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검색조건
키워드
기간
-
검색대상
검색조건
키워드
기간
검색대상

‘AWAK 올해의 인물’ 토요타 아키오 회장, “사랑해요 한국, 좋은 승부합시다”

전세가 불리하거나, 혼자서는 적을 상대하기 벅찰 때 등장하는 지극히 전술적인 개념이다. 전술적이라 함은 동맹의 목표가 달성된 이후에는 지속 가능성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굴지의 글로벌 기업 토요타자동차와 현대자동차가 핵심 부문에서 동맹을 맺었다. 수소차를 비롯한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서 양사가 힘을 모아 미래차의 주도권을 공동으로 형성해 나가자며 손을 잡았다.  동맹은 공동의 적이 있을 때 순조롭게 맺어진다. 세계 자동차 산업을 주도해온 토요타는 유럽이 공격적인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차 중심’을 선택하는 바람에 방향성에 혼란을 겪었다. 그 사이 중국 전기차의 유럽 공습이 무섭게 진행됐고, 하이브리드에서 수소차로 이어지는 미래 전략을 세워두었던 토요타자동차로서는 위기감을 느낄 정도였다.  토요타와 함께 수소차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던 현대차는 발빠르게 전기차로 전환한 덕에 큰 혼란은 없었지만, 수소차 주도권은 한때 그룹내에서 머쓱한 입지에 놓이기도 했다. 이 같은 배경은 글로벌 자동차 톱 1~3기업을 서로 강하게 끌어당기게 만들었다.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그룹회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에게 수소차 동맹을 제안했고, 정의선 회장도 기꺼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작년 10월,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은 세계사로 치면 오월동주에 비견될 정도로 역대급이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를 담당하는 기자들에게 도요다 아키오 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손을 맞잡고 관람객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은 역사적인 한 장면으로 기억됐다. 양대그룹 동맹의 표면적 이유는 ‘모터스포츠 활성화’였지만 단지 그것 때문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AWAK)에서 4회째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에 아키오 회장이 최다득표자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아키오 회장이 보여준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양팔을 들어올려 하트 모양을 만든 뒤 “사랑해요”를 연발하던 모습에서 아키오 회장의 모터스포츠와 자동차에 쏟는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동맹이야 전술적 판단일 수 있지만, 한국의 모터스포츠 팬들을 대하는 진심까지 전술적일 수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키오 회장의 열정은 지난 18일 있었던 ‘AWAK 2025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는 시상식을 준비하면서 꽤나 예민한 현실에 부닥쳐 있었다. 아키오 회장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기는 했지만 과연 그 분이 행사에 참석할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협회는 토요타자동차코리아에 “여차하면 영상 메시지도 괜찮다”는 뜻을 전달하고 결과를 기다렸다.  토요타자동차코리아 관계자들은 아키오 회장의 ‘올해의 인물’ 선정 이후 부지런히 토요타 본사와 조율을 했다. 코리아 관계자들이 일본 본사로 날아가 담당자들과 수 차례 미팅도 했다. 토요타자동차코리아 관계자들은 모종의 응답을 갖고 귀국했지만, 철저히 함구하고 있었다. 도요다 회장이 참석할 수 있는 지, 그렇지 않다면 누가 참석하는 지 시상식 일자가 임박해 오는데도 대답을 주지 않았다. 시상식 하루 전에야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운영진에 참석 인물을 전해왔다. 야마모토 마사히로 토요타자동차 경리본부 본부장(Chief Officer) 겸 한국/몽골 담당 지역 CEO였다. 토요타자동차의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다. 도요다 아키오 회장의 최측근 중의 최측근이다. 시상식 전날에야 참석 인물을 알린 것도 그 만큼 비중이 큰 인물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마지막까지 아키오 회장의 직접 참석을 고민했을 수도 있다. 야마모토 마사히로 경리 본부장도 열정이 가득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일반적으로 CFO는 냉철하면서 조용한 인물들이 많다. 하지만 야마모토 본부장은 아키오 회장만큼이나 활달하고 열정이 넘쳤다. 야마모토 본부장은 아키오 회장의 메시지를 대독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뒤 가장 먼저 작은 인형을 하나 연단에 올렸다. 아키오 회장의 캐릭터 인형이었다. 본부장의 뒷배경에는 양팔을 높이 들어 하트를 그리고 있는 아키오 회장의 사진이 화면 가득 채워졌다. 야마모토 본부장이 대독했지만 아키오 회장의 목소리가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다. 아키오 회장은 “평소 가깝게 지내는 사이인 정의선 회장(2021년 수상)과 같은 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 국적을 초월해 저를 선정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했다. 이어 “지난 한 해는 정의선 회장과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많은 분들과 유대감이 더욱 깊어진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현대자동차와는 좋은 라이벌로서 함께 아시아에서 모터스포츠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수상 소감에 말미는 “현대자동차 여러분 올해도 좋은 승부를 합시다”로 채워지더니 트레이드 마크가 된 멘트가 야마모토 본부장의 입에서 쏟아져 나왔다. “사랑해요.” 야마모토 본부장은 아키오 회장의 한국 사랑이 진심임을 또 한 번 강조하며 준비해온 일본 신문 한 장을 들어보였다. ‘2024 WRC 랠리 재팬’ 경기 후 토요타자동차가 일본 신문에 낸 광고였다. 토요타의 가주레이싱팀 우승과 현대차의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 획득을 축하하는 광고였다. 특이하게도 이 광고에는 “정의선 회장과 현대자동차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한글 문구도 들어가 있다. 야마모토 본부장은 신문을 들어 보이며 “제가 아는 한 일본 주요 신문에 (토요타가) 이렇게 한국어로 광고를 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야마모토 본부장은 아키오 회장의 한국 재방문 가능성도 열어 뒀다. “아키오 회장이 한국에 와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 제육볶음”이라며 “개인적으로 매운 음식은 잘 먹지 못하지만 보스(아키오 회장)를 모시고 한국에 오면 제육볶음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오늘 저녁엔 (연습차) 제육볶음을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스가 움직이는 건 저에게 고단한 일”이라고 웃으면서도 "그래도 (아키오 회장이) 한국에 가겠다고 한다면 기쁜 마음으로 제육볶음을 먹겠다”고 말했다. “잘 아는 제육볶음 식당을 아신다면 소개해달라”는 말에는 좌중에서 웃음도 터졌다.  한국의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은 이번 토요타와 현대차의 아름다운 동맹이 모터스포츠 업계에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에버랜드 레이스웨이에서 직접 드리프트를 하는 아키오 회장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레이서 새싹들이 쑥쑥 돋아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강희수([email protected])

2025-02-20

"애기야, 가자!" 최현욱, 문가영 흑기사 되려 전설의 대사 소환 (흑염룡)

가운데 또 다시 주연의 흑염룡 자아가 수정에게 들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연이 갖고 싶던 한정판 피규어를 하필 초등학생이 함께 목격한 것. 양보 없는 실랑이를 펼치던 주연은 자신의 모습을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는 수정과 마주했고 머쓱한 상황이 펼쳐졌다. 수정을 의식한 주연은 급기야 피규어를 초등학생에게 양보, 결제까지 해주게 돼 씁쓸함을 안았다. 이에 주연은 접촉 사고 당시에는 흑염룡 패션, 회사에서는 등 문신까지 수정에게 흑염룡 자아를 연속 들켰던 바. 수정이 피규어까지 무려 세 번이나 자신이 그토록 철저히 감춰왔던 이중생활을 목격하자 격노했다. 이에 주연은 “위험한 여자야. 내 사회적 페르소나가 손상을 입겠어”라며 수정을 용성백화점에서 제 발로 나가게 하려는 작전을 세웠다. 주연은 회의 때 일부러 스페인어로 질문을 하는 등 수정을 몰아세웠지만 수정은 되레 유창하게 스페인어로 맞받아치는가 하면 질문에 척척 대답하며 프로 일잘러의 모습을 보여 주연을 당황케 했다. 이어 전략기획팀 회식에 주연이 등장, 수정과 주연이 1대1로 술 대작을 벌여 묘한 기류를 자아냈다. 수정은 “다 잊자면서요. 절 가시처럼 여기고 계시잖아요”라며 자신을 경계하는 주연에게 서운함을 표출했다. 주연은 “난 그쪽이 싫은 게 아니라 위험하니까 제거하고 싶은 겁니다. 시한폭탄 같은 거죠”라며 속내를 밝혔다. 더욱이 취한 주연은 초코 우유를 달라며 술 주정을 벌였고 다음 날 아침 입가에 묻은 초코 우유와 지난 밤의 치명적인 술 주정을 기억해 내곤 절규의 이불킥을 날렸다. 한편, 수정은 주연이 용성의 후계자임을 알게 된 후 자신의 행동이 걱정되기 시작됐다. 고용에 불안을 느낀 수정은 주연의 약점을 잡기로 결심했다. 주연의 뒤를 쫓은 수정은 공중 화장실에서 가죽 재킷으로 갈아입고 록 공연을 즐기는 주연의 모습을 목격했다. 수정은 설마 하는 심정으로 공연을 즐기는 주연의 사진을 전송했다. 이에 주연은 다급하게 수정의 집을 찾아와 전세 역전을 알렸다. 더욱이 주연은 “백수정 씨는 제거 대상이 아니라 밀착 감시 및 보호 대상입니다”라며 계획을 변경, 비밀 유지 계약을 맺으며 고용 안정을 약속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 말미, 주연은 수정과 함께 재벌 3세들의 모임을 찾았다. 그곳에서 잠시 혼자 남은 수정을 발견한 재벌남이 시비를 걸어 위기에 빠진 순간, 주연이 이를 막아 세우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애기야, 가자”라는 뜻밖의 멘트로 수정을 보호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당황한 수정과 주연의 관계 변화가 예고돼 설렘을 폭발시켰다. 그런가 하면 김신원(곽시양 분)은 서하진(임세미 분)이 올린 주점 술로의 홍보 게시물을 보고 찾아가던 중 멀리서 오는 자전거를 피하려다 하진의 품에 안겨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신원이 첫 만남부터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된 하진과 관계를 이어 나갈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무엇보다 이날 최현욱은 본부장과 흑염룡을 오가는 갭차이 연기로 연하남의 귀여움을 더했다. 최현욱은 냉철한 본부장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초코 우유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고, 트리플 샷 에스프레소에는 미간을 찡그리는 애기 입맛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최현욱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문가영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들었고, 문가영은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최현욱을 향해 흔들리는 눈빛을 보내 또 다시 시작될 이들의 로맨스를 예감하게 했다. tvN 월화드라마 ‘그놈은 흑염룡’은 흑역사가 되어버린 첫사랑에 고통받는 ‘본부장 킬러’ 팀장 백수정과 가슴 속 덕후 자아 흑염룡을 숨긴 채 살아가는 ‘재벌 3세’ 본부장 반주연의 봉인해제 오피스 로맨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email protected] [사진] '그놈은 흑염룡' 최이정([email protected])

2025-02-18

"2030세대에 희망 주니 인천 출생 10% 늘어" [월간중앙]

뜻과 함께 인천의 영문 이니셜 아이(I)를 동시에 연상케 한다. 인천시는 2023년부터 저출생 극복 정책을 순차적으로 수립하면서 일관된 메시지를 발산하는 네이밍(naming)에도 공을 들였다.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인천시 출생아 증가율이 전년 대비 10.2% 증가하면서 인천시가 추진해온 신혼부부 등 MZ세대 지원 정책의 성과에 쏠리는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1월 10일 인천시청 시장 접견실에서 월간중앙과 만난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MZ세대는 빠르고 재미있는 것에 열광한다”면서 “인천시 저출생 극복 정책이 성공한 데는 한눈에 직관할 수 있는 네이밍 덕도 있다”고 설명했다. Q : 유명 유튜브 영상에 인천시 정책 ‘천원 주택’이 소개됐는데 알고 있나요? A : “아 그랬나요. 미처 보지 못했습니다만 참 고마운 일이네요.” Q : ‘천원 주택’은 정책의 콘텐트도 파격적이지만, 카피(copy)도 입에 착 달라붙는 느낌입니다. A : “신혼부부가 하루 1천원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게 바로 ‘천원 주택’ 정책입니다. 월세로는 3만원이죠. 결혼한 지 7년 이내의 신혼부부와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지요. 연간 1000호 공급을 목표로 합니다. 인천시 소유 공공임대주택을 싸게 임대(매입 임대)하거나, 신혼부부가 시중의 주택을 고르면 그걸 인천시가 집 주인과 계약해서 다시 임대(전세 임대)하게 됩니다. 매입 임대는 1월부터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며, 전세 임대는 국토부 협의를 거쳐 이르면 올 4월부터 입주가 가능하리라 예상합니다.” ━ “정책 입안 단계부터 키워드 선정에 골몰” Q : 평소 네이밍에 공을 많이 들이나요? A : “기성세대가 레거시 미디어, 페이스북을 많이 소비한다면, MZ세대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선호 플랫폼이 따로 있잖아요. 저도 여기에 자주 들어가 보는데, 문화가 완전 달라요. 이들의 세계에서는 복잡한 설명, 다 의미 없습니다. 짧고, 굵게 감각적인 쇼츠, 숏폼 중심의 콘텐트가 주류입니다. 정책 효능감도 네이밍에 좌우될 수 있죠.. 그래서 ‘천원 주택’ ‘1억 드림’ 정책이 대박을 친 것 아닐까요. ‘반값 택배’? 설명이 필요 없지요. 인천시의 각종 저출생 극복 정책, 민생 정책의 성공에는 이런 네이밍 효과도 한몫했다고 봅니다. 요즘 시대에는 길고 복잡한 것은 인기가 별로이지요. 그래서 왜곡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가고 있습니다. 정책도 소비자의 구매 패턴에 부합할 때 효과적입니다.” Q : 인천시 같은 공공기관이 젊은 층의 취향을 저격하는 민첩한 홍보 전략을 구사하기가 쉬운 일만은 아닐 듯합니다만. A : “저출생 문제, 민생 문제가 심각하잖아요.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거든요. 정책 소비자들의 관심과 호응이 따라야 사회적 에너지가 증폭되고, 정책의 효과도 배가됩니다. 인천시는 정책을 입안하는 단계부터 핵심 요소를 각인케 하는 키워드 선정에 공을 들입니다. ‘사람에게는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물건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물건이 있다고 인식해야 비로소 보인다’는 말이 있더군요. 바쁜 일상을 사는 시민들이 별도의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쉽게 느낄 수 있는 정책이 제격이지요. 좋은 정책은 내용도 훌륭해야 하지만, 수요자의 뇌리에 존재감을 팍팍 각인해주는 카피와 메시지도 겸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정책 입안 단계에서부터 이런 아이디어 발굴에 관계 공무원들이 머리를 맞대는 게 인천시의 일상적 정책 로드맵이라고 하겠습니다.” ━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 Q : 인천시가 2030세대에 올인하는 배경은? A : “온 나라가 저출생이라는 ‘존립’의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결혼, 출산, 양육을 기피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어요. 그래서 인생의 참된 의미라 할 결혼과 가정을 꾸리는 일에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지원하는 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결혼 적령기의 MZ세대들에게 기성세대의 진심이 전해지는 것입니다. 네이밍 하나에서도 친절함과 절박함이 묻어나야 해요. 그러자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자세가 선행돼야 합니다. 저는 MZ세대와 기성세대의 사고 체계가 다르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세대 간 인식, 가치, 문화, 취향이 같을 순 없으니까요.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는 2030세대는 그들이 처한 환경도, 접하는 사회 현상도 부모 세대와 달라요.” Q : 그래서 포착한 MZ세대의 특징이 있다면? A : “어른들이 부지불식간에 간과하는 게 있어요. ‘우리 땐 이랬어, 너희는 행복한 줄 알아야지’라는 심리 같은 것이죠. 이런 얘기는 젊은이들에게 전혀 먹히지 않아요. 제가 만나 본 MZ세대는 ‘과연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는 던지는 것 같았어요.” Q : 그 불안과 의문을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A : “젊은 층이 희망을 갖지 못하는 나라에 미래가 있을까요? 그들이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하는 공급 시스템이 시급해요. 기성세대는 말로 설득할 게 아니라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희망을 공급하는 것이죠. 앞서 언급한 인천시의 저출생 정책 시리즈가 잘 말해줍니다. 염가의 주택을 공급하고,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고, 교통비를 환급해주는 데서 젊은 세대는 현실의 변화를 체감합니다.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죠.” Q : ‘1억 드림’ ‘차비 드림’도 MZ 세대의 짐을 덜어주는 정책이겠군요? A : “그렇죠. 1억 드림 정책은 인천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이에게 18세가 될 때까지 총 1억원을 지원하는 정책입니다. 특정 순간에 반짝 지원하는 게 아니라 출산부터 18세까지 쉼 없이 지원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2024년 말까지 5만 명에 가까운 시민이 혜택을 봤습니다. 차비 드림 정책은 출산 가구에 최대한 많은 교통비를 돌려주는 사업입니다. 인천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전국 최초로 소상공인 반값 택배 지원 사업, 올 들어 인천시민이라면 시내버스 요금인 1500원으로 인천의 모든 섬을 갈 수 있는 ‘아이(i) 바다패스’ 정책도 각각 시행 중입니다. 모든 시민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저렴하게 이동하는 요건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대한민국 저출생 극복 정책을 선도하는 지자체로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Q : 이들 정책의 성과를 측정할 지표를 든다면? A : “신생아 출생률 증가 추세가 말해줍니다. 지난해 1월 부터 10월까지 인천시 출생아 증가율이 전년 대비 10.2% 올라갔습니다. 전국 평균 증가율 1.9%의 다섯 배에 가까운 상승입니다. 지난해에는 전국 출생아 수가 2023년보다 7295명 늘었습니다. 출생아 수 반전 추세를 인천시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인천시의 합계 출산율도 상승합니다. 2023년 3분기 0.67명에서 2024년 1분기 0.74명으로 증가했으며, 2024년 3분기에는 0.8명으로 0.13명 늘어났습니다. 또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지역 소득(잠정) 추계 결과’에 따르면 인천시가 실질 경제성장률 4.8%를 기록하며 전국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Q : 국가 차원의 출생 모델 대전환을 촉구했지요? A : “예. 인천시의 성과와 자신감이라는 든든한 자산이 있으니까요. 저는 평소 중앙정부에 저출생 대응 태스크포스(TF)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실에도 저출생 담당 수석을 둬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지요. 지난해 7월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으나 반년 째 잠자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나라를 생각한다면 정말 이래선 안 됩니다.” ━ 2023년 인천 실질 경제성장률 4.8% Q : 정국이 혼탁하다 보니 공직사회 기강이 많이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천시의 분위기는 어떠한가요? A : “(목소리를 낮추면서) 글쎄요. 저는 인천시 공직사회 분위기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인천시는 저출생 대책, 경제성장률에서 압도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잖아요. 일을 게을리하면 나올 수 없는 성과 지표들이지요. 중앙 부처의 경우 좀 다른 것 같아요. 대통령, 총리가 직무 정지상태인데다, 장관이 부재 중인 핵심 부처도 있다 보니 중앙 부처 의사 결정이 늘어지기도 해요 .인천시하고도 지난해에 결정돼야 할 사안들이 안 되고 있지요. 이런 식의 누수는 막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Q : 방도나 통로가 있을까요? A : “저는 지난해 말 제18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추대돼 올해 임기에 들어갔습니다. 1999년 지방자치법에 따라 설립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는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협의체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국가와 지방을 상하 개념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걸 깨뜨리고 싶어요. 시민이 곧 국민이고, 국민이 곧 시민 아닙니까.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지방정부의 위상을 제대로 정립할 각오입니다. 2025년은 4대 지방선거가 실시된 지 30년 되는 해입니다. 뜻깊은 해를 맞아 잘못된 관행과 비정상적 요소를 찾아 바로잡는 것도 제 역할이지요. 특히 지금처럼 나라가 어려울 때일수록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법적 권한에 기초해 제가 해야할 일을 하겠습니다.” ━ “지방정부 권한을 강화하는 분권형 개헌 추진” Q :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구상하는지요? A : “17개 시·도가 대한민국을 이루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민생과 주민 생활, 복지, 문화, 이런 게 다 지역(지자체)에서 성취되는 것이죠.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은 이를 책임 있게 추진할 책무가 있는 것이고요. 지금과 같이 나라가 어려운 때일수록 국정 안정, 민생 경제 회복,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우리의 의지를 확고하게 표명해야겠지요. 앞으로 현안에 관해서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필요한 행동을 하려고 합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도 만나겠습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은 ‘제2의 국무회의’라고도 불리는 중앙지방협력회의의 부의장이기도 합니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17개 시·도지사가 대통령, 국무총리, 주요 부처의 장관들과 분기별로 모여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에 대한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기구입니다. 2022년 1월 시행된 ‘중앙지방협력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해 만들어진 법정 기구이기도 하지요. 대통령이 이 기구의 의장이고 국무총리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이 부의장입니다. 사회, 경제 안정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추진하겠습니다.” Q : 얼마 전 개헌 문제를 제기했던데. A : “대통령과 국회가 너무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는 현행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지요. 제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지방정부 권한을 강화하는 분권형 개헌을 올 초 제안한 것도 이런 취지 때문입니다. 여소야대 정치 구도에 따른 국정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중대선거구제와 양원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현행 국회의원 선거 제도에서는 국민의 의사가 굴절될 수밖에 없어요.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역구 득표율 차는 5.4%포인트에 불과하지만, 민주당(161석)은 국민의힘(90석)보다 무려 71석이나 많이 가져갔습니다. 이런 제도는 우리나라처럼 이념적 대결이 극심한 나라에서는 더더욱 큰 혼란을 초래합니다.” Q : 만약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도전할 수도 있나요? A :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잘못된 것을 바로 세워 나라를 바로 만들어 가겠다는 신념은 확고합니다. 제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2025년 들어 ‘부위정경(扶危定傾)’이라는 사자성어로 새해 다짐을 세웠습니다. 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는 뜻입니다. 어떤 게 나라를 위해 바람직한지, 제 스스로에게 당당한 일인지를 잘 판단해 대처하겠습니다.” ━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심판하는 시간 온다” Q : 한국의 보수가 책임 있는 국정 운영의 주역으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새 리더십의 요체를 설명한다면? A : “우선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대중의 인기를 끄는 능력이 아닌, 국가를 경영하고 관리할 능력 말이죠. 요즘 ‘초보 정치’의 후유증을 말하잖아요. 경험 부족, 역량 부족은 한계 상황과 맞닥뜨리게 마련입니다. 또 세상을 보는 균형 잡힌 시각도 중요하지요. 다시 말해 일에 대한 역량, 신념, 가치관, 애국심을 두루 겸비한 지도자를 대한민국은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렇지 못한 이들이 오히려 기세등등합니다. 그래서는 안 되는 거죠. 누구든 허물은 있겠지만, 국가 지도자가 돼서는 안 되는 허물을 가진 사람이 다음 지도자 반열의 중심에 있어서는 곤란합니다.” Q : 만약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야당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거가 치러질까요? A : “페이스북에도 제가 올렸지만,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심판의 시간이 오고 있습니다. 국민께서 그걸 알아요. 야당은 지지도 못지않게 혐오도, 비호감도도 굉장히 높잖아요. 국가 경영 능력에는 책임감, 지식, 지혜, 균형 감각뿐 아니라 그에 걸맞은 자질과 품성이 포함돼요. 이건 (식별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사실 사람을 자세히 뜯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은 이건 되고, 저건 안 되는 거구나’하고 말이죠. 말로는 얼마든지 ‘잘한다’, ‘잘하겠다’고 할 순 있겠지요. 그런데 말은 허울뿐이고, 말 따로, 행동 따로인 경우가 많다는 걸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을 보고 평가할 수밖에 없어요. 진정성을 외친다고 진정성이 만들어지나요. 진실과 정의의 문제는 그가 살아온 과정이 얘기해주는 겁니다.” Q :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급상승하기도 합니다. 대선에서 보수에 도움이 될까요? A : “지금 우리 사회는 진실의 영역이 아닌 진영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을 부정해서도, 진실을 외면해서도 안 되는 게 세상의 이치 아닌가요.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용산에 가시는 보수 진영 시민들의 그 애국심을 저는 참 존경합니다. 모두 다 나라 걱정하는 마음이죠. 하지만 우리가 진영 논리에 갇혀 버리면 그다음 벌어질 일이 걱정입니다. 진영이 아니라. 진실, 정의, 미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좋은 세상도 만들고, 적어도 최악의 세상은 면할 수 있는 겁니다. 우리는 ‘진실의 눈’을 가져야 합니다. 단순히 진영의 논리, 갈등의 논리로는 어려워요.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가는) 이분들은 존중받아야 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한계로 인해 다수 국민의 지지를 다 받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반성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박성현 월간중앙 지역전문위원 [email protected] / 사진 최영재 기자

2025-01-23

'결혼' 김종민, 벌써 자녀 계획.."2세 머리는 무조건 ♥여친 닮았으면"(신랑수업)

김가연에게 ‘찐 고민’을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한다. 오늘(4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되는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예능프로그램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이하 ‘신랑수업’)에서는 김종민이 ‘여자친구의 생일 때 직접 생일상 차려주기’라는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연애부장’ 심진화, 김가연을 만나 요리 수업을 하는 현장이 펼쳐진다. 앞서 여자친구 ‘히웅이’와 결혼하고 싶다고 선포한 김종민은 이날 “최근 여자친구에게 생일상을 받았다”며 자랑을 한다. 그러면서 “저도 여자친구의 생일에 직접 음식을 차려주고 싶다”고 한 뒤, 심진화와 김가연을 찾아간다. 심진화는 김종민을 반갑게 맞은 뒤 “나도 시집가자마자 김가연 선생님한테 요리를 배웠다. 처음 배울 때 제대로 된 분에게 배워야 한다”라고 폭풍 칭찬한다. 요리 시작 전, 김종민은 “몇가지 궁금한 게 있다”면서 “혹시 결혼할 때 집은 자가, 전세, 뭐가 좋은지? 그리고 평수는 어떤 게 적장한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김가연은 “집이 있어야 하긴 하지만, 굳이 처음부터 자가로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신혼이니까 둘만의 공간은 좁을수록 좋다”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뜨겁게 달군다. 심진화 역시 맞장구치며, “제일 중요한 건 경제권”이라고 조언해 김종민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드디어 본격 요리 수업에 들어간 김종민은 ‘스승’ 김가연에게 명란 계란말이, 황태 미역국, 겉절이 만드는 법을 배운다. 이때 심진화는 ‘흑백요리사’처럼 눈을 가리고 심사에 나서 김종민이 만든 계란말이와 김가연표 계란말이를 심사해 웃음을 안긴다. 두 사람이 만든 요리의 맛이 어떠할지 심진화의 심사평에 궁금증이 모이는 가운데, 심진화는 김종민에게 “나중에 아기 낳으면 누구 닮았으면 좋겠냐?”라고 슬쩍 묻는다. 김종민은 “눈은 나, 코는 여자친구, 머리도 무조건 여자친구 닮았으면 좋겠다”라며 웃는다. 심진화는 “여자친구가 무척 예쁜데, 본인 외모에도 자신감이 있나봐?”라고 농담을 던지는데, 김종민은 “(나를 닮으면) 느낌이 더 재미있을 거 같다”면서 뜻밖(?)의 외모 부심도 드러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과연 김종민과 김가연이 선보인 요리에 ‘심사위원’ 심진화가 어떤 평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사진]채널A 제공. 선미경([email protected])

2024-12-04

[문예 마당] 결혼식의 의미

국가들에서도 행사가 열렸다.     신랑 찰스 왕세자는 가슴에 영국 왕실 문장이 그려진 해군 정장을 입었다. 신부 다이애나비는 옅은 아이보리 색에 수천 개의 진주가 달려 있고, 7.6m 길이의 긴 트레인 드레스를 입어 화제가 됐다. 그들은 70년 된 왕실 마차를 타고 버킹엄 궁으로 입장했다. 다이애나비는 현대판 신데렐라가 되어 선망의 대상이 됐다. 이 특별한 날을 보기 위해 6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고, 공식 초대 하객만 3500명이 넘었다. 그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건만 불화로 15년 만에 이혼했다.   그 결혼식이 있을 무렵 한국에서도 나름 화려한 결혼식이 있었다. 친척 조카의 결혼식이었다. 조카는 당시 실세였던 장관의 아들과 결혼했다. 인물 좋고 가문 좋은 조카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마담 뚜’라 불리는 중매쟁이가 나섰고 몇 번 만나지도 않고 결혼이 성사됐다. 이 서두름은 조카의 비극적 운명의 전조였다. 결혼식은 유명 호텔에서 열렸는데 축하 화환이 시내 큰길까지 늘어섰다. 그 후 얼마 안 되어 조카는 남편과 함께 LA로 떠난 후 소식이 끊겼다.     10여년 후 우리가 LA로 왔을 때 그 조카가 찾아왔다. 그동안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조카는 갑자기 울면서 “아줌마, 내가 그 사람 버렸어”라고 했다. 아직 아이도 갖기 전이라고 했다. 너무나 착하고 순진한 조카가 남편을 버렸을 땐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알기에 캐묻지 않았다.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남편의 의처증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했다. 행복하게 잘살고 있겠지 생각했는데 가슴이 너무 아팠다.     얼마 후 조카네 집을 방문했는데 주차장에서부터 2층까지 벽에 촘촘하게 그림이 붙어 있었다. 조카는 남편과 별거 후 두문불출하며 전공했던 회화만 그리며 살았다고 했다. 그러다가 동창회 골프클럽에 가입하는 등 사람들과 어울렸다. 한국문화원에서 민화 전시회도 했는데 유방암이 발견됐다. 조기 치료 덕에 완치 판정을 받았고, 5년이 지나 안심을 했다. 그런데 재발이 됐고 이번에는 가망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형제들이 사는 한국으로 갔다 이듬해 세상을 뜨고 말았다. 혹시 결혼에 실패하고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암이 생긴 건 아닌가 싶어 안타까웠다.     최근 인도 최고 부자인 무케시 암바니의 막내아들 결혼식이 화제가 됐다.  암바니는 세계 9위이자 아시아 최고 부자이다. 지난 1월 약혼식을 시작으로 7개월에 걸쳐 행사가 진행되다 드디어 7월 12일 결혼식이 시작됐다. 사흘간 열리는 결혼식엔 세계 유명 인사들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등도 포함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인도 전통 의상을 입고 이들과 함께 했다. 결혼식 축하연에도 저스틴 비버 등 유명 연예인의 공연이 있었다.       암바니 가문은 하객들을 위해 전세기를 100대 이상 빌리는 등 결혼식 비용으로 6억 달러를 썼다고 한다. CNN에 따르면 뭄바이 지역 주민들은 암바니 가의 흥청망청 결혼식에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어떤 주민은 “본인 재산이지만 하는 짓이 정도를 벗어나 우스꽝스럽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가치 없게 쓰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들린다. 요란한 결혼식만큼이나 그들은 오래도록 행복할까?     세계적인 거부로 유명한 록펠러는 ‘나는 수천만 달러를 모았으나 그것이 나에게 행복을 주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포드 자동차를 창업한 헨리 포드도 ‘돈과 행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내가 가장 행복했던 때는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던 때였다’고 했다.     반면 그 결혼식에 참석했던 세계 3위 부자 저커버그는 소박한 결혼식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2년 집 뒤뜰에서 결혼식을 했다. 초대받은 하객 90여 명은 뒤뜰로 안내를 받고 나서야 결혼식임을 알았다고 한다. 본인이 디자인한 소박한 루비 반지를 신부 손가락에 끼워줬고, 인근 식당 음식을 주문해 피로연을 했다. 호화 결혼식과는 비교할 수 없는 울림을 준다. 인도식 초호화 결혼식이 저커버그의 눈에 어떻게 비쳤을지 궁금하다.   나의 결혼을 돌아봤다. 결혼식 무렵 무역회사를 하던 아버지의 사업에 문제가 생겼다. 남편도 부모의 경제적 도움을 받을 형편이 못됐다. 비가 오면 물이 발목까지 차는 이문동 버스 종점 인근에서 전세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맞벌이를 하며 열심히 살았다. 비슷한 시기 부모가 마련해 준 큰 집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한 친구가 있었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그녀 앞에서 전혀 누추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몇 년 후에는 집을 장만했다. 남편도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면서 그녀가 나를 부러워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사치할만한 형편이 되었지만 검소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젊은 시절부터 책상머리에 김천택의 시조 ‘잘 가노라 닫지 말며 못 가노라 쉬지 말라. 부디 긋지 말고 촌음을 아껴 쓰라.  가다가 중지곳 하면 아니 감만 못하니라’를 붙여놓고 교훈으로 삼았다. 또 ‘정직이 최고의 방책’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같은 말도 붙여 놓았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 답사기' 강의를 들은 후로는 '검이불루 화이불치'를 또 하나의 좌우명으로 마음 속에 담아두고 지낸다. 배광자 / 수필가문예 마당 결혼식 의미 막내아들 결혼식 결혼식 주인공 친척 조카

2024-08-08

[문주한 세금/회계] 세법의 ‘분리이론’ 사례

뜻이다.   내친김에, 다른 사례를 하나 더 찾아보자. 한국 어머니가 내게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주셨다. 거기서 매달 렌트가 나온다. 그 월세로 한국 어머니의 생활비와 용돈을 드린다. 두 번째 질문. 어머니께 드려서 남는 돈이 하나도 없는데, 그래도 미국에 임대소득(rent income) 세금신고를 해야 하나? 답은 다들 알 것이다. 월세 받은 것과 그 돈이 쓰인 것은 분리해서 따져야 한다. 월세 수입은 그것이 얼마가 되었든, 반드시 미국 세금신고에 포함되어야 한다. 전부 소매치기당했던, 부모님께 드렸던, 그래서 빈털터리가 되었어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월세 신고를 어떻게 할까? 미국과 달리, 내가 몇 개의 집을 갖고 있는가, 그 집이 얼마짜리인가에 따라서 다르다. 예를 들어서, 내 소유의 집이 그 월세 주고 있는 것 1개밖에 없다면, 기준시가(공시가격) 기준으로 12억원이 넘는 것만 임대소득 과세대상이다. 국세청도 바쁘니까, 시세 기준으로 대충 17억원이 넘어야(현실화율 70% 가정) 돈이 된다고 생각한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강남 3구와 마포·용산·성동구 정도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내가 사는 집을 포함해서 내 명의의 집이 2채 이상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 집의 가격에 상관없이, 모든 월세가 과세대상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에서는 3채 이상이 되면, 전세보증금(security deposit)에 대해서도 임대소득을 계산해야 한다(이것을 간주임대료라고 부른다). 물론 과세대상이라고 해서, 실제로 세금을 낸다는 뜻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 생활비와 용돈의 증여세 문제에 대해서 살펴보자. 돈을 받는 사람(수증자), 이 경우에는 내 어머니가, 필요하다면 증여세를 신고 납부해야 한다. 기본공제는 10년 합산 5000만원. 따라서 한 달에 40만원까지는 이론적으로 괜찮다. 문제는 그 이상의 돈을 드렸을 때, 그리고 어머니가 그 돈을 아껴서, 가령 적금을 부었을 때 생긴다. 한국 세법에서는 그것을 ‘사회 통념상 초과분’으로 볼 수 있다. 자식이 준 돈을 아껴서 모았더니, 결국에는 세금 내게 하는 불효자가 되지는 말아야겠다. 가족 간의 부양의무까지 간섭하는 세법은 나쁜 세법이다.    문주한 한국 공인 회계사 / 미국 공인 회계사, 세무사   www.cpamoon.com한국 세법 월세 수입 세법 분리이론 도난 세금 신고

2023-11-24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주눅 들지 않는 필살기

전세가 뒤집어지지 않는다. 평소 실력을 쌓아두어야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     필살기(必殺技)는 사람을 확실히 죽이는 기술이다. 필살기는 원래 한방에 죽이는 기술로 외상없이 일격에 적을 쓰러트리는 방법이다. 필살기의 창시자는 60-70년대 홍콩무협영화의 최고 아이돌스타, 살아있는 전설 ‘왕우’로 꼽힌다. 한쪽 팔 없이 수많은 적을 무찌르는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는 감동 그 자체였다.     필살기는 보통 ‘자신의 가장 강력한 기술’이나 ‘특별히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기술’, ‘비장의 기술’이란 의미로 사용된다. 단순히 가장 강한 것이 아닌 타인과 구별되는 다른 기술들과 격이 다른 특별한 강함을 지녔다는 뜻이 담겨있다.   스무 채도 안 되는 삼거리 마을, 초가집이 송이버섯처럼 올망졸망 붙어있는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해가 지면 채널이 잘 안 잡혀 찌지직 소리 나는 라디오 들으려고 동네사람들이 마당에 한 복판에 있는 우리집 대나무 평상에 모여 들었다. 시골 살 때는 아버지가 남긴 토지도 있어 부자 노릇을 하며 기죽지 않고 잘 지냈다.     여덟살 되던 해 도시로 이사 왔다. 내 어린 인생이 이토록 낭떠러지로 낙화할 줄이야. 서울에서 진학 온 멋진 아이는 ‘체르니’를 시작했다고 자랑했고 그 애보다 덜 예쁜 아이는 ‘바이엘’을 친다고 했다. 한번도 들어 본 적 없는 단어들은 공포 그 자체였다. 그 뿐이랴! 여덟가지색 크레용으로 불조심 포스터를 그려 파출소에 내 그림이 붙기도 했는데 도시 애들은 오십가지 색깔의 영롱한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렸다. 화가가 되면 굶어 죽는다며 어머니는 크레파스 살 돈을 주지 않았다. 다윗과 골리앗 싸움의 시작이었다.     따스하게 머리 쓰다듬어 주던 동네 어른들, 날 업고 키워주던 옥이 언니, 버드나무 가지 꺾어 피리 만들어 주던 삼만이 아재도 없는 도시생활은 슬프고 막막했다.       궁하면 통한다. 우물안 개구리도 탈출하면 높고 푸른 창공을 바라본다. 맨땅에 헤딩 하듯 유년의 필살기가 시작된다. 우선 어수룩한 시골 촌뜨기 말투를 고치고 동무들이 한번 할 때 열 번 하고, 그래도 안되면 백번하기로 작심, 긍정적인 투쟁에 돌입하기로 다짐한다.     인생은 한 방으로 끝장나지 않는다. 단칼에 승부 나는 기술은 없다. 움츠리지 않고 주눅들지 않고 묵묵히 열심으로 자기 길을 가는 사람을 이겨내는 기술은 없다.   내 필살기는 타인을 죽이는 기술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필생기일 뿐이다. 타인과 비교할 때는 수평이 아니라 수직 상승이 해답이다.    비슷한 사람과 경쟁하면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바로 세우고, 조건에 절망하지 않고, 없는 것 안 가진 것, 할 수 없는 것, 못난 것들에 굴복하지 않는 용기가 승부수를 띄운다.     자부심과 자긍심은 출발점이 다르다. 자부심은 자신의 가치나 능력을 믿고 당당히 여기는 마음이 타인의 칭찬이나 외부의 찬사에서 출발하지만 자긍심은 본인의 선택과 마음가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복을 느끼는 마음에 기인한다. 용기 있는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삶을 지킬 수 있다. 타인의 판단에 연연하지 않고 ‘내 모습 그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 흉내내지 않고 모방하지 않으며, 가장 독창적인,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모습으로 사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비장의 기술이다.     어머니 오른 손은 고된 농삿일로 지문이 사라졌다. 무언가 이룩하려는 사람, 꿈과 희망을 향해 끝없이 노력하는 사람,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사람의 손은 늙지 않는다. 지문이 닳아 없어져도 열리지 않는 문이 열릴 때까지 두드린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필살기 주눅 시골 촌뜨기 여덟가지색 크레용 우물안 개구리도

2023-11-21

[문화산책] 세계인이 사용하는 한국어

가지를 사전에 올렸다. 한 문화권에서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단어가 들어간 건 초유의 일이었다고 한다.   방탄소년단 음악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 흥행 등 ‘한류(hallyu)’ 문화의 성공으로 인해 한국어가 전 세계 영어 사용자들에게 노출되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하고 있어서, 마냥 자랑스러울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지금 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국어는 주로 K-팝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이 쓰는 말이나 음식문화에 집중되어 있다. 한국어라고 말하기 어려운 신조어들도 여럿 사전에 실려 있다.   한류(hallyu), 만화(manhwa), 피시방(PC bang), 트로트(trot), 한복(hanbok), 학원(hagwon), 대박(daebak) 등 한국 고유의 문화를 반영한 낱말들도 표제어로 실려 있다. 누나(noona), 오빠(oppa), 언니(unni), 막내(maknae) 같은 호칭이나 애교(aegyo) 등은 한국어 본디의 뜻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예이다.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는 Aegyo(애교)가 ‘한국 대중문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특히 아이돌 걸그룹이 하는 행동’이라고 적혀 있다.   가장 많은 것은 음식 관련 용어다. 반찬(banchan), 김밥(kimbap), 불고기(bulgogi), 갈비(galbi), 삼겹살(samgyeopsal), 된장(doenjang), 동치미(dongchimi), 잡채(japchae), 치맥(chimaek), 먹방(mukbang) 등….   이런 것들을 빼면 꼰대(kkondae), 갑질(gapjil), 재벌(jaebeol), 전세(jeonse) 같은 낱말이 눈길을 끄는데, 대체로 부정적 의미의 낱말들이다. 얼마 전 영국 BBC 방송은 최근 한국에서 잇따르고 있는 ‘묻지 마 식 범죄’를 집중보도하면서, ‘묻지 마’를 알파벳으로 그대로 표기한 ‘Mudjima’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한국 사람들이 걸핏하면 주먹 불끈 쥐고 내지르면서 외치는 ‘파이팅!’은 아예 한국어로 인정되어 paiting으로 표기하고, 한국에서만 고유하게 쓰이는 콩글리시(Konglish), 스킨십(skinship) 같은 말들도 사전에 실렸다. 위키피디아에는 고수(Gosu), 초보(Chobo)라는 단어도 등재돼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한국인 게이머들이 사용한 단어가 해외에까지 널리 알려진 덕분이다.   물론 한국어가 세계인의 언어로 대접받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세종대왕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다. 하지만 이왕이면 품격 있고 고운 우리말이 바르게 알려지고 사용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위에서 예를 든 대로, 지금은 K-팝 중심의 젊은 세대나 음식문화 중심의 낱말, 국적 불명의 신조어, 콩글리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부정적 단어들이 주를 차지하고 있다. 사전이나 언론의 속성상 화제가 되고 사용 빈도가 높은 낱말을 우선 싣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앞으로는 우리 정신문화의 본질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한국어가 널리 세계화되도록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힘쓸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집안 단속인 것 같다. 밀려드는 외래어에 속절없이 무너져가는 한국어를 제대로 지켜내는 일, 우리말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국민에게 알리는 일…. 지금 한국 사람들은 외래어나 신조어를 아무 의식 없이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외국어 실력을 자랑스럽게 드러내며 우쭐거리는 것 같다. 위험하다! 매우 위험하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세계인 한국어 한국어 낱말 한국어 본디 사용 빈도

2023-10-12

[세금/회계] 같은 양도소득의 다른 양도소득세

가지. 주정부에 내는 명의 이전세(transfer tax, transfer fee), IRS에 내는 투자 소득세(net investment income tax), 그리고 가장 중요한 양도소득세(capital gain income tax).   먼저 명의 이전세는 건물의 용도(주거용과 상업용)와 매매 금액, 그리고 주거용이면 유닛 개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부과된다. 뉴욕의 경우, 주거용은 2%, 상업용은 3% 정도로 잡으면 된다.   두 번째 세금은 투자 소득세(IRS 양식 8960). 25만불(싱글은 20만불) 넘는 양도소득에 대해서만 4% 정도의 세금이 계산된다. 예를 들어서 75만불을 벌었으면 거기서 25만불을 뺀, 나머지 50만불에 대해서 4%, 즉 2만불을 추가로 내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양도) 소득세다. 이것은 앞의 두 세금과 달리, 각자의 상황에 따라서 그 최종결과가 다르다. 예를 들어서 흥부와 놀부가 임대용 건물을 각자 팔아서 30만불을 똑같이 벌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그 둘의 세금이 같을까? 흥부도 30만불을 벌었고, 놀부도 30만불을 벌었으니, 그 둘의 세금도 같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가장 큰 원인은 계단식으로 된, 세율의 누진제 체계 때문이다.     흥부는 다른 소득 없이, 그 양도소득 하나뿐이고, 놀부는 다른 임대소득이 더 있다고 가정하자. 놀부가 전체적으로 더 많은 돈을 벌었으니, 같은 조건이라면 놀부의 총 세금이 더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양도소득만 떼어놓고 봤을 때, 놀부와 흥부의 세금이 같을까? 같지 않다.   둘이 똑같이 건물 팔아서 똑같은 돈을 벌었어도, 다른 소득이 더 있는 놀부가 흥부보다 세금을 더 낸다. 다른 소득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서, 같은 양도소득에도 다른 세금이 나올 수 있다. 똑같은 벽돌 한 장(양도소득)을 그냥 맨바닥에 놓았을 때의 높이와 10층 석탑 위에 얹었을 때의 높이가 달라지는 이치와 같다.     따라서 곧 건물 팔 생각이 있으면, 다른 소득이 더 높을수록 같은 양도소득의 세율이 달라질 수 있음을, 그리고 그 계산은 연도별로 구분됨을 꼭 염두에 둬야 한다. 부동산을 언제 팔 것인지 결정할 때, 그 해에 다른 소득이 얼마나 되는지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는 뜻이다. 올해 12월 31일 클로징과 내년 1월 1일 클로징, 날짜는 하루 차이지만 세금은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금을 줄이는 것은 더 중요하다.     문주한 / 한국미〮국 공인 회계사, 세무사 (www.cpamoon.com)세금/회계 양도소득세 양도 양도 소득 투자 소득세 transfer tax 문주한 회계사

2023-10-02

[부동산 투자] 급변 중인 한국 부동산 시장

가격이 하락세로 뒷걸음을 시작했는데 올 1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한 달 동안에만 1.31% 하락하면서 3개월 연속 월 1% 이상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와 세종시에서 월 2% 넘어 하락 폭이컸으며 제주도 0.96% 하락하는 등 모든 지역으로확대되고 있다.   2월 2주에 경기도 내1주 사이의 최대 낙폭 지역은 하남시 1.2%, 수원 영통구 1.19%, 화성시 1.06%를 기록했다. 1년 전의 시세에 비하면 거의 40~50% 가격으로까지 내려간 급매물이 있을 정도로 충격적인 가격 내림세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매수세 위축을 풀어보고자 정부는 각종 제한을 폐지하고 1월 30일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을 발표했다. 9억원 이하 주택 최대 5억원 대출한도 LTV 최대 70%  우대형금리시 최저 3.23%의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의 금융위원회 또한 규체완화정책 기조를 잡고 있는 가운데 매수심리가 잠깐 소폭 회복되는 모습을 반짝 보여주기는 했지만  하락의 모멘텀을 바꾸어 주는 분위기는 이끌지 못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극심한 거래절벽 상태이다. 매매가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 중소형 매물은 거래량이 작년 동기간 대비 90% 줄었고 매매가 100억원 미만인 꼬마빌딩 거래량은 전년동기 대비 82%가 줄었다.     주택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6%로 전달 12월보다 5% 하락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3채 중 1채는 비어 있다는 뜻이다. 기존 주택 매각 지연과 세입자 미확보가 입주율 하락의 주원인이다. 전국 전셋값은 11월에서 올 1월 3개월간 월평균 1.66% 하락하면서 하락 폭이 2배 이상확대되었다.  임대차시장의 수요가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하면서 월세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가 지속하였으나 2023년 들어서 월세마저 상승세가 둔화하였다.   신규 주택분양 시장에서 청약 수요가 많이 감소하여 미분양아파트는 2022년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토지 거래량 또한 2022년 220만건으로 1년 전 대비 33% 감소했다. 이는 2012년 204만건 수준 이후 10년이래 최소거래량이다. 올 413개 단지 30만 2000 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적체된 미분양 물량이 많고 입주물량까지 동시에 늘어나는 지역권의 경우 전셋값 하락 기조영향까지 더해져 침체 분위기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 아파트가 집중되는 지역의 경우 매물적체, 전세수요 부족으로 전셋값 하락 폭 확대를 피할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가 2023년 말 기준금리를 3.5% 가정하여 2023년 연간 아파트 가격은 30% 하락하여 2018년도의 가격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예상했다.   ▶문의: (213) 626-9790 해리 정 / 한바다 부동산 대표부동산 투자 부동산 급변 한국 부동산 상업용 부동산 연간 주택거래량

2023-03-01

재정보조 시 유의사항-자산의 범주 [ASK미국 교육/재정 - 리차드 명 재정보조 전문가]

가운데 학부모들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대입 원서 제출도 활발히 진행해야 할 사항이지만 학자금 재정보조 신청은 대학의 입학원서 마감일 전후로 각 대학마다 정한 우선 마감 일자에 맞춰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학에서 정한 우선 마감일은 연방정부와 주정부 마감일보다 마감일이 빠르며 조기전형을 지원하는 가정에서 우선 마감일자를 맞추는 일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무엇보다 재정보조를 대학에서 정상적으로 지원받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충족시켜야 하는 마감일부터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미국에 이민 온 1세대가 많지만, 대입 원서 작성만큼이나 사전 준비와 재정보조 공식에 대한 이해를 도외시하는 상황에는 생각보다 복잡하며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재정보조 신청 내용을 다루는 일이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 깨닫는 시점이 되었다고 하겠다. 막바지에 다다라 재정보조 신청서 제출에만 연연하다 보면 뜻하지 않은 실수와 신청 내용이 어떻게 가정에서 먼저 부담해야 하는 가정 분담금(EFC)에 미치는 영향을 잘 모르기 일쑤이고 또한 이러한 진행 방식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때아닌 불이익마저 겪게 된다. 학부모들은 재정보조 신청서 제출을 목표를 두지 말고 재정보조 제출을 위한 시작을 어느 시점에 얼마나 준비해 놓을 수 있는지부터 걱정해야 할 사안이다. 이러한 원인이 재정보조 수위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점에 그 초점을 두고 진행해야 할 일이다.   기본적으로 재정보조 공식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지만 이해 부족으로 인해 신청서를 기한 내에 잘 제출하고도 재정보조 실패를 겪는 학부모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민 가정의 경우 미국에 정착자금과 해외에 두고 온 자산 부분에 대한 사전설계 없이는 절대로 재정보조의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 재정보조 신청서에 기재 내용의 수입과 자산 시점이 언제 기준일 지에 따라 신청서 내용에 따른 검증 과정에서 예상되는 대학의 질문들을 어떻게 답변할지에 따라 재정보조금의 큰 편차가 연간 수천 아니 수만 달러에 달하는 재정보조 불이익으로 이어진다 점을 인지하기 바란다. 실제로 이러한 상황을 겪어보지 않고는 실감이 오지 않을 수 있지만 사실을 사실대로 알리는 것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지난 2년간 미국과 한국 등 부동산 경기 과열로 이 기간 중에 해외 부동산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요즈음 인플레이션에 따른 모기지 이자율 상승 및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어지면 상황에 서둘러 부동자산 시세차액을 노려 매수하거나 양도한 가정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때로는, 취득한 부동산을 전세 놓고 전세자금이 해외계좌에 남아 있을 경우 재정보조에 많은 어려움을 직면하게 된다. 문제는 처음 재정보조 신청을 할 경우는 이러한 금융자산 신고가 세금 보고서에 최고 액수로 기록되며 금융자산이 설사 전세자금일지라 할지라도 학부모 수중에 있는 현금이므로 재정보조 신청서에는 보유한 현금자산으로 기록해야만 한다. 재학생들 중에는 작년에 해외부동산 신고는 의무사항이 아니기에 재정보조를 잘 받을 목적으로 FAFSA나 C.S.S. Proifile 신청서에 고의로 누락시켜 재정보조 지원을 잘 받았다고 하자. 그러나, 대학에서 재정보조 신청서 내용 검증 과정에서 금융자산 신고를 보면서 작년의 재정보조 신청 과정에서 누락된 현제 노출 자산이 있다고 판정하고 이는 재정보조 지원을 잘 받을 목적으로 작년에 고의적으로 누락시켰다고 판단해 최악의 경우에 연방정부에서 감사 시 금고형과 엄청난 벌금을 처벌받을 수 있다. 이러한 감사를 받게 되면 학부모들 중에는 한 번쯤 그냥 재정보조를 그해에 받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 하지만, 본인 생각과는 달리 대학에서는 이를 크게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점도 확실히 알리고 싶다. 다시 말하면, 문제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 수 있는 대책 마련의 부재가 재정보조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것이라 하겠다.       ▶문의: (301)213-3719 / [email protected]미국 재정보조 재정보조 신청서 재정보조 제출 재정보조 불이익

2022-10-31

[살며 생각하며] 종전선언 타령

이종가이고 또 한 사람은 명종의 사위인 하동 절도사 석경당이었다. 민제는 두 사람을 변방의 절도사로 보내 그들의 위협을 제거하려 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이종가가 반란을 일으켰다. 민제는 대군을 동원하여 토벌에 나섰는데 봉상애 이르자 그들은 이종가에게 투항했다.     934년 이종가는 민제를 죽이고 자신이 제위에 오르니 이 사람이 후당의 마지막 황제 폐제이다. 폐제 이종가는 부장 장경달에게 석경당군을 토벌하도록 명령했다. 수만의 군사를 거느린 장경달은 진양 근교에서 석경당군과 대치했다. 장경달군의 사기왕성한 모습을 본 석경당은 겁을 먹고 북쪽 거란에 원병을 요청했다.     “신 석경당은 거란 국왕에게 글을 올립니다. 이종가라는 자가 황제를 폐하고 제위에 오르는 황포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신은 이종가의 죄를 묻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으나 애석하게도 수하에 거느린 군사가 적어 승패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에 귀왕을 아버지로 받들고 자식의 예를 다할까 합니다. 부디 군사를 남쪽으로 보내 반역의 무리를 소탕하게 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이종가를 토벌하는 날, 신은 거용(허베이성 일대)과 안문(산시성 대현 일대) 이북의 땅을 귀왕에게 바쳐 그 은혜에 보답할까 합니다.”   이 글을 본 석경당의 부장 유지원은 굴욕적인 원병 요청이라 하여 이를 강력히 반대했다. 45세가 되는 석경당이 34세의  애숭이 거란왕 야율덕광을 ‘아버지로 받든다’는 말이 웬 말이며, 신이라고 일컫는 것도 생각할 문제인데 하물며 ‘자식의 예를 다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는 것이다. 유지원은 부아가 나 견딜 수가 없었다.    유지원은 원병 요청을 재고할 것을 석경당에게  다시 간언했다. 그러나 오로지 원병만을 생각하는 석경당에게 그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았다. 며칠 후 석경당의 친서를 휴대한 사자가 도착했다. 석경당의 원병 요청을 받고 거란왕은 입이 귀밑까지 찢어질 정도로 기뻐했다. 거란왕은 석경당의 사자에게 이같이 약속했다. “대추가 익고 말이 살찌는 이 가을에 온 나라의 힘을 기울여 구원에 나설 것이오.”   과연 가을이 되자 거란의 야율덕광은 약속대로 5만의 대군을 이끌고 내려왔다. 당시 석경당은 이종가와의 싸움에서 몹시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 있었는데, 야율덕광의 거란군이 이종가의 군대를 격파하면서 단숨에 전세를 뒤바꿔버렸다. 게다가 상황이 불리해지자 이종가 휘하의 장군들과 병사들도 모두 황제를 배신하고 석경당에게 항복했다. 결국 패배한 이종가는 가족들과 함께 누각에 불을 질러  스스로 분신자살했다     후당을 멸망시킨 석경당은 즉위식을 거행하여 후진의 황제로 즉위한다. 거란의 야율덕광은 석경당을 중원의 황제로 만들어주겠다며 신하들과 함께 그의 즉위식에 참석하여 손수 책봉식을 거행했다. 이 자리에서 야율덕광은 직접 석경당에게 옷을 입혀주었는데, 당연히 거란식 의복이었다.    거란의 도움으로 후진의 황제가 된 석경당은 거란왕에게 축배를 올려 장수를 빌고 그 앞에 엎드려 맹세했다. “불초자식 석경당은 삼가 부군 거란왕에게 효행의 정을 표시하는 뜻에서 연운 16주를 바치겠습니다. 그 밖에 매년 비단 30만필씩을 바칠 것을 약속드립니다.”연운16주는 지금의 베이징 부근을 중심으로 한 16개주를 말하며 요동의 핵심 지역이다. 북방민족의 전통적인 남진 루트인 요서회랑의 코밑에 해당된다.     거란군의 출병으로 후당이 멸망하고 새로 들어선 왕조가 석경당의 후진이다. 제위 찬탈로 석경당은 아주 거창한 역사적(?) 타이틀을 얻는다. ‘아들 황제’라는 만세의 조롱에, 천년 세월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한간(매국노)’이란  딱지다. 전략요충지인 연운16주를 내줌으로써  이후 400여 년 동안 거란에 이어, 여진, 몽고 등 북방민족 침략에  한족은 어육(魚肉)의 참화에 시달리게 된다.     아주 집요하다. 아니, 뭔가에 씌운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라고 했나. 북한, 김정은을 향한 문 대통령의 지극정성 말이다. 김정은 대변인으로 불린지 이미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음마다 외치느니 김정은과의 대화이고 무조건적인 평화, 또 평화다. 8.15 경축사 주제도 한반도평화프로세스였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는 종전선언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서도 평화구상을 밝히면서 교황의 방북을 당부했다. 유럽 3개국 순방외교에서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도 문 대통령이 꺼내 든 화두는 북한이었다.   이와 동시에 문 정권이 비밀프로젝트로 추진해온 것은 남북정상회담이다. 그 첫 시도는 올해 남북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을 맞아 남북정상이 유엔총회에 동시에 입장하는 것이었다. 잘하면 세계적 볼거리가 될 뻔했던 그 물밑 작업은 김정은의 불참으로 그만 무산됐다.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 ‘어게인 2018 평창 이벤트’다.    2022년 2월에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세리모니에 남북정상이 모두 참석하는 거다. 그리고 올림픽을 배경으로 시진핑 블레싱하에 문재인과 김정은이 만난다. 거기에다 하나 더. 바이든이 참석할 경우 4개국 정상회담을 배경으로 화려한 종전선언 평화 쇼를 펼치는 거다. 하지만 이 꿈도 바이든의 외교적 보이콧으로 물 건너가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림노래 같은 그의 종전선언타령이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제20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체회의에 보낸 영상 개회사에서“종전선언은 항구적 평화의 입구이자 평화와 경제의 선순환을 이끄는 마중물” “종전선언은 전쟁의 기억과 이산의 상처를 치유하고, 이해와 협력, 관용과 포용의 가치를 공유하며 한반도 평화 시계를 다시 움직이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국 중 아무도 진정한 관심이 없고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 종전선언의 실현을 위한 문 정권 의 끈질긴 집념은 ‘한반도 평화협정’을 향한 북한의 반세기에 걸친 집념을 연상시킨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1974년 ‘미·북 평화협정’ 체결을 제의한 이래 토씨 하나 변하지 않은 평화협정 타령을 무려 48년째 계속 중이다.     한반도 종전선언은 누구든 유혹할 달콤한 희망이다. 잠재적 위험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전선언이 북한 핵무기 폐기를 담보할 수만 있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핵 폐기 약속 없는 김정은과 왜 종전선언을 해야 하나? 국가 안보를 볼모로 하는 문 정권의 위험한 도박은 결국 실패로 끝나겠지만, 대체 무슨 의도로 그토록 집요하게 종전선언을 추진한 것인지 훗날 반드시 진실 규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종전선언 타령 폐제 이종가 당시 석경당 이종가 휘하

2021-12-21

[기고] 한국 역사 속의 아프가니스탄

전세는 통일신라에 유리했고 당나라는 물러섰다. 이때 우리가 알고 있는 통일신라의 강역이 형성된다. 왜 신라는 당나라를 더 북으로 밀어붙이지 않았을까. 반면 거대한 당나라는 왜 신라를 그대로 두고 물러섰을까. ‘쓸데없는’ 궁금증이 생겼다. 자세히 당시 정황을 들여다보면 당나라가 전쟁에 져서 한반도에서 물러난 건 아니다. 당나라의 세계 전략에서 볼 때 신라와 만주의 동부전선보다는 토번(지금의 티베트)과 터키계 유목민인 돌궐(지금의 신장위구르와 중앙아시아 지역)이 있는 실크로드의 서부전선이 경제적으로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돌궐과 토번이 자꾸 도발을 하는데 신라를 상대하면서 발목이 잡혀있어서는 안되는 상황이었다. 돌궐과 토번을 상대하는 당나라의 서부전선 총 책임자가 당시 고구려 유민 후손인 고선지 장군이란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고선지 장군이 이끄는 당나라 군대는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북쪽지역으로 들어가 토번 군대와 전투를 벌였고 현재의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에 걸치는 여러 지역을 정벌했다. 고선지 장군은 서쪽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신흥 이슬람 세력과 동서양의 격돌이라고 불리는 탈라스 전투에서 대패했다. 이때 당나라의 제지 기술이 당나라 포로들을 통해 이슬람 세계로 들어가 서양의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실크로드를 통해 당나라로 들어온 페르시아, 아랍, 터키 등 서역 땅 상인들은 한반도까지 들어왔다. 사산조 페르시아의 왕자가 당나라를 통해 신라로 망명해 신라 공주와 결혼해 정착했다는 페르시아 서사시라든지 신라의 처용가 등 문학작품에도 신라와 서역과의 교류가 나온다. 당나라 농민전쟁인 황소의 난 때에는 전란을 피해 당나라 거주 서역인들이 대거 신라로 난민신청(?)을 해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몽골이 세운 원나라 때에는 다시 실크로드가 활성화되면서 이번엔 색목인(눈에 색깔있는 사람)이라고 불리는 이슬람 상인과 학자들이 고려로 대거 들어온다. 쌍화점이란 고려 가요에 이들이 등장한다. 고려시대 이들을 이슬람교도란 뜻의 회회인이라고도 불렀다. 세종 시대 과학기술 발전에 고려 말 회회인들이 한몫한 것이 아니냐는 이론도 있다. 원나라시대 고려에 이들이 상당수 정착했고 이들의 전문 분야가 상업뿐만 아니라 과학 쪽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문을 꼭꼭 걸어 잠그는 바람에 그전 통일신라나 고려 때 활발했던 서역인들과의 교류가 줄어들게 된다. 아프간 사태를 보면서 새삼 그쪽 지역과 통일신라, 고려시대 우리 조상들과의 활발했던 교류의 역사가 떠올랐다. 지난번 예멘 난민이 그랬듯이 이번에도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들어올 거라며 거부하는 분위기를 놓고, 쉽게 잘잘못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 지역 사람들과 우리가 전혀 교류가 없다가 현대에 들어와 갑자기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진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주 오래전 이들과 우리 조상 사이엔 문화적 혈연적 교류가 있었고 그것이 우리 문화 역사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김윤상 / 변호사

2021-09-07

[번역기도 모르는 영어] home

바닷가에 지어 놓은 별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맨션(mansion)은 상당한 부자이거나 유명인이 사는 대저택을 말한다. 유럽의 대부호라면 도시에는 맨션을, 바닷가에 빌라를 소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영어에서 house는 대체로 단독주택을 가리킨다. 한국처럼 아파트가 많지 않고 대부분의 집이 단독주택의 형태이기 때문이다. detached house(다른 집과 떨어져 있는 집)라고 하면 뜻이 보다 분명해진다. 물론 아파트(apartment), 플랫(flat), 듀플렉스(duplex, 두 가구가 살도록 만든 집), 타운하우스(townhouse, terraced house, semidetached house) 모두 house다. 한국에서는 5층 이상 공동주택을 아파트라고 부르지만 미국에선 건물 층수와 상관없이 공동주택이면 아파트라고 부른다. 우리가 빌라나 맨션으로 부르는 저층 공동주택도 아파트다. 미국의 아파트는 매달 월세를 내고 사용하는 임대주택이 대부분이다. 영국에선 아파트를 플랫(flat)이라고 부른다. 이는 저소득층을 위한 싸고 낡은 공동주택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새로 지은 비싸고 좋은 주거용 고층 빌딩은 apartment라고 부른다. 최근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세대나 연립주택의 거래가 크게 늘었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 때문에 불안한 사람들이 빌라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정책 당국자들의 발언에서 유래한 ‘빌라 거지’ ‘호텔 거지’ 등 신조어도 생겨났다.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라는 노래 가사처럼 집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home이어야 하는데 요즘 한국의 집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박혜민 /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2020-12-07

[열린 광장] 다시 찾아온 책읽기의 계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한 트럭의 책을 읽어야 비로소 사람이라 할 수 있다’는 금언도 있다. 종이책도 열심히 읽고 전자책도 부지런히 섭렵해야 한다. 언어와 사고력을 훈련시킨다는 것은 어느 시대 어느 사람에게나 ‘인간기본교육’에 속한다. 그래서 하는 말이 바로 ‘기본이 튼튼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종교의 힘이 시대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주장이 있지만 일시적, 현상적, 부분적일 뿐이다. 성경, 코란, 불경, 베다경 등 경전이 있는 ‘책의 종교’는 어떤 형태로든 더욱 든든히 서간다. 사람은 돈이나 빵만으로 살 수는 없다. 책을 읽어야 살아남는다. 책 고르는 실력 키우는 게 교육의 핵심이라는 주장이 헛소리가 아니다. 우리는 지금 ‘꼼짝 말고 집에만 붙어 있어’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책 읽기에는 엄청나게 좋은 때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던가. 백선엽의 ‘6.25전쟁 징비록’ 3권을 읽었다. 며칠 동안 잠 시간도 줄이며 땀 흘리며 읽어 내려갔다. 6.25사변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 세대가 체험한 처절한 비극이다. ‘바르게 적어서 경계를 삼는다’는 뜻으로 징비록이라 했다. 저자는 30세 때 대장으로 진급, 육군참모총장이 되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확실하게 지켜냈다. 낙동강 전선 절체절명 국가위기에서는 선두지휘관으로서, 만약 자신이 후퇴하면 뒤에서 총을 쏘라고 부하들에게 엄명했다. 그래서 전세를 결정적으로 뒤집었다. 유엔군과 합동작전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낸 명장이다. 일본군 장교였다는 비난도 있지만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켜낸 큰 영웅으로 재평가,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아무튼 정독하면서 소년시절 필자가 겪은 그 참혹했던 전쟁을 다시 복기 체험했다. ‘이정석 자서전’을 읽었다. 이름은 일찍 들었지만 전공 분야가 달라서 연결고리가 별로 없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정치학과 교수로 봉직했다가 최근에 은퇴했다. 6.25때 19세였는데 정치학 분야에서 미국 영국 학자들과는 결이 다른 독보적 이론을 전개했다는 소개가 나의 눈을 끌었다. 그가 중학생 시절 평양에서 6.25를 겪었다. 방 윗목 구들장을 들어내고 거기 숨어서 인민군 강제징병을 피하며 국군의 평양입성을 기다렸다. 마침내 남쪽으로 피란, 미국유학으로 연결되어 세계 정치학계가 인정하는 이론서를 출간했다. 그런데 그를 구출한 것은 결국 평양탈환의 선두주자 백선엽 대장인 셈이다. 두 영웅 모두 외국어(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를 비교적 자유롭게 말하고 읽고 쓸 수 있는 인물들이었다. 앞으로 지구 마을, 곧 글로벌의 지도자가 되려면 복수언어 구사능력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는 시범 사례 선각자였다. 게다가 신앙 가문 출신들이었다. 한은우 목사 저서 다섯 권을 선물 받아 읽었다. 성경과 신앙을 한문 시로 풀어 놓은 한국교회사에 길이 남을 명저였다. 여성훈 박사가 아주 최근에 출판한 시집 ‘결혼이 사랑에게 말을 하다’를 읽는 중이다. 남가주에서 학위를 받고 서울 감리교신학대학교의 기독교교육학 교수로 봉직했다. 가까이 지냈어도 시 쓴다는 말 못 들었는데 갑자기 선물 받았다. “그럼 너 결혼 할래 코로나 할래?/ 둘 다 안해여!/ 너 왜 그르니?” 이런 스타일의 시집이다. 시가 전공이 아니라 자세히 언급하지 못한다. 다만, 신선한 한국말 시어가 마치 모락모락 김 오르는 말랑말랑한 빵과 같다는 점만 꼭 짚어 말하고 싶다. 이정근 / 성결교회 목사

2020-09-25

[우리말 바루기] ‘맞히기’와 ‘맞추기’

뜻의 단어로는 ‘맞히다’를 써야 한다. ‘맞히다’와 ‘맞추다’는 쓰임새가 다르다. ‘맞히다’는 “정답을 맞힌 사람이 누구?”처럼 사용한다. 문제에 대한 답을 틀리지 않고 적중시킨다는 의미다. 시험을 어떻게 쳤는지 궁금해 서로 답을 비교해 보거나 문제지를 푼 다음 해답과 대조해 보는 것은 ‘맞추다’로 표현하는 게 바르다. 대상끼리 서로 견줘 보는 것은 ‘맞추다’, 바른 답을 가려내는 것은 ‘(알아)맞히다’를 써야 한다. ‘전셋값’과 ‘전세가’ 전세를 사는 비용을 나타낼 때 ‘전셋값’ 또는 ‘전세가’라는 말을 사용한다. 두 단어는 같은 뜻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에는 사이시옷이 있고 다른 하나에는 없다. 순우리말 또는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 가운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고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경우 사이시옷을 집어넣는다. ‘바다+가=바닷가[바다까]’가 이러한 예다. 또한 ‘퇴+마루=툇마루[퇸마루]’와 같이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경우 사이시옷을 추가한다. ‘뒤+일=뒷일[뒨닐]’에서처럼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에도 사이시옷을 넣어야 한다. ‘전셋값’의 경우도 한자어로 된 ‘전세(傳貰)’와 순우리말 ‘값’이 만나 뒷말이 된소리인 [전세깝]으로 발음되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넣은 것이다. 그러나 ‘전세가(專貰價)’는 모두 한자어로 이루어져 사이시옷을 넣지 않는다.

2020-09-14

[시론] 9월의 승리와 민주주의의 번영

전세를 역전시켜 국민에게 부활의 감격을 준 서울 수복의 날이다. 북한 김일성의 한반도 적화통일 꿈은 탱크를 앞세워 미친 듯 발버둥쳤지만 치열한 공방전이 지속되는 동안 적의 주력 부대는 아군의 지상 화력과 공중 폭격으로 소진돼 초기의 우세를 점차 상실했다. 낙동강을 피로 물들인 채 인천에 엄청난 병력으로 방어벽을 쌓았지만 김일성 군대의 전세는 기울어졌다. 백선엽 장군의 휘하부대가 낙동강에서 반격해 급기야 38선을 돌파해 북진을 단행했고 맥아더 장군이 이끄는 미군과 우리 해병대는 9월 15일 상륙작전을 개시했다. 산더미 같은 함포사격과 내륙 깊숙이 퍼부은 융단폭격에 힘입어 아군은 한중국경인 압록강에 도달했고 최후의 저항을 하던 인민군은 대적할 기력을 잃고 패주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국토통일의 문턱에서 중공군이 개입해 통일의 꿈은 천추의 한을 남긴 채 무산됐다. 바로 민족 통탄의 1.4후퇴 얘기다. 휴전 후 전쟁이 앗아간 폐허의 땅에서 한국 경제는 1인당 국민소득 150달러 미만으로 세계 최빈국 수준의 가난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공산주의를 배격하고 자유민주주의를 국민이 합심해 굳건히 지키는데 성공했다. 지금과 같이 정치에서 진보니 종북이니 하는 따위의 용어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소위 적 치하 인공시대 3개월 동안 국민들은 치를 떨며 자유대한의 소중함을 피땀으로 느꼈다. 그리고 살아서 돌아온 전쟁의 영웅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지난달 8.15광복절 행사에서 있었던 기념사는 광복이란 말이 무색하게 민족분열사로 망국적 편가르기에 부채질을 했다. 애국가를 친일 반역자가 작곡한 것이라며 국가를 부정하는가 하면 6.25전쟁의 영웅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을 반대했다. 69기의 전쟁유공자 묘지가 친일파라며 현대판 부관참사인 파묘를 위해 입법화시키려 하고 있다. 내 편이 아니면 반대편을 모두 적으로 돌리는 ‘적화놀이’는 이제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른바 일제 식민지 시대에 한반도에 태어나 선택할 수 없는 인생 경로를 살아온 세대들에게 독립운동에 나서지 못한 걸 죄라 덮어씌우고 있다. 강제로 식민지 백성으로 살아갔던 게 죄라면 지금 이를 탓하는 사람들의 부모와 조상들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공산치하에서 부모형제까지 숙청하며 공산주의에 부역한 자들을 가려내지 않는 저의는 무엇인가. 지금 서울은 자유민주주의의 찬란한 문화도시로서 그 모습을 당당히 뽐내고 있다. 세계 각국의 유수 기업들이 서울에 자리를 잡고 있고 한류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매년 외국인들이 찾고 싶은 도시로 변화를 거듭해 가고 있다. 서울은 국제도시로서 아시아의 손꼽는 관광명소다.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했던 국군과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과 같은 자유롭고 풍요로운 대한민국의 수도는 없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 등 북한의 도발은 핵무력을 더하며 계속 위협을 가하고 있다. 아직 생전에 있는 6.25 전쟁영웅들은 지금도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라는 ‘전우가’ 노래에 눈을 적신다. 세월에 시들어 어쩌면 내일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노병들은 가슴에 단 무공훈장을 자랑스러워 한다. 바로 잊힌 전쟁을 잊지 말자는 뜻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수석부회장

2020-09-04

잊지 않아야 합니다…잊지 않겠습니다

뜻을 지닌 ‘강뉴부대’다. 강뉴부대는 253번의 전투에 출격해 253번 승리를 거둔, 백전백승, 무패의 신화적 부대다. 참전용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강뉴부대가 뜬다는 소식이 들리면 중공군들도 도망을 칠만큼 그 위세가 등등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달려와준 국가는 태국이다. 태국은 가장 먼저 전투 병력을 보냈다. 지상군 해군을 포함 총 6326명을 병력을 파병했다. 전쟁 후, 태국군이 20년간 한국에 남은 이유 태국군은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 체결 이후 햇수로 20년, 1972년 6월 11일까지 경기도 포천시 운천면, 강원도 철원 일대에서 UN군의 일원으로 경계임무를 수행했다. UN군 사령부가 6·25 전쟁동안 ‘리틀 타이거’로 불리며 용맹함을 보여주었던 태국군에게 중부전선의 경계임무를 요청했고 이에 태국 역시 이를 받아들여 20년간 남한을 지키기 위해 머물렀다. 한국 정부가 나바호족에게 마스크 전달한 이유 최근 한국 정부가 6·25전쟁에 참전한 미국 원주민 나바호족에게 마스크 1만 장과 5000달러 상당의 식량을 긴급 지원했다. 감사함을 전하기 위함이다. 2차 세계 대전때 ‘코드토커’로 활약을 펼쳤던 나바호족은 한국전에도 800명이나 참전했다. 6·25 전쟁기간 사망한 군인 수 한국군 13만7899명, 미군 3만6940명, 유엔군 3730명이 사망했다. 유엔군 실종자와 포로 실종자와 포로 합쳐 9931명. 민간인 사망자 수 남한 민간인 사망자는 24만 4663명. 학살된 민간인 수 12만8936 명. 행방불명된 남한 민간인 수 30만3212명 서울이 함락되는 데 걸린 시간 3일 전세를 뒤바꾼 작전 인천상륙작전 인천상륙작전 1950년 9월 15일 유엔군이 맥아더 장군의 지휘 아래 인천에 상륙, 낙동강까지 남진한 인민군의 허리를 절단, 섬멸한다는 계획으로 세워진 군사작전이다. 맥아더 장군은 누구 풀네임은 더글라스 맥아더. 태평양전쟁 미군 최고사령관이다. 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진주만을 기습한 일본을 공격해 항복시키고 일본 점령군 최고 사령관이 됐다. 6·25 전쟁 때는 UN군 최고사령관으로 부임했다. 맥아더 장군이 남긴 명언 맥아더 장군은 인천상륙작전 후 중공군과 전면전을 두고 트루먼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 해임됐다. 이때 남긴 명언이 바로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한국전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영화 ‘고지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백마고지’를 꼽는다. 국군 9사단과 중공군 3개 사단이 벌인 치열한 전투다. 전투가 벌어진 10일 내내 백마고지의 주인이 24차례나 바뀔 정도로 치열했던 전투다. 왜 치열해야 했나 백마고지는 서울로 통하는 주요 보급로를 가진 중요한 군사요충지이자 곡창지대였다. 또한 김화-평강-철원 등 철의 삼각지대 중 하나인 철원까지 위협받게 돼 꼭 확보해야 했던 고지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투 장진호 전투다. 제2차 세계대전의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함께 세계 2대 겨울 전투로 꼽힌다. 연합군 3만과 중공군 10만명이 맞붙었다. 이 전투로 수많은 사상자를 냈는데 추위 때문에 동사한 군인만 수천명에 달한다. 한강교 조기 폭파 한강교 폭파는 전쟁 발발 나흘만인 1950년 6월 28일 오전 2시40분에 남한에 의해 폭파됐다. 전술의 원칙상 폭파나 차단은 퇴각군의 퇴로를 막기 위해 추격군이 감행하는 법인데 한강교는 남한 측에서 폭파했다. 한강 이북의 많은 시민과 수많은 병력, 군수물자를 방치한 채 서둘러 폭파한데다가 국민에게 이 사항을 미처 알리지 않고 한강교를 폭파해 6·25전쟁의 큰 실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강교 폭파로 인한 피해 폭파 당시 한강교 위에만 500~800명의 피난민이 있었으며 50여 대의 차량이 있었다. 또 한강다리가 끊기면서 대다수의 서울시민과 상당수의 국군, 엄청난 전쟁물자가 북한의 수중에 떨어졌다. 당시 남북 군사력 비교(육군) 남한 9만6140명, 북한은 2배로 19만1680명에 달했다. 군장비 비교 남한은 곡사포 91문, 대전차포 140문, 박격포 960문, 장갑차 27대, 전차는 없었다. 그에비해 북한은 곡사포 552문, 전차포 550문, 박격포 1728문, 장갑차 54대, 전차가 242대를 보유하고 있어 엄청난 군사력 차이를 보였다. 참전한 여군(女軍) 수 군번 없이 참전했던 600명을 포함 총 2400명의 여군이 6·25 전쟁에 참전했다. 여군 지원자 수 1950년 9월 창설된 여자의용군 1기 모집에만 8000명이 지원했다. 38선과 휴전선의 차이 38선과 휴전선은 다르다. 38선은 제 2차 세계대전을 끝내면서 미소 양국이 북위 38도 선을 경계로 한반도를 남과 북으로 나눈 군사분계선이다. 휴전선은 1953년 6·25전쟁 이후 휴전 협정을 맺을 때 북한과 남한의 경계를 나누기 위해 새롭게 지정한 기준선이다. 비무장지대 비무장지대(DMZ)는 휴전선을 중심으로 남북한이 각각 2 km씩 완충지대를 설정해 사람이 무기를 가지고 들어 갈수 없는 지역으로 약속한 곳이다. 정전협상 기간은 1951년 7월 10일 시작됐지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1953년 7월 27일이 되어서야 끝났다. 정전협상 주요 안건은 군사분계선 설정, 외국 군대 철수, 정전감시위원회 설치, 포로송환 방식이 주용 쟁점이었다. 정전협상에 한국이 빠진 이유 한국 정부가 북진 통일을 고집, 서명을 거부했다. 정전협상에 사인한 사람은 인민군 사령관 김일성, 중국 인민 의용군 사령, 미합참의장이 사인했다. 전쟁이 더 일찍 끝나지 않은 이유 전쟁은 1951년 마무리될 수 있었지만 정전 협상으로 지연됐다. 특히 포로 송환문제와 관련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유엔군은 포로들의 선택권을 주장했다. 자신이 돌아가고 싶은 국가를 스스로 결정하자는 것. 그에 비해 북한군·중국군은 포로의 의사와 상관없이 본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웠었다. 정전회담이 53년 6월 중단됐던 이유 유엔군의 포로 가운데 한국이나 대만 등에 남기를 희망하는 이들을 반공포로라고 불렀는데 53년 6월 18일,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과 유엔군의 동의 없이 2만 7000여 반공포로를 석방했다. 반공포로들이 자유진영에 남지 못할 것을 우려한 결단이었지만, 전 세계가 이 대통령의 조치에 경악했고 이로 인해 회담마저 중단됐다. 경제적 피해 규모는 재산 피해도 추산이 어려울 정도다. 북한군에 밀려 마지막 교두보로 삼았던 부산을 제외한 전 국토가 초토화됐다. 제조업 42%가 파괴됐고, 군사작전에 이용될 수 있는 도로, 철도, 교량, 항만, 학교 등은 물론 가옥도 대부분 파괴돼 사회 경제체제의 기반과 함께 국민은 생활터전을 잃었다. 전쟁 직후인 1953년 한국 국민총소득은 1953년 1인당 76달러. 1953년 국내총생산(GDP)은 1953년 477억 원에서 2019년 현재 1919조 원으로 4만 배 가까이 증가했다. 6.25 이산가족 수 1988년 이산가족 신청을 받기 시작한 이래 지난 5월까지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이산가족 등록인 수는 13만3386명이다. 이산가족 중 남은 생존자는 고령화로 이제 5만1367명만이 남았다. 미주 한인 이산 가족은 미주 한인 이산가족 10만명 중 62%가 80세 이상으로 고령자. 이산가족 상봉 참가자격이 한국과 북한 국민으로 제한되어 있어 미주 한인은 만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연방 상원에 ‘한국전쟁 이산가족 상봉 법안’이 상정되어 있다. 전장고아 남한만 5만여 명, 남북 합치면 10여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 전쟁 고아 어떻게 됐나. 남한의 경우에는 상당수가 고아원이나 외국 양부모의 손에 맡겨졌다. 북한은 만경대혁명학원 같은 국립시설 또는 외국 국립양육기관에 맡겨졌다. 북한 전쟁고아를 수용해준 나라 폴란드 6000명, 루마니아 3000명, 헝가리 950명, 동독 600명, 체코슬로바키아 400명, 불가리아 500명이다. 6.25로 잃은 문화유산 수많은 문화 유산이 파괴됐다. 아이러니한 것은 소중한 문화 유산의 상당수가 국군과 미군에 의해서도 훼손됐다는 점이다. 1951년 1.4 후퇴 당시 미군이 사찰들에 빨치산들이 머무를 수 있다고 판단해 모두 폭격하거나 방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때 70개 이상의 사찰과 그곳에 있던 불상과 탱화 등이 모두 잿더미가 됐다. 팔만대장경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많은 유산들이 불탔지만 유네스코 등재 세계문화유산과 세계기록유산인 해인사 장경판전(국보 제52호)과 고려대장경판(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이 지켜질 수 있었던 데는 남다른 사연이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8월 공군 제10전투비행 전대장 김영환 대령에게 폭격 명령이 떨어졌다. 이 역시 가야산에 숨어든 인민군 소탕을 위한 지시였다. 하지만 김 대령은 폭탄 투하 지점이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해인사라는 점을 알게 되자 기수를 그냥 돌렸다. 빨치산 몇 명 죽이기 위해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불태울 수 없다고 항명한 것. 김 대령은 “영국 사람들은 ‘셰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꿀 수가 없다’고 말한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셰익스피어와 인도를 다 줘도 바꿀 수가 없는 보물 중의 보물이다. 전쟁으로 불태울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6.25관련 볼만한 영화 ▶인천 상륙작전 제목 그대로 인천상륙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로 2016년에 개봉, 700만 관객을 동원했다. 5000대1의 성공확률로 전쟁의 역사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의 이면에 숨겨진 영웅들을 그렸다. 이정재, 이범수, 정준호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고 맥아더 장군역에는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이 맡아 관심을 끌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인천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영화다.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됐던 역사에 숨겨진 772명의 학도병의 이야기를 그렸다. ▶국제 시장 2014년에 개봉해 14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주연 황정민). 1950년대 한국전쟁부터 현재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주인공 ‘덕수’를 통해 우리 시대의 아버지상을 그려냈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피난을 가던 중 아버지, 어린 여동생과 이별을 맞는 덕수가 꿈을 포기하고 오직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아일라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터키 영화다. 아일라는 한국 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터키 병사 슐레이만과 5살 고아 아일라의 우정을 담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실제 주인공인 슐레이만과 아일라(김은자씨)는 헤이진지 60년 만인 2010년 다시 만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6.26 관련 서적 ▶백선엽을 말한다 딱 10년 전 60주년 때는 많은 관련 서적들이 출판됐다. 그에 비해 70주년인 올해는 여느 해보다 잠잠하던 참에 출간된 귀한 책이다.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자 중국인문경영연구소 소장 유광종씨가 대한민국 최초 4성 장군 백선엽 대장의 삶을 긍정적 측면에서 다룬 평전이다. 평안남도의 말 없던 소년 백선엽이 대한민국 최초로 네 개의 별을 달기까지의 역경과 고난, 그리고 영광을 외교안보 선임기자였던 유광종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조지 할아버지의 6.25 동화작가 이규희씨가 어린이들에게 6.26의 역사를 알려주기 위해 펴낸 동화책이다. 미국에서 한인 3세대로 자란 영후가, 유엔군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조지 할아버지를 통해 6·25전쟁에 대해 알게 되고 한국의 가슴 아픈 역사와 자신의 뿌리에 대해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목마른 계절 박완서의 작품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가 바로 6.25전쟁이다. 그의 책에는 6.25전쟁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이 여럿이다. 그 중 한 권이 바로 목마른 계절이다. 1972년 잡지 ‘여성동아’에 ‘한발기’라는 제목으로 연재, 1978년 수문서관에서 ‘목마른 계절’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됐다. 전쟁 발발부터 9.28 서울 수복 → 이듬해 1.4 후퇴 → 그리고 5월까지. 1년간의 서울에서의 경험을 인민군에 부역하는 여대생 진이의 시각에서 그려냈다. 6.25 소재 명작 ▶김환기 ‘피난 열차’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김환기도 6.25를 화폭에 담아냈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그린 피난 열차. 비극적인 상황과는 정반대로 앙증맞은 사각형의 기차 속에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차있는 모습이 귀엽게 표현됐다. 김환기는 전쟁 당시에는 부산으로 피난 생활중 해군의 종군화가로 활동했다. ▶파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 20세기 미술계의 거장 피카소도 한국전을 소재로 한 그림을 남겼다. 1951년 작 ‘한국에서의 학살’이다. 한인에게는 ‘게르니카’보다 더 가슴에 와 닿는 작품이다. 이 그림은1950년 10월부터 12월 사이 황해도 신천군 일대에서 벌어졌던 민간인 학살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피카소는 한 번도 한국에 방문한 적은 없다. 6.25로 탄생한 음식 부대찌개. 6·25전쟁 직후 미국부대에서 쓰고 남은 햄과 소시지를 이용하여 끓여 먹은 찌개다. 또 하나는 밀면이다. 냉면에서 파생된 음식으로 6.25 당시 부산까지 피난 온 이북 실향민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난민시절 고구마나 메밀 전분이 부족해 미군이 나눠준 밀가루로 면을 만들어 냉면을 해 먹기 시작한데서 유래한다. 용산구 전쟁 기념관 1994년 완공된 용산구 전쟁기념관은 9000여 점의 전쟁 관련 기념물을 전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전쟁기념관이다. 전시장은 6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있다. 물과 빛이 어우러지는 호국추모실은 창군 이후 전사한 17만 명의 이름을 담은 장부를 보관하는 엄숙한 공간이다. 부산 유엔기념공원 희생당한 유엔군 군인들의 유해를 안장한 묘지 및 공원이다. 한국군 36명을 포함해 11개국 2297구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다. 주소는 부산 남구 대연동 800. 6.25 미스터리 ▶왜 비상경계령이 해제됐나 1950년 6월 남침 동향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때문에 6월 11일을 기해 전군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이 발발하기 바로 이틀전인 6월 23일 24시를 기해 경계령이 해제됐다. 이로 인해 수많은 장교과 장병이 외박가 휴가를 나갔다. ▶전 장병의 반이 휴가 육본은 비상 경계령 해제와 더불어 전 장병의 2분의 1에게 휴가를 주어 외출과 외박을 시켰다. 황당하게도 육본 정보 분석과에서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보고를 대한민국 육군참모총장에게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조치를 취했다. ▶24일 장교 클럽 파티 6.25 발발 전날 밤. 육군 장교 클럽 댄스 파티가 열렸다. 육군 장교 클럽 낙성 파티를 연다고 전 후방 고급 장교들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참석 장교들은 6월 25일 새벽까지 술과 댄스를 즐겼으며, 일부 미 고문관과 한국 장교들은 2차를 가기도 했다고 한다. ▶전후방 부대의 대대적인 교대 6월 13일부터 6월 20일까지 전후방 부대의 대대적인 교체가 진행됐다. 이로 인해 전투를 지휘해야 할 지휘관들이 지형은 물론 부하들의 신상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 교체도 단계적 절차가 필요한데 많은 부대를 동시에 교대하는 바람에 전력 공백이 야기됐다는 분석이다. 미등록 참전유공자 신청 국가보훈처는 지금도 미등록 참전유공자를 발굴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2020년 5월말 현재 생존해 있지만 제도를 알지 못해 신청하지 못한 참전유공자 5,222명을 발굴하여 참전명예수당 지급 등 예우와 지원을 하고 있다. 전쟁은 언제 끝났나 6.25는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오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2020-06-24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