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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이상엽 "이혼후 진짜사랑" 말실수..♥아내에 싹싹빌며 사죄(조동아리)

대사 까먹는 꿈 이런거 꾸고. 그게 꽤 오래간다. 지금 공연 하고있는데도 지금도 잠깐잠깐 잘때도 꿈에서 나오니까"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지석진은 "너 결혼했더라? 그래서 빠진건 아니잖아 살이? 잘 한번 생각해봐"라고 물었고, 이상엽은 "근데 약간 요즘 아내가 요리하는걸 즐겨해서 평상시에 먹는거랑 다르게 메뉴가 다각화돼있다. 굉장히 여러가지 메뉴를 먹고있다"면서도 "그래서 살이 쪄야하는데 아픈가 나? 왜이렇게 살이 빠지지?"라고 의아해 했다. 이를 들은 김용만은 "잠깐만 이건 중간에 생략됐지만 아내 음식이 맛없다는 것처럼 느껴질수 있다. 다각화됐는데 내입맛엔 안맞는다고 끝나는것 같다"라고 지적했고, 당황한 이상엽은 다급히 손사레 치더니 카메라를 향해 싹싹 빌며 "맛있어요"라고 연신 어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엽 역시 요리 실력이 만만치 않은 바. '편스토랑'을 통해 편의점 음식을 출시했던 만큼 지석진은 "아내는 뭐라고해 그 음식? 맛있대?"라고 물었다. 하지만 이상엽은 "아내는 되게 냉정하다"며 "최근에 연극을 보러 왔는데 첫공을 봤다. '애나 엑스'라고 아내가 첫공 보고 집에 와서 대본을 피더니 '처음부터 다시해봐'라고 했다. 제가 앉아서 편하게 했더니 서서하라고. 아내는 이게 2인극이니까 자기가 상대역을 맡아서 해주고 어느순간 지나니까 본인이 외웠다. 외워서 같이 일어나서 연기하니까 이사람이 왜 이러나. 그래서 약간 그렇게 집에서도 연기를 하고 있어야하니까 그래서 살이 빠졌나?"라며 "아내가 대사를 외우니까 저는 제가 본업으로 하는 사람인데 약간 민망해서 저도 좀더 하게 되고 그래서 거기서 시너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지석진은 "어떻게 만났냐"고 궁금해 했고, 이상엽은 "소개팅이었다. 만나는 날 차를 끌고 가는데 슬로우 비디오였다. 저사람이다. 눈빛이 되게 살아있었다. 너무 예쁜거다. 원래는 소개팅 하면 내려서 문도 열어주고 하지 않나. 창문 내려서 저도 얼어서 '안녕하세요' 하니까 이 사람이 기다린거다. 문도 안 열어주고. 본인이 하려는데 문도 잠겨있고. 타서 마스크 벗었는데 너무 예쁜거다. 너무 그때 긴장해서 운전을 이렇게 했다. 이쪽을 아예 못보겠더라"고 떨렸던 당시를 떠올렸다. 또 "만난지 얼마만에 결혼했냐"고 묻자 이상엽은 "5, 6개월만에 식장을 잡았다. 식장 잡은것도 아내가 로망인 식장이 있었다. 그 곳에 대기를 걸어놨는데 봄에 하고싶다고 했는데 딱 저희가 결혼한 그날에 이 얘긴 누군가에게 슬픈 얘기일수 있는데 빠진거다. 저희가 거길 들어갔다. 대개는 택일이라고 해서 결혼 날짜도 잡고 하는데 저희는 신경 쓸겨를이 없었다. 날짜가 그날밖에 없었으니까. 이걸 내가 얘기하면 우린 진짜 결혼인데? 고민하다가 만나자마자 식장이 나왔대 하니까 와이프도 그럼 해 라고 해서 서서 그 자리에서 계약금 입금했다"고 말해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그렇게 쭉쭉 되니까 이런게 인연이구나"라고 말했고, 김용만은 "아내분이 대박이네. 그냥 바로"라고 놀랐다. 이상엽은 "엄청 쿨하다. 제가 굉장히 우유부단하다. 같이 골프치러 가면 아내가 뒷짐을 지고 제 뒤에서 보고있다. 누가 사진을 찍어놨는데 선수와 코치인줄 알았다더라"라며 "저도 약간 F인데 아내가 T다. 처음엔 힘들었다. 그래도 나 되게 힘들고 슬픈데 왜 저렇게 얘기해? 그래도 저는 사회생활도 많이 배우고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상엽은 어제 공연이 끝난 뒤 연극을 보러왔던 '스테이지 파이터' 출연자들과 함께 술을 마시느라 귀가가 늦어 "아내가 좀 화가 많이 났다"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조금 늦게 전화를 했다"고 말했고, 지석진은 "전화 타이밍이 중요하다. 네가 늦게 들어와서 화난게 아니라 전화 타이밍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용만은 "나올때 오늘 밤에 약속있다 하고 늘 나온다. 일찍들어가면 좋은거고"라고 팁을 전수했고, 이상엽은 "이런걸 여쭤보고싶었다. 이런 지혜를"이라면서도 "이거 방송나가면 혼날것같은데 도와주시면 안되냐. 다음주 방송에 얼굴 부어서 나오는거 아니냐"라고 다급히 SOS를 요청해 웃음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이상엽은 지금까지 작품 중 "너랑 딱 맞는거 뭐였냐"는 질문에 "어떤 캐릭터는 저랑 정말 다른 사람을 연기하기도 하지만 어떤 캐릭터는 저를 연기하기도 한다. 저는 '한번 다녀왔습니다'라고 KBS 주말극이 있었는데 이민정 누나랑 부부로 나왔다. 그때는 애드리브나 이런게 다 저로서 많이 너무 편했고 드라마 현장도 너무 재밌었다"고 말했다. 지석진은 "한번 다녀왔습니다? 결혼얘기하는거냐"고 물었고, 이상엽은 "그런거였다. 이혼 후부터 우리의 진짜 사랑이 시작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지석진은 "근데 그게 너무 잘 맞았어?"라고 의문을 제기했고, 잘못됨을 감지한 이상엽은 "잠깐만. 형님 그러면"이라고 진땀을 뺐다. 지석진은 "너 메소드 연기가 그거였구나"라고 놀렸고, 이상엽은 다시 카메라를 향해 "여보 아니에요"라고 싹싹 빌었다. 이에 지석진은 "우리가 그쪽으로몬것도 아니고"라고 장난쳤고, 이상엽은 "결혼 전에 찍은거예요. 너무 힘들다"고 안절부절 못했다. 지석진은 "알지 결혼전에 찍은거"라고 말했고, 김용만도 "네가 너무 해맑았다 지금"이라고 말했다. 지석진은 "이혼후에 나의 사랑이 시작됐다 이런 얘기들이. 물론 오해 없으실거다 걱정하지마라"라고 달랬고, 이상엽은 "제가 이혼남 캐릭터를 쭉 했던 적이 이었다. '굿캐스팅'에서도 이혼남, '한번 다녀왔습니다'도 이혼남,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에서도 이혼했고. 그래서 '이혼남 전문? 난 결혼도 안했는데' 그런 생각은 있었다"고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조동아리  김나연([email protected])

2025-02-21

'첫 번째 키스'→'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日 아이콘 극장가 출격

드라마 시리즈를 영화화한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가 올 봄 대한민국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영화 '첫 번째 키스'는 이혼 위기에 남편 카케루(마츠무라 호쿠토)를 사고로 잃게 된 칸나(마츠 타카코)가 우연히 15년 전의 그와 다시 만나게 된 후 펼쳐지는 이야기. '첫 번째 키스'는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괴물'의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의 신작으로, 15년 전 죽은 남편 카케루를 주인공 칸나가 우연한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되면서 15년 후 카케루가 죽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 만의 섬세하면서도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과 울림이 있는 대사가 일본 열도를 감동과 눈물로 뒤흔들며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일본 박스오피스를 강타한 영화 '첫 번째 키스'는 이제 한국 극장가에 찾아와 지난 2월 14일, 단 한번의 이벤트 시사회를 통해 3,653명의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찬사를 받으며 '꽃다발을 사랑했다', '괴물' 흥행에 이어 다시 한번 사카모토 유지 열풍을 불어넣을 채비를 하고 있다. 아시아에 먹방 열풍을 불러온 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영화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가 3월 19일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 ‘고독한 미식가’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이노가시라 고로 캐릭터를 연기한 것은 물론 연출, 각본에도 참여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작품에 대해 누구보다 이해도가 깊은 마츠시게 유타카가 선사하는 고로 씨의 음식을 향한 애정과 진정한 미식가다운 면모는 스크린이라는 확장을 통해 다시 한번 관객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무엇보다 혼밥을 넘어 궁극의 국물을 찾기 위해 프랑스 파리, 한국 남풍도와 거제도, 일본 도쿄를 넘나들며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모험을 예고해 드라마 시리즈와는 차별화되는 스펙터클한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올봄 극장가에 일본을 대표하는 아이콘들이 출격하는 가운데, 영화 '첫 번째 키스'는 오는 2월 26일(수) 전국 메가박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 [email protected] [사진] 영화 포스터 하수정([email protected])

2025-02-19

'차주영 동생' 김우담, 이현욱이 죽였는데 "정말 다정해" 사망 소감(원경)

드라마 ‘원경’에서 민무질 역으로 출연한 배우 김우담이 종영을 앞두고 유쾌한 소감을 남겼다. 11일, 김우담은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첫 사극 작품이라 걱정도 많이 하고 긴장도 많이 했지만 그만큼 많은 것들을 배운 소중한 현장이었다. ‘민쪽이'라는 애칭(?)으로 불러주신 시청자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많이 부족하지만 차주영, 이현욱 선배님 등 좋은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한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비록 극 중에서는 민무질이 이방원의 미움을 받아 죽기까지 했지만 실제로는 이현욱 선배님과 친하다. 정말 다정한 선배님이시다”고 유쾌하게 덧붙였다. 김우담은 끝으로 “앞으로 계속 성장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좋은 연기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부진 각오도 함께 전했다. 김우담은 ‘원경’에서 누나인 원경왕후(차주영 분)를 추앙하고 따르며 그의 행동대장을 자처하는 동생 민무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원경’ 1회에서 “중전이 사내로 태어났으면 임금을 하셨을 분”이라는 눈치 없는 발언으로 이방원(이현욱 분)의 심기를 건드리는 ‘금쪽이 처남’ 민무질로 등장을 알렸다. 이후 원경의 오른팔로 활약하며 가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자진하라’는 이방원의 어명을 받으면서 구슬픈 마지막을 맞이한 민무질의 모습은 우여곡절 많았던 그의 인생과 오버랩되며 큰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우담은 민무질의 다양한 감정을 완성도 높은 연기로 보여주며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압권은 아버지를 여읜 후 눈동자에 핏발이 선 채 오열하며 이방원에게 일갈하던 민무질이 이후 유배를 떠나 실의에 빠진 장면이었다. 김우담은 자연스러운 호흡 속에서 열연하며 극단의 감정을 소화, 민무질을 살아 숨 쉬게 했다. 그는 데뷔 후 첫 사극 도전임에도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눈에 띄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감정을 숨기지 않는 민무질의 성격을 흐트러짐 없는 액션과 대사로 풀어냈으며 단단한 무게감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김우담은 지난해 숏폼 드라마 ‘이혼하고 나랑 놀래?’와 드라마 ‘우연일까?’, ’로얄로더’ 등에 출연하며 깊이 있는 연기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원경’을 통해 사극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김우담의 폭넓은 장르 소화력과 연기력은 이후의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한편, ‘원경’은 원경왕후와 이방원 사이에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최종화는 11일(오늘) 오후 8시 50분 tvN에서 방송된다. 티빙에서는 지난 10일 선공개된 11, 12화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사진] 제공 박소영([email protected])

2025-02-10

'하얼빈' 이동욱 "광복 80주년인데 세상 안 변해...100주년엔 다를까요" [인터뷰](종합)

대사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게 즉흥에서 감독님과 만든 씬이었다. 어떨지 모르겠더라. 사전에 어떻게 할지 얘기할 새도 없이 촬영에 들어갔다. 시작할 땐 될대로 돼라고 자리에 앉았다. 액션 하자마자 오고가는 눈빛과 호흡들이 좋더라. 연기하면서 오랜만에 느낀 짜릿함이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뭔가 되는 구나, 즉흥적으로 만든 씬도. 감독님도 흡족해 하셨다. 그 씬이 이창섭과 안중근의 전사를 보여줬다. 둘의 우정과 단단한 믿음을 보여주는 장면인 것 같아서 굉장히 좋았다"라고 강조했다.  현빈과 이동욱의 촬영장 산책도 화제를 모은 바. 이동욱은 "쉬는 날 할 게 없다. 라트비아 시내가 워낙 작기도 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같이 운동하고 아침 먹다가 산책하자고 배우들 다같이 돌아다녔다. 유일하게 쉬는 날 하는 일상이었다. 나가다 감독님을 만났는데 '오~ 둘이 어디 가~ 좋아 좋아, 둘이 좀 돌아다녀'라고 해서 저희도 한참 웃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정민 씨가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해서 먼저 라트비아 시내를 샅샅이 파악했더라. 알게 모르게 가이드를 해줬다. 여기 가면 성당, 저기 가면 큰 시장, 쇼핑몰이 있다고. 다같이 하루 종일 걸어다녔다"라며 웃었다.  우민호 감독은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이동욱을 눈여겨 봤다고 밝힌 바. 이동욱은 "감독님을 처음 뵙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제 드라마를 거의 다 보셨더라. 평소부터 좋아했다고, '구미호뎐'도 보셨다고. 그 중에서 '타지옥'이 인상깊었다고 해주셨다. 그게 '하얼빈'의 이창섭 역할과 맞닿아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제가 기존에 갖고 있던 어떤 이미지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셨기 때문에 제의를 주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연기를 할 때는 특별한 주문을 많이 하진 않으셨다. 물론 그 씬을 찍을 때마다 디테일을 잡으셨지만 처음부터 '이창섭은 이래야 돼'라고 크게 말씀은 안 하셨다. 다만 조금 진중하고, 선이 굵고, 되돌아보지 않는 모습이면 좋겠다고 하셨다. 안중근과 대비되는 이창섭의 모습이기도 하고, 영화의 무드 자체가 그런 분위기이기 때문에 그렇다"라며 "다른 작품에선 애드리브도 하고 대사도 조금씩 바꾸기도 하고 물론 그런 것도 상의해서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럴 엄두가 안 나더라.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게 물론 제가 '연기'를 하는 거지만 실제 독립운동가 분들이 계시니까 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희화화되면 안 돼서 진지하게 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2년 전 촬영을 마쳤으나 공교롭게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시국을 들끓게 만든 각종 이슈와 개봉이 맞물린 것에 대해 이동욱은 "안타깝다"라고 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자들을 위해 국가 애도기간 마지막 날에 일부러 5천만원을 기부하기도 한 이동욱은 "영화에도 나오지만 이토가 그런 얘기를 한다. 이 나라는 어리석은 지도자들을 국민의 힘으로 이겨낸다. 이토의 부하가 300년 전에도 그렇지만 이순신이라는 영웅이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런 영웅이 없다고 한다. 임진왜란이 500년 가까이 흘렀는데 이토가 있던 150년 전에도 역사가 반복되는 게 안타깝다. 그래도 이겨낸 국민들의 저력이 있고 DNA가 있다고 하면 서글픈 얘기지만 잘 이겨내고 나라가 정상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촬영은 2년 전에 마쳐놨다. 어쩌면 여름 개봉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참 묘하더라. 이런 시국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다. 오늘 자고 일어나면 내일 무슨 일이 또 일어날지 모르는 세상이다. 하루 앞을 예상할 수 없다. 이런 시국과 영화가 맞물려서 묘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라고 털어놨다.  탄핵집회에 대해서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이동욱. 그는 "부담감보다는 그냥 말 그대로 집회에 나간 팬들을 응원하고 싶었다. 추운 날씨에 많이 고생하니까. 제가 옆자리에 함께 있을 순 없으니 힘 내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여기 계신 기자님들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동욱은 개봉 후 관객 반응을 찾아보진 않았다. 그는 "무심하다기 보다는 어떻게 모든 사람이 저를 좋아하겠나. 이 일을 20년 넘게 하면서 내린 생각인데, 아예 안 보는 게 속 편하다"라며 웃었다. 그는 "저는 사실, 사진도 잘 안 본다. 생긴대로 나왔겠지 라는 생각이다. 늘 그런 생각을 한다. 100이면 100 어떻게 다 날 좋아하나. 50만 좋아해도 다행이지. 나머지 50은 싫어할 테니 안 찾아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극 중 이창섭의 최후인 모리 다쓰오(박훈 분)와의 촬영에 대해 이동욱은 "의외로 그 씬이 1~2 테이크 만에 오케이가 됐다. 물론 사전에 박훈 배우와 감독님과 제가 얘기한 게 있었고, 어떤 감정으로 할까에 대해 대화를 많이 했다. 박훈 배우가 너무 고맙게 '일단 해라 내가 맞추겠다'라고 해주더라. 되게 자신이 있던 것 같았다. 박훈 배우 덕에 현장에서 수월하지 않았나 싶다. 제일 고민한 건 총을 어디에 맞아야 할지였다. 이마는 너무 뻔하고 볼 즈음에 맞기로 했다. 이창섭과 이동욱의 마지막 촬영이었다. 저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하고 준비를 해가서 오전 11시엔가 끝났다. 촬영이 잘 됐다. 감독님이 모니터 보시고 '뭐 됐잖아'라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우민호 감독과의 촬영에 대해 그는 "디테일 하시다. 배우한테 맡겨놓으신 것 같기도 한데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꼭 한번씩 짚어주시고 말씀을 해주시더라.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몇 번 있었다. 그 현장에서 막 진지한 것 같은데 알고 보면 다 웃긴 얘기 하신다. 일전에 다른 작품을 한 배우 분들이 감독님이 좀 무섭다고 했는데 제 생각엔 전혀 그런 부분이 없었다. '츤데레' 같은 느낌을 받았다. 기본적으로 현자에선 성격이 급해질 수 밖에 없으니 오해 아닌 오해를 하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재미있는 일화인데 감독님이 모니터를 보시면서 손을 내밀어 옆에 있던 스크립터 분한테 빨리 '줘봐줘봐'라고 했는데 뭘 달라 할지 몰라 무전기 말고 마스크를 달라는 거였다. 빨리 현장 가서 디렉팅을 하려고 그런 거다. 제가 그걸 뒤에서 보고 느낀 건데 너무 웃기더라"라며 웃었다.  유독 처절한 장면으로 화제를 모은 '하얼빈' 신아산 전투. 이동욱은 "의도가 명확했다. 그 시절의 전투라는 게 지금처럼 미사일 쏘고 드론 날리는 시대가 아니라 몸으로 부딪히는 전투를 해야 했다. 총도 연발이 안돼서 한 발 쏘면 다시 장전을 해야 했다. 결국 백병전으로 갈 수밖에 없고, 그럴 때의 치열함, 어쩔 수 없는 잔혹함들이 보여져야 했다. 그게 그 때는 현실이었으니까. 얼마나 독립투사들이 고된 전투를 치르고, 힘든 일들을 했는지 조금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셨던 것 같다 감독님은"이라고 평했다. 다만 그는 "사실 임할 때는 힘들다는 생각은 안 했다. 막상 슛이 들어가도 액션을 하는 건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액션 많이 해보기도 했고, 거기서 한 액션이 합이 복잡하지 않았다. 다만 진흙바닥을 구르고, 날씨가 춥고 그런 건 있었다. 그렇지만 힘들다는 건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촬영까지의 과정이 더 힘들었다. 2박 3일 스탠바이만 하다가 숙소로 돌아가고 10시간 12시간 제설하고 1~2컷 찍었더니 해가 떨어지고. 계속 못 찍고 돌아가는 과정들이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게 원래 사이클 대로 계획대로 돌아가면, 뒷촬영도 조금 영향을 안 받게 된다. 그래서 딜레이가 될 수록 마음의 부담이 모두에게 생긴다. 배우 뿐만 아니라 스태프와 제작부 전부 다. 그런 게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어쨌든 그렇게 60년, 몇 십년 만에 와준 눈 덕에 훌륭한 장면이 탄생했다. 지금 생각하면 되게 감사한 일이다"라고 했다. "실존 인물 부담은 전혀 없었다. 어차피 이창섭도 가공의 인물"이라고 운을 뗀 이동욱은 "제가 평소의 욱동이, '핑계고'처럼 웃길 일 없으니까 한 각오였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동욱은 웹예능 '핑계고'에서 보여준 예능 캐릭터로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정작 '핑계고'의 욱동이에 대해 이동욱은 "메인까진 아니고 서브 캐릭터 정도로 생각한다. 그 얘기를 어디 가면 항상 하시고, 작년에도 작품상을 2연패 했다"라고 웃은 그는 "대상도 아무 생각 없었다. 저 후보인 줄도 몰랐다. 막상 전년도 수상자로 시상을 하는데 봉투를 열기 전에 '봉투 안에 내 이름이 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헛된 상상을 했다. 역시 황정민 선배님이 타셨다. 아쉽다기 보다는 한번쯤 더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더라. 욕심내면 더 안 되는 상이어서 언젠가 한번쯤은"이라며 웃었다.  홍보 없이도 출연하는 '핑계고'에 대해서도 그는 "처음에는 그냥 재석이 형이 불러서 간 거다. 그리고 이제 제가 예능 경험이 아예 없는 배우도 아니니까 제 이름을 건 토크쇼도 진행했고 '강심장'도 진행했다. 주변에 어쩌다 보니 개그맨 선후배들이 많다. 평소에도 제가 재미있고 즐거운 걸 좋아한다. '핑계고' 나가는 게 제 인생에 있어서 저를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일은 아니"라고 말하며 "'핑계고' 대상 받고는 부담이 좀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못 나오겠는데, 더 이상 웃길 자신이 없더라.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잊히기 마련이고, 올해도 더 웃겨 보겠다"라고 말했다.  예능과 판타지 드라마, 시대의 아픔을 다룬 영화를 넘나드는 활약. 이동욱은 "저로서는 너무 재미있다. 작품을 할 때마다 새로운 캐릭터, 장르에 도전하는 자체는 저한테 너무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계속 그렇게 하려고 노력할 거다. '하얼빈'에서 이창섭 연기하면서 판타지 스러운 비주얼 같은 것에 대한 부담은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제가 수염이 너무 가짜 같으면 어떡하나 생각했다. 제가 '구미호뎐 1938'을 찍다가 '하얼빈'의 시작이 조금 물렸다. 그래서 '하얼빈'을 하고 다시 '구미호뎐'을 마무리해야 했다. 문제는 제가 '구미호뎐'에선 레드브라운 머리, '하얼빈'은 검은 머리라 2주 사이 염색만 3번을 해야 했다. 그건 그럴 수 있는데 제가 판타지 드라마를 하다가 현실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 제 스스로가 버겁더라. '구미호뎐'을 끝내고 차라리 일주일이라도 시간이 있으면 캐릭터도 빠져나올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구미호뎐'은 시리즈를 했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드라마에 대한 애정도 있어서 '하얼빈' 스케줄이 물려서 뭔가 '구미호뎐'을 확실히 온전히 마무리 짓지 못하는 부담은 조금 있었다. 어쨌든 '구미호뎐'을 찍을 때 수염을 기를 수 없으니 처음엔 붙였다가 나중엔 한 달 넘게 길러서 그 위에 조금 더 붙였다. 두 달 가까이 길렀다. 너무 편했다"라고 털어놨다.  이러한 작품을 위해 이동욱은 오늘(6일)부터 무대인사를 함께 한다. '서울의 봄'보다 흥행 속도가 빠른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하얼빈'인 바. 이동욱은 "현빈 씨 말을 제가 제작발표회에서 똑같이 했다. 이 영화는 극장에서 체험을 해보셨으면 좋겠다고. 저희가 영상과 사운드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물론 집에서도 너무 좋지만 극장에서 보는 것은 다르다. 그런 의미에서 극장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더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더불어 "극장에서 온전히 집중을 해서 볼 만 한 영화라고 생각이 든다. 집에서 보면 일시정지하고 화장실도 가고 물 마시러 가기도 하는데 그렇게 보시지 마시고 온전히 집중을 해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흥행 갈증에 대해 "물론 있다. 항상 흥행을 목표로 하고 항상 바란다. 드라마도 마찬가지이지만 영화도 단체로 하는 일이다. 잘 되는 게 꼭 저한테만 좋은 일은 아니다. 감독, 스태프 분들도 마찬가지고 흥행이 되고 잘 돼야 그 다음 스텝으로 갈 수 있는 좋은 자양분이 되니까 늘 저한테는 중요하다. '하얼빈'은 아니지만 다른 작품은 제가 맨 앞에서 얼굴을 내밀어야 하는 상황들이라 제가 그 분들의 몫까지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홍보도 열심히 했다. 물론 흥행이 제가 바라는 대로만 될 수는 없고 제 힘으로만 되는 건 아니다. 그런데 '하얼빈'은 너무 잘 되고 있어서 다행스럽고 기쁘다. 빈이가 열심히 해야죠"라며 웃었다.  이에 그는 아직 작품을 만나지 못한 관객들에게 전해줄 관전 포인트도 직접 꼽았다. 그는 "저는 몽골 장면들이 특히 압도 되는 느낌을 받았다. 제가 영화를 네 번 봤다. 처음엔 가편집본을 편집실에서, 그리고 토론토 영화제에 가서 보고, 한국에서 두 번을 봤는데 몽골 장면은 현장에서 현장 모니터 노트북 만한 크기로 봤는데도 '와'가 나오더라. 토론토 영화제에 가서 보는데 그 극장이 평소에는 영화가 아니라 오페라를 하는 극장인데 3500석 크기의 극장이다. 4층까지 있는 극장인데 거기서 스크린으로 처음 보고 압도된다는 걸 느꼈다. 몽골까지 가서 다들 열심히 고생해서 찍은 보람이 있었다고 느꼈다. 한국에서 아이맥스로 두 번을 또 보니까 역시 다르더라. 몽골 산악 지역 시퀀스 전체가 영화의 백미이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야기가 매력일 수도,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있지만 '담담'하려고 노력했다. 안중근 장군의 어떤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지만, 우리가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이걸 극적으로, 화려하게 담지 않고 최대한 담담하고 최대한 그들의 마음, 그들의 순정, 그들의 시선 같은 느낌으로 감독님이 그렇게 만들고 의도하신 게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 아마 다른 선택이었다면 이토를 암살하는 장면을 굉장히 카타르시스 있게 찍어냈을 거다. 그렇지 않았다. 그게 오히려 그 때 당시 독립투사들의 고뇌와 고민과 서로간의 이해와 반목과 이런 것들을 오히려 더 잘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라고 설명했다. 가공이지만 독립투사를 연기한 이동욱. '나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이야기도 나눴을까. 이동욱은 "촬영장에서 토론 같은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상황이면 독립운동하는 거 진짜 쉽지 않았겠다'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연기를 하고 있지만 감히 상상이 안 되더라. 어떤 마음으로, 20대 초반, 30대 초반 그 나이에 목숨을 내던지면서 나라를 구하려고 하겠나. 나 20대 초반엔 뭐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참 가늠하기 힘들고 헤아리기 힘든 마음이라는 생각에 더 진지하게 열심히 하자고 이야기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내가 그 시절에 태어났더라면 과연 그렇게 독립운동을 하겠다고 나설 수 있을까 싶더라. 너무 겁났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올해로 광복 80주년을 맞은 시기, 이동욱은 "세상이 많이 변하기도, 변하지 않기도 했다고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런데 이런 시기에 '하얼빈'이 개봉을 해서 많은 관객 분들, 대중 분들께 독립운동에 대한 의미나 광복에 대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광복 100주년이 되면 훨씬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길 바라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절친 공유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로 활약하는 것에 대해 "아직 저는 '오징어 게임 시즌2'를 못 봤다. 제가 지금 '이혼보험'을 찍고 있다. '하얼빈' 홍보도 해야 한다. 한번 시작하면 계속 보게 되니까 아직 시작을 못했다. 공유 씨랑은 그런 얘기를 안 한다. 작품 얘기 이런 걸 안 한다. 낚시 얘기나 한다"라며 멋쩍어 해 절친 공유와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와 영화 '하얼빈'으로 나란히 흥행 작품을 만들어낼지 기대를 더했다.  / [email protected] [사진] CJ ENM 제공. 연휘선([email protected])

2025-01-06

'오겜2' 이서환 "베트남 보이콧 논란 책임감..마음 아플수 있다" [인터뷰①]

이혼 후 게임에 참가하며 기훈과 3년 만에 재회해 남다른 활약을 펼친다. 2004년 뮤지컬 '노틀담의 꼽추'로 데뷔한 이서환은 드라마 '인간실격' '악마판사', 영화 '핸섬가이즈' '소년들' '콘크리트 유토피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수많은 작품으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 '오겜2'의 인기에 힘입어 2022년 방송된 JTBC 예능 '뜨거운 씽어즈'에서 부른 출중한 노래 실력도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넷플릭스 콘텐츠 뉴스 사이트 투둠(Tudum)에 따르면, '오징어게임2'는 12월 넷째 주 비영어권 TV쇼 순위에서 1위를 기록, 4억 8760만 시간의 시청시간을 나타했다. 이는 시즌1 기록한 공개 첫 주 시청시간 4억 4873만 시간을 뛰어넘었고, 7부작인 시즌2의 전체 러닝타임 7시간 10분으로 나누면 시청 수는 6800만에 해당한다. 종전 최고 기록인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1'의 5010만 보다도 높다. 공개 9일째 여전히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제82회 골든글로브' 최우수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등 세계적인 화제작임을 증명했다. 이서환은 작품에서 해병대 출신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아니라고. 그는 "솔직히 말하면 방위라서 총을 잡아 본적이 없다. 해병대 콘셉트라고 하길래 유튜브를 보고 해병대 분들의 기본 자세와 총 잡는 자세를 보면서 연구했다"며 "내가 사는 아파트의 아무도 없는데 가서 총 들고 가 봤다. 포복도 했다.(웃음) 지나가는 사람이 보면 미친놈이나 간첩이라고 했을 것 같다. 핸드폰 세워놓고 찍으면서 그렇게 캐릭터를 연구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해병대 관련 대사로 '오징어게임2'가 베트남에서 보이콧 움직임에 직면했다. 얼마 전, 베트남 현지 매체 투오이 트레 온라인(Tui Tr Online)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2'에 대해 '영화국이 오징어 게임2 속 베트남 역사에 관한 민감한 세부 사항을 확인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베트남에서 일부 시청자들에게 현지 역사와 관련해 민감한 부분을 자극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베트남 영화국이 이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며 추후 재공지를 알린 상태라고. 현재 "베트남 역사를 왜곡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아무리 재미있어도 안 볼 것"이라는 반응까지 나오는 바. 베트남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일어 이목을 끌고 있다.  베트남 현지 시청자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주인공인 기훈(이정재 분)의 친구 정배(이서환 분)가 해병대 후배 대호(강하늘 분)와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정배는 대호가 2대 독자라는 말을 듣고 "2대 독자를 해병대 보냈다고, 그렇게 귀한 아들을?"이라며 놀랐다. 이에 대호가 "아버지가 조금 남자다워지라고 보내셨다. 아버지가 월남전 참전 용사시다"라고 답했다. 정배 역시 "아버님이 훌륭하시네"라며 칭찬한 상황. 베트남 시청자들은 해당 장면을 두고 월남전 파병을 자랑스럽게 설명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이서환은 "나도 그 기사를 접했다. '아 이거 오해인데..오해인데 어떡하지?' 싶었다. 오해라는 부분을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우리나라 정서에서는 2대 독자를 해병대에 보냈다는게 훌륭한 일인데, 월남전이 중심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 2대 독자를 해병대 보냈으니까 그게 참 훌륭한 일이었구나' 넘어갔는데, 베트남 분들은 그게 마음이 아플수 있다"며 이해했다. 이서환은 "이 논란을 접하고 '그래서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생각했고, 동시에  느껴지는 건 배우들이 하는 한마디 한마디 대사가 얼마나 소중한지 책임이 느껴졌다. 난 한번도 그런 책임을 질만한 대사를 해 본 적이 없어서 한 줄, 한 줄 책임이 얼마나 큰지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편 '오징어게임2'는 지난 12월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고, 시즌3는 올여름 선보인다. / [email protected] [사진] 넷플릭스 제공 하수정([email protected])

2025-01-05

'라디오쇼' 박명수, 또 소신 발언 "국익 도움 되게..국민 한 사람으로서" [종합]

드라마 어워즈’가 열렸다. 5위에는 ‘커넥션’이 올랐다. 지성, 권율, 전미도 등이 활약한 드라마였다. 4위는 김태리, 신예은, 정은채 등이 열연한 ‘정년이’가 이름을 올렸다. 전민기는 “연기하려고 연습하는 게 어마어마하게 화제가 됐다. 피나는 노력이 작품에 녹아있다”고 말했다. 박명수는 “배우들은 캐릭터에 빠져들기 위해 그 사람이 된다. 준비하는 시간도 엄청 많다”고 칭찬했다. 3위에는 ‘굿파트너’가 등극했다. 배우 장나라가 이 작품을 통해 연기 대상을 수상한 바. 전민기는 “작가님이 이혼 전문 변호사라서 스토리 자체가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박명수는 “작가님과 친하다. 편안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는 화법을 쓴다. 그래서 고민을 다 이야기할 뻔 했다”고 말했다. 특히 박명수는 “장나라와 예전에 같은 소속사였다. 그래서 예뻐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2위는 이하늬, 이종원, 김상중 등이 출연한 ‘밤에 피는 꽃’이 올랐으며, 1위에는 김수현, 김지원 주연의 ‘눈물의 여왕’이 등극했다. 박명수는 “김수현의 대사도 기억에 남는다. 정말 폐를 끼쳤다”라며 차은수로 분해 김수현의 대사를 소화했던 점을 사과했다. 이 밖에도 ‘새해 첫 곡’ 리스트도 공개됐다. 5위에는 AKMU의 ‘1조’, 4위는 페퍼톤스의 ‘행운을 빌어요’, 3위는 에스파의 ‘Dreams Come True’, 2위에는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1위는 우주소녀의 ‘이루리’가 꼽혔다. /[email protected] 장우영([email protected])

2024-12-26

'런닝맨' 하차 전소민, 대출 지옥 빠졌다…세상 무너져 ('오지송')

드라마 ‘오늘도 지송합니다’(극본 조유진 최룡, 연출 민지영)가 전소민의 올블랙 카리스마 폭발 현장을 공개했다. ‘오늘도 지송합니다’(이하 ‘오지송’)은 하루아침에 파혼당하고 살벌한 신혼집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서 N잡, N캐 인생에 시달리는 (돌)싱글녀 지송이(전소민)의 파란만장한 신도시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 공개된 사진 속 전소민은 블랙 가죽 코트에 짙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채 카리스마 넘치는 패션으로 시선을 강탈한다. 특히 선글라스 너머로 뿜어져 나오는 전소민의 불타는 복수심은 우중충하고 어두컴컴한 실내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마치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 같이 수상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어진 사진 속 전소민은 조금 전까지의 진지한 포스는 간데없이 세상이 무너진 듯 절망에 빠진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마지막 사진에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천연덕스러운 햇살 미소를 뿜어내는 등 급가속 중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 같은 극단적인 태세전환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전소민의 달콤살벌한 이중 매력이 폭발한 해당 장면은 결혼식도 올리지 못하고 이혼녀가 되면서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지송이가 복수를 위해 흥신소를 찾아간 상황. 특히 이는 앞서 공개된 1회 예고 영상에서의 “그 사람.. 죽이고 싶어요”라는전 전소민의 대사와 오버랩되며 도대체 어떤 일을 겪었기에 이토록 전 남편을 향해 적대감을 드러낸 것인지 진실이 밝혀질 본방송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전소민, 공민정, 장희령, 최다니엘, 김무준 등 믿고 보는 캐스팅과 넷플릭스 ‘청담국제고등학교’의 민지영 감독, 영화 '파일럿'의 조유진 작가 등 감독, 작가, 배우가 완벽한 삼박자 조합으로 로코계에 신박한 재개발 열풍을 예고하는 ‘오늘도 지송합니다’는 5일 목요일 밤 9시 KBS Joy에서 첫방송된다. /[email protected] 장우영([email protected])

2024-12-03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내 인생의 로또

드라마나 소설은 피하는 편이다. 욕하면서 계속 보게 되는 막장드라마의 완결편인 결혼과 이혼, 불륜 드라마에 왜 집착했을까.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는 30대의 DJ, 40대 라디오PD, 50대 라디오 작가는 사회에서 인정받는 의사, 변호사, 교수란 직업의 남편들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만 남편의 외도로 불륜과 이혼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라디오 방송의 메인 작가 시은은 일과 살림에 치여 변변히 꾸미기도 힘들다. 30년 동안 오직 남편과 자식에게 헌신하며 악착같이 살아왔지만 남편이 뮤지컬 배우와 사랑에 빠져 이혼 당할 위기에 처한다. ‘엄마는 아빠에게 로또였어.’ 이혼을 강행하는 아버지에게 날리는 딸 향기의 저주는 가히 일품 명대사다. 로또는 당첨되면 일약 횡재하지만 몰락하는 사람이 많다. 미 복권 당첨자 가운데 90% 이상이 불행한 결과를 맞이 했다는 조사 결과는 거액의 돈이 행복의 지킴이가 되지 못함을 실증한다. 당첨보다 간수가 더 중요하다. 나는 두 번 로또에 당첨 됐다. 첫번째 로또는 리사 아빠다. 앞뒤 분별 못하던 철없는 말괄량이를 인내와 헌신적인 사랑으로 키워(?)준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사랑의 달빛으로 남아 어둔 골목길 돌아 갈 때 길을 터준다. 두 명의 찬란한 생명을 선사한 우서방은 생의 방향을 굳건히 다지는 디딤돌이다. 핏줄이 아닌 리사를 자기 자식보다 더 아끼고 돌보며 불평 잔소리 없이 삶이 흔들릴 때도 침묵으로 인내했다. ‘남편이 착하면 바람도 못 피워요.’ 후배가 농담으로 하던 말이다. 불륜과 사랑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불륜은 거미줄처럼 엮었다가 후 불면 끊어진다. 사랑은 우여곡절을 겪어도 끊어지지 않는 마디다. 이승에서 사람의 손으로 풀 수 없는 매듭이 생의 힘든 고비를 넘게 한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

2021-09-07

[김요한 목사 목회칼럼] 그대여 변하지 마오!

대사가 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s man.”) 영화 속 주인공 해리 하트(콜린 퍼스 역)가 불량배들을 혼내주기 위해 문을 걸어 잠그면서 한 명대사다. 흥분하면 물불 안가리는 사람들과 달리 클래식한 정장 차림에 차분하고 절도있는 행동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매너없는 불량배들과는 격이 다른 모습이었다. 비슷한 의미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사회 생활에서 갖게 되는 자리마다 책임과 의무가 있고 격식이 있다. 누구나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서 익숙해지고 성장하게 된다. 그에 걸맞는 직급이 생기고, 직급이 올라갈 수록 책임의 무게와 권한은 커진다. 사람에 따라 기대 이상의 책임감과 의무를 다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책임과 의무는 뒤로하고 자기 욕심만 채우기에 급급한 사람이 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의 긍정적인 면은 줄반장이라도 시켜줬더니 전에 없던 능력이 발휘되는 경우이고, 부정적인 면은 선하고 예의 바르던 사람이 권력의 맛을 알고 돌변하여 파렴치한이 되는 경우이다. 최근에는 후자의 경우와 같이 부정적 의미로 대부분 쓰인다. 책임과 의무를 위한 권한을 권력으로 착각하고 그 힘을 얻기 위해서라면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다)도 마다하지 않는다. 작년 말, 한국에서 드라마 “팬트하우스”가 화제가 되었다. 상위 1%가 되기 위해 불륜과 이혼, 살인도 마다 않는 소위 ‘막장’ 드라마였다. 부모의 계급(?)과 재정상태에 따라 자녀들의 서열이 정해지고, 친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상황에 따라 서열이 달라지면, 주종관계(?)가 뒤바껴 그동안의 설움을 앙갚음하기도 한다. 아무리 픽션이라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을 일부 반영하고 있는 듯하여 마음이 씁쓸했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사는가? 그리스도인은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된다. 첫째로 그 자리는 영원한 자리가 아니며, 둘째는 내 힘으로 오른 자리가 아니라 은혜로 받은 자리이기 때문이고, 셋째는 어디를 가든 겸손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눅 9:23)고 하셨다. ‘자기부인’은 내 안에 예수님께서 사시기 때문(갈 2:20)이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은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만 한다는 의미보다는,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행하는 삶에 무게중심이 있다. 예수님을 믿음에 있어 우리에게 맡기신 일, 받은 사명,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내라는 의미이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복음을 전파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일을 하다 보면 힘들 때도 있고 고난을 받을 때도 있다. 그러나 힘들다고 포기하거나 피하는 것이 아니라 참고 해야 하는 일이 내게 맡기신 나의 십자가다. 그리스도인은 어디를 가든지, 어느 자리에 있든지, 주와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환경이 나쁜지 좋은지 중요하지 않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중요하다.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과 함께라면 ‘그 어디나 하늘나라’다. 죽은 후에만 갈 수 있는 천국이 아니다. 천국은 하나님이 계신 곳이다. 내가 주와 함께 하고 있다면 그 자리가 천국이고 오늘이 천국에서의 하루가 된다. 환경이 풍요롭든지 척박 하든지, 좋든지 나쁘든지, 내가 있는 그 자리를 천국으로 변화시키는 사람이다. 비록 눈에 보이는 직접적인 변화는 아닐지라도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쉼과 열정을 공급하는 사람이다. 주님이 이 땅에 계신 동안 그러셨던 것처럼. 그리스도인은 환경을 변화시키는 사람이지, 환경이나 자리에 따라 변질되면 안된다. 나는 국물 있는 음식을 좋아한다. 특히 설렁탕이나 곰탕 같은 진한 국물 음식을 좋아한다. 어릴 적,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머니는 교회 구역모임이나 기도원에 가시고 집에 계시지 않는 때가 종종 있었다. 몸이 약했던 아들 끼니라도 거를까봐 밤새도록 끓여 놓은 사골을 우려내고 또 우려내서 냉장고에 넣어 두셨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집에 당시 우리 집에 머물던 사촌 누나가 뜨겁게 덥혀 밥을 말아 주었다. 뜨거운 국밥에 깍두기 하나 아삭 베어 물면 온 세상을 다 먹은 느낌이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몸에 밴 아재 입맛 때문일까? 사람을 대할 때도 진국인 사람이 좋다. 변하지 않는 관계를 그리워한다. 시대가 변하고 환경에 변해도 변함없는 관계, 의리, 그리고 사랑, 자리가 변하고 서로 사회적 위치가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관계가 그립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어려운가 보다. 자신의 욕심과 이해관계로 맺어진 관계는 내가 깨닫든지, 상대가 변하든지, 언제고 깨지고 만다. 그러나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 한결같은 사랑이다. 상황에 따라 내가 주님을 가까이, 혹은 멀리 해도, 우리를 향하신 사랑은 영원하다. 죄로 인해 넘어지고 쓰러졌을 때, 넘어진 김에 주님을 멀리하려는 마음, ‘나 같은 사람이 무슨’ 하는 생각으로 포기하게 만드는 마음은 마귀가 주는 생각이다. 주님이 기뻐하지 않으신다. 주님은 내가 넘어지고 쓰러진 순간에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우리 곁에 계신다. 그리고 손 내밀어 주님 손을 붙잡기를 기다리신다. 세상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들 중에 변질된 사람이라도 처음부터 그런 마음을 가지진 않았으리라 믿는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우리가 선 자리는 하나님이 계신 곳이다. 예수님을 모시고 동행한 자리다. 그 자리는 그리스도인의 자리, 하나님의 자녀 된 자리다. 있는 자리에서 부정적 의미로 변질되지 않기를 바란다. 상황에 따라 기회를 엿보지 말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리스도인 ‘답게’ 살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자리에 올라 전에 없던 성령의 능력을 행하며 주님의 기쁨이 되는 삶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그대여, 변하지 마오~

2021-03-12

[김혜경 칼럼] 모래알을 품은 조개처럼

드라마에서 사랑 없는 정략 결혼한 부부가 싸우는 장면을 보았었다. “나하고 이혼을 하면 네 인생에 남는 게 뭐가 있겠냐.”라고 큰소리치는 남편에게 아내가 했던 대사가 있었다. “괜찮아, 그래도 나는 남잖아.” 그렇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이다. 그러나 무언가 잃은 아픔을 받아들이고 역경을 견뎌내지 못하고서는 자신을 지켜낼 수는 없다. 진주는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여성이 선호하는 보석이다. 은빛을 품고 있는 진주는 언제 봐도 아름답다. 그러나 진주는 땅에서 캐내는 광물이 아니다. 모래알이 살아있는 조개의 몸속으로 들어가야 만들어진다. 모래알이 조개의 몸속으로 들어가면 조개는 고통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두가지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모래알에 반응하지 않는 조개는 결국 병들어 죽고 모래알의 도전을 받아들인 조개는 진주층(nacre)라는 분비물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이 물질이 모래알을 감싸면서 세월이 흐르고 나면 진주가 된다고 한다. 조개는 실로 오랜 세월 고통을 견디어낸 후에 진주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진주를 기다림의 보석이라고 하기도 하고 인어의 눈물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우리네 삶 또한 그러하지 않을까. 사는 동안 절망이나 슬픔을 겪지 않는다면 어찌 그것을 인생이라 할 수 있으리. 이 순간 나의 행동이 과거나 다가오는 미래를 바꿀 수는 없지만, 지금 내게 닥친 시련을 이겨내는 일은 자신을 지켜는 일이다. 왜 굳이 슬픔을 피하려고 하는가. 지금도 슬픔 때문에 눈물이 나고 고통 때문에 사는 것이 힘들다면 그것은 삶을 사랑한다는 증거다. 모래알을 품은 조개만이 은빛 영롱한 진주를 만들어 낼 수 있듯이, 세상 사는 동안 내게 닥친 역경을 마주할 수 있다면 내가 품었던 고통의 크기만큼 내 인생의 노년에서 아름다운 진주를 얻게 되지 않을까?

2017-11-19

[마음을 읽는 책장]사는 게 뭐라고

드라마 DVD를 사들이는 데 재산을 탕진하기도 했다. 브라운관 속 주인공들의 대사가 새빨간 거짓말인 줄 알지만, 그로 인해 행복감을 느꼈기 때문에 속아도 남는 장사라고 스스로 위안한다.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을 겪은 여자로서 연애관 또한 남다르다. 청춘남녀의 환상을 홀랑 깨버릴 적나라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결혼식장보다는 장례식장을 찾는 일이 더 빈번해지는 나잇대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내용이다. 그런 그녀가 여자이고 싶은 순간은 일주일에 한 번 병원 가는 날이다. 젊고 근사한 의사 선생 덕분에 병원 가는 맛이 난다. 설렘에 옷을 사기도 하는데 순전히 자신의 기분을 위해서다. 담당 의사가 거만한 늙은이였다면 잠옷 위에 코트를 걸치고 갔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사노 요코 할머니의 사는 이야기에 빠져있다 보면 책은 어느새 늙어감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노년을 헤쳐나가며 작가는 그녀만의 독신 생활을 살아간다. 삶이란 생각처럼 멀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말과 행동으로 증명하고 있어서 읽는 내내 짠하기도 하고 피식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이유도 없이 기운이 솟았다. 역사상 최초의 장수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는 생활의 롤모델이 없다.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거리며 어떻게 아침밥을 먹을지 스스로 모색해나가야 한다. 저마다 각자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사노 요코 작가의 ‘사는 게 뭐라고’ 본문 중- 사노 요코 작가는 자신이 괴팍하다고 말하면서 주변 상황과 친구들에 대해 끊임없이 투덜거린다. 하지만 가장 많이 비꼬는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90세 노모가 치매를 앓다 요양원에서 생을 거뒀기에 자신도 언젠가 치매에 걸리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한다. 세간의 잡다한 정보는 주로 TV를 통해 얻는데 요즘은 사람들 말이 너무 빠르고 자막도 작아 알아들을 수가 없다고 씁쓸해한다. 앓고 있던 유방암이 이미 뼛속까지 전이됐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시종일관 죽음보다는 고통스럽게 질긴 삶을 더 두려워한다. 남은 생을 열심히 즐겁게 살고 싶은데 따라주지 않는 늙은 몸을 한탄한다. 그리고선 깨닫는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그녀는 스스로와 사이좋게 지내지 못했다. 그것도 60년씩이나.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는 “나는 나와 가장 먼저 절교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마지막을 준비한다. 이 책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작가의 일기를 엮은 책이다. 이후 작가는 2010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롤모델 없는 세상에서 좌충우돌하면서 씩씩하게 살다 떠난 작가를 떠올리면 느슨했던 주먹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2016-09-26

개미처럼 작아진 액션 수퍼히어로… 웃음과 감동은 '덤'

이혼한 아내가 키우고 있는 딸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기 위해서다. 사상 유래 없는 '아빠 수퍼히어로'의 등장이다. 비상한 머리를 지녔지만 순간의 실수로 범죄의 길에 빠졌다 옥살이 후 출소한 스콧 랭은 다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해보지만 그리 만만치가 않다. 그에게 앤트맨 수트의 창시자이자 첨단 생화학 기업 핌 테크놀러지의 수장인 행크 핌(마이클 더글라스)이 접근한다. 그릇된 욕심으로 앤트맨 수트의 원천기술을 빼돌리려는 악당 옐로우 재킷(코리 스톨)에 대적할만한 사람으로 스콧 랭을 점찍었기 때문이다. 행크 핌의 곁엔 늘 딸 호프(에반젤린 릴리)가 있지만, 둘의 사이도 그리 좋지만은 않다. 아버지에 대한 딸의 오해와 원망, 딸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에서 비롯된 아버지의 고집은 영화에 또 다른 강력한 감정선을 만들어 내며, 코믹한 액션 블록버스터 이상의 드라마로 '앤트맨'을 완성시킨다. 영화 개봉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난 페이튼 리드 감독 또한 이 같은 '앤트맨' 만의 색깔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콧 랭과 행크 핌 두 사람 모두가 딸을 가진 아빠란 설정은 다른 마블 영화에선 볼 수 없는 차별화된 다이내믹을 만들어 줬다. 딸과의 관계 회복이야말로 이들을 성장시키는 가장 중요한 열쇠다. 스콧 랭의 경우 앤트맨이 되기로 결심하는 유일한 동기는 딸과 함께 있고자 하는 마음이다. 좋은 아빠가 되는 게 인생의 목표인 수퍼히어로라니, 정말 멋지지 않나. 행크 핌도 마찬가지다. 그가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호프와의 화해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메시지까지 전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기본 설정이 특이하다 보니, 액션 또한 신선하다. 앤트맨은 특수 수트와 헬멧에 장착된 핌 입자를 들이마시면, 몸이 개미만큼 작아지는 동시에 초인적 힘을 발휘한다. 자연히 영화 곳곳엔 곤충 크기로 작아진 앤트맨이 개미떼와 힘을 합쳐 풀밭, 컴퓨터 서버실, 수도관 파이프 속까지 곳곳을 누비며 펼치는 기상천외한 작전이 그려지는데, 하나하나가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 재미난 시각 체험이다. 악당 옐로 자켓과 펼치는 전투는 현란하면서도 귀엽다. 둘은 나름 심각하게 치고 박고 있지만 실제로는 장난감 기차 위에서 남들 눈엔 보이지도 않을 혈투를 벌이고 있다는, 황당하면서도 기발한 상황이 이어진다. 사실 마블이 '앤트맨'의 영화 제작 계획을 발표했을 때, 대부분의 마블팬·영화 제작 관계자 등은 의아해 했다. 과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아이언맨이나 토르처럼 파괴력 있고 멋진 수퍼 히어로에 비해, 몸집이 작아지는 앤트맨 캐릭터는 그리 매력적으로 와 닿지 않아서다. 처음 '앤트맨'의 연출을 맡은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지난해 5월 크랭크인을 앞두고 하차하자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마블이 부랴부랴 페이튼 리드를 새 감독으로 결정하고 촬영을 시작했지만 모두의 반응은 '글쎄…' 였다. 하지만 영화를 연출한 페이튼 리드 감독은 가족의 갈등과 화해라는 주제, 스케일의 대조라는 기술적 설정을 통해 '앤트맨'만의 매력을 만들어 내는 데 완전히 성공했다. 지금껏 등장했던 그 어떤 멋진 수퍼히어로보다 친근하고 공감 가는 영웅의 탄생이며, 과하게 화려하고 웅장하기보단 아기자기하고 재치 넘치는 액션으로 관객들을 웃음 짓게 하는 수퍼히어로물의 등장이다. 리드 감독은 갑작스런 감독 교체로 뒤늦게 합류하게 된 핸디캡을 딛고 오히려 기존의 마블 영화가 다가가지 못했던 가족단위 관객이나 아동 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보여줬다. 영화를 제작한 마블 스튜디오의 브래드 윈더바움 프로듀서는 리드 감독에 대해 "캐릭터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물론, 각 인물이 겪었던 상황을 상상하는 능력도 출중하다. 현장에서 매 순간 놀라운 순간을 포착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특히 즉흥적으로 배우 간의 앙상블을 끌어내는 모습에 감탄하곤 한다"고 극찬했다. 행크 핌 역의 마이클 더글라스 역시 "에너지와 지구력이 뛰어나며 코미디 센스도 뛰어난 감독이다. 늘 열린 마음으로 현장을 이끌어 정해진 대본 외에 즉석에서 대사를 바꾸거나 애드립을 하는 것도 적극 권장했고 나 역시 리딩 때부터 배역에 새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2015-07-16

[이 아침에] "결혼 생활, 그거 쉽지 않지"

이혼이라고 하는데 죽음이야 사람 힘으로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화합을 이루지 못해 깨지는 가정을 보면 마음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낀다. 최근 몇 년 사이 가까운 지인 중에 이혼한 가정이 몇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정했던 순간들을 삭제 버튼 하나로 끝낸 것 같아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다. 얼마 전 또래 이웃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한 분이 "결혼 생활, 그거 쉽지 않지"라며 먼 곳에 시선을 두었다. 알고 있는 말인데도 그날따라 예사로 들리지 않았다. 아들 내외가 헤어져 손자 둘을 맡아 키웠다는 이웃 팔순 할머니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저들 좋아서 결혼했고 자식 낳았으면 어쨌든 책임져야지, 노기 띤 음성에 아들을 향한 원망이 가득 배어났다. 하지만 곧이어 손자 자랑이 늘어지셨다. 돈 한 푼 안 받고 끝까지 다 들어드렸다. 오래 전 이휘향이라는 탤런트가 출연한 드라마가 있었다. 극 중 이휘향이 결혼을 앞둔 조카에게 들려주는 대사 중에 '결혼생활, 마음에 맞으면 얼마나 좋은데'라는 말이 있었다. 평범한 그 대사가 마음에 와 닿았고 대사에 딱 맞는 그녀의 진지하면서도 화사한 표정은 또 얼마나 실감이 나던지. 사실 그 대사는 드라마 작가의 결혼에 대한 일가견임을 알지만, 아무튼 그 후 나는 이휘향의 팬이 되었다. '우산 속의 연인'이라는 내가 만든 영화 속의 한 장면으로 남아있는 그들의 사랑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낭만은 줄어들고 서로에게 느끼는 매력이 반감된다 할지라도, 이 지구 상에 당신이 있어 정말 좋다는 고백과 함께 깊은 신뢰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를. 세월이 더 지나 황혼빛 뉘엿뉘엿 질 쯤이면 두 손 꼭 잡고, 철길 따라 흐르는 큰길 가에서의 뜨거웠던 새벽을 회상하며 천천히 공원을 거니는 먼 훗날의 그들의 일상을 상상해 본다.

2015-06-22

[브로드웨이 집중조명] <1> 이프/덴(If/Then)

드라마상을 수상했다. 이프/덴의 배경은 뉴욕. 주인공은 이혼을 갓 경험한 38세 도시설계가 '엘리자베스'다. 엘리자베스는 보통 여자들보다 '만약'이라는 질문을 훨씬 더 많이 던지는 편이다. '이 상황에서 내가 만약 이렇게 했다면? 아니, 다르게 했다면?' 무엇을 선택할까 첫 장면은 매디슨스퀘어파크. 뉴욕을 떠나 있다가 이혼 후 새출발을 위해 돌아온 엘리자베스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다. 한 친구는 '케이트', 그리고 다른 한 친구는 '루카스'. 케이트는 엘리자베스를 '리즈(Liz)'라고 부르고 루카스는 엘리자베스의 대학 시절 별명인 '베스(Beth)'로 부른다. 케이트와 시간을 함께 보낼 것인가 아니면 루카스와 함께 보낼 것인가.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리즈의 이야기'와 '베스의 이야기' 두 갈래로 갈라져 뒤섞여 전개된다. 순간의 선택이 인생 전체를 뒤집어놓게 된 것. (공연장에서 나눠주는 플레이빌 뮤지컬 넘버를 확인하면 리즈와 베스가 각각 등장하는 장면을 알 수 있다) 리즈vs베스 줄거리를 우선 살펴보자. 케이트를 따라 '섹시 기타 가이'의 연주를 듣기로 결정한 리즈에게 갑자기 한 남성이 다가온다. 군의관으로 두 번째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조시'다. 조시는 '뻔해보이지만 뻔해보이지 않는' 수법으로 다가가지만 리즈에게 거절당한다. 얼마 후 브루클린 방면 A전철에서 둘은 또 한번 만나지만 리즈는 다시 한번 거절한다. 세 번째, 매디슨스퀘어파크에서 또다시 마주친 둘은 결국 데이트를 하게 된다. 리즈의 39세 생일날, 리즈는 조시에게 임신 소식을 전하고 둘은 결혼해 아들 둘을 낳고 산다. 어느날 조시는 세 번째 복무 명령을 받게 되고 해외 전쟁터로 떠나게 된다. 결국 그 곳에서 조시는 임무 수행중 숨진다. 좌절에 빠져있던 리즈는 다시 힘을 내 새로운 시작에 도전한다. 이번에는 베스의 이야기. 루카스와 함께 뉴욕시 개발 프로젝트 반대 시위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베스는 루카스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멀리서 베스를 지켜보던 남성은 군의관 조시. 조시가 다가가 말을 걸어보려던 찰나, 대학 시절 연인이었던 루카스는 베스에게 갑작스럽게 키스한다. 조시는 그 광경을 보고 뒤돌아선다. 베스가 개발 프로젝트 반대 시위에 참석한 다음날. 아이러니하게도 베스는 바로 그 프로젝트 운영자 자리를 제안받고 승낙한다. 한편 베스와 루카스는 함께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베스는 자신의 39살 생일파티에서 루카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아이를 낙태한다. 베스는 일터에서 승승장구한다. 루카스 또한 활동가로 이름을 떨친다. 루카스·케이트와 함께 공원에서 만나기로 한 베스에게 한 남성이 다가온다. 세 번째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조시다. 암시와 선택 그리고 도전 사실 이 작품의 배경이 뉴욕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무한한 가능성이 숨어 있는 도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는 도시가 바로 뉴욕이 아니던가. 그와 동시에 뉴욕은 로맨틱한 도시다. 이 곳에서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품 속 캐릭터들의 모습이 우리 시대의 20~30대들을 떠올리게 한다. 조시와 리즈가 두 번째 '운명적으로' 마주쳤을 때, 조시는 리즈에게 질문한다. "벌써 두 번째 만남인데, 암시가 아닐까?(Don't you think this is a sign?)" 리즈는 이렇게 답한다. "암시? 난 선택을 믿어(I believe in choices)" 하지만 둘은 결국 '알 수 없는 일(You never know)'이라며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그 결과는 비극적이었지만 리즈는 또 한번 새롭게 삶을 시작한다. 암시와 선택이 난무하는 이 도시. '만약'이라는 가정과 '그다음에는?'이라는 의문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삶을 살아야 할까. 아니면 알 수 없기에 한 발자국 앞으로 발을 내딛어봐야 하는걸까.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를 들어봤으니 이제 선택은 당신 몫이다. 이주사랑 기자 [email protected] [이 장면을 눈여겨 보세요] 뮤지컬의 3대 구성요소가 노래·춤·극이라면 이 작품은 사실 춤 부분이 다소 약한 것은 사실이다. 극도 충분히 이해하기엔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그러나 이디나 멘젤을 비롯한 라션즈, 앤서니 랩, 제임스 스나이더 등 주요 캐스트들의 노래와 연기가 훌륭하기에 한 번쯤 볼 만한 뮤지컬. ◆'A Map of New York'=베스가 도시 설계 프로젝트 운영자 자리를 제안받는 장면. 오랜 친구인 스티븐이 자리를 제안하며 전체 캐스트와 함께 부르는 노래다. 출연진들이 부르는 노래에서 각자의 추억이 담긴 뉴욕의 구석구석을 나눈다. 처음 일자리를 얻었던 곳, 항상 장을 보던 그 곳, 내가 처음 살았던 그 집…. '삶이 움직이고 교차하는 도시(City where lifes happen and intersect)'라는 대사가 정확히 맞물린다. 바닥에는 뉴욕시 지하철 지도가 불빛으로 수놓아져 있다. 비스듬히 세워진 대형 거울이 지도를 비춰 오케스트라석에 앉아 있는 관객들도 무대 바닥을 볼 수 있다. 대형 거울을 세트에 활용한 점이 신선한 아이디어로 다가온다. ◆'What the Fuck?'=리즈와 베스의 이야기가 함께 엮이는 장면. 관객들의 반응이 가장 좋은 장면이기도 하다. 리즈와 조시가 하룻밤을 보내는 것에서 시작해 베스와 루카스의 이야기로 끝난다. 리즈의 당혹스러운 표정 연기와 노래가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Always Starting over'=이디나 멘젤의 솔로곡. 조시가 숨진 뒤 리즈가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부르는 노래다. 특별한 장치 없이 이디나 멘젤의 목소리와 감성으로만 채워지는 장면에서 브로드웨이 디바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대형 거울을 활용해 무대 공간을 3차원적으로 표현한 것 또한 눈에 띈다. 공연정보 ▶공연장: 리처드로저스시어터(Richard Rodgers Theatre, 226 W 46th St) ▶일반 티켓: 142~200달러(오케스트라 기준) ▶할인 티켓: 110달러(www.ohshow.net, 212-842-9311 한국어 가능), 로터리 35달러(공연 시작 2시간 전 극장 앞에서 신청) ▶웹사이트: ifthenthemusical.com

2014-10-02

[삶의 향기]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을까

드라마 왕국이 세 개나 있다. 지상파마다 주장하니 말릴 재간이 없다. 구경꾼에겐 딱히 손해날 게 없다. 재밌으면 보고 지루하면 돌리면 된다. 시청 소감을 적어낼 의무가 없으니 한두 편 건너뛰어도 무방하다. 드라마 왕국의 왕은 단연 시청자니까. 제작자나 출연자의 입장에서 보면 한마디로 '무서운 당신'이다. 호응을 얻는 드라마엔 우여곡절 파란만장 산전수전이 있다. 주인공 앞엔 굽이와 벼랑이 있고 파도와 격랑이 친다. 꿈을 가로막는 싸움꾼들이 곳곳에 매복해 있다. 시선을 잡아 두려면 남의 일 같지 않아야 한다. 그게 공감이고 그게 지지율(시청률)로 나타난다. 백전노장이라고 유리할 것도 없다. 신무기로 무장한 군대가 새로운 작전으로 계속 쳐들어오니까. 그 깃발의 행렬을 즐겨야 비로소 프로다. JTBC에선 시상식이 없었다. "고작 일 년 방송하고 무슨 나팔을 불어." 이런 얘길 겁내서가 아니다. 신생 방송사는 포도 농장보다는 포도주 공장에 비유하는 게 어울린다. 뜻을 세우고 땀을 흘리면 때는 반드시 온다. 지금은 포도밭에서 부지런히 씨 뿌릴 때다. 와인 파티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새해 첫날 끝난 드라마가 있다.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우결수). 1월 1일 새벽까지 촬영했다니 이 바닥 참 '살기 힘든 세상'이다. 밥 먹고 살기 힘든 게 아니라 욕 안 먹고 살기 어렵다는 말이다. '대충 끝내야지'라고 마음먹었다면 시청의 여운은 이처럼 따끈하지 않을 것이다. 배우도 연출도 스태프도 한마음이었기에 시청자는 새해 첫날 밤을 '생각'하며 보낼 수 있었다. "결혼이란 게 쉬운 게 아니구나 맞아야 하는 게 아니라 맞춰야 되는 거구나." 1 2회 대본을 주말 과제로 읽은 후 월요일 임원회의에서 나온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봄이 무르익을 무렵이었다. "제목이 너무 상투적 아냐" "대사가 톡톡 튀긴 하는데 과연 첫딸의 이혼과 막내딸의 결혼 이야기만으로 20부작 미니시리즈를 이어 갈 수 있을까." 우려는 불식됐다.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증과 시한부 생명이 없어도 흥미는 지속됐다. 오히려 좀 더 연장하면 좋겠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음악의 3요소에 드라마를 대입시킨다면 작가는 멜로디 연기자는 리듬 연출은 하모니를 담당한다. '우결수'엔 기승전결의 후련함이 있었다. 배우들은 적재적소에서 반짝였다. 그것이 불협화음이 되지 않은 건 삼순이('내 이름은 김삼순')를 성공시킨 김윤철 감독의 저력이다. 하명희 작가는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오랫동안 써왔다. 사례 연구를 수백 수천 건 했다는 거 아닌가. 그래선지 관계 설정이나 상황 속 대사들이 리얼하다 못해 얼얼하다. 최종회에서도 몇 개의 대사가 꽂혔다. 마침내 결혼에 골인한 주인공은 말한다. "이 결혼에서 어머니들은 중개자이자 방해자였어." 여기서 교훈을 얻는다. "돌아보자. 나는 남의 행복에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시종 얄미웠던 신랑의 어머니(선우은숙)도 거든다. "결혼이란 자식이 부모로부터뿐 아니라 부모가 자식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기도 하네요." 극 중에서 신부의 어머니(이미숙)는 자주 말을 바꾼다. 그런데 목표가 바뀌는 건 아니다. 그걸 보면서 예전 제자를 면담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세상에서 너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야?" 예상대로 엄마였다. "그렇다면 지금 너를 가장 괴롭히는 사람은 누구야." 예상을 깨고 그것도 엄마였다. 엄마란 그런 존재다. 날이 풀리면 동물원에나 놀러 가야겠다. 그곳에선 누가 제일 행복할까. 힘센 사자 키 큰 기린 화려한 공작 영리한 여우. 시상식에서 누가 대상을 받건 간에 중요한 사실 하나. 적어도 그들은 우리처럼 행복해 보이려 여기저기 눈치 보지 않는다. 우리가 보기엔 그들이 우리(감옥) 속에 있지만 실상은 뭘까. 우리가 우리 속에 갇혀 사는 건 아닐는지.

2013-01-03

[윌셔 플레이스] '수퍼커플'의 허상

드라마다. 이 연속극의 남녀 주인공 루크와 로라를 '수퍼커플'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드라마 내용은 황당하다 못해 미국사회의 치부를 드러낸 것이어서 당시 방송심의위원회가 있었다면 제재조치를 받을 만 했다. 성폭행 피해자(로라)가 가해자(루크)와 사랑에 빠져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성범죄를 부추긴다는 비난에도 시청률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드라마 방영시간에는 수퍼마켓에서 여성손님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드라마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서인지 이후 현실에서도 수퍼커플이 속속 탄생했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보려는 계산에서였다. 인터넷 시대의 제 1호 수퍼커플은 베니퍼(Bennifer). 벤 애플렉과 제니퍼 로페즈의 합성어다. 워낙 인지도가 높아 베니퍼는 신조어로 사전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사랑보다는 계산이 앞선 탓인지 얼마 안가 깨졌다. 서로의 커리어에 도움이 안된다는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톰캣(TomKat)이 수퍼커플의 대열에 합류한 건 불과 5년 전이다.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즈 커플을 일컫는다. 이 커플마저 파경을 맞아 그나마 온전하게 남아있는 부부는 '브란젤리나' 곧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다. 이 커플은 졸리의 유엔평화대사 이미지가 더해져 역대 최강의 조합으로 꼽힌다. 쌍둥이를 낳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아이들을 입양해 다섯자녀를 기르고 있지만 결혼식은 올리지 않은 채 동거 중이다. 언제 정식부부가 되느냐는 질문엔 얼버무려 따지고 보면 수상한 커플이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톰캣 부부의 이혼소송은 크루즈가 믿고 있는 사이언톨로지가 원인이 됐다고 한다. 저간의 사정이야 앞으로 드러나겠지만 둘은 처음부터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지난달 영화 홍보차 한국을 찾았던 윌 스미스와 제이다 핀켓 부부도 수퍼커플에 속한다. 15년째 부부로 살고 있어 수퍼커플 치고는 돌연변이다. 언젠가 스미스는 이런 말을 했다. "인생에 관한 한 진실은 우리 모두 (처음엔) '홀로'라는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면 그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사랑이란 혼자 살거나 죽게 내버려두지 않는 삶의 유일한 매개체다." 사랑을 전제하지 않은 '수퍼커플'의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고 할까. 사실 수퍼커플은 그 자체가 픽션에서 출발한 것이다. 허상을 좇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이용해 돈을 더 벌어보겠다는 얄팍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나 진배없다. 진짜 수퍼커플은 그달 페이먼트 걱정을 하며 오손도손 살고 있는 우리네 보통 부부들이다.

2012-07-02

거울 자주 보고, 매일 운동…60세 고씨가 달라진 이유는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는 70대 노년 커플의 연애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랑에 빠진 김만석(이순재 분)은 데이트에 나가기 전 양복을 꺼내 입는 등 외모를 가꾼다. 연인 앞에서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 박동수가 빨라진다. 노년의 성과 사랑을 다룬 작품이 인기다. 그렇다면 황혼의 로맨스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가능한 일일까. 시니어파트너즈와 교보생명이 공동 실시한 ‘2011 시니어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이성 친구가 있는 50대 이상 시니어층은 9%에 달했다. 이성 친구를 갖고 싶다고 응답한 사람도 20.6%다. 한국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5세 홀몸 노인은 올해 119만 명에서 2035년 343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노년에 연애를 하는 홀몸 노인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황혼의 로맨스는 여전히 ‘주책’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김태희 교수는 “노년의 사랑은 인간 본연의 모습”이라며 “오히려 홀몸 노인의 로맨스가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성 친구 있는 노인이 더 건강 2005년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우울증을 겪었던 고미숙(60.가명)씨. 자식이 걱정할까 봐 장롱 속에 들어가 혼자 우는 날이 1년간 지속됐다. 그러다 친구의 권유로 김성택(58.가명)씨를 만났다. 김씨 또한 부인과 사별해 홀로 사는 처지. 가끔 전화 통화를 하며 슬픔을 나누다 사이가 깊어졌다. 자식과 동성 친구에게 하지 못하는 말도 술술 나왔다. 고씨는 김씨와 한 달에 한두 번씩 서울.울산을 오가며 데이트를 즐긴다. 고씨는 "김씨를 만난 뒤 우울한 날이 점차 줄고 있다. 생활에 긴장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외모에도 신경을 썼다.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매일 운동을 하고 식사량도 조절한다. 한때 아침 공복 기준 135mg/dl이던 혈당수치는 105mg/dl로 정상 수치를 되찾았다. 젊은이들처럼 가벼운 스킨십과 포옹뿐 아니라 성생활도 한다. 고씨는 "성생활 덕분인지 피부와 머리카락도 고와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고씨는 "자신을 주목하고 칭찬.응원해 주는 남자 친구 덕분에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며 "삶의 목표도 생겼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미망인을 위한 집을 지어 홀몸 노인이 희로애락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씨는 일성여자중고등학교(정부 인가 무학여성 교육기관)에 다니며 젊었을 때 하지 못했던 공부를 다시 하고 있다. 연애가 주는 활력은 논문에서 입증된다. 일본 국제의료복지대학 간호학부 윤옥종 교수는 '사별한 여성 노인의 연애 체험(2011)'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윤 박사는 "여성 노인은 연애를 하면서 외로움과 무료함.위축감에서 벗어나 자존감을 회복하고 삶에 대한 의지를 새롭게 했다"고 말했다. 연애가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개선했다는 것. 이들은 남자친구를 배우자처럼 돌보며 자아성취감을 느꼈다. 연애를 하는 노인은 몸 단장을 하며 자신을 가꿔 성의 정체성을 강화한다. 아시아성의학회 홍영재 부회장은 "노인이 돼 무성(無性)의 존재로 사는 것보다 연애나 부부관계를 통해 여성은 여성스럽게 남성은 남성스럽게 성 정체성과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 안티에이징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제주대 정신건강의학과 박준혁 교수도 "남녀를 불문하고 정신적.신체적 질환에서 회복될 때 첫째로 하는 일이 거울을 보며 외모를 가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노인이 돼 연애를 할 때의 감정 상태는 젊은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사랑을 할 때 나오는 페닐에틸아민이나 엔도르핀 등의 호르몬이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개선한다. 페닐에틸아민은 항산화 능력을 높여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두뇌 화학물질을 활성화해 인지기능도 향상시킨다. 정기적 성생활 치매.건망증도 예방 연애를 통해 정기적인 성생활을 하는 노인은 그렇지 않는 노인보다 건강하다. 관동의대 명지병원 김세철 병원장(비뇨기과 전문의)은 "남성 노인의 약 70%가 정상 성인과 비슷한 수치의 테스토스테론을 갖고 있다"며 "노년의 성생활은 심장병과 우울증을 낮춰준다"고 말했다. 성생활을 할 때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 호르몬이 신진대사 활동을 높여 심장질환을 줄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규칙적인 성생활은 고환.음경의 위축과 퇴화를 막아 준다. 뇌전두엽을 자극해 치매.건망증의 위험도 낮춰준다. 여성도 나이와 관계 없이 성기능이 유지된다.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겐이 감소해 질건조증.질벽 두께의 감소 등 신체 변화도 있지만 에스트로겐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완화된다. 당뇨가 있는 여성도 정기적인 성생활이 도움이 된다. 몸 속 불필요한 당분을 태워 버리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성관계를 하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분비돼 얼굴과 머리카락에 윤기가 흐르고 볼에 홍조가 생겨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다 말했다. 콜라겐 생산도 도와 피부가 처지는 것을 막아준다. 김 교수는 "노년기에는 성생활뿐 아니라 손을 맞잡는다거나 키스를 하는 등 교감을 통해 젊은이보다 은근하고 지속적인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절당하면 마음의 상처로 우울증 노년의 로맨스가 건강에 도움을 주지만 보수적인 남녀 관계에 익숙한 노인 중 헤어지고 거절당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노년기에는 질병이나 죽음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실연이나 이혼을 당하면 움츠러들고 두 번 다시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의 문을 닫을 수 있다. 노년기에는 거절의 고통이 우울증 등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때는 당사자의 상황을 지지하고 이해해 주는 동료.집단.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성 교제나 대인관계의 장을 만들 수 있는 집단에 참여해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 도움이 된다. 장치선 기자

2012-06-28

[영화 리뷰] 시킹 어 프렌드 포 디 엔드 오브 더 월드

드라마 로맨스 영화에 가깝다. 3주 후 거대운석과의 충돌로 지구가 멸망한다는 뉴스와 함께 세상은 패닉에 빠진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그 종말을 준비한다. 하지만 주인공 다지(스티브 카렐)는 뭘 어찌해야 할 지 몰라 그저 일상에 충실하고 멀뚱멀뚱 외로이 시간을 보낼 뿐이다. 마지막을 함께 할 친구를 찾고 싶지만 그 마저도 쉽지 않다. 그러다 엉뚱한 이웃 여자 페니(키이라 나이틀리)를 만나게 된다. 가족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기 위해 타야 할 비행기를 놓친 페니와 첫 사랑을 마지막으로 만나고자 마음을 먹은 다지는 함께 길을 떠난다. 그리고 그 여행길에서 둘은 따로 또 같이 진정한 위로와 치유 우정과 사랑을 찾는다. 그리고는 담담하고 행복하게 지구 종말의 날을 맞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종말을 앞두고 거리에 차가 끊기고 사람이 사라지고 TV 속 뉴스가 끊기는 과정들도 가슴 한구석을 서늘하게 하는 묘사들이다. 여류감독 로렌 스카파리아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이다. 과한 코믹의 옷을 벗은 스티브 카렐의 진지한 연기와 키이라 나이틀리의 상큼한 매력이 일품이다. R등급. 내 아내의 모든 것 '진정한 관계와 소통' 그린 유쾌 상큼 로맨스 까칠하고 짜증스러운 아내 정인(임수정) 탓에 매일 사는 게 생지옥인 두현(이선균)이 최후의 수단을 쓴다. 전설의 카사노바로 보는 여자마다 사랑의 노예로 만들어버린다는 옆집 남자 성기(류승룡)를 고용해 아내를 유혹해달라고 부탁하는 것. 아내가 무서워 이혼하자는 말은 꺼내지도 못하는 두현인 만큼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아내가 먼저 자신을 버려주길 기대한 속셈이다. 두현은 성기에게 아내에 대한 모든 정보를 넘긴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취미, 관심, 건강상태, 사소한 습관까지. 계획대로 정인은 대화가 통하고 취향이 비슷한 성기와 점점 가까워진다. 하지만 그럴수록 정인은 부드럽고 상냥한 옛 모습을 찾아간다. 두현은 다시 정인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때는 이미 성기가 정인에게 진심으로 빠져버리고 난 후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진정한 관계와 소통에 관한 영화다. 유쾌한 코미디와 상큼한 로맨스의 옷을 입고 있지만 안을 들여다 볼 수록 단절된 대화 속에 쌓여가는 오해와 고립돼 가는 영혼의 아픔을 그리고 있다. 때문에 영화의 진정한 재미와 깊이도 정인과 두현이 서로 화해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정인과 두현의 어긋나는 관계, 성기와 정인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가는 과정은 톡톡 튀는 디테일들로 가득하다. 찌푸린 미간으로 따발총 독설을 쏟아내는 정인의 불평불만과 느끼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연극적 대사를 읊어대는 성기의 캐릭터는 그 중에서도 발군이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등을 연출한 민규동 감독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상영됐다.

201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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