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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 새 역사' 두바이 무대 첫 도전.. K-경주마 글로벌히트의 황금빛 도전장

원정과 관련해 항공수송, 현지 수입검역, 수의진료 등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는 ‘글로벌히트’가 낯선 환경에도 불구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수도 현지에 합류해 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1일부터 현지 조교를 시행하고 있는 김혜선 기수는 ‘글로벌히트’의 소울메이트답게 “말이 한시라도 빨리 경주에 나가고 싶어 하는 느낌”이라며 “한국 경주로의 모래와는 질감이 조금 달라서 처음엔 어색해했지만 이내 적응했고 실전에서 잘 뛰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글로벌히트’가 출전하게 될 알 막툼 챌린지(G1, 1900m)는 24일 7경주(한국시각 25일 오전 1시 25분)로 시행될 예정으로 현재 클랩톤(미국), 팩터슈발(아일랜드), 카비르칸(미국), 임페리얼엠퍼러(아일랜드) 등 내로라 하는 유명 경주마들이 출전신청을 마쳤다. 이 중 카비르칸(KABIRKHAN)은 전년도 디펜딩 챔피언으로 해당경주 우승을 발판으로 총상금 1,200만 달러(한화 약 162억 원)가 걸린 두바이월드컵 결승전까지 진출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특히 경매에서 한화기준 20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낮은 가격에 낙찰되어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경마장’에서 시작해 러시아의 ‘파티고르스크 경마장’ 등 비교적 열악한 지역에서 활동하다 전 세계 경마계가 주목하는 두바이 무대에서 실력을 증명해 낸 그의 스토리와 잠재력은 그를 일약 스타경주마로 만들었다. 그런 그가 올해부터 미국의 브래드 H. 콕스 조교사의 관리를 받으며 ‘USA’의 이름을 달고 ‘알 막툼 챌린지’에 도전한다. 브래드 콕스는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세계적인 경주마 ‘닉스고’의 조교사이기도 하다. ‘팩터슈발(FACTEUR CHEVAL)’은 국제레이팅 120으로 출전마 중 최고 레이팅을 자랑한다. 영국의 애스콧, 프랑스의 도빌 및 파리롱샹 경마장 등에서 활약해 온 ‘팩터슈발’은 애스콧 경마장에서 펼쳐진 퀸 엘리자베스 스테이크스(G1)에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출전해 2위를 기록했다. 작년 3월 출전했던 두바이 터프(G1)에서는 일본마인 ‘나무르’와 초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막강한 라이벌이다. 사실 이들 외에도 어느 하나 만만한 경쟁상대가 없다. 실력 면에서는 ‘글로벌히트’도 결코 뒤지지 않지만, 대부분이 해외 원정 경주를 여러 차례 경험했거나 메이단 경마장에서 달린 경험이 있다. 반면 글로벌히트는 이번 경주가 생애 첫 해외 원정이다. 마치 비행기도 처음 타보는 동양인 소년이 유럽의 어느 유명 콩쿨에 홀로 출전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현지에서 ‘글로벌히트’의 건강 상태와 훈련 상황 등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다행히 좋은 컨디션과 함께 경주에 대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며 “출발번호 12번으로 바깥쪽 게이트를 배정받아 아쉽지만 초반 스타트만 잘 끊어준다면 승산이 보인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글로벌히트’는 해당 경주에서 우승 시 결승전인 두바이 월드컵(G1)에 자동출전하게 되며, 일정순위 안에 들면 ‘슈퍼 새터데이’로 불리는 준결승전 성격의 경주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자국인 홍콩은 물론 일본의 G1경주까지 제패하며 TRC(Thoroughbred Racing Commentary) 글로벌랭킹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로맨틱워리어’, 작년 두바이 월드컵 우승마인 ‘로렐리버’ 등이 두바이에 총집결한 가운데 두바이는 지금 온 도시가 축제 분위기로 떠들썩하다. 경제, 관광, 문화라는 트라이앵글 안에 ‘경마’가 바로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두바이 현지를 연결해 알 막툼 챌린지를 포함, 패션 프라이데이(Fashion Friday)로 명명된 24일 금요일 펼쳐지는 9개 경주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로맨틱워리어’가 출전하는 7경주 제벨하타, ‘로렐리버’가 출전하는 4경주 파이버브레이크 스테이크스 등도 라이브로 즐길 수 있다. 이는 한국 경마 최초로 두바이 레이싱 클럽 공식 방송 제작인 HBA 미디어와의 계약 체결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알 막툼 챌린지’ 경주는 프리뷰쇼는 물론 현지 방송 화면에 한국어 중계 오디오를 입혀 국내 경마팬들에게 실시간으로 현지의 열기를 전할 계획이다. 해당 방송은 한국시각 기준 24일 오후 9시부터 한국마사회 경마 방송 유튜브 채널인 ‘KRBC’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mail protected] 강필주([email protected])

2025-01-23

"돈 몇 푼 더 받자고 떠나기 싫었다" 다저스가 대체 무슨 매력이길래…왜 자꾸 선수들이 모이나

한국시간) 미국 팟캐스트 ‘파울 테리토리’에 나와 다저스와 재계약 배경을 밝혔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4일 다저스와 3년 보장 6600만 달러 FA 계약을 맺었다. 그 중 2350만 달러를 계약 기간이 끝난 뒤 받는 ‘디퍼(지불 유예)’ 조건이다. 연봉을 나중으로 미루는 불리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다저스에 남았다.  에르난데스는 “이전에도 말했듯이 내게 우선 순위는 다저스였다. 지금 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가족 같은 특별한 존재가 됐다”며 FA 계약에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 “솔직히 말해 조금 스트레스가 있었다. FA가 된 뒤 작년과 다른 상황이 될 거라 생각했다. 더 많은 팀이 나를 고려했는데 다저스로 돌아가고 싶었다. 조금 더 많은 돈이나 계약 기간을 쫓아 LA를 떠나기 싫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편안하고, 가족들이 행복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다저스는 이 모든 체크 박스를 채운 곳이었다. 이걸 포기하려면 다른 팀에서 정말 큰 오퍼가 들어와야 했다”며 엄청난 조건이 아닌 이상 돈 몇 푼을 쫓아 떠날 생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에르난데스는 2023년 시즌을 마친 뒤 다저스와 인연을 맺었다. 2년 연속 평범한 성적으로 다소 침체된 상황에서 다저스와 1년 2350만 달러에 FA 계약했다. 850만 달러 디퍼가 포함된 조건으로 다저스에 왔다. 이때를 돌아본 에르난데스는 “우승이 가능하면서 내 커리어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을 수 있을 팀을 찾았다. 메이저리그에서 오랫동안 성공한 선수들이 많은 다저스는 배울 게 많은 팀이었다.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기대대로 에르난데스는 다저스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154경기 타율 2할7푼2리(589타수 160안타) 33홈런 99타점 OPS .840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치며 두 번째 올스타에 선정되고, 월드시리즈 우승도 첫 경험했다. FA 가치를 끌어올리며 보스턴 레드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메츠 등 여러 팀들의 오퍼를 받았지만 다저스와 3년 계약으로 남았다.  다저스는 에르난데스를 잔류시키면서 선발투수 블레이크 스넬, 사사키 로키, 구원투수 태너 스캇, 커비 예이츠, 내야수 김혜성,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를 FA 영입하며 월드시리즈 2연패 가능성을 높였다. 스넬과 스캇은 적잖은 디퍼 계약을 했고, 20개 이상 구단의 관심을 받은 사사키도 다저스를 택했다. 김혜성 역시 최대 총액 기준으로 LA 에인절스의 오퍼가 더욱 컸지만 다저스로 향했다. 토미 에드먼도 1시즌 뒤 FA 자격을 포기하고 디퍼가 포함된 5년짜리 연장 계약으로 다저스와 장기 동행을 이어간다.  선수들이 스스로 디스카운트를 감수하며 다저스에 모이고 있고, 메이저리그 샐러리캡 시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슈퍼팀’이 탄생했다. 에르난데스는 “다저스는 선수와 함께 그 가족들을 무척 중요시한다. 다저스 조직에 한 번 들어온 사람들은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구단의 엄청난 전력 보강을 보면 흥분이 된다.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지만 멈추지 않고 더 강해지기 위해 노력을 한다. 필요한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고, 더 좋은 팀으로 맞이할 2025시즌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3일 다저스 입단식을 가진 사사키도 “모든 구단이 각각의 매력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 뒤 종합적으로 다저스가 가장 좋다는 판단을 했다. 다저스 가장 큰 강점은 프런트의 안정성이라 생각한다”고 결정 배경을 밝혔다다.  다저스가 슈퍼팀을 결성할 수 있는 데에는 ‘슈퍼스타’ 오타니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1년간 오타니와 함께하며 절친 케미를 뽐낸 에르난데스는 “우리는 서로에게 다른 언어를 가르쳐줬다. 오타니는 내가 가르쳐준 스페인어를 모두 기억하는 것 같은데 난 그가 알려준 일본어를 거의 기억 못한다”며 웃은 뒤 “오타니와 그런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 그는 조용하면서도 재미있는 사람이다. 팀원들과 잘 어울리고, 주변 모든 사람들이 기분 좋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 노력한다. 정말 대단한 팀원이자 사람이고, 클럽하우스 모든 사람들을 소중히 여긴다. 그와 앞으로 수년간 함께할 수 있어 좋다”고 기뻐했다. /[email protected] 이상학([email protected])

2025-01-23

[최준호의 혁신창업의 길] 연구소기업의 힘, 5000억 규모 치매 신약 기술수출 성사

달러(약 5440억원)를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매출이 일어날 때 로열티는 별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보도자료를 내고,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까지 나서 홍보에 열을 올렸다. ‘대박’의 주인공은 창업한 지 만 3년이 갓 넘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창업기업 큐어버스. 3억 7000만 달러는 임상 3상을 통과하고 상용화까지 이어질 경우 단계마다 순차적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의 총액이지만, 정부 출연 연구소 출신 스타트업의 기술 이전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창업 후 만 3년 여, 아직 임직원 8명에 불과한 스타트업이 올린 기록으로는 이례적이다. 국내 신약 스타트업의 해외 기술이전 사례가 없는 건 아니지만, 큐어버스가 특히 주목받는 건 국내 출연연의 ‘R&D 패러독스’ 극복의 모범사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대표적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인덱스 특집호를 통해 ‘한국은 R&D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비용 대비 효과는 놀라울 정도로 낮다’고 비판한 바 있다. KIST 신약 후보물질 이전 받아 치매 원인인 염증 없애는 약물 기존 치매 치료는 30%가 한계 3상 완주 글로벌 제약사가 꿈 큐어버스를 이끄는 사람은 조성진(50) 대표와 박기덕(50) KIST 뇌과학연구소장이다. 두 사람은 연세대 생명공학과 학부 때부터 박사과정까지 함께 해 온 동기다. 졸업 뒤 조 대표는 민간기업에서, 박 소장은 KIST에서 경력을 쌓아 올렸다가 창업의 인연으로 다시 만났다. 서울 홍릉 KIST 내에 본사를 둔 큐어버스를 찾아 그들의 성공 방정식을 물었다. 정부 기술 창업 유도사업의 성과 Q : 큐어버스와 KIST는 어떤 관계인가. A : “큐어버스는 KIST의 ‘연구소기업’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큐어버스가 기술이전한 핵심 신약 후보물질은 KIST 뇌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KIST의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을 큐어버스가 이전받았다는 얘기다. 과기정통부의 창업 유도형 연구개발 프로그램인 ‘바이오스타’ 사업의 결과였다.” (바이오스타 프로그램은 원래 연구자가 소속을 유지하면서 창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기업 경험이 있는 외부 바이오 전문가 조성진 대표가 바이오스타 프로그램을 통해 KIST에 들어와 박기덕 박사와 함께 큐어버스를 공동창업했다. 이후 지난해 6월 바이오스타 프로그램이 끝나면서 조 대표는 KIST에서 퇴직하고 큐어버스의 최고경영자(CEO)로 전환됐다. 창업 이후에도 박 박사는 KIST 연구자로 남아, 새로운 후보물질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최근 80명이 넘는 연구자를 이끄는 KIST 뇌과학연구소장이 됐다.) Q : 박 박사도 지분을 가진 공동창업자인데 큐어버스에선 빠져 있나. A : “나(박 박사)는 연구개발이 좀 더 적성에 맞고, 잘할 수 있을 거 같아서였다.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과 그걸 더 개발해 임상시험에 들어가고 회사를 경영하는 건 다른 얘기다. 내가 큐어버스로 직장을 옮기면 그간 해온 후보물질 발굴을 더는 못하게 되는데, 그건 회사로서도 이득이 아니다. 개발과 경영은 조 대표가 맡고, 나는 KIST에 남아 계속 새로운 약물을 연구·개발할 수 있다.” 치매 근원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 Q : 이탈리아에 기술이전한 치매치료 후보물질은 어떤 건가. A : “제약회사들은 그간 알츠하이머 치매의 근본 원인으로 꼽혀온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이 뇌에 과다하게 쌓이는 것을 막거나 제거하는 물질을 개발해왔지만, 효과가 그리 좋지 못했다. 베타 아밀로이드를 모두 없애도, 인지기능 개선 효과는 29%를 넘지 못했다. 최근에는 뇌에 염증이 생기면서 베타 아밀로이드가 뭉치게 되고 염증이 더 악화해 치매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발병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란 말이다. 우린 이 점에 주목했다. 염증을 없애 베타 아밀로이드가 뭉치는 걸 정상적으로 돌려놓으면 보다 근원적인 치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개발한 약물로 동물 실험을 한 결과 탁월한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약물성도 뛰어나다. 그게 지난해 10월 기술수출한 CV-01이다. 지금 국내 임상 1상에 들어간 상태다.” Q : 약물성이 뛰어나다는 말이 효능과 다른 뜻인가. A : “효능이란 건 약을 먹었을 때 인지기능이 개선된다든지 하는 경우를 말하는 거다. 이렇게 효능을 보이기 위해선 약이 몸 안에 들어가 이동과 흡수가 잘 되면서 대사에 대한 안정성도 갖춰야 한다. 이럴 때 약물성이 좋다고 한다.” Q : CV-01 하나만으로 스타트업을 키울 순 없을 텐데. A : “현재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를 목표로 하는 CV-02는 미국 임상을 신청 중이다. 이외에도 폐 섬유화와 희귀암 치료를 목표로 하는 CV-03, 퇴행성 뇌질환과 신경계 질환 치료를 위한 CV-04도 자체 개발 중이다.” 차별화된 기술로 투자 혹한기 넘어 Q : 요즘 스타트업 투자환경이 한겨울인데, 투자유치가 어렵지 않았나. A : “왜 안 어려웠겠나. 그래도 차별화된 기술을 인정받은 덕분에 국내 투자사들로부터 2022년 5월 시리즈A로 81억원을, 올해 들어 최근 시리즈B로 253억원의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애초 시리즈B 투자유치 목표가 200억원이었으니, 목표를 초과한 거다. 지금까지 총 누적투자 유치금액은 340억원이다. 앞으로 한 차례 더 투자 유치를 한 다음, 2027년쯤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 임직원이 8명뿐인데, 그게 다 가능하나. 창업 후 기술이전 성과도 아주 빠른 편이다. A : “KIST가 오랜 기간 연구·개발한 성과물을 이전받은 덕분이다. 임직원이 너무 적어 보이긴 하지만 현재로선 파이프라인을 순차적으로 개발하는 거라 큰 무리가 없다. 회사가 KIST 내부에 있다 보니, 실험·연구장비들을 이용할 수 있었다. 바이오스타 프로그램 속에 많은 지원이 있어서 적은 인원으로 빠른 성과를 낼 수 있었다.” Q : 회사의 비전은 뭔가. A : “지속가능한 신약 개발회사로 성장하는 거다. 당장은 초기 임상 후 기술이전해 자금을 모으고, 또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기술이전하는 방식이 불가피하다.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임상 과정만 10년 이상 걸리고, 투자되는 비용도 조 단위라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들은 초기 임상 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하는 방식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렇게 성장하다 보면 임상 3상까지 완주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있는 글로벌 제약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오상록 KIST 원장 큐어버스의 기술수출은 KIST가 지향하는 혁신적 연구와 임무 중심의 성과 창출이 결실을 본 의미 있는 사례다. 특히 이번 성과는 출연연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 계약으로, KIST의 원천기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큐어버스의 후속 신약 파이프라인들 역시 KIST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사업화의 모범 사례로 매우 바람직하다. 정보라 스틱벤처스 파트너 큐어버스의 창업자들은 산·학·연에서 오랜 연구 경험을 쌓은 저분자 신약개발 전문가들로서, 신약 후보물질 발굴 역량이 뛰어나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 이전이 가능한 CV-01과 CV-02를 확보하였을 뿐 아니라 후속 파이프라인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했다. 향후 큐어버스가 유니콘기업(상장 전 기업가치 1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혁신창업의 길’에서 소개하는 스타트업은 ‘혁신창업 대한민국(SNK) 포럼’의 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정합니다. SNK포럼은 중앙일보ㆍ서울대ㆍKAIST를 중심으로, 혁신 딥테크(deep-tech) 창업 생태계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단체입니다. 대한민국이 ‘R&D 패러독스’를 극복하고, 퍼스트 무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에 기반한 기술사업화(창업 또는 기술 이전)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최준호([email protected])

2025-01-23

‘무관세’ 보고 멕시코 갔는데…한국기업 500여곳 날벼락

미국 트럼프 새 행정부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멕시코 직접투자에 나선 한국 기업에 ‘경보음’이 울렸다. 이런 가운데 정부도 민관 합동회의를 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박종원 통상차관보 주재로 ‘미국 신행정부 대(對)멕시코 통상정책 관련 민관 합동 대응회의’를 열었다. 멕시코에 진출한 완성차·자동차부품·가전·철강 등 분야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한 당일인 지난 20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25% 관세를) 올해 2월 1일에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치가 멕시코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대응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멕시코 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대멕시코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는 멕시코 진출 국가 중 11위(5억400만 달러)에 올라있다. 산업부 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멕시코 투자 실적이 있는 국내 기업은 525개에 달한다. 이 중 제조업이 300여 개(폐업 등 포함)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멕시코 투자가 늘었던 것은 최종 소비시장(미국)과 가까운 곳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니어쇼어링’ 전략의 영향이다. 산업부는 “2021년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멕시코가 니어쇼어링 핵심 지역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관세와 보조금 혜택도 투자를 늘린 요인이다. 멕시코는 저임금과 지리적 이점 등으로 생산 비용까지 저렴하다. 멕시코시티 무역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CD·LED 등을, LG전자는 TV·냉장고·오븐 등을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다. 기아·포스코 등도 자동차과 철강재를 생산하는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LS오토모티브 등의 자동차부품 생산 공장도 있다. 하지만 실제 25% 관세가 부과되면 현지 진출 기업에 원가 상승 압박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현지 투자 기업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은 멕시코 생산 물량을 미국·한국을 포함해 다양한 생산기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실제 관세 부과가 되고, 이것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내 공장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기업들은 미국에서의 생산을 늘릴 것”이라며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멕시코 공장을 중남미 등 다른 국가 수출기지로 전환하는 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멕시코·캐나다를 향한 관세 폭탄 압박이 USMCA 재협상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부과한 이유를 두고 표면적으로는 불법 이민과 펜타닐 등 마약 유입 방지에 노력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USMCA는 2026년 재검토가 예정돼 있지만, 트럼프는 더 빨리 재협상하기를 원한다”며 “트럼프는 관세 위협을 통해 자동차 공장을 캐나다·멕시코에서 다시 미국으로 옮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멕시코에 진출한 기업들은 공장 이전 등 대응책을 나름대로 검토하면서도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만약 별다른 협상 없이 다음 달 1일 예고대로 관세가 부과된다면 ‘트럼프 허니문 랠리’가 ‘트럼프 리스크’로 전환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5-01-23

현대차 4년연속 매출 신기록…“트럼프 변수에 올해 고비”

미국에선 ‘투싼(20만6126대)’이었다. 영업이익의 발목을 잡은 건 낮아진 원화 값이다. 달러 당 원화 값이 떨어지면 해외 매출의 원화 규모는 커지지만, 달러로 계산하는 판매 보증비도 같이 늘어난다. 판매보증비는 무상 보증이나 수리 비용을 판매 시점에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매출은 분기 평균 환율을, 판매보증비는 분기 말 환율을 적용한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평균환율과 기말환율의 차이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200억원의 손해를 봤다”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달러당 평균 원화값은 1399.8원, 기말환율은 1472.5원이었다. 이날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417만대로, 매출액 성장률은 3~4%, 영업이익률은 7~8%로 제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산업 정책에 대해선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현대차는 (경쟁사보다 많은) 현지 판매 물량의 60%를 미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 구매시 세제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선 “올해까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며 “IRA가 폐지되더라도 현지 생산시설에서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의 가장 큰 글로벌 시장인 미국 상황이 급변하고 있고, 제3 시장은 비야디(BYD) 등 중국의 저가 전기차가 침투하고 있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효율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친환경차와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등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삼권([email protected])

2025-01-23

‘역대 4년차 연봉킹’ 5억원 도장 찍은 김도영 “전혀 예상 못한 금액, 너무 감사해 바로 계약했다” [오!쎈 인천공항]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출국했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김도영은 “정말 바쁜 비시즌을 보냈다. 모든 일정을 다 끝내고 나니까 조금 뿌듯하기도 했다. 이제는 캠프로 떠나서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조금 편해진 것 같다”라고 스프링캠프로 향하는 소감을 밝혔다.  스프링캠프에 앞서 김도영은 올해 연봉 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KBO리그 역대 4년차 선수 최고 연봉 신기록이다. 이전 기록은 지난 시즌 샌프란스시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623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정후가 기록했던 3억9000만원으로 김도영은 이정후의 기록을 1억1000만원이나 뛰어넘으며 가볍게 경신했다.  지난해 김도영의 활약은 이러한 대우가 당연하게 느껴지는 놀라운 퍼포먼스였다. 2022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김도영은 첫 2시즌 동안에는 부상 등으로 고전하며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렇지만 지난해 141경기 타율 3할4푼7리(544타수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 1.067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만개했다.  KBO리그 역대 9번째 30홈런-30도루,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역대 최다득점 신기록, 역대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역대 최소타석 내추럴 사이클링히트 등 수 많은 대기록과 진기록을 달성한 김도영은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 타율 2할3푼5리(17타수 4안타) 1홈런 5타점 3득점 1도루 OPS .821을 기록하며 KIA의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자 본인의 첫 번째 우승에 기여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데뷔 첫 MVP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KIA는 이러한 김도영의 활약에 KBO리그 역대 최고 대우로 화답했다. 김도영은 “그 정도로 많은 연봉을 받을거라고 전혀 예상을 못했다. 구단에서 좋은 대우로 좋은 금액을 제안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 바로 계약을 했다. 더 책임감 있게 훈련에 열중하겠다”라고 구단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김도영은 계약 발표 당시 “큰 금액을 받은 것도 팬들의 응원이 컸다. 항상 감사하다. 이제는 어린 선수가 아니다. 조금 더 금액에 맞게끔 행동하겠다. 10억도 아깝지 않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매년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10억원을 언급한 것에 대해 김도영은 “그냥 딱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는 금액이 10억원이었다. 팬분들께서 좀더 든든한 마음을 가지라는 의미에서 이야기를 했다”면서 “프로야구선수는 언제나 평가를 받는 직업이다. 열심히 잘하면 그런 기록이나 연봉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스프링캠프 출국 현장에 모인 수많은 팬들을 본 김도영은 “너무 감사한 마음 뿐이다. 운동선수로서 뿌듯하다. 한 해 한 해 갈수록 팬분들이 더 많이 찾아오시는데 한국야구 인기가 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많이 뿌듯함을 느끼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팬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email protected] 길준영([email protected])

2025-01-23

멕시코에 겨눈 트럼프 관세폭탄 ...'니어쇼어링' 한국기업 타격

미국 트럼프 새 행정부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멕시코 직접투자에 나선 한국 기업에 ‘경보음’이 울렸다. 이런 가운데 정부도 민관 합동회의를 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박종원 통상차관보 주재로 ‘미국 신행정부 대(對)멕시코 통상정책 관련 민관 합동 대응회의’를 열었다. 멕시코에 진출한 완성차·자동차부품·가전·철강 등 분야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한 당일인 지난 20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25% 관세를) 올해 2월 1일에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치가 멕시코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대응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멕시코에선 최근 5년간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멕시코는 FDI 규모에서 지난해 기준 세계 9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위다. 한국 기업의 대멕시코 투자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2023년 한국의 대멕시코 FDI(직접투자) 규모는 11위(5억400만 달러)로, 2022년에는 투자액 증가로 8위에 오르기도 했다(멕시코 경제부). 산업부 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멕시코 투자 실적이 있는 국내 기업 525개에 달한다. 이 중 제조 업종이 300여 개(폐업 등 포함)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멕시코 투자가 늘었던 것은 최종 소비시장(미국)과 가까운 곳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니어쇼어링’ 전략의 영향이다. 산업부는 “2021년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멕시코가 니어쇼어링 핵심 지역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라 멕시코에서 만든 제품이 미국으로 들어갈 때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북미에서 최종 조립을 조건으로 내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도 가능하다. 아울러 멕시코는 저임금과 지리적 이점 등으로 생산 비용까지 저렴하다. 멕시코시티 무역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CD·LED 등을, LG전자는 TV·냉장고·오븐 등을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다. 기아·포스코 등도 자동차과 철강재를 생산하는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LS오토모티브 등의 자동차부품 생산 공장도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멕시코 수출은 136억 달러로 1년 전(122억 달러)보다 11.3%가 증가했다(한국무역협회). 하지만 실제 25% 관세가 부과되면 현지에 진출한 기업에 원가 상승 압박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현지 투자 기업들도 자체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은 멕시코 생산 물량을 미국·한국을 포함해 다양한 생산기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실제 관세 부과가 되고, 이것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내 공장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기업들은 미국에서의 생산을 늘릴 것”이라며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멕시코 공장을 중남미 등 다른 국가 수출기지로 전환하는 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멕시코·캐나다를 향한 관세 폭탄 압박이 USMCA 재협상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한 이유를 두고 표면적으로는 불법이민과 펜타닐 등 마약 유입 방지에 노력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USMCA는 2026년 재검토가 예정돼 있지만, 트럼프는 더 빨리 재협상하기를 원한다”며 “트럼프는 관세 위협을 통해 자동차 공장을 캐나다·멕시코에서 다시 미국으로 옮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멕시코에 진출한 기업들은 멕시코의 펜타닐 문제 등이 심각하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은 협상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며 “공장 이전 등 대응책을 나름대로 검토하면서도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만약 별다른 협상 없이 다음 달 1일 예고대로 관세가 부과된다면 ‘트럼프 허니문 랠리’가 ‘트럼프 리스크’로 전환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5-01-23

3년 연속 최대 매출 현대차, 영업이익은 환율 효과에 -5.9%

미국 최다 판매 모델은 ‘투싼(20만6126대)’이었다. 현대차는 중대형 SUV 모델을 앞세워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량(91만1805대)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업이익의 발목을 잡은 건 낮아진 원화 값이다. 달러 당 원화 값이 떨어지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의 원화 규모가 커지지만, 달러로 계산하는 판매 보증비도 같이 늘어난다. 판매보증비는 무상 보증이나 수리 비용을 판매 시점에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환율이 수익을 악화시킨 건 매출을 집계할 땐 분기 평균 환율이 적용되지만, 판매보증비를 계산할 땐 분기 말 환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평균환율과 기말환율의 차이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200억원의 손해를 봤다”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달러당 평균 원화값은 1399.8원, 기말환율은 1472.5원이었다. 한편,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 417만대를 팔겠단 목표를 공개했다. 올해 매출액 성장률은 3~4%, 영업이익률은 7~8%로 제시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 시장 환경 변화와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단 계획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올해 1분기 안에 제너럴모터스(GM)와 공동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북미·중남미 시장 상용차 개발에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GM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산업 정책에 대해선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현지 생산시설을 활용해 무역 장벽을 회피할 수 있단 입장이다. 이 본부장은 “현지 경쟁 차종인 혼다의 ‘시빅 ’ ‘CR-V’는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서 각각 81%, 50%를 생산하고, 토요타 ‘라브4’ ‘타코마’도 각각 53%, 100%를 미국 밖에서 생산한다”라며 “현대차는 미국에서 현지 물량의 60%를 생산하기 때문에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 구매시 세제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선 “올해까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며 “IRA가 폐지되더라도 HMGMA에서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차를 혼류생산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완성차 기업의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 강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유럽 시장 수요는 정체하고 있고, 제3 시장은 비야디(BYD) 등 중국의 저가 전기차가 침투하고 있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대차의 강점인 연구·개발(R&D) 효율성을 중심으로 친환경차와 소프트웨어중심차(SDV)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삼권([email protected])

2025-01-23

삼성 100억, SK 80억, 한화 56억…‘트럼프 2기' 불붙는 對美 로비

한국 주요 대기업의 대(對)미 로비 금액이 지난해 크게 늘었다.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한국 기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맞춰 미국 정부·의회 로비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23일 미국 상원이 접수한 한국 기업의 로비 신고 내용을 보면 삼성은 지난해 698만 달러(100억3000만원)를 로비에 지출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SDI·이매진 등 회사가 로비했다. 로비 명목은 지식재산권(IP), 한미 관계, 국방수권법, 외국기업의 대미 투자, 반도체법, 공급망 등이었다. 로비 신고 내용을 집계하는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삼성의 대미 로비액은 2021년 372만 달러→2022년 579만 달러→2023년 630만 달러로 꾸준히 늘었다. 로비 규모 2위는 SK다. SK는 559만 달러(80억3000만원)를 대미 로비에 썼다.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정책, IRA, 인공지능(AI), 전기차, 청정에너지, 제약 등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목적에서다. SK는 다만 2021년(612만 달러)에 유독 로비 규모가 컸다. 당시는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이 터졌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제품 수입 금지를 막기 위해 정부·의회를 상대로 로비전이 치열했다. SK 다음으로 로비에 돈을 많이 쓴 기업은 한화로 391만 달러(56억2000만원)를 지출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 규모 기준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순위(7위) 대비 두드러진 로비 규모다. 한화는 트럼프가 주목한 조선은 물론이고 방위산업 등 주요 사업군의 미국 시장 공략이 중요한 회사다. 한화가 미 상원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 관세와 관련해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했다. 한화의 대미 로비 규모는 2021년 64만 달러→2022년 90만 달러→2023년 158만 달러로 꾸준히 늘었다. 현대차가 328만 달러(47억1000만원)를 지출해 뒤를 이었다. 기아차·현대제철·슈퍼넬·보스턴다이내믹스 등 회사가 로비에 뛰어들었다. 수소와 연료전지 정책 및 인프라, 전기차 인프라와 세제 혜택 정책 등 명목으로 지출했다. 현대차는 2021년 291만 달러→2022년 336만 달러→2023년 323만 달러를 지출해 로비 규모가 엇비슷했다. LG는 90만 달러(12억9000만원)를 로비에 지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24만 달러(3억4000만원)를 썼다. SK이노베이션과 분쟁을 벌인 2021년(120만 달러)의 2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대미 로비는 보호무역주의 추세에 따라 (비용보다) 선제 투자 성격이 커졌다”며 “올해가 트럼프 2기 첫해라 각종 정책을 쏟아낼 예정인 만큼 대미 로비 규모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환([email protected])

2025-01-22

[마켓 나우] 지금 원·달러 환율이 ‘뉴노멀’?

원에 달하는 원·달러 환율은 외환위기나 리먼사태 등 경제위기를 제외하고는 볼 수 없는 높은 수준이다. 환율이 머지않아 2021년, 2022년처럼 달러당 1100원대나 1200원대로 안정되리라는 전망이 공감을 사는 이유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환율이 드라마틱하게 낮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의 한국 경제는 2020년대 초반과 비교해도 여러 면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크게 미국경제 호조로 인한 달러화 강세와 한국 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4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64원으로 2021년, 2022년에 비해 각각 19.2%, 5.6% 절하됐는데, 인덱스로 측정한 달러화는 2021년, 2022년에 비해 각각 9.0%, 2.1% 절상됐다. 국내 요인으로 인한 원화가치 하락분이 2021년 대비 10.2%, 2022년 대비 3.5% 남짓함을 말해준다.   한국 내 요인은 한·미 금리격차를 제외하면 구조적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한국경제의 역동성이 지속해서 약화돼 잠재성장률 1%대의 늙은 경제로 추락했다. 중국의 전방위적 추격에 산업경쟁력이 포박당해 메모리반도체조차 수익이 급감했다. 글로벌화 쇠퇴로 세계교역이 둔화하면서 수출 한국이 힘쓸 공간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계엄사태로 인해 개도국 낙인이 찍힐 가능성마저 커졌다.   경제적 관계를 통계적 방법으로 분석하는 계량경제학에서는, 이러한 구조 변화를 국면전환이나 체계변환 등으로 번역할 수 있는 ‘레짐 스위칭(regime switching)’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분석한다. 즉, 중요한 경제 구조가 변화하면 이를 분석·전망에 반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위에서 본 한국경제를 둘러싼 몇 가지 구조변화가 단기간 내에 과거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렇게 본다면 원화환율이 점차 아래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해도 하락의 속도와 레벨은 일반적 예상과 다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과거의 틀로 한국경제를 설명하고 그러한 차원에서 원화 환율이 2020년대 초반 수준으로 되돌아가리라고 전망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위의 분석을 기계적으로 대입하면 한국 내 요인을 뺀 대외요인, 즉 달러화 강세로 인한 상승분만큼만 하락할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한국 경제에서 레짐 스위칭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언제 있었는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어쩌면 시간이 꽤 지난 다음에나 판단할 수 있는 일일 수도 있다. 환율이 다시 큰 폭 떨어지리라는 전제하에 의사결정을 하면 곤란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은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신민영 / 홍익대 경제학부 초빙교수마켓 나우 뉴노멀 환율 환율 급등 원화 환율 한국 경제

2025-01-22

[알뜰정보] '서울대 국제하계강좌 운영' 외

대학원생, 대학에 합격한 예비 대학생을 대상으로 2025년 6월 23일부터 7월 26일까지 5주간 강좌가 진행된다. 40여 개 과목의 강의는 영어로 진행되며 과정 완료 시 수료증 및 영문 성적표를 발급한다. 접수 방법은 웹사이트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웹사이트: Summer.snu.ac.kr       한국 라면 자판기 '오토셰프' 미국 진출   한국 라면 자판기 제조회사인 '오토셰프(Auto Chef, 대표 신흥식)'는 지난 17일 미 전역 3000여 곳의 쇼핑 상가와 학교에 자판기를 설치 및 운영하는 '크리스탈 스타 이노베이션 그룹'과 3년에 걸쳐 3만 대, 약 1억 달러 상당의 자판기 및 자판기용 라면을 공급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또 오토셰프는 미국법인(대표 라이언 김)을 설립, 북미와 남미 전역에 대해 자판기 사업을 현지화하는 작업도 착수했다.     ▶문의: (562)946-7777   ▶주소: 12629 Hiddencreek Way, Cerritos         로랜드 창고 정리 세일   '명품 하나가 생활을 바꿉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유명한 '로랜드(ROLAND)'에서 창고 정리 대세일에 들어간다. 로랜드는 새해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1월 17일부터 1월 31일까지 단 2주 동안 풀러턴과 토런스 매장에서 창고 정리 세일을 펼친다고 밝혔다. 풀러턴 로랜드 매장은 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런스 HQ/쇼룸은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영업한다. 더 자세한 내용 및 문의는 전화로 할 수 있다.     ▶문의: (714)739-8888(풀러턴), (323)731-1111(토런스)       정관장 신년 설 프로모션   '정관장'에서 2025년 설맞이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정관장은 오는 2월 2일까지 홍삼정 240g 한 병 구입 시 에브리타임 10포, 홍삼정 240g 2병 구입 시 홍삼정 120g 1병, 에브리타임 & 리미티드 두 박스 구입 시 에브리타임 10포, 300달러 이상 구입 시 활기력 1병 또는 석류 홍삼 30포를 무료로 증정한다. 홍이장군 1단계와 2단계는 2+1의 혜택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정관장 멤버스 가입자 대상 한정 수량으로 진행되며 제품 소진 시 조기종료 또는 변경될 수 있다.     ▶웹사이트: Jungkwanjang.us       쿠쿠 '설프라이즈' 특가   '쿠쿠'에서 2025년 새해맞이 '설프라이즈' 특가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쿠쿠는 1개 이상 구매/렌탈 시 20%를 할인해 주고 550달러 상당의 최고급 IH 밥솥을 증정한다고 밝혔다. 설프라이즈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오는 1월 29일까지 주문하고 1월 내 설치를 마쳐야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쿠쿠 렌탈 고객센터 또는 가까운 판매처 및 홈페이지를 방문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888)700-0425   ▶웹사이트: Cuckoorental.com       관절 통증 잡는 '알스로-7' 할인전   무려 800만 병 이상 판매되며 그 효과를 입증한 뉴트리비타(NUTRIVITA)의 관절 지원 보충제 '알스로-7(Arthro-7)'의 특별 세일이 찾아왔다. 콜라겐, 비타민C, MSM, CMO, 브로멜라인, 리파제, 강황 등이 함유된 알스로-7은 연골과 관절에 영양을 공급하여 전반적인 관절 건강 및 관절 움직임을 적극 지원한다. 하루 2알, 2회 복용하는 알스로-7은 LA 웨스턴가에 위치한 선삼(SUN GINSENG)에서 구입이 가능하며, 현재 정가 30달러의 알스로-7을 5병 구입 시 1병 무료로 증정하는 특별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문의: (323)731-6600, (213)382-1237     ▶주소: 722 S. Western Ave, Los Angeles 알뜰정보

2025-01-22

130만 달러 받았었는데…20만 달러에 다시 한국 올까, KBO 판도 뒤흔들 '亞쿼터' 결국 호주까지 포함됐다

원소속구단에 지불하는 이적료(세금 제외)를 합쳐 최대 20만달러(월 최대 2만 달러)로 제한된다. 재계약시 해당 선수의 연봉은 매년 10만 달러씩 상향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단은 기존 외국인선수 3명을 포함해 아시아쿼터 제도 선수까지 총 4명을 보유할 수 있고, 이 선수들은 모두 한 경기에 출장 가능하다. 선수 교체는 연 1회에 한해 가능하며 본 제도 도입에 따라 KBO리그 엔트리도 현행 28명 등록, 26명 출장에서 29명 등록, 27명 출장으로 증원된다. 단 본 제도는 시행 준비의 시간을 갖고 2026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리그 외연을 넓히고, 선수난을 해소할 수 있는 아시아쿼터제는 인구 감소에 따른 시대적 흐름으로 도입이 예정된 수순이었다. 다만 몇 가지 쟁점이 있었는데 그 중 가장 큰 것이 호주 선수 포함 여부였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한국을 꺾은 호주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 랭킹 10위(한국 6위)로 지금까지 배출한 메이저리그 선수가 58명이나 된다. 한국(27명)보다 두 배 더 많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내야수 트래비스 바자나도 호주 출신으로 최상위급 선수들이 많고, 전 세계 유망주들이 겨울마다 찾는 호주프로야구 수준도 경쟁력이 있다.  사실상 외국인선수로 볼 만한 기량의 호주 선수들이 아시아쿼터로 오면 본래 취지에 어긋나는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실제 지금까지 셰인 베넷(2001년 두산), 크리스 옥스프링(2007~2008년 LG, 2013~2014년 롯데, 2015년 KT), 브래드 토마스(2008~2008년 한화), 애드리안 번사이드(2010년 넥센), 트래비스 블랙클리(2011년 KIA), 워윅 서폴드(2019~2020년 한화) 등 6명의 호주 출신 외국인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호주를 제외하면 사실상 일본, 대만으로 선택지가 좁혀지는 상황이라 결국 호주가 포함했다. 대신 비아시아 국적을 가진 이중국적 선수 영입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이전 시즌 또는 해당 연도 아시아 리그 소속이었던 선수로 기준을 제한했다. 최근까지 미국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에서 뛰지 않았던 호주 선수들이 아시아쿼터 대상이 된 것이다.  현재 호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한국 팀들의 표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젊고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우선 순위가 되겠지만 한국 경험이 있는 서폴드도 영입 후보에 오를 만하다. 현재 호주리그 퍼스 히트에 몸담고 있는 서폴드는 아시아쿼터 대상에 포함된다.  서폴드는 2016~2018년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3시즌을 보낸 뒤 2019년 한국에 왔다. 당시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를 꽉 채워 왔고, 첫 해 31경기(192⅓이닝) 12승11패 평균자책점 3.51 탈삼진 135개로 에이스 역할을 했다. 130만 달러에 한화와 재계약한 서폴드는 2020년 28경기(165이닝) 10승13패 평균자책점 4.91 탈삼진 97개로 성적이 떨어졌다. 2년 연속 재계약은 실패했지만 한화 역사상 유일하게 2년 연속 10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로 확실한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줬다.  이후 서폴드는 미국에 가지 않고 고국 호주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2021~2022시즌을 제외하고 올해까지 4시즌을 호주리그에서 던지고 있다. 지난 시즌 선발 10경기(49⅓이닝) 2승3패 평균자책점 4.74 탈삼진 43개에 그쳤지만 올해 불펜으로 보직을 바꿔 14경기(19⅓이닝) 2승2홀드 평균자책점 2.79 탈삼진 24개로 호투 중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WBSC 프리미어12에도 호주 대표팀으로 참가한 서폴드는 B조 조별리그 도미니카공화국전 선발로 나서 3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노히터 호투로 5-0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한국전에도 4회 구원으로 나와 2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1990년생으로 35세인 서폴드는 전성기가 지났지만 불펜이나 스윙맨으로 충분히 쓰임새가 있다. 물론 서폴드의 마음도 중요하다. 5년 전 130만 달러 고액 연봉을 받았는데 20만 달러에 만족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다만 호주리그는 시즌이 두 달 반으로 짧고, 상업성이 떨어져 선수들의 급여가 낮다. 호주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호주 달러 기준 7만3648달러(약 6634만원)로 최고 8만8230달러(약 7947만원). 이에 비해 미국 달러 기준 20만 달러(약 2억8686만원)는 3배 이상 금액으로 충분히 금전적인 메리트가 있다. /[email protected] 이상학([email protected])

2025-01-22

대미 투자 늘린 한국 기업들, 작년 로비 금액도 역대 최고 수준

한국 기업들, 작년 로비 금액도 역대 최고 수준 삼성 100억원·SK 80억원·한화 56억원·현대차 47억원 순 반도체법·IRA·수출통제·한미관계·조선 등 다양한 현안 대응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한국 기업들의 대미 로비 금액이 작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정책에 맞춰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새 행정부 출범에 대비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할 일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 접수된 기업별 로비 신고 내용을 보면 삼성그룹은 2024년 총 698만달러(100억3천여만원)를 로비에 지출했다. 이는 삼성전자, 삼성반도체, 삼성SDI, 이매진 4개 기업을 합산한 금액이다. 로비 신고 내용을 집계하는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로비액은 2021년 372만달러, 2022년 579만달러, 2023년 630만달러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4년이 역대 최대 금액이다. 삼성이 상원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삼성의 로비는 지식재산권, 한미관계, 국방수권법, 외국기업의 대미 투자, 반도체법, 통신 정책, 공급망, 양자·다자 무역 정책, 사이버 보안, 인공지능(AI) 정책, 세제, 이민, 디지털 격차 등 광범위한 의제를 아울렀다. SK그룹은 2024년 559만달러(80억3천여만원)를 써 주요 대기업 집단 중 2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SK그룹이 로비 자금을 가장 많이 쓴 해는 작년이 아니라 612만달러를 쓴 2021년이었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을 벌이면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SK이노베이션 제품 수입 금지를 막기 위해 미국 행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사활을 걸고 로비할 때였다. SK그룹의 작년 로비 활동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통제와 공급망 정책, 반도체 투자, 반도체법, AI, IRA, 전기차, 청정에너지, 제약 등이었다. 현안이 많은 만큼 로비 대상도 연방 상·하원, 상무부, 산업안보국(BIS), 국제무역청(ITA), 국가안보회의(NSC), 국가경제위원회(NEC), 국방부, 국무부, 에너지부, 교통부, 미국무역대표부(USTR), 재무부 등으로 다양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4년 328만달러(47억1천여만원)를 썼다. 이는 현대차와 자회사인 기아차, 현대제철, 슈퍼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비를 합친 금액이다. 현대차그룹의 로비액은 2021년 291만달러, 2022년 336만달러, 2023년 323만달러로 최근 몇 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로비 현안은 수소와 연료전지 정책 및 인프라, 전기차 인프라와 세제 혜택 정책, IRA의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환경보호청(EPA)의 배출가스 규제, 커넥티드 차량 등이다. 한화그룹은 2024년 총 391만달러(56억2천여만원)를 로비에 썼다고 신고했다. 한화그룹의 대미 로비액이 현대차그룹을 제친 것은 2024년이 처음이다. 한화그룹이 미국 사업을 확장하면서 로비액이 2021년 64만달러, 2022년 90만달러, 2023년 158만달러로 빠르게 늘었다. 한화그룹이 상원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한화그룹은 태양광 패널 관세와 관련해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했다. 미국에 태양광 공장을 운영하는 한화는 작년 미국 정부에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하는 태양광 제품에 관세를 부과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한화는 IRA, 조선, 국방 예산에도 로비를 집중했다. 한화는 작년 미국 조선업체 필리조선소를 인수했으며 미국 방산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LG그룹은 LG전자가 2024년에 역대 최대인 90만달러(12억9천여만원)를 로비에 썼지만, 다른 그룹에 비해 금액이 적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에 24만달러(3억4천여만원)를 로비에 지출했는데 SK이노베이션과 분쟁을 벌이던 2021년에 신고한 120만달러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 │(단위:달러) │삼성그룹 │SK그룹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 ├───────┼───────┼───────┼──────┼──────┤ │2021년 │3,720,000 │6,120,000 │2,910,000 │640,000 │ ├───────┼───────┼───────┼──────┼──────┤ │2022년 │5,790,000 │5,280,000 │3,360,000 │900,000 │ ├───────┼───────┼───────┼──────┼──────┤ │2023년 │6,300,000 │4,330,000 │3,230,000 │1,580,000 │ ├───────┼───────┼───────┼──────┼──────┤ │2024년 │6,980,000 │5,590,000 │3,280,000 │3,910,000 │ └───────┴───────┴───────┴──────┴──────┘ (출처: 미국 상원 로비 데이터베이스, 오픈시크릿) [email protected] (끝) 김동현

2025-01-22

"마이너리거 191명 생계 지원까지…오래 기억될 추신수" 미국서 더 인정받는다, 텍사스 공로상→명예의 전당 후보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인정받는 듯하다.  추신수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팬 페스트에서 ‘마크 홀츠 공로상’을 수상했다. 텍사스 구단이 팀에 기여한 전직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2014~2020년 7년간 뛴 추신수가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 전날(18일) 지역지 ‘댈러스모닝뉴스’는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추신수가 마크 홀츠 공로상을 받는다. 2020년 코로나19 시즌 때 무관중으로 텅 빈 구장에서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끝났을 때 추신수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기회가 없었다. 더 중요한 것은 팬들이 그에게 똑같은 말을 할 기회를 얻게 됐다는 점이다’며 5년 만에 성사된 추신수와 텍사스 팬들의 만남에 의미를 뒀다.  기사를 작성한 에반 그랜트 기자는 ‘추신수는 2014년 시즌 전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 FA 계약을 했다. 첫 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에 고민하던 그는 아내와 대화를 통해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텍사스에서 OPS .806을 기록했고, 그의 커리어에서 유일한 올스타전 출전과 52경기 연속 출루라는 구단 기록을 세웠다. 그는 텍사스에서 아주 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랜트 기자는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꽤 괜찮은 성적이었다. 16년간 빅리그에서 활약한 그의 커리어는 한국 출신 선수 중 가장 뛰어났다. SSG 랜더스에서 4년을 더 보낸 뒤 모든 커리어를 마쳤을 때 그는 2000개 이상 안타(2067개), 300개 가까운 홈런(272개)을 기록했다’며 ‘뜻깊은 커리어로 필드에서 이룬 성과도 중요하지만 그가 필드 밖에서 한 일들이 더 오래 지속될 유산이다’고 강조했다.  그랜트 기자가 언급한 유산은 2020년 코로나19 때 있었던 일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리그 시즌이 취소되면서 많은 마이너 선수들의 수입이 끊겨 생계를 걱정할 때 추신수가 나섰다. 그랜트 기자는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캠프에 참가했던 유망주 엘리 화이트가 마이너리그 셧다운 기간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자리를 구해야 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선 그가 훈련에만 집중하며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왔다. 마이너리그 선수 191명에게 1000달러씩 지원했다’며 총 19만1000달러를 사비를 의미 있게 쓴 추신수의 선행을 떠올렸다.  나아가 그랜트 기자는 ‘추신수는 한국에 가서도 연봉의 절반 이상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2024년 새로운 샐러리캡이 시행되면서 추신수는 약 40만 달러의 연봉 삭감(17억원→3000만원)에도 동의했다. 그는 구단주에게 자신의 연봉을 팀 동료들에게 나눠주라고 요청한 뒤 무료로 뛰었다’며 ‘추신수는 18세 때 미국에 오면서 130만 달러의 계약금 중 5만 달러를 빼고 모든 금액을 부모님께 드린 다음 마이너 가장 낮은 레벨에서부터 하루 20달러의 식사비로 생활했다. 마이너에서 첫 3년간 거의 매일 잠들기 전에 울었다. 그때를 잊지 않은 그는 커리어 후반부에 자신이 받은 걸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난 한국에서 돈을 벌려고 한 것이 아니다.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수하고 싶었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정신력이다. 재능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신력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난 모두에게 ‘누구나 24시간이 있다.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을 할 순 있어도 나 자신을 속일 순 없다. 많은 시간을 야구에 썼으면 왜 긴장해야 하나.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결과는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썼는지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그걸 봤으면 좋겠다. 선수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대화를 하거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텍사스에서 여전히 좋은 선수로 기억되는 추신수는 내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후보에도 도전한다.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 이상 뛴 선수가 은퇴한 지 5년이 지나면 명예의 전당 후보 대상이 된다. 2020년이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시즌인 추신수는 내년이면 5년을 지나 후보 대상 요건을 충족한다. 다만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이 조건을 충족한 선수 중 정식 후보들을 추리는 과정이 있다. 1994~2010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한국인 1호’ 박찬호는 2016년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될 자격을 갖췄지만 32명의 정식 후보 명단에는 들지 못했다.  하지만 추신수의 경우 후보 자격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22일 2025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스즈키 이치로, CC 사바시아, 빌리 와그너가 확정된 가운데 미국 ‘USA투데이’는 내년에 새롭게 후보에 오를 선수 중 한 명으로 추신수를 꼽았다. WAR 순서로 콜 해멀스(59), 라이언 브론(47.1), 에드윈 엔카나시온(35.5), 하위 켄드릭(35)에 이어 추신수(34.6)가 5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추신수에 대한 설명으로는 통산 출루율(.377)과 함께 2018년 올스타 경력이 들어갔다.  또 다른 매체인 ‘CBS스포츠’에서도 내년에 첫 자격이 될 명예의 전당 후보로 해멀스, 브론, 알렉스 고든에 이어 추신수를 4번째로 언급하면서 ‘2018년 올스타인 추신수는 MVP 투표에서 두 번이나 15위 안에 들었다. 16시즌 통산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에 타율 .275 출루율 .377 장타율 .477(122 OPS+)를 기록했다. 우익수로서 JAWS(명예의 전당 지표) 72위에 올라있는 추신수는 폴 오닐(68위), 숀 그린(69위), 브라이언 조던(74위) 같은 선수들과 어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이상학([email protected])

2025-01-22

"트럼프 스타일 맞추자"…차∙조선∙식품 'made in USA' 준비 [트럼프노믹스 해법은③]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한국 자동차·조선 기업들도 현지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의무화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는 물론 관세 부과까지 예고하면서다. 당장 비상이 걸린 완성차 업계는 물론 미국에서 성장 기회를 엿보고 있던 조선·식품 업체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트럼프 스타일’ 맞추자...답은 현지 생산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중국에도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고, 내년에 재협상하기로 돼 있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도 올해 조기에 재검토하기 위해 관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관세를 높여 재정 적자를 해소할 뿐 아니라, 미국 내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년 동안 미국 현지 투자를 집중적으로 늘렸던 만큼 현지 생산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연말 시험 가동에 들어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기반으로 현지 생산을 늘릴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간 최대 생산 5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면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미국 내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현대제철도 관세 대응 차원에서 미국 현지에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현지에서 차량용 강판을 생산해 현대차·기아 현지 공장에 공급함으로써 관세 리스크 등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조선업계는 일찌감치 현지 투자를 진행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를 미 해군 함정 건조 사업의 중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동부 연안 해군 기지 3곳과도 인접해있다. 함정 정비 유지·정비·보수(MRO)사업 뿐 아니라 신규 군함 건조까지도 염두에 둔 통 큰 투자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필리 조선소에 추가 투자를 통해 한국 조선소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을만큼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체들의 행보도 분주하다. 미국은 K푸드 열풍의 핵심 시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농식품 수출액은 99억8000만 달러(약 14조5658억원)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 1위 국가는 미국(15억9000만 달러)으로, 전체 농식품 수출액의 15.9%를 차지한다. 전년보다 21.2% 증가했다. 드라마‧영화 등 K콘텐트와 현지 스포츠 이벤트와 연계한 체험 행사 등으로 K푸드 인지도가 높아진 덕이다. 식품업체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타격을 피하기 위해 현지 시설 투자 확대에 나섰다. 미국 내에서 생산해 제품을 팔면 관세는 물론 물류비 절감 효과도 있다. 현지 시설투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세제 혜택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상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K푸드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내수 침체가 나아질 기미가 없는 데다 이미 성장 한계에 이른 만큼 미국 등 해외 시장 개척은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트럼프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미국 사우스다코다 주에 7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2027년 완공 예정인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은 축구장 80개 크기인 57만5000㎡ 규모로, 북미 최대 규모 아시안 식품 제조 시설이다. 이달 초 SPC그룹도 2300억원을 투입해 미국에 첫 제빵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텍사스주 15만㎡ 규모이며 현재 주정부와 세제 혜택 등 투자 계획을 조율하고 있다. SPC는 미국에만 파리바게뜨 매장 1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CJ푸드빌도 미국 조지아주 9만㎡에 700억원을 투자해 빵 공장을 짓고 있다. 완공 후 연간 1억개 이상의 제빵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농심은 지난해 10월 캘리포니아에 제2공장을 완공, 가동을 시작했고 오뚜기‧대상도 각각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에 시설 확충에 나섰다. 박영우.최현주([email protected])

2025-01-22

"트럼프 2기 핵심은 행정명령쇼∙초갑부 내각…반발도 클 것" [Outlook 지한파 美의원]

미국 연방 하원의원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몰아친 ‘트럼프 스톰’의 충격파가 크다. 미국 의회의 대표적인 ‘지한파’ 아미 베라 연방 하원의원(민주당ㆍ캘리포니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범식을 바라보며 든 느낌을 풀고 트럼프 2.0이 그려나갈 미래를 조망해 본다. 중앙일보가 21일(현지시간) 베라 의원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를 재구성했다. 베라 의원은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동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을 맡았고 지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을 지내는 등 한반도 이슈에 정통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일을 꼽으라면 고민할 필요 없이 한 장면이 떠오른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 갑부 1ㆍ2ㆍ3위가 연단 상석에 나란히 앉은 모습이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만인에게 개방된 축제 중 축제다. 수십 년 취임식을 봐온 내게도 새 대통령이 최상위 억만장자들에 둘러싸인 모습을 현장에서 보는 건 초현실적인 경험이었다. ‘이들은 뭘 하려는 걸까’ ‘트럼프 대통령은 뭘 할 건가’ 취임식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생각들이다. ‘초갑부’ 2기 내각…1기와 가장 큰 차이 트럼프 집권 2기는 분명히 과거 1기와 많은 게 달라졌다. 가장 큰 차이점은 초갑부(ultra rich)와 억만장자로 채운 내각이다. 정부효율부를 이끌 머스크 외에도 월가 출신으로 7억 달러(약 1조 원)의 자산을 가진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 재산이 10억 달러(약 1조4300억 원)가 넘는다는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 지명자 등 억만장자가 수두룩하다. 8년 전 트럼프 1기가 막 출발했을 때는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처럼 전문성을 우선 고려한 전형적 인선이 꽤 많았다. 하지만 지금 그 자리를 대신한 피트 헤그세스는 이전 국방장관들과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다. 억만장자 내각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똑똑히 지켜봐야 한다. 불합리한 행정명령엔 저항 뒤따를 것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특유의 쇼맨십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대형 실내 경기장(캐피탈 원 아레나)에서 지지자 수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십 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겨 또 한번 ‘행정명령 사인쇼’를 했다. 이제 이런 일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4년 내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이 이럴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을 도울 일은 돕겠지만 불합리한 행정명령에는 저항과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취임하자마자 무더기로 쏟아내는 행정명령 중에선 반헌법적인 것들도 있어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다. 트럼프 2.0 시대를 규정하는 또 하나의 콘셉트는 더욱 강화된 ‘아메리카 퍼스트’다. 미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세계 분쟁 지역에서 속속 철수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 반환론’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속을 꿰뚫어 볼 수는 없지만 자유로운 항행의 보장, 그리고 파나마 운하를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 저지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파나마 운하 반환 목적이 아니라 ‘협상의 시작’일 수 있다는 뜻이다. 김정은과 대화 원할 것…김 반응이 관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얘기하다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한 것은 많은 한국인들을 놀라게 했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통령의 속내를 전혀 모르겠다. 이런 예측 불가능성의 효과 극대화를 원하는 게 트럼프 스타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전략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최고조로 치닫게 해놓고도 3차례 북ㆍ미정상회담에 나섰던 집권 1기를 돌아보면 그가 다시 한번 김정은과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문제는 김정은 반응이다. 김정은은 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한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만남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트럼프에게는 어떨까. 관심이 있을까. 좀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미동맹 항상 강해…앞으로도 그래야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으로서 최근 계엄ㆍ탄핵 정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미국의 1ㆍ6 의사당 난입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ㆍ오스트리아 등 유럽 곳곳에서 극우 정당 약진이 두드러진다. ‘스트롱맨’의 전성시대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민주주의가 굳건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민주주의 절차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대목에서 정치인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 정치인의 기본 덕목은 대화와 타협이다. 당 리더만 따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생각하고 이를 따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타협과 조율 능력이다.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야당인 민주당이야 당연하겠지만, 여당인 공화당도 트럼프 대통령이 틀리면 “노”(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ㆍ미 동맹은 항상 강하다는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는 늘 서로 의지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하자 민주ㆍ공화 양당에서 초당적으로 반발했다. 트럼프 2기에서도 강력한 한ㆍ미 동맹을 위한 양당의 초당적 의지를 거듭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형구.박소영([email protected])

2025-01-22

트럼프 "AI에 718조 투자"…미∙중 패권 3차대전, 韓엔 호재

미국 내 인공지능(AI) 인프라 건설에 5000억 달러(약 718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1기 때 중국 화웨이 제재로 시작한 1막,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수출 통제로 이어간 2막에 이어 이번에는 경제안보의 핵심으로 떠오른 AI 기술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세대 AI를 구동하기 위한 물리적·가상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등 3개 회사가 ‘스타게이트(Stargate)’란 합작사를 설립해 미국 각지에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회견장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배석했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보면 3사가 스타게이트를 설립하고 초기 자금으로 즉시 1000억 달러(약 144조원)를 투입한다. 미국 남부 텍사스를 시작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4년 동안 AI 인프라 투자에 5000억 달러까지 투자할 방침이다. AI 모델을 훈련·구동시키려면 대규모 데이터를 연산하고 추론할 수 있는 AI 가속기가 필요한데, 이런 첨단 반도체를 보유한 데이터센터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은 필수 인프라다. 오픈AI에 따르면 스타게이트에서 소프트뱅크그룹은 재정적 책임과 더불어 회장직을 맡고, 오픈AI는 운영 책임을 맡는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 AI 펀드인 MGX와 오라클도 자금을 대고,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과 MS, 엔비디아는 기술 파트너로 참여한다. 미국의 기술, 일본·중동의 자본이 결합해 AI 산업의 핵심 기반 시설을 설계하고 구축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것(AI 기술과 인프라)을 미국에 두고 싶다”며 “여느 때 같았으면 중국이나 다른 나라로, 특히 중국으로 갔을 돈”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당선인 신분 때 미국에 10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힌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이날도 회견장에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등장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손정의는 트럼프의 ‘절대반지’에 키스를 하러 온 일본의 기술 거물(tech titan)”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 직후 대규모 투자 카드를 공개한 건 턱밑까지 쫓아온 중국의 AI 기술 굴기를 미국이 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은 미국의 한층 강화된 견제에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 AI 패권전쟁, 한국 반도체엔 호재…기술경쟁력 확보는 과제 이참에 AI 모델, 첨단 반도체, 반도체 제조장비 등을 국산화해 미국의 기술 통제에서 아예 벗어나겠단 전략이다. 또 미국은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지만, 중국은 정부가 주도해 AI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이후 지난해까지 정부 투자 435억 위안(약 8조2000억원)을 포함해 총 2000억 위안(37조7000억원)을 투입해 전국 8곳에 국가컴퓨팅허브를 구축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직전인 지난 17일 600억 위안(약 11조8300억원) 규모의 AI 투자 기금을 출범했다. SCMP는 “해당 기금은 미국이 첨단 반도체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더 많은 중국 기업을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린 지 며칠 만에 조성됐다”며 “중국의 AI 역량을 향상하려는 베이징의 결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술력도 상당히 올라왔다. 지난해 8월 미국 경제·혁신 정책 싱크탱크인 정보혁신재단(ITIF)은 “중국의 AI에 대한 추진력과 전략적 투자를 보면 미국을 따라잡거나 능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AI 기술을 두고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국내 유관 산업에 기회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AI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 산업에는 큰 장이 선 것이라 호재”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용 대규모 전력망과 배선 기술 기업 등에도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 다만 AI 인프라 수준은 열악하다. 정부가 올해부터 민관 합작투자로 2조원을 투자해 2027년까지 ‘국가인공지능(AI)컴퓨팅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정도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변방으로 밀려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스타게이트의 재정·기술 파트너 목록에 한국 기업은 없다”며 “미국은 기술, 일본은 자금으로 밀고 나가는데 한국은 어디에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에도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는 특히 “중국은 (미국을) 악용하는 국가(abuser)이지만, 유럽은 우리에게 매우 나쁘다(very very bad)”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미국의 자동차와 농산물을 전혀 가져가지 않기 때문에 미국은 유럽연합(EU)에 3500억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다”며 “공정성을 되찾기 위해선 관세 부과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예고했던 보편관세에 대해선 4월 1일까지 미국의 무역 적자 상황과 환율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한국은 2023년 기준 미국의 8대 무역 적자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머니머신(money machine)으로 칭하며 바이든 정부와 맺은 방위비를 9배로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이어 유럽에도 관세 압박을 시작하면서 ‘약점’을 가진 한국에도 시한폭탄이 켜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우림.강태화([email protected])

2025-01-22

서울대 국제하계강좌, 글로벌 인재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여름방학

대학원생은 물론 대학 합격 예비생 등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 교수진을 비롯하여 세계 유수 대학의 석학들이 강의를 맡아 최고 수준의 교육을 제공한다”며, “서울대 재학생들과 함께 전세계에서 모인 글로벌 인재들과의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특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미국 학생 비율이 약 30~35%에 달하며, 주로 경영, 인문, 사회, 과학 분야 강의의 인기가 높다고 덧붙였다.   이번 2025년 ISP에서는 인문, 사회, 경영, 경제, 공학, 한국학 및 동아시아학 등 40여 개 과목이 개설될 예정이다. 학생들은 최소 1과목(2~3학점)에서 최대 3과목(9학점)까지 수강할 수 있으며, 강의 수료 후에는 수료증과 영문 성적표가 발급된다.   학문적 성취뿐 아니라 K-팝 댄스, 전통문화 체험, 서울 주요 명소 탐방 등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올해는 달러기준으로 환율이 작년에 비해 유리하게 적용되어 수강료가 크게 인하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2학점 기준 수강료는 기존 1,080딜러에서 830달러 수준으로, 9학점 수강료는 기존 3,013달러에서 2,290달러 수준으로 약 25% 절약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4월 6일까지 조기 등록하거나, 한국학/동아시아학 전공자, 재등록자, 서울대 동문 자녀 및 형제자매 동반 등록자는 수강료의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 외 교환학생 협정 대학의 학생은 수강료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수강 신청 및 자세한 정보는 서울대 ISP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웹사이트: https://summer.snu.ac.kr   디지털본부 뉴스랩 박경은국제하계강좌 여름방학 서울대학교 국제하계강좌 서울대 재학생들 서울대 교수진

2025-01-22

[사설] 미국 700조원대 AI 투자 야심…한국, 기회 놓쳐선 안 돼

한국은 리더십 부재 상황…전력망법은 국회 표류 중 미국이 인공지능(AI) 주도권을 틀어쥐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병풍처럼 세워놓고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 3개사가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설립해 미국에 AI용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데 앞으로 4년간 최대 5000억 달러(약 718조원)를 투자하는 내용이다. 오픈AI의 최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엔비디아, ARM 등도 파트너사로 참여한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라며 향후 1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올트먼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없었으면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AI에 가장 필요한 전력 확보를 위해 에너지 공급을 늘리고 국가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통합하겠다는 거다. 그는 “결단력 있는 신속한 조처가 없으면 차세대 기술을 위한 에너지 상황이 극적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AI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중시한 전임 대통령의 AI 행정명령은 폐기했다. 규제보다 기술 혁신을 선택한 것이다. 우리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9월 정부는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욕적인 비전을 내세우며 민관 원팀의 국가 총력전을 선포했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AI위원회도 시작했다. 하지만 위원회를 진두지휘하겠다던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및 탄핵 사태로 구속됐다. 정부가 어제 2조원 규모의 민관 합작 투자로 AI컴퓨팅 센터를 구축한다고 발표는 했다. 대학·연구소와 중소기업·스타트업 등의 AI 연구와 관련 서비스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날 발표된 미국의 대규모 민간 투자에 비교하면 AI 3대 강국의 꿈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AI의 기초가 되는 전력 문제도 걱정이다. 정부는 야당 눈치를 보며 신규 원전 건설을 4기에서 3기로 줄이기로 했다. 송전망 사업이 늦어져 동해안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가져오지도 못한다. 송전망 건설을 지원하는 국가기간전력망법은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AI 기본법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지만 규제와 진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 유럽처럼 규제 쪽에 방점이 찍히지 않도록 AI 선진국인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을 참고해야 한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AI 산업을 일으키고 새 일자리를 만드는 방향으로 시행령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2025-01-22

[이상렬의 시시각각] 트럼프 2기, 정신승리만으론 안 된다

한국이 민주당 정부와 손잡고, 그것도 서둘러 협상을 마쳤다는 자체가 트럼프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았을까. 게다가 트럼프 정부가 그 협정을 지킨다는 보장도 없는데. 따져보면 미국 대선 전에 협상하지 않는 것이 나았다.” 방위비 조기 타결, 과연 득이 될까 중국, 트럼프 1기보다 경쟁력 세져 세계시장서 한·중 격돌 거세질 듯 실제로 트럼프는 그로부터 10여 일 뒤 한국을 ‘머니 머신(현금 지급기)’이라 부르며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연간 100억 달러(약 14조3450억원)를 낼 거라고 주장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A씨 지적엔 수긍할 점이 있다. 우리 정부는 미 대선 판세 파악도 하지 못했지만 게임에 대한 이해도 빈약했던 것이다. 트럼프 2기가 출범했다. 돌아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질서를 뒤집어놓을 거라는 ‘트럼프 포비아’가 대세지만, 트럼프 2기가 한국 경제에 기회가 될 거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트럼프 1기 때는 그랬다. 미국의 대중 제재로 반사이익을 봤다. 한창 성장하던 중국 IT업계는 미국 제재에 기세가 꺾였다. 덕분에 우리 반도체와 전기차는 시간을 벌었다. 반면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별로 훼손되지 않았고, 양국 협력이 강화되면서 쪼그라드는 대중 수출의 빈자리를 미국 시장이 대체했다. 이번에도 트럼프가 콕 집어 손을 벌린 조선업, 미국 내 산업 기반이 와해된 원자력 등 협력할 분야가 적지 않다. 미국의 동맹 중 한국만 한 제조업 기반을 갖춘 곳도 없다. 그러나 과잉 기대는 금물이다. 트럼프 1기와 상황이 확연히 달라졌다. 트럼프의 관세폭탄이 촉발할 미·중 관세 전쟁의 불똥은 우리 기업으로 튀게 돼 있다. 한국의 대중 수출 약 80%가 중간재다. 한국은행은 트럼프의 공언대로 중국에 관세 60%(다른 나라엔 10%)가 부과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이 6%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관세 전쟁도 문제지만, 진짜 위기 요소는 한·중 기업 간 격돌이라고 본다. 중국은 트럼프 1기 때의 중국이 아니다. 첨단산업 육성과 시장 다변화, 그 어려운 두 가지를 해냈다. 전기차와 배터리는 세계 공급망을 장악하고 가성비와 기술력으로 세계를 휩쓸고 있다. 반도체 역시 미국의 첨단 칩·장비 수출 통제 속에서도 한국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미국 제재의 타깃이 됐던 SMIC는 세계 3위 파운드리 업체로 성장했다. 중국은 미국 외 시장도 적극 개척했다. 대미 수출 비중은 줄고(2000년 21%→2024년 10월 누계 15%), 아세안과의 무역 비중이 확 늘었다(2004년 9.2%→2023년 15.4%). 트럼프 1기로부터 8년이 중국엔 ‘잃어버린 8년’이 아니었던 것이다. 미국이 시장 장벽을 높이면 중국은 아세안과 중남미 시장 공략에 더 열을 올릴 것이다. 그럴수록 한국 기업과의 격전이 불가피해진다. 그러니 미국의 중국 견제가 한국 경제의 이익으로 직결되리란 기대는 환상에 그칠지 모른다. 탄핵 정국 속, 우리는 트럼프가 가져올 충격에 얼마나 준비돼 있는가. 준비 없이도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정신 승리는 독이 되기 마련이다. 이상렬([email protected])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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