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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가져올 평화는 과연'…우크라인들 복잡한 속내(종합)

위성국으로 전락할 위험도 크다고 우려한다. 은행원 테티아나 트카첸코(34)는 잘못된 평화라면 받아들여선 안 된다면서 "미사일이 우리 머리 위에 떨어지더라도 끝까지 저항하길 원한다. 정의가 세워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빠진 종전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평생 말로카테리니우카 마을에서 산 류드밀라 볼리크 씨는 이에 대한 질문에 "그렇게 믿고 싶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는 철조망으로 막아놓은 폐쇄된 철로가 있다. 한때는 남쪽 크림반도까지 기차가 달렸던 철로다. 한 65세 노인은 "언젠가는 복구돼 우리의 크림으로 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은 이미 11년이 지났다. 협상에 대한 정치인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동안 우크라이나인들은 계속 전사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군인 한 명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다. 이 묘역의 무덤 절반은 최근에 새로 생긴 것이라고 한다. 이날 남편을 묻은 나탈리아는 "휴전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서도 "그들은 우리 청년들을 계속 전선에 보낸다. 그들이 어떤 식으로든 이걸 끝낼 방법을 찾는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13일 키이우 중심가 성(聖)미카엘 수도원 앞에서 엄수된 우크라이나군 병사의 장례식을 지켜보던 올렉산드르 리우분(63)도 자신이 사는 지역에도 자주 폭격이 떨어진다면서 "전쟁이 계속될 것이 두렵다. 이제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온다면 많은 이가 환영하겠지만, 휴전이 어떻게 유지되고 누가 이를 이행할지 등 수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김지연

2025-02-14

'트럼프식' 종전 협상에 우크라 주민들 두려움·희망 교차

말했고, 전후 평화유지군이 주둔하더라도 미군이 파병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키이우내 방과후 프로그램을 담당한다는 니키타 베즈프로즈반니(24)는 "미국 국방장관은 어제 우리에게 점령당한 영토를 되찾는 건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아는 모든 이들, 내 친구와 싸우고 있는 이들은 모두 그걸 꿈꾼다"고 말했다. 역시 키이우 주민인 이아로미르 우도드(29)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서방의) 의지가 낮아지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꾼 미국의 모습에 마음이 상한다면서 "미국 정책이 정말로 급격히 바뀌었고, 그들이 쓰는 수사도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뒤 꼭두각시 정권을 세워 위성국화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야욕을 저지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우크라이나군 장병들의 희생이 무위로 돌아갈 것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나토 가입이나 미군 주둔을 통한 확고한 안보보장이 없다면 러시아가 또다시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수 있고, 러시아의 영향권에 편입돼 사실상의 위성국으로 전락할 위험도 크다고 봐서다. 은행원 테티아나 트카첸코(34)는 잘못된 평화라면 받아들여선 안 된다면서 "미사일이 우리 머리 위에 떨어지더라도 끝까지 저항하길 원한다. 정의가 세워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긴 전쟁에 지쳐 그저 상황이 마무리되기만을 바라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아침 키이우 중심가 성(聖)미카엘 수도원 앞에서 진행된 우크라이나군 병사의 장례식을 지켜보던 올렉산드르 리우분(63)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도 자주 폭격이 떨어진다면서 "전쟁이 계속될 것이 두렵다. 이제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지 발레무용수 조합장 율리아 리우빈초바(41)는 평화협상만이 우크라이나가 생존할 방법이라면서 "싸울 사람이 더는 남지 않아서 우리 영토를 되찾지 못할 것이란 걸 이해한다. 우리는 너무 적어서 협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황철환

2025-02-13

"살인마 소리에 아들들 죽으라고" 장성규, 가세연에 댓글 반박

장례식을 몰랐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엔 “몰랐다”, “MBC 직원 알아내서 뭐할 거냐?”엔 “소주 한잔하면서 풀 것”이라고 답했다. 또“형 욕먹는 건 김세의 때문이 아니고 기상캐스터 단체채팅방에 이름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따지려면 그쪽에 따져야 한다”라는 질문엔 “그쪽도 이미 다 따졌다. 걱정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오요)안나랑 친했는데 너무 미워하지 말아줘”라고 쓰기도 했다. “친했는데 장례식도 몰랐느냐”고 하자 “제 말이. 이 모든 상황이 너무 슬프다”라고 했다. 장성규는 고인이 된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방관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달 31일 공개한 MBC 관계자와의 통화 녹음에는 기상캐스터 김가영이 오요안나와 장성규를 이간질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MBC 관계자는 “장성규는 김가영과 아침 방송을 하고, 오요안나와도 운동을 같이해 친한 사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가영이 장성규에게 ‘오빠 걔(오요안나) 거짓말하는 애야’라는 식으로 얘기했고, 장성규는 오요안나에게 ‘너 거짓말하고 다닌다던데’라고 전달했다”며 “오요안나가 깜짝 놀라 ‘누가 그랬냐’ 묻자 장성규는 ‘김가영이 그랬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성규는 지난 5일 인스타그램에 “처음 내 이름이 언급됐을 때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어서 속상했지만 고인과 유족 아픔에 비하면 먼지만도 못한 고통이라 판단해 바로잡지 않고 침묵했다”며 “그 침묵을 스스로 인정한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인 네티즌들이 SNS에 악플이 달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급기야 가족에 관한 악플이 달렸고 댓글을 달 수 있는 권한을 한정하자 ‘도둑이 제 발 저린 거다’라고 판단한 네티즌들은 수위를 더 높였다”면서 “고인의 억울함이 풀리기 전 나의 작은 억울함을 풀려는 것은 잘못된 순서라고 생각한다. 모든 게 풀릴 때까지 가족에 관한 악플은 자제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지난해 12월 뒤늦게 알게 된 고인 소식에 그동안 마음으로밖에 추모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늦었지만 고인의 억울함이 풀려 그곳에선 평안하기를, 유족에겐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러기 위해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아이돌 연습생 출신인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활동하던 중 지난해 9월 갑작스레 2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비보는 같은 해 12월 뒤늦게 전해졌고 당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27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직장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유족은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MBC는 오요안나 사망 4개월 만인 지난달 31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지난 3일 출범시켰다. 이후 MBC는 유족에게 진상조사위 참여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유족들은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가해자들이 부인하고 회사도 사건을 은폐하려는 상황에서 셀프 진상조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7일 오요안나씨 사망을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오요안나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괴롭힘이 중대할 경우 단 한 차례의 가해 행위에도 처벌이 추진된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민생 대책 점검 당정협의회에서 ‘프리랜서 근로자 등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법’(가칭 오요안나법) 만들기로 했다. 또 당정은 MBC가 진행 중인 자체 진상조사가 지연되거나 제출 자료가 부실하다고 판단될 경우 고용노동부에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조문규([email protected])

2025-02-08

'스터디그룹' 황민현VS차우민, 정면 대결...긴장감 폭발한다

위기에 각성한 윤가민의 분노는 긴장감을 더해 카타르시스를 자아냈다.  스터디그룹 교류회는 시작부터 스펙터클했다. 목적지인 ‘만일고’가 아닌 ‘만익고’로 발을 잘못 들인 윤가민은 명문고와 거리가 먼 광경을 마주했다. 복도에 굴러다니는 안경을 보고 이상함을 감지한 윤가민은 어김없이 싸움을 걸어오는 이들을 가뿐하게 제압했다. 윤가민이 만익고에서 괴롭힘 당하던 유준민(이웅재 분)을 구하고 돌아오자 냉랭했던 만일고 스터디그룹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렇게 유성공고와 만일고의 첫 교류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교류회를 마치고 헤어지는 길, 유준민은 자신이 중학교 시절 윤가민의 스터디그룹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한 동창임을 털어놨다.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넨 유준민은 그 근성이라면 전국 1등도 가능하다며 응원을 보냈고, 윤가민은 과거의 상처를 씻어낼 수 있었다.  스터디그룹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꿈에 그리던 그룹실을 갖게 된 것. 하지만 자신을 유성공고 공부 서열 1위라고 소개한 김호민(장주영 분)이 그룹실에 난입하며 분위기는 살벌해졌다. 스터디그룹을 비웃은 김호민은 유독 김세현에게 날을 세웠고, 하굣길에서도 김세현을 괴롭혔다. 때마침 등장한 윤가민이 김호민을 가볍게 응징했지만, 급격히 어두워진 김세현은 윤가민의 손을 뿌리치고 자리를 떠났다.  늘 도움만 받아야 하는 현실에 마음이 복잡했던 김세현은 아빠의 폭언을 참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온 자신에게 또 손을 내미는 윤가민이 달갑지 않았다. 김세현은 “왜 맨날 너만 나 도와줘? 나 이겨본 적 없어. 학교에서도 집에서도”라면서 속상한 마음을 토해내며 돌아섰다. 홀로 골목을 배회하던 김세현은 김호민과 맞닥뜨렸다. 낮에 있었던 일로 독이 바짝 오른 김호민이 위협을 가하려던 순간 김세현에게 전화 한 통 걸려 왔다. 전화를 받은 김세현은 공격을 절묘하게 피하기 시작했다. 바로 윤가민이 건너편 옥상에서 싸움 스킬을 전수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방전된 휴대전화에 김세현은 다시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김세현도 피하지 않았다. 뭔가 결심한 듯 주먹을 쥐고 일어선 김세현이 김호민에게 회심의 박치기를 날린 것. 부리나케 달려온 윤가민은 처음 승리를 맛본 김세현과 마주 보며 환히 웃었다.  결국 윤가민은 통금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김세현과 함께 귀가했다. 전학 준비를 하라는 윤가민 엄마의 말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었다. 이한경(한지은 분)까지 나타나 전학을 만류하던 그때 카페로 마민환(백서후 분)과 패거리가 들이닥쳤다. 이한경이 교육청에 제출한 탄원서를 보고 분노한 피한울이 사주한 것. 이한경을 향한 공격을 막아낸 건 윤가민의 엄마였다. 대한 태권도 협회 이사인 엄마와 싸움 천재 윤가민의 합동 공격이 오가던 중 이한경을 노리고 쏜 마민환의 탄환이 유리를 강타했고 전미현이 온몸으로 이를 막아내며 쓰러졌다.  이를 본 윤가민은 제대로 각성했다. 텅 빈 집에 홀로 앉아 생각을 정리한 윤가민은 동이 트자마자 학교로 향했고, 삼촌의 금지 기술 제2번 언페어 플레이와 제6번 당산대형 드래곤킥을 차례로 봉인 해제하고 피한울의 호위무사 ‘연서 3철’을 제압했다. 그리고 모두가 모인 강당에서 피한울에게 살벌한 주먹 한 방을 날리는 강렬한 엔딩은 윤가민과 피한울의 본격 맞대결을 예고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이한경이 유성공고에 부임한 이유도 밝혀졌다. 임용고시도 포기하고 망연자실한 채 오정화(김정영 분)의 장례식장에 앉아 있던 그에게 전미현이 건넨 불의에 맞선 오정화 같은 선생님이 되는 건 어떠냐는 말 때문이었다. 여기에 피한울에게 “설마 또 할 거야? 작년 그 선생처럼?”이라고 말하는 마민환의 모습은 과거 유성공고에서 벌어졌던 사건과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암시해 호기심을 자아냈다.  / [email protected] [사진] 티빙 제공. 연휘선([email protected])

2025-02-07

“故 송대관 큰 아버지로 섬길 수 있어 영광” 양지은→나태주, 후배들 절절한 추모[종합]

말문을 열었다.  이어  “너무 큰 충격에 식사도 못하시고 슬픔 속에서 바쁘게 이곳 저곳 전화하시는 모습을 보니 인생의 친구, 형제를 잃으신 아버지의 모습도 너무 안쓰럽습니다”라며, “두 분이 함께 무대 위에서 노래하시는 모습을 꼭 다시 보고 싶었는데”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루는 “큰아빠, 그곳에서는 영원히 평안하시길 기도드립니다. 큰아버지로 섬길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라고 덧붙이며 고 송대관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양지은은 고 송대관의 사진과 함께 “언제나 따뜻하고 다정하게 후배들을 대해주셨던 송대관 선배님. 그곳에서 평안하실길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했다.  나태주도 “선배님.. 슬픈 마음을 감출 수 없지만 그곳에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했다.  또한 송대관의 비보에 후배 가수 현숙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송대관 오빠는 항상 따뜻한 분이다. 만나면 그렇게 등을 두들겨 주시면서 '열심히 하자'고 해주셨는데 그게 그렇게 힘이 될 수가 없었다. 그런 분이 이렇게 갑자기 가셨다고 하니 소식을 듣고 너무 황망해서 눈물을 한참 쏟았다”고 했다.  배일호도 “OSEN과의 통화에서 “송대관 씨 소식을 접하고 너무 허무하고 황당하다. 워낙 가깝게 지내던 분이고, 직계 후배로서 늘 감사하고 고마운 선배다. 이렇게 황망하게 가신다는 게 너무 안타깝고 그렇다”며 “그 분이 살아오시면서 곁에서 지켜보면 늘 바쁘시기만 했지 본인이 행복한 시간을 많이 못 봐 안쓰럽다 아침께 소식을 듣고 오후가 다 되도록 밥도 안 넘어가더라”고 비통함을 내비쳤다.  한편 고 송대관의 빈소는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입관은 오는 8일 오후 1시 30분, 발인은 9일 오전 11시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email protected] [사진] OSEN DB 강서정([email protected])

2025-02-07

"최진실 대신 온 고현정 예뻤지만 단점이.." 임하룡, 깜짝 폭로(조동아리)

위에 세트를 지어놓고 촬영했는데, 다음 날 눈에서 검은 물이 나왔다. 무슨 큰 병 걸린 줄 알았다”라며 당시 촬영의 고충을 떠올렸다. 배우뿐만 아니라 방송 MC로도 활약했던 그는 “내가 개그맨 최초로 쇼 프로그램 MC를 맡았다”라며 KBS에서 방송됐던 ‘쇼 토요특급’ 진행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MC 파트너 선정 과정에서 최진실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연기에만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무산됐고, 대신 추천받은 인물이 바로 고현정이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임하룡은 “고현정이 참신하고 예뻤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었다. (워낙 키가 커서) 화면 프레임에 맞추기 어려웠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심지어) 고현정 어머님께서 ‘우리 현정이는 힐을 신어야 예뻐요’라고 하셔서, 나는 대본을 외울 시간도 없이 받침대를 찾아다녀야 했다”라며 당시를 떠올리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임하룡의 아들 결혼식은 연예계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고. 그는 “원래 600석 예약했는데 작을 것 같아서 1,200석으로 늘렸다. 그런데 친척들이 동네 애들까지 다 데리고 오면서 하객이 2,000명 가까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용만은 결혼식 하객 라인업이 어마어마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순재, 이덕화, 한석규, 김혜수, 최불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대거 참석해 마치 연예인 시상식을 방불케 했다고. 김용만은 “그때 축의금을 내기 위해 줄이 길게 늘어선 게 기억난다. 엘리베이터부터 밖까지 이어져 있었다”라고 회상했고, 지석진은 “우린 자리도 없어서 결국 밖에서 밥을 먹었다. 심지어 식사 후 카드 뽑기로 밥값 내기를 했는데, 내가 걸려서 절대 잊을 수가 없다”라며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임하룡은 “밥값은 지금 청구해도 내가 낼 수 있어”라며 호탕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임하룡은 과거 장동건 할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비롯된 뜻밖의 인연을 공개했다. 그는 “당시 김민종이 나에게 ‘형, 동건이 할아버지 돌아가셨는데 가셔야죠?’라고 하더라. 그런데 사실 나는 장동건과 잘 모르는 사이였다. 그래도 ‘아니’라고 할 수가 없어서 갔는데, 수중에 5만 원밖에 없었다. 꿔 달라고도 애매해서 그냥 5만 원만 조용히 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런데 (장동건) 이놈이 그 이후부터 무슨 날만 되면 백 단위로 내더라”라며 놀라워했다. 이에 김용만이 “사람이 정성을 보는 거다”라며 따뜻한 말을 건네자, 임하룡은 “동건이는 '아니, 저 사람이 왜 우리 할아버지 장례식에 왔을까?'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라”라며 너스레를 떨어 모두를 폭소케 했다 한편 지석진, 김용만, 김수용이 이끄는 유튜브 채널 '조동아리'는 매회 다양한 게스트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웃음을 선사하고, 때로는 진솔한 이야기로 공감을 이끌어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email protected] [사진] 유튜브 채널 '조동아리' 하수정([email protected])

2025-01-31

“뭐 윤갑근? 아니 그 양반이 왜” 尹에 찍히고 尹변호인 된 사연

말부터 2016년 1월 초까지 한 달 정도에 불과하다. 오히려 윤 전 고검장이 정치에 입문한 이후 한 사건 때문에 윤 대통령의 눈 밖에 나서 한때 미움을 받은 적이 있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 사건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런 악연을 극복하고 그가 윤 대통령의 변호를 맡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검찰 출신 변호사 B는 윤 전 고검장의 변호인단 합류 실마리를 올해 초의 한 상가(喪家)에서 찾았다. 누구의 상가였을까. 그때로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려보자. ━ 대통령이 조문왔다… 각별했던 ‘그 사람’의 상가 지난 2월 16일 한 지방 도시의 장례식장. 상주들과 조문객들이 고인을 위로하며 늦은 오후를 보내고 있던 그때,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 " 대통령님 오셨습니다! " 장례식장에 들어선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전 KAIST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후 비공개 일정으로 그곳, 경남 통영시에 내려와 이 빈소를 찾았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비공개로 빈소를 찾은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도대체 누구의 빈소였길래? 대통령이 조문을 마친 뒤 상주를 위로했다. " 내가 지금 대통령이 아닌 검사였다면 ‘정형’을 부둥켜안고 울었을 텐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안타까워요 " ‘정형’이라 불린 상주는 정점식(59)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그는 예기치 못한 부인상을 당해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대통령의 각별한 지기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동문이면서 1994년 함께 검사로 임관했고, 대구지검에서 함께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사법연수원은 정 의원이 20기로, 23기인 윤 대통령보다 선배지만 정 의원이 군 법무관 생활을 마치고 임관하는 바람에 검사 생활 시작 시점은 같았다. 나이는 윤 대통령이 정 의원보다 다섯 살 위고 서울대 입학 시점도 훨씬 빠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사석에서 정 의원을 ‘정공(公)’, 또는 ‘정형’으로 불렀고, 정 의원은 윤 대통령을 형으로 지칭하며 존대했다. 정 의원은 특수통인 윤 대통령과 달리 공안통이었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이후 공안부와 공안검사들에 대한 감정이 매우 나빠졌지만 정 의원만큼은 예외였다. 가족끼리 교류할 정도로 가까웠다. 그날 상가에서도 윤 대통령은 고인은 물론이고 정 의원의 자녀 3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돈독했던 정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선 승리 과정에서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국민의힘 후보 경선 당시 캠프 공정과상식위원장을, 대선후보 시절에 네거티브 검증 단장을 맡아 분골쇄신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대표적인 ‘친윤’ 의원으로 꼽히면서 당 핵심 보직인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 그 상가에 윤갑근도 있었다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기에 부족할 것 없는 정 의원의 그때 그 상가에는 또 다른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윤 전 고검장이었다. 전현직 검찰 간부들에 따르면 윤 전 고검장 역시 정 의원과 매우 친하게 지내는 사이다. 두 사람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3차장으로 함께 재직한 이력이 있다. B의 전언이다. " 발인 전날 상가에 갔는데 거기 윤갑근 전 고검장이 있더라고. 언제 왔냐고 물어봤더니 부고가 전해지자마자 내려왔다는 거야. 그때 부인상이 5일상으로 치러졌는데 내내 거기 있었던 것 같아. ‘정 의원과 그렇게 친했던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야 참 대단하다’ 싶더라고. " B가 윤 전 고검장의 윤 대통령 변호인단 합류 소식을 접하면서 그때 그 상가의 풍경을 떠올린 이유다. " 내 생각에는 정 의원이 윤 전 고검장을 윤 대통령에게 소개해 준 것 같아. 평소 친분으로 보면 윤 대통령과 윤 전 고검장은 연결될 이유가 별로 없거든. 정 의원이 매개체 역할을 한 게 분명해. " 정 의원 매개체론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관측도 있다. B가 말을 이어나갔다. " 윤 전 고검장이 한때 윤 대통령 눈 밖에 난 적이 있었어. 그래서 변호인단에 합류했다는 얘기를 들으니 더욱 의아했지. " (계속) “윤갑근을 엄청나게 미워했다더라고.” 한때 윤 대통령에게 미운털이 박혔던 적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어떤 악연이 있었을까요. 또 그럼에도 지금은 어떻게 대통령의 변호인이 된 걸까요.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3893 ☞더 많은 기사를 보시려면? “야! 휴게소다”“또 들르게요?” 윤석열·한동훈 10시간 부산행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8516 尹이 김치찌개 끓여준 주진우…‘용산 독대’ 한동훈 옆 왜 있었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9701 “폭탄주가 약! 혈뇨 싹 낫더라” 이성윤 기겁하게 한 연수생 尹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9391 尹과 맺은 1994년 ‘대구 인연’, 서울청장 신세 망친 독배였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0093 박진석.정유진([email protected])

2025-01-26

부부 살인+방화 시도..범인=‘최초신고자’ 소방관이었다 “도박 빚 때문” (‘용형4’)[어저께TV]

말과 달리 그을림 한 점 없고, 오히려 화염의 피해가 덜했었다. 마당이 있는 저택에 불이 나자 최초 신고자이자 이웃이 우연히 연기를 보고 신고를 했던 상황으로, 신고한 이웃은 지역 소방관이었다. 그는 커다란 소방차가 들어올 수 있게 자신의 차도 미리 옮겨놓고 화재가 난 집 거실 일부를 열어놓으며 화재 진압이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했다. 화재난 집 안에 들어선 수사팀은 곧바로 과수팀을 불렀다. 거실 화장실 앞 남성 1인과 안방 침대 위 여성 1인을 발견했기 때문. 두 시신 옆으로 혈흔이 넓게 퍼져있는 상황이었다. 현장 감식 결과 두 시신은 다수의 자창이 발견됐고, 남성은 왼쪽 겨드랑이에서 목까지 흉기에 관통된 자창은 물로 얼굴에 16군데나 찔린 상태였다고 했다. 반면 여성은 얼굴 등 9군데 상흔 발견됐고, 목이 수회 베였으며, 둔기로 인한 함몰까지 있었다고 전해졌다. 심지어 사망 직전에 방화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사망자 중 한 분의 호흡기에서 ’매’가 극소량 발견됐기 때문. 피해자의 정체는 부부로 남편은 화훼 농장을 아내는 부녀회장을 맡았으며 선한 성격 탓에 원한도 없었다고 알려졌다. 마구잡이 어지러운 물색흔의 흔적은 물론 현장에는 혈흔 족적 한 사람의 것이 발견됐다. 다만 지문과 DNA는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피해자 집에서 가장 가까운 CCTV는 딱 한 대로 다른 골목만을 비추고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그때 수사팀은 원한 살인이나 청부살인을 의심했다. 이유는 바로 부부가 살고 있는 주택을 포함해 부동산 재산만 약 20억원대로, 집과 농장 일부가 재개발 지역으로 포함되면서 부동산 시세가 급상승했다는 것. 부부는 마을 사람들에게 재개발동의서를 받으러 다녔다는 주변 이웃들의 진술을 토대로 제 3자가 범인이지 않을까도 추정을 했다. 그러던 중 3년간 범죄 0건에 해당하던 마을에서는 열흘전에 수상한 신고가 들어왔단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무단침입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 시간 역시 공교롭게 새벽 3시였다는데. 해당 집은 CCTV가 설치됐지만, 범인은 움직이기 전에 설치된 CCTV 위에 검은색 락카를 뿌려놔 시야를 가렸다고 했다. 지문, DNA 흔적 역시 남기지 않아 수사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그리고 사건 발생 9일 만에 혈흔이 묻은 칼을 찾아냈다. 바로 피해자 집 근처에서 떨어져있었던 것. 그러나 피해자DNA는 검출됐지만 범인 DNA는 발견되지 않아 수사 대상이 더 확장됐다고 했다. 범행 도구는 바로 살과 뼈를 가르는 발골용 칼로 도축업자 리스트를 확보 하고 칼이 발견된 풀숲에 살았다는 노숙자까지 찾아나서게 됐다. 여전히 범인에 대한 단서가 없는 상황. 119로 자살 신고가 들어오면서 범인을 특정할 수 있었다. 신고자는 피해자와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으로 자신의 아버지가 갑자기 ‘나 없이 잘 살아라’라고 하며 떠났다고 했다. 알고보니 범인은 최초 선고자 소방관이었다. 충격적인 범인의 정체. 자살시도 했던 소방관은 살인만 인정하고 이유는 묵묵부답을 하다 결국 돈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달 갚아야 하는 대출 원금과 이자만 약 550만 원으로 가족들 몰래 매달 갚기 어려워 추가로 불법 대출로 돌려막기를 했다고 했다. 26년 소방관을 끝내고 명예퇴직까지 고민한 소방관은 2억 6천만 원을 대출 받은 상태였다고 했다. 더 충격적인 건 그 많은 돈을 모두 도박에 썼다고 알려져 탄식을 자아냈다. 열흘 전 무단침입 역시 소방관의 소행이었다고. 7년 전부터 시작된 도박으로 점점 빚이 늘어나자 소방관은 빈집 털기로 결심, CCTV가 있는 집으로 갔다고 했다. 잔인하게 부부를 살해한 소방관은 직장에 아무일 없듯이 출근하고, 장례식장까지 찾아가는 두 얼굴의 면모를 드러냈다. 급기야 소방관은 재판에서 자기합리화에 가까운 반성문만 늘어 놓았기까지 했다. 다행히 재판부는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mint1023/@osen.co.kr [사진] ‘용감한 형사들4’ 방송화면 캡처 박하영

2025-01-03

[2024결산] 화제의 인물: 국제

말았다. 지난 세기를 대표하는 미남으로 영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프랑스 명배우 알랭 들롱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88세로 세상을 떠났다. ◇ 암살 위기·사법 리스크 딛고 재집권…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이자 제47대 대통령 당선인. 2016년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됐지만 재임 기간 기존 워싱턴의 문법을 뒤집는 거침없는 '마이웨이 국정'으로 논란이 됐다. 재선 실패와 선거 불복, 지지자들의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폭동 등으로 불명예스럽게 첫 번째 임기를 마무리했고, 여러 건의 범죄 수사를 받는 악조건 속에서도 다시 대권에 도전해 2024년 11월 압승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7월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발생한 암살 시도와 미국 역사상 형사 기소돼 유죄 평결을 받은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점도 그의 발목을 잡지는 못했다. 오히려 피격으로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싸우자"(fight)고 외친 극적인 장면은 지지층을 결집한 것으로 평가된다. 11월5일 치러진 이번 미 대선에서 7개 경합 주를 모두 가져갔고,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기반으로 평가받았던 흑인과 히스패닉의 표심마저 끌어모으며 20년 만에 공화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전국 투표에서도 승리하는 기염도 토했다. 2016년 대선 때부터 사용해 온 슬로건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드러내듯 2기 때도 고율의 관세를 앞세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안보 무임승차론'을 내세워 방위비 분담금 증액도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2기 도래로 국제적 경제·안보 질서도 격랑에 휩싸이면서 전세계가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6년에 이어 2024년에도 '올해의 인물'로 트럼프 당선인을 선정하며, 그를 유례없는 정치적 귀환을 이뤄내고 미국의 정치 지형을 바꿔놓은 인물로 평가했다 ◇ 혁신기업가 넘어 트럼프 '퍼스트 버디'로…실세 부상한 일론 머스크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좌충우돌, 거침없는 언행으로 논란과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이다. 2024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수천억 원을 지원하며 가장 강력한 정치적 동맹으로 부상했다. 트럼프 당선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그는 대선 이후에는 정권 인수팀 캠프가 차려진 마러라고에 상주하며 사실상 '가족' 대접을 받고 있다. 머스크는 장관 인선에 입김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일부 국가 정상과 전화 통화를 할 때도 배석하는 등 전방위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또 차기 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지명돼 공공부문의 구조개혁도 예고하고 있다. 대선 이후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머스크의 순자산가치도 4천억달러, 600조원을 넘는 수준으로 불어나 트럼프 지원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역사상 순자산가치가 4천억달러를 넘어선 인물은 머스크가 처음이다. ◇ AI 열풍의 중심, 엔비디아 창립자 젠슨 황 현존 최고로 평가받는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해 엔비디아를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1963년 대만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한 대만계 미국인이다. 전기공학 전공으로 오리건주립대에서 학사, 스탠퍼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1993년 엔비디아를 창립했다. 창업 초기에는 식당 구석의 테이블을 사무실 삼아 일할 만큼 환경이 열악했고 경영난도 겪었지만 2022년 말 AI 열풍이 불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지배하는 엔비디아는 지난 6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을 제치고 처음으로 시가총액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공식 석상에서 검은색 가죽 재킷을 즐겨 입으며 자신이 직접 제품 개발과 발표에도 참여하고 있다. 2021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꼽히기도 했다. ◇ 한국계 첫 상원의원 앤디 김…'아메리칸 드림' 상징된 이민2세 11월5일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해 첫 한국계 상원의원이 됐다. 민주당 소속으로 뉴저지주에서 3선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뒤 '개혁적 이미지'를 내세워 같은 주의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2021년 '1·6 의사당 폭동' 때 난장판이 된 연방 의회에서 혼자 묵묵히 쓰레기를 치우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전국적 인지도를 높였다. 이번 상원 선거 캠페인 때는 TV 토론 도중 상대 후보가 갑자기 식은 땀을 흘리며 비틀거리자 즉각 달려가 "괜찮냐"고 물으며 챙기는 모습을 보여 '인간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2년 보스턴에서 태어나 뉴저지 남부에서 자란 그는 시카고대를 거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이라크 전문가로 국무부에 입성한 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이라크 담당 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한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국민의 통치라는 근본 기반을 약화하고 한국의 취약성을 증가시켰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 반군 대공세에 야반도주…몰락한 '중동의 불사조' 바샤르 알아사드 반세기 동안 시리아를 철권 통치한 알아사드 가문의 일원. 30년간 집권한 부친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에 이어 24년간 국민 위에 군림했지만, 반군의 기습에 맥을 못추다가 우방국인 러시아로 망명했다. 차남인 그는 당초 안과 의사가 되려 했지만, 후계자였던 형의 갑작스러운 사망 후 아버지의 뒤를 이어 권좌에 올랐다. 2000년 취임 초기에는 현대적 지도자를 표방했지만,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저항세력이 봉기하자 민간인을 유혈진압하며 독재자의 본색을 드러냈다. 내전으로 번진 충돌 속에서 군중을 향해 총을 발포하고, 염소·사린 가스를 사용하고, 반대파를 납치하면서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다. '중동의 불사조'로 불렸지만 최악의 학살자, 전쟁 범죄자라는 오명도 썼다. 한때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기세를 올렸지만, 반군의 기습적인 진격에 11일 만인 12월8일 수도 다마스쿠스를 내주면서 망명자 신세로 전락했다. ◇ '저항의 축' 수난사…잇따라 숨진 지도자들 가자지구 전쟁 이후 이스라엘과 이란 및 친이란 세력간 긴장감이 더욱 고조된 가운데 이란 측 지도자들의 죽음이 이어졌다. 5월19일 에브라힘 라이시 당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강경보수 정치인인 그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뒤를 이을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된 인물이었다. 그의 급사를 둘러싸고 암살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이란 안팎에서 파장이 일었지만, 이란 당국은 악천후에 따른 대기 불안정을 사고 원인으로 최종 결론지었다. 7월 31일에는 친이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1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특히 그의 피살은 라이시 사망 이후 선출된 새 이란 대통령의 취임식을 위해 하마스를 비롯한 이른바 '저항의 축' 고위 인사들이 테헤란에 모인 와중에 발생해 이란 측에 더욱 큰 충격을 줬다. '10·7 이스라엘 기습' 작전을 설계한 인물이자 하니예 사망 뒤 하마스 수장 자리를 이어 받은 야히야 신와르도 10월16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됐다. 9월 27일에는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헤즈볼라 근거지에서 '벙커버스터'를 동원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졌다. ◇ 수감 중 의문사한 '푸틴의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혀온 야권 지도자로 2월 16일 러시아 북부 시베리아 감옥에서 4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인권변호사였던 나발니는 러시아 국영기업의 비리를 비판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13년에는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 출마해 2위를 차지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틴 대통령뿐 아니라 그 가족, 측근들의 비리를 공개했다. 나발니의 폭로 영상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수만 명이 참여한 거리 시위를 촉발했다. 2020년 8월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으나 목숨을 건졌다. 이 독극물 공격의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배후에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2021년 재판에서 횡령, 극단주의 선동, 사기 등 혐의로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그는 수감 중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목소리 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옥중에서 의문사했고, 2주 뒤 열린 장례식에는 수천 명이 몰려 그를 추모했다. ◇ 미중 갈등 속 취임한 '친미' 라이칭더 대만 총통 1월 총통 선거에서 승리, 민주진보당의 12년 연속 집권을 이뤄낸 대만 정치인이다. 그는 이후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5월 전 세계의 관심 속에 취임했다. 친미 성향인 그는 특히 양안 갈등과 관련해 위기관리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5월 취임사에서 "대만과 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등 독립 성향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은 라이 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하는 '양국론'(兩國論) 관련 발언을 하거나 친미 행보를 보일 때마다 군사력을 동원해 대만을 위협하고 있다.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대만에 각종 경제적 압박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라이 총통은 이달초 미국령 괌과 하와이를 경유하며 태평양 도서 수교국을 순방, 대외 입지 강화를 시도했다. 순방 도중 미국 여야 지도부와 통화하며 안보협력을 논의했고 팔라우에서는 민주주의 가치를 강조했다. ◇ 이란의 온건 개혁파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헬기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전 이란 대통령의 후임으로 7월 보궐선거에서 깜짝 당선된 온건 개혁파 정치인이다. 의사 출신으로 1997년 보건부 차관으로 발탁되며 정치권에 입문했고 2001∼2005년에는 보건부 장관을 역임했다. 2008년 타브리즈 지역구에서 출마해 당선된 이후 5선을 했지만,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는 않았다. 2009년 대선 후 벌어진 부정 선거 항의 시위에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하자 이를 비판했고 2022년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일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을 때 독립 조직을 꾸려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대통령 보궐 선거 운동 과정에서 서방과 관계 개선을 통한 이란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복원과 경제 제재 완화, 히잡 단속 합리화 등 개혁적이고 유연한 공약을 내세워 1차 투표에서 깜짝 1위에 올랐고 결선투표에서도 승리했다. 그러나 신정일치 체제로 국방, 안보, 외교와 같은 국가 주요 정책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결정하는 이란 통치 구조상 대대적이고 전격적 변화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 과학자 출신의 멕시코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가부장적 '마초 문화권'이라고 평가받는 멕시코에서 헌정사 200년 만에 처음으로 선출된 여성 대통령이다. 대학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전공한 과학자로,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직전 대통령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을 창당할 때 참여했고 2018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멕시코시티 시장에 당선됐다. 6월 2일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 10월 1일 취임한 셰인바움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온건한 이민 정책 추진, 친환경 에너지 전환 가속, 공기업 강화 등 현 정부 정책을 대부분 계승·발전시킬 것을 내세웠다. 그가 당선된 데는 레임덕 없이 임기 말까지 높은 지지율을 구가한 전임자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의 후광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지에서는 미국보다 멕시코가 더 빨리 여성 대통령을 선출한, 이정표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성 살해·폭력이 만연한 멕시코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됨으로써 과제도 안게 됐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여성 상대 폭력 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 세기의 미남, 프랑스 영화 황금기 이끈 배우 알랭 들롱 걸출한 외모와 카리스마로 지구촌을 사로잡은 프랑스 국민 배우다. 1935년 파리 교외에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제작한 미국 영화 제작자 데이비드 셀즈닉의 눈에 띄어 영화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데뷔작은 1957년 '여자가 다가올때'. 1960년 '태양은 가득히'로 스타 반열에 올랐고 '세계에서 가장 잘생긴 배우'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1966), '태양은 외로워'(1962), '볼사리노'(1970),'암흑가의 세사람'(1970년), '조로'(1975) 등 9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직접 영화 연출에 나서기도 했지만, 2017년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투병해오다 지난 8월 88세로 세상을 떠났다. 1990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으며 2019년 칸 영화제에서 공로상에 해당하는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 '탁신 막내딸' 태국 최연소 총리 패통탄 친나왓 태국에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로, 8월 태국 제31대 총리로 선출됐다. 37세로 태국 역대 최연소 총리이며,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 잉락 친나왓에 이은 두 번째 여성 총리다. 탁신 전 총리(2001∼2006), 잉락 전 총리(2011∼2014)에 이어 탁신 일가 세 번째 총리다. 태국에서 부녀 총리가 나온 것도 처음이다. 2008년 잠시 총리직을 맡았던 탁신 전 총리 매제 솜차이 웡사왓까지 포함하면 탁신 가문과 관련된 네 번째 총리다. 가족 소유 기업을 경영하던 패통탄은 2021년 10월 프아타이당 고문을 맡아 정계에 입문했다. 2023년 10월 당 대표가 됐고, 정치 시작 약 3년 만에 총리 자리에 올랐다. 패통탄 총리 취임 이후 탁신 전 총리가 '상왕' 역할을 하며 배후 조종한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된 뒤 해외 도피 생활을 하던 탁신 전 총리는 프아타이당이 집권하면서 2023년 8월 15년 만에 귀국했다. 귀국 직후 8년 형을 받고 수감됐으나 6개월 만에 가석방됐다. (끝) 장재은

2024-12-16

LA카운티 무연고자 합동장례식

장례식이 열렸다.   팬데믹 이후 직접 장례식 현장에 참석한 주민, 비영리단체, 종교단체 관계자 약 100명은 예를 갖춰 고인 1865명의 넋을 위로하고 영면을 기도했다.   지난 12일 LA카운티 정부는 ‘2021년 무연고자 합동장례식’을 진행했다. LA데일리뉴스는 카운티 정부가 2021년 사망한 무연고자 1865명의 유골을 3년 동안 보관한 뒤, 이날 합동장례식을 치렀다고 전했다.   이날 다민족 커뮤니티 참석자들은 기독교, 불교, 원주민 등 종교별로 장례 의식을 거행했다. 이후 유골은 모두 합장됐다. 합장 묘지 위에 놓인 묘비에는 ‘2021’ 사망 연도가 새겨졌다.   무연고자 합동장례식은 1896년부터 LA카운티 정부가 주관하고 있다. 검시국은 사망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확인해 유가족, 친구, 지인에게 연락을 취한다. 하지만 유가족 등이 시신 인계를 거부하면 화장 후 유골보관 3년 뒤 무연고자 합동장례식을 진행한다.   LA카운티 정부는 2021년 사망한 무연고자 중 약 50%는 가족 등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망자는 홈리스, 저소득층, 독거인으로 대부분 병사했다고 한다.   재니스 한 수퍼바이저(4지구)는 “안치된 사람들은 가족과 멀리 떨어진 홈리스, 어린이, 이민자들”이라며 “우리는 고인들이 가족의 사랑을 받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합동장례식 la카운티 무연고자 합동장례식 la카운티 무연고자 la카운티 정부

2024-12-15

사별한 사강남편, 박진영·god 댄서였다 "팬클럽도有" [순간포착]

장례식때 보고 마지막, 너무 오랜만이다”며 반겼다. 배윤정과 인연에 대해 사강은 “남편의 동료댄서였다, 남편을 통해 알았다”며, “남편이 생전 god와 박진영 댄서로 활동 미국에 있을 때 소개받고 처음 만나게 됐다”고 했다. 배윤정은 “이런 말 하면 뭐하지만 세호오빠(사강 남편) 나이트 많이 만났다”고 하자 사강도 “내가 남편 어릴 때부터 알던 오빠, 알고 있다”며 “하지만 남편과 나이트에서 친하게 된 사이는 아니다 알고 지낸 시간이 긴 것, 오빠하다가 아빠된 사이다”고 했다. 배윤정은 “댄스팀 단장과 친해, 바로 위아래로 세호오빠랑 친했다”며 댄스시절의 사강의 남편 모습을 공개, “남달랐다나도 god 하면서 세호오빠랑 잘 알았다, 잘 놀고 잘생긴 걸로 유명했다, 가수보다 인기많은 댄서 많았다”고 했다. 사강도 “남편 팬클럽도 있어 자랑했다”며 인정했다. 그러면서 사강은  “피는 못 속여 춤추는 거 좋아하는 소흔이, 성향이 아빠 많이 닮았다”고 했다.특히 과거 남편 영상이 나오자 사강은 참았던 눈물을 울컥, 그러면서 "추억이 떠오른 얘기 하면 안 되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여 안타까움을 안겼다. 한편,  사강은 지난 2007년 3살 연상의 회사원과 결혼해 슬하 2녀를 뒀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갑작스럽게 남편상을 당했다. 향년 49세.50세도 안 되는 나이에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email protected] 김수형([email protected])

2024-12-10

'사별'한 사강 "남편, 생전 god 댄서로 활동했다" 깜짝 고백 [순간포착]

말 좋아할 것”이라며 기뻐했다. 사강은 “얼마전, 세아가 한우선물도 보냈다”며 “문자는 ‘오다 주었다’고 말해, 설��다, 맛있게 잘 먹었다”며 감동했다. 이어 사강은 영양제를 챙겼다. 사강은 “갱년기에 여성호르몬이 온다고 해, 40대부터 챙겨야한다”며 “이제 신경써야할 나이다”고 건강도 챙겼다. 사강은 남편없이 셋이 보내는  채흔이의 첫번째 생일 모습이 그려졌다. 사강은 "생일 때마다 춤추던 가족, 담당이 남편이었다"며 “원래 흥이 많은 집안, 남편이 춤을 잘 췄다, 원래 보는 입장이었는데,  오늘 남편대신 내가 나섰다"며 안무가 배윤정을 찾았다. 배윤정은 “장례식때 보고 마지막, 너무 오랜만이다”며 반겼다. 배윤정과 인연에 대해 사강은 “남편의 동료댄서였다,남편을 통해 알았다”며, “남편이 생전 god와 박진영 댄서로 활동, 미국에 있을 때 소개받고 처음 만나게 됐다”고 했다. 배윤정은 “댄스팀 단장과 친해, 바로 위아래로 세호오빠랑 친했다”며 댄스시절의 사강의 남편 모습을 공개, “남달랐다나도 god 하면서 세호오빠랑 잘 알았다, 잘 놀고 잘생긴 걸로 유명했다, 가수보다 인기많은 댄서 많았다”고 했다. 사강도 “남편 팬클럽도 있어 자랑했다”며 인정했다. 앞서 사강은 지난 2007년 3살 연상의 회사원과 결혼해 슬하 2녀를 뒀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갑작스럽게 남편상을 당했다. /[email protected] 김수형([email protected])

2024-12-10

보험금 34억원 둘러싼 충격의 위장살인..사망자 신원 확인불가(‘용감한 형사들4’)

장례식도 안 치르고 일사천리로 장례 절차를 밟았다는 사실도 수상함을 더했다. 장례지도사에 따르면 입관부터 화장까지 세 명이 자리를 지켰다. 언니와 40대 정도로 보이는 남녀 한 쌍이었는데, 가족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보험금을 타기 위한 사건으로 의심됐다. 사망을 위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생과 언니, 두 남녀를 용의선상에 두고 조사를 시작했다. 동생 임정희(가명)는 과거 기획부동산 일을 했던 무당이었다. 수사팀은 언니가 휴대전화 대신 공중전화하는 걸 수상히 여겼다. 알고 보니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린 임정희에게 전화를 했던 것이다. 긴급 체포된 임정희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잡아뗐지만 그 과정서 지인 2명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수사팀은 휴대폰 기지국을 통해 임정희가 사망 신고 직전에 당시 노숙인들이 많았던 곳에 있었다는 걸 확인했다. 연고 없는 노숙자를 타깃으로 노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일대를 탐문했지만 사진 없이 생김새에 대한 정보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임정희는 끝까지 시신의 신원도 밝히지 않고, 살해 혐의도 부인했다. 무엇보다 이 사건에는 주범인 임정희 외에 언니 심지어 시신을 확인한 검안의 등 연루된 용의자만 총 8명이라 충격을 안겼다. 임정희는 징역 7년, 임정희 언니는 징역 3년, 보험 설계사는 2년 등을 선고받았다. 이어 과학수사팀의 사건이 소개됐다. 술집, 노래방, 원룸 등으로 이뤄진 주상복합건물의 건물관리인이 탄내가 나는데 어디서 나는지 확인이 안되다며 신고했다. 3층의 한 집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아 강제로 문을 열고 진입했는데, 연기가 자욱했다. 복층에 있는 매트리스 위에 이불과 옷가지가 쌓여있고 타다 만 종이 박스가 올려져 있었다. 옆에 라이터와 기름통도 발견됐다. 쌓인 것들을 걷어내니 시신이 아래 있었다. 일부만 타다가 불이 자연 진화된 상태였다. 형사들은 강력사건임을 직감했다. 피해자의 목부터 얼굴 전체가 투명 테이프로 감겨 있었는데 벗겨내니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부패돼 있었다. 피해자는 해당 원룸 거주자인 30대 후반 여성이었다. 하체의 속옷까지 벗겨져 있었고, 시신에는 칼에 의한 상처가 수십 군데 있었다. 범인은 피해자를 살해 후 방화를 저지르려 이 집을 다시 찾은 것으로 보였다. 수사팀은 피해자 집 창문을 비추는 맞은편 건물 CCTV를 통해 불길이 치솟는 시간을 확인한 뒤 그 시각을 전후로 2층 노래방 CCTV에서 계단을 이용한 사람을 찾았다. 그렇게 회색 후드티를 입은 사람을 발견했고, 그의 행방을 추적했다. 이와 함께 탐문을 통해 피해자가 친하게 지낸 친구가 돈을 갚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피해자는 화재 신고 일주일 전 그 친구와 담판을 짓겠다고까지 얘기했다. 돈을 빌린 이는 동갑내기 여성으로, 형사들에게 200만 원을 빌렸고 피해자와 만난 것도 인정했지만, 이후 함께 집에서 야식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회색 후드티를 입은 용의자를 쫓던 팀이 최종적으로 확인한 주소지와 그가 어디서 왔는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추적 팀이 찾아낸 출발 지점이 같았는데, 그 건물에 사는 주민 중 피해자와 연결고리가 있던 사람은 200만 원을 빌린 친구뿐이었다. 체포 후 “나도 피해자”라며 변명을 이어가던 범인은 피해자가 자신이 돈을 못 갚는다고 험담을 해서 죽였다고 말해 분노를 자아냈다. 프로파일러는 범인의 태도나 행동, 언어적 표현을 봤을 때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연극성 장애가 의심됐다고 봤다. 최종적으로 무기징역을 받았다. /[email protected] [사진] E채널 ‘용감한 형사들4’ 방송 캡처 강서정([email protected])

2024-11-29

김세정, 조모상 당했다 ‘오열’(‘취하는 로맨스’)

말했다. 마을 사람들은 눈에 띄게 채용주에게 다정해진 윤민주의 모습을 흥미로워했다. 그런 관심이 민망했던 채용주는 급기야 윤민주를 차단하고 나섰다. 하지만 선을 긋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도 채용주의 머릿속은 윤민주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진전이 없는 신제품 개발에 마케팅팀 상무는 채용주를 압박했다. 이런 식이면 부산 지점을 살리기 어렵다는 상무의 말에 채용주의 마음은 무거워졌다. 윤민주는 고민이 많아 보이는 채용주가 걱정됐지만 기다리겠다는 약속에 괜히 부담을 줄까 위로를 전하기도 망설여졌다. 채용주는 윤민주의 힘내라는 문자에 미소 짓다가도 그를 향한 마음을 정의 내리지 못해 혼란스러워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한 번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은 채용주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숙제였다. TF팀은 거듭되는 회의로 지쳐갔다. 그때 채용주의 머리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스쳤다. ‘취향 존중 시대’에 딱 맞는 ‘취’하는 맥주라는 콘셉트로, 도수가 다른 맥주를 동시에 출시해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확정된 콘셉트에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 채용주는 브루어리를 찾은 뜻밖의 손님을 마주했다. 자신을 백목주류 마케팅 팀장이라고 소개한 임주희(표예진 분)였다. 윤민주에게 “오랜만이다, 구남친”이라고 인사한 임주희는 ‘주주커플’이라는 애칭부터 고등학교 시절 연애담까지 털어놓으며 채용주의 질투 모드를 발동시켰다. 임주희를 질투하는 채용주를 놀리던 윤민주는 그에게 데이트를 제안했다. 민망한 듯 말을 버벅대며 동료라고 선 긋는 채용주에도 윤민주는 “그럼 동료로 가요. 난 데이트로 갈게요”라며 직진을 멈추지 않았다. 데이트 장소에 나타난 채용주는 평소와는 다른 스타일로 윤민주를 설레게 만들었다. 채용주의 집에서 본 조화를 들고 찍은 사진들이 마음에 걸렸던 윤민주는 채용주에게 꽃을 선물했다. 이어 “너 꽃 좋아해, 용주야. 내가 앞으로 다 찾아줄 거야. 네가 좋아하는 게 뭔지, 너를 잊고 살았던 시간만큼 내가 전부 다 찾아놓을 거야”라며 채용주가 잃어버린 지난 시간을 향한 위로이자 사과를 전했다. 행복한 시간을 보낸 채용주와 윤민주. 하지만 그 행복감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할머니 조필남(전국향 분)이 채용주 곁을 떠난 것. 채용주는 조필남이 남긴 마지막 음성 메시지를 듣게 됐다. “오늘 넌 정말 행복해 보였어. 용주야, 그렇게 마음껏 울고 때로는 마음껏 울어” 자신의 감정에 무딘 손녀를 걱정하는 할머니의 마지막 말에도 용주는 눈물을 삼킨 채 의연하게 조문객을 맞았다. 하지만 어릴 적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 채경철(이종혁 분)이 나타나자 억눌러온 감정이 터져 나왔다. 홀로 장례식장을 나와 울지 않기 위해 애쓰던 채용주 앞에 윤민주가 다가왔다. 윤민주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으로 괜찮다며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채용주를 안아줬다. 자신의 감정인양 슬프게 울어주는 윤민주에 그제야 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리는 채용주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힘든 시간을 지나 서로에게 더욱 큰 존재로 자리 잡을 채용주와 윤민주의 관계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한편 방아름(신도현 분)과 오찬휘(백성철 분)는 연애를 시작했다. 오찬휘는 방아름의 맞선 장소에 나타나 무례한 맞선남을 제압했다. “나랑 사귈래요?”라는 방아름의 고백에 볼 뽀뽀로 답한 오찬휘. 귀여운 연인이 된 두 사람은 앞으로의 로맨스 전개를 더욱 기대케 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ENA ‘취하는 로맨스’ 방송 캡처 강서정([email protected])

2024-11-26

'상조업계에게10조·1000만이란'…상조업계 확장성으로 상조3.0 시대 맞이한다

위해 생애주기에 맞는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조상품이 전환서비스와 구독서비스화 되고 있는 것도 소비자 선택을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올 6월에 발표한 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선불식할부거래업체의 선수금은 작년 하반기 대비 1조 596억 원 증가한 9조 4,486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수는 892만 명을 기록하며 작년 하반기 대비 약 59만 명이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선불식할부거래업체로 등록한 적립식 여행업체의 수치를 제외한 순수 상조업체들의 수치를 살펴보면 선수금은 99.6%, 가입자수는 96.9%에 달한다. 선수금과 가입자 추이는 매년 오르고 있지만 업체 수는 감소 추세에 있다. 이는 업계의 성장과 별개로 공정한 시장 경쟁을 통한 자정작용을 통해 업계가 성숙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선불식할부거래업체 수는 2011년 300여개에서 2016년 200여개, 2018년 150여개, 2020년 80여개, 2022년 73개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적립식 여행업체가 편입되면서 79개 업체로 잠시 증가하긴 했지만 이 또한 올해 들어 1개 감소한 78개를 기록했다. 상조업계의 이 같은 성장세는 시장 변화에 발맞추며,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상조업계는 특히 상위사들을 중심으로 ‘토털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의 순간에 고인에게 예우를 다하고 유족의 마음을 헤아리는 장례서비스 제공에서 이제는 고객의 라이프 전반을 책임지는 삶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포부다. 상조업계는 기존 장의사 시스템에서 1980년대초 부산 지역을 시작으로 한 지역상조에서 1990~2000년대에 첫 전국형 기업상조가 태동했다. 전국을 대상으로 한 기업형 상조는 보람상조를 중심으로 꽃을 피웠다. 약 10년 전 200~300개에 달했던 상조업체가 현재는 70여 개로 대폭 줄면서 재무건전성 및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상조업계는 장례서비스가 주축이 된 시대(1.0)와 가전결합 등 다양한 결합상품을 선보인 시대(2.0)를 넘어 이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진출을 통해서 상조3.0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1.0시대를 기반으로 3.0까지 확장성을 가지고 진정한 토털 라이프케어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상조산업은 제조, 유통, IT, 건설, 금융, 문화 등의 산업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융·복합의 시대에 가장 적합한 산업군이 바로 상조산업이다. 상조 3.0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로서 상품 선택의 폭과 고객만족이 한단계 레벨업되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 선두에는 고객중심경영을 펼치고 있는 보람그룹이 있다. 토털 라이프케어 서비스 전문기업으로서 상품 및 서비스의 품질 고도화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적극 실천하면서 다양한 공중과의 관계 속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상조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보람상조는 매년 한 해동안 상조산업 트렌드를 요약하고 방향성을 발표하고 있다. 보람상조는 이를 통해 고객중심의 경영을 실천하며, 다양한 시장 정보와 트렌드를 분석해 상조산업의 동향을 파악하고 시장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보람상조는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상조산업 전망 키워드로 DRAGON의 앞 글자를 따 △Do the things of Platform(플랫폼 통한 상품 및 서비스 제공) △Rising demand for the subcription economy exists(구독경제의 수요 증가) △Appearance of MZ, new generation is coming(새로운 세대 ‘MZ’의 등장) △Generalize the service transition(전환서비스의 보편화) △Own new business is ongoing(신규 비즈니스의 지속 추진) △Needs for life-care is increasing(라이프케어 관련 니즈 지속 증가)를 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조산업이 활발한 활동을 통해 관심과 주목을 받은 한 해였다면 2024년은 상조업계가 본격적으로 라이프케어 연계사업을 추진하는 본격적인 시점”이라며, “올해 정부차원의 상조산업에 대한 개선안이 마련되고 이종산업과의 제휴 등이 강화된다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조업계가 10조, 1,000만 시장으로의 성장세를 보이는 등 범국민적인 서비스로 부상하면서 정부기관을 비롯한 각계 각층에서 이 시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상조업계에서도 재무건전성을 더욱 높게 유지하면서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만족에 한걸음 다가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선 상조업체들을 관리·감독하는 공정위는 상조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를 보호하고 권익을 증진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펼치거나 개선,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정위는 상조 가입 고객에게 연 1회 이상 가입정보를 의무적으로 고지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상조업체들은 내가 가입한 상조 정보를 숙지할 수 있도록 납입금액, 납입횟수 등의 정보를 고지하고 있다. 현재 이 제도는 행정안전부 ‘안심 상속 원스톱 서비스’와 연계해 고인의 상조 서비스 가입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정부부처(기재부) 차원의 상조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안 마련이다. 이를 통해 상조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육성책도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7월부터 상조업이 통계청의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장례식장 및 장의 관련 서비스업’이 반영되어 하나의 산업으로서 인정받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상조업계는 통계청의 추후 개정시 상조업이 단독 코드를 확보해 대표 산업으로서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표 상조기업 보람상조가 상조산업의 발전과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양한 공중과의 관계 속에서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고객 관점에서는 기존의 장례서비스는 물론 그룹 차원의 신사업을 연이어 출시하며 상품연계를 통한 고객만족경영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 단순 제휴 형태의 사업이 아닌 계열사를 통해 사업을 직접 영위하면서 보다 책임감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람그룹의 대표적인 신사업은 ▲반려동물 ▲생체보석 ▲그린바이오 ▲실버케어 ▲MICE 등 5개 사업으로 분류된다. 이 중 현재 보람그룹이 추진 중인 대부분의 상품 및 서비스가 이 5대 신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덧 30살 청년의 나이를 넘어 40살 중년의 나이가 된 상조업계가 이제 국민 서비스라 불릴 수준의 10조, 1,000만 시대를 맞이했다”며 “이제는 업계가 단순한 수치 경쟁을 넘어 서비스 품질의 고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상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군과의 교류와 제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며,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상부상조 정신의 토대 위에서 다양한 혁신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시장 소비자만이 아닌 다양한 공중과의 원활한 소통이 기반이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홍지수([email protected])

2024-11-25

노숙자 돕다 노숙자로 생 마감한 이강원 목사의 비극

위해 그의 죽음 이후에도 추가 취재를 진행했다.]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의 영어 매체 코리아데일리US(www.koreadailyus.com)에 11월12일 게재한 기사를 국문으로 번역한 것입니다. 영어 원문 링크]       한인타운에서의 암울한 발견       한인타운 곳곳에 펼쳐진 텐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은 날마다 생존을 위한 싸움이다. 두 건물 사이에 자리 잡았던 텐트 중 하나는 절망 속에서도 존엄성을 잃지 않았던 이강원 목사가 살던 곳이다.     이강원 목사의 텐트 근처에서 생활하는 신소영 씨는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은 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상한 냄새가 났다”며 “며칠 동안 그런 냄새가 동네에서 진동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도착했고 어떤 상황인지 확인됐다. 1년 가까이 이웃으로 지내던 이 목사가 사망한 것이었다. 7월 초였다. 그의 시신은 신 씨의 텐트에서 불과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소리 없이 부패하고 있었다.     신 씨는 “죽음은 이곳에서 우리와 늘 함께하는 동반자”라며 “또 한 명의 영혼을 그렇게 잃었다”고 했다.     이 목사의 시신은 며칠 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일은 LA 노숙자 사이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그는 약물 중독과 노숙 생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수년을 노력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막아서려 했던 바로 그 운명에 휘말리게 됐다.     본지 취재팀은 지난 4월 22일 이 목사를 처음 만났다. 한인타운에서 노숙자 셸터를 운영하는 세인트 제임스 교회의 김요한 신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또 한 명의 한인 남성이 길거리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취재팀이 10번가에 위치한 LA 중앙루터교회 근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비극적 사건의 증거가 대부분 사라진 상태였다. 안태홍(65) 씨의 시신은 영안실로 옮겨졌고 빈 텐트와 그가 숨지기 전 토한 피의 자국들만 남겨져 있었다. 그는 김 신부의 셸터를 떠난 지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났다.     안 씨는 길거리 생활의 가혹한 현실에 굴복했다. 피를 토하며 마지막 나날을 보냈다. 노숙자들의 심각한 건강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였다.   취재팀은 안씨가 머물던 텐트 근처를 지나던 중 접이식 의자 위에 쓰러져 있는 한 노인을 발견했다. 그 역시 노숙자였다. 취재팀은 조심스럽게 다가가 안 씨의 죽음에 관해 물었다.     이 남성은 중얼거리며 뭐라 말했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려웠다. 몇 개 남지 않은 치아 상태도 좋지 않아 말이 어눌했다. 깊게 파인 주름과 햇볕에 그을린 피부, 정돈되지 않은 수염, 초점 없는 눈빛은 거리에서 살아온 그의 고단한 삶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였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 남성은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제 이름은 이강원입니다”라고.     취재팀은 당황했다. 한때 LA 한인들 사이에서는 이강원 목사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치아를 잃은 이 남성은 한인타운에서 노숙자 및 마약 중독자들을 돕던 아가페 미션 하우스라는 셸터를 운영하던 인물이었다. 그의 사역은 한인 언론에 널리 보도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단번에 그가 이강원 목사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목사는 개인적 경험을 통해 노숙자들을 이해하고 도운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거리에서 생활하는 이들에 대한 연민과 목회자로서의 헌신은 많은 찬사를 받기도 했다.     울타리선교회의 나주옥 목사를 비롯해, 노숙자 사역과 관련한 인물들은 이 목사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는 “이 목사는 내 친구였다”며 “노숙자와 중독자들을 향한 그의 진실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현재 간판 사업을 하는 김우식 씨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김 씨는 “내 인생의 가장 밑바닥에서 이 목사를 만났다”고 했다. “그의 보살핌이 없었으면 마약을 끊을 수 없었을 것이며 오늘날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인타운 한복판인 사우스 호바트 불러바드에 위치했던 이 목사의 셸터는 삶의 나락에서 추락해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등대 같은 존재였다. 많을 때는 80여 명이 이 셸터에서 생활하며 다시 일어서려 했다.     이 목사는 과거 마약에 빠져본 적이 있었기에 노숙자들을 더 잘 이해했다. 그는 노숙자들을 위한 정부의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노숙자들에 대한 그의 연민은 결국 셸터가 몰락하는 단초로 이어졌다. 셸터 규모가 확장되면서 시 정부 규정을 준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목사는 자신이 거주하던 집을 개조해 셸터로 사용했다. 셸터에서 풍기는 악취와 소음 탓에 이웃들의 민원이 계속 제기되던 상황이었다.     아가페 미션 하우스의 몰락     2014년이 되자 아가페 미션 하우스에 대한 민원은 더욱 늘었다. 이웃들의 민원을 접수한 LA 소방국, 주택국, LA 카운티 공공보건국, 정신건강국 등이 셸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목사는 셸터 거주자들에 대한 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로써 노숙자 지원이라는 그의 일은 끝이 났다. 일부 한인 언론은 그를 타락한 구원자로 묘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셸터에서 거주했던 최광옥 씨는 그를 안타깝게 생각했다. 현재 김요한 신부의 셸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최 씨는 “이 목사는 셸터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김밥 사업까지 시작했다”며 그를 회상했다.     최 씨는 “LA시 검찰과 한인사회는 이 목사가 셸터 거주자들의 정부 지원금을 불법적으로 횡령하고 일부를 학대했다고 비난했지만 그는 셸터 운영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고 주장했다.     셸터가 폐쇄된 후 이 목사는 길을 잃었다. 구원의 손길을 내밀던 그가 이젠 노숙자가 돼 길거리로 나앉았다. 관공서나 큰 조직의 배경 없이 개인 차원에서 노숙자를 도우려는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목사의 부인 이정환 씨는 “기소로 힘들어하던 남편이 밤길을 걷다가 튀어나온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넘어지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쳐 3주 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병원에서 겨우 깨어났다”고 했다.     그의 머리 부상은 고난의 시작에 불과했다. 이정환 씨는 “남편은 이후 매우 폭력적으로 변했다”며 “탄압을 받고 있다는 망상과 심각한 정신 질환 증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온화했던 이 목사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는 각종 폭행 혐의로 여러 번 수감됐고 감옥에서 다른 수감자들과 싸우기도 했다.  이 목사는 2012년에 저지른 범죄로 2017년 두 건의 절도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16년에는 가정 폭력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하기 전까지 약 3년에서 4년을 감옥을 옮겨 다니며 복역했던 것으로 보인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2017년 비상업적 목적의 건물에 무단 침입한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게 마지막 기소 기록이었다. 그 시점부터 이 목사가 노숙자 생활을 하게 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정환 씨는 “그에게는 두 딸이 있었고 친척들도 모두 이곳에 살았지만 가족조차 그를 돌볼 수 없었다”며 “결국 그는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고 했다.     “나는 크리스탈을 해요”   그의 사역지였던 한인타운 거리는 그에게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됐다. 이런 현실 속에서 그는 한때 다른 사람들에게 끊으라고 조언했던 약물에 다시 빠지게 됐다.     그의 길거리 이웃이었던 신 씨는 “이 씨는 1년 전쯤부터 내 텐트 옆에서 생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폭력적이고 망상 증세를 보인 사람이었다”며 “여기 오기 전에는 누군가 자신을 살해할까 두려워 LA 경찰국 올림픽경찰서 근처에서 살았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가 한인타운에 다시 나타나게 되는 데까지는 수년이 걸렸다. 돌아온 그는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암울한 그림자만이 남았다.    어느 무더운 오후, 지나가던 사람들은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 옷을 반쯤 벗은 채 길거리에 서서 하늘을 향해 소리치는 이강원 목사의 모습이었다.     취재팀이 그에게 다가가자 그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직설적으로 이야기했다. 떨리는 손으로 파이프에 불을 붙이면서 “나 지금 크리스탈(메스암페타민)을 한다”고 말했다. 취재팀은 그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자 시도했지만 일관성 없고 횡설수설하며 대답을 이어갔다.     한인타운의 냉혹한 정글에서 이 목사는 소박한 것에 위안을 얻었다. 바로 한국산 인스턴트 라면이었다.     수년간의 약물 남용으로 치아를 대부분 잃은 그에게 라면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문화적 정체성을 이어주는 마지막 연결고리였다. 편안했던 시절을 떠올리도록 하는 추억의 음식이었다.   그가 텐트에서 라면을 끓여 막 먹으려 할 때, 취재팀이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이 음식을 내게 가져다준 모든 분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며 기도를 올렸다.   본지 기사에 간략하게 소개된 이 목사의 사연은 LA 시장의 관심을 끌어냈다. 시장실 홍보 담당 김지은 씨는 “캐런 배스 시장이 이 목사의 사연을 듣고 직접 그를 찾아가 셸터 입소를 돕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노숙 생활의 역설       이 목사는 배스 시장이 추진한 핵심 프로젝트인 ‘인사이드 세이프’의 도움을 받게 됐다. LA에 증가하는 노숙자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을 근처 모텔 등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쉼터뿐만 아니라 음식 등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노숙자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고자 한 배스 시장의 야심 찬 정책이었다.     6월 18일, 시 정부 직원들이 이 목사가 노숙하던 장소를 찾았다. 이 목사는 그가 가진 물건들을 가방 몇 개에 싸서 셸터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가 갖고 있던 가장 깔끔한 옷을 차려입은 이 목사는 취재팀 카메라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게 이 목사의 영정 사진이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셸터에 도착한 지 하루도 안 돼 그는 길거리로 다시 돌아왔다. 자신을 보호해주는 셸터에서의 생활을 외려 부자유스럽다고 느끼는 노숙 생활의 역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상황이었다. 많은 사람, 특히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셸터에서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을 어려워한다. 그보다는 차라리 거리의 자유가 더 편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왜 다시 길거리로 나왔느냐는 취재팀의 질문에 그는 또 횡설수설했다. 말은 어눌했고 생각도 또렷하지 않았다.     시 정부 직원들은 그런데도 이강원 목사를 셸터로 이전하기 위해 그를 다시 한번 찾았다. 6월 25일, 이 목사는 또다시 입소 24시간 만에 퇴소했다. 시장실 김지은 씨는 “그는 (셸터의) 규칙과 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이 목사는 셸터 내에서 한국 사람들이 곁에 보이지 않자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나중에 전해졌다.     취재팀은 이 목사에게 최후의 수단으로 개인적인 호소를 이어갔다.     “목사님, 마약을 끊고, 깨끗한 물로 샤워하고 따뜻한 음식을 먹고 딱딱한 길거리 대신 푹신한 침대에서 주무셔야죠.”   오랜 침묵이 이어졌다.     “저도 들어가고 싶어요. 너무 지쳤어요…”   그의 대답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한때 존경받았지만 쇠약해진 이 목사에게 삶의 의욕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사치가 돼버렸다.   마약과 노숙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LA시에서 이 목사와 같은 사람들의 운명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이들의 시들어 가는 삶은 잃어버린 인간의 존엄성과 중독의 파괴력을 비극적으로 보여준다.     외로운 죽음   지난 7월, 미주중앙일보 뉴스룸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강원 목사가 숨졌다”는 김 신부의 전화였다. “어떻게 숨졌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 죽은 건 확인됐다”는 것이었다.     LA 카운티 검시 기록을 확인한 결과 이 목사의 사건 번호는 2024-10744였다. 이 목사는 2024년 7월 5일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거의 일주일 동안 그의 죽음은 알려지지 않았다. 노숙자들이 얼마나 고립된 곳에서 생활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LA시에서 노숙자는 길거리 어디서나 눈에 띄지만, 그들 하나하나의 삶의 궤적은 커뮤니티와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셈이다. 심지어 그들을 지원해줘야 할 관공서는 물론이고 언론의 시야에서도 벗어나 있는 존재들이다.    검시 기록에 따르면 사망 원인은 ‘메스암페타민’에 의한 것이었다. 사망 장소는 ‘텐트’로만 기재됐다.     그의 이웃이던 신소영 씨는 그의 죽음에 연신 안타깝다는 말을 했다. “남의 텐트에서 숨졌기 때문에 이 목사인 줄 몰랐어요. 누군지 알았더라면 (경찰이 출동했을 때 그의) 썩어가는 시신을 보러 가지 않았을 텐데, 참 안타깝지요.”     소박한 이별     8월 2일, 김요한 신부의 셸터에 조문객들이 모여 이 목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장례식 참석자 중에는 노숙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도 많았다.     장례식장에 모인 사람들은 죽음이 낯설지 않은 듯 무덤덤한 표정을 보였다. 혹은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듯한 사람들도 있었다.     기독교식으로 진행된 장례엔 한국의 유교적 관습도 가미됐다. 그의 영정 사진이 놓인 상에는 낡은 성격 책과 과일, 담배,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익히 아는 소주가 올려졌다. 참석자들은 이 목사의 사진 앞에 현금을 모아 기부하기도 했다.     김요한 신부는 감정이 북받친 목소리로, “우리가 가진 것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했다”며 “고인이 좋아했던 음식이 올라야 하지만 셸터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만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때 이 목사에게 도움을 받았고 현재는 다른 노숙자들을 돕고 있는 최광옥 씨가 다음과 같은 추도사를 읽었다.     “세상에서 두드려 맞고 만신창이가 돼 피범벅 된 육신의 전투복을 벗어버리고 주님께 갑니다. 여기 인간 이강원, 목사 이강원, 아버지 이강원, 남편 이강원, 그리고 중요한 하나님의 귀한 자녀 이강원이 주님께 갑니다. 천국에서 안식을 얻고 다시는 헤매지 않고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기도합니다.”     이 목사는 세상을 뜨기 전 취재팀에게 “나를 노숙자로 부르지 말라”고 말했다. “천국이 나의 집이고 예수가 나의 구원자”라고 했다.   이 목사의 고단했던 삶은 LA 길거리를 자신들의 집이라 부르는 수천 명의 노숙자가 직면한 가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풀기 어려운 숙제도 남겼다.     이 목사가 운영하던 셸터에 거주했었던 김우식 씨는 “저 예수님 영접시켜 주신 분이고 마약으로 쓰러져서 여기(셸터)에 들어가 피난처를 찾았었다”며 “목사님 편히 쉬세요”라고 말했다.     이 목사의 마지막 나날들을 이웃으로 지냈던 신소영 씨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목사님에 대한 좋은 말은 많이 못 하겠다”며 “하지만 운명보다 먼저 죽는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라고 했다.     특별취재팀 글: 장열 기자, 김영남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영상: 김상진 기자            이강원 목사 길거리 생활 발견 한인타운 LA 한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2024-11-19

준비없이 당하는 죽음, 본인과 가족 모두에 아픔

장례식이 열렸다. 70대인 한인 남성 A씨는 가족과 연락도 끊긴 채 살다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A씨를 알고 지내던 한 교회 목사가 가족을 수소문했지만 찾지 못했다. 결국 A씨의 시신은 이 목사의 도움으로 염과 화장만 하는 간단한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한인 장례업계에 따르면 한인 고독사는 생각보다 많다. 대부분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당하는 죽음이다. 한인 고독사는 60~70대 전후 남성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노인아파트, 하숙집 등에서 홀로 죽을 때가 많다.     특히 한인 고독사 이면에는 각종 중독 등 정신건강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고독사한 이들 대부분 가정이 파괴된 채 쓸쓸히 생을 마감한다. 한인 고독사는 남성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대한장의사 미카엘 이 대표는 “우리 장례식장에서 1년에 한인 7~8명 정도 고독사 장례를 치른다”면서 “이들 중 돌아가실 때 돈 한 푼 없는 분들도 있다. 대부분 알코올 중독, 도박 중독 등 정신건강 문제를 앓다가 가족에게도 버림받은 경우”라고 전했다.   장의사로 수많은 죽음을 접한 이 대표는 ‘죽음 준비’를 강조한다. 그는 “교회 등에서 강연 부탁하면 ‘80 전후는 항상 죽을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당부한다”며 “살아 있을 때 유언장 등을 작성하고, 최소한의 장례식 비용(1700~4000달러)이라도 준비하면 장례 후 가족의 불화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죽음 이야기 피하지 말자   한국 문화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는 낯설게 비칠 때가 많다. 한솔장례생명보험 황선철 대표는 “한인 등 동양 문화권은 저승보다는 이승의 삶을 중시해 죽음을 미리 준비하려는 자세를 잘 안 보인다”고 말했다.     2007년 창립한 소망소사이어티는 한인사회의 죽음에 대한 인식변화를 목표로 활동을 시작했다.     소망소사이어티는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웰빙, 웰에이징, 웰다잉’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치매 진단과 대처법, 사전의료지시서 및 시신 기증 서약서 작성은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시니어들이 주축이 된 이 단체는 시니어 스스로 치매 등 신체건강을 제대로 파악하고, 정서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죽음 준비에 나서자고 강조한다.     소망소사이어티 유분자(89) 이사장은 “한국 문화가 죽음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기를 금기시한다”면서 “이제는 책상 밑에 숨겨 뒀던 죽음이라는 이야기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진지하게 소통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갑자기 죽으면 가족 등 모두가 당황한다”고 말했다.     시니어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는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LA카운티 정신건강국 최영화 시니어 커뮤니티 헬스워커는 “한인사회에는 죽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높다”고 전제한 뒤 “죽음을 대하는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는 시니어 정신건강과 웰빙 측면에서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 하루하루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회를 얻게 해준다. ‘나이가 들어 쓸모가 없다’는 의기소침을 극복하고, 주변의 소중한 사람과 더 좋은 관계도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존엄한 죽음, 준비와 선택     웰다잉 인식확산을 위해 소망소사이어티는 사전의료지시서(Advanced Healthcare Directive) 작성 캠페인을 꾸준히 벌여왔다. 본인 스스로 원하는 죽음의 방식, 존엄성을 결정하자는 취지다.   사전의료지시서는 시니어 본인이 ‘임종 전 의료 결정’과 ‘임종 후 장례 결정’을 서명이 담긴 문서로 작성하는 절차다. 서명 직후 법적 효력을 발휘하지만, 죽기 전 의식이 명확할 때 수정도 가능하다.   임종 전 의료 결정은 ‘돌이킬 수 없는 불치의 병이나 뇌사로 인해 육체적인 기능이 거의 멈춘 상태, 의학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확신이 들 때, 의료 보조기를 사용해 생명을 연장(기도 삽관, 기관지 절개, 인공호흡기 치료, 인공영양법, 심폐소생술 등)하길 원하는지’를 예 또는 아니오(Yes or No)로 선택하면 된다.   임종 후 장례 결정은 ‘장기기증, 매장·화장·시신 기증 등 장례방식, 장례사 또는 시신 기증 기관’을 적으면 된다.     사전의료지시서는 법적 효력을 위해 본인 희망 사항이라는 서명, 증인 2명의 서명까지 들어간다.     소망소사이어티 사무총장인 신혜원 UC어바인 치매 및 뇌신경질환 연구소(UCI MIND) 아시안 아메리칸 디렉터는 “시니어 등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결정하는 자세는 ‘인간의 존엄성’과 연결된다.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해 놓지 않으면 치매, 중증질환 등으로 의식을 잃을 경우 본인이 원하지 않는 치료를 죽을 때까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 사무총장은 이어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한 이들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대신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며 만족을 표한다. 특히 자녀들의 죄책감 등 부담을 덜어주는, 자녀에게 가장 좋은 선물을 남겼다고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웰다잉 캠페인은 사전 교육도 중요하다. 최 시니어 커뮤니티 헬스워커는 “죽음에 대한 생각 등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시니어에게 웰다잉을 강조하면 자칫 거부감, 불안, 트라우마를 느낄 수 있다. 죽음과 관련된 세미나를 할 때는 사전 동의를 구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중앙일보 공동기획 죽음 본인 la한인타운 대한장의사 한인 고독사

2024-11-11

변으로 도배된 노모의 방…욕 나온 '4평 옥탑방' 죽음

말이다. 현장에서 60대 후반의 부부가 우리를 맞았다. 전화로 들은 목소리보다는 젊은 나이였지만, 그래도 고인이 된 노모는 아흔이 가까운 나이. 유족이나 고인의 나이가 이미 오래 이별을 준비한 듯. 오열이나 눈물이 없어도 이상할 게 없는 그런 죽음이다. 모친을 여읜 이들이라기엔 너무 덤덤하다 싶긴 했지만, 늙은 아들은 “오래 앓다 가셨어요”라고 짧게 덧붙였다. 안 그래도 아들 부부가 너무 지쳐 보였다. 그래서 난처할(?) 건 없었다. 집은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현관이 있는 구식 양옥. 1층 내부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고, 2층 뒤쪽 베란다엔 외부 계단이 나 있었다. 그 계단으로 하나 더 올라가야 고인의 방이 있었다. 그걸 3층이라고 해야 하나 옥탑이라고 해야 하나. 평범한 가정집이었다. 개발 바람을 타지 않은 외진 동네라서 그렇지, 크진 않더라도 마당 있는 양옥집. 다른 식구들 세 안 들이고 살아온 것을 보면 가난하다고 할 수는 없는 형편이었다. 노부부의 자식들은 다 출가했고, 아흔이 가까운 노모를 이 집에서 모시고 살았던 게다. 함께 간 동료와 함께 시신 수습을 위해 옥탑방으로 올라갔다. 한여름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은 집이었다. 태양이 기세좋게 작열하면 이런 집들은 그야말로 지붕이 녹는다.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온도가 급격히 오른다. 시신을 옮기기 위해 가져간 들것이 좁은 계단에 부딪치며 ‘깡깡’ 소리를 냈다. 층고가 높았다. 이런 계단을 80대 후반 노인이 오르내릴 수 있었을까.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왠지 모르게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들것을 부딪쳐 가며 겨우 옥탑방에 올랐다. 문을 열자마자 “흐, 억….” 말인지, 숨인지 모르게 뭔가를 내뱉었다가 급히 주워담았다가 금세 캑캑거렸다. 4평 남짓한 방. 처참한 광경이었다. 지독한 냄새였다. 오래 앓은 자의 체취. 살아서 이미 시취가 돼버린 악취. 내가 지금은 고독사 특수청소를 한 지 오래 되다 보니 어지간히 처참한 광경에도 익숙하다. 하지만 장례지도사 시절 당시엔 달랐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그 참혹한 현장.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모를 만큼 방안 곳곳에는 대변이 가득했다. 오래전에 배설한 대변은 소똥이나 말똥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어떤 것은 아직 짓물러진 채 축축했다. 진득하고 꿉꿉한 방바닥. 대변과 더불어 소변 지린내도 지독했다. “아무리 치매셨어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계속) “당시엔 고인과 유족을 배려하기 힘들 만큼 그 험한 현장 상황에 욕지거리가 나올 정도였다” 치매 노인의 시신은 그보다 더 처참했다. 더 자세한 그날의 사연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1533 아빤 6년 만에 고독사했다, 엄마 이혼시킨 두 딸의 고백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5891 그녀 시신 온전히 못 떠났다…욕조 물 퍼내자 드러난 ‘흔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8497 "낚시 갈게" 1년전 사라진 아빠…2층 골방서 웅크린채 숨졌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6569 "두 시신, 장례식장 따로 잡아" 한날 죽은 예비부부의 비극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9343 김새별([email protected])

2024-11-07

[문화산책] 천개의 바람이 되어…

말아요/ 거기에 나는 없어요/ 잠들어 있지도 않아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어/ 저 드넓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어요”   몸은 죽었지만 넋과 얼은 천개의 바람이 되어,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당신을 지켜주겠다는 이 노래는 사후세계에 대한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종교적인 관점이다.   “가을에는 햇살이 되어 들녘에 내려 비춰요/ 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되지요/ 아침엔 새가 되어 당신을 깨워주고/ 밤에는 별이 되어 당신을 지켜드려요.”   일반적인 장송곡이나 추모곡은 산 자들이 죽은 이를 애통해하고 위로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노래는 그와 반대로 죽은 이가 산 자들을 위로하는 관점의 시라는 점이 신선하게 돋보인다. 그래서 설득력도 강하다.   이 노래를 만든 사람은 일본의 소설가이자 작곡가, 그리고 가수로도 활동한 아라이 만(新井滿, 1946~2021)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죽은 이를 위한 추모곡은 많았지만, 죽은 이가 산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노래는 이게 처음이지요. 세상을 떠난 소중한 사람이 수십억 광년 떨어진 곳에 간 게 아니라 바람이 돼서 내 곁에 있다는 가사는 사람들에게 위로는 물론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 줍니다. 그게 이 노래의 힘이죠. 나도 얼마 전 장례식장에서 이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노래는 아라이 만이 암으로 아내를 잃고 괴로워하는 친구를 위해 만든 노래로, 2003년에 일본에서 발표되어 사회적 신드롬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의 모든 장례식장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고, 전국 각지에 노래 연구모임이 생겨났고,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물론, 작곡가인 아라이 만의 장례식에서도 이 노래가 울려퍼졌다.   한국에서도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이 노래를 불러 김수환 추기경 추모곡, 노무현 대통령 추모곡으로도 사용이 되었고,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조계종을 비롯한 여러 추모행사에서 이 노래가 추모곡으로 사용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노래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적신 것은 가사의 울림 때문이다. 이 가사는 작자 미상의 영문 추모시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일본어로 번역한 것이다. 이 시는 마릴린 먼로 25주기 추도식(87년)과 9·11테러 희생자 1주기 추도식 등에서 낭독됐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노래로 만들어진 적은 없었다.   이 노래 가사의 원작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아메리칸 인디언들에게 전래하여 오는 시(詩)라는 설에 공감한다. 사후세계에 대한 관점 때문이다. 인간은 죽어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노래 가사처럼 나도 죽은 뒤에 무덤 속 관 안에 누워 있지 말고, 바람이 돼서 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사랑하는 이들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되면, 죽음이 두렵지만은 않다.   불어오는 바람도 전과 달리 새삼스럽다. 오래전 세상 떠난 그리운 사람들이 바람이 되어 찾아온 것 같아 엄청 반갑고 고맙다. 그런데 다정하게 말을 거는 것 같은데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어서 참 안타깝다.   마종기 시인의 시 ‘바람의 말’이 떠오른다.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바로잡습니다=지난 5일자 문화산책 '미국에 감사하는 마음' 내용 중 ‘6·25재단 설립자'는 구성열씨로 바로잡습니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바람 노래 가사 대통령 추모곡 팝페라 가수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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