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 태어난 날에
날짜만을 뜻하고, 양력이나 음력을 따르는 나라, 고장, 가정이 있다. 출생일은 태어난 해, 달 그리고 날을 함께 명시하는 경우이다. 한국에서는 출생일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대신 생년월일이라고 표한다. 생일은 사람뿐 아니라, 회사, 학교 같은 기관도 창립일로 기념하고 축하한다. 출생일 또는 생일은 개인이 갖고 있어야 할 필수적인 정보로 어른과 아이를 구분한다. 우리들의 권리나 의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성장 중인 아이는 어른의 보호가 필요하고 결정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아이를 보호하는 보호자가 담당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성인이 되면, 학교에 다니고 싶지 않으면 내 맘대로 퇴학해도 된다. 의무교육이 적용되지 않는 나이이다. 또 성교나 결혼할 때,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된다. 술, 담배, 로토 살 권리가 있다. 투표권과 공직에 출마할 권리도 있고, 운전면허도 받을 수 있다. 책임이 주어지는 법적 의무는 어른이 되면 그 효력을 발생한다. 그 예가 한국에 있는 병역의 의무이다. 의무를 회피하고 이탈하게 되면, 범죄자가 되므로 구속되고, 벌금형을 받거나, 영창 생활을 하는 일도 있다. 미국은 병역의 의무 즉 징병제가 1973년에 폐지되어, 군대 지원을 원하면 나이 확인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른은 몇 살부터인가. 법적으로 성인이 되는 나이는 나라마다, 민족마다 다르다. 12살에서 21세 사이에 성인으로 입성한다. 미국의 경우는 주(州)마다 다르다. 보통은 18세부터 성인으로 취급하지만, 앨러배마, 콜로라도, 메릴랜드, 네브래스카주는 19세부터 성인이고, 워싱턴 DC, 인디애나, 뉴욕은 21세부터 성인으로 취급한다니, 놀랍다. 어떻든, 생일이 관련된 문화 행사도 꽤 있다. 예수의 생일로 서방 국가들이 정한 12월25일,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가 축하한다. 한국은 만 한 살 될 때 ‘돌’ 잔치, 60살 때 환갑을 축하하고,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곳은 딸이 16세가 될 때 ‘스위트 열여섯 살’ 파티를 하여 준다.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은 15세에, 필리핀의 경우는 딸은 18세 때, 아들은 21살 때, ‘데뷔’ 파티를 연다. 유태인은 12살 때 여아(女兒) 바트 미츠바, 13살 때 남아(男兒) 바 미츠바 성인식을 결혼식 버금가게 종교와 민족 의례를 합쳐서 화려하고 성대하게 치른다. 제 생일날, 꽃다발을 보내 준 딸은 남편과 내가 뉴욕주립대학 시러큐스 캠퍼스에서 혹독한(!) 수련 의사 과정을 거치고 있던 때, 편안하고 즐거운 태교(胎敎)를 받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나와 함께 받으면서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반도의 최 북쪽, 중강진과 같은 위도에 있는 시러큐스는 강추위에, 스노 벨트 중심지에 있어서 흐린 날이 많고, 눈도 많이 내렸다. 그 애가 태어나던 새벽에도 함박눈이 내렸다. 밤새 함박눈이 사뿐히 내려와서 세상의 더러움이나 어려움을 모두 덮어 주던 그날, 막 모습을 드러내며 밝아오던 여명에 세상은 창백하게 눈부시었다. 아이는 자라면서, 자기를 환영해 주었던 함박눈에 덮이어 티 없이 완벽했던 세상이 그렇지 못한 세상과 함께함을 배웠다. 사회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하루를 살아가는 초.중.고교 학생들을 학생 실습에서 보기도 했다. 만화소설 ‘파우어 온!’은 그래서 탄생했다. 그래도 그 애는 희망을 가슴에 품고, 세상을 처음 보았던 그날을 기념하면서, 제 부모에게 꽃다발을 보내 주었다. 모니카 류 / 수필가문예마당 수필 나이 계산법 생일날 꽃다발 생일로 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