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현명한 행동
중용(中庸)은 원래 예기(禮記)에 속해 있었으나 주희가 사서(논어, 맹자, 대학, 중용)에 포함했다. 사서는 공자 사후에 생겼다. 그러나 삼경(시경, 서경, 주역)은 공자 생시에도 있었다. 중용의 뜻은 지나치게 모자라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현명한 행동의 도(道)를 말한다. 가령, 노자의 '유무상생',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경계'에 서라는 사상과 유사하다. 공자는 "하늘에 순종하는 자는 살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라고 했다. 노자는 정치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최고의 정치는 백성이 누가 통치하는지도 모르는 태평성대, 그다음은 백성을 친하게 여기고 기리는 정치, 최악에 버금가는 정치는 백성을 두렵게 하는 공포정치, 최악은 백성이 경멸하는 정치라 했다. 중용에 보면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 즉, 하늘이 명하는 것을 성(性)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하며, 도를 닦는 행위를 교(敎)라 한다. 여기서 성이란 지하수처럼 무한히 흘러나오는 마음. 즉, 하늘마음(天心, 한마음)이다. 모든 개인은 정(情)을 가지고 있다. 즉, 양심이라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억이 쌓이면서 개인들은 그것을 '자아'로 착각하고 '자신'으로 여긴다. 여기서부터 개인들은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계산을 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욕심'이 '양심'의 자리를 메우면서 악이 선을 대체하는 현상으로 바뀐다. 하늘은 분명히 성을 따르라고 했다. 이것은 옳은 선한 양심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모두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선한 마음이고, 이 마음들은 모두 하늘의 성과 만나고, 결국 이 우주는 '한마음'이 되는 것이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면 서로 다툴 일도 없다. 욕심이 들어찰 이유가 없다. 문제의 근원은 잘못된 자아의 인식이다. 불교에서는 참나만 있을 뿐 '자아'는 없다고 한다. 자아가 없으니 욕심낼 이유가 없다. 그러니 '방하착(放下著)' 하라는 것이다. 즉, 모든 욕심을 버리고, 다 내려놓으라는 것이다. 이것을 해야 마음의 '평상심'을 유지해서 해탈하고 열반으로 든다는 것이다. 위광편조십방중(威光?照十方中), 월인천강일체동(月印千江一切同)이란 부처님의 위엄 있는 빛은 온 세상에 빠진 곳 없이 두루두루 비추나니, 이는 마치 달빛이 온갖 강물에 빛나는 광경과 완전히 똑같다는 뜻이다.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은 세종 31년(1449년)에 석가모니의 공덕을 찬양하여 지은 노래를 실은 책으로, '월인석보'에 따르면 500여 수의 노래로 추정되나 오늘날은 상권만 전한다. '월인천강(月印千江)'만을 떼서 보면, 하나의 달이 천 개의 강에 달 도장을 찍어 놓는다. 즉, 하늘마음과 사람 마음의 관계로서, 하늘에 있는 하나의 달로 모든 사람의 마음에 똑같은 달을 새기니 모든 사람에게 '한마음'을 만든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중용이나 불교나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천도교 사상)' 사상이나 모두 마음의 '욕심'을 버리라는 공통점이 있다. 중용에서는 성(性)을 따르는 것이 도라 했는데, 이 말은 하늘의 뜻인 '한마음'을 따라야 하고, 한마음은 곧 인간의 본심인 양심인 것이다. 중용의 사상은 하늘의 명(命, 성(性)을 의미함)과 사람의 정(情)이 합치하면, 그 넓은 하늘(우주)과 인간 마음이 연결되어서 인간이 곧 하늘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욕심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눈에는 세상이 지옥이다. 욕심을 버리고 본심으로 사는 세상이 진정한 하늘과 땅이 제자리에 있는 천국이다. 박검진 단국대 전자공학과 졸업.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기술경영학(MOT)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반도체 특허협상팀 팀장,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차장, 호서대 특허관리어드바이저,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거쳐 현재 콜라보기술경영연구소 대표.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한쪽 행동 공포정치 최악 천심 한마음 유무상생 한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