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총격 희생자 애도와 회복 과정 표현" 허견 파슨스스쿨 교수 4주기 전시회
지역 곳곳에서 시냇물을 받아 눈물 모양 유리에 담았다. 100여개의 크고 작은 눈물이 공중에 매달려 흐른다. 빛에 비친 노란 유리 조형물은 황인종(아시안)을 표현한 동시에 영원한 평안을 알리는 황금종을 나타냈다. 차차 물이 공기 중으로 사라지는 속도만큼 슬픔이 줄어들고 평화가 마음에 찾아든다. 한인 1.5세 허견 파슨스 디자인스쿨 교수는 지난 15일 애틀랜타 고트팜 미술관에서 '아워 마더, 아워 워터, 아워 피스'라는 특별기획전시를 열었다. 2021년 애틀랜타 스파 총격 참사 4주기를 맞아 지난 2년간의 작품 활동을 모은 전시회다. 공공예술단체인 플럭스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반아시안 증오범죄 희생자를 기리고 공동체 치유를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다. 허 작가는 "총기폭력은 학교, 교회, 직장 등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공공안전에 대한 신뢰가 깨졌을 때, 우리가 어떻게 피해자로만 남지 않고 힘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가 생명을 낳고 돌보는 '강'에 집중한 이유다. 지역 곳곳의 하천에서 길어온 물에 반짝이는 노란 색깔을 입혀 물방울 형태 유리 조형물로 구현했다. 허 작가는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강물의 침전물은 서서히 가라앉고 물은 증발한다"며 "보이지 않지만 꾸준히 진행되는 애도와 회복의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직접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강 같은 평화', '저 건너편 강 언덕에' 등의 찬송가 모티브도 작품 속에 녹였다. 개척교회 목사였던 삼촌을 위해 예배에서 피아노 반주를 선보였던 어릴적 기억을 되살렸다. 이달말까지 진행되는 전시회는 지역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현대무용, 토론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같이 열린다. 이날 전시회 개막식 공연을 진행한 캐칭 망고 댄스(CMD)의 한인 댄서 매디슨 리는 "참사 이후 슬픔을 소화하는 긴 여정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채 함께 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취재, 사진 /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 특별기획전시 애틀랜타 애틀랜타 스파 참사 4주기 허견 파슨스디자인스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