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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中 국무원 부총리 쩌우자화 별세…건국원로 예젠잉 사위

밤 베이징에서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쩌우 전 부총리가 무슨 병을 앓았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전하지 않았다. 쩌우 전 부총리는 1991∼1998년 국무원 부총리를 지낸 인물로, 항일운동에 앞장선 저명 언론인 짜오타오펀(鄒韜奮)의 아들이자 중국 건국 원로인 예젠잉(葉劍英·1897∼1986)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1926년 상하이 태생으로 옛 소련의 모스크바 바우만 고등기술학교(현 바우만 모스크바 공과대학) 기계제조학과를 졸업한 뒤 정부 기관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문화대혁명(1966∼1976) 때는 부인인 예젠잉의 장녀 예추메이(葉楚梅) 전 기계공업부 부국장과 함께 고문·감금 등 고초를 겪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 중용돼 1985년 병기공업부 부장(장관), 기계전자공업부 부장 등을 거쳤다. 1991년 국무원 부총리, 1992년 중국공산당 제14기 중앙정치국 위원이 됐으며 1998년 3월 부총리에서 물러난 뒤에는 9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2003년 은퇴했다. 부인 예추메이는 지난해 9월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신화통신은 쩌우 전 부총리가 "중국공산당의 뛰어난 당원이자 오랜 시험을 거친 충성스러운 공산주의 전사, 프롤레타리아 혁명가"라며 "경제건설 전선과 국방공업전선, 사회주의 법제 건설의 뛰어난 지도자"였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권수현

2025-02-17

[문예마당] 오페라 ‘투란도트’에 홀리다

문화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가 볼 만한 미술관이 많고 높은 수준의 음악회도, 뮤지컬이나 연극 공연도 심심찮게 열린다. 지하철이 서울 시내, 서울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지방까지 안 닿는 곳이 없으니 차가 없어도 어디든지 갈 수 있다.  LA에서도 다양한 문화 행사가 있기는 하지만 내 취향에 맞는 행사는 그리 많지 않다. 혹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하더라도 멀리 있고 운전을 잘 못 하니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투란도트 아레나 디 베로나 오리지널 내한공연’이라는 광고를 봤다. 두 눈이 번쩍 뜨였다. 무조건 봐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몇 달 후에 있을 공연을 위해 일찌감치 티켓을 예매했다. 티켓 값이 만만치 않았지만 대신 다른  비용을 절약하기로 마음먹었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집에서 일찌감치 출발했다. 지하철을 몇 번 환승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공연장인 올림픽체조경기장 KSPO 돔 안으로 들어갔다.         평일이라 그런지 객석이 꽉 차지는 않았지만 그 큰 공간에 상당히 많은 관객이 앉아 있었다. “못살겠다, 힘들다”는 아우성은 다 현실과 동떨어진 말 같았다. 한국은 식당이나 콘서트장 등 어디를 가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  트럼프가 “한국은 머니 머신”이라며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액을 올리겠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무대에 불이 켜지고 공연이 시작되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인 스케일에 입이 벌어졌다.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장치와 무대 위에 오른 수백 명의 출연진에 내 눈을 의심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진 화려한 중국풍 의상과 세트는 실제 베이징 황궁을 연상케 했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는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중 하나이다. 많은 작곡가의 작품들이 있지만 투란도트가 한국인들에게 특히 유명한 이유는 대표곡 ‘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 말라)’  때문일 것이다.   아리아 네순 도르마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경기 내내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된 데다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결승전 전날 전 세계에 방영된 ‘쓰리 테너 콘서트’에서 부르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   ‘투란도트’는 자코모 푸치니의 유작으로 그가 작곡 중 숨지는 바람에 미완성으로 남아있다 마지막 두 장면은 푸치니의 스케치에 따라 제자에 의해 완성된 작품이다. 이에 관해 작곡가 푸치니와 지휘자 토스카니니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둘은 친한 사이였지만 다툼도 잦았다. 크리스마스 즈음 푸치니가 친구들에게 빵을 선물했는데 잘못해서 토스카니니에게도 보냈다. 토스카니니는 푸치니가 보낸 줄도 모르고 그 빵을 먹어 버렸다. 푸치니는 토스카니니에게 ‘크리스마스 빵, 잘못 보냈음’ 이라는 전보를 보냈고, 이에 토스카니니는 ‘크리스마스 빵, 잘못 알고 먹어 버렸음’이라는 답변을 보냈다. 이 사건 이후 둘은 사이좋은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훗날 초연에서 토스카니니가 투란도트를 연주하게 되었는데 그는 완성된 곡을 거부하고 푸치니가 작곡한 마지막 부분인 ‘류의 죽음’까지만 공연했다. 그리고 청중들을 향해 “이 오페라는 여기서 끝납니다. 원작자가 사망하여 뒷부분을 완성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라는 말을 하고 퇴장해 버렸다고 한다.   시대적 배경은 고대 중국의 베이징이지만 고증이 없는 판타지에 가깝다.  내용도 다소 진부하다. 하지만 용감한 왕자가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 흠모하는 왕자님을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노비의 순수한 사랑, 냉담한 공주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 등 강렬한 사랑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많이 알려졌지만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한다.  남자에 대한 혐오와 복수심으로 얼음같이 차가운 투란도트 공주는 자신에게 청혼하러 온 남자들에게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낸다. 모두 맞추는 사람과는 결혼하겠지만 만일 맞추지 못하면 참수형에 처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남성이 그녀의 미모에 반해 도전했다가 참수형을 당하고 만다.   그 무렵 전쟁으로 나라를 잃은 칼라프라는 용감한 왕자가 투란도트에게 한눈에 반한다. 수수께끼에 도전해 세 가지를 다 풀지만 투란도트는 분노하며 그와의 결혼을 거부한다. 칼라프는 만약 동이 트기 전까지 자신의 이름을 맞히면 기꺼이 죽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자신과 결혼해야 한다고 공주에게 역으로 제안한다.     투란도트는 칼라프 왕자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 된다. 칼라프 아버지와 노비인 류를 잡아 와 고문한다. 칼라프를 흠모하는 류는 모진 고문에도 그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그의 이름을 말하지 않고 자결한다.  칼라프는 투란도트에게 분노하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공주를 아내로 맞지 않겠다며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밝힌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류를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 공주는 결국 칼라프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둘은 모든 사람의 축복을 받으며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이번 ‘투란도트’ 한국 공연은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서 열렸다.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팀이 이탈리아 베로나에서만 볼 수 있었던 웅장한 오페라 무대를 서울로 옮겨왔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베로나 축제팀 100년 역사상 해외 공연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하니 이번 공연은 한국 오페라 역사의 한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세계적인 명작 오페라에 걸맞게 캐스팅도 초호화였다. 월드 클래스 성악가들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연기력, 아름답고 장엄한 오케스트라 음악은 관객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특히 트란도트의 하이라이트 ‘아무도 잠들지 말라(Nessun dorma)’를 현장에서 듣고  가슴에서 뜨거운 감동이 몰아쳤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의 엄청난 환호와 박수갈채 속에서 출연진이 무대인사를 할 때 나도 오랫동안 손이 아프도록 손뼉을 쳤다. 목이 터져라 환호성도 질렀다. 순간 마음속에 쌓였던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졌다. 한 아름 선물을 안은 듯 기쁨이 충만했다.   공연장을 빠져나오니 날은 저물어 어둑어둑해졌다. 10월 중순의 휘영청 달 밝은 가을밤에 마음은 이탈리아 고대도시 베로나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안고 서둘러 집에 오니 밤 12시였다. 마음은 날아갈 것처럼 가벼웠으나 이틀을 꼼짝 못 하고 집에서 쉬었다. 한국이 아무리 갈 곳이 많고 즐길 거리가 많으면 뭣하랴! 이제는 체력이 달리는걸.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배광자 / 수필가문예마당 투란도트 오페라 투란도트 공주 투란도트 아레나 오페라 무대

2024-11-28

[새로운 여행지 찾기] 첫 날 목적 없이 걷다가 현지인과 대화도 재미

문화적 차이=여행지는 어디든 독특하다. 명소, 건축물, 특산물 요리만이 아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에 따르라는 말처럼 문화적으로 특이한 것이 많다. 미국 내에서도 다른 것이 제법 많다. 로컬 법률이 무엇인지, 여행 권고, 건강 관련 예방 조치가 있는지, 정치적 또는 사회적 불안이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서비스 종사자는 팁을 기대하는 반면, 다른 직종의 사람은 기대하지 않으며 일본과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팁을 모욕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지식은 가이드북을 읽고, 여행사에 물어보고, 여행지의 소셜 미디어를 팔로우하거나 찾아봐야 한다.     2.로컬 여행 블로그 참고=세부적인 여행 정보는 잡지나, 가이드북에 있지만 새로운 레스토랑, 잘 알려지지 않은 이벤트, 축제를 찾기 위해서 현지인이나 외국인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추가로 찾아보는 것이 좋다. 유튜브를 포함한 SNS 사이트는 검색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Everyday Parisian in Paris, Secret NYC, A Lady in London 등이 꼽힌다. 이름만 봐도 뭔가 나올 것 같지 않은가.   3.대중 교통을 이용=마드리드, 베이징, 런던 등 대도시에는 대중 교통 자체가 문화적 수업과 같다. 지하철이나 버스 시스템을 이용하면 도시의 스타일, 문화적 차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대중교통을 타면 현지인처럼 여행지를 즐길 수 있다.   여행 전 내비게이션 조사를 위해 대중교통 앱을 다운로드해서 얼마나 자주 운행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환승이나 환승이 필요한지 확인해야 한다. 다른 승객을 지켜보는 것도 현명한 것이다. 어떻게 요금을 내고, 티켓을 검표하고, 역을 이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4.일상의 경험을 즐겨야=여행 중에 여유 시간이 있거나 현지인으로서의 삶을 실제로 느껴보고 싶다면 실제로 현지인의 일상을 즐겨볼 만 하다. 머리를 깎거나 매니큐어나 페디큐어를 받거나, 사무실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공동 작업 공간에서 하루를 보내거나, 극장에 가는 것도 좋다.   5.특별한 관심 그룹 찾기=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을 찾는 것도 좋다. 지역 스포츠 및 음악 이벤트와 음식 축제에 참석하는 것이 방법이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로컬 주민이나 여행자를 만나는 재미있는 방법이다. 거리 예술과 그래피티 투어도 있고 먹는 것을 좋아하면 푸드 투어도 있다.   6.번역앱 사용=새로운 도시와 새로운 언어를 탐험하는 또 다른 방법은 번역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구글 Lens, Scan & Translate를 사용하면 된다. 거리의 안내문을 간단히 구글 렌즈로 번역할 수 있다. 요즘은 AI 번역도 유용하다.   7.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 탐험=여행지에 도착해 여유 시간을 두어 번거로운 시간 제약 없이 산책하고 골목길을 돌아다니는 것도 요령이다. 목적 없이 걷고 흥미로운 상점, 시장, 공원을 살펴보고 로컬 주민을 만나는 것이다. 첫 날은 계획이나 일정 없이 여유 시간을 갖는 것이 새로운 시간대, 언어, 음식, 관습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8.지도 다운로드=새로운 도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에서 구글맵스 지도 앱을 다운로드하라. 특히 골목길을 헤매는 동안은 범위를 벗어났을 때에도 탐색할 수 있다. 혹은 종이 지도를 사용하는 것이다. 호텔이나 방문자 센터에서 얻을 수 있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전될 경우를 대비해 백업이나 충전기와 코드를 챙기는 것이 좋다.     9.개인 투어 예약=관심 있는 지역을 탐험하고, 문화를 배우고, 현장에서 인맥을 쌓으려면 개인 투어를 예약하라. 여행 초기에 예약하는 것이 더 좋다. 가이드 워킹 투어를 이용하면 문화적 차이와 이벤트에 대해 물어보기에 좋다. 가이드북에서 읽어보지 못한 것을 들을 수 있다.     10.일반적인 문구를 배워야=언어를 아는 것이 새로운 지역을 탐험할 때 큰 도움이 된다.두오링고 같은 앱에서 몇 가지 기본 구문을 배우는 것이 좋다. 기본적인 인사라도 현지 언어로 말하려고 노력하라.     11.가장 맛있는 음식점=요즘은 특별히 시도하고 싶은 레스토랑을 찾으려면 앱에서 찾으면 된다.다른 방법은 로컬 주민처럼 먹는 것이다. 식당 밖에 줄 서 있는 로컬 주민을 따라가면 정말 맛있는 음식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12.현지에 머물러라=대형 호텔을 예약하는 대신, 베드 앤드 브렉퍼스트나 호스트와 함께 휴가용 임대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라. 이런 유형의 숙박 시설의 주인과 직원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에 대해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덜 알려진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을 소개 받을 수 있다. 아니면, 어떤 곳이 관광객 함정인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할지 기꺼이 추천해준다. 개인 휴가용 임대 숙소를 이용한다면, 리뷰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값싼 곳을 선택하지 말고 리뷰가 없다면 다른 곳에 가라.     13.방문자 센터에 들러보라.   14.의심스러울 때는 주저말고 도움 요청하라.   15.적어도 한 번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라. 장병희 기자새로운 여행지 찾기 현지인 대화 로컬 여행 여행 경험 여행 정보

2024-09-08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46억명의 축제, 5년만에 개막

베이징 하계올림픽에서 중국은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증진한 종이, 화약, 나침반, 인쇄술 4대 발명품을 바탕으로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고 중국민이 품어온 100년의 꿈을 전 세계에 펼쳐 보였다.   베이징 하계올림픽 성공 개최의 자신감을 중국은 2년 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국 문명의 우수성과 미래로 뻗어가는 중화민족의 웅대한 기상을 엮어 더욱 화려하게 표현했다.   중국의 위상이 10년 사이 크게 달라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자국의 문화유산을 홍보하는 것을 넘어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전 세계인을 위로하는 테마를 가미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의 주제는 디지털 신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스마트’(똑똑한) 대회다. 중국이 자랑하는 5세대 이동 통신 기술과 인공지능, 빅 데이터, 증강현실 등 미래 산업의 근간이 될 최첨단 정보기술(IT)을 결집해 비상하는 항저우와 중국을 널리 알릴 참이다. 항저우는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로 성장한 알리바바의 본거지로 현금 없는 도시를 지향한다. 규모를 떠나 대다수의 상점에서 모든 상거래를 휴대전화에 깐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친환경이라는 현재 지구촌의 최대 가치도 더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개회식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 전통을 디지털 영상으로 대체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개회식은 120분간 진행되며, 개회식의 꽃인 45개 선수단 입장은 40분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어 국가명 알파벳 순으로 입장한 광저우 대회 사례를 볼 때구본길(펜싱)·김서영(수영) 공동 기수를 앞세운 우리나라는 16번째, 북한은 7번째로 각각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 트랙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역대 최다인 1140명의 선수단을 이번 대회에 파견했다. 22일 현재 출전 선수는 45개 출전국 중 태국(934명), 중국(887명) 다음으로 많은 872명이다.   2020 도쿄 올림픽에 불참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를 받은 북한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래 5년 만에 치르는 국제 스포츠 무대 복귀전인 이번 대회에 185명의 선수를 항저우에 보냈다.   금메달 50개 이상을 수확해 종합 순위 3위 달성을 목표로 세운 우리나라는 대회 이틀째인 24일부터 본격적인 메달 사냥에 나선다. 근대5종 여자 대표팀, 태권도 품새 남자 강완진(홍천군청)과 여자 차예은(경희대), 근대 5종 개인전 2연패에 도전장을 낸 전웅태(광주광역시청), 수영의 간판 황선우, 유도 안바울, 펜싱 여자 에페의 송세라가 24일 한국의 골든 데이를 이끌 후보들이다.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축제 개막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포츠 종합대회

2023-09-22

[중국읽기] 중국과 대만의 성묘 정치학

베이징은 가지 않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을 피하겠다는 거다. 정치색을 빼겠다는 이야기다. 마잉주는 방중 목적을 ‘신종추원(愼終追遠·장례와 제사를 정성껏 모시다)’ 네글자로 압축했다. 그러고 보니 4월 5일이 청명절이다.   중국엔 ‘청명절엔 성묘를 하고 단오엔 종자를 싸며 추석엔 월병을 먹고 섣달 그믐날 밤엔 만두를 빚는다’는 말이 있다. 일년 사계절 중 봄이 오면 가장 먼저 해야할 게 조상의 산소를 찾아 돌보는 일이다.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함이다. 마잉주는 1950년 7월 홍콩 까오룽(九龍)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마오쩌둥의 고향이기도 한 중국 후난성 샹탄(湘潭)현이다. 이곳에 할아버지 마리안(馬立安)이 잠들어 있다.   마잉주 부모는 홍콩을 거쳐 그가 두 살 때 다시 대만 타이베이로 이주했다. 2008년부터 8년간 대만 총통으로 재직했던 그는 2015년 싱가포르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1분 20초에 걸친 ‘세기의 악수’를 나눴다. 자신의 재임 시기가 중국과 가장 평화롭고 가장 대등했다고 말한다. 총통 퇴임 후엔 대만 국가기밀보호법에 따라 대만을 벗어날 수 없다가 2021년 5월 규제가 풀렸다.   이제 코로나도 진정됐으니 대륙의 조상 묘를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누나 셋과 여동생, 그리고 대만 청년 30여 명이 함께한다. 대륙 젊은 세대와의 교류로 양안(兩岸) 긴장을 누그러뜨리자는 취지다. 한데 대만 전·현직 총통 중 74년 만에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그의 방중은 아무리 정치적 색채를 덜어내려 해도 그리되지 않는다. 그의 방중 자체가 올해 대만에 평화공세를 가하는 중국의 전략에 이미 편입된 느낌이다.   이달 초 중국 정협(政協)의 주석이 된 왕후닝이 대만을 끌어안기 위해 내세우는 카드가 바로 ‘중국 전통문화’다. 한 핏줄, 같은 문화를 강조해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차이잉원 집권 민진당 정부에 대항하겠다는 계산이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마잉주와 같이 ‘하나의 중국’에 동의하는 대만 국민당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포석이기도 하다. ‘성묘 정치학’이란 말이 나온다. 그래서인가. 29일 해외 순방에 나서는 차이잉원은 미국 경유를 통해 미국과의 연대를 강조할 계획이다. 내년 초 대만 총통 선거는 벌써 막이 올랐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중국읽기 중국 정치학 성묘 정치학 대만 총통 대만 국가기밀보호법

2023-03-27

가주 출신 미국계 중국대표 선수들 성적따라 '극과 극' 대접

밤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단체전에 출전했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 긴장한 탓인지 주이는 첫 컴비네이션 점프부터 삐거덕거리며 넘어졌고 이내 펜스에 부딪혔다. 이어 3바퀴를 돌아야 하는 마지막 트리플토루프는 1회전으로 처리해버렸다. 결과는 개인 점수 최하위였고, 이 바람에 중국의 순위는 3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경기장은 대부분 중국 관중이었고 중국 네티즌들도 연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주이의 연기 결과는 금세 퍼졌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의 “주이가 넘어졌다”는 해시태그 조회 수는 단 몇 시간 만에 무려 2억 회를 기록했다. “이것은 망신”이라는 글에는 ‘좋아요’ 1만1000개가 달렸다.   미국에서 태어난 주이가 본토 선수들을 제치고 왜 중국 대표로 뽑혔는지 의문이라는 성토도 쏟아졌다.   주이는 경기 후 “속상하고, 좀 당황스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주이는 중국 이민 가정 출신으로 LA에서 태어났다. 2018년 중국 대표로 뛰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이름도 베벌리 주에서 주이로 바꿨다. 인공지능(AI) 분야 과학자인 그의 아버지는 2020년 UCLA에서 베이징대로 옮겼다.   그러나 주이는 중국어를 잘하지 못했다. 이에 웨이보에는 “그녀에게 애국심을 얘기하기 전에 먼저 중국어부터 가르쳐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CNN은 중국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큰 부담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중국 정부가 메달 집계를 국력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는 탓이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이번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해 외국에서 태어난 재능있는 선수 십여 명을 국가대표로 뽑았고, 주이도 그중 한 명이다.   주이를 대하는 중국인들의 태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18살의 스키 선수 에일린 구와는 확연한 대조를 보인다고 CNN은 설명했다.   에일린 구는 중국어를 유창하게 잘하고, 중국 문화에도 익숙해 있다. 그는 자랄 때에는 베이징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기도 했다.   에일리 구는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의 비공식적인 얼굴이 되는가 하면, 올림픽 브랜드 광고에도 여러 차례 참여했다.   웨이보에는 190만명의 팔로우가 있고, “에일린의 첫 연기”라는 해시태그는 3억 뷰 이상을 기록했다.미국 중국 대표 선수들 스키 선수 선수 십여

2022-02-07

[글로벌 아이] "한 번도 보지 못한 권위주의"

문화·민생·사회·환경·군대·통일·외교·감찰 등 13개 분야, 55개 각론으로 구성된 '중국 방안'을 제시했다. 일당 통치·인민 민주·공유제가 핵심이다. 관변 학자의 발언은 고삐가 풀렸다. 지난달 31일 공개 세미나에서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을 만났다. 진 교수는 "미국의 대만 카드가 마지노선을 넘고 있다"며 "만일 대만에서 군사충돌이 벌어지면 제1도련(島?·오키나와-대만-남중국해) 안에서는 중국이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가를 치르겠지만, 최종 결과는 중국의 승리"라며 "그렇게 되면 미국은 신용 파산으로 하룻밤 사이 세계 대국에서 아메리카 지역 대국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근거로 지난달 국경절 열병식에 선보인 둥펑(東風)-17과 둥펑-100 미사일을 내세웠다. "전략 타격 대오에 포함된 정규(常規) 미사일은 (핵과 달리) 사용을 준비한다는 의미"라며 "제1도련 안에서는 중국의 어떤 적대세력도 모두 위험하다"고 했다. 발사 버튼을 곧 누를 듯한 어조였다. 미국 학계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엘리 라트너 신미국안보센터장과 포린 어페어스에 '중국 심판'을 실었다. '베이징은 미국의 기대를 어떻게 거역했나'가 부제다. 중국 내전·한국전쟁.베트남전 당시 미국의 중국 정책은 오판의 연속이었다며 더 이상은 안 된다고 강공을 촉구했다. 미.중 무역 '1단계 협상'의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과 격렬한 패권경쟁 뉴스가 공존하는 요즘이다. 한국 외교가 북한만 보는 사이 세계 질서의 뉴노멀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신경진 / 한국 중앙일보 베이징 특파원

2019-11-13

이태백이 사랑한 물과 꽃의 도시…중국 양저우

밤에 비바람 소리 들렸으니 꽃잎이 다소 떨어졌음을 알겠네. 지난주 '블로섬 트레일'(Blossom Trail)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중부의 프레즈노를 지나던 길이었다. 한 달째 이 지방을 유린하던 꽃샘 비바람에 하얀 아몬드와 분홍 복숭아꽃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당나라 시인 맹호연의 글귀처럼 말이다. 봄이면 꼭 가봐야 할 곳, 중국 장쑤성 양저우로 간다.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당나라 시인 이백(이태백)도 '연화삼월하양주', 아지랑이 피어나고 꽃피는 삼월이면 양저우로 내려간다고 읊었다. 남쪽으로는 장강(양쯔강)이 흐르고, 서쪽으로는 난징과 붙어 있다. 당나라 때는 물길을 통해 수도 장안에 강남의 물건을 가져다주는 수륙교통의 요충지였다. 양저우는 삼국시대, 오나라 손책· 손권이 다스리던 땅이었으며, 수·당·청의 문화유적이 곳곳에 널려 있다. 양저우는 우리나라로 말하면 경주와 같은 유적도시다. 양저우는 우리 역사하고도 아주 각별한 도시다. 열두 살 나이로 당나라에 유학 간 최치원이 874년 과거에 급제해 관리를 지낸 곳이며, 저 유명한 '토황소격문'을 지어 황소의 난 진압에 공을 세우고 이름을 떨친 고장이다. 최치원은 생전에 고국인 신라보다 중국에서 더 실력을 인정받았고, 사후에도 오히려 중국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고 할 만하다. 양저우시는 2007년 중국 외교부의 비준을 받아 당성 유적지 안에 최치원기념관을 개관했다. 당성 유적지는 수나라 두 번째 황제 양제의 행궁과 당나라 회남절도사 관아가 있던 곳으로, 당나라 고성이 드물게 잘 보존된 곳으로 꼽힌다. 최치원이 회남절도사 고변의 종사관으로 약 5년간 근무한 바로 그 자리다. 수양제는 북쪽 베이징과 남쪽 항저우를 잇는 620마일(1000km)가 넘는 대운하를 팠다. 양저우는 그 대운하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물의 도시다. 양저우 제일 명승지 수서호도 양제가 만든 2.6마일(4.3km)길이의 소운하였다. 수양제는 이곳을 수상정원삼아 노닐었다. 이백이 꽃놀이, 뱃놀이 하기 좋다고 노래한 그곳이다. 봄축제가 열리는 4월과 운하축제가 열리는 9월이면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배를 타고 수로를 따라가다 보면, 정자 5개를 얹고 있는 '오정교'라는 다리를 지난다. 양저우를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24교' 역시 수 양제가 세운 명물로, 길이 24m와 기둥 24개 모두 24절기를 상징한다. 수 양제는 이 다리에서 미녀 24명과 함께 야경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수서호는 원래 양저우 서쪽에 자리해서 서호라 불렸는데, 항저우 서호(西湖)보다 작다는 의미로 수서호라 불리기 시작했다. 예부터 중국인이 서호를 몸매가 풍만한 당나라 미인 양귀비에, 수서호를 손바닥 위에서 춤출 수 있을 만큼 가냘펐다는 한나라 황후 조비연에 비유한 까닭이다. 청나라 건륭제가 양저우에 방문했을 때 베이징의 베이하이(北海)와 같은 백탑이 없다며 아쉬워하자, 염상들이 10만냥의 은화를 들여 베이하이의 설계도를 입수해 백색 소금 포대로 그날 밤 탑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백탑(白塔)도 수서호에서 구경할 수 있다. 양저우의 정원문화를 대표하는 하원(何園)과 개원(個園) 두 정원도 대표적인 볼거리다. 개원은 남쪽 입구의 봄 풍경을 시작으로 각종 기암괴석으로 사계절을 연출하며, 건축물은 미로 같은 통로로 이어진다. 하원은 중국과 서양의 건축양식이 융합된 형태의 정원이다. 약 1마일(1.5㎞)에 달하는 입체식 회랑은 중국에서도 '천하 제일 복도'로, 수심정(水心亭)은 '천하 제일 누각'으로 일컬어진다. 옛 관리들의 주택가를 관광지로 꾸민 '동관지에'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동관지에는 예로부터 양저우에서도 교통ㆍ상업 등의 중심지였으며 지금도 식당, 다양한 수공예 공방 등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즐겨 먹는 볶음밥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이 볶음밥이 유래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사진=바이두 닷컴 백종춘 객원기자

2019-04-04

"주체사상 주입· '미국은 악' 교육 여전"

베이징으로 유학을 가는 등 북한에서도 흔치 않은 '평양 엘리트 계층' 출신의 금혁(가명)씨는 "유학시절 어렵게 사귄 남한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야기하던 중 평생 처음으로 민주주의라는 말을 접했다"며 "그날 밤 내가 알던 북한은 죽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세대별로 미국과 한국을 어떻게 다르게 보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일용(가명)씨는 "김일성 일가를 신성시하고 북한 체제를 지지하는 교육과정이 확고해 대다수 주민들의 공식적 입장은 반미"라면서도 "우리 아버지가 그랬듯 불법 라디오 등을 통해 외국 이야기를 접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금혁씨는 "그냥 연령대만 봐서는 세대 차이를 느낄 수 없을지 모르지만 엘리트 계급 내에서는 외국 문화에 대한 노출에 따른 세대 차이가 꽤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날 혜산 출신의 제시(가명)씨와 온성 출신의 노엘(가명)씨는 여성으로서 북한에서의 삶과 남한에서의 삶의 차이에 대해 "부모님이 여자는 초등학교만 나와서 시집 잘 가면 된다고 말했다"고 말해 청중을 놀라게 했다. 제시씨는 "11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시장에서 밀주를 팔기 시작해 14살 무렵에는 직접 만든 술이 마을에서 제일 맛있기로 유명해졌다. 그곳에서 쓸 수 없을 만큼의 돈을 벌 수 있었지만 대신 자유를 택했다"며 "대한민국에 정착한 후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가주에 본부를 둔 링크는 북한인들의 안전한 탈북과 정착을 돕고 탈북자들을 교육하는 비영리단체다. 2004년 창립이래 정착 프로그램을 통해 400명의 탈북자가 한국과 미국에 정착하도록 지원하고,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네트워크를 통해 900명이 넘는 탈북자들을 구조했다. 링크의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터 이안 멕케이는 "북한의 2500만 주민도 평화롭고 생산적인 삶을 살고파 하는 사람들이라며 한인사회의 후원과 지지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2018-10-10

‘장마당 세대’ 탈북 청년들이 전하는 ‘북한’

베이징으로 유학을 가는 등 북한에서도 흔치 않은 ‘평양 엘리트 계층’ 출신의 ‘금혁’씨는 “유학시절 어렵게 사귄 남한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야기 하던 중 평생 처음으로 민주주의라는 말을 접했다”며 “그날 밤 내가 알던 북한은 죽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세대별로 미국과 한국을 어떻게 다르게 보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일용’씨는 “김일성 일가를 신성시하고 북한 체제를 지지하는 교육과정이 확고해 대다수 주민들의 공식적 입장은 반미”라면서도 “우리 아버지가 그랬듯 불법 라디오 등을 통해 외국 이야기를 접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금혁’씨는 “그냥 연령대만 봐서는 세대 차이를 느낄 수 없을지 모르지만 엘리트 계급 내에서는 외국 문화에 대한 노출에 따른 세대 차이가 꽤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날 혜산 출신의 ‘제시’씨와 온성 출신의 ‘노엘’씨는 여성으로서 북한에서의 삶과 남한에서의 삶의 차이에 대해 “부모님이 여자는 초등학교만 나와서 시집 잘 가면 된다고 말했다”고 말해 청중을 놀라게 했다. ‘제시’씨는 “11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시장에서 밀주를 팔기 시작해 14살 무렵에는 직접 만든 술이 마을에서 제일 맛있기로 유명했지만 그곳에서 쓸 수 없을 만큼의 돈을 버는 대신 자유를 택했다”며 “대한민국에 정착한 후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에 본부를 둔 링크는 북한인들의 안전한 탈북과 정착을 돕고 탈북자들을 교육하는 비영리단체다. 2004년 창립이래 정착 프로그램을 통해 400명의 탈북자가 한국과 미국에 정착하도록 지원하고,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네트워크를 통해 900명이 넘는 탈북자들을 구조했다. 링크의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터 이안 멕케이는 “북한의 2500만 주민도 평화롭고 생산적인 삶을 살고파 하는 사람들이라며 뉴욕 한인사회의 후원과 지지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email protected]

2018-10-09

관광지별 최적 방문 시기 있다

문화를 체험하기에도 좋다. 3월-플래그스탭·부에노스 아이레스 그랜드 캐년의 관문도시인 애리조나 주 플래그스탭은 아직도 관광 비수기다. 어지간한 호텔도 100달러 선이면 숙박이 가능하다. 아르헨티나의 수도인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일 평균기온이 71도 전후로 가을 날씨다. 한때 이탈리아 피렌체 다음으로 세계인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도시에 꼽히기도 했다. 숙박비 또한 연중 가장 저렴해진다. 4성급 호텔이 하루 55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4월-시카고·코펜하겐 시카고는 호텔 예약 사이트인 부킹 닷컴(Booking.com)은 성수기에 비해 무려 54%까지 싸다고 밝혔다. 혹한도 지났고, 아직은 비수기여서 붐비지 않고 여행하기에 좋겠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5월부터 10월이 연중 최고의 성수기다. 작지만 활기찬 이곳을 한층 여유롭게 즐길 수 있겠다. 북구의 짧은 날과 혹한을 피해서 말이다. 방값 역시 38%까지 싸진다. 5월-런던 유럽 전체 대도시권 중에서 가장 큰 도시 런던은 예술, 경제, 의료, 관광 등 거의 모든 부문에 있어 뉴욕, 도쿄와 함께 세계 최고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연중 항공권은 싸지가 않다. 그러나, 5월 노동절이 지나면 방값이 싸진다. 6월-베이징 국경일이 없어서 여러모로 유리하다. 현지 관광객들이 빠지니 붐비지 않아서 여유롭게 일정을 즐길 수 있겠다. 숙박비 또한 4성급 호텔이 하룻밤 80달러선이면 가능하다. 7월-보스턴·시드니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의 하나로 역사적 건물 등 유적지가 많다. 시내 관광은 이 사적지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프리덤 트레일이 유명하다. 바닥에 따라 새겨진 붉은 벽돌 라인만 따라가면 되는데, 연중 가장 더운 계절이긴 하지만 일 평균 최고기온이 82도여서 걷기에도 좋겠다. 북반구의 더운 여름을 피하고 싶다면 남반구의 시드니로 가야겠다. 거기는 겨울이 한창이다. 그래 봐야 일 평균기온이 60도 아래로 내려가는 일은 없을 테니까. 방값도 성수기에 비해 44%까지 저렴해진다. 8월-뉴욕·베를린 뉴욕의 8월은 숨막힐 듯 덥다. 숙소는 에어컨이 잘 작동하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8월에 가야할 이유가 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콘서트와 셰익스피어 연극이 공원에서 무료로 펼쳐지기 때문. 8월의 마지막 주는 호텔들의 할인폭이 연중 가장 커지는 때다. 숲과 호수가 많아 유럽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도시로 꼽히는 베를린 역시 이 시기에 숙박비가 최저로 내려간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비롯해서 전승기념탑, 포츠담 광장 등 명소들이 널렸다. 9월-올랜도·로마 노동절을 시작으로 각급 학교의 새학년이 시작되므로 붐비던 관광지들이 비로소 한산해지기 시작한다. 말할 것도 없이 디즈니랜드를 비롯해서 호텔 들이 연중 가장 큰 할인폭을 적용한다. 로마는 연중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는 꿈의 여행지다. 하지만 9월은 그중 베스트 시즌. 대부분의 유럽인들이 8월에 휴가를 쓰기 때문에 9월부터 비로소 일상으로 돌아간다. 호텔비도 싸진다. 10월-뉴올리언스·케이프타운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는 이 때가 연중 가장 숙박비가 싸지는 때다. 특히, 10월 마지막 주는 봄에 열리는 마르디 그라에 비해서 34%까지 할인된다. 남아공의 수도 케이프타운 역시 이 시기가 여행비가 싸게 든다. 일 평균 최고기온이 70도 전후이니, 이 곳의 유명 트레킹 코스 중의 하나인 테이블산을 오르기에도 좋다. 정상까지는 케이블카가 운행한다. 11월-샌프란시스코·리우데자네이루 샌프란시스코는 추수감사절을 앞둔 때가 가장 좋을 때다. 여름보다 더 온화해지는 기후와 더불어 비수기여서 한가해지니 더욱 좋다. 본격적인 여름을 앞 둔 리우데자네이루의 11월, 역시 여행 적기다. 일 평균 최고기온이 75여서 딱 좋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12월 하순에는 호텔비가 37%나 높아진다. 12월-라스베가스·프랑크푸르트 라스베가스는 12월에 다녀가야겠다. 숨 막히는 여름의 열대야도 피하고, 성수기의 인파도 피하고. 숙박비 역시 60% 싸진다. 프랑크푸르트 역시 이 때가 좋다. 다양한 먹거리와 제철 상품들을 파는 축제 장터,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기도 하고, 방값 역시 성수기에 비해 56%나 싸지는 것으로 부킹닷컴 조사로 밝혀졌다. 백종춘 객원기자

2018-04-11

젊은 세대 도시 선호도, 밴쿠버 6위

밤문화, 맥주 순위, 그리고 페스티발 등이 포함됐다. 이번 평가 순위에서 1위는 독일의 베를린이 3위는 영국 런던, 7위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8위는 미국 뉴욕, 9위는 독일 쾰른, 그리고 10위에 영국의 맨체스터가 꼽혔다. 서울은 전체 중간 정도인 65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각 항목 당 점수는 10점 만점으로 순위는 전체 평균 점수로 나왔다. 밴쿠버는 대체적으로 모든 항목에서 상위 점수를 받았지만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은 주택가격으로 인해 주거에서 1.5점을 받았고, 교통도 2.4점으로 낮은 점수에 그쳤다. 또 밤문화도 3.2점으로 재미없는 도시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에 이민자 수용에서는 9.9점, 개인자유와 선택 9.7점, 성청체성 친화도 9.3점 등 주로 개방에 속한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은 취업에서 0.9점, 건강에서 0.2점, 성평등에서 1.2점, 개인자유와 선택에서 1.6점, 성청체성 친화도 0.6점 등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에 인터넷속도에서 10점 만점, 대학성적에서 9.6점의 좋은 점수를 받았다. 미국 도시 중에는 샌프란시스코와 오스틴이 13위와 14위로 미국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인 도시가 됐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방콕이 42위, 베이징이 49위를 차지했으며,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가 53위, 홍콩이 56위, 그리고 타이완이 62위로 서울보다 앞섰다. 일본의 도쿄와 오사카는 81위와 97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밴쿠버 중앙일보 표영태 기자

2018-03-02

평창 겨울올림픽, 세계인을 잇다

베이징 장이머우 감독 공연 등 시선 조화와 융합 통한 공존, 다름 인정하는 평화 메시지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지구촌 최대의 겨울 스포츠 축제가 17일간 이어진 ‘감동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9일 화려하게 개막했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오후 8시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평창올림픽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 2920명이 참가해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뜨거운 메달 레이스를 펼쳤다. 우리나라도 안방 올림픽에 15개 전 종목에 역대 최다인 146명의 선수를 출전시켜 대회 기간 응원을 보내준 국민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 역대 가장 많은 선수단을 파견한 우리나라는 금메달 5개와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스웨덴에 이어 종합 7위에 올랐다. 특히 가장 많은 6개 종목에서 역대 최다인 17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메달권 종목을 다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르웨이는 금메달 14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1개를 획득해 종합 1위에 올랐다. 독일(금14·은10·동7)이 종합 2위에 올랐고 캐나다(금11·은8·동10)는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의 주인공인 참가국 선수들은 폐회식서 각국 기수가 먼저 들어선 뒤 자유롭게 경기장에 입장해 평창과 강릉, 정선에서 만들어낸 감동과 환희의 장면을 되새기며 각국 선수들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폐회식에는 남북 선수단이 개회식과 달리 각자 입장했다. 남측 기수로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철인’ 이승훈, 북측 기수는 피겨스케이팅에 출전한 김주식이 각각 선정됐다. 선수들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한데 어울려 즐거운 표정으로 행진했다. 폐회식은 ‘미래의 물결’이라는 주제로 우정의 레이스를 펼친 선수와 자원봉사자, 관람객이 하나로 어우러진 화합의 장을 연출했다. 4개의 문화공연으로 구성된 폐회식에서는 조화와 융합을 통한 공존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한국적인 색채와 현대 아트의 결합으로 녹여냈다. 한류스타 엑소와 씨엘 등은 화려한 K팝 공연도 이어졌다.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서 뛰어난 연출능력으로 호평을 받은 장이머우 감독이 2022년 대회 개최 도시인 베이징을 알리는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 이희범 대회 조직위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한국어로 “수고했어요, 평창”, “자원봉사자 여러분 헌신에 감사합니다”라고 대회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폐회식에서는 또 이번 대회 개회식 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대형 드론쇼로 평창의 화려한 밤을 연출했다. 마침내 17일간 강원도 평창을 환하게 밝힌 성화가 꺼지고 이후 순서에는 EDM DJ가 진행하는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출연진, 선수단이 하나가 돼 폐막식의 절정을 이뤘다.[연합뉴스]

2018-02-25

평창 겨울 올림픽 막 내려, 대한민국 7위

문화공연으로 구성된 폐회식에서는 조화와 융합을 통한 공존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한국적인 색채와 현대 아트의 결합으로 녹여냈다. 한류스타 엑소와 씨엘 등은 화려한 K팝 공연으로 대회 기간 불굴의 투혼과 감동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서 뛰어난 연출능력으로 호평을 받은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이 2022년 대회 개최 도시인 베이징을 알리는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 '베이징의 8분'으로 명명한 이 공연에선 중국의 5천 년 역사를 담아냈던 베이징 하계올림픽과 달리 중국이 이룬 하이테크 기술과 전통이 결합한 새로운 장면을 연출했다. 판다로 분장한 인형이 무대에 등장해 무용수들과 함께 율동을 선보였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영상을 통해 환영 메시지를 전했다. 이희범 대회 조직위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한국어로 "수고했어요, 평창", "자원봉사자 여러분 헌신에 감사합니다"라고 대회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폐회식에서는 또 이번 대회 개회식 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대형 드론쇼로 평창의 화려한 밤을 연출했다. 마침내 17일간 강원도 평창을 환하게 밝힌 성화가 꺼지고 이후 순서에는 EDM DJ가 진행하는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출연진, 선수단이 하나가 돼 폐막식의 절정을 이뤘다. 이번 평창올림픽에 역대 가장 많은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금메달 5개와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스웨덴에 이어 종합 7위에 올랐다. 애초 계획했던 금메달 8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로 종합 4위에 오르겠다는 '8-4-8-4'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6개 종목에서 역대 최다인 17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쇼트트랙에 편중됐던 메달 사냥을 다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종합 7위는 2014년 소치 대회의 13위(금 3개, 은 3개, 동 2개)보다 상승했지만 2010년 밴쿠버 대회의 5위(금 6개, 은 6개, 동 2개)보다는 2계단이 낮은 성적이다. 2006년 토리노 대회 때도 이번 대회와 같은 7위(금 6개, 은 3개, 동 2개)를 차지했다. 노르웨이는 금메달 14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1개를 획득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16년 만에 종합 1위에 복귀하며 동계올림픽 통산 8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노르웨이가 획득한 총 메달 39개는 역대 최다 메달 기록이다. 독일(금14·은10·동7)이 종합 2위에 올랐고 캐나다(금11·은8·동10)는 3위를 차지했다. 반면 도핑 스캔들 징계 여파로 러시아에서 온 선수(OAR) 자격으로 참가한 러시아는 종합 13위(금 2개, 은 6개, 동 9)로 밀려 자국 대회였던 2014년 소치 올림픽 종합 1위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강원도 평창이 3수 끝에 유치한 이번 대회는 우려와 달리 대회 운영과 흥행, 기록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를 받은 북한의 선수 46명이 참가하면서 명맥이 끊겼던 국제대회 개막식 남북 공동입장이 11년 만에 성사됐고, 여자아이스하키에서는 올림픽 최초로 단일팀이 구성돼 '평화올림픽'이 구현됐다. 북한 참가 덕에 입장권 판매에서도 호조를 보여 판매 목표치(106만8천 장) 대비 100.9%(107만8천 장)가 발매됐고, 누적 관람객은 100만을 훌쩍 넘긴 138만 7천475명으로 집계됐다. 또 빙상 종목에서 세계 신기록 3개와 올림픽 신기록 25개가 양산되는 등 풍성한 기록 사냥 대회로 남게 됐다. 이와 함께 다양하고 풍성한 공연과 문화프로그램 운영으로 '문화 올림픽' 호평을 받았고, 세계 최초의 5G 서비스와 인공지능(AI) 등을 선보여 '스마트 올림픽' 명성을 얻었다. 아울러 남북 분단 상황에서도 테러 없는 최고의 '안전 올림픽'과 철저한 도핑 검사로 어느 대회보다 약물 없는 '클린올림픽'으로 치러졌다. 연합뉴스

2018-02-25

[서울 리포트] 발 마사지조차 한국 압도하는 중국

문화의 척도인 화장실도 깨끗했다. 이런 변화가 어디 샤먼뿐일까. 샤먼은 오히려 경제 개발이 다소 지체됐던 곳으로 꼽힌다. 덩샤오핑이 1978년 개혁·개방에 나서면서 선전·주하이·산터우와 함께 지정한 4대 경제특구였지만 대만령 진먼다오를 지척에 두어 언제 전쟁 피해를 볼지 모른다는 우려로 개발이 지연됐다. 이 같은 경제와 안보 특수성을 지닌 샤먼은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그가 85년 샤먼 부시장을 시작으로 푸젠성에서 저장성과 상하이를 거쳐 권력의 정점에 오르는 데 필요한 핵심 역량을 갈고닦은 곳이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최근 19차 당 대표대회를 통해 샤먼에서 그리기 시작했을 중국몽(中國夢)을 더욱 구체화했다. 2020년까지 국민 모두 중산층이 되는 샤오캉(小康) 사회를 건설하고 2050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최강국이 된다는 비전을 담았다. 샤먼 지역만 봐도 그런 꿈이 이미 많이 영글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과거와 사뭇 달라진 중국의 경제력과 사회적 활력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 차원을 넘어섰다. 제조업과 내수는 물론이고 서비스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한 미래 4차 산업혁명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당장 제조업 굴기는 한국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중국 토종 브랜드에 밀려 존재감을 찾기 어려워졌다. 현대·기아자동차 역시 50개에 달하는 중국 토종 차 군단의 집단 추격에 쫓겨 더는 물러설 곳 없는 사투를 벌이는 처지다. 한국의 유일한 우위 전략산업인 반도체 역시 중국과의 결전은 시간문제다. 베이징과 상하이를 연결하는 교통 요지 우한에 들어서는 국가 메모리 기지 1기가 빠르면 내년부터 반도체 양산에 나선다. 중국은 2025년까지 무려 1조 위안(약 17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중국산 상품 목록에 반도체를 포함할 날을 꿈꾸고 있다. 10년 전 미국·독일을 제친 세계 1위 중국산 제품은 1762개(한국은 68개)에 달한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은 중국에 날개를 달아 주고 있다. 드론·핀테크·전기차·2차전지에선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세계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 경제가 위력적이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독신자의 날)'가 보여준 것처럼 유선전화와 인터넷 웹을 건너뛰고 주요 상거래가 모바일로 이뤄진다. 서비스산업조차 한국이 대적하기 어려워졌다. 한국에선 밤문화로 치부되는 발 마사지조차 엄연한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류 호텔 뺨치는 시설에 100명 안팎의 마사지사가 일하지만 30분 기다려야 마사지 받는 것이 예사일 정도로 호황이다. 반듯한 일자리이다 보니 젊은 세대에도 좋은 직장이 된다. 한국은 어떤가. 우물 안 개구리를 자처하며 서비스업을 경시해 일자리도 놓치고 경제 구조도 노쇠해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 굴기 대처법은 우회로가 없다. 개방경제를 유지하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격차 확대와 제품 고도화만이 살길이다. 이러려면 정부는 30년 전 낡은 규제로 가로막고 있는 산업 혁신의 길을 열어 줘야 한다. 우물쭈물하다간 냄비 속 개구리로 전락하게 될 뿐이다.

2017-11-22

"집 나간 남편 데려다 줍니다"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고민하던 그는 '내연녀 퇴치 업체'를 찾았다. 남편과 대면해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이다. 그가 고용한 업체는 '웨이칭 혼인의원감정진료소'. 이름대로 망가진 결혼을 고쳐주고 마음을 치료해주는 곳이다. 업체는 남편의 불륜 상대에게 다른 도시에 있는 새 직장을 구해줬다. 먼 곳으로 이사해 자연스럽게 관계를 정리하도록 한 것이다. 1일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에서 성업 중인 '내연녀 퇴치 사업'을 소개했다. 신문은 "혼외 관계가 일반화되면서 남편의 여자를 떼어내고 결혼 생활을 지키게 해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룬 중국에선 일부다처제 문화가 부활했다 할 정도로 정부(情婦)를 거느린 공산당 고위 간부와 기업인이 급증했다. 2013년 중국 인민대학은 부패로 적발된 관리의 95%가 정부를 뒀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내연녀 퇴치사'는 내연녀가 알아채지 못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을 사용한다. 내연녀의 거주지나 헬스클럽 등지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쳐 우정과 신뢰를 쌓고 유부남을 만나는 이유를 파악한다. 내연녀의 목적이 돈인지 사랑인지 성(性)인지에 따라 처방은 달라진다. 새로운 애인을 찾아주거나 앞선 사례처럼 새 직장을 구해주기도 한다. 친구처럼 대화로 불륜 관계를 끊도록 설득도 한다. 폭력이나 협박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서비스의 비용은 수십만 위안에 이른다. 또 다른 업체인 '파경중원(破重.헤어진 부부가 다시 결합한다는 의미) 유한공사'는 최소 비용이 30만 위안(약 4만5000달러 또는 5000만 원)이며 내연녀와 가까워지기 위해 값비싼 아파트나 차를 빌리는데 추가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3개월 정도면 남편을 가정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며 "성공 가능성은 90%를 넘는다"고 말했다. '웨이칭 혼인의원감정진료소'의 경우 2001년 상하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59개 도시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추진하면서 최근 성장세가 주춤한 모양새다. 베이징에서 영업 중인 '바이허(百合) 감정의료원'의 리칭위(李晴雨)는 "반부패 캠페인 이후 관리들이 내연녀를 스스로 떼어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2016-08-01

광활한 영토와 인간, 오랜 역사가 만들어낸 땅

문화유산으로 선정한 중국 베이징 인근 역사 유적지 5곳을 다녀왔다. 글·사진=장병희 기자 명 13릉 명나라는 한족이 중국을 지배한 마지막 왕조다. 명왕조는 1368년부터 1644년까지 총 16명의 황제가 있었다. 그중 베이징에 있었던 황제는 모두 13명이고 이들의 황릉이 베이징 인근에 무사히 보존돼 있다. 이중 3개가 공개돼 있고 이중 신종 황제의 정릉을 방문했다. 정릉(定陵)은 신종 만력제와 황후 효단현황후 왕씨, 태창제를 낳은 효정황태후 왕씨의 무덤으로 1956년 5월부터 1년에 걸쳐 발굴조사가 이뤄졌고 능내 지하궁전은 중국 황제의 능묘 발굴로는 최초다. 중국정부는 이후 황제 능묘의 발굴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문화대혁명 시기인 1966년 8월 24일, 구사상과 문화의 파괴를 주장하는 홍위병들에 의해 정릉은 반 사회적 유산으로 낙인 찍혀 탄핵 연설 후에 정릉 지하에 보존되어 있던 만력제의 유해와 효단현황후, 효정황태후의 유골이 모두 불태워졌다. 지하궁전은 총 5개의 궁실로 이뤄져 있다. 출토문화재는 3000건이 넘게 나왔다고 한다. 현재 지하궁 황제와 황후의 관이 전시돼 있다. 함께 출토된 황제의 의자가 황제와 함께 묻힐 때 이렇게 수많은 관광객과 만나게 될 것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황제의 묘비는 홍위병에 의해서 가축피로 더럽혀졌다. 정릉은 마치 누군가 나중에 발굴할 것을 예견한 듯 황제의 묘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는 표지판이 나중에 발견됐다고 한다. 명13릉은 마치 중국의 오늘을 보는 듯하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관광객이 명13릉을 찾는 이유는 한족 왕조의 영화를 되새겨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청왕조는 만주족의 왕조로 한족과는 관련이 없다. 현재 중국 정부는 한족들이 중심이 돼 움직이는데 중국식 사회주의라는 것이 마치 여러 분야에서 명왕조를 본 딴 것 같다. 오래됐다는 것은 황릉만이 오래됐다는 것이 아니다. 자금성(紫禁城) 자금성은 명조와 청조의 황궁이다. 1416년부터 1911년까지 최고 권력의 중심지였고 방이 무려 1만 개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문도 많다. 퍼레이드로 유명한 천안문은 황성 내성의 남문이고 자금성의 정문은 오문이다. 현재 문은 청조때 다시 만든 것으로 실제 통로는 모두 5개 있고 중앙에 있는 가장 큰 통로는 황제용이다. 자금성에는 전각이 여러 개 있는데 정전은 태화전이다. 궁내 지붕 기와는 모두 황금색이다. 가까이 가보면 황금색 도자기로 코팅한 기와다. 자금성 주위는 해자라 불리는 성을 둘러싼 인공 연못이 있다. 너비는 52m이고 깊이는 6m다. 천안문에 이르러 가장 놀란 것도 역시 수많은 인파였다. 중국 각지에서 베이징을 온 수많은 관광객은 모두 마오쩌둥의 미라를 보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자금성도 다르지 않다. 하루에 8만 명에게만 입장권을 판다. 정오쯤이면 입장권은 다 팔린다. 매주 월요일에 문을 걸어 잠그니 대충 계산해도 1년이면 2500만 명이 찾는다. 수많은 전각 뒤에는 아름다운 정원이 관람객을 맞는다. 자금성은 크다, 많다로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있다. 높은 벽과 셀 수 없는 방은 황제가 암살의 두려움 속에서 편히 밤잠을 자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하지만 황제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말은 자금성을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금성을 가보면 황제 대우가 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만리장성(The Great Wall) 베이징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만리장성이다. 실제 만리가 되는지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베이징을 방문한 이유가 만리장성을 오르기 위해서인 사람들로 북쩍였다. 금발의 외국인들도 눈에 많이 띄었지만 만리장성을 찾은 사람들의 대다수는 중국인이다. 만리장성은 여러 곳에서 오를 수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인 거용관 만리장성이다. 이곳도 오르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급경사보다 다른 관광객과 부딪치지 않기 위해서 이리저리 피해야 하는 것이 더 힘들 정도다. 7~8세 정도로 보이는 아이부터 80대 노인까지 중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역사 유적물을 직접 올라보기 위해서 끊이지 않고 올라왔다. 기록에 의하면 만리장성은 기원전 220년 진시황이 시작했고 이후 명나라까지 계속됐다고 한다. 산성을 쌓은 산등성이가 많이 험해서 쌓는데도 어려웠고 넘기에도 어려워 보인다. 조선족 출신 가이드는 모든 왕조가 성 쌓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진짜 이유로 통일 후 굴복시킨 반대세력을 힘든 건설현장으로 내몰아 전쟁터만큼 많은 사람을 죽여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 내부의 적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많은 정복왕조가 거대한 역사유적을 만드는 이유는 이렇게 많은 사람의 땀과 피를 보기 위해서다. 크다는 것이 항상 좋아 보이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의 땀과 피가 그 웅장함에 가려 보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직접 산성을 오르기 시작하면 피는 아니더라도 많은 땀을 흘리게 된다. 굳이 정상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쉴만한 전각에 도달하면 멀리 장성의 다른 부분을 볼 수 있다. 결국 산등성이를 따라 굽이굽이 펼쳐진 장성은 오지도 않을 적을 막아야 한다며 대형 토목사업을 일으킨 중국인들의 허풍 때문인 것 같다. 이화원(Summer Palace) 이화원(이허위안)은 베이징에 있는 황실 정원으로 서태후가 10개월을 살면서 더 유명해진 황실의 별장이다. 우선 면적이 엄청난 인공호가 찾는 사람을 압도한다. 황제가 정사를 보던 건물, 잠을 자는 생활건물 등이 있다. 실제 황제 역할을 했던 청조의 서태후가 산책을 했다는 728m짜리 복도로 된 전각을 세웠다. 서태후가 겨울에 추울까봐 조그마한 아궁이에 일일이 불을 피웠다는 얘기는 그 사치함에 놀라울 뿐이다. 호수를 만들기 위해서 판 땅을 모아서 조그마한 인공산을 만들었다. 유람구역은 전체 면적의 90%를 차지한다. 인공산의 북쪽은 가파른 비탈에 물줄기가 굽이 흐르는 깨끗하고 조용한 지역이다. 호수와 호수 주위의 낮은 언덕으로 이루어진 정원의 전체 틀 안에 여러 전각과 누각들이 잘 배치돼 있다. 천단(天壇) 천하를 호령하던 중국의 황제도 하늘은 두려워했던 것 같다. 베이징 인근에 4개의 단을 지어놓고 하늘과 땅 등에 제사를 지으면서 민심을 살폈다. 15세기 전반에 지어진 천단은 정원안에 제례용 건축물들이 모여 있는 경건한 장소로, 오래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전체적인 설계와 개별 건물의 배치를 보면, 천단은 고대 우주론의 핵심인 '땅과 하늘', 즉 '인간 세계와 신의 세계'의 관계를 따르고 있는데, 이러한 관계 속에서 황제만이 제사를 통해서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중앙 건물은 커다란 장방형 전각으로, 그곳에서 하늘과 땅에 제사를 올렸다. 1530년에는 하늘과 땅에 각각 별도의 제사를 올리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중앙 건물의 남쪽에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원구단(圓丘壇)이 지어졌다.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내는 '천지단'이라는 이름은 이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단'이 됐다. 이와 더불어 베이징의 북쪽에는 땅에 제사를 지내는 지단(地壇)이, 동쪽에는 태양에 제사 지내는 일단(日壇)이, 서쪽에는 달에 제사 지내는 월단(月壇)이 각각 세워졌다. 천단은 1918년 일반 공원으로 개방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가한 노인들이 모여서 노는 곳이 됐다. 서울 탑골공원을 연상시킨다.

2015-11-11

문화 센터 후원해주세요”

문화공연과 연주홀, 각종 커뮤니티행사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유리다면체의 건물인 페더럴웨이 문화공연 및 이벤트센터의 공사가 착공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23일 페더럴웨이 컴포트인에서 쉐리송과 박영민이사장, 공홍기목사가 주최한 페더럴웨이 문화공연 및 이벤트센터 건립 을 위한 홍보행사가 열렸다. 이 문화센터는 700석 규모의 공연장과 300석의 모임 공간, 이벤트 홀 및 부대시설 등 각종 이벤트 및 연주회, 페스티발, 한인음악인협회 및 페더럴웨이 청소년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여러 공연단체를 위한 연주장소가 될 예정으로 페더럴웨이 심포니, 유스 심포니, 합창단, 중창단 등 5개 음악단체가 중심이 되어 사업을 돕고 있다. 문화센터의 설계는 시애틀 베냐로야홀을 디자인한 LMN Architects 건축회사가 맡았으며 레이니어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건축물로 페더럴웨이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음악공연을 위한 전문적인 음향시스템을 도입해 보다 수준 높은 음악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페더럴웨이 시에서 선임한 실행 책임자 테레사 이본느 이사는 “각종 음악공연과 더불어 로버트 얼바인 요리사의 요리학교, 베이징 아크로벳, 메이햄 문학창작 교실 등 문화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 및 사업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진 비버리 부시장은 시의 사업타당성 및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결과를 소개하며 “문화센터의 건립은 지역경제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며 사업과 관련하여 5900만불이 지역에 유입되어 338개의 일자리가 신규창출 되고 지역의 영세사업자들의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페더럴웨이 유스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장을 맡고 있는 공홍기 목사는 “1000불 기부시 좌석에, 2500불은 복도에, 2만5000불은 건물 밖 조형물에 기부자의 이름이 새겨진다”고 기금모금에 대해서 설명하며 “한인단체들이나 교민들의 개인적인 기부를 통해 문화센터건립에 한인들의 정성이 들어가고 그 공로가 대내외적으로 알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화센터 건립을 위한 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쉐리 송은 “한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멕시칸 커뮤니티 등 킹카운티에서 각종 모임의 중요장소가 될 것”이라며 한인 사회의 많은 지원과 참여를 부탁했다. 오는 7월26일 코엠티비 공개홀에서 기금모금의 밤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정진아기자) (쉐리송(왼쪽)과 짐비버리 페더럴웨이부시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06-24

중국 국가 부른 홍콩 지도층…시민은 그 앞에서 'X' 시위

밤이 되면 크게 늘어나는 양상이 며칠째 반복되고 있다. 낮에 귀가해 휴식을 취한 뒤 밤에 거리에 나가 밤을 새우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밤 시위대는 10만 명을 넘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시위대가 점거한 장소는 지난달 28일 이후 계속 늘어나 바다 건너 주룽반도의 몽콕까지 확대됐다. 친중과 반중으로 확연히 쪼개진 홍콩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 준 국경절의 풍경이었다. 홍콩의 화려한 야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국경절의 대표적 볼거리인 불꽃놀이 행사도 올해는 취소됐다. 시위 현장에는 "불꽃놀이를 해도 절대 가지 말고 TV로도 보지 말자, 그 시간에 집집마다 전등을 다 끄자"는 제안이 담긴 벽보가 붙기도 했다. 홍콩섬 중앙의 빅토리아공원에서 진행된 문화행사와 축제도 관람객보다 출연자나 주최측 인원이 더 많아 보였다. 이래저래 빛이 바랜 국경절이 되고 말았다. 시위는 평온한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는 모습도 눈에 띄지 않았다. 홍콩 경찰은 강제해산에 나서지 못하고 불상사를 방지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점거 시위 첫날인 28일과 이튿날 최루탄으로 강제진압을 시도한 게 오히려 홍콩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 시위 참여 숫자가 크게 불어난 게 원인이다. 애드미럴티역 앞 광장에서 만난 대학 1년생 쉬바이시는 "경찰의 진압에 화가 나 이튿날부터 시위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이 쏜 최루탄 숫자는 87발.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숫자임에도 홍콩 시민들은 격앙됐다. 불상사를 우려해 강경 진압에 나서지 못하는 건 베이징의 중국 중앙정부도 마찬가지다. 당장은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베이징에서 열리기로 돼 있다. 25년 전 천안문 사태의 비극적 결말로 인한 트라우마에서 아직 벗어난 상태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국이 행정장관 입후보자를 친중 인사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하고 완전한 보통선거를 보장하라는 시위대의 요구를 들어줄 리는 만무하다. 서방식 자유선거를 허용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여파가 일어나게 된다. 중국 내부의 정치 개혁 요구는 물론 홍콩에 이은 또 다른 '일국양제'의 대상지역으로 삼고 있는 대만 그리고 소수민족 자치주에까지 영향이 미치게 된다. 시위대 역시 여기서 물러날 기세가 아니다. 1일에는 직장인과 중노년의 일반 시민까지 가세했다. 60대 잭키리는 "갈수록 중국화되고 우리의 자치권은 위축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제 행정장관은 물론 입법의원까지 중국 입맛에 맞는 사람만 뽑도록 제도화되면 우리의 자유는 어디로 가나"라고 반문했다. 이틀 동안 시위현장에서 시민·학생들과 대화를 나눠 보니 "홍콩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왜 중국식 방식을 강요하느냐"는 불만이 많았다. 쉬바이시는 "우리 손으로 지도자를 뽑지 못하면 홍콩인에게 무슨 장래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베이징 당국과 홍콩 주민들 사이엔 좀처럼 좁혀지기 힘든 간격이 존재하고 있었다. 홍콩=예영준 특파원

201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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