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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기억하고 배우는 것, 뿌리를 지키고 미래를 개척하는 힘”

 제106주년 삼일절 기념식이 주달라스영사출장소(소장 도광헌), 달라스 한인회(회장 김성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달라스 협의회(회장 오원성) 주최고 지난 1일(토) 오전 11시 달라스 한인문화센터 아트홀에서 개최됐다. 주요 단체장들과 동포 등 기념식 참석자들은 독립선언서 영상을 시청했고 기념사가 이어졌다. 도광헌 소장이 대통령 권한대행의 기념사를 요약, 대독했고 김성한 회장과 오원성 회장의 기념사가 이어졌다. 김성한 회장은 “오늘 우리는 1919년 3월 1일,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외쳤던 뜨거운 함성을 되새기며 이 자리에 모였다”며 “삼일절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우리 민족이 자유와 독립을 향한 불굴의 의지를 세계에 알리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된 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처럼, 역사를 기억하고 배우는 것은 단순한 과거의 회상이 아니라, 우리의 뿌리를 지키고 미래를 개척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한 회장은 또 “이곳 미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단순히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정신을 실천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하며 더욱 발전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차세대에게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전수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 말로 삼일절을 기리는 진정한 길일 것”이라고 피력했다. 오원성 회장은 “1919년 3월 1일, 3.1 만세운동이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 이억만리 이국 땅까지 이어졌다”며 “독립운동가의 헌신과 가족들의 희생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고 기념사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숭고한 3.1 독립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간다면, 머지않아 모든 국민이 주인인 통일 대한민국, 원 코리아(One Korea)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이웃에는 목숨 걸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들이 있다”며 “민주평통 달라스 협의회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멘토링사업을 이어가면서, 이들의 인권개선과 안정적인 삶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한 회장은 이날 독립유공자 후손인 월남참전전우회 달라스지회 이관용 전회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김성한 회장은 “독림운동 유공자분들의 헌신을 이어받은 후손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이관용 전 회장이 출타 중인 관계로 김충래 현 월남참전전우회 달라스지회장이 감사패를 대신 수령했다. 삼일절 기념식 주제 영상이 상영된 후 월남참전전우회 달라스지회 회원들의 선창으로 만세삼창이 이어졌고, 삼일절 노래 제창으로 기념식이 마무리됐다. 이날 점심식사는 북텍사스 한국여성회(회장 이송영)가 제공했다.                       〈토니 채 기자〉  역사 기억 월남참전전우회 달라스지회장 회장 김성한 김성한 회장

2025-03-07

아시아계 역사 교육 의무화 불발…워싱턴주서 기한 넘겨 자동 폐기

워싱턴주 공립학교(K-12)에서 아시아계 및 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섬 주민 역사를 의무적으로 가르치도록 하는 법안이 주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다.   해당 법안은 아시안 증오 범죄를 예방하는 장기적 대책으로 주목받았으나, 상원 교육위원회의 표결조차 이루어지지 못한 채 끝내 폐기됐다.   6일 아시아계 전문 매체 아샘뉴스(AsAm News)에 따르면, 법안은 워싱턴주 상원 유아교육 및 K-12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인 트위나 노블스 상원의원이 발의했다. 워싱턴주에서 지속해서 발생하는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괴롭힘, 폭력 등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던 법안이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공청회 이후, 법안을 회기 내에서 논의하기 위한 표결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지난달 21일 마감 기한을 넘기면서 자동 폐기됐다.   당시 공청회에 나선 법안 지지자들은 정신 건강, 괴롭힘, 안전 문제 등을 언급하며 법제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소년 정신 건강 옹호 활동가 제디카 풀레이는 “이 법안을 통해 워싱턴주 내 28만 명의 학생들에게 장기적인 폭력과 괴롭힘을 예방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며 “사회에서 소외되는 존재라는 느낌을 없애고, 자신의 권리를 강화하며 회복력을 높일 수 있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풀뿌리 조직 유토피아 워싱턴(Utopia WA)의 아마사이 제케도 “교육은 단순히 학문적인 내용만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포용적이고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김경준 기자아시아계 워싱턴주 아시아계 역사 김경준 미국 캘리포니아 가주 엘에이 로스앤젤레스 LA뉴스 한인 뉴스 미주 한인 한인

2025-03-06

창단 35주년 새 도약 모색…샬롬합창단 단원 배가 운동

오렌지카운티 한인 사회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합창단 중의 하나인 샬롬합창단(단장 조영원, 지휘 김현정)이 창단 35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모색한다.   그 첫 번째 행보는 단원 배가 운동이다. 목표는 현재 약 20명인 단원을 40명까지 늘리는 것이다.   조영원 단장은 “합창단 역사가 깊어지다 보니 고령 회원 중엔 연습과 공연 참가가 힘에 부치는 이들도 있다. 세월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지만,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조 단장은 “단원이 늘면 소리에도 힘이 붙고 표현력도 좋아진다. 즐겁게 노래하면서 함께 건강을 챙기고 친목을 다질 이는 누구나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샬롬합창단은 한인 단체들의 여러 행사에 출연하는 한편, 양로병원 방문을 포함한 다양한 봉사 활동도 펴고 있다. 오는 11~12월 중엔 지난해 열지 못한 정기 연주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조 단장은 최근 새 임원진 구성을 마쳤다. 임원은 리사 권 부단장, 송성신 재무, 오영애 봉사부장, 김애림 서기 등이다.   샬롬합창단은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가든그로브의 OC한인회관(9876 Garden Grove Blvd)에 모여 연습한다. 올해 1월 1일부터는 전임자인 강미영씨의 뒤를 이은 김현정씨가 지휘를 맡고 있다.   조 단장은 “특별한 자격 조건은 없다. 노래를 사랑하는 이가 많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회원 가입 문의는 조영원 단장(714-351-4499)에게 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창단 도약 도약 모색 합창단 역사 조영원 단장

2025-03-05

영화로 보는 독립 운동…항일 관련 매달 한 편씩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영화 6편을 특별 상영하는 ‘한국 영화로 보는 광복 이야기(포스터)’를 연중 개최한다. 오는 13일부터 11월 19일까지 진행되는 상영회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항일 운동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한다.     먼저 오는 13일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2019) 상영으로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조민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고아성, 김새벽 등이 출연한 작품으로 지난 1919년 3월 1일 만세 운동 이후 서대문형무소 8호실에 수감된 유관순 열사와 다른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1년 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는 5월 14일에는 한국 마라톤의 전설로 불리는 손기정(하정우 분)과 그의 제자 서윤복(임시완 분)의 뜨거운 도전을 그린 실화 바탕 영화 ‘1947 보스턴’(2023)이 상영된다. 이어서 오는 6월 18일에는 ‘암살’(2015), 8월 20일에는 ‘봉오동전투’(2019), 10월 8일에는 ‘말모이’(2019)가 차례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상영회 마지막 날인 오는 11월 19일에는 이준익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박정민, 강하늘 등이 주연을 맡은 영화 ‘동주’(2019)가 장식할 계획이다. 문화원 측은 윤동주 시인 서거 80주년을 기념해 해당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상원 문화원장은 “이번 행사는 단순한 영화 상영을 넘어, 각기 다른 항일운동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포착하고, 독립운동가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모든 상영은 LA한국문화원 아리홀에서 오후 6시 30분에 진행되며, 문화원 웹사이트(www.kccla.org)를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김경준 기자게시판 한국 영화 한국 영화 영화 상영 항일운동 역사

2025-03-02

애난데일 곰바우 식당 25년 역사 뒤안길로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가 애난데일의 곰바우 식당 주인 부부의 은퇴를 기념해 감사 결의안을 채택했다.   제프 맥코이 수퍼바이저위원회 위원장과 안드레스 히메네즈 메이슨 디스트릭 수퍼바이저는 결의안을 통해 “애난데일의 한국 전통 음식을 서비스해온 곰바우 식당 주인 이명숙씨에게 진정으로 고마움을 전한다”면서 “곰바우는 애난데일 등 메이슨 디스트릭에서 한국 음식을 전해준 소중한 곳으로 이씨의 은퇴를 아쉬워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결의안에는 곰바우의 갈비탕이 2011년 워싱턴 포스트가 선정한 40개 음식에 선정됐다는 사실도  포함됐다.   곰바우 식당은 23일(일) 25년 역사를 뒤로 하고 간판을 내렸다.   이씨 부부는 1990년 2월3일 뉴욕 케네디 공항을 통해 입국해 이민 생활의 첫 발을 뗐다.   이씨는 “이민 직후 델리, 샌드위치 가게, 베이글 가게 등에서 어떤 일이든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10년 정도 일한 후 2000년 7월1일 작은 식당 곰바우를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후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일했으나 좌절도 경험하면서 열심히 일하다보니 어느덧 25년이 흘렀다”고 회고했다.    그는 “뜻밖에도 카운티 정부에서 은퇴를 기념해 준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 먹먹함을 느꼈다”면서 “주위에 많은 친구들과 곰바우와 함께한 동료 등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고 전했다. 곰바우 식당 자리에는 4월 초 오이소 분식점(OISO KOREAN STREET FOOD)이 문을 열 예정이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곰바우 뒤안길 식당 곰바우 곰바우 식당 역사 뒤안길

2025-02-23

한국말 못하는 한인 3세가 장구·가야금 만들어 화제

“이젠 통과 궁편 가죽을 조립해 완제품도 만들어 팝니다.”     LA한인타운 남쪽 림파우 길에 사는 빌리 윤(67)씨. 한국말은 못하지만 그는 가야금과 장구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다. 집을 가득 채운 악기와 장신구 일부는 50~60년 전 태평양을 건너왔다. 한국전쟁에서 쏟아진 미국산 탄피로 만든 놋쇠 공예품들도 눈에 띈다.     3세인 윤씨는 62년 개업한 ‘코리아나 기프트(Koreana Gifts)’를 부모님으로부터 2008년 물려받아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2년 전까지 올림픽과 페도라길에 있던 가게를 정리해 악기와 공예품들을 집과 유료 사설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몰랐는데 가야금 줄을 갈고, 공예품들의 의미와 용도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내 안에 한국인의 혼이 다시 살아났어요. 이젠 행복하게도 유럽을 포함, 전세계에서 구입 문의가 옵니다.”     그의 조부모는 한국이 일제에 강점되기 전 미국에 왔다. LA에 둥지를 틀고 윤씨의 아버지가 태어나 뿌리를 내렸다. 한인(Korean American)이라는 말 자체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의 조부모는 리버사이드에 살다 당시 아시안에게 집 구매를 허용하지 않자 LA로 옮겨왔고 이후 줄곧 LA에 거주했다.       그의 부모는 트럭 운전사와 미용사로 일했는데, 한국어가 능숙했던 어머니가 가게를 맡아 악기들을 판매했다. 실제 60년대 코리아나 기프트는 LA에서 유일한 한인 선물 가게로 기록됐다. 올림픽과 피코길에 조그만 한식당들이 생기기 훨씬 전의 일이다.   “60~70년대에 한국에 파견됐던 미 해병대원들이 귀국하면서 놋쇠로 만들어진 장신구를 가져왔어요. 그들이 우리 가게에 오면 추억을 떠올렸어요. 당시 전쟁터에 쏟아진 탄피들로 만든 재떨이, 담뱃대 등 공예품들이 태평양을 열심히 건너온 탓이죠. ”     윤씨가 판매한 오래된 단일 고가품은 1만5000달러에 이르기도 한다. 오랜 단골들과 입소문이 있어서 가능한 이야기다.     그는 캘스테이트LA에서 교사 자격증을 받고 미술 교사로 20년 일했다. 거기서 배운 색과 예술의 감흥이 한국 전통 악기와 공예품을 보는 안목으로 발전한 바탕이 된 셈이다.     아직 윤씨의 집에는 자개로 만든 코리아나 기프트 간판이 남아있다. 팬데믹 후 온라인으로 판매터를 옮겼지만 추억과 전통은 여전히 놋쇠 공예 재떨이처럼 반짝이고 있다.       그는 한글이 익숙하지 않아 오래된 고품들에 쓰여진 한문 구절을 여기저기 주변 한인들에게 문의하기도 한다. 오래된 공예품에 설명을 붙여줄 사람도 찾고 있다.     “어머니의 한국어를 제대로 이어받지 못했고 이제는 한인 1세들을 만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이런저런 질문도 하고 도움도 받아요. 최근엔 병풍에 적힌 오랜 글자들을 모두 해석할 수 있었죠. 고마운 일입니다.”     삼대에 걸쳐 이어진 미국 생활 탓에 그의 집에 쌓인 공예품과 전통 악기에는 60년 넘은 한인타운 역사도 깊게 녹아있다.     그는 “돈보다는 이제 일종의 사명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한국인 가야금 가야금과 장구 la한인타운 남쪽 한인타운 역사

2025-02-20

[니케의 저울] 수정헌법 14조의 역사적 역설

최근 한국의 정치 사회적 갈등 상황이 내전에 가깝다는 우려까지 제기될 만큼 양극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도 내전이 있었고 그 상처는 아주 깊고 오래 지속되었다. 어쩌면 오늘날에도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흔히 ‘남북전쟁’이라고 불리는 노예제를 지키려는 남부와 이를 철폐하려는 북부간의 4년간의 전쟁, 그리고 링컨 대통령의 노예 해방령으로 기록되는 그 역사가 내전(U.S. Civil War)이었다.     그 상처는 아주 깊었다. 75년 전 발발한 동족 간의 전쟁을 경험한 한국인들의 입장에서 내전의 아픔과 긴 후유증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전쟁에는 패했지만 흑인들에게 동등한 시민의 권리를 부여할 수 없다고 저항하는 남부에서는 ‘흑인차별법’ (Black Codes)을 제정하여 흑인들의 재산권과 투표권을 제한하였다. 이에 연방정부가 소위 ‘재건 수정헌법(Reconstruction Amendments)’을 채택하기에 이른다.     수정헌법 13조는 노예제 폐지,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주고, 15조는 모든 시민의 투표권을 보장하는 헌법 개정안들이다. 이 수정헌법으로 인해 해방된 흑인 노예들도 법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부여받게 되었다.   소위 ‘속지주의’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한 이 수정헌법 14조가 또 한 번 큰 격랑을 거치게 되는데, 아시안아메리칸이 사건의 중심이었던 1898년의 ‘웅 킴 아크 재판’ (U.S. v. Wong Kim Ark)이다.   187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중국인 가정에서 태어난 웅 킴 아크가 21세 되던 1894년 중국을 방문하고 미국으로 귀국할 때 미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입국이 거절된 사건이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웅 킴 아크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중국 국적이어서 미국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수정헌법 14조에 의해 미국내 출생한 사람은 부모의 국적과 무관하게 미국 시민이라고 판결했다. 이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아니었다면, 대부분의 한인들도 미국 시민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수정헌법 14조가 다시 소환되어 미국의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내린 여러 가지 행정명령(Executive Order) 중 하나가 미국 시민 혹은 영주권자가 아닌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아니라면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는 수정헌법 14조는 물론 연방대법원 판례와 상충하는 것으로 보여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한 강경파 공화당들이 주장하는 행정명령의 근거는 수정헌법 14조에 포함된 미국 관할권에 속하는지(Subject to the Jurisdiction There of)에 대해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 법의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 외교관의 자녀는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서류미비자나(합법 체류라 하더라도) 학생 비자, 취업 비자 소지자등의 비영주권자 외국인들은 미국 법의 관할권에 완전히 귀속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수정헌법 14조가 보호하려고 했던 의도는 해방된 흑인 노예지 외국인이 아니라거나, 이민법을 관장할 권리가 전적으로 행정부에 있다는 논리 등이 트럼프 대통령 측의 법적 근거가 되고 있다.   다수의 헌법학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논리들은 ‘웅 킴 아크 사건’의 대법원 해석과 직접적으로 상충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연방대법원은 이미 부모의 국적과 상관없이 미국 내 출생자는 미국인이라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수많은 주들이 연방법원에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고 이미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연방지방법원에서 이 행정명령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판결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연방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현재 연방대법관들 대부분이 공화당 대통령들이 임명한 점을 고려할 때 궁극적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내전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수정헌법 14조가 오늘날 사회를 갈라 놓은 논쟁 대상이 되었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또한 수정헌법 14조를 강력히 채택했던 주체가 당시 공화당 강경파였고, 2025년에 수정헌법 14조를 제한하려는 주체가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한 공화당 강경파라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김한신 / 변호사니케의 저울 수정헌법 역사 재건 수정헌법 수정헌법 14조 수정헌법 13조

2025-02-06

[신영웅전] ‘역사 업자’의 시대

사마천(司馬遷·기원전 145~90)은 한무제 시대의 사관인 사마담(司馬談)의 아들이다. 어려서부터 역사에 관해 보고 들은 것이 많아 사관으로 열심히 살았다. 그러던 그에게 불운이 다가왔다. 명장 이광(李廣)의 손자인 이릉(李陵)이 흉노에 패전하고 그 죄를 문책당했다. 사마천은 무제 앞에서 이릉을 변호하다가 왕의 노여움을 사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형을 받았다.   첫째는 목숨을 바치는 것이고, 둘째는 돈 50만 냥을 벌금으로 내는 것이고, 셋째는 남근을 자르는 부형(腐刑)을 받는 것이었다. 그는 죽고 싶지 않았지만, 재산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부형을 받았다.   사마천이 죽지 않은 것은 목숨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역사를 집필하라는 아버지의 유업을 이으려는 것이었으니 이 점에서 그는 위대한 역사가다. 물론 지난 2000년 동안 36명의 왕이 시역(弑逆)당하고, 52개 나라가 멸망한 역사를 ‘춘추필법(春秋筆法)’으로 기록하고 싶은 소명 의식이 있었다. 그의 역사 인식은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충절인가, 결국 인간은 어떻게 살고 죽어야 하는가를 고뇌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마천의 『사기(史記)』는 수양서이자 경세서다.   지금 한국사회는 철 지난 ‘역사 전쟁의 시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역사의 정론(正論)을 두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싸운다는 점이다. 이제 역사는 역사학자의 몫이 아니라 ‘역사 업자’의 손에 넘어갔다. 나라가 어지러울 때 마지막까지 나라를 지킨 무리는 사관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관은 ‘영혼의 노숙자(spiritual homeless)’로 세대교체가 끝났다.   선거철이 되면 관변 단체의 기관장 자리 하나 얻으려고 5·6공 시대부터 지금까지 기신거리고 있다. 그렇게 살다 끝내 한자리 얻는 것을 보면 그들만을 탓할 일도 아니다. 이미 역사학과 정치는 공생의 유대가 굳어졌다. 그것이 걱정스럽다.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영웅전 역사 업자 역사 업자 역사 전쟁 역사 인식

2025-02-02

[신 영웅전] ‘역사업자 시대’에 사마천을 생각한다

사마천(司馬遷·기원전 145~90?·사진)은 한무제 시대의 사관인 사마담(司馬談)의 아들이다. 어려서부터 역사에 관해 보고 들은 것이 많아 사관으로 열심히 살았다. 그러던 그에게 불운이 다가왔다. 명장 이광(李廣)의 손자인 이릉(李陵)이 흉노에 패전하고 그 죄를 문책당했다. 사마천은 무제 앞에서 이릉을 변호하다가 왕의 노여움을 사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형을 받았다.   첫째는 목숨을 바치는 것이고, 둘째는 돈 50만 냥을 벌금으로 내는 것이고, 셋째는 남근을 자르는 부형(腐刑)을 받는 것이었다. 그는 죽고 싶지 않았지만, 재산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부형을 받았다.   사마천이 죽지 않은 것은 목숨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역사를 집필하라는 아버지의 유업을 이으려는 것이었으니 이 점에서 그는 위대한 역사가다. 물론 지난 2000년 동안 36명의 왕이 시역(弑逆)당하고, 52개 나라가 멸망한 역사를 ‘춘추필법(春秋筆法)’으로 기록하고 싶은 소명 의식이 있었다. 그의 역사 인식은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충절인가, 결국 인간은 어떻게 살고 죽어야 하는가를 고뇌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마천의 『사기(史記)』는 수양서이자 경세서다.   지금 한국사회는 철 지난 ‘역사 전쟁의 시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역사의 정론(正論)을 두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싸운다는 점이다. 이제 역사는 역사학자의 몫이 아니라 ‘역사 업자’의 손에 넘어갔다. 나라가 어지러울 때 마지막까지 나라를 지킨 무리는 사관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관은 ‘영혼의 노숙자(spiritual homeless)’로 세대교체가 끝났다.   선거철이 되면 관변 단체의 기관장 자리 하나 얻으려고 5·6공 시대부터 지금까지 기신거리고 있다. 그렇게 살다 끝내 한자리 얻는 것을 보면 그들만을 탓할 일도 아니다. 이미 역사학과 정치는 공생의 유대가 굳어졌다. 그것이 걱정스럽다.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 영웅전 역사업자 사마천 역사업자 시대 역사 전쟁 역사 인식

2025-01-29

비극적인 삶에 바탕 둔 ‘디바’의 사랑과 노래

1977년 사망 후, 반세기가 지났지만, 오페라 역사에서 그녀의 위상을 넘어서는 디바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마리아 칼라스만큼 앨범 판매가 많은 음악가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언론은 그녀의 변덕스러운 행동, 레나타 테발디과의 숙명의 라이벌 관계,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와의 로맨스를 보도하는데 더 열을 올렸다. 그녀의 위대한 예술가적 면모는 가려져 있었던 경향이 있다.     안젤리나 졸리는 끊임없는 사회공헌으로 현존하는 할리우드 배우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스타로 꼽힌다. 외모뿐만 아니라 뛰어난 연기력으로 그녀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안젤리나 졸리가 마리아 칼라스를 연기한다. 졸리는 칼라스를 연기하기 위해 7개월 동안 오페라 발성 훈련을 받았다. 질곡 어린 삶의 절규와 사랑을 노래했던 칼라스와의 ‘동질감’이 그녀의 연기를 돋보이게 했는지 모른다.   칼라스의 예술적 업적은 그녀의 비극적인 삶에 바탕을 둔다. 1923년 뉴욕 맨해튼에서 그리스 이민자의 딸로 세상에 나와, 20세기를 대표하는 소프라노, 오페라 최고의 디바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성장기의 칼라스는 아들을 원했던 어머니로부터 구박을 받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13세 딸을 음악학교에 입학시켰고 그녀의 운명적 대성에 밑거름이 됐다.     이탈리아에서 경력을 쌓아가던 칼라스는 1950년 2월 꿈의 무대 밀라노의 라스칼라 극장에 처음 서게 된다. ‘아이다’ 공연을 앞두고 갑자기 병이 난 테발디의 대타로서였다.     칼라스의 등장에 위협을 느낀 테발디의 질투와 이탈리아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노골적인 차별을 받았지만, 굳건히 자신만의 독자적 아성을 구축했다.     칠레 출신의 영화감독 파블로 라라인이 연출한 영화 ‘마리아’는 지난해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놓고 경쟁했다. 초연 후 비평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리스를 비롯해 파리, 밀라노 등 전 세계를 돌며 촬영을 마친 ‘마리아’는 마리아 칼라스가 1977년 파리에서 사망하기 전 7일 동안의 삶을 되돌아본다.     2016년 재클린 케네디의 전기영화 ‘재키’, 2021년 다이애나 스펜서 왕세자비의 삶을 영화화한 ‘스펜서’에 이은 파블로 라라인 감독의 20세기 주요 여성 전기영화 3부작 중 세 번째 영화로 앞의 두 작품처럼 주인공의 잠재 심리를 쫓는 심리 드라마의 형태로 전개된다.     1977년 9월 16일, 프랑스 파리의 외곽 한 아파트에서 은둔 생활을 하던 마리아 칼라스가 그녀의 집사 페루치오(피에르 프란체스코 파비노)와 하녀 브루나(알바 로르바허)에 의해 죽은 채로 발견된다. 그녀 나이 55세.     일주일 전, 건강 악화로 오페라 출연을 중단했던 마리아는 다시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싶어한다. 페루치오는 마리아에게 의사를 만나 약을 처방받자고 제안한다. 반면, 마리아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수면제 맨드렉스를 과다하게 복용한다.     마리아는 페루치오와 브루나에게 텔레비전 제작진이 자신의 삶에 관한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집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한다. ‘맨드렉스’라는 젊은 영화 감독이 이끄는 제작진이 도착한다. 맨드렉스 과다 복용으로 인한 마리아의 환각! 페루치오와 브루나에게는 보이지 않는 텔레비전 제작진. 마리아는 일주일 동안 지휘자 제프리 테이트와 만나 그녀가 다시 공연할 수 있는지를 타진한다.     마리아의 환상에 나타나는 아리스토틀 오나시스. 1957년 그의 첫 구애를 거절했지만, 곧 그와 사랑에 빠져 남편을 버리고 오나시스와 세기의 사랑 행각을 벌인다. 늘 대중의 눈을 피해 다녀야 했던 두 사람은 결국 헤어지고 만다. 그러나 마리아는 여전히 그를 사랑했고 그의 임종을 지켜봤다.     지속하는 마리아의 맨드렉스 과다 복용. 환상과 현실을 오간다. 2차 세계 대전 중에 어머니가 돈을 받고 이탈리아와 독일 장교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도록 강요했던 10대 시절의 기억,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분노. 비관적이기만 했던 그녀가 언니 야킨티를 만나고 두 사람은 어머니가 자신들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돌아본다.     마리아는 마침내 의사 퐁텐블로 박사를 만난다. 그러나 자신의 약물 사용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 퐁텐블로는 마리아가 더는 노래를 부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진단한다.     마리아는 그녀의 운명적 라이벌 레나타 테발디와도 재회한다. 테발디의 마지막 세션에 참여,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오디오 레코더를 가져간다. 그러나 더는 전성기 시절의 노래를 부를 수 없음을 깨닫고 슬픔에 잠긴다. 한 기자가 세션을 몰래 훔쳐봤다며 무례한 질문을 던지자 페루치오가 그를 밀쳐 낸다.     마리아는 페루치오와 브루나에게 오랫동안 곁에 있어 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 페루치오와 브루나는 식료품 쇼핑을 위해 외출한다. 비어있는 아파트에 홀로 있는 마리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     그녀 삶의 마지막 노래! 열려 있는 창문을 통해 마리아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사람들이 그녀의 노래를 좀 더 가까이 듣기 위해 몰려든다. 쇼핑을 마치고 돌아오는 페루치오와 부루나, 멀리서 들려오는 마리아의 노랫소리에 발길을 멈춘다. 잠시 후 아파트로 돌아온 그들은 삶의 마지막 노래를 부르다 바닥에 쓰러진 마리아를 발견한다.   영화의 종반부는 삶을 마감하기 전 오나시스와의 못다 한 사랑으로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려야 했던 마리아의 슬픈 삶에 집중한다. 옛 연인의 사망은 약물과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이어졌고 1977년 9월 16일 심장마비로 55세의 이른 나이에 사망하기에 이른다.     노래와 사랑에 살았던, 인류사의 영원한 아이콘 마리아 칼라스. 그녀는 가고 없지만, 전설은 영원히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 칼라스는 진정 ‘라 디비나’(오페라의 여신)였다. 그녀의 삶 자체가 드라마였고 오페라였다. 김정 영화 평론가 [email protected]노래 사랑 영화감독 파블로 소프라노 오페라 오페라 역사

2025-01-29

“퀸즈 한인 이민 역사 자료 찾습니다”

"한인사회와 연관됐다면, 어떤 자료도 상관 없습니다. 한인 이민 역사와 관련된 자료를 갖고 계신 분은 적극적으로 도와주세요."   퀸즈한인회가 45년사를 발간하기 위해 뉴욕중앙일보 독자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28일 뉴욕중앙일보 본사를 방문한 이현탁 퀸즈한인회장과 임원진은 "한인들의 이민 역사 뿌리가 시작된 곳은 퀸즈"라며 "퀸즈한인회 45년사 제작을 통해 퀸즈 한인사회를 이끌어 온 역대 회장들의 활동을 정리해보고, 한인 커뮤니티 역사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퀸즈한인회 45년사의 편찬준비위원장을 맡은 금홍기 씨는 "한인들의 삶의 터전인 퀸즈 역사에 대해 후세들이 보고 배울 역사적인 자료가 별로 없다"며 "45년사를 제대로 잘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우리 선조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보고 배울 수 있는 역사책이 생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자료 확보다. 이현탁 회장은 "퀸즈한인회가 1980년에 생겼다"며 "현재 살아 계신 전 플러싱상인번영회장이 단 1명뿐이고 온라인에 나와 있는 자료로는 한계가 있어 자료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퀸즈한인회 임원진들은 "독자들 중 한인사회와 연관된 과거 신문 기사나 자료를 갖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제공을 부탁드린다"며 "자료가 충실해야 책 내용도 충실해진다"고 설명했다. 자료 제공이 아니더라도, 과거 퀸즈를 포함한 뉴욕 일원의 시대상에 대해 증언해줄 한인들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퀸즈한인회 45년사는 발간 이후 영문판으로도 제작해 관공서와 도서관, 학교 등에 배치될 예정이다. 한글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차세대 한인 학생들도 퀸즈 한인 사회의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금 위원장은 "45년이라는 짧지 않은 퀸즈한인회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으며, 이 회장은 "지속 가능한 행사를 열어 한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역사를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료 제공을 위한 연락은 문자·전화(646-450-4133) 또는 이메일([email protected])로 하면 된다.   글·사진=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역사 한인 퀸즈한인회 역사 이현탁 퀸즈한인회장 퀸즈한인회 임원진들

2025-01-28

'빅뱅에서 트럼프까지' 역사 강좌

인문학 공부 모임 ‘재미지게(대표 박영규)’가 오는 14일(화) 새해 첫 교양 역사 강좌를 개설한다.   ‘빅뱅에서 트럼프까지’란 제목의 강좌는 우주의 시작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인류 역사의 주요 변곡점을 빠짐없이 짚어보는 형태로 진행된다.   강사는 언론인 출신으로 현재 10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역사지정학 유튜브 채널 ‘씨알의 꿈’을 운영하는 박영규 대표가 맡는다.   박 대표는 학습의 흥미를 높이고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각 변곡점 해당 구간 주요 인물들의 라이벌 구도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동, 서양에서 본격적으로 역사 기록이 시작된 구간은 역사를 기술한 그리스의 헤로도토스와 사기를 집필한 한나라의 사마천을 대비해 공부하고, 로마 제국 개척기엔 한니발과 스키피오, 한나라 건국 시점엔 항우와 유방을 비교, 분석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총 12회로 구성된 강좌는 14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12시30분까지 가든그로브 아리랑마켓몰 내 강의실(9562 Garden Grove Blvd, #Q)에서 열린다.   전체 강좌 수강료는 200달러다. 문의는 전화(714-757-9771) 문자 또는 카카오톡(ID: kakaam6042ko714)으로 하면 된다.빅뱅 트럼프 역사 강좌 역사지정학 유튜브 인류 역사

2025-01-07

[전문가칼럼] 자살의 역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치소에서 자살을 시도했다는 짤막한 뉴스가 세계 여론에서 비교적 크게 주목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감소하는 추세와 달리 한국에서는 2000년 이후 그 비율이 두 배로 증가했다. OECD 국가 중 1위다. 그래서 이 뉴스에 대한 반응 강도가 특별한 것은 이해할 만하다.   동아시아와 서양의 자살률과 패턴을 비교하면 동아시아가 전반적으로 비율이 높다. 그 차이는 주로 사회·문화적인 요인으로 설명된다. 서양에서의 자살은 흔히 우울증, 약물 남용과 같은 개인적 정신건강이 원인이지만, 동아시아권의 자살은 명예와 관련된 경우가 많다. 수치심, 학업 및 금전적 압력, 죄책감 등 사회적 요인이 다수를 차지한다.   고대 사회에서도 자살에 관한 사회적 태도에는 다양한 측면이 있었다. 플라톤에 의하면 생명은 신이 준 선물이기에 인간이 임의로 목숨을 끊을 권한이 없었다. 삶을 구현하는 일은 도덕적 의무로 간주했다. 그의 사상은 후일 기독교 사상가들을 거쳐 서양의 자살에 대한 사회적 태도의 근본을 이뤘다. 하지만 극단적 상황에서는 예외를 허용했다.     독약을 마다치 않았던 소크라테스는 예찬의 대상이었다.     고대 로마의 전설적인 귀부인 루크레티아가 타퀴니우스 왕자에게 능욕을 당한 후 자살한 것 또한 군주제를 전복시키는 반란을 초래, 로마 공화국을 세우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트로이 전쟁 영웅이었던 아이아스의 자살 또한 눈물 어린 이야기다. 아테나 여신의 개입으로 미쳐버린 아이아스는 그리스 아군 막사의 가축을 모조리 도살했는데, 제정신을 찾은 뒤 그 수치심을 못 이겨 세워 놓은 칼에 몸을 던졌다.(사진)     그의 비극적인 종말은 전쟁과 더불어 살아왔던 시민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 이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신화적 차원에서 이해하려고 했던 그리스인들의 노력으로도 해석된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전문가칼럼 자살 역사 사회적 태도 사회적 요인 고대 사회

2024-12-16

[아메리카 편지] 계엄령의 역사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난데없는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는 와중에 국회와 시민이 뭉쳐 계엄령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신속하고 단호한 대처로 민주주의를 수호한 데 대해 전 세계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이한 일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정치적 취약성을 노출한 경종이다. ‘사우스 코리아의 혼란(turmoil)’이라는 부제 아래 계속해서 보도되는 뉴욕타임스 기사들을 보며 나는 북미 사람들이 하나같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접했다. “미국에서도 계엄령이 갑자기 선포될 수 있나?”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를 앞두고 불안정한 정치 분위기를 우려하며 나온 질문이다.   캐나다는 계엄령 자체가 아예 없는 나라다. 1914년에 통과된 캐나다 전쟁조치법(War Measures Act)은 전시에 연방정부에 특별한 권한을 부여하는 법이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비롯해 역사상 세 번 사용됐다. 그러나 1988년에 이 전쟁조치법은 긴급법 (Emergency Act)으로 대체되었다. 군사가 개입된 계엄령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법이다. 미국의 경우도 대통령에게 군사통치를 선언할 수 있는 권한은 헌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각 주 정부는 긴급상황시 사법심사를 통해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   계엄령(martial law)의 영문 용어는 고대 로마 전쟁의 신 마스(Mars)에서 유래되었다. 그 법의 유래는 로마 공화국의 정치 체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비상시 공화정의 체제를 보전하기 위해 정무관에게 모든 권한을 양도하는 ‘원로원 최종 권고(Senatus Consultum Ultimum)’가 그 뿌리다. 역사에서 총 13번 발동되었는데, 공화정 말기에 폼페이우스·카이사르 등의 정치가들에 의해 악용돼 결국 로마 공화정은 몰락했다. 역사의 결론은 단순하다. 정치적 목적으로 계엄령을 발동시킨 세력은 반드시 몰락한다는 것이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계엄령 역사 비상계엄령 선포 계엄령 해제 계엄령 자체

202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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