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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저축한 돈에 손대야 할 때, 신용카드 대금이 불어날 때 ‘무일푼’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가난의 수치심 때문에 우리가 유일하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가난을 겪어본 사람, 우리에게 굴욕을 주지 않을 사람뿐이다. (…) 에이미는 내가 거리에서 잔돈을 구걸하던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깨달아온 사실을 확인해주는 살아 있는 증거였다.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누군가를 도와주는 사람은 본인이 가난을 겪어본 사람뿐이라는 사실 말이다.   로렌 허프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 대부분을 처벌과 굴욕, 고통과 거부를 피하려고 여러 겹의 필터를 쌓으면서 보냈다. 나라는 존재가 잘못되었다는 가르침을 계속 받아왔기에 덜 나답게 살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임시변통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벨트와 주걱에 익숙한 사람으로서 단언하건대, 따귀는 더 나쁘다. 손바닥이 날아오는 게 뻔히 보이는데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따귀는 굴욕적이다.” 솔직함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하는 자전적 에세이집이다. 어려서 악명 높은 사이비 종교집단에서 자라며 세계 여러 곳을 떠돈 저자는 미 공군에 입대하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전역을 강요받는다. 이후 홈리스가 되었다가 클럽 기도, 택시 기사, 케이블 기사 등을 전전한다. 광신과 편견, 폭력과 학대, 가난으로 점철된 삶의 기록을 담담하고 위트있게 털어놓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술술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2021년 미국 베스트셀러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학대 가난 기사 케이블 굴욕 고통

2025-04-02

[이 아침에] 세상에서 가장 값진 일

수년 전, 가족 부양의 책임을 지고 열심히 살아온 남편의 은퇴선물로 케이블 유선방송을 집에 설치했다. 이민 초기엔 아날로그 시대고, 살기 바빠 겨우 저녁이 되어서야 미국 뉴스를 보곤 했다. 또 종종 오시는 친정어머니를 위해 한국 방송이 나오는 곳으로 이사하기도 했다.     요즘 한국 TV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지만 비용을 아끼려 기본 채널만 연결해 두었다. 남편은 가요무대, 노래자랑 등의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나는 고국의 모습과 맛 집  소개 등 사람 사는 이야기를 즐겨 본다. 때론 잊어버린 역사를 일깨워주는 사극 방영 시간에는 모두 거실에 모여 진지하게 시청하기도 한다. 때론 드라마를 보면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도 나눈다. 가족이 모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다.       얼마 전 세상의 희망을 느끼게 하는 훈훈한 미담들이 TV에서 소개돼 잔잔한 감동으로 남았다. 결혼식장을 운영하며 가난한 신랑·신부에게 선행을 베풀던 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사진사였고 아내는 웨딩드레스를 만들고 손질하는 일을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난해 4월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난감해하던 아내는 아들을 설득했고, 아들은 1967년부터 60년 간  운영해 온 가업을 잇기로 했다는 소식이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가업을 잇기로 한 착한 아들은 “돈보다도 중요한 것은 보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는 6·25 한국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어린 두 자녀를 키우며 살아온 장한 90세 할머니 이야기다. 할머니는 시장 골목에서 4000원짜리 보리밥 장사를 하고 있다. 허리가 거의 직각으로 굽다시피 한 할머니는 아들과 딸 같은 손님들이 배불리 먹고 나가는 모습을 행복하게 바라본다. 그런데 할머니에게는 아픈 사연이 있다. 수년 전 효자였던 아들이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난 것이다. 얼마나 야속한 운명인가. 그러나 할머니는 비관만 하고 있지 않았다. 할머니는 어려웠던 시절을 기억하며 좋은 일 하며 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아직 세상에는 이런 따스함이 남아 있다. 나도 오래전부터 법정 스님을 통해 고국의 독거노인과 결식아동을 위한 도시락 값 모금에 조금이나마 매년 동참하고 있다.     마지막 스토리는 IMF로 엄청난 빚더미에 앉았던 부부의 귀촌 이야기다. 부부는 귀촌 후 열심히 일해 모든 빚을 갚았다고 한다. 그런데 몇 년 전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버렸다. 할머니가 된 아내는 지금도 혼자서 귤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의 힘든 노동으로 그녀의 열 손가락은 모두 휘어졌지만, 여전히 귤 농사를 짓고 있다.     지금도 감사 편지를 보내는 부부가 있다는 작은 예식장의 보람, 4000원짜리 보리밥으로 행복을 나누어 주는 할머니의 고운 마음, 부지런함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부부….     이런 삶의 모습들이 존경스럽다. 자신의 허영과 욕심만 채우려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분들이 있어 세상엔 아직 꿈과 희망이 있다.   최미자 / 수필가이 아침에 케이블 유선방송 가요무대 노래자랑 한국 방송

2024-01-07

"케이블·위성 TV 조기 해지 위약금 금지"

정크 수수료 폐지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케이블TV와 위성TV 사업자의 서비스 조기 해지 수수료 부과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유료TV 업체가 계약 만료 전에 고객이 서비스를 해지할 경우 조기 해지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 규제안을 제출했다. 또한, 이 안에는 조기 해지 시 업체가 고객에게 남은 서비스 이용료를 환불해야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한 투표는 이번 달 13일 진행될 예정이다.     일부 유료TV 서비스 업체는 신규 고객 유치 목적으로 정상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TV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최소 1년은 약정해야 한다. 통상 이와 같은 계약 조건에는 고객이 약정 기간 전에 서비스를 해지하면 이에 대한 수수료를 내는 데 동의한다는 세부 사항이 포함돼 있다.   조기 해지 수수료의 가격은 업체마다 다양하다. 대체로 일정 금액에다 해지 후 남은 계약 기간의 개월 수를 곱한 금액이 된다.     FCC 의장 제시카 로젠 워르셀은 “조기 해지 수수료는 소비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 이라며 “구매력을 높여 산업 내에 경쟁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유료TV 업체는 큰 손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 및 투자 연구 기업 모펫 네이선슨의 분석가들은 9월 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에 유료TV 회사들이 180만 명의 가입자를 잃었다고 밝혔다.   정하은 기자 [email protected]케이블 위약금 서비스 업체 수수료 부과 해지 위약금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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