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예술·미식·날씨…“한국인 최애 여행지답네”
40년 넘게 여행을 취미이자 특기이자 생업으로 하다 보니 여행 관련 질문이나 상담을 자주 받게 된다. 예를 들자면 유럽 여행을 하려고 하는데, 어디가 제일 좋을까요? 일단 한국인이 유럽 국가 가운데 2년 연속 가장 많이 간 나라는 바로 스페인이다. 한국인 지출이 많았던 스페인의 도시는 1위 바르셀로나, 2위 마드리드, 3위 안달루시아, 4위 마요르카, 5위 칼리시아 순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역시 한국인 여행객이 사랑하는 여행 코스다. 스페인은 동서남북으로 다양한 매력을 갖춘 도시들이 많은 데다가 365일 여행하기 좋은 날씨와 빠에야, 하몽, 타파스로 대표되는 미식 경험이 또 다른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바르셀로나는 ‘가우디로 시작해 가우디로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가 남긴 천재적인 창의력이 도시를 빛내고 있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초기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레이알 광장, 카탈라나 음악당, 구엘공원, 카사 밀라, 카사 바트요, 카사 비엔스, 사그라다 파밀리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산 파우 병원, 기암괴석 속에 세워진 카탈루냐의 성지 몬세라트 등 도시 전체가 ‘가우디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르셀로나와 함께 스페인의 쌍두마차 격인 마드리드는 세계 3대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프라도 미술관, 스페인 국왕의 공식 거처이자 왕실의 상징인 마드리드 왕궁, 활기찬 분위기의 마요르 광장과 솔 광장, 시민들의 휴식처인 레티로 공원 알깔라문 등을 품고 있다. 또한 톨레도는 한때 로마제국의 도시였고 무어인들에 의해 이슬람 왕조가 들어서기도 했던 이색적인 도시다.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여러 종교유적이 공존하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인근한 라만차 지방에서는 ‘돈키호테’의 배경이 된 하얀 밀가루 풍차를 볼 수 있는 콘수에그라도 위치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을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알함브라궁전은 그라나다에 위치한다. 그라나다는 무어인들이 스페인에 항복할 때까지 아랍문화의 중심이었다. 알함브라궁전은 이슬람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으로, 정교한 장식과 아름다운 정원이 어우러져 방문객을 매료시킨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스페인의 속살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도시는 세비야라고 말하고 싶다. 카르멘과 돈주앙의 고향,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의 무대가 된 세비야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번창했으며, 15세기 말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면서 무역의 기지인 항구도시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 중심은 세비야 대성당! 유럽을 여행할 때 흔히 마주치는 것이 성당이지만, 세비야 성당은 남다르다. 이슬람 사원 위에 지어진 성당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까지 더해져 복합적인 아름다움을 뽐낸다. 그뿐만 아니라 세비야는 투우와 플라멩코의 본고장으로 밤에도 떠들썩하고 활기가 넘친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한국인 여행지 한국인 여행객 한국인 지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