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영 “군입대 기대돼..그만둘까 싶던 지난날, 사건사고없이 이대로만”[인터뷰 종합]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같은 시간을 그린 작품. 지난 14일 첫 공개된 ‘멜로무비’는 넷플릭스 국내 TOP 10 시리즈 중 1위 자리를 지키며 흥행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이준영은 “저도 1위인줄 어제 알았다. 들뜨기도 하면서도 너무 들뜨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한다.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 작품인 만큼 SNS에서도 다양한 국가의 언어로 된 코멘트를 받고 있다는 그는 “온갖 언어 덕에 많은 국가에서 우리 작품이 사랑받고 있구나 체감했다”며 “‘왜 헤어졌냐’는 댓글들이 많더라. 처음 보는 언어들도 있어서 번역기도 돌려보고 했던 것 같다. 결과론적으로는 ‘왜 아름다운 만남을 이루지 못했냐’는 질문을 해주시더라”라고 글로벌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작중 이준영은 천재라 자부하지만 현실은 무명 작곡가 홍시준 역을 맡았다. 홍시준은 7년간 교제한 손주아(전소니 분)와 헤어진 뒤 5년만에 재회하지만, 끝내 함께할 수 없음을 깨닫고 완전한 이별을 하는 모습으로 엔딩을 맞는다. 이준영은 이같은 결말에 대해 “이준영으로 봤을때는 그렇게 마무리하는게 서로에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다시 노력해서 사랑을 지켜나가는 것보다는 현재 본인 모습을 인정하는 게 더 맞는 방법이라고 저는 느꼈다. 시준이의 입장에서는 아마 다시 사랑을 하는 데 있어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 성숙해지는 시간을 가져야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준영’으로서의 생각과 ‘홍시준’으로서의 생각을 명확히 구분지은 그는 “시준이는 음악을 하는 친구이다 보니 음악 작업을 할때 모습에 저를 많이 투영하려 했다. 비슷한 점은 그래도 포기 안 하고 해왔다는거. 학창시절부터 서른이 되기까지 성공하고 빛을 발하진 못하지만, 나중에 가서 성공하게 되기 전까지도 계속해온 꾸준함은 비슷한 것 같다”고 공통점을 짚었다. 실제로 이준영은 홍시준이 그랬듯 음악 활동을 하면서 여러 번의 도전과 좌절을 겪어 왔다. 이에 그는 “개인적으로 위로받았던 신이 최우식 배우랑 같이 찍을 때 시준이가 ‘나 이제 그만 둘까’라는 대사를 한다. 되돌아보니까 저도 그 생각을 몇번 했더라. 그런 상황적인 부분이 비슷했던 것 같다. 제가 자존심이 없는 편도 아니고, 어릴때 ‘난 해낼 수 있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활동을 하다가 부딪히는 상황들이 생기면 가끔 ‘아무도 모를 때 그냥 그만 두는게 맞나, 계속 하는 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돌이켜 봤다. 이어 “그래도 제가 이 일을 너무 좋아하더라. 이 일 말고 뭘 할수있을까 생각했을 때 대안이 없었다. 그정도로 이 일을 너무 사랑했고, ‘많이 만나지 못하지만 멀리서라도 응원해요’, ‘이런 모습이 참 좋은것 같아요’라는 글이나 편지를 보면 그냥 이 꽉 깨물고 버텨보자는 생각도 들었다”며 “전에는 저도 ‘왜 내 음악을 많이 안 들어주지?’라는 생각을 했다. 전 회사에서 아이돌 활동을 했을 때 회사에 제가 만든 곡을 내면 ‘X’가 나왔다. 그때마다 내가 재능이 없나 싶어 좌절했다. 근데 그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더라. 본인이 만들어낸 음악과 작품은 본인만이 만들어낼수 있는거라 최대한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고 지칠때도 계속 썼으면 좋겠다. 기록같은 걸 많이 해놓고 절대 겁먹거나 기죽지 말고 본인이 제일 잘 하는 작품들 많이 내달라. 제가 꼭 들어보겠다”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향한 응원과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이준영과 홍시준의 교집합이 음악이라면, 연애 스타일은 정 반대였다. 이준영은 연애할 때 미련이 있는 편인지 묻자 “저는 칼같다. 서로 안 맞아서 헤어진거면 100% 그 부분을 가지고 또다시 언쟁하는 상황이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한번 두번 유예기간 존재하겠지만 그 이상이 된다면 저는 ‘들어가십쇼’ 이렇게 된다”며 “(시준이는) 답답하다. 조금만 본인 걸 내려놓고 옆의 사람을 챙겼으면 주아랑 그렇게 틀어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대본을 읽을 땐 ‘이 정도인가?’ 싶었는데 영상으로 보니까 제가 봐도 별로더라. 그런부분들이 주아를 많이 지치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연애 경험이 많이 없다는 그는 “많이 바빠서 데이트 할시간이 거의 없었다”며 자신의 경험담보다는 자주 가는 단골집 사장에게 조언을 구해 연기에 참고했다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멜로 작품 속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해 액션 장르를 더 선호한다고. 그럼에도 ‘멜로무비’를 택한 이유를 묻자 이준영은 “주아와 시준이의 멜로적인 스토리도 있지만 오히려 시준이에게 놓인 상황들이 끌렸다. 현실적이지 않나. 제가 항상 작품을 고를때 조금 더 제대로 내 감정을 보여줄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싶다는게 1번이다. 시준이를 보는데 나이도 비슷하고 제가 해봤던 고민들을 똑같이 하고 있고 그런 부분들이 끌렸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가 생겼는데, 감사하게 작품 나오고 저를 아는 지인들이 ‘이거 그냥 넌데?’라는 이야기를 해주더라. 그 부분은 기분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이 너무 재밌었고, 오충환 감독도 작업을 해보고싶었다. 감독님을 처음 뵀을 때 ‘연애경험 많냐’고 여쭤보셨는데, ‘사실 없다’고 답했다. 근데 감독님께서 ‘우리가 주가 멜로같지만 인물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도 중요 메시지 중 하나라 너무 부담가질 필요 없다’고 해서 ‘감사하다. 열심히 하겠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때 ‘약한영웅 Class2’랑 같이 찍고 있을 때라 감독님께서 눈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시준이로 돌아와’라고 해주셔서 조금 더 집중할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준영은 작품을 고르는 데 있어서 “가정해서 꾸며야하는 캐릭터보다 살면서 한번이라도 느껴봤던 감정 가진 캐릭터가 항상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멜로무비’ 속 홍시준의 핵심 감정은 ‘불안정함’이라고. 그는 “저도 지내오면서 사람이다 보니 모난 부분이 있다. 그게 매 해 나이를 먹을수록 깎여나가거나 정제된다고 생각했는데 시준이나 다른 인물들도 하나씩 뾰족한 부분들이 있더라. 그런 성장 이야기들이 좋았고 그래서 음악적 고민이나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고민했을 때의 모난 부분들을 오랜만에 끄집어봤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마스크걸’, ‘로얄로더’ 등 악역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준영은 오랜만에 따뜻한 작품들을 하며 “편했다”고 털어놨다. 박상식(김영웅 분)과의 장면에서는 위로받는 느낌이었다고. 다만 주아와의 감정신을 연기하며 심적으로 지쳤다는 그는 “완전한 멜로 연기에 도전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있다. 이제 안 싸우고 싶다. (감정신이) 보통 힘든 게 아니더라. 그렇다고 해서 이번 작품이 힘들었다는건 아니지만, 다음에는 기회가 생긴다면 헤어진걸로 시작하는거 말고 서로 좋아하다가 만나는 장르도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준영은 ‘멜로무비’에 대해 “제가 살다가 위로받고 싶은 순간이 왔을 때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될것 같다. 제가 보면서 물론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위로되는 부분이 확실히 있더라. 고민하고 있는 모든 세대들이 위로 받는다는 게 굉장히 어렵지 않나. 저희 작품을 통해서 꼭 위로 받으셨으면 좋겠고 저한테도 그런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볼수 있는 시간을 갖는 능력을 얻었다. 어렸을 때는 정말 치열하게 앞만 봤다. 저한테 굉장히 냉정하고 채찍질도 많이 하고.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내가 이런 시기가 있었을때 나를 조금 돌아볼걸’ 싶더라. 한번이라도 괜찮다, 쉬어도 된다는 얘기를 제가 안하니까 남들이 좋은 얘기를 해줘도 안들렸던 시기였다. 앞으로는 조금 많이 안아주고 가자는 생각도 들었고. 오랜만에 따뜻했고, ‘마스크걸’이나 ‘로얄로더’ 다음에 ‘이런 연기도 할 수 있어요’ 하는 것도 보여드린 것 같아서 그런부분에서 성장했다”고 전했다. ‘멜로무비’를 마친 이준영은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약한영웅 Class2’, KBS2 ‘24시 헬스클럽’까지 차기작 공개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 그는 “제가 했던 일에 대해 그렇게 큰 기대를 갖고 사는 사람은 아닌데 정말 다 다른 성격을 띤 작품이 연달아 나오게 돼서 이런적 처음이라 반응이 어떨까 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다. 잘 해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어느정도 부담감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런가 하면 1997년생으로 만 28세인 이준영은 군입대라는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준영은 군입대 계획을 묻자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올해 아니면 내년쯤 생각하고 있다. 군대에 대해 크게 생각은 안 한다. 가면 많은 경험을 하고 돌아오는거라 배우 입장에서는 기대도 된다. 제가 안해봤던 경험을 하러 떠나는거기때문에 건강한 마음으로 입대를 할 예정”이라며 “군대가 기대된다. 좀 엉뚱하죠? 보통 다들 걱정을 하는데, 물론 걱정은 된다. 모두가 하는 갔다 와서의 상황에 대해서는 당연히 생각할 수 있지만 크게 저를 좌지우지 하게 만들진 않고, 재밌을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특히 ‘군백기’가 바짝 다가온 시점에 앨범 발매도 준비하고 있다고. 이준영이 가수로서 노래를 내는 것은 2020년 10월 디지털싱글 ‘AMEN’ 발매 이후 약 4년만이다. 그는 “제가 야심차게 준비하는게 있다. 오랜만에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정말 준비 단계다. 지금 열심히 곡도 쓰고 있다. 어떤 형태로 나올지는 모르겠다. (무대에 대해서도) 회의 중이다. 올해 안으로는 앨범이 나올 예정”이라며 “입대전 마지막 선물이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덧붙여 기대를 더했다. 특별출연한 tvN ‘원경’을 포함해 올 상반기에만 무려 다섯 작품으로 대중들과 만나는 이준영은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옛날에 정말 시준이 같았던 때는 무조건 성공하고 싶다는, 성공에 대한 갈망이 너무 컸다. 인정 받아야 되고, 잘 해내고 싶고, 완벽한 걸 만들어내고 싶고. 하지만 지금은 이 상태를 쭉 유지했으면 좋겠다. 이것도 저는 너무 행복하다. 반대로 지금 정도도 유지 못하게 되면 상실감이 클것 같아서 지금 제 가장 첫번째 목표는 사건사고 없이 지금 이 상태를 쭉 유지해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대본에 나온 감독님과 작가님이 전하고싶은 메시지를 과장없이 진실되게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싶다. 그게 어렵더라. 아직은 저도 성장하는 중이고, 제가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하고 있다. 정말 툭툭 내뱉는데 모두에게 위로되거나 경각심을 주는 힘을 가진 배우가 되고싶다”라고 목표를 전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넷플릭스 김나연([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