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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주·조연 수상, 명성과 커리어 큰 영향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남녀 주연상 및 조연상 등 4개의 연기상이 주어진다.     작품상에 노미니된 영화들에 출연한 주·조연 배우들이 주로 연기상 후보에 오르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점쳐졌던 데미 무어의 출연작 ‘서브스턴스’는 작품성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졌음에도 후보 지명을 받았다.     오스카를 수상한 배우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없다. 그러나 오스카 수상 배우에게는 커리어 내내 그 명예가 따라 다닌다. 높은 출연료의 캐스팅 제의가 줄을 서고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대우를 받게 된다.     최우수 남우주연상은 당초의 예상대로 ‘브루탈리스’의 애드리언 브로디가 수상했다. 2002년 29세에 ‘피아니스트’로 이 부문 최연소 수상을 기록한 이래 22년 만에 다시 남우주연상을 수상, 2회 이상 받은 11번째 배우가 됐다. 브로디는 공교롭게도 두 작품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를 연기했다.     브래디는 모국 헝가리에서의 명성을 뒤로하고 미국에 이민, 부유한 자들 앞에서 굴욕을 견뎌내야 했던 건축가 라슬로 토스 역을 연기했다.     그는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온 수많은 이민의 혼합체를 상징하는 인물 라슬로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동시에 트라우마의 생생한 고통을 감내해낸 인물을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컴플리트 언노운’의 티모시 샬라메가 강력한 경쟁 후보였지만 배우조합상(SAG)에서의 수상으로 만족해야 했다.     많은 비평가는 브로디가 ‘피아니스트’에서의 연기를 뛰어넘는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배우가 캐릭터에 녹아 들어간 듯한 그의 연기는, 사진작가로 활동하다 라슬로처럼 모든 걸 잃어버리고 헝가리를 떠나야 했던 그의 어머니가 모티브가 됐다. 유대계인 브로디는 자신의 개인사에서 어머니를 상기하고 그 이미지를 허구적 캐릭터 라슬로에 반영했다.   불과 26세의 유대계 배우 마이키 매디슨은 데뷔 45년 차 베테랑 무어를 제치고 2025년의 신데렐라로 부상하며 작품상 수상작 ‘아노라’의 여주인공 아노라 역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당초 최우수 여우주연상은 ‘서브스턴스’에서 호연한 데뷔 45년 차 베테랑 데미 무어가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됐다.     올드 팬들은 65세가 되어서야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인정받은 무어가 수상하길 바랐다. 실제로 무어는 오스카 이전 골든글로브, 비평가상(Critics’ Choice), 배우조합상(SAG)의 여우주연상을 연거푸 수상, 오스카도 그녀의 차지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난 45년 동안 과소평가되어온 무어의 연기가 시상식에서 마침내 빛을 발하는 순간은 끝내 오지 않았다. 일부 언론은 무어의 여우주연상 수상 실패를 ‘아노라’의 5관왕보다 더 큰 뉴스로 다뤘다.   국제영화 부문 수상작 ‘아이 엠 스틸 히어’에서 강철 같은 의지로 군부 독재에 저항하며 5자녀를 지켜낸 어머니 유니스를 연기한 페르난다 토레스를 올해 최고의 여배우로 평가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비영어권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에게 인색한 할리우드의 전통을 깨지 못했다.   최우수 남우조연상은 예상대로 드라마 코미디 ‘리얼 페인’에서 열연한 ‘나혼자 집에’의 아역스타 키에런 컬킨이 차지했다. 남우조연상은 이미 오스카상 이전의 모든 상을 휩쓸고 있던 컬킨의 차지가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컬킨이 연기한 벤지 역이 현재 그가 출연 중인 드라마 ‘석세션’에서의 로만과 매우 유사한 캐릭터라는 점, 그리고 이 부문 경쟁자들인 유라 보리소브(아노라), 가이 피어스(브루탈리스트), 에드워드 노튼(컴플리트 언노운)처럼 출연작이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사실 등이 취약점으로 지적됐지만 컬킨의 강세를 꺽지 못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였던 할머니의 죽음 후, 사촌 형 데이비드(제시 아이젠버그)와 함께 할머니의 고향 폴란드를 방문, 할머니를 추억하는 중 느끼게 되는 학살된 영혼들의 고통을 체험하는 벤지는 2025년 관객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캐릭터 중 하나였다.     컬킨의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는 연기 덕분에, 무례하며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늘 사고를 치는 인물 벤지가 인간으로서 느끼는 성장통이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관객의 마음속에 각인됐다.     세대를 잇는 아픔, 홀로코스트라는 역사적 트라우마에 냉소적 유머로 접근, 위험한 영역 안에서 코믹함과 엄숙함을 동시에 끌어내려는 아이젠버그 감독의 의도는 컬킨의 빛나는 연기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에밀리아 페레즈’에서 유색인종에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변호사 리타로 분한 조 샐다나의 최우수 여우조연상 수상도 예견됐던 일이다.     샐다나는 이날 오스카상을 받은 최초의 도미니카계 배우로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샐다나는 제작사의 캠페인 전략상 여우조연상에 노니미됐지만 주연상 부문에서 경쟁을 벌였어도 수상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발군의 연기력을 과시했다. 실제로 그녀는 칸 영화제에서 이례적으로 다른 3명의 여배우들과 함께 최우수주연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에 노미니된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보다 진정 영화를 살린 건 조 샐다나의 연기였다. 대중의 관심이 트랜스젠더 배우 가스콘에게 몰리는 동안, 평단은 이 영화에서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보인 샐다나의 연기를 더 높이 평가했다. 그녀는 상대적으로 에밀리아에 비해 캐릭터의 깊이가 부족한 리타 역을 노래와 춤, 연기로 조화된 매혹적 퍼포먼스로 캐릭터와 작품 전체에 영감을 불어 넣었다.     샐다나는 ‘에밀리아 페레즈’를 통해 완벽함에 가까운 뮤지컬 배우로 거듭났다. 리타의 변호사로서의 직업적 윤리, 도덕적 갈등, 에밀리아를 향한 자매애는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뮤지컬 ‘에밀리아 페레즈’의 중추적인 소재다. 그녀가 영화에서 보인, 8분간의 폭발적 퍼포먼스는 전율을 전하는 올해 최고의 씬스틸러 장면이었다.       여우조연상 부문에는 ‘콘클레이브’에서 가부장적 세계에서 여성이 지닌 침묵의 권위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수녀 아네스 역의 이사벨라 로셀리니와 ‘컴플리트 언노운’에서 밥 딜런의 연인 조안 바에즈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모니카 바르바가 경쟁했지만 샐다나의 강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에밀리아 페레스’는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가장 큰 피해를 본 작품이다. 만약 샐다나마저 조연상을 놓쳤다면 13개 부문에 후보를 내고 고작 주제가상 1개 부문만을 수상, 오스카 사상 최악의 결과를 낳은 영화로 기록됐을 것이다. 전멸에 가까운 ‘에밀리아 페레즈’의 참담한 결과는 정당한 이유보다 부당한 이유가 더 많았을 것이라는 씁쓸함이 쉽게 가시질 않는다. 김정 영화 평론가 ckkim22@gmailcom오스카 커리어 오스카 수상 작품상 수상작 수상 후보

2025-03-12

조동범 교수 초청 ‘시인 교실’…21일 재미시협 무료 줌강연

재미시인협회(회장 지성심)가 오는 21일 조동범(사진) 교수를 초청해 오후 6시에 ‘시인 교실’ 무료 줌 강연회를 개최한다.     강연 주제는 ‘묘사의 방법과 시 쓰기 비밀 레시피’이다.     지성심 재미시인협회 회장은 “이 강의를 통해 시를 쓰는 방법과 함께 시적인 것을 건져 올릴 수 있도록 안내하고 묘사를 통해 시의 언어와 사유가 어떻게 빛날 수 있는지 말하고자 한다”며 “새로운 감각과 시 언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동범 교수는 2002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 ‘카니발’, 산문집 ‘알래스카에서 일주일을’, ‘보통의 식탁’, ‘나는 속도에 탐닉한다’, 평론집 ‘디아스포라의 고백들’, 시창작 이론서 ‘묘사’, 글쓰기 안내서 ‘부캐와 함께 나만의 에세이 쓰기’,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 연구서 ‘오규원 시의 자연 인식과 현대성의 경험’ 등을 펴냈다.     청마 문학연구상, 딩아돌하 작품상, 미네르바 작품상, 김춘수 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 문예 창작학과에서 시와 시론을 강의하고 있다.     시에 관심 있는 문인과 일반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줌 접속 ID: 387 121 2552, 패스코드: kpaa.     ▶문의: (818)621-1377조동범 교수 조동범 교수 작품상 미네르바 지성심 재미시인협회

2025-03-09

올해 오스카 주인공 ‘아노라’ 작품상 등 5관왕 최고 영예

오스카 작품상 수상작이 반드시 그해 최고의 영화라고 말할 수 없다. 예술 작품을 시상 제도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화인 모두는 오스카상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런 일로 받아들인다.     오스카는 97년 동안 유지되어 온 그 나름의 성향과 전통이 있다. 비교적 보수적이고 좀처럼 변화하지 않는다. 아카데미는 지난해 다양성 추구를 선포했다. 유색 인종, 여성, 성 소수자, 장애인이 상당 부분 참여한 영화만 작품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그 이전에는 다양하지 못했음을 자인한 격이다.       할리우드에도 권력이 있다. 모든 권력은 정치적이다. 할리우드 최대의 이벤트 아카데미 시상식은 언제나 정치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의 힘이 작용한다.     지난 1월 23일 수상 후보들이 발표되고 각 제작사 및 배급사들의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분명 ‘에밀리아 페레즈’가 대세를 이루는 분위기였다.     칸 영화제에서 ‘아노라’에게 황금종려상을 양보(?)했지만, 이후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되면서 ‘에밀리아 페레즈’로 쏠리는 세인의 관심은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레이스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아노라’의 상승세로 급선회했다.     최근 미국인들의 여권에서 ‘제3의 성’을 없애버린 트럼프 정부의 행정명령 영향이었을까. ‘에밀리아 페레즈’는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어이없게도 주저앉고 말았다. 영화 속 주인공 에밀리아가 트랜스젠더이고, 에밀리아를 연기한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실제로 트랜스젠더 배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에는 할리우드의 권력이 아직 너무나 보수적이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13개 최다 부문 후보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주제가상과 여우조연상(조 셀다나) 등 2개 부문에서만 수상하는 데 그쳤다.     13개 부문에서 노미니된 작품이 이처럼 저조한 기록을 세운 건 2009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가 13개 부문에 후보를 내고 고작 3개의 상을 받은 이래 최악의 성적이다. 확고부동한 것으로 여겨졌던 국제영화 부문에서조차 ‘아이 엠 스틸 히어(I am still here)’에게 밀려 최대 이변을 낳았다.     아카데미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에밀리아 페레즈’ 대신,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신데렐라 이야기인 듯 보이는 ‘아노라’를 아카데미 5관왕으로 택했다. 코믹하고 엉뚱한 이야기와 가슴 아픈 인간 드라마가 절묘한 균형을 이루는 ‘아노라’는 주연 배우 마이키 매디슨의 신데렐라 스토리이기도 했다.     더구나 그녀는 할리우드 권력의 핵심층인 유대계이다. 조연급 배우에 불과했던 매디슨은 러시아 갑부의 아들을 만나 신분상승을 꿈꾸는 스트리퍼 아노라 역으로 칸 영화제에서 데뷔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최근 아카데미는 ‘전형적이고 전통적인 수상작’에서 벗어난 작품들에 작품상을 수여하는 이례적 성향을 보였다. ‘기생충’(2019)과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다양성 표방의 흐름 아래 ‘에밀리아 페레즈’의 선전이 기대됐다. 그러나 아카데미는 신데렐라 ‘아노라’에게 왕관을 씌워주므로 그 이상의 모험을 하지 않았다.   비평가들이 선호했던 작품은 모든 이민자들에게 바치는 헌시의 의미를 담고 있는 ‘브루탈리스트(The Brutalist)’였다. 대체로 작품상을 받은 작품의 감독에게 수여되는 전통에도 불구하고 브래디 코베이가 무난히 감독상을 받을 걸로 예상됐다. 60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브루탈리스트’는 2차 대전 유대계 건축가의 삶을 통해 무너져 내린 아메리칸 드림을 그린 코베이의 역작이다.     주류에서 벗어나 있던 2명의 젊은 감독, 작가주의 인디 영화의 기수 션 베이커와 AI를 도입, 저예산으로 놀라운 성과를 올린 브래디 코베이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쌍두마차 격으로 경쟁을 벌인 것은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주목할 만한 변화다. 두 감독 모두 미국인의 다양한 밑바닥 삶을,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과 그 안에 담긴 사회 비판 정신을 작품의 주된 소재로 삼고 있다.     무엇보다도 작품상 등 8개 부문에 후보를 낸 ‘컴플리트 언노운(A Complete Unknown)’의 셧다운은 다소 충격적이다. 포크록의 살아 있는 전설 밥 딜란의 전기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강력한 작품상 수상 후보는 아니었지만, 불과 28세에 이 시대 최고의 배우 대열에 들어선 티모시 샬라메의 호연은 주목받을 만했다.     자신의 영화를 직접 편집하는 감독 션 베이커는 이날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외에 ‘콘클레이브(Conclave)’에 수여될 것으로 예상하였던 편집상 마저 수상하면서 4관왕의 업적을 달성했다. 이전까지는 디즈니의 창립자 월트 디즈니가 1954년 이룩한 4관왕이 유일한 기록이었다.       작곡가 다이앤 워렌은 ‘The Six Triple Eight’의 삽입곡 ‘The Journey’로16번째 오스카 주제가상에 노미니됐지만 이번에도 수상하지 못했다. 많은 사람이 ‘서브스턴스(Substance)’에서 인생 연기를 보여준 데뷔 45년 차 배우 데미 무어가 여우주연상을 받지 못한 것을 이변으로 여긴다. 그러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메이크업 및 헤어스타일상이 유일한 수상인 ‘서브스턴스’와 같은 영화에 여우주연상을 수여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무어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면 그게 오히려 이변이었을 것이다.   김정 영화 평론가 [email protected]오스카 주인공 오스카 작품상 작품상 후보 아카데미 시상식

2025-03-05

2025년 영화계 ‘리부트의 해’….화제작 속편 줄이어

지난주 소개한 기대되는 2025년 상반기 개봉작 5편에 이어 하반기에 개봉 예정인 화제작 5편을 소개한다.     20세기 센추리 스튜디오 탄생 90주년을 맞는 영화계의 2025년은 리부트의 해다. 지면에 소개한 영화들 외에도 ‘위키드’, ‘카라데 키드’, ‘캡틴 아메리카’, ‘배드 가이즈’, ‘패딩턴’ 등 속편들이 줄지어 서 있다. 아카데미 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을 모두 차지한 배우 르네 젤위거가 21년 만에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속편 ‘브리짓 존스: 매드 어바웃 더 보이’로 빅스크린에 다시 돌아온다.   미션: 임파서블 ? 더 파이널 레코닝(Mission: Impossible - The Final Reckoning)   제목에 보이는 ‘Final’(최종)이 정말 시리즈의 마지막을 의미하는 것일까. 62세 톰 크루즈의 나이 때문은 아니다. 시리즈 8번째 작품인 ‘더 파이널 레코닝’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될 거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제작사의 은근히 계산된 마켓팅 전략으로 보인다. 해리슨 포드가 70대의 나이에도 ‘인디아나 존스’를 연기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톰 크루즈의 IMF 정보원 이선 헌트는 아직 젊다. 시리즈의 전편 ‘데드 레코닝’의 속편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2022년 3월 영국에서 시작, 몰타, 남아프리카, 노르웨이 등지를 돌며 촬영을 마쳤다. 약 4억 달러의 역대급 제작비가 들어갔다. 5월 23일 개봉.   발레리나(Ballerina)   ‘존 윅’과 본드걸의 만남! 현존하는 최고의 핫한 여배우 애나 데 아르마스가 ‘존 윅’의 세계관에서 파생된 첫 번째 스핀오프 ‘발레리나’를 이끈다. 2021년 007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에 본드걸로 출연했던 아르마스가 범죄 조직 루스카 로마 소속의 발레리나이자 킬러 이브로 출연한다.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알게 된 후 복수를 한다는 내용. ‘존 윅 3: 파라벨룸’에서 암살용 발레리나들을 양성하는 디렉터로 출연한 우 안젤리카 휴스턴, 전설적 킬러 존 윅 역에 키아누 리브스, ‘워킹 데드’의 노만 리더스가 출연한다. 아직 알려진 세부 사항이 많지 않다. 그간 수차례 개봉을 미루다가 6월 6일로 개봉일이 확정됐다.     주라식 월드 리버스 (Jurassic World Rebirth)   전작 ‘월드 도미니언’에서 지난 시대에 작별을 고했던 시리즈는, ‘윌드 리버스’를 통해 캐릭터들을 모두 갈아 치운다. 스카렛 요한슨과 마허샬라 알리가 올스타 캐스트를 이끈다. 2025년 개봉작 중 최대의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아직 예고편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수퍼볼 게임 중 예고편이 최초 공개될 거라는 소문이 있다.   ‘월드 도미니온’ 이후 5년이 지났다. 지구의 온난화로 선사 시대부터 지구상에 존재해 왔던 공룡들이 멸종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겨우 3마리가 살아남는다. 생명을 구하는 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의 유전 인자가 필요하다. 조라(스칼렛 요한슨)와 캡틴 던컨(마허살라 알리), 그리고 생물학자 헨리(조나단 베일리)가 공룡으로부터 유전 인자를 추출하기 위해 파견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 총괄을, ‘고질라’(2014)의 개러스 에드워즈가 감독을 맡았다. 원작 ‘쥬라기 공원’의 작가 데이비드 코엡이 다시 극본을 맡았다. 7월 2일 개봉.   수퍼맨 (Superman)   수퍼히어로의 상징 ‘슈퍼맨’은 ‘배트맨’, ‘원더우먼’과 함께 ‘DC 트리니티’로 불린다. 1938년 만화 시리즈로 세상에 처음 나온 이후 현재까지 약 6억부의 판매 부수를 기록하며 만화 판매량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DC 확장 유니버스(DC Extended Universe)의 수장 제임스 건이 내어놓는 ‘수퍼맨’은 어떤 모습일까. 건은 최근 그의 새로운 버전이 더 이상 ‘파시스트 적 환상’의 반복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고전의 현대화, 그러나 수퍼맨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는데 치중했다는 뜻이다. 예고편에서 수퍼맨이 누워서 피를 흘리고 있는 장면은 수퍼맨의 선함을 암시하는 듯 보인다.   수퍼맨 역에 데이비드 코런스웻, 로이스 레인 역에 레이첼 브로스나한이 ‘수퍼히어로 커플’로 확정된 후, 2024년 1월 촬영에 들어간 ‘수퍼맨’은 7월 11일 개봉 예정이다. 이 커플은 앞으로 최소 10년간 시리즈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바타:파이어 앤 애쉬 (Avatar: Fire and Ash)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카메라는 미지의 어두운 곳으로 향한다.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2편 ‘물의 길’의 속편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샘 워싱턴(제이크 설리), 조 살다냐(나이티리), 시고니 위버(키리), 스티븐 랭(마일 쿼리치)등 아바타 전작의 많은 출연진이 돌아올 예정이다.   윈시족이지만 고도로 진화한 나비 족의 고향, 태양계 밖에 존재하는 행성인 판도라. 나비 족의 하이브리드 애쉬족이 위협적인 존재로 등장한다.     25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가 투여됐다. 9번이나 개봉을 연기하다 12월 19일로 확정했다. 아직도 2029년과 2031년에 개봉 예정인 2개의 후속작이 남아 있다.   머티리얼리스트 (Materialists)   셀린 송과 다코타 존슨의 만남.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가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오르면서 단번에 할리우드의 주류 감독 대열에 들어선 한인 1.5세 감독 셀린 송이 ‘50가지의 그림자’, ‘마담 웹’의 스타 다코타 존슨 등의 호화 캐스팅으로 삼각관계의 로맨틱 코미디를 연출한다.   탁월한 각본가로 평가되어온 셀린 송이 각본을 쓴 영화는 소니 픽처스가 투자를 담당하고 A24가 배급권을 가져갔다. 미국 개봉에 앞서 유럽의 영화제를 통해 데뷔할 예정이다.   뉴욕시를 배경으로, 부유한 사업가(페드로 파스칼)를 만나 여유로운 삶을 사는 중매업자(다코타 존슨), 그녀의 옛 애인(크리스 에번스)과 다시 관계를 이어간다. 그녀는 가난한 무명 배우, 웨이터로 일하는 그를 마음속에서 떠나 보내지 못한다. 영화 제목 ‘머티리얼리스트’는 물질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들의 심리를 그리고 있는 듯. 개봉일은 미정. 김정 영화평론가 ckkim22@gmailcom영화계 화제작 상반기 개봉작 아카데미 작품상 화제작 5편

2025-01-22

영화계 침체 속 새해 대작 줄고 흥행 노린다

오는 3월 8일 아카데미상 시상을 끝으로 2024년의 영화계는 공식적으로 종료된다.     2025년은 ‘기생충’(2019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의 봉준호 감독과 2023년 작품상, 각본상 후보작 ‘패스트 라이브즈’의 셀린 송 감독이 돌아오는 해이다.     2025년 개봉 예정인 영화 중 10편을 선정했다. 이번에 상반기 개봉작 5편을 먼저 소개한다.     백 인 액션(Back in Action)   2014년 은퇴를 선언한 캐머런 디아즈의 11년만의 복귀작. 한때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중 한명이었던 그녀의 마지막 작품 ‘애니’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제이미 폭스가 디아즈의 컴백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백 인 액션’은 가정을 위해 CIA 요원의 삶을 떠났던 전직 정보원 부부 에밀리와 맷의 이야기를 다룬 액션 코미디. 부부는 가정을 위해 은퇴 후 조용한 삶을 살아가지만, 여전히 그들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자들이 그들의 목숨을 노리고 부부와 자녀들의 뒤를 쫓는다.     예고편 오토바이 추격 장면이 압권인데 런던 템즈강에서의 촬영 도중 폭스가 스턴트씬을 촬영하다 응급에 실려 가는 일까지 발생했다. 카일 챈들러, 글렌 클로즈 등 출연. 오는 17일 개봉     미키 17(Mickey 17)   17번째 죽음을 앞둔 일회용 인간 미키17.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18이 미리 세상에 나온다. 로버트 패틴슨이 죽을 때마다 이전의 기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몸이 재생되는 ‘소모품’으로 출연해 얼음으로 뒤덮인 미지의 행성을 식민지화하려는 임무를 수행한다.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기생충’ 이후 첫 번째 작품이자 그의 8번째 장편 영화다. ‘괴물’, ‘설국열차’, ‘옥자’에 이은 4번째 SF이자 우주를 배경으로 한 첫 번째 영화로 봉준호의 영화 중 최고 제작비가 투입되었다.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이 복제 인간을 소재로 한 SF 소설을 봉준호 감독에게 선물했고 봉 감독은 소설이 출판되기 전 각색 작업에 들어갔다. 예측불허의 복제인간 스토리다. 디스토피아 SF에 봉준호식의 풍자가 가미됐다. 나오미 애키,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출연. 3월 7일개봉.     블랙 백 (Black Bag)   스티븐 소더버그 연출, 마이클 패스벤더,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스파이 스릴러. 주인공 부부가 모두 정보 요원이라는 설정이 액션 코미디 ‘백 인 액션(Back in Action)’과 유사하다.     전설적인 스파이 조지 우드하우스와 아내 캐서린은 그들의 사생활과 스파이라는 직업 그리고 국가에 대한 충성의 모호한 경계 위에서 갈등한다.     국가의 1급 비밀이 유출되고 두 사람은 정보 유출자를 찾아내는 임무를 맡는다. 그런데 아내가 의심을 받게 되자 조지는 결혼과 국가 중 어느 것을 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진다.     두 주연 배우 외에 5대 제임스 본드 피어스 브로스넌이 출연한다. 3월 14일 개봉.     알토 나이츠 (Alto Nights)   라이벌 갱 비토 제노베세와 프랭크 코스텔로, 1950년대 미국의 이탈리안 마피아의 최고 보스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던 중 비토는 프랭크를 암살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프랭크는 다행히 생명을 건지지만, 부상이 심해 은퇴를 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그러나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거장 베리 레빈슨 감독의 갱스터 영화로 ‘언터처블’, ‘굿펠라스’, ‘아메리칸 갱스터’ 등의 수준급 범죄 물로 기대된다. 할리우드 최고의 팀들이 모여 그들의 방식으로 폭력과 음모를 다루고 미국의 범죄 역사를 재해석한다.   라이벌 갱 비토와 프랭크를 한 배우가 연기한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지상에서 이 두 배역을 1인 2역으로 소화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배우, 로버트 드니로 말고 또 누가 있을까. 캐서린 나르두치, 데브라 메싱, ‘쇼군’의 코스모 자비스가 함께 출연한다. 3월 21일 개봉.   백설공주(Snow White)   ‘백설공주’는 새어머니에게 구박을 받고 쫓겨나지만 일곱 난쟁이의 도움으로 구제되고 이에 분노한 새어머니가 자객을 보내 공주를 죽이려 한다는 16세기 독일의 민담에서 시작됐다. 그림 형제에 의해 1812년 최초로 동화로, 1937년 디즈니가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라는 제목으로 최초의 영화가 발표됐다. 2016년 리메이크 기획에 들어간 이래 9년 만에 선을 보인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레이첼 지글러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캐릭터 백설공주 역에, 그리고 앤드류 버냅이 매력적인 왕자 역을 맡는다. 갤 가돗(원더우먼)이 아름다우나 질투심에 휩싸여 백설공주를 죽이려는 사악한 왕비 역에 캐스팅된 것이 흥미롭다.     공주를 지켜주는 일곱 난장이는 그간의 이미지에서 완전 탈피, 디즈니의 CGI에 의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인다. ‘바비’를 쓴 그레타 거윅과 ‘세크리터리’의 에린 크레시다 윌슨이 각본을 썼다. 3월 21일 개봉. 김정 영화 평론가 [email protected]영화계 흥행 봉준호 감독 아카데미 작품상 작품상 각본상

2025-01-15

[문화산책] 코리안 디아스포라 콘텐츠 열풍

2024년에도 K-문화의 뜨거운 열기가 이어져 우리를 자랑스럽게 했다. 미국사회에서 그 열기가 시작된 것은 K-팝, 영화, 드라마 같은 대중문화였다.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직접적이기 때문에 파급력도 클 수밖에 없다.   이제 한국적 스토리나 정서는 세계의 언어가 되었다. 그 배경에는 〈미나리〉 〈기생충〉 〈파친코〉 〈오징어게임〉 등이 있다. 이 작품들 덕분에 한국어 영화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2024년 할리우드에서 큰 관심을 모은 K-문화 콘텐츠의 대표적 작품은 드라마 〈성난 사람들〉과 저예산 독립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였다.   이성진 감독, 스티븐 연 주연의 〈성난 사람들(BEEF)〉은 골든 글로브상 작품상, 남우주연상 등 3관왕에 이어,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 남녀주연상 등 무려 8개 부문을 휩쓸며 돌풍을 일으키며, 전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특히 스티븐 연은 이외에도 미국 비평가협회상, 미국 배우조합상에서도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한국계 이민자의 삶에 밴 현대인의 고독과 분노를 그려내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낸” 드라마가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정말 놀라운 사건이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라 화제를 모은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의 데뷔작이다.   전생(前生)의 인연을 주제로 한 이 작품은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베를린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고, 영국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어서 2024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고, 미국 독립영화상인 고섬 어워즈 작품상을 받았다. 젊은 여자 감독의 첫 작품이 이렇게 큰 주목을 받은 것 자체가 매우 드문 일이다.   이와 같은 코리안 디아스포라 콘텐츠의 열풍을 반영하여, 아카데미 영화박물관은 〈윤여정 회고전〉을 마련해 〈미나리〉 〈화녀〉 등 대표작 8편을 상영했다. 또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코너를 마련해 할리우드에서 주목받고 있는 영화인들을 집중 조명했다.   할리우드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숨은 한인 인재들도 기대를 모은다.   영화나 드라마뿐 아니라 K-뮤지컬의 미국 무대 진출도 주목된다. 대표적인 예가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위대한 개츠비〉다. 한국의 제작사 오디컴퍼니가 현지 제작한 이 작품의 의상을 담당한 린다 조는 토니상 의상상을 수상했다. 올해 토니상에서는 하나 김이 〈아웃사이더〉로 조명상을 받았다.   남가주에서는 한국에서 제작된 뮤지컬 〈프리다〉가 USC 빙 시어터에서 공연되어 화제를 모았다.   한편, 남가주 한인 연극계는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나마, 〈뮤지컬 도산〉이 윌셔이벨극장에서 공연되었고, 선교극단 이즈키엘의 성탄공연이 있었다. 한편, 〈모임극회〉는 50주년을 맞아 자축행사를 가졌다.   K-콘텐츠의 세계적 위상으로 한국인이 세계 문화 속 ‘객체’에서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아카데미상, 에미상, 골든글로브, 토니상 등이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된 것이다.   최근의 코리안 디아스포라 콘텐츠의 열풍은 미국에 사는 한인인 우리들에게 자신감과 긍지를 심어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 이민자의 정체성을 담아낸 화제의 작품들은 이민 온 한인들의 삶을 역사적 맥락에서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열린 시각을 통해 백인 주류사회의 한국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성난 사람들〉의 이성진 감독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감동은 우리 안에 있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코리안 콘텐츠 문화 콘텐츠 한국계 이민자 어워즈 작품상

2024-12-19

[프리즘] 나만의 이야기는 힘이 세다

“미쳤다(crazy).”   오스카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오른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의 셀린 송 감독은 “이렇게 엄청난 인정을 해준 아카데미에 정말 감사하다. 믿을 수 없는 영광이다. 내 첫 번째 영화로…”라고 소감을 밝히다 ‘미쳤다’라는 한마디에 감격을 담았다. 그럴 만하다. 작품상은 제작자에게 주는 것이지만 자신이 쓰고 감독한 첫 작품이 오스카 후보에 오르다니…누구에게 ‘미친’ 일이 아닐까.   송 감독의 오스카 후보 지명은 2020년 이후의 흐름 속에 있고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오스카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았다. 수상도 중요하지만 메인 부문 수상은 할리우드 영화도 드문 영광이어서 외국 작품으로는 더욱 눈이 부신 성취였다. 2021년 오스카에서는 한인 정이삭이 쓰고 감독한 ‘미나리’가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수상은 못 했지만 주요 부문인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에 올라간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2021년은 또 ‘오징어 게임’의 해였다. 영화뿐 아니라 미니시리즈에서도, 오스카라는 기성 시스템뿐 아니라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시스템에서도 통했다.   올해 한인의 작품은 영화와 미니시리즈에서 동시에 빛을 발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스카에서 빛났고 LA 한인이 주축이 된 ‘성난 사람들(Beef)’은 에미상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작가상, 남우·여우주연상, 캐스팅상, 편집상, 의상상을, 말 그대로 휩쓸었다.   2020년 이후 한국인 혹은 한인이 만들어 성공한 작품의 공통점은 한국어로 쓰고 한국어로 연기했다는 점이다. 나고 자라고 영화를 만든 장소가 한국과 LA, 조지아, 캐나다로 다르지만 공통점은 한국어다. 이 정도면 한국어 작품으로 묶어도 될 듯하다.     ‘미나리’와 ‘패스트 라이브즈’, ‘성난 사람들’은 미국과 캐나다 한인의 작품임에도 한국어 대사 영화다. 이것만으로도 이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새로운 세대가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샌드라 오와 존 조, 김윤진, 대니얼 대 김, 그레이스 박 등 엔터테인먼트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난 첫 세대는 주로 배우였고 두각을 나타내는 것에 전력을 다해야 했다. 나만의 목소리와 감성이 없어서가 아니다. 나만의 이야기를 전달할 기회가 적었다. 단편적으로 봐도 당시 한국어 각본이라면 지금처럼 제작이 가능하고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2세대 영화인들은 한국어로는 실패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 관객이, 평단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멈칫거리지 않는다. 세 작품 모두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해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필요하다면 한국어로 제작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한국어로만 작품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야기에 필요하다면 영어나 다른 언어로도 할 것이다. 한인 이민진 소설가의 ‘파친코’가 2022년 애플+tv 미니시리즈로 화제가 된 것이 그 예다. 정이삭 감독도 오는 7월 ‘트위스트’ 속편을 개봉한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수상 소감이다. 이건 새로운 세대의 성공 비결이기도 하다. 남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에 맞추기보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 성공한 2세대의 공통점이고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물론 누구든 내 얘기를 할 수 있지만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2세대의 ‘내 얘기’는 개인의 이야기에 보편성을 불어넣어 공감을 끌어낸다.     세대가 바뀐 한인들이 4·29 폭동을 소재로 영화나 미니시리즈를 만든다면 어떨까. 지금까지 4·29 폭동은 한인이 아닌 이들이 만든 작품에 부분적으로 등장하는 수준이었다. 새로운 세대가 얘기하면 아주 다를 것 같다. 안유회 / 뉴스룸 에디터·국장프리즘 이야기 오스카 작품상 한국어 작품 감독상 각본상

2024-01-25

셀린 송 감독 ‘패스트 라이브즈’ 아카데미 작품상·각본상 후보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36·사진)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가 아카데미상(오스카상) 작품상·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3일 제96회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패스트 라이브즈'를, 각본상 후보로 송 감독을 지명했다.   한국계 또는 한국인 감독 영화가 최종 후보에 오른 건 2020년 봉준호 감독 '기생충', 2021년 한국계 리 아이작 정 감독 '미나리' 이후 세 번째다.   영화는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남녀가 20여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를 큰 줄기로, 인생·인연의 의미를 그렸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놓고 '오펜하이머', '바비, '아메리칸 픽션', '추락의 해부', '마에스트로 번스타인'(Maestro), '바튼 아카데미'(원제 The Holdovers), '플라워 킬링 문', '가여운 것들', '존 오브 인터레스트'와 경쟁한다.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가 12살에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주인공 '나영', 한국배우 유태오가 첫사랑 상대인 나영을 그리워하다 그를 애타게 찾아가는 '해성' 역을 맡았다.   영화는 지난해 1월 선댄스영화제에서 최초 상영됐고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지난 7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비영어권 영화상, 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 10일 LA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라이브즈 아카데미 패스트 라이브즈 작품상 각본상 후보 발표

2024-01-23

셀린 송 감독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전미비평가협회 작품상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36)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가 전미비평가협회(NSFC) 작품상을 받았다.       9일 NSFC 홈페이지에 따르면, 평론가 61명으로 구성된 단체는 지난 6일 온오프라인 투표를 통해 이 영화를 최고의 영화로 선정했다. NSFC가 공개한 영화의 점수는 51점으로 2위작인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49점)보다 높았다. 뒤이어 ‘오펜하이머’는 44점을 기록했다.   송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두 남녀가 20년 만에 뉴욕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녹인 것으로, 1988년 한국에서 태어난 송 감독은 주인공의 이야기처럼 12세 때 가족과 캐나다로 이주했다.   그의 아버지는 한석규·최민식이 주연한 영화 ‘넘버 3’(1997) 등을 연출한 송능한 감독이다.   두 주인공은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 유태오가 맡았다.   그레타 리는 한국계 이주민인 부모 밑에서 1983년 태어나 LA에서 자랐다. 2006년 드라마 ‘로 앤 오더’의 한 에피소드를 통해 데뷔한 그는 이후 영화, TV 시리즈에서 단역·조연을 맡았다.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에서 인공지능(AI) ‘라일라’ 목소리를 연기했고 넷플릭스 시리즈 ‘러시아 인형처럼’에 출연했다.   유태오는 유창한 독일어·영어 실력을 갖췄다. 그는 독일에서 나고 자랐으며 미주에서도 거주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1월 선댄스영화제에서 최초 상영됐고, 독립영화드라마 시상식인 고섬어워즈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향후 오스카상(아카데미) 후보에 오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송 감독은 지난해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한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 초등학교에 다녔던 시기도 일종의 전생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디에 무엇을 두고 오면 그것을 지나가는 삶(전생)이라고 느낄 거라고 생각했다. 전생의 다층적인 의미를 영화에서 표현했다”고 했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전미비평가협회 라이브즈 감독 영화 전미비평가협회 작품상 패스트 라이브즈

2024-01-10

[문화산책] 돌아본 2023년 미주한인문화 <3> 음악·영화

〈음악계〉   우리의 자랑스러운 음악인들의 세계무대 진출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조성진, 임윤찬의 뒤를 이어 한국의 젊은 음악인들이 세계의 콩쿠르를 휩쓸고 있다. 피아노나 바이올린 같은 인기 악기 연주에 그치지 않고 성악이나 지휘 등에서도 우승자가 나오는 등 K?클래식은 앞으로 한층 막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그 열기가 남가주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조성진이 연초와 연말 두 차례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LA필과 연주회를 가졌고, 임윤찬이 할리우드 보울 데뷔 연주회를 가졌는데 성시연이 LA필을 지휘했다. 그뿐만 아니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김봄소리가 할리우드 보울 무대에서 연주했고, 소프라노 조수미의 공연도 있었다. 이 정도면 어깨가 으쓱할 만하다.   한미동맹 70주년 기념음악회에 조수미를 비롯한 여러 한국 음악인들이 출연했고, 금난새가 지휘하는 성남시립교향악단의 연주회도 눈길을 끌었다.   남가주 한인사회의 음악 행사도 매우 활발했다. 전문 음악인들의 수준 높은 연주회로부터 음악 동호인들이나 학생들의 발표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음악회가 연이어 열렸다. 공연 기록을 살펴보면, 100회에 가까운 연주회가 열렸으니 인구 대비로 생각하면 양적으로는 상당한 수준인 셈이다.   〈영화계〉   한국영화, 드라마는 지난 몇 년 사이 ‘미나리’, ‘기생충’, ‘오징어 게임’, ‘파친코’ 등의 작품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왔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휩쓸면서 정점을 찍었다.   올해는 기대를 모았던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아카데미상을 받지 못하면서 그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그 대신에 미주 한인 차세대 영화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셀린 송 감독, 피터 손 감독, 아만다 김 감독 등이 기대를 모으는 주인공들이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패스트 라이브즈(전생)’가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비영어권 작품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작품은 이미 고담 어워즈, 뉴욕비평가협회상 등의 여러 상을 받았고, 연말 주요 언론이 발표하는 ‘올해의 영화’ 목록마다 상위권에 오르면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뒤를 이어 아카데미를 받을지 주목된다.   한국계 작가 이성진이 감독과 극본을 맡고 한국계 배우와 제작진이 대거 참여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도 골든글로브 TV 단막극 시리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주연상 등 3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의 피터 손 감독도 크게 주목받고 있는 기대주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어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흥행에서도 크게 성공했고, 아카데미상 수상도 기대되고 있다.   아만다 김 감독은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한 다큐멘터리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로 화제를 모았다. 백남준의 미공개 영상과 아카이브를 조명한 이 작품은 선댄스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크리스티나 윤 감독이 단편영화 ‘마더랜드’로 ‘할리쇼츠(Hollyshorts)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고, 하줄리와 이성민이 공동감독한 다큐멘터리 ‘프리 철수 리’도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이 밖에도 많은 차세대 유망주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여,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특별기획으로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선보였다. 이 행사에는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영화인들과 그들의 작품이 초청되었다.   한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기생충’, ‘헤어질 결심’, ‘브로커’ 등의 영화를 총괄 제작하는 등 30년간 한국 영화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한류를 지원해온 공훈을 인정받은 것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미주한인문화 음악 작품상 감독상 한국영화 드라마 한국 음악인들

2023-12-28

막판 대반전도 못 바꾼 음란한 자본주의

‘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은 2022년 제75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스웨덴 출신 루벤 외스틀룬드 (Ruben Ostlund) 감독의 전작 ‘포스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더 스퀘어’(2017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은 ‘부조리한 남성’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3월 27일 거행되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지난해 5월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확실시되던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제치고 이 영화가 수상작으로 선정, 발표되자 야유와 환호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사회 풍자성이 강하고 대중성보다는 아트하우스 청중을 지향하는 외스틀룬드 감독의 작품 성향이 다가오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자못 기대된다.     러시아 무기상을 비롯, 상상을 초월하는 부호들이 호화 크루즈에 오른다.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모델 야야(찰비 딘)와 그의 모델 남친 칼도 홍보용(?)으로 초대된다. 이들은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선장 토마스(우디해럴슨)의 지휘 아래 요트 항해에 들어간다.     그러나 선장과 무기상이 술에 취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설전을 벌이면서 크루즈가 전복되고 그중 일부가 무인도에 남겨진다. 전복된 것은 크루즈뿐만이 아니다. 크루즈에서의 갑과 을의 서열도 뒤바뀌어 버린다. 화장실 청소부 애비게일(돌리 드 레온)이 재빠르게 생존자 그룹의 권력을 장악한다. 물고기를 잡고 불을 지필 수 있는 유일한 능력자 애비게일은 구명정 안에 자신의 개인 침대를 마련하고 칼에게 잠자리와 음식을 제공하는 대가로 성을 상납(?)받는다. 야야의 질투심이 유발되고 묘한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영화는 계급평등론과 마르크스주의를 숨기면서 진수성찬을 즐기고 섹스를 탐닉하는 자본주의의 사치와 음란한 삶을 신랄하게 비난한다. 외스틀룬드 감독이 사용하는 풍자의 노골적인 방식은 종종 관객의 시각을 불편하게 한다. 정교하게 연출된 그의 세계관에서 자본주의의 부유한 향락은 음란한 쓰레기에 불과하다.     그가 돈이 썩어 나는 ‘갑’들에게 던지는 조롱과 비난은 한동안 가난한 ‘을’들에게 보상심리를 제공하지만, 마지막 장면의 역대급 대전환은 절망에 가깝다. 무인도가 결국은 어느 부호의 휴양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부유할 뿐 무능한 백인들의 타락을 그대로 흉내 내던 애비게일은 어떤 길을 택하게 될까. 필리핀 배우 드 레온이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서 제외된 것은 유감이다. 그녀는 칸영화제 기간 내내 연기상 유력 후보로 언급됐었다.    김정 영화평론가 [email protected]자본주의 대반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황금종려상 수상작 작품상 감독상

2023-02-03

'오징어 게임' 비영어 첫 에미상 작품상 후보

넷플릭스의 K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제74회 에미상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12일 발표된 에미상 후보에서 오징어 게임은 작품상 후보에 오른 최초의 비 영어 드라마로 기록됐다.   그동안은 영어로 제작된 드라마만 작품상 수상 자격이 주어졌다.   오징어 게임은 작품상을 비롯해 모두 14개 부문의 후보로 지명되면서 외국어 드라마로는 최다 부분 후보 기록을 세웠다.   연출·각본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드라마 부문 감독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랐고, 주연 ‘성기훈’으로 열연한 이정재는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강새벽’을 연기한 정호연은 드라마 부문 여우조연상 후보로 각각 지명됐다.   또 ‘조상우’ 역을 맡은 박해수와, ‘오일남’을 열연한 오영수는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후보에 나란히 올라 서로 경쟁하게 됐다. 이밖에 강새벽에게 일부러 게임을 져주고 죽음을 택한 ‘지영’ 역의 이유미는 여우단역상 후보로 지명됐다.   한편 상속을 둘러싼 미디어 재벌 가문 알력과 갈등을 그린 블랙 코미디 드라마 ‘석세션(Succession)’은 가장 많은 25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또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시리즈 ‘위대한 국립공원’에서 빼어난 해설을 선보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수 내레이터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에미상 시상식은 오는 9월 12일 개최되며 NBC에서 중계한다.           원용석 기자사설 오징어게임 중심지 할리우드 오리지널 드라마 감독상 작품상

2022-07-12

‘오징어게임’, 에미상 작품상 후보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의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또 이 드라마의 주인공 ‘성기훈’으로 출연한 이정재는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되는 등 출연진 총 4명이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수상을 놓고 각축하게 됐다.   에미상을 주관하는 미 텔레비전 예술·과학아카데미(ATAS)는 12일 제74회 에미상의 부문별 후보를 이같이 발표했다.   ‘오징어 게임’이 드라마 부문 작품상 수상 후보로 지명되면서 이 드라마는 에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비(非)영어 드라마가 됐다.   그동안에는 영어로 제작된 드라마에만 에미상 수상 자격이 주어졌는데 이 드라마가 이 장벽을 처음으로 깬 것이다.   이정재는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됐으며, ‘조상우’ 역을 맡은 박해수와 ‘오일남’을 열연한 오영수는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후보에 동시에 올라 서로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또, ‘강새벽’을 연기한 정호연은 드라마 부문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제74회 에미상 수상자가 결정되는 시상식은 9월 12일 개최되며 NBC 방송을 통해 중계된다. 김은별 기자오징어게임 에미상 에미상 수상자 에미상 후보 에미상 작품상

2022-07-12

크리스찬문인협회, 신인 작품상 모집

미주 크리스찬 문인협회(KACLA·회장 송종록)가 제36회 크리스찬문학 신인 작품상을 모집한다. 신인 작품상은 미주 한인사회의 문학 활성화와 정서 함양을 위하여 제정됐다.   입상자는 협의의 회원이 되며 협회는 입상자들이 문학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작품은 모두 6개 부문에서 모집한다. ▶시 5편 이상 ▶수필 200자 원고지 15매 내외 2편 이상 ▶소설은 단편소설 200자 원고지 50매 내외, 장편 소설 1편 ▶동화 1편 이상 200자 원고지 30매 ▶동시 5편 이상, 동요 5편 이상 ▶생활수기 1편 200자 원고지 50매 등이다.   작품의 소재는 자유이며 종교적인 내용이 아니어도 된다. 표절이나 기존에 발표된 작품은 안 된다.   심사는 문단의 중진들이 맡는다. 응모 마감은 이달 31일로 마감일 소인도 유효하다. 입상자는 오는 6월 30일 신문에 공고하고 시상식 일시와 장소를 입상자에게 개별 통지한다.   응모작에는 반드시 이름(한글·영문 본명)과 주소, 이메일, 전화번호를 명기해야 한다.  응모작은 A4 용지로 출력해 미주크리스천문인협회(1655 W. Marine Ave., Gardena CA90247)로 보내면 된다. 겉봉투에는 ‘미주크리스찬문인협회’를 기재해야 한다.   ▶문의: (213)249-0771 안유회 기자크리스찬문인협회 작품상 크리스찬문인협회 신인 신인 작품상 크리스찬문학 신인

2022-05-05

[디지털 세상 읽기] 스트리밍과 작품상

 올해 아카데미상 후보 중 넷플릭스가 만든 ‘파워 오브 도그’가 작품상을 포함한 12개 부문에 지명됐다.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그동안 아카데미상에 큰 공을 들여왔고, 지난 두 번의 시상식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워낙 뛰어난 제인 캠피온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다.   사람들이 주목하는 건 이번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10편 중에서 넷플릭스와 HBO 맥스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만든 작품이 절반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아직 스트리밍 서비스가 작품상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어쩌면 이번 시상식이 아카데미가 스트리밍을 인정하는 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미 그런 추세는 피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유는 디즈니 마블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한 수퍼 히어로물 때문이다. 끊임없이 등장하는 흥행 대작으로 상영관을 장악하고 있다. 그 결과, ‘파워 오브 도그’처럼 예술성이 높지만 수퍼 히어로물과 흥행 경쟁이 불가능한 작품들은 상영관을 찾기 힘들게 됐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구독료를 지불하고 보는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는 흥행에 대한 큰 걱정 없이 작품성 있는 영화를 메뉴에 채워넣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들을 반긴다. 따라서 아카데미 작품상의 절반을 스트리밍 영화가 차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앞으로 그 비중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디지털 세상 읽기 스트리밍 작품상 스트리밍 서비스 아카데미 작품상 스트리밍 영화

2022-02-16

딸과 나, 갈등하는 엄마의 숨겨진 삶

‘질렌할(Gyllenhaal)'은 다소 발음하기 힘든, 그러나 영화 팬들에게는 제법 익숙한 이름이다. 제이크 질렌할은 ‘브로크백 마운틴’(2006), ‘자헤드’(2005),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 등의 작품으로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할리우드의 스타다. 제이크와 그의 누나 매기는 영화감독 아버지와 시나리오 작가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연기 생활을 해왔다.     2002년 ‘세크리터리’에서 마조히스트 여비서 연기로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매기는 뛰어난 연기력에 비해 제이크만큼 대중적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지난달 28일 넷플릭스에 올라오자마자 첫 주에 시청률 1위에 오른 ‘로스트 도터’는 매기의 감독 데뷔작으로 ‘나의 눈부신 친구’의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4부작 소설 중 한 편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2021 베니스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고 황금사자상 경쟁후보작에 올랐다. 매기의 데뷔작임에도 벌써부터 아카데미상 작품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현재 골든글로브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색상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대학교수이며 번역가인 레다(올리비아 콜맨)가 그리스의 바닷가에 도착한다. 밝은 태양 아래서 독서와 수영을 하며 모처럼 혼자만의 휴가를 즐길 참이다. 그러나 밤이면 그녀의 방을 지나는 등대 빛에 수면 방해를 받기 시작하면서 레다의 불안 심리가 표출된다.     레다는 주변을 관찰한다. 그녀의 시선은 어린 딸, 남편과 함께 바닷가에 나타난 니나(다코다 존슨)의 가족에게 집중된다. 책을 읽는 대신, 니나와 딸을 유심히 바라보는 레다에게도 두 딸을 기르던 시절이 있었다. 20년 전 딸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즐기는 젊은 시절 레다(제시 버클리)의 모습이 플래시백으로 겹쳐진다. 레다에게 숨겨진 이야기가 있음이 암시된다.   ‘로스트 도터’는 엄마와 딸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엄마의 육아 본능을 깊이 있게 다룬 심리극이다. 엄마와 딸 사이에 존재하는 엄마의 본능적 모성애와, 그 이면에서 딸들로부터 벗어나 자기만의 삶을 갈구하는 엄마의 자아가 끊임없이 충돌한다.     엄마는 딸들이 존재함으로 엄마다. 그러나 엄마는 또 하나의 자아이다. 질렌할 감독은 아이를 항상 친절과 너그러움으로 포옹할 수만은 없는 엄마의 갈등 심리와 고뇌를 파헤친다.     치매를 다루었던 작품 ‘더 파더’에서 앤서니 홉킨스의 딸 역으로 지난해 거의 모든 영화상에서 윤여정과 조연상 경합을 벌였던 올리비아 콜맨의 진가가 또다시 발휘되는 작품이다. 사실 이 시대에 그만큼 주요 영화상의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배우도 없다. 신예 감독 질렌할의 세밀한 연출에 콜맨의 관록 연기가 더해져 품격 있는 심리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김정 영화평론가갈등 엄마 갈등 심리 아카데미상 작품상 영화감독 아버지

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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