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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비핵화·제재공조 합의한 한미일…'대화'보다 '원칙' 우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세 나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와 그것을 위한 대북 제재 유지, 북한 핵 위협에 맞선 미국의 핵우산 제공 등 3국 공조의 기본 틀을 재확인했다. 북미대화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한에 손을 내밀기보다는 한미일의 기존 대북정책 원칙을 답습하며 '진영'을 다지는 양상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의 3자 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공동성명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암호화폐 탈취를 포함한 악성 사이버 활동, 증가하는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공동 대응 필요성을 표명"했다. 아울러 "한미일은 각국 본토에 대한 어떠한 도발이나 위협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하고 "모든 급에서 긴밀한 정책 공조를 통해 3국간 노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성명은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성명은 "3자(한미일) 훈련 시행 및 한국군, 미군, 일본 자위대의 역량 강화를 포함, 방위 및 억제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측은 핵 역량을 포함한 필적할 수 없는 미국의 군사력으로 뒷받침되는 한일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이 철통같음을 재강조했다"며 "미측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통한 확장억제(미국의 핵우산 제공)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공동성명은 "북한내에서, 북한에 의해서 오랜 기간 자행되고 있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를 규탄"했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회피에 단호히 대응해 국제 대북 제재 체제를 유지, 강화하는 한편,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는 불법 활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대북 압박을 가해 나가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성명은 세 장관이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및 이산가족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트럼프 2기 임기 중에도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 체제가 유지될 것이며, 기존 대북 원칙의 큰 틀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완전한 북한 비핵화 목표를 확인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 속에 크게 약화한 대북 제재 체제를 유지·강화하기로 한 대목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관련한 북한의 기대와 어긋나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직전 바이든 행정부 때 써온 '한반도 비핵화' 대신 트럼프 2기 이후 미일정상회담과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결과물에서 잇달아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은 미국의 대한국 핵우산 제공 방침에 따른 한반도 주변 미군 전략자산 배치까지 문제 삼으며 '미국의 핵 위협'이 먼저 사라져야 북한의 비핵화도 가능하다는 북한 입장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었다. 반면 북한 비핵화는 현재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핵화는 북한이 해야 한다는 입장을 선명하게 담고 있다. 결국 '북한 비핵화'는 북한의 논리를 수용하지 않은 표현으로, 북한이 반발할 소지가 있어 보인다. 아울러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언급이 3국 공동성명에 등장하지 않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앞서 한미외교장관회담 보도자료는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개방적인 입장"이라는 언급을 담았지만, 한미일 공동성명에는 대화와 관련한 내용이 없었다. 북미대화에 열려 있지만 대화 자체를 위해 북한에 미리 양보할 생각은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에 대한 의향은 누차 피력했지만 미국의 입장이 반영된 이 같은 성명 내용으로 미뤄 볼 때 북미대화가 조기에 성사될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북한 비핵화'와 '한미일 3각 공조 강화' 등의 원칙을 재확인한 상황에서 북한이 북미대화를 하자고 나설지 미지수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향후 한미연합훈련 등을 계기 삼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 같은 고강도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판'을 흔들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반대로 취임 후 '관세 전쟁'과 가자지구 개발 구상 발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외교 개시 등 여러 일을 벌인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북한과 대화할 여력과 의지가 미미한 상황에서 원칙적인 대북 기조를 피력했지만 향후 대북 협상의 기회가 생길 때 어떤 유연성을 보일지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한편,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한국의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의장국 수임을 환영하고, 의미 있는 성과 도출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담았다. [email protected] (끝) 조준형

2025-02-15

"여친 만날때 파운데이션"…뷰티업계 떠오른 큰 손 '관리男'

미국에 사는 배모(41)씨는 익숙한 듯 아이브로우와 컨실러 등을 집어 들었다. 그는 “미국 제품들보다 품질이나 가격이 마음에 들어서 한국에 올 때마다 50만 원어치씩 사간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찾은 20대 한 남성은 “데이트하는 날엔 스틱 파운데이션과 컬러 립밤으로 가볍게 화장을 한다”라며 “TV나 유튜브 보면 화장하는 남자들이 이미 많기 때문에 남자의 화장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라고 했다. 이곳에서 뷰티 전문가로부터 15분간 눈썹 정돈 체험 서비스를 받아본 전진호(29)씨는 “확실히 인상이 좋아진 것 같아 마음에 든다”라며 “앞으론 집에서도 관리하고 싶다”라고 했다. 매장 관계자는 “남성 방문객은 하루 평균 300명 이상”이라며 “주로 20~30대이지만 중장년층도 온다”라고 했다. 또 “로션처럼 간단하게 바르는 파운데이션이 인기 있고, 색조 화장 입문용으로 립밤과 아이브로우 등이 많이 팔린다”라고 전했다. 올리브영이 지난해 남성 회원 1000명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10명 중 9명은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응답했다. 이들은 월 평균 7만원가량을 뷰티에 쓴다고 했다. 지난해 맨즈 브랜드와 상품을 전년보다 50%가량 늘린 올리브영은 효과를 확실히 봤다. 같은 기간 남성 스킨케어 매출은 15%, 남성 회원 수도 20% 증가했다. 뷰티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다이소와 무신사에서도 남성 뷰티 소비자가 늘고 있다. 50여 종의 남성 화장품을 판매 중인 다이소에선 지난해 남성 화장품 매출이 전년보다 30%가량 증가했다. 무신사에선 지난해 하반기 남성 고객의 뷰티 관련 키워드 검색량이 전년보다 6배 이상 늘었다. 무신사는 지난달 남성 뷰티 유튜버인 ‘티벳동생’과 협업해 맨즈 뷰티 추천 기획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프리미엄 전략을 쓰는 백화점에는 헤라와 라네즈, 비오템 등 기존 제조사의 옴므(남성) 제품이나 랩시리즈 등이 입점해 있는데 이곳서도 관련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남성 화장품 구매 매출은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백화점 업계는 남성을 위한 뷰티 팝업 스토어를 열거나 바버샵 같은 남성 맞춤 매장으로도 남심을 공략 중이다. 바버샵은 일반 미용실과 달리 헤어뿐 아니라 수염·눈썹 정리 등의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다. 현대백화점은 천호·판교점에, 롯데백화점은 평촌·수원·부산·중동점 등 8개 점포에 두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탈모 전문 케어 매장(헤솔)도 강남점과 광복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4% 증가한 약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유로모니터는 “중국·한국같이 남성 스킨 케어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성숙한 시장에서는 수요가 보다 진보된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남성용 그루밍(grooming, 치장) 트렌드는 제품 다각화, 효능 업그레이드, 프리미엄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수연([email protected])

2025-02-15

美 종전특사, 우크라 평화협상에 '유럽 배석 불가' 시사

미국이 유럽 각국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무기, 평화유지군, 안보 조처에 관한 자세한 제안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켈로그 특사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안전보장의 조건을 밝힐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당장의 답변은 '노(No)'"라고 말했다. 또 아직 세부 협상 내용이 마련되지 않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신속한 의사 결정 방식을 언급하며 "나는 트럼프의 시간을 따른다"고 말했다. 켈로그 특사는 이날 오후 열린 별도 행사에서는 평화협상 시 러시아로부터의 영토 양보와 러시아산 석유 수입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그는 러시아의 북한·중국·이란과의 동맹도 깨뜨리고 싶다고 했다. 켈로그 특사는 17일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고위 당국자들과 회동할 예정이며, 20일에는 우크라이나를 찾는다. '유럽 패싱'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럽 주요국도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라도슬라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뮌헨안보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오는 17일 긴급회의를 위해 유럽 정상들을 프랑스 파리로 초대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정빛나

2025-02-15

G7외교장관 성명 "北 완전·검증가능·불가역적 비핵화해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외교장관 회의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재확인했다. 미국·일본·영국·캐나다·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7개국 외교장관은 15일(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 계기에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모든 핵무기, 기존 핵 프로그램 및 기타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할 것을 북한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CVID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가장 강경한 요구를 반영하는 표현으로, 북한은 이를 철저히 배격해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G7 회의 결과물에 종전과 같은 CVID 원칙이 명기된 것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기준'을 낮추지 않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성명은 또 "G7 구성원들은 북한의 핵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한 북한의 직접적인 지원은 유럽과 인도-태평양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위험한 분쟁 확대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명은 "북한에 (러시아를 위해 파병한) 군대 철수를 포함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한 모든 지원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납치 문제의 즉각적 해결도 북한에 촉구했다. G7 장관들은 또 "남중국해에서 (도서 및 암초 등에 대한) 군사화와 강압적인 활동을 통해 항해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중국의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끝) 조준형

2025-02-15

美국무장관 "韓최상목 대행 신뢰"…트럼프 2기 첫 공식 표명(종합)

남중국해 중국 공세에 대한 우려 공유"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고 미국 국무부가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루비오 장관의 회담 결과를 설명한 보도자료에서 "루비오 장관은 한국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한미동맹의 강인함에 대한 그의 신뢰를 재차 밝혔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20일 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부가 공식 발표 자료를 통해 한국 권한대행 체제에 대한 신뢰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이전까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에 따른 한국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최 대행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전화통화도 현재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북한의 공격성을 억지하는 방안을 조 장관과 논의하면서 대화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개방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동시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미국이 전념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국무부가 전했다. 아울러 두 장관은 남중국해에서 보이는 중국의 공세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국무부는 소개했다. 이와 함께 루비오 장관은 한미관계의 중요성과 지속성을 반영하는 영속적인 국방 및 경제 관계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선, 반도체, 에너지 분야에서 더욱더 협력하려는 양국의 노력을 환영하면서 특히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확대를 특정해서 거론했다. 국무부는 또 "두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에 따라 핵심 및 신흥 기술에 대한 긴밀한 연계와 공동 사업 구상 등 경제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미국 측 보도자료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전 세계를 상대로 잇달아 발표한 관세 부과와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 이날 회담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이뤄진 양국 외교장관의 대면 회동이었다.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은 지난달 23일 첫 전화통화를 했다. [email protected] (끝) 조준형

2025-02-15

친트럼프 美상원의원 "러 재침공시 우크라 '나토 자동가입'"

미국인에게 우크라이나가 짐이 아닌 이득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물협정 체결이 현실화하면 푸틴에겐 악몽일 것"이라며 "우리(미국)가 이전에는 없던 지켜야 할 무언가가 생기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돈이 부족한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F-16 전투기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미국의 이익에 기반한 '거래'로 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토론에는 그레이엄 의원, 미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섀힌 의원(뉴햄프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섀힌 의원은 종전 해법 아이디어로 "나토 가입이나 우리가 지금 한국 비무장지대(DMZ)에서 하듯 다국적군을 주둔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해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또 협상 개시 전부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선을 그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발언이 '실언'이었다고 비판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북한, 중국, 이란이 (러시아와) 긴밀히 관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방을 취약하게 하는 종전 협상 결과가 도출될 경우 엄청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나는 유럽 동맹들보다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고위 지도부의 전화를 더 많이 받는다"면서 "그만큼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이 연결돼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끝) 정빛나

2025-02-15

78학번 태우고 출발합니다, 21년 만에 돌아온 '춘식이'

미국이 마무리했다. 태평양전쟁 와중인 1942년. 현재의 중앙선인 경경선(서울 청량리~경주)이 완성됐다. 경의선에서 내려오는 물자를 남쪽까지 실어야 했는데, 서해 쪽 미군의 함포사격을 두려워한 일제는 경부선보다 내륙인 경경선을 택했다. 경의선과 경경선을 이어주기 위해 교외선 건설에 들어갔다. 그러나 해방이 되면서 올 스톱. 이후 교외선이 필요했던 건 주한미군이었다. 6·25 전후 복구를 원조한 미국 주도의 국제협조처(ICA)가 자금 61만1000달러를 제공해 1963년 개통했다. 능곡역에서 시작해 의정부까지 이어져 ‘능의선’으로 불렀다. 서울역과 신촌역·왕십리역 등과 이어진 순환선이 만들어졌다. 청춘들은 청바지 입고 통기타 들고, 조금 뒤에는 손잡이 달린 도시락통 세 배 크기의 카세트플레이어를 들었다. 그리고 MT(멤버십트레이닝)를 빙자한 야유회를 즐기려 이 교외선에 올랐다. “뭐야. 자리가 없네.” 원릉역에서 올라탄 60대들이 입을 쩍 벌렸다. 78학번이라는 이 사람들. 뭔 착각을 했는지, “50분이니까 뭐”라며 의정부까지 입석도 마다치 않았다. 덜컹덜컹. 노란색 무궁화호는 평균 시속 50㎞로 느릿느릿하게, 졸음을 부르는 백색소음을 냈다. 꾸벅꾸벅하면 어느새 의정부에 닿는다. 이 열차의 예명은 ‘춘식이’다. 노란색과 갈색의 위아래 배색이 카카오 캐릭터 ‘춘식이’를 떠오르게 하기 때문. 열차는 소싯적 교외선 3대 천왕으로 일컫는 곳을 지난다. 일영·장흥·송추. 그새 강산이 두 번 변한다는 20여 년이 흘렀다. “에구, 송추·장흥이 뭐야. 일영이 최고였지.” 기존 교외선 11개 역 중 ‘신(新)’교외선은 6개 역에서만 선다. 그 중 일영이 가장 번성했다는 주명자(83)씨의 말이다. 주씨는 일영에서 60년 가까이 살았다. 그는 “국가공무원(옛 철도청 직원)이었던 남편이 일영역에 근무한 게 1971년이었으니, 교외선의 흥망성쇠를 누구보다 관심 있게 지켜봤다”고 했다. 한 번 열차가 들어오면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역 진입로를 가득 메우고 인근 유원지로 몰려갔다고 한다. 장흥 토박이 이병헌(69)씨도 “일영이 워낙 인기가 좋았다”라며 인정했으니, 반박할 여지는 없다. 김모(86) 할머니는 이 진입로 목 좋은 모퉁이에서 슈퍼를 꾸렸다. 김씨도 “참 좋았던 때”라고 했다. 현재는 그렇지 않다는 반어법적 표현일까. 일영역은 광역전철망도 겸한 대곡역·의정부역을 제외하고 가장 공들여 다시 태어났다. 레트로 감성이 묻어난다. 이전 공식 영업 마지막 날이었던 2004년 3월 31일까지 사용한 이정표와 안내판, 설비들을 전시하고 따뜻한 느낌의 목재로 내부를 단장했다. 옛 역사처럼 슬레이트로 대합실과 승강장 지붕을 마무리했다. 일영역은 교외선 중 유일하게 복선 구간이다. 상·하행선 열차가 만난다. 딱 1분간이다. 이 ‘만남의 광장’에서 상봉 장면을 찍기 위해 열차에서 내렸다가 다시 못 탈 수도 있는 짧은 시간. 방법은 있다. 어느 역에서 타도 2600원인 탑승권을 사느니, 4000원에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한 ‘하루 패스’를 이용하는 것. 단 열차 시간을 잘 살펴봐야 한다. 오전 일찍 4회, 오후 늦게 4회 이렇게 하루 왕복 8회만 운영한다. 왜 BTS가 2017년 ‘봄날’ 뮤직비디오의 촬영지로 택했는지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일영(日迎). 이름 그대로 이른 아침 해가 역 앞 아름드리나무 너머에서 맞이해 줬다. 며칠 전 별세한 가수 송대관의 ‘해뜰날’이 떠올랐다. ‘쨍하고 해 뜰 날’이 일영에 돌아올까. 지난 한달 찾은 사람만 2만명에 달해 모습은 역 중 가장 남루하지만, 장흥역을 놓치면 안 된다. 큰길인 권율로(371번 도로)로 나가면 식당들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부흥식당’에는 하루 일을 마친 사람들과 여행객들로 왁자지껄했다. 생선구이·동그랑땡 등 9000원짜리 백반이 알뜰하고 쏠쏠하다. 1만3000원짜리 제육정식은 밥을 제육 양념에 비벼 먹으라고 유혹한다. 백기 들고 항복할 수밖에. 건너편 55년 된 노포 ‘장흥할머니추어탕집’도 지나치기는 힘들다. 부른 배를 꺼트리려면 해발 443m 송암스페이스센터까지 가보는 것도 괜찮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야 하니, 부른 배가 꺼질지는 미지수. 수많은 하늘의 별을, 국내 기술로 처음 만든 600㎜ 주망원경으로 볼 수 있다. 대보름이 막 지난 큰 달을 집 마당처럼 가깝게 당겨 볼 수 있다. 일·월요일은 휴관. 평일은 예약제이고 현장 발권은 토요일 오후에만 가능하니 꼭 확인해야 한다. 바로 밑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는 개관 10주년 기념 ‘완전한 몰입’이 전시 중이다. 9월까지 이어진다. 장욱진(1918~1990)은 박수근과 이중섭·김환기 등과 함께 한국의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2세대 서양화가다. 맞은편 민복진미술관에서는 ‘앉거나 서거나 누워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한국 현대조각에 큰 족적을 남긴 민복진·강태성·김세중·전뢰진의 작품을 다룬다. 6월까지다. 장욱진미술관 표로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머리에 문화적 감성을 안고, 기안84가 다녀갔다는 장흥참숯가마에서 몸을 지지면 금상첨화다. 아니면 ‘가나아트파크’까지 들러 문화적 감성을 제곱시킬 수 있다. 탤런트 임채무가 만든 복고풍 놀이동산 ‘두리 랜드’도 있다. 송추역에서 내린다면 송추계곡을 한 바퀴 돌거나 내친김에 송추남능선을 통해 여성봉까지 올라갔다가 크게 U자도 돌며 얼어붙은 송추폭포를 본 뒤 내려와도 된다. 아이젠 필수. 카페 ‘헤세의 정원’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 중국식당 ‘진흥관’에서 추위만큼 독한 고량주 한잔. 취향 따라 저격하면 된다. 그마저 섭섭하면 ‘평양면옥’이 있다. 갈비·국밥…. 송추는 먹거리 천국이다. 이어서 의정부역. 등산객들은 이 역을 환승 지점으로 삼고 1호선에 올라 더 북쪽의 고대산(연천역)이나 소요산(소요산역)·불곡산(양주역)으로 향하기도 한다. 고양시 원당에서 온 김모(61)씨는 “소요산 입구에 가려면 이전에 대중교통으로 2시간이나 걸렸는데, 시간이 40분이나 단축돼 부담이 줄었다”고 했다. 이렇게 재개통 한 달간 교외선을 이용한 사람들은 2만 명에 육박한다. 아직은 겨울. 이 설국열차는 봄날을 향해 달려간다. BTS가 일영역에서 찍은 뮤비 속 가사처럼. ‘홀로 남은 설국열차/니 손 잡고 지구 반대편까지 가/이 겨울을 끝내고파….’ 의정부역에서 대곡역으로 향하는 2613 열차. 아이들은 계속 무엇인가를 궁금해했고, 부모들은 졸음이 왔지만 눈을 부릅뜨고 설명해 주고 있었다. 여전히, 덜컹덜컹. 김홍준([email protected])

2025-02-15

中왕이 "미국 억압에 끝까지 맞서겠지만 같은 방향 희망"(종합)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을 억압하면 우리는 끝까지 맞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왕 주임은 이날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해 "일방적인 겁박에 결연히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왕 주임은 그러면서도 "중국은 미국과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양자 관계를 구축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이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과 미국의 사회제도가 다르다면서 "(상대의 체제를) 바꾸거나 심지어 전복하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상호존중이 중미 교류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은 충돌해서는 안되며 그럴 경우 전 세계가 불행해질 것이다. 글로벌 도전 과제를 위해서는 양국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대해서는 "모든 이해 당사자가 적절한 시기에 평화 협상 과정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면서 그 과정에서 유럽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왕 주임은 "평화회담에 대한 미국과 러시아의 합의를 포함해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유럽 땅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므로 무엇보다 유럽이 평화를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함께 고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압과 제재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분명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이고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게 중국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왕 주임은 중국이 러시아산 석유·가스를 수입함으로써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중국과 러시아는 정상적인 경제·무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구매하지 않는다면 어느나라가 중국 국민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가스를 공급할 수 있겠는가. 그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날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61회 뮌헨안보회의에는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참석한 만큼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미중 양국 외교 수장의 첫 대면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왕 주임은 앞선 지난달 24일 전화 통화로 루비오 장관과 첫 공식 소통을 했다. [email protected] (끝) 권수현

2025-02-15

"동남아 국가들, 남중국해 긴장 고조로 中대신 韓무기 의존"

중국해 긴장 고조로 中대신 韓무기 의존" 홍콩 SCMP "경제성과 품질 갖추고 정치적 위험부담 적어 매력"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남중국해 분쟁에 따른 긴장 고조로 군비 지출을 늘리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대신 한국산 무기를 찾으면서 한국 방위산업이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동남아시아가 새 무기 공급자를 찾으면서 중국의 손실이 한국의 이익이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SCMP는 중국이 동남아에서 주요 무기 공급국이지만 지정학적 마찰로 이 지역 국가들이 다른 공급처를 찾고 있으며,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고 정치적 위험부담이 적은 한국산 무기가 저변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추세는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베트남·필리핀·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과 자주 충돌해온 필리핀이 동남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무기 수출시장으로 꼽히지만, 태국처럼 중국과 영유권 문제로 얽히지 않은 국가나 옛 소련 무기를 사용해온 베트남도 한국 무기의 새로운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짚었다. 필리핀은 앞서 2014년 도입해 운용 중인 한국산 전투기 FA-50을 12대 추가 구매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2028년까지 원해경비함(OPV) 6척 등 12척 이상의 한국산 함정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약 20문의 한국산 K9 자주포 도입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조만간 계약 체결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의 경우 동남아에서 중국산 무기의 최대 고객이었으나 중국산 잠수함 도입 실패 이후 중국산 무기를 더 구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싱가포르 싱크탱크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의 이언 스토리 선임연구원이 지적했다. 태국은 2017년 중국선박중공국제무역공사(CSOC)와 S26T 위안급 잠수함 3척 수입 계약을 체결했으나 유럽연합(EU)의 대(對)중국 무기수출 금지 조치로 독일산 엔진을 탑재하지 못하게 되자 2023년 도입을 사실상 취소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서방과 긴장 관계'라는 정치적 공통점과 경제적 유대감, 중국산 무기와 호환되는 옛 소련 무기 사용 경험 등을 토대로 동남아 국가에 무기를 수출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이런 동력이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또 남중국해 분쟁으로 동남아 국가들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지고 서방 표준 무기 체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이 지역에서 한국산 무기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동남아 국가 입장에서 한국산 무기의 장점은 미국 등 서방 무기 대비 가격이 저렴하면서 확실한 품질을 갖췄다는 점이다. 동남아의 지정학적 이슈와 거의 무관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하와이 호놀룰루 소재 '대니얼 K 이노우에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센터'의 라미 김 교수는 "한국 무기는 훌륭한 품질과 미국 및 서방산 대비 경제성, 전달 효율성 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며 지정학적 긴장으로 무기 수요가 증가하는 동남아에서 "한국이 무기 공급국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동남아의 지정학적 이슈와 거의 무관하다는 점도 큰 매력 요소다. 미국, 중국, 러시아에서 무기를 구입하는 것은 지정학적 긴장을 높일 수 있지만 한국산 무기는 그러한 위험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의 콜린 코 선임연구원은 한국 무기가 동남아에서 지니는 매력이 "역사적, 정치적 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오는 "정치적 신뢰"라고 지목했다. 코 연구원은 "동남아시아에서는 아무도 한국을 위협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또한 한국 문화에는 상당한 포용성이 있다. 그러한 소프트파워는 한국이 동남아에서 정치적·경제적 합의는 물론 군사적 합의를 추진하는 데에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티마시 히스도 "(동남아 국가들에) 한국과의 무기 거래 관계는 중국이나 미국과 협력하는 것에 비해 정치적 위험이 적다"며 "(동남아에서) 한국은 중국과 미국 간의 긴장을 이용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권수현

2025-02-14

블룸버그 "TSMC, 트럼프 압박에 인텔 美공장 인수·운영 고려"

미국 행정부의 압박에 따라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 공장의 지배 지분을 인수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팀이 최근 TSMC 관계자들과 만나 TSMC와 인텔 간의 협업 방안을 제시했으며 TSMC는 수용적이었다고 전했다. 이 논의는 매우 초기 단계로, 양사가 향후 어떤 구조로 파트너십을 맺을지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으나 결과적으로는 TSMC가 인텔의 미국 반도체 공장을 완전히 운영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한 이번 논의에 미국의 주요 반도체 설계기업과 미국 정부의 지원과 함께 인텔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과 협업하라고 TSMC를 압박하고 있으며 TSMC의 미국 내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미국 정부 및 여러 파트너와 함께 인텔 파운드리에 출자, 인텔의 TSMC 미국 고객사 관련 패키징 주문 직접 인수 등 세 가지 방안을 최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TSMC의 인텔 공장 인수 거래가 성사될 경우 경영난에 빠진 인텔에 '생명줄'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인텔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중심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칩 제조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면서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전체 직원의 15%를 정리해고했다. 애넥스 웰스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컵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TSMC의 전문성과 엔지니어를 인텔의 인프라와 결합하면 미국이 반도체 업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꿈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와 관련해 TSMC와 인텔은 논평을 거절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투자하고 공장을 건설하는 외국기업은 지원하지만 인텔 공장을 운영하는 외국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뉴욕 증시에서 장 초반 한때 5.3% 하락했던 인텔 주가는 TSMC가 인텔 공장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낙폭을 줄여 2.20% 하락 마감했다. TSMC 주가는 약 1% 상승했다. 이 거래는 다만 양사 모두 일정 부분 양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칩 제조업체마다 공장 운영 방식과 기술이 다르기 때문에 인텔 입장에서는 운영에 상당한 변화를 줘야 하고, TSMC는 인텔의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있다. TSMC와 인텔의 협업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도 논의된 바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당시 논의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의 관리들은 TSMC가 인텔 공장에서 사용하도록 제조 기술을 라이선스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TSMC는 궁극적으로 경쟁사에 이익이 될 수 있다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바이든 팀도 일반적으로 거래 관련 대화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기를 꺼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TSMC는 이제 막 집권 2기를 시작한 트럼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세계 각국 대상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우리는 반도체가 우리나라(미국)에서 제조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사용하는) 반도체가 대부분 대만에서 생산되고, 약간 한국에서 생산된다. 우리는 그 회사들이 우리나라에 오기를 원한다"며 "대만은 우리 반도체 사업을 가져갔다. 우리는 그 사업이 돌아오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만 정부는 14일 라이칭더 총통 주재로 고위급 국가안전회의(NSC)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고 대만과 미국 간 무역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반도체 산업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이에 신중히 대응하겠다면서 "대만 정부는 반도체 업계와 소통하고 논의해 좋은 전략을 마련하고 좋은 제안을 가지고 미국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또한 "앞으로 양측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국에 대한 투자와 구매를 확대하고 양국 간 무역 균형을 촉진하겠다"며 "대만 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지도와 격려를 강화하고 대만 산업의 글로벌 배치와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권수현

2025-02-14

"집권후 트럼프家 '돈방석'…멜라니아, 다큐 영화로 400억원"

미국 대통령 일가가 작년 트럼프 대선 승리 이후 소송합의금, 영화 판권료 등으로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익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진 않지만 영부인의 대외 활동과 두 아들의 사업, 각종 소송 등에서 막대한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기산 시점을 특정하지 않은 채, 기업들이 트럼프 가족 구성원과 트럼프도서관(추진중) 측에 제공한 액수가 약 8천만 달러(약 1천163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일례로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스트리밍 플랫폼인 '프라임 비디오'는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면서 라이선스 비용으로 4천만 달러(약 581억원)를 지급키로 했는데, 이 중 멜라니아 여사의 몫이 70%(약 407억원) 이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아마존이 다큐 영화에 지출한 액수 중 역대 최고액이었다. 아마존 외에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었던 디즈니는 1천400만 달러를 제안했고, 파라마운트는 400만 달러를 제시하는 데 그쳤다. 멜라니아 여사의 다큐 계약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가 작년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의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 지지 사설을 막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였다. 아마존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기금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고, 취임식 이벤트 생중계 관련 설비로 100만 달러 상당의 현물도 제공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 측이 각종 소송을 통해 받는 돈도 엄청난 액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1년 1월 6일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일으킨 의사당 폭동 사태 이후 페이스북과 엑스(당시 트위터) 등이 자신의 계정을 차단하자 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최근 합의가 이뤄지면서 엑스로부터 1천만 달러, 메타(페이스북 운영사)로부터 2천500만 달러(이중 2천200만 달러는 트럼프도서관 기금)를 받게 됐다. 이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제기한 이후 큰 진전이 없다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지난해 12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던 미국 지상파 ABC 방송이 소송 종결을 조건으로 트럼프 대통령 측에 1천5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합의금 중 상당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 관련 자료를 보관·전시하는 트럼프 도서관 건립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측은 소송으로 상당한 현찰을 확보하게 됐다. 트럼프 일가의 또 다른 수익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 밀고 있는 가상화폐와 연결돼 있다. 트럼프 장남 도널드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 관여하는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은 작년 9월 출범 이후 디지털 토큰(블록체인 기반 자산) 판매를 통해 3억 달러(4천360억 원) 이상을 모았다. WLF 토큰은 구입자 스스로 자기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한 누가 샀는지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는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 건이 있는 중국 가상화폐 사업가 저스틴 쑨(WLF 고문)은 대선 이후 토큰 7천500만 달러 상당을 구입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또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트럼프 밈 코인(인터넷·SNS의 밈과 농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가상자산)은 33억 달러 상당에 달한다고 WSJ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직후 가상화폐 같은 디지털 자산을 국가 자산으로 비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 위한 워킹그룹 설치를 지시하는 등 업계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아울러 구체적인 수입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도널드 주니어는 문화 이슈에서 보수주의 옹호 운동과 연계해 자기 사업을 하고 있다. 그는 부친의 대선 승리후 벤처 캐피털 회사 '1789캐피털'의 파트너로 참여한다고 밝혔는데, 이 회사는 폭스뉴스 출신 트럼프 열혈 지지자인 터커 칼슨의 미디어 회사 '라스트 컨트리' 등에 투자했다고 WSJ은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 집안의 부동산 개발 및 라이선싱 회사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수익 추구의 잠금 장치를 트럼프 1기때에 비해 한층 느슨하게 설정했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중 일상적 경영활동에 관여하지 않고, 외국 정부와의 새로운 계약은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으나 집권 1기때인 2017년, 외국 정부 및 외국 민간 파트너와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었다. 이는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취임에 앞서 자산을 매각하거나 제3자의 통제하에 둠으로써 이권에 엮이지 않도록 했던 것과는 큰 거리가 있는 행보다. WSJ은 "트럼프 일가의 돈벌이 속도와 규모는 전례없는 수준이며, 윤리 관련 감시자들과 민주당 의원들의 비난을 받았던 집권 1기때를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1기때 백악관 법률고문을 맡았다가 트럼프 비판론자로 돌아선 타이 콥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이익을 도모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이번에 훨씬 더 대담해졌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조준형

2025-02-14

트럼프 "車 관세 4월2일쯤 발표"…대미수출 1위 한국 비상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수입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오는 4월 2일쯤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나눈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에 대한 질문에 “아마도 4월 2일쯤”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일(만우절)에 할 수도 있지만 미신을 믿는 편”이라면서 “4월 2일에 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4월 2일이 자동차 관세 실제 적용 시점인지, 자동차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날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자동차ㆍ반도체ㆍ의약품 등에 대한 일괄적 관세 추진 방침을 밝힌 데 이어 14일 자동차 관세 관련 일정을 공개함에 따라 자동차가 대미(對美) 수출 효자 품목인 한국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2016년부터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전기차를 포함한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8900만 달러이며, 이 가운데 대미 수출액 비중이 거의 절반(347억4400만 달러)에 달한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이며, 한국은 2023년 기준 멕시코ㆍ일본ㆍ캐나다에 이어 대미 자동차 수출국 4위에 올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이 4월 1일까지 각국에 대한 관세율과 비(非)관세 장벽 실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이르면 그 다음날인 4월 2일부터 상호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대한 상호 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4월 2일 한꺼번에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멕시코ㆍ캐나다에 대해서는 25%의 관세 부과를 30일간 유예하고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전쟁의 개막을 알렸다. 이어 10일에는 외국산 모든 철강ㆍ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25%를 내달 12일부터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지난 13일엔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며 전선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2025-02-14

"거듭 외친다, 친일자 추궁 말라…지금은 파괴보다 건설할 때" [김성칠의 해방일기(7) - 청년대 결성식 강연 요지]

중국의 조선사람 아편장수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그들은 조국을 쫓겨나다시피 해서 아무런 희망을 잡지 못하는 보헤미안으로 정치적 배경이 없으매 이국에서 정상적인 경제적 발전을 기할 수 없고 더욱이 민족적 훈련이 용허되지 않으매 도의적 견제도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정상적인 해외 발전의 길만 열리었다면야 누가 즐겨서 사기와 협잡을 하겠습니까. 사기와 협잡을 해도 좋다는 건 물론 아닙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고국을 등진 민족이 이역에서 생활의 방도가 끊이매 좋지 못한 상로(商路)에 물드는 거야 그 사람 개인을 탄할 수 있을지언정 그렇다고 민족적으로 비관할 재료는 되지 않으리라고 믿습니다. 오늘날 세계에 웅비하는 나라 중에서도 정상적 해외무역의 길이 끊기면 곧 해적으로 변한 실례가 얼마든지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당파성. 우리는 이로써 나라를 말아먹은 쓰라린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도 아직 그 못된 버릇을 개를 주어버리지 못했음인지 오늘날도 무슨 당 무슨 단 하고 여러 가지 당을 모아서 대동단결에의 길이 요원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조 후년 사색당론의 고질화는 극단적 쇄국주의 하에 국민의 감정이 밖으로 산화하지 못하고 안으로 발효한 때문이 아닐까요. 그건 우리네들 가정에서 형제, 부부, 부모자식의 지친간일지라도 밖으로 나가서 활동하는 사람이 없이 밤낮으로 서로 얼굴만 치어다보고 앉았으면 감정의 격화를 초래하기 일쑤인 것과 마찬가지 경향이 아닐는지요. 또 물이 처음엔 골짝골짝이 여러 갈래로 흘러내리다가도 결국은 합쳐서 큰 강을 이루는 거와 같아서 오히려 그게 자연발생적일는지도 모를 것이며 또 경쟁은 발전의 모태라고도 하니 그러한 각당 분립의 세가 악성화하지만 않으면 도리어 반가워할 현상이 아닐는지요. 모쪼록 그러하기를 염원하는 바이며 또 그리되도록 우리들의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하리라고 믿습니다. [일국일당(一國一黨)이 반드시 좋은 게 아니다.] 또 우리들은 천성으로 비겁하고 나약한 민족인 것처럼 배웠고 따라서 우리들 중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잠시 역사를 들춰 보십시오. 수군(隋軍) 백만을 청천강에서 무찌른 을지문덕은 우리들의 조상이 아닙니까. 당 태종의 십만대군을 두 번이나 물리치고 안시성에서 그 오만한 이세민의 눈을 뺀 것도 일본사람이거나 미국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 조상들이었습니다. 다시 거란을 막아낸 강감찬은, 일본을 몰아낸 이순신은 어떠했습니까. 임진란을 그네들은 이겼노라 하지만 정작 이겼을진댄 삼백 년 전에 우리들의 조상은 이미 일본의 노예가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임란은 이번 일미(日米)전쟁과 같이 육군은 침략의 준비를 완성한 일군이 아닌 밤중의 화적떼처럼 삼천리강산을 파죽지세로 밀어 갔습니다마는 수군이 이순신 장군에게 연거푸 전멸을 당해서 보급의 길이 끊어졌기 때문에 그들은 7년 대역(大役)에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하고 다만 그 침략을 좋아하는 그 악독한 천성을 보였을 뿐 흐지부지 군대를 되돌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들의 필법으로 간다면 수백년 후에 또 일미전에는 일본이 이겼노라고 안간힘 쓰는 축이 생길는지도 모를 노릇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오키나와전 후에 “오키나와에서 우리가 이겼다”고 하던 깜찍한 그들이 아닙니까. [동아 약소민족 해방이라는 일본의 전시(戰是)가 실현했으니 나는 그러한 의미로 대동아전에 일본이 이겼다고 본다.] 일천 년 전의 을지문덕과 삼백 년 전의 이순신은 그만두고라도 문약(文弱)의 폐풍이 민족의 고질이 되다시피 한 최근세에 제정 러시아의 남하세력을 흑룡강에서 막아서 만주로 하여금 오늘날의 만주로 만든 사람들이 그 뉘였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청국(淸國)에서 그 우수한 기술 때문에 요청해 간 삼백 명의 조선 조총사(鳥銃士)였다고 합니다. 이건 앞날의 만주의 운명과 아울러 생각해 볼 때 재미있는 사료가 아닐까 합니다. 이렇듯 우리의 조상은 집단적으로 우수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퍽이나 꿋꿋하고 늠름했습니다. 저 단종조 사육신이 불에 벌-겋게 달군 쇳가치로 배를 지질 때 이윽고 “이 쇠가 식었으니 다시 달궈오라”고 외쳤다는 사실이나 [南秋江의 말] [해설 : 유응부(? - 1456)가 고문받으며 한 말로 남효온(추강, 1454-1492)의 〈육신전(六臣傳)〉을 통해 전해진다.] 가까이는 대원군 시절에 순교한 수많은 천주교도들의 신인(神人)이 공읍(共泣)할 초인의 의지력, 그중에서도 남상교(南尙敎)가 그 아들 남종삼(南鍾三)에게 용감한 최후를 가지라고 타이른 일이며 남 승지의 누이가 충주 목계강(牧溪江)에서 몸을 던졌단 이야기며 더욱이 홍봉주(洪鳳周) 김장운(金長雲) 등이 형사(刑死)할 때의 형조의 계문(啓文)에도 “堅如鐵石, 雖遭慘刑, 示死靡悔, 自顧所犯, 萬死無惜(굳건함이 철석과 같아 참혹한 형벌을 당하면서도 죽음 앞에 후회함이 없고 저지른 일을 스스로 돌아봄에 만 번 죽어도 애석함이 없다.) 운운”이라고 쓰여 있음으로 보아 불과 7-80년 전에 우리의 동포 중에 이처럼 용맹과감한 사람들이 있었음은 우리들의 자랑입니다. 그나 그뿐입니까. 일인은 조선사람은 노래조차 망국적이라고. 아리랑타령의 애조(哀調)와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하는 따위의 퇴폐적 기분이 그 대표적인 것일까 합니다. 그러나 왜 그것뿐이겠습니까. “장백산에 기를 꽂고 두만강에 말 씻기니 썩은 저 선비야 우리 아니 사나이냐 어찌타 능연각(凌煙閣) 상에 뉘 얼굴을 그릴꼬” - 김종서(金宗瑞) 라든가 [해설 : 능연각(凌煙閣)은 당 태종이 공신들의 초상을 모시기 위해 지은 누각이다.] “벽상(壁上)에 칼이 울고 흉중(胸中)에 피가 뛴다. 살 오른 두 팔뚝이 밤낮으로 들먹이니 시절아 너 돌아오거든 왔소 말만 하여라” 하는 시조도 틀림없는 우리 조상의 지은 것이고 “이 몸이 죽고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야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날이 있으랴” 하는 포은(圃隱) 선생의 단심가(丹心歌)는 일본의 우미유카바보다 나으면 나았지 결코 못하지 않는 노래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해설 : “우미유카바”는 8세기 중엽 편찬된 〈만요슈(萬葉集)〉에 실린 글로 1937년 곡이 붙어 해군 군가로 널리 알려졌다. “海行かば水漬く屍 / 山行かば草生す屍 / 大君の / 辺にこそ死なめ / かえりみは / せじ (바다로 가면 물에 잠기고 / 산으로 가면 풀에 덮입니다. / 님이시여, 곁에서 죽겠습니다. / 돌아보지 않겠습니다.)”] [녹이상제(騄駬霜蹄) 살찌게 먹여 시냇물에 씻겨 타고, 용천설악(龍泉雪鍔)을 들게 갈아 둘러매고, 장부(丈夫)의 위국충절(爲國忠節)을 세워 볼까 하노라. / 최영(崔瑩)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戍樓)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一聲胡笳)는 단아장(斷我腸)을 하는고. / 이순신(李舜臣) 군산(群山)을 삭평(削平)턴들 동정호(洞庭湖) 넓어지며 계수(桂樹)를 버이던들 달이 더욱 밝을 것을 뜻 두고 이루지 못하니 늙기 설허 하노라. / 이완(李浣) 대붕(大鵬)을 손으로 잡아 번개불에 구워먹고 곤륜산(崑崙山) 옆에 끼고 북해(北海)를 건너뛰니 태산(泰山)이 발길에 차이어 웨각대각 하더라.] 그러나 조선사람이 천성으로 순한 민족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까 합니다. 역사상으로 보아도 남의 침략을 받은 일은 비일비재하나 이쪽에서 나아가 남을 침략한 일은 한 번도 없습니다. 묘청의 북벌칭제론(北伐稱帝論)이, 최영의 공요안(攻遼案)이, 효종의 북벌 계획이 모두 역사상의 꿈이 되어버리고 윤관의 여진 정벌이거나 세종의 대마도 정벌은 모두 동아의 대국에 큰 변동을 가져오지 못했고 그나마 저쪽의 산발적인 도적질과 북새통에 시달리다 못해서 한 번 혼내 주려고 한 데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우리 조상이 지극히 순하고 또 침략적이 아니었다고 조금도 비관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설사 우리들의 살림살이가 가난하달지라도 우리들의 조상이 도적질할 줄 몰랐고 또 도적질할 념의를 내지 않았다고 털끝만치도 우리 조상을 원망하지 않으렵니다. 이즈음 이웃나라에 닥친 일을 볼지라도 침략의 업보가 만만치 않음을 알 것 아닙니까. “천하비수검(天下匕首劒)을 한 데 모아 비를 매어 남만북적(南蠻北狄)을 다 쓸어 버린 후에 그 쇠로 호미를 만들어 강상전(江上田)을 매리라.” 하는 것이 우리 조상의 티피컬한 심경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우리 조상이 유난히 잘났고 모든 일을 다 잘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어디든 얼빠진 구석이 있었기에 4천 년 역사를 말아 자시었겠지요. 또 우리들은 오죽 못났기에 4십 년 동안 남의 노예 생활에 감심(甘心)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의 역사에 이러한 오점이 찍히었다고 조금도 슬퍼할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흥망이 유수(有數)하다는 진부한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역사는 항상 융체(隆替)와 기복(起伏)의 연속이어니 우리에겐 이제 오랫동안의 겁운(劫運)이 물러가고 새로운 희망이 우리를 손짓해 부르지 않습니까. 더욱이 골로브닌의 말을 듣더라도 천성(天成)으로 강하고 우수한 민족도 없으려니와 그와 반대로 천성으로 비겁하고 나약한 민족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다만 지도자의 훈련과 교육 여하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 실례로 그는 러시아의 댜뉴브 강변의 어떤 마을이 전에는 한두 사람의 화적이 들어온단 말을 듣고 온마을 사람들이 산중에 피란을 갔었는데 그후 적절한 지도자의 훈련을 받아서 60년 후엔 서구의 침략군에 대해서도 까딱 아니하고 감연히 일어나서 마을을 지켰다고 합니다. 우리들의 장래의 운명도 금후의 훈련과 교육 여하에 있음을 절실히 느끼는 바입니다. [일본유수기] 조선사람이 해양에 약하다는 말은 도대체 누가 한 말입니까. 신라 말년에 동양의 제해권을 잡고 당시의 천하를 제패하던 청해진 장보고는 일본사람도 중국사람도 아닌 바로 우리 조상이었습니다. 청해진에 관한 기록은 조선 측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중국의 신당서(新唐書)와 일본의 속일본기(續日本記) 같은 그네들의 정사(正史)에서 더 자세히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당일의 일본사람들이 당나라에나 신라에 유학하려면 내왕에 청해진의 신세를 지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일본의 중 엔닌(圓仁)이 지은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 기타의 당시의 일본 측 기록에 명백한 바입니다. 다만 한스러운 일은 장보고가 미구에 망하고 따라서 청해진이 흐지부지되어 버린 일이지요마는 조선사람의 바다에의 진출은 비록 조직적이 아니나마 그 후에도 오래 계속되었고 고려 시절에도 배 타는 기술이 유난히 능란했기 때문에 당시의 동양무역의 중심지 유구(琉球)엔 고려 선인(船人)이 많았다는 사실이 역사에 남아있습니다. 저 17세기 영국 최초의 중국 사절 매카트니의 사행 기록에도 싱가포르 말라카 등지의 무역선에 코리아 사람이 많았다는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청해진의 끄나풀이 비록 조국에는 용납되지 않았을망정 대대로 동양의 바다를 횡행했다는 사실은 얼마나 통쾌한 일입니까. 이순신 장군이 세계서 제일 먼저 군함을 만들어 일본의 침략을 무찌른 역사가 어찌 우연으로 생기었으리까. 나는 이걸 청해진 천년의 소산이라고 봅니다. [해설 : 매카트니 사행을 “17세기”라 한 것은 착오다. 18세기 말 중국과의 무역 역조에 시달리던 영국은 1787년 캐스카트 대령을 첫 사절로 보냈으나 항해 중에 병사하고, 1793년에 조지 매카트니를 사절로 보냈다. 매카트니를 통한 영국의 요청은 모두 거부되었으나 중국 사정에 대한 유럽인의 인식을 늘리는 데 큰 계기가 되었다.] [金澤庄三郞] 가나자와 쇼사부로는 메이지시대 일본 언어학자로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 제창자의 하나다. 필자가 일선동조론을 언급할지 생각하며 이 이름을 적어놓은 듯. 그뿐만 아니고 조선사람은 문화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다는 것을 역사는 증명해 줍니다. 우리 한글이 세계에서 제일 나은 건 우리 아닌 일본과 서양의 학자들이 입을 갖추어 말해주는 바입니다. 모든 문화의 근원인 문자(文字)가 세계에서 뛰어나게 탁월하다는 것은 자다가 문득 생각해 보아도 저절로 웃음이 나는 일입니다. 만약 한글이 없는 조선을 떠올린다면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칠 노릇입니다. 독립의 의의도 반감할 것이외다. [가나(假名)과의 비교. 한문을 숭상함은 불가. 문자는 문화의 초석.] 나는 전에도 말한 일이 있습니다마는 이조 5백 년의 공죄(功罪)를 따진다면 다른 모든 허물을 세종대왕님의 한글 하나로 상쇄하고도 오히려 혜택이 더 많으리라고 믿습니다. 세계에서 군함을 제일 먼저 만든 나라가 조선이란 건 아까도 말씀드렸지요마는 활자와 천문대와 측우기도 역시 조선이 제일 먼저 만들었습니다. 경주의 석굴암은 1200년 전의 조선의 물리학의 수준이 오늘날의 세계 학자로 하여금 경이의 탄성을 발하게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보다 훨씬 앞선 일본의 문화도 그 근원을 캐면 조선이 스승이었습니다. 왕인 박사와 담징화상은 조선사람일시 분명합니다. 우리 조상은 어릴 적 일본의 훈장이었고 그때 우리의 조상이 그린 그림은 호류지(法隆寺)의 벽화로 끔찍이 떠받드는 국보가 된 것입니다. 저네들의 고대문학의 첫 번째인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를 보더라도 야마토(大和)시대의 일본인에겐 조선사람을 천상인(天上人)처럼 높이 우러렀고 조선에서 건너간 문물은 선진국의 수입문화로 백번 절하고 그 앞에 꿇어 엎드린 모양입니다. 나는 겐지모노가타리를 읽으면서 고려 관상가(こまの相人)니 고려 피리(こま笛)니 고려 음악(こま樂)이니 하는 구절이 나올 때마다 어깨가 으쓱해짐을 느끼었습니다마는 그 반면에 오늘날의 현상에 생각이 미치면 얼굴이 저절로 붉어졌습니다. 옛날 글 배워준 아이들의 종이 되었으니까요. 개인이거나 국가 민족이거나 향상에의 지향이 무뎌지고 침체 윤락하면 참혹한 구렁에 빠지게 되는 예를 여기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다시는 그러한 실수가 없도록 다시 마음을 도사리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들은 옛날만 문화적 소질이 높았을 뿐 아니라 최근에도 일본-조선인의 교육에 다년 종사한 일본 심리학계의 태두 구로다 아키라(黑田亮) 박사가 자기의 교육 경험과 또 심리학적 실험의 결과로 조선사람이 일본사람보다 훨씬 독창적이라고 하는 것을 나는 직접 들은 일이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들의 체력은 어떠할까요. 그건 손기정 씨가 무엇보다도 단적으로 세계에 입증한 것이니 더 이러니저러니 할 여지가 없습니다. 여러분 조금이라도 위구를 품거나 실망하지 마십시오. 민족적 자신(自信)을 붙잡으십시오. 우리들의 조상은 결코 비겁하고 나약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문화적으로도 세계에서 우수한 민족이었습니다. 지금도 세계에서 으뜸가는 천재적 독창력이 있고 세계를 제패할 체력이 있습니다. 세계사의 필연으로 독립이 이루어진 오늘날 우리는 이 문화의 묵은 터전에 그 체력으로 그 독창력으로 찬란한 새 조선 문화를 창조하여 세계문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독립이 되면 과연 무엇이 좋을까, 나는 전날 다섯 가지 조목을 들어서 학교 아이들에게 들려준 일이 있습니다. 나 개인으로 말하면 이때까지 죄인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살던 것이 한 사람의 자유시민으로 일생을 보낼 수 있고 또 언제 잡혀갈까 항상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꿈에도 가위눌리던 것이 인제 네 활개 뻗고 살 수 있으니 눈물겹도록 반가워할 일입니다. 그나 그뿐입니까. 나도 이 민족이 국가의 일원이 되어 세계에 우뚝할 문화를 창조할 수 있다 생각하면 미칠 듯 즐겁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앞으로 훌륭한 국가를 이룩하여 문화의 높은 탑을 쌓는다는 것은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뿐이지 된다는 기정사실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때까지보다도 한층 마음을 도사려 삼천만 동포에 한 사람의 빠짐도 없이 부지런히 일하고 부지런히 공부해야겠습니다. 이때까지는 우리가 남의 배를 타고 있은 셈이니 낮잠을 자도 좋고 흥떵거려도 좋았겠지요. 그러나 이제부터는 우리 배를 타고 우리가 키를 잡고 망망한 대양을 건너가야 하니 한눈팔아서는 못쓰고 만일 흥떵거린다면 큰일입니다. 우리가 한 수 잘못해서 파선해 버리고 다시 남의 배를 타게 되는 신세가 된다는 걸 생각해 보십시오. 생각만 해도 몸서리칠 일이 아닙니까. 우리는 이제 역사적으로 중대한 시기에 놓여 있습니다. 앞으로 천만년 조선의 운명이 우리의 두 어깨에 지워졌습니다. 우리는 모든 정성과 모든 힘을 기울여 이 대업을 완성해야겠습니다. 그리함에는 공연히 좋다고 날뛰는 일 없이 제각기 제가 맡은 직책에 최선의 심혈을 경주하고 한시라도 자기완성에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부질없이 정치계에 분주(奔走)하지 말고 자기 역량의 함양에 모든 정신을 기울여야 합니다. 조선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의 질적 향상이 조선의 질적 향상의 유일한 길이고 그래야만 조선의 앞날에 광명이 비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이 까딱 잘못하면 만년대계를 그르칩니다. 천추만대의 자자손손에게 우리는 죄인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지난날에 일본의 채찍으로 움직인 우리가 아닙니까. 그 채찍이 물러난 오늘날 우리는 훨씬 더 노력해야 할 것이 아닙니까. 만일 남의 채찍이 있었으니까 부지런했고 오늘은 그것이 없으니 게으른다 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그것은 조선 민족의 수치입니다. 여러분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 생각해 보십시오. 혹시 내 자신의 마음속에 그러한 점으로 접히는 일이나 없을까. 이러한 반성을, 나는 일본 시대보다 더 부지런한가 더 성실한가 하는 반성을 누구나 하루에 세 번씩 하기로 합시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이 다 그러하고 가족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그러해야겠습니다. 그리하여 낮이면 제각기 부지런히 일하고 밤이면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과 딸이 모두 머리를 모아서 가갸거겨를 외이고 그 대문을 넘어선 사람들은 다시 진정한 조선사람이 되기 위하여 모든 조선학의 수련에 힘쓰고 그리고 이러한 모든 노력이 일본의 채찍으로 움직일 때보다 몇 배나 더한가 항상 마음속에 가늠해보고 이러하면 조선의 앞날엔 우리들과 및 우리들의 자손에겐 무궁한 행복이 찾아올 것입니다. [유학생과의 문답. 농민조합의 나갈 길 공산당이 외치는 8시간 노동 문제] 김기협([email protected])

2025-02-14

트럼프 "4월 2일께 수입차 관세 내놓을 것"…한국에 직접 영향(종합)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오는 4월 2일께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수입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아마도 4월 2일께"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일(만우절)에 할 수도 있지만 미신을 믿는 편이라면서 4월 2일에 할 계획이라고 재차 밝혔다. 4월 2일이 자동차 관세 적용 시점인지, 구체적인 자동차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날짜인지는 분명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각종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면서 즉각 시행하지 않고, 일정한 준비 기간을 둔 채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자동차 관세 관련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힘에 따라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변수가 생기게 됐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전기차를 포함한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2016년부터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8천900만달러이며, 이 가운데 대미(對美) 수출액은 347억4천400만달러로 비중이 49.1%에 달한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이며, 한국은 2023년 기준으로 멕시코, 일본, 캐나다에 이어 대미 자동차 수출국 4위에 랭크됐다. 4월 2일은 미국이 각국에 대한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두루 검토해 부과하기로 한 '상호 관세'가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가장 이른 일정으로 미 측이 거론한 날짜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을 발표할 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4월1일까지 국가별 검토를 마칠 것이라면서 검토 결과에 입각해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하면 4월 2일부터 상호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와 동시에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일 중국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지난 10일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예외 및 면제 없이 25%의 관세를 내달 12일부터 부과한다고 발표했으며 지난 13일엔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며 전세계에 대해 관세전쟁을 확대했다 [email protected] (끝) 조준형

2025-02-14

5년 만에…"中 비호감" 42%→72% "日 호감" 10%→31%

중국에 ‘부정적’이라는 답변은 71.5%로 북한(79%)에 버금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수치도 수치지만 추세도 가파르다. 2015년 조사에선 부정적이란 답변은 16.1%였는데, 2020년 조사에서 40.1%로 치솟았고 이번에도 31.4%포인트 급등했다. 이와 반대로 일본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늘었다. 일본에 대한 우호도는 2015년 17.3%였다가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와 맞물린 문재인 정부 때 반일 운동이 한창이던 2020년 조사에선 9.9%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선 31.4%로 상승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긍정적 답변이 77.3%(2015년)→63.7%(2020년)→63%(2025년)으로 조금씩 감소 추세다. 세대별 인식 풍경은 좀 달랐다. 미국·일본에 대해서 20·30대와 70대 이상이 통했다. 일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졌다는 답변 비율이 20대(43.4%)·30대(36.3%)·70대(35.4%)에서 높았으나, 40대(24.1%)·50대(22.5%)에선 낮았다. 미국을 두고도 20대(72.3%)와 70대(72.7%)가 더 우호적이었고 50대(52.9%)는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반중 정서는 세대를 가리지 않았다. 그나마 60대에선 좋은 인상을 가졌다는 비율이 다섯 명 중 한 명(20.1%)꼴이었고 나머지 세대에선 10%대였다. 이런 인식은 각국과의 외교 현안에 대한 입장으로도 이어졌다. 대일 관계의 방향에 대해 60대(43%)와 70대(55.5%)는 ‘경제·기술·안보 등에서 미래지향적 협력 추진’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 40대(51%)·50대(46.4%)는 ‘역사문제 해결’을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20대에선 ‘역사문제 해결’(37.7%)과 ‘미래지향적 협력 추진’(37.5%)이 대등했다. 이념적으로는 보수(55.5%), 정당 지지에선 국민의힘(63.8%) 계층에서 ‘미래지향적 협력 추진’을 꼽은 반면, 진보(56.2%)와 더불어민주당(61.3%)에선 ‘역사문제 해결’을 더 중요하다고 봤다. 중도층에선 ‘역사문제 해결’(39.4%)이 ‘미래지향적 협력 추진’(38.1%)보다 조금 더 높게 나왔다. 미국과의 관계에선 전 세대가 ‘한미 동맹 강화’를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응답했다. 다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대미 수평적 관계 구축’(31.3%, 34.5%)이 ‘한미동맹 강화’(26%, 24.3%)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답했다. 이념적으로는 진보(32.6%)에서 ‘대미 수평적 관계’를, 보수(50.4%)·중도(35.9%)에서는 ‘한미동맹 강화’를 꼽았다. 중국에 대해선 20대는 ‘경제제재 대응’(27.6%)을, 30대는 ‘미세먼지·환경·감염병 등 협력’(28.6%)을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고, 나머지 세대에선 ‘경제교류 확대 및 첨단기술 협력’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성운([email protected])

2025-02-14

뮌헨안보회의 '우크라 종전안' 화두…미국, 유럽 방위비 압박

미국, 유럽 방위비 압박 美부통령 "새 보안관 왔다" 천명…"우크라 합리적 타결책 논의" 독일 "가짜 평화 안돼"…트럼프 종전구상 '유럽 패싱'에 경계심 젤렌스키, 美에 불만 속 '트럼프 전화번호 확보' 과시…광물협정 초안 전달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세계 최대 안보분야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 시절 우크라이나 지원에 천문학적 예산을 쏟은 미국은 "마을에 새 보안관이 왔다"는 말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새 질서를 천명하면서 유럽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는 등 자국 우선주의를 강하게 드러냈다. 유럽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해법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먼저 논의하며 유럽을 '패싱'하는 등 일방적 행보를 이어가는 것을 일제히 견제하면서도 '트럼프 맞춤형' 타협책을 모색했다. MSC 개막일인 14일(현지시간) 오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우크라이나 종전 청사진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갈등을 협상에 따른 해결로 이끌 방안을 논의하겠다"며 "합리적인 타결책"을 거론하는 등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마을의 새 보안관"(new sheriff in town)이라고 표현하며 "미국이 위험에 처해 있는 세계 다른 지역에 집중하는 동안 유럽인들은 (자기 방어와 관련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동맹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는 서방 군사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속한 유럽 국가들에 국방비 지출을 확대하라는 압박으로 읽혔다. 밴스 부통령은 유럽 내부의 위협이 우려된다며 "유럽 전역에서 언론의 자유가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유럽 비판에 기조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가 반발을 사기도 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행보를 견제하는 데에 입을 모았다. MSC 주최국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새 미국 행정부는 우리와 매우 다른 세계관을 갖고 있다"며 "기존의 규칙, 파트너십, 기존에 구축된 신뢰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럽이 트럼프 행정부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이런 세계관이 지배적인 패러다임이 되는 것이 국제사회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미국이 종전 협상을 위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영토 수복을 포기한 것은 실수라고 비판했고, 아날레나 독일 외무장관은 밴스 부통령에게 "'가짜 평화'는 러시아의 추가 침략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실패한 우크라이나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도 쇠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세계의 독재주의자들은 이웃을 침공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국경을 침범했을 때 처벌이 이뤄지는지, 실질적 억지력이 있는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의 요구에 맞춰 종전이 성사되면 후과를 치를 거라는 지적이다. 다만 그는 "안보와 관련해 유럽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증액할 수 있도록 EU 재정준칙의 면책 조항 발동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방안에 대해 "평화협상 결과에 포함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에 약속된 적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전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를 전쟁 발발의 원인으로 지목한 트럼프 대통령의 논조에 결을 맞춘 발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MSC에서 "미국에 준비된 계획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종전 추진 방식에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우호적으로 발언하는 등 복잡한 속내가 감지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한 내용을 소개하며 "이전에 언제든 직접 전화해도 된다면서도 번호를 안 줬다'라고 했더니 트럼프가 '이제 번호를 줄 테니 언제든 전화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밴스 부통령과도 만났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MSC에 참석해 '광물 협정' 초안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을 계속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희토류 등 광물을 요구하면서 추진된 것이다. 한편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MSC에서 "미국이 중국을 억압하면 우리는 끝까지 맞설 수밖에 없다"면서도 "미국이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김동호

2025-02-14

유럽 직격한 美부통령 "마을에 새 보안관 왔다"…유럽 '분노'(종합)

미국 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유럽의 지도급 인사들 앞에서 "마을에 새 보안관이 왔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새로운 미국에 적응할 것을 촉구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행한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마을에 새로 부임한 보안관'으로 비유한 뒤 "도널드 트럼프의 리더십 하에서, 우리는 당신들과 견해를 달리할 수 있지만 우리는 당신들이 공론의 장에서 생각을 말할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밴스 부통령은 "내가 유럽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러시아도 중국도 아니며 다른 어떤 외부 행위자도 아니다"라며 "내가 걱정하는 것은 (유럽) 내부로부터의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밴스 부통령은 유럽이 직면한 '내부 위협'에 대해 "가장 근본적인 일부 가치로부터 유럽이 후퇴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유럽 전역에서 언론의 자유가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가짜뉴스 검증 등 자체 검열이 완화하는 가운데, 유럽은 극우사상과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 등을 걸러내기 위한 온라인상의 규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오는 23일 독일 연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극우 성향인 독일대안당(AfD)에 힘을 실어주는 연설 등을 해서 논란을 일으킨 뒤라 밴스 부통령 발언은 민감한 곳을 건드린 측면이 없지 않다. 밴스 부통령은 또 뮌헨에서 전날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가 차량을 몰고 군중을 향해 돌진해 30여명이 부상한 사건을 거론하며 유럽이 이민 문제에서 "행로를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난민 수용을 포함한 이민자 문제에서 비교적 관대한 기조를 유지해온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처럼 국경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유럽 국가들이 최근 미국의 행보와 관련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타결책"에 도달할 수 있길 희망한다는 원론적 발언 외에 새로운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이 위험에 처해 있는 세계 다른 지역에 집중하는 동안 유럽인들은 (자기 방어와 관련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동맹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유럽 동맹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밴스 부통령 연설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나토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청중들이 밴스 부통령의 민주주의 관련 '강의'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유럽에서는 즉각 불쾌감을 드러냈다. 독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조금 전 미국 부통령이 유럽 전체의 민주주의를 의심하는 발언을 했다"며 "내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그는 유럽의 상황을 일부 권위주의 정권에서 만연하는 상황과 비교했는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뮌헨에 모인 유럽 당국자들이 밴스 부통령의 발언을 "부당하고 사실이 아닌 주장"이라며 경악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익명의 유럽 외교관은 "완전히 미쳤다"며 "아주 위험하다"고 말했다. 일부 당국자는 이같은 연설을 2007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뮌헨안보회의 연설과 비교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서유럽 지도자들 앞에서 나토 확장이 러시아와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설은 러시아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중심의 국제질서에 맞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한 고위 유럽연합(EU) 외교관은 "그가 우리에게 설교하고 우리를 모욕했다"며 "연설장 분위기는 2007년과 꼭 같았다.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송진원

2025-02-14

독일 간 美부통령 "마을에 새 보안관 왔다"…유럽 향해 쓴소리

미국 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유럽의 지도급 인사들 앞에서 "마을에 새 보안관이 왔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새로운 미국에 적응할 것을 촉구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행한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마을에 새로 부임한 보안관'으로 비유한 뒤 "도널드 트럼프의 리더십 하에서, 우리는 당신들과 견해를 달리할 수 있지만 우리는 당신들이 공론의 장에서 생각을 말할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밴스 부통령은 "내가 유럽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러시아도 중국도 아니며 다른 어떤 외부 행위자도 아니다"라며 "내가 걱정하는 것은 (유럽) 내부로부터의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밴스 부통령은 유럽이 직면한 '내부 위협'에 대해 "가장 근본적인 일부 가치로부터 유럽이 후퇴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유럽 전역에서 언론의 자유가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가짜뉴스 검증 등 자체 검열이 완화하는 가운데, 유럽은 극우사상과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 등을 걸러내기 위한 온라인상의 규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오는 23일 독일 연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극우 성향인 독일대안당(AfD)에 힘을 실어주는 연설 등을 해서 논란을 일으킨 뒤라 밴스 부통령 발언은 민감한 곳을 건드린 측면이 없지 않다. 밴스 부통령은 또 뮌헨에서 전날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가 차량을 몰고 군중을 향해 돌진해 30여명이 부상한 사건을 거론하며 유럽이 이민 문제에서 "행로를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난민 수용을 포함한 이민자 문제에서 비교적 관대한 기조를 유지해온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처럼 국경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유럽 국가들이 최근 미국의 행보와 관련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타결책"에 도달할 수 있길 희망한다는 원론적 발언 외에 새로운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이 위험에 처해 있는 세계 다른 지역에 집중하는 동안 유럽인들은 (자기 방어와 관련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동맹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유럽 동맹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밴스 부통령 연설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나토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청중들이 밴스 부통령의 민주주의 관련 '강의'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email protected] (끝) 조준형

2025-02-14

“통일된 한반도, 하나님 나라 세울 준비된 일꾼들이 필요합니다”

중국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고, 북한 지하교회 선교사로 파송되어 부르심의 사명을 감당하다 감옥에서 고난을 받기도 했다. 2차로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후 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서울의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신학 학부와 신학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연 목사는 이후 북한 선교와 복음 통일을 위한 사명을 품고 미국으로 유학을 오게 되었고, 달라스에서 남침례교 신학과 역사를 공부하며 목회자로서의 길을 더욱 확신하게 됐다. 특히 북한에서 경험한 현실과 탈북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들은 연 목사에게 더욱 강한 사명의식을 심어주었다. 연 목사는 단순히 목회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 한반도의 복음 통일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연 목사는 지난해 10월27일 율레스의 새빛 침례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연 목사에게는 정말 뜻깊은 순간이었다. 연 목사는 “저를 비롯해 탈북민 신앙 공동체에도 큰 의미가 있는 자리였죠. 미국 남침례회와 남침례회 한인교회총회 북부지방회에서 안수를 주셨고, 여러 목사님들과 신앙 공동체의 축복 속에서 안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고한다. 안수식에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가 영상을 통해 축사를 보내와 연 목사에게는 더욱 뜻깊은 자리였다. 연 목사가 몸담고 있는 Vision for Reunification of Korea Corporation Group은 한국의 통일부 사단법인 비전유니피케이션과 Vision for Reunification of Korea Mission Corporation이 연합하여 만든 법인 그룹이다. 비전유니피케이션은 2019년 한국에서 남북한 청년들의 통일 인식을 확산시키고 통일 정서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설립된 통일부 소속 법인이다. 연 목사가 김진성 전도사와 함께 창립해 1대 대표를 맡았으며, 현재는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통일 인재 양성, 통일 문화 선교, 통일 세미나 및 교육, 통일인재장학 사업 등을 통해 한반도의 복음적 통일을 준비하고 있다. 연 목사는 지난 2024년 2월 달라스에서 림윤정 이사장과 함께 Vision for Reunification of Korea Mission Corporation을 창립했고, 이곳에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북한 인권 개선, 복음 통일 선교 사역 지원, 통일 선교 교육 및 인재 양성, 통일 후 평양 극동방송국과 신학교 및 종합대학 설립 준비, 탈북민 크리스천 통일 리더 양성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두 단체를 연합해 Vision for Reunification of Korea Corporation Group을 만들었고, 연 목사는 현재 그룹 이사장으로 사역하고 있다. 그룹은 각 법인들의 통일 선교 활동을 격려하며 △ 통일 이후 정치·사회·경제·문화 전반에 걸친 통일 인재 양성 △ 통일 교육 및 북한 선교 협력 △ 평양 극동방송 및 신학교 설립 준비 △ 크리스천 탈북민 지도자 양성 등을 통해 통일 대한민국을 준비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이 단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을 통일시키셨을 때, 준비된 일꾼들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연 목사는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바벨론 포로 시절에도 무너진 성전을 세울 스룹바벨,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칠 학사 에스라, 성벽을 재건할 느헤미야를 미리 준비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통일된 대한민국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고 이끌어 갈 신앙적, 사회적 리더들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연 목사는 이 단체가 단순한 기관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용하는 도구가 되길 바라고 있다. 연 목사는 “복음적 통일을 준비하는 크리스천 지도자를 세우고, 통일 이후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서 신앙과 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들을 배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도와 관심으로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연 목사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의 적극적인 추천과 지원으로 달라스 침례신학대학(DBU)에서 어학과정을 마친 후 현재 DBU 대학원에서 리더십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이후 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후 목회와 교육에 종사하는 게 연 목사의 계획이다. 연 목사는 졸업 후에는 한반도의 복음적 통일을 위한 사역을 더욱 심화하고, 교육과 목회를 통해 차세대 크리스천 리더들을 양성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탈북민 및 남북한 청년들에게 신앙과 리더십을 교육하며, 이들이 통일된 대한민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게 연 목사의 희망이다. 연 목사는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현재 학업과 더불어 Vision for Reunification of Korea Corporation Group을 통해 통일 선교 및 크리스천 리더 양성 사역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한, 통일 후 북한 지역에서 신학교 및 크리스천 종합대학 설립을 위한 준비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연 목사의 가족은 현재 한국에 있다. 아내와 두 딸, 그리고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다. 연 목사 부부는 북한에서 함께 탈북해 한국에 정착했고, 하나님의 은혜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아내는 현재 한국에서 대학 공부를 하고 있으며, 다른 친척이 없어 홀로 세 아이를 돌보고 있다. 연 목사는 “앞으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치려면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데,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마음이 아픕니다. 방학 때 한국에 갔더니 아들이 저를 보고 피해서 도망가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미국 학생가족 동반비자(F2 비자)를 신청하려고 합니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연 목사는 Vision For Reunification of Korea Corporation Group 이사장 뿐만 아니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달라스협의회 자문위원, 통일교육위원, 그리고 세계기독군인선교협력위원회 미주 담당 선교사로 섬기고 있다. 연 목사는 “북한을 위한 기도는 단순히 통일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기도입니다. 구약성경의 대표적인 지도자였던 모세가 자기 민족의 구원을 위해 기도했던 것과 신약의 사도 바울이 자기 민족 유대인의 구원을 위해 애통하며 기도했던 것처럼, 우리도 북한 동포들의 구원과 복음화를 위해 함께 기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달라스 지역에서는 매주 주일 저녁 7시부터 8시 30분까지 코너스톤 한인침례교회에서 통일광장 기도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또한, Vision For Reunification of Korea Mission Corporation이 통일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복음통일 시대를 대비하여 하나님의 일꾼들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했을 때, 에스라와 느헤미야와 같은 사람들이 미리 준비되어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통일된 한반도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울 준비된 일꾼들이 필요합니다. 동포사회가 이 사역에 관심을 가지고 기도와 동참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고 동포사회에 당부한다.               〈인터뷰 정리=토니 채 기자〉한반도 하나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달라스협의회 교육 통일인재장학 복음통일 시대

2025-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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