단되자 주요 이용자들은 슬픔과 분노를 표현했다. 다만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틱톡 살리기'에 나선 것에 큰 희망을 걸며 머지않은 시일내 복구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720만여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틱톡 크리에이터 앨릭스 얼은 전날 밤 틱톡에 올린 동영상에서 틱톡 중단을 앞둔 심정을 얘기하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이 플랫폼은 내게 앱이나 내 직업 그 이상이었고, 이곳에는 정말 많은 추억이 있다. 나는 지난 6년 동안 매일 영상을 올렸다"며 슬퍼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틱톡 크리에이터 마켈 워싱턴은 친구들과 함께 집에 모여 틱톡을 위한 '모의 장례식'을 치르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서랍이 달린 테이블 상단을 올려 관처럼 보이게 만든 뒤 틱톡 로고를 만들어 넣고 장미꽃과 양초를 올려 장례식을 하는 것처럼 꾸몄다. 워싱턴과 그의 친구들은 모두 검은 정장을 입고 와 사진을 찍었다. 그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자신이 틱톡에서 성공하기 전까지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일했다면서 틱톡이 자신에게 "재정적 자유"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7일 틱톡 금지법을 유지한 법원의 판결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틱톡은 내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그것(서비스 중단)이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청소년 문화 뉴스레터 '애프터 스쿨'을 발행하는 케이시 루이스는 틱톡이 중단된 데 실망감을 표현하며 "틱톡의 알고리즘은 나를 잘 알고 있고, 내가 보고 싶은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 랜드 폴(켄터키)은 전날 엑스에 올린 글과 영상에서 자신이 "시민 불복종"의 한 형태로 틱톡에 가입한다면서 "틱톡을 사용하는 1억7천만명의 미국인에게: 포기하지 말고 저항하라"로 했다. 팝스타 리조와 유튜버 제임스 찰스 등 유명인들도 틱톡 중단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렸다. 일부 틱톡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이 이후 활동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다른 동영상 플랫폼 주소를 올리며 팔로워들에게 따라와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틱톡 이용자들은 접속 위치 정보를 암호화하는 가상 사설망(VPN)을 통해 미국에서 틱톡을 계속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VPN 정보 사이트인 '톱10VPN'에 따르면 미국 내 VPN 수요는 이날 오전 기준으로 이전보다 827% 급증했다. 이 사이트는 "그러나 현재 VPN은 틱톡 금지를 쉽게 우회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틱톡 이용자들은 복잡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할 경우 VPN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트럼프 당선인이 틱톡 금지법에 명시된 틱톡 미국 사업권의 매각 기간을 늘리는 행정명령을 20일(대통령 취임일) 발표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올리면서 분위기는 다소 반전되는 양상이다. 틱톡 측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이런 조처를 언급하며 "우리 서비스 제공업체들과의 합의로, 틱톡은 서비스 복구 절차를 진행 중이다"라고 알렸다. 요리사인 인플루언서 티네케 영거는 이날 오후 1시 34분(미 동부시간)에 엑스에 "틱톡이 돌아왔다"는 글과 함께 2분 전에 찍은 자신의 틱톡 페이지 캡처 화면 이미지를 게시했다. 이 게시물에 다른 엑스 이용자는 "맞다. 그것(틱톡)은 천천히 돌아오고 있으며, 일부 사람들에게는 아직 아니다"라고 답했다. 앞서 미 연방 의회는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인 개인정보를 대규모로 수집하는 등 국가안보를 위협할 우려가 있다며 작년 4월 금지법을 제정했고, 틱톡 측은 이 법 시행(19일)을 앞두고 지난 18일 밤에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중단했었다. [email protected] (끝) 임미나

2025-01-19

정찬, 촛불 시위까지 나갔는데..유언비어에 고통 "저 따위 글 없다"

중국인)이라고 썼던 것도 보셨나요? 무섭네요 이나라"라는 멘트가 적혀 있다. 이를 접한 정찬은 "내 인스타 어디에도 저 따위 글은 없다"고 해명하면서 억울함을 표했다. 앞서 정찬은 7일 오후 "여의도에 왔습니다. 더현대서울에 전시회를 1호와 보러 왔습니다. 오늘 여의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데, 여기는 외국인이 1/3입니다. K컬쳐 무섭습니다"라며 "여의도에 왔으니 전시회만 보고 갈 수는 없지요......^^"라며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언급했다. 이어 "인사동에 들릴 예정이라 광화문역에서 내릴 겁니다. 1호의 친구들이 광화문에 있다니, 친구들도 만나게 해줄겸 광화문에도 들려야 하겠습니다"라며 "오늘 민주주의가 꽃 피우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민주주의 #책임 #자유"라며 첫째 딸과 여의도에 왔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전시회에 모인 1/3이 외국인"이라는 문장을 오해하면서 사실과 다른 루머가 퍼진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정국을 맞아 연예계도 소신 발언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찬은 수많은 국민들이 모인 탄핵 집회 현장을 다녀와 각종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정찬은 지난 2012년 7살 연하의 회사원 아내와 결혼했지만, 3년 만인 2015년 성격 차이를 이유로 이혼했다. 이후 홀로 두 남매를 키워왔고, 2021년 JTBC 예능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에 출연해 큰 관심을 받았다.  / [email protected] [사진] 정찬 하수정([email protected])

2024-12-10

"복음에 빚진 교인들"…웨일스 땅 찾는 이유

꽃을 피우고 평양 대부흥의 단초가 된다. 토마스 선교사와 한국의 인연은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토마스 선교사를 파송한 곳은 영국 웨일스의 하노버 교회다. 380년의 역사(1644년 설립)를 품고 있다. 현재 이 교회의 담임 목사는 한인이다. 조선땅에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였는데 이제는 그 땅의 후손이 목사가 되어 하노버교회를 섬기는 셈이다. 하노버교회 유재연(64) 목사가 선교 대회 참석차 LA를 방문했다. 유 목사를 만나 토마스 선교사가 오늘날 교회에 남긴 유산 등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하노버교회의 첫 외국인 목사인가.   "2014년 1월에 취임했다. 이 교회가 세워진 후 외국인이 처음으로 담임 목사가 됐다. 모로코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다가 웨일스로 사역지를 옮기면서 영국 교단인 리폼드처치(URC)에 들어갔다. 이 교단은 사역자가 필요한 곳에 목사를 파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노버교회가 아무래도 토마스 선교사 때문에 한국이랑 관련이 있으니까 그곳으로 가게 됐다."   -토마스 선교사의 흔적이 교회에 있나.   "기념비도 있고 교회 벽면엔 사진들도 걸려있다. 예배당 자체가 1차 자료다. 1644년에 설립된 교회이지만 지금의 교회 건물은 1839년에 지어졌다. 토마스 선교사의 아버지도 하노버교회에서 목회를 하셨다. 토마스 선교사는 17살 때 하노버교회 강단에서 첫 설교를 했다."   -토마스 선교사의 어린 시절은.   "굉장히 똑똑하고 언어에 재능이 있었다고 한다. 16살 때 옥스퍼드에 합격할 정도였다. 물론 목회에 대한 꿈이 있어서 신학교로 갔다. 어릴 때부터 복음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다. 신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결혼을 하고 신혼인 24살 때 아내와 함께 중국으로 향할 정도였다."   -한국 개신교에서 토마스 선교사의 의미는.   "지금도 한국 교회 교인들이 하노버교회를 찾아온다. 매년 1000명 정도 온다. 그만큼 한국의 교인들은 토마스 선교사의 열매다. 토마스 선교사는 1866년에 순교했다. 그때까지 조선에는 개신교 신자가 없었다. 그때 토마스 선교사가 처음으로 성경을 들고 들어간다. 그때 죽기 전에 준 한문 성경책이 개신교의 씨앗이 됐다. 토마스 선교사의 희생 순교 피 성경책…이 모든 게 한국 개신교의 시작이 됐다."   -한국 교인들이 지금도 토마스 선교사를 찾는 이유는.   "아마도 빚진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토마스 선교사가 가진 복음에 대한 열정이 오늘날 한국의 개신교를 있게 하지 않았나. 그 빚을 갚기 위해 하노버교회를 와서 그분의 흔적도 살펴보고 또 웨일스로 역선교를 하러 오는 것이다."   -역선교란.   "소위 '리버스 미션(reverse mission)'이라고 한다. 현재 영국의 상황이 좋지 않다. 한국은 토마스 선교사에게 복음의 빚을 졌다. 복음을 받아 축복을 누리고 있는데 그 복음을 전해준 나라가 약하니까 다시 축복을 되돌려주기 위해 역선교를 오는 것이다."   -상황은 어떤가.   "영국은 기독교 국가였다. 지금은 명목상 크리스천이라 해도 실제 교회를 출석하는 교인들은 인구 대비 2%에 불과하다. 갈수록 교회들이 사라지고 있다. 예배당이 팔리고 문을 닫는다. 목회자도 부족하고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해 냉담해져서 전도가 안 된다. 다시 선교지가 됐다.     -그 정도로 심각한가.   "원래 선교라고 하면 아프리카 같은 제3세계로 많이 나가지 않나. 보통 선교계에서는 기독교 인구가 2% 미만이면 선교지라고 한다. 유럽이 그렇게 바뀌고 있다. 다시 복음이 전해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중 웨일스는 어떤가.   "거의 포기 상태라 할 수 있다. 냉담한 걸 넘어서 기독교에 대해 무관심하다. 교계에서 쓰이는 말로 비유하자면 '영적 전쟁터'가 됐다. 이슬람 힌두 불교는 물론이고 이단들도 다 들어와 있다. 게다가 그나마 있는 기독교는 자유주의가 됐다."   -웨일스는 과거 부흥운동이 일어났던 지역 아닌가.   "웨일스는 광부들의 나라다. 광산이 많다. 그만큼 가난하고 살기 힘든 지역이었다. 과거 부흥은 그러한 광부들로부터 왔다. 하나님은 그런 가난한 사람들을 통해 그 땅에 부흥을 주셨다. 그래서 부흥을 사모하고 있다. 하노버교회가 부흥을 위한 영적인 우물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매년 한국에서 오는 방문객 기도팀 예배팀 등을 보면서 희망을 갖는다. 부흥을 위한 징조라고 본다."   -어떻게 선교사가 됐나.   "원래는 한국서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이었다. 기독교 집안에서 모태 신앙으로 자랐다. 대학 때 목회자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바로 신학대학원을 가지 않았다. 교사로 3년 정도 일하며 사회 생활을 한 뒤 신학대학원에 갔다. 목사 안수는 1994년에 받았다. 선교사로는 1999년에 모로코로 처음 나갔다. 올해가 선교 사역을 한 지 30년째다."     ☞로버트 저메인 토마스 선교사는   한국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안장돼있다. 그는 1863년 하노버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스물 세살 되던 해였다. 결혼 직후 부인 캐롤라인과 함께 중국 상하이로  떠났다. 그러나 상하이에 도착한 뒤 3개월 후에 아내는 건강 악화로 눈을 감는다. 당시 산둥성에 있었던 토마스 선교사는 조선땅에서 천주교 박해를 피해 피난 온 신자들을 만나며 조선의 선교를 꿈꾸기 시작했다. 이후 토마스 선교사는 가슴에 한문으로 된 성경을 품고 조선땅으로 향했다가 불에 탄 배에서 뛰어내리게 된다. 토마스 선교사는 헤엄을 쳐서 육지에 이르렀지만 박춘권이 휘두른 칼에 찔려 생을 마감했다. 이후 박춘권은 토마스 선교사가 남기고 간 성경을 보고 회개한 후 개신교인이 된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영국 웨일스 토마스 선교사 하노버교회 유재연 하노버교회 강단

2024-06-24

[아름다운 우리말] 만장일치의 세상

중국집에서 음식을 시키려고 해도 사람마다 의견이 다른데 말입니다. 여행지를 고를 때도 가족 사이에도 희망이 다릅니다. 종종 여행이 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답답하면서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산으로 갈까 바다로 갈까 싸우다가 산이 가까운 바다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설악산이 인기가 높아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만장일치의 반대말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다수결의 원칙입니다. 다수결을 민주주의의 원리라고 하니 만장일치에 거부감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마치 만장일치의 사회는 민주주의와 거리가 먼 사회로 보이니까요. 실제로도 투표에서 득표가 100% 가까이 나오는 사회를 우리는 비난합니다. 일률적, 획일적인 나라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런 사회에 자유가 없음은 쉽게 예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 의미에서 만장일치의 사회를 꿈꿉니다. 만장일치는 어쩌면 사회적인 용어가 아니라 종교적인 용어일 수 있습니다. 사람은 저마다 의견이 다르겠으나 그 다름의 근원에 있는 같음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 만장일치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장일치는 내 생각이 옳고 너의 생각이 틀리니 내 생각을 따르라는 과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가장 나쁜 만장일치일 겁니다.     만장일치 하면 떠오르는 회의가 있습니다. 바로 신라의 화백회의입니다. 화백은 신라의 회의제도로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 여섯 마을의 사람이 모여 회의를 하는 겁니다. 화백의 결정 방식은 만장일치였습니다. 만장일치인데 결론은 잘 났을까요? 조금 힘들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만장일치가 원칙이라면 당연히 결론은 잘 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라가 위급한데 계속 결정을 미룰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불교에서 경전의 내용을 확정할 때도 당연히 원칙은 만장일치였습니다. 이 말이 과연 부처님의 말씀인지 정할 때는 들었던 사람 모두가 동의하여야만 경전에 들어갈 수가 있는 겁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모두 다르지만 모두 하나인 모습을 봅니다. 누구나 깨달은 이라면 같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는 겁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사람이 경전을 정리하면서 더 큰 깨달음으로 하나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장일치는 힘으로 상대를 누르는 것이 아닙니다. 논리를 상대를 이겨 기뻐하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그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합니다. 내가 조금 양보하고 배려하면 평화가 오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서 만장일치는 배려의 세계이고, 양보의 세계이며, 평화의 세상인 겁니다. 만장일치가 기쁘게 이루어지는 곳은 늘 웃음꽃이 핍니다.     집안에서 작은 일을 정할 때도 만장일치가 일어나야 합니다. 만약 다수결로 한다면 늘 불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바다로 갈까 산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산이 가까운 바다로 가듯이 말입니다.     사소한 다툼은 모두 다수결에서 발생합니다. 소수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결론은 다수의 결정으로 나니 불만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을 사는 지혜는 다수결이 아니라 만장일치입니다. 만장일치의 태도를 늘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쪽의 수가 많으니까, 우리 편이 많으니까 다수결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에서 저는 날카로움을 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만장일치 모두 다수결 평생 결론 결정 방식

2024-06-16

[민감(敏感) 중국어] 선화혁명(鮮花革命)

중국 안후이성의 수도인 허페이시 도심 훙싱로 80번지. 가방을 맨 어린 학생이 어머니가 챙겨주는 국화를 벽에 고이 세우고 허리를 숙였다. 68세의 나이에 불귀의 객이 된 리커창(李克强, 1955~2023) 중국 7대 총리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던 훙싱로 80번지에는 이후 일주일 동안 추모객의 선화(鮮花), 즉 생화가 산을 이뤘다.   47년 전 베이징에서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1976년 1월 8일 저우언라이(周恩來) 초대 총리가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영구차가 천안문 앞 장안가를 지나자 추모 인파가 ‘십리장가송총리(十里長街送總理)’ 정경을 이뤘다. 당시 문화대혁명 10년간 쌓인 불만이 4월 청명절에 천안문에서 폭발했다. 군 통수권이 없던 장칭(江靑) 등 사인방은 ‘반혁명행위’라며 민병과 공안을 동원해 진압했다. 책임을 덩샤오핑 당시 부총리에게 씌워 축출했다. 9월 마오가 죽자 상황이 급변했다. 사인방 타도에 이어 2년 뒤인 1978년 말 당은 천안문 4·5 운동을 완전한 혁명운동으로 복권했다.   리커창은 저우언라이가 아니다. 다만 청렴과 당내 자유파의 대표라는 이미지가 겹친다. 리커창 타계 사흘 뒤 대만의 한 라디오(RTI)가 꽃의 혁명이라며 ‘선화혁명(鮮花革命)’을 처음 언급했다. “리커창으로 인해 중국이 생화의 바다를 이뤘다. 중국의 운명을 바꾸는 한바탕 선화혁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때로는 침묵도 혁명이며, 백지부터 생화까지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지만 중국인의 마음이 이미 바뀌었음을 보여줬다”며 “리커창이 중국인에게 남긴 가장 큰 유산”이라고 했다. 덩위원(鄧聿文) 시사평론가도 ‘선화혁명론’에 동조했다. A4 백지를 온몸에 붙인 청년, 방역 요원 등 상하이 청년들의 핼러윈 행진을 보며 “중국 청년이 정치에 관심을 잊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다.   민심은 쉽게 바뀐다. 리커창을 애도하는 ‘선화혁명’과 상하이의 핼러윈 행진에 당국은 SNS 통제와 베이징 지키기에 주력했다. 훙싱로를 가득 메운 생화 주위에는 푸른 조끼를 입은 감시요원을 세웠고 영결식이 끝나자마자 생화를 말끔히 치웠다.   그럼에도 리커창의 영결식 당일 베이징의 한 대학 캠퍼스 사진이 퍼졌다. “내 무덤에 서서 울지 마오. 나는 거기 없다오, 나는 떠나지 않았소.” 영문학자인 고인의 부인이 번역한 ‘천 개의 바람이 되어’로 잘 알려진 추모시였다. 신경진 / 한국 중앙일보 베이징 총국장민감(敏感) 중국어 선화혁명 리커창 타계 상하이 청년들 영구차가 천안문

2023-11-19

[살며 생각하며] 하인리히 법칙과 이태원 참사

꽃다운 한국 젊은이 133명, 이란 5명, 중국, 러시아 각 4명, 일본, 미국 각 2명 등 15개국 158명이 압사하고 196명이 다친참사 발생 1주기다. 이날 아침부터 이태원 일대는 핼러윈 축제에 참석하려는 각국의 청년들이 몰렸고 저녁 6시가 되면서 문제의 해밀턴호텔 옆, 길이 45m 폭 3~4m 좁은 내리막길은 세계음식거리 및 지하철역에서 쏟아져 나온 인파로 컨트롤 불가 상황이 몇 시간째 방치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문제의 저녁 10시 15분! 더는못 버틴 1~2명이 쓰러졌고 그 위로 수십 수백명이 덮치는 도미노 연쇄 깔림 현상이 일어나면서 더러는 내장파열로 더러는 숨을 못 쉬어 산채로 죽어간 전대미문의 미개형 참사가 수도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것이다.   3주 전인 10월 7일 오전 6시 30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예고 없이 장벽 넘어 이스라엘을 향해 20분에 걸쳐 5000여발의 로켓포 발사와 함께 차량을 통해 민가 및 군사시설에 침투하여 1300여명을 살상하고 200명이 넘는 사람을 인질로 잡아갔다. 여기에 더하여 키부츠 인근에서 이스라엘의 전통 초막절 축제 ‘퍼노바음악제’에참석 중이던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을 공격 살상한 뒤 수십명을 붙잡아감으로 국제적 공분까지 자초하고 있다. 졸지에 일격을 당한 이스라엘은 이에 굴하지 않고 가자지구 전체를 포위한 뒤 물과 전기 등 일체의 보급을 차단함은 물론 온갖 수단의 보복공습을 통해 피아 6000~7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많은 건물과 도로, 학교, 병원 같은 공공시설이 피격되면서 유엔조차 외면하는 사면초가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 구약적 전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물론 전투의 ‘불의 고리’는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이다. 아브라함이 주시겠다는 ‘약속의 아들 이삭’을 못 기다리고 부인의 몸종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의 후손’ ‘300’이라는 잠재적 부상자를 생성시킨 것이 사단이다. 이후 끊임없는 시오니즘 운동을 통해 1948년 5월 14일 본래의 땅으로 회귀하였으나 숙명적인 1, 2, 3, 4차 중동전쟁을 벌여야 했고 이제 ‘29’에 해당하는 잠재적 핵심 부상자인 하마스 같은 독종들과 결전 중이지만 궁극적인 최후의 ‘1’을 남겨두고 있음은 지구촌 전체의 불행이다.   이태원 참사 또한 하인리히 법칙상 예외는 아니다. 12년 전, 미국이 버린 핼러윈 귀신놀음을 인구 1/4이 기독교도인 한국의 이태원에서 재점화된 것이 ‘300’의 시초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사건 발생 4시간 전, 20분 간격으로 11회에 걸쳐 ‘압사’까지 경고하면서 112에 신고한 ‘29’에 해당하는 경상자들의 애끊는 호소를 당국은 흘려들었다. 그때 한 사람의 의인만 있었다면 ‘1명 아니 158명’의 생명은 지켜지지 않았을까? 안타깝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하인리히 이태원 이태원 일대 미개형 참사 잠재적 부상자

2023-10-27

지지층도 떠나간 현 정부 어떻게 하나?

자유당 지지층 중에서도 40% 이상이 트뤼도 총리가 물러나기를 바라고 있다.   비영리설문조사기관인 앵거스리드연구소(Angus Reid Institute) 18일 발표한 정치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57%가 저스틴 트뤼도 연방총리가 총선 전에 해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지지 여론은 28%에 그쳤다. 자유당 지지자 중에서도 41%가 물러나야 한다고 대답했다.   2021년 1월 트뤼도 총리에 대한 긍정과 부정이 50%대 48%를 보인 이후 부정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져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64%를 보였고, 상대적으로 긍정 평가는 가장 낮은 31%를 보였다.   여론조사 꽃이 16일 발표한 정례여론조사가 가장 최근 한국의 윤석열 정부에 대해 부정평가 65.1%, 긍정평가 32.4%로 나온 것과 매우 흡사한 수치다.   그러나 연방보수당의 피에르 보일리에브(PIERRE POILIEVRE) 당대표에 대한 선호도도 비선호도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번 조사에서 보일리에브 당대표의 선호도는 37%, 비선호도는 49%로 나왔다.     각 주별로 선호도를 보면, BC주는 33%, 알버타주는 55%, 사스카추언주는 56%, 마니토바주는 39%, 온타리오주는 40%, 퀘벡주는 25%, 그리고 대서양연해주는 33%로 나왔다. 보수당의 텃밭인 중부평원주에서만 높았지만, 마니토바주는 예외가 됐다.   3개 전국구 주요 정당 대표에 대한 지지도에서는 자그밋 싱 NDP 당대표가 42%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누가 최고의 연방총리감이냐는 질문에 보일리에브 당대표가 30%, 트뤼도 총리가 16%, 싱대표가 15%로 나왔다. BC주에서는 27%, 14%, 21% 순으로 나왔다.   투표를 하겠다고 대답한 응답자 중 어느 정당에 투표를 한 것이냐는 질문에 보수당이 39%, 자유당이 28%, NDP가 21%로 각각 나왔다. BC주는 40%, 24% 29%로 나왔다.   트뤼도 대신 누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후보군 설문에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가 72%, 멜라니 졸리의 51%, 마크 캐니 34% 등에 크게 앞섰다.   한편 한국과 캐나다 두 정상이 작년과 올해 상호국가 방문과 국제 정상회의에서 여러 차례 만나 한국과 캐나다 수교 60주년 등의 이유로 상호협력을 다졌는데, 국민에게는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트뤼도 연방정부도 올해 5월 윤-기시다 두 정상의 한일합의에 대해 환영의 입장문을 냈다. 하지만 일본 강제동원이나 강제징용에 대한 보상 문제 등 한국에서 부정 평가가 큰 사안에 대해 역사인식도 없이 미국의 꼭두각시처럼 입장문을 낸 부분에 대한 연방 외교부의 설명 요구한 본 기자의 질문에 그냥 발표문 그대로라며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또 최근 추석과 관련해 중국과 달리 월병이나 등(lantern)을 밝히지 않는데, 마치 한국도 중국처럼 추석을 보낸다고 다문화장관이 축사를 낸 것에 대한 입장 요청을 했지만, 언론 담당자가 휴가 후 연락을 준다고 한 후 아직 연락이 없다.   국민과의 소통이 부재한 한국 대통령실과 유사한 행태를 보이며, 유사한 지지도와 유사한 국민의 하야 요구가 나오고 있는 상태다.       표영태 기자지지층 정부 트뤼도 연방정부 연방자유당 지지층 트뤼도 총리

2023-10-19

묵살된 정의에 투쟁, 외침 더 커졌다

꽃은 시간을 안고 핀다. 1982년 빈센트 친의 억울했던 죽음이 그랬다. 오늘날 꽃핀 유산은 디트로이트 재건의 근간이다.   20일 오후 1시, 펀데일 지역 9가와 우드워드 애비뉴에 있는 빈센트 친의 추모 동판 앞이다. 디트로이트 다운타운에서 북쪽으로 10여 마일 떨어진 이곳은 아시안 민권 운동의 씨앗이 심긴 곳이다.   펀데일시 레일리 콜먼 언론 담당은 “지난 2010년 펀데일 시의회와 미시간주 변호사협회가 함께 세운 동판”이라며 “친 사건으로 인해 이곳에서 아시안-아메리칸의 민권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사법 개혁의 발단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친의 죽음은 시발점이 됐다. 미국정의시민협회(ACJ)가 태동한 곳이 바로 펀데일이다.     미시간대학 로랜드 황 교수는 “법원이 가해자들에게 벌금형을 내리자 우리(아시안)는 격분했다”며 “판결 직후 너나 할 것 없이 펀데일로 모였다”고 말했다.   그때 아시안들은 추모 동판 인근 골든스타 레스토랑에 집결했다. 친이 주말에 웨이터로 일했던 식당이었다. 당시 변호사였던 황 교수를 비롯한 제임스 시모우라(변호사), 헬렌 지아(기자)가 앞장서서 ACJ를 조직했다.   헬렌 지아는 현재 사회운동가로 활동 중이다. 그는 “그때만 해도 아시안은 주류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였다. 뉴스에서도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며 “당시 전미변호사협회,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들조차 미온적으로 일관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그럴수록 결집했다. 결속이 연대로 이어지며 확산 조짐을 보이자 주류 언론도 달리 보기 시작했다. 황 교수는 “그때 미시간주의 여러 한인 교회들도 친 시위에 동참했었다”고 회상했다.     친이 쓰러진 우드워드 애비뉴로 향했다. 펀데일에서 남쪽으로 약 5마일 떨어진 곳이다. 친은 당시 맥도널드 앞에서 머리를 가격당해 쓰러졌다. 빈 건물로 방치된 그곳은 황폐함만 남아있다.   황 교수는 “사건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그의 죽음은 많은 것을 남겼다”며 “그중 하나가 미국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계 미국인 피해 사건을 연방 민권법을 통해 기소한 것이 바로 친의 연방 재판이었다”고 말했다.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고, 가해자인 로널드 에벤스는 민권법에 의해 결국 연방 법원에서 25년형을 선고받았다.   환호는 잠시였다. 에벤스의 변호인은 “인종은 살인의 동기가 아니었다”며 즉시 항소했다. 재판은 신시내티 법원으로 이관됐고 결국 가해자는 무죄로 풀려났다.   법은 정의를 묵살했지만, 투쟁까지 멈추게 할 순 없었다.   헬렌 지아는 “정의가 실현될 수 없다면 우리는 최소한 친의 유산이 사라지지 않도록 행동해야 했다”고 말했다.   중국인커뮤니티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디트로이트에서 북쪽으로 15마일 떨어진 매디슨 하이츠 지역은 신흥 차이나타운이다.   그곳엔 빈센트 친의 그림이 있다. 중국계 2세 화가인 앤서니 리가 지난해 추모 40주년을 맞아 그린 작품이다.   중국인커뮤니티센터 엠마 인 코디네이터는 “지난해 한인 배우 대니얼 대 김도 이 그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며 “친의 죽음이 남긴 의미는 이곳 아시안 2~3세에까지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친의 죽음은 사법 개혁으로도 이어졌다. 그때는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피해자 가족은 법정에서 증언할 수가 없었다. 법원은 친의 어머니 릴리에게 에벤스의 선고일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황 교수는 “친의 재판을 계기로 공판 중 피해자 가족이 범죄 피해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진술하는 것이 허용됐다”며 “얼마 전 미국 체조 대표팀이 주치의에게 당한 성폭행을 진술했을 때 그들이 행사했던 법적 권리가 바로 친의 사건으로 제정됐던 피해자 진술권이었다”고 말했다.     ACJ는 지난해 ‘빈센트 친의 유산 가이드’도 제작했다. 총 65페이지다. 의미를 나누고 토론까지 할 수 있도록 섹션마다 교육용 질문도 담겨있다. 이 책자는 현재 디트로이트 지역 공립학교 교사들도 사용 중이다.   증오의 벽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다. 기억하고 외칠 때 무너진다. 관련기사 90년 전 벽화도 예견…미국차 동력은 아시안 41년 전 모터시티에도 정의는 없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아시안 증오범죄 예방

2023-04-25

[이 아침에] 봄을 맞으며

自有淸香滿院間)   퇴계 시 〈도산월야영매(陶山月夜詠梅)〉6수 중〈首一,〉   봄이다. 다시 또 봄이 왔다. 분명 봄은 어느 사이엔가 왔지만 여느 때처럼 간 것 같지 않게 가버릴 것이다. “아무리 환경을 오염시켜도 도시에 돌아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다”는 ‘부활’의 첫 문장처럼 언제나 변함없이 꼭 오고야 마는 봄은 꽃을 피워냄으로 봄을 알린다. 그중에서도 매화는 동백과 함께 가장 먼저 오는 봄의 전령사다.     만물이 아직 겨울잠에서 깨기도 전에 눈 속에서 홀연히 피는 꽃이 설중매다. 청초하고 그윽한 향기를 품은 매화는 아무 나비나 와서 멋대로 앉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고상하고 우아한 꽃이다. 그런 매화의 곧은 절개에 반한 중국 송나라 시인 임포는 매화를 아내처럼 사랑했다고 한다. 이를테면 임포는 추운 눈 속에서도 꽃망울을 올려내는 매화의 고결한 정신을 사랑한 것이다.     매화 하면 떠오르는 한 사람이 또 있다. 바로 퇴계 이황 선생이다. 벼슬을 사양하고 학문에 전력했던 이황 선생의 매화 사랑은 남달라서 임종 직전 제자에게 “매화에 물을 줘라”는 마지막 유언을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유언을 지켜 물을 준 수제자는 바로 옆에서 간병을 돕던 간재 이덕홍이다.     퇴계는 죽을 때까지 92제 107수의 매화시를 썼는데 그중에서 62제 71수를 모아 ‘매회시첩’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을 보면 그의 매화 사랑은 참으로 유별나다. 매화 핀 가지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오래 바라보기를 즐겼다는 그는 과연 어떤 매력이 있었기에 그토록 매화를 아끼고 사랑했던 걸까? 분명 그 이유는 따로 있었다. 물론 청아한 매화를 통해 올바른 삶을 살고자 함도 있었겠으나 그 배경엔 기생 두향이가 있었다는 것도 소문만은 아니다. 정비석의 ‘명기열전’에는 퇴계와 두향의 애틋한 사랑이 분명히 적혀있기 때문이다.   퇴계 선생이 48세의 나이에 단양군수로 갔을 때 두향은 19세의 관기였다. 그때의 관기는 사또를 보살피는 현지처나 다름없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연산군 폭정시절에 태어난 퇴계는 홀어머니 밑에서 경제적으로 어렵게 자란 데다 훗날 수많은 당파싸움을 겪으며 두 번째 부인까지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던 사람이다. 이처럼 불운한 생활 속에서 대학자가 된 퇴계는 마땅히 정을 줄 곳이 없었던 터라 충분히 두향에게 정을 주고도 남을 만한 처지에 있었을 거라는 추측이다.     절세가인이었던 두향은 퇴계를 사모하여 가까이 모시길 자청했다고 한다. 그래서 퇴계가 매화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잔칫날 선생에게 손수 기른 매분을 바치고 나서야 뻣뻣한 어른의 마음을 얻었다고 한다. 퇴계는 새 임지인 도산에 까지 매화를 옮겨서 지금껏 그 명맥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어른을 떠나보내고 단양에 홀로 머물던 두향은 퇴계의 부음을 듣고 호수에 몸을 던져 자진했으며 현재 단양의 구담봉 맞은편 산자락에 무덤이 있어 아직도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한편 ‘퇴계 언행록’이나 ‘퇴계문집’에 의하면 퇴계는 기생과의 접촉을 끝까지 거부한 선비였다고도 전해진다. 그가 왕명으로 평안도에 갔을 때 평안감사가 기생을 안겨주었으나 끝내 거절했다는 기록도 있다.     과연 어떤 것이 옮은지는 알 수 없으나 퇴계가 “매화는 춥더라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을 평생 좌우명으로 삼고 살았다는 것과 매화를 여인 대하듯 다루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까치와 참새가 봄을 맞아 즐겁게 둥지를 만들기 시작하고 풀도, 나무도, 새도, 벌레도, 아이들도 모두 즐거워 보인다”는 ‘부활’의 문장처럼 온갖 초목에 물이 흐르고 싹이 트고 있다. 퇴계 선생이 매화의 향기를 아끼듯 봄을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국희 / 시인이 아침에 매화 사랑 매화나무 가지 퇴계 선생

2023-03-10

난은 잎만 보아도 좋으니라

꽃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때론 마트에서 우연히 눈이 가는 화초를 사기도 하지만 선물로 받은 난에 남다른 애착을 갖게 되는 것은 한번 피면 몇 달 동안 눈을 즐겁게 해주는 귀티 나는 아름다운 꽃이기 때문이다. 생화를 잘라 꽃다발로 만든 선물을 받노라면 꽃에 대한 애처로움이 더욱 크다. 얼마 못 가서 시들어 버릴 꽃보다는 화분에서 자란 생화로 선물을 받을 때면 기르는 재미까지 겹쳐 내 최고의 감사 선물이 된다. 활짝 피어있는 난 꽃들을 들여다보면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워진다. 난은 비록 말 없는 꽃이지만 큰 위로와 기쁨을 주고 무언의 대화를 나눈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조금만 방심해도 일시에 공든 탑이 무너지듯 실망스러울 때도 있긴 하나, 아기를 돌보듯 애정을 가지고 신선한 공기와 밝은 햇빛과 물만 제대로 공급해 주어도 싱싱하게 잘 자라는 식물에 더욱 마음을 쏟게 된다. 더구나 키우기 까다롭다는 난인 경우이랴.     가만히 들여다본다. 청초한 잎이 그려내는 부드러운 선, 영묘하기 그지없는 꽃 모양과 색채. 참으로 우미수려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난에는 군자의 기품이 있다. 그래서 예부터 난을 가리켜 ‘왕자(王者)의 꽃’ ‘군자의 꽃’으로 비유했는지도 모른다. 흔히 난초의 꽃말은 ‘미인’이라고들 한다. 그것은 곧 은근한 여성의 미를 단적으로 들추어내는 말인 듯하다. 쭉 곧은 줄기는 만고의 절개를 은은히 말해 주고 있다. 춘란은 미인과 같아서 꺾지 않아도 스스로 향기를 바친다.     난에 관한 옛노래 가운데 ‘기란조(徛蘭操)’라는 것이 있다. 이 노래는 공자가 지은 것으로 난을 빌어 선비의 지조를 노래한 것이다. 공자는 그 무렵 세태의 어지러움을 걱정하여 중국의 모든 고을을 하나로 묶어 이상향을 세우겠다는 생각을 갖고 여러 나라의 왕후를 찾아다니면서 왕도(王道)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그를 중용하려는 왕후가 없어 낙망하여 고향으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고개를 넘어 골짜기를 지날 때 공자는 잡초 속에 피어난 한 포기의 난을 발견했다. 난은 잡초 속에 묻혀 있으면서 그 자태가 무척 의연했고, 힘껏 꽃을 피워 그윽한 향기를 아낌없이 뿜어내고 있었다. 고고한 자태와 향기로 보아 이 꽃은 좋은 정원에서 가꾸어져야 마땅했다. 공자는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끼면서 난을 빌어 실의를 달래는 시 한 수를 지었다. 비록 초야에 묻혀 살아도 사람들에게 아부하지 않을 것이며, 이 난처럼 청초하게 그리고 자유롭고 편안하게 살아가겠다는 내용이었다.     옛사람들은 매화와 난을 가장 높이 쳤다. 매화는 찬 기운으로 꽃이 피므로 그 품위가 맑고, 난은 고요함이 꽃으로 변하므로 기품이 깊고 그윽하다고 했다. 난은 우선 그 잎이 멋지다. 부드럽게 휘어지거나 아니면 시원스럽게 뻗은 것이 어디 한 군데 궁색한 데가 없다. 고집도 무리 없이 우아하고 단아하며 그저 자연스러울 뿐이다. 게다가 모든 난잎이 종류에 따라 각기 개성이 다르다. 어떤 것은 훨씬 넓다. 윤택한 것이 있는가 하면 까실한 것이 있고, 줄무늬가 진 것이 있는가 하면 얼룩무늬도 있어 가지각색이다. 또 어떤 것은 연두빛인데 봄에 보는 새싹처럼 맑고 상쾌한가 하면 어떤 것은 겨울 바닷속처럼 짙푸르다. 일찍이 ‘난은 잎만 보아도 좋으니라.’고 말한 분은 가람 이병기 선생이다.   이 멋진 잎도 건성으로 보면 풀잎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길러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된다. 생장부터가 다르다. 풀잎은 며칠 사이에 제 키를 다 자라버리지만, 난은 그렇지 않다. 금년에 나온 잎이 그 다음 해 여름이 되어야 다 자란다. 이태를 두고 조금씩 더디게 자라는 것이 난이다. 이렇게 자란 잎이기에 명을 다할 때도 잡초 같진 않다. 하나의 잎이 시드는 데만도 자그만치 3년이나 걸린다.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유유자적의 정신이다. 다음은 가람의 시조다. 난의 외양과 정신이 잘 묘사된 시라 하겠다.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 꽃이 벌고/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본디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정(淨)한 모래 틈에 뿌리를 서려두고/우로(雨露)를 받아 사느니라.   난초에 대한 깊은 사랑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난초의 외양과 성품을 사실적으로 노래한 이 작품은 시인이 소망하는 정신적 삶의 방식을 통해 현대인이 지향해야 할 삶의 자세를 일깨워준다. 평소에 아끼고 사랑하는 난초를 두고 그 외모의 수려함과 그 내재적인 본성을 예찬하면서, 고고한 삶을 영위해 보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티끌도 멀리하고 이슬만 마시고 사는 난초의 삶이란 곧 선비의 깨끗한 삶의 이상이었다. 옛사람들은 한 송이의 꽃을 보되 미적인 가치보다 윤리적인 가치를 먼저 생각했다. 매란국죽이 사군자에 드는 것은 그 때문이었다. 난은 그 자태가 고아하고 잎이 청초하고 향기가 깊고 그윽하며 기품이 우아하다. 말하자면 운치를 아는 선비와 같다. 난은 우리의 마음을 향기롭게 하며, 여유와 운치 그리고 기품있는 인내심을 가르친다. 난은 우아와 운치를 중히 여기던 선비문화의 꽃이었다.     ‘지란지교(芝蘭之交)’란 말이 있다. 지초(芝草)와 난초(蘭草)의 교제라는 뜻으로, 벗 사이의 맑고도 고귀한 사귐을 이르는 말.이다. 성경에 나오는 다윗과 요나단의 아름다운 우정이 바로 지란지교가 아니었을까. 드라마 ‘상도’에서 “장사는 부를 남기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남기는 것이 진정한 장사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 말은 신뢰를 동반한 사귐이 사람에게 제일 중요하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말 나를 대신하고 서로의 분신처럼 여길 수 있는 친구를 가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는 함석헌 선생의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다.     만리 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맡기며/맘놓고 갈 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탔던 배 꺼지는 시간//구명대 서로 사양하며/''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불의의 사형장에서/''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 줄/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저 하나 있으니'' 하며/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온 세상의 찬성보다도/''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만리길 떠나면서 처자식을 맡기고 떠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이제 내 삶의 황혼을 바라보고 있는데 나는 마음이 외로울 때 ‘너 뿐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한 사람을 가지는 게 그토록 아름답게 보였던 ‘높고 편한 자리’보다 더 소중하다는 것을 여지껏 모르고 살아왔다.     김지민 기자감사 선물 외양과 정신 미적인 가치

2023-03-09

유럽·한국…해외로 한인들 여행 러시

자유여행객 온라인 마케팅은 물론 K문화, K팝 행사를 통해 2019년도 대비 70%선인 70만명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인여행업계 역시 올해 초 유럽여행과 모국관광에 문의와 예약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오는 3월 출발하는 서유럽 투어에 25명이 예약을 마친 것을 시작으로 4, 5월 매주 출발할 계획이다. 여름방학을 이용한 스페인, 동유럽, 발칸, 그리스, 이스라엘, 이집트 상품 예약도 들어오고 있을 정도”라면서 “올해 450명을 기록했던 모국방문도 2월부터 출발하는데 오성급 호텔 숙박으로 예약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US아주투어 박평식 대표는 “한인들 선호 관광지 1위가 유럽이다. 예년보다 강달러 영향으로 요금도 저렴해 서유럽, 튀르키예, 스페인, 북유럽 순으로 인기가 많다”면서 “모국방문도 계절에 상관없이 많이들 가고 있으며 특히 새롭게 출시한 1~3월 내륙관광에 문의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투어 전문 미래관광 스티브 조 부사장도 “강달러 영향으로 국내 여행보다 유럽, 모국방문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북유럽, 동유럽, 서유럽, 이집트, 성지순례, 아프리카 투어 등 현재까지 예약인원이 총 350명에 달한다. 모국방문 역시 3~5월 벚꽃 투어에 100여명이 예약했고 한국을 거쳐 일본과 태국 방문에 나서는 한인도 60여명이 예약했다”며 여행사 간판보다 전문 여행사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골프투어 전문 엘리트투어 빌리 장 대표는 “팬데믹 이후 대형 크루즈보다 소형 크루즈를 선호해 다뉴브강 및 라인강 크루즈 반응이 뜨겁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는 물론 캐나다 록키, 페블비치, 오리건밴던듄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골프투어 예약이 진행 중이다. 한국 봄, 가을 골프 및 맛기행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3월 모국관광 문의가 늘고 있다는 춘추여행사 그레이스 이 여행담당은 “4, 5월에 출발하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여행이 오는 15일까지 세일하는 관계로 예약이 50% 완료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튀르키예, 그리스 투어와 여름철 동유럽, 북유럽 상품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출발일에 임박할수록 항공료 부담이 크기 때문에 가급적 서둘러 예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푸른투어 이문식 이사는 “제한된 시간에 여러 국가를 여행하기보다는 이탈리아 일주, 크로아티아 일주 등 한나라를 심도있게 돌아보는 투어가 인기다. 모국관광도 지난해 가을 인기에 이어 올봄 예약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특히 8~10명 단위의 가족여행팀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드림투어 김성근 대표는 “내달부터 5월까지 예정된 아프리카/두바이, 이집트/이스라엘/요르단,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동유럽/발칸, 그리스/튀르키예 투어 모두 정원이 충원돼 출발 확정됐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관계자들은 올해 해외여행의 큰 변수로 중국 해외여행 완화를 손꼽았다. 오는 8일부터 해외입국자 시설 격리를 폐지하고 신규 감염자 통계 발표를 중단한 중국에서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각국에서 중국발 입국자 경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외국행 항공편과 해외 호텔 검색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고 들었다. 최악의 코로나 사태를 겪고 있는 중국인들이 해외 방문에 나서기 시작하면 또다시 셧다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낙희 기자미국 유럽 해외여행 수요 서유럽 투어 스페인 동유럽

2023-01-05

이수정 작가, 재외동포문학상 단편소설 대상

자유롭게 살아갈 용기를 내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설명했다.   이 작가는 온라인 소설 북클럽을 결성하고, 로컬 라디오 방송에서 '명작소설 속 명장면' 코너를 운영하는 등 한인들에게 꾸준히 소설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많은 사람과 소설을 읽고 쓸 수 있도록 정진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올해 24회째를 맞는 재외동포문학상은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김성곤)에서 732만 재외동포의 문학적 감성과 향수를 고양하기 위해 매년 주최하고 있다. 지난 4월 22일부터 6월 20일까지 총 43개국에서 802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시 부문 대상에는 중국동포 주양수 씨의 '치매꽃', 일반 산문부문 대상에는 카자흐스탄 동포 전옐레나 씨의 '뿌리 깊은 나무처럼'이 선정됐다. 중고등부 글짓기 부문 최우수상은 최찬아(카자흐스탄)의 '누구에게나 겨울은 있다', 초등부 글짓기는 주세아(러시아)의 '나는 카잔카'가 차지했다. 한글학교 특별상은 중국 상해포동한국주말학교, 러시아 카잔볼가한글학교, 카자흐스탄 알마티토요한글학교에 돌아갔다. 시상식은 연말 각국 재외공관을 통해 진행하며 수상 작품집은 11월쯤 단행본과 전자책으로 발간해 배포할 계획이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재외동포문학상 이수정 소설 타이거마스크 대상 단편소설

2022-09-27

"대망의 임인년 힘찬 활동 기대한다"

꽃을 피운다는 인동초처럼 우리 민족은 지난 5000여 년 동안 외세 침탈과 전쟁 고난을 이겨내고 오늘날 세계 7위 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듯이 새해에는 모든 어려움을 물리치고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존경하는 한인 여러분의 위대한 저력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특히 힘든 이민 생활 중에도 우리 한인들의 자녀가 미 전역에서 큰 관심과 경탄을 금치 못하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들을 우리는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익히 보고 있습니다.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고 찬란하게 꽃 피우는 '인동초'처럼 임인년 새해에는 모든 걸 회복하고 승리할 수 있도록 용기를 잃지마시기 바랍니다.   김병호 회장 - 동부한미노인회 동부한인노인 여러분! 임인년 흑범의 해를 맞이하여 더욱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노인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심신의 자유와 삶이 불안하고 위축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모두 잘 인내하여 주셔서 오늘까지 오셨지만 언제 팬데믹이 종식될 수 있을 지 앞이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더욱 주의하셔서 건강한 내일을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동부한미노인회는 지난 2020년 3월 1일부터 1년 8개월간 문을 닫았다가 장소를 옮겨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노인회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노인회에 오셔서 오락을 즐기시는 회원님들은 모두가 늘 건강하십니다. 삶의 건강비결은 서로 만나 크게 웃고 함께하는 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웃음을 잊지마시고 복 많이 받으시고 더욱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김한식 회장 - 동부식품상협회 다사다난했던 2021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여러 사건들로 점철된 암흑의 터널을 지나온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니 기쁜지 슬픈지 화가 났는지 알기가 어려워 눈에서 표정을 들여다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의 뜻을 오해하기 쉬웠고 답답함에 속을 태워야 했습니다. 모처럼 만나도 포옹도 하지못하며 인사도 주먹만 부딪칠 뿐 손도 맞잡지 못하니 반가운 마음을 전하기도 쉽지않은 한해였습니다.   우리 회원 여러분은 요즈음 어떠한 생활들을 하고 계십니까? 가장 행복한 사람은 바쁘게 살고 부지런하게 사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항상 바쁘게 사시며 부지런한 생활을 영위하고 계신 회원 여러분께서는 가장 행복한 분들이십니다.     밝아오는 새해에는 회원 여러분의 비즈니스가 더욱더 번창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무엇보다 건강에 유의하시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보화 교장 - 남가주 리버사이드 한국학교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 모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고 하시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성취되는 축복의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어려움 속에서 한글교육과 뿌리교육을 멈출 수는 없다는 결의로 온라인 한국학교를 개설하여 성공적인 비대면 한글교육을 잘 마쳤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학부모님들의 협조로 이루어졌음에 감사합니다.   지난 가을 학기에는 대면수업을 개설하여 한글교육의 정상화를 실천하였으며 한국학교 학생회도 조직하여 인재 양성의 주춧돌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새해에도 팬데믹의 어려움이 계속 되겠지만 그런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한글교육과 뿌리교육은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학부모님들의 많은 참여와 협조를 바랍니다. 남가주 리버사이드 한국학교를 지지하고 후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민아 회장 - 인랜드한인회 임인년 검은 호랑이 해인 새해를 맞아 도약을 준비하는 한인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어려운 팬데믹 상황을 맞아 위험을 무릅쓰고 방역의 최전선을 지켜주었던 의료 관계자 분들의 수고에 무한한 감사를 전합니다. 더 이상 일상을 즐길 수 없는 현실속에서 팬데믹 이전 일상이 얼마나 큰 은혜였는지 깨달으며 자숙의 시간을 통해 은혜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인랜드한인회는 앞으로도 유튜브를 통해 인랜드 지역의 지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인랜드 나눔(Inland Share)'이라는 채널을 유치하여 의료정보 부동산 세금 등에 관련된 생활정보 또는 지식나눔의 내용을 다루어 한인 여러분을 찾아 뵐 예정입니다. 상황이 더 나아지면 문화축제를 통해 대면으로 다른 인종의 커뮤니티와 함께 교류하고 한국문화를 알릴 수 있는 장을 선보일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조상문 회장 - 인랜드한미노인회 코로나19로 온갖 변화에 직면한 우리 사회에 다시 새해라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2019 중국 후난성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인도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 그리고 남아공의 오미크론 등 이 전 세계에서 무서운 속도로 퍼지면서 정치 문화 종교 등 사회활동에 영향을 주어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양분된 사회 형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서 본질적인 성찰을 하게 됩니다. 인류 역사에서 천재지변과 수많은 전쟁 그리고 온갖 역병을 겪으면서도 현재까지 우리의 문명이 존속되어온 그 능력 그 보이지 않는 큰 손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유례없는 전염병의 확산속에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임인년 호랑이 새해는 긍정의 자세로 기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합시다.   스테파노 김 회장 - 빅토밸리한인회   영원히 기억될 2021년을 뒤로하고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전세계 사람들 모두가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하며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코로나가 얼마 전부터 전세계에서 확산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의 경제적 도움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모두가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방역지시에 따라 우리 모두는 언제나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꼭 모임을 해야만 할 때는 화상으로 회의하기를 지켜준다면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수 있습니다.   여기에 발맞추어 우리 빅토밸리한인회 또한 모든 행사와 미팅을 취소하고 적극적으로 방역 지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새로 선출된 최영모 신임 회장과 올 2022년 한해를 잘 극복하여 환희에 찬 빅토밸리를 만들어 보기를 기대하며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성림 회장 - 한미경찰위원회 지난 한해도 무척이나 어려운 한해였습니다. 하지만 한미경찰위원회 이사들의 십시일반 헌신 봉사로 큰 결실을 맺었습니다. 5차례에 걸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나눔행사를 실시했고 청소년 분과(위원장 마이클 이)의 재소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펜데믹 상황에서도 쉬지 않고 진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셰리프국 초청 타운홀 미팅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한 대책 세미나 청소년을 위한 마약 세미나 등 여러 굵직한 행사를 치르는 동안 어느새 한해가 지나갔습니다. 한국정부의 해외우수단체로 선정되어 행사 지원금을 받는 단체로도 성장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봉사상 샤론쿼크 실바 주 하원의원과 셰리프 국장의 감사장을 수여받았습니다.   새해에는 더욱더 한인 동포사회의 안전과 권익보호를 위해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열심히 일하는 단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황인국 기자대망 활동 동부한미노인회동부한인노인 여러분 새해 소망 한인 단체장들

2022-01-05

[뉴욕의 맛과 멋] 모과 향기처럼

중국이 원산지인 모과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조선 시대 이전이라고 추측한다. 모과는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못생긴 모양 때문에 천대받는 과일이다. 모과를 두고 사람들은 세 번 놀란다고 한다. 첫 번째는 너무 못생겨서, 두 번째는 향기가 그윽하고 좋아서, 세 번째는 맛이 시고 떫어서. 그런데 네 번째, 모과가 한약재로 유용하며 또 나무줄기가 단단하고 매끄러운 데다 다루기가 쉬워서 가구의 목재로 많이 쓰였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모과의 약효 또한 감기 예방이나 가래 제거, 기침을 멎게 해서 한방에서는 감기와 기관지염, 폐렴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고, 구토나 설사, 이질에도 효과가 뛰어나다니, 생긴 것과 달리 쓰임새가 다양하다.     특히 모과는 썩어서도 그 향이 그대로라고 한다. 그래서 변치 않는 사랑의 표징이 되기도 한다. 모과의 사랑 전설은 고전인 시경(詩經)에도 나온다.     나에게 모과를 던져 오기에/ 어여쁜 패옥으로 갚아 주었지/ 꼭이 보답하고자 하기보다는/ 길이 사이좋게 지내보자고   그 시대 여자들은 수줍어서 직접 고백 대신 과일을 던져 사모하는 마음을 표시했고, 과일을 받은 남정네는 여인에게 보석으로 화답했다고 한다. 그 대목엔 모과뿐만 아니라 복숭아와 오얏도 나오는데, 썩어도 향기가 좋은 모과는 변치 않는 사랑에선 어느 과일도 이길 수 없는 고수일 것이다.     영선 씨가 준 모과를 깨끗이 썰어 꿀에 재어 담으면서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이가 든 게 참 좋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물론 나이를 먹으면 육체적으로 쇠진하는 건 사실이나 그보다는 나이 들어변한 내가 좋은 거다. 젊었을 때는 살면서 기쁜 일, 안타까운 일, 억장이 무너지는 일들로 고달팠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그런 모든 일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그냥 흘러간다. 이제는 사람의 속이 보이고, 사람의 소중함이 속속들이 느껴져서 더 깊은 정을 주게 된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집착이 없으니 구속도 없는 자유로움이 모두를 내 편으로 만들어준다.     나도 어릴 때는 모과꽃처럼 작고 예뻤겠지. 자라서는 세파에 시달려 울퉁불퉁, 세월의 상처가 얼마나 많았을까. 비록 뒤뚱거리는 인생이었겠으나 그래도 말년엔 모과처럼 은은하게 향기를 내뿜는 ‘나’, 썩어서도 향내 나는 그런 ‘나’가 되면 괜찮은 인생이지 않을까. 영선 씨 덕에 모과차를 만들면서 또 한 수 배운다. 이영주 / 수필가뉴욕의 맛과 멋 모과 향기 모과 향기 모과가 한약재 모과가 우리나라

2021-12-03

[삶의 한 가운데서] 시, 삶의 동반자

꽃의 노래’ 였다. 그렇게 살면서 계절마다 잔잔한 시냇물처럼 내 속에 흐르던 좋은 시 구절들로 위로를 받고 지혜를 얻었다.    한때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서사시 ‘길가메쉬’에 집중했었고 또 언젠가는 중국의 두보나 일본의 하이쿠에 반한 적도 있었다. 칼 샌드버그의 시를 읽으면 마치 이웃을 걷는듯 편안했던 시절은 미국생활에 익숙해지고 나서다.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예이츠의 시에 반했다가 셰이머스 히니가 안내한 아름다운 자연에 푹 빠져서 아일랜드를 사랑한다. 내가 선호하는 시는 엄격한 절제를 중시한 것보다 구름에 달 가듯이 자유로운 스타일이다. 어느 순간 내 가슴에 확 안긴 사람과 자연을 화합시킨 구절들이 긴 여운을 남겼다.    군대생활 힘겨웠던 시절 퇴근 후 저녁에 부대 안에서 운영하던 Central Texas College에서 14세기 영국의 시인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를 공부했다. 고어에 버벅거리다 강의실을 나서며 하늘의 별을 많이 봤다. 많은 주인공들이 풀어놓은 스토리를 쉽게 이해하지 못한 것들이 별처럼 잡히지 않아 원망스러웠다. 밤늦게 집에 오면 나를 기다리다 잠든 어린 딸들에게 미안했다. 그때 캔터베리 이야기를 공부하며 내가 구했던 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런 체험들이 나를 지켜준 에너지원이었고 시가 내포한 많은 의미는 내 삶은 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님을 밝혀줬다.     얼마전부터 몽고메리에 사는 한인 여인 몇 사람과 정기적으로 만나 수다 모임을 갖는다. 매번 다른 이슈를 가지고 만나서 각자의 의견을 나누니 주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깨어있는 의식되어 좋다. 생활에 활력을 준다. 마침 지난주의 주제가 ‘가을의 시’ 였다. 사랑, 외로움과 그리움이 감상적인 아름다운 시를 통해서 여인들의 마음을 잡았다. 모국을 떠난 시기가 달라서 감성을 함께 공유하지 못해도 아름다운 시들이 옛추억을 불러와서 포근한 시간을 가졌다. 모두의 삶에 시가 있어 좋았다.     내 집의 곳곳에 붙어있는 시 구절들을 오가며 슬쩍 한 단어만 봐도 그 다음 단어가 자연스럽게 나를 따라서 집안을 어슬렁거린다. 눈물을 찔끔거리게 하는 구절이나 가슴에 기쁨을 꽉 채워주는 구절도 좋지만 평안을 주는 구절이 더 좋다. 어쩌면 내가 살면서 만든 추억이 내 마음을 좌지우지 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내속에 가득 찬 별처럼 반짝이고 영롱한 시들은 내 삶의 동반자다.      요즈음 데이비드 로마노의 시 ‘나 없이 내일이 시작된다면’ 읽으며 깊어가는 가을을 편안하게 마주본다. 이제는 인생의 겨울이 도도새가 아님을 분명히 안다.        영 그레이 / 수필가삶의 한 가운데서 동반자 그레이 아일랜드 시인 캔터베리 이야기 시인 제프리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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