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검색조건
키워드
기간
-
검색대상
검색조건
키워드
기간
검색대상

종에서 라디오 시보로…시간은 어떻게 사람을 묶었나

곳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의회 본관 앞. 예스러운 분위기의 시계탑(46.6m)이 우뚝 서 있다. 1935년 12월 ‘경성부민관’이라는 공연시설로 지어질 당시부터 있던 시계탑은 1975년 사라졌다가 2023년 복원됐다. 그의 책에 따르면 1901년 한성전기회사 탑옥 시계탑을 필두로 랜드마크 역할의 신축 건물엔 이 같은 대시계가 유행처럼 장착됐다. “정시에 운행되는 전차·기차, 정시에 개점하고 폐점하는 은행·백화점과 맞물려 근대적인 시간과 공간의 질서가 형성되던 시기였다”고 한다. 정시라는 건 예컨대 오전 9시, 오후 5시처럼 딱 떨어지는 시간이다. 이걸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기 위해선 처음엔 시계탑처럼 거대한 기념물이, 나중엔 각자 집의 벽시계나 손목시계 같은 게 보급돼야 했다. 저자는 종·오포(午砲·낮 12시를 알리는 대포)·사이렌·시계·라디오 등 시간과 관련한 사물의 역사를 숱한 고문헌, 사료와 당시 신문기사 등을 토대로 세밀하게 따라간다. 특히 우리의 근대가 일제강점기와 포개지기 때문에 ‘엇박자’를 낸 풍경들이 흥미롭다. 대표적으로 표준시 문제가 있다. 조선에서 1908년 처음 적용된 표준시는 일본과 30분의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이에 앞서 도입된 경부철도는 30분 빠른 일본 표준시(1904년 도입)에 따라 운행되고 있었다고 한다. 일본군이나 일본인이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시차의 혼란이 결국 한일강제병합 후인 1912년 일본 표준시로 통일하게끔 만들었다. 달력 또한 일본이 먼저 도입한 태양력을 따라가는 식이었다. 다만 달력이 보다 오묘했던 것은 조선시대 썼던 시헌력이 단순한 음력이 아니라 ‘시간의 길흉’을 예측하는 점성학적 역주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24방위와 60갑자의 주기적 순환이 포함된 시헌력은 씨 뿌리기나 재물 들이기 좋은 날 등을 안내했다. 그랬으니 1896년 양력이 처음 발행됐을 땐 절충이 필요했다. “양력 달력 하단엔 음력 날짜와 역주가 같이 실렸어요. 1910년 무렵부터 조선은 양력 기준이 되지만 여전히 장날 같은 건 음력으로 돌아가죠. 달력에서 음력 역주가 사라진 건 1937년입니다. 이때 일제는 전쟁 태세에 발맞춰 조선의 미신 풍습을 뽑아내려 했는데, 이런 게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처럼 양력에 완전히 동화되지 못했다. 일본에선 음력설이 사라진 반면 우리는 광복 후 우여곡절 끝에 1월1일과 설날을 따로 기념하는 게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남은 음력의 자취는 전근대적 지체 현상일까.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전혀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빈틈없는 시간의 운용은 이 세계가 합리적이고 질서정연하다는 믿음에 기대고 있지만 과연 그런가요. 사실 근대적 시간 도입 이후에도 음력의 점성술적 사고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요즘도 사주·오행을 따지는 근거가 되죠. 이게 실용적이거나 실제 효력을 발휘한다기보다 알 수 없는 불안과 혼란에 맞서는 숨구멍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강혜란([email protected])

2025-02-23

"내 뿌리는 한국인"…재일교포 파친코 사업가, 25억 쾌척 사연

일본에서 태어난 성 회장은 젊은 시절 여러 군데 취업도 해봤지만 직장 생활을 계속 못 하고 많은 재일 교포 사업가들처럼 파친코 사업에 뛰어들었다. 1956년 후쿠시마현에서 최다 인구를 보유한 도시인 코오리야마에서 첫 점포를 연 그는 파친코 사업을 하면서도 지역사회나 장학사업 등을 위한 기부 활동은 꾸준히 해왔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1992년 경북 청도초등학교에 ‘성종장학회’를 설립하고 약 5억원을 출연한 것이 꼽힌다. 성 회장은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잠시 한국에 머물 때 청도초등학교에 몇 개월 다닌 인연이 있다고 한다. 성 회장은 현재도 ‘알라딘’이라는 상호로 파친코 10곳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파친코 인기의 쇠락에 대응하며 2000년대 후반부터는 부동산 임대업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했다. 현재 그의 회사는 호텔이나 쇼핑센터 등 사업용 부동산 약 60개를 보유하며 임차하고 있다. 회장 직함을 쓰고 있지만 사실상 회사 운영은 셋째 아들한테 넘긴 상태다. 성 회장은 “나이가 들면서 마지막 활동으로, 죽기 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한다”며 “아들 딸은 스스로 생활할 수 있고 그전부터 가족들에게는 조금만 남기면 된다는 생각을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에 한국교육재단에 보유 주식을 쾌척하기로 한 이유는 재단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성공한 재일교포 사업가들처럼 재단과 인연을 쌓게 됐는데 기금이 넉넉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2005년부터 그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이미 11억원가량을 기부해왔다. 성 회장은 일본에서 태어나 차별을 겪으면서도 회사 경영에 불리한 한국 국적을 유지해 왔다. 그 이유에 관해서 묻자 그는 “학교 다닐 때도 사업할 때도 일본 이름을 써왔지만 뿌리는 한국인이니까요”라고 답했다. 한국교육재단은 기부받는 신한지주 주식을 팔지 않고 별도 기금으로 분류해 연간 1억원 규모인 주식 배당금으로 한일 교류, 한국학 등 분야의 연구지원 사업 재원 등 용도로 쓸 계획이다. 배재성([email protected])

2025-02-23

메모리마저 中에 역전당했다…韓반도체, 2년만에 벌어진 일

일본의 추격을 허용하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23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간한 ‘3대 게임 체인저 분야 기술 수준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분야 기술이 ‘기초 역량’ 기준으로, 모든 분야에서 중국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패키징/전력/센싱/인공지능(AI) 등 5개 부문 중 중국과 동점인 ‘반도체 첨단 패키징’ 1개를 제외하면, 4개 분야 모두 중국 기초 기술 역량에 못 미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기관 KISTEP이 국내 전문가 3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 中 반도체, 기초역량 평가에서 한국 앞서 특히 메모리 분야에서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최고 선도국의 기술 수준을 100%로 봤을 때,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 기술’에서 한국은 90.9%로 2위 중국(94.1%)에 밀려 3위에 머물렀다.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에서는 중국과 동점인 74.2%로 공동 4위였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도 중국에 크게 밀렸다. 고성능·저전력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에서 한국 수준은 84.1%로 중국의 88.3%보다 낮았다. 전력반도체 기술은 한국이 67.5%, 중국이 79.8%였고, 차세대 고성능 센싱 기술도 한국이 81.3%, 중국이 83.9%였다. 5개 부문의 기술을 ‘사업화’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에는, 한국이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와 반도체·첨단패키징 분야에서만 중국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량 양산 경험에서만 간신히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 韓 반도체 위상, 2년 전과 격세지감 이번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2년 전(2022년) 기술 수준평가에도 참여했었다. 당시에는 이번처럼 ‘기초역량’과 ‘사업화’를 구분해 평가하지 않아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반도체 기술 5개 부문 중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차세대 고성능 센싱의 3곳에서는 한국이 중국보다 뛰어나다는 평가였다. 그런데 불과 2년 만에 여기에서마저 중국에 뒤집기를 당한 것이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보고서는 한국 반도체 기술 수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미래 이슈로 ▶핵심인력 유출 ▶미·중 견제 ▶각국의 자국 중심 반도체 정책 등을 꼽았다. 이중 한국의 기술 수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요인은 ‘AI 반도체 시장 확대’ 단 하나였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관련 수요 증대를 한국이 잘 활용할 경우다. ━ 日 키옥시아, 332단 낸드로 반격 문제는 한동안 잠잠했던 일본도 부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메모리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가 332단 낸드플래시(비휘발성) 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SK하이닉스(321단)와 삼성전자(286단)를 뛰어넘는 가장 높은 적층 규모다. 현재 글로벌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 36.9%로 1위, SK하이닉스가 22.1%로 2위, 키옥시아가 13.8%로 3위다. 키옥시아가 332단 낸드를 본격적으로 양산할 경우 국내 기업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기초연구와 설계 역량을 강화하며 시스템 반도체 및 첨단 패키징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AI 기술 발전과 함께 주목받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선 설계와 패키징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한국은 공정·양산 능력은 뛰어나지만 기초·원천, 설계 부문 기술 수준은 주요 반도체 산업 국가 중 최하위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국내 민간 기업 반도체 연구개발(R&D) 투자 비율(2022년 기준)이 매출 대비 9.5%로 미국(19.5%)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R&D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우림([email protected])

2025-02-23

음력 대신 양력 쓰며 우리는 어떻게 달라졌나, 종교학자가 본 ‘근대의 시간’

일본이 1873년 메이지 개력 역법을 도입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본은 근 40년 만에 완전히 양력으로 전환됐는데 우리는 양·음력이 꾸준히 공존했죠. 그 차이를 만든 사물들의 연대기를 써봤습니다.” 최근 『시간의 연대기』(테오리아)를 펴낸 이창익(53) 고려대 연구교수의 말이다. 지난 19일 그를 만난 곳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의회 본관 앞. 예스러운 분위기의 시계탑(46.6m)이 우뚝 서 있다. 1935년 12월 ‘경성부민관’이라는 공연시설로 지어질 당시부터 있던 시계탑은 1975년 사라졌다가 2023년 복원됐다. 그의 책에 따르면 1901년 한성전기회사 탑옥 시계탑을 필두로 랜드마크 역할의 신축 건물엔 이 같은 대시계가 유행처럼 장착됐다. “정시에 운행되는 전차·기차, 정시에 개점하고 폐점하는 은행·백화점과 맞물려 근대적인 시간과 공간의 질서가 형성되던 시기였다”고 한다. 정시라는 건 예컨대 오전 9시, 오후 5시처럼 딱 떨어지는 시간이다. 이걸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기 위해선 처음엔 시계탑처럼 거대한 기념물이, 나중엔 각자 집의 벽시계나 손목시계 같은 게 보급돼야 했다. 결국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대상을 뒷받침하는 건 구체적인 사물의 역사다. 이 때문에 저자는 종·오포(午砲·낮 12시를 알리는 대포)·사이렌·시계·라디오의 도입과 전개를 숱한 고문헌, 사료와 당시 신문기사 등을 토대로 세밀하게 따라간다. 이렇게 해서 “근대적인 시간이란 게 숱한 시행착오 끝에 우리에게 스며들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특히 우리의 근대가 일제강점기와 포개지기 때문에 ‘엇박자’를 낸 풍경들이 흥미롭다. 대표적으로 표준시 문제가 있다. 조선에선 1908년 처음 표준시가 적용됐는데, 이에 앞서 도입된 경부철도는 30분 빠른 일본 표준시(1904년 도입)에 따라 운행되고 있었다고 한다. 일본군이나 일본인이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시간 차이의 혼란이 결국 한일강제병합 후인 1912년 일본 표준시로 통일하게끔 만들었다. 마찬가지로 달력 또한 일본이 먼저 도입한 태양력을 따라가는 식이었다. 다만 달력이 보다 오묘했던 것은 조선시대 썼던 시헌력이 단순한 음력이 아니라 ‘시간의 길흉’을 예측하는 점성학적 역주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24방위와 60갑자의 주기적 순환이 포함된 시헌력은 씨 뿌리기나 재물 들이기 좋은 날 등을 안내했다. 그랬으니 1896년 양력이 처음 발행됐을 땐 절충이 필요했다. “양력 달력 하단엔 음력 날짜와 역주가 같이 실렸어요. 일종의 양·음력 공존이죠. 특히 왕실에선 제사와 축일만큼은 음력 기준으로 행해요. 1910년 무렵부터 조선은 양력 기준이 되지만 여전히 장날 같은 건 음력으로 돌아가죠. 달력에서 음력 역주가 사라진 건 1937년입니다. 이때 일제는 전쟁 태세에 발맞춰 조선의 미신 풍습을 뽑아내려 했는데, 이런 게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처럼 양력에 완전히 동화되지 못했다. 일본에선 음력설이 사라진 반면 우리는 광복 후 우여곡절 끝에 1월1일과 설날을 따로 기념하는 게 대표적이다. 우리에게 더 짙게 남은 ‘음력 관행’은 근대화 시기의 경험 격차에서 비롯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근대적 상품 보급이 더뎠던 식민지 조선에선 1939년 당시 달력이나 라디오 보급이 일본의 2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었어요. 일본 정부가 강제한 ‘문화’를 뒷받침할 ‘문명’이 따라오질 못했던 거죠. 그러는 사이 해방이 되면서 사회정치적 압력이 음력 철폐를 막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남은 음력의 자취는 전근대적 지체 현상인 걸까.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전혀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빈틈없는 시간의 운용은 이 세계가 합리적이고 질서정연하다는 믿음에 기대고 있지만 과연 그런가요. 사실 근대적 시간 도입 이후에도 음력의 점성술적 사고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요즘도 사주·오행을 따지는 근거가 되죠. 이게 실용적이거나 실제 효력을 발휘한다기보다 알 수 없는 불안과 혼란에 맞서는 숨구멍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앞서 일제강점기 때 다양한 미신의 양상에 주목한 『미신의 연대기』(2021)을 펴낸 바 있다. “미신이란 게 작동하는 시공간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다보니 일제강점기와 근대의 시간 문제로까지 연결됐다”고 했다. 문헌주석만 120쪽이 넘는 총 848쪽짜리 이번 책은 역사학자는 쓰지 못할, ‘잊히고 잃어버린 시간’에 관한 집요한 미시사 기록이자 철학적 사색이다. 강혜란([email protected])

2025-02-22

"깨우침 줬으면"…재일교포 파친코 사업가 거액 기부

일본에서 태어나 파친코로 사업을 키운 성종태(91) 알라딘홀딩스 회장이 재일교포를 상대로 장학금을 지원하는 한국교육재단에 보유 신한지주 주식 약 5만주를 기부하기로 했다. 시가 약 25억원 규모다. 1963년 설립된 재일한국인교육후원회를 전신으로 출범해 동포 사회의 기부와 한국 정부 예산 지원으로 운영돼온 한국교육재단에는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기부다. 성 회장이 보유한 신한지주 주식은 1980년대 초 재일교포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설립된 신한은행의 탄생 과정에서 이뤄진 출자 참여를 시작으로 늘려온 것으로 파친코 사업으로 번 돈으로 매입했다. 그는 젊은 시절 여러 군데 취업도 해봤지만 직장 생활을 계속 못하고 많은 재일 교포 사업가들처럼 파친코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는 한국인이라는 국적이 드러나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어요." 1956년 후쿠시마현에서 최다 인구를 보유한 도시인 코오리야마에서 첫 점포를 연 그는 파친코 사업을 하면서도 지역사회나 장학사업 등을 위한 기부 활동은 꾸준히 해왔다. 대표적으로 한국에서도 알려진 기부 활동으로는 1992년 경북 청도초등학교에 '성종장학회'를 만든 것이다. 그동안 약 5억원을 출연했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잠시 한국에 머물 때 청도초등학교에 몇개월 다닌 인연이 있다고 한다. 정 회장은 사업 출발점인 파친코를 현재도 '알라딘'이라는 상호로 10곳 운영하고 있지만 파친코 인기의 쇠락에 대응하며 2000년대 후반부터는 부동산 임대업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했다. 현재 그의 회사는 호텔이나 쇼핑센터 등 사업용 부동산 약 60개를 보유하며 임차하고 있다. 회장 이름은 쓰고 있지만 사실상 회사 운영은 셋째 아들한테 넘긴 상태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종활(終活)로, 죽기 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한다"며 "아들 딸은 스스로 생활할 수 있고 그전부터 가족들에게는 조금만 남기면 된다는 생각을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에 한국교육재단에 보유 주식을 쾌척하기로 한 이유는, 재단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성공한 재일교포 사업가들처럼 재단과 인연을 쌓게 됐는데 기금이 넉넉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2005년부터 그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이미 11억원가량을 기부해왔다. 일본에서 태어나 차별도 경험하면서 회사 경영에 유리하지 않은 한국인 국적을 굳이 계속 유지해온 이유를 물었다. "학교 다닐 때도 사업할 때도 일본 이름을 써왔지만 뿌리는 한국인이니까요"라고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한국교육재단은 기부받는 신한지주 주식을 팔지 않고 별도 기금으로 분류해 연간 1억원 규모인 주식 배당금으로 한일 교류, 한국학 등 분야의 연구지원 사업 재원 등 용도로 쓸 계획이다. 재단 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양호석 주일한국대사관 교육참사관은 "성종태 한국연구소라는 이름으로 기부의 뜻을 살려 나갈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펴나갈 것"이라고 23일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경수현

2025-02-22

유재석 불화설 터졌다 "너무 까다로워..가족-친구도 '절레'" 폭로(놀뭐)[종합]

곳에서 기다리는 '고독한 미식가' 고로상 마츠시게 유타카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알고보니 심은경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나 안면이 있었던 것. 유재석은 첫 대면부터 입을 다물지 못하며 "너무 반갑다. 아니 나 진짜 너무 팬이다"라며 팬심을 드러냈다. 이어 과메기를 먹는 동안에도 유재석은 "마츠시게상이 드시는 모습을 직접 볼수있다는게 너무 영광이다"라고 감격했고, 이이경도 "너무 맛있게 드신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오늘 처음뵀지만 굉장히 내적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제가 정말 한 일주일 전에 청국장 드신 편을 봤다. 그거 보고 제가 청국장 시켰다"고 어필했다. 뿐만아니라 '고독한 미식가'에서 고로상이 국물을 먹는 방법을 따라하는가 하면, "마츠시게상이 막걸리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아는체 했다. 이에 더해 "이런얘기 어떨지 모르겠지만 마츠시게상이 저랑 조금 닮았다"고 닮은 꼴을 주장했고, 마츠시게는 "안경 말씀이신거죠?"라고 되물었다. 유재석은 "안경이 아니고 좀 비슷한 느낌이 있다니까요? 모르시겠어요?"라며 "둘이서 뭐라도 해야겠네요"라는 말에 "좋다 고독한 미식가 고독한 편식가"라고 눈을 빛냈다. 마츠시게는 "편식하냐. 뭘 못드시냐"고 물었고, 유재석은 "굳이 딱 또 찝으면 못 먹는건 없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이경은 "생선류를 그렇게 안 좋아하지 않냐"고 말했고, 유재석은 "날생선을 별로 안 좋아한다"면서도 "과메기는 괜찮다"고 답했다. 심은경은 "그러면 회는?"이라고 물었고, 유재석은 "회도 먹는데 회도 좀 다르다. 어떨 때는 먹고 어떨 때는 안 먹는다"고 털어놨다. 이에 이이경은 "굉장히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폭로했다. 마츠시게 역시 날생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초밥은 먹는다"는 유재석에 "이상한 편식가네요"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재석은 "마츠시게상이 나에대해 오해하시겠네. 마츠시게사이 나를 까다로운 사람으로 알것"이라고 걱정했다. 마츠시게는 "이건(과메기는) 괜찮다는거죠? 주변사람들이 좀 힘들겠다"고 했고, 이이경은 "그래서 친구 없다. 가족도 절레절레"라고 질색하며 손사레 쳤다. 이를 들은 유재석은 "얘가 나를 욕쟁이로 만든다"고 발끈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재석은 "아까 마츠시게상이 음식 너무 맛있게 드셔서 어쩜 그렇게 맛있게 드시냐"고 물었고, 마츠시게는 "결국 제일 맛있게 먹을수있는 상태는 배고플때 아니냐. 촬영 전날 저녁을 안먹고 스태프들이 점심 먹을때도 저는 구경만 한다. 정말 배고플때 한 숟가락 뜨는 것"이라며 "리얼이다. 실제 있는 가게고 음식도 진짜고. 드라마 장르라고는 하지만 다큐멘터리적인 성격도 있다. 다큐멘터리 드라마라고 생각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재석이 "음식을 평소에도 많이 드시는편이냐"고 묻자 "평소엔 많이 안먹고 소식한다. 근데 촬영할때 잔뜩 먹기는 하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먹는 양이 적다. 촬영 기간중에 오히려 살이 빠진다. 배우라서 다른일 할때 체중 변화가 있으면 안도지 않나. 체중을 유지하려고 제 몸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다만 "촬영 끝나고 집에서 걸어가신다고 얘기들었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제 차로 촬영장에 왔다갔다한다. 저는 직접 운전한다. 오히려 누가 있으면 신경쓰인다. 제 차안에서 대사 외우거나 촬영에 대해 혼자 반성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차로 이동할때 가능하지 않나. 직접 운전하는건 스트레스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개봉을 앞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감독 각본 배우까지 다했다는 마츠시게는 "모니터를 하려고 매우 빠른 스피드로 왔다갔다했다. '체크하겠다' 하고 확인하고 그런식으로 지휘했다. 힘들어도 즐거웠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이후 네 사람은 남대문 시장에 있는 꼬리곰탕 집을 찾았다. 이이경은 "마츠시게상 혹시 유재석 잘 아냐"고 물었고, 마츠시게는 "알고 있다. 일본 아주 유명한 개그맨 아카시야 산마가 있다. 한국에서 산마 레벨 정도가 유재석씨"라고 말했다. 이이경은 "대상 20개다"라고 대리 자랑했고, 마츠시게는 "아까보니까 유재석씨 인기가 정말 많더라"라고 전했다. 유재석은 "마츠시게상이 일본에서 유명한 국민배우시지 않냐"고 받아쳤고, 마츠시게는 "국민배우 아니다. 의외로 한국에서 더 많은 분들이 알아보셔서 놀랐다"며 "저보다 은경씨가 일본에서 더 유명하다. 유명한 영화상을 받았다. 주연 배우상 아무나 받는게 아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꼬리곰탕을 먹던 중 마츠시게는 "이런 종류 음식들을 먹을 때는 다들 조용해진다. 방송이 되냐"고 물었고, 이이경은 "마츠시게상이 나와서 그것만으로 분량이 된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마츠시게상하고 같은자리에서 밥먹는게 너무 큰 행복이다. 감사하다"라고 말했고, 마츠시게는 "저야말로 맛있는 가게 소개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런가게 혼자서는 절대 못 찾았을거다"라고 인사했다. 그러자 유재석은 "나중에 찾기 쉬우실게 여기 앞에 사장님이 '심은경, 마츠시게 다녀간집'이라고 붙여놓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재석은 마츠시게에게 추천하는 일본 요리를 물었고, 마츠시게는 "날 것을 싫어한다고 했으니까"라고 고민했다. 그러자 유재석은 "내가 아예 안 드시는 줄 안다. 네가 극단적으로 얘기해서"라고 이이경을 타박하며 "완전 선호하진 않지만 먹는다"고 재차 해명했다. 이에 마츠시게는 장어요리를 추천했고, 유재석은 "저도 장어 좋아한다"고 밝혔다. 또 유재석은 "형님이랑 많이 친해졌으니까 맛집 하나 공유해달라. 많이 모르지만 마츠시게상이 가시는 맛집"을 질문했고, 난색을 표하던 마츠시게는 "오코노미야키 아냐. 오코노미야키라고 하면 간사이 지역인데 작년에 처음 가본 가게인데 그렇게 맛있는 오코노미야키 가게 없다. 사카이 지역에 있는 가게"라며 "사카이의 오코노미야키라는건 방송에 나가도 딘다. 가게 이름은 나중에 몰래 알려드리겠다. 정말 작은 가게다. 그렇게 맛있는 오코노미야키 먹어본적 없다 소스 맛이 입안에 남는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그는 "일본에 오시면 안내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이경은 "저희 진짜 기다려요"라고 재차 물었고, 유재석도 "진짜 한번 가겠다"이라고 말했다. 이이경은 "이사람은 모르겠는데 전 진짜 간다. 형님은 바쁘지 않냐"고 말했고, 유재석은 "내가 마츠시게상하고 친분을 쌓고 있잖아. 내가 얼마나 팬인데"라고 티격태격거려 웃음을 자아냈다. 마츠시게는 "오코노미야키라면 언제든 사드리겠다"며 "꼭 와달라"고 말했다. 유재석은 "오늘 이후로 마츠시게상하고 많이 친해졌으니까 나중에 다른분들한테 친하다고 말해도 되냐"고 조심스레 물었고, 마츠시게는 "물론이다"라고 화답했다. 유재석은 "우리 진짜 마츠시게상 만나러 한번 가자. 진짜 한번 가겠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OSEN DB, MBC 김나연([email protected])

2025-02-22

21개국 언어장벽 걱정없다…경주 APEC 기발한 '투명 창' [르포]

일본어로 근처 편의점이 어디 있는지 묻자 화면에 한국어로 번역된 문장이 떴고, 카운터에 앉은 직원이 한국어로 답변하면 일본어로 번역된 답변이 송출됐다. ━ 21개국서 모이는 SOM1 준비 한창 이들 기기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고위관리회의(SOM1)에 대비해 설치됐다. APEC 정상회의에는 21개 회원국에서 온 방문자들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해 실시간 통번역이 필수적이다. 이 기기는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종합 안내 서비스를 할 수 있어 언어장벽을 뛰어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24일부터 진행되는 SOM1은 APEC 정상회의에서 다룰 의제 등을 논의하는 첫 대규모 사전회의다. 각국 대표단 등 2000여 명이 참가해 총 28개 회의체에서 100여 차례 회의를 진행한다. 경북도와 경주시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자리다. 그런 만큼 경북도와 경주시는 SOM1 개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각국 대표단이 회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회의실 인프라 구축부터 수송·숙박·의료 등 지원 준비에 신경을 쓰고 있다. 회의장 구조와 편의시설, 이벤트 안내뿐만 아니라 경주의 주요 관광지, 문화유산, 식당, 교통정보 등을 모두 학습한 AI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 키오스크를 설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 회의장 바깥엔 투명 에어돔 설치 실제 SOM1 개최를 사흘 앞둔 21일 한국적인 전통미를 부각한 인테리어로 HICO 안팎이 꾸며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야외전시장에는 각종 공연과 행사가 열릴 투명 에어돔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SOM1 기간 동안 투명 에어돔 안에서 한복패션쇼, 태권도 시범, 서커스, 하회별신굿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오징어게임을 모티프로 한 전통놀이 체험도 진행된다. HICO 내 회의장 안에도 국제회의에 적합한 최고 수준으로 영상 프로젝터를 설치했다. APEC은 문서 없는 회의를 표방하고 있어 회의장에서 직접 송출되는 회의자료 화상도가 중요하다. 대표단이 입국한 뒤 SOM1 행사장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계획도 꼼꼼히 수립했다. 입출국을 위한 수송거점을 김해공항과 경주역으로 지정했다. 수송거점에서 숙소와 행사장이 있는 보문관광단지를 오가는 차량을 매일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운행한다. 주요 행사들이 이뤄질 HICO 안에는 의무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영어가 능통한 의사 1명과 간호사 1명이 상주한다. 응급환자 이송을 위한 구급차를 2대도 대기할 계획이다. 동국대경주병원, 포항성모병원, 울산대병원 등 10개 전담협력병원도 운영한다. ━ 의료·숙박·교통·관광 다방면 지원 회의뿐 아니라 대표단이 머물 숙소도 신경 썼다. 경주 APEC 준비지원단은 대표단을 위해 5개 호텔을 지정했다. 지정호텔에는 안내 인력, 자원봉사자들이 있는 전용 안내데스크를 설치해 통역, 교통 안내, 관광지 소개, 추천 식당 안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국 대표단이 회의장을 넘어 경주 곳곳을 탐방할 수 있는 관광코스 또한 운영된다. 석굴암·불국사를 둘러보는 세계문화유산 코스와 경주박물관·첨성대·대릉원을 잇는 역사유적 월성지구 코스, 첨성대·월정교·동궁과 월지를 잇는 신라의 달밤 코스, 자연생태 코스, 산업투어 코스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정상회의의 포문을 열 SOM1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 “대표단들이 경주에서 회의하고, 관광하고, 맛보고, 체험한 순간순간이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석([email protected])

2025-02-22

유재석, '고독한 미식가' 마츠시게에 '日 비밀맛집' 공유받았다..'찐친' 인증(놀뭐)[종합]

일본에서의 만남을 약속하며 한층 가까워진 관계를 보였다. 22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고독한 미식가' 마츠시게 유타카와 과메기, 꼬리곰탕을 먹는 유재석과 이이경, 심은경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유재석과 이이경은 과메기를 먹고싶다는 심은경을 따라 과메기 식당으로 이동했고, 그 곳에는 '고독한 미식가'에서 고로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츠시게 유타카가 기다리고 있었다. 심은경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인사 드렸었다"고 친분을 전했고, 깜짝 놀란 유재석은 "너무 반갑다. 아니 나 진짜 너무 팬인데. 고독한 미식가는 우리에게는.."이라며 팬심을 드러냈다. 유재석은 "과메기 먹고싶다고 하셔서 여기로 왔다"며 "드셔보신적 없죠?"라고 물었고, 마츠시게는 "이름도 처음 듣고 발음도 어렵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우리나라 분들도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하는데 못먹겠다는 분도 있다"고 설명했고, 심은경도 "비린내 난다고 느낄수도 있다. 냄새가 고약한것 까진 아니다. 아무튼 제 최애 음식이다"라고 전했다. 이후 과메기가 나왔고, 심은경은 시범삼아 먹는 방법을 알려줬다. 유재석은 "마츠시게상이 드시는 모습을 직접 볼수있다는게 너무 영광이다"라고 감격했고, 이이경도 "너무 맛있게 드신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오늘 처음뵀지만 굉장히 내적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제가 정말 한 일주일 전에 청국장 드신 편을 봤다. 그거 보고 제가 청국장 시켰다"고 거듭 팬심을 어필했다. 그는 "내가 마츠시게상하고 과메기를 같이 먹고 있네"라고 말했고, 이이경도 "고독한 미식가 한장면 같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유재석은 "이런얘기 어떨지 모르겠지만 마츠시게상이 저랑 조금 닮았다"고 조심스레 말했고, 마츠시게는 "안경 말씀이신거죠?"라고 되물었다. 유재석은 "안경이 아니고 좀 비슷한 느낌이 있다니까요? 모르시겠어요?"라며 "둘이서 뭐라도 해야겠네요"라는 말에 "좋다 고독한 미식가 고독한 편식가"라고 받아쳤다. 그는 "뭘 못드시냐"는 질문에 "굳이 딱 또 찝으면 못먹는건 없는데"라고 고민했고, 이 과정에 이이경은 "생선류를 그렇게 안좋아하지 않냐"라며 "굉장히 까다로운 사람이다"라고 음해했다. 마츠시게도 유재석의 입맛을 듣고 "이상한 편식가네요"라고 의아해 했고, 유재석은 "마츠시게상이 나에대해 오해하시겠네. 마츠시게사이 나를 까다로운 사람으로 알것"이라고 걱정했다. 마츠시게는 "이건 괜찮다는거죠? 주변사람들이 좀 힘들겠다"고 했고, 이이경은 "그래서 친구 없다. 가족도 절레절레"라고 말해 유재석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유재석은 "아까 마츠시게상이 음식 너무 맛있게 드셔서 어쩜 그렇게 맛있게 드시냐"고 물었고, 마츠시게는 "결국 제일 맛있게 먹을수있는 상태는 배고플때 아니냐. 촬영 전날 저녁을 안먹고 스태프들이 점심 먹을때도 저는 구경만 한다. 정말 배고플때 한 숟가락 뜨는 것"이라며 "리얼이다. 실제 있는 가게고 음식도 진짜고. 드라마 장르라고는 하지만 다큐멘터리적인 성격도 있다. 다큐멘터리 드라마라고 생각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식을 평소에도 많이 드시는편이냐"는 질문에는 "평소엔 많이 안먹고 소식한다. 근데 촬영할때 잔뜩 먹기는 하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먹는 양이 적다. 촬영 기간중에 오히려 살이 빠진다. 배우라서 다른일 할때 체중 변화가 있으면 안도지 않나. 체중을 유지하려고 제 몸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다만 "촬영 끝나고 집에서 걸어가신다고 얘기들었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제 차로 촬영장에 왔다갔다한다. 저는 직접 운전한다. 오히려 누가 있으면 신경쓰인다. 제 차안에서 대사 외우거나 촬영에 대해 혼자 반성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차로 이동할때 가능하지 않나. 직접 운전하는건 스트레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는 감독 각본 배우까지 다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마츠시게는 "모니터를 하려고 매우 빠른 스피드로 왔다갔다하단다. 체크하겠다 하고 그런식으로 지휘했다. 힘들어도 즐거웠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과메기를 먹은 뒤 네 사람은 남대문 시장에 있는 꼬리곰탕 집을 찾았다. 이이경은 "마츠시게상 혹시 유재석 잘 아냐"고 물었고, 마츠시게는 "알고 있다. 일본 아주 유명한 개그맨 아카시야 산마가 있다. 한국에서 산마 레벨 정도가 유재석씨"라고 말했다. 이이경은 "대상 20개다"라고 대리 자랑했고, 마츠시게는 "아까보니까 유재석씨 인기가 정말 많더라"라면서도 "마츠시게상이 일본에서 유명한 국민배우시지 않냐"는 말에는 "국민배우 아니다. 의외로 한국에서 더 많은 분들이 알아보셔서 놀랐다. 저보다 은경씨가 일본에서 더 유명하다. 유명한 영화상을 받았다. 주연 배우상 아무나 받는게 아니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꼬리곰탕을 먹으며 마츠시게는 "이런 종류 음식들을 먹을 때는 다들 조용해진다. 방송이 되냐"고 물었고, 이이경은 "마츠시게상이 나와서 그것만으로 분량이 된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마츠시게상하고 같은자리에서 밥먹는게 너무 큰 행복이다. 감사하다"라고 말했고, 마츠시게는 "저야말로 맛있는 가게 소개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런가게 혼자서는 절대 못 찾았을거다"라고 인사했다. 그러자 유재석은 "나중에 찾기 쉬우실게 여기 앞에 사장님이 '심은경, 마츠시게 다녀간집'이라고 붙여놓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츠시게는 제일 좋아하는 요리가 중화요리라며 "젊을때 라멘가게에서 일했다. 라멘 가게서 일해서 지금까지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건 교자(만두)다. 집에서 스스로 만든다. 교자 만드는 날에는 교자만 먹는다"고 말했다. 또 추천하고 싶은 일본 요리는 장어요리라고. 이어 스키야키를 추천하는 심은경에게 "스키야키나 샤브샤브는 가게에서 돈 내고 사먹으면 바보같은 짓이라 생각한다. 지에서 만들수 있으니까. 집에서 만드는 법 알려주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유재석은 "형님이랑 많이 친해졌으니까 맛집 하나 공유해달라. 많이 모르지만 마츠시게상이 가시는 맛집"을 질문했고, 마츠시게는 "오코노미야키 아냐. 오코노미야키라고 하면 간사이 지역인데 작년에 처음 가본 가게인데 그렇게 맛있는 오코노미야키 가게 없다. 사카이 지역에 있는 가게"라며 "사카이의 오코노미야키라는건 방송에 나가도 딘다. 가게 이름은 나중에 몰래 알려드리겠다. 정말 작은 가게다. 그렇게 맛있는 오코노미야키 먹어본적 없다 소스 맛이 입안에 남는다"고 극찬했다. 이어 그는 입맛을 다시는 유재석을 향해 "일본에 오시면 안내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이경은 "저희 진짜 기다려요"라고 재차 물었다. 유재석도 "진짜 나중에(갈 것)"이라고 말했고, 마츠시게는 "별로 비싼 요리도 아니니까"라고 말했다. 이이경은 "이사람은 모르겠는데 전 진짜 간다"고 거듭 강조했고, 마츠시게는 "오코노미야키라면 언제든 사드리겠다"며 "꼭 와달라"고 말했다. 유재석은 "오늘 이후로 마츠시게상하고 많이 친해졌으니까 나중에 다른분들한테 친하다고 말해도 되냐"고 조심스레 물었고, 마츠시게는 "물론이다"라고 화답했다. 유재석은 "우리 진짜 마츠시게상 만나러 한번 가자. 진짜 한번 가겠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마츠시게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를 기다리는 팬들을 향해 "고독한 미식가라는 방송을 한국에서도 많이 좋아해주셔서 기뻤다. 영화버전이 나오는데 '고독한 미식가'를 굳이 영화로? 란 생각하셨던 분들까지도 보길 잘했다고 생각할수 있게 영화를 보면서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인삿말을 전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MBC 김나연([email protected])

2025-02-22

맛집, 딱 기다려…미쉐린이 꼽은 서울·부산 '가성비 맛집' 44곳

일본 5000엔이다. 스타를 받은 식당이 가격을 비롯해 여러 모로 특별한 날 맘먹고 가야할 곳으로 여겨진다면 빕 구르망 식당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서 미식가들 사이에선 본편보다 더 인기가 좋다. 빕 구르망 리스트만 골라 찾아다니며 도장 깨기(차례로 도전해 정복한다는 뜻)를 즐기는 이들도 있다. 올해의 빕 구르망 리스트에는 서울 58곳, 부산 19곳을 포함해 총 77곳의 식당이 선정됐다. 특히 서울 10곳, 부산 4곳이 새롭게 포함돼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서울 지역 신규 선정 식당은 곰탕랩(대표음식 곰탕), 능동미나리(곰탕), 니시무라멘(라멘), 면서울(들기름면), 미필담(이북식 손만둣국), 서교난면방(구엄닭 난면), 서령(메밀면), 알트에이(비건 중식), 옥돌현옥(평양냉면), 유한(타이 비스트로) 10곳이다. 부산 지역에선 백일평냉(평양냉면), 비비재(비빔밥), 정짓간(돼지국밥), 한월관(곰탕) 4곳이 새로 선정됐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올해 빕 구르망 리스트에선 전통 한식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면서 “새롭게 추가된 14곳의 식당은 오랜 시간 불 위에서 깊은 맛을 완성한 국물 요리, 전통 방식을 고수한 이북식 만두, 혁신적인 감각의 비건 다이닝까지 한국 미식 문화의 확장과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정민([email protected])

2025-02-22

유재석X'고독한 미식가' 마츠시게 유타카, 합동예능 나오나.."뭐라도 같이해야"(놀뭐)

곳에 기다리던 마츠시게 유타카와 만났다. 반갑게 인사한 유재석은 "아니 마츠시게 유타카.. 고로상!"이라며 얼떨떨한 모습을 보였다. 이이경도 당황하며 "아시는분이냐"고 물었고, 심은경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인사 드렸었다"고 인연을 전했다. 유재석은 "너무 반갑다. 아니 나 진짜 너무 팬인데. 고독한 미식가는 우리에게는.."이라며 연신 팬심을 드러냈다. 그는 "과메기 먹고싶다고 하셔서 여기로 왔다"며 "드셔보신적 없죠?"라고 물었고, 마츠시게는 "과메가 이름도 처음 듣고 발음도 어렵다"고 답했다. 이이경은 "한국 전통 젤리라 생각하면 될것 같다"고 말했지만, 심은경은 "젤리는 아니다"라고 손사레 쳤다. 이윽고 과메기가 나오고, 심은경은 시범삼아 과메기 쌈을 먹는 법을 보여줬다. 유재석은 "마츠시게상이 드시는 모습을 직접 볼수있다는게 너무 영광이다"라며 "오늘 처음 뵀지만 굉장히 내적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제가 정말 한 일주일 전에 청국장 드신 편을 봤다. 그거 보다가 제가 청국장 시켰다"고 말했다. 마츠시게는 "맛있어서 집에서 만들어먹고싶을 정도였다"며 과메기를 먹더니 "전혀 비리지 않다. 맛있다"고 감탄했다. 유재석은 "내가 마츠시게상하고 과메기를 같이 먹고 있네"라고 말했고, 이이경도 "고독한 미식가 한장면 같다"고 전했다. 이어 마츠시게는 "술이랑 같이 먹기도 하냐"고 물었고, 유재석은 "그러기도 한다. 마츠시게상이 막걸리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마츠시게는 "예전에 한국 왔을때 생막걸리가 너무 맛있더라. 너무 맛있었는데 일본에 못 가져간다고 들었다. 그게 좀 유감이다"라고 아쉬워했다. 특히 유재석은 식사를 하던 중 "이런얘기 어떨지 모르겠지만 마츠시게상이 저랑 조금 닮았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마츠시게는 "안경 말씀이신거죠?"라고 물었고, 유재석은 "안경이 아니고 좀 비슷한 느낌이 있다니까요? 모르시겠어요?"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마츠시게는 "둘이서 뭐라도 해야겠네요"라고 말했고, 유재석은 "좋다"며 "고독한 미식가 고독한 편식가"라고 제안해 웃음을 안겼다. /[email protected] [사진] MBC 김나연([email protected])

2025-02-22

트레이드 이적생 미쳤다! 생일날 3타점 싹쓸이 쐐기타…두산, 세이부 1군 5-4 제압 '연습경기 첫 승' [오!쎈 미야자키]

일본), 이후광 기자] 이승엽호가 추재현, 이유찬 등 젊은 미래 자원들의 장타를 앞세워 일본 프로팀을 꺾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2일 일본 미야자키현 니치난시 난고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와 스프링캠프 두 번째 평가전에서 5-4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1차 평가전에서 일본 실업야구팀에 1-8로 완패한 두산은 정수빈(중견수) 김재환(지명타자) 강승호(3루수) 제이크 케이브(우익수) 오명진(2루수) 추재현(좌익수) 박지훈(1루수) 류현준(포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두산은 3회말 선취점을 내줬다. 선발 잭 로그에 이어 올라온 최원준이 선두타자 스미타니 상대로 좌월 선제 솔로홈런을 헌납한 것. 야속하게도 좌측으로 강한 바람이 불며 타구가 담장 너머로 뻗어나갔다. 5회까지 무안타로 묶인 두산 타선이 6회초 힘을 냈다. 시작은 선두타자 류현준의 2루수 실책 출루였다. 이어 이유찬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좌월 투런포로 경기를 뒤집었다. 결승타를 친 순간이었다. 두산은 멈추지 않았다. 양의지가 볼넷, 전다민이 좌측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2루타, 오명진이 볼넷으로 2사 만루 밥상을 차렸고, 생일을 맞이한 '트레이드 이적생' 추재현이 등장해 좌측 워닝트랙으로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때려냈다.  두산 마운드는 김호준이 올라온 7회말 흔들렸다. 3루수 여동건의 실책과 1루주자의 2루 도루로 2사 2루에 처한 상황. 이어 1루수 임종성이 마운드에 높이 뜬 타구를 바람 여파로 잡지 못했고, 그 사이 2루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후 1루주자가 런다운 상황을 딛고 다시 2루로 향한 가운데 김호준이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8회말에는 홍건희가 2루타와 진루타로 처한 2사 3루 위기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헌납, 1점차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두산은 5-4로 앞선 9회말 마무리 김택연을 올려 리드를 지켜냈다. 선두타자 몬텔을 만나 허를 찌르는 번트안타를 내눴지만, 포수 박민준의 도루 저지로 주자가 지워졌고, 안정을 찾은 김택연은 2사 1루에서 타키자와를 1루수 땅볼 처리, 경기를 끝냈다.  두산 마운드는 선발 잭 로그(2이닝 무실점)를 시작으로 최원준(2이닝 1실점), 박치국(1이닝 무실점), 이영하(1이닝 무실점), 김호준(1이닝 2실점 1자책), 홍건희(1이닝 1실점), 김택연(1이닝 무실점) 순으로 뒤를 지켰다. 새 외국인투수 잭 로그는 최고 구속 148km의 직구 아래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곁들였다.  경기 MVP는 역전 결승홈런의 주인공 이유찬이 차지했다. 추재현이 우수타자, 잭로그, 박치국이 우수투수로 선정됐고, 포수 박민준은 허슬플레이상을 수상했다.  두산은 당초 MVP, 우수투수, 우수타자만 선정했으나 올해부터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머리를 맞대 '허슬플레이상'을 추가했다. 스프링캠프부터 몸을 사리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두산 베어스의 상징인 '허슬'을 보여주는 선수에게 시상하는 항목이다. 두산은 23일 하루 휴식 후 24일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과 3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email protected] 이후광([email protected])

2025-02-22

'팝업 천국' 성수동 지겹다면…요즘 뜨는 그 옆 골목 [비크닉]

곳들을 살펴보면 어김없이 이곳, 성수가 등장합니다. 한때 수제화 공장과 공업사, 인쇄소가 즐비했던 동네였지만 이제는 젊은이들로 가득 찬 ‘힙(hip)’한 동네로 변모하며 가장 주목받는 트렌드의 중심지가 됐어요. 부동산 전망도 좋아 ‘제2의 강남’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요즘, 성수동은 또 다른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팝업스토어보다는 플래그십스토어가 뜨고, 옆으로 옆으로 상권이 확장하는 식으로요. 이번 비크닉에서는 성수동 상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살펴봤어요. ‘서울 대표 공업 지역’이 국내외 2030 핫플로 행정구역상 성수동은 서울숲부터 뚝섬·송정동·성수역까지 다소 광범위한 지역을 칭하지만, 핵심 구역은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인근 ‘연무장길’이에요. SNS 인증샷 성지로 MZ세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골목이죠. 지난해 9월 영국 여행 잡지 ‘타임아웃’이 성수동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38곳’ 중 4위에 선정하는데 연무장길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곳은 준공업지역이었어요. 그러다 지난 2012년, 젊은 예술가와 비영리단체, 사회적 기업이 잇달아 둥지를 틀면서 연무장길을 중심으로 빈 공장과 창고에서는 각종 전시회와 패션쇼가 열렸어요. 서울숲길의 낡은 주택들도 개성 강한 식당과 카페,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갤러리 등으로 바뀌었고요. 최근 2~3년 사이엔 공장이나 창고는 대부분 사라지고 팝업스토어와 편집숍, 플래그십스토어가 대거 모인 공간으로 변했어요. 한국 관광객들이 ‘서울 관광 필수 코스’에 성수동을 넣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됐어요. 지난해 1월~4월 성수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21만명. 2019년 동기 대비 5배나 뛰었습니다(한국관광공사데이터랩). 올해는 무신사·마뗑킴 등 성수동 K-패션 스토어에 방문한 외국인 비율이 평균 50%가 훌쩍 넘는데, 특히 일본·중국·대만 등 아시아권 2030 여성들이 체형 상 한국 의류가 잘 맞아 지갑을 연대요(각 사 집계). 성수의 핵심, ‘연무장길’의 시작 동네가 뜨면서 연무장길이라는 명칭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게 됐어요. 성수역에서 뚝섬역 방향으로 뻗어가는 골목을 '서연무장길'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죠. 지난 2022년 럭셔리 브랜드 디올이 대규모 매장 ‘디올 성수’를 낸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어요. 디올 성수는 허름한 골목과는 다르게 고풍스럽고 화려한 유리 온실을 연상시키는 외관으로 단숨에 인증샷 명소가 됐죠. 화제성을 끌어오더니, 기존 공장 건축물의 골조를 그대로 노출하거나 깨어진 콘크리트를 그대로 방치한 채 카페와 식당으로 재탄생한 곳이 주변에 들어섰어요. 최근까지도 굵직한 브랜드가 서연무장길에 문을 두드려요. 지난해 10월 국내 최대 규모 ‘뉴발란스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올해 1월 ‘프라다 뷰티’까지 둥지를 틀었어요. 서연무장길은 팝업스토어를 위한 단기 임대형 공간이 주를 이뤄요. 이색 경험과 SNS 공유를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 수요 확보 위한 ‘팝업 마케팅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열린 총 1431개 팝업스토어 중 지역별 팝업스토어 오픈 비중은 성동구(성수)가 28.53%로 1위를 차지했어요. 더현대, IFC몰 등 '제2의 팝업 성지’로 불리는 영등포구가 13.92%로 2위를 차지한 것을 고려하면 격차를 보입니다(스위트스팟, ‘2024 팝업스토어 트렌드 총결산’). 서연무장길 공간 특성상 통창으로 된 외관, 컨테이너형 건물 등이 많기 때문에 판매형·체험형 팝업스토어가 주를 이룬다는 점도 특징이에요. 지난해 열린 팝업스토어 사례는 판매형(49.27%), 체험형(34.95%), 전시형(15.78%) 순으로 많았어요. 무신사 등 패션 브랜드가 쇼룸 형태로 공간을 활용했고, 농심, 선양소주 등 F&B 브랜드는 체험형 팝업을 통해 직관적으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테마 및 포토존 구성했어요. 상권이 ‘동연무장길’로 뻗어가는 이유 서연무장길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최근에는 ‘동연무장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어요. 성수역을 기준으로 서울숲·뚝섬과 반대되는 건국대 방향 쪽이에요. 이 골목은 채워지는 콘텐트도 차이가 나요. 팝업이 잦은 서연무장길과 달리 통임대가 가능한 건물이 있다 보니 국내외 패션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의 입점 문의가 이어지고 있대요. 브랜드 콘셉트와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주려면 아무래도 넓은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임대료도 서연무장길보다 저렴한 편에 속하고요. 실제 지난해 5월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키스’와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맞은 한섬에 이어, 해외 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패션 브랜드 ‘브랜디멜빌’이 첫 국내 매장을 동연무장길에 선보였어요. 2030에 인기 있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밀로 아카이브’도 이달 이곳에 안착했고요. 다음 달엔 ‘999 휴머니티’에 이어 ‘로우 클래식’ 등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의 매장도 이웃이 될 예정입니다. 이런 동연무장길 확장에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도 있어요.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저서『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에서 “무신사가 성수동을 중심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이 문화적 도시 재생과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했어요. 실제로 무신사는 동연무장길이 주목받기 이전인 2022년, 아예 본사 위치를 강남에서 성수로 옮긴 데 이어, 오피스·오프라인 매장 및 입점 브랜드의 팝업을 지원하는 복합 문화공간 운영을 늘려왔어요. ‘젠트리피케이션’ 가속화…앞으로의 성수동은 앞으로 성수동은 어떻게 변할까요. 이제는 패션·뷰티처럼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이 아니라도 성수에 둥지를 트는 일이 생겨요. 게임회사 크래프톤의 신사옥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 호재로 작용하면서 임대료는 꾸준히 상승할 전망이에요. 당연히 오랜 기간 터를 지켜온 이들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지속하고 있죠. 선종필 뉴스상가레이다 대표는 “성수동이 자칫하면 가로수길과 홍대입구, 합정동 상권이 될 수 있다”며 “미개발지 공사가 진행 중이고 낙후된 건물이 탈바꿈하는 등 개발이익으로 전망이 좋지만, 확장세가 더뎌질 수 있다”고 전망했어요. 또 일부 브랜드 사이에서 높아진 임대료를 피해 성수를 벗어나 팝업을 여는 시도도 포착되고 있어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많이 몰리는 성수에서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되기보단, 자신들의 제품과 타깃 고객의 성향에 맞는 곳에서 ‘온리원(only one)’이 되고자 하는 움직임이죠. 선 대표는 “성수동 성장이 정체되면 팝업으로 성수에서 마케팅을 펼치던 기업들도 대책을 모색할 수 있고, 팝업용 단기 임대 수요가 끊겨 급속도로 공실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어요. 김세린([email protected])

2025-02-21

"산림재난방지법 제정으로 산불·산사태·병해충 통합 대응 시스템 구축" [월간중앙]

곳에서도 나지만, 입산자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꽤 많다. 주로 연휴 기간에 많이 발생한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고 설 연휴가 있어서 산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앞당겼다. 산불조심기간을 설정하면 감시 체계 운용이나 입산자 통제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마침 설 연휴 기간 눈비가 지역적으로 많이 내려서 산불은 크게 나지 않았다.” Q : 기후 이상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어 산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A :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예방 활동을 강화해 사고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두 번째는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해가 크지 않게 조기 진화하는 시스템이다. 그다음은 산불 이후 복원하는 과정에서 산불에 강한 숲으로 가는 것이다. 이렇게 3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Q : 예방은 홍보의 영역과 포개진다. A : “언론을 통한 홍보, 법령 개정을 통한 산불 관련 처벌 규정 강화, ICT 등 과학기술을 도입해 인공지능으로 산불을 감시하는 CCTV, 드론 등이 예방 단계에 해당한다. 또 시골 어르신들이 영농부산물을 태우다가 발생하는 소각산불이 많기 때문에, 파쇄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파쇄된 영농부산물은 지력 활성화에 기여함과 동시에 산불 예방 기능도 한다.” Q : 산불 헬기나 진화 차량의 가격이 매우 비싸서 공수가 쉽지 않은 여건이라고 알고 있다. 어떻게 보강할 방침인가? A : “대한민국은 임도(林道)가 부족해서 산불 진화에 가장 효율적인 자원이 헬리콥터다. 지금은 러시아산 헬기가 산림청에 가장 많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장비와 부품 수입이 어려워져서 향후 진화 헬기의 다변화 및 국산화가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헬기를 무작정 늘릴 순 없기 때문에 일정 부분 외국의 진화 헬기를 임차하는 방법이 있다.” Q : 헬기를 늘리지 않고도 헬리콥터 숫자를 늘리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방편이 있다고 들었다. A : “담수지(헬기가 물을 뜰 수 있는 수원지)와의 거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상습 산불 피해지 근처에 이동식 저수조를 도입하면, 최대 헬기 4대를 운영하는 효과가 있다. 또 저수조는 1000만원 이하로 가격이 저렴하다. 디지털 도면에 헬기가 활용 가능한 전국의 담수지, 담수화 가능 지역을 GPS로 기록해 놓으면, 산불 발생 시 헬기 조종사에게 가장 가까운 담수지 정보를 줄 수 있다. 거의 100% 정보화시켜 놓고 있다.” Q : 임도의 중요성에 비해 산림을 훼손하다는 선입견이 워낙 견고하다. 어디서부터 교정해야 할까? A : “산불 진화뿐 아니라 목재 생산, 산악자전거, 숲길, 레크리에이션 등 산림 관리에 임도는 필수적이다. 산에 길이 있어야 경제적이든 공익적이든 활용할 수 있다. 단적으로 국내의 임도 밀도는 일본, 오스트리아, 독일 등 산림 선진국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임업·산림 선진국은 임도와 관련해 환경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는 나무 베는 것을 싫어하고, 임도내는 것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우리는 벌목을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하는데,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다. 오스트리아, 캐나다, 뉴질랜드, 스위스는 청정국가임과 동시에 목재 수출국이다. 우리는 녹화(綠化)에 성공한 지 이제 50년 정도 돼 가는데, 목재 수확기를 거친 경험이 없어서인지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Q : 이번 LA 산불을 보니 미국도 대형 산불 앞에서는 재간이 없다는 실감이 나더라.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대재앙급 산불의 우려는 없나? A :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LA 산불로 산림 2만2000헥타르 이상이 소실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 발생한 삼척·울진 산불이 가장 컸다. 당시 1만6000헥타르가 불탔다. 사실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산불 진화 역량이 좋다고 생각한다.” Q : 우리나라 진화 역량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A : “장비, 산악 지형에 대한 전문성, 지자체 산림과의 산림 이해도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산불 진화 파일럿들 대부분이 군에서 경력을 쌓은 베테랑들이다. 외국인들을 중앙재난상황실에 초대하면 다들 놀란다. 우리나라는 감시원들 모두가 GPS를 착용해서 그들이 어디에 있든 컨트롤할 수 있다. 헬기에서 찍은 영상을 앉아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한국의 산불 진화 역량” Q : 산림의 3대 재난 가운데 산불 외에도 산사태와 소나무재선충병과 관련해서도 우리나라의 대응이 세계 일류급인가? A : “매우 잘하는 편이다. 산사태도 국토 면적당 산림 피해를 따져보면 확실히 다른 나라들보다 잘한다. 특히 소나무재선충병을 제대로 관리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처음 국내로 유입돼 218만 그루의 피해를 낳았다. 지금은 100만 그루 정도이고, 적을 땐 30만 그루까지도 줄었다. 일본만 하더라도 이렇지 않다. 우리나라가 소나무를 중시하는 만큼 대처 역량을 갖추고 있다. 걸리면 무조건 죽기 때문에 발병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Q : 경북 울진의 600년 된 대왕소나무가 최근 고사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A : “울진 금강소나무림의 경우, 재선충보다 기후 변화로 인한 건조가 원인이었다. 소나무는 겨울에 내린 눈이 녹으면서 수분을 공급받는 수종이다. 그런데 겨울에 적설량이 적으면 봄철 수분 스트레스 때문에 고사하는 경우가 잦다.” Q : 임 청장 취임 후 산림청이 중점을 두고 법제화한 산림재난방지법에 대해 설명해달라. A : “과거에는 3대 재난인 산불·산사태·병해충 관련 인적·물적 자원을 개별적으로 운영했다. ‘봄철과 가을철에는 산불, 여름철에는 산사태, 겨울철에는 병해충’ 같은 식이었다. 담당 인적·물적 자원이 소규모였다. 그래서 이것을 연중 운영하는 시스템을 추진하려 한다. 산림 재난에 신속, 정확하게 전문성을 갖추고 대처하자는 취지에서 법안을 추진했다.” Q : 이 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지자체나 산하 기관과의 협업도 필요할 것 같다. A : “법을 만들 때 다른 중앙 부처와 협의했고, 지자체 의견도 수렴했다. 산불, 산사태, 병해충을 담당하던 공공기관도 하나로 통합될 것이다. 예산이 대폭 증가할 일은 없고, 현재 예산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Q : 산림청 내부적으로 산림재난방지법의 진척 상황은 어디까지 와 있나? A : “산불방지과, 산사태방지과, 산림병해충방제과가 이 법을 개별적으로 담당한다. 이 3과를 통제하는 국장급 지위가 재작년 산림재난통제관이라는 이름으로 신설됐다. 이 외에 24시간 산림 재난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중앙산림재난상황실이 있고, 이를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산림재난총괄과를 준비 중이다.” ━ “지자체장과의 공조 강화될 것” Q : 산림청장의 대피명령요청권도 법제화됐다. A : “지금까지는 산불이나 산사태가 발생하면 대피명령권자가 지자체장이었다.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기상 상황 정보 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래서 산림청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지자체장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도록 권고하는 법이 제정됐다. 형식적으로는 권고이지만, 대부분 산림청 권고를 따를 것이다. 인명 피해를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Q : 경제적 측면을 이야기해 보자. 우리나라는 목재 수입국이다. A : “데이터에 따르면 18%만 자급하고 나머지는 전부 수입한다. 자급률이 높아지지 않는 첫째 이유는 임도다.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니 너무 큰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둘째 이유는 과거 녹화 위주로 수종을 심어서 고부가가치로활용할 수 있는 수종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된 역사가 짧아서 노하우 축적이 선진국에 비해 약하다.” ━ ‘한목’과 ‘숲푸드’로 국산 산림 브랜드화 Q : 수출입 불균형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정책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A :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해선 탄소 배출을 많이 줄여야 한다. 목재를 많이 쓰는 것도 탄소 감축에 들어간다. 수입보다 국산재가 더 비싸지만, (국산재를 써야만) 탄소 감축 활동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서라도 국산재를 더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국산 목재 가공시설 현대화에 보조금을 늘리거나 융자를 장기 저금리로 하거나 목재 생산의 수요자와 생산자가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국가 차원에서 임도 인프라를 확대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방향 등 과거와 다른 패러다임으로 임하고 있다.” Q : 대국민 홍보 캠페인이 병행돼야 할 것 같은데. A : “나무는 ‘카본 뉴트럴(탄소 중립)’을 이루는 자원이기 때문에 나무를 많이 쓰면 화석 연료를 적게 쓰게 된다. 외국에서 수입하면 운반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자국에서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생산된 목재를 많이 써야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된다.” Q : 산림청의 국산 브랜드 ‘한목’은 잘 정착되고 있나? A : “고기는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해도 국산을 선호하는데, 아직 목재는 국산재와 수입재의 차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내가 캐나다에서 공부했는데, 종이 제품에 산림 인증을 받은 목재로 만들었다는 점을 거의 다 명시한다. 캐나다나 유럽 국가들은 비용이 좀더 들더라도 그런 제품을 쓰겠다는 인식이 강하다. 국산 목재의 품질은 무엇을 쓰더라도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는다.” Q : 산림청은 국산 먹거리 임산물 브랜드 ‘숲푸드’도 출시했다. A : “숲에서 생산되는 비목재 임산물에는 열매, 버섯류, 산채류 같은 식용도 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장점이 있는데 첫째, 약리성과 기능성이 뛰어나 건강에 좋다. 둘째, 임산물 생산이 잘 돼야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지역 소멸을 막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임산물은 농지처럼 숲을 베고 만든 것이 아니라 지구 환경에 이롭다. 숲을 그대로 둔 채 임산물을 채취하기 때문에 숲을 유지할 수 있다.” Q : 산림청장으로서 과업을 이루기 위해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 “산림 정책은 수확하기까지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다. 향후 100년을 보고 진행해야 한다. 당장 성과가 안 나오더라도 정책을 믿고 꾸준히 추진하는 신뢰가 필요하다. 산림청 직원들도 어떻게 국민에게 홍보하고 교육할지 꾸준히 고민해야 ‘문화’가 형성돼정책이 잘될 수 있다. 산림청은 법과 제도, 정책 등을 잘 만들어 국민과 임업인, 도시민과 산촌인,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행정서비스 기관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 김영준 월간중앙 취재팀장 [email protected]

2025-02-21

"尹 비상계엄 실패는 역사의 천명"…도올 김용옥이 본 그날 [월간중앙]

곳에서 소리라도 내려오는 줄 아는가. 천명은 곧 민심’이라고 했다.“ Q : 윤석열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선생은 “아무리 극우적인 사상을 갖고 있어도 대통령은 모든 걸 포용해서 말을 내비쳐도 점잖게 해야 한다”, “경제와 안보 위기 등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닌데 너무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실력이 없다”고 일갈했다. A : “대통령이라면 대통령답게 말하고 행동하며 정책을 짜야 한다. 그런데 인사부터 독립기념관장, 한국학중앙연구원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 위원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등에 앉히면 안 되는 친일 논란 인사들을 우선적으로 임명하더라. 여기서부터 이 정권의 미래는 없다고 느꼈다. 지금 독립기념관이 있는 천안시 목천읍이 내가 자라며 맨날 냇가에서 붕어 잡던 곳이다. 그리고 R&D 예산을 깎았다. 이는 민족의 미래를돌보지 않겠다는 이야기나 똑같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보면, 이 정권이 ‘막가파’로 가는 것의 시그널을 계엄 전부터 읽을 수 있었다.” Q : 이를 테면 무엇인가? A : “의료개혁은 의사들과 싸우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전 세계인이 우리나라 의료 체계에 대해 ”굉장히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상당히 사회주의적 정책인 캐나다보다도 훨씬 사회주의적 배려와 자본주의적 현실을 잘 배합해서 작동하게만들었다. 이를 이토록 무자비하게 바꾸려는 내면에는 ‘의료 체계를 흔들어 의사들의 특권을 공격하면 민심을 얻는다’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를 건드리면서 우리나라가 엄청 불안해졌다. 당장 의료 서비스를 못 받고 응급실이 안 돌아간다. 그 궁극적 배경에는 의료 체계를 사유화하려는 사람들의 조작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Q : 이제 와서 보면 윤 대통령의 정치적 협상력,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 자체에 관한 근본적 의구심이 든다. A : “계엄령으로 일거에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존재했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판타지 속에 사로잡혀 있었던 듯하다. 헌법재판소에 나와서 말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런 확신이 든다.” Q : 윤 대통령이 시종일관 강조한 ‘자유’와 도올 선생의 ‘자유’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존재하는 것 같다. A : “전혀 다르다. 원래 자유는 서구적 개념에서 출발했다. 서양 역사의 자유는 불합리한 종교적 억압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Freedom 자체가 Free+From, 즉 무언가로부터 벗어난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그 벗어난 상태를 어떻게 유지하느냐다. 그래서 나는 자유를 자율이라고 항상 이야기한다. 사실 정치에서 자유라는 것은 없다. 대통령이든 왕이든 자유로운 인간이 아니라, 국가 질서와 합치되는 자신의 삶을 자율적으로 컨트롤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 서양인들은 아직도 동양인의 자유가 자율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불경에서 가장 본질적인 장(章)이 율장이다. 스스로 자기를 규제하는 것이 해탈이자, 궁극적인 인간 세상의 목표다. 하지만 이 사람(윤 대통령)은 그런 것들을 모른 채 자유를 외친다. 과거 우리나라 친일파 세력이 항상 자유민주주의를 외쳤다. 그 자유가 얼마나 천박했겠나.” Q : 윤 대통령의 자유는 ‘시장의 자유’ 개념이 강한 것 아닌가? A : “그렇다. 시장의 자유 자체가 도덕을 무시한다. 프랑크푸르트학파(마르크스주의적 성격을 띤 사회이론가 집단을 지칭. 에리히 프롬, 발터 벤야민, 위르겐 하버마스 등을 포함)의 논의가 있었듯이 시장의 자유는 근대사회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이론이다.” ━ “헌법재판소 판결은 우리나라 헌법 상식에 속해” Q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윤석열의 검찰총장 임명을 후회한다”고 말하며 사과했다. A : “적시에 나온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문 전 대통령이 입만 닫고 있어선 안 되는 입장이었다. 아무도 문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을 때, 내가 소위 ‘문빠(문 전 대통령의 팬덤) 정치’에 관해 분노를 표출한 적은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임기 동안 문빠 소리 듣는 (내 편만 챙기는) 정치는 하지 않겠으니 (문빠들도) 자제해달라“고 했으면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가지 않을 수도 있었다. 다만 윤석열의 폭정에 문재인의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연결하면 안 된다. 나의 문재인 비판은 문 대통령 임기 초기에 문빠 같은 것에 의존해서 정치하면 안 된다는 얘기였지, 지금 윤석열의 문제와 연결하면 부당하다. 이것이 민주당의 분열로 흘러가면 안 된다. 역사는 정확하게 책임을 묻되, 그 책임은 어디까지나 문재인의 정치 역정에 있어서의 한도 내에서 이야기해야 한다.” Q : 대구에 5만 명이 넘는 탄핵 반대 집회 인원이 모였다고 한다. 여론이 양쪽으로 결집하는 모양새인데 정말로 탄핵이 될까? A : “심판 과정이 길어질수록 소위 우파들이 준동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현상이 많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혼란기에, 아무런 리더십이 없는 상황에서, 소위 보수우파가 결집해 사회적 세력을 형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명백히 보수와 진보혹은 좌와 우의 대결이 아니라 근원적으로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이다. 그리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모든 사태에 대한 판단은 국민의 상식에 달린 것이다.” ━ “이재명의 언행과 정책, 상궤를 벗어나는 것 없어” Q : 이 과정에서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공정성이나 권위마저 의심받고 있다. A : “나라가 아무리 흔들려도 우리나라의 법 질서, 법관들이 그렇게 유치한 사람들이 아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국민을 향해 발포를 명령하고, 국회의원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라’고 난동을 부린 사람을 다시 대통령에 앉혀서 국민이 그를 모시고 앞으로 몇 년을 살겠다? 이런 꿈을 꾸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목소리가 올라가며) 이미 윤석열은 끝난 존재다.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나머지들은 이 사태를 활용해 돈을 벌고, 국회의원 자리 한 번 더 하고, 정치적 역량을 얼마나 늘릴지 고민하는 부류들이다. 국민 다수가 윤석열을 지지하는 것처럼 착각하지 않아도 된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우리나라 헌법 상식에 속하는 문제다.” Q : 현재 정치권은 탄핵 인용을 전제로 조기 대선 셈법으로 분주하다. 특히 활로를 찾아야 할 보수 진영에선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A : “여기서 윤석열 정권 동안 그래도 비판적 견해를 낸 사람은 유승민과 이준석 두 명뿐이다. 하지만 이준석은 당 대표로서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장본인이니 원죄가 있다. 이를 해결 못 하면 국민에게 어필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은 일종의 부역자들이었지, 독자적 판단을 한 적이 없다. 단지 유승민 한 사람만 내가 보기에는 상식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Q : 하지만 유 전 의원이 보수 진영 단일 후보가 될 수 있을지. A : “지금 보수 세력에서 추구하는 것은 결국 ‘어떻게 이재명을 죽이느냐’다. 이재명이 (사법 리스크로) 허망하게 탈락하길 원하는 모양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에서 ‘이재명이 꼭 당선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함부로 낼 사람은 거의 없다. 단지다음 대통령은 윤석열같이 황당한 인간이 아닌, 정상적 판단력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이끌어주길 바랄 뿐이다. 이 사태에 대해 당당하게 자기 정견을 발표하고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 해야 한다.” Q :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사뭇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A : “박근혜 탄핵 때에는 거리를 둬서 당이 살았다. 지금은 이미 역사의 사형 선고가 내려진 윤석열의 꽁무니를 붙잡고 같이 가겠다는 것이다. ‘우파 세력이 확장돼 우리가 역사를 차지할 수 있겠다’는 이런 미치광이 같은 판단력을 가지고 어떻게 당을 이끌겠나. 너무 명백한 것을 명백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정치를 디테일하게 쫓아가면 상식을 잃는다. 변화가 오면 대세를 봐야 한다. 우리 역사를 믿어야 한다.” Q : 과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두고 “하늘이 내린 사람”이라고 평한 적이 있다. 또 〈상식〉에서 민주당의 총선 공천에 대해 “당원들의 결속력이 강화됐다”고 칭찬했다. A : “이 대표가 지난 대선 직전, 내 연구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 농촌이 죽어가는데 관심 갖는 이가 적어서 ‘농산어촌개벽대행진’을 진행했을 때였다. 이 대표가 여러 법률적 문제로 공판에 걸려서 정치 생명이 끝날지도 모르는 시기마다 기적적으로 정치를 계속할 수 있는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죽을 뻔한 사람이 대선에 뛸 수 있게 된 데 대해 ‘천명이다. 하늘이 내린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언론에서 ‘도올이 이재명을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나는 특정인을 지지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상가로서 모든 정치인에 대해 항상 비판적 시각을 유지한다. 비판 능력이 없으면 철학이 아니다. 다만 그 뒤로도 이재명을 세밀하게 관찰했다. 언행과 정책에 있어서 상궤를 벗어나는 것이 없었다. 그렇기에 총선과 계엄을 거쳐 여기(차기 대권 주자)까지 오게 된 것이다.” Q : 하지만 이재명 일극체제에서 ‘민주당에 민주가 없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A : “그 사람의 리더십으로 북두칠성처럼 빛나는 일극 체제라면 오히려 좋다고 본다. 언론계에서 자꾸 이재명을 짓누르기 위해 일극체제라고 하지만 그만큼 리더십이 확고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Q : 한국 정치가 갈수록 팬덤화·양극화·진영화하고 있다. 중도는 갈수록 협소해지고 있다. A : “〈중용〉 강의에서 말했지만, 중용은 일직선의 가운데가 아니다. 원판 접시를 돌리는 가장 가운데 점 같은 것이다. 좌파와 우파는 가짜다. 진짜는 진리와 비진리의 문제다.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다. 어떠한 경우에도 진보와 보수는 역사에 항상 존재해왔다. 공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니 보수와 진보가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을 기준으로 역사를 말해야 한다. 우파 집회에 몇만 명이 모였다고 해도, 상식적 환경을 만나면 결국 다 돌아간다. 자유시 참변도 이념 문제라기보다 소통이 안 돼서 생긴 비극이었다. 〈주역〉에서는 소통을 변통이라고 한다. 어떻게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며, 역사를 진리의 길로 나아가게 만들 수 있는지가 나의 관심사다.” ━ “개헌? 역사는 어차피 변한다” Q : 〈상식〉에서 ‘경상도 콘크리트 보수’를 다뤘다. 한국 정치에서 지역주의는 아주 오랜 갈등선이었다. A : “경상도를 콘크리트 보수처럼 행동하게 만든 역사적 환경 탓이다. 역사적 배후를 살펴보면, 사실 우리나라 주요 좌파들은 경상도에서 나왔다. 일제강점기 안동 지역 부자들이 99칸 집을 버리고 북간도, 서간도로 이주했다. 신흥무관학교도 세웠다. 1946년 대구항쟁은 여순항쟁과 연결된다. 4·19혁명을 촉발한 김주열 열사도 마산에서 순국했다. 동학도 사실 경상도 경주에서 시작해 동해안 쪽에서 형성됐다. 해월 최시형 선생도 포항 분이다. 포항에서 해월 기념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우리가 편견에서 벗어나게 되면 상식적 동지들을 얻을 수 있다.” Q : 정치학계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금이야말로 87년 체제를 종식하는 개헌 적기라고 주장한다. A : “서구 역사에서 만들어진 어떤 정치적 모델을 한국에 어떻게 적용시킬지 고민하는 한국 정치학의 풍토에 대해 나는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지금의 이 틀 안에서 10대 경제 대국이 됐고, 5위 군사 대국이 됐으며, 문화 최강국이 됐다. 이러한 체제를 바꾸라는 소란을 피울 필요가 있나 싶다. 대통령 4년 중임제가 우리 국민의 삶과 무슨 관계가 있나? 또 내각제 같은 제도적 대안으로 우리 민족의 살길이 확보되는 것도 아니다. 도덕적 상식 속에서 어떻게 훌륭한 리더십이 나와 새로운 사회의 모습이 만들어지느냐가 중요하다. 역사는 어차피 변한다. 거기에 맞춰 제도적인 개혁은 서서히 이뤄지는 것이다.” Q : 이제 글로벌 정세로 범위를 넓혀 보자. 미국은 MAGA(위대한 미국)를 모토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돌아왔다. 글로벌 질서의 근본적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A : “맹자는 ‘왜 리(利)를 말하는가. 인의(仁義)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미국이 실리 중심으로 간다면 전 세계가 자국의 이로움을 추구하고 인의를 저버리게 된다. 결국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지고 미국의 가치는 저하되는 것이다. 미국이 (소프트파워 등) 도덕적 우월성을 포기하면 남는 것은 군사력 하나다.” ━ “설마 중국이 추격할 줄 몰랐단 말인가?” Q : 미·중 패권전쟁이 격화하는 와중에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에도 무심할 수 없다. A : “중국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내가 중국에서 공부했고, 중국 친구가 많으니 ‘친중’이라고 하겠지만, 중국 숭배가 아니라 ‘중국이라는 함수는 우리가 항상 가지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윤석열은 무슨 깡다구인지 오자마자 중국과 러시아를 잘라버리면서 한·미·일 공조에 치중했는데 완전히 우리나라를 고사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우리는 강대국들과의 지정학적 포지션을 영원히 활용하며 살아야 하는 나라다. 누가 정권을 잡아도 좋은데, 남북문제를 해결하고 일본 세력을 어느 정도 누르며 가야 한다.” Q : 우리 안의 반중정서 이면에는 반도체·이차전지·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는 듯하다. A : “우리가 일본을 추격했듯 중국이 우리를 따라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동안 그들(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며 우리가 재미를 봤다. 하지만 앞으론 전략을 바꿔야 한다. 설마 추격할 줄도 모르고 기업을 했단 말인가?” Q : 중국식 전랑외교에 대한 거부반응도 있다. A : “내가 보기에 중국과 우리나라는 역사를 같이했기 때문에 그래도 설득과 소통이 가능 관계다. 일본하고는 그게 안 된다. 일본은 바다에 핵폐기물을 그냥 버리는 양심을 가진 나라다.” Q : 한국의 주력기업인 삼성전자만 해도 활력을 잃었고, 중국 정부의 보조금으로 무장한 반도체업체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A : “삼성전자가 AI 트렌드에서 소외된 것을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사회적으로 부정적 평판이 많다. 삼성이 조금 더 정신 차리고, 여태까지 쌓은 인적 자산이나 효율적 투자로 잘 헤쳐나가길 기원할 따름이다.” Q : 지난 대선 때 선생의 주역 점이 화제가 됐었다.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국운은 어디쯤 와 있는가? A : “주역은 점이 아니다. 주역은 개인의 운명을 다루지 않는다. 국가 사태, 사회적 운명에 대해 거북이라는 영물을 가지고 했다. 다만 주역은 길흉에 관해 분명히 이야기한다. ‘여민(與民)’, 백성과 더불어 환란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흉운을 피하고 길운으로 간다는 것은 빨리 윤석열을 파면하고 끝내는 것이다. 맹자는 ‘대임(大任)을 맡길 때는 반드시 그 심지를 괴롭히고, 근골(筋骨)을 아주 피곤하게 만들고, 피부를 다 망가뜨리고, 그 몸을 아주 공핍(空乏)하게 만든다. 그러한 이유는 결국 그런 과정을 거쳐서 그동안 할 수 없었던 일까지도 내가 할 수 있도록 증강시켜주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올해가 을사년이니 을사늑약(1905년)으로부터 두 갑자, 120년 동안 누적된 죄악을 깨끗이 씻어내기 위해 여러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과정이다.” Q : 지난해 말 〈만해 한용운, 도올이 부른다〉를 썼다. 어떤 목적에서 만해를 소환한 것인가? A : “올해로 일제 36년 동안 가장 순결하고 열렬하며 정확하게 지조를 지킨 만해의 시집 〈님의 침묵〉이 나온 지 꼭 100년이다. 여태까지 우리는 일제강점기 역사를 너무 궁핍하게만 바라봤다. 만해뿐 아니라 석전 스님, 조지훈 선생, 홍사용 선생, 정지용 선생의모습이 이광수나 최남선류 인물들에게 가려져서 실체를 몰랐다. 백낙청 선생, 염무웅 선생도 만해를 다시 봐야 할 시대라고 말씀하셨다. 만해를 새로이 해석하며 20세기 우리나라 역사의 대맥이 바로 서고, 우리 민족 문학사 100년이 새롭게 정리됐다.” ━ “지금 죽기 너무 억울하다” Q : 재즈 피아노를 연습하고 있다고 들었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다빈치적 인간으로 살아가는 에너지의 원천은 어디에 있는가? A : “어려서부터 열등감이 컸다. 막내로 태어나 ‘돌대가리’ 소리를 듣고 자랐다. 호를 도올이라고 지은 것도 돌멩이에서 온 것이다. 항상 모자라고 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지금 죽기 너무 억울하다. 할일이 너무 많고, 봐야 할 책도 많고, 터득해야 할 것도 많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보이는 세계는 전부 나의 무지를 일깨우는 것들이다. 무엇을 알려고 추구하고, 깨달았을 때의 희열은 지속적이며 자극적이다. 공자의 ‘기천지(己千之)’를 옛날엔 레토릭으로 알았다. 하지만 실제 재즈곡 하나조차도 최소 한 천 번은 치지 않으면 남 앞에서 연주할 수 없다.” Q : 〈상식〉에서 “인간은 허물을 향한 존재, 허물을 고치기 꺼리는 인간은 소인”이라는 대목이 있더라. 허물을 성찰할 여유조차 없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위한 응원을 듣고 싶다. A : “〈논어〉에서 ‘돈이 벌리면 나는 무엇이라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돈이 잘 안 벌릴 바에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는 종오소호(從吾所好)를 말했다. 사회적인 부귀의 틀을 마련하고, 거기에 나가려는 욕망은 자크 라캉이 이야기하는 ‘대타자(大他者)의 욕망’이다. 지나친 경쟁 시스템에 내가 꼭 속해야 하고, 거기서 탈락하면 위기라고 느끼고 살지만, 그 유혹은 근거가 없는 것이다. 시스템에 희생되지 말자. 특히 서울대는 안 가도 좋다. 서울 법대를 가면 바보가 되는 것이다. 떨칠 건 떨쳐버리고 편하게 인생을 음미할 줄 아는 지혜를 배우자.” 김영준 월간중앙 취재팀장 [email protected] 사진 최기웅 기자 [email protected]

2025-02-21

"27년 함께한 수강생들 감사" 대전 유일 중국어학원 문 닫는다, 왜

일본어뱅크어학원’(이하 둔산베이징어학원)이 28일 폐원한다. 1998년 문을 연 지 27년 만이다. 인구 144만명의 광역시인 대전에서 중국어(회화 및 HSK 자격시험 전문) 관련 민간학원은 둔산베이징어학원이 유일하다. ━ 경기 침체 여파…수강생 크게 감소 학원 측은 최근 수강생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면 수업방식 및 인원 제한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초래한 경영난 때문에 5년 넘게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며 “27년간 함께 해준 수강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본 학원은 대전권에서 최대 규모의 중국어·일본어 전문학원이라는 자부심으로 적자 상태에서도 경영을 지속했지만 한계에 부딪혔다”며 “다른 법인에 학원을 인계·양도한 뒤 (중국어·일본어) 교육서비스를 지속하기를 요청했지만 새로운 법인이 제2외국어 교육을 원치 않아 부득이 폐원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둔산베이징어학원은 대전은 물론 인근 세종 지역 시민을 비롯해 대전외고(중국어과), 중국어 전공 대학생이 원어민 강사와 대면으로 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재 중국 한국대사관이나 영사관 근무를 희망하는 정부세종청사·대전청사 공무원들도 대부분 이곳에서 공부한 뒤 자격증을 취득하고 중국어 회화를 배웠다. 언론사(신문·방송·통신사)에서 근무하던 기자 가운데도 둔산베이징학원에서 중국어를 공부하고 베이징(북경) 특파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 공무원·중국어 전공 대학생 '인강' 등 대책 학원 측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만 해도 중국어와 일본어 수강생은 월평균 900~1000여 명에 달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수강생이 급감, 현재는 200여 명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 때문에 강사 수도 절반으로 감소했다. 중국 관련 무역업에 종사하면서 둔산베이징어학원에 다니던 수강생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학원 규모가 축소되면서도 강좌를 이어왔는데 안타깝다”며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 위치한 학원이라서 인기가 많았는데 어디서 공부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학원업계는 경기 침체로 중국어와 일본어를 배우던 일반인들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학원 수강을 중단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중국어의 경우 영어나 일본어보다 배우기 어려운 데다 중국 관련 취업이나 유학 등도 감소하면서 예전보다 관심이 줄어든 것도 배경으로 분석했다. ━ 강사들도 다른 일자리 물색…환불 조치도 대전 유일의 중국어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기존 수강생은 물론 중국어를 전공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은 인터넷 강의 등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섰다. 학원 측은 지난 14일부터 수강생들에게 이런 내용을 설명하고 잔여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 환불하겠다고 공지했다. 학원에서 근무하던 중국어·일본어 강사 20여 명도 다른 지역의 학원을 물색하거나 아예 다른 일자리를 찾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한다. 둔산베이징어학원 관계자는 “갑작스럽고 죄송스러운 소식을 전하면서 학원 관계자 모두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오랜 시간 함께 해준 모든 수강생과 시민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진호([email protected])

2025-02-21

北, 챗GPT로 허위 이력서·프로필 작성 발각…계정 삭제돼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엔지니어를 표적으로 삼아 가상화폐를 빼내 가는 등 수십 곳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가상화폐를 빼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 계정 외에 감시와 여론 조작 등에 챗GPT를 활용한 중국 관련 계정들도 삭제됐다. 이들 계정은 챗GPT를 이용해 미국을 비방하는 스페인어 뉴스 기사를 생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사회와 정치를 비판한 내용의 이 기사는 중국 회사 명의로 남미 지역의 주요 뉴스 매체에 게재됐다. 또 다른 일부 계정은 캄보디아에 기반을 둔 금융 사기 조직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계정은 엑스(X·옛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댓글을 번역하고 생성하기 위해 챗GPT를 사용했다. AI가 생성한 댓글은 인터넷에서 사람들을 꾀어 투자 사기에 휘말리게 하는 데에도 사용됐다. 또 중국의 한 보안 조직은 SNS에서 반중국 게시물에 대한 실시간 보고서를 수집하기 위해 AI 기반 감시 도구를 구축했다고 오픈AI는 밝혔다. 오픈AI는 이를 '피어 리뷰'(Peer Review·동료 평가)라고 부르며, 개발자가 감시 도구의 기반이 되는 일부 컴퓨터 코드를 디버깅(오류 수정)하기 위해 자사의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식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픈AI 수석 연구원 벤 님모는 "이런 종류의 AI 기반 감시 도구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첫 번째"라며 "악의적인 행위자들이 우리의 AI 모델을 사용할 때 남기는 흔적을 통해 그들의 다른 인터넷 활동을 파악하고 악의적인 행위를 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김태종

2025-02-21

체육계 세대교체 주역, 유승민 신임 대한체육회장 [월간중앙]

곳인가? A : “대한체육회라는 명칭 그대로 체육을 통한 대한민국 국민 건강 증진 도모를 목표로 한다. 국가대표부터 유소년 선수까지 전부 지원하는 한편 국민 체육 활성화에도 힘쓰는 등 체육에 관련된 모든 일을 하는 체육 기관이다. IOC 회원 단체인 만큼 KSOC(Korean Sport & Olympic Committee)라는 영문 명칭도 사용하고 있다.” Q : 한 해 예산은 어느 정도나 되나? A : “지난해 기준 440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 예산은 많이 줄어 약 2900억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 Q : 전임 회장 시절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대립각을 세웠던 게 예산 삭감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갈등 원인이 뭐였나? A : “일단 서로 추구하는 가치관 자체가 달랐다고 본다. 잘잘못을 떠나 가치관이나 추구하는 비전 자체가 서로 맞지 않았던 게 원인이었다는 생각인데, 선거도 다 끝난 마당에 전임 회장 체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적절치 않은 처사다. 긴 말씀을 드리고 싶진 않다.” Q : 체육회장에 당선되자마자 관할 부처인 문체부부터 찾았다. 유인촌 장관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 A : “선거 과정에서부터 많은 분들이 문체부와의 관계를 개선해야 하고 함께 잘 맞춰가야 한다고 주문하셨다. 그래서 찾아뵈었고 어젠다별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결론은 심플했다. 제가 추진하는 일에 대해서는 문체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제 공약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매우 많았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Q : 예산 복구 요청은 안 했나? A : “올해 예산은 이미 다 편성이 된 만큼 관련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 다만, 체육회가 지닌 비전과 그동안 쌓아온 행정력 등을 바탕으로 문체부와 관계를 잘 다져서 삭감된 예산을 차차 복구할 생각이다.” ━ “지방체육·학교체육 정상화부터 추진” Q :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도 만났던데. 같은 체육인 출신으로서 꽤 든든했을 것 같다. A : “장 차관과는 20년 넘게 선수촌 생활을 같이한 인연이 있다. 같은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선수촌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인 만큼 ‘이제는 우리가 더더욱 전면에 나서 체육인들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특히 체육계 분위기가 많이 다운돼 있는데 이를 되살려야 한다. 같이 호흡을 잘 맞춰 체육 발전에 이바지하자’는 의견을 나눴다.” Q : 최근 하형주 금메달리스트가 올림피언 출신 최초로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국회에도 체육인 출신이 포진했다. 여기에 체육회장까지 전문가가 당선하면서 체육인들의 기대가 크다. A : “분명한 건 지금 체육계의 구조적 부분들에 대해 함께 힘을 모아 개선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이다. 특히 지도자들의 처우라든가 선수 보호 시스템이라든가 지방체육의 구조라든가 비인기 종목 지원 등에 대해 함께 개선하고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고받았다. 특히 하형주 이사장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장미란 차관,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이기 때문에 이런 사안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다.” Q : 사안 중 우선 순위를 둔다면? A : “지방체육과 학교체육 정상화를 우선 해보고 싶다. 지방 체육회장의 경우 2019년부터 지자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대신 선거로 회장을 뽑는 체육인 직선제로 바뀌었다. 그런데 지방 체육회 예산을 지자체에서 지원하다 보니 회장들이 지자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 등을 독립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강구할 생각이다.” Q : 학교체육은 어떻게 정상화할 계획인가? A : “우선 일반 학생도 학교에서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특히 유소년 선수들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도 미국 방식을 따라야 한다거나, 일본 사례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등 말들이 많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관련 시스템이나 환경 자체가 한국과 엄연히 다르다. 운동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아이들에게 합숙소를 폐지하는 규제를 가하는 것도 모자라 어느 정도 성적이 안 되면 시합 자체를 나갈 수 없도록 하는 최저 학력제 등은 역차별이다.” Q : 일각에서는 선수들의 중도 포기나 은퇴 이후 사회적 안전망 확보 차원에서 최저 학력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A : “일반인들이 왜 체육을 업으로 삼은 사람을 걱정하나? 강하게 말하자면, ‘너희들은 은퇴하면 할 게 없잖아’라는 편견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운동하던 사람들도 사회 곳곳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다만, 일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도 분명히 있다. 그런 부분은 관련 시스템 구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선수들은 운동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나 사회인으로서의 덕목을 몸으로 배우고 익힌다. 또 땀의 가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 어떤 분야에서든 충분히 적응할 수 있고 잘 자리 잡을 수 있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운동하는 사람은 머리가 나쁘다는 편견이 존재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특히 특정 이슈 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이가 누구인가? 류현진, 박찬호, 김연아, 박세리 등 국민 사랑을 받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들이 항상 앞장서 기부하고 국민을 위로하지 않나. 그들을 못 배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공부를 병행해야만 반드시 진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Q : 인기 스포츠 쏠림 현상도 비인기 종목 선수와 학부모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A : “달리 보면 그래서 학교체육이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인기 종목인 경우가 많다. 종목별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학교체육만큼 좋은 게 없다.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 스타가 나와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관심을 갖는다. 아울러 야구·축구·농구·배구·골프 등 국내 5대 인기 스포츠 모두 프로 종목이다. 국민의 관심을 얻기 위한 차원에서 다양한 종목의 프로화가 필요하고 대회도 많이 개최해야 한다.” Q : 박근혜 정부 이후 기업이 스포츠 후원을 꺼리는 기류도 생겼다. A : “아쉬운 대목이다. 저도 현역 시절이 있었고 지도자 생활도 했지만 사실 기업 후원이 없으면 세계적 선수가 탄생하기 어렵다. 유소년 시절 지방 체육회와 교육청의 지원에 이어 국가대표가 되면 기업에서도 후원이 들어와야 하는데, 그게 막히면 큰 어려움에직면하게 된다. 국가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선진국일수록 선수들에 대한 기업 후원 비율이 정부 지원보다 훨씬 높다.” ━ “스포츠 저변 확대 차원 기업 후원 절실” Q : 후원 확대를 위해 직접 세일즈에 나설 의향도 있나? A : “필요하다면 직접 찾아다니면서 읍소할 생각이다. 기업은 스포츠를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하고 강화할 수 있다. 기업의 스포츠 후원은 사회공헌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Q : 4년 임기 동안 체육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계획인가? A : “대한체육회에는 270여 명의 뛰어난 직원들이 있다. 이들과 힘을 모으면 산적한 현안을 충분히 잘 풀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 지금 당장 어떤 완성된 그림을 내놓진 않겠다. 나무를 한 그루씩 세심히 살피는 자세로 임하다 보면 4년 뒤에는 반드시 풍성한 숲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Q : 선수 시절 얘기로 가보자. 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뭐였나? A : “88 서울 올림픽 때 유남규 감독님이 남자 단식에서, 양영자·현정화 감독님이 여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국내에 탁구 열풍이 불었다. 이듬해인 여덟 살 때 라켓을 처음 잡았다. 부모님이 탁구 동호인이고 외삼촌도 탁구장을 운영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부모님이 외아들인 저를 믿어주시고 전폭적으로 지원한 덕에 지금까지 오게 됐다.” Q : 중학생 때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실력이 좋았다. A : “그러면서 붙은 별명이 탁구 신동이다. 사실 그 수식어가 늘 부담이었다. 제게 거는 기대들이 컸던 만큼 남몰래 연습하는 시간도 많았다.” Q :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1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 직후 세계 랭킹 2위에 올랐다. 아직까지 그 순위를 넘어선 한국 선수가 없다. A : “(웃음) 아무래도 제가 국민들께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였고, 탁구를 시작한 뒤 늘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이었던 만큼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Q : 2014년 은퇴해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A : “모든 생활을 제 위주로 하던 때와 달리 지도자가 되고 보니 제 일과를 선수 개개인의 루틴에 맞춰야 했다. 그 과정에서 배우고 깨닫게 된 부분이 많았다. 좋은 경험이었다.” Q :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IOC 선수위원에 도전했다. 어떤 일을 하는 자리인가? A : “전 세계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이다. 선수가 올림픽의 주인공인 만큼 선수위원회는 IOC분과위원회 중 가장 중요한 곳으로 꼽힌다. 하계·동계 올림픽 기간 출전 선수들의 직접 투표를 거쳐 당선되면 8년간 선수위원으로 일하게 된다.” ━ 게으름과 스스로 거리 두는 ‘일벌레’ Q : 스포츠 외교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A : “선수 시절에는 운동 생각뿐이었다. 이후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느낀 게 탁구 외적 부분에 대한 조언자 역할도 지도자로서 중요한 덕목인데, 다른 경험이 없다는 데서 한계를 느꼈다. IOC 선수위원에 도전한 이유다.” Q : 선수위원에 출마할 한국 대표 선출 과정에서 장미란 차관과 진종오 의원을 눌렀다. 영어 테스트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던데? A : “영어 실력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그래도 틈틈이 공부하고 선수 시절 국제대회에 다니면서 외국 선수들과 짧게라도 대화하려고 노력했던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Q : 결과적으로, 전체 2위 득표로 상위 4명이 뽑히는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A :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한 각국 선수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는 수밖에 없었다. 20여일간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선수촌 곳곳을 걸어 다니면서 셀프 홍보를 한 덕분이었다.” Q : 위원 활동을 지켜본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하드워커’라 칭할 정도였다고? A : “실제로 일을 많이 했다. 단 한 번도 게으름 피우지 않았다. 열심히 하다 보니 경험이 쌓이고 인사이트도 생겼다. 인정도 받게 됐다. IOC 본부가 스위스 로잔에 있어서 회의도 유럽에서 주로 열릴 수밖에 없다. 사실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거리가 상당히 멀지 않나. 그래도 되도록이면 회의에 참석했다. 코로나 팬데믹 때를 제외하고 6년간 비행기 마일리지만 100만 마일은 쌓였을 것이다.” Q : IOC 선수위원의 연봉은? A : “활동비만 지급된다. 대한체육회장 직처럼 IOC 선수위원도 무보수 명예직이다.” Q : 2024 파리 올림픽 때까지 선수위원으로 활동했다. 성과를 꼽는다면? A : “성과라고까지 할 건 딱히 없다. 위원회 활동이 저 혼자 하는 게 아닌 협업 식이기 때문이다. 굳이 꼽자면 파리 올림픽 때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엄마 선수를 위한 케어룸을 처음 도입했다. 엄마 선수들이 아이들을 올림픽 기간 중 같이 돌볼 수 있는 시설이다. 아울러 올림픽 때만큼은 참가 선수끼리 정치적 표현을 금하게 돼 있는데, 이를 일부 허용했다. 시대가 변했고 선수들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판단에서 약간의 변화를 줬다.” Q : 역으로 정치가 스포츠에 개입하는 데 대한 견해는? A : “나쁜 영향을 미치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정치와 스포츠가 분리돼야 하는 건 맞지만 때로는 협력해야 한다고도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을 치르는데, 정치권의 지원이 없다면 대회를 제대로 치를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수평적 관계로 서로 존중하면서 협력해야 하지만, 때로는 멀리해야 할 부분도 있는 것 같다.” ━ “4년 뒤 목표?…주어진 일에만 충실할 것” Q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선수촌장을 맡기도 했다. 촌장의 역할은? A : “선수촌은 말 그대로 올림픽 기간 선수들의 집 역할을 한다. 촌장은 선수들이 선수촌을 집처럼 편안히 느끼며 지낼 수 있도록 체크하고 돕는 일을 한다. 선수 지도자들이 잘 머물 수 있도록 살피고 선수촌을 방문한 해외 귀빈을 안내하거나 수행하는 역할도한다. 대한민국에서 열린 첫 동계올림픽에서 선수촌장직을 맡게 돼 굉장한 영광이었다. 대회 당시 평창이 굉장히 추웠는데 매일 아침 7시 회의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뛰어다녔다. IOC 위원이었던 만큼 외교 활동도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다.” Q :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한탁구협회장을 겸임하기도 했다. A : “탁구 선수 출신으로서, 최연소 탁구 단체장을 하면서 여러 변화를 줬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다. 또 프로 리그나 세계 탁구선수권대회를 유치한 건 저희 탁구인들이 봤을 때는 자긍심이 생길 만한 일들이었다. 2년간의 팬데믹 기간 동안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탁구인이 모두 하나가 돼 위기를 잘 이겨냈다는 생각이다.” Q : 굳이 왕성하게 활동하지 않고도 좀 편하게 살 수도 있지 않았나? A : “저조차 이유가 궁금하다. 많은 분들이 비슷한 질문을 하신다. 중요한 건 제가 30년 넘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앞으로는 받은 사랑을 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저도 어떻게 보면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만큼 풍요롭고 편하게 살 수도 있었겠지만, 제가 체육 현장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IOC 위원이 됐고 탁구협회장도 됐고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떤 분에게는 제가 욕심 많은 인물로 비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 점을 늘 경계한다.” Q : 혹시 가족에게 미안하진 않나? A : “아내에게 가장 미안하다. 결혼한 지 14년 됐는데 저희 부모님도 부모님이지만, 사실 아내와 아이들의 배려가 큰 힘이 됐다. 선수 시절 막바지였던 2012 런던 올림픽 때 첫째가 태어났다.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 아들만 둘 있는데 첫째 때도 산후조리원에 같이 못 있고 선수촌에 있었다. 해외 출장도 잦았던 터라 늘 미안한 마음이지만, 가족들이 오히려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덕분에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Q : 자제들도 탁구에 소질이 있나? A : “축구를 한다. 둘 다 선수로 뛰고 있다. 저는 축구를 잘 모르지만 본인들이 좋아서 선택했고 열심히 한다.” Q : 체육회장 이후 목표는? A : “없다. 일단 체육회장에 충실해야 한다. 워낙 큰 조직이고 중책을 맡은 만큼 4년 뒤를 생각한다는 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Q : 마지막으로 스포츠로 기뻐하고 희망을 찾는 국민들께 한마디 부탁한다. A :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스포츠는 늘 국민께 행복을 드리는 그런 분야였다. 최근 체육계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면서 체육인들의 자긍심이 무너진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육은 본질적으로 무궁무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체육이 다시 국민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고 행복을 드리고 설렘을 드린다면 그만큼 보람된 일도 없을 것 같다. 열심히 하겠다. 국민 여러분도 많이 힘드시겠지만 변화되는 체육계를 기대해 주시고 선수들을 아껴주시고 체육을 좀 더 즐기시면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email protected]

2025-02-20

"방송 아니라" 최다니엘, 혼전연애 했던 ♥다카다 카호와 재결합 (최다치즈)

일본 배우 카호가 출격한다. 지난해 최다니엘과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서 달콤한 로맨스를 그렸던 주인공이라서 더욱 뜨거운 만남이 예상된다. 카호의 방문 예고에 “진짜 나는 상상도 못했다”는 최다니엘은 “오랜만에 보려니 떨리고 긴장된다”며 상기된 얼굴을 감추지 못한다. 카호를 위해 일본어 발음까지 옮겨 적은 질문 쪽지는 너덜거릴 정도로 숱한 연습의 흔적이 묻어난다. 드디어 카호가 스튜디오에 등장하자 두 사람은 한목소리로 “보고 싶었다”며 서로 손을 맞댄다. 이어지는 토크에서는 데이트 추억을 소환하고 속마음을 나누며 지켜보는 이들까지 설레는 감정을 전파한다. 카호는 “그 때 너무 즐거워서 일본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한국에 꼭 다시 오고 싶었다”며 “오늘 한국에 도착했는데 바로 이 곳으로 왔다”고 말해 최다니엘을 감격시킨다. 최다니엘 역시 “방송이 아니라 정말 잘해주고 싶었다”며 수줍게 화답한다. 제작진까지 가세해 카호에게 최다니엘의 진정한 매력, 남자로서 가장 멋졌던 순간 등을 구체적으로 묻는데, 반전이 거듭되는 카호의 토크는 21일 ‘최다치즈’에서 공개된다. ‘최다치즈’는 최다니엘이 정 많고, 웃음 가득한 ‘치즈 작업실’로 게스트를 초대하는 토크쇼. 게스트 사진과 다양한 콜라주 재료들을 이용해 자화상을 만들면서 친근한 분위기 속 토크를 이어가며 매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email protected] 장우영([email protected])

2025-02-20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