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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가 무너졌다…필라델피아, 캔자스시티 꺾고 슈퍼볼 우승(종합)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국프로풋볼(NFL)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7년 만에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차지했다. 필라델피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제59회 슈퍼볼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에 40-22로 완승했다. 필라델피아의 슈퍼볼 우승은 구단 역사상 두 번째이며,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2018년 슈퍼볼에서 당시 최강팀이었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41-33으로 제치고 왕조의 명성에 흠집을 냈던 필라델피아는 이번에도 '현시대 왕조' 캔자스시티를 무너뜨렸다. 캔자스시티는 최근 6년 가운데 5차례 슈퍼볼에 진출했고, 이번 슈퍼볼에서 역대 최초의 3연속 우승에 도전했다. 전문가들은 두 팀의 전력이 백중세이며, 큰 경기에 강한 최강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를 보유한 캔자스시티가 다소 유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는 머홈스의 손발을 완전히 묶은 '질식 수비'에 쿼터백 제일런 허츠의 완숙한 경기 운영을 앞세워 18점 차 완승이라는 이변을 연출했다. 2년 전인 2023년 슈퍼볼에서 캔자스시티에 3쿼터까지 27-21로 앞서가다가 35-38로 역전패해 눈물을 삼켰던 필라델피아는 완벽하게 설욕했다. 이날 경기에서 21개의 패스 가운데 17개를 성공시키고, 221패싱야드와 역대 슈퍼볼 최장인 72러싱야드를 기록한 필라델피아 쿼터백 허츠는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필라델피아는 캔자스시티의 진로를 완전히 차단한 수비팀의 물 샐 틈 없는 플레이로 전반을 24-0으로 끝냈다. 필라델피아 쿼터백 허츠는 전반전에 크게 앞서가자 후반전부터 러싱 플레이로 시간을 빨리 소모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이 가운데서도 터치다운 플레이와 필드골로 점수를 쌓은 필라델피아는 4쿼터 중반 이후 승기를 잡자 백업 선수를 투입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사상 최초의 NFL '스리핏'(프로 스포츠에서 3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캔자스시티는 전반전에 한 점도 못 내는 치욕적인 경기 끝에 고개를 숙였다.   필라델피아는 1쿼터 6분 15초를 남기고 첫 번째 터치다운에 성공해 7-0으로 앞섰다. 2쿼터에는 제이크 엘리엇의 48야드짜리 필드골로 10-0까지 점수를 벌렸다. 여기까지는 일방적인 경기가 아니었지만, 이후 캔자스시티 쿼터백 머홈스가 두 차례 치명적인 가로채기(인터셉션)를 당하면서 필라델피아 쪽으로 무게 추가 급격히 기울었다. 2쿼터 7분 3초를 남기고 머홈스가 자기 진영에서 길게 던진 공을 필라델피아 신인 선수인 쿠퍼 드진이 가로챈 뒤 곧바로 상대 진영으로 뛰어들어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는 보기 드문 플레이가 나왔다.   이날 생일을 맞이한 드진은 역대 슈퍼볼에서 처음으로 생일에 터치다운 한 선수가 됐다. 2쿼터 막판에는 머홈스가 필라델피아 수비의 방해 때문에 또다시 자신의 진영 코앞에서 가로채기 당했다. 필라델피아는 이를 침착하게 터치다운으로 연결했고, 점수는 24-0까지 벌어졌다. 후반전에도 경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3쿼터 초반 필드골로 다시 3점을 보탠 필라델피아는 2분 40초를 남기고 쿼터백 허츠가 46야드짜리 패스로 디본타 스미스에게 터치다운 패스를 정확하게 배달해 점수는 34-0이 됐다. 아무리 머홈스가 '경기 후반의 마법사'라고 해도 따라가기 어려운 점수 차였다. 캔자스시티는 3쿼터 종료 직전에야 터치다운에 성공해 치욕적인 영패를 면했다.   승리를 확신한 필라델피아는 4쿼터 종료 휘슬이 울리기 한참 전부터 승리 세리머니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한창 뛰고 있을 때 필라델피아 감독 닉 시리아니는 '음료수 샤워'를 당했다. 캔자스시티는 필라델피아의 수비가 다소 느슨해진 틈을 놓치지 않고 4쿼터에 16점을 냈지만,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슈퍼볼을 관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남 에릭 트럼프와 며느리 라라, 장녀 이방카와 경기장을 찾았다. 애국가 연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일어서서 경례하는 모습이 대형 화면에 잡히면서 장내에는 환호가 터지기도 했다.   필라델피아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아내 질 바이든 여사도 직접 경기를 관람했다. 또한 가수 폴 매카트니,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는 리오넬 메시, 배우 브래들리 쿠퍼, 애플 CEO 팀 쿡 등 수많은 유명인이 경기장을 찾았다. 캔자스시티 선수 트래비스 켈시와 공개 연애 중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역시 현장을 찾았으나 작년 캔자스시티의 우승 때 보여준 '우승 키스'는 재현하지 못했다. 리퍼 켄드릭 라마는 하프타임 쇼에서 댄서들로 성조기를 만드는 등 화려한 무대를 꾸렸다. 지난해 래퍼 드레이크와 벌인 '디스전'(비방전)에서 공개해 큰 인기를 얻은 'Not like us'를 마지막 곡으로 장식해 또 한 번 드레이크를 공격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필라델피아 캔자스시티 필라델피아 쿼터백 슈퍼볼 우승 캔자스시티 치프스

2025-02-09

캔자스시티 수퍼보울 승리 퍼레이드서 총격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보울 우승팀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우승 퍼레이드 현장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1명이 숨졌다.   14일 CNN이 마이클 홈킨스 소방국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총격으로 최소 1명이 숨졌으며 최소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중 3명은 위독하다. 또한 5명을 중상을 입었다. 다른 1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 이날 오후 5시 19분 기준 다른 부상자들의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퍼레이드가 끝나갈 무렵 유니언스테이션 서쪽에서 총성이 울렸다.   캔자스시티 경찰국(KCPD)에 따르면, 무장하고 있던 인근의 용의자 2명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현장에서 퍼레이드를 즐기던 이들이 SNS에 올린 사진에는 총성이 울린 직후 경찰, 군인이 유니온역 인근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KCPD는 해당 총격사건에 경찰이 관여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모두 용의자의 범행이라는 설명이다.   현장에선 빨간색 후드티, 바지를 입은 남성 1명 등이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자들은 들것에 실려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겨졌다.   제이크 베키나 KCPD 대변인은 “축제가 끝나갈 무렵 유니온스트리트 서쪽 차고지 근처서 총격이 발생해 피해자 여러 명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KCPD는 퍼레이드 참가자들을 인근 주차장 등으로 피신시켰다.   KCPD는 “피해자들을 원활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가급적 안전하고 빠르게 이 지역을 빠져나가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퍼레이드에는 100만 명의 퍼레이드 참가자가 몰린 것으로 예상되며 경찰 등 법 집행기관 당국자 600명이 배치된 바 있다.   스테이시 그레이브스 KCPD 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소 1명이 사망한 게 맞다”며 “부상자는 15명 이상이 될 수도 있다. 피해자 중 어린이는 없다. 축제는 즐거워야 하는 곳인데 오늘 벌어진 일에 화가 난다”고 했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캔자스시티 수퍼보울 캔자스시티 수퍼보울 캔자스시티 경찰국 퍼레이드 참가자들

2024-02-14

마홈스 시대 활짝…NFL 캔자스시티, 통산 3번째 슈퍼볼 우승

마홈스 시대 활짝…NFL 캔자스시티, 통산 3번째 슈퍼볼 우승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통산 3번째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캔자스시티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7회 슈퍼볼에서 필라델피아 이글스에 38-35로 승리했다. 캔자스시티의 슈퍼볼 우승은 1969년 4회 대회와 2019년 54회 대회에 이어 통산 세 번째다. 특히 캔자스시티는 최근 4시즌 가운데 세 차례 슈퍼볼에 진출해 두 번 우승을 차지하며 '치프스 왕조'를 열었다. 올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인 캔자스시티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는 팀 승리에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번 시즌 종료 후 NFL 역대 최고의 쿼터백인 톰 브래디가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마홈스는 팀에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선사하며 쿼터백 왕권 이양을 선언했다. 이날 마홈스는 3개의 터치다운 패스와 182야드를 던졌고, 단 한 차례도 인터셉션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마홈스는 35-35로 맞선 4쿼터 경기 종료 1분 54초 전 상대의 반칙을 눈치채고 일부러 그쪽으로 패스하는 넓은 시야를 보여줬다. 필라델피아 코너백 제임스 브래드버리가 수비 과정에서 캔자스시티 와이드리시버 주주 스미스 슈스터의 몸을 손으로 붙잡는 반칙을 저질렀다. 멀리서 이를 확인한 마홈스는 와이드리시버가 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패스해 심판진의 디펜시브 홀딩 반칙 선언을 끌어내면서 캔자스시티는 상대 엔드라인 코앞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터치다운 할 수 있는 가운데서도 일부러 시간을 끌던 캔자스시티는 경기 종료 8초를 남겨두고 키커 해리슨 벗커가 필드골을 성공시켜 사실상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캔자스시티 마홈스 캔자스시티 통산 캔자스시티 쿼터백 슈퍼볼 우승

2023-02-12

총격과 차량사고로 얼룩진 핼러윈…캔자스시티 10대 파티장 총격

이태원 참사 정도는 아니지만 미국도 지난달 31일 핼러윈에 전국에서 각종 사건이 잇따랐다.   AP와 로이터통신은 핼러윈에 총격사건 2건이 발생, 최소 1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고 1일 전했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한 핼러윈 파티장에서는 10대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이곳에서는 10대 70~100명이 파티를 즐기던 중이었는데 핼러윈 코스튬과 마스크를 착용한 용의자들은 총격을 가한 뒤 어두운 색 SUV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총격범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없다며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교차로에서도 총격 등으로 사탕을 받으러 다니던 아이들 등 최소 14명이 다쳤다. 가장 어린 희생자는 3세였고, 11세와 13세 어린이도 포함됐다.   이 총격 사건에서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일부는 부상 상태가 심각하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용의자와 관련, 경찰은 최소 2명 이상이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총격을 가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시의 미네 루사 지역에서는 핼러윈 축제장에 차 한 대가 바리케이드를 뚫고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지역민들은 주택가 일정 구역을 지정해 바리케이드로 둘러치고 사탕 나누기 등 핼러윈 축제를 열고 있었다.     이 마을의 핼러윈 축제는 매년 수천 명이 방문할 정도로 지역사회에서 인기를 끌어 행사 때마다 안전사고에 대비해 경찰과 소방 인력도 배치된다. 차량이 돌진하자 현장에 있던 경찰은 대응 사격을 가해 운전자를 맞춰 저지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차량 운전자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 목격자는 지역 언론 ‘오마하 월드 헤럴드’에 “차량이 처음에는 천천히 주민들에게 접근했는데 이를 본 사람들이 멈추라고 하자 정지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내 엔진음을 내고 돌진하기 시작했고, 뒤이어 총소리가 났다. 이에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차량 운전자 외에는 아무도 다친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운전자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류정일 기자캔자스시티 차량사고 총격과 차량사고 핼러윈 파티장 파티장 총격

2022-11-01

‘미주 장애인 체전’ 캔자스시티서 내일 개막 동남부선수단 35명 참가

제1회 전미주 장애인체전이 17~18일 이틀간 캔자스시티에서 개최된다. 동남부 대표로 참가하는 선수단(단장 김순영 장로)은 선수 및 임원, 봉사자를 포함해 모두 35명이다.     이와 관련, 동남부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고 격려하기 위한 출정식이 오늘(16일) 오후 6시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개최된다. 행사에선 이홍기 애틀랜타 한인회장, 좋은이웃되기운동 본부 박선근 회장이 격려의 말을 전할 예정이다. 또 행사 후  저녁 식사는  배기성 동남부장애인체육회 초대 이사장이 후원한다.     동남부 장애인체육회 천경태 회장은 “50여명의 선수와 봉사자들이 출전 준비를 했지만 코비드 확진자가 생겨 참여 인원이 줄었다”면서 “사회적 약자이자 부족한 부분이 있는 선수들이지만 우리 선수와 가족들이 선전할 수 있도록 용기와 격려를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선수단은 출정식 후 대형버스로 밤새워 캔자스시티까지 달려갈 예정이다.     한편 전미주 장애인체전은 17일엔 입장식과 개막공연 및 전야제를, 18일에는 9개 정식종목, 5개 시범종목, 5개의 가족종목으로 기량을 겨루게 된다.  박재우 기자동남부선수단 캔자스시티 배기성 동남부장애인체육회 이틀간 캔자스시티 동남부 장애인체육회

2022-06-15

첫 전미장애인체육대회 열린다

  제1회 전미장애인체육대회가 내년 6월 17~18일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개최된다. 재미대한장애인체육회(회장 안경호)는 지난 13~14일 캔자스시티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총회를 열고 구체적인 경기 종목, 진행 방법 등에 대해 논의했다. 행사 기획 초기 단계부터 적극 동참한 동남부장애인체육회(회장 천경태)도 참석했다.    대회는 스포츠 경기, 장애인 사역 전문가 세미나, 이벤트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스포츠 경기는 수영, 태권도, 골프, 육상, 탁구, 볼링, 테니스, 한궁, 보치아 등 9개 정식 종목과 프리스비 날리기, 축구공 멀리차기, 콘 홀 게임, 팔씨름, 스크린 사격 등 5개 시범 종목으로 이뤄진다. 장애인 본인 외에도 가족, 임원, 협회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이 참여할 수 있는 유티파이드 부문 경기도 진행된다. 천경태 회장은 "인종과 장애를 뛰어 넘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재미와 보람을 만끽하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할 계획이다"라면서 "많은 장애인들이 참여해 힘과 용기를 얻고, 건강한 모습으로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회에 참가하기 원하는 독자는 동남부장애인체육회에 문의하면 된다.   ▶문의= 678-362-7788 배은나 기자전미장애인체육대회 캔자스시티 재미대한장애인체육회 웹사이트 스포츠 대회 스포츠 경기

2021-11-16

김평식의 신 미국유람 <25>캔자스시티 트루먼 도서관&박물관

   옛말에 병 주고 약 준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그 말을 뒤집어 약 주고 병 줬다면 어떻게 될까? 무슨 말인지 의아해하겠지만 트루먼 대통령을 떠올리며 필자가 생각해 본 말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나라가 된 대한민국이지만 한 때는 국토가 채 손바닥보다도 작게 남은 풍전등화 같던 때가 있었다. 6·25 때 이야기다. 그런 나라를 살려준 사람이 트루먼이고, 전쟁을 끝내지 못한 채 정전협정으로 한반도를 두 동강으로 만들어 지금까지 분단의 고통을 주고 있는 장본인도 트루먼이다. 그러니 약 주고 병 주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한국의 역사를 바꾸어 놓은 미국의 33대 대통령 해리 S. 트루먼(1884~1972)은 청렴과 강직한 직업윤리로 표상되는 인물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끝내기 위해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했고, 한국전쟁 참전도 결정했다. 그는 6.25가 발발했던 1950년 6월 24일(미국시간) 고향인 미주리주 인디펜더스에 있었다. 이곳은 캔자스시티 바로 인근이다. 트루먼 대통령 도서관&뮤지엄 (Truman Presidential Museum and Library)은 이곳에 있다.      그는 북한의 전면 남침 소식을 듣고 참전을 반대하는 참모들의 의견을 뿌리치고 곧바로 파병을 결정했다. 이후 전쟁을 치르면서 맥아더 장군과 수많은 이견과 갈등을 겪었다. 그는 특히 중공군이 참전할 때 원자폭탄을 사용하자는 맥아더의 주장에 고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참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내는 맥아더를 해임하며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한마디로 원폭 투하를 반대했다.     트루먼 뮤지엄에 가 보면 트루먼과 맥아더와 당시 주고받았던 편지가 여러 장 벽면에 붙어있다. 젊은 생명을 수만 명씩 죽여가며 계속 전쟁을 해야 하는지 고뇌하는 그의 사진 앞에 서니 저절로 숙연해지는 심정을 가눌 수가 없다.     트루먼은 부통령이 된 뒤 82일 만에 루스벨트 대통령이 갑자기 죽는 바람에 시어머니한테 제대로 살림 배울 시간도 없이 대통령직을 승계받았다. 그렇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서 바로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의 항복을 받았고 태평양 전쟁에서도 일본의 쇼와 천황(지금은 일왕이라 부름)부터도 항복을 받았다. 그 과정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핵무기 사용 명령을 내려야만 했던 고뇌의 결단이 있었다.     트루먼은 어렸을 때 책을 너무 많이 읽어 시력이 극도로 나빠졌으며 집안이 어려웠을 때는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기도 했다. 결혼 후 옷 가게를 하였으나 3년도 못 가 망하고 1922년부터 12년간은 판사로, 이후 1944년까지 10년은 연방 상원의원을 역임했다. 그의 사주팔자는 필자가 알 수 없지만 성격이나 외모로 봐서 장사나 사업을 할 사람은 아니고 관직으로 승승장구할 팔자였던 것 같다. 그러니 사업 실패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게 아닐까.      트루먼 뮤지엄과 그의 생가는 인디펜던스에 있지만 캔자스시티 방문자들은 꼭 들러보는 캔자스시티의 명소가 되었다. 소정의 입장료를 내고 뮤지엄에 들어가면 트루먼 대통령이 타고 다녔던 승용차와 사용했던 집기 비품,  그리고 그가 소장했던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트루먼 대통령 집무실 말고도 그의 부인 집무실도 바로 옆에 붙어 있다. 부인이 워낙 사업수완이 좋아 모든 비즈니스와 재정문제는 그녀가 도맡아 했다고 한다.    트루먼 로드와 델라웨어 애비뉴 코너에 있는 그의 생가는 면적이 9000스퀘어 피트 크기로 별채나 2층은 방문객들에게 보여주지 않고 본채 아래층만 관람이 가능하다. 그것도 보존 문제 때문에 카펫 위로만 통행이 가능한데 당시 쓰던 냉장고, 오븐, 히터 등을 보면 미국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검소하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좌절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한 번도 포기한 적은 없었다.” “우리의 목표는 당대의 평화가 아니라 항구적인 평화다.”  트루먼 대통령이 남긴 말들인데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만난 이 구절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 여행 메모   캔자스시티는 미주리주와 캔자스주 두 곳에 있지만 나고 자란 곳은 미주리주 캔자스시티다. 더 정확히는 이곳 인근 인디펜던스라는 작은 도시다. 캔자스시티는 재즈와 바비큐가 유명하며 200개 이상의 분수가 있는, 로마 다음으로 분수가 많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김평식 / 여행 등산 전문가

202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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