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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블루칩 UNH 급락·서비스업황↓소비심리↓…하락 출발

년 1월 이후 25개월 만에 처음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2월 제조업 PMI는 51.6으로 시장 예상(51.5)을 소폭 웃돌았다. 미시간대학이 내놓은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4.7로 집계됐다. 전월(71.7) 대비 9.8% 급감하며 시장예상치(67.8)를 하회했고, 202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미 부동산협회(NAR)가 공개한 1월 기존주택 판매도 전월 대비 4.9%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미국 최대 민간 의료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연방 법무부가 메디케어(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 청구 관행 관련 의혹을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9% 이상 급락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톰슨이 작년 12월, '투자자의 날' 행사가 열릴 예정이던 뉴욕 맨해튼 금융가에서 총에 맞아 사망하고, 용의자가 의료보험 사기 문제를 제기한 이후 고전해왔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2023년 불법적 운영 혐의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1% 미만 밀렸다. 전날 전체 시장 하락을 주도했던 미국 최대 소매기업 월마트 주가는 1%대 내림세다. '인공지능(AI) 방산주' 팔란티어 주가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팔란티어는 국방부 예산 삭감 방침 등의 여파로 지난 2거래일간 주가가 10.08%, 5.17% 각각 급락한 바 있다. 후발 전기차 기업 리비안은 전날 장 마감 후 시장예상을 크게 웃돈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4% 이상 뒷걸음쳤다. 올해 손실 규모가 시장예상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 실망을 안겼다. 리비안 경쟁사 루시드 주가는 3% 이상,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는 1% 이상 각각 떨어졌다. 시장에 먹구름이 끼면서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 7'(M7) 가운데 애플과 메타(페이스북 모기업)만 강보합세, 나머지 5종목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아마존은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R.J.오브라이언앤드어소시에이츠 이사 톰 피츠패트릭은 "모든 것이 가장자리에서 삐걱대고, 데이터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면서 "아직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이르지만, 여러 요인들을 살펴보고 채권 거래 방식 등을 고려할 때, 시장 상황이 생각했던 것만큼 장밋빛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4.4bp(1bp=0.01%) 내린 4.455%까지 낮아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신규 경제 지표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행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전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관련 발언 등을 주시하고 있다. 다수의 연준 인사들은 전날, 경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한편 이날 유럽 증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26% 오른 반면 독일 DAX지수는 0.31%, 영국 FTSE지수는 0.10% 각각 떨어졌다. 국제 유가는 내림세다.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2.08% 낮은 배럴당 70.97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4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90% 내린 배럴당 75.03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국제뉴스공용1

2025-02-21

[반퇴시대 재산리모델링] 아파트 팔고, 월 500만원 적립식 투자해 ‘나홀로 노후’ 대비

미국 주식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향후 3년간 매달 500만원 수준의 적립식 투자를 할 수 있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미국 S&P500 지수 기준 20% 이상 하락하는 조정 국면에서는 매달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금액을 1000만원으로 증액하는 형태의 매수 전략을 검토해보자. 채권은 현재 금리를 고려해 장기채권(만기 10년 이상) 60%, 단기 채권(만기 10년 이하) 40%로 나눠 투자해보자.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 인하 시 가격 상승 폭이 커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금리 변동을 살펴 추후 장·단기 채권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 ◆퇴직금 ETF로 전략적 투자, 의료보험은 필수=장기채권 투자 대안으로는 10년물 미국 국채를 추천한다. 금리 하락 시 수익이 커지고, 표면 이자율이 낮아 세금 부담이 적어서다. 환율 부담이 있다면 미국 장기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나 만기매칭형 ETF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만기매칭형 ETF는 만기 시 투자 원금과 이자를 함께 돌려받을 수 있는데, 만기 전 금리가 하락하면 되팔아 이익을 얻을 수 있다. IRP로 전환한 퇴직연금 역시 ETF를 통해 미국 주식과 채권에 장기 투자하는 방향이 좋겠다. 또한 보험이 없는 의뢰인의 건강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실손보험, 2대 질환(뇌·심혈관) 보험, 암보험 등에 가입하는 것이 좋겠다. 여유가 있으면 간병 보험에도 가입해 노후를 대비하자. ◆지면 상담=재산리모델링센터([email protected]) 또는 QR코드로 접속해 상담을 위한 전화번호 자산·수입·지출 현황 등을 알려 주세요. 가명으로 처리되고 무료입니다. ◆후원=미래에셋증권·하나은행 ◆재무설계 도움말=김재언 미래에셋증권 VIP 컨설팅팀 팀장, 김윤정 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세무전문위원, 최홍석 미래에셋증권 대치 WM 선임 매니저, 박성하 신한 라이프 FC 김세린([email protected])

2025-02-19

"거듭 외친다, 친일자 추궁 말라…지금은 파괴보다 건설할 때" [김성칠의 해방일기(7) - 청년대 결성식 강연 요지]

물을 보관하고 있던 필자의 아들 김기목 교수(통계학, 전 고려대)가 사라진 줄 알았던 일기를 최근 찾아냈다. 1945년 8월 16일에서 11월 29일(앞쪽)까지 들어 있다. 중앙일보는 이 일기를 매주 토요일 원본 이미지를 곁들여 연재한다. 필자의 다른 아들 김기협 박사(역사학)가 필요한 곳에 간략한 설명을 붙인다. ━ [9월 18일 청년대 결성식 강연 요지] 오랫동안 덮였던 음울한 구름이 걷히고 40년 만에 새로운 햇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장기 밑에 고향을 떠나던 그대들, 일장기를 흔들면서 그대들을 보내던 우리들의 가슴은 어떠했습니까. 보이지 않는 쇠사슬에 끌리어 가는 그대들을 소리 없는 눈물로 전송하던 우리들의 가슴엔 납덩이처럼 무거운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 그 쇠사슬은 풀리어지고 납덩이는 녹아져 버렸습니다. 그러하던 날 우리들의 역사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8월 17일 학교 교정에서 해방의 만세를 외치던 그 순간, 여러분의 눈에 한결같이 번쩍이는 걸 나는 보았습니다. 그건 감격의 눈물이라고만 하기엔 너무나 표현이 부족합니다. 지나간 40년의 지극한 쓰라림이 가슴에 서리어 피눈물이 된 것이겠지요. 갑자기 닥친 광명이 너무나 눈부시어 하도 벅찬 기쁨에 저절로 눈물이 용솟음친 게지요. 여러분 우리는 이 성스러운 눈물을 헛되이하지 말고 그 순된 눈물을 살리어 언제까지든지 그 순간의 그 마음으로 신국가 건설에 매진합시다. [스와데시의 복음에 이르기를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과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은 영원한 일부가 되어 버렸다. 인간은 벌써 그에 대해서 하등의 구채권(求債權)도 갖지 않는다. 과거의 부정과 모욕에 대해서 복수를 생각지 말라. 죽어버린 과거는 깨끗이 묻어버림이 좋다. 살아있는 현재에 우리들의 마음과 신(神)을 길잡이로 하여 행동하자.”] 그런데 웬일입니까, 그 후의 잡음은. 면소를 습격했다는 소문, 면서기를, 학교선생을 두들겨주었다는 소문. 혹은 사원(私怨)을 푼다 하고, 혹은 친일자를 추궁한다 하고. 그 결과로 앞으로 우리들의 소유가 될 재산을 불사르고, 앞으로 손잡고 신국가의 건설에 나아갈 동포를 상잔하고. 이게 무슨 한심스러운 노릇입니까? 기미년의 독립선언서에도 “자기를 채찍질하기에 급한 우리는 남을 원망할 겨를이 없고 현재를 바로잡기에 바쁜 우리는 지난날의 잘잘못을 가릴 여가가 없다. 오늘날 우리의 할 일은 오로지 자기를 건설함에만 있고 남을 파괴함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질 않았습니까. 옳은 말씀입니다. 파괴보다도 건설에, 이것은 오늘날 우리들의 제일 명심할 철칙일까 합니다. 지난 8월 15일 이후의 우리는 40년래의 제일 큰 명절을 맞이했습니다. 설과 한가위가 모두 명절이지요마는 오늘날 우리는 그런 것에 비길 수 없는 큰 명절을 맞이한 것입니다. 이러한 명절에 사원을 풀고 야료를 하다니 말이 됩니까. 더욱이 면서기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그는 구명도생(救命圖生)한 죄밖에. 징용은 면서기가 보낸 것이 아니고 일본 국가가 보낸 것을 우리는 명념해야 합니다. 그 면서기가 아닐지라도 다른 사람이 대신했을 것입니다. 악행의 근원은 모르고 그 심부름꾼에게 화풀이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그리고 우리는 면장, 면서기와 학교선생을 친일가라고 추궁하지 맙시다. 일본 치하의 조선 내지에 있어서 친일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여러분 중에 일장기를 손에 대지 않고 황국신민의 서사를 외이지 않은 분이 있습니까. 그야 송죽(松竹)의 오상고절(傲霜孤節)이 오히려 무색할 만큼 절조를 지킨 분이며 죽음을 무릅쓰고 지하운동에 분주하신 분도 많지요마는 대다수의 우리들은 목숨에 얽매여서 불행한 친일가였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들 자신에 얼굴이 뜨뜻한 일이 있지 않습니까. 오십보이소백보(五十步而笑百步)하는 어리석음을 우리는 되풀이하지 맙시다. 거듭 외칩니다. 친일자를 추궁하지 맙시다. 그리하여 삼천만 동포에 한 사람의 낙오자도 내지 말고 모두 손에 손을 이끌고 신국가의 건설에 매진합시다. 동포란 말은 피를 같이 한다는 말입니다. 비록 어머니의 배는 다를지언정 조상의 피를 같이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한 동포들입니다. 비록 허물이 있을지라도 서로 용서하고 묻어 주어야지 왜 꿈에라도 서로 헐고뜯을 것입니까. 모든 잘잘못을 더욱이 일본 질곡 하의 그것을 말끔히 물에 흘려버리고 삼천만 동포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손을 맞잡고 나아갑시다. 나는 아까 친일가 아닌 사람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지요만 그걸 거꾸로 말하면 진정한 친일자는 없었다고 나는 봅니다. 우리들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드문 악랄한 동화정책 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쇠사슬에 얽매여 구구한 목숨을 부지하느라고 살아도 죽은 척했을 뿐이지 누가 진심으로 일본에의 충량한 신민이야 있었겠습니까. 그야 더러운 명리를 탐해서 조국에 화살을 겨눈 죽일 놈도 있었지요마는 그는 예외이고 적어도 우리 지방에 그러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고 나는 봅니다. 사람은 흔히 근시안이기 때문에 눈앞을 가리운 표풍(飄風)과 취우(驟雨)를 영원한 것으로 알고 흐린 날은 언제고 개일 때가 있다는 너무나 명백한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정신상의 착오를 범한 사람이야 있었겠지요. 그러나 진정 환장한 사람이나 허파가 뒤집힌 사람이 아니면 뉘가 진심으로 친일한 사람이야 있었겠습니까. 그야 이번 8월 15일에 일본이 항복했다는 소문을 듣고 인제 우리는 못 살게 되었다고 엉엉 운 조선인 소학생이 있었답니다. [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거센 바람이 아침내 가지 않고 쏟아지는 비가 하루를 다하지 않는다.) 〈노자(老子)〉] 그러한 착각을 가진 어른도 없지 않았겠지요. 그러나 이러한 이례(異例)는 일본의 교육이 얼마나 심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고 그들이 앞으로도 가시어지지 않을 친일의 고질(痼疾)에 걸렸다고는 볼 수 없는 바입니다. 새 교육을 받으면 얼마든지 훌륭한 조선의 새 일꾼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소학생을 친일가로 추궁할 사람이 있다면 남이 웃을 것 아닙니까. 우리들의 친일가 추궁은 다 이와 비슷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들의 앞날엔 광명이 있으니 이 좋은 명절에 조금이라도 질서를 문란하는 일 없이 대국민의 긍지를 가집시다. 그러나 다소의 소란이 있었다고 조금도 비관할 건 없습니다. 이래서야 어디 질서 있는 독립국민이 될 수 있을까 하고 기우(杞憂)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내가 본 바로는 준렬한 경찰국가에서 갑자기 무정부 상태로 된 국가민족 치고 현하의 조선처럼 큰 파란 없이 지낸 나라는 별로 없습니다. 이건 조선사람의 천성이 순하고 인자한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러니까 좀 더 떠들어도 좋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닙니다. 앞으로도 더욱 계신(戒愼)해서 이 빛난 역사의 페이지를 한층 더 아름답게 꾸며야 하겠습니다. 말이 났으니까 말이지마는 일본은 40년 동안 우리에게 민족으로서의 자신(自信)을 잃어버리도록 교육해 왔습니다. 그 덕택으로 오늘날 조선사람들은 내남없이 민족적으로 비관하고 낙망하길 잘합니다. 심하면 인류의 공통된 약점, 인간으로서의 불가피한 허물까지를 가지고 이러니까 조선사람은 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을 나는 흔히 보았습니다. 소물실망(小勿失望, 조금도 실망하지 말 것)하라는 민 충정공의 우리 민족에게 남긴 유언을 우리는 다시 생각해야겠습니다. 그렇다고 개인이나 민족을 물론하고 실속도 없이 너무 날치는 것은 나쁘지요마는 아주 자신과 희망을 잃어버리는 것은 더욱 질색입니다. 저번 날도 어떤 사람이 와서 나에게 은근히 걱정하기를 일본 시대에도 일인 관리보다 조선인 하급관리가 악랄한 짓을 더 많이 했으니 그네들이 과연 행정을 잘 운영해 나갈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원인을 첫째, 일인 치하에 그리 우수한 조선인 관리가 (더욱이 순사 나부랑이에) 적었다는 것이며 둘째, 신분의 보장이 없고 더욱이 생활의 보장이 없으니 구차한 목숨을 이어가려면 다소 나쁜 짓이라도 아니할 수 없었고 셋째, 민중과의 접촉면에만 배치되어서 위에 있는 일인 상관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다 보니 결과는 욕을 도맡아놓고 먹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했습니다. [일본인이 인정 있다는 말] 세상에서 흔히 걱정하는 만주 북중국의 조선사람 아편장수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그들은 조국을 쫓겨나다시피 해서 아무런 희망을 잡지 못하는 보헤미안으로 정치적 배경이 없으매 이국에서 정상적인 경제적 발전을 기할 수 없고 더욱이 민족적 훈련이 용허되지 않으매 도의적 견제도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정상적인 해외 발전의 길만 열리었다면야 누가 즐겨서 사기와 협잡을 하겠습니까. 사기와 협잡을 해도 좋다는 건 물론 아닙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고국을 등진 민족이 이역에서 생활의 방도가 끊이매 좋지 못한 상로(商路)에 물드는 거야 그 사람 개인을 탄할 수 있을지언정 그렇다고 민족적으로 비관할 재료는 되지 않으리라고 믿습니다. 오늘날 세계에 웅비하는 나라 중에서도 정상적 해외무역의 길이 끊기면 곧 해적으로 변한 실례가 얼마든지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당파성. 우리는 이로써 나라를 말아먹은 쓰라린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도 아직 그 못된 버릇을 개를 주어버리지 못했음인지 오늘날도 무슨 당 무슨 단 하고 여러 가지 당을 모아서 대동단결에의 길이 요원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조 후년 사색당론의 고질화는 극단적 쇄국주의 하에 국민의 감정이 밖으로 산화하지 못하고 안으로 발효한 때문이 아닐까요. 그건 우리네들 가정에서 형제, 부부, 부모자식의 지친간일지라도 밖으로 나가서 활동하는 사람이 없이 밤낮으로 서로 얼굴만 치어다보고 앉았으면 감정의 격화를 초래하기 일쑤인 것과 마찬가지 경향이 아닐는지요. 또 물이 처음엔 골짝골짝이 여러 갈래로 흘러내리다가도 결국은 합쳐서 큰 강을 이루는 거와 같아서 오히려 그게 자연발생적일는지도 모를 것이며 또 경쟁은 발전의 모태라고도 하니 그러한 각당 분립의 세가 악성화하지만 않으면 도리어 반가워할 현상이 아닐는지요. 모쪼록 그러하기를 염원하는 바이며 또 그리되도록 우리들의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하리라고 믿습니다. [일국일당(一國一黨)이 반드시 좋은 게 아니다.] 또 우리들은 천성으로 비겁하고 나약한 민족인 것처럼 배웠고 따라서 우리들 중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잠시 역사를 들춰 보십시오. 수군(隋軍) 백만을 청천강에서 무찌른 을지문덕은 우리들의 조상이 아닙니까. 당 태종의 십만대군을 두 번이나 물리치고 안시성에서 그 오만한 이세민의 눈을 뺀 것도 일본사람이거나 미국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 조상들이었습니다. 다시 거란을 막아낸 강감찬은, 일본을 몰아낸 이순신은 어떠했습니까. 임진란을 그네들은 이겼노라 하지만 정작 이겼을진댄 삼백 년 전에 우리들의 조상은 이미 일본의 노예가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임란은 이번 일미(日米)전쟁과 같이 육군은 침략의 준비를 완성한 일군이 아닌 밤중의 화적떼처럼 삼천리강산을 파죽지세로 밀어 갔습니다마는 수군이 이순신 장군에게 연거푸 전멸을 당해서 보급의 길이 끊어졌기 때문에 그들은 7년 대역(大役)에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하고 다만 그 침략을 좋아하는 그 악독한 천성을 보였을 뿐 흐지부지 군대를 되돌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들의 필법으로 간다면 수백년 후에 또 일미전에는 일본이 이겼노라고 안간힘 쓰는 축이 생길는지도 모를 노릇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오키나와전 후에 “오키나와에서 우리가 이겼다”고 하던 깜찍한 그들이 아닙니까. [동아 약소민족 해방이라는 일본의 전시(戰是)가 실현했으니 나는 그러한 의미로 대동아전에 일본이 이겼다고 본다.] 일천 년 전의 을지문덕과 삼백 년 전의 이순신은 그만두고라도 문약(文弱)의 폐풍이 민족의 고질이 되다시피 한 최근세에 제정 러시아의 남하세력을 흑룡강에서 막아서 만주로 하여금 오늘날의 만주로 만든 사람들이 그 뉘였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청국(淸國)에서 그 우수한 기술 때문에 요청해 간 삼백 명의 조선 조총사(鳥銃士)였다고 합니다. 이건 앞날의 만주의 운명과 아울러 생각해 볼 때 재미있는 사료가 아닐까 합니다. 이렇듯 우리의 조상은 집단적으로 우수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퍽이나 꿋꿋하고 늠름했습니다. 저 단종조 사육신이 불에 벌-겋게 달군 쇳가치로 배를 지질 때 이윽고 “이 쇠가 식었으니 다시 달궈오라”고 외쳤다는 사실이나 [南秋江의 말] [해설 : 유응부(? - 1456)가 고문받으며 한 말로 남효온(추강, 1454-1492)의 〈육신전(六臣傳)〉을 통해 전해진다.] 가까이는 대원군 시절에 순교한 수많은 천주교도들의 신인(神人)이 공읍(共泣)할 초인의 의지력, 그중에서도 남상교(南尙敎)가 그 아들 남종삼(南鍾三)에게 용감한 최후를 가지라고 타이른 일이며 남 승지의 누이가 충주 목계강(牧溪江)에서 몸을 던졌단 이야기며 더욱이 홍봉주(洪鳳周) 김장운(金長雲) 등이 형사(刑死)할 때의 형조의 계문(啓文)에도 “堅如鐵石, 雖遭慘刑, 示死靡悔, 自顧所犯, 萬死無惜(굳건함이 철석과 같아 참혹한 형벌을 당하면서도 죽음 앞에 후회함이 없고 저지른 일을 스스로 돌아봄에 만 번 죽어도 애석함이 없다.) 운운”이라고 쓰여 있음으로 보아 불과 7-80년 전에 우리의 동포 중에 이처럼 용맹과감한 사람들이 있었음은 우리들의 자랑입니다. 그나 그뿐입니까. 일인은 조선사람은 노래조차 망국적이라고. 아리랑타령의 애조(哀調)와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하는 따위의 퇴폐적 기분이 그 대표적인 것일까 합니다. 그러나 왜 그것뿐이겠습니까. “장백산에 기를 꽂고 두만강에 말 씻기니 썩은 저 선비야 우리 아니 사나이냐 어찌타 능연각(凌煙閣) 상에 뉘 얼굴을 그릴꼬” - 김종서(金宗瑞) 라든가 [해설 : 능연각(凌煙閣)은 당 태종이 공신들의 초상을 모시기 위해 지은 누각이다.] “벽상(壁上)에 칼이 울고 흉중(胸中)에 피가 뛴다. 살 오른 두 팔뚝이 밤낮으로 들먹이니 시절아 너 돌아오거든 왔소 말만 하여라” 하는 시조도 틀림없는 우리 조상의 지은 것이고 “이 몸이 죽고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야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날이 있으랴” 하는 포은(圃隱) 선생의 단심가(丹心歌)는 일본의 우미유카바보다 나으면 나았지 결코 못하지 않는 노래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해설 : “우미유카바”는 8세기 중엽 편찬된 〈만요슈(萬葉集)〉에 실린 글로 1937년 곡이 붙어 해군 군가로 널리 알려졌다. “海行かば水漬く屍 / 山行かば草生す屍 / 大君の / 辺にこそ死なめ / かえりみは / せじ (바다로 가면 물에 잠기고 / 산으로 가면 풀에 덮입니다. / 님이시여, 곁에서 죽겠습니다. / 돌아보지 않겠습니다.)”] [녹이상제(騄駬霜蹄) 살찌게 먹여 시냇물에 씻겨 타고, 용천설악(龍泉雪鍔)을 들게 갈아 둘러매고, 장부(丈夫)의 위국충절(爲國忠節)을 세워 볼까 하노라. / 최영(崔瑩)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戍樓)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一聲胡笳)는 단아장(斷我腸)을 하는고. / 이순신(李舜臣) 군산(群山)을 삭평(削平)턴들 동정호(洞庭湖) 넓어지며 계수(桂樹)를 버이던들 달이 더욱 밝을 것을 뜻 두고 이루지 못하니 늙기 설허 하노라. / 이완(李浣) 대붕(大鵬)을 손으로 잡아 번개불에 구워먹고 곤륜산(崑崙山) 옆에 끼고 북해(北海)를 건너뛰니 태산(泰山)이 발길에 차이어 웨각대각 하더라.] 그러나 조선사람이 천성으로 순한 민족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까 합니다. 역사상으로 보아도 남의 침략을 받은 일은 비일비재하나 이쪽에서 나아가 남을 침략한 일은 한 번도 없습니다. 묘청의 북벌칭제론(北伐稱帝論)이, 최영의 공요안(攻遼案)이, 효종의 북벌 계획이 모두 역사상의 꿈이 되어버리고 윤관의 여진 정벌이거나 세종의 대마도 정벌은 모두 동아의 대국에 큰 변동을 가져오지 못했고 그나마 저쪽의 산발적인 도적질과 북새통에 시달리다 못해서 한 번 혼내 주려고 한 데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우리 조상이 지극히 순하고 또 침략적이 아니었다고 조금도 비관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설사 우리들의 살림살이가 가난하달지라도 우리들의 조상이 도적질할 줄 몰랐고 또 도적질할 념의를 내지 않았다고 털끝만치도 우리 조상을 원망하지 않으렵니다. 이즈음 이웃나라에 닥친 일을 볼지라도 침략의 업보가 만만치 않음을 알 것 아닙니까. “천하비수검(天下匕首劒)을 한 데 모아 비를 매어 남만북적(南蠻北狄)을 다 쓸어 버린 후에 그 쇠로 호미를 만들어 강상전(江上田)을 매리라.” 하는 것이 우리 조상의 티피컬한 심경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우리 조상이 유난히 잘났고 모든 일을 다 잘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어디든 얼빠진 구석이 있었기에 4천 년 역사를 말아 자시었겠지요. 또 우리들은 오죽 못났기에 4십 년 동안 남의 노예 생활에 감심(甘心)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의 역사에 이러한 오점이 찍히었다고 조금도 슬퍼할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흥망이 유수(有數)하다는 진부한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역사는 항상 융체(隆替)와 기복(起伏)의 연속이어니 우리에겐 이제 오랫동안의 겁운(劫運)이 물러가고 새로운 희망이 우리를 손짓해 부르지 않습니까. 더욱이 골로브닌의 말을 듣더라도 천성(天成)으로 강하고 우수한 민족도 없으려니와 그와 반대로 천성으로 비겁하고 나약한 민족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다만 지도자의 훈련과 교육 여하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 실례로 그는 러시아의 댜뉴브 강변의 어떤 마을이 전에는 한두 사람의 화적이 들어온단 말을 듣고 온마을 사람들이 산중에 피란을 갔었는데 그후 적절한 지도자의 훈련을 받아서 60년 후엔 서구의 침략군에 대해서도 까딱 아니하고 감연히 일어나서 마을을 지켰다고 합니다. 우리들의 장래의 운명도 금후의 훈련과 교육 여하에 있음을 절실히 느끼는 바입니다. [일본유수기] 조선사람이 해양에 약하다는 말은 도대체 누가 한 말입니까. 신라 말년에 동양의 제해권을 잡고 당시의 천하를 제패하던 청해진 장보고는 일본사람도 중국사람도 아닌 바로 우리 조상이었습니다. 청해진에 관한 기록은 조선 측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중국의 신당서(新唐書)와 일본의 속일본기(續日本記) 같은 그네들의 정사(正史)에서 더 자세히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당일의 일본사람들이 당나라에나 신라에 유학하려면 내왕에 청해진의 신세를 지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일본의 중 엔닌(圓仁)이 지은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 기타의 당시의 일본 측 기록에 명백한 바입니다. 다만 한스러운 일은 장보고가 미구에 망하고 따라서 청해진이 흐지부지되어 버린 일이지요마는 조선사람의 바다에의 진출은 비록 조직적이 아니나마 그 후에도 오래 계속되었고 고려 시절에도 배 타는 기술이 유난히 능란했기 때문에 당시의 동양무역의 중심지 유구(琉球)엔 고려 선인(船人)이 많았다는 사실이 역사에 남아있습니다. 저 17세기 영국 최초의 중국 사절 매카트니의 사행 기록에도 싱가포르 말라카 등지의 무역선에 코리아 사람이 많았다는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청해진의 끄나풀이 비록 조국에는 용납되지 않았을망정 대대로 동양의 바다를 횡행했다는 사실은 얼마나 통쾌한 일입니까. 이순신 장군이 세계서 제일 먼저 군함을 만들어 일본의 침략을 무찌른 역사가 어찌 우연으로 생기었으리까. 나는 이걸 청해진 천년의 소산이라고 봅니다. [해설 : 매카트니 사행을 “17세기”라 한 것은 착오다. 18세기 말 중국과의 무역 역조에 시달리던 영국은 1787년 캐스카트 대령을 첫 사절로 보냈으나 항해 중에 병사하고, 1793년에 조지 매카트니를 사절로 보냈다. 매카트니를 통한 영국의 요청은 모두 거부되었으나 중국 사정에 대한 유럽인의 인식을 늘리는 데 큰 계기가 되었다.] [金澤庄三郞] 가나자와 쇼사부로는 메이지시대 일본 언어학자로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 제창자의 하나다. 필자가 일선동조론을 언급할지 생각하며 이 이름을 적어놓은 듯. 그뿐만 아니고 조선사람은 문화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다는 것을 역사는 증명해 줍니다. 우리 한글이 세계에서 제일 나은 건 우리 아닌 일본과 서양의 학자들이 입을 갖추어 말해주는 바입니다. 모든 문화의 근원인 문자(文字)가 세계에서 뛰어나게 탁월하다는 것은 자다가 문득 생각해 보아도 저절로 웃음이 나는 일입니다. 만약 한글이 없는 조선을 떠올린다면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칠 노릇입니다. 독립의 의의도 반감할 것이외다. [가나(假名)과의 비교. 한문을 숭상함은 불가. 문자는 문화의 초석.] 나는 전에도 말한 일이 있습니다마는 이조 5백 년의 공죄(功罪)를 따진다면 다른 모든 허물을 세종대왕님의 한글 하나로 상쇄하고도 오히려 혜택이 더 많으리라고 믿습니다. 세계에서 군함을 제일 먼저 만든 나라가 조선이란 건 아까도 말씀드렸지요마는 활자와 천문대와 측우기도 역시 조선이 제일 먼저 만들었습니다. 경주의 석굴암은 1200년 전의 조선의 물리학의 수준이 오늘날의 세계 학자로 하여금 경이의 탄성을 발하게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보다 훨씬 앞선 일본의 문화도 그 근원을 캐면 조선이 스승이었습니다. 왕인 박사와 담징화상은 조선사람일시 분명합니다. 우리 조상은 어릴 적 일본의 훈장이었고 그때 우리의 조상이 그린 그림은 호류지(法隆寺)의 벽화로 끔찍이 떠받드는 국보가 된 것입니다. 저네들의 고대문학의 첫 번째인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를 보더라도 야마토(大和)시대의 일본인에겐 조선사람을 천상인(天上人)처럼 높이 우러렀고 조선에서 건너간 문물은 선진국의 수입문화로 백번 절하고 그 앞에 꿇어 엎드린 모양입니다. 나는 겐지모노가타리를 읽으면서 고려 관상가(こまの相人)니 고려 피리(こま笛)니 고려 음악(こま樂)이니 하는 구절이 나올 때마다 어깨가 으쓱해짐을 느끼었습니다마는 그 반면에 오늘날의 현상에 생각이 미치면 얼굴이 저절로 붉어졌습니다. 옛날 글 배워준 아이들의 종이 되었으니까요. 개인이거나 국가 민족이거나 향상에의 지향이 무뎌지고 침체 윤락하면 참혹한 구렁에 빠지게 되는 예를 여기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다시는 그러한 실수가 없도록 다시 마음을 도사리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들은 옛날만 문화적 소질이 높았을 뿐 아니라 최근에도 일본-조선인의 교육에 다년 종사한 일본 심리학계의 태두 구로다 아키라(黑田亮) 박사가 자기의 교육 경험과 또 심리학적 실험의 결과로 조선사람이 일본사람보다 훨씬 독창적이라고 하는 것을 나는 직접 들은 일이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들의 체력은 어떠할까요. 그건 손기정 씨가 무엇보다도 단적으로 세계에 입증한 것이니 더 이러니저러니 할 여지가 없습니다. 여러분 조금이라도 위구를 품거나 실망하지 마십시오. 민족적 자신(自信)을 붙잡으십시오. 우리들의 조상은 결코 비겁하고 나약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문화적으로도 세계에서 우수한 민족이었습니다. 지금도 세계에서 으뜸가는 천재적 독창력이 있고 세계를 제패할 체력이 있습니다. 세계사의 필연으로 독립이 이루어진 오늘날 우리는 이 문화의 묵은 터전에 그 체력으로 그 독창력으로 찬란한 새 조선 문화를 창조하여 세계문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독립이 되면 과연 무엇이 좋을까, 나는 전날 다섯 가지 조목을 들어서 학교 아이들에게 들려준 일이 있습니다. 나 개인으로 말하면 이때까지 죄인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살던 것이 한 사람의 자유시민으로 일생을 보낼 수 있고 또 언제 잡혀갈까 항상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꿈에도 가위눌리던 것이 인제 네 활개 뻗고 살 수 있으니 눈물겹도록 반가워할 일입니다. 그나 그뿐입니까. 나도 이 민족이 국가의 일원이 되어 세계에 우뚝할 문화를 창조할 수 있다 생각하면 미칠 듯 즐겁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앞으로 훌륭한 국가를 이룩하여 문화의 높은 탑을 쌓는다는 것은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뿐이지 된다는 기정사실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때까지보다도 한층 마음을 도사려 삼천만 동포에 한 사람의 빠짐도 없이 부지런히 일하고 부지런히 공부해야겠습니다. 이때까지는 우리가 남의 배를 타고 있은 셈이니 낮잠을 자도 좋고 흥떵거려도 좋았겠지요. 그러나 이제부터는 우리 배를 타고 우리가 키를 잡고 망망한 대양을 건너가야 하니 한눈팔아서는 못쓰고 만일 흥떵거린다면 큰일입니다. 우리가 한 수 잘못해서 파선해 버리고 다시 남의 배를 타게 되는 신세가 된다는 걸 생각해 보십시오. 생각만 해도 몸서리칠 일이 아닙니까. 우리는 이제 역사적으로 중대한 시기에 놓여 있습니다. 앞으로 천만년 조선의 운명이 우리의 두 어깨에 지워졌습니다. 우리는 모든 정성과 모든 힘을 기울여 이 대업을 완성해야겠습니다. 그리함에는 공연히 좋다고 날뛰는 일 없이 제각기 제가 맡은 직책에 최선의 심혈을 경주하고 한시라도 자기완성에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부질없이 정치계에 분주(奔走)하지 말고 자기 역량의 함양에 모든 정신을 기울여야 합니다. 조선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의 질적 향상이 조선의 질적 향상의 유일한 길이고 그래야만 조선의 앞날에 광명이 비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이 까딱 잘못하면 만년대계를 그르칩니다. 천추만대의 자자손손에게 우리는 죄인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지난날에 일본의 채찍으로 움직인 우리가 아닙니까. 그 채찍이 물러난 오늘날 우리는 훨씬 더 노력해야 할 것이 아닙니까. 만일 남의 채찍이 있었으니까 부지런했고 오늘은 그것이 없으니 게으른다 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그것은 조선 민족의 수치입니다. 여러분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 생각해 보십시오. 혹시 내 자신의 마음속에 그러한 점으로 접히는 일이나 없을까. 이러한 반성을, 나는 일본 시대보다 더 부지런한가 더 성실한가 하는 반성을 누구나 하루에 세 번씩 하기로 합시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이 다 그러하고 가족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그러해야겠습니다. 그리하여 낮이면 제각기 부지런히 일하고 밤이면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과 딸이 모두 머리를 모아서 가갸거겨를 외이고 그 대문을 넘어선 사람들은 다시 진정한 조선사람이 되기 위하여 모든 조선학의 수련에 힘쓰고 그리고 이러한 모든 노력이 일본의 채찍으로 움직일 때보다 몇 배나 더한가 항상 마음속에 가늠해보고 이러하면 조선의 앞날엔 우리들과 및 우리들의 자손에겐 무궁한 행복이 찾아올 것입니다. [유학생과의 문답. 농민조합의 나갈 길 공산당이 외치는 8시간 노동 문제] 김기협([email protected])

2025-02-14

美 1월 소매판매 예상 밖 0.9% 급감…산불·한파 등 여파(종합)

년 3월 이후 1년 10개월만에 감소 폭 최대…핵심 소매판매도 0.8%↓ 전문가 "일회성 요인 外 관세 등 영향 가능성…2월 지표 봐야 지속성 판단"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의 소비자들이 올해 1월 들어 지갑을 닫고 소비 지출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1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7천239억 달러(계절조정 반영)로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0.2% 감소를 예상한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감소 폭이다. 작년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기존 발표된 0.4%에서 0.7%로 상향 조정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1월 감소 폭은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감소 폭은 지난 2023년 3월(-1.1%)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소매판매 지표는 전체 소비 중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속보치 통계로, 미국 경제의 중추인 소비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항목별로는 자동차(-2.8%), 스포츠 물품·취미·악기점·서점(-4.6%), 가구점(-1.7%) 등의 전월 대비 감소 폭이 컸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1월 들어 0.4% 감소해 0.3% 증가를 예상한 전문가 전망을 크게 밑돌았고,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통제그룹)도 0.8% 감소했다. 핵심 소매판매는 전체 항목 중 음식 서비스, 자동차, 건축자재, 주유소 판매액을 제외한 지표로, 국내총생산(GDP)의 개인소비 산출에 직접 반영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1월 들어 남부를 포함한 미국의 많은 지역에 폭설과 함께 한파가 몰아치고 인구 밀집 지역인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오프라인 쇼핑몰 방문이 줄어든 게 소매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표 감소가 다양한 항목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파와 산불 등 일회성 요인 외에 인플레이션, 고금리, 트럼프 관세 등 다른 요인이 소매판매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부과된 관세가 팬데믹 발생 이전부터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에도 관세의 경제 영향이 월가와 정책입안자의 주목을 받는 핵심 사안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ING그룹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관세 얘기에 혼란을 느끼면서 당장 시행될 것이라고 생각해 구매 자체를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며 "이번 결과가 더욱 신중해진 소비 트렌드의 시작인지, 아니면 단순히 악천후로 인한 일시적인 위축인지 보려면 2월 지표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채권 금리는 경기 우려로 이날 소매판매 지표 발표 후 하락하며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5% 밑으로 다시 떨어졌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전 10시께 4.47%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6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email protected] (끝) 이지헌

2025-02-14

미국 물가 '깜짝 상승'에 금리인하 기대 후퇴…"올해 1회"

미국 물가 '깜짝 상승'에 금리인하 기대 후퇴…"올해 1회"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의 1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채권시장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치를 낮췄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이후 향후 기준금리 수준과 연관된 스왑 투자자들은 올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하는 데 베팅하고 있다. 이는 직전의 0.36%포인트에 비해 낮아진 수준으로, 올해 금리인하가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셈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한 차례만 인하할 확률을 69%로 반영했다. 하루 전의 57%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이에 따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0bp(bp=0.01%포인트) 급등한 4.63%로 올라섰다. 지난달 12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도 4.36%로 7.50bp 뛰었다. 이날 미 노동부는 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전월 대비 0.5% 각각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3%대 상승률은 작년 6월(3.0%) 이후 7개월 만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2023년 8월(0.5%) 이후 1년 5개월 만의 최대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작년 동월 대비 3.3%, 전월 대비 0.4% 각각 상승했다.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3.2∼3.3% 수준에서 정체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알파매트릭스 파이낸스의 애널리스트 로저 랜두치는 "이런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서 누가 금리인하를 정당화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재니 몽고메리의 수석 채권 투자전략가 가이 르바는 "오늘 CPI는 분명히 (물가가) 뜨거운 측면에 있다는 뜻"이라며 "지표가 연준에 협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월 물가 지표의 급등이 계절적 조정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투자전략가들은 "올해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하고 있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15%이며 지표 발표 이후 오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1월 물가 지표에 대해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sobering)"라며 "이런 수준이 몇 개월간 이어진다면 연준의 임무가 아직 완수되지 않았다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굴스비 총재는 1월 물가 지표의 계절적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한 달 치 물가 지표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물가 목표에 근접했지만 아직 도달하진 못했다. 오늘 발표된 물가 지표 역시 같은 상황을 말해준다"며 "당분간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자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email protected] (끝) 황정우

2025-02-12

미 재무 "트럼프, 연준의 기준금리보다 시장 금리에 초점"

미국 제조업의 재건에 있다면서, 의약품과 조선업을 예로 들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5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촉구에 대해 질문받고서 "그와 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그는 연준에 금리를 인하하라고 촉구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를 낮추기를 원하지만, 연준에 금리 인하를 직접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에 더 많은 민간 투자가 유입되면 "(높은) 금리와 달러화(강세)는 스스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 대상별로 다른 관세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최근 콜롬비아, 멕시코, 캐나다를 겨냥한 관세 위협은 이민이나 마약 문제 등에 대한 이들 국가의 행동을 담보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반적으로 관세의 목적은 핵심 분야에서 미국 제조업의 재건을 돕는 데 있다면서 재건하고자 하는 산업으로 의약품과 조선업을 지목했다. 한편, 현지시간 5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9bp 내린(국채가격 상승) 4.42%에 마감,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5%대를 하회한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미 재무부의 채권 분기발행계획(QRA)이 석 달 전 대비 큰 변화가 없었던데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월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예상치를 밑돌면서 물가 압력이 다소 완화됐다는 판단으로 시장에서 10년물 금리가 하락했다. 이승녕([email protected])

2025-02-05

[일문일답] 하워드 막스 "미국주식 비싸지만 거품은 아냐"

미국주식 비싸지만 거품은 아냐" "시장서 빠져나갈 시점 아냐…성향따라 주식 비중 하향은 가능" "주식·채권 '60대 40' 투자전략은 옛날 개념…이젠 채권 40% 투자 안해" "中,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비트코인은 내재가치 없는 투기대상"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월가에서 '투자의 구루(스승)'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하워드 막스(78)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은 미국 주식의 가격이 비싸지긴 했지만 투자자들이 광기를 보이는 '거품'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과거 수십 년간 이어진 금리 하락기가 끝나는 대변환(sea change)의 시기를 맞아 과거에 잘 들어맞았던 투자전략이 앞으론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는 만큼 투자전략도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하이일드 채권 등 신용자산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는 투기적 자산이어서 진지한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순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오크트리 캐피털 사무실에서 열린 한국 언론과의 공동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계엄령 사태 등으로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 한국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을 전제하고 일반론 관점에서 말하겠다. 최근 사태로 미국과 한국 모두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한국의 정치 상황은 유동적이다. 한국의 경우 전례 없는 계엄령 선포와 대통령 탄핵, 체포 등을 겪으며 불확실성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하지만 나의 한국 내 소식통들의 조언을 기반으로 이해한 바로는 한국의 상황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한국의 제도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뢰를 가지고 있다. 특히 현재 한국 정부가 경제부총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긍정적이다. 그리고 한국 중앙은행 총재의 조언도 함께 한다는 점에 긍정적이다. 경제에 대한 깊은 고려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확신한다. 한국에 대한 내 견해는 항상 매우 긍정적이었다. 한국을 15년 가까이 방문해 왔고, 고객들도 있으며, 비즈니스 외에도 좋은 친구들이 있다. 한국에 대해 큰 존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한국은 매우 잘 운영되는 나라이며, 교육 수준이 높고, 강한 윤리를 가지고 있으며, 매우 효율적이고 체계적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한국 증시에 투자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며, 투자 대상을 계속 물색할 것이다. 한국에 대한 투자를 전혀 꺼리지 않으며, 한국의 증권거래소와 기업들이 투자자 중심의 시대로 진입해 주주가치를 창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다. 저는 이런 변화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은 어떤가. ▲ 미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전망이 더욱 불확실해졌다. 새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말하자면 '틀을 벗어난 사고'를 한다고 할 수 있겠다. 다른 사람들이 고려하지 않았거나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검토하고 실행할 것이다. 과거에는 확률이 극단적으로 낮은 사건(tail event)이거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들이 이제는 가능해진 것이다. 지금 대통령은 더욱 전술적이고 협상가적인 성향을 보인다. 그가 하겠다고 말하는 것들은 실제로 할 수도 있고, 협상 카드일 수도 있으며, 허세일 수도 있다. 그는 성과와 성공적인 협상, 그리고 문제 해결에 매우 집중하는 성향을 보인다.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특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하고, 양보를 얻어내고, 승리를 선언하는 게 그의 패턴이 될 것 같다. 내가 메모에서 자주 쓰는 말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선 더욱 강조하고 싶다. '두고 봅시다' (We will see) -- 뉴욕증시의 거품 가능성은. ▲ 내가 쓴 메모를 보면 나는 지금 우리가 거품 상태에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거품의 주요 요소 중 일부가 현재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주가가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매그니피센트7'의 주가는 꽤 높은 수준이다. 지난 2년간 시장은 특별히 좋은 성과를 보였다. JP모건의 자료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2년 연속 20% 이상 상승한 경우가 역사적으로 단 네 번밖에 없었는데,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일반적으로 그 이후 2년간은 상승하지 않았고, 오히려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두고 봅시다. 역사적으로 볼 때 현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인 약 22배에서 S&P 500 지수를 매수했을 때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2% 사이였다. 낙관론자들은 항상 미래가 과거와 다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역사적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을 고려할 때 그 주장이 맞을 확률이 낮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내 의견은 거품의 행태적, 심리적 측면이 현재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품은 단순히 높은 가격의 시기가 아니다. 그건 강세장이라고 부른다. 거품은 일시적인 광기의 시기로, 사람들이 특정 자산군에 눈이 멀어 결점은 전혀 보지 못하고 무한한 잠재력만 보는 때를 말한다. 잠재력이란 것은 보통 무한하지 않다. 사람들은 지금 매수하지 않으면 주가가 더 오를 텐데 그걸 놓쳤다며 자신을 책망하게 될 것이고, 돈을 벌고 있는 친구들과 경쟁자들을 보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이는 매우 강력한 힘인 질투와 후회를 자극한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요소들이 현재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본다. 요점은 거품기에는 사람들이 공정가격에 대한 합리적 사고를 멈춘다는 것이다. 포모(FOMO·뒤처지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어떤 가격도 너무 높다고 생각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보통 거품은 선례가 없는 새로운 것을 둘러싸고 형성된다. 오늘날의 경우 선례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시장에서 빠져나가라'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만약 여러분이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있거나, 걱정이 많은 편이거나, 은퇴가 시점이 가까워진 상황이라면, 포트폴리오의 공격성을 다소 낮출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0년간 S&P 500의 연평균 수익률이 3%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일드 채권을 보면 오늘 아침 기준으로 평균 수익률이 7.2%이다. 앞으로 몇 년간 주식이 하이일드 채권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는 증거가 아닌 단순한 관성적 사고에 기반한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위험회피적이고 뭔가 조치를 취하고 싶다면, S&P 500에서 신용자산 투자(credit investment)로 자금을 옮기는 게 전혀 불합리한 선택이 아닐 것이다. -- 연준이 다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나고 보나. ▲ 2023년 말 당시 시장 컨센서스는 2024년 중 여섯 번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0.50%포인트 더 높은 수준(4.25∼4.50%)에 있다. 마지막 인플레이션 하락 구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다.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여러 추세가 세계에서 진행 중이다. 세계화가 저물고 있고, 미국이 만성적으로 겪고 있는 재정적자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나는 경제학자가 아니고 나 자신의 경제 전망을 포함해 어떤 경제 전망도 맹신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다. 물론 쉽게 하락하지도 않을 수 있다. 이는 금리 인하의 여지가 더 이상 많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이유가 있다고 보지는 않으며, 따라서 금리 인상을 예상할 만한 이유도 없다고 본다. --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 미국 시스템에서 가장 나쁜 것은 재정적자이다. 미국은 한도가 무제한이고 청구서도 받지 않는 신용카드를 가진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 만약 청구서가 언제 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면, 무엇이 청구서를 오게 만들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청구서가 언젠가 온다면 그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이것이 가장 큰 단일 문제다. --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에도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생각하나. 어떤 섹터에 주목하나. ▲ 그렇다.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경제와 경제적 진보는 중국에 매우 중요하다. 국민들을 만족시키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그가 경제적 성공을 거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념을 제쳐두고 보면, 이런 요인들이 중국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본다. 또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보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보다 중국에 더 큰 위협으로 느껴질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의 경우 자극받았을 때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것이라고 아무도 단정 지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것이라고 본다. 만약 베팅을 해야 한다면 향후 6개월 이내에 미중 관계의 진전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보겠다. 트럼프는 자신이 그토록 즐기는 승리 선언을 하게 될 것이고, 긴장은 완화될 것이다. 중국은 매년 약 5%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필요하다. 나는 중국이 내수와 이란, 북한, 러시아로부터의 수요만으로는 5%의 GDP 성장을 달성할 수 없다고 본다. 5% 성장을 위해서는 나머지 세계로부터의 수요도 필요하다. 따라서 중국이 나머지 세계와 적대적 관계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내 개인적인 낙관적 편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전통적인 투자전략은 주식 60%, 채권 40%이다. 대변환을 고려했을 때 어떤 전략을 추천하나. ▲ '60/40 전략'은 매우 오래된 개념이다. 내가 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50여년 전 얘기다. 이제는 아무도 60/40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이른바 대체투자라는 범주가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에 매우 큰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사모펀드 같은 것들이 예다. 이제 거의 아무도 채권에 40%나 투자하고 있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은 주식과 같은 소유권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꽤 오랫동안 매우 좋은 성과를 거뒀다. 물론 사람들은 최근의 역사를 보고 이를 미래로 연장하려는 편향을 가지고 있다. 나는 단지 앞으로는 그렇게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나쁠 거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단지 예전만큼 좋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다. -- 앞선 투자자 메모에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지출 절감 노력을 낙관적으로 바라본다는 인상을 받았다. ▲ 그것은 내 희망이지 전망은 아니다. 예산의 약 75~80%가 국방비, 이자지급, 사회보장제도에 쓰인다. 이 중 어떤 것도 쉽게 삭감하기 어렵다. 따라서 나는 낙관적이지 않다. (일론 머스크의) 비즈니스적 접근방식이 정부 운영을 조금은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산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계속해서 재정적자를 겪을 것이며, 이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가장 큰 희망은 재정적자가 GDP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지 않고, 더 천천히 증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낙관적으로 되기는 매우 어렵다. --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를 어떻게 전망하나. ▲ 알다시피 나는 예측을 하지 않는다. 올해 남은 기간 금리 인하가 몇 차례 있을 것 같고, 금리는 약간 하락할 것 같다. 금리 인하 과정이 끝날 때쯤이면 기준금리가 3.0% 내지 3.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올해 안에는 그 수준까지 가지 않을 것 같다. -- 채권 10년물과 30년물 어떤 만기 투자를 추천하나. ▲ 내가 추천해야 한다면 30년물은 사지 않을 것 같다. 우선 30년물이 많이 없기도 하고, 30년이라는 기간은 너무나 큰 불확실성에 노출된다. 오늘 기준으로 10년물은 4.7% 정도의 수익률을 제공하는데, 이 정도면 좋은 수준이다. 나쁘지 않은 투자이지만, 유연성을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10년이 최대이고, 나라면 5년물을 선호할 것 같다. 참고로 장기물을 선택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더 오랫동안 해당 금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보통 수익률 곡선이 우상향하기 때문에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요즘은 수익률 곡선이 (우상향하지 않고) 거의 평탄한 상태라서 후자는 동기가 되지 못한다. --가상화폐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 기업, 주식, 채권, 부동산과는 달리 가상화폐는 어떠한 수익도 창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익을 창출하지 않기 때문에 가치를 매길 수가 없다. 비트코인의 내재 가치가 얼마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들은 투기성 화폐, 투기성 투자이다. 내재적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내재 가치가 얼마인지 말할 수도 없고, 10년 후의 내재 가치가 얼마가 될지도 알 수 없다. 여러분이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이유는 단지 미래에 누군가가 더 높은 가격에 사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종류의 투자는 하지 않는다. [email protected] (끝) 이지헌

2025-02-02

뉴욕증시, 빅테크 실적·FOMC 소화·경제지표 주시…혼조 출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19일~25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0만7천 명으로, 시장 예상치(22만 명↑)와 직전월 수치(22만3천 명)를 모두 하회했다. 지난 18일까지 집계된 일주일 이상 연속 실업보험 청구자 수(185만8천 명)도 직전주보다 4만2천 명 줄며 전반적인 고용시장 안정세를 시사했다. 미국 상무부가 공개한 지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2.3%로, 전분기(3.1%)보다 둔화하며 연합인포맥스의 시장 예상치(2.6%↑)에도 못 미쳤다. 2024년 연간 GDP 성장률 2.8%도 전년(2.9%↑) 대비 소폭 둔화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매수에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고무적 수치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모건 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 수석 경제 전략가 엘런 젠트너는 "4분기 GDP 데이터는 2024년을 놀랍도록 강력한 한 해로 마무리하게 했다"며 "자산 증가, 강력한 노동시장, 대출 등이 기여했다"고 평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 둔화세와 금융 여건 완화를 반영, 3대 정책금리를 각각 25bp(1bp=0.01%)씩 인하했다. 4회 연속 인하 조치다. 시장 참가자들은 빅테크 3사가 전날 장 마감 후 공개한 4분기 실적을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시가총액 2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출(6천963억 달러)과 주당순이익(3.23달러) 모두 시장 예상을 상회했으나 클라우드 성장률이 전분기(33%)보다 낮은 31%에 그치며 실망을 안겨 주가가 5% 이상 미끄러졌다. 테슬라는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으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6월 완전자율주행(FSD) 택시 서비스 출시 계획을 공개하면서 새로운 기대를 모아 주가가 1% 상승세로 전환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는 4분기 주당순이익(8.02달러)이 시장 예상(6.77달러)을 크게 웃돌고, 작년 연간 순이익(624억 달러)이 전년(391억 달러) 대비 59% 급증한 강력 실적 보고서에 힘입어 주가가 2% 이상 올랐다. 시총 1위 기업 애플 주가는 이날 장 마감 후에 있을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3%대 하락세로 딥시크 직격탄을 맞은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알파벳(구글 모기업)은 투자은행 번스타인이 목표주가를 185달러에서 210달러로 상향 조정한 후 주가가 1%대 상승세다. 아마존은 지난 28일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이후 이틀 연속 약보합세다. 알파벳과 아마존은 다음 주중, 엔비디아는 내달 26일 전 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아메리칸항공 주가는 2%대 하락세다. 아메리칸항공은 전날 밤 9시께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탑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을 태운 여객기가 군용 헬기와 충돌한 후 포토맥강에 추락하는 사고를 겪었다. 정부 당국은 이날 오전, "생존자는 없는 듯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배송전문업체 UPS는 최대 고객 아마존과의 거래량 대폭 축소 계획을 이유로 올해 매출 전망을 낮춘 후 주가가 17% 이상 급락했다. 세계 최대 중장비업체 캐터필러는 4분기 매출과 2025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못미처 주가가 3% 이상 뒷걸음쳤다. 세계 최대 케이블TV·인터넷 서비스 사업체 컴캐스트는 4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브로드밴드 및 케이블TV 고객 수 감소 보고에 주가가 12% 이상 급락하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월가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이 전날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질 때까지 금리 인하를 보류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향후 수개월새 크게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다음 회의에서도 금리인하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위치에 서있으며 이는 시장이 차분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분명 그렇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유럽 증시는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86%, 독일 DAX지수는 0.36%, 영국 FTSE지수는 1.06% 각각 상승했다. 국제 유가도 오름세다. 근월물인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07% 오른 배럴당 73.40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04% 높은 배럴당 77.38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국제뉴스공용1

2025-01-30

美 연준 금리동결 속 뉴욕증시 하락 마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행보를 중단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약세로 마감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136.83포인트(0.31%) 내린 44,713.5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일보다 28.39포인트(0.47%) 내린 6,039.3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101.26포인트(0.51%) 내린 19,632.32를 각각 기록했다. 테슬라 등 실적 발표를 앞둔 일부 대형 기술주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엔비디아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 출현에 따른 인공지능(AI) 경쟁 격화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4.1% 하락했다. 테슬라는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불확실성 우려에 2.3% 하락 마감했고, 정규장 마감 직후 발표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도 약세를 보였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만장일치 의결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지난가을 통화정책 완화 행보를 시작한 이후 첫 동결 결정이다. 연준은 지난해 9월 50bp(1bp=0.01%) ‘빅컷’으로 금리인하 사이클을 개시한 후 11월과 12월에 각각 25bp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미국의 강한 경제 상황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가져올 불확실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우리는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채권 금리는 연준의 금리 결정 이후 소폭 하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54%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큰 변동이 없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공개 직후 한때 4.59%까지 올랐다가 파월 의장 회견이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으로 해석되면서 상승 폭을 반납했다. 이날 연준의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 2% 목표를 향한 진전’ 문구가 삭제된 것을 두고 시장 일각에선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신호’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파월 의장은 회견에서 “그저 문장을 줄이는 선택을 한 것”이라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2025-01-29

美 연준 금리동결 속 뉴욕증시 하락 마감…다우 0.3%↓(종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금리 인하 행보를 중단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6.83포인트(0.31%) 내린 44,713.5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8.39포인트(0.47%) 내린 6,039.3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01.26포인트(0.51%) 내린 19,632.3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 등 주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불확실성 우려에 일부 대형 기술주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엔비디아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 출현에 따른 인공지능(AI) 경쟁 격화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4.1% 하락했다. 테슬라는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불확실성 우려에 2.3% 하락 마감했고, 정규장 마감 직후 발표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도 약세를 보였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만장일치 의결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예상된 결정에 시장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미국의 강한 경제 상황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가져올 불확실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우리는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채권 금리는 연준의 금리 결정 이후 소폭 하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54%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큰 변동이 없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공개 직후 한때 4.59%까지 올랐다가 파월 의장 회견이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으로 해석되면서 상승 폭을 반납했다. 이날 연준의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 2% 목표를 향한 진전' 문구가 삭제된 것을 두고 시장 일각에선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신호'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파월 의장은 회견에서 "그저 문장을 줄이는 선택을 한 것"이라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스파르탄 캐피털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오늘 시장을 놀라게 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끝) 이지헌

2025-01-29

중국은행, AI 산업계에 5년간 200조원 금융 지원한다

년간 200조원 금융 지원한다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의 4대 국유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뱅크 오브 차이나)이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 산업계에 1조위안(약 197조원) 이상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24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은행은 전날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중국은행의 AI 산업계 발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중국은행은 지원 금액 1조위안 중에서 3천억위안 이상은 주식과 채권이라고 밝혔다. 또 AI 기술 혁신에 특화된 지원 제도를 구축, AI 산업계에서 단계별로 필요한 금융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행은 "국가의 과학기술 자립을 지원하고, AI 기술의 혁신을 촉진하며, AI 분야와 관련해 전방위적이고 다층적인 금융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행은 지난해 말까지 중국 내 10만 개 이상의 기술형 기업을 지원했으며, 관련 금융 대출은 1조9천100위안에 달했다. 최근 중국은 미국의 AI 반도체 수출 제재 등 AI '굴기'를 꺾으려는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취임하자마자 지난 23일(현지시간) 'AI 관련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장애물 제거'로 명명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중국과의 AI 기술 혁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email protected] (끝) 권숙희

2025-01-24

파월의 선택은?…트럼프 금리인하 압박에도 시장은 '잠잠'(종합)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상승…금리 선물시장선 '1월 동결' 확률 상승 파월 의장 독립성 의지 강해…"대통령 권한 제한적…금리 낮추는 효과 없을듯" 핌코 "연준, 당분간 금리 동결 전망"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촉구했지만 정작 채권 시장의 반응은 잠잠한 분위기를 나타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흔든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발언이 이날 새로 나온 게 아닌 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독립성 의지를 강하게 고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내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또 "유가가 떨어지면서 난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금리가 내려야 한다. 우리를 따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채권 시장은 이날 의미 있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글로벌 채권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65%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4bp(1bp=0.01%포인트)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금리 선물시장 반응도 무덤덤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29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9.5%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보다 0.6%포인트 오른 수치다. 올해 금리 인하 횟수 기대도 큰 변동은 없었다.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1회 인하할 확률은 33%로 반영, 하루 전(35%)보다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흔드는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최소한 거기(연준)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고, 또 "나는 많은 사례에서 내가 연준 사람들이나 의장보다 더 나은 직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때도 독립성을 흔드는 발언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자신이 파월 의장을 연준 의장으로 임명했으면서도 재임 기간 지속해서 그가 정책 결정 시점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팬데믹 이후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섰을 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준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글을 자주 게시하기도 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 보장을 원칙으로 하거나, 이를 관행으로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곧바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연준의 독립성 유지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FOMC 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사퇴를 요구할 경우 그만둘 것이냐는 기자 질의에 "안 하겠다"라고 짧게 답했다.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이사진을 해임하거나 강등시킬 법적 권한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며 독립성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런 압박성 발언이 금리를 낮추는 데는 그다지 효과가 없을 전망"이라며 "대통령이 연준 인사들을 압박하거나 교체할 수 있는 권한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 댄 이바신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명확성을 기다리면서 "가까운 미래에" 금리를 동결할 준비가 돼 있으며 심지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데이터 전면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전면에 대한 명확성이 더 있을 때까지"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도입되는 많은 정책이 장기적으로 성장과 생산성에 매우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타당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일부 압박을 초래할 수 있는 것들 사이에 긴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아직 숲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주식 평가가 높아졌으며 미 국채 수익률이 추가 상승하면 주식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고 봤다. [email protected] (끝) 황정우

2025-01-23

파월의 선택은?…트럼프 금리인하 압박에도 시장은 '잠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상승…금리 선물시장선 '1월 동결' 확률 증가 파월 의장 독립성 의지 강해…"대통령 권한 제한적…금리 낮추는 효과 없을듯"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촉구했지만 정작 채권시장의 반응은 잠잠한 분위기를 나타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흔든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발언이 이날 새로 나온 게 아닌 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독립성 의지를 강하게 고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내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또 "유가가 떨어지면서 난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금리가 내려야 한다. 우리를 따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채권 시장은 이날 의미 있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글로벌 채권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65%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4bp(1bp=0.01%포인트)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이날 발언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금리 선물시장 반응도 무덤덤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29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9.5%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보다 0.6%포인트 오른 수치다. 2025년 중 금리인하 횟수 기대도 큰 변동은 없었다. 연준이 2025년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1회 인하할 확률은 33%로 반영, 하루 전(35%)보다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기간에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흔드는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회견에서 "대통령이 최소한 거기(연준)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고, 또 "나는 많은 사례에서 내가 연준 사람들이나 의장보다 더 나은 직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때도 독립성을 흔드는 발언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자신이 파월 의장을 연준 의장으로 임명했으면서도 재임 기간 지속해서 그가 정책 결정 시점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팬데믹 이후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섰을 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준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글을 자주 게시하기도 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 보장을 원칙으로 하거나, 이를 관행으로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곧바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파월 현 연준 의장이 연준의 독립성 유지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FOMC 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사퇴를 요구할 경우 그만둘 것이냐는 기자 질의에 "안 하겠다"라고 짧게 답했다. 미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이사진을 해임하거나 강등시킬 법적 권한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독립성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런 압박성 발언이 금리를 낮추는 데는 그다지 효과가 없을 전망"이라며 "미 대통령이 연준 관리들을 압박하거나 교체할 수 있는 권한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끝) 이지헌

2025-01-23

뉴욕증시, '트럼프 입'·실업지표·기업실적 주시…혼조 출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한 주간(12일~18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2만3천 명으로 직전주 대비 6천 명 증가했다. 연합인포맥스의 시장 예상치(22만 명)를 상회하며 증가세를 지속했다.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 수(1월11일 기준)는 189만9천 명으로, 직전주 대비 4만6천 명이나 늘며 2021년 11월(197만4천 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플랜트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 짐 베어드는 "최근 수년간 계속된 고용 열풍과 직장 이동 분위기는 대체로 정상화됐다"면서 "노동시장 여건은 대체로 건설적이며, 견고한 성장 경로에 있는 경제에 부합한다"고 평했다. 주요 기업들은 전체적으로 양호한 4분기 성적표를 잇달아 내놓았다. GE 자회사인 항공기 엔진 제조사 GE에어로스페이스는 시장 기대를 상회한 4분기 실적 보고서와 함께 70억 달러 상당의 자사주 매입 계획 및 배당금 30% 인상 방침을 밝혀 주가가 6% 이상 급등했다. 알래스카항공도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5%가량 뛰었다. 대형 항공사 아메리칸항공도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그러나 항공 수요및 연료비 등을 이유로 올해 1분기 주당순이익(EPS)이 마이너스(-) 0.20~0.40달러 수준을 보일 것이란 자체 전망에 주가가 9% 이상 미끄러졌다. 전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세계 최대 규모 비디오게임 개발·유통업체 일렉트로닉 아츠(EA)는 축구 게임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연간 예약 가이던스를 낮춰잡은 후 주가가 17% 이상 급락했다. 경제매체 배런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칩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 수요 감소 및 AI 지출의 잠재적 둔화에 대한 경고는 칩 제조업체 주가에 하방 압력을 넣었다고 전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 이상, 브로드컴과 AMD는 1% 미만 하락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대주주로 있는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홀딩스 주가는 7% 이상 뒷걸음쳤다. 소프트뱅크가 오라클, 오픈AI와 함께 추진할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대해 일론 머스크가 의구심을 표현한 여파로 추정됐다. ARM 외 스타게이트 관련 종목 오라클 주가는 강보합세,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상승세,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아마존은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CFRA 리서치 최고투자전략가 샘 스토벌은 "역대 최고가 기록은 녹슨 문처럼, 여러 차례 시도 끝에 비로소 열린다"며 "오늘 약간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으나 시장은 조만간 마감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 위해 힘차게 내닫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매체 CNBC는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행할 세금감면·규제완화 조치에 대한 기대감과 탄력있는 경제 성장 신호로 인해 상승세를 탔다"면서 "관세 정책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로 남아있으나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한 후 지금까지 관세에 대해 구체적으로 강경한 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에 비교적 만족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관세는 잠재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재가열하고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모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한편 이날 유럽증시는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0.51%, 영국 FTSE지수는 0.19%, STOXX600은 0.32% 각각 올랐다. 국제 유가도 오름세다. 근월물인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25% 오른 배럴당 75.63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30% 높은 배럴당 79.24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국제뉴스공용1

2025-01-23

블랙록 CEO, 대규모 AI투자에 "인플레·증시 악영향 우려"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민간 투자 프로젝트가 미 증시에 의도치 않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을 위해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 중인 핑크 CEO는 이날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조심스러운 낙관론 입장인데, 내가 보는 시나리오 중에는 상당히 나쁜 것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핑크 CEO는 "만약 모든 민간 자본을 풀어준다면 성장에는 매우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동시에 이 중 일부는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을 창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같은 위험은 아마도 아직 시장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본다"며 "채권시장은 우리가 어디로 향할지 알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올트먼 CEO와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이 이끄는 오픈AI와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 3개 기업이 AI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공동 설립해 향후 미국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최소 5천억 달러(약 718조5천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핑크 회장은 "향후 전개 상황에 따라 인플레이션 탓에 금리가 매우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주식시장에 큰 부정적 충격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5% 상향 돌파를 시도하고 5.5%까지 도달할 우려가 있다며 이 같은 일이 현실화할 경우 증시에 충격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21일 이후 이틀째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자거래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3일 오전 11시(미 동부시간) 기준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66%로 지난 21일 저점 4.53% 대비 13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email protected] (끝) 이지헌

2025-01-23

[트럼프 취임] 달러 가치, '관세' 발언에 출렁…범중국 증시는 일단 안도

미국 달러화 가치가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첫날 관세 관련 발언을 주목하며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21일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보합세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서 범중국 증시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 트럼프 "캐나다·멕시코 관세 부과 생각"에 달러 요동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9선 위에서 머무르다 한국시간 20일 오후 10시 30분께부터 급락했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진행되면서 다시 하락세로 전환, 21일 오전 107.917까지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1%가량 하락해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달러화 가치는 다시 반등했다. 취임식에서 구체적인 신규 관세 부과 조치를 언급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취재진과 만나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에 대해 "우리가 2월 1일에 (부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달러화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달러인덱스는 한국시간 오후 4시 3분 기준 108.548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 대비 캐나다 달러와 멕시코 페소 가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언에 한때 1.4% 정도 떨어졌다. 달러 대비 캐나다 달러 가치는 최근 5년 새 최저를 찍었다. 이날 달러 가치 변동성은 시장 투자자들이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율 관세는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에 영향을 주고 달러 가치도 밀어 올릴 수 있다. 삭소캐피털마켓츠의 차루 차나나 전략가는 "정책 환경이 다시 한번 역동적일 것이다. 시장이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시장이 취임사만 보고 너무 일찍 자축했다고 지적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대비 12.2원 내린 1,439.5원에 장을 마쳤다. ◇ 아시아 증시 보합세…자동차·배터리 업체 주가는 약세 미국 증시가 20일 휴장한 가운데 21일 문을 연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보합세를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 범중국 증시가 일단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시간 오후 3시 58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0.85%,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 H지수(HSCEI)는 1.07% 오른 상태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 종합지수(-0.01%)와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1%)는 보합세다. 코스피(-0.08%)를 비롯해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0.32%)와 대만 자취안 지수(+0.14%), 호주 S&P/ASX 200 지수(+0.66%)도 변동성이 크지 않았다. 한국시간 오후 4시 13분 기준 나스닥 100(0.0%)과 S&P500 선물(+0.07%)도 보합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시아 자동차·배터리 업체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10bp(1bp=0.01%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4.53%를 찍었다. 미즈호증권의 오모리 쇼키 전략가는 "시장은 취임 첫날 대규모 관세에 꽂혀있었는데, 중국에 대한 관세가 없다 보니 채권 시장에서 안도 랠리가 나왔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으로 원유 가격이 내린 것도 국채 금리 하락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중국에 대한 관세 조치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추진 중인 점을 상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7개 주요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 7' 대신 이른바 '마가(MAGA) 7 주식이 미 대선 이후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마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이자 트럼프 지지층을 통칭하는 용어로, 마켓워치는 테슬라를 비롯해 코인베이스·마이크로스트래티지·로빈후드·앱로빈·유비퀴티·윌리엄소노마 등을 들었다. [email protected] (끝) 차병섭

2025-01-21

뉴욕증시, 트럼프 취임 대기·빅테크 강세…강한 반등 출발

채권시장이 모두 휴장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은 20일에 열린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67.65포인트(0.85%) 상승한 43,520.78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4.23포인트(0.93%) 오른 5,991.5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546.51포인트(1.27%) 뛴 19,584.80을 각각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전날 동반 하락세로 마감한 바 있다. 전거래일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차익 실현 매도세로 시장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의 급락세가 기술주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워 나스닥지수는 0.89% 뒷걸음쳤었다. 그러나 전날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금주들어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시사한 물가지표와 주요 은행들의 A+ 실적 보고서에 힘입어 꾸준한 반등 의지를 보였다. 현재 분위기가 마감 때까지 이어진다면 다우지수와 S&P500은 지난 11월 대선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보이며, 주간 기준 올해 첫 상승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이날 시장은 개장 직후 날아든 트럼프와 시진핑의 통화 소식에 주목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며 통상 문제를 비롯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방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했다. 미국과 중국 양국에 모두 매우 좋은 대화였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는 "무역 균형·펜타닐·틱톡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우리는 많은 문제를 함께 해결할 것이고 지금 당장 시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시 주석과 나는 전 세계를 더 평화롭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트럼프의 강경한 대(對)중국 정책, 관세 인상안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트럼프가 2024 대선 승리 이후 시 주석과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 주가는 전일 대비 1%대 오름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애플 주가는 전날 4.04% 하락하며 작년 8월 5일(4.82%↓)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전날 애플은 아이폰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년새 17% 하락하며 중국 업체 비보·화웨이에 이은 3위로 밀렸다는 소식에 주가가 하방 압력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날 투자은행 에버코어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아이폰 사이클 및 서비스 모멘텀에 힘입어 애플 주가가 앞으로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전날 애플과 함께 일제히 하락 마감했던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은 이날 동반 강세로 장을 열었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아마존 6종목이 모두 1% 이상 꿋꿋이 반등 중인 가운데 메타(페이스북 모기업)만 보합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테슬라 반등폭이 3%대로 가장 높다. 한때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 군림했던 인텔은 제3 기업에 의한 인수 가능성이 보도된 후 주가가 7% 이상 뛰었다. 후발 전기차 기업 리비안은 독일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과의 파트너십 강화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3% 이상 올랐다. 북미 육상 물류 운송을 대표하는 기업 J.B.헌트는 시장 예상을 밑도는 실적 여파로 주가가 7% 가량 급락했다. '인공지능(AI) 방산주'로 일컬어지는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는 2% 이상 상승하며 금주 들어 4거래일 연속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세일즈포스는 TD코웬이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후 주가가 2%가량 상승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공개한 12월 산업생산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급증세를 나타냈다. 바클리즈 전략가 이매뉴얼 코는 "이번 주 들어 시장 예상보다 좋은 경제 데이터가 잇따라 나왔고 이것이 주식시장의 '골디락스 내러티브'를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디락스는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 경제 상태'를 뜻한다. 경제매체 CNBC는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재취임하는 다음 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후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규제완화·세금인하 가능성에 베팅하면서 시장은 랠리를 펼친 바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유럽증시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1.19%, 영국 FTSE지수는 1.54%,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72% 각각 올랐다. 국제 유가는 내림세다. 근월물인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71% 하락한 배럴당 78.12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59% 내린 배럴당 80.81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국제뉴스공용1

2025-01-17

뉴욕증시, 누그러진 물가에 뜨거워진 투심…급등 마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근원치가 예상에 부합하며 둔화 흐름을 보이자 물가 불안이 누그러지면서 매수 심리가 팽창했다. 15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03.27포인트(1.65%) 뛴 43,221.5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7.00포인트(1.83%) 급등한 5,949.91, 나스닥종합지수는 466.84포인트(2.45%) 튀어 오른 19,511.23에 장을 마쳤다. 미국 주가지수가 모처럼 동반 급등했다. 소비자물가 지표의 일부 수치가 둔화 흐름을 가리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자극했다. 미국 노동부는 12월 C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와 작년 11월 수치 0.3% 상승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2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 0.2%에 부합하는 동시에 직전월 수치 0.3%보다 둔화했다. 근원 CPI는 줄곧 0.3% 상승률을 이어오다 5개월 만에 둔화했다. 헤드라인 수치는 더 뜨거워졌지만, 물가의 기저 흐름은 둔화를 가리켰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반색하며 매수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 야누스핸더슨인베스터스의 존 커슈너 미국 증권화 상품 총괄은 "전날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이날 CPI까지 두 개의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약간 밑돌면서 시장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며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점은 일부 시장 참가자가 성급하게 반영하기 시작한 금리인상 가능성을 이날 CPI가 배제했다는 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CPI 결과에 국채금리가 동반 급락한 점도 주식 매수 심리를 뒷받침했다.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13bp 넘게 급락했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이날 물가 지표를 본 뒤 대체로 금리인하 속도가 다시 올라갈 것으로 점쳤다. 웰스파고는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25bp씩 인하할 것이며 시기는 9월과 12월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 전략가는 "우리는 10년물 금리가 4.75~5%에 가까워지면서 국채금리 측면에서 위험 지대에 있었다"며 "이날 수치는 좋았고 채권시장과 증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도 출발이 좋았다. 골드만삭스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호실적을 내놓은 뒤 주가가 6% 이상 뛰었다. 골드만삭스의 4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JP모건체이스도 지난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늘고 순이익은 50% 급증했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주가도 2% 가까이 올랐다. 씨티그룹과 웰스파고도 모두 매출과 EPS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자 주가가 6% 이상 급등했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 종목도 모두 주가가 뛰었다. 테슬라는 8% 이상 올랐으며 엔비디아와 메타플랫폼스, 알파벳은 3%,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은 2% 이상 상승했다. 애플도 1.97% 올랐다. MS가 기업용 양자 컴퓨팅 솔루션 '퀀텀 레디' 프로그램을 발표한 뒤 지난 며칠간 죽을 쑤던 관련 종목들은 급등했다. 리게티 컴퓨팅은 전날 47.93% 폭등한 데 이어 이날도 22% 이상 튀어 올랐다. 아이온큐는 33% 이상 뛰었다. 이날 공개 발언에 나선 주요 연준 인사는 12월 CPI를 호평했다. 토마스 바킨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2월 CPI는 우리가 이어온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은 총재는 12월 CPI에 대해 "어느 정도 고무적이고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다"면서도 최근 몇 달간의 지표가 진전을 보여줬고 주택 물가가 서서히 진정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고 새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부 정책의 잠재적 변화 가능성이 커졌다며 "향후 통화정책 경로는 신규 경제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준은 이날 발표한 12월 베이지북에서 모든 연방준비은행 관할 구역에서 경제 활동이 약간 혹은 적당하게 증가했다면서도 "여러 구역에서 이민 정책 및 관세 변화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업종별로 보면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뜀박질했다. 임의소비재는 3% 이상 급등했고 기술과 통신서비스, 금융도 2% 이상 올랐다. 에너지와 유틸리티는 1%대 강세를 보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97.3%로 전날과 동일했다. 하지만 6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전날 마감 무렵의 42.7%에서 34.0%로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59포인트(13.84%) 떨어진 16.12를 기록했다. [email protected] (끝) 국제뉴스공용1

2025-01-15

CNN "트럼프, 채권 자경단과 충돌 가능성"

채권 자경단과 충돌 가능성" 1993년 클린턴, 채권시장 우려에 막혀 경기부양책 수정 2022년 영국 트러스 총리 때도 채권시장 '발작'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른바 '채권 자경단'의 견제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과 채권 자경단이 충돌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채권 자경단은 인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나거나 정부의 재정·통화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국채를 대량으로 매도하는 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투자자들을 가리킨다. 1993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취임 초 공약 이행을 위해 경기 부양책을 밀어붙이다가 채권 시장 불안 우려에 가로막혀 정책을 수정한 바 있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 금리가 오르는 데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감세·이민 통제 공약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촉발 위험과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14일 장중 한때 4.8%까지 오르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CNN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도 전에 벌써 채권 시장이 힘을 과시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이 주가지수를 정권 성공의 실시간 척도로 보는 만큼 채권 금리 상승이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게 CNN 해석이다. 안전자산인 채권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채권 자경단' 용어를 처음 쓴 시장조사업체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창업자는 "우리는 (과거와 같은) 데자뷔 상황에 있다"면서 "시장 금리가 오르면 증시는 약세를 보이고 정부는 빠르게 대응할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증시를 '일간 국민투표'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채권 금리 상승은 가계·기업의 대출금리 상승을 불러오는데, 이는 미국인들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과 맞지 않다. 국채 금리 상승은 가뜩이나 미국의 재정적자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이자 지급 부담을 늘리는 요인이다. 2015회계연도 1분기 기준 연방 정부의 이자 지급 지출은 4번째로 큰 지출 항목이다. 경기까지 과열되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칠 경우 이는 '악몽'이 될 수 있다. 이미 미국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 중이며 고용 시장은 탄탄하고 인플레이션 둔화를 위한 진전은 정체된 상황이다. 재정 지출을 줄일 여지가 많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월가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신중하게 정책을 펴지 않으면 2022년 당시 영국의 리즈 트러스 내각과 같은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을 거론한다. 당시 영국에서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 속에 신임 트러스 내각이 이른바 '트러스노믹스'로 불리는 대규모 감세 중심의 예산안을 내놨는데,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한 바 있다. 결국 트러스 총리가 부자 감세안을 철회하기로 했지만 그는 영국 역사상 최단기(49일) 총리로 남게 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월가 출신인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지명자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레이몬드제임스의 에드 밀스 애널리스트는 "그는 채권 자경단의 왕자다. 시장의 다른 참여자들과 어떻게 게임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차병섭

2025-01-14

달러 가치 2년여만에 최고…골드만삭스 "5% 추가 상승 가능"

년여만에 최고…골드만삭스 "5% 추가 상승 가능" 트럼프 관세정책·인플레 우려 등 영향 강달러에 '1유로=1달러' 붕괴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국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시장 '발작'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달러화 가치도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여기에는 미국의 견조한 성장세와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등이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달러 가치가 5%가량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달러인덱스 2년여 만에 110 찍어…'킹달러' 재현되나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까지 109대에서 머무르다 이날 한때 110.176으로 상승했다. 달러인덱스가 110 위로 올라온 것은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킹달러' 현상이 있었던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지금보다 4.1% 정도만 더 오르면 당시 고점(114.778)에 이르게 된다. 당초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10년물 금리는 오히려 지난해 9월 3.6%를 찍고 1% 넘게 올라 이날 한때 4.80%를 기록했고, 달러 인덱스도 지난해 9월 저점(100.77)을 지나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화 강세에는 미국의 탄탄한 성장세, 인플레이션 우려, 그리고 이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등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우는 관세 공약 등도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꼽히며, 최근 발표된 지난해 1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지표 호조 등도 이러한 추세를 강화하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비교적 높은 수준이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TD증권·도이체방크 등은 올해 달러 가치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카막샤 트리베디를 비롯한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최근 2개월 사이 달러 전망치를 2차례 수정했고 현재는 1년간 5% 상승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미 상품선물위원회(CFTC)의 7일 자료를 보면 헤지펀드·자산운용사를 포함한 투기적 시장참여자들의 달러화 상승 베팅은 337억 달러(약 49조원)로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 강달러에 다른 통화 힘 못써…"무역상대국 불안정 심화" 달러화 강세에 다른 통화 가치는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최근 3개월 사이 6%가량 하락해 202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이날 한때 1유로당 1.0178달러까지 찍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가 부진한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속적인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도이체방크 등은 유로화 가치가 '패리티'(1유로=1달러)를 밑돌 가능성도 거론된다. 파운드화 가치도 이날 한때 1파운드당 1.21달러까지 떨어져 2023년 11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국채와 파운드화 매도세가 동시에 나타나자 영국에서는 리즈 트러스 정부 당시 재정 뒷받침 없는 감세안으로 채권시장에 혼란을 유발했던 2022년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방어 의지를 밝힌 가운데,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11일 한때 7.36위안까지 올랐다가 7.34위안으로 조정된 상태다. 엔/달러 환율은 10일 한때 158.78엔까지 올랐지만 일본 당국의 이번 달 기준금리 인상 시사 속에 157엔대로 내려왔다. 도이체방크는 일본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엔/달러 환율이 160엔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ING 전략가들은 강달러와 미 국채 고금리 여파로 미국 이외 국가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배녹번글로벌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관세가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요인인 동시에 "유럽·캐나다·멕시코 등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을 더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봤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 측이 관세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기보다는 매월 조금씩 높여가는 점진적 접근 방식을 검토 중이라는 블룸버그통신 보도가 나오면서 달러화 강세는 어느 정도 누그러진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지만, 한국시간 14일 오후 4시 16분 기준 달러 인덱스는 전장 대비 0.475 내린 109.481에 거래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차병섭

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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