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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멕시코·캐나다 관세 의지 재확인…"2월 1일부터 25%"

미국 대통령이 오는 2월 1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가 토요일(2월 1일)에 시작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1일 토요일에 한다"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두 국가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 밀매와 불법 입국 차단에 충분히 협력할 때까지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관세 부과 시작 시기를 2월 1일로 선언했다. 그간 두 국가는 트럼프 행정부와 이 문제를 논의했고,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두 국가가 신속히 행동하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관세를 실제 부과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세 부과 시한을 고작 이틀 남기고 관세 강행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이다. 그는 "난 캐나다에 25%, 멕시코에 별도로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들 국가와 매우 큰 (무역)적자를 보기 때문에 관세를 정말로 부과해야 한다. 이 관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유도 관세 대상이냐는 질문에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원유에 대한 결정을 아마 오늘 밤에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것은 원유 가격에 달려 있다. 그들(멕시코와 캐나다)이 원유 가격을 제대로 책정하고 우리를 제대로 대우한다면 말이다. 그들은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이 인용한 에너지정보청(EIA)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작년 10월 캐나다에서 하루 거의 460만 배럴을, 멕시코에서 56만3천 배럴을 수입했는데 그 기간에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일평균 1천350만 배럴에 육박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두 국가의 원유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필요한 원유를 전부 가지고 있다"며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도 펜타닐 단속에 협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월 1일부터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중국은 그것(펜타닐) 때문에 관세를 내게 될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그게 무엇이 될지 결정하겠지만 중국은 우리나라에 펜타닐을 보내 우리 국민을 죽이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김동현

2025-01-30

FBI국장 후보 "공권력 공격범 감형 동의안해"…트럼프에 엇박자?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명자는 30일(현지시간) "나는 법 집행 담당자에게 폭력을 휘두른 사람의 형을 감경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텔 지명자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상원 법사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극렬 지지자들의 2021년 의회 난입 사태(1·6 사태)와 관련, 1천500명 이상을 사면 또는 감형한 데 대해 입장을 질문받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패한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의사당 난입 폭력시위 참가자들에 대해 의사당 경찰에 대한 폭력 행사 여부 등 죄질의 경중과 관계없이 거의 전면적인 사면을 단행했는데, 파텔은 이를 전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었다. 이 같은 발언이 그의 '소신 표명'일지, 야당의 반대를 뚫고 인준 표결을 통과하기 위한 '전략적 엇박자'인지는 속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파텔 지명자는 FBI가 '정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모든 FBI 요원은 '정치적 응징'으로부터 보호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국장이 되면 재임하는 동안 FBI는 사실과 법률을 기반으로 수사할 것이라면서 '정적 리스트'는 갖고 있지 않으며, 퇴행적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총 10년)가 수년 남은 전임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을 사퇴로 내몰면서 발탁한 '충성파' 파텔 지명자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불신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딕 더빈 의원(민주·일리노이)은 파텔 지명자에 대해 FBI를 이끌 "경험도, 성품도, 판단력도 갖추지 못했다"면서 "우리나라는 자신의 정치적 불만에 잠식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임무의 엄중함을 이해하는 FBI국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도계 이민자 2세인 파텔은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테러 담당 선임 국장, 국가정보국(DNI) 수석 부국장,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트럼프 2기 다른 각료급 지명자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에 절대적인 '충성'을 보여왔고, 그 과정에 논쟁적인 발언을 적지 않게 했다. 파텔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민간에 있을 때인 2023년 12월 팟캐스트에 출연한 자리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승리한 2020년 대선을 '사기'로 규정하며, 트럼프 재집권 시 바이든의 승리를 도운 언론인 등을 추적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지명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더불어 트럼프 2기 요직에 발탁된 인사 중 가장 논쟁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여당인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 자리(53석 대 47석)를 점하고 있어 당내 반란표를 3표 이하로 최소화하며 인준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끝) 조준형

2025-01-30

美 여객기·헬기 충돌로 67명 전원 사망 판단…2001년 이래 최악(종합)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서 지난 29일 밤(현지시간)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기 충돌 사고로 두 항공기 탑승자 67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구조 당국이 30일 판단했다. 당국이 탑승자 수색과 사고 조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고 책임을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 돌리며 사고를 정치화했다. 워싱턴DC의 존 도널리 소방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 구조 작전에서 (시신 등의) 수습 작전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있다. 현시점에서 우리는 이번 사고의 생존자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8시53분께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근처에서 훈련하던 육군 헬기와 충돌해 두 항공기 모두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미국 중부 캔자스주에서 출발한 항공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64명이,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타고 있었다. 도널드 소장은 여객기에서 27구, 헬기에서 1구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여객기에는 1994년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챔피언 출신인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를 비롯한 전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코치 약 20명이 탑승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한국 정부의 재미(在美) 영사 업무 담당자에 따르면 그중에는 여자 피겨 유망주로 주목받아온 한국계 지나 한(Jinna Han) 선수도 포함됐다. 또 함께 탑승한 10대 남자 피겨 선수 스펜서 레인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됐다고 레인의 부친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미 CBS뉴스에 따르면 지나 한과 스펜서 레인 두 선수의 모친들도 사고기에 함께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워싱턴DC는 물론이며 인근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주의 경찰·소방 당국, 국방부, 육군, 해안경비대, 연방수사국(FBI),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등 관련 기관이 출동해 밤새 구조 활동을 했다. 현장은 춥고 강풍이 불었으며 강 곳곳에는 얼음이 있었다고 도널리 소장은 설명했다. 여객기는 동체가 3조각 난 채로 허리 깊이의 강물에 떨어졌으며, 주변에서는 헬기 잔해도 발견됐다. 사고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여객기와 헬기가 같은 고도에서 비행했던 이유에 우선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사고 당시를 촬영한 영상에는 착륙하려고 저고도로 비행하던 여객기를 향해 헬기가 다가가 충돌하면서 화염이 발생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공항 관제사가 헬기에 여객기와의 충돌을 주의하라고 무전으로 경고했으나 그 직후에 사고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헬기는 (여객기를 피하기 위해) 수백만 가지의 다른 기동을 할 수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냥 그대로 갔다"면서 "그들(헬기와 여객기)은 같은 고도에 있어서는 안 됐다"고 지적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군용 헬기가 정기 훈련을 하던 중 "비극적으로 실수가 있었다"면서 "어떤 종류의 고도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에서 항공 안전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채용할 때 능력보다 인종과 성별, 계층 등의 다양성을 중시한 탓에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항공청(FAA)의 다양성 추진에는 심각한 지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중점을 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직전 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중시 인사 정책으로 인해 능력이 부족한 항공관제 인력이 채용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항 관제사와 헬기 조종사도 탓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일부 사망자 가족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고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현장은 아니다. 왜냐면 당신이 나에게 현장이 뭔지 말해봐라. 물이냐?"라고 반문했다. '연방 공무원을 줄이면 관제사도 부족해질 수 있는데 연방 공무원 퇴직 유도 조치를 재고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고 조사를 담당하는 NTSB는 이날 브리핑에서 여객기 블랙박스를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블랙박스는 사고 당시 조종석에서 이뤄진 대화와 각종 비행 정보를 기록하기 때문에 여객기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NTSB는 30일 내로 조사 결과에 대해 예비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제니퍼 호멘디 NTSB 위원장은 "모든 조사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사람, 기계, 그리고 환경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건 공항은 백악관 및 연방의회에서 남쪽으로 약 3마일(약 4.8km) 거리에 불과하며 동쪽에 포토맥강을 끼고 있다. 착륙하려면 강을 따라 접근해야 하는 데다 주변에 정부·군사 시설이 밀집한 탓에 비행 통제구역이 많아 미국에서 가장 복잡한 항공로 중 하나로 꼽히며 평소에도 헬기 비행이 잦다. 뉴욕타임스(NYT)는 사고 당시 로널드 레이건 공항 관제탑의 근무 인력 상황이 "시간과 교통량에 비해 정상이 아니었다"고 평가한 연방항공청(FAA)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공항 주변 헬기들을 담당했던 관제사가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에 대한 지시 업무까지 하고 있었는데 이는 보통 관제사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 하는 업무라는 것이다. 의회에 제출한 가장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레이건 공항 관제탑에는 2023년 9월 기준으로 관제사 19명이 있었는데 FAA는 30명을 목표로 했으며 관제사 노동조합도 30명을 요구했다. AP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01년 11월 12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근 주택가로 추락해 260명 전원이 사망한 이래 인명 피해가 가장 큰 항공기 사고다. 사고 직후 폐쇄했던 레이건 공항은 이날 정오께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으나 여러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AP는 보도했다. [email protected] (끝) 김동현

2025-01-30

유럽, 中딥시크 바짝 경계…이탈리아는 사용 차단(종합)

국가 안보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 등 외신이 전했다. 피터 카일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장관은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딥시크의 규모와 영향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올바른 시스템을 거치도록 할 것"이라며 "영국에는 아주 성숙한 정보·보안 기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기술, 신제품이 세계 경제에 나타나는 건 흔한 일이고 영국민을 안심시키고 싶다"며 "다른 신기술에 대해서도 그렇듯, 우리 시스템이 이것을 살펴보고 애초에 안전한지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리티코는 영국 정부가 딥시크에 대해 정확히 어떤 성격의 조사를 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나 통신 관련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 산하 국가사이버보안센터가 기술적 위험 요인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진다고 전했다. 프랑스 국가정보자유위원회(CNIL)도 데이터 보호 측면에 관한 위험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딥시크 측에 시스템 작동 방식 등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독일 매체 차이트는 독일 당국이 딥시크 앱에 대한 규제 조치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는 딥시크에 아일랜드 사용자 관련 데이터 처리에 대한 정보 제공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서 유럽연합(EU) 개인정보 관련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일랜드 당국에 딥시크를 조사할 권한이 있는지 불분명하지만 미국 빅테크 기업의 유럽 본부가 있는 아일랜드의 DPC가 이들 기업의 EU 정보보호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끝) 서혜림

2025-01-30

[아프리카는] ⒀걸핏하면 쿠데타에 대부분이 독재자?

국가수반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에는 훌륭한 지도자들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백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을 끝장낸 넬슨 만델라(1918∼2013)는 아프리카뿐 아니라 세계적 지도자라 할 만하다. 또 1957년 아프리카에서 가장 먼저 독립한 가나의 초대 대통령 콰메 은쿠르마 등이 있다. 가나의 독립은 다른 아프리카 나라의 연쇄적 독립에 영향을 미쳤고 은쿠르마는 하나된 아프리카를 주창한 검은 대륙의 정신적 지도자였다. 물론 아프리카 독립영웅들에게도 어두운 그늘은 있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을 둘러싼 논란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프리카 독립영웅들이 건국을 주도함으로써 번영과 평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들은 도덕적 우월성과 정통성을 내세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국가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대다수 국민은 극심한 빈곤과 내전, 범죄, 질병 등으로 신음했다. 북한의 김일성을 롤모델로 삼은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1924∼2019)는 잔학한 독재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이는 독립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아프리카의 성장통으로 볼 수도 있다. 2024년 아프리카 20여개국에서 선거를 치른 가운데 보츠와나는 58년 만의 정권교체라는 이변을 기록했다. 세네갈, 모리셔스 등도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뤘다. 미국에서 의회 폭동 등 민주주의 파괴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2기 정부까지 출범한 마당에 더 이상 서구가 아프리카에 민주주의에 관한 훈시를 할 처지가 아니다. [email protected] (끝) 김성진

2025-01-30

'H공대 출신' 하석진, '데블스플랜' 우승 부족했나...'다큐ON' 과학 프레젠터 변신 [공식]

국가 안보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열쇠다.  이에 정부는 인공지능, 첨단 바이오, 양자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하고 집중 투자와 지원을 약속했다. 우리 과학계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 위해 세계를 향해 달려갈 수 있을까.  # 인공지능 - 세계 G3를 향한 도전과 과제 2020년 세계를 놀라게 한 생성형 AI. 세계는 차세대 월드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컴퓨터, 휴대폰 안에 있던 인공지능은 일생 생활 속으로, 산업 현장으로 나와 구체적인 모습으로 파고들고 있다. 더욱이 인공지능이 확산되면서 데이터센터가 주목받고, AI 반도체가 미국 중국 등 강대국들의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유명 플랫폼 회사의 공간 인공지능, 미국의 유명 AI 반도체 기업에 도전장을 내고 다른 방식의 AI 반도체 개발에 성공한 스타트업을 통해 우리의 연구 상황을 점검한다.  # 첨단 바이오 – 신약개발에서 합성생물학까지, 도약을 꿈꾸다  성공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신약 개발. 그러나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엄청난 경제적 이익이 보장된다. 의료, 헬스케어(레드 바이오)에 집중하던 한국의 첨단 바이오 산업은 1차 산업분야 (그린 바이오), 에너지 소재 분야(화이트 바이오)로 확대되는 추세. 특히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주목받기 시작한 합성생물학 연구에도 뛰어들었다. 이제는 구체적인 성과를 얻어내야 할 때. 한국과학기술원은 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 개발단계를 거쳐 스타트업 창업까지 뛰어들고, 한국의 유명 제약사는 미국의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해 표적 폐암항암제 미 FDA 승인을 얻어냈다. 합성생물학 연구에 반드시 필요한 한국 생명공학연구원의 바이오 파운드리 현장도 살펴본다.  # 양자 – 미지의 세계를 향한 중대한 발걸음 양자 기술이 베일을 벗고 산업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양자컴퓨터 분야 세계적 회사들은 올해도 업그레이드된 신제품을 내놓았고,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어 국방, 유통회사들과 손잡고 서비스를 진행한다. 기존 컴퓨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많은 정보처리가 가능해, 기후 환경연구에서 신약개발, 국방 시스템에 획기적 전환을 가져올 양자컴퓨터. 한발 늦게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한국의 가능성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서로 다른 방식의 양자 컴퓨터를 개발, 생산하고 있는 미국 기업 IBM과 IONQ, 그리고 20큐비트 초전도 방식 양자 컴퓨터 개발에 성공한 한국 표준과학연구원의 치열한 개발 경쟁과정을 비교, 점검해본다. 하석진이 풀어주는 한국 첨단과학기술 현주소는 오는 2월 1일 토요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된다.  / [email protected] [사진] OSEN DB, KBS 제공. 연휘선([email protected])

2025-01-30

美 여객기·헬기 충돌로 67명 전원 사망 판단…2001년 이래 최대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기 충돌 사고로 두 항공기 탑승자 67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구조 당국이 판단했다. 당국이 탑승자 수색과 사고 조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고 책임을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 돌리며 사고를 정치화했다. 워싱턴DC의 존 도널리 소방청장은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 구조 작전에서 (시신 등의) 수습 작전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있다. 현시점에서 우리는 이번 사고의 생존자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오후 8시53분께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근처에서 훈련하던 육군 헬기와 충돌해 두 항공기 모두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미국 중부 캔자스주에서 출발한 항공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64명이,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타고 있었다. 도널드 소장은 여객기에서 27구, 헬기에서 1구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여객기에는 1994년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챔피언 출신인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를 비롯한 전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코치 약 20명이 탑승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한국 정부의 재미(在美) 영사 업무 담당자에 따르면 그중에는 여자 피겨 유망주로 주목받아온 한국계 지나 한(Jinna Han) 선수도 포함됐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워싱턴DC는 물론이며 인근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주의 경찰·소방 당국, 국방부, 육군, 해안경비대, 연방수사국(FBI),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등 관련 기관이 출동해 밤새 구조 활동을 했다. 현장은 춥고 강풍이 불었으며 강 곳곳에는 얼음이 있었다고 도널리 소장은 설명했다. 여객기는 동체가 3조각 난 채로 허리 깊이의 강물에 떨어졌으며, 주변에서는 헬기 잔해도 발견됐다. 사고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여객기와 헬기가 같은 고도에서 비행했던 이유에 우선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사고 당시를 촬영한 영상에는 착륙하려고 저고도로 비행하던 여객기를 향해 헬기가 다가가 충돌하면서 화염이 발생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공항 관제사가 헬기에 여객기와의 충돌을 주의하라고 무전으로 경고했으나 그 직후에 사고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헬기는 (여객기를 피하기 위해) 수백만 가지의 다른 기동을 할 수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냥 그대로 갔다"면서 "그들(헬기와 여객기)은 같은 고도에 있어서는 안 됐다"고 지적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군용 헬기가 정기 훈련을 하던 중 "비극적으로 실수가 있었다"면서 "어떤 종류의 고도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에서 항공 안전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채용할 때 능력보다 인종과 성별, 계층 등의 다양성을 중시한 탓에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항공청(FAA)의 다양성 추진에는 심각한 지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중점을 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직전 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중시 인사 정책으로 인해 능력이 부족한 항공관제 인력이 채용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항 관제사와 헬기 조종사도 탓했다. 사고 조사를 담당하는 NTSB는 이날 브리핑에서 여객기 블랙박스를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블랙박스는 사고 당시 조종석에서 이뤄진 대화와 각종 비행 정보를 기록하기 때문에 여객기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NTSB는 30일 내로 조사 결과에 대해 예비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제니퍼 호멘디 NTSB 위원장은 "모든 조사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사람, 기계, 그리고 환경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건 공항은 백악관 및 연방의회에서 남쪽으로 약 3마일(약 4.8km) 거리에 불과하며 동쪽에 포토맥강을 끼고 있다. 착륙하려면 강을 따라 접근해야 하는 데다 주변에 정부·군사 시설이 밀집한 탓에 비행 통제구역이 많아 미국에서 가장 복잡한 항공로 중 하나로 꼽히며 평소에도 헬기 비행이 잦다. 뉴욕타임스(NYT)는 사고 당시 로널드 레이건 공항 관제탑의 근무 인력 상황이 "시간과 교통량에 비해 정상이 아니었다"고 평가한 연방항공청(FAA)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공항 주변 헬기들을 담당했던 관제사가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에 대한 지시 업무까지 하고 있었는데 이는 보통 관제사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 하는 업무라는 것이다. 의회에 제출한 가장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레이건 공항 관제탑에는 2023년 9월 기준으로 관제사 19명이 있었는데 FAA는 30명을 목표로 했으며 관제사 노동조합도 30명을 요구했다. AP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01년 11월 12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근 주택가로 추락해 260명 전원이 사망한 이래 인명 피해가 큰 항공기 사고다. 사고 직후 폐쇄했던 레이건 공항은 이날 정오께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으나 여러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AP는 보도했다. [email protected] (끝) 김동현

2025-01-30

눈만 봐도 심근경색 보인다, AI의사가 보여준 새로운 세상

국가고시를 패스했다’는 소식은, 이제 너무 익숙해 뉴스도 안 되는 세상이 됐다. 이미 2023년, 구글의 의료용 생성 AI 모델 ‘메드팜2’가 미국 의사 국가고시(통과 기준 60점)를 사람과 근접한 수준으로 패스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뉴스만 보면 금방이라도 AI 의사를 보게 될 줄 알았는데, 현장은 그렇지 않다. 그간 일선 병원에선 의사들이 사용하는 영상 분석 솔루션에만 제한적으로 AI를 적용했었기 때문. 그런데 요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인간 의사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을 AI가 찾기 시작하면서다. 한걸음 더 내 생활로 들어온 의료 AI의 모든 것. ◆사람이 할 수 없는 일, AI가 대신=생성 AI가 경제·사회 각 영역에 본격 확산한지 벌써 3년 차. 의료 현장에선 AI 솔루션이 X선이나 MRI를 판독하며 인간 의사를 보조해왔다. 주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여주는, 진단 보조 역할이었다. 그런데 AI 기술이 점점 정교해지면서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AI로 대신 하는 기술들이 나왔고, 벤처 투자자 관심사도 이쪽으로 몰리고 있다. 복잡한 추가 검사를 AI로 줄여주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뇌에서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뇌세포를 망가 뜨리는(과인산화된) 타우 단백질(p-tau)이 축적되면서 생기는 알츠하이머는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MRI에 더해 양전자단층촬영(PET)을 해야 했다. 국내 스타트업 뉴로엑스티는 PET 없이 MRI 만으로 치매 치료제가 해당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치매 치료제는 대부분 아밀로이드 베타를 없애는 방식인데, 아무리 아밀로이드 베타를 없애도 타우 단백질이 많이 쌓여있는 경우 큰 효과가 없다는 게 밝혀져서다. 성준경 뉴로엑스티 대표는 “타우 단백질이 뇌 주변부로 퍼지는 수퍼전파 구간을 지나면 치매 치료제가 효과 없다는 점에 착안해 치료제의 적합성을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망막 촬영을 통해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솔루션도 나왔다. 스타트업 메디웨일이 개발한 ‘닥터눈’은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60군데 병원에서 쓰이고 있다. 검사 비용이 수십만원대로 비싸고,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는 관상동맥 석회화 CT 대신 6만~10만원(비급여) 정도를 내면 이 검사를 할 수 있다. 기존 망막 촬영 검사 기기에서 나오는 결과로 판독하는 거라 기기를 새로 바꿀 필요도 없다. 이근영 메디웨일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닥터눈이 안구에서 추출한 혈관 이미지를 통해 분석한 심혈관 위험 평과 결과가 의사가 CT를 통해 판단하는 예측값과 비슷하거나 좀 더 높은 정도라 식약처에서 인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상분석을 전문으로 하던 AI 스타트업들도 병리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 영상이 몸 밖에서 보는 간접 데이터라면, 몸 안에서 조직을 채취하는 검사는 그 자체로 정답이다. 지난해 218억 8000만 달러(약 32조원, 그랜드뷰리서치)였던 의료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시장은 2030년까지 매년 13.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상 진단 보조 기술로 시작한 루닛도 2023년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환자의 생검 조직 샘플 슬라이드를 고해상도 스캐너를 통해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한 뒤 AI로 분석한다. 정확하고 일관된 결과를 제공하며 , 병리 전문의들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관적인 판단 차이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 분석과 예측이 중요한 의료 AI 특성상 대부분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AI 기술을 사용한다. 생성 AI는 할루시네이션(환각·AI의 거짓말)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진터라 그간 의료 분야에 잘 쓰이지 않았는데, 최근엔 활용 사례가 생기고 있다. 루닛은 지난달 흉부 X선 영상에 대한 판독문을 자동으로 작성해 주는 생성 AI 프로토타입(시제품)을 공개 시현했다. AI가 흉부 X선 영상을 분석해 진단 보고서까지 직접 작성하는 솔루션이다. 텍스트 처리만 가능했던 생성 AI기술이 사진, 음성, 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로 진화하면서 의료 AI 분야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멀티모달 모델이 임상 기록, 유전자 시퀀싱(DNA를 이루는 성분 배열을 분석), 영상, 웨어러블 기기의 데이터 등 다양한 유형 의료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주연 카카오벤처스 심사역은 지난해 11월 열린 KV인사이트풀데이에서 “멀티모달 입력이 가능해지면 AI가 실제 의료인이 일하는 방식을 더욱 가깝게 모사하고, 의미 있는 사용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명가능성 떨어지는 한계=그러나 기술만 있다고 시장이 크는 건 아니다. 대표적인 게 보험 수가 문제다. 실손보험금이라도 받을 수 있는 법정 비급여로 분류되면 몰라도, 돈을 더 내면서까지 ‘저는 AI로 한 번 더 판독 받을래요’라고 요청하는 환자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지 여부는 결국 보험 수가에 달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루닛 관계자는 “급여 적용이 확대되면 의료 기관들의 AI 솔루션 도입이 확대될 거고, 의료 AI 시장의 성장 또한 같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설명 가능성(explainable)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AI는 빠르게 답을 주는데 능하지만, 왜 이런 판단을 내렸는지에 대해선 아직 잘 설명해 주지 못한다. 의사들이 전적으로 AI를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의료 AI 산업계에서는 설명 가능한 AI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판단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건 결국 인간 의사의 몫인데, 어떤 과정으로 해당 결론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AI 솔루션을 쓰는 리스크를 감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준경 뉴로엑스티 대표는 “설명 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임상 현장에서 계속 나오고 있어서 현장에 있는 의사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맞춤형 진료, AI로 날개=전문가들은 십수 년 전부터 의료계가 꿈꿨던 정밀 의료와 개인 맞춤형 진료가 AI로 날개를 달 수 있다고 본다. AI로 이 약이 특정 개인에게 맞을지 맞지 않을지를 미리 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1분 1초가 소중한 암 환자들은 항암제 투여에 대한 시행착오를 줄이는게 중요한데, AI가 여기에 기여할 가능성도 있다. 루닛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AI 기반 디지털 병리 솔루션을 개발하기로 했다. 환자의 면역 상태를 AI로 분석해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면역항암제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이 과정이 빨라지면 특정 항암제가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아닌지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성준경 뉴로엑스티 대표는 “여러 형태의 치료제가 있을 때 어떤 조합, 누구에게 어느 시점에 써야 할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해질 텐데, 이런 기술이 많이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판단도 하고, 사람이 못 보는 것까지 한다면 인간 의사는 점차 사라지는 게 아닐까. 그러나 현재 의료 체계가 의사 중심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의료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당분간 인간 의사를 대체하긴 힘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있는 의사를 대체하진 않아도, 의료진이 부족한 곳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미래 병원엔 AI가 의사를 대체하기보다는 사람들이 모르는 곳에 스며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부대표는 “기존 제품을 쓰는 것처럼, AI가 탑재된 제품들이 병원 곳곳에 등장하다 보면 시스템 자체에서 AI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혁신의 최전선에서 비즈니스의 미래를 봅니다. 첨단 산업의 '미래검증 보고서' 더중플에서 더 빨리 확인하세요. 쏟아지는 AI, 이것만 보면 다 안다…올해 트렌드 싹 모은 PDF https://www.joongang.co.kr/pdf/1011 LLM도 힘든데 SLM 또 뭐야? AI 문해력 테스트 10문 10답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3890 “네 답변은 10점 만점에 4점” 똑똑한 챗GPT 만들 조련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7596 권유진([email protected])

2025-01-30

포토맥강 수온 30도대, 30분 버티기 어려워

국가대표를 포함해 다수의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코치들도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피겨스케이팅협회는 “해당 여객기에 협회 소속 선수, 코치들이 여러 명 타고 있었는데, 캔자스주 워치타에 열린 2025년 피겨스케이팅 전미선수권 대회 이후 국가대표 캠프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유명 피겨스케이팅 선수 부부인 예브게니아 시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 아들 막심도 여객기에 타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199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페어 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이후 워싱턴지역에 거주하며 코치로 활동해왔다.   이들의 아들 막심 역시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이번 전미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2009년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최다 인명 사고로 기록됐다. 2000년 이후로는 2001년 11월 존 F. 케네디 국제공항 근처에서 아메리칸항공의 에어버스 A300 항공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265명이 사망한 적이 있다.   2009년에는 버지니아에 본사를 둔 콜건 항공 3407편이 뉴욕주 버팔로 인근에서 추락해 50명이 사망했다. 2013년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 앞 방파제에 충돌해 3명이 사망하고 18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포토맥강 수온 포토맥강 수온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피겨스케이팅 전미선수권

2025-01-30

ECB 총재 "유럽 지급준비금에 비트코인 도입 안될 것"

국가 중앙은행 총재만 참여하는 정책이사회와 달리 EU 모든 국가를 아우른다. 라가르드 총재는 최근 알레시 미흘 체코 중앙은행 총재가 보유 자산 다각화 차원에서 준비금 약 5% 정도로 비트코인 매입을 검토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그와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준비금이 안전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달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한편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ECB 통화정책이사회가 다시금 주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데 대해 "우리는 여정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지 알고 있다"며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그는 "어느 정도의 속도로, 어떤 순서로, 얼마만큼의 규모로 할지는 앞으로 이뤄질 자료 수집과 분석에 달렸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가리켜 "세계적인 부정적 영향"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ECB는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에 대응하고자 작년 9월부터 이날까지 4차례에 걸쳐 주요 정책금리를 총 125bp(1bp=0.01%포인트) 내렸다. 시장에서는 ECB가 오는 3월 재차 금리를 낮추는 등 올해 남은 기간 총 70bp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끝) 김동호

2025-01-30

美정보국장 후보 "美, 北 핵·미사일 위협축소에 우선순위 둬야"(종합)

국가정보국장(DNI) 후보자는 30일(현지시간) 미국이 북한에 대해 취해야 할 정책 우선순위에 대해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위협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개버드 후보자는 이날 열린 미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사전 정책답변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미국은 북한이 제기하는 안보 문제에 대해 긴장을 완화하고 분쟁을 예방하며, 장기적 해결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 시험발사 등 북한의 도발이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위협을 평가해달라'는 질의엔 "인생의 대부분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보냈기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과 핵무기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위협에 대해 특별한 시각을 갖고 있다"며 "내 고향인 하와이가 북한의 공격 범위 내에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보 커뮤니티(IC)는 대통령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북한의 능력과 의도에 대한 정확하고 시기적절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문회에서는 개버드 후보자가 과거 일본이 방위정책 기본방침 개정으로 자위대 '반격 능력' 보유 등 군사 대국화를 추진한 것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 언급되기도 했다. 커스틴 질리브랜드(민주·뉴욕) 의원은 개버드 후보자가 2023년 12월 7일 일본의 진주만 공습일에 맞춰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군사력 재편이 정말 좋은 생각일까? 우리는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지도자들이 우리를 군사력 재편을 단행한 일본과 다시 마주하게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이에 개버드 후보자는 "내가 이전에 제기한 우려는 일본과 중국의 역사적 맥락을 더 큰 그림으로 바라보고, 일본이 헌법에 명시된 자기방어적 태세에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더 공격적 태세로 전환하는 것이 초래할 영향을 인식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역사를 고려할 때 우리는 우리의 안보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인정해야 한다"며 "이것이 국가정보국장으로 임명되면 정보위와 대통령에게 제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버드 후보자는 중국에 대해선 "가장 큰 국가 안보 위협"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의 솔트 타이푼(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 그룹)의 사이버 공격과 미 재무부에 대한 해킹을 언급, "이는 미국 중요 인프라의 취약성과 중국의 정교한 사이버 능력 및 노력을 강조시킨다"고 지적했다. 그가 민주당 하원의원 출신으로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데다 미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요직에 지명된 만큼,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당 상원 의원들은 개버드 후보자를 상대로 거친 공세성 질의를 쏟아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먼저 지난 2013년 미 정보당국이 일반인을 무차별 사찰했다고 폭로한 뒤 러시아로 망명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 대해 개버드 후보자가 과거에 "용감하다"고 평가하고, 사면을 요청한 것을 문제 삼았다. 마이클 베넷(콜로라도) 의원은 "스노든은 미국의 반역자였나. '예·아니오'로 답해달라"고 질의했고, 개버드 후보자는 즉답을 피한 채 "그(스노든)는 법을 어겼다"라고만 답했다. 다만, 개버드 후보자는 공화당 소속 수전 콜린스(메인) 의원이 스노든에 대한 사면을 계속 지지할 것인지를 묻자 "스노든과 관련된 어떤 행동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베넷 의원은 후보자가 과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바이든 행정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러시아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인정했다면 이런 사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인지를 물었다. 이에 개버드 후보자는 "그 외에도 많은 내용이 있고,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침략을 비판하는 내 발언도 인용해달라"고 반박했다. 질리브랜드 의원은 개버드 후보자가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20년 미국이 표적 공습으로 '이란의 국민 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암살한 것에 대해 "불법"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기도 했다. 개버드 후보자는 "당시 그 공격에 대한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고, 내 우려는 그것이 전쟁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옳았고, 전쟁 확대는 없었다. 그의 대(對)이란 정책은 국가 안보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됐다"고 답했다. [email protected] (끝) 박성민

2025-01-30

美육군장관 후보자 "北·중·러, 美 영향력 약화 위해 협력"(종합)

국가가 분쟁 촉발해 美 묶일 경우 다른 국가가 침공 기회로 사용 가능성" "中 시진핑, 2027년까지 대만 병합 준비 지시…러, 전술핵무기 보유량 늘려"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대니얼 드리스콜 미국 육군 장관 후보자는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및 다른 지역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의 최근 행동은 미국 및 미국 동맹국의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한 (이들 국가간) 협력적 접근 방식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드리스콜 후보자는 이날 상원 군사위에 제출한 서면 정책 답변서에서 "이들 국가는 기술 이전이나 물자 판매를 통해 제재로 인한 비용을 회피하거나 경감할 수 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이들 국가 가운데 한 국가가 촉발하는 분쟁에 미군이 묶여 있다고 판단할 경우 다른 국가가 이를 침공에 나서는 기회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적을 분열시키는 것이 전략의 기본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드리스콜 후보자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관련, "시진핑은 공개적으로 대만을 중국에 병합하겠다는 자기 의사를 표명했으며 2027년까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준비를 하라고 군에 지시했다"라면서 "시진핑이 그 목표를 달성하면 그것은 미국의 미래 무역, 군사동맹, 전 세계 영향력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는 "2014년부터 시작된 국제적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유능한(capable) 군대를 배치하고 유지했고, 새 전략적 역량을 만들었으며 주요 물자의 생산을 늘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의 제약에서 벗어나 유럽과 아시아의 이웃 국가를 위협하는 전술 핵무기 보유량을 크게 늘렸다"면서 "용병과 대리집단을 이용한 러시아의 역외 작전 능력은 제한적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와 같은 강대국을 억제하기 위해 육군이 대규모 지상 전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육군은 대규모 지상 전투 작전 및 모든 종류의 분쟁에서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라고 답변했다. 드리스콜 후보자는 중국과 경쟁에서 육군의 역할에 대해서는 "미 육군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힘을 보이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군대"라면서 "태평양 지역에서의 분쟁에서 육군의 통신, 물류, 안보, 방공, 사이버, 감지 및 타격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의 교훈에 대해서는 "소형 무인기와 대(對)무인기 기술, 전자전의 활성화는 현대전을 재편하고 있다"라면서 "육군은 이 기술을 신속하게 채택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탄약 등 군수품과 관련, "저는 미국의 산업 기반이 군인들을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군사 물자를 제공할 수 있는지 걱정하고 있다. 거기에다 우리의 기술적 우위는 줄어들고 있다"라면서 "미 육군은 현대화를 가속하고, 드론 등의 발전에 맞게 군을 더 잘 대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주니어 학생군사교육단'(JROTC) 프로그램 확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JROTC 출신인 자신의 조카가 한국에 배치돼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끝) 강병철

2025-01-30

파나마 대통령 "운하 통제권, 美와 협상 의제될 수 없다"

미국 대통령의 파나마 운하 반환 요구 위협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파나마 대통령이 "운하 통제권은 미국 정부와의 협상 의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정례 주간 기자회견에서 "파나마 운하와 관련해서 외국 정부와 협상할 수 있는 것은 없고, 협상을 위한 과정을 시작할 만한 것도 아니다"라며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 국민의 소유"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취임 첫 순방지 중 한 곳으로 파나마가 거론된 가운데 물리노 대통령은 "(미 국무장관과의) 대화에서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의제로 삼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파나마 대통령은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는 취지의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반박하면서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운하를 둘러싼 외국 정부 영향력에 관한 공식적인 정보를 받은 바 없다"고 부연했다. 파나마 당국은 앞서 '영토 주권에 위해를 끼치는 시도'를 막아달라며 유엔에 지원을 요청하는 동시에 파나마 운하 항만 관리 업체인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 자회사를 상대로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물리노 대통령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는 여전히 미국"이라면서 "파나마에는 중국인 공동체가 번성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미국과 견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엔 변함없다"고 피력했다. 한편, 관세 부과 예고와 불법 이민자 추방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드라이브'에 중남미 국가들은 대미(對美) 전략에서 공동 전선 구축 대신 사분오열하는 모습이다. 멕시코, 브라질, 파나마 등 33개국을 회원국으로 둔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셀락)는 이날 개최 예정이었던 긴급 정상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CELAC 의장국인 온두라스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관련 성명문을 게시하면서 "(회원국 간) 합의 부족으로 인해 회의를 취소한다"는 짧은 글을 함께 적었다. CELAC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 이남에 있는 사실상 모든 국가를 아우르는 역내 최대 규모 공동 협의체다. [email protected] (끝) 이재림

2025-01-30

美육군장관 후보자 "北·중·러, 美 영향력 약화 위해 협력"

국가가 분쟁 촉발해 美 묶일 경우 다른 국가가 침공 기회로 사용 가능성" "中 시진핑, 2027년까지 대만 병합 준비 지시…러, 전술핵무기 보유량 늘려"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대니얼 드리스콜 미국 육군 장관 후보자는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및 다른 지역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의 최근 행동은 미국 및 미국 동맹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이들 국가간) 협력적 접근 방식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드리스콜 후보자는 이날 상원 군사위에 제출한 서면 정책 답변서에서 "이들 국가는 기술 이전이나 물자 판매를 통해 제재로 인한 비용을 회피하거나 경감할 수 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이들 국가 가운데 한 국가가 촉발하는 분쟁에 미군이 묶여 있다고 판단할 경우 다른 국가가 이를 침공에 나서는 기회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적을 분열시키는 것이 전략의 기본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드리스콜 후보자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관련, "시진핑은 공개적으로 대만을 중국에 병합하겠다는 자기 의사를 표명했으며 2027년까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준비를 하라고 군에 지시했다"라면서 "시진핑이 그 목표를 달성하면 그것은 미국의 미래 무역, 군사동맹, 전 세계 영향력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는 "2014년부터 시작된 국제적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유능한(capable) 군대를 배치하고 유지했고, 새 전략적 역량을 만들었으며 주요 물자의 생산을 늘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의 제약에서 벗어나 유럽과 아시아의 이웃 국가를 위협하는 전술 핵무기 보유량을 크게 늘렸다"면서 "용병과 대리집단을 이용한 러시아의 역외 작전 능력은 제한적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와 같은 강대국을 억제하기 위해 육군이 대규모 지상 전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육군은 대규모 지상 전투 작전 및 모든 종류의 분쟁에서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라고 답변했다. [email protected] (끝) 강병철

2025-01-30

미국 상무 지명자 “한·일이 우리 이용…미국서 생산해야”

미국 상무장관 지명자는 29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맹국들이 미국의 선의를 이용해 왔다며 강력한 관세 정책을 통해 외국 기업의 미 현지 생산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러트닉 지명자는 이날 미 연방의회 상원 상무·과학·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우리 동맹국들은 우리의 선한 본성을 이용해 왔다”며 “일본의 철강, 한국의 가전 같은 경우 그들은 우리를 그저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러트닉 지명자는 “일본·한국 같은 동맹과 미국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합작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이냐”는 태미 더크워스 민주당 상원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한 뒤 “이제는 그들이 우리와 협력해 그 생산 거점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때”라고 강조했다. 러트닉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한 약속을 재확인하며, 다만 이들 두 국가가 불법 입국과 펜타닐 유입 문제 해결에 협력하면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보다는 전 품목에 대한 일괄적 관세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러트닉 지명자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제정된 반도체과학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기업 보조금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기로 미국 정부와 확정한 계약을 이행하겠느냐”는 질문에 “(이행을 확답해서) 말할 수 없다. 내가 읽지 않은 것(계약)을 이행하겠다고 할 수 없다”고 답했다. ━ 러트닉, 보편관세 지지 발언…업계 “트럼프 원하는 조선 투자 강화를” 그러면서 “내가 이행을 약속하기 위해서는 계약들을 읽고 분석해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시 반도체 보조금 규정을 뒤집을 가능성을 우려해 각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계약을 임기 막판에 서둘러 체결해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47억4500만 달러(약 6조8500억원), SK하이닉스에 4억5800만 달러(약 6600억원) 등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러트닉 장관 지명자의 이날 발언에는 동맹에도 보조금 같은 ‘당근’보다는 관세를 중심으로 한 ‘채찍’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산업·무역 정책을 총괄할 그가 ‘일본의 철강, 한국의 가전’이라고 구체적인 품목까지 언급하며 ‘선량한 미국을 이용했다’는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압박하면서, 트럼프 1기처럼 관세를 빌미로 대미 투자를 종용하는 행태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년 전 트럼프 1기 당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미국 가전업체 월풀을 돕기 위해 임기 첫해인 2017년 6월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사를 시작했고, 2018년 1월 삼성전자·LG전자가 생산한 수입 세탁기에 최대 30%에 달하는 관세 폭탄을 매겼다. 당시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에 삼성전자는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LG전자는 테네시주에 가전 공장을 지어 대응했다. 한국 기업들은 벌써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세탁기·건조기를 생산하는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냉장고·TV 등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 23일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잠재적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수립 중”이라며 “고율관세가 부과된 제품은 여러 생산지에서 생산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유통업체와도 협력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일 관세 인상 수준이 본질적인 공급망 변화를 해야 하면 생산시설 이전 및 기존 캐파(생산능력) 조절 등 적극적인 생산지 변화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 내 네트워크를 갖춘 주요 기업들은 미국 공장 생산 품목을 늘리는 등 대응책을 마련해 놓았을 것”이라며 “협상 테이블에서 정부가 힘을 보태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문제는 트럼프 정부 1기 때 100억 달러대까지 줄었던 대미(對美) 무역흑자 폭이 500억 달러대까지 늘어난 것”이라며 “대미 수입을 늘려 흑자 폭을 줄이고, 미국이 원하는 조선·철강 등의 직접투자를 강화하는 식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미국 현지에 통상외교 협상을 전담하는 ‘통상협력대사’(가칭)를 임명하고, 적극적인 외교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구.김원([email protected])

2025-01-30

[사설] 기술 규제 속에서도 급성장한 중국 AI, 딥시크의 충격

미국 오픈AI의 챗GPT를 넘어선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으며, 모바일 AI 챗봇 애플리케이션은 미국 앱스토어에서 챗GPT를 제치고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런 저비용 고성능보다 더 놀라운 것은 미국의 반도체 및 AI 관련 핵심 기술 규제를 사실상 극복했다는 점이다. 기술 규제만으로 중국의 AI 발전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딥시크의 창업자인 량원펑(梁文鋒)은 올해 만 40세의 순수 ‘국내파’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광둥성 출신으로 저장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2015년 대학 동기 두 명과 헤지펀드를 설립, 컴퓨터 트레이딩에 딥러닝 AI 기법을 적용해 자산 규모를 80억 달러(약 11조5000억원)까지 성장시켰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장 신화가 재현될 정도로 중국 혁신창업의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는 얘기다. 미국 증시는 딥시크 충격을 그대로 보여줬다. AI용 GPU 칩을 만드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한때 17.7%나 하락했다. 기술 도용이나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도 불구하고 딥시크의 등장은 향후 세계 AI 기술 경쟁과 시장 판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AI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다. 이미 우리의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 앞으로 4년 뒤인 2029년이면 AI가 모든 면에서 인간을 추월한다는 특이점에 도달한다고 한다. 세계 AI 기술은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한국도 6~7위 수준이라고 하지만, 선두 국가들과는 현격한 차를 보인다. 컴퓨팅 파워와 학습 데이터 측면에서 두 국가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딥시크 충격은 우리에게 또 다른 관점과 희망을 제시한다. 딥시크가 보유한 GPU는 우리나라 전체 GPU 개수와 비슷하다고 한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AI 투자가 딥시크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투자도 제대로 하지 않고 따라갈 수 없다. 다행히 GPU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비용은 해마다 10분의 1로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우리 정부는 지난해 4월 AI 기술을 바이오·양자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3대 ‘게임 체인저’로 정했다. 지난해 9월 ‘국가인공지능위원회’가 출범하고, 최근에는 세계 둘째로 AI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아쉽게도 탄핵 정국 속에 모든 것이 안갯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여야 정치인들의 각성과 대기업들의 과감한 투자, AI 연구자들의 혁신창업에 대한 도전정신이 요구된다.

2025-01-30

[중앙시평] 기본을 물어야 질서가 잡힌다

국가’-‘민족’의 대결 기본을 놓치면 삶도 나라도 혼란 한국의 취약성은 무엇인가? 하나는 사유의 종속성이고, 다른 하나는 공동체에 대한 동일체 인식 결여이다. 세상의 모든 물건과 제도는 생각이 만든다. 우리 삶을 채우는 물건과 제도 가운데 우리가 먼저 만든 것은 찾기 어렵다. 우리가 독립적(창의적)으로 생각(사유)한 적이 거의 없었음을 뜻한다. 이는 우리의 삶을 스스로 생각해서 산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한 생각의 결과를 따라 하기로 살았다는 증거다. 우리가 아직 선도국가가 아니라 추격국가임을 드러낸다. 이것이 사유의 종속성에서 비롯된 결과다. 사유의 종속성을 벗어나지 않고는 선도국에 이를 수 없고, 추격국가를 벗어나기도 힘들다. 우리에게 있는 정치적 불안정성의 근원은 우리가, 우리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 피를 흘려서, 우리끼리, 우리 힘으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세우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일본의 식민지로 살다가 어느 순간 다른 나라들의 힘으로 독립하였다. 공통의 꿈과 필요에 따라, 피를 흘리는 고난을 함께 겪으면 거기서 ‘전우애’가 싹트고, 이 ‘전우애’가 구성원을 하나로 묶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대한민국은 함께 공유할 우리만의 ‘독립적’인 전우애를 쌓지 못했다. 공통의 전우애를 쌓지 못했다는 말은, “왜 대한민국인가?” “왜 국가인가?”와 같이 국민이 되려면 먼저 자신에게 물어졌어야 할 기본적인 질문을 한 적도 없이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다는 말과 같다. 그러다 보니, 정치 시스템이 ‘국가’ 형태로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식민지 시절에 우리를 공통으로 묶었던 ‘민족’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 세력이 강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헌법이 정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도 우리가, 우리 필요에 따라, 우리 스스로 선택한 체제라는 관념이 약하기 때문에, 여전히 불안하고 아슬아슬하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단적 정치 갈등은 ‘국가’(대한민국)를 중심에 놓는 세력과 ‘민족’을 중심에 놓는 세력 사이의 갈등이다. 민족을 중심에 놓는 세력은 반정부 활동과 반국가 활동을 구분하지 않는다. 정치의 속성 가운데 하나가 갈등이다. 경쟁이 정치의 속성인데, 어찌 갈등 없이 정치가 가능하겠는가. 그래서 어느 나라나 다 갈등의 정치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정치 갈등에는 고약한 부분이 있다. 미국의 정치 갈등은 누가 뭐래도 우선 미국이라는 ‘국가’를 중심에 놓는 정치 집단 간의 갈등이다. 일본의 정치 갈등도 우선 일본이라는 ‘국가’를 중심에 놓는 정치 집단 간의 갈등이다. 대한민국의 정치 갈등은 대한민국을 중심에 두는 정치 세력과 대한민국을 중심에 두지 않는 정치 세력 사이의 갈등이다. ‘국가’를 중심에 두느냐 아니면 ‘민족’을 중심에 두느냐는 정치 세력 사이의 갈등이다. 이런 갈등 구조는 대한민국 정체성 자체를 지키려느냐 아니면 흔들려 하느냐로 귀결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의 정치 갈등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아주 고약한 구석이 있다. 이것이 공동체에 대한 동일체 인식 결여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꿈은 자신이 자신에게 어디론가 건너가자고 하는 독촉이다. 이미 정해진 것을 맹목적으로 수용하며 생각하는 수고를 하지 않으면 자신이 보내는 독촉장을 받을 수 없다. 꿈이나 생각은 자기 자신에게서 솟아나는 것이므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궁금해해야 하는데, 그때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와 같은 ‘기본 중의 기본’이 물어진다. 모든 길은 기본에서 태어난다. 국가도 똑같다.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정치적 혼란은 기본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다른 거 필요 없다. 우선 기본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질문들부터 답을 해보자. 그래야 길이 보일 것이다. “당신의 삶에서 대한민국이 필요한가, 필요하지 않은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살고 싶은가, 사회주의 체제에서 살고 싶은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아니면 공산주의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자신의 필요나 희망을 자신의 공동체와 일치시키지 않는 분열성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정치적인 어떤 행위도 진실이기 어렵다. 기본을 놓치면, 삶도 나라도 혼란이다. 최진석 새말새몸짓 기본학교 교장

2025-01-30

美정보국장 후보자 "北 핵·미사일 위협 축소에 우선순위 둬야"

미국 국가정보국장(DNI) 후보자는 30일(현지시간) 미국이 북한에 대해 취해야 할 정책 우선순위에 대해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위협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개버드 후보자는 이날 미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사전 정책답변서 이같이 밝힌 뒤 "미국은 북한이 제기하는 안보 문제에 대해 긴장을 완화하고 분쟁을 예방하며, 장기적 해결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 시험발사 등 북한의 도발이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위협을 평가해달라'는 질의엔 "인생의 대부분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보냈기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과 핵무기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위협에 대해 특별한 시각을 갖고 있다"며 "내 고향인 하와이가 북한의 공격 범위 내에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보 커뮤니티(IC)는 대통령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북한의 능력과 의도에 대한 정확하고 시기적절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버드 후보자는 미 연방 하원의원이던 2016년 하원 토론회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발전과 관련, "하와이가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사정권에 포함됐다"며 "(북한 미사일로 인한 안보 위협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개버드 전 의원은 2018년 1월 자신의 지역구인 하와이에서 탄도미사일 위협 오경보가 내려져 주민들이 한때 공황에 빠지자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우리의 정권교체 전쟁 역사는 북한과 같은 나라가 핵무기를 지속해서 개발하도록 이끌어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끝) 박성민

2025-01-30

[문소영의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 양력설은 ‘일본설’, 음력설은 ‘중국설’?

미국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가 인스타그램에 ‘음력설’ 행사를 소개하며 한복을 입은 미키·미니 마우스의 모습을 선보이자 중국인들이 “중국설이다”라는 항의 댓글을 수없이 달았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기관에서 영어로 ‘음력설’이라고 쓰기만 하면 중국인들이 벌떼처럼 달려든다. 런던 영국박물관의 경우 이번 음력설에 한족 전통 의상을 입은 여인이 중국 전시실을 거니는 영상을 올리고 ‘중국설’이라고 표기했다. 그러자 많은 중국인이 만족감을 표시하며 ‘왜 중국설로 써야 하는가’에 대한 장문의 댓글들을 올렸다. 요약하면 이슬람 국가들도 특유의 음력을 쓰는데 이들의 설날은 다른 날짜이며, 중국·한국·베트남의 음력설 날짜는 중국 역법에 바탕한 것이므로 ‘중국설’로 쓰는 게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반박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한국·베트남의 음력설 날짜가 청나라 ‘시헌력’에 바탕을 둔 건 사실이나, 설 문화 자체는 각자 고유하게 발달했다. 그런데 ‘중국설’이라는 명칭은 날짜뿐만 아니라 설 문화 자체도 중국에서 수입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이슬람 국가들 특유의 음력은 ‘이슬람력’으로 불린다. 영어로 ‘아시안’이 실제로 동아시아인만 가리키며 서아시아인은 ‘아랍인’으로 불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럼에도 중국인들이 ‘중국설’을 고집하는 이유는 ‘중국 기원의 것들을 한국 같은 타국이 훔쳐간다’는 피해의식 및 중화주의가 결합된 강력한 민족주의 때문이다. 달력 시스템부터 명절 같은 놀이문화까지 민족주의 이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한국 역시 이런 민족주의가 강해서, 양력을 사용하면서도 새해 첫날과 분리된 음력설을 채택해서 전세계적으로 중화권 국가 외에 음력설을 쇠는 극소수의 나라가 됐다. 그런데 그 결과로 ‘중국설’ 공격을 받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중국의 과도한 민족주의를 반면교사 삼아서 우리가 민족주의 때문에 실생활과 괴리된 음력설을 고집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때다. 과거 우리나라는 역법이 바뀜에 따라 설날이 신라·고려시대의 양력 동지에서 조선시대의 음력 정월 초하루로 바뀌었다. 그러면 다시 역법이 바뀌었으니 설날이 양력 1월 1일로 바뀌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것이 민족 자존심과 무슨 상관인가? 오히려 설날 세시풍속을 잘 보존하기 위해 실질적 새해 첫날과 일체가 된 양력설을 쇠는 것이 옳다고 주장해 본다.

202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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