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천국' 성수동 지겹다면…요즘 뜨는 그 옆 골목 [비크닉]
몰 등 '제2의 팝업 성지’로 불리는 영등포구가 13.92%로 2위를 차지한 것을 고려하면 격차를 보입니다(스위트스팟, ‘2024 팝업스토어 트렌드 총결산’). 서연무장길 공간 특성상 통창으로 된 외관, 컨테이너형 건물 등이 많기 때문에 판매형·체험형 팝업스토어가 주를 이룬다는 점도 특징이에요. 지난해 열린 팝업스토어 사례는 판매형(49.27%), 체험형(34.95%), 전시형(15.78%) 순으로 많았어요. 무신사 등 패션 브랜드가 쇼룸 형태로 공간을 활용했고, 농심, 선양소주 등 F&B 브랜드는 체험형 팝업을 통해 직관적으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테마 및 포토존 구성했어요. 상권이 ‘동연무장길’로 뻗어가는 이유 서연무장길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최근에는 ‘동연무장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어요. 성수역을 기준으로 서울숲·뚝섬과 반대되는 건국대 방향 쪽이에요. 이 골목은 채워지는 콘텐트도 차이가 나요. 팝업이 잦은 서연무장길과 달리 통임대가 가능한 건물이 있다 보니 국내외 패션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의 입점 문의가 이어지고 있대요. 브랜드 콘셉트와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주려면 아무래도 넓은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임대료도 서연무장길보다 저렴한 편에 속하고요. 실제 지난해 5월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키스’와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맞은 한섬에 이어, 해외 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패션 브랜드 ‘브랜디멜빌’이 첫 국내 매장을 동연무장길에 선보였어요. 2030에 인기 있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밀로 아카이브’도 이달 이곳에 안착했고요. 다음 달엔 ‘999 휴머니티’에 이어 ‘로우 클래식’ 등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의 매장도 이웃이 될 예정입니다. 이런 동연무장길 확장에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도 있어요.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저서『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에서 “무신사가 성수동을 중심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이 문화적 도시 재생과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했어요. 실제로 무신사는 동연무장길이 주목받기 이전인 2022년, 아예 본사 위치를 강남에서 성수로 옮긴 데 이어, 오피스·오프라인 매장 및 입점 브랜드의 팝업을 지원하는 복합 문화공간 운영을 늘려왔어요. ‘젠트리피케이션’ 가속화…앞으로의 성수동은 앞으로 성수동은 어떻게 변할까요. 이제는 패션·뷰티처럼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이 아니라도 성수에 둥지를 트는 일이 생겨요. 게임회사 크래프톤의 신사옥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 호재로 작용하면서 임대료는 꾸준히 상승할 전망이에요. 당연히 오랜 기간 터를 지켜온 이들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지속하고 있죠. 선종필 뉴스상가레이다 대표는 “성수동이 자칫하면 가로수길과 홍대입구, 합정동 상권이 될 수 있다”며 “미개발지 공사가 진행 중이고 낙후된 건물이 탈바꿈하는 등 개발이익으로 전망이 좋지만, 확장세가 더뎌질 수 있다”고 전망했어요. 또 일부 브랜드 사이에서 높아진 임대료를 피해 성수를 벗어나 팝업을 여는 시도도 포착되고 있어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많이 몰리는 성수에서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되기보단, 자신들의 제품과 타깃 고객의 성향에 맞는 곳에서 ‘온리원(only one)’이 되고자 하는 움직임이죠. 선 대표는 “성수동 성장이 정체되면 팝업으로 성수에서 마케팅을 펼치던 기업들도 대책을 모색할 수 있고, 팝업용 단기 임대 수요가 끊겨 급속도로 공실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어요. 김세린([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