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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약기] 입자와 파동

빛은 입자이면서 파동인 이중성을 갖는다고 한다. 참 어려운 얘기고 이해하기 힘든 말이다. 우리 실생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서 설령 모른다고 해도 사는 데 하등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지만 백여 년 전에 이런 논쟁 때문에 생겨난 양자역학이 21세기 첨단 과학의 기초가 되어 TV, 컴퓨터, 휴대전화에 이르기까지 응용되고 있다.     우선 입자란 무엇이고 또 파동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투수가 공을 던지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야구공이 바로 입자다. 세상 모든 물체의 움직임은 뉴턴에서 시작하여 아인슈타인으로 내려오는 고전역학을 이용해서 그 과거의 행적부터 미래의 일까지 예측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십 년 전에 쏘아 올린 우주선이 지금부터 5년 후에 어디쯤 가고 있을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파동이란 무엇인가? 쉬운 예를 들어서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돌이 떨어진 곳에서부터 동심원이 퍼져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파동이다. 물 자체가 중심으로부터 바깥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출렁임이 퍼져나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물체의 움직임이 입자이고, 반면에 빛이나 소리는 파동이다.   뉴턴은 만유인력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프리즘을 이용해서 빛을 연구하기도 했는데 그는 빛이 입자라고 했다. 그런데 토머스 영이 이중슬릿 실험을 통해서 빛이 파동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후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빛도 전자기파 일부분임을 밝히자 빛은 파동이라는 것이 대세가 되는 듯했다. 그러다 아인슈타인이 광전효과로 노벨상을 받자 빛은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의 성질도 갖는다는 절충안이 나왔고 그것이 지금까지 정설로 굳어졌다.   원자의 구조를 추측할 때 중앙에 원자핵이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공전한다고 생각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태양계의 모습이어서 받아들이기 쉬웠다. 그런데 전자는 원자의 주위를 입자로 공전한다기보다 핵 주위에 마치 구름처럼 퍼져서 파동처럼 행동한다고 한다. 그래서 전자의 위치는 어떤 특정한 곳이 아니라 더 많은 전자가 모여 있어서 구름이 짙은 곳으로 정의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아주 정상이라고 금세기 최고의 석학 리처드 파인만이 말했다.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보면 세상의 모든 물질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함께 갖지만, 고전물리학에서는 입자와 파동이 분명하게 나뉜다. 하늘을 나는 야구공은 덩어리인 입자이고 빛과 소리는 파동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 둘을 나누는 경계일까? 크기다. 쉬운 예를 들어서 우리 눈에 보이는 것 모두, 그리고 심지어는 분자 크기 정도 되는 것들은 입자라고 보면 무방하다.     하지만 아원자 세계로 들어가서 원자핵 주위를 공전하는 전자 정도의 크기에 이르면 더는 입자라고 볼 수 없고 파동이라는 분류가 옳다. 파동인 전자는 야구공처럼 연속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띄엄띄엄 일정한 궤도에 속한다. 게다가 이곳저곳 동시에 존재하기도 하고, 아주 먼 곳에 있는 다른 전자와 얽히기도 한다. 게다가 전자는 운동량을 알면 위치를 알 수 없고, 위치를 알면 운동량을 알 수 없다. 하이젠베르크는 불확정성의 원리로 이 사실을 설명하여 노벨상을 받았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약기 파동 파동인 전자 전자기파 일부분 원자핵 주위

2024-08-02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전자기파

오늘날은 전기의 시대다. 에너지원으로서의 전기가 없으면 세상이 멈춘다. 인류 최초로 전기와 자기 현상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그리스의 탈레스다. 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탈레스는 기원전 6세기경 사람으로 만물의 근원이 물이라고 했다. 그 당시 일식을 예측하거나, 이집트 피라미드의 높이를 구하는 등 천문학과 기하학에 능통했다.   전기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사람이 바로 마이클 패러데이다. 지금부터 200년 전까지 우리는 전기와 자기가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둘 사이에 무엇인가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전해 들은 패러데이는 그의 특기인 실험을 통해서 자기가 전기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 전자기 유도 현상을 밝혀냈고 이것이 나중에 발전기의 원리가 되었다.   한 세대 후 등장한 제임스 클러크 멕스웰은 전기와 자기 현상을 함께 다룬 전자기학을 완성하였고, 전자기파가 빛과 같은 속도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알고 빛이 바로 전자기파란 것을 예측했다. 그는 전자기 이론을 수식으로 정리한 그 유명한 멕스웰 방정식을 만들었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을 멕스웰 이전과 이후로 나눌 정도였다. 아인슈타인의 연구실 벽에는 뉴턴, 패러데이, 맥스웰의 초상화가 걸려있었다고 한다. 그 후 하인리히 헤르츠는 멕스웰이 예측한 전자기파를 실제로 증명했고 무선 통신의 토대를 만들었다.     아주 뜨겁거나 에너지가 높은 물체의 표면에서는 빛을 포함한 전자기파가 방출된다. 전자기파란 전자가 가속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의 흐름이다. 전자기파를 그 파장의 길이에 의해서 분류해 놓은 것을 전자기파 스팩트럼이라고 하는데 파장이 긴 것으로부터 차례로 다음과 같이 나뉜다.   전자기파 중에서 파장이 가장 긴 것이 전파인데 라디오 송수신에 쓰인다. AM 라디오파가 파장이 더 길고 그 다음이 FM 라디오파다. 라디오파보다 파장이 조금 더 짧은 것이 TV파인데 TV 송수신에 사용한다. TV파보다 파장이 짧은 것이 마이크로파인데 마이크로파는 물 분자의 운동을 활발하게 해서 온도를 높이는 성질이 있다. 그런 원리를 이용한 것이 마이크로웨이브 오븐, 우리말로는 전자오븐이다.     마이크로파보다 좀 더 짧은 영역 대는 우리 눈에 보인다. 그래서 이 빛을 가시광선이라고 하는데 빨간색 쪽이 파장이 제일 길고, 주황색, 노란색, 녹색, 파란색, 남색, 그리고 보라색 쪽으로 갈수록 짧아진다. 그런데 빨간색 바깥에 있다고 해서 적외선이라고 불리는 전자기파는 마이크로파와 가시광선 사이에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그 반대쪽 끝에 있는 보라색 바깥에 있다고 해서 자외선이라고 불리는 전자기파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양쪽으로 적외선과 자외선이 있다. 자외선보다 파장이 짧은 빛이 X선이고, 그보다 더 짧은 것이 감마선이다. 자외선부터는 인체에 해롭다. 전자기파를 줄여서 전자파, 혹은 전파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결국, 같은 뜻이다. 그러나 인체에 해로운 경우 등 나쁜 의미로 사용할 때는 특별히 전자파라고 하며, 통신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전파라고 부른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전자기파 적외선과 자외선 전기 이야기 뉴턴 패러데이

202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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