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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입대 '시민권 취득' 한인 급증…팬데믹 이후 23% 증가

미군 입대 후 시민권을 취득한 한인이 팬데믹 이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군 입대 후 시민권을 취득한 외국 국적자 중 한인은 상위 10개국에 속할 정도로 많다.   이민서비스국(USCIS) 미군 귀화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간 한국 국적자로서 미국 시민으로 귀화한 한인은 총 1360명이다. 매년 270명 이상의 한국 국적자가 미군에 입대한 이후 귀화를 선택한 셈이다.   국적별로 보면 필리핀 국적의 미군이 가장 많이 귀화를 선택했다. 이 기간 시민권을 취득한 필리핀 국적의 군인은 총 5630명이다. 귀화를 선택한 한인 군인은 전체 국적자 중 카메룬(1750명) 등에 이어 열 번째다.     아시아계만 따로 추려보면 한인은 필리핀, 중국(2010명), 베트남(1400명)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USCIS 측은 “최근 5년간 전체 귀화자 중 약 20%가 한인 등 아시아계”라고 밝혔다.   한인만 따로 추려보면 팬데믹 기간(2020~2021) 한인 귀화자는 총 480명이다. 반면, 팬데믹 이후 가장 최근인 2023~2024 회계연도에 귀화를 선택한 한인은 590명이다. 이는 동기간 대비 약 23% 늘어난 셈이다.   미육군 이형민 모병관(LA 담당)은 “입대하면 사실상 곧바로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기 때문에 귀화자들은 그해에 입대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한인타운에서도 한인들의 입대 문의는 꾸준히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입대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군 모병관들에 따르면 한인들은 크게 신분 문제 해결과 안정적인 직업을 얻기 위해 입대를 선택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군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면서 입대자는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모병관은 “육군의 경우 오는 4월부터 사병들의 월급이 14.5%나 인상된다”며 “게다가 가주의 경우 워낙 물가 등 생활비가 오르다 보니 삶의 안정을 위해 군 입대를 타진하는 사례가 늘어 입대자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회계연도별 귀화자를 보면 지난해의 경우 5년 이래 미군 귀화자가 가장 많았다. USCIS에 따르면 지난해 귀화자는 1만6290명이다. 이는 2021년(8800명), 2022년(1만 690명), 2023년(1만2150명) 등 계속 증가하며 입대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2세까지 입대 가능   미 공군 출신의 서경운(44) 씨는 “입대 후 2~3개월 내로 시민권 취득이 가능하고 직계가족의 영주권 수속도 급행으로 진행된다”며 “게다가 기혼자의 경우는 풀타임 군인이라 해도 출퇴근을 하면서 부대 밖에서 살 수 있고 일부 집값도 따로 지원받기 때문에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입대가 매우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42세까지 입대 지원이 가능하다. USCIS의 지난 5년간 미군 귀화 연령별 통계를 보면 전체 중 31~42세 사이 귀화자는 전체 중 32.5%에 이른다. 뒤늦게 입대를 선택하는 이들이 약 3명 중 1명에 이르는 셈이다.   일례로 현재 미 육군의 경우 입대 시 시민권 취득은 물론 ▶학비 전액 지원 ▶입대 보너스(최대 6만 5000달러까지) ▶100% 의료 보험 ▶연금 ▶401K ▶주택 수당 ▶식비 ▶유급휴가 연 30일 ▶군인 전용 주택 융자 프로그램 ▶국립공원 무료 및 각종 할인 혜택 ▶기본급(대학 졸업자일 경우 최대 2752달러), 주택비, 식비 지원비를 합할 경우 월 6000달러 이상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미 육군 입대 관련 한국어 문의: (213) 550-7208   ▶미 해군 입대 관련 한국어 문의: (805) 574-3100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미군 입대 한인 귀화자 미육군 미주중앙일보 장열 LA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한인 미국시민권 이민국 USCIS 모병 영주권 입대

2025-03-05

불 꺼진 가로등…어둡고 불안한 타운

LA 한인타운의 밤거리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가로등 구리 전선 절도 사건이 빈발하고, 수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과 업주들은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LA시 민원 전화 서비스인 ‘My LA 311’에 따르면 지난 1월 LA 지역에서 총 5225건의 가로등 수리 요청이 접수됐다. 이는 매일 168건의 수리 요청이 접수된 것으로, 전달 대비 39%나 급증했다. 311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월간 최고치”라며 “지난해 10월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4개월간 수리 요청이 5000건가량 접수됐다”고 전했다.   한인타운도 상황이 심각하다. 311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인타운에서 접수된 가로등 수리 요청은 총 1245건이다. 매일 3건 이상의 수리 요청이 있었던 셈이다. 한인타운은 다운타운(2206건), 보일 하이츠(1970건), 웨스트레이크(1854건)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한인타운 버몬트와 7가 길 교차로 인근에서는 구리선 절도 사건으로 가로등은 물론 인터넷도 끊겨 인근 업주들이 피해를 보는 일도 벌어졌다. 인근 업소 ‘바베큐가든’의 한 관계자는 3일 “구리선 절도로 인터넷이 안돼 신용카드 결제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리 작업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LA시 산하 가로등 전담국 웹사이트에 따르면, 심각한 전선 도난 및 파손의 경우 수리까지 180일 이상 소요될 수도 있다.     지난해 LA시에 접수된 가로등 수리 요청은 총 4만5927건이다. 이는 전년(3만2258건)과 비교해 무려 42%나 급증한 숫자다. 311에 따르면 이 중 2만123건(43.8%)은 아직도 미해결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구리에도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이후 구리선 절도 사건이 더 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글로벌 경제 데이터 사이트인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구리는 현물 시장에서 현재 파운드당 4.52달러(3일 기준)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가격이 파운드당 4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3% 이상 올랐다.     LA 시정부는 구리선 절도를 막기 위해 지난해 초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단속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LA 경찰국(LAPD)은 지난해 9월 샌퍼낸도밸리 지역의 한 재활용 센터와 금속 야적장 등에서 550파운드의 구리선 및 청동 동판 등을 회수하기도 했다.   한편, 가로등 수리 요청은 311 신고 전화 외에 시 정부에 직접 할 수도 있다. 전봇대에 달린 가로등 고장은 수도전력국(800-342-5397)에, 일반 길거리 가로등은 가로등전담국 웹사이트(lalights.lacity.org/contact.html)에서 신고하면 된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한인타운 구리선 가로등 수리 구리선 도난 LA 로스앤젤레스 장열 미주중앙일보 가주 캘리포니아 LA시 311

2025-03-03

사라지는 미주 한인 독립운동사…1세 고령화, 차세대 무관심

미주 지역 독립유공자들의 역사가 잊히고 있다.   한인 역사 단체 관계자들의 노령화, 후손들의 사망 및 소재 파악의 어려움, 역사 연구에 대한 무관심 등이 맞물리면서 향후 독립유공자들의 묘소가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인역사박물관,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으로 파악된 LA 인근 주요 묘지에 묻혀 있는 독립유공자는 총 58명이다.   묘지별로 보면 ▶LA 로즈데일묘지(31명) ▶할리우드 포리스트론(17명) ▶잉글우드묘지(3명) ▶위티어 로즈힐 메모리얼파크(3명) ▶랜초팔로스버디스 그린힐스 메모리얼파크(1명) ▶글렌데일 포리스트론(1명) ▶LA 에버그린묘지(1명) ▶리버사이드 국립묘지(1명) 등에 독립유공자들이 묻혀 있다. 〈표 참조〉   일례로 그린힐스 메모리얼파크의 이범영(1982년 별세) 선생은 3·1운동 당시 대한인국민회 다뉴바 지방회 회장으로서 독립선언 지지문을 발표하고 독립기금을 모아 이승만 박사의 구미위원부로 보낸 인물이다.   문제는 한국 국가보훈부와 한인 단체들이 확인한 독립유공자 묘소보다 아직 파악하지 못한 묘소가 훨씬 많다는 점이다.   보훈부에 따르면 미주 지역 독립유공자(멕시코·쿠바 포함)는 총 434명이다. 지난 27일 2명의 독립유공자가 더 추가된 것이 최근 통계다.   한인역사박물관 민병용 관장은 “독립유공자가 수백 명에 이르지만 묘소가 파악된 경우는 극히 적다”고 말했다. 민 관장은 “중가주 리들리를 비롯한 가주 지역 외에도 전국 곳곳 어딘가에 묘소가 있겠지만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파악을 하려면 독립유공자 후손들과도 연락이 돼야 하는데 이제는 그들도 3~4대에 이르면서 소재를 찾는 게 어려워졌고 이를 연구하고 조사하는 단체도 사실상 전무하다”고 말했다.   애국 관련 단체에 한인 2세 등 차세대의 참여가 저조한 것도 문제다. 이는 곧 1세대 한인들의 미주 지역 독립운동 역사와 묘소 관리의 부실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현재 LA 인근 독립유공자 묘소는 일부 후손들 외에는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측이 주로 관리하고 있다. 이 재단의 클라라 원 이사장은 “현재 3·1절, 광복절 등이 되면 재단 측이 묘소도 방문하고 종종 잡초 제거도 하고 있다”며 “문제는 지금 재단 이사들도 대부분 1세대인데다, 2세들의 참여가 거의 없어 앞으로 독립유공자에 대한 묘소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UC 리버사이드 장태한 교수는 “도산기념사업회의 경우 올해 주요 사업으로 차세대 교육에 중점을 두겠다고 발표했다”며 “역사적 사실을 차세대에게 알리는 일은 지금 너무나 시급한 문제”라고 전했다.   애국 단체들의 노령화는 활동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난다. 일례로 지난 2002년 미주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구성돼 로즈데일 묘지에서 애국선열 추모제가 개최됐었다. 이후 2007년까지 매년 추모제가 이어지다가 단체 관계자들의 고령화와 차세대 및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참여가 저조해 중단됐다.   민 관장은 “그러다가 지난 2016년부터 대한인국민회가 간간이 참배 행사를 다시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이어갈 후임 단체 등을 찾는 게 쉽지 않다”며 “소수의 초기 이민자 후손 모임이 있긴 하지만 회원이 상당히 줄었고, 한인 2~3세들은 관심이 너무 없기 때문에 (독립유공자 묘소에 대한 관리 및 추모 행사가) 이대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미주 지역 독립유공자 묘소 파악, 기록 보존, 추모 사업 등을 위해 체계적인 조사와 지원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단체 관계자는 “독립유공자에 대한 무관심은 더 넓은 의미에서 한인 이민 역사가 점점 잊히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1세대가 저무는 과정에서 단체들이 지금이라도 힘을 모아 독립유공자 등 이민 역사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자료를 축적해 나갈 수 있는 2~3세 학자들을 키워낼 수 있도록 한인 사회 차원에서 지원 기금 같은 걸 만들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발걸음이 끊기면 묘소엔 잡초가 무성해진다. 독립 유공자들의 족적도 지금 그렇게 덮이고 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유공자 독립유공자 장열 미주중앙일보 LA 로스앤젤레스 대한인국민회 로즈데일묘지 국가보훈부 한인역사박물관 민병용

2025-03-02

한인 NASA 엔지니어, 성폭행 누명 벗었다

수년간 여성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던 항공우주국(NASA)의 한인 엔지니어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특히 이 남성은 지난 2012년 NASA의 로켓 과학자들과 함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영상에 출연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던 인물로, 기소 당시 논란이 됐었다. 〈본지 2024년 4월 5일자 A-3면〉   지역 매체 KHOU11은 법원 기록을 인용해 텍사스주 해리스카운티 검찰이 여러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NASA의 전 엔지니어 에릭 심(38·사진) 씨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25일 보도했다.   심 씨의 닐 데이비스 변호사는 이 매체에 성명을 보내 해리스카운티 킴 오그 검사장을 겨냥해 “내 의뢰인은 원래부터 무죄였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변호사는 “오그 검사장은 무고한 사람을 기소한 뒤 언론에 알려 헤드라인을 장식할 기회를 노렸다”며 “내 의뢰인의 명예가 훼손됐고 평판이 심각하게 나빠졌는데, 오그 검사장이 이를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해리스카운티 검찰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여성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믿지만, 6건의 사건은 재판에 회부할 만큼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고, 7번째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은 기각을 요청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측은 “그들은 약탈적 행위의 희생자이며, 우리는 그들이 겪은 트라우마를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법정에서 증언하도록 강요해 고통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심 씨는 지난해 2월, 데이팅 앱에서 만난 여성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NASA 존슨 우주센터에서 체포됐었다. 당시 심 씨 측은 “모든 관계는 합의로 이루어졌다”며 “여성들은 허위 주장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배심원단에게 결백을 증명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심 씨는 지난 2012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 재학하며 NASA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었다. 당시 NASA 소속의 우주비행사, 존슨 우주센터 대표, 과학자, 인턴 등과 함께 ‘강남스타일’을 ‘NASA 존슨 스타일’로 패러디한 영상을 제작하고 직접 출연까지 했다. 이 영상은 조회수 860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관련기사 나사 한인 엔지니어 연쇄 성폭행 혐의 기소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성폭행 엔지니어 혐의 불기소 한인 엔지니어 NASA 에릭 심 강남 스타일 존슨 우주센터 장열 해리스카운티 김 오그 로스앤젤레스 LA 미주중앙일보

2025-02-26

서울메디칼그룹, ‘우수 의료기관’…앤섬 보험사 평가, 상위 5%만 선정

서울메디칼그룹(이하 SMG)이 가주 지역 우수 의료 서비스 제공 기관으로 선정됐다.   건강 보험사 앤섬 블루크로스는 의료 제공자 표창 프로그램을 통해 SMG를 비롯한 전국 19개 의료 기관을 우수 의료 서비스 제공 기관으로 선정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앤섬 블루크로스는 메디컬 그룹 중 뛰어난 의료 성과를 보인 기관을 평가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네트워크 내에서 상위 5%의 기관을 우수 의료 기관으로 선정한다.   SMG의 이명선 대표는 “앤섬으로부터 우수 의료 제공자로 선정된 것은 의료진과 경영진이 환자 중심의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위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앤섬 블루크로스의 평가 기준은 예방 검진, 예방 접종률, 만성 질환 관리, 약물 순응도 등 다양한 항목을 포함한다.   앤섬 블루크로스의 캘리포니아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플랜 담당자인 토드 벤슨 대표는 “SMG의 뛰어난 의료 성과는 의료 보험사와 협력해 환자의 건강을 증진하는 모범 사례”라며 “우수 의료 제공자 선정에 대해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SMG는 지난 1993년에 설립됐다. 의사들이 주도하는 독립 의사 네트워크(IPA)로, 현재 약 4800명의 주치의와 전문의가 활동하고 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서울메디칼그룹 의료기관 우수 의료기관 SMG 장열 어센드 미주중앙일보 캘리포니아 가주 로스앤젤레스 LA 앤섬 블루크로스

2025-02-26

LA 101년 역사의 '오리지널 팬트리 카페' 폐업

LA 다운타운에서 100년 넘게 역사를 이어온 대표적 노포 식당 ‘오리지널 팬트리 카페(The Original Pantry Cafe)’가 노사 갈등으로 인해 결국 문을 닫는다.   특히 폐업을 앞두고 직원들을 대표하는 지역 노조측이 식당 측을 노동 기관에 고소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오리지널 팬트리 측에 따르면 오는 3월 2일 식당을 폐업한다. 이 식당은 지난해 100주년을 맞은 유서 깊은 곳으로 리처드 리오단 전 시장(2003년 사망) 재단 측의 행정 신탁이 관리하고 있다.   폐업 결정에는 노사 갈등이 불씨로 작용했다.   레스토랑 전문 매체 이터 LA는 최근 “직원들은 식당 측이 노조 결성을 막으려고 폐업을 통해 자신들을 위협했다고 주장한다”며 “현재 요리사, 서버 등을 대표하는 유나이티드 히어 로컬 11지부가 식당 직원들을 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신탁 측은 지난 수개월간 식당을 매각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유나이티드 히어 로컬 11지부 측은 이 과정에서 식당 측에 소유주가 바뀌더라도 고용 안정과 직원 노조의 대표성을 보장해 달라고 주장해왔다. 즉, 새 소유주가 결정되기도 전에 미리 각종 고용 보장을 요구한 셈이다.   문제는 식당을 관리하고 있는 행정 신탁 측에서 이러한 노조 측의 요구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행정 신탁의 제넬 캐슬베리 총무는 최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노조 측의 요구는) 새 소유주에게 재협상 없이 근로 계약을 체결하도록 요구하는데, 이는 수용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게다가 이러한 부당한 요구는 리오단 재단 측이 새로운 소유주를 찾는 과정에서 양측에 엄청난 손해와 어려움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식당 측은 지난해 8월 매각에 대비해 소유주가 바뀔 수도 있는 시점(2026년 예상)까지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2만 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노조 측은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폐업을 발표한 것은 직원을 위협한 행위라면서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오리지널 팬트리 측을 고발했다.   이 식당은 지난 1924년 5월 29일 문을 열었다. 마릴린 먼로,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 등 유명 인사들이 다녀가 LA 역사문화 기념물로도 지정된 이 식당은 한때 폐업 위기에 처했지만, 1981년 리처드 리오단 전 LA시장이 인수하면서 영업을 이어갔다.   정통 아메리칸 아침 식사로 유명한 이 식당은 한때 한국의 유명 셰프 백종원 씨가 다녀가면서 한국 관광객들에게 LA의 셀피 명소 중 한 곳으로 널리 알려졌다.   수십 년간 24시간 운영됐던 이 식당은 팬데믹 이후 야간 영업을 중단했었다. 오는 2일 문을 닫게 되면, 101년 역사의 오리지널 팬트리 카페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팬트리 오리지널 팬트리 폐업 결정 장열 original pantry 미주중앙일보 LA 로스앤젤레스 노조 리처드 리오단 이터LA 다운타운 백종원

2025-02-25

문 닫은 구세군 나성한인교회, 타운 자선사업·봉사활동 위축

40여 년 넘게 LA 한인타운에서 자선사업 등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쳤던 구세군 나성한인교회가 갑자기 문을 닫아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이 교회는 최근 오렌지카운티 애너하임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명칭까지 바꿔 LA에서 유일했던 한인 구세군 교회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본지 확인 결과 LA 한인타운 후버 길에 있던 구세군 나성한인교회(933 S. Hoover St)의 운영이 중단됐다. 건물 정문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고 입구에는 폐쇄를 알리는 공지문이 붙어 있다.   공지문에는 ‘2024년 7월 1일부터 사회 복지 프로그램이 영구적으로 폐쇄된다’며 ‘해당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다른 자원이나 서비스는 211로 전화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는 그동안 구세군 나성한인교회가 한인타운 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수십 년간 진행해왔던 각종 자선사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단됐음을 의미한다.   구세군 나성한인교회는 현재 애너하임의 미국 구세군 교회로 이전한 상태다. 지역 기반으로 운영되는 구세군 방침에 따라 공식 명칭 역시 LA를 뜻하는 ‘나성’이 빠지고, ‘구세군 오렌지카운티 코리안 콥스(The Salvation Army Orange County Korean Corps)’로 변경됐다.   이 교회를 담당하는 김정수 사관은 “구세군은 가톨릭처럼 본부에서 모든 걸 결정한다”며 “전임자 때부터 본부 측과 교회 이전 논의가 오갔던 것으로 알고 있고, LA 교회 건물이 낙후되어 이전이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 건물 재개발 등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해 김 사관은 “내 소관도 아니고, 정확한 건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세군은 연합감리교단(UMC)의 시스템과 유사하다. 중앙 본부가 교회 재산권을 모두 소유하고 있으며, 목회자 역할을 하는 사관에 대한 인사이동, 교회 이전 등을 모두 구세군 본부가 관리 및 결정한다.   일각에서는 구세군 측이 소수계인 한인 교회에 대해 다소 무책임한 결정을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인 교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이 시니어 교인이다 보니 정책적으로 이전을 결정한 것 같다”며 “LA는 전국 최대의 한인타운이라는 특수성이 있는데 소수 민족 교회들의 축소 현상과 맞물리면서 한인 시니어 교인들만 안타깝게 됐다”고 말했다. 구세군 나성한인교회에 출석하던 교인 40여 명은 현재 임시 방편으로 교회 옆에 있는 구세군 시니어 아파트에 모여 일요일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김 사관은 “대부분 시니어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LA 교인 대부분이 OC로 오지 못하게 됐다”며 “LA 교인들을 위해 일단 일요일마다 LA로 가서 예배를 인도하고 있는데, 그 외의 부분은 본부가 결정하는 것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구세군 나성한인교회가 사라지면서 타운 자선사업도 타격을 입게 됐다. 연말 한인타운 마켓 등 곳곳에 설치됐던 구세군 자선냄비도 더 이상 구세군 나성한인교회가 진행하지 않게 됐다.     김 사관은 “논란이 워낙 많기 때문에 자세한 건 아직 말할 수 없지만 본부 측에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남가주 지역에 구세군 한인교회가 다섯 군데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 교회만 남아있다”며 “한인 사관도 많이 부족한 데다 한인타운에서 사역을 하지 못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구세군 나성한인교회는 지난 1981년 1월 한인타운에서 설립됐다. 그동안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식료품, 학용품, 장난감 및 각종 생필품 전달, 노숙자 사역, 양로원 방문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쳐왔다.   장열 기자나성한인교회 자선사업 구세군 나성한인교회 장열 구세군 LA 한인 미주중앙일보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한인교계 자선냄비

2025-02-23

'견인비 바가지' 무더기로 기소…CHP 직원이 정보 제공

가주보험국 리카르도 라라 국장은 지난 18일 LA 등 남가주에서 횡행하고 있는 불법 견인 문제를 지적하면서 차량을 ‘인질(hostage)’에 비유했다. 〈본지 2월 20일자 A-4면〉   차량을 볼모로 삼아 금전적 이득을 꾀한 것은 사실상 견인 업체들이 인질극을 벌인 것과 같다고 꼬집은 셈이다.   최근 LA 한인타운 등에서 차량 견인 업체들의 막무가내식 영업과 바가지 요금 횡포〈본지 2월 6일자 A-1면〉가 빈번하게 발생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가주보험국을 비롯한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 리버사이드카운티 검찰, 가주세무국(FTB) 등은 합동 수사팀을 꾸려 불법 견인의 전말을 낱낱이 밝혔다. 수사는 2년여에 걸쳐 진행됐다.   먼저, 정부 직원이 사기 행각의 중심에 있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CHP 직원인 로사 산티스테반(56)이 남가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때 관련 보고서 또는 신고 내용 등을 견인 업체 브로커에게 판매해왔다. 운전자가 요청도 하지 않았는데 사고 현장에 견인차가 알아서 올 수 있었던 이유다.   CHP 직원이 넘긴 교통사고 자료는 브로커인 안드레 안젤로 레예스(37)를 통해 견인 업체에 전달됐다.   라라 국장은 “견인 업체 브로커인 레예스는 각종 CHP 행사 등에 참석해 기부 등을 하면서 직원들과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며 “이렇게 결탁한 용의자들은 결국 차량을 인질로 잡고 보험사에 부당 청구를 하거나 운전자에게 현금을 요구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수사팀이 기소자 중 한 명인 에스메랄다 파르가(27·포모나)의 집을 수색했을 때 무려 3500장 이상의 CHP 교통사고 보고서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번에 기소된 불법 견인 업체 관계자들은 파르가를 비롯한 총 16명이다. 한인들도 많이 사는 LA, 부에나파크, 어바인, 애너하임, 위티어 등 곳곳의 견인 업체 관계자들이 기소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사고 현장에서 운전자에게 “보험사를 통해 온 것”이라며 거짓말까지 했다. 교통사고로 인해 경황이 없는 운전자들이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던 이유다.   라라 국장도 기소 명단을 발표하면서 “운전자가 가장 도움이 필요한 순간과 차량을 되찾고 싶어 하는 심리를 악용한 사기”라고 지적했다.   불법 견인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합동수사팀은 여전히 불법 견인 사례를 조사 중이다. 이번에 기소된 16명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신고가 매우 중요하다.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면 당국은 이를 기반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라라 국장은 “불법 견인이 의심되는 사례만 있더라도 즉시 신고해달라”며 “모두가 함께하면 이런 약탈적 관행을 종식시키고, 범법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불법 견인 피해 신고는 전화(800-927-4357) 또는 가주보험국 웹사이트(insurance.ca.   gov)에서 가능하다. 장열 기자견인비 바가지 기소자 명단 불법 견인 견인 업체 CHP 가주고속도로순찰대 LA 로스앤젤레스 장열 미주중앙일보 가주 캘리포니아 불법견인

2025-02-20

임대료 폭리 집 주인·중개인 기소

산불 피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임대료 폭리를 취하려던 집 주인과 부동산 중개인이 처벌을 받게 됐다.   가주 법무부는 허모사비치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인 윌리 바로넷 이스라엘과 주택 소유주인 에드워드 쿠신스를 임대료 폭리 혐의로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주 법무부 측은 “이들은 산불로 인한 비상사태 상황에서 피해 주민들에게 10% 이상 렌트비 인상을 금지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피고들은 알타데나 이튼 산불로 인한 피해자가 집을 임대하려 하자 임대료를 36%나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12개월의 징역형과 함께 최대 1만 달러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롭 본타 가주 검찰 총장은 “현재 폭리를 취한 숙박 업소, 임대인들에게 700건 이상의 경고장을 발송한 상태”라며 “임대료나 숙박료 폭리 피해를 입었다면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피해자는 가주 검찰 웹사이트(oag.ca.gov/LAfires) 또는 핫라인(800-952-5225)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는 임대료 인상 제한 조치를 3월8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임대료 임대료 인상 LA산불 미주중앙일보 LA중앙일보 한인 미주한인 한인뉴스 로스앤젤레스 LA 남가주 가주 캘리포니아 미국 장열 롭 본타 가주 검찰

2025-02-19

가주 ‘차량 인질’ 견인 사기 기승

LA 등에서 일부 차량 견인업체들의 막무가내식 영업과 바가지요금 횡포〈본지 2월 6일자 A-1면〉가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가주보험국도 불법 견인 업체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관련기사 무료라더니 600불 내라…견인 업체 막무가내 횡포 가주보험국은 최근 남가주 지역에서 차량 견인업체들이 막무가내식 견인을 통해 운전자들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사기 사건이 만연하고 있다고 18일 발표했다.   가주보험국 리카르도 라라 국장은 18일 “보험 사기 태스크포스팀이 남가주 지역의 견인업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으며, 그 결과 16명이 기소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총 21만6392달러의 보험금을 허위로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보험국에 따르면 적발된 업체들은 교통사고 발생 직후 무료 견인을 미끼로 접근해 특정 수리업체를 소개하고 차량을 견인한 뒤, 운전자에게 보험 청구액 이상의 금액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   라라 국장은 “이 같은 수법은 운전자가 가장 도움이 필요한 순간과 차량을 되찾고 싶어하는 심리를 악용한 명백한 사기 행위”라며 “불법 견인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앞으로 조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험국은 불법 견인 피해를 막기 위해 ▶운전자가 견인을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사고 현장에 견인차가 나타난 경우 ▶견인차 운전자가 특정 수리업체를 추천하는 경우 ▶서류 서명을 강요하거나 현금 결제를 요구하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가주보험국은 이날 불법 견인 피해를 막기 위한 공익 광고 영상도 공개했다. 장열 기자견인 사기 차량 인질 사기 특별수사팀 미주중앙일보 LA중앙일보 한인 미주 한인 한인뉴스 LA뉴스 로스앤젤레스 남가주 가주 캘리포니아 미국 장열 불법 토잉 프레데토리 토잉 마구잡이식 토잉 가주보험국 견인 횡포

2025-02-19

패서디나에도 '아찔한 오작동' 철도 차단기…열차와 충돌 사고 해마다 증가

부에나파크 지역 철도 건널목에서 신호와 차단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한인 운전 차량이 화물 열차와 충돌할 뻔한 사건〈본지 2월 18일자 A-1면〉은 안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본지 보도 후 타 지역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독자의 제보가 있었다. 문제의 구간은 패서디나 지역 메리디언 애비뉴와 미시온 스트리트 인근의 철도 건널목이다.   독자 정혜승 씨는 “예전에 이곳을 지나는데 열차가 접근한다는 경고음이나 차단기도 내려오지 않았고 신호등엔 초록불(green light)이 그대로 켜져 있는데 갑자기 열차가 지나갔다”며 “당시 여러 대의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아 사고를 모면했는데 일부 운전자들이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며 분노했다”고 말했다.   통계를 보면 철도 건널목 사고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방철도청(FRA)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20~2024) 가주에서 차량, 보행자 등이 열차와 충돌한 철도 건널목 사고는 총 835건이다. 지난해(173건)와 2020년(150건)의 사고 건수를 비교했을 때 약 15% 증가했다. 지난 한 해만 철도 건널목 사고로 가주에서만 총 94명(사망 49명·부상 4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남가주 지역 주요 카운티에서 발생한 철도 건널목 사고를 추려보면, LA카운티에서는 지난 5년간 총 128건의 철도 건널목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샌버나디노(67건), 샌디에이고(56건), 리버사이드(26건), 오렌지카운티(23건) 등의 순이다.   문제는 이번 사건처럼 직접적인 충돌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운전자가 어느 기관에 신고를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점이다.   우선 비치 불러바드 철도 건널목의 경우 부에나파크 지역에 있긴 하지만, 실제 관리는 시정부가 아닌 가주교통국(Caltrans)과 화물 운송사인 유니온 퍼시픽 레일로드(이하 UPR)가 맡고 있다.   본지에 영상을 제공한 해나 송 씨는 “죽을 뻔한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어느 곳에 이 문제를 알려야 할지 모르겠더라”며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관리 체계는 매우 복잡하다. 먼저 철도 건널목 신호, 설치, 보수 등은 연방 정부의 안전 기금을 통해 이뤄진다. 대신 안전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려면 주정부가 철도 건널목의 차량 교통량, 열차 운행 수, 충돌 사고 건수 등을 고려해 보수가 필요한 지역별 목록을 먼저 결정해야 한다.   UPR에 따르면 각 주가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철도 건널목을 결정하면 철도 회사 등과 지역 관계자들이 함께 업그레이드를 위한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반면, 철도 건널목의 사전 경고, 정지 사인, 건널목 사인 등은 각 지역의 교통국이 관리하기 때문에 표지판 관리는 별개의 사안이다.   물론 UPR도 차단기 또는 철도 접근 시 울리는 경고 신호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신고 전화(800-848-8715)를 개설해둔 상태다. 단, 신고 시 해당 철도 건널목의 교통국 고유 번호를 알아야 한다. 비치 불러바드 철도 건널목의 경우 ‘748145F’인데 운전자들이 이러한 세세한 정보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연방법에 따르면 기관사는 철도 건널목에 진입하기 전 최소 15초 전부터 경적을 울려야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사례는 신호등은 차량 운행을 허용하는 초록불이었고, 운전자 왼쪽으로 프리웨이에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적색 신호에 대기 중이어서 열차 진입에 대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자동차 창문을 닫고 음악 등을 듣고 있는 상황이라면 경적 소리를 듣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LA 지역 이미수 변호사는 “일단 충돌 사고 등 직접적인 인명 또는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운전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를 해서 직접 문제를 알려야 하는데 911처럼 신고 체계가 일원화돼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는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FRA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철도 건널목 사고는 총 2045건이다. 매일 약 6건 꼴이다. 총 905명(사망 252명·부상 65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장열 기자패서디나 오작동 철도 건널목 화물 열차 미주중앙일보 LA중앙일보 한인 미주한인 한인뉴스 LA뉴스 로스앤젤레스 장열 가주 캘리포니아 미국 열차 충돌 부에나파크

2025-02-18

초록색 신호등 믿고 갔다 가까스로 기차 충돌 모면

철도 건널목의 신호와 차단기가 작동하지 않아 한인 운전 차량이 화물 열차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일이 벌어졌다.     더구나 이 건널목 〈그래픽 참조〉은 부에나파크, 풀러턴, 라미라다 지역의 중심 도로로 차량 통행이 빈번한 ‘비치 불러바드(Beach Blvd)’에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는 한인 거주자도 많고 건널목 인근에 한인들이 많이 찾는 ‘더 소스(The Source)’ 몰도 있어 한인 운전자들도 자주 오가는 곳이다.     사건은 지난달 30일 오전 9시 48분에 발생했다. 부에나파크 지역에서 일하는 해나 송씨는 당시 테슬라 차량의 조수석에 타고 있었다. 송씨가 본지에 제공한 영상을 보면 송씨가 탄 테슬라 차량이 열차와 충돌 직전 급정거 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영상을 보면 당시 송씨가 탄 차량은 비치 불러바드 남쪽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도로면에는 앞쪽에 철도 건널목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사인(RXR)이 있었지만, 신호등에는 차량 주행을 허용하는 ‘초록색불(green light)’이 켜져 있었다. 옆 차선에서 달리던 검은색 벤츠 SUV 차량도 초록불에 따라 그대로 주행 중이었다.   위기의 순간은 순식간에 발생했다. 송씨가 탄 차량이 철도 건널목 부근에 이르자 갑자기 화물 열차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왼쪽 차선에는 5번 프리웨이 진입을 위해 대기중인 차량들이 줄지어 있었기 때문에 열차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열차가 건널목을 향해 올 때 차량 통행을 제지하는 차단기가 내려오지 않았고, 열차 진입 전 운전자에게 주의 또는 경고를 하는 노란색 라이트도 깜빡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옆 차선에서 달리던 벤츠 차량은 순간 속도를 내 열차를 아슬아슬하게 피했고, 송씨를 태운 차량은 충돌 직전 급브레이크를 밟아 대형 사고를 면했다.   송씨는 “직장이 근처라서 자주 오가는 도로인데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 놀랐다”며 “한인들도 많은 다니는 지역이라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심하라고 알리고 싶었다”고 제보 이유를 전했다.     본지는 지난 13일 부에나파크 시에 철도 건널목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부에나파크 시정부 관계자는 이메일을 통해 “(철도 건널목은) 캘트랜(Caltrans)과 유니온 퍼시픽 레일로드(UPR)가 관리를 맡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문제를 UPR 측에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연방철도청(FRA)에 따르면 지난해 가주에서 발생한 철도 건널목 충돌 사고는 173건이나 된다. 이틀에 한 번꼴로 충돌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이와 관련 이미수 변호사는 “신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면 관할 기관에 법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문제”라며 “운전자들이 해당 지역 기관 등에 이 문제를 알려서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자 운전학교 조성운 대표는 “철도 건널목 주의 사인은 말 그대로 주의를 하라는 사인일 뿐, 실제 신호등과 차단기가 작동했어야 한다”며 “충돌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초록불 열차 진입 화물 열차 건널목 신호 미주중앙일보 LA중앙일보 한인 미주한인 LA뉴스 로스앤젤레스 남가주 가주 캘리포니아 미국 장열 부에나파크 테슬라 비치길 소스몰

2025-02-17

관세 여파 차·주택 보험료도 오를 듯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정책이 보험료 급등까지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부품과 자재의 수입품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와 주택 보험료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세 부과로 자동차 부품 가격이 상승하면 수리 비용도 덩달아 영향을 받으면서 보험사가 지불해야 할 비용이 늘어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전국손해보험협회(이하 APCIA)도 지난 6일 자동차 부품은 여러 국가로부터 조달되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되면 자동차 가격이 평균 3000달러가량 오를 수 있으며, 자동차 제조업체뿐 아니라 보험사도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LA 지역에서 활동하는 제프리 김 보험 에이전트는 “자동차 부품의 경우 중국,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자동차 보험료 역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미 보험료가 많이 오른 상태라 가입자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PCIA에 따르면 전국에서 사용되는 자동차 부품 10개 중 6개가 추가 관세 대상국으로 지목된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에서 수입된다. 이로 인해 향후 자동차 보험사의 비용 청구가 70억 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자동차 보험료는 이미 전년 대비 11.8%나 상승했다. 자동차 수리 비용 역시 7.4%가 올랐다.     자동차 보험만이 문제가 아니다. 주택 보험료 역시 인상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소비자 금융정보 제공 업체 뱅크레이트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건설 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주택 수리 비용과 보험료도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정책연구소 딘 베이커 수석 경제학자는 “추가 관세 정책 여파로 주택 보험료가 오를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인상 폭이 얼마나 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국주택건설업협회(NAHB)에 따르면 지난 2023년의 경우 주택 건축에 필요한 목재의 70%가 캐나다에서 수입됐다. 건축 자재의 주요 성분으로 쓰이는 석회, 석고 등도 71%가 멕시코에서 들여온다.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건축업을 하는 제프 김 대표는 “요즘은 한인들도 보험료 인상을 우려해 보험으로 주택 수리를 하지 않으려 할 정도”라며 “인건비도 많이 오른 상황인데 추가 관세로 자재비까지 오르면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인상하려 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더 위축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관세 정책뿐만 아니라 최근 LA 지역의 대형 산불로 피해자들의 보험 청구가 많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최대 주택 보험사인 스테이트팜이 주 정부에 보험료의 대폭 인상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주 내 주택 보험료가 대폭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본지 2월 5일자 A-1면〉   관련기사 주택 보험료 폭등 현실로…점유율 1위 스테이트팜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자동차 보험료 주택 보험료 보험료 인상 보험료 급등 미주중앙일보 LA중앙일보 한인 미주한인 LA뉴스 로스앤젤레스 LA 남가주 가주 캘리포니아 미국 장열 LA산불 자동차보험 주택보험 관세 트럼프

2025-02-17

LACMA ‘위작 전시’ 사실상 전면 부정

  LA카운티미술관(이하 LACMA) 측이 최근 전시된 한국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위작일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사실상 번복했다.    LACMA 측은 위작 의혹 작품들에 대한 간행물 제작 강행 의사까지 밝혀 예술계에 다시 파문이 일 전망이다.   LACMA 측은 ‘한국의 보물들·Korean Treasures’ 전시회의 위작 논란과 관련한 본지의 이메일 질의에 나흘만인 지난 6일 답신을 보내왔다.   먼저 LACMA 측은 “현재까지 연구를 통해 얻은 과학적 요소들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고 (기증자인 체스터 장의 작품들에 대한) 추가 연구를 위해 계속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해당 작품들에 대한 미술사적 중요성과 맥락 등은 추후 온라인과 인쇄물 등을 통해 ‘LACMA 간행물(LACMA publication)’에 게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LACMA 측이 지난달 26일 간담회를 열어 한국 미술계 관계자들에게 이중섭, 박수근 그림 4점을 포함, 조선 시대 회화, 도자 등에 대해 위작 가능성을 인정한 것과 완전히 상반된 입장이다. 이날 간담회를 마친 뒤 마이클 고반 LACMA 관장은 “계획된 전시 도록 발행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본지 7월1일자 A-1면〉   관련기사 “이중섭 그림, 타일에 베낀 위작”…LA미술관 전시 초유의 사건 [사설] LACMA 위작 논란 명성에 타격 LA카운티미술관 LACMA 위작 전시…문제 제기에 ‘묵묵부답’ LACMA 제시카 윤 홍보 디렉터는 “이 전시회에서는 ‘도록(catalogue)’ 제작을 계획한 적조차 없다”고 까지 주장했다.   즉, LACMA 관장은 도록 발행을 계획 했었다고 언급했으나, 윤 디렉터는 애초에 계획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LACMA 측은 6일 본지에 보내온 답변에서 ▶기증자인 체스터 장 등이 지난 2015년과 2017년 예술자료분석센터(CAMA)에 의뢰한 2건의 과학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작품은 이중섭, 박수근의 화풍과 일치하고 ▶작품에 쓰인 재료의 제작 시기는 작가들이 활동하던 시기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동일한 기증자가 기부한 20세기 중반 한국 유화 작품을 조사했던 LACMA 회화보존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작품의 마모, 손상  패턴을 봤을 때 1950~60년대 작품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특징이 없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LACMA 측은 이중섭, 박수근 그림 외에 위작 의혹이 제기된 도자들에 대해서도 진품이라고 주장했다.    LACMA 측은 “일부 작품은 지난 2007년 영국의 옥스퍼드 인증을 통해  조선시대 18~19세기 작품임이 명백히 입증됐다”며 “남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는 열발광분석법을 통해 모든 도자를 검증한 뒤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위작 가능성을 인정했던 간담회 이후 일단락 분위기로 접어들던 가짜 그림 전시 논란은 LACMA 측의 새로운 입장 발표로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만약 LACMA 측이 향후 자체 조사 연구 등을 통해 간행물 발행을 강행한다면 작품의 진위 여부 공방은 다시 한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본지는 LACMA 측 성명 내용과 관련해 추가 인터뷰를 공식 요청했으나 8일 오후 6시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장열·장수아·김경준 기자LA카운티미술관 LACMA 위작 논란 한국의 보물들 이중섭 박수근 LA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장열 장수아 김경준 미술계 전시회

2024-07-08

“짓누른 시간 1초당 100만불 배상하라”

벨가든 지역 바이시클 카지노 주차장에서 비무장 상태임에도 보안 요원 다섯명이 짓눌러 살해한 조나단 정〈본지 6월14일자 A-1면〉씨와 관련, 과잉 진압으로 질식시킨 1초당 약 ‘100만 달러’가 산정됐다.     현재 롱비치 법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원고인 유가족 측 변호인단(테렌스 존스·민 응우옌)은 배심원단에 1억3200만 달러의 배상금 지급을 요청했다.   원고 측 테렌스 존스 변호사는 “퇴장 요청을 받은 정씨는 카지노에서 나가기 위해 자신의 차로 향하는 길이었는데 보안요원들은 계속 그를 쫓아갔다”며 “경찰이 이미 출동한 상황임에도 비무장 상태인 정씨에게 그들이 사용한 물리적 대응은 과도하고 치명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즉,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보안 요원들이 정씨를 쫓아가 넘어뜨린 뒤 짓누른 과도한 대응이 죽음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다.   테렌스 변호사는 본지에 “그들은 아스팔트 바닥에 엎어진 정씨에게 수갑을 채웠고 무릎으로 등을 짓눌렀으며, 정씨는 조지 플로이드처럼 질식해 사망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 과정에서 나온 증언 등에 따르면 정씨는 당시 ‘욕설’을 했을 뿐이다.   본지가 약 50분에 이르는 사건 당시 CCTV 영상을 모두 살핀 결과, 비무장 상태의 정씨가 실제 주변 사람 또는 보안 요원들에게 신체적 위협 등을 가한 정황은 파악하지 못했다.   반면, 카지노 측 변호인단은 원고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피고측 보딘 워스크 변호사는 “정씨가 숨을 쉴 수 없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는 검시 결과에 나온 것처럼 메스암페타민에 의해 죽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단이 원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카지노 측은 무려 1억 달러가 넘는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 가운데 정씨의 아버지 정정식(82)씨는 법정에서 처음으로 아들이 보안 요원에 의해 쫓기다가 질식사하는 CCTV 영상을 봤다. 숨진 정씨의 여동생(바네사)은 이 영상을 본 뒤 충격을 받아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정씨는 지난 20일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재판 도중 영상을 봤는데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며 “딸이 그 영상을 보면서 얼마나 심적으로 힘들었을지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원고 측 민 응우옌 변호사는 본지에 “특히 아시아계가 겪는 비극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며 “카지노 측의 그러한 행동 때문에 두 자녀를 잃게 된 정씨 부부의 비극은 이 사회에 알려져야 하고, 반드시 정의가 회복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본지는 지난 14일 피고인 바이시클 카지노 측에 입장 등을 묻는 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바이시클 카지노 한 관계자는 지난 20일 본지에 “지금은 재판 중이라서 해당 질의서에 답변할 수가 없다”고만 입장을 밝혔다.   재판이 시작되자 법정 뉴스 전문 매체인 CVN, 도박 전문 매체인 갬블링 뉴스 등도 지난 18일부터 이번 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LA카운티검찰 산하 아시아태평양 자문 위원회(AAPIAB) 역시 이번 재판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AAPIAB 에스더 임 위원장은 “재판에 직접 참관하면서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며 “재판을 지켜보니 조나단 정씨는 단지 ‘Fxxx’이라는 욕설만 했을 뿐인데 그게 사람을 그렇게 죽일 일인가”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7월24일 오후 3시 57분쯤 바이시클 카지노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카지노 보안 요원 5명은 퇴장 명령을 받고 저항 없이 카지노를 떠나던 조나단 정씨를 주차장 구석까지 몰아간 뒤 넘어뜨리고 수갑을 채운 후 무릎으로 짓눌러 숨지게 했다. 관련기사 정신질환 한인 또 비극…다섯명이 짓눌러 죽였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바이시클 카지노 조나단 정 LA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장열 소송 조지 플로이드 질식사

2024-06-23

귀가하려던 조나단 정 사냥감 몰듯 덮쳤다

벨가든 지역 바이시클 카지노 주차장에서 비무장 상태임에도 보안 요원 다섯명에 의해 살해된 조나단 정씨 사건〈본지 6월14일자 A-1면〉을 두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씨의 사망 원인을 두고 검시소와 법의학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이 엇갈리면서 향후 재판에서 이 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번 사건은 LA카운티셰리프국이 수사를 진행했다. 물론 정씨의 죽음과 관련, 사건에 연루된 보안 요원들은 현재까지 체포 등 어떠한 법적 처벌도 받지 않은 상태다. 이는 LA카운티검시소가정씨의 사망원인을 질식사가 아닌 메스암페타민에 의한 죽음으로 발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제는 초기 검시소 보고서를 통해 발견됐다.   이번 사건을 맡은 원고 측 인디라 캐머런 뱅크스 변호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검시소 실험실 보고서에는 정씨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검체 매트릭스에 분석적 어려움이 있었다(analytical difficulties with the specimen matrix)’는 내용이 명시돼있었다”며 “이는 혈액 샘플 채취, 보관, 검사 방법 등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인데도 메스암페타민에 의한 것으로 결론을 내려버렸다”고 말했다.   이는 유가족이 정씨의 사인을 정확히 밝혀내기 위해 법의학 기관 등에 조사를 의뢰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뱅크스 변호사는 “법의학 병리학자, 호흡기 전문의, 독물학 전문의에게 의학적 검토를 의뢰했고 이들 모두 정씨의 사망 원인을 ‘제압성 질식(restraint asphyxia)’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이는 검시관의 초기 평가와 상반된 결과”라고 전했다.   제압성 질식은 개인을 통제하기 위해 신체적 구속을 해야 하는 법 집행 과정에서 초래된 사망일 경우 쓰이는 용어다. 정씨의 사망이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유사점이 많은 건 이 때문이다.     사건 당시 상황이 모두 녹화된 CCTV가 제때 공개되지 않았던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원고측 변호인단에 따르면 카지노 측은 당초 이번 사건과 관련한 CCTV 영상의 존재를 부인했었다. 이러한 내용은 정씨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동생(바네사 정)을 두고 남편(필립 터먼)이 카지노 측에 제기했던 소송장에 상세히 나와 있다.   이 소장에는 “검시소 보고서를 통해 당시 영상이 있다는 내용을 파악하게 됐고 LA 카운티셰리프국에 소환장을 보내 셰리프국으로부터 영상 자료를 확보한 것”이라며 “카지노 측은 2021년 7월부터 최소 2023년 8월까지 정씨 사건에 대한 정보를 은폐하려 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현재 바이시클 카지노는 한인 존 박씨가 대표로 있는 파크웨스트가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 카지노를 지난 2022년 4월에 인수했다. 정씨 사건은 박 대표가 카지노를 인수하기 전에 발생했다.    특히 원고 측은 이 카지노의 하셈 미나이 최고경영자의 책임을 언급하고 있다. 미나이씨는 박 대표가 카지노를 인수하기 전부터 최고경영자를 맡아온 인물이다.   원고 측 변호인단은 정씨 사건이 가주도박통제위원회(이하 CGLR)에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바이시클 카지노의 은폐를 주장했다. 가주 도박 법 규정(section 12282) 및 연방법에 따르면 카지노 측은 사망 사건 등을 CGLR에 보고해야 한다. 미보고 시에는 면허 박탈 또는 벌금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뱅크스 변호사는 이 소장에서 “카지노측은 정씨의 사망 사건을 CGLR에 보고하지 않았는데 당시 카지노 측은 계속되는 범죄로 인해 법 집행 당국의 집중 조사를 받고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카지노 주차장에서 훈련받지 않은 보안 요원이 한 남성을 질식시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사실 때문에 추가 조사를 받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정씨 사건 발생 당시 카지노 측은 이미 연방 검찰 중부 지검으로부터 자금 세탁 및 은행 비밀법 위반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었다.   현재 한인 단체들도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LA한인회 제임스 안 회장은 “한인회는 현재 여러 한인 단체들과 함께 정씨 가족의 변호사와 면담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KYCC 스티브 강 대외협력 디렉터는 “매우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며 “사건 경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적법한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바이시클 카지노 측에 지난 14일 이번 소송과 관련,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16일 오후 5시 현재 아무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관련기사 정신질환 한인 또 비극…다섯명이 짓눌러 죽였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바이시클 카지노 보안 요원들 조나단 정 질식사 조지 플로이드 LA 로스앤젤레스 장열 미주중앙일보 카지노 정신질환

2024-06-16

[중앙칼럼] 상식적인 종교가 귀해진 시대

악마를 위한 춤은 가족의 연까지 끊게 했다.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한 3부작 다큐멘터리 ‘댄스 포 데빌(Dance for Devil)’이 논란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이민 교회(셰키나처치)를 운영하며 연예 매니지먼트 회사 ‘7M’을 설립한 한인 로버트 신 목사의 실체를 고발하는 내용이다. 신 목사는 7M을 통해 인플루언서들을 모아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춤추는 영상을 게재하고 막대한 수익을 챙겨왔다.   7M에서 빠져나온 피해자들의 폭로 내용을 보면 심각하다. 신 목사가 성폭력, 노동 착취 등을 일삼았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종교적 교리를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가족과의 연락마저 끊도록 세뇌를 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들은 앞으로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전망이지만, 이번 사건은 이성적 사고가 배제된 신앙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지난 2018년이었다. 미주 지역 유명 한인 교단에 LA 인근 한 기도원과 목사 때문에 ‘부모와 자식 간 관계가 단절됐다’는 내용의 청원서가 제출됐다. 〈본지 2018년 5월1일자 A-1면〉   당시 청원서는 사돈지간인 두 노부부가 제출했다. 이들은 결혼한 자녀들이 해당 기도원에 출석한 이후 집을 나가 부모와 관계를 끊고, 심지어 곧 태어날 아기까지 불임인 담임 목사의 딸 부부에게 입양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부모들은 교단 측에 해당 기도원과 목사의 목회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인지 신학적으로 검증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사 보도 후 “우리 아이도 그곳에 있다. 제발 도와달라”며 제보 전화들이 걸려왔다. 가족 간 관계를 끊게 하고 조부모도 모르게 아이를 입양하게 하는 종교가 어디 있느냐는 독자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이러한 사건들은 모두 종교라는 특정 영역 안에서 발생한 일이기에 상식선에서 해석하기에는 난해한 부분이 있다. 단, 믿음과 신앙의 영역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성과 상식 등이 배제된 종교적 가치관은 분별력을 상실하게 한다.     종교는 실존 너머 신념의 영역이다. 비가시적이다. 그래서 이성은 종교에 있어 불편한 요소다. ‘신’이라는 성스럽고 초자연적 존재를 따르는 종교를 두고 이성 또는 상식을 통한 판단은 마치 절대자 앞에서 무례한 발상이나 신앙심의 부족으로 여겨질 수 있다.   분명한 건 이성만으로는 종교를 온전하게 풀어낼 수 없다. 세상사는 아직도 인간의 제한된 사고나 인식으로 풀어내지 못하는 수많은 요소가 존재한다. 이성의 한계다. 실존의 이성으로 영적인 세계를 담아내는 종교를 완벽하게 설명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대신 종교는 관념적이지만 이성도 포괄한다. 상식의 영역을 배제하지 않는다. 그만큼 깊고 광활한 세계다.     이성의 작동은 신념이 강력히 영향을 미치는 종교의 영역에서 타락, 일탈, 비상식, 성폭력, 초호화 건물 건축, 설교 표절, 맹신, 착취 등의 사건이 발생할 때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맹목적 신앙에 제동을 거는 유효한 장치가 된다. 종교심을 강조하면서 가족과의 인연까지 끊게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만약 종교 생활 가운데 상식선에서 불편한 일이 계속된다면 그건 신앙심으로 버텨야 할 일이 아니다. 이성이 무뎌지거나 마비되기 전에 그 집단을 떠나는 게 옳다.   다큐멘터리나 언론 등에 자주 언급되는 종교 단체만 문제는 아니다. 일반 교계에서도 좋은 교회, 좋은 목사를 만난다는 건 그야말로 복이다. 그만큼 어려운 인연이다.   종종 좋은 교회가 어디인지 묻는 이들이 있다. 답변은 간단하다. 심오하게 신학적 잣대까지 들이댈 필요는 없다. 목사의 설교 내용이나 수준이 다소 얕아도 괜찮다. 투박한 운영, 일 처리 등으로 약간의 답답함을 느껴도 본질적으로 문제 될 건 없다. 전반적으로 교회 전체의 방향성이 상식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지금은 그게 가장 좋은 교회다.     종교적으로 그만큼 혼탁해졌다. 상식적인 종교가 매우 귀한 시대다. 장열 / 사회부 부장중앙칼럼 상식 종교 한인교회 기독교 개신교 장열 미주중앙일보 LA 로스앤젤레스 7M 넷플릭스 사이비 목사

2024-06-13

정신질환 한인 또 비극…다섯명이 짓눌러 죽였다

카지노 보안 요원들이 정신질환을 앓던 비무장 상태의 한인 남성을 주차장 구석으로 몰아간 뒤 넘어뜨리고 수갑까지 채운 후 무릎으로 짓눌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동영상 참조〉   4년 전 전국적으로 공분을 일으킨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닮은 비극이 한인사회에서 벌어졌다.   이 사건의 충격으로 숨진 남성의 여동생은 스스로 목숨까지 끊었고, 유가족은 현재 해당 카지노를 상대로 법적 싸움을 벌이고 있다.    LA카운티수피리어법원에 따르면 부모인 정정식, 정인순, 사위 필립 터먼씨는 벨가든 지역 바이시클 호텔&카지노를 상대로 ▶불법 행위에 의한 사망(wrongful death) ▶위협(assault) ▶폭행(battery) ▶태만적 고용, 감독 및 훈련 부족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 변호인단(인디라 캐머런 뱅크스ㆍ테렌스 존스)은 지난 1월29일 세 번째 수정된 소장을 정식으로 접수했다. 법원은 배심원 선정 절차를 끝내고 내주 내로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특히 이 카지노는 지난 2023년 한인 기업인 파크웨스트 카지노(대표 존 박)가 1억3000만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본지 2023년 2월21일자 A-1면〉    사건은 지난 2021년 7월24일 오후 3시57분쯤 바이시클 카지노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원고측 변호인단이 본지에 공개한 CCTV 영상에 따르면 카지노 보안 요원 다섯 명이 조나단 정(당시 45세ㆍ한국명 동인)씨를 주차장에서 넘어뜨리고 엎드려 있는 상태의 정씨를 무릎으로 짓누른다. 이후 정씨의 다리를 뒤로 젖힌 후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고 양손에 수갑까지 채운다.   보안 요원들이 정씨를 짓누른 시간은 약 3분이다. 이 과정에서 정씨는 호흡 곤란 등으로 구토까지 한 뒤 정신을 잃고 곧 사망했다.      원고측은 소장에서 “보안요원들의 과도하고 불필요한 폭행, 억류 등의 결과로 정씨는 아스팔트 위에서 숨을 거둬야 했다”며 “정씨는 카지노 측의 퇴장 요청을 제대로 준수했지만 보안 요원들은 그를 계속 쫓아가며 건물 밖에서까지 위협하고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동영상에는 보안 요원 다섯 명이 마치 사냥감을 몰아가듯 정씨를 약 5분간 서서히 뒤쫓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양극성 장애를 앓던 정씨는 카지노를 나왔음에도 보안 요원들이 계속해서 뒤쫓아오자 수차례나 뒤를 돌아보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심지어 위협을 느끼고 심리적으로 불안해지자 정씨는 겁에 질린 상태에서 한 운전자에게 도움을 청하며 차량에 탑승하려는 모습까지 영상에 담겨있다.   원고 측 변호인단은 ”정씨는 당시 카지노에서 게임을 하며 ‘언어(verbal)’ 문제만 보였을 뿐 다른 고객이나 직원 등 그 누구에게도 폭행 등 신체적 접촉도 하지 않았다“며 “게다가 카지노 측의 요구대로 이미 건물 밖으로 나온 상태였고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가던 정씨를 쫓을 이유가 더는 없었는데도 덫에 빠뜨리듯 그를 추격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결국 철조망으로 사방이 막힌 카지노 주차장 구석으로 몰렸다.   동영상을 보면 도망가려는 정씨를 한 보안요원이 밀치며 넘어뜨렸고, 다섯 명이 동시에 정씨를 덮친다. 보안요원들은 정씨를 짓누른 지 약 3분 후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그제야 정씨의 몸을 제대로 뒤집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원고측 변호인단은 “카지노 측은 고객에 대한 법적 주의 의무가 있음에도 정씨와 더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법집행기관이나 정신건강 부서 등에 연락도 하지 않았다”며 “보안요원에 대한 교육,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정신 건강 문제가 있는 정씨를 더 큰 위험과 공포, 덫에 걸리게 함으로써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전했다.   숨진 정씨는 우크라이나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인 정정식 씨의 아들이다. 이 사건의 충격으로 정씨의 여동생(바네사 정ㆍ당시 44세)이 지난해 8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사모인 어머니는 치매 증상이 심화했다.   숨진 여동생의 남편인 필립 터먼 박사는 이번 소송과 별개로 지난해 9월 바이시클 카지노를 상대로 아내의 죽음의 책임을 물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터먼 박사는 현재 의사로 활동 중이며, 숨진 아내 바네사 정씨는 심리학자였다.   현재 LA카운티검찰 산하 아시아태평양 자문 위원회(AAPIAB)는 이번 재판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AAPIAB 에스더 임 자문위원장은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한인 사회가 이 사건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정의를 위해서라도 이토록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목소리를 함께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40년 역사 LA 카지노 한인이 1억불에 인수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정신질환 한인 카지노 보안요원 바이시클 카지노 장열 로스앤젤레스 LA 미주중앙일보 비극 조지 플로이드

2024-06-13

"거칠지만 순정의 영화…아직도 볼 때마다 싱싱"

1974년은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이 그어진 해다. 신인 감독이 만든 영화 한 편이 충무로를 뒤흔들었다. 이장호 감독의 데뷔작 ‘별들의 고향’은 당시 서울에서만 무려 46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흥행 신기록이었다. 별들의 고향은 ‘이장호’란 이름을 한국 영화 역사에 각인시킨 작품이다. 충무로의 거장 이 감독이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별들의 고향’ 상영회 참석차 LA를 방문한 그를 지난달 30일 만났다.   50년이 지나서 보는 '별들의 고향'은.   “시간이 날 때 종종 본다. 예전 영화인데, 옛날 영화 같지 않다. 볼 때마다 아직도 싱싱한 느낌이다.”   싱싱하다는 것은.   “원래 뭘 알게 되면 겁이 생기지 않나. 20대 때 만든 작품이었다. 그때는 뭘 모를 때니까 싱싱한 게 막 기어 나왔다. ‘아마추어리즘(Amateurism)’이 그런 것 아니겠나. 아마 그때 관객들도 그런 감정을 느꼈을 거라 본다.”   어떻게 제작하게 됐나.   “한마디로 ‘운’이라고 말하고 싶다. 친구인 최인호 씨의 소설을 영화화할 기회를 얻게 됐다. 어릴 때라 욕심도 많았다. 그때 신상옥 감독 밑에서 조감독만 8년을 했다. 신 감독에게 작품에 관해 얘기하니까 감독으로 데뷔는 시켜주겠지만, 촬영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자고 하더라. 그렇게 하면 진짜 감독이 될 수 있겠나 싶었다. 그래서 거길 뛰쳐나왔다. 욕심은 있고, 서툰 상태에서 만든 영화다.”   왜 흥행할 수 있었나.   “내가 1945년생이다. 첫 한글 전용 세대인데, 처음으로 미국식 민주주의 교육을 받은 세대다. 1970년대는 우리 세대만의 독특한 문화가 생겨날 때였다. 송창식, 이장희 등 노래도 달라지고, 한글 중심의 한국식 발라드도 나올 때였다. 그런 시대적 맥락에서 ‘별들의 고향’이 나왔다. 그 당시 세대의 감각에 맞았던 것 같다.”   만약 지금 다시 ‘별들의 고향’을 만든다면.   “싱싱하지만 분명 거친 게 있다. 세련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지금 다시 만든다면… 더 감각적으로, 좀 더 느린 템포로 만들 것 같다.”   오늘날 충무로는 어떤가.   “때가 잔뜩 묻었다. 상업적으로 관객의 비위를 잘 맞춘다. 돈맛을 아는 감독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그 점이 참 아쉽다. 젊은이가 젊은이답게 싱싱한 면이 있어야 하는데 매끄럽고 처세에 밝다. 한국영화가 첫 순정을 잃었구나 싶다.”   요즘은 어떤 작품을 준비 중인가.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 건국의 역사, 구국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그동안 좌파로 살아왔다. 그런데 거기서 벗어나서 폄하했던 것, 왜곡됐던 것을 담아보려 한다. 작품을 위해 공부를 해보니 ‘한국의 역사는 기적이었구나’를 깨닫게 된다.”   반발은 없었나.   “‘드디어 돌았구나’라는 말도 들었다. 아는 후배가 교회를 세웠다.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면서 사회를 바라보니 속 좁게 보았던 부분을 다시 보게 되더라. 불행, 시련, 내리막길… 이런 게 모두 나중을 위한 하나님의 축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원래는 자유민주주의를 세울 수 없는 국가였는데… 애국가에도 ‘하느님이 보우하사’라는 가사가 있지 않나.”   신앙을 가진 후 무엇이 변했나.   “과거에는 죽는 게 두려웠다. 지금은 두렵지 않다. 무섭지가 않다. 인생의 마무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아나. 제정신을 찾는 것이다.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 영화도 정신 못 차리고 만들었다. 이제는 정신을 좀 차렸다. 신앙을 통해 정리된 삶을 살고 있다.”   ‘별들의 고향’ 상영회는 어땠나.   “LA CGV와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에서 상영회를 열었다. 양쪽 모두 관객이 너무 많아서 다 못 들어갈 정도였다. 아직도 이 영화를 좋아해 주니까 너무 감사하다.”   ☞이장호 감독은   1974년 영화 ‘별들의 고향’으로 데뷔하며 그해 대종상신인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후 ‘바람불어 좋은 날’, ‘어둠의 자식들’, ‘바보 선언’,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외인 구단’, ‘어우동’, ‘무릎과 무릎 사이’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국내외 각종 영화상을 휩쓸며 당대 최고의 감독으로 우뚝 섰다. 장열 기자·[email protected]한국 영화사 이장호 감독 별들의 고향 1974년 충무로 LA 미주중앙일보 로스앤젤레스 장열

202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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