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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블루칩 UNH 급락·서비스업황↓소비심리↓…하락 출발

미국 최대 소매기업 월마트의 올해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데다 향후 경제활동 변화를 예측한 경기선행지수까지 악화 양상을 보이면서 고점 부담 속에 매물이 쏟아졌었다. 이날 발표된 미국 서비스업 업황 지표는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며 위축세 전환을 시사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2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로, 연합인포맥스의 시장예상치(52.8)를 크게 하회했다. 서비스 업황은 2023년 1월 이후 25개월 만에 처음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2월 제조업 PMI는 51.6으로 시장 예상(51.5)을 소폭 웃돌았다. 미시간대학이 내놓은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4.7로 집계됐다. 전월(71.7) 대비 9.8% 급감하며 시장예상치(67.8)를 하회했고, 202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미 부동산협회(NAR)가 공개한 1월 기존주택 판매도 전월 대비 4.9%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미국 최대 민간 의료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연방 법무부가 메디케어(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 청구 관행 관련 의혹을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9% 이상 급락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톰슨이 작년 12월, '투자자의 날' 행사가 열릴 예정이던 뉴욕 맨해튼 금융가에서 총에 맞아 사망하고, 용의자가 의료보험 사기 문제를 제기한 이후 고전해왔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2023년 불법적 운영 혐의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1% 미만 밀렸다. 전날 전체 시장 하락을 주도했던 미국 최대 소매기업 월마트 주가는 1%대 내림세다. '인공지능(AI) 방산주' 팔란티어 주가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팔란티어는 국방부 예산 삭감 방침 등의 여파로 지난 2거래일간 주가가 10.08%, 5.17% 각각 급락한 바 있다. 후발 전기차 기업 리비안은 전날 장 마감 후 시장예상을 크게 웃돈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4% 이상 뒷걸음쳤다. 올해 손실 규모가 시장예상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 실망을 안겼다. 리비안 경쟁사 루시드 주가는 3% 이상,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는 1% 이상 각각 떨어졌다. 시장에 먹구름이 끼면서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 7'(M7) 가운데 애플과 메타(페이스북 모기업)만 강보합세, 나머지 5종목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아마존은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R.J.오브라이언앤드어소시에이츠 이사 톰 피츠패트릭은 "모든 것이 가장자리에서 삐걱대고, 데이터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면서 "아직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이르지만, 여러 요인들을 살펴보고 채권 거래 방식 등을 고려할 때, 시장 상황이 생각했던 것만큼 장밋빛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4.4bp(1bp=0.01%) 내린 4.455%까지 낮아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신규 경제 지표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행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전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관련 발언 등을 주시하고 있다. 다수의 연준 인사들은 전날, 경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한편 이날 유럽 증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26% 오른 반면 독일 DAX지수는 0.31%, 영국 FTSE지수는 0.10% 각각 떨어졌다. 국제 유가는 내림세다.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2.08% 낮은 배럴당 70.97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4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90% 내린 배럴당 75.03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국제뉴스공용1

2025-02-21

트럼프 '친성장 정책'에도…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

미국 대통령의 친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시장에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물가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는 데다 관세를 포함한 강경한 무역정책이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전쟁과 보편관세가 미국 성장세에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최근 몇 주간 주식시장의 주요 리스크로 떠올랐다고 21일 보도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 속에 물가는 상승하는 현상으로, 1970년대에 미국 경제에 나타난 바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모든 종류의 자산 가격에 하락 압력이 가해진다. 지난 50년간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주기적으로 제기됐으나 실제 나타나지는 않았다.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잭 매킨타이어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융통화정책 운용을 제한하는 가운데 소비자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관세정책 등으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 이슈가 다시 등장했다"면서 "이제 가능성이 전혀 없는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의 주요 조건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은 분명한 조짐을 보였다. 1월 소비자 물가가 2023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해 연율 3%를 기록했다. 또 다른 주요 조건인 경제성장률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으로 우려되는 수준에 와 있다. 이노베이터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팀 어바노비츠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금 인플레이션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면서 "인플레이션 기반이 있는 데다 관세가 소비자에 전가되면 기업 수익에 부담을 주어 경제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난 18일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내년 중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의 비율이 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응답자들은 한편으로는 무역전쟁은 가능성이 낮은 위험으로 평가했으며 주식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유지했다. 관세로 인한 타격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캐피털 그룹의 매디 데스너 자산 부문 팀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관세가 오히려 성장을 촉진할 수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줄어드는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초기에는 가격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의 또 다른 공약인 불법 체류자 추방도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면서 "이런 정책은 인플레이션과 성장 저해의 원인이며, 둘 다 부정적인 공급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번에도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현재 약 3%인 근원물가 상승률이 1970년대의 7%와 비교할 때 훨씬 낮다는 점이 주요 근거다. 에버코어 ISI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고정돼 있다"면서 "이는 새로운 경제 지표가 나올 때마다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끝) 주종국

2025-02-20

Fed 위원들 트럼플레이션 우려…내달 기준금리 동결 확률 98%

미국의 금리 인하 시계가 당분간 멈출 것으로 예상한다. 19일(현지시간) 공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우려가 드러나면서다. 지난달 Fed는 지난해 9월 이후 3회 연속 인하했던 미국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연 4.25~4.5%)했다. Fed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을 되살릴 불씨로 트럼프 정책을 꼽았다. 의사록은 “무역·이민 정책의 잠재적 변화, 강력한 소비자 수요 영향을 포함해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과정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요인들이 언급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가·제품별로 쏟아낸 관세 조치는 미국의 수입물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미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주거비와 식료품, 에너지 가격이 골고루 오르며 다시 3%대(전년 동기 대비)로 진입했다. 상당수 Fed 위원이 앞으로 금리 인하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물가 지표’를 꼽는 이유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하강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데이터)가 나타나야 금리 인하를 재개하겠다는 의미다. 사실상 지난달 금리 동결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수차례 강조한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신중론을 FOMC 의사록에서 재확인할 수 있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달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오후 4시 기준 98%에 달한다. 일주일 전(96%)보다 2%포인트 더 올랐다. 상반기까진 인하보다 동결에 무게 추가 실린다. 금리 인하 ‘신중론’이 커지는 상황에도 19일(현지시간)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연 4.274%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QT)’를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추는 방안이 의사록에 언급된 영향이었다. 양적 긴축 속도가 늦춰지면 채권가격엔 긍정적이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금리 동결 근거로 꼽은 환율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 수준까지 하향 조정할 수 있다”며 “관세 압박과 지속적인 내수부진에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은 최종적으로 연 2%까지 진행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염지현([email protected])

2025-02-20

‘트럼플레이션’ 우려한 1월 FOMC 의사록…3월 동결 확률 98%

미국의 금리 인하 시계가 당분간 멈출 것으로 예상한다. 19일(현지시간) 공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우려가 드러나면서다. 지난달 Fed는 지난해 9월 이후 3회 연속 인하했던 미국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연 4.25~4.5%)했다. Fed 위원들은 트럼프 정책을 인플레이션을 되살릴 불씨로 꼽았다. 의사록은 “무역ㆍ이민 정책의 잠재적 변화, 강력한 소비자 수요 영향을 포함해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과정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요인들이 언급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가ㆍ제품별로 쏟아낸 관세 조치는 미국의 수입물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미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주거비와 식료품, 에너지 가격이 골고루 오르며 다시 3%대(전년 동기 대비)로 진입했다. 상당수 Fed 위원이 앞으로 금리 인하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물가 지표’를 꼽는 이유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하강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데이터)가 나타나야 금리 인하를 재개하겠다는 의미다. 사실상 지난달 금리 동결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수차례 강조한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신중론을 FOMC 의사록에서 재확인할 수 있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달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오후 4시 기준 98%에 달한다. 일주일 전(96%)보다 2%포인트 더 올랐다. 상반기까진 인하보다 동결에 무게 추가 실린다. 금리 인하 ‘신중론’이 커지는 상황에도 국채금리가 하락(채권값은 상승)했다는 게 눈에 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연 4.274%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ㆍQT)’를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추는 방안이 의사록에 언급된 영향이었다. 양적 긴축 속도가 늦춰지면 채권가격엔 긍정적이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금리 동결 근거로 꼽은 환율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 수준까지 하향 조정할 수 있다”며 “관세 압박과 지속적인 내수부진에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은 최종적으로 연 2%까지 진행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염지현([email protected])

2025-02-20

중국 보유 美국채 또 감소…2009년 이후 최저

년 이후 최저 2013년 이후 지속 감소…"다른 계정서 위장보유"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7천590억달러로 1년 전보다 570억달러 감소했다. 이 수치는 중국 투자자들이 중국 이외 지역에 있는 계정을 통해 보유한 미 국채는 제외된다. 지난해 감소 폭은 2023년 감소 폭(510억달러)을 조금 웃돈다. 다만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감소는 2013년 11월(1천316억달러)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추이를 보면 2017년 말 1조1천840억달러, 2018년 말 1조1천240억달러, 2019년 말 1조690억달러, 2020년 말 1조720억달러, 2021년 말 1조400억달러, 2022년 말 8천670억달러, 2023년 말 8천160억달러 등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2009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분석가들은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감소 배경에 대해 금 등으로 대외 자산을 다각화하는 수요를 일부분 반영한다고 판단했다. 미 재무부 관리 출신인 미국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 브래드 세서는 "중국은 2010년께 미 국채 보유가 위험하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중국의 많은 부를 지정학적 경쟁자의 손에 맡긴다는 것이 좋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국채 보유분을 중국 이외 지역에 있는 계좌로 옮김으로써 실제 보유 규모를 감추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벨기에의 유로클리어나 룩셈부르크의 클리어스트림 같은 증권예탁기관으로 일부 자산이 이전되면서 공식적인 수치로 파악되는 벨기에와 룩셈부르크의 미 국채 보유가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관리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중국이 보유한 모든 미국 국채가 미국 기관에 직접 보관되는 것은 아니다"며 "위험 분산 목적으로" 유로클리어나 클리어스트림과 같은 기관을 통해 보유 자산의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7년 말 1천190억달러 수준이던 벨기에의 미 국채 보유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말 3천740억달러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룩셈부르크의 미 국채 보유액 규모 역시 2천170억달러에서 4천230억달러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감소가 중국이 달러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지 않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미 국채 대신 미 정부 기관 채권 매입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 국채 보유 감소에는 미 국채 가격 하락에 따른 보유평가액의 감소 역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끝) 황정우

2025-02-19

[반퇴시대 재산리모델링] 아파트 팔고, 월 500만원 적립식 투자해 ‘나홀로 노후’ 대비

미국 주식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향후 3년간 매달 500만원 수준의 적립식 투자를 할 수 있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미국 S&P500 지수 기준 20% 이상 하락하는 조정 국면에서는 매달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금액을 1000만원으로 증액하는 형태의 매수 전략을 검토해보자. 채권은 현재 금리를 고려해 장기채권(만기 10년 이상) 60%, 단기 채권(만기 10년 이하) 40%로 나눠 투자해보자.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 인하 시 가격 상승 폭이 커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금리 변동을 살펴 추후 장·단기 채권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 ◆퇴직금 ETF로 전략적 투자, 의료보험은 필수=장기채권 투자 대안으로는 10년물 미국 국채를 추천한다. 금리 하락 시 수익이 커지고, 표면 이자율이 낮아 세금 부담이 적어서다. 환율 부담이 있다면 미국 장기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나 만기매칭형 ETF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만기매칭형 ETF는 만기 시 투자 원금과 이자를 함께 돌려받을 수 있는데, 만기 전 금리가 하락하면 되팔아 이익을 얻을 수 있다. IRP로 전환한 퇴직연금 역시 ETF를 통해 미국 주식과 채권에 장기 투자하는 방향이 좋겠다. 또한 보험이 없는 의뢰인의 건강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실손보험, 2대 질환(뇌·심혈관) 보험, 암보험 등에 가입하는 것이 좋겠다. 여유가 있으면 간병 보험에도 가입해 노후를 대비하자. ◆지면 상담=재산리모델링센터([email protected]) 또는 QR코드로 접속해 상담을 위한 전화번호 자산·수입·지출 현황 등을 알려 주세요. 가명으로 처리되고 무료입니다. ◆후원=미래에셋증권·하나은행 ◆재무설계 도움말=김재언 미래에셋증권 VIP 컨설팅팀 팀장, 김윤정 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세무전문위원, 최홍석 미래에셋증권 대치 WM 선임 매니저, 박성하 신한 라이프 FC 김세린([email protected])

2025-02-19

2% 수익률 7%로 바뀐다…열렸다, 환승 연금의 문 [연금술사⑤]

미국 주식 등 해외 자산 배분 전략도 담았습니다. 잘 읽고 실천한다면 지금의 작은 투자가 훗날 당신에게 보내는 최고의 선물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매년 16.5% 수익이 난다고? 당신이 당장 연금 시작할 이유 [연금술사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0624 건보료 폭탄? 뭘 몰라 하는 말… 상위 10% 꽂힌 연금펀드 전략 [연금술사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4440 ‘투자 MBTI’만 알려주면 돼, 알고리즘이 픽한 개인연금 [연금술사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7410 55세에 4억 쥐는데 안 해요? 13월의 월급, 여기 투자해라 [연금술사④]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0238 " 2.07% " 최근 10년간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2023년 말 기준)이다. 국민 노후 대책을 위해 2005년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지 20년이 됐지만 수익률은 물가 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한다. 퇴직연금은 2023년 기준으로 1272만2000명 근로자 중 53%가 가입했고, 적립금도 381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수익률이 저조한 건 많은 돈이 예금처럼 수익성이 낮은 상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노후 자금은 원금 보장이 중요하다. 하지만 예상 수명이 크게 늘어나고 ‘저금리 고물가’가 이어지는 시대에 노후 자금이 저수익 상품에만 매여있어서는 곤란하다. 계좌에는 플러스 수익률이 찍혀 있어도,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오히려 돈을 잃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퇴직연금을 바꾸는 건 번거로운 일이었다. 다른 금융사로 갈아타려면 상품을 모두 현금화한 뒤에 옮겨야 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10월 3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 이전제도를 도입하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방치해 놓은 ‘장롱연금’ 계좌에 다시 숨을 불어넣기에 적절한 시기다. 연금을 갈아타고 수익률을 높이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또 어떤 상품을 담아야 할까. ‘연금술사’ 5회는 정효영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팅본부장과 함께 세세한 궁금증을 모두 풀어본다. 수익률이 높은 계좌엔 어떤 상품이 들어있는지,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요령까지 알아봤다. 은퇴 후 든든한 버팀목이 되느냐, 용돈으로도 부족한 푼돈이 되느냐가 달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보자. 먼저 퇴직연금 유형부터 짚고 넘어가자. 퇴직연금 제도는 확정급여형(DB형), 확정기여형(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있다. 회사에서 직원이 퇴사할 때 퇴직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돈을 금융기관에 맡겨두는 제도가 DB·DC형 퇴직연금이다. 이와 별개로 IRP는 소득이 있는 근로자라면 자유롭게 가입해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계좌다. DB형, DC형, IRP 차이는? DB형은 회사가 운용하고, 운용 성과와 상관없이 정해진 급여를 퇴직 시에 근로자에게 준다. 근로자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신경 쓸 것도 없는 셈이다. 반면에 DC형은 회사가 연간 임금의 12분의 1 이상을 금융기관에 넣어주면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다. 투자 수익률에 따라 근로자가 퇴직 후 받는 금액이 달라진다. IRP는 직장에 다니지 않는 자영업자 등도 소득이 있다면 가입할 수 있다. DB·DC형 퇴직연금에 가입된 근로자도 추가로 개설할 수 있다. 물론 회사에서 따로 돈을 넣어주지는 않는다. 개인이 직접 납입해서(연간 1800만원 한도) 직접 운용하고, 만 55세 이후부터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국내 퇴직연금은 아직까지 안정성을 추구하는 DB형 비중이 가장 높다. 2023년 말 기준 DB형이 53.7%, DC형이 26.5%, IRP가 19.8%를 차지한다. DB형은 운용 주체가 회사라서 근로자 개인이 마음대로 계좌를 이전할 수 없다. 운용 주체가 근로자 개인인 DC형, IRP만 실물 이전의 대상이다. 7.11% vs 4.37%… 수익률 차이 왜 정부가 실물 이전 카드를 꺼낸 이유는 명확하다.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제 아무 제약없이 기존 계좌에 들어 있는 상품을 그대로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길 수 있다. DC형 퇴직연금과 IRP는 은행·보험사·증권사에서 취급한다. 수익률(2023년 연간 기준)을 살펴보면 은행은 4.87%, 생명보험사 4.37%, 손해보험사 4.63%, 증권사 7.11%로 증권사 수익률이 특히 높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자산 비중 때문이다. 수익률이 낮은 예금 같은 ‘원리금 보장 상품’이 많은 기관일수록 수익률이 낮다. 예를 들어 2023년 기준으로 퇴직연금에서 차지하는 원리금 보장 상품과 비보장(실적배당) 상품의 비중을 보자. 은행은 이 비중이 90대 10, 생명보험사는 92대 8, 손해보험사는 99대 1이다. 반면에 증권사는 73대 27로 다른 기관보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 비중이 높다. 미래에셋증권 정효영 연금컨설팅본부장은 “연금을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증권사가 대체로 수익률이 높다. 다만 2022년처럼 증시가 매우 안 좋았던 해에는 오히려 증권사 수익률이 낮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원리금 보장, 비보장 상품이란? 원리금 보장 상품은 말 그대로 일정한 기간 보유 시 원금과 이자를 보장해주는 금융상품이다. 위험성이 낮은 만큼 수익률은 대체로 높지 않다. DC와 IRP에서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원리금 보장 상품은 은행에서 주로 판매하는 ‘예금’,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이율보증형보험(GIC)’,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가 있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 또는 실적배당형 상품은 주식처럼 투자한 곳의 실적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다. DC와 IRP에선 개별 주식을 살 수는 없다. 대신 투자 가능한 상품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채권, 상장지수증권(ETN), 리츠 등이 있다. 은행·보험사·증권사… 나에게 맞는 곳은 실물 이전을 결심했다면 먼저 자신의 투자 방향성에 따라 은행, 보험사, 증권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은행은 다른 기관에 비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최근 금융사마다 비대면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대면 서비스가 더 편하고 익숙한 투자자에겐 전국 각지에 지점이 있는 은행 만한 데가 없다. 또 은행은 가장 안전한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연금을 까먹지 않고 안전하게 보유하는 게 중요하다면 은행을 택하는 게 좋다. 🏥보험사는 영업점이 없어 은행보다 접근성은 떨어진다. 하지만 은행 못지않게 안정성이 높은 상품이 많다. 특히 보험사는 은행 예금과 비슷한 이율보증형보험(GIC·Guaranteed interest contract) 상품이 있는데, 평균적으로 예금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안정적인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로 투자하고 싶다면 보험사를 선택해 볼 수 있다. 📈증권사는 업종 특성상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종류가 은행, 보험사에 비해 훨씬 다양하다. 증권사 계좌에선 상장된 거의 모든 상장지수펀드(ETF)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다. 반면에 은행과 보험사는 각 사마다 일부 ETF만 선별해 취급하고, 실시간 직접매매가 아닌 신청을 통해 매매하는 방식이다. 펀드의 경우 은행, 보험사,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선별해 판매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증권사 라인업이 다양한 편이다. 채권 역시 채권 판매가 주요 업무인 증권사가 다양하다. 만약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를 선택한다면, 지금까지 불편했던 점을 생각해 보는 게 좋다. 상품 제공이 원활하지 않았는지, 수수료가 비싸 불만이었는지, 모바일거래시스템(MTS)이 나에게 편하지 않았는지, 고객 서비스가 부족했는지 등을 생각해 보고 이를 개선해 줄 곳을 찾아가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업체별 수익률과 수수료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다. MTS 편의성이나 고객 서비스 등은 공시가 돼 있지 않지만,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온 정보를 참고해 볼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실물 이전이 불가능한 상품이 있다. 먼저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상품은 어느 기관으로도 옮길 수 없다. 디폴트 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을 운용할 상품을 일정 기간 방치할 경우, 사전에 설정해 둔 상품이 자동 매수되는 제도다. 특히 은행에서는 예금을 디폴트 옵션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증권사 등 다른 곳으로 옮기려면 중도 해지해야 한다. 이 경우 만기에 약속된 이자보다 이자 금액이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보험사에서 취급하는 이율보증형보험(GIC)도 실물이전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GIC는 일정 기간(1~5년) 유지해야 확정이자를 지급하는데, 중도 해지할 경우 이자를 덜 받게 된다. 수익률 상위 10%, 고수의 비결은 계좌를 옮겼다면 다음 단계는 금융상품을 담는 것이다. DC형 퇴직연금과 IRP는 ETF·펀드·채권·예금·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등 다양한 상품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다. DC형 퇴직연금, IRP에서 담을 수 있는 상품별 특징은? 📁ETF는 보수가 저렴하고, 증권사에서는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다양한 테마의 상품이 있다 보니 일반 주식계좌는 물론, 퇴직연금에서도 대세다. 정 본부장은 “다만 ETF 매매가 간편하다고 너무 빈번하게 매매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연금은 오래 투자하는 게 중요한데, 자꾸 사고팔고를 반복하고 테마를 좇다 보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펀드는 ETF가 뜨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품이다. 매수·매도 신청을 하면 며칠 뒤에야 거래가 체결되기 때문에 실제 매매 시점의 가격을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정 본부장은 “이런 펀드의 특성이 한편으로는 너무 빈번한 매매를 방지하는 완충장치가 될 수 있다. 방어적 성격의 펀드에 50% 정도 투자하고 나머지를 ETF로 직접 운용하는 방식도 추천한다”고 했다. 📁채권은 안정적으로 예금 이상의 이자수익을 챙기면서 금리가 떨어질 때 팔아서 자본 차익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어디까지나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 속한다. 금리가 오르면 애초에 샀던 채권 가격보다 떨어지면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금과 ELB 등 원리금 보장 상품은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에게 요긴하다. 대체로 금리는 예금이 가장 낮고 보험사가 취급하는 GIC가 그 다음, 증권사가 취급하는 ELB가 그나마 가장 높다. 은행보다 신용도가 낮은 증권사가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만 원리금 보장 상품은 예금 수익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뭘 사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힌다면 연금 고수들의 계좌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DC형 퇴직연금, IRP 고객 중에서 최근 3년간 수익률이 상위 10%인 계좌를 분석해 봤다. DC, IRP 모두 ETF의 비중이 약 76%로 가장 높고, 펀드가 14% 정도였다. 예금과 ELB 등 원리금 보장 상품 비중은 3% 수준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퇴직연금 고수들은 어떤 ETF, 펀드를 가지고 있을까. ETF 순위를 살펴보면 미국 주식형 상품이 압도적으로 많다. 미국 증시 대표지수인 나스닥10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을 추종하는 ETF가 상위다. 이 밖에는 미국 대형 기술주를 담은 ‘TIGER 미국테크TOP10’, 반도체주를 담은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상품이 인기였다. 지난해 두드러진 상승률을 기록한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상품도 10위 안에 들었다. 정 본부장은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았을 때엔 채권형 ETF 비중이 높았는데, 최근엔 미국 기술주 위주 투자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펀드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상위를 휩쓸었다. TDF는 주식·채권·대체자산 등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해 어떤 경제 상황에서도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펀드다. 퇴직연금 고수들은 미국 주식 위주의 ETF에 투자하면서도 안정성이 높은 TDF에 일정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펀드 상품명 뒤에는 ‘C-P2e’와 같이 암호 같은 영문 코드가 붙어 있다. 수수료를 먼저 떼는 상품은 ‘A’, 1년간 운용한 뒤에 떼는 상품은 ‘C’로 분류한다. P는 ‘연금(펜션·Pension)’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의미인데, P1은 개인연금, P2는 퇴직연금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붙는 e는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상품이다. 펀드 중에는 ‘C-P2e’ 상품이 가장 수수료가 저렴한 조합이다 ※TDF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머니랩 기사(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9178)를 참조하면 좋다. 노후 생활의 핵심인 퇴직연금은 수익률을 높이면서도 장기적으로 잃지 않는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각 금융사들은 자산 배분을 위한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보통 분기마다 투자 성향별로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주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서비스하는 곳도 많다. 이를 바탕으로 3개월마다 성과를 점검하고 리밸런싱(자산 재배분)하면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 쉬운 방법을 찾는다면 이미 자산 배분이 돼 있는 TDF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직접 투자할 여력이 부족하다면 디폴트 옵션만으로 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 본부장은 “디폴트 옵션은 각 기관이 고심해서 내놓는 일종의 ‘간판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특별히 신경써서 관리할 수밖에 없는 상품이라서 신뢰도가 높다”고 했다. ※디폴트 옵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머니랩 기사(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9089)를 참조하면 좋다). 남윤서([email protected])

2025-02-18

달라진 '검소국' 덴마크…방위비 대폭 증액 예고

년 방위비 추가 지출을 위한 70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의 기금 신설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기금 신설이 확정되면 2025년과 2026년 덴마크 방위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덴마크 일간 벨링스케는 전했다. 덴마크는 전통적으로 오스트리아, 스웨덴, 네덜란드와 함께 EU의 '재정검소 4국'(Frugal Four)으로 불렸다. 방위부문에서는 지출에 더욱 인색했다. 그러나 러시아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는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며 '확 바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따르면 덴마크 방위비는 2022년까지만 해도 GDP의 1.1∼1.3% 수준에 그쳤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듬해인 2023년 방위비를 2.01%로 늘리며 처음으로 나토 목표치인 2%를 달성했다. 지난해는 2.37%를 기록했다. 가파른 속도로 방위비를 늘리는 나토 회원국 중 하나로 꼽힌다. 그가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주요국 정상 간 비공식 회동에 발트·북유럽 국가를 대표해 초청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EU 차원에서 회원국의 방위비 증액을 돕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인 가운데 덴마크는 과거 신중했던 입장과 달리 EU 공동채권 발행에 대해서도 열려 있는 듯한 분위기다. 다른 회원국들과 함께 재정적자 및 부채 비율에 관한 EU 예산 규정 완화를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덴마크는 가장 강력한 우크라이나 지원국이기도 하다. 덴마크 외무부에 따르면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누적 지원액은 75억 2천만 달러(약 10조8천억원)에 달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전날 파리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미국의 일사천리 휴전 시도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를 다시 공격하거나 유럽의 다른 나라를 공격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email protected] (끝) 정빛나

2025-02-18

"트럼프 관세 땐 독일 GDP 1.5%↓…美도 타격"(종합)

미국발 재료에 시장 요동…유럽 정상 긴급회의 열자 채권↓ 방산주↑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는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독일에 큰 타격을 주겠지만 미국 경제도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한 연설에서 "구매력 손실과 비용 증가가 미국 산업의 경쟁력 우위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물가상승률이 급격히 뛰고 뚜렷한 긴축 통화정책이 없다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말과 달리 관세의 결과는 미국에 부정적일 것"이라며 "보호주의 정책이 미국에서도 경제활동을 눈에 띄게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분데스방크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60%, 유럽연합(EU)을 포함한 다른 나라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상대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 2027년 독일 국내총생산(GDP)이 1.5% 감소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독일 경제는 2023∼2024년 2년 연속 역성장했다. 분데스방크는 독일 GDP가 올해 0.2%, 내년 0.8%, 2027년 0.9% 각각 증가해 경제가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지난해 12월 전망한 바 있다. 나겔 총재는 그러나 이 전망치에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강화가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유럽 금융시장은 보편관세와 종전 협상 등 트럼프발 재료에 따라 요동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날 유럽 주요국 정상들을 소집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유럽 각국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 뜻에 따라 결국 유럽 각국이 국방비를 확보하기 위해 재정 준칙을 완화하고 국채를 더 많이 발행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 주가는 이날 하루 14% 넘게 뛰었다. 시장은 종전으로 인한 경기 부양과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안정 기대를 반영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올해 12월 예금금리 전망치를 지난주 연 1.95%에서 이날 연 2.00%로 올려잡았다. 이는 현재 2.75%인 예금금리가 올해 중반께 연 2%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서 후퇴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통상갈등이 장기적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기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블룸버그통신은 물가상승률 목표치 달성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지만 관세 위협이 부담인 데다 프랑스와 독일 정치의 방향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이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0%에서 0.9% 낮췄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또 ECB가 예금금리를 연말까지 2.00%로 내린 뒤 내년 3월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TD증권의 거시경제 책임자 제임스 로시터는 "ECB가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 없이 금리를 꾸준히 내릴 수 있다"며 "트럼프 무역전쟁의 영향은 영국보다 EU에서 더 클 것이다. 이는 금리를 중립 수준 아래로 내릴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김계연

2025-02-17

당장 1000만원으로 뭘 살까, 트럼프빨 받을 '상반기 종목'

미국 대통령이 한마디 할 때마다 글로벌 증시가 홍역을 앓고, 중국의 ‘가성비’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의 등장에 무소불위의 엔비디아조차 하루 만에 약 860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다. 시장은 혼란스럽지만 난세에도 늘 기회는 있었다. 전문가들에게 ‘지금 어디서 기회를 찾아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답을 준 3인의 전문가는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 본부장, 목대균 KCGI자산운용 운용총괄대표(CIO), 신영덕 KB증권 WM투자전략부 이사다(가나다순). 이들은 ‘트럼프 스톰(Trump Storm)’이 오히려 순풍으로 작용하는 영역,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 오른 곳에서 기회를 찾았다. 지금 1000만원 있다면 어디에 투자할까 ①K엔터: 지난 1년간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는 긴 시간 조정을 받았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등으로 중국 내 음반 판매가 감소하며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중국 매출 감소 악영향이 끝나는 해이자, 미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 매출 상승이 부각되는 해가 될 것이다. K엔터는 환율 상승의 최대 수혜 섹터다. 엔터사들은 해외 투어 실적에 대한 환헤지(환율을 현재 시점의 환율에 미리 고정하는 것)를 하지 않는다.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이익 증가 효과가 크다. 올해 하이브, JYP 등은 해외 투어 규모를 전년보다 30~50%씩 늘리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 BTS(방탄소년단)의 완전체 결합도 예정돼 있다. K엔터는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왔을 때 가장 편하게 매수할 수 있는 섹터다. AI 중심축 SW·로봇 이동…자율차·휴머노이드 각광 ②비트코인: 비트코인은 높은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다면 흥미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그동안 확장적 통화·재정정책을 실시해 오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이런 환경에선 금이나 비트코인처럼 희소성 있는 자산의 수요가 늘어난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친다. 이번 반감기는 지난해 4월이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반감기 직후 1년 이내에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들며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2025년 상반기에도 반감기 후 공급 감소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트럼프 2기, 디지털 자산 정책의 변화도 긍정적이다. 미국 정치권은 디지털 자산을 전략 자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가상자산 친화적인 인사를 기용하고, 법을 개정해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라는 구조적 요인과 미국 정부의 디지털 자산 친화 정책이 맞물리며, 향후 큰 폭의 상승 여력이 열려 있다고 본다. 트럼프 “화성에 성조기를”…스페이스X 등 수혜 예상 ③AI 밸류체인: 트럼프 정부의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은 미국 소비 경기와 기업 투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AI 패권을 선점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전폭적인 지원을 예고하고 있는데, AI 분야를 주도하는 기업들의 이익이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AI 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기대는 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 로봇 관련주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 투자의 무게중심도 소프트웨어와 로봇으로 점차 옮겨야 할 수 있다. 물론 AI 산업을 뒷받침해 줘야 할 전력 인프라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저비용 AI 딥시크의 등장으로 기존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그동안 쏟아부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AI 가격 경쟁은 사회 곳곳에 AI 도입을 가속화하고 산업을 더 키울 거다. AI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낮은 비용으로 AI를 구축할 수 있고, 이는 AI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1억원 있다면 어디에 투자할까 ①우주 섹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연설에서 “미국인 우주비행사들을 화성에 보내 성조기를 꽂게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내에 전 정권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우주 프로젝트다. 임기 내에 화성에 못 간다 해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상장시키는 등 인상적인 성과를 내려고 할 거다. 스페이스X, 로켓랩,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의 로켓 발사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상장을 앞두고 로켓 재활용 등 최첨단 기술을 성공시키며 ‘자금 몰이’를 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도 과감한 투자에 나서 올해도 우주 투자의 모멘텀(동력)은 이어질 것이다. 우주는 AI, 로봇 기술도 쓰이는 분야라 올해부터 본격화하는 자율주행이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투자도 동시에 하는 셈이다. 미국이 자국의 제조업을 부흥시키려면, 휴머노이드와 AI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AI와 휴머노이드 모두 우주산업에도 필수적인 분야다. 두 기술 발전의 가장 큰 수혜는 우주 섹터가 입을 가능성이 높다. K엔터, 원화약세 때 빛나…중국 소비재·IT도 저평가 ② 미·중 주식, 비트코인·금: 1억원 정도 되는 투자금을 운용할 때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위험자산과 이들과 상관관계는 낮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자산을 함께 담는 전략이 필요하다. 자본 이익을 추구하는 자산으로는 미국과 중국 주식을,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으로는 비트코인과 금을 제안한다. 구체적으로 미국 주식에서는 금융 섹터와 메타, 구글, 넷플릭스 등이 포함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를, 중국 주식에서는 대형 소비재와 금융, IT(정보기술) 섹터를 추천한다. 미국 커뮤니케이션 섹터는 이익 성장률이 20%에 달하면서도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다. IT 섹터 대비 연간 변동성도 낮은 편이라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다. 중국 주식은 미국 시장 대비 크게 저평가돼 있다. 중국 정부의 내수 확대 정책에 수혜를 받는 대형 소비재, 주식 시가총액 상위 섹터인 금융, 첨단 기술 육성에 따라 경쟁력이 강화된 IT 섹터가 유망하다. 금은 중국이 외환보유액 일부를 금으로 대체하는 등 탈(脫)달러를 시도하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미·중 갈등 심화로 탈달러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금값은 추가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③트럼프 수혜주, 미국 채권: 증시 주도주는 당분간 기술주와 AI 관련주가 되겠지만, 트럼프 2기 정책 수혜 업종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 트럼프 2기 수혜 섹터는 전통 에너지 인프라, 조선, 금융,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등이다. 천연가스와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전통 에너지 인프라와 이와 직간접으로 연결된 조선 산업은 미국 신정부 정책 수혜가 기대된다. 우주 개발 주도권은 공화당·민주당 할 것 없이 미국이 추구하는 장기 정책과제인 데다, 당분간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방위비 지출 증가가 불가피한 만큼 우주항공과 방위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올해 초까지 상승했던 미국 국채 금리는 하향 안정이 예상된다. 국채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금리 상승 구간을 활용해 높은 이자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 장기 국채와 하이일드를 포함한 미국 크레딧(국채 외 회사채)을 추천한다. 채권 가격이 크게 오르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크레딧 채권의 높은 금리 수준은 인컴(정기적 이자 수익)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저전력 딥시크, 악재 아니다? “전기 더 쓴다” 수혜주는 여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1543 딥시크 떴다? 다음은 여기다…JP모간 찜한 中 AI주 10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3752 M7 죽고 ‘배트맨’이 왔다…AI, 올해 주목할 ETF 20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9390 안효성([email protected])

2025-02-16

[박영범의 이코노믹스] 통상임금 범위 확대 충격…임금체계 개편 계기로 삼아야

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통상임금 인정 기준을 변경해 통상임금의 범위를 넓혔다.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따르면 통상임금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 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해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일급·주급·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이다. 그런데 각급 법원이 노동 현장에서 많이 활용하는 시행령을 해석하는 ‘고용노동부 행정지침’보다 사안에 따라 통상임금의 범위를 넓게 해석해 왔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노사 간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 끊이지 않았다. 기업 입장에서 통상임금은 경영상의 난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여 년 전 미국을 방문해 GM에 한국 투자 확대를 요청했을 때, GM 회장이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을 정도였다. 통상임금 판단 혼란에 소송 남발 기준 넓힌 대법원 판결 여파 거세 인건비 추가 부담 연간 7조 추정 노조의 소급분 소송 이어질 전망 복잡한 임금체계가 논란 불러와 임금 구성 단순화 등 개편 필요 달라져 온 법원의 통상임금 판단 기준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한 기존의 사법부 기조는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사건에 대한 2013년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이다. 대법원은 통상임금의 범위에 1개월 단위를 넘어 고정적으로 지급했던 정기 상여금을 포함하며 “정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함을 명확히 인정하고 그 외에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에 관한 판단 기준으로 소정 근로(근로자와 사용자가 사전에 합의·계약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된 것”을 제시했다. 또한 “정기 상여금을 포함한 통상임금에 기초한 추가임금의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위반될 수 있다”며 소급청구에 대해 일정 부분 제한했다. 2013년 대법원 판결로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나 분규가 상당 부분 정리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경영계는 기업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반면 노동계는 ‘3년까지 인정되는 임금 채권의 소급 청구로 기업의 존립이 위태롭다면 청구를 허용할 수 없다’는 신의칙에 대해 “재계 입장을 반영한 정치적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법 적용과 판단을 둘러싼 혼란도 이어졌다. 과거 3년의 임금 채권 소멸 여부를 판단하는 신의칙의 적용과 관련해 노사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고, 매우 추상적인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법원마다 달랐다. 기아차와 금호타이어 등 여러 기업은 1심에서의 패소에도 불구하고 지연이자까지 부담하며 상급법원에서 다툼을 이어갔다. ‘고정성’과 관련해서도 여러 소송에서 법원마다 판단이 달랐고, 2024년 대법원의 판례 변경에서 결과적으로 확인했듯 법원의 판단 기준이 변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 근로자나 노동조합도 1·2심의 패소에도 통상임금 소송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통상임금 범위를 넓힌 2024년 판결에서 대법원은 기존의 정기성, 일률성 그리고 고정성 3가지 원칙 중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지급해야 한다는 ‘정기성’과 일정 기준을 충족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일률성’의 원칙은 유지했다. 하지만 특정 시점에 재직해야 하거나 일정 근무 일수를 충족해야 하는 조건부 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며 ‘고정성’의 원칙을 폐기했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은 “법령상 근거 없이 ‘임금의 지급 여부나 지급액의 사전 확정’을 의미하는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요구하는 것은 통상임금의 범위를 부당하게 축소하며 소정 근로일수 이내의 근무 일수 조건이 부가돼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며 “회사가 재직 조건 등 지급 조건을 부가해 쉽게 그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수 있게 허용함으로써 통상임금 개념의 강제적 적용을 교묘하게 빠져나가게 된다”는 것을 판례 변경의 이유로 밝혔다. 통상임금의 요건에서 고정성을 폐기하기로 한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하급 법원에서 고정성과 관련해 대법원에 대한 도전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2013년 판결이 잘못됐음을 10년이 지나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법 판결, 2013년 판결 잘못 인정한 셈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한 대법원 판결의 후폭풍은 거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대법원 판결로 ‘조건부 상여금’까지 통상임금에 포함되면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휴일·연장·야간근로 수당 등이 인상돼 기업의 추가 인건비 부담을 연 7조원 정도로 추정했다. 대법원이 이번 판례가 최종적으로 확정된 과거의 소송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지만 대법원 선고일 현재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적용된다고 밝히며, 오랜 기간 대법원에 계류돼 있던 통상임금 소송이 원고 측에 유리하게 파기 환송되고 있다.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한 달 정도 흐른 지난달 22일 기준, 소송 제기 10년여 만에 재직자 요건의 정기 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이 인정된 ‘세아베스틸’ 사건 등 6건의 상고심이 영향을 받았다.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소급분을 돌려달라는 소송 제기도 이어질 전망이다. 기아차 노조 집행부가 향후 제기할 통상임금 소송에 약 2만명의 조합원이 위임인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인 현대차를 비롯, 많은 대기업 노조도 기아차 노조처럼 대법원 판례 변경에 따라 통상임금 소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전원합의체 판결 강행 규정을 근거로 기존 통상임금 미반영 항목을 포함해 2019년 노사 합의 당시 미흡했던 부분까지 검토해 권리를 쟁취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법리에 집중해 노동시장 고려 미흡 대법원의 이번 판결을 포함해 통상임금과 관련한 법원 판결의 궤적을 거슬러 올라가면 아쉬움이 크다. 노동시장의 역동성을 고려하지 않고 법리적 해석에 집중해, 법원 판결의 변경에 따른 노동시장의 혼란에 대한 고려가 미흡해서다. 사실 통상임금을 정하는 데 있어 근로기준법에 명시돼 있지 않은 ‘고정성’ 개념을 도입한 것이 대법원이다. 대법원은 1996년 2월 9일 선고한 ‘94다19501’ 판결에서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려면 그것이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에 속해야 하므로”라고 했으나 고정성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관련 소송이 크게 증가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특히 휴가비 등 소액 수당에 한정해 제기됐던 통상임금 소송은 2012년 대법원이 금아리무진 소송에서 정기 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하며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하급심 법원은 정기성과 일률성이 인정되면 바로 고정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수십년간 현장에서 활용했던 고용노동부의 ‘통상임금 산정 지침’은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적 금품 등을 통상임금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의칙 적용과 관련해서도 대법원은 2019년 시영운수 소송에서 “신의칙에 위배되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판례 변경으로 인해 기존의 통상임금 기준을 가지고 합의한 임금 교섭의 결과가 흔들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법원이 이번 판례 변경의 효력을 현재 진행 중인 소송뿐만 아니라 판결 이전에 이미 지급된 임금에 대해서도 적용하지 않는 결단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노조가 없는 사업장도 대형 사업장의 임금 교섭의 결과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임금은 노사 단체 교섭으로 상당 부분 결정된다. 그런 만큼 단체교섭 기준이 되는 대법원 판례가 바뀌면 교섭의 전제 조건이 바뀌는 것이다. 대법원이 2013년 판결에서 신의칙을 도입한 것이나, 2024년 판결에서 종료된 관련 소송에는 적용하지 않도록 한 것은 이와 같은 현실을 고려한 고육지책이었다. 임금 산정에 혼란 겪는 기업과 근로자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충격에도 이번 판결을 우리나라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통상임금의 적용과 관련된 논란은 우리나라 임금이 너무 많은 수당 등으로 구성된 데서 연유한다. 대법원이 판례를 통해 통상임금의 개념을 정립하고자 한 것은 관련 입법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또한 법이 적용되는 임금의 종류도 통상임금과 평균임금, 최저임금 등 여러 가지다. 소송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현장에서 많은 기업과 많은 근로자가 통상임금, 평균임금, 최저임금을 산정하는 데 있어서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통상임금의 계산 기초로 사용하는 근로조건이 시간 단위로 산정돼 통상임금을 시간급으로 산정하는데, 같은 액수의 월급을 받아도 사업장 근무형태나 유급휴무 여부 등에 따라 통상임금이 달라진다. 그런 만큼 임금 구성이 단순해져야 한다. 역량이나 성과에 기준한 임금 체계로의 개편도 필요하다. 호봉제에 기준한 연공급 임금체계로 인해 법적 정년은 60세지만 많은 고령 근로자가 정년 전에 주된 직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고령 근로자가 주된 일터에서 오래 머물 수 있으려면 임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 국민연금 개혁과 연관돼 논의되고 있는 법정정년의 연장도 임금체계 개편이 수반되지 않으면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박영범 한성대 명예교수

2025-02-16

"거듭 외친다, 친일자 추궁 말라…지금은 파괴보다 건설할 때" [김성칠의 해방일기(7) - 청년대 결성식 강연 요지]

년 〈역사앞에서〉란 제목으로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이 일기는 1945년 11월 29일자 뒤쪽부터 남아있었는데, 그 앞의 일기가 사라진 것으로 보였다. 유물을 보관하고 있던 필자의 아들 김기목 교수(통계학, 전 고려대)가 사라진 줄 알았던 일기를 최근 찾아냈다. 1945년 8월 16일에서 11월 29일(앞쪽)까지 들어 있다. 중앙일보는 이 일기를 매주 토요일 원본 이미지를 곁들여 연재한다. 필자의 다른 아들 김기협 박사(역사학)가 필요한 곳에 간략한 설명을 붙인다. ━ [9월 18일 청년대 결성식 강연 요지] 오랫동안 덮였던 음울한 구름이 걷히고 40년 만에 새로운 햇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장기 밑에 고향을 떠나던 그대들, 일장기를 흔들면서 그대들을 보내던 우리들의 가슴은 어떠했습니까. 보이지 않는 쇠사슬에 끌리어 가는 그대들을 소리 없는 눈물로 전송하던 우리들의 가슴엔 납덩이처럼 무거운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 그 쇠사슬은 풀리어지고 납덩이는 녹아져 버렸습니다. 그러하던 날 우리들의 역사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8월 17일 학교 교정에서 해방의 만세를 외치던 그 순간, 여러분의 눈에 한결같이 번쩍이는 걸 나는 보았습니다. 그건 감격의 눈물이라고만 하기엔 너무나 표현이 부족합니다. 지나간 40년의 지극한 쓰라림이 가슴에 서리어 피눈물이 된 것이겠지요. 갑자기 닥친 광명이 너무나 눈부시어 하도 벅찬 기쁨에 저절로 눈물이 용솟음친 게지요. 여러분 우리는 이 성스러운 눈물을 헛되이하지 말고 그 순된 눈물을 살리어 언제까지든지 그 순간의 그 마음으로 신국가 건설에 매진합시다. [스와데시의 복음에 이르기를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과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은 영원한 일부가 되어 버렸다. 인간은 벌써 그에 대해서 하등의 구채권(求債權)도 갖지 않는다. 과거의 부정과 모욕에 대해서 복수를 생각지 말라. 죽어버린 과거는 깨끗이 묻어버림이 좋다. 살아있는 현재에 우리들의 마음과 신(神)을 길잡이로 하여 행동하자.”] 그런데 웬일입니까, 그 후의 잡음은. 면소를 습격했다는 소문, 면서기를, 학교선생을 두들겨주었다는 소문. 혹은 사원(私怨)을 푼다 하고, 혹은 친일자를 추궁한다 하고. 그 결과로 앞으로 우리들의 소유가 될 재산을 불사르고, 앞으로 손잡고 신국가의 건설에 나아갈 동포를 상잔하고. 이게 무슨 한심스러운 노릇입니까? 기미년의 독립선언서에도 “자기를 채찍질하기에 급한 우리는 남을 원망할 겨를이 없고 현재를 바로잡기에 바쁜 우리는 지난날의 잘잘못을 가릴 여가가 없다. 오늘날 우리의 할 일은 오로지 자기를 건설함에만 있고 남을 파괴함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질 않았습니까. 옳은 말씀입니다. 파괴보다도 건설에, 이것은 오늘날 우리들의 제일 명심할 철칙일까 합니다. 지난 8월 15일 이후의 우리는 40년래의 제일 큰 명절을 맞이했습니다. 설과 한가위가 모두 명절이지요마는 오늘날 우리는 그런 것에 비길 수 없는 큰 명절을 맞이한 것입니다. 이러한 명절에 사원을 풀고 야료를 하다니 말이 됩니까. 더욱이 면서기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그는 구명도생(救命圖生)한 죄밖에. 징용은 면서기가 보낸 것이 아니고 일본 국가가 보낸 것을 우리는 명념해야 합니다. 그 면서기가 아닐지라도 다른 사람이 대신했을 것입니다. 악행의 근원은 모르고 그 심부름꾼에게 화풀이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그리고 우리는 면장, 면서기와 학교선생을 친일가라고 추궁하지 맙시다. 일본 치하의 조선 내지에 있어서 친일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여러분 중에 일장기를 손에 대지 않고 황국신민의 서사를 외이지 않은 분이 있습니까. 그야 송죽(松竹)의 오상고절(傲霜孤節)이 오히려 무색할 만큼 절조를 지킨 분이며 죽음을 무릅쓰고 지하운동에 분주하신 분도 많지요마는 대다수의 우리들은 목숨에 얽매여서 불행한 친일가였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들 자신에 얼굴이 뜨뜻한 일이 있지 않습니까. 오십보이소백보(五十步而笑百步)하는 어리석음을 우리는 되풀이하지 맙시다. 거듭 외칩니다. 친일자를 추궁하지 맙시다. 그리하여 삼천만 동포에 한 사람의 낙오자도 내지 말고 모두 손에 손을 이끌고 신국가의 건설에 매진합시다. 동포란 말은 피를 같이 한다는 말입니다. 비록 어머니의 배는 다를지언정 조상의 피를 같이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한 동포들입니다. 비록 허물이 있을지라도 서로 용서하고 묻어 주어야지 왜 꿈에라도 서로 헐고뜯을 것입니까. 모든 잘잘못을 더욱이 일본 질곡 하의 그것을 말끔히 물에 흘려버리고 삼천만 동포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손을 맞잡고 나아갑시다. 나는 아까 친일가 아닌 사람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지요만 그걸 거꾸로 말하면 진정한 친일자는 없었다고 나는 봅니다. 우리들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드문 악랄한 동화정책 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쇠사슬에 얽매여 구구한 목숨을 부지하느라고 살아도 죽은 척했을 뿐이지 누가 진심으로 일본에의 충량한 신민이야 있었겠습니까. 그야 더러운 명리를 탐해서 조국에 화살을 겨눈 죽일 놈도 있었지요마는 그는 예외이고 적어도 우리 지방에 그러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고 나는 봅니다. 사람은 흔히 근시안이기 때문에 눈앞을 가리운 표풍(飄風)과 취우(驟雨)를 영원한 것으로 알고 흐린 날은 언제고 개일 때가 있다는 너무나 명백한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정신상의 착오를 범한 사람이야 있었겠지요. 그러나 진정 환장한 사람이나 허파가 뒤집힌 사람이 아니면 뉘가 진심으로 친일한 사람이야 있었겠습니까. 그야 이번 8월 15일에 일본이 항복했다는 소문을 듣고 인제 우리는 못 살게 되었다고 엉엉 운 조선인 소학생이 있었답니다. [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거센 바람이 아침내 가지 않고 쏟아지는 비가 하루를 다하지 않는다.) 〈노자(老子)〉] 그러한 착각을 가진 어른도 없지 않았겠지요. 그러나 이러한 이례(異例)는 일본의 교육이 얼마나 심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고 그들이 앞으로도 가시어지지 않을 친일의 고질(痼疾)에 걸렸다고는 볼 수 없는 바입니다. 새 교육을 받으면 얼마든지 훌륭한 조선의 새 일꾼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소학생을 친일가로 추궁할 사람이 있다면 남이 웃을 것 아닙니까. 우리들의 친일가 추궁은 다 이와 비슷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들의 앞날엔 광명이 있으니 이 좋은 명절에 조금이라도 질서를 문란하는 일 없이 대국민의 긍지를 가집시다. 그러나 다소의 소란이 있었다고 조금도 비관할 건 없습니다. 이래서야 어디 질서 있는 독립국민이 될 수 있을까 하고 기우(杞憂)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내가 본 바로는 준렬한 경찰국가에서 갑자기 무정부 상태로 된 국가민족 치고 현하의 조선처럼 큰 파란 없이 지낸 나라는 별로 없습니다. 이건 조선사람의 천성이 순하고 인자한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러니까 좀 더 떠들어도 좋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닙니다. 앞으로도 더욱 계신(戒愼)해서 이 빛난 역사의 페이지를 한층 더 아름답게 꾸며야 하겠습니다. 말이 났으니까 말이지마는 일본은 40년 동안 우리에게 민족으로서의 자신(自信)을 잃어버리도록 교육해 왔습니다. 그 덕택으로 오늘날 조선사람들은 내남없이 민족적으로 비관하고 낙망하길 잘합니다. 심하면 인류의 공통된 약점, 인간으로서의 불가피한 허물까지를 가지고 이러니까 조선사람은 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을 나는 흔히 보았습니다. 소물실망(小勿失望, 조금도 실망하지 말 것)하라는 민 충정공의 우리 민족에게 남긴 유언을 우리는 다시 생각해야겠습니다. 그렇다고 개인이나 민족을 물론하고 실속도 없이 너무 날치는 것은 나쁘지요마는 아주 자신과 희망을 잃어버리는 것은 더욱 질색입니다. 저번 날도 어떤 사람이 와서 나에게 은근히 걱정하기를 일본 시대에도 일인 관리보다 조선인 하급관리가 악랄한 짓을 더 많이 했으니 그네들이 과연 행정을 잘 운영해 나갈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원인을 첫째, 일인 치하에 그리 우수한 조선인 관리가 (더욱이 순사 나부랑이에) 적었다는 것이며 둘째, 신분의 보장이 없고 더욱이 생활의 보장이 없으니 구차한 목숨을 이어가려면 다소 나쁜 짓이라도 아니할 수 없었고 셋째, 민중과의 접촉면에만 배치되어서 위에 있는 일인 상관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다 보니 결과는 욕을 도맡아놓고 먹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했습니다. [일본인이 인정 있다는 말] 세상에서 흔히 걱정하는 만주 북중국의 조선사람 아편장수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그들은 조국을 쫓겨나다시피 해서 아무런 희망을 잡지 못하는 보헤미안으로 정치적 배경이 없으매 이국에서 정상적인 경제적 발전을 기할 수 없고 더욱이 민족적 훈련이 용허되지 않으매 도의적 견제도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정상적인 해외 발전의 길만 열리었다면야 누가 즐겨서 사기와 협잡을 하겠습니까. 사기와 협잡을 해도 좋다는 건 물론 아닙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고국을 등진 민족이 이역에서 생활의 방도가 끊이매 좋지 못한 상로(商路)에 물드는 거야 그 사람 개인을 탄할 수 있을지언정 그렇다고 민족적으로 비관할 재료는 되지 않으리라고 믿습니다. 오늘날 세계에 웅비하는 나라 중에서도 정상적 해외무역의 길이 끊기면 곧 해적으로 변한 실례가 얼마든지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당파성. 우리는 이로써 나라를 말아먹은 쓰라린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도 아직 그 못된 버릇을 개를 주어버리지 못했음인지 오늘날도 무슨 당 무슨 단 하고 여러 가지 당을 모아서 대동단결에의 길이 요원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조 후년 사색당론의 고질화는 극단적 쇄국주의 하에 국민의 감정이 밖으로 산화하지 못하고 안으로 발효한 때문이 아닐까요. 그건 우리네들 가정에서 형제, 부부, 부모자식의 지친간일지라도 밖으로 나가서 활동하는 사람이 없이 밤낮으로 서로 얼굴만 치어다보고 앉았으면 감정의 격화를 초래하기 일쑤인 것과 마찬가지 경향이 아닐는지요. 또 물이 처음엔 골짝골짝이 여러 갈래로 흘러내리다가도 결국은 합쳐서 큰 강을 이루는 거와 같아서 오히려 그게 자연발생적일는지도 모를 것이며 또 경쟁은 발전의 모태라고도 하니 그러한 각당 분립의 세가 악성화하지만 않으면 도리어 반가워할 현상이 아닐는지요. 모쪼록 그러하기를 염원하는 바이며 또 그리되도록 우리들의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하리라고 믿습니다. [일국일당(一國一黨)이 반드시 좋은 게 아니다.] 또 우리들은 천성으로 비겁하고 나약한 민족인 것처럼 배웠고 따라서 우리들 중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잠시 역사를 들춰 보십시오. 수군(隋軍) 백만을 청천강에서 무찌른 을지문덕은 우리들의 조상이 아닙니까. 당 태종의 십만대군을 두 번이나 물리치고 안시성에서 그 오만한 이세민의 눈을 뺀 것도 일본사람이거나 미국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 조상들이었습니다. 다시 거란을 막아낸 강감찬은, 일본을 몰아낸 이순신은 어떠했습니까. 임진란을 그네들은 이겼노라 하지만 정작 이겼을진댄 삼백 년 전에 우리들의 조상은 이미 일본의 노예가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임란은 이번 일미(日米)전쟁과 같이 육군은 침략의 준비를 완성한 일군이 아닌 밤중의 화적떼처럼 삼천리강산을 파죽지세로 밀어 갔습니다마는 수군이 이순신 장군에게 연거푸 전멸을 당해서 보급의 길이 끊어졌기 때문에 그들은 7년 대역(大役)에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하고 다만 그 침략을 좋아하는 그 악독한 천성을 보였을 뿐 흐지부지 군대를 되돌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들의 필법으로 간다면 수백년 후에 또 일미전에는 일본이 이겼노라고 안간힘 쓰는 축이 생길는지도 모를 노릇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오키나와전 후에 “오키나와에서 우리가 이겼다”고 하던 깜찍한 그들이 아닙니까. [동아 약소민족 해방이라는 일본의 전시(戰是)가 실현했으니 나는 그러한 의미로 대동아전에 일본이 이겼다고 본다.] 일천 년 전의 을지문덕과 삼백 년 전의 이순신은 그만두고라도 문약(文弱)의 폐풍이 민족의 고질이 되다시피 한 최근세에 제정 러시아의 남하세력을 흑룡강에서 막아서 만주로 하여금 오늘날의 만주로 만든 사람들이 그 뉘였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청국(淸國)에서 그 우수한 기술 때문에 요청해 간 삼백 명의 조선 조총사(鳥銃士)였다고 합니다. 이건 앞날의 만주의 운명과 아울러 생각해 볼 때 재미있는 사료가 아닐까 합니다. 이렇듯 우리의 조상은 집단적으로 우수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퍽이나 꿋꿋하고 늠름했습니다. 저 단종조 사육신이 불에 벌-겋게 달군 쇳가치로 배를 지질 때 이윽고 “이 쇠가 식었으니 다시 달궈오라”고 외쳤다는 사실이나 [南秋江의 말] [해설 : 유응부(? - 1456)가 고문받으며 한 말로 남효온(추강, 1454-1492)의 〈육신전(六臣傳)〉을 통해 전해진다.] 가까이는 대원군 시절에 순교한 수많은 천주교도들의 신인(神人)이 공읍(共泣)할 초인의 의지력, 그중에서도 남상교(南尙敎)가 그 아들 남종삼(南鍾三)에게 용감한 최후를 가지라고 타이른 일이며 남 승지의 누이가 충주 목계강(牧溪江)에서 몸을 던졌단 이야기며 더욱이 홍봉주(洪鳳周) 김장운(金長雲) 등이 형사(刑死)할 때의 형조의 계문(啓文)에도 “堅如鐵石, 雖遭慘刑, 示死靡悔, 自顧所犯, 萬死無惜(굳건함이 철석과 같아 참혹한 형벌을 당하면서도 죽음 앞에 후회함이 없고 저지른 일을 스스로 돌아봄에 만 번 죽어도 애석함이 없다.) 운운”이라고 쓰여 있음으로 보아 불과 7-80년 전에 우리의 동포 중에 이처럼 용맹과감한 사람들이 있었음은 우리들의 자랑입니다. 그나 그뿐입니까. 일인은 조선사람은 노래조차 망국적이라고. 아리랑타령의 애조(哀調)와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하는 따위의 퇴폐적 기분이 그 대표적인 것일까 합니다. 그러나 왜 그것뿐이겠습니까. “장백산에 기를 꽂고 두만강에 말 씻기니 썩은 저 선비야 우리 아니 사나이냐 어찌타 능연각(凌煙閣) 상에 뉘 얼굴을 그릴꼬” - 김종서(金宗瑞) 라든가 [해설 : 능연각(凌煙閣)은 당 태종이 공신들의 초상을 모시기 위해 지은 누각이다.] “벽상(壁上)에 칼이 울고 흉중(胸中)에 피가 뛴다. 살 오른 두 팔뚝이 밤낮으로 들먹이니 시절아 너 돌아오거든 왔소 말만 하여라” 하는 시조도 틀림없는 우리 조상의 지은 것이고 “이 몸이 죽고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야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날이 있으랴” 하는 포은(圃隱) 선생의 단심가(丹心歌)는 일본의 우미유카바보다 나으면 나았지 결코 못하지 않는 노래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해설 : “우미유카바”는 8세기 중엽 편찬된 〈만요슈(萬葉集)〉에 실린 글로 1937년 곡이 붙어 해군 군가로 널리 알려졌다. “海行かば水漬く屍 / 山行かば草生す屍 / 大君の / 辺にこそ死なめ / かえりみは / せじ (바다로 가면 물에 잠기고 / 산으로 가면 풀에 덮입니다. / 님이시여, 곁에서 죽겠습니다. / 돌아보지 않겠습니다.)”] [녹이상제(騄駬霜蹄) 살찌게 먹여 시냇물에 씻겨 타고, 용천설악(龍泉雪鍔)을 들게 갈아 둘러매고, 장부(丈夫)의 위국충절(爲國忠節)을 세워 볼까 하노라. / 최영(崔瑩)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戍樓)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一聲胡笳)는 단아장(斷我腸)을 하는고. / 이순신(李舜臣) 군산(群山)을 삭평(削平)턴들 동정호(洞庭湖) 넓어지며 계수(桂樹)를 버이던들 달이 더욱 밝을 것을 뜻 두고 이루지 못하니 늙기 설허 하노라. / 이완(李浣) 대붕(大鵬)을 손으로 잡아 번개불에 구워먹고 곤륜산(崑崙山) 옆에 끼고 북해(北海)를 건너뛰니 태산(泰山)이 발길에 차이어 웨각대각 하더라.] 그러나 조선사람이 천성으로 순한 민족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까 합니다. 역사상으로 보아도 남의 침략을 받은 일은 비일비재하나 이쪽에서 나아가 남을 침략한 일은 한 번도 없습니다. 묘청의 북벌칭제론(北伐稱帝論)이, 최영의 공요안(攻遼案)이, 효종의 북벌 계획이 모두 역사상의 꿈이 되어버리고 윤관의 여진 정벌이거나 세종의 대마도 정벌은 모두 동아의 대국에 큰 변동을 가져오지 못했고 그나마 저쪽의 산발적인 도적질과 북새통에 시달리다 못해서 한 번 혼내 주려고 한 데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우리 조상이 지극히 순하고 또 침략적이 아니었다고 조금도 비관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설사 우리들의 살림살이가 가난하달지라도 우리들의 조상이 도적질할 줄 몰랐고 또 도적질할 념의를 내지 않았다고 털끝만치도 우리 조상을 원망하지 않으렵니다. 이즈음 이웃나라에 닥친 일을 볼지라도 침략의 업보가 만만치 않음을 알 것 아닙니까. “천하비수검(天下匕首劒)을 한 데 모아 비를 매어 남만북적(南蠻北狄)을 다 쓸어 버린 후에 그 쇠로 호미를 만들어 강상전(江上田)을 매리라.” 하는 것이 우리 조상의 티피컬한 심경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우리 조상이 유난히 잘났고 모든 일을 다 잘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어디든 얼빠진 구석이 있었기에 4천 년 역사를 말아 자시었겠지요. 또 우리들은 오죽 못났기에 4십 년 동안 남의 노예 생활에 감심(甘心)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의 역사에 이러한 오점이 찍히었다고 조금도 슬퍼할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흥망이 유수(有數)하다는 진부한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역사는 항상 융체(隆替)와 기복(起伏)의 연속이어니 우리에겐 이제 오랫동안의 겁운(劫運)이 물러가고 새로운 희망이 우리를 손짓해 부르지 않습니까. 더욱이 골로브닌의 말을 듣더라도 천성(天成)으로 강하고 우수한 민족도 없으려니와 그와 반대로 천성으로 비겁하고 나약한 민족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다만 지도자의 훈련과 교육 여하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 실례로 그는 러시아의 댜뉴브 강변의 어떤 마을이 전에는 한두 사람의 화적이 들어온단 말을 듣고 온마을 사람들이 산중에 피란을 갔었는데 그후 적절한 지도자의 훈련을 받아서 60년 후엔 서구의 침략군에 대해서도 까딱 아니하고 감연히 일어나서 마을을 지켰다고 합니다. 우리들의 장래의 운명도 금후의 훈련과 교육 여하에 있음을 절실히 느끼는 바입니다. [일본유수기] 조선사람이 해양에 약하다는 말은 도대체 누가 한 말입니까. 신라 말년에 동양의 제해권을 잡고 당시의 천하를 제패하던 청해진 장보고는 일본사람도 중국사람도 아닌 바로 우리 조상이었습니다. 청해진에 관한 기록은 조선 측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중국의 신당서(新唐書)와 일본의 속일본기(續日本記) 같은 그네들의 정사(正史)에서 더 자세히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당일의 일본사람들이 당나라에나 신라에 유학하려면 내왕에 청해진의 신세를 지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일본의 중 엔닌(圓仁)이 지은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 기타의 당시의 일본 측 기록에 명백한 바입니다. 다만 한스러운 일은 장보고가 미구에 망하고 따라서 청해진이 흐지부지되어 버린 일이지요마는 조선사람의 바다에의 진출은 비록 조직적이 아니나마 그 후에도 오래 계속되었고 고려 시절에도 배 타는 기술이 유난히 능란했기 때문에 당시의 동양무역의 중심지 유구(琉球)엔 고려 선인(船人)이 많았다는 사실이 역사에 남아있습니다. 저 17세기 영국 최초의 중국 사절 매카트니의 사행 기록에도 싱가포르 말라카 등지의 무역선에 코리아 사람이 많았다는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청해진의 끄나풀이 비록 조국에는 용납되지 않았을망정 대대로 동양의 바다를 횡행했다는 사실은 얼마나 통쾌한 일입니까. 이순신 장군이 세계서 제일 먼저 군함을 만들어 일본의 침략을 무찌른 역사가 어찌 우연으로 생기었으리까. 나는 이걸 청해진 천년의 소산이라고 봅니다. [해설 : 매카트니 사행을 “17세기”라 한 것은 착오다. 18세기 말 중국과의 무역 역조에 시달리던 영국은 1787년 캐스카트 대령을 첫 사절로 보냈으나 항해 중에 병사하고, 1793년에 조지 매카트니를 사절로 보냈다. 매카트니를 통한 영국의 요청은 모두 거부되었으나 중국 사정에 대한 유럽인의 인식을 늘리는 데 큰 계기가 되었다.] [金澤庄三郞] 가나자와 쇼사부로는 메이지시대 일본 언어학자로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 제창자의 하나다. 필자가 일선동조론을 언급할지 생각하며 이 이름을 적어놓은 듯. 그뿐만 아니고 조선사람은 문화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다는 것을 역사는 증명해 줍니다. 우리 한글이 세계에서 제일 나은 건 우리 아닌 일본과 서양의 학자들이 입을 갖추어 말해주는 바입니다. 모든 문화의 근원인 문자(文字)가 세계에서 뛰어나게 탁월하다는 것은 자다가 문득 생각해 보아도 저절로 웃음이 나는 일입니다. 만약 한글이 없는 조선을 떠올린다면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칠 노릇입니다. 독립의 의의도 반감할 것이외다. [가나(假名)과의 비교. 한문을 숭상함은 불가. 문자는 문화의 초석.] 나는 전에도 말한 일이 있습니다마는 이조 5백 년의 공죄(功罪)를 따진다면 다른 모든 허물을 세종대왕님의 한글 하나로 상쇄하고도 오히려 혜택이 더 많으리라고 믿습니다. 세계에서 군함을 제일 먼저 만든 나라가 조선이란 건 아까도 말씀드렸지요마는 활자와 천문대와 측우기도 역시 조선이 제일 먼저 만들었습니다. 경주의 석굴암은 1200년 전의 조선의 물리학의 수준이 오늘날의 세계 학자로 하여금 경이의 탄성을 발하게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보다 훨씬 앞선 일본의 문화도 그 근원을 캐면 조선이 스승이었습니다. 왕인 박사와 담징화상은 조선사람일시 분명합니다. 우리 조상은 어릴 적 일본의 훈장이었고 그때 우리의 조상이 그린 그림은 호류지(法隆寺)의 벽화로 끔찍이 떠받드는 국보가 된 것입니다. 저네들의 고대문학의 첫 번째인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를 보더라도 야마토(大和)시대의 일본인에겐 조선사람을 천상인(天上人)처럼 높이 우러렀고 조선에서 건너간 문물은 선진국의 수입문화로 백번 절하고 그 앞에 꿇어 엎드린 모양입니다. 나는 겐지모노가타리를 읽으면서 고려 관상가(こまの相人)니 고려 피리(こま笛)니 고려 음악(こま樂)이니 하는 구절이 나올 때마다 어깨가 으쓱해짐을 느끼었습니다마는 그 반면에 오늘날의 현상에 생각이 미치면 얼굴이 저절로 붉어졌습니다. 옛날 글 배워준 아이들의 종이 되었으니까요. 개인이거나 국가 민족이거나 향상에의 지향이 무뎌지고 침체 윤락하면 참혹한 구렁에 빠지게 되는 예를 여기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다시는 그러한 실수가 없도록 다시 마음을 도사리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들은 옛날만 문화적 소질이 높았을 뿐 아니라 최근에도 일본-조선인의 교육에 다년 종사한 일본 심리학계의 태두 구로다 아키라(黑田亮) 박사가 자기의 교육 경험과 또 심리학적 실험의 결과로 조선사람이 일본사람보다 훨씬 독창적이라고 하는 것을 나는 직접 들은 일이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들의 체력은 어떠할까요. 그건 손기정 씨가 무엇보다도 단적으로 세계에 입증한 것이니 더 이러니저러니 할 여지가 없습니다. 여러분 조금이라도 위구를 품거나 실망하지 마십시오. 민족적 자신(自信)을 붙잡으십시오. 우리들의 조상은 결코 비겁하고 나약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문화적으로도 세계에서 우수한 민족이었습니다. 지금도 세계에서 으뜸가는 천재적 독창력이 있고 세계를 제패할 체력이 있습니다. 세계사의 필연으로 독립이 이루어진 오늘날 우리는 이 문화의 묵은 터전에 그 체력으로 그 독창력으로 찬란한 새 조선 문화를 창조하여 세계문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독립이 되면 과연 무엇이 좋을까, 나는 전날 다섯 가지 조목을 들어서 학교 아이들에게 들려준 일이 있습니다. 나 개인으로 말하면 이때까지 죄인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살던 것이 한 사람의 자유시민으로 일생을 보낼 수 있고 또 언제 잡혀갈까 항상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꿈에도 가위눌리던 것이 인제 네 활개 뻗고 살 수 있으니 눈물겹도록 반가워할 일입니다. 그나 그뿐입니까. 나도 이 민족이 국가의 일원이 되어 세계에 우뚝할 문화를 창조할 수 있다 생각하면 미칠 듯 즐겁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앞으로 훌륭한 국가를 이룩하여 문화의 높은 탑을 쌓는다는 것은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뿐이지 된다는 기정사실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때까지보다도 한층 마음을 도사려 삼천만 동포에 한 사람의 빠짐도 없이 부지런히 일하고 부지런히 공부해야겠습니다. 이때까지는 우리가 남의 배를 타고 있은 셈이니 낮잠을 자도 좋고 흥떵거려도 좋았겠지요. 그러나 이제부터는 우리 배를 타고 우리가 키를 잡고 망망한 대양을 건너가야 하니 한눈팔아서는 못쓰고 만일 흥떵거린다면 큰일입니다. 우리가 한 수 잘못해서 파선해 버리고 다시 남의 배를 타게 되는 신세가 된다는 걸 생각해 보십시오. 생각만 해도 몸서리칠 일이 아닙니까. 우리는 이제 역사적으로 중대한 시기에 놓여 있습니다. 앞으로 천만년 조선의 운명이 우리의 두 어깨에 지워졌습니다. 우리는 모든 정성과 모든 힘을 기울여 이 대업을 완성해야겠습니다. 그리함에는 공연히 좋다고 날뛰는 일 없이 제각기 제가 맡은 직책에 최선의 심혈을 경주하고 한시라도 자기완성에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부질없이 정치계에 분주(奔走)하지 말고 자기 역량의 함양에 모든 정신을 기울여야 합니다. 조선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의 질적 향상이 조선의 질적 향상의 유일한 길이고 그래야만 조선의 앞날에 광명이 비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이 까딱 잘못하면 만년대계를 그르칩니다. 천추만대의 자자손손에게 우리는 죄인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지난날에 일본의 채찍으로 움직인 우리가 아닙니까. 그 채찍이 물러난 오늘날 우리는 훨씬 더 노력해야 할 것이 아닙니까. 만일 남의 채찍이 있었으니까 부지런했고 오늘은 그것이 없으니 게으른다 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그것은 조선 민족의 수치입니다. 여러분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 생각해 보십시오. 혹시 내 자신의 마음속에 그러한 점으로 접히는 일이나 없을까. 이러한 반성을, 나는 일본 시대보다 더 부지런한가 더 성실한가 하는 반성을 누구나 하루에 세 번씩 하기로 합시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이 다 그러하고 가족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그러해야겠습니다. 그리하여 낮이면 제각기 부지런히 일하고 밤이면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과 딸이 모두 머리를 모아서 가갸거겨를 외이고 그 대문을 넘어선 사람들은 다시 진정한 조선사람이 되기 위하여 모든 조선학의 수련에 힘쓰고 그리고 이러한 모든 노력이 일본의 채찍으로 움직일 때보다 몇 배나 더한가 항상 마음속에 가늠해보고 이러하면 조선의 앞날엔 우리들과 및 우리들의 자손에겐 무궁한 행복이 찾아올 것입니다. [유학생과의 문답. 농민조합의 나갈 길 공산당이 외치는 8시간 노동 문제] 김기협([email protected])

2025-02-14

美 1월 소매판매 예상 밖 0.9% 급감…산불·한파 등 여파(종합)

미국의 소비자들이 올해 1월 들어 지갑을 닫고 소비 지출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1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7천239억 달러(계절조정 반영)로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0.2% 감소를 예상한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감소 폭이다. 작년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기존 발표된 0.4%에서 0.7%로 상향 조정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1월 감소 폭은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감소 폭은 지난 2023년 3월(-1.1%)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소매판매 지표는 전체 소비 중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속보치 통계로, 미국 경제의 중추인 소비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항목별로는 자동차(-2.8%), 스포츠 물품·취미·악기점·서점(-4.6%), 가구점(-1.7%) 등의 전월 대비 감소 폭이 컸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1월 들어 0.4% 감소해 0.3% 증가를 예상한 전문가 전망을 크게 밑돌았고,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통제그룹)도 0.8% 감소했다. 핵심 소매판매는 전체 항목 중 음식 서비스, 자동차, 건축자재, 주유소 판매액을 제외한 지표로, 국내총생산(GDP)의 개인소비 산출에 직접 반영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1월 들어 남부를 포함한 미국의 많은 지역에 폭설과 함께 한파가 몰아치고 인구 밀집 지역인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오프라인 쇼핑몰 방문이 줄어든 게 소매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표 감소가 다양한 항목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파와 산불 등 일회성 요인 외에 인플레이션, 고금리, 트럼프 관세 등 다른 요인이 소매판매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부과된 관세가 팬데믹 발생 이전부터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에도 관세의 경제 영향이 월가와 정책입안자의 주목을 받는 핵심 사안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ING그룹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관세 얘기에 혼란을 느끼면서 당장 시행될 것이라고 생각해 구매 자체를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며 "이번 결과가 더욱 신중해진 소비 트렌드의 시작인지, 아니면 단순히 악천후로 인한 일시적인 위축인지 보려면 2월 지표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채권 금리는 경기 우려로 이날 소매판매 지표 발표 후 하락하며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5% 밑으로 다시 떨어졌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전 10시께 4.47%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6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email protected] (끝) 이지헌

2025-02-14

뉴욕증시, 트럼프 상호관세 협상 여지에 '반색'…다우 0.8%↑(종합)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도 시행 전 상대국과의 협상 여지를 남기면서 뉴욕증시가 강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2.87포인트(0.77%) 오른 44,711.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3.10포인트(1.04%) 오른 6,115.0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95.69포인트(1.50%) 오른 19,945.64에 각각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이날 장 마감을 앞두고 6,116.91까지 오르며, 지난달 23일의 고점(종가 기준 6,118.71) 경신을 눈앞에 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각국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두루 고려해 상호 관세를 세계 각국에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시기와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시장의 관세 관련 우려를 덜었다. 스파르탄 캐피털증권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각서에 서명했지만 구체적인 시행 일정이나 대상국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런 사실이 분명해지면서 시장이 강세로 반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실제 관세 부과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상대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 성격이 강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로, 시장 전망(0.3%)을 웃돌았지만, 세부 지표가 긍정적으로 해석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었다. 월가에선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PPI 지표를 종합해 볼 때 의료비 등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 비중이 큰 구성 요소들은 큰 변동이 없거나 소폭 상승에 그친 점에 주목했다.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연준이 실제 통화정책 판단 기준으로 삼는 지표다. 전날 1월 소비자물가의 '깜짝 상승'에 급등했던 채권 금리는 이날 반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53%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10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도 이날 강세를 나타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이날 출하한 기업용 서버에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이 탑재됐다는 소식에 3.16% 상승했다.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테슬라는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미 행정부 내 영향력을 확대하며 자율주행 등 규제 완화를 앞당길 것이란 월가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5.77% 급등했다. [email protected] (끝) 이지헌

2025-02-13

1월 소비자물가 ‘깜짝 상승’…계란·휘발유값 상승에 3.0%↑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에너지 가격 강세에 ‘깜짝 상승’을 나타내며 7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미국의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질 전망이다.   노동부는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12일 밝혔다. 전월과 비교해선 0.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다시 올라선 것은 지난해 6월(3.0%)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물가의 최근 동향을 반영하는 전월 대비 상승률도 2023년 8월(0.5%)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에너지 가격이 전월 대비 1.1% 올라 1월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년과 비교해선 0.2% 내렸지만 전월 대비로는 1.8% 상승했다.   식품 가격도 1월 중 전월 대비 0.4% 상승해 물가 상승에 기여했다.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여파로 계란 가격이 전월 대비 15.2% 오르며 급등세를 지속했다. 이 같은 계란 가격 상승세는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전체 월간 상승률의 약 30%에 기여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전월 대비 0.4% 각각 상승했다.   근원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3.2∼3.3% 수준에서 정체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근원지수는 대표지수에서 단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지표로,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상대적으로 더 잘 반영한다고 여겨진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 밖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금리 인하를 사실상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에 더욱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관세정책과 감세, 이민자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고 있다.   이날 소비자물가 대표지수와 근원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및 전월 대비 상승률이 각각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를 0.1∼0.2%포인트 웃돌았다.   이날 소비자물가 지표가 깜짝 상승을 기록하면서 채권 수익률을 급등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전 9시 15분(동부시간) 기준 4.65%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11bp(1bp=0.01%포인트)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할 확률을 88%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보다 10%포인트 오른 수치다. 김은별 기자상승 소비자물가 소비자물가 상승률 근원지수 상승률 이날 소비자물가

2025-02-12

미국 물가 '깜짝 상승'에 금리인하 기대 후퇴…"올해 1회"

미국 물가 '깜짝 상승'에 금리인하 기대 후퇴…"올해 1회"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의 1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채권시장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치를 낮췄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이후 향후 기준금리 수준과 연관된 스왑 투자자들은 올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하는 데 베팅하고 있다. 이는 직전의 0.36%포인트에 비해 낮아진 수준으로, 올해 금리인하가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셈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한 차례만 인하할 확률을 69%로 반영했다. 하루 전의 57%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이에 따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0bp(bp=0.01%포인트) 급등한 4.63%로 올라섰다. 지난달 12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도 4.36%로 7.50bp 뛰었다. 이날 미 노동부는 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전월 대비 0.5% 각각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3%대 상승률은 작년 6월(3.0%) 이후 7개월 만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2023년 8월(0.5%) 이후 1년 5개월 만의 최대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작년 동월 대비 3.3%, 전월 대비 0.4% 각각 상승했다.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3.2∼3.3% 수준에서 정체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알파매트릭스 파이낸스의 애널리스트 로저 랜두치는 "이런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서 누가 금리인하를 정당화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재니 몽고메리의 수석 채권 투자전략가 가이 르바는 "오늘 CPI는 분명히 (물가가) 뜨거운 측면에 있다는 뜻"이라며 "지표가 연준에 협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월 물가 지표의 급등이 계절적 조정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투자전략가들은 "올해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하고 있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15%이며 지표 발표 이후 오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1월 물가 지표에 대해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sobering)"라며 "이런 수준이 몇 개월간 이어진다면 연준의 임무가 아직 완수되지 않았다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굴스비 총재는 1월 물가 지표의 계절적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한 달 치 물가 지표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물가 목표에 근접했지만 아직 도달하진 못했다. 오늘 발표된 물가 지표 역시 같은 상황을 말해준다"며 "당분간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자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email protected] (끝) 황정우

2025-02-12

뉴욕증시, 예상밖 물가 상승에 하락…다우지수 0.5%↓(종합)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1월 들어 예상 밖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5.09포인트(-0.50%) 내린 44,368.5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6.53포인트(-0.27%) 내린 6,051.97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09포인트(0.03%) 오른 19,649.95에 보합권으로 마감했다. 예상을 넘어선 물가지표에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에선 채권 금리가 올라가고, 증시는 하방 압력을 받았다. 앞서 이날 발표된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0%로, 작년 6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잘 나타내는 근원지수 상승률은 3.3%로, 작년 하반기 이후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음이 재확인됐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미 증시 마감 무렵 4.63%로, 전 거래일 같은 시간 대비 9bp(1bp=0.01%포인트) 올랐다. 인플레이션 둔화세의 정체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1월 소비자물가 지표는 연준의 추가 인하 기대감을 더욱 낮추는 요인이 됐다. 금융시장은 이날 소비자물가 지표 발표 후 연준이 연내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하더라도 횟수가 한 차례에 그칠 것이란 기대를 높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한 차례만 인하할 확률을 69%로 반영했다. 이는 하루 전의 57%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미국의 대형 기술주 그룹을 지칭하는 '매그니피센트 7'(M7)의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분야 주도주인 엔비디아는 이날 1.25% 하락했고, 아마존(-1.65%), 알파벳(-0.92%). 마이크로소프트(-0.58%)도 약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인 애플(1.83%)과 테슬라(2.44%)는 강세로 마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증시 강세론자'로 꼽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제러미 시겔 교수는 앞서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M7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가 비싸다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자동차 및 제약 업종은 상호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언급에 강세를 보였다. 미 자동차 제조사인 GM이 2.12% 올랐고, 제약업체 일라이릴리(0.92%)도 상승세를 보였다. 에너지 업체 셰브런은 대규모 직원 감축과 함께 비용절감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소식에 1.61% 하락했다. 미 약국체인 CVS는 '깜짝 실적' 발표에 15% 급등했다. 롱보우 애셋매니지먼트의 제이크 달러히드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은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를 전혀 하지 않을 가능성을 되새겨보고 있으며 이는 오늘 증시 약세의 배경이 됐다"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이지헌

2025-02-12

금값 올라도 12년째 쳐다도 안본다, 한은 이유있는 관망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에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국제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서는 건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포모(Fear of missing out·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 심리에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선 한은이 투자 수익 창출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 실제로 한은은 2013년 이후 금을 매입하지 않고 있다. 12년째 104.4t을 유지하고 있고,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한은의 금 보유량은 지난해 말 기준 세계 중앙은행 중 38위다. 2013년 말엔 32위였다. 하지만 한은은 여전히 금 매입에 소극적이다. 우선 달러당 원화값이 140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환율 방어 등에 써야 할 외환보유액이 줄고 있는 시기라서다. 올해 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00억1000만 달러(약 596조원)로 심리적 저항선인 4000억 달러를 겨우 지켰다. 주재현 한은 외자운용원장은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시기에는 수익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투자를 늘리기보다 외환보유액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위기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은 채권·주식보다 유동성이나 환금성이 높지 않은 자산이다. 금을 한번 샀다가 필요에 따라 현금화하기 위해서는 거래 비용, 거래 상대 탐색 등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는 의미다. 금을 대규모로 팔아야 하는 중앙은행은 더더욱 그렇다. 금은 이자나 배당이 없고 보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도 장기 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수익률이 주가를 뛰어넘는 것도 아니다. 2010년 말 영국 런던귀금속거래소(LBMA)에서 거래된 금 현물 가격은 1온스당 1421달러였다. 지난해 말(2625달러) 기준 수익률은 84.6%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 지수는 367.7% 상승했다. 최근 2년(2023~2024년) 기준으로도 금 가격은 43.9%, S&P 주가는 53.2% 올랐다. 한은 외화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2014년 말 6.2%에서 2023년 말 10.9%로 증가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경쟁적으로 금 매입을 늘리고 있지만, 주로 미국과 껄끄러운 국가들이란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5년간 금 매입 상위 국가 중앙은행은 중국·러시아·터키 등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 달러화 체제에 불안을 느껴 의존도를 낮추고 싶거나, 전쟁 등으로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진 나라들이다. 한편 금값은 당분간 고공 행진할 거란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00g 골드바의 1g당 가격은 15만7100원으로 시장이 개장한 2014년 3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2025-02-12

美 1월 소비자물가 '깜짝 상승'…계란·휘발유값 상승에 3.0%↑(종합)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에너지 가격 강세에 '깜짝 상승'을 나타내며 7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미국의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질 전망이다. 미 노동부는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전월과 비교해선 0.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다시 올라선 것은 지난해 6월(3.0%)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물가의 최근 동향을 반영하는 전월 대비 상승률도 2023년 8월(0.5%)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에너지 가격이 전월 대비 1.1% 올라 1월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년과 비교해선 0.2% 내렸지만 전월 대비로는 1.8% 상승했다. 식품 가격도 1월 중 전월 대비 0.4% 상승해 물가 상승에 기여했다.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여파로 계란 가격이 전월 대비 15.2% 오르며 급등세를 지속했다. 이 같은 계란 가격 상승세는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전체 월간 상승률의 약 30%에 기여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전월 대비 0.4% 각각 상승했다. 근원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3.2∼3.3% 수준에서 정체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근원지수는 대표지수에서 단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지표로,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상대적으로 더 잘 반영한다고 여겨진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 밖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금리 인하를 사실상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에 더욱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관세정책과 감세, 이민자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고 있다. 이날 소비자물가 대표지수와 근원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및 전월 대비 상승률이 각각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를 0.1∼0.2%포인트 웃돌았다. 이날 소비자물가 지표가 깜짝 상승을 기록하면서 채권 수익률을 급등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전 9시 15분(미 동부시간) 기준 4.65%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11bp(1bp=0.01%포인트)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할 확률을 88%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보다 10%포인트 오른 수치다. 뉴욕증시 정규장 개장 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선물은 소비자물가 지표 발표 후 급락하며 전장 대비 1%대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화 가치도 급등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화 인덱스는 같은 시간 108.4로 전장 대비 0.4% 상승했다. [email protected] (끝) 이지헌

2025-02-12

금값 천정부지 치솟는데…12년째 안 사는 한은, 왜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에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국제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서는 건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포모(Fear of missing outㆍ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 심리에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금값이 크게 오를 때마다 관심을 받는 게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다. 일각에선 한은이 투자 수익 창출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8월 한 카페에서 ‘골드바 케이크’를 구매하며 “드디어 금을 샀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한은은 2013년 이후 금을 매입하지 않고 있다. 12년째 104.4t을 유지하고 있고,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한은의 금 보유량은 지난해 말 기준 세계 중앙은행 중 38위다. 2013년 말 32위였는데 카타르·헝가리 등 신흥국이 적극적으로 금을 사들이면서 6계단 밀려났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을 포함하면 40위다. 하지만 한은은 여전히 금 매입에 소극적이다. 우선 달러당 원화값이 140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환율 방어 등에 써야 할 외환보유액이 줄고 있는 시기라서다. 올해 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00억1000만 달러(약 596조원)로 심리적 저항선인 4000억 달러를 겨우 지켰다. 주재현 한은 외자운용원장은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시기에는 수익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투자를 늘리기보다 외환보유액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위기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은 채권·주식보다 유동성이나 환금성이 높지 않은 자산이다. 금을 한번 샀다가 필요에 따라 현금화하기 위해서는 거래 비용, 거래 상대 탐색 등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는 의미다. 금을 대규모로 팔아야 하는 중앙은행은 더더욱 그렇다. 금은 이자나 배당이 없고 보관비용이 발생한다는 점도 장기 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수익률이 주가를 뛰어넘는 것도 아니다. 2010년 말 영국 런던귀금속거래소(LBMA)에서 거래된 금 현물 가격은 1온스당 1421달러였다. 지난해 말(2625달러) 기준 수익률은 84.6%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 지수는 367.7% 상승했다. 금의 4배 이상이다. 최근 2년(2023~2024년) 기준으로도 금 가격은 43.9%, S&P 주가는 53.2% 올랐다. 한은 외화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2014년 말 6.2%에서 2023년 말 10.9%로 증가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경쟁적으로 금 매입을 늘리고 있지만, 주로 미국과 껄끄러운 국가들이란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5년간 금값 상승을 부채질한 금 매입 상위 국가 중앙은행은 중국·러시아·터키와 일부 동유럽 국가다. 한국과 달리 미국 달러화 체제에 불안을 느껴 의존도를 낮추고 싶거나, 전쟁 등으로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진 나라들이다. 또 최근 금 매입을 늘린 나라 중에는 필리핀·카자흐스탄 등 국내에서 생산되는 금을 중앙은행이 전량 매입하도록 의무화한 곳도 포함돼 있다. 한편 금값은 당분간 고공 행진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00g 골드바의 1g당 가격은 15만7100원으로 거래소 금 시장이 개장한 2014년 3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kg 골드바의 일일 금 거래대금은 지난 5일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한 후 이날 1007억원을 기록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202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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